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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TV 하이라이트]

    ●특별생방송 일본 대지진 피해 돕기 희망음악회(KBS1 밤 7시 10분) 쓰나미와 대지진 참사로 인해 피해를 입고 슬픔에 빠진 일본의 빠른 복구를 바라며 지진피해자들에게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희망음악회가 열린다.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 패티김과 이미자, 조영남 등이 이웃 나라 일본의 아픔을 위로하며 노래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한다. ●희망릴레이(KBS2 오전 9시) 다문화 가정을 돕기 위한 애플리케이션 제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에코백 제작 사업, 사회적 약자의 취업을 지원하는 레스토랑 창업 프로젝트 등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학생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한번의 일회성 도움이 아닌 지속적인 지원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사업을 구성하고, 이를 추진해 나가는 학생들의 희망찬 이야기를 들어 본다.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동창의 결혼식에 축가를 함께 부르게 된 금지와 두준. 하지만 금지는 못내 순덕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꼈고, 두준에게 함께 부르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결혼식 축가를 위해 두준과 함께 무대에 오른 순덕. 그러나 갑작스러운 복통에 화장실로 뛰어가 버리고, 결국 두준은 혼자 노래를 부르게 된다. ●기자가 만나는 세상 현장 21(SBS 밤 8시 50분) 1시간 동안 탐사고발과 시사현안, 그리고 휴먼스토리 등을 현장르포 형식으로 전하는 매거진 프로그램이다. 앵커는 SBS 최장수 메인뉴스 앵커로 활약했던 한수진 기자가 맡아 프로그램의 격과 폭을 넓힌다. 그리고 생사를 건 현지 르포 ‘일본 대재앙 현장을 가다’와 일본과 한국 원전의 구조적 문제를 취재해 방송한다. ●60분 부모(EBS 오전 11시) 6년 전 이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남순씨. 2년 전부터 병원을 다닐 정도로 우울증을 앓고 있어 두 아이 교육과 육아는 거의 친정어머니가 도맡아 하고 있다. 또래보다 속 깊고 생각도 많은 두 아이들 마음속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상처가 많은 것 같지만 남순씨에겐 아이들의 상처까지 보듬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어 힘이 든다는데…. ●가족(OBS 밤 11시 5분) 천안에 호두과자가 있고 경주에 황남빵이 있다면 대구엔 국화빵이 있다. 옛날 교복을 입고 국화빵을 굽는 황재영씨와 아내 이월향씨 부부. 재영씨가 병원에 있는 동안 병원비에 아이들 교육비, 생활비까지 혼자 감당해야 했던 월향씨가 시작했던 국화빵은 이제 가족의 든든한 생계가 됐다. 얼굴도, 마음도 똑 닮은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만난다.
  • 피해액 16조엔… 성장률 0.4%P 하향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액이 최대 16조엔(약 220조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 삭스 증권이 내놓은 추산이다. ●보험액 1조엔… 사상 최대 피해액은 주택이나 공장 설비, 도로 등의 손괴, 유실에 의한 손해액을 합친 것이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때의 피해액 9조 9000억엔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그만큼 이번 지진과 쓰나미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지역이 3개 현에 이르는 등 고베 때보다 피해 면적이 넓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엄청난 피해액만큼이나 보험사가 지불할 보험액도 엄청나다. 1조엔 정도로 추산된다. 사상 최대액을 갱신한 액수다. 고베 대지진 때의 보험액은 800억엔이었다. 지진이 많은 일본답게 현행 법률상 지진보험의 경우 총 지불액이 1150억엔을 초과할 경우 정부가 일부를 부담하도록 돼 있다. 대지진을 상정해 정부와 손해보험업계는 총 2조 3000억엔을 적립해 놓고 있다. 따라서 이번 지진의 경우 보험회사가 총 보험액 중 5000억~6000억엔을 지불하면 될 것으로 어림 짐작된다. 청구 1건당 보험액은 고베 때는 100만엔 정도였으나 이번에는 갑절 이상 될 것이라고 보험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지진과 관계없는 후쿠시마 원전 피해 지역의 경우 정부가 배상을 검토하고 있다. 근거는 ‘원자력손해배상법’이지만 법률에는 이번과 같은 피해를 명시하지 않아 예외 규정을 처음으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상 대상은 원전 반경 20㎞ 이내의 피난 주민과 20~30㎞의 옥내대피 지시가 내려진 주민 22만명이다. 여기에 영업에 지장을 받은 기업이나 농가 등을 포함하면 배상액은 총 1조엔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는 도쿄전력이 해야 할 일이지만 일단은 정부가 배상을 한 뒤에 도쿄전력에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배상액을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원전피해 배상 검토 이 같은 피해로 인해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노무라 증권금융경제연구소는 대지진의 여파로 당초 1.5%로 예상되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1%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라 내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여름까지 이어질 제한 송전으로 생산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3호기 이어 2호기서도 또 회색연기

    3호기 이어 2호기서도 또 회색연기

    방사성물질을 대량 유출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2호기와 5호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성공, 위기로 치달았던 원전사고가 일단 한 고비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오후 방수작업을 벌이던 3호기에 이어 2호기에서도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다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냉각장치를 복구하기까지는 아직도 적지 않은 장애물이 남아 있음을 보여 준다. ●IAEA “최악 상황은 넘겨” 도쿄소방청과 자위대는 3호기와 4호기의 사용 후 연료 저장조에 대한 방수 작업을 이틀째 벌였다. 하지만 21일 오후 3시 55분쯤 3호기의 원자로 건물 남동쪽 윗부분에서 연회색 연기가 올라 작업원들을 긴장시켰다. 원자로 건물 남동쪽은 사용 후 연료 저장조가 있는 곳이다. 이어 이날 오후 6시 20분쯤 2호기 건물 지붕 틈에서도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앞서 2호기에서는 20일 오후 3시쯤부터 2시간가량 연료 저장조에 바닷물 약 40t을 집어넣는 작업을 했다. 원전 주변에서는 오전 기준 농도의 6배에 이르는 요오드 131과 세슘이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요오드 131이나 세슘이 핵분열에 의해 만들어지는 물질이라는 점을 들어 원자로나 사용 후 연료 저장조 내부의 핵연료가 손상됐을 가능성을 예상했다. 도쿄전력은 이날 가장 먼저 전력이 공급된 2호기 내부에서 주제어실(MCR)과 원자로 건물 내부의 기기 점검 작업을 벌였다. 특히 중앙 제어실의 공기조절 설비나 일반 계측기를 복구하는 데 주력했다. 펌프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여전히 심각한 상태이긴 하지만 일부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IAEA는 20일(현지시간) “5, 6호기는 냉각장치가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으며, 원자로 내 온도와 압력이 낮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엄 앤드루 IAEA 기술 분야 선임고문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 24시간 사이에 일부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원자로 냉각장치에 대한 전력 복구 노력이 여전히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일본 원전 사태와 관련, “최악의 위기”는 끝난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1~3호기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는 노심 상부로부터 1~2m 수위까지 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로 내부의 충분한 냉각수는 달궈진 핵연료봉을 식힐 뿐 아니라 핵연료봉의 방사성물질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사용 후 연료를 담아 두는 저장 수조의 온도가 1~6호기 모두 100℃ 미만으로 확인된 점도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 ●원자로 내부압력 조절 등 ‘변수’ 하지만 냉각장치를 복구하기까지는 아직도 적지 않은 장애물이 남아 있다. 우선 원자로 내부의 압력을 적절히 조절해 격납용기 파열 등의 추가 사고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후쿠시마 원자로의 구조를 살펴보면, 1차로 20㎝ 정도 두께의 탄소강으로 만든 압력용기가 원자로를 싸고 있고, 그 바깥에는 강철과 콘크리트로 이뤄진 격납용기가 버티고 있다. 격납용기는 설계 압력이 4기압 정도로, 만약 2배인 8기압 이상이 가해지면 깨질 수도 있다. 보통 압력용기 안의 증기가 많아지면 일단 격납용기와 압력용기 사이 공간으로 증기가 빠지고, 이 증기는 다시 원자로 아래 파이프로 연결된 도넛 모양의 ‘서프레션 풀’(압력조절장치)로 내려가 물로 응축된다. 그러나 이번 후쿠시마 원자로의 경우처럼 전력 공급 등의 문제로 이 같은 구조의 압력조절이 어려워지면 인위적으로 증기를 빼줘야 한다. 각 호기의 외벽 건물이 대부분 손상돼 격납용기에서 증기를 빼낼 때 기체 형태의 방사성물질도 함께 공기 중으로 유출된다는 점이 문제다. 이 밖에 방사능에 노출되는 상태에서 전력 케이블을 추가로 연결해야 하고, 각종 스위치 등 쓰나미로 고장 난 전기 부품도 교체해야 한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아직 넘어야 할 큰 고비가 남아 있다.”며 “(전력 공급 시작은) 한 개의 계단에 올라선 것일 뿐”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쓰나미와 문화/조광 고려대 한국사 명예교수

    [열린세상] 쓰나미와 문화/조광 고려대 한국사 명예교수

    인간이 자신의 철학적 사고를 정리해 나갈 때부터 자연과 문화는 주요한 사색의 대상이었다. 문화에는 수많은 개념이 통한다. 그 가운데 하나로 ‘자연의 도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류의 대응방법’이라는 규정도 있다. 물론 자연은 인간을 향해 도전만을 감행하지 않고, 인류를 위해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그래서 고대사회 이래로 사람들은 자연과 문화를 서로 공존하면서 대립되는 존재로 이해해 왔다. 또한 이 도전을 통해 인간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최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진은 리히터 규모 9.0의 진도였다고 한다. 이 지진의 여파로 쓰나미(津波)가 뒤따랐고, 지진을 이긴 원자력 발전소도 쓰나미 앞에 무너져 내렸다. 이 일련의 사건들이 일본의 자연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드러내준 사건이라면, 이에 대응하는 그들의 태도는 일본의 문화적 특성과 그 수준을 가늠케 한 사건이었다. 지진과 쓰나미라는 인류문명에 대한 자연의 공격 가운데에서도 일본인들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자 노력했으며, 힘써 평온과 질서를 유지해 나갔다. 처참하게 파괴된 슈퍼마켓 앞에서도 그들은 어김없이 줄을 서서 물건 값을 치렀다. 그들의 이와 같은 태도는 놀라운 것이었다. 특히 지구 다른 쪽에서 자연재해에 뒤따라 일어났던 혼란과 약탈 등을 경험했던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경이로운 일이었을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일본문화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보면서, 그들의 문화수준을 가늠하게 된다. 이 자연의 재난은 정쟁을 멈추게 했고, 국가적 위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일치된 노력을 드러내 주었다. 피해를 입은 동포들을 돕고자 노력하는 일본인의 진지한 모습들이 도처에서 속속 드러났다. 이 엄청난 자연의 도전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그들의 태도는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역사적 앙금이나 현실적 분쟁, 경쟁 등을 뒤로한 채 우리나라나 중국 그리고 미국 등 멀고 가까운 나라들이 일본을 앞다투어 지원하고자 했다. 이번 대지진과 지진해일 사건을 계기로 일본보다 더 가난한 나라들까지도 마음을 열고 일본을 돕기 위해 너도나도 일어섰다. 어려움에 처한 이를 돕는다는 일은 빈부의 정도를 떠나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감정의 발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보편적 도움과 격려는 일본의 재난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되어야 마땅하다. 그리하여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좌절하고 있을 이와테의 주민들이, 그 아름다운 고향을 상실한 센다이의 시민들이 하루바삐 다시 일어나 새로운 일본을, 새로운 일본 문화를 가꾸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진실은 하늘에 통하고 진심은 얼어붙은 상대를 움직이게 한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해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는 것은 진실한 인간성을 드높이는 일이다. 이러한 일은 자신을 위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마땅히 이번 지진과 쓰나미의 재난을 입은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도와야 한다. 이는 질서의식과 타인에 대한 우리의 배려심을 키워주어 우리 문화를 성장시키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이번에 일어난 자연의 사건을 통해 일본도 우리와 함께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부 관찰자들은 지금 일본인이 보여주는,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배려와 연대의식은 일본인 내부에 국한된 일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본인 스스로는 자신들 이외에는 친구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함을 지적한다. 여기에서 일본문화가 가지고 있는 양면성이 논의되기도 한다. 일본은 이번 사건을 통해서 많은 친구들을 새롭게 확인하게 되었을 것이다. 미국이 일본을 돕기 위해 전개한 작전명도 다름 아닌 ‘친구들’이었다. 물론 이번 일로 인해서 일본은 많은 것을 잃었다. 그들은 또 이와 함께 새로운 것을 얻었다. 그것은 일본문화에 불행을 통해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하는 현명함이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이번의 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문화의 질을 고양시키고, 폭을 확대할 수 있는 또 다른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25억원어치 납품… 연락두절… 어음 10억 어 쩌나

    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업체들과 교역해 온 국내 중소기업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대지진 여파로 수출 주문이 갑자기 끊기거나 대금 지급이 기약 없이 연기되는 피해를 봤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대일 수출이 105억여 달러로 우리나라 대일 전체 수출액의 3분의1이 넘었던 만큼 그 피해도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240여개의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산, 인천 지역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일본 동북부 지역 중소업체들과 교역을 하던 국내 업체들이 입은 피해는 거의 치명적이다. 메탈베어링 생산업체인 B사는 일본 도호쿠 지방의 거래업체에 25억원가량의 제품을 수출했지만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연락이 두절됐다. B사 관계자는 “일본 업체는 전화 연락이 안 되고 사장의 생사도 알 수 없는 실정”이라면서 “다음달 말 돌아오는 어음 10억원을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 자동차부품 수출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에 엔진 부품을 수출하는 D사는 지진의 여파로 공장 조업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D사 관계자는 “공장 일부가 생산에 들어갔지만 이미 입은 피해도 만만치 않다.”고 예상했다. 반도체 장비 관련 부품을 수출하는 신모(46)씨는 “당장은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려 버티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부품을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도 “일본 거래처 공장이 큰 피해를 입어 만들어 놓은 부품이 창고에 쌓여 있다.”면서 “당장 직원 임금과 공장 임대료 등 현금 유동성에 차질을 빚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 중소기업 대부분이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다.”면서 “단순한 금융지원뿐 아니라 일본 현지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거나 일본 현지 기관과 협력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황성기 에디터 도쿄 프리즘] ‘무라’ 버리고 대이동… 폐쇄성도 버릴까

    무라(村)는 일본에서 마을을 뜻하는 말이다. 도쿄도·홋카이도·오사카부 등 광역의 도·도·부·현(都道府縣) 아래 시·정·촌(市町村)이 있는데 무라(지역에 따라 손으로도 발음)는 최하위 행정 단위이기도 하다. 어찌 됐건 무라는 태어나고 자란 소중한 곳이자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울타리다.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의 피해를 본 3개 현 재해지역 대부분이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조그만 시·정·촌이다. 쓰나미에 쓸려 나가고, 불에 타 버리고, 방사능 공포에 노출되자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정든 마을을 떠나고 있다. 21일 집계로는 4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자기 마을이 아닌 낯선 곳에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쓰나미가 덮친 그날 생사를 알 길 없는 가족을 둔 채 피난소 생활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원전 피해에서 벗어나려고 마을 전체가 사이타마현으로 이동한 후쿠시마현 후타바 같은 곳도 있다. 유사 이래 겪어 보지 못한 ‘재해 이동’을 지금 1억 2500만명의 일본인이 직간접으로 집단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20년간의 경제침체가 이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풍족한 부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일본이다. 그런 일본인들에게 피난지에서 일어나는 식수와 식량, 물자 부족은 상상조차 못한 일이다. 심지어 재해지역의 병원에선 약품이 모자라거나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해 이재민이 다수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다. 그런 일을 3·11 대재앙 이후 날마다 겪고 있다. 물자 부족은 재해지역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도쿄나 수도권의 식료품 품귀 현상이 재해와는 무관했던 간사이(關西) 지방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물류라는 게 사람 몸의 피처럼 순환을 해야 하는데 동북 지방에서 물류가 끊겨 버린 뒤로는 일본 열도 전체가 순환장애에 걸린 듯 곤란을 겪고 있다. 많은 일본인들이 모금을 하고 자원봉사에 나서 피난민을 돕고 있다.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모습, 참 보기 좋다. 저 멀리 떨어진 오키나와조차도 최악의 원전 사태에 대비해 몇만명의 이재민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니 전 일본이 국난 극복에 팔을 걷어붙인 것 같다. 그러나 분명히 세계 각국이 지진과 쓰나미 구호를 외치고 원조를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일본 현지에서는 그 실체를 확인하기가 힘들다. 세계인들이 분명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섰는데도 말이다. 일본의 국격(國格)과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섬나라 일본은 대륙과는 달리 전통적으로 ‘무라 의식’이 강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폐쇄적이고 집단적 규율이 엄격했다는 뜻이다. 무라의 질서를 깨는 자가 있으면 가차 없이 쫓아냈다. 무라하치부(村八分)라고 해서 공동절교하는 무서운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무라는 고향의 동의어이지만 자급자족이 이뤄지는 조직체란 의미가 더 짙다. 이번 대재앙은 결코 일본이라는 나라의 품격과 관계가 없다. “일본이란 나라가 이렇게 될 줄이야” 하는 시선도 있지만 대부분은 하루빨리 재해를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웃 나라든 우방이든 경쟁국이든 세계인들에게 솔직히 도움을 청하는 모습, 그리고 도움을 받아들이는 모습 그것도 하나의 품격이다. 열도 전체가 거대한 무라가 되어 세계인의 손길에 배타적이거나 폐쇄적이지 않은지 여유를 갖고 되돌아볼 시점에 온 것 같다. marry04@seoul.co.kr
  • 日대지진 관련 악성코드 기승

    동일본 대지진과 관련한 악성코드가 활개를 치고 있다. 대지진, 천안함 침몰 등 대형 사건·사고 등의 이슈를 악용한 바이러스, 피싱 공격 등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21일 안철수연구소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과 맞물린 악성코드 공격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위협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한 유포로 SNS 메시지의 단축 URL(URL Shortening)을 통한 허위 백신 유포나 피싱 공격의 사례가 발견됐다. 구글 검색 엔진으로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등의 기사를 검색할 경우 허위 백신을 설치하는 웹 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번에 발견된 워드 문서들은 모두 이메일의 첨부 파일로 유포됐고, ‘Disaster in Japan(Watch Report).doc’, ‘Understanding Japan’s Nuclear Crisis.doc’ 등의 파일명으로 클릭을 유도한다. 해당 파일을 실행하면 곧바로 악성코드에 감염돼 사용자 정보가 유출된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이용할 때 이상한 메시지의 단축 URL 클릭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부품 日의존도 25%… 재고여력 없는 中企들 ‘초비상’

    부품 日의존도 25%… 재고여력 없는 中企들 ‘초비상’

    일본발 ‘부품 쓰나미’가 국내 산업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동일본 지진 피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핵심 부품의 대일 의존도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이 확산될 우려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2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본 부품소재 수입 비중은 1994년 34.9%에서 2010년 25.2%로 10% 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지만 국가별 부품 수입 비중에선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일본에 이어 중국 24.7%, 미국 10.9%, 타이완 6.6%, 독일 5.1% 순이며, 기타 국가가 27.6%를 차지한다. 연도별 부품소재의 대일 적자는 2000년 115억 달러, 2005년 161억 달러, 2007년 187억 달러, 2008년 209억 달러, 2009년 201억 달러, 2010년 243억 달러 등으로 거의 매년 증가 추세다. 무엇보다 일본에서의 주요 수입품목이 대부분 선박, 자동차,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상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소재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LCD 제조용 장비는 일본의 수입 비중이 무려 80%를 넘는다. 플라스틱 제품은 65.9%, 유리 제품은 60.1%, 광학기기는 54.7%, 철강판은 51.2%로 절반 이상을 일본에서 들여온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조상현 연구위원은 “일본산 비중이 50%를 넘는 품목은 일본의 생산차질이 우리 수출 품목의 생산 및 수출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온리 재팬’(only Japan) 비율이 높은 품목은 피해가 더욱 클 전망이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LCD 제조용 장비의 경우 온리 재팬 비율이 높아 거래선이나 수입선 변경이 곤란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 지진으로 수개월 이상 일본 기업들의 조업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돼 우리 기업들의 부품소재 공급에도 차질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특히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부품소재의 재고 여력이 없어 생산활동 차질이 오기까지의 시차가 더욱 짧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우리나라의 제조업체들이 주로 수입하는 일본 제품들의 경우 수입선 다변화나 대체가 힘든 것들이 대부분이고 급한 조업 재개로 자칫 품질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일본 대지진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 실태’ 설문조사에서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부품소재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을 걱정하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실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지난 17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1일까지 평일 하루 일본에서의 평균 수입 규모는 3억 333만 달러였으나, 대지진 이후인 14일에는 수입액이 2억 6851만 달러에 그쳤고, 15일에는 1억 9393만 달러로 더욱 줄어들었다. 일본산 부품 및 소재에 크게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의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3개 대일 수출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기업이 27.6%, 원·부자재 구매에 차질을 빚는 기업은 16.7%에 달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수습·운반·안치… 망자 떠날 길도 막막

    수습·운반·안치… 망자 떠날 길도 막막

    동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가 발생한 지 열흘이 넘으면서 일본 정부는 실종자 수색에서 피해 복구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일본 정부는 무너진 도로와 항만 등을 우선적으로 복구해 피해지역에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1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대지진과 쓰나미로 파괴된 동해안의 11개 항만을 부분적으로나마 복구해 22일부터는 긴급 구호물자를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명을 넘어서면서 피해지역에서 수습한 시신들의 신원 확인과 처리 방법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21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해지역의 안치소는 밀려드는 시신들로 이미 꽉 찬 상태이고, 화장장도 처리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신을 보관할 드라이아이스와 부대조차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매장을 검토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나오고 있지만 땅을 확보하는 것 또한 여의치 않다. 시신의 신원도 확인할 길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일본 정부는 일단 화장을 한 뒤 유골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족들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이와테현 야마다에서는 지난 16일부터 화장장을 재개했지만 시신 한구 화장하는 데 50ℓ의 등유가 필요한데 등유마저 부족해 하루 다섯구 정도밖에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가 비교적 적은 내륙 지자체에서 화장을 하려 해도 운송할 차량의 연료가 부족해 산 너머 산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도호쿠와 간토지역 11개현의 88만 가구는 여전히 수돗물이 끊겨 무엇보다도 식수 공급이 시급하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농민들은 농산물의 방사능 오염으로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에서 우유판매점을 하는 한 남성(47)은 “지진, 생활고에 더해 먹을거리까지 부족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앞일을 생각하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와 여당은 대지진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88년 만에 ‘부흥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은 지난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총리 직속으로 부흥청을 설치해 복구와 부흥 업무를 담당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가옥 등 건물 11만동, 도로 1500여곳과 교량 48개, 철도 15곳이 파손됐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일본 대지진 보고서에서 재산피해가 1230억~2350억 달러에 이르고, 재해 복구에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시론] 일본 교과서 검정의 공정성을 기대하며/서종진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시론] 일본 교과서 검정의 공정성을 기대하며/서종진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동일본 대지진으로 이웃 일본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분들과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한시라도 빨리 평안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렇지만 곧 발표될 일본의 교과서 검정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자연재해로 인해 일본열도가 입은 피해와 상처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한·일 간의 교과서 논쟁은 별개의 사안이다. 올해는 특히 역사교과서뿐 아니라 지리와 공민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문제가 기술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려가 매우 높다. 이번에 검정 신청한 중학교 교과서는 60년 만에 개정된 교육기본법과 신학습지도요령 및 해설규정에 의거해 처음으로 기술됐다. 새 규정들은 일본의 전통과 문화 존중, 국가와 향토 사랑 및 애국심, 공공의 정신 등을 강조하고 있어서 교과서 기술에 영향을 줄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과정에서 문부과학성은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거나 지도상에 국경선을 표시하는 등의 검정 의견을 낸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2008년 7월 일본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중학교 학습지도요령해설에 독도를 명기해 한·일 간에 외교적 갈등이 증폭됐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중학교 교과서 검정 및 채택 여하에 따라 양국의 우호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번에는 우익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과 새역모의 내분으로 분파된 ‘일본교육재생기구’(교과서 개선의 모임)가 각각 역사와 공민 교과서를 검정 신청했다. 역사의 경우, 총 7개 출판사 8종 가운데 위의 단체가 발간하는 교과서는 지유샤(自由社)와 이쿠호샤(育鵬社) 2종이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의 정통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른바 ‘자학사관’의 탈피를 주장하며 교과서를 발간한다. 새역모 역사교과서의 등장은 다른 교과서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고, 교과서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면 1997년 모든 교과서에 기술됐던 일본군 ‘위안부’ 기술이 점차 후퇴하더니 결국에는 ‘위안부’라는 용어마저 사라져 버렸다. 간접적이나마 이 문제를 언급하던 일본서적신사(日本書籍新社)는 이번에 검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 출판사는 한때 도쿄와 요코하마 지역에서 최고의 교과서 채택률을 점유하고 있었지만, 2006년 요코하마 지역에서 채택지구를 모두 상실했다. 교과서 시장의 변화로 재정적 곤란에 직면한 일본서적신사가 검정 신청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 변화가 현재 1.7%의 교과서 채택률을 보유한 우익 역사교과서의 채택률 추이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다. 2010년 간 나오토 총리는 일본의 한국 강제병합 100년에 맞춰서 담화를 발표했다. 병합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족했다고 보지만, ‘한국인의 뜻에 반한 식민지 지배’라는 표현이 포함됐다. 이는 병합의 강제성을 인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어서 이전 담화보다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총리 담화와 함께 한·일 양국 시민단체는 독도가 러일전쟁에 편승하여 일본에 강제 편입되었다는 내용을 포함한 ‘한·일시민 공동선언문’을 발표하여 양국 간 화해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대지진 발생 후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강제병합’ 100년을 나름대로 의미 있게 넘긴 한·일 양국은 현재 새로운 우호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갈림길에 서 있다.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이번 교과서 검정심사와 채택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노력이 절실한 때다. 교과서 검정 의견을 제시하고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일본 측의 공정하고도 투명한 검정을 기대한다. 교과서 검정심사 및 채택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과거와 같은 태도와 침묵은 묵시적 동의로 간주되어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 의사도 전기도 없이 대지진 이겨낸 ‘새 생명’

    동일본 대지진은 수많은 인명을 앗아 가고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안겼지만 그 재앙 가운데서도 새 생명이 태어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줬다. 대지진 다음 날이었던 지난 12일 한 피난소의 양호실에서 남자 아이가 무사히 태어났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본 열도에 큰 감동을 안겼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대지진 발생 당일인 11일 저녁. 긴급 피난소가 된 이시노마키 시내의 가마초등학교에 대피해 있던 한 임신부가 갑작스러운 진통을 호소했다. 예정일을 열흘이나 앞두고 있었지만 갑자기 덮친 지진과 쓰나미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찍 진통이 시작된 것이다. 가까이 있는 병원은 쓰나미로 침수된 터라 가봐야 아무 소용도 없고, 길이 끊겨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할 수도 없었다. 집이 물에 잠겨 대피소로 급히 피신해 있던 간호사 아베 사다타카(25)와 나카가와 요코(41)는 여인의 출산을 돕기로 뜻을 모으고 일단 임신부를 양호실로 옮겼다. 피난소에 모여 있던 여성 5명이 이들을 돕기 위해 합류했다. 전기가 끊어진 상태여서 밤이 되자 양호실은 암흑에 휩싸였다. 진통의 빈도는 갈수록 잦아지고 있었지만 아무런 의료설비도 없었다. 자신도 역시 쓰나미 피난민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은 채 간호사들과 보조원들은 손전등을 비춰 가며 양호실에 있는 긴급구호 장비와 실, 바늘 등 재봉도구 등 쓸만한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모았다. 갓 태어난 아기를 따뜻하게 보호할 스티로폼 바구니도 준비했다. 초등학교 양호실이 아쉬운 대로 분만실의 모양새를 갖췄다. 자신 앞에 닥친 지진의 불행과 열흘 앞서 찾아온 진통에 임신부는 극도로 불안해 하고 있었다. 아베와 나카가와는 손전등을 비춰 주면서 “새 생명이 곧 무사히 태어날 것”이라며 임신부를 안심시키고 격려했다. 이렇게 몇 시간이 흘렀다. 진통을 시작한지 9시간 만인 12일 오전 3시. 마침내 아기의 힘찬 울음소리가 어둠을 깨웠다. 피난소에서 불안에 떨던 주민들은 아기의 울음소리에 힘껏 박수를 치며 탄생을 축하했다. 이들 모자를 구급대에 무사히 인계한 뒤 아베는 “정신이 없어 이름도 묻지 못했지만 무사히 출산했을 때 산모의 안심하는 얼굴을 잊을 수 없다. 그 이상의 기억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나카가와는 “견디기 힘든 불행을 당했지만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보면서 큰 용기를 얻었다.”면서 “모두가 재앙에서 조금 멀어지면 다시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원자재값 요동’ 다국적군 리비아 공습 파장

    ‘원자재값 요동’ 다국적군 리비아 공습 파장

    ‘오디세이의 새벽’(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 작전명)이 열리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일본 지진으로 다소 안정세였던 원자재 가격은 유엔 안보리에서 리비아 군사 개입으로 입장을 선회한 16일부터 유가를 중심으로 상승세로 전환됐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잔인한 4월’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유가, 남유럽 재정위기에 일본의 복구자금 회수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가 등 ‘4대 글로벌 악재’가 겹쳐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2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일본 지진이 발생하기 전인 10일부터 16일까지 4.6% 내렸던 서부텍사스유(WTI)의 선물가격은 16일부터 18일까지 3.2%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등에 따르면 옥수수 가격은 10일에서 16일까지 9.7% 내렸지만 16일부터 18일까지 10.9% 올랐다. 밀은 10.6% 하락한 후 9.2% 올랐고 금도 1.2% 하락세에서 1.4% 상승세로 전환했다. 천연가스는 일본 원전의 대체에너지로 각광받으면서 2.8%가 오른 이후 16일부터 5.8%가 오르면서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 일본 원전 사태로 일본의 원자재 수요가 떨어지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였지만 중동정세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유가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른다는 분석이다. 고유가는 다국적군이 리비아 공습에 성공해도 단시일내 진정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이미 피치와 S&P가 바레인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JP모건은 “외국인 기술자의 원유 생산현장 복귀 거부 및 유엔의 제재조치 등을 감안할 때 원유생산이 빨리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설립한 금융컨설팅 업체 RGE(Roubini Global Economics)는 4월 유가 추가 상승을 예견했다. 게다가 4월에는 포르투갈에 50억 달러의 국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이미 피치와 무디스가 포르투갈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일본 지진 역시 다음 달이면 복구 비용을 본격적으로 회수하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2009년부터 올해 1월까지 채권, 주식, 부동산 등 일본의 총 해외투자 규모는 43조엔(약 596조원)이고, 이중 채권투자는 38조 8000억엔(약 537조 9500억원·90.2%)에 이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고유가, 남유럽 재정위기, 일본 지진 등 4대 악재가 4월에 겹치면서 국제적인 대응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다음 달 14, 1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중동 및 일본 대지진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어느 정도의 구체적인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고에 따른 주요 7개국(G7)의 공동환율 개입도 구두 개입으로 단기적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전 사태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너무 많은 리스크들이 서로 치고받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에측할 수는 없지만, 4월에 각종 악재가 겹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중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역시 유가로, 리비아 공습 이후 원유 생산시설 복구까지의 시간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日위안부 피해’ 송신도 할머니…정대협 “도쿄로 안전하게 대피”

    ‘日위안부 피해’ 송신도 할머니…정대협 “도쿄로 안전하게 대피”

    동일본 대지진으로 연락이 끊겼던 재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89) 할머니가 도쿄로 안전하게 이동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지난 11일 연락이 끊겼던 송 할머니가 일주일 뒤 미야기현 대피소의 대피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송 할머니는 자신을 찾아 수소문했던 ‘재일조선인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 회원들과 지난 19일 상봉했다. 회원들은 송 할머니가 평소 돌봐주던 민생위원이 “쓰나미를 피해 대피해야 한다.”고 했지만, 강아지를 챙기느라 시간을 지체하다 그 사이 대피소가 물에 잠겨 다른 곳으로 피해있었다고 전했다. 송 할머니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 유성 출신인 송 할머니는 일본에서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힌 유일한 생존자로 일본 정부에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며 10년 동안 법정 투쟁을 벌였다. 일본 정부와의 긴 싸움은 다큐멘터리 ‘내 마음은 지지 않았다’로 제작돼 2009년 국내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길섶에서] 흙비/김성호 논설위원

    쉬는 날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린 봄비. 봄비야 언제나 을씨년스럽게 마련. 가뜩이나 봄 같지 않은 봄에 쌓인 불만도 큰데 휴일의 봄비라니 거추장스럽기가 오죽할까. 엎친 데 덮쳤다고 황사주의보에 흙비 예보까지 떨어졌고, 출근길 우산을 챙기라는 아내의 당부도 유난스럽다. 꽤 올 것 같던 봄비가 한나절을 못 넘기고 그쳤는데. 짧게 내린 흙비치곤 사방에 깔린 잔해가 너무 또렷또렷하다. 여기저기 오가는 차들마다 흠뻑 뒤집어쓴 추한 황사 자국들. 모처럼 광을 낸 구두 코에 생긴 추상화도 못마땅하고. 방금 지나친 아가씨의 연분홍 코트 속 하얀 셔츠에 앉은 노란 얼룩도 밉기만 하다. 봄마다 찾아오는 불청의 재난, 흙비. 조선시대엔 잘못된 정치나 못된 사람의 득세도 흙비가 쏟아지는 원인으로 쳤다는데. 그 흙비가 이봄엔 그저 만만하단다. 거대한 지진, 쓰나미에 얹힌 신음소리에 가려진 탓일까. 개나리·유채꽃 대신 세상을 어지럽게 물들인 봄의 어긋난 전령들. 해맑은 웃음꽃들은 언제나 활짝 피려나.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사망자 90%, 쓰나미에 익사”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사망자 대다수는 쓰나미 직후 익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세 히로타로 지바대 교수팀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의 희생자 126명의 사인을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90%가 쓰나미에 휩쓸려 익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신 대지진 당시 사인의 80%가 건물 붕괴 등에 의한 압사와 질식사였던 것과 대비된다. 한편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로 숨지거나 행방불명된 것으로 공식 집계된 사람이 2만명을 넘어섰다. 일본 경찰청은 20일 오후 3시 현재 사망자 8199명, 행방불명자 1만 2722명 등 인명 피해가 모두 2만 92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공식 사망자 수는 1995년 한신대지진 사망자 수(6434명)를 넘어 전후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또 외교통상부는 이날 일본 대지진으로 우리 교민 전모(37·여)씨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교민 사망자가 확인된 것은 지난 14일 이바라키현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숨진 이모(40)씨 이후 두 번째다. 김균미·김미경기자 kmkim@seoul.co.kr
  • 中 진짜 ‘노아의 방주’ 비밀리에 건조중?

    성경 속 ‘노아의 방주’가 현실에서도 나올까. 일본 동북부를 휩쓴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의 공포로 전 세계가 전율한 가운데 지구 대재앙에 쓰일 ‘노아의 방주’가 중국에서 예약을 시작했다는 루머가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에는 중국 정부가 ‘노아의 방주’를 본뜬 선박을 티베트에서 비밀리에 건조 중이며 상류층 사이에서 표가 거래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랐다. 글쓴이는 자신이 현대판 ‘노아의 방주’ 제작에 참여했다고 주장하면서 실제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해당 선박티켓의 사진도 함께 공개해 논란을 부추겼다. 글쓴이의 주장에 따르면 내년 4~5월 첫 항해를 시작하는 이 배 티켓 한 장의 가격은 100만 위안(1억 7000만원). 서민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금액으로, 상류층에 타깃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인터넷에서 뜨거운 논란을 야기했지만 진위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글이 지난해 6월에 올랐기 때문에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많은 이들이 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잇따른 자연재해로 인한 불안감이 이런 루머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상하이 대학 장 지아이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일본과 중국에서 벌어진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의 공포로 근거 없는 음모론과 루머가 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현대판 ‘노아의 방주’는 네덜란드에서 지난해 이미 만들어졌다. 회사원 요한 후버스가 노아의 방주를 본떠 67.6m길이, 3층 높이로 완성한 뒤 유럽 주요항구를 방문한 바 있으나, 이는 제 2의 홍수를 대비가 아닌 종교적 경험을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그에게 지진·쓰나미보다 더 불운한 건 꽃이 팔리기도 전에 시드는 것 ”

    “그에게 지진·쓰나미보다 더 불운한 건 꽃이 팔리기도 전에 시드는 것 ”

    “김에게는 화원의 꽃이 팔리기도 전에 시들어 죽거나, 누군가 돌을 던져 화원의 유리를 깨뜨리고 도망가는 게 전쟁이나 지진보다 더 불운이었다.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것은 어쩌지 못하는 사이 모두에게 닥치는 일이었다. 그러니 두려울 게 없었다. 모두 무사한데 자신에게만 불운이 닥치는 것. 김이 생각하는 불행은 그런 것이었다.” 편혜영(39)의 신작 소설집 ‘저녁의 구애’(문학과지성사 펴냄)의 표제작에 등장하는 주인공 김의 직업은 화원 주인이다. 10년도 더 전에 만났던 친구는 다짜고짜 김이 한때 은혜를 입었던 어른의 화환을 주문한다. 남쪽으로 380㎞ 떨어진 도시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근조 화환을 가져간 김은 아직 어른이 죽지 않았다는 친구의 전화에 하릴없이 낯선 도시에서 어른의 죽음을 기다린다. 소설집 ‘저녁의 구애’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하게 분절된 시간표를 지키며, 동일한 식사를 하고, 동일한 의복을 입고, 동일한 독서를 하고, 동일한 교통수단으로 출퇴근하는 삶, 그래서 어떤 차이도 없고, 차이가 없으니 상처도 없고, 그래서 어떤 굴곡도 없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완전히 동일해지는 나날의 연속, 즉 복사기와 같은 삶’을 산다. ‘토끼의 묘’의 주인공은 낯선 도시의 파견직이며, ‘동일한 점심’의 주인공은 대학교 복사실 주인이다. ‘관광버스를 타실래요?’ ‘산책’ ‘정글짐’ ‘크림색 소파의 방’의 주인공들 역시 그날이 그날 같은 회사원이거나 파견직이다. ‘통조림 공장’은 아예 통조림 공장을 무대로 도시에 사는 통조림 같은 현대인의 일상을 그려낸다. 문학평론가 김형중씨는 “초기 편혜영의 소설들에서 자주 등장하던 그로테스크한 소재들, 가령 시체나 쓰레기, 악취 같은 것들은 사라졌지만 낯선 도시 문명에서의 나날의 삶 모두가 섬뜩한 미궁”이라고 해석했다. 편혜영의 소설에서 확인하는 것은 자연의 혼돈에 맞서 우리가 만든 도시 문명이 결국 ‘동일성의 지옥’이란 것이다. 탄탄하고 틈 없이 건조한 문체와 독특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편혜영의 단편 소설에서는 ‘매연이 섞인 공기,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진 수종이 같은 가로수’ 따위를 유일한 자연으로 경험하며 살아온 현대인들의 비애를 뼈저리게 체감할 수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日 최정예부대-佛로봇 ‘방사능戰’ 투입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유출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의 최정예 특수부대와 세계 각국의 첨단 로봇이 투입된다. ●IAEA, 회원국에 첨단장 비 요청 미국 국방부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현장에 직접 투입돼 작전 활동을 벌일 전문 부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로버트 윌러드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약 450명에 이르는 방사선 피해 관리 전문가들을 일본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일본엔 미국 북방 사령부 전문 부대에서 파견된 9명의 ‘피해 관리 평가팀’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파견될 전문 부대는 단계별 방사능 위기 상황 대처법을 집중적으로 훈련받은 최정예 인력이다. 일본 원자력 안전·보안원도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원전 살수 작전에 도쿄소방청 소속 소방구조기동부대(일명 하이퍼 레스큐)를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방구조기동부대는 지진과 쓰나미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구조와 구급 지원을 담당하는 최정예 부대다. 부대원들은 모두 엄격한 훈련을 통과한 구조 전문가들이고 다양한 첨단 특수 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전체 3개 부대 가운데 하나는 화생방(화학·생물학·방사능) 상황을 전담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로봇, 원자로에 들어가 작업 세계 각지의 첨단 재난 구조 로봇들도 대거 투입될 예정이다.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EDF) 앙리 프레글리오 회장은 18일 원전사고에 대비해 개발한 로봇들을 일본에 보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르몽드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긴급 전자메일 공문을 통해 각 회원국에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할 공중 방사능 조사를 위한 무인 원격 조종 항공기, 방사성물질 수치가 높은 곳에서 작업할 수 있는 원격 조종 로봇과 운반 차량 등을 급히 수소문한 상태다. IAEA가 회원국에 로봇 지원을 요청한 이유는 일본에 이 같은 장비가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독일 등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방사성물질이 누출된 위험 지역에 투입할 수 있는 특수 로봇 등 장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프랑스의 경우 원전 운영 주체인 EDF와 원자력위원회(CEA), 원자력 설비제작사 아레바가 원전 사고 시 긴급 대응할 수 있는 인력 훈련과 장비 개발을 전담하는 인트라(INTRA)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함혜리·강국진기자 lotus@seoul.co.kr
  • “일본 관리들 거짓말만 계속” IAEA 방사능수치 독자측정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태가 계속되면서 일본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가고 있다.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상황을 축소하기에 급급하다는 불만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일본의 재난 대응은 실수와 불운, 자포자기한 임시방편의 연속이었다.”며 일본 정부의 재난 대처가 새로운 악몽의 서막을 올렸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번 참사는 일본이 자랑해 온 능률적인 관료주의와 외부의 도움 없는 독자 노선이라는 오랜 가치에 의문을 품게 했다는 독설도 잊지 않았다. 로이터는 지난 11일 대지진 이후 일본 정부의 대응은 거짓말의 연속이었다고 주장했다. 일본 당국은 쓰나미와 지진 발생 지역에 있는 원전 네곳을 안전하게 폐쇄했다고 밝혔지만 몇 시간도 안 돼 ‘원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또 피해 지역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면서도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이중적인 행동으로 불신을 키웠다. 일명 ‘자살부대’로 불리는 일부 원전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미국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UCS)의 원전 디자인 전문가인 에드 라이먼은 “원전 직원의 생사를 건 영웅적 행동에 의존하는 것 자체가 일본 정부의 계획이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 주는 예”라고 꼬집었다. 원전을 세운 장소도 도마에 올랐다. 2007년 일본 지진 당시 타격을 받은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을 조사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던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 기술 전문가 마린 코스토프는 “일본은 강하고 안전하게만 지으면 외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원전은 어디에 짓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난 12일 일본 환경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이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사태에서는 혼란을 방지하는 것만큼 위험성을 알려 피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할 때까지만 해도 소수에 그쳤던 정보 공개 요구가 이제는 국제원자력기구와 정부 대변인조차 공공연히 거론하는 주제가 돼 버렸다. 18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지난 16일부터 원전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고 진정되고 있다.”면서도 일본 정부에 이번 사고의 상황과 관련한 상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나아가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간 나오토 총리 등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선 독자적으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겉으로는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권위 있는 국제기구도 독자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일본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공헌하고 싶다.”고 말하긴 했지만 일본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중국에선 방사성물질이 올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피폭 치료 효과가 있는 요오드화칼륨이 포함된 소금을 사재기하는 사례가 생기는 등 일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17일 “일본이 원전 상황에 대해 자체 평가와 예상은 물론 관련 정보를 적시에 정확하게 공개해 주길 희망한다.”고 일본 정부를 압박했다. 일본 시민들도 시위를 통해 정부에 불만을 드러냈다. 17일 저녁 오후 7시 도쿄 시부야 거리에선 수백명이 모여 정부의 미온한 대응에 항의하며 간 총리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강국진·정서린기자 betulo@seoul.co.kr
  • [도쿄 리포트] 日정부의 은폐체질·언론의 비판실종이 재앙 키웠다

    일본이 지난해 중국에 2위 자리를 내주었다고 하지만 경제규모에서 세계 3위인 강국이다. 여전히 특허나 원천기술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지식기술 강국이다. 동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 사태 수습에 고전하고 있다지만 강국 일본의 위상을 당장 의심하는 나라는 없다. 지진 초기 남을 먼저 배려하고, 침착하게 정부 지시에 따라 대재앙에 대처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은 세계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 기록의 민족 일본인은 집요하고, 반드시 과거에서 배운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대지진·방사능 유출 사태 이후를 생각하자는 흐름도 형성되고 있다. 물론 지진 발생 일주일이 흐른 18일 현재 일본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비판의 소리가 나오면서도 일본 사회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책임지기를 두려워하는 일본 사회의 은폐 체질을 개선하자는 지적도 많다.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는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관해 “정부와 도쿄전력이 올바른 정보를 신속히 공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에 만연한 은폐 체질에 대한 반성이다. 실제 일본 정부가 신중을 넘어서 과잉 보안을 하면서 원전사고 관련 정보가 부족하고, 이것이 억측으로 연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원전 정보를 즉각 정확히 알려 달라.”고 하는 등 국제사회도 일본 정부의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외국에 공개하기 어려운 은밀한 프로젝트가 후쿠시마 원전과 관련돼 있어 이를 은폐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협조 제의에 응하지 않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플루토늄 연구와 연관시키려는 지적이지만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미국 등과 초기에 협력에 응할 수 없는 것은 일본이라는 나라의 국격과 관련된 측면이 있다. 세계최고 원자력 기술을 자랑하는데 외국에 의지하는 게 허락되지 않는다.”면서 “여러 나라 기술진이 다른 해법을 제시하면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갈 우려가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주장했다. 위기관리 능력 향상을 위한 극단적 의견까지도 나오고 있다. 중립적인 지식인들마저 “한국이나 미국 같은 군대가 없기 때문에 위기관리 능력이 약하다.”면서 “자위대 위상의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사회전체의 위기관리 능력이 한 단계 오를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으로 연결될 수 있고, 헌법개정이 필요해 아직 소수지만 대지진을 계기로 세력을 얻으려 해 주목된다. 언론의 비판 기능이 부족하다는 점도 새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 지난 12일 언론사에 헬기를 이용한 피해 현장 촬영 자제 및 보도 협조를 공개 요청하자 언론이 이를 받아들여 비판 기능을 하지 않는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문·방송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국민들의 동요를 우려, 사람이 쓰나미(지진해일)에 휩쓸려 가는 장면 등의 보도자제를 원하자 언론들이 알아서 정확한 피해상황을 알리지 않아 상황의 심각성이 은폐됐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의 일부 언론학자들은 일본 주요 신문들이 모두 민영방송을 갖고 있어 정부의 협조가 절대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언론이 정부에 저자세일 수밖에 없는 제도적인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는 한 일본 언론의 정부 견제와 비판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물론 일본 언론은 발행부수나 질적인 면에서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시각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찌됐든 대지진은 은폐 체질 개선과 언론의 비판 기능 강화 필요성을 사회적 화두로 부각시켰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이런 지적에 펄쩍 뛰고 있지만 “지진이나 방사능 유출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들이 정부나 언론을 불신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엄연하다. 향후 사회적 토론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로부터 물밀듯이 밀려오는 응원을 업고 일본이 재기할까. 사상 최대의 거대지진과 동시에 터진 원전 방사능 유출이라는 겹시련에 처한 일본이 저력을 발휘해 상황을 돌파할지 세계의 시선이 열도에 집중되고 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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