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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하루 확진 8월까지 1명 이하로 못 줄이면 무차별 확산”

    “코로나 하루 확진 8월까지 1명 이하로 못 줄이면 무차별 확산”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 박홍환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 지난 1월 21일 국내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5개월이 지났다. 18일 현재 누적 확진자는 1만 2257명, 사망자는 280명(치명률 2.28%)이다. 5월 첫 주 일일 국내 확진환자 발생이 없거나 1명 수준으로 줄어 코로나19 종식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컸지만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재확산 국면으로 바뀌어 지금도 매일 30~50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미국 등의 재확산 추세도 뚜렷하다. 도대체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19 사태는 언제쯤 끝날 것인가. 다시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로 복귀하는 것은 가능할까. 이런 질문들에 방역 전문가를 비롯해 그 누구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무산된다’, ‘코로나19 방역 성공하면 한국의 위상은 G7 반열에 오른다’, ‘등교개학은 절대 안 된다’ 등의 명쾌한 예측과 분석, 제언을 통해 ‘사이다 교수’ 별명을 얻은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를 만나 코로나19 사태의 진로를 짚어 봤다. -세계 각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올가을 2차 대유행을 예고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상한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기 및 독감 바이러스와 달리 온도·습도나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는 가을, 겨울 창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코로나19만으로는 계절과 무관하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밀폐된 실내에 밀집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내일이고, 모레고 또다시 유행하겠지만 이때는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환절기 감기, 겨울 독감이 유행할 때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여기저기서 열이 나는 사람과 기침하는 사람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게 코로나19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구분할 수가 없다. 독감 환자가 연간 최대 수백만명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코로나19 환자까지 겹친다. 누가 독감 환자이고, 누가 코로나19 환자인지 구분이 안 된다. 겨울에는 또 대부분 실내생활을 한다. 검사 대상이 너무 많아 전수 검사가 불가능하고, 환자들이 섞여 있어 무차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완화된 거리두기 시작하며 수도권 집단 감염 -수백만명이 감염될 수도 있다는 얘긴가. “잘못하면 진짜 ‘골’로 갈 수 있다. 8월 말까지 국내 확진환자를 0명 내지 1명 수준으로 낮추고, 그런 추세를 9월 중순까지 이어 가지 못한다면 환절기 감기 및 겨울 독감과 맞물리게 된다. 그럼 진짜 걷잡을 수 없게 된다. 0명이나 1명으로 안정화 상태가 되면서 가을, 겨울을 맞이해야 하는데 지금의 수도권 및 전국 확산 추세를 보면 걱정이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12월 3일 수많은 수험생들이 밀폐된 교실에서 수능을 치르지 않는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수십 명씩 발생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지금 이 상태로 8월 말을 맞게 되면 K방역의 사망 선고를 내릴 수밖에 없다.” -수도권 집단감염은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역 강도를 낮춘 것이 4월 20일이다. 긴 연휴를 보낸 뒤 또 5월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더 강도를 낮췄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완화된 거리두기 시기의 연휴 때인 5월 2일 이태원 클럽에서 발병이 시작됐다. 그리고 역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태원 클럽발 첫 번째 대량 환자가 5월 9일 나왔다. 그런데 보자.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9일 정도 국내 확진자가 0~3명 수준을 오락가락했다. 이런 추세가 2주일 지속됐다면 당시 뉴질랜드처럼 종식 선언을 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 시기에 이태원 클럽이 폭발한 것 아니냐. 그때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했다면 지금 이렇게까지 수도권 집단감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가을·겨울 걱정할 필요도 없다. 국내에서 환자가 안 나오고 외국에서 유입하는 환자만 있다면 자가격리 등으로 통제하면 된다.” 설 교수는 완화된 거리두기 실시 첫날인 4월 20일 방송에 출연해 “오늘부터 2차 (코로나19) 쓰나미가 올 수 있다”고 강력하게 우려를 표시했고, 얼마 안 돼 이태원을 시작으로 현실이 됐다. 당시 그는 수도권 모 자치단체장의 쓰나미 예고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그렇다면 당신부터 고강도 거리두기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해야 했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방역·경제 양립 불가능… 타국 봉쇄 풀자 재확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현시점에서 최선의 방역책은 무엇인가. “왜 감염이 끊이지 않는지 근원적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고강도 거리두기에서 완화된 거리두기로 일시에 낮춘 것이 문제다. 4월 20일 당시 서울과 경기, 대구와 경북에서는 환자가 나오고 있었는데 일괄적으로 완화시켰다. 그때 환자 발생이 없는 곳부터 단계적으로 완화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환자 발생이 없던 곳부터 2주 정도 해 보고, 서울 등으로 확대했어야 했다. 그때 단계적으로 하자고 했는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듣지 않았다. 이런 과오를 생각해 보면 지금의 방역책이 나올 것이다. 두 달 이내 안정화가 안 되면 엉망진창이 되면서 K방역도 물 건너가게 된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사실상 독단적 결정을 하고 있는 듯한 정 총리가 이 모든 문제의 원천인 것 같다. 어쨌든 현시점에서는 봉쇄 전략과 완화 전략을 동시에 쓸 수밖에 없다. 감염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일반인들과 분리(봉쇄)하고, 요양병원 등 고위험시설과 노인 등 고위험군 방역에 집중해 희생을 줄여야 한다.” -당시 국민들의 고강도 거리두기 피로도가 워낙 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아닌가. 경제활동 재개 필요성도 높았고. “방역과 경제는 절대적으로 양립 불가능하다. 방역이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가 해결될 수 없다.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봉쇄 조치를 조기에 해제했다가 다시 확산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도 이태원 상권이 다 죽었고, 기아차나 삼성 등도 환자가 발생하니 문 닫는데 이것만 봐도 방역과 경제는 양립 불가능하다. 우리는 4월 20일 완화된 거리두기를 하면서 이때 긴 연휴가 있으니까 여행도 가게 하고, 클럽 등도 풀어 줬다. 그때 이태원에서 뻥 터져 버렸다. 최소한 3주 상황을 보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가야 한다고 강변했지만 정 총리는 국민과의 약속도 있었고, 전문가 의견도 반영했다며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를 강행했다. 완화된 거리두기의 위험도 평가를 마치지 않은 채 바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 ●수도권 감염 확산 시기 등교수업 강행도 패착 -등교수업의 시기상조를 주장했는데, 지금도 같은 입장인지. “그렇다. 등교는 사회에 주는 시그널이 너무 크다. 일종의 안전하다는 신호인데, 학교가 문을 열면 학원 등 다른 곳도 다 문을 연다. 그렇기 때문에 등교수업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특히 5월 20일 고3 등교개학 당시 이미 수도권 감염 확산이 시작됐는데도 강행한 것은 큰 패착이었다. 아이들의 안전은 생활방역의 성공이나 K방역의 성공보다 더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최근 베이징에서 다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자 가장 우선적으로 학교 문을 닫아 걸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코로나19의 위력이 정말 엄청난가. “그렇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을 엄습한 게 이번이 세 번째다. 2002년 사스는 8500여명 감염에 치명률은 11% 정도, 2015년 메르스는 2500여명 감염에 치명률은 40% 정도다. 그리고 올해 세 번째로 코로나19인데 전 세계 팬데믹을 불러온 첫 사례다. 사스나 메르스는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사람들이 놀라서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 나선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치명률이 2.3%대로 낮아 노인 빼고 나머지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게다가 치료제가 없고, 백신도 없다는 것도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앞으로 어떤 돌연변이는 지금보다 더 센 바이러스로 진화할 수도 있다.” 설 교수는 이번 사태가 진정된 이후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국력에 걸맞게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소한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 연구는 상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바이러스의 습격에서 국가와 국민을 선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질병관리본부를 청이 아닌 처로 개편하고, 이름도 질병통제처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염병 위기 4단계 가운데 3단계까지는 질병통제처장이 주관해야 한다고도 했다. 코로나19 백신의 올해 안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체 실험의 어려움 때문에 상당히 낮다”며 최소한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stinger@seoul.co.kr
  • 이석주 서울시의원 “폭등세금 지켜낼 최후수단, 이의신청”

    이석주 서울시의원 “폭등세금 지켜낼 최후수단, 이의신청”

    정부는 금년 3월 19일 아파트 공시가격안을 대폭 올려 발표했고, 3만 7천여 명이 제출한 조정의견을 전면 거부하고 4월 29일자 결정 공고했다. 이에 따라 강남권의 경우 대치, 삼성 등 일부지역만 해도 4천여 명이 단체로 부동산가격 공시에 따른 법적 최후 방안인 이의신청서를 접수했고, 개인별로도 온라인과 구·동 민원실을 통해 이의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왜 이 난리법석인지 그 원인을 보면 국민들 의견이 모두 지당하다. 연 2년간 45%가 올랐고, 올해 또 9억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전년 대비 20~40%가 인상돼 매년 세 부담 상한선을 넘겨 복리이자처럼 세 부담이 계속 늘어나면 그 누가 버틸 수 있겠는가. 세금은 가랑비에 옷이 젖 듯해야 하건만 일거에 장대비가 쏟아지니 이는 분명 백성들의 큰 원망이며 조세저항의 증표다. 이의신청을 하게 된 주요 사유는, 첫째) 올해 공시가격 결정은 집값이 최고였던 작년 말에 했지만 12·16 강력 부동산대책과 코로나19로 3~5억씩 내렸으니 하향조정은 당연하다. 둘째) 집값 현실화율을 5~10%씩 일거에 올린 점과 종부세에 적용될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매년 5%씩 올리는 것은 지극히 부당하며 셋째) 1차 하향조정 의견서를 당국이 전면 거부했고 가격간, 지역간, 단지간에도 형평성에 문제가 많으니 올해처럼 힘들 때는 세액기준가를 일보 양보하라는, 지극히 당연한, 기막힌 사연들이다. 아울러 일부 지역 주민 대표들은 공시가격 결정 해당 부처인 국토부를 직접 방문해 부서장 면담을 요청했고 주민의 뜻을 간곡히 전한다고 한다. 수많은 국민들이 의견서 제출, 이의신청 접수, 면담요청 등으로 계속 폭등한 공시가격의 부당성을 신문고를 통해 울리고 있지만 요지부동이라면 그 다음 절차는 과연 무엇이 될지 또 걱정이 앞선다. 또한 땅에 적용될 개별 공시지가도 올해 10% 이상 덩달아 오르고 있어 세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 평생 집 한 채에서 자식들 기르며 근근이 살아와 이제 정년이 됐건만 세금에 밀려 쫓겨나는 신세를 한탄하는 주민들 하소연에 가슴이 메어지고, 일가구 고령자에게 혜택을 준다지만 미미하기 짝이 없다. 올해만 해도 30~40%씩 일거에 오른 공시가격을 제발 10%라도 조정해달라는 국민의 청을 꼭 들어주길 바라며, 지금 조세저항의 크나큰 쓰나미가 우리 곁으로 덮쳐오고 있다.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을 덮고 죄인처럼 벌금을 무는 자유시민들은 더 이상 인내가 불가함을 분명히 전하니 해당기관은 명심해주길 바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지난주 실업수당 212만건…10주새 실직자 4000만명 넘어

    美 지난주 실업수당 212만건…10주새 실직자 4000만명 넘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의 ‘실업 쓰나미’가 10주째 이어졌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5월 17~2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2만건을 기록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실업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지난 10주간 미국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4000만명을 넘어섰다. 신규 청구 건수는 8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유례없는 수준의 큰 규모다.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월 셋째 주(330만건)부터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 달 넷째 주에 687만건까지 치솟았다가 661만건(3월 29일~4월 4일), 524만건(4월 5~11일), 444만건(4월 12~18일), 384만건(4월 19~25일), 316만9천건(4월 26일~5월 2일), 269만건(5월 3~9일), 244만건(5월 10~16일) 등을 기록하며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 최근 10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미 노동부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 사태가 노동시장에 충격을 주기 전인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전 최고기록은 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69만 5000건이었다. 한편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코로나19 충격으로 당초 발표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0%(연율)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9일 잠정치로 발표된 -4.8%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미국의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2.1%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1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아베 신조(66)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달성한 ‘역대 최장기 집권’의 타이틀은 한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할 영예인 동시에 천근만근 어깨를 짓누르는 멍에이기도 하다. 재임기간이 길어질수록 역사에 남을 자신만의 성과, 즉 ‘아베표 유산’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법. 그가 ‘경제의 아베’, ‘외교의 아베’, ‘개헌의 아베’를 강조해 온 데는 자신만의 성과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1차 집권(2006년 9월~2007년 9월)과 2차 집권(2012년 12월~)을 합해 전체 재임 3000일이 넘도록 딱히 ‘이것!’이라고 할 만한 성과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 이런 가운데 닥친 코로나19의 거대한 쓰나미는 내년 9월 임기만료 기준으로 총 10년을 집권하게 될 아베 총리에게 ‘성과는 없이 오래만 했다’는 꼬리표를 확정 지어 줄 공산이 커졌다. “내 뒤를 이을 자민당 총재(총리)도 그 시점에 (헌법 개정이) 안 돼 있다면 (개헌에) 확실히 도전해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한 인터넷 대담에서 아베 총리가 했던 이 말이 지지층을 중심으로 파장을 불렀다. 사회를 맡은 극우인사 사쿠라이 요시코가 임기 중 개헌에 대한 의지를 묻자 갑자기 ‘후임자’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반드시 내 손으로 개헌을 완수하겠다”는 다짐을 기대했던 사쿠라이는 예상 못한 전개에 당황한 듯 중간에 말을 잘라먹으며 “후임 총재는 믿을 수가 없는데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본인이 주도하는 개헌을 포기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헌법 9조에 자위대 관련 규정을 명시,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에 국민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치명타가 됐다.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 내걸었지만 퇴짜 최근에는 코로나19 위기를 역이용해 국가적 비상사태 관련 조항의 헌법 삽입을 들고 나와 개헌에 군불을 때기도 했지만, 국민의 58%가 ‘아베 정권하에서의 개헌에 반대’(5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아베의 유산’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다른 분야보다는 높았던 ‘아베노믹스’(아베 정권+경제정책) 역시 코로나19를 만나면서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 정권을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금융 완화와 확장적 재정지출, 미래 성장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기업실적 호전→임금 상승→소비 증가→물가 상승’의 경제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는 뛰는데 가계경제는 제자리를 맴도는 기형적 회복이긴 했지만 아베노믹스는 어차피 상승 국면에 있던 경기사이클, 인구감소에 따른 고용사정 개선 등 행운과 더해지면서 적어도 지표상으로 ‘전후 최장기 경기확장’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환산 -7.3%의 충격적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4%에 그치는 등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경제전문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성장률이 -21.2%까지 폭락, 전후 최악의 침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업체 데이코쿠데이터는 올해 부채 1000만엔 이상 기업의 도산 건수가 1만건이 넘고 통계에 잡히지 않는 휴·폐업은 2만 500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타다 에이지 하마긴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세 증세로 경기 회복력이 약해져 있던 참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 때문에 일본은 유럽이나 중국보다도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비세율 인상(8%→10%)을 강행했던 아베 총리로서는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베노믹스와 함께 정권 홍보의 양대 축이 돼 온 외교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자국 내는 물론이고 미국에서조차 ‘굴욕적’이라는 조롱이 나올 정도로 갖은 공을 들였지만, 실리는 없이 끌려다니기 바빴다는 평가가 많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표면적으로는 해빙 무드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일본 실효지배·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 군함 진입 증가 등 수면 밑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중의 2강 외교가 기본 메뉴라면 북한·러시아 외교는 아베 총리가 자신만의 치적을 위해 크게 신경 썼던 부분이다. ‘전후 외교의 총결산’으로 포장하며 북한과는 국교 정상화를, 러시아와는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했지만 둘 다 그의 임기 내 성사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요미우리도 “과거 장수 총리들에 비해 업적 열세”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부터 갑자기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거세게 비난해 온 아베 정부의 태도 돌변에 자민당 내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예상대로 북한은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18년 후반부터 추진해 온 러시아와의 교섭 역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평화조약의 전제가 되는 남쿠릴열도(러시아 실효지배·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의 일본 반환 문제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며 아베 총리의 손짓에 응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집권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 정부도 협상 타결을 체념한 듯 최근 공개한 2020년판 외교청서에서 ‘(북방영토는) 일본이 주권을 보유하는 섬들’이란 표현을 부활시켰다.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지난해 뺐던 대목이다. 성과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강박증은 갈수록 커지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정권의 안정에 기여해 온 최대 발행부수의 보수지 요미우리신문조차 “실제 업적의 측면에서 과거 장기집권 총리들에 비해 열세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등을 통해 전후 부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 요시다 시게루, 미국으로부터 오키나와 반환을 실현하고 비핵화 3원칙을 선언했던 사토 에이사쿠 등 전임자들과 같은 ‘한 방’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총리관저(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의 집중화·비대화를 통해 역대 가장 강력한 권력을 지닌 ‘제왕적 총리’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일본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평가 등 ‘부(負)의 유산’은 다양한 형태로 남게 될 전망이다. 정가 소식통은 “지난 2월 전국적인 코로나19 휴교 요청의 결정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여당·정부 내 활발한 논의는 사라지고 아베 총리와 그를 보좌하는 몇몇 인사들이 국가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일본을 이끌어 온 엘리트 관료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총리관저의 지침만 기다리는 상황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나타난 심각한 난맥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반대 의견을 배제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대시하는 총리의 자세는 사회의 분열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이렇게까지 헌법을 무시한 정권은 과거 유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권은 얼마나 오래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아베 정권의 안살림을 도맡아 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오래’를 넘어서 ‘무엇’을 찾아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나사 “거대한 소행성, 21일 지구 궤도 접근”

    나사 “거대한 소행성, 21일 지구 궤도 접근”

    미국항공우주국(NASA 나사)가 지구로 거대한 소행성이 날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스타는 나사 발표를 인용해 미국 동부시간 21일 오후 9시 45분쯤 엄청난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 궤도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구로 향하고 있는 소행성의 크기는 지름 670m~1.5km로 추정되며 초당 11.68km, 시속 4만2047km로 이동하고 있다. 이 소행성은 1997년 1월 한 점성술사에 의해 관측됐으며 당시 136796(1997 BQ)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행성은 현재 지구와 태양 사이 1억5500만km에 이르는 1.3 천문단위 내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근지구’ 물체로 등록돼있다. 앞서 나사는 보고서를 통해 직경 1km의 소행성도 지구를 파괴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소행성 충돌은 전 세계에 지진과 쓰나미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나사는 “직경이 약 10km에 이르는 소행성이 6500만 년 전 유카타반도를 강타했을 당시 공룡의 멸종을 불렀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천문학자들이 지구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추적하고 있는 소행성과 혜성 및 기타 물체 2000여 개에 달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안녕? 자연] “알래스카 얼음 녹아 ‘메가 쓰나미’ 발생할 것” 경고 나와

    [안녕? 자연] “알래스카 얼음 녹아 ‘메가 쓰나미’ 발생할 것” 경고 나와

    알래스카의 얼음이 녹아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고, 몇 년 내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나왔다.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약 60마일 떨어진 프린스 윌리엄 해협은 알래스카 만의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경사가 가파르고 빙하로 뒤덮인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해당 지역은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골짜기에 빙하가 없어진 후 바닷물이 들어와서 생긴 좁고 긴 만을 뜻하는 ‘피오르’ 지형이다. 전문가들은 가파른 경사면의 3분의 1 정도에만 얼음이 존재하며, 지진이나 장기간의 폭우 또는 폭설에 의해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알래스카의 천연자연국 및 전문가들이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5억㎥(1㎥=1000ℓ)에 달하는 돌과 흙, 그리고 얼음 또는 해빙된 물이 수백 m 높이의 쓰나미를 유발할 수 있다. 산사태로 인한 쓰나미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중 한 곳인 베리암(Berry Arm) 협만은 사냥꾼뿐만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은 지역이다. 날씨가 좋을 때는 수백 명이 현장에 머문다. 또 다른 피해 예상 지역인 휘티어는 앵커리지와 인근 섬으로 향하는 배의 입출항이 잦은 곳으로, 산사태가 시작된다면 20분 만에 초토화될 수 있는 지역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물론 산사태로 인한 쓰나미는 매우 드문 자연현상이지만 알래스카를 비롯한 어느 지역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1958년에도 알래스카 남동부 해안에서 지진으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하자 이로 인해 메가 쓰나미가 발생했다.3 역대 최고 규모로 기록된 당시 쓰나미의 최고 높이는 524m에 달했고, 쓰나미가 해안에 도착했을 때에는 기세가 조금 누그러지긴 했지만 약 23m에 달했다. 2017년 그린란드 서부 해안에서도 최고 높이가 약 92m에 달하는 쓰나미가 발생했으며, 이 같은 대형 쓰나미의 원인은 모두 지진 등으로 인한 산사태였다. 오하이오주립대학과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알래스카대학 등에 소속된 전문가 14명은 “이 지역의 얼음은 전 세계의 빙하와 마찬가지로 기온이 오르면서 녹아내리고 있으며, 인근에서 녹아내리는 또 다른 빙하의 운동과도 연관이 있다”면서 “영구 동토층(1년 내내 얼어 붙어있는 땅) 만이 이 지역의 경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서라도 실시간으로 경사면의 얼음과 움직임을 살펴 산사태 조짐을 파악하고, 이를 곧바로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재난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아직 정식 논문으로 채택되기 이전 절차인 ‘동료 심사’를 거치기 전이지만, 연구진은 최대한 빨리 경고 메시지를 저해야 한다는 생각에 논문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거리두기 늘자 숙박·음식업 직격탄… ‘그냥 쉰다’도 43만명 급증

    거리두기 늘자 숙박·음식업 직격탄… ‘그냥 쉰다’도 43만명 급증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은 코로나19가 경제 근간인 일자리를 쓰나미 휩쓸듯 없애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 줬다.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해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았고, 대면 접촉이 많은 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 등도 피해가 컸다. ‘일시휴직자’는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100만명 넘게 폭증했다. 일자리 갖는 걸 아예 포기한 사람이 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도 역대 가장 많이 증가했다.지난달 임시·일용직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78만 3000명이나 감소했는데, 이는 1989년 1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전달(-59만 3000명)에 이어 한 달 만에 기록을 다시 썼으며,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9월(-59만 2000명)보다 30만명 가까이 많다. 자영업자가 주류인 비임금근로자도 9만 4000명 감소하는 등 타격을 받았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7만 9000명 줄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0만 7000명 늘었는데,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한 상당수 자영업자가 종업원을 해고하고 ‘나홀로 사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부터 본격 시작된 코로나19발 고용 충격은 서비스업에서 제조업, 건설업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서비스업 취업자는 44만 4000명 줄어 1983년 7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이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숙박·음식점업(-21만 2000명)과 도소매업(-12만 3000명)에서 33만 5000명이 실업자로 내몰렸다. 개학 연기와 학원 휴업 등으로 교육서비스업(-13만명)도 급감했다. 수출 부진과 경기 둔화로 제조업(-4만 4000명)과 건설업(-5만 9000명) 일자리도 감소폭이 커졌다. 취업자로 분류되긴 하지만 일을 하지 않은 일시휴직자는 113만명 늘었다. 3월(126만명)에 이어 두 달 연속 100만명을 웃돈 증가폭이다. 일시휴직자는 실업자로 전락하거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인 위험군이다. 연령별로는 20대(-15만 9000명)와 30대(-17만 2000명)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는데, 짧은 사회활동 기간으로 모아 놓은 돈이 적은 이들은 실업이 장기화될 경우 ‘대출→연체→신용불량자 전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활동인구(2773만명)가 55만명이나 줄고, 비경제활동인구(1699만명)가 83만명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둘 다 통계 작성 기준을 변경한 2000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과 증가폭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별다른 이유 없이 일을 하지 않은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40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3만 7000명(22.2%)이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이 채용을 하지 않거나 일정을 조정하는 등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구직단념자도 12만 4000명 증가한 61만 100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공공 일자리라도 대거 만들어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이들을 흡수해야 한다”며 “일부 산업과 업종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직업훈련 인프라를 확충해 고부가가치 일자리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시간(홋타 요시에 지음, 박현덕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일전쟁 당시 난징 대학살을 다룬 일본 작가의 소설. 1955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된 소설은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홋타 요시에가 참전 일본인이 아닌 피해자인 중국 지식인의 수기 형식으로 집필했다. 쉼표가 많은 주인공의 독백에서 전쟁의 참상과 인간의 존엄, 역사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264쪽. 1만 5000원.아녜스 바르다의 말(아녜스 바르다·제퍼스 클라인 지음, 오세인 옮김, 마음산책 펴냄) 기성 상업 영화의 관습을 거부한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의 생전 인터뷰 스무 편을 실었다. 유년 시절 자주 이사한 덕에 자유의 감각을 얻었다는 일화부터 창작자로서 느끼는 고충과 희열까지 내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440쪽. 2만 2000원.5·18 광주 커뮤니타스(강인철 지음, 사람의무늬 펴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에 부치는 사회학자의 기록.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인 저자는 ‘리미널리티’(경계·전이·잠재적 상황), ‘커뮤니타스’(사회적 상호관계), ‘사회극’의 관점에서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이 연대와 헌신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과 내면적 조건들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468쪽. 2만 5000원.흐르는 것들의 과학(마크 미오도닉 지음, 변정현 옮김, 엠아이디 펴냄) 재료과학자와 함께하는 13가지 액체로 떠나는 여행. 비행기의 원료인 등유의 폭발성, 볼펜의 잉크가 종이 위에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는 이유 등 액체의 특성을 조명했다. 인간과 지구 생명의 근원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쓰나미가 돼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는 액체의 이중성이 흥미롭다. 316쪽. 1만 7000원.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대립의 기원을 살펴본 역사서. 두 종교는 모두 유일신을 믿으며 아브라함, 모세 등 성서의 인물들을 경외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예수와 삼위일체 교리를 갖고 교회와 국가를 분리하는 그리스도교, 철저한 유일신에 제정일치를 꿈꾸는 이슬람은 근본적인 차이로 대립하기 시작한다. 296쪽. 1만 8000원.스마트 베이스볼(키스 로 지음, 김현성 옮김, 두리반 펴냄) 현대 야구를 지배하는 데이터 혁명에 관한 소개서.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서 야구 전문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는 다승, 타율, 타점, 세이브 등 전통적인 스탯의 결함과 한계를 짚는다. 이어 WAR이나 WPA, wOBA처럼 새롭게 주목받는 스탯들이 왜 나오고 쓰이게 됐는지 알려 준다. 352쪽. 1만 5000원.
  • [달콤한 사이언스] 나무심기, 숲조성으론 지구온난화 막을 수 없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나무심기, 숲조성으론 지구온난화 막을 수 없다고?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은 올해가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5월에 들어서면서부터 때이른 더위가 시작되는 등 예측이 맞아들어가는 분위기이다.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해인 2016년은 엘니뇨의 영향을 받았다. 그렇지만 올해는 엘니뇨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주요한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파악되고 있다. 기후변화를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무심기, 숲 조성이 꼽히고 있다. 그렇지만 나무심기가 기후변화를 막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UC산타크루즈) 환경과학부, 브라질 상파울로대 삼림학과 연구팀은 나무심기만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분석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8일자에 발표했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에서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어 지구온난화에 대응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미국 의회도 공화당을 중심으로 나무심기에 동참하겠다는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미국 내에서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나무심기를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연구팀은 나무심기와 조림은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고 수질을 향상시킨다는 잇점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무심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후변화 차단효과가 낮을 뿐만 아니라 토착 생태계와 생물종을 해칠 수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연구팀은 기존 숲을 보호하고 유지하는 것이 나무를 새로 심는 것보다 생태학적으로 더 유리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4년 동남아시아 지역 쓰나미 발생 이후 파괴된 맹그로브 숲 복원 작업에서도 새로 심은 나무의 10%만 살아남았다. 새로운 조성하는 숲의 면적보다 개발면적이 클 경우는 지구온난화 차단 효과가 적다고도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나무 심기’가 지구온난화를 막는데 무용하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새로 숲을 조성하거나 나무를 심는 것만큼 기존에 조성된 숲을 파괴하지 않고 조성된 숲을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카렌 홀 UC산타크루즈 교수(열대 생태학)도 “나무 심기는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이며 최선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적게 태우고 온실가스 배출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신장 팝니다” 장기매매 나선 가장…코로나19 실업쓰나미에 벼랑끝

    “신장 팝니다” 장기매매 나선 가장…코로나19 실업쓰나미에 벼랑끝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인도네시아의 한 40대 가장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장기를 팔겠다고 나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도네시아 데틱뉴스는 3일(현지시간) 자바섬 클라텐 지역의 한 남성이 ‘신장 매매’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프란스 래리 오타비우스(43)는 얼마 전까지 인근 세차장에서 일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덮치면서 일주일 전 해고됐다. 그의 손에 쥐어진 건 퇴직금 30만 루피아(약 2만5000원)가 전부. 그마저도 얼마 안 가 동이 났다. 그는 “젖먹이 아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 자녀가 넷이다. 아내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일을 하지 못하고 내가 가장 노릇을 했는데 일자리를 잃었다”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도 여의치 않았다. 자카르타에서 이사한 지 겨우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자격 미달이었기 때문이다. 가장은 결국 거리로 나가 손을 벌렸다. 목에는 “신장 사실 분을 찾습니다. 신장 팝니다. 빚도 갚고 아이들도 먹이고 입히고 교육해야 합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해요. 구걸해서 미안합니다”라는 글이 빼곡히 적힌 피켓을 둘렀다. 20시간 동안 100㎞를 걸어 자바섬의 주도시 세마랑으로 향한 그는 “가능하면 중부 자바주 주지사를 만나 해결책을 얻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일자리를 잃고 신장을 팔겠다고 거리로 나선 40대 가장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지역 경찰과 행정기관 등이 마을회관에 모여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는 ‘실업 쓰나미’가 휘몰아쳤다. 미국에서만 3000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 신세가 됐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5개국의 취업자 중 5분의 1에 달하는 3000만 명 역시 정부 보조금 덕에 겨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달 말 발표한 ‘코로나와 세계 일자리’ 보고서에서 “코로나 록다운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2분기 전 세계 노동시간이 10.5%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약 3억500만 명의 정규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은 것과 맞먹는 노동시간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정부 보조금이나 일자리 나누기,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공식 실업자 집계에서 제외된 이들이 실업자로 전락해 실업률이 크게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속보] 일본 지바현서 규모 5.5 지진 발생

    [속보] 일본 지바현서 규모 5.5 지진 발생

    4일 오후 10시 7분께 일본 지바현 북동부에서 리히터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진원 바로 위에 있는 지표면인 진원지는 북위 35.7도, 동경 140.6도이며 진원의 깊이는 약 50㎞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지진 해일)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지바현 북부와 이바라키현 남부에서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 4는 대부분의 사람이 놀라고 전등을 비롯해 매달려 있는 물건이 크게 흔들리며 안정감이 부족한 상태로 놓인 물체가 넘어지는 정도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일본 가고시마현 서쪽 해역서 규모 6.0 지진... “쓰나미 우려 없어”

    일본 가고시마현 서쪽 해역서 규모 6.0 지진... “쓰나미 우려 없어”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서쪽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 3일 일본 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54분쯤 일본 가고시마현 서쪽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은 북위 31.3도, 동경 128.7도이며 깊이는 10km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지진 해일(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가고시마현 일부 지역에서는 진도 3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 3은 실내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흔들림을 느끼고 선반에 있는 식기류가 소리를 내는 정도다. 일본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특정 장소에서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의 상대적 세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지진의 절대적 에너지 크기를 나타내는 리히터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일본 가고시마 서쪽 해역서 규모 6.0 지진 발생

    일본 가고시마 서쪽 해역서 규모 6.0 지진 발생

    3일 오후 8시 54분쯤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서쪽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일본 기상청이 발표했다. 진원은 북위 31.3도, 동경 128.7도이며 깊이는 10km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지진 해일(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미국 6주간 3천만명 실직…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384만건

    미국 6주간 3천만명 실직…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384만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실업 쓰나미’가 6주 연속 미국을 덮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4월 19~2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84만건을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뜻이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6주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으로 미국 내에서 303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전체 노동력의 18.4%에 해당한다. 청구 건수 규모는 4주 연속 줄었지만, 여전히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로 3월 셋째 주 330만건으로 크게 늘어나기 시작해 같은 달 넷째 주에는 687만건까지 치솟은 뒤 이후 661만건((3월 29일~4월 4일), 524만건(4월 5~11일), 443만건(4월 12~18일) 등을 기록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최장기(113개월 연속) 호황도 막을 내렸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나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한 주 정부 방침에 따라 공장 가동 중단 등 셧다운에 나섰다. 또 이에 따른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일시 해고나 무급휴직을 단행했다. 최근 6주 연속 수백만건을 기록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미 노동부가 이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 2월까지 최근 1년간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매월 평균 21만 6000건이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최고기록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2년 10월의 69만 5000건이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65만건까지 늘어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젊어 보이게 해주세요”… 성형 시술소 찾는 ‘실리콘밸리 해고 1순위’ 중년들

    “젊어 보이게 해주세요”… 성형 시술소 찾는 ‘실리콘밸리 해고 1순위’ 중년들

    스타트업 65% “9월 넘기기 어려울 것” 젊은 직원들 해고에 40대 ‘퇴물’ 취급 업계 관계자 “생존 위해 성형외과 찾아”코로나19의 쓰나미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말이 좋아 세대교체지, 사실은 엄청난 감원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실리콘밸리 IT 기업의 평균 정년은 40세다. 따라서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부터 실리콘밸리에 젊은 백수들이 넘쳐 나면서 중년 직장인들이 감원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고 머큐리뉴스 등 지역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실리콘밸리 IT 스타트업의 65%가 오는 9월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10%가 4월, 31%가 6월, 24%가 9월까지 지금의 경제 셧다운이 이어진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중에서 21%는 2021년 3월이 한계이며, 1년 이상 생존할 여력이 있는 스타트업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실리콘밸리가 자랑하던 IT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약속된 투자가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벤처캐피탈이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구두나 문서로 자금 유치를 약속받은 IT 기업의 대부분이 투자 취소와 동결, 지연 등으로 보유한 자금이 바닥났다. 따라서 이들 스타트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생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인력 감원에 나서고 있다. 직원을 해고하지 않은 스타트업은 전체 5%에 불과하다. 이들 기업 중 절반 가까운 49%가 직원 20%를 해고했고 ‘모든 직원을 해고한’ 기업도 12%에 달했다. 젊고 유능한 IT 전문가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40세가 넘으면 ‘퇴물’ 취급을 당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직원 평균 연령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봉 전문 분석업체인 ‘페이스케일’에 따르면 페이스북 직원의 평균 연령은 28세다. ‘젊은 직원들이 더 똑똑하다’는 소신을 가진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회사를 젊은 직원들로 채우고 있다. 올해 36살인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선 ‘노땅’ 축에 속한다. 구글과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의 직원 평균 연령은 각각 30세와 31세다. 특히 구글에선 마흔 살만 넘겨도 그레이글러(Greygler·노인을 뜻하는 그레이와 구글의 직원인 구글러의 합성어)라고 불린다. 사실 마흔 넘긴 직원은 찾아보기도 힘들다. 코로나19로 실리콘밸리의 IT 기업 직원의 평균 연령이 더욱 낮아지면서 40대의 ‘노땅’ 직원들은 젊게 보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퇴물 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 보톡스 주사나 얼굴 반점 등을 제거하는 레이저시술, 눈가나 목 주름을 없애는 리프팅시술 등을 받는 40대 중년 남성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환자 중 30% 이상이 IT 기업에 다니는 30대 후반~40대 초반의 남성”이라면서 “이곳 실리콘밸리에서 35세가 넘으면서 찍힌 ‘퇴물’ 낙인을 피하기 위해 중년 직장인들이 몸부림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리콘밸리의 중년 직장인들이 해고 1순위에 오르고 있다”면서 “그래서 중년 직장인들은 허영심이 아닌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한 생존의 방편으로 성형 시술소를 찾는 슬픈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바로 실리콘밸리”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서울광장] 일자리로 감춰 둔 실력 보여 줘라/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서울광장] 일자리로 감춰 둔 실력 보여 줘라/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21대 국회는 진보 대 보수 진영이 190대110으로 갈렸다. 여권의 사상 유례없는 압승이다. 여당이 이길 거로는 예상됐다. 관심은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나 이길까였다. 선거 전 터져나온 ‘진보 진영 180석’ 발언이 터무니없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정작 현실은 이보다도 10석이나 더 많게 나왔다. 여당이 과반은 할 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겨도 너무 많이 이겼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궤멸 수준의 참패를 했다. 한순간에 전국 정당에서 사실상 영남 지역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 야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원인을 꼽자면 수십 가지도 댈수 있다. 확실한 건 이번엔 중도층이 외면했다. “민주당이 싫지만 그렇다고 통합당을 찍을 수는 없다”는 반응으로 요약된다. 박근혜 정부의 잔여 세력이 반성 없이 여전히 주도권을 잡는 데 대한 반발일 수도 있고 ‘막천’(막장공천)의 후유증이거나 아니면 일부 후보자의 세월호 막말도 패배의 원인이다. 돈 앞에 장사 없다고 국민 모두에게 나눠 준다는 긴급재난지원금에 혹해 여당을 택했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민심은 제1야당에 확실하게 등을 돌렸다. 사실상 양당 체제로 치러진 선거는 ‘제로섬’의 결과가 나온다. 이번엔 야당에 대한 불신에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려면 정권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얹히면서 민주당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다. 야당 복(福)이 워낙 좋아서였는지 아니면 숨겨 둔 진정한 실력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여당은 이제 개헌만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됐다. 막강한 권력만큼 책임도 더 커졌다. 더구나 이제는 더이상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핑곗거리도 통하지 않게 됐다. 국정운영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된 여권은 이제 오롯이 실력으로만 평가받게 됐다. ‘슈퍼민주당’이 당장 넘어야 할 파도는 눈앞에 닥친 실업대란이다. 심각했던 일자리 문제는 작년 말부터 다소 호전기미를 보였다. 취업자 수는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석 달간은 매달 50만명 안팎이 증가했다. 평상시 30만명 안팎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면 회복세로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고용불안은 다시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다. 미국만 해도 지난 4주 동안 220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는 등 최악의 실업대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발 고용쇼크가 쓰나미처럼 밀어닥치고 있다. 3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9만 5000명이나 급감했다. 1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뚜렷한 이유 없이 그냥 쉰다는 사람도 237만명이나 된다. 역대 최대치다. 더 큰 문제는 실업대란이 이제 시작이라는 데 있다. 지금까지는 항공, 호텔, 여행업, 숙박·음식점업 등 주로 내수나 서비스업 쪽에서 고용한파가 몰아쳤다면 2분기부터는 수출, 제조업으로 실업이 옮겨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용대란의 조짐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급여반납, 전 직원 유·무급 휴직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다. 2분기 이후 상황이 더 나빠지면 ‘임금삭감’을 넘어 결국엔 생존을 위해 ‘인력감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라 여권은 선거 압승을 자축하고 있을 만큼 한가롭지 못하다. 기간산업은 이미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실업대란을 막으려면 기업부터 살려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도 생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기업이 무너지고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여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기업의 대량해고를 막을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인 만큼 경제정책의 탄력적인 전환도 요구된다. 여당이 압승했지만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명백한 실패로 확인됐다. 야당이 더 못했고 더 미덥지 못해서 여권의 ‘경제실정(失政)’에 대한 심판이 보류됐을 뿐이다. 여권이 이제 힘을 얻었다고 기업의 경쟁력을 옥죄는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라고 평가할 만큼 엄혹한 시기다. 위기부터 넘겨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을 독려하고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기업도 그래야 투자를 하고 일자리도 생긴다. 경제주체인 개인에게 일자리는 시작이고 끝이다. 가장이 일자리를 잃으면 가정은 무너지고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긴다. 외환위기 때 이미 질릴 만큼 체감했다. 시련의 시간이 다시 다가오고 있다. ‘선거신공’을 보여준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숨겨 둔 실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sskim@seoul.co.kr
  • [인터뷰] 김재원 예결위원장 “與, 핑계 말고 文대통령·정부 설득 먼저”

    [인터뷰] 김재원 예결위원장 “與, 핑계 말고 文대통령·정부 설득 먼저”

    국회, 긴급재난지원금 심사 지연“70% 지급 정부안에 민주당이 반대”“與, 정세균·홍남기도 설득 못해”“100% 지원으로 바꾸려면 수정안 내야”국회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를 총괄하는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21일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설득하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추경 심사와 재난지원금 지급을 지연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소속인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정부가 이미 우리 재정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 합리적으로 소득 하위 70%에게 지원금을 주는 예산안을 짜 왔다”며 “그런데 민주당이 ‘빚잔치’를 하자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전 국민 100% 지급을 하고 싶다면 문 대통령을 설득해 정부가 수정예산안을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애꿎은 홍 부총리만 공격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정부도 전 국민에게 100만원을 줘야 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는데, 여당이 자신들의 총선 약속을 지키겠다고 빚을 내자고 우기는 것은 비이성적인 발상”이라고 했다. 또 “정 총리가 어제(20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지원대상 간 형평성, 한정된 재원 등을 고려해 일부 고소득층을 지급대상에서 불가피하게 제외했다’고 설명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소득 상위 30%는 아직 여력이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채를 발행해 빚잔치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달 말로 모든 상황이 종료된다면 좋겠지만, 더한 경제 충격의 쓰나미가 올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급하다고 있는 돈을 다 썼는데 갑자기 겨울이 오면 어찌할 텐가. 산업 전체 다 무너지면 버틸 수 있는 곳은 정부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일부에서 기존 가구당 100만원의 금액을 낮춰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데는 “가난한 사람의 돈을 뺏어 부자에게 갖다주자는 좌파 정당은 처음 본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총선 기간 ‘전 국민 50만원 지원’을 주장한 데 대해선 “통합당 당론이 아닌 황교안 캠프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전제 조건도 지금의 추경안과 전혀 다른 예산재구성”이라고 일축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돌고래’의 죽음…인간이 만든 잔혹한 결말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돌고래’의 죽음…인간이 만든 잔혹한 결말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돌고래’로 불리던 동물이 인간의 무관심 속에 결국 쓸쓸한 마지막을 맞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지바현 조시시에 위치한 아쿠아리움은 2011년 3월 쓰나미 피해를 입은 뒤 관광객이 줄자 결국 2년 전인 2018년 1월 폐관을 결정했다. 이후 이 시설에 살던 동물들은 한순간에 부모 잃은 고아 신세가 됐고, 이후 몇 개월간 아쿠아리움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폐관 당시 남은 먹이를 주거나 개인적으로 먹이를 사서 동물들을 보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펭귄 46마리와 파충류, 물고기 수 백마리와 더불어 아쿠아리움에 버려졌던 동물 중 하나가 바로 돌고래 ‘허니’였다. 암컷 병코돌고래인 허니는 다른 동물들이 모두 죽거나 다른 곳으로 이송된 뒤, 작은 풀장에 홀로 남아 헤엄치며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냈고, 이 모습이 공개된 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돌고래’라는 씁쓸한 별칭이 생겼다. 이 돌고래는 먹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누구도 관리해주지 않아 심하게 더러워진 물 안에서 몇 년을 살아야 했다. 일본 안팎의 동물보호단체가 허니를 포함해 여러 동물을 구조하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아쿠아리움의 운영자가 다른 아쿠아리움과 동물 이전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일방적으로 협상을 종료했고, 이후 아쿠아리움이 위치한 지방정부와도 연락을 끊어버렸다. 현지 법률상 공무원도 무단으로 아쿠아리움에 진입할 수 없었고 이 탓에 동물들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는 악재가 이어졌다. 최근에서야 문제의 버려진 아쿠아리움과 내부에 버려진 돌고래 등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달 29일, 허니는 숨이 끊어진 채 발견됐다. 자선단체 측에 따르면 허니는 돌고래 학살로 유명한 일본의 항구도시 타이지에서 포획돼 문제의 아쿠아리움으로 옮겨졌다. 인간의 욕심 탓에 강제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이 돌고래는 숨 쉬는 동안과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외롭고 씁쓸한 현실을 살아야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코로나19 직격탄... 비행기 팔고 직원 급여 전액 삭감에

    코로나19의 쓰나미로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비행기를 팔기로 했다. 디즈니월드도 직원 10만여명의 급여를 전액 삭감키로 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CNBC는 19일(현지시간) 미 유나이티드 항공이 항공기 22대를 매각하고 이를 다시 리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각 후 리스 계약’은 현금을 확보하고 대차대조표에 신축성을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항공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매각하기로 한 항공기에는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으로부터 인도받기로 한 737-9 맥스 기종 16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잇따라 운행감축 조치를 취해왔으며, 오스카 므노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올해 5월 한 달간에는 지난해 5월의 하루 기준보다 적은 승객이 탑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5월까지 운항을 90%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어린이들의 꿈’인 디즈니월드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디즈니월드는 코로나 19로 인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미국은 물론 유럽에 있는 테마파크와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 10만여명의 급여 지급을 4월 넷째 주부터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전체 직원의 절반인 10만여명이 실직 상태가 된 것이다. 지급 중단되는 급여의 총액은 한 달간 약 5억 달러(약 608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날 디즈니는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 직원들에게 ‘미 연방정부가 약 2조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경제지원책으로 제공하는 600달러(1주당) 지원금을 신청하라’고 권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일본 미야기 앞바다서 규모 6.1 강진…지진해일 우려는 없어

    일본 미야기 앞바다서 규모 6.1 강진…지진해일 우려는 없어

    일본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20일 오전 5시 39분 리히터 규모 6.1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했다. 다행히 지진 해일(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일본 기상청은 판단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진원 바로 위에 있는 지표면인 진앙(진원지)은 북위 38.9도, 동경 142.1도이며 진원의 깊이는 약 50㎞다. 이번 지진으로 이와테현 해안과 미야기현 중부 및 북부 해안에서 진도4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4는 대부분의 사람이 놀라고 전등을 비롯해 매달려 있는 물건이 크게 흔들리며 안정감이 부족한 상태로 놓인 물체가 넘어지기도 하는 수준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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