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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리돔 먹은 특대방어, 요놈 좀 봅서”… 군침 도는 모슬포

    “자리돔 먹은 특대방어, 요놈 좀 봅서”… 군침 도는 모슬포

    자리돔 미끼 써서 낚아 ‘자리 방어’육질 단단·지방 탱글탱글 ‘金방어’올해 방어축제 방문객 수 20만명먹거리 부스 합하면 20억원 매출 지난 13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운진항. 풀 한 포기도 버티지 못할 만큼 바람이 세차게 몰아쳐 ‘못살포’로 불리는 곳이다. 통통배로 5분 남짓 달리면 방어 임시보관소 가두리가 펼쳐진다. 수조가 103개나 되는 이 가두리에 배 한 척이 천천히 붙어 선원들이 갓 잡아 온 대방어들을 연이어 뜰채로 꺼내 가두리로 옮기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족히 10㎏ 나갈 듯한 특대방어들이 옮겨질 때마다 물줄기가 ‘첨벙~’하며 하늘로 치솟았다. 수조를 기웃거리며 호시탐탐 먹잇감을 노리는 갈매기들이 끼룩끼룩 울며 어선 주위를 맴돌았다. 선장과 선원은 눈대중만으로도 특대방어(8㎏ 이상), 대방어(4~8㎏), 중방어(4㎏ 미만), 소방어(2.5㎏ 이하) 등 단번에 등급을 나눴다. “요놈 좀 봅서! 특대방어 중에서도 오늘 제일 실한 놈 갔수다!” 선원 한 명이 어른 팔뚝보다 굵은 방어를 수조 안으로 첨벙 던진다. 이날 A호 선장은 8㎏이 훌쩍 넘는 특대방어만 50마리를 건져 올렸다. 반나절 고생한 대가로 벌어들인 수익은 1250만원. 특대방어는 평소 17만~18만원에 거래되는데 이날은 25만원까지 뛰어올라 낙찰됐다. 김경남(56) 모슬포수협 상무는 “요 며칠은 25마리도 못 잡은 날이 많았는데, 오늘은 아주 괜찮은 날”이라며 “자리돔 미끼만 떨어지지 않았으면 더 올렸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모슬포 방어는 자리돔 미끼를 이용해 낚기 때문에 미끼가 떨어지면 아무리 욕심이 나도 배를 돌릴 수밖에 없다. 모슬포의 방어낚시는 테우(대나무나 통나무로 만든 배)를 띄우던 1960년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60~1970년 마루바리(작은 그물로 자리잡이)를 지나 1980년대 요수바리(부속선 2척 큰 그물로 자리잡이)로 이어진다. 세월이 흘렀지만 옛 방식 그대로 낚는 셈이다. 문대준(58) 모슬포수협 조합장은 “그물망에 걸려 상처가 쉽게 나는 정치망 방어와 달리, 모슬포 방어는 자리돔을 미끼로 쓰기 때문에 ‘자리 방어’라고 부른다”며 “거친 물살을 견뎌낸 ‘힘 좋은’ 방어를 자리 미끼로 낚는 옛 방식을 지금도 그대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정해역, 여(돌)의 이끼를 먹고 자란 자리를 미끼로 쓰기 때문에 모슬포 방어는 육질은 단단하고, 지방은 탱글탱글해 ‘금(金)방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또한 모슬포의 경매는 선상 입찰을 하는 다른 지역과 다르다. 새벽녘 배들이 이미 바다에 나간 사이 오전 10시에 입찰이 진행된다. 전날 시세, 조황, 물때까지 미리 살펴본 12~13명의 입찰자들이 ‘오늘의 방어’를 두고 가격을 부른다. 가장 비싸게 부른 사람이 그날 잡아 온 40여 척에 든 방어의 주인이 된다. 문 조합장은 “20년 전만 해도 방어는 고등어보다 흔해 덩칫값도 못 했다”며 “지금은 몸값이 역전됐지만 부시리가 오히려 더 귀했던 시절도 있다”고 전했다. 모슬포 방어는 2001년 지역 청년들과 수협이 방어축제를 민간 차원에서 시작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렸고, 지금은 전국에서 찾아오는 겨울 진미가 됐다. 그러나 축제의 역사에는 아픔도 서려 있다. 2006년 제6회 최남단 방어축제의 낚시 체험 도중, 마라도 남서쪽 해상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해 당시 이영두 서귀포시장, 황대인 대정읍장 등 5명이 숨졌다. 2014년 이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모슬포 해경 옆에 세워졌다. 최남단방어축제위원회는 지금도 이곳에서 제를 올리고 축제의 서막을 연다. 문 조합장은 “축제가 유명해진 건 이분들이 지켜주는 덕분”이라며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방어의 인기는 2015년 방어를 ‘참치처럼’ 부위별로 해체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등살의 담백함, 뱃살의 고소함, 배꼽살의 부드러움, 가마살의 감칠맛, 꼬릿살의 묵직한 풍미까지,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부위가 하나도 없다.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누적 위판금액(위판량)은 816억 6300만원(1만 4379t)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에만 위판장에서 100억원이 넘게 팔려나갔다. 모슬포수협은 지난달 20일부터 나흘간 열린 제25회 방어축제의 방문객 수가 20만 명에 달했던 것으로 잠정 추정했다. 판매된 방어만 2500여 마리로 각종 먹거리 부스까지 합하면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 등단 30년 소강석 목사, ‘영혼을 담은 시 쓰기’ 출간

    등단 30년 소강석 목사, ‘영혼을 담은 시 쓰기’ 출간

    목회자이자 시인인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영혼을 담은 시 쓰기’(샘터)를 펴냈다. 시인으로서 소 목사가 체험한 시 창작론을 담았다. 소 목사는 책에서 시의 소재를 발견하고, 이를 ‘이미지 언어’로 빚어내는 과정에 주목한다. 은유와 상징, 함축, 은닉, 반어, 낯설게 하기 등의 묘사를 통해 영혼을 담는 시어를 창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소 목사는 총 13권의 시집을 낸 한국 문단의 중진이다. 1995년 월간 ‘문예사조’ 등단 이후 기독교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책 출간을 기념해 오는 21일 저녁 새에덴교회에서 북콘서트도 열린다. 소 목사는 “시는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아름다운 언어이고, 성경 또한 시문학의 정수”라며 “폭력과 오염, 거짓과 위선의 언어들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시를 잘 이해하고 알면 알수록 우리의 인생이 더 풍성해지고 성경도 훨씬 더 깊고 넓은 감성의 시야로 볼 수 있게 된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 교육·참여·거버넌스… 러브콜 받는 도봉형 기후 대응 해법[민선8기 이 사업]

    교육·참여·거버넌스… 러브콜 받는 도봉형 기후 대응 해법[민선8기 이 사업]

    ‘도봉구 제로씨’ ‘ESD 인증 학점제’교육 통해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탄소공감 마일리지’ 참여 이끌어에너지 효율 개선 거버넌스 확장국내외서 신뢰도 입증·벤치마킹 기후위기 대응 주체가 행정기관과 전문가만일 수는 없다. 사회구성원 누구나 기후위기의 본질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하는 시대다. 교육·참여·거버넌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서울 도봉구 사례가 기초지자체 기후정책의 새 모델로 부상한 까닭이다. 행정기관이 정책을 만들면 주민이 수동적으로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이 배움을 행동으로 옮기고, 행정이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 전체로 확장하는 구조다. 구는 기후정책의 첫 단추를 ‘기후환경교육’에 끼웠다. 대표 정책은 ‘도봉구 제로씨(Zero-C)’ 양성 프로그램이다. 교육을 이수한 주민은 생활 속 탄소중립 활동을 가족·친구·이웃 10명에게 전달하는 ‘생활 속 촉진자’로 활동한다. 11월 기준 누적 인원은 5982명에 이른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환경교육도시로 2회 연속 지정받았다. 도봉환경교육센터를 중심으로 한 조직·인력·예산·시설 등을 탄탄하게 운영한 점과 ‘도봉형 환경교육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한 지속가능발전교육(ESD)도 강점으로 꼽힌다. 학생들이 기후변화와 생태 다양성과 같은 과제를 해결할 지식과 태도를 갖추도록 돕는 교육으로, 현장 중심으로 진행된다. 도봉구는 또한 서울 자치구 최초로 초·중학교 교재를 자체 개발하고 전문 강사를 양성해 학교에 파견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초등학교 65개교, 중학교 10개교, 학생 1만 6380명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고등교육과의 연계도 강점이다. 지방정부·국제기구·대학이 협력한 ‘ESD 공동인증 학점제’를 전국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외대·서울여대·덕성여대가 참여해 이론·현장·프로젝트를 잇는 고등교육 커리큘럼도 구축했다. 구는 2026년부터 세 대학의 전문성을 융합한 통합형 고등교육 과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ESD는 국제적으로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2024년 한국외대와 진행한 ‘할머니의 레시피’ 프로젝트는 ‘제14회 세계 RCE 총회’와 ‘UN대학 RCE 어워드’에서 우수 프로젝트로 뽑혔다. 도봉구는 이런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배움’을 일상의 실천으로 옮겨 내고 있다. ‘탄소공(Zero)감(減)마일리지’ 같은 정책이 대표적이다. 2023년 4월 전국 최초로 지역화폐와 연계한 기후행동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대중교통 이용, 걷기, 손수건 이용, 다회용 컵 이용 등 실생활과 밀접한 50가지 활동을 한 이들에게 지역화폐 형태의 인센티브를 지급함으로써 주민 참여를 끌어냈다. 현재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도봉구민 1인 4t 줄이기 약속 캠페인’도 범구민 참여문화를 확산에 도움이 됐다. 지난 11월 기준 누적 참여자는 4만 9345명에 달한다. 참가자들은 온오프라인 서약의 형식으로 실천 항목을 점검하고 약속했다. 서울 자치구 최초로 개소한 도봉녹색구매지원센터는 교육과 참여의 중간 지점이다. 약 200종의 녹색제품 전시, 체험, 교육 프로그램과 상담을 통해 주민이 녹색소비를 직접 체험하도‘’록 돕는다. 녹색 소비는 친환경 제품 쓰기와 환경 영향을 줄이려는 소비·생활 방식의 일환이다. 교육과 참여가 축적되면서 도봉구가 추진해온 기후정책은 자연스럽게 거버넌스 단계로 확장하고 있다. 주민·행정기관·단체가 함께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방식이란 뜻이다. 구는 올해 서울시의 ‘기후동행건물 프로젝트 선도지역’으로도 선정됐다. 공공 및 민간 비주거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신고받아 등급(A~E)으로 평가해 효율 개선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구청사(B등급), 도깨비시장 공영주차장(A등급) 등에 등급표를 부착해 건물주와 이용자가 함께 감축에 참여하도록 이끌고 있다. 에너지를 과하게 사용하는 공장에는 별도로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민간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갈채가 잇따르고 있다. 도봉구는 올해까지 포함해 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에서 3년 연속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 부문에서 총 6개 배지(자격)를 모두 취득해 국제적 신뢰도를 입증했다. 다른 지자체들의 도봉구 벤치마킹 열풍이 이어지는 까닭이다. 올해에만 서울의 자치구 5곳에서 환경교육센터와 녹색구매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지난 8월 열린 ‘2025 유네스코 ESD 한마당’에선 현 세대에서 미래세대로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세대이음 기후대응 교육’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기후대응에 대한 글로벌 공감대를 감안하면 이런 사례들이 국제적으로도 공유될 수 있을 것으로 도봉구는 기대했다. 오언석 구청장은 “구의 기후환경 정책들이 국내외에서 인정받으며 모범이 되고 있다. 기후환경 선도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앞으로 주요 정책들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행여 전해지지 못할까… 선비들의 진심 꾹꾹 눌러 담은 낭만 편지[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행여 전해지지 못할까… 선비들의 진심 꾹꾹 눌러 담은 낭만 편지[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느릿하게 걷기 좋은 ‘소나무숲’500년 고목 등 870여 그루 장관서원 정문 죽계천 흐르는 ‘경렴정’퇴계 이황·주세붕 풍류 즐기기도선비 하루 중요 일과였던 편지 쓰기꼬리에 꼬리 물고 안부 인사 이어져사람 걸음과 같은 속도로 전한 마음연애편지 같은 서정적 표현에 눈길소수서원(紹修書院) 소나무 숲을 거닐고 있습니다. 경북 영주시에 있는 소수서원은 소수박물관에서 열리는 ‘안부-간찰에 얹어 보내는 사계절’이라는 전시를 보기 위해 찾았습니다. 간찰은 조선시대 편지를 부르던 말입니다. 옛 선비들은 하루에 따로 시간을 정해둘 만큼 편지 쓰기에 진심이었다지요. 지난봄에 시작한 전시는 어느덧 여름과 가을을 지나 겨울에 다다랐습니다. 수백 년 전 편지가 저를 향한 것은 아닐 테지만, 그들이 주고받은 안부가 한 해 끝의 저에게 온기가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12월의 소나무숲에서 홀린 듯 길에서 벗어나 숲 안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선비의 팔자걸음으로 느릿하게 걷고 있자니 점차 사념이 사라집니다. 코끝은 시린데 정신은 맑습니다. 괜스럽던 조바심을 다잡습니다. 소수서원의 고즈넉한 소나무 숲을 좋아합니다. 옛사람의 ‘안부’ 편지를 핑계 삼았지만 겨울 숲을 오고 싶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서원을 건립하면서 조성한 송림은 500년 가까이 된 고목을 비롯해 870여 그루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 수치를 일일이 재고 헤아릴 수 없지만 푸른 숲이 주는 평안은 12월이라 한층 값집니다. 소나무와 소나무 사이를 거닐다 서원 서쪽 담과 접한 영귀봉에 오릅니다. 거북이가 알을 품은 모양의 낮은 언덕은 그저 숲 가운데 조금 높은 정도지요. 그런데도 담장 너머 서원의 전경이 보입니다. 영귀봉에는 서원 이전에 있던 옛 숙수사의 별대 초석이 소혼대를 가리킵니다. 소혼(消魂)은 글자 그대로 풀면 ‘넋이 나간다’는 의미겠습니다. 옛 중국의 문인 강엄의 ‘별부’에서 인용했는데 이별의 깊은 슬픔을 뜻하는 구절입니다. 소혼대는 유생들의 쉼터로, 서원을 오가던 이들이 이별의 정을 나누기도 한 장소지요. 제게는 한해의 끝과 다음 해의 시작 사이에 존재하는 틈새 인양합니다. 일 년이 쏜살같이 지났습니다. 1월에 띄워 보낸 바람들이 어디쯤 다다랐을까요. 또 얼마만큼 이뤄졌을까, 한 해를 잠시 되돌아봅니다. 서원 정문 앞에서는 경렴정에서 걸음이 멎습니다. 동쪽으로는 죽계천이 흐르고 물 건너 취한대가 매혹하네요. 소수서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한국의 서원 가운데 맏형에 해당하지요. 풍기군수를 지낸 주세붕이 백운동서원을 세웠고, 퇴계 이황이 임금에게 상소를 올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소수서원이라 불립니다. 두 사람 모두 경렴정에서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권돈인 또한 순흥에 귀양 와서 취한대와 죽계천을 보며 세한도를 그렸습니다. 세한도는 절친한 벗이었던 김정희의 그림이 더 잘 알려져 있지요. 그의 세한도에는 권돈인의 발문이 있고요. 두 사람의 유배 시기와 장소는 달라도 오가는 편지에는 세한의 시절을 지나는 동병상련이 있었겠습니다. ●오전 11시는 편지의 시간 소수서원은 강학당과 문성공묘가 중심을 이룹니다. 강학당 뒤편으로 우리나라 성리학의 시조 안향과 서원을 세운 주세붕 등의 영정이 있는 영정각, 유생들의 기숙사 학구재와 지락재 등이 있지요. 제사를 지내는 문성공묘는 강당에 해당하는 강학당 서쪽입니다. 서원을 좀 다녀본 이들은 그 구조에 의아해합니다. 서원은 앞쪽에 배움 공간을, 뒤쪽에 사당을 두고 중심축으로 삼고 좌우로 건물을 두는 게 기본입니다. 소수서원의 배치는 지형에 기대 자유롭습니다. 서원의 틀이 잡히기 전에 들어선 ‘최초’의 또 다른 증거겠습니다. 오늘은 경내를 가로지르는 대신 경렴정 앞에서 서원둘레길을 택합니다. 죽계천 징검다리를 건너고 취한대와 광풍대를 지나는 구간은 15분 남짓합니다. 계절과 무관하게 걷기 좋은 길입니다. 박물관에 가까워지자 ‘안부’의 전시를 알리는 가로등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네요. 소수박물관은 크게 본관과 별관으로 나뉩니다. ‘안부-간찰에 얹어 보내는 사계절’ 전시(2026년 2월 27까지)는 별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 전시물부터 호기심이 입니다. 조선 후기 선비 윤최식이 ‘일용지결’에 기록한 선비의 시간표입니다. 일과 가운데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해야 할 일이 단연 눈길을 끕니다. ‘지인과 친구에게 편지쓰기’입니다. 옛 선비는 편지를 하루의 중요한 일로 여겼던 듯합니다. 그러고 보면 선비의 하루에는 이렇다 할 오락이 없습니다. 부모님께 문안 인사를 드린 후에는 독서나 글을 쓰고 손님을 맞거나 집안일을 돌보는 게 전부입니다. 인터넷도, 넷플릭스나 유튜브도 없던 시절, 어쩌면 편지는 삶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꼿꼿한 선비의 부드러운 몸짓 같기도 합니다. 편지 쓰는 방법을 소개한 서식집이 있었다는 것 역시 흥미롭네요. 유교 중심 사회였으니 상대방이나 목적에 따라 편지의 격식이 중요했겠지요. ‘구소수간’은 중국 북송 시대, 우리에겐 소동파로 유명한 소식이 구양수와 나눈 편지를 모은 책입니다. 세종대왕이 왕자 시절에 수십 번 읽은 책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조선 철종 때 나온 ‘간독정요’는 그 사례를 계절별, 열두 달로 나눠 적절한 표현을 수록했고요. 영주 지역의 편지 모음집으로는 괴헌고택 소장 간첩을 전시합니다. 괴헌고택의 선조 김영이 주고받은 201통의 편지를 12권의 책으로 만들었는데, 그 가운데 계절별로 묶은 책은 춘하추동이 아닌 주역의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 구분한 게 이채롭습니다. ●멀리 사모하는 마음 이길 수 없어 옛 선비의 편지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도 합니다. 김종덕은 이상정에게 천연두로 인해 만날 수 없는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몇 해 전 코로나19 팬데믹을 떠올리게 하는 편지입니다. 다시 이상정은 최홍원에게, 최홍원은 이상정의 아우 이광정에게 안부 편지를 씁니다. 안부는 상대가 편안히 잘 지내는지 혹은 그렇지 아니한지를 묻는 일입니다. 더불어 상대가 무탈하기를, 별일 없이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 평안을 기원하는 축복과 축원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편지에 선물을 더해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광정은 부채 선물을 같이 보내며 ‘제가 잊고 있지 않다는 뜻을 당신께서는 생각해주시겠지요’라고 썼습니다. 이황은 국화 화분을 선물 받고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럽다’ 답장합니다. 저는 옛 선비의 편지가 너무도 서정적이어서 놀랍니다. 요즘으로 치면 연애편지에 나올 법한 고운 문장과 낭만적인 표현들은, 말이 아닌 글이어서 행여 전해지지 못할까 싶은 감정을 꼭꼭 눌러 써나갔다는 걸 알게 합니다. 몇 번이고 곱씹어 내뱉는 조심스러운 고백처럼 말이지요. 당대의 대학자 정구는 조목에게 보낸 봄날의 편지에서 ‘멀리서 사모하는 마음 이길 수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나학천은 어느 해 여름 편지에 ‘우러러 바라보니 그리운 마음 여러분께 치달아 나도 모르게 근심이 쌓인다’라고 적었고요. 문자나 메일이 실시간으로 세상을 연결하는 요즘과 비교하면, 서로를 향한 마음은 사람의 걸음과 같은 속도로 옮겨갔겠습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이 걸리기도 했겠지요. 그래서 옛 편지는 가로와 세로를 구분 짓지 않고 남은 칸을 빼곡하게 채워 써나갔을까요. 글자 하나 허투루 적지 못하였겠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 희로애락이 더디게 가닿았겠습니다. 선비는 명예나 재물 따위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라지요. 그들의 편지를 빌려 유유한 삶을 배웁니다. 그 가운데 당신에게 전하고픈 편지글 하나를 옮겨 적으며, 2025년의 마지막 안부를 전합니다. ‘연말이 멀지 않으니 당신 집의 경사가 시냇물이 바야흐로 이르는 것처럼 무성하기를 바랍니다.’ ●선비세상에서 백남준을 만나다 소수서원 곁에는 선비촌이 있고 또 선비촌은 ‘선비세상’과 이웃합니다. 선비세상은 한옥, 한복, 한식, 한지, 한글, 한음악의 6개 주제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입니다. 선비다례원에서 다도를 즐기거나 한지뜨기 공방에서 한지 만드는 체험 등을 할 수 있습니다. 한지뜨기 공방이 있는 한지촌은 고비가 숨은 볼거리입니다. 고비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편지 등을 꽂아두던 일종의 편지함이자 서류함입니다. 방이나 마루의 벽에 걸어 사용했습니다. 대나무, 오동나무 등을 조각해 만드는데 다채로운 문양의 고비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선비세상 기획 전시를 놓칠 수 없겠습니다. 얼마 전 시작한 ‘백남준의 선비정신–붓에서 전자까지’(2026년 2월 28일까지)는 세계적인 예술가 백남준 작가의 원화, 드로잉, 판화 연작 등 약 40점을 전시합니다. 백남준의 작업은 미디어아트라는 형식을 취하지만 그 바탕에는 한국적인 선비의 사유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 대변하듯 전시실의 첫 작품은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백남준의 사진입니다. 스스로 작품의 뿌리를 선언하는 듯합니다. 맞은편 ‘TV풍경’은 세 개의 직사각형을 붓으로 그린 작품이라 특별합니다. 직사각형은 텔레비전 수상기를 상징하지요. 흰 면에 검은 수묵만으로 색깔 없이 생동하는 그림입니다. 선비세상 입장객은 무료 관람이 가능해 백남준의 작품 감상만으로 입장료가 아깝지 않습니다. ●성혈사 꽃살문에 마음을 기대 서서 소수서원과 선비세상을 돌아보고는 정해진 코스처럼 꼭 다녀와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영주에 있는 또 하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부석사입니다. 굳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최순우 지음, 학고재)를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가 찬양하는 우리나라 목조 건축의 백미입니다. 범종각 계단을 오르며 사선으로 방향을 튼 안양루와 무량수전을 바라보는 순간은 가히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무량수전 앞에 있는 석등을 등지고 해 질 녘 소백산을 바라보는 것 또한 누군가의 버킷리스트일 겁니다. 부석사 말고도 소수서원 인근에는 꼭 들러야 하는 또 하나의 사찰이 있습니다. 성혈사는 부석사나 소수서원의 명성에 가린 영주의 숨은 보석입니다. 정면 3칸, 옆면 1칸의 단층 맞배지붕 건물은 얼핏 보기에는 큰 특징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나한전의 꽃살문이 가까워질수록 그 진가가 빛을 발합니다. 세 짝의 꽃살문은 격자로 무심하게 선을 그은 문살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널판을 통째로 파고 깎아 새긴 연꽃과 동자승, 물고기와 용, 두루미, 모란 등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입니다. 유서 깊어 문화재가 많은 도시 영주가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더 큰 대접을 받지 않았을까요. 성혈사는 부석사와 마찬가지로 의상대사가 세웠다 합니다. 나한전은 부처님의 제자인 나한을 모신 법당이고요. 1553년에 처음 지었고 1634에 다시 지었다 하지요. 다만 꽃살문은 언제 누가 지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때로는 알 수 없어 더 신비로운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아름다움은 시간이 쌓일수록 더 빛나곤 합니다. 햇살이 뉘엿해질 때까지 꽃살문을 오래도록 바라보다 돌아섭니다. ■ 여행수첩 ● 소수서원 -오전 9시~오후 5시(11~2월), 오전 9시~오후 6시(3~5, 9~10월) 오전 9시~오후 7시(6~8월), 연중무휴
  • 여성적 서사의 깊은 울림… ‘오만과 편견’을 깨다

    여성적 서사의 깊은 울림… ‘오만과 편견’을 깨다

    오스틴의 대표작 모은 ‘디 에센셜…’여성 작가는 안 된다는 관념 깨뜨려언니에게 보낸 편지엔 글쓰기 희열그녀가 영감 받은 8명 숨은 女작가‘제인 오스틴의 책장’ 통해 엿보기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이 진리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워낙 굳게 자리 잡고 있는 까닭에 이웃에 이런 남자가 이사 오면 그의 감정이나 생각을 모르더라도 다들 그를 자기네 딸 가운데 하나가 차지해야 할 재산으로 여기게 마련이다.”(‘오만과 편견’ 첫 문장)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게 괴상하게 느껴지던 시절, 그러니까 ‘여성작가’라는 말이 무척이나 생소하고 어색했던 시절 영국에서 소설가로 활동했던 제인 오스틴(1775~1817)은 ‘어둠 속 홀로 반짝이는 빛’이었다. 오는 16일이면 오스틴이 태어난 지 꼭 250년이 된다. 여성이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작가로서 이름을 밝히는 게 당당해진 오늘날을 오스틴이 본다면 어떤 기분을 느낄까. 수많은 ‘여성적 글쓰기’가 가능해진 현재도 오스틴의 문장은 여전한 울림을 준다. 하나도 낡지 않은 채, 고전으로 머무르고 있다. 전체 840쪽짜리 두툼한 책 ‘디 에센셜 제인 오스틴’(민음사)은 오스틴 문학의 정수를 모았다. 오스틴의 대표작이자 그에게 불멸의 명성을 안긴 ‘오만과 편견’을 비롯해 단편 ‘레이디 수전’, 1790~1817년 사이 오스틴이 썼던 편지들이 수록됐다.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남동생이 누나의 조언 때문에 사랑에 빠지지 않는 성공 사례는 없잖아.”(‘레이디 수전’ 부분) ‘레이디 수전’은 매우 흥미로운 단편이다. 오스틴의 소설 가운데 유일하게 도덕적 결함을 지닌 여성 주인공을 앞세웠다. 오스틴의 작품 대부분 ‘나쁜’ 역할은 남자의 몫이었다. 그러나 세상에 나쁜 남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착한 여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작품은 오스틴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작가 사후 54년이 지난 1871년이 돼서야 출간됐다. 다채로운 작가로서 오스틴의 면모는 상당히 뒤늦게 알려진 셈. 주인공 수전은 새로운 남편감을 찾는 동시에 자기의 딸도 부유한 남성에게 결혼시키려는 계략을 꾸민다. 오직 인물의 편지로만 이야기가 이어지는 서간체 형식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소설이다. “언니, 나 런던에서 내 사랑스러운 자식을 받았어!” 오스틴이 언니 커샌드라에게 1813년 1월 29일 금요일에 보낸 편지다. 여기서 ‘사랑스러운 자식’은 그 유명한 ‘오만과 편견’을 의미한다. 이날은 ‘오만과 편견’의 초판본이 나와 작가에게 도착한 날로 오스틴은 이를 무척 기뻐하며 언니에게 편지를 보냈다. 출산의 기쁨에 빗댄 표현에서 오스틴의 애정과 자부심이 물씬 느껴진다. 그러나 당시 오스틴은 이 기쁨과 영광을 ‘제대로’ 누릴 수는 없었다. 19세기 영국에서는 여성이 작품을 출간할 때 정식 이름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토머스 에저턴 출판사에서 나온 오스틴의 첫 책 ‘이성과 감성’(1810)의 작가 이름은 ‘어느 숙녀’(By a Lady)였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오만과 편견’(1813)의 작가명은 ‘이성과 감성의 저자’였다. 글을 쓰는 사람은 안다. 글은 내 자식이자 분신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자기가 쓴 글에 자기 이름을 쓰지 못했던 오스틴의 심경은 어땠을까. 편지만 보면 일단 슬픔은 안중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슬픔을 넘어선 희열이 있었기에. 오스틴은 생전 수많은 편지를 쓰고 또 썼다. 하지만 상당수는 언니 커샌드라가 동생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불에 태워 버렸다고 한다. 지금은 160통 정도가 남아있다. 편지를 보면 오스틴은 아주 재기발랄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의 소설에서도 묻어나듯. 좋은 작가는 좋은 책을 읽는 사람이기도 하다.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제인 오스틴의 책장’은 희귀서 수집가인 저자 리베카 롬니가 추적한 ‘오스틴의 탐독서 목록’이다. 영국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후 최고의 작가’로 칭송받는 오스틴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았다. 앞서거나 혹은 동시대의 수많은 작가의 글을 읽고 거기서 영향을 받았다. 오스틴은 물론 셰익스피어를 비롯해 존 밀턴, 대니얼 디포 등 영문학의 고전을 섭렵했다. 하지만 이 책은 오스틴이 소중히 읽고 영감을 받았던 여성작가들, 지금 우리에겐 낯선 이름을 소개하고 있어 이채롭다. 프랜시스 버니(1752~1840), 앤 래드클리프(1764~1823), 샬럿 레녹스(1729?~ 1804) 해나 모어(1745~1833), 샬럿 스미스(1749~1806), 엘리자베스 인치볼드(1753~1821), 헤스터 린치 스레일 피오치(1741~1821), 마리아 에지워스(1768~1849)까지 총 8명이다. 저자 롬니는 오늘날 거의 잊힌, 이 8명의 ‘숨은 작가’들이 어떻게 오스틴이라는 ‘문학적 아이콘’을 구성하고 있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레녹스의 ‘여자 돈키호테’(1752)라는 작품에 대해 오스틴은 언니에게 쓴 편지에서 “내게는 이 책이 크나큰 즐거움이야. 다시 읽어도 처음 읽었을 때 못지않게 재미있어”라며 상찬했다. 하지만 레녹스와 이 작품은 왜 오늘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것일까. 레녹스가 생전 셰익스피어를 비판했고 이 때문에 영국 기성문단을 장악하고 있던 남성들로부터 미움을 산 게 이유였다고 한다. 문학성이 영광을 보장하지 않는다. 어떤 위대함은 순전히 운과 감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 진도군 ‘북-필-홍’ 삼락 진짜배기 페스티벌 개최

    진도군 ‘북-필-홍’ 삼락 진짜배기 페스티벌 개최

    진도군이 진도의 정체성과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12일 진도읍 철마공원에서 ‘진도삼락 진짜배기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 축제는 진도의 세 가지 즐거움인 북(鼓), 필(筆), 홍(紅)을 주제로 진도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체험형 축제로 기획됐다. ‘삼락’의 의미를 살펴보면, 북은 진도북놀이 등 진도의 가락과 흥을 나타내며, 필은 서화를 비롯한 진도의 예술성을 상징한다. 홍은 진도의 전통주인 홍주가 지닌 역사와 품격을 가리킨다. 축제의 시작은 ‘진도북놀이 팀’과 ‘서울 퍼커션 팀’의 합동 공연이 장식한다. 방문객들을 위한 체험 행사로는 연말 소망을 적는 ‘소원 카드 만들기’와 진도 사투리를 활용해 동화를 함께 완성하는 ‘사투리 동화 이어쓰기(릴레이)’ 등이 진행된다. 특히 지난달 ‘홍주 칵테일 이름짓기’ 공모를 통해 선정된 홍주 칵테일 3종(‘허그도그’, ‘바다길의 포옹’, ‘관매밀화’)이 이날 처음으로 선보여질 예정이다. 김희수 진도군수는 11일 “축제는 진도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방문객들이 진도의 삼락에서 얻은 즐거움을 일상의 ‘삶락’으로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 2025년 제4회 추경예산안 심사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 2025년 제4회 추경예산안 심사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권광택)는 제359회 제2차 정례회 기간 중 10일~11일 이틀에 걸쳐 상임위 회의를 열고 소관 부서인 안전행정실, 저출생극복본부, 지방시대정책국, 복지건강국, 인재개발원 등 5개 실·국의 ‘2025년도 경북도 제4회 추가경정 세입세출예산안’ 및 조례안 4건을 심사했다. 이번 제4회 추가경정 예산안은 행정보건복지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세출예산기준 안전행정실 58억 1662만원 증액, 지방시대정책국 101억 47만원 감액, 복지건강국 61억 6900만원 감액, 저출생극복본부 379억 1447만원 증액, 인재개발원 2900만원 감액 등 274억여 원이 증액 편성되어 의결됐다. 저출생극복본부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에서 도기욱 의원(예천)은 저출생 관련 연구용역의 결과와 피드백을 반영해 보다 체계적인 사업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예산의 이월·반납이 반복되는 비효율적 행정을 지적하며 급히 쓰기보다 효과가 검증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해 예산을 짜임새 있게 편성·집행할 것을 주문했다. 임기진 의원(비례)은 35세 이상 산모 의료비 지원사업과 관련해 본예산 심사에서는 집행 완료로 제출해 놓고, 추경 심사에서는 미집행 예산이 발생한 것으로 다시 제출한 점을 지적하며 이는 개선이 필요한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도 교부액과 시·군 실제 집행액을 구분하지 않은 자료는 예산 심사의 신뢰성을 저해한다며, 앞으로는 집행 현황을 명확히 구분해 투명하게 제시할 것을 강조했다. 안전행정실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에서 윤승오 의원(영천)은 경상북도기록원 건립 사업과 관련해, 디지털 저장기술이 고도화된 시대에 520억원을 들여 별도의 건물을 신축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기록 관리가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된 현실을 고려하면 건립 이후 추가로 발생할 인건비·운영비까지 고려하면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도가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진석 의원(경주)은 스마트계측 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이 감사원 지적으로 전면 중단된 것과 관련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추진될 계획이던 이 사업에 이미 89억 6000만원이 투입됐음에도 타당성 검토와 기준 마련 없이 추진된 것은 명백한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성능 검증 기준조차 없는 장비를 ‘정상 작동’한다고 판단하는 것은 도민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투입 예산의 활용 가능성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진 의원은 관사 임차보증금 및 운영비와 관련해, 사용자부담을 원칙으로 한 행안부 지침과 달리 도 조례는 예산 부담을 허용해 원칙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사는 공과금을 자부담하고 있으나 다른 고위 공무원에게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점도 문제라며, 도민 세금으로 개인 공과금을 지원하는 관행은 특혜라고 비판했다. 이어 관사 운영비 규정을 명확히 정비하고 조례를 조속히 개정해 이러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건강국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에서 백순창 의원(구미)은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이 저출생 극복과 인구소멸 대응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경주·구미·포항 등 일부 지역에만 머무르지 말고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경북 북부권까지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간·휴일 소아진료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은 부모들이 체감하는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핵심 기반이라며, 도가 수요 지역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을 강화해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방시대정책국 예산안 심사에서 배진석 의원(경주)은 유학생 요양보호사 교육훈련 지원사업이 당초 195명 수요조사와 달리 실제 신청이 36명에 그쳐 예산 1억 3700만원을 반납하게 된 것은 수요 파악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요양보호사 부족의 원인이 자격증 보유자 부족이 아니라 취업 기피에 있다며, 단순 지원금 중심의 양성사업은 실효성이 낮고 관리 체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경북만의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순창 의원은 경북형 작은정원(클라인가르텐) 사업이 기초단체의 잇따른 포기로 중단된 것은 광역–기초단체 간 협의 부족과 행정의 사전 검토 미흡 때문이라며 안일한 추진 태도를 지적했다. 또한 청년창업 지원이 39세 이하로 제한돼 40~50대의 참여가 배제되고 있다며, 연령 구분에 갇히지 않은 보다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라이즈(RISE) 사업도 예산만 확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실제 현장에서 실효성이 나타나도록 철저한 점검과 책임 있는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도 행정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경북도 지하안전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경상북도 새마을운동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법령 불부합 자치법규 정비를 위한 2개 경북도 조례의 일부개정에 관한 조례안, 경상북도 다문화가족 영유아 자녀 언어교육 지원 조례안 등 4건의 조례안을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원안 가결했다. 권광택 위원장은 “올해 마지막으로 진행된 추경예산안 심사인 만큼, 도민 안전과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되는 사업들을 면밀히 점검하고 예산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집행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폈다”고 하며 “경북이 직면한 저출생·고령화·지역소멸 등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도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호서대, ‘교양교육’ 강화가 경쟁력 확대

    호서대, ‘교양교육’ 강화가 경쟁력 확대

    ‘핵심역량 강화활동’ 성과 공유교과별 특성으로 교양교육 성과 ‘가시화’ “교양 교육 강화가 교육 경쟁력을 높입니다.” 호서대학교(총장 강일구)는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성장과 학습자 중심 역량 기반 교육 실현을 위한 ‘핵심역량 강화활동 경진대회’ 시상식을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글쓰기와 커뮤니케이션’, ‘영어와 비판적 사고’, ‘AI와 컴퓨팅 사고력’ 등 호서대 필수 교양 교과에서 우수 성과를 거둔 학생 113명을 선정하고 교과별 학습 성과 공유를 위해 마련됐다. 호서대는 교양 교육 전반에 실천형 학습 모델인 ‘핵심역량 강화활동’을 도입해 대학 교육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 활동은 △협업 △선도 △창의 △자원관리 등 네 가지 핵심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교과별 특성에 맞춰 설계된다. 김영우 교양대학장은 “학생들은 AI 알고리즘 구성, 체계적 글쓰기 전략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대학이 추구하는 핵심역량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 [김민정의 일러두기] 인정머리는 좋아해요

    [김민정의 일러두기] 인정머리는 좋아해요

    어느 해인들 12월마다 그런 마음이 안 들었겠냐마는 돌이켜 보니 유독 올해는 하루하루를 더더욱 ‘정신머리’ 없이 살아왔던 듯싶다. 하물며 엄지발가락에 구멍이 난 양말을 꿰맬 때도 바느질에 매듭을 딱 지어야 온전히 신을 수 있고, 코트 앞섶에 달려 있어야 할 단추가 사라졌을 때도 그걸 샅샅이 뒤져 찾거나 애써 여분의 단추를 달기 전까지는 입기에 께름직함이 크게 작용하는 바 지난해 12월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었나 하면 그건 계엄이었고 이와 관련한 중차대한 일들이 아직도 재판 중에 있으니 ‘염통머리’ 없는 ‘꼭두머리’들이여, 그간의 ‘소행머리’를 진실로 다 고하고 이만 좀 꺼져 주면 안 될까. 허구한 날 그랬니 안 그랬니 말 한마디에 속보가 뜨는 뉴스거리에 지친 것도 사실이지만 까도 까도 이어지는 거짓말 놀이에 어처구니가 없는 것도 분명하지만 똥 누고 밑 안 닦았을 때의 엉거주춤한 자세로 1년 넘게 지냈다는 데서 오는 극심한 피로, 모르긴 몰라도 작금의 우리는 여간 신경질 나는 상태가 아니지 않을 것이다. 그래, 연말의 이 기분이라 하면 화일 것이다. 화란 본디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질머리’일 텐데 묘하게도 꾹꾹 참고 있다가 이 단어를 불쑥 끄집어내는 즉시 그 감정이 시뻘건 불덩이로 나를 휘감아 버린다. 순간 나는 시꺼멓게 타 버려서 내가 날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생긴다. 그렇다면 웬만하면 그 화는 내뿜지 않아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문제는 정작 화를 돋우는 사람은 화를 입지 않고 매번 화를 참아 낸 사람이 화를 입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게 현실이라는 거다. 누가 누가 더 막말을 잘하나, 누가 누가 더 고함을 잘 치나, 누가 누가 더 나만 옳은가, 누가 누가 더 저만 잘났나, 마치 누가 누가 더 화를 잘 내는지 오디션 무대라도 되는 듯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장면을 보고 있자니 여야를 막론하고 저들이 우리를 대변한다 할까 싶어 그만 선을 딱 긋고 싶어진다. 정치를 재미로 하는가, 억지웃음이 유머인가, 그러고는 시도 때도 없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는 자기변명과 상대 비하의 글을 따라 읽고 있으니 그 한 가지는 덧붙여 보고 싶다. 최소한 글을 올리기 전에 퇴고는 해 주기를, 출력해서 서너 번 고친다 하면 오탈자나 띄어쓰기는 기본이고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지 거짓된 정보가 섞이지는 않았는지 자체 검수는 될 것 아닌가. 왜 제 쓰는 기분에 질주하고 왜 남 읽는 기분은 방관할까. 요즘 읽고 있는 책이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라 ‘탁! 깨달음의 대화’라는 제목을 두고 삶은 계란 하나를 탁! 하고 머리에 깨서는 까먹는데 옆에 있는 엄마는 조기 네 마리의 살을 바르느라 바쁘다. 일단 머리를 툭 돌려서 따로 놓고 몸통의 살을 발라 조카들 수저 위에 올려 주며 어두일미라고 가르쳐 주는데 머리, 내가 왜 이렇게 ‘머리’ 타령을 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었다. 해답은 질문하는 사람들 모두가 갖고 있기에 스님은 사람들에게 다만 물을 뿐이라 하셨지. 그러니까 머리란 무엇인가. 김민정 시인·난다출판사 대표
  • 노원구, 원어민과 24시간 영어 사용하는 ‘겨울방학 영어캠프’

    노원구, 원어민과 24시간 영어 사용하는 ‘겨울방학 영어캠프’

    서울 노원구가 겨울방학을 맞이해 ‘노원 어린이 원어민 영어 캠프’를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구는 2005년부터 삼육대학교와 협력해 매년 방학 기간 영어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의 우수한 교육환경을 활용해 실제 해외 어학연수에 가까운 몰입형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24시간 영어만 사용하는 ‘EOZ(English Only Zone)’ 운영으로 집중적인 언어 습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캠프는 내년 1월 18일부터 25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삼육대에서 진행된다. 참가 대상은 노원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6학년이다. 모두 160명을 모집해 20명씩 8개 반으로 운영한다. 학생들은 사전 레벨 테스트를 통해 학습 수준에 맞는 반에 배치된다. 수업은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부교사가 한 조를 이뤄 진행한다. 교사들은 학습 지도뿐만 아니라 학습 태도, 생활 적응, 갈등 상황 등을 꼼꼼히 살피며 학생 안전과 보건 관리도 함께 맡는다. 교재 중심의 듣기·읽기·쓰기·말하기·발음 수업뿐 아니라 학습 흥미를 높이는 체험형 활동도 함께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오는 15일 오후 2시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구청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참가비는 1인 99만원이다. 일반 학생은 51만원을 구에서 지원하고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은 전액을 지원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영어캠프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집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글로벌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내년 신춘문예 나도 노크할까

    내년 신춘문예 나도 노크할까

    문학가를 꿈꿨던 사람이라면 연말연시 언론사의 신춘문예 공고와 당선작들을 보면서 슬그머니 작가가 되는 꿈을 꾼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는 이맘때쯤이 되면 각종 모임과 결산으로 글 쓰고 말할 일이 많아진다. 회의에서 내 의견에 힘을 실어줄 한 마디, 나를 돋보이게 해줄 한 줄이 필요하다. 국내 유명 작가들이 흩어진 생각을 명확한 메시지로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을 내놨다. ●“독자들 설레게 하는 글이 눈길” 한국 대표 과학소설(SF) 작가 중 한 명인 김보영의 ‘SF 작가의 사유와 글쓰기’는 상상력이 필요한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글쓰기 지침서다. 그는 이 책에서 글을 쓰면서 직접 체득한 원칙들을 힘 있는 목소리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이 책에 따르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글이란 “글쓴이가 당면한 관심사”와 “당신을 웃고, 울고, 설레게 하는 것”을 다룬 것들이다. 김보영은 “창작은 시험이나 학교 과제처럼 만점이 있는 세계가 아니다”라며 “모든 면에서 완벽한 글을 추구하면 밋밋한 글이 나오기 십상이다”고 지적한다. 명작이라고 부르는 많은 작품이 어떤 부분은 기이할 정도로 모자라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놀랍도록 뛰어난 모습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글쓰기, 자기 생각 보여 주는 것” 그런가 하면, 이공계 출신으로 30대 초반 직장을 때려치우고 20년째 인문 사회 분야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임승수의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는 책을 한번 써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된다. 스스로 ‘글치’였다고 고백한 임승수는 “멀리서는 희극, 가까이서는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글쓰기란 낭만을 한 꺼풀 벗겨냈을 때 드러나는 생계형 작가의 삶과 국내 출판 현장까지 상세히 알려준다. 일기가 아닌 이상, 글을 쓴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생각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내 안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생각은 많지만 글로 표현이 안 된다는 사람에게 그는 “머릿속에 쓸거리가 많은데 글이 안 나오는 게 아니라, 글로 쓸 수 있는 딱 그만큼만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한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우리의 슬픔은 전문적이고 아름다워(리산 지음, 교유서가) “당신의 언어는 아무도 알아듣지 못해 구하러 갈 수 없었습니다//웅얼 웅얼 웅얼 당신은 누구입니까//하나 둘 셋 시간은 흐르고//딩동 딩동 딩동 이 악기는 이렇게 자발적으로 울고 있습니까//이렇게 우는 악기의 이름은 무엇입니까//당신은 거기 있습니까” 8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리산의 시집이 교유서가 시인선 3번으로 출간됐다. 한 사람의 삶을 통과하며 축적된 슬픔이 폐허, 여행, 기억, 유랑의 이미지로 변주된다. 정착하지 못한 마음의 지리학. 몽상적 이미지와 신화적 사유, 냉정한 서정과 능청 그리고 세상과의 불화를 견디는 태도가 이번 시집에는 슬픔이라는 주제로 응축된다. 슬픔은 허약한 감정이 아니다. 슬픔은 숙련된 기술이다. 136쪽, 1만 3000원. 바임(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문학동네) “섬뜩해, 나는 생각한다, 그는 왜 죽은 뒤에 나를 찾아와 말을 걸었던 걸까, 그래 예전처럼, 마치 아무것도 변한 게 없던 것처럼, 아니 그런 걸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마치 그가 내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것만 같아, 나는 생각한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침묵과 리듬의 글쓰기로 202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장편소설. 그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매년 한 권씩 일명 ‘바임 3부작’을 출간키로 약속했는데, 이 책은 그 시리즈의 첫 책이다. 우유부단하고 소극적인 두 어부가 결단력과 단호함을 갖춘 여자를 만나 운명의 종착지로 삶의 배를 몰아간다. 200쪽, 1만 5000원. 희극 지옥(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김지언 옮김, 부북스) “1321년 완성된 ‘희극’은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하느님이 움직이는 해와 다른 별들처럼 순례자의 소망과 의지가 한결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단테는 익숙해도 ‘희극 지옥’이라는 말은 다소 어색하다. 사실 단테가 쓴 3부작 서사시의 제목은 이탈리어어로 ‘코메디아’(Commedia), 즉 희극이었다. ‘신곡’이라는 말은 단테의 작품을 번역한 일본의 작가가 지은 것이라고 한다. 미국 노트르담대에서 이탈리아문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이번에 새로이 번역하면서 단테의 의도를 살려 ‘신곡’ 대신 ‘희극’이라고 옮겼다. ‘지옥’만 보면 칙칙하고 음산하지만, 결코 그것이 끝이 아니다. 유념해야 한다. 단테의 시가 아름답고 행복하게 마무리된다는 사실을. 402쪽, 1만 2000원.
  • 육아치트키 스마트폰…‘이때’ 쓰기 시작하면 우울·비만 위험↑

    육아치트키 스마트폰…‘이때’ 쓰기 시작하면 우울·비만 위험↑

    어린이가 12세 이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우울증과 비만, 수면 부족을 겪을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는 미국소아과학회(AAP) 학술지 ‘소아과학’(Pediatrics)에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연구진은 미국 아동·청소년 1만 500명을 대상으로 한 ‘뇌 인지 발달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을 일찍 사용하기 시작한 어린이일수록 우울증·비만·수면 부족 위험이 더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12세 미만 어린이는 스마트폰을 갖게 된 시점이 빠를수록 비만과 수면 장애 위험이 컸다. 이번 연구에서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을 갖게 된 중위 연령은 11세였다. 또 12세까지 스마트폰이 없던 어린이 가운데, 이후 1년 내 스마트폰을 갖게 된 경우 정신 건강 문제와 수면 장애를 겪을 확률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청소년기는 작은 변화라도 오랜 기간 영향을 주는 민감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논문 주저자인 란 바질레이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의사는 “12세 어린이와 16세 청소년의 차이는 42세와 46세 성인의 차이와는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이지 단일 원인(인과관계)을 입증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브라운대 재클린 네시 교수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그럼에도 부모가 스마트폰을 주는 시점을 판단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3∼4세 어린이의 하루 미디어 이용 시간은 평균 184.4분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1시간 이하’보다 3배 이상 많았다. 3∼9세 어린이 전체의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185.9분이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기는 스마트폰(77.6%)이었으며, 3∼9세 어린이의 75.3%는 유튜브를 이용했고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83분으로 나타났다. 생후 24개월 이전 TV를 처음 본 비율은 57.7%, 같은 시기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비율은 29.9%였다. 보호자들이 스마트폰을 허락하는 이유로는 ‘아이의 기분 전환 및 스트레스 해소’(50.8%), ‘보상’(38.5%), ‘보호자가 다른 일을 할 때 방해받지 않기 위해’(18.3%)가 꼽혔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사용 시기를 늦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정신 건강과 수면 패턴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초등학생인강 밀크티, 국어·수학·영어 8주 완성 코스 ‘윈터스쿨’ 공개

    초등학생인강 밀크티, 국어·수학·영어 8주 완성 코스 ‘윈터스쿨’ 공개

    천재교육 관계사 천재교과서가 만든 초등학습지 1위 밀크T초등(2024 한국갤럽 디지털학습 부문, 브랜드 점유율 1위)이 겨울방학을 앞두고 국영수 8주 완성 집중 학습 코스 ‘윈터스쿨’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윈터스쿨’은 국어·수학·영어 핵심 과목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으며, 초등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5가지 맞춤형 학습 코스를 제공한다. 국어는 어휘, 독해, 글쓰기 실력을 균형 있게 키우는 ‘초등 문해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글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체계적으로 기르고 싶은 초등학생에게 추천한다. 수학은 연산 정확도와 문제 풀이 속도를 높이는 ‘계산력 집중 강화 코스’와 고난도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사고력 집중 강화 코스’로 구성했다. 겨울방학 동안 취약한 영역을 보완하고, 심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수준별 학습이 장점이다. 영어는 파닉스부터 교과서 핵심 단어를 집중 학습하는 ‘보카 마스터 코스’와 영어 원서 40권 읽기를 기반으로 한 ‘리딩 마스터 코스’를 제공해 방학 기간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스마트 학습 밀크티는 AI 진단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취약 단원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학습 코스를 추천하는 개인 맞춤형 시스템도 적용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학습 계획 없이도 겨울방학 동안 집에서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초등학교 1~5학년 밀크T초등 정학습생이라면 누구나 윈터스쿨을 이용할 수 있으며, 예비 초등학생(7세)과 예비 중학생(6학년)을 위한 별도의 입학 준비 코스도 마련했다. 밀크티초등 관계자는 “겨울방학은 학습 공백을 채우고 새 학년을 준비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윈터스쿨이 학생 개개인의 학습 실력과 공부 자신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윈터스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밀크티초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공식 사이트에서 무료체험 신청 시, 한샘 모션 데스크와 교보문고 상품권, 어린이 수학동아·과학동아 전자책 구독권 등 풍성한 선물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참여할 수.
  • 실패하라, 실패하라… 새로운 도전이 두렵지 않도록[이순녀의 이사람]

    실패하라, 실패하라… 새로운 도전이 두렵지 않도록[이순녀의 이사람]

    “실패할 권리를 보장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7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다시 과학기술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를 통해 이전 정부가 삭감한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하며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R&D 과제 성공률이 90%를 넘는다는데 얼마나 황당한 얘기인가”라면서 “실패를 용인해야 제대로 된 R&D가 가능하며, 나라가 흥한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그날 국립중앙과학관 인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캠퍼스에서는 카이스트 실패연구소가 진행하는 ‘실패학회’가 한창이었다. 조성호(51)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가 2023년 실패연구소장을 맡은 뒤 매년 11월에 1~2주 일정으로 열어 온 연례 행사다. 올해에는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해 지난달 5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됐다. 학회가 끝난 뒤인 같은 달 21일 카이스트에서 조 소장을 만나 과학기술을 넘어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실패가 지니는 의미와 가치를 물었다. -이 대통령이 ‘R&D 성공률 90%’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국가 연구과제 평가 시스템에는 성공률이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성공률이 50% 정도에 그치면 다음 예산 확보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 부처와 연구재단 등이 지원 성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보니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혁신적인 연구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공계 최고 두뇌들이 모인 카이스트에 실패연구소라니, 의외의 조합처럼 들린다. “이광형 총장이 2021년 취임하면서 설립한 조직이다. 취임 직후 이 총장은 ‘성공률 80% 이상 과제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했다. 카이스트가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정답지가 없는 영역을 남들보다 먼저 개척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혁신적인 도전의 과정에는 실패와 시행착오가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학생 때부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제도적·문화적 환경을 마련해 도전 정신을 키우자는 것이 실패연구소의 목표다.” -연구소가 지난 3월 펴낸 책 제목은 ‘실패 빼앗는 사회’다. 한국 사회가 유독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뤘다.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선진국을 벤치마킹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빨리 따라잡는 데 맞춰져 왔다. 그 과정에서 실패하면 곧 낙오자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뿌리내렸다. 이런 전략은 성장 단계에서는 유효했지만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도약해야 하는 지금은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제는 남들이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변곡점에 놓인 만큼 실패에 익숙해지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누구나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패에 대한 인식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다.”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실패에 대한 관용과 회복 탄력성을 키워야 한다. 리스크가 있어도 의미 있는 도전이라면 정당하게 평가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노벨상 시즌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10개에 도전해 9개가 실패하더라도 1개가 잘되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식 사고는 ‘가장 유력한 후보를 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면 노벨상을 만들 수 있다’는 발상에 가깝다. 실제 노벨상 수상자들을 보면 누구도 노벨상을 목표로 연구하지 않았다. 각자의 호기심과 문제의식에 따라 미지의 영역을 파고들었고, 그 결과가 인류에 크게 이바지했기 때문에 나중에 상을 받은 것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연구자들이 실패하더라도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토양이 갖춰질 때 자연스럽게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우리 사회는실패하면곧 낙오자 낙인혁신적 도전에실패는 필연 실패에 대한관용·적응력반드시 키워야포기만 안 하면실패는 없어실패를자랑거리로바꾼 ‘실패학회’경험 공유하며긍정 인식 키워사람들과의유기적 관계에독서가 큰 도움실패 없는 삶이최악의 실패 -실패의 정의나 기준부터가 사람마다 다르지 않나. “실패의 기준은 주관적이다. 자영업자라면 ‘패가망신은 해야 실패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실패의 크기가 아니라 그 실패를 겪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다. 개인이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배우는가와 재도전으로 연결하느냐 여부에 따라 실패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목표가 명확하다면 모든 걸 잃고 바닥에 떨어졌어도 다시 일어나서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성공하지 않는 1만 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라고 말한 에디슨처럼 말이다. 마이클 조던도 ‘나는 내 인생에서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성공한 이유’라고 하지 않았나. 어떤 실패를 겪었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는 없다.” -올해로 3년째 소장직을 맡고 있다. 실패연구소가 중점적으로 하는 일은.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실패를 이야기하고 공유하는 장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포토 보이스’다. 학생들이 자신의 실패나 좌절의 순간을 상징하는 사진을 찍고, 왜 그런 사진을 선택했는지 서로 이야기한다. ‘나만 이런 줄 알았다’라는 감정이 ‘우리 모두 그렇구나’로 바뀌면서 실패를 입 밖으로 꺼내는 연습이 된다. 또 하나는 ‘망한 과제 자랑 대회’다. 학생들이 청중 앞에서 자신이 망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공유한다. 실패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자랑거리로 바꾸는 경험을 통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다.” -실패학회는 어떤 행사인가. “매년 11월에 포토 보이스 전시, 망한 과제 자랑 대회, 실패 세미나 등을 묶어 1~2주가량 진행한다. 실패 세미나는 봄가을로 두 차례 여는데 우리 학교 교수들과 외부 연사들을 초청해 다양한 실패 경험담을 나눈다. 올해 실패학회는 ‘인간과 AI’가 주제였다.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AI 실패 아이디어를 공모해 111편이 접수됐다. 이 중 12편을 선정해 행사 기간에 발표회를 열었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실패나 좌절의 경험이 많지 않을 것 같은데. “대부분 실패하지 않고 성공했기에 카이스트에 들어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입학한 뒤에는 정작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헤매는 학생들이 많다. 초중고교 교육이 지나치게 성적과 스펙 중심으로 설계된 탓이 크다. 생활기록부, 비교과, 각종 대회 수상 실적이 대학 입시와 직결되면서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실패하면 낙오한다’는 신호를 반복해서 받는다. 그 결과 ‘고위험·고성과’의 도전보다 의과대학처럼 ‘저위험·안정적 수익’ 경로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 하나는 정신 역량 교육의 붕괴다. 전문 지식·기술 교육은 최상위 수준이지만 ‘나는 왜 사는가’, ‘무엇을 가치로 삼고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하는 인문·철학·글쓰기 교육은 취약하다. 목표와 가치관이 빈약하면 작은 실패에도 ‘내 인생은 끝났다’고 느끼기 쉽고, 불확실성에 대한 내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연구소가 지난해 실시한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Z세대와 Y세대는 새로운 도전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주변의 시선’을 꼽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리더들의 태도가 중요하다. 조직과 사회의 리더가 자신의 실패를 먼저 이야기하고, 실패한 사람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는 문화를 만들어야 아래 세대도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다. 대통령부터 기업 회장, 교수들이 말만 하지 말고 솔선수범에 나서 실패에 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은. “실패 경험이 없는 삶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실패일 수 있다. 실패를 한번도 겪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도전을 피해 왔다는 뜻이다. 실패를 혼자 품고 괴로워하기보다 말과 글로 꺼내고 타인과 공유하는 연습을 했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생각이 정리되고, 비슷한 경험을 한 또래들로부터 위로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기를 권한다. 이공계일수록 인문·사회 서적들을 가까이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단순히 기술만 있다고 해서 회사나 조직이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려면 평소에 여러 분야의 책을 읽어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넓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실패 경험이 많은가. “이런 질문이 제일 싫다(웃음). 남들이 보기에는 순탄하고 성공한 삶일지 모르지만 저라고 왜 실패 경험이 없겠나. 지금도 국가 연구과제 제출하면 10개 중 9개는 떨어진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큰 실패가 닥쳐올지 누가 알겠나. 다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것에 익숙하다. 과정에는 집착하지만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저는 이걸 ‘보이지 않는 훈장’이라고 부른다.” ●조성호 소장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한 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기계공학과 전자전산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뉴로·기계 증강 지능 연구실을 운영 중이다. 2023년부터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한국 사회 실패 탐구 보고서인 ‘실패 빼앗는 사회’를 공저로 펴냈다. 대전 글·사진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내란전담재판부·법왜곡죄 신설’ 與 주도 통과…국힘 “독재 완성”

    ‘내란전담재판부·법왜곡죄 신설’ 與 주도 통과…국힘 “독재 완성”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을 전담하는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판검사가 재판 또는 수사 과정에서 법을 고의로 왜곡하거나 사실관계를 조작한 경우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왜곡죄 신설법(형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범위를 확대한 ‘공수처법 개정안’도 법사위에서 의결됐다. 법사위는 3일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들 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표결이 추진되자 강하게 반대했고, 의결 직전 회의장을 이석했다. 앞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각각 요청에 따라 해당 법안들을 안건조정위원회(안조위)에 넘겼다. 국회법은 이견 조정이 필요한 상임위원회 안건의 심사를 위해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에 따라 안조위를 구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조위는 구성일로부터 최장 90일 동안 활동할 수 있지만, 안조위원 6명 중 4명 이상이 찬성하면 상임위원회로 회부돼 즉시 의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된 안조위에서 범여권 의원들의 주도로 해당 법안들이 안조위를 통과해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 “대상 사건 자체가 불명확해졌다. 내란·외환 반란의 죄와 12·3 비상계엄 전후 발생한 관련 사건이라고 하는데, 어디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법 자체가 위헌이다. 판사를 골라 쓰겠다는 것인데, 나치 특별재판소하고 똑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오늘 새벽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충격이었다. 법원이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러니 국민들이 내란전담재판부를 만들라는 거다. 법원이 법치주의의 최후 보루가 아니라 내란 비호세력이라고 자꾸 혼나는 것이다. 자업자득”이라고 주장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며 “국민이 볼 때 외부 구성원에 의해 판사가 선정됐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재판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재차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위원장이 송석준 의원의 계속된 항의에 대해 퇴장을 명령하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축조심사에 들어가자 단체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에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사건을 전담으로 맡을 재판부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법원 외부의 위원들이 재판부를 선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신설된 법왜곡죄는 판사·검사 또는 수사기관에 종사하는 이가 부당한 목적으로 법을 왜곡하거나 사실관계를 현저하게 잘못 판단해 법을 왜곡 적용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처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형법상 간첩죄 적용 대상은 현행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됐다.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해 국가기밀을 탐지·수집·누설·전달·중개하거나 그 행위를 방조하면 간첩죄로 처벌받는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가 범한 모든 범죄에 대해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도록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국힘 “합법 가장한 입법 독재…위헌법률심판 청구할 것”이날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사법부를 완전히 장악하려 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후 법사위 전체회의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드디어 법왜곡죄 신설과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며 독재의 완성을 선언했다”며 “더 이상 민주당의 헌법 파괴에 들러리를 설 수 없기 때문에 파행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내란전담재판부는 나치 시대의 특별재판부”라며 “외부 인사들이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가 특정 판사들을 고른다고 한다. 내란 관련 사건에 대해 ‘무조건 유죄’ 쓰기 위한 판사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 왜곡죄 신설을 두고는 “앞으로 대한민국 법원은 어려운 사건은 하나도 판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판사와 검사가 수시로 고발되는 시대, 어떤 법원의 재판과 어떤 검찰의 기소가 신뢰받겠나”라고 지적했다. 조배숙 의원은 “총칼에 의한 독재보다 더 무서운 것은 합법을 가장한 입법 독재”라며 “민주당은 내란몰이의 유죄 판결이 어렵게 되자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려고 한다. 자기들 뜻에 맞는 판사들로 내란 유죄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송석준 의원은 “정부여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로 가까이는 이재명 5개 재판을 뒤집을 수 있는 수단으로 쓸 수 있고, 정부에 반발하는 모든 국민과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내란 방조 혐의로 수사할 수 있다”고 했다. 신동욱 의원은 “내란특별재판부와 법왜곡죄 법이 통과되면 민주당이 사법부를 완전히 장악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아직 본회의가 남아있다. 저희는 국민과 함께 이 위험한 법이 발효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4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헌법학자들과 실무 담당 변호사들과 함께 ‘특별재판부 설치 및 법왜곡죄 신설의 위헌성 긴급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 지역 사이버 안전망 구축…경남경찰청·KISA 동남센터 공동 대응

    지역 사이버 안전망 구축…경남경찰청·KISA 동남센터 공동 대응

    2일 경남경찰청은 해킹·랜섬웨어 등 사이버 침해 범죄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국인터넷진흥원 동남정보보호지원센터(KISA 동남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사이버 침해사고·범죄 상황 공유 활성화 ▲경남경찰청 수사관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연구모임 지원 ▲랜섬웨어 신고 인식개선 캠페인 추진 등 지속 가능한 공동 대응에 함께 힘쓰기로 했다. 강필용 KISA 동남센터장은 “동남센터는 정보보호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신속한 사고 대응·선제적 예방조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경남경찰청에 최신 사이버 위협·사고 동향 공유와 역량 강화 교육·기술을 지원하여 지역 사이버 안전망 확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성학 경남경찰청 수사부장은 “경남경찰청은 사이버수사과를 중심으로 랜섬웨어, 해킹 등 사이버 침해 범죄에 적극 대응 중”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사이버범죄 수사·대응 역량을 높여 도민이 안심할 수 있는 사이버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 ‘무관중 공연’ 日 여가수에 “가짜뉴스” 펄쩍 뛴 중국…‘한일령’ 기싸움 어디까지

    ‘무관중 공연’ 日 여가수에 “가짜뉴스” 펄쩍 뛴 중국…‘한일령’ 기싸움 어디까지

    일본과의 교류를 전면 중단하는 중국의 ‘한일령(限日令)’으로 예정된 중국 콘서트를 강제 취소당한 일본 인기 가수가 ‘무관중 콘서트’로 응수하자, 중국 당국이 “가짜뉴스”라며 진화에 나섰다. 일본에서는 전 총리를 비롯해 각계에서 이 가수를 지지하고 나서는 등 ‘한일령’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일파만파 퍼지는 분위기다. 2일 일본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일본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47)는 지난달 29일 중국 상하이 푸파은행 동방 스포츠센터에서 자신의 투어 공연을 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 주최사는 공연 하루 전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하마사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일본과 중국 스태프 등 200여명이 협력해 5일간에 걸쳐 무대를 만들고 준비를 마쳤지만 오전에 갑자기 공연 취소를 통보받았다”며 “믿을 수 없고 말도 안 된다”고 호소해 파장을 일으켰다. 공연 하루 전 ‘불가항력적 이유’ 돌연 취소하마사키는 석연찮은 콘서트 강제 취소에 ‘무관중 콘서트’로 맞대응했다. 하마사키는 30일 자신의 SNS에 댄서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텅 빈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공연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그러면서 “1만 4000석이 비었지만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면서 “내가 가장 잊을 수 없는 공연 중 하나였다. 이 무대를 만든 중국과 일본 스태프, 밴드 세션, 댄서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하마사키의 ‘무관중 콘서트’는 자국 내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일본 연예계에서 그를 격려하는 물결이 일어나는가 하면,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도 자신의 SNS를 통해 “감격했다”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에 중국 당국은 ‘가짜뉴스’라며 이번 사태의 파장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1일 중국 언론들은 “하마사키가 상하이에서 무관중 콘서트를 했다”라는 보도에 대해 “공연 스태프가 리허설 장면을 몰래 촬영해 온라인에 무단 유포한 것”이라며 해당 스태프 명의의 사과문을 내보냈다. 이에 따르면 자신을 하마사키의 상하이 콘서트 스태프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한 남성은 사과문을 통해 “11월 28일 오후 하마사키의 리허설 장면을 촬영해 내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하마사키가 무관중 공연을 하고 있다’라는 허위 정보와 함께 유포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사과문에서 자신의 실명과 SNS 계정까지 공개했다. 남성은 “리허설을 몰래 촬영해 유포해선 안 된다는 규정을 어겼다”면서 “가슴 깊이 후회하며 공개 사과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공연 스태프’ 주장 남성 실명 담긴 사과문까지하마사키의 공연 취소로 인한 일본 내 파장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의 소속사 에이벡스의 마츠우라 카츠토 회장은 전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공연 전날 밤 모든 것이 소리 없이 무너졌다. 마치 영화 속에서 헤매는 것 같았다”면서 공연 강제 취소 당시 느꼈던 두려움과 무력감을 토로했다. 그가 중국에서 수모를 겪은 사건으로 인해 중국 팬들도 동요하는 분위기다. 그의 SNS 게시물에 중국 팬들은 “미안하다. 다음에 꼭 와달라”, “이번 사건으로 당신을 알게 됐다. 멋지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하마사키 아유미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아무로 나미에, 우타다 히카루와 함께 ‘J팝의 여왕’으로 군림했다. 또한 자신만의 헤어스타일과 화장법, 패션을 유행시키며 당시 일본의 10·20대 여성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전성기 시절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누렸으며, 중국과 대만, 홍콩에서 투어 공연을 하고 중국어로 부른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 日사찰 복채함에 ‘저승돈’ 넣은 중국인…“민폐” “나라 망신” 비판

    日사찰 복채함에 ‘저승돈’ 넣은 중국인…“민폐” “나라 망신” 비판

    ‘대만 개입 논란’으로 중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한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 사찰에서 가짜 돈을 몰래 넣는 영상이 뒤늦게 알려지며 비판을 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달 소셜미디어(SNS)에 한 중국인 남성이 일본 도쿄의 사찰 센소지를 찾아 ‘저승 돈’으로 알려진 가짜 지폐(지전)를 복채함에 넣는 영상이 확산했다. 센소지는 도쿄 다이토구 아사쿠사에 있는 절로 도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사찰이다. 도쿄 시내에 있는 사찰이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100엔(약 941원)을 상자에 넣고 대나무 통에 담긴 100개의 대나무 막대를 제비뽑기해 운세를 점친다. 이 막대에 적힌 숫자를 찾아 그 숫자에 해당하는 운세를 보는 방식이다. 이 남성은 ‘68’을 뽑아 ‘키치’라고 적힌 운세를 받았는데, 이는 ‘행운’이라는 의미였다. 이에 이 남성은 “일본의 행운 막대기는 중국인에게 축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우리 중국인들은 우리만의 행운을 가지고 있다”면서 꾸러미에서 지전을 꺼내 복채함에 넣었다. 중국에서 지전은 망자가 저승에서 돈이 부족하지 않고 잘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장례식 등에서 불태우는 가짜 지폐다. 영상을 촬영한 이 남성의 친구는 “악마를 속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을 침략한 일제를 종종 ‘악마’라고 부르곤 한다. 해당 영상의 원본을 찾을 수 없어 이 영상이 언제 촬영됐는지, 또는 언제 게시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러나 영상이 확산하자 중국을 포함한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저승 돈으로 축복을 구하다니, 정말 바보 같다”, “저승에서 행운을 얻으려고 저승 돈을 쓴 거냐”라고 꼬집었다. 저승 돈은 망자를 위해 기원할 때만 쓰기 때문에 살아 있는 자신의 행운을 기원하려고 저승 돈을 쓴 이 남성이 어리석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이 저승 돈을 집안에 두면 재수가 없다는 믿음이 있는데, 하물며 여행할 때 가지고 가거나 행운을 빌 때 저승 돈을 사용하면 오히려 불운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그가 점괘를 뽑고서 복채 대신 가짜 돈을 넣은 것은 엄연히 위법한 행동”이라며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사람들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이 중국인을 나쁜 관광객으로 여기게 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한 뒤 중일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했다. 중국이 일본 여행이나 유학 자제령을 내린 이후 지난 27일 기준 중국 항공사들의 일본행 항공편 904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또 일본 가수의 중국 공연이나 일본 영화 개봉이 취소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 충남도의회, 전국 첫 ‘양산 쓰기 활성화’ 조례 추진

    충남도의회, 전국 첫 ‘양산 쓰기 활성화’ 조례 추진

    ‘양산쓰기 활성화’ 조례 제정 추진“체감온도 낮추는 효과적 폭염 대응” 충남도의회가 여름철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전국 최초로 ‘양산 사용 문화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다. 29일 도의회에 따르면 방한일 의원(예산1·국민의힘)이 대표 발의한 ‘충청남도 양산쓰기 문화 활성화 조례안’이 제362회 정례회 행정문화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이번 조례안은 폭염 대응 수단으로서 ‘양산 쓰기’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도민 참여 확산을 위해 마련됐다. 조례안은 △도지사의 폭염 피해 예방 정책 추진 책무 △양산쓰기 문화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 △홍보·교육·캠페인 등 인식개선 사업 추진 등을 담고 있다. 공공시설 내 양산 비치와 대여 시범 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 도의회는 조례안이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양산 사용 문화 확산을 통해 충남의 여름 문화로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햇빛을 가려주는 양산은 보통 중장년층 여성들이 들고 다니는 소품이었다. 하지만 최근 선크림이나 선글라스만으로는 완전히 차단이 어렵다는 강한 자외선 소식에, 20~30대 젊은 층을 비롯해 남성들의 사용이 늘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양산을 쓰고 외출할 경우 체감온도가 최대 10도까지 낮아질 수 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7월 강력한 폭염 대응을 위해 ‘양산 쓰기’ 캠페인을 추진했다. 양산을 쿨 토시, 선크림 등과 함께 폭염 대응 물품으로 보고 있다. 방 의원은 “이번 조례는 양산 쓰기를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 아닌 공공의 건강 정책으로 격상시킨 상징적인 조례”라고 말했다. 조례안은 오는 15일 제362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최종 심의·의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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