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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생존의 규칙/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생존의 규칙/우득정 논설위원

    “외환위기가 남긴 유일한 유산은 구조조정이다.”대기업 담당 은행지점장이 전하는 소회다. 잘 나가는 한 기업은 지난 연말 7000억원을 풀어 돈잔치를 했다. 고위 임원급은 연봉 10여억원 외에 5억원 정도를 ‘보로금’으로 받았다고 한다. 외환위기 직전 1억 5000만∼2억원 내외였던 은행장의 연봉은 7억∼8억원으로 뛰었다. 국장급 퇴임 관료는 민간부문으로 무사히 낙하산 안착한 뒤 생활비로 쓰고도 1년에 1억∼1억 5000만원을 저축할 정도로 우리 사회도 ‘선진화’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빚더미에 시달리던 가장이 모친, 세 자녀와 동반자살하고, 단무지와 메추리알이 담긴 부실 도시락이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민사 독촉사건과 개인파산 신청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전기료와 수도요금을 내지 못하는 가정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늘었다. 이혼은 최근 3년 사이에 40%나 급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1년새 극빈층이 5만명이나 늘었다는 통계도 나왔다.2년새 연간소득 5억원 이상이 2배나 늘었다는 통계와는 대조적이다. 아랫목은 쩔쩔 끓는 반면 윗목은 냉기만 감돌고 있다. 다시 은행지점장의 소회로 돌아가자.“몰아내고 줄이고 깎고…. 그리고 살아남은 소수가 흥청거리는 것이 한국판 구조조정이다.”명분은 선진형 경영기법 도입이지만 죽은 다수의 몫을 소수가 독식하는 방식이다. 외환위기 이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등 부문마다 양극화가 확대된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혹자는 ‘좌파’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분배’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는다. 시장경제나 자본주의 질서라는 거창한 구호에 앞서 지금처럼 소수가 전부를 차지하는 게임 룰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게임 룰이라는 것도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승복하는 ‘관습법’도 아니다. 외환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쓰나미가 몰아닥치면서 ‘신자유주의’란 이름표를 달고 상륙한 외래어종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죽음으로 항거한 어느 비정규직 노동자가 유서에 남긴 말처럼 ‘억울하고’ ‘나를 죽인 자를 죽이고 싶을 따름’이다. 우리 사회는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비명을 지르는 소수의 부유층과 내일이 불안해 씀씀이를 줄이며 보험과 저축, 부동산에 차곡차곡 쌓으려는 중상위층, 미래를 접고 하루하루에만 매달리는 중하위층, 생존의 한계 상황에 내몰린 저소득층과 극빈층으로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다. 가진 자는 가진 자대로, 없는 자는 없는 자대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보니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시중에는 기름기 도는 음식(부동자금)이 넘쳐난다지만 대다수 서민들의 주머니는 한겨울 날씨만큼이나 썰렁할 따름이다.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소수만 독식하는 이러한 게임 룰로는 ‘선진한국’을 노래할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복지예산에도 눈을 흘기는 가진 자의 시샘으로는 결코 선진국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 못 가진 자의 증오를 탓하기에 앞서 가진 자들이 주머니 속에 굳게 움켜쥔 손부터 부끄러워해야 한다. 못 가진 자가 먼저 손을 내밀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해 경영 악화로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가 15만여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24.7%에 이른다. 능력이 모자라 퇴출됐거나 사업체가 망하는 바람에 밀려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살아남은 자가 이들보다 월등하다고 주장한다면 오산이다. 대다수는 서남아시아 쓰나미 피해자들처럼 그때 그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치명상을 입었을 뿐이다.‘동반성장’의 길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가진 자들의 마음에 달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18일 쓰나미 난민돕기 음악회

    서울 서초구는 18일 오후 7∼9시 본청 옆 문화예술회관에서 지진·해일로 참사를 당한 남아시아 난민들을 돕는 자선음악회를 연다. 이번 음악회에는 코요테, 거북이, 유리상자, 유열, 신효범 등 국내 정상급 가수들이 출연하고 팬사인회도 갖는다. 진행도 유명 방송인 원종배씨와 탤런트 양미경씨가 맡는다. 관내 우면동성당 어린이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평화로운 지구촌을 노래할 예정이다. 음악회 입장료는 2만원이며 별도로 성금도 받고 ‘범시민 의류 모으기’도 함께 펼친다. 의류는 여름철에 입는 것이면 된다.(02)570-6355.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2차 쓰나미의료지원단 급파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가 정부기관과 공동으로 ‘해외재난 한국 민·관합동 의료지원단(단장 변영우·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을 구성, 최근 인도네시아 반다아체로 급파했다. 이번 의료지원단에는 의·병협의 2차 긴급의료지원단을 비롯, 복지부, 국립의료원, 국립경찰병원과 한양대의료원 등이 참여했으며,9박10일 일정으로 현지에서 활동한 뒤 오는 22일 귀국 예정이다.
  • [황장석기자의 아시아 창] 아체 이재민과 이슬람 ‘할랄’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 인도네시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종교위원회가 지난 12일 매우 이례적인 발표를 했다. 아미단 종교위원장은 이날 “쓰나미(지진해일) 피해를 입은 아체주(州) 이슬람교도들은 외국 구호단체들이 나눠주는 음식을 먹어도 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존경받는 성직자인 그가 굶주림과 싸우는 아체주민들을 상대로 이런 한가한(?) 발표를 한 것은 바로 ‘할랄(Halal)’ 때문이었다. 아랍어로 할랄은 ‘합법적(lawful)’이란 뜻이다. 다시 말해 이슬람에서 ‘합법적으로 먹어도 된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생선과 우유, 야채, 과일, 곡식 등은 그 자체가 할랄인 반면 닭고기와 양고기, 쇠고기 등 육류는 이슬람에서 정한 의식에 따라 도축해야만 할랄로 인정된다. 다만 돼지고기는 어떤 경우에도 금지한다. 문제는 이번 쓰나미 피해지역 가운데 최악의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아체주 이재민들에게 지급되는 구호 물품에 포함된 육류의 경우 할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 더구나 아체주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슬람 교리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인도네시아는 정치와 종교가 통합된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달리 정·교 분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아체는 정·교 일치의 이슬람왕국을 추구해온 지역이다.1947년 인도네시아에 편입된 뒤 독립투쟁을 벌여온 아체는 15세기 무렵 그같은 이슬람제국을 건설한 역사도 있다. 이 때문에 “구호 물품은 일정 기간 할랄로 볼 수 있다.”는 종교위원회의 발표는 피치 못할 여건에서 구호 식량을 먹을 수밖에 없는 아체 주민을 위해 융통성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방언론을 통해 종종 과격한 종교로 오도돼 온 이슬람은 사실 관용과 융통성을 중시하는 종교이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다섯가지 종교의무 중 하나인 금식(禁食)만 해도, 라마단(이슬람력의 9월로 금식과 절제를 실천하는 기간) 한달 동안 해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음식을 금지하나 임신부, 산모, 노약자 등은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surono@seoul.co.kr
  • ‘골프 황제’ 우즈 뒤늦은 쓰나미 성금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0·미국)가 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지진 해일) 피해자들을 위해 뒤늦게 성금을 내놓았다. AP통신은 14일 타이거 우즈 재단이 10만달러의 성금을 자선단체인 ‘기브투아시아(Give2Asia)’를 통해 ‘쓰나미 고아’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라야프라야누크로 재단 등 2곳에 전달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사무국도 10만달러의 구호 기금을 같은 곳에 기부하기로 했다.‘카레이싱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36·독일)가 지난 5일 1000만달러의 지원금을 쾌척한 것과는 액수에서나 시기상으로도 대조적인 모습. 우즈는 어머니가 쓰나미 피해 지역인 태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해 의문을 불러일으켜 왔고, 지난주에 태국에 살고 있는 가족 친지들 중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그래도 1월은…/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시간은 간단없이 흐른다. 나눌 수 없는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식으로 나눠놓은 것이 연대기적 시간이다. 분절된 시간이 때로는 위로가 된다. 슬픔이 깊을수록 고통스러운 과거와 단절하고 다가올 미래에 희망을 걸고 싶기 때문이다. 묵은 해와 새 해의 구분은 새해부터 변신을 결심하고 실천하기에 좋은 심리적, 문화적 계기를 마련해준다. 어제도 어김없이 뜬 태양을 오늘 또다시 바라보면서도 해돋이 의식과 같은 숭엄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1월1일의 태양이 주는 힘이다. 그런 의미에서 1월처럼 마법적인 달도 없을 것이다. 영어권에서 1월(January)은 야누스 신에서 기원한다. 고대 로마의 야누스 신은 불연속적인 시공간을 연결하는 신이었다. 그는 표리부동의 두 얼굴을 상징한 신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 출구와 입구, 내부와 외부 등 상반된 시공간의 공존을 상징한 신이었다. 그의 이름에서 따온 1월은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기대가 공존하는 시간의 문이자, 공간의 달이다. 그래서 1월은 과거의 절망 가운데서도 미래의 희망을 갖도록 해주는 주술적인 달인 셈이다. 2005년을 바라보는 마지막 순간까지 2004년은 예측불허의 잔인함을 드러냈다. 서남 아시아의 쓰나미는 인간의 슬픔과 애도의 능력을 넘어서는 참사였다. 이처럼 참담한 자연 재해나 세계 도처에서 발발하는 전쟁과 같은 잔혹한 인재에서 보다시피, 우리의 삶은 많은 부분 자연의 자비와 타자의 선의에 볼모로 잡혀 있다. 자연의 횡포를 예측하고 인간의 변덕을 통제함으로써 삶의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려는 것이 인간의 오래된 욕망이었다. 옛사람들은 정초가 되면 토정비결도 보고, 한 해의 신수도 점쳤다. 해와 달, 물과 돌에게 소박한 소망을 기원하기도 했다. 별의 운행을 통해 지상의 삶을 가늠하기도 했다. 계몽담론에 의하면 그와 같은 행위는 비과학적인 미신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미래를 겸손하게 예측하고 싶어했던 옛사람들 나름의 과학이었다. 우리는 과거의 과학을 미신으로 간주하면서 현대의 과학문명으로 세계의 변화를 예측하고 선도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과학문명은 엄청난 변화를 선도하는 만큼이나 엄청난 위험을 동반한다. 게다가 문명화의 척도를 고통받는 모든 존재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으로 간주한다면, 우리가 옛사람들보다 과연 얼마나 문명화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늘날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는 사회적 약자와 삶의 터전이 보내는 아픔에 둔감해지고 있다. 고통받는 존재들의 아픔을 고발하는 천막 농성장들이 해를 넘기고 있다.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면서 단식하는 사람들의 천막, 군의문사 규명을 요구하는 천막, 도롱뇽을 보호하기 위한 천막, 비정규직 폐지를 위한 천막,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천막, 서해안 생태계 파괴를 저지하려는 천막 등. 이들의 외침에 국회는 귀막고 눈감는다. 건강은 아픔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아픔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상태이다. 이와 유사하게 사회적인 건강상태는 갈등과 고통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쓰나미의 참사 와중에도 동물들은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동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터전의 변화조짐과 고통파에 예민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고통뿐만 아니라 멧돼지와 도롱뇽과 산호초를 위시하여 지상의 모든 존재들이 보여주는 고통에 예민해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 건강한 사회가 되는 방법일 것이다. 지상의 가난한 자들에게는 슬픔도 힘이다. 비탄에 잠긴 아시아 사람들의 슬픔에 동참할 때, 희망이 가능해질 것이다. 모든 것을 잃은 자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선물은 희망이다.2005년은 절망한 자들이 새처럼 날 수 있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 [인간시대]어린이 돕는 어린이

    “쓰나미에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도와주세요.” 12일 오전 11시 서울 지하철2호선 잠실역 지하광장. 오고 가는 인파와 칼바람 사이로 ‘쓰나미 피해 어린이 돕기 모금행사’에 나선 어린이들의 앳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고사리손에는 ‘우리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과 모금함이 들려 있었다. 김현빈(9)양 등 서울 석촌초교 3학년 6반 재학생 등 어린이 13명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 소년 일화가 계기 돼 현빈이가 쓰나미 피해자돕기 행사를 떠올린 것은 이 달 초. 어머니 박선옥(47·동국대 영문과 교수)씨와 미국 시카고의 한 소년이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 핫초콜릿을 팔아 쓰나미 피해자들에게 성금을 보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은 게 계기가 됐다. 현빈이는 “미국의 내 또래 소년처럼 나도 쓰나미 피해어린이들을 어떻게 해서든 돕고 싶다.”고 말했고, 박씨는 “친구들과 함께 상의해보라.”고 권유했다. 다음날 바로 반 친구들과 상의했다. 해인, 정재, 재웅이 등 11명과 1,2학년 어린이 등 모두 13명이 뜻을 같이했다. 현빈이는 “처음에는 머뭇거렸지만 부모님들이 다 좋은 생각이라고 격려해 줘서 용기를 내 행사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현빈이는 평소에도 어려운 이웃을 보면 가만히 넘어가지 못할 만큼 인정이 많다. 지난해 1학기 반장에 뽑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성적도 줄곧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장래 희망은 고고학자. “삼국유사에 나오는 고조선의 유물을 발굴하고 싶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평소에도 어려운 주변국을 돕는 데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방학 때마다 모금하고 싶어요 모금 행사에는 어머니 5명도 함께 했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모금함을 들고 지하상가를 오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가장 힘든 것은 추운 날씨가 아니었다. 곱지 않게 보는 일부 어른들의 시선에 아이들의 어깨가 더 처졌다.“아이들이 공부만 잘 하면 되지 이런 일을 하냐.”는 핀잔 뿐 아니라 “딴 데 쓰려고 이런 거 아니냐.”는 의심도 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좋은 일 한다. 기특하다.”면서 모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어른들이 늘어났다. 상가 상인들도 김밥 등을 건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재웅이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모금함이 무거워질수록 너무 신났다.”면서 “방학 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봉사 활동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며 밝게 웃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 동안 모금한 금액은 모두 54만 1260원과 미화 1달러. 이 돈은 1313명의 송파구청 직원들이 모은 800만원과 함께 이날 쓰나미 피해 난민 돕기 성금으로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그 영화 어때?]새영화 ‘스노 워커’

    인간은 참 간사하다. 제 잘난 맛에 우쭐대다가 ‘쓰나미’같은 재앙을 겪어야 자연 앞에 겸손해지는 척이라도 한다. 대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요즘 같은 때, 문명에 기댄 현대인의 삶이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를 새삼 일깨워주는 영화가 바로 ‘스노우 워커(Snow Walker)’다. 베테랑 비행사인 찰리(배리 페퍼)는 병든 에스키모 소녀 카날라(아나벨라 피카턱)를 태우고 도시로 가는 중에 비행기 고장으로 북극해 오지에 추락한다. 생면부지의 두사람, 게다가 말도 통하지 않는 이들 앞엔 오직 허허벌판 설원뿐이다. 한번도 도시를 떠나본 적이 없는 찰리는 두려움과 초조함에 미칠 지경이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카날라는 그저 담담하기만 하다. 비상식량인 콜라와 햄으로 연명하는 찰리는 생선을 낚아 날것으로 먹는 카날라가 역겹고, 카날라는 문명의 이기가 없는 곳에서는 마치 갓난 아기처럼 무방비 상태인 찰리가 안타깝다. 점점 혹독해지는 추위와 날로 심해지는 병마에 맞서면서 두사람은 조금씩 서로의 삶의 방식에 익숙해진다. 찰리는 날고기를 먹고, 가죽으로 외투를 만들어입는 에스키모인들의 전통 생활방식에 적응하고, 카날라는 서툰 영어로 의사소통을 시도한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툰드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정신적인 교감은 설원위에 반짝이는 한낮의 태양처럼 맑고 투명하다. 극장문을 나서는 순간 콘크리트 문명에 갇혀 지내는 도시인으로서의 비애가 문득 가슴을 파고들게 만드는 영화다.2월25일 개봉. 전체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금란교회 김홍도목사 “쓰나미 희생자는 예수 안믿은 결과”

    개신교 감리교단의 최대 교회인 서울 금란교회의 김홍도 목사가 최근 “서남아시아 쓰나미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예수를 제대로 믿지 않는 자들”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공식 석상에서 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12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김 목사는 지난 2일 ‘하나님 사랑, 나라 사랑, 영혼 사랑’이라는 제목의 새해 첫 주일 예배에서 “최근 어떤 분이 전화를 해와 서남아시아 지진과 해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8만 5000명이나 사망한 인도네시아 아체라는 곳은 3분의2가 모슬렘이고 반란군에 의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학살당한 곳”이라고 말한 데 이어 “3만∼4만 명이 죽은 인도의 첸나라는 곳은 힌두교도들이 창궐한 곳”이라고 설교했다. 김 목사는 나아가 “태국의 푸껫이라는 곳은 많은 구라파 사람들이 와서 향락하고, 음란하고, 마약하고, 죄 짓는 장소로 쓰인다.”며 “푸껫에 구라파 사람들이 많이 왔다가 죽었는데, 예수 제대로 믿는 사람은 하나도 안 간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로 화제를 돌린 김 목사는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이 나라는 자연히 공산화된다.”며 “그전 같으면 사형선고를 받고 종신형을 받아야 될 빨갱이들이 국회에 다수로 들어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뉴스플러스] “쓰나미 지원금 증액 검토”

    이해찬 국무총리는 11일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 지원과 관련,“우리나라의 위상 등을 감안할 때 5000만달러의 정부 지원금이 과연 적정 규모인지 검토하라.”며 관계 부처에 지원금 증액 검토를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위상과 동남아 지역 수출액 증가와 연계해 볼 때 과연 적정 규모인지 검토해서 적정규모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책정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 [씨줄날줄] 딥 임팩트/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1998년 세계인들은 2편의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넋을 잃었다. 혜성과 지구의 충돌을 다룬 ‘아마겟돈’과 ‘딥 임팩트’다. 그동안 과학적인 가설로만 존재했던 지구종말론은 20세기 말이라는 분위기에 편승해 영화관을 찾은 세계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두 영화는 시나리오 제작과정에 천재 천문학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전문가 등이 대거 참여해 현실감을 높임으로써 미국식 영웅주의와 휴머니즘이라는 도식적인 한계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속 가설이 이번에는 과학적인 검증절차를 거친다고 한다.12일(현지시간) NASA의 혜성탐사선 ‘딥 임팩트’호가 혜성 ‘템펠1’과의 충돌 임무를 띠고 6개월간의 대장정에 오른다는 것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딥 임팩트호에 탑재된 무게 370㎏의 작은 우주선이 ‘템펠1’의 표면에 충돌하면 혜성에서 방출되는 물질을 카메라와 분광기를 이용해 정밀 촬영한다는 프로젝트다. 혜성이나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내려면 영화처럼 충돌이나 폭발을 통해 진로를 바꿔야 한다. 충돌 실험은 진로 변경에 필수적인 혜성과 소행성의 내부구조와 질량분포를 파악하기 위한 절차다. 천문학적인 재앙을 예고하는 종말론의 중심에는 76년마다 지구에 근접하는 핼리혜성이 자리잡고 있었다.1910년 접근 당시 핼리혜성이 늘어뜨린 꼬리부분을 지구가 통과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혜성 꼬리를 감싼 독가스에 질식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어떤 이들은 공포에 질린 나머지 자살했다고 하지만 우려했던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스 밀도가 워낙 엷었을 뿐 아니라 성분도 독가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6500만년 전 멕시코만 부근에 떨어진 지름 10㎞의 소행성으로 인해 공룡이 멸종됐다는 설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고, 노아의 홍수도 지중해 지역에 떨어진 소행성 때문이라는 가설이 제기된 점 등을 감안하면 딥 임팩트호의 충돌 실험은 지구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것 같다. 1.5㎏ 크기의 소행성 충돌이라는 100만분의 1 확률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난 연말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것이 보다 시급하지 않나 싶다. 우리는 지구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훨씬 더 위협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쓰나미 피해국 채무상환 유예”

    |파리 함혜리특파원|국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은 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 피해국들에 대한 채무상환 유예(모라토리엄)에 합의했다고 에르베 게마르 프랑스 재무장관이 9일 밝혔다. 게마르 장관은 이날 라디오 유럽1과의 인터뷰에서 “12일 열리는 파리클럽회의에서 채무상환 유예를 건의할 것”이라며 “지난 며칠간 회원국들과 논의한 결과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올해 채무상환이 유예되면 30억달러의 구호 및 재건 재원이 추가로 마련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클럽의 소식통들은 채무상환 유예가 이의 검토를 요구했던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에 주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영국이 제안한 채무탕감이나 채무재조정 등이 2단계 조치로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이같은 채무유예 혜택이 단기적으로는 피해국들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래에 갚아야 할 부채비용의 증가로 고통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1개 쓰나미 피해국들의 대외 부채는 1320억달러이며 이중 700억달러가 공공기관이 보증해 줬거나 빌린 돈이다. lotus@seoul.co.kr
  • “쓰나미 어린이1명 홍역” 유니세프, 印尼서 확인

    |자카르타 연합|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10일 인도네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에서 생존한 한 어린이가 홍역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존 버드 유니세프 인도네시아 사무소 대변인은 하지만 더 이상의 구체적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유니세프는 이번 지진 및 해일로 큰 피해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홍역 예방주사 접종 캠페인에 지난주에 착수한 상태로 대상 인원 완전 접종까지 3주 정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부시, 제발 자중하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 안팎의 정세를 감안해 ‘호화판’ 취임식 행사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 워싱턴의 은퇴한 변호사인 버나드 라이스의 기고문을 통해 “이라크에서 많은 미국 병사들과 이라크인들이 살해되거나 불구가 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가 4000만달러를 들여 9건의 무도회를 개최하고, 청소년 음악회와 퍼레이드, 폭죽행사, 그밖의 비공식 행사들을 개최하는 것은 꽤 모양새가 사납다.”고 지적했다. 또 “동남아에서 엄청난 불행(쓰나미)이 발생한 지금 그런 낭비는 전적으로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라이스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첫 취임식에 3300만달러를 사용한 뒤 경제가 최고조로 오르기 시작했던 시기에 가진 두 번째 취임식은 오히려 2370만달러 규모로 줄였다고 소개한 뒤 “부시는 2001년 첫 취임식 때도 4000만달러를 지출했다.”면서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4000만달러짜리 취임식을 가질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선거 다음날 취임식을 검소하게 치르고 지지자들에게 기부금을 자선단체와 미군 및 미군 가족에게 줄 것을 촉구했더라면 자선 정신의 중요성에 대한 대통령의 진지함을 보여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렇게 됐다면 부시는 (대선 때 표를 던지지 않은) 국민의 절반, 그리고 각국 국민과의 불화를 수습하는 데 좋은 출발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절절 끓는 온정…뜨거운 성금 물결

    절절 끓는 온정…뜨거운 성금 물결

    “IMF 당시 전국민이 동참했던 ‘금모으기 운동’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전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희망 2005 이웃사랑 캠페인’에 모인 성금이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해 올 목표액인 981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1일 서울시청앞에 설치된 ‘사랑의 체감온도계’는 모금시작 후 38일 만인 지난 7일 103.2도를 가리켰다. 이는 98년 공동모금회가 활동을 시작한 이후 최단시일 만에 목표를 달성한 것을 의미한다. ●뜨거운 성금물결 최단시일 목표달성 서울시 및 전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따르면 7일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총모금액이 전년 같은 기간의 650억원보다 362억원이 늘어난 1012억원을 기록했다. 공동모금회가 성금접수를 시작한 이래 연말 이웃돕기 캠페인으로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지역에서는 전년대비 57% 증가한 84억9300만원이 모였다. 이는 서울시민 1인당 약 826원씩 기부한 것으로 전년의 275원보다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인천 110%, 경기 60%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들도 기부액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충북과 제주는 전년보다 기부액이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윤수경 사무총장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목표액이 달성돼 놀랍다.”면서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민간복지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캠페인이 끝날 때까지 더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고 부탁했다. 한편 지난달 24일까지 모금활동을 벌인 구세군에도 지난해보다 약 5% 증가한 25억여원의 성금이 접수됐다. ●기부문화 확산 기대 혹독한 경기불황 가운데서도 기부액이 작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자 공동모금회 측은 기부문화가 확산돼 가는 것이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공동모금회의 경우 개인기부자의 성금총액이 2003년 38억여원에서 지난해 51억여원으로 32%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금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정부 및 공공기관의 모금액도 지난해 2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학교 및 종교·사회단체는 18%, 기업은 17% 증가에 그쳤다. 서울시 공동모금회 이정윤 기획관리팀장은 “개인기부자의 약진이 점차 두드러진다.”면서 “법인기업 중심으로 모이던 성금이 점점 개인차원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서울시 공동모금회에 매월 정액 기부를 약속한 개인약정 기부자 수가 2003년말 30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말 1300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증가세에도 여전히 전체 모금액에서 법인기업의 성금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2003년 41%에서 지난해 39%로 큰 변화는 없었다. 개인차원의 기부는 24%에 머물렀다. 이 팀장은 “선진국의 경우 개인기부액이 전체의 60∼70%선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동모금회 측은 올해부터 개인약정기부자를 늘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주로 한 해 법인수익금 중 일부를 기부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기업성금도 ‘월급 1% 나누기운동’ 등 개인차원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한편 기탁방법은 쌀·생필품 등을 직접 기부하는 ‘직접기탁’이 64.5%로 가장 많았고 ‘계좌 및 지로입금’이 뒤를 이었다. 한때 인기를 끌던 ARS방식의 성금모금은 1%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ARS나 인터넷 등을 통한 모금은 한때 인기였지만 금세 시들해졌다.”며 “전통적 방식으로 기부하면 봉사를 했다는 뿌듯함도 크고, 기부한 물품의 전달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성금은 이렇게 쓰인다 공동모금회에는 성금모금만 담당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어 사업은 다른 사회복지시설 등에 적절히 예산을 지원해주는 형식으로 배분된다. 전체 성금의 75%가 저소득계층의 생계비지원에 사용돼 시설보호자보다 차상위계층 등을 지원하는 데 집중한다. 조산아가정·노숙자·외국인노동자 등 기획사업도 진행한다. 성금기탁자가 대상자를 직접 지정할 수도 있다. 재난구호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도 사회복지단체 등을 통해 지원한다. 특히 이번 남·동남아시아 쓰나미피해 복구를 위해 총 130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도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지원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익명의 큰손·1000원 개미군단도 동참 앞장 해마다 세밑이면 이름을 밝히지 않고 선행을 베푼 익명기부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곤 한다. 지난해 서울시 모금회에 온정을 베푼 익명기부자들의 사례를 유형별로 알아본다. ●‘티끌모아 태산…일상형’ 서울시 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무인모금함의 기부액이 560만원에서 1430만원으로 급증했다.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지난해보다 1000원권 지폐가 부쩍 늘었다. 구세군 관계자는 “목표액 달성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이 바로 1000원 지폐”라고 설명했다. A상가번영회는 새해 첫날 등산객에게 음식을 팔아 거둔 판매액 170여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했다. 모금에 참가한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웃들과 선행을 베푸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해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의 선행을 알리지 마라…이순신형’ 몇년째 ‘구산동 결핵촌’에 사는 저소득주민들을 위해 쌀 수백부대를 나눠줘 주민들로부터 ‘얼굴없는 천사’로 불리는 B씨는 올해도 쌀 1만 4000㎏을 전달했다. 금액으로는 3150만원에 해당한다.B씨는 회사이름을 가린 차량을 이용,‘회사직원’이라고만 답하는 사람을 통해 집집마다 쌀을 배달해주기까지 했다. 주민들이 여러번 직접 차량의 뒤를 밟아봤지만 끝내 B씨의 신원을 밝히는 데 실패했다고 전한다. 이같은 유형은 구세군 모금활동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부산에서 2000만원,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1300만원이 든 봉투가 연이어 발견돼 선행의 열기를 이어갔다. ●‘명의 도용…장발장 형’ 신원을 밝히면 기부를 하지 않겠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던 D씨는 쌀을 기탁하면서 명의도용(?)까지 했다. 지난해 말 창5동사무소에는 사회담당 공무원이 주문한 것이라며 쌀 4000㎏이 배달됐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수년간 기부사실을 숨겨달라며 쌀을 전달하던 D씨가 벌인 일이라고 짐작은 하지만 현금으로 쌀값을 내는 바람에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이밖에도 E자치구 환경미화원들은 각종 수당을 모아 185만원의 성금을 내는가 하면, 수년째 치매·중풍노인들을 무료진료하면서 매달 30만원씩을 기부하는 한의사 F씨 등 남몰래 이웃돕기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규환 회장은 “이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유지된다.”며 “또다른 익명기탁자들의 선행이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개인 중심·정기적 기부 확산시켜야 기부문화가 정착되려면 무엇보다 정기적인 기부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이상일 교수는 “연말에 집중되는 모금활동은 1회성이기는 하지만 매년 정해진 시기에 열린다는 정기성도 갖고 있다.”며 “개인이 중심이 되는 선진국형 기부문화가 정착될 때까지는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에서 개인소득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방식이 정착되려면 노사 양측의 협력이 필요하다. 외국계 건설회사인 한미파슨스는 매년 연봉협상시 일정액의 ‘사회공헌기금’을 개인이 직접 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제일은행,KT, 삼성SDI 등에서는 직원이 기부한 액수만큼 회사도 기부하는 ‘매칭펀드’방식을 채택해 수억원의 기부액을 조성한다. 태평양은 경영진이 ‘월급 1%모으기 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일반인은 정액을 복지단체에 주기적으로 기부하는 약정방식이 확산돼야 한다. 서울시 모금회측 관계자는 “이같은 분위기에 동참하려는 분위기가 높지만 기부에 참여하는 기업 및 개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기부금의 수혜자가 법인일 때만 기부자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미신고시설이나 저소득층을 직접 지원하려 해도 한계가 따른다. 직접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지정기부금의 세제혜택도 적어 대형 기관에만 기부금이 모이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의회]영등포구의회 韓赤에 성금 전달 쓰나미 이재민 돕기 동참

    [의회]영등포구의회 韓赤에 성금 전달 쓰나미 이재민 돕기 동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제몫을 해야죠.” 서울시 영등포구의회가 지진해일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 동남아시아 이재민 돕기에 나섰다. 구의회 의장단은 7일 대한적십자사를 방문, 적십자사 한완상 총재에게 183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구의회는 지난 3일 긴급 의장단을 소집해 21명의 구의원들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였다. 조길형 의장은 “우리나라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국제사회의 고통을 분담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며 “경기침체로 사정이 어렵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구민들도 고통을 함께 나누는 데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의회는 지난해 여름에도 태풍 메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남 영암군에 위문금을 전달하는 등 국내외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성금을 전달해 왔다. 한편 조 의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의정활동의 포커스를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 이웃에 맞추겠다.”며 “아울러 고속열차 영등포역 정차, 목동 소각장 공동사용 등 주요 쟁점들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1만명의 구민의 입과 귀가 되어 의견을 수렴하고, 집행부에 대해서도 적절한 견제와 협조로 정책 대안을 제시해 주민에게 신뢰받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청와대 인사라인 일괄 사의] 靑참모진 전면 물갈이 하나

    ‘이기준 파문’의 여파로 빚어진 김우식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의 일괄사의가 청와대 참모진의 대대적인 개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오찬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생각하겠다.”는 반응만 보였다. 김 비서실장은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와 40년 동안의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고, 이 전 부총리 아들의 연세대 화학공학과 특례입학 등의 과정에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다는 점이 노 대통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김 비서실장은 노 대통령이 갖고 있는 보수진영과의 드문 대화채널이라는 점이 관건이다. 김 실장이 경질된다면 노 대통령이 올들어 역점을 둬온 국민통합과 같은 ‘신(新)데탕트’노선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실인사’ 비판에 대해 “김 비서실장과 이 전 교육부총리는 오랜 관계에 있으나, 김 비서실장은 인사추천위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실무회의만 주재했다.”고 옹호론을 폈다. 이 전 교육부총리 아들의 특례입학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의 학과장으로서 입학사정에 영향을 줄 만한 입장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사의 실무책임자인 정찬용 인사수석은 인사관련 규정과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토로한다. 정 수석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외이사 규정을 정확히 몰랐고, 이 전 교육부총리가 사용한 판공비 가운데 부인이 130여만원을 커피값 등의 사적인 용도로 사용된 점을 몰랐다는 것은 인사수석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기준 인사’의 잘못이 검증과정으로 규정됨에 따라 인사검증을 맡고 있는 박정규 민정수석의 거취 변화도 관심사다. 민정수석실은 이 전 교육부총리가 서울대 총장직을 그만둘 당시에 문제가 됐던 사안들이 부총리 임명시 문제제기가 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올렸으나, 회의에서 묵살됐다고 한다. 김병준 정책실장은 인사추천위 멤버이긴 하나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점에서, 문재인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3일 인사추천위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일단 ‘이기준 쓰나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관측이다. 노 대통령이 이날 인사시스템 개선을 지시한 것은 이번 파문을 참모진의 잘못보다는 시스템 운영 탓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대목이어서 사표 수리의 폭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印尼 정부·반군 교전… 구호 비상

    쓰나미 최대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 아체에서 총격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구호단체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시적인 휴전 상태에 돌입했던 정부군과 반군이 사실상 교전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9일 새벽 아체주 주도(州都) 반다아체 유엔 구호본부 인근 아체경찰청 부청장 집에 반군이 총격을 가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사실 확인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양측간의 휴전 협약이 깨진 징후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어 구호단체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과 유엔은 총격이 구호본부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었고 반군이 외국인을 목표로 삼은 경우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아체 북부 이재민 수용소 부근 세우누둔 마을에서 정부군이 반군과 1시간가량 전투를 벌여 2명을 사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체주의 자치독립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싸워온 반군은 쓰나미 피해를 입은 뒤 곧바로 휴전을 제의, 전투를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군이 구호 활동을 빌미로 반군을 소탕하려 한다.’거나 ‘반군이 정부군을 다시 공격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 등 사실상 교전이 재개된 상황이다. 한편 아체에서는 의약품 등의 구호물품이 턱없이 부족, 전염병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활동중인 인도네시아 의사 호세 리잘은 “호흡기 질환과 설사, 장티푸스, 피부병, 폐렴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쓰나미의료지원단 아체서 활동

    대한의사협회(협회장 김재정)와 대한병원협회(회장 유태전)가 공동 구성한 지진해일 피해 긴급의료지원단(단장 권용진) 제1팀(팀장 김해룡)이 최근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로 파견돼 본격적인 의료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지원단은 인천 길병원 의료진 7명과 독일 의사 노베르트 폴러첸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현지에서 10일 일정으로 구호활동을 편 뒤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구호활동에는 존슨앤존슨 메디컬과 ㈜옥시 등이 5억 7200여만원 상당의 현금 및 의약품을 지원했다. 권용진 의료지원단장은 “현지 상황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2차 지원단을 파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쓰나미는 美음모?

    아시아 남부의 지진해일(쓰나미)과 관련해 미국의 음모설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쓰나미를 둘러싸고 다양한 음모론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미국의 ‘환경무기 실험설’이 지지를 얻으며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음모설은 미군이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공개한 적이 없는 거대한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를 일으키는 환경무기를 은밀히 수마트라섬 인근의 해저에 발사했는데 이 전자기파가 대지진을 일으켰다는 내용이다. BBC는 특히 인도양에 엄청난 피해가 났지만 미군기지가 있는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섬은 아무 피해를 입지 않았고, 미군 당국이 미 지질해양국의 사전경보를 받고 4000여명의 미군과 지원 인력 및 주요 장비를 고지대로 미리 대피시킨 것으로 밝혀지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음모론자들은 디에고 가르시아섬만이 예외가 된 점, 미군이 경보를 받고도 인근을 항해하는 국제선박이나 주변국에 경보를 전달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내세우며 미국을 쓰나미 원인 제공자로 몰아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모론이 퍼지자 미군은 급기야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내어 “디에고 가르시아섬의 특이한 지형이 쓰나미 피해를 예방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집트의 정치 주간지 알 우스부아는 “이스라엘과 미국 핵 과학자들이 참여한 인도의 핵실험이 해일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6일자 최근호에서 주장했다. 알 우스부아는 지진의 진앙이 위치한 인도양에서 핵실험을 중단하라는 지질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 이스라엘과 인도는 인도양에서 핵실험을 계속했으며, 이것이 지진해일의 주 원인이라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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