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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19회 ‘스승의 날’ 2題

    *”가르치는 보람이 최고의 행복”. “스승은 어린 제자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단다.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 못지않게 중요한 직업이 바로 교사야” 오는 8월 정년을 앞둔 서울 세검정초등학교 3학년 담임 박래송(朴來松·62·서울 은평구 녹번동) 교사는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다섯 딸과 두 사위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로부터 ‘교육가족상’을 받는박교사가 부인 이팔연(李八然·65)씨와 함께 14일 저녁 외손자 김건희군의11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가족상 수상을 자축하기 위해 가족들을 불러 모았다. 서울 강동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장녀 학숙(學淑·39)씨,서울 상수초등학교교사인 차녀 학현(學現·36)씨와 둘째 사위인 서울 원광초등학교 교사 김동중(金東仲·38)씨,셋째 사위이자 서울 광양고등학교 교사인 박홍섭(朴洪燮·37)씨가 먼저 달려왔다. 곧이어 서울 삼선초등학교 6학년 교사인 넷째딸 지순(志純·30)씨가 도착했고,강원도 원주 부론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막내딸 소영(昭映·28)씨가 마지막으로 왔다.가족 모임에는 학생들을 인솔하고 야영을 떠난 셋째딸학주(學周·32·서울 문창중학교)씨와 육사 출신으로 육군 중위인 막내 외동아들 성하(星夏·25)씨만 빠졌다. 33년 6개월 동안 교직생활을 하고 있는 가장 박교사로부터 교단에 선 지 1년 1개월 된 막내딸까지의 경력을 모두 합하면 이 가족의 총 교직경력은 111년 5개월이나 된다. 7명의 선생님이 모이자 가족 모임은 교무회의를 하는 것같았다. 딸과 사위들은 박교사에게 “학생들을 가르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면서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는 노는 곳으로 여기는 학생들이 많다”고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박교사는 “아무리 교직생활이 힘들어져도 선생님은 제자를 자식보다사랑해야 하고,학부모들에게도 항상 자신있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제자들로부터 ‘호랑이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박교사는 지금까지 길러낸제자들의 연락처를 꼬박꼬박 챙길 정도로 꼼꼼하다.박봉으로 넉넉한 생활은하지 못하지만 제자를 길러내는 보람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박교사는 딸들에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이고 보람있는 교사의 길을 걷기를 요구했고,딸들은 모두 아버지의 뜻을 따랐다. 나이가 지긋한 아버지의 제자들이 찾아올 때 아버지가 가장 부럽다는 막내딸 소영씨는 “퇴직할 때까지 평교사로 남아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시는 아버지의 고집과 제자 사랑을 배우고 싶다”며 대선배인 아버지의 손을 꼭 잡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 *여중 임시교사 김명신씨 '인터넷 글쓰기' 큰 반향. “처음에는 호기심 때문에 글을 썼는데 이젠 글쓰기가 너무 재미있어요” 한 임시교사가 지방의 여중에서 두달간 일하면서 소개한 ‘인터넷신문을 통한 글쓰기’가 학생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최근 전남 영광여중에서 두달간 임시교사로 일한 김명신씨(34)가 도입한 ‘인터넷 글쓰기’ 방식이 학생들에게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89년 광주 조선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10년째 교직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예비교사.지난 3월 이 학교에 채용된 김씨는 2학년국어를 가르치던 중 학생들이 글쓰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을 알고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를 ‘글쓰기 연습장’으로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이 사이트에 올린 학생들의 글이 오마이뉴스의 1면톱을 장식하면서 김씨의‘인터넷 글쓰기 지도’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며칠 만에 2학년의 절반인 200여명이 이 사이트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학생들은 이후 ‘오마이뉴스 영광여중 동아리’를 구성하는 등 높은 열의를 보이고 있다.한 학생은“선생님의 글쓰기 지도는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말했다. 김씨 역시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느낀 점을 사이트에 올렸다.‘아이들과 밥비벼 먹던 날’‘교실연가(戀歌)’‘선생님 왜 저만 갖고 그래요’‘4·19엔이 노래를 함께 부릅시다’ 등 교육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들은 많은 독자를확보했다. 14일로 계약기간이 끝나 학교를 떠난 김씨는 “말썽꾸러기들이 수준급의 글을 써 깜짝 놀랐다”면서 “평면적인 지도보다 재미를 곁들인 방식으로 잠재된 자질을 찾아내는 일이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언론개혁을 말한다](7)제도권 언론 특권의식 버려야

    “기존 제도권 언론은 문턱이 너무 높습니다.입사시험은 마치 고시시험을보는 듯 할 뿐만 아니라 기자들의 귄위주의적인 태도도 큰 문제라고 봅니다. 인터넷 신문의 경우 회사설립도 간편할 뿐더러 일반시민들에게 기자직의 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이같은 파격적인 시스템은 기존 신문사의 높은 장벽을 허물고 나아가 한국언론계의 고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지난 2월 22일 출범한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의 이병한(27) 기자는 이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기자다.석달새 기존 언론사 기자들도 못한 특종을 여러건 터뜨렸다.지난 3월 총선시민연대 홈페이지에 욕설을 올린 장본인을 추적,밝혀내기도 했고 건국대학의 학생회 사찰문건을 입수,단독보도하기도 했다.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다시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현재 한 학기를 남겨놓고 있는 그는 아직 학생 신분의 신참 기자다.그러나 기존 한국언론계의구조적인 병폐에 도전하는 그의 용기는 결코 만만찮다. “인터넷 신문은 종래의 신문의 ‘글쓰기’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고 봅니다.인터넷 신문은 우선 지면제약이 없는데다 형식에 구애없이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합니다.뿐만 아니라 취재대상에 성역이 없는 것도 특징입니다.기존 제도권 언론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요.이런 식으로 취재·보도 관행이 바뀌어 가면 내용에서도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요즘한창 열풍이 불고 있는 벤처기업이 우리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듯 인터넷 신문이 한국언론계에 또하나의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인터넷 신문 열풍은 결코 ‘찻잔속의 태풍’이 아닐 뿐더러 언론개혁의 실천적사례가 될 것이라는 것. “초창기 기존신문들은 인터넷 신문을 새로 생긴 웹사이트 하나쯤으로 여겼습니다.그러다보니 처음엔 취재대상 정도로만 여겼죠.그런데 이젠 오히려 자신들과 경쟁상대가 돼버렸습니다” 그는 “한국 언론계의 부정적 요소들을제거하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언론계의 주변환경을 변화시키면 상당부분 저절로 치유될 것”이라고 말했다.기자사회의 권위주의,1인 사주의 독점적 지배 등은 기자사회의문턱을 낮추고 언론사 설립요건을완화하면 저절로 해결된다는 주장이다.그리고 그 ‘실험’의 성공사례가 바로 오마이뉴스라고 말한다. 정운현기자
  • 5월 5일 어린이날 전국서 행사 다채

    제78회 어린이날인 5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용인 에버랜드 등 전국의유원지는 가족 단위의 나들이 인파로 하루 종일 붐볐다.전국의 주요 고속도로 하행선과 유원지 주변은 행락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과천 서울대공원에는 30여만명의 인파가 몰려 발디딜 틈이 없었다.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과 용인 에버랜드에도 각각 20만여명과 9만여명의 가족단위 나들이 인파가 다녀갔다. 이날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어린이날 기념식과 함께 서울 어린이및 소년상 시상식이 열렸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 부부도 이날 오전 모범 어린이,소년소녀가장,낙도 어린이 등 1,0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본관 앞 잔디밭에서 어린이날 기념 행사를 가졌다.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는 오전 9시부터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라는 이름의 새천년 어린이 날 한마당 행사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시민단체 주관으로 열렸다. 1만여명의 어린이와 가족들은 새천년 어린이 자주 선언,아이들 세상 벽화그리기,희망의 솟대세우기,짚풀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는 DDR 경연대회,가족사랑 가훈 써주기,사랑나누기 엽서쓰기대회,가족노래자랑 등 흥겨운 행사들이 펼쳐졌다.야외음악당에서는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의 연주회도 열렸다. 과천 서울대공원은 우리 꽃 박람회,캐릭터 공연,피에로 공연,돌고래·물개등 동물쇼,아동극 상연,어린이 장기자랑대회,심야 레이저쇼 등을 해 동심을사로잡았다. 서울경찰청 교통순찰대는 청와대 분수대 앞,잠실종합운동장 등에서 교통순찰차에 어린이들을 태워 순찰차 퍼레이드 행사를 가졌다. 전남 함평군에서는 1만여마리의 나비를 한꺼번에 풀어놓는 ‘제2회 나비축제’에 20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전영우기자
  • 팔당호주변 개발 몸살/ “환경보다 개발수익이 우선”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2,000여만명의 식수원인 팔당호 주변의 개발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경기도 양평·가평군 등 팔당호를 끼고있는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은 개발을 억제하는 각종 법 상의 규제와 정부 정책이 시행되는 시점을 교묘하게 피해 허가를 남발하고 있다.이대로 가다가는팔당호로 흘러드는 한강수계 남·북한강 및 경안천 양안(兩岸) 500∼1,000m내의 땅을 매입해 개발이 불가능한 수변구역으로 지정한다는 환경부의 방침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팔당 상수원 보호를 위한 특별대책이발효된 지난해 8월9일 전에 주택·여관·음식점 등 건축허가를 받은 사람들이 땅을 팔려고 하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수변구역 내 토지는 소유주가 정부에 매입을 요청할 경우에만 살 수 있다. 강에서 불과 100여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산48번지 B카페 뒷편 경사면에는 현재 전원주택 38채를 짓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축대를 쌓고 땅을 고르는 등 기초공사는 끝난 상태다.이 곳은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서 가평군 쪽으로 난 강변도로와 맞닿아 있어 북한강이한 눈에 들어 온다. 이 전원주택 단지의 면적은 모두 1만2,000평(3만5,029㎡).양평군은 95년 2월부터 99년 5월까지 1개 구역씩 3차례에 걸쳐 6건의 산림 형질을 변경했다. 모두 한강법이 효력을 발생하기 전,그리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분양을 목적으로 한 형질 변경을 금지하기 전에 이루어졌다.2개 구역은 산림 형질을주택 신축이 가능한 토지로 직접 변경했고,1개 구역은 과거 토사채취장이었다는 점을 내세웠다.토사채취장을 그대로 두면 경관이 좋지 않으므로 집을짓고 조경공사를 하는 방법으로 복구한다는 구실 아래 건축허가를 내준 것이다. 양평군은 이 지역이 산림법 상 준보전임지,국토이용관리법 상 준농림지역,환경정책기본법 상 상수원보호구역이 아닌 특별대책지역이므로 형질 변경에법적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팔당호 수질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한 데도 단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고만 말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양평군에 인접한 가평군도 마찬가지다.가평군은97년 10월부터 99년 10월까지 청평댐 옆 외서면 대성리·삼회리,설악면 가일리·천안리일대의 7건 1만6,323㎡의 산림 형질 변경을 허가했다.이 가운데 사업목적에분양이라고 명시된 곳은 5개의 택지 개발을 신청한 대성리 산 122번지 한 곳뿐이다.나머지 6곳은 거주를 목적으로 형질 변경을 신청했으나,1명이 2개이상의 택지 개발을 신청한 점으로 미루어 분양을 목적으로 한 것임이 뻔하다.분양 목적을 명시한 대성리 산 122번지도 분양을 목적으로 한 택지 개발이 금지되기 바로 전인 99년 10월20일 형질 변경이 허가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같은 사례는 비단 양평·가평군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북한강을 끼고 있는 남양주시와 경안천 유역의 광주군,남한강 유역의 이천·여주시 등도 예외가 아니다.환경부 관계자는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은 개발을 허가하는 이유로 세수(稅收) 증대를 앞세우고 있으나,지방자치단체장의묵인 또는 토지 소유주와 공무원들과의 결탁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말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편법개발·허가 어떻게. 상수원 주변의 지방자치단체와 토지 소유주들은 상수원 보호에 역행한다는비난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카페·러브호텔·주택 등을 짓는다. 준(準)보전임지 또는 준농림지를 건축이 가능한 대지로 직접 형질을 변경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축사·버섯 재배사·토사채취장 등으로 허가를받은 뒤 복구하는 과정에서 건물을 짓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한 필지에 여러 채의 집을 짓기 위해 필지를 분할하고,외지인이 현지 주민의 명의를 차용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경기도에 따르면 98년 1월부터 99년 10월까지 양평군은 83건,가평군은 54건의 러브호텔 신축을 허가했다. ●필지 분할 현행 법 상 동일한 필지에는 건물을 하나만 지을 수 있다.따라서 많은 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필지를 가능한 여럿으로 쪼개 많은 건물을지으려고 한다.한 필지에 주택은 800㎡ 이내,여관·음식점 등은 400㎡ 이내에서 건축이 가능하다.팔당호 주변의 택지 개발 허가가 난 땅들은 대부분 한필지의 면적이 1,000㎡ 안팎이다. 환경부는 필지 분할에 따른 건축을 규제하기 위해 97년 10월1일 이후 분할된 필지에 대해서는 마을회관 등 공공복리시설 또는 지역 주민의 단독주택에대해서만 건축 허가를 내주도록 하고 있다.또 지역 주민이라도 분양을 목적으로 한 택지 개발은 금지하고있다.그러나 현지 주민이 집을 짓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외지인이 현지 주민의 명의를 빌려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하는편법을 낳고 있다. ●토사채취장 복구 지방자치단체는 공공 공사에 필요한 토사를 채취하기 위해 토지 소유주의 양해를 얻어 산을 깎는다.표면적으로는 토지 소유주의 양해를 얻는 것이지만,실제로는 토지 소유주에게 건축을 허가하기 위한 구실을주기 위한 성격이 짙다. ●버섯 재배사 등의 용도 변경 축사나 버섯 재배사로 허가를 받은 뒤 판로확보 등의 어려움을 내세워 문을 닫는다.그러나 얼마 뒤 그대로 방치하는 것보다는 건물을 짓는 것이 낫지 않느냐며 건축 허가를 신청한다.토지 형질이축사·버섯 재배사를 설치할 수 있도록 이미 변경된 곳이기 때문에 허가가쉽게 난다.조선시대 유학자 이항로 선생 생가가 있는 양평군 서종면 수입리·노문리 일대 노문계곡에는 비교적 큰 규모의 문을 닫은 버섯 재배사가 있다.그러나 지난해부터 주변의 산을 깍는 공사자 진행되고 있다.현지 주민에따르면 버섯 재배사를 철거하고 건물을 짓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창고로 둔갑한 축사 환경부에 따르면 하남시의 경우 지금까지 1,766건,306만5,050㎡의 토지 형질을 변경해 축사 허가를 내주었으며,축사는 90% 가량이창고로 개조됐다.하지만 본래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철거된 뒤 축사가 다시 들어서기란 쉽지 않다.서울과 맞닿은 곳이기 때문에 건축등 각종 개발 압력에 시달릴 것이 뻔하다.환경부는 시 전체 면적의 95% 이상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하남시가 개발을 위해 편법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문호영기자. *”보전할 수변구역 한평도 안남을판”. “팔당호로 흘러드는 남·북한강 및 경안천 주변의 목 좋은 곳은 택지 조성이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됩니다” 한강환경감시대 김주희 기동반장은 “이대로 가면 정부가 수변구역 지정을위해 매입할 수 있는 땅이 한 평도남지 않을 것”이라며 좀처럼 수그러들지않는 팔당호 주변의 분별없는 개발을 걱정했다.김 반장은 “먹고 살 만해진뒤 경치 좋은 곳에서 쾌적하게 살려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욕구지만 너무심한 감이 없지 않다”면서 “어느 날 갑자기 산이 통째로 깎여 나간 곳을본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반장은 “특히 러브호텔과 음식점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음식점보다는 여관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러브호텔은 건축비는 많이 들지만 일단 지어 놓으면 음식점에 비해 인건비가 덜 들어 수익성이 높기 때문.손님들이 신분 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신용카드가 아닌 현찰을 내고 에누리를 요구하지도 않아 세원(稅源)도 드러나지 않는다.김 반장은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북한강 변에서 러브호텔을 임대해 운영하던 사람이 몇 년 만에 근처에 러브호텔을 지을 만큼 장사가 잘 된다”고 귀띔했다. 김 반장은 “환경 정책은 잘 해야 본전(현상 유지) 밖에 찾지 못할 뿐 아니라,자칫 주민들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적으로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호영기자. *상수원 보호 왜 겉도나. 법이나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식수원을 보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지방자치단체장,국회의원,지역 주민,현지에 땅을 갖고 있는 외지인 등의 의식이 바뀌기 전에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최근 4·13 총선 전에는 남·북한강 및 경안천 유역 출신 여당 의원들이 한강유역환경관리청에 “표가 떨어지니 단속을 하지 말라”는 전화를 하기도했다.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지난해 P군수는 환경부 장관에게“한강환경감시대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며 대장과 지도단속계장을 교체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하남시는 지난해 지역 언론을 부추겨 한강환경감시대가 없어져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하기도 했다. 토지 소유주들은 상수원 보호를 위해서는 건물이 들어서면 안된다는 사실을인정하면서도,법만 위반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예외규정을 최대한 활용한다.97년 10월1일 이후 분할된 필지에는공공복리시설 또는 지역 주민의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도록 해 외지인들의건축이 불가능해지자 외지인들에게 명의를 빌려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지역주민들은 또 자기 명의로 단독주택을 지을 때 나중에 음식점 등으로 쉽게 개조할 수 있는 구조를 선택한다.현행 식품위생법은 주택을 음식점 등으로 용도를 변경할 때 지방자치단체의 판단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하지만 토박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대부분 허가를 내줄수 밖에 없다. 이해가 부족하기는 규제개혁위원들도 예외가 아니다.규제개혁위는 지역 주민들에 한해 주거목적으로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한 예외 규정이 외지인에대한 차별이라는 점을 들어 규정 철폐를 환경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당호 주변의 건물과 토지 대부분이 외지인 소유이기 때문에 외지인에 의한개발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도,형평성만 고려해 외지인과 지역 주민을동등하게 대우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호영기자
  • 황석영 새장편 ‘오래된 정원’

    황석영은 ‘오래된 정원’(창작과비평사) 상·하권을 다 쓴 뒤 책말미 후기에 “이 작품을 쓰기까지 거의 십오년 동안을 딴짓으로 세월을 보낸 셈”이라고 썼다.작가 황석영의 ‘딴짓’은 문학이 딴짓이라고 시비붙기가 거의 유일하게 난감한 역사의 최전선에 서기였다. 이제 그간의 역사적 의용출병을 딴짓이라고 가볍게 일축하면서 문학의 신전으로 되돌아와 깊게 고개수그리는 작가의 모습이 연상된다.원고지 3,000장안팎의 ‘오래된 정원’은 이같은 돌아옴을 맹세하는 공헌물과 같다.그리고그가 방금 떠나온 역사의 제일선이 이 공헌물의 속을 채운다. ‘오래된 정원’은 1999년 말이나 2000년 초의 엿새간이란 좁은 시간적 울타리에 싸여 있지만 1980년 광주항쟁을 기점으로 장장 20년 세월의 강이 흐르고 있다.남자주인공은 광주항쟁 중간에 광주를 빠져나왔으며 수배도피 도중 북한을 새롭게 의식하려는 찰나 체포되는데 작품의 역사적 색채를 결정해주는 행적이다. 그러나 외적으로는 남녀주인공 모두 이보다 훨씬 굵직굵직한 역사와 사연의물결에 휩싸인다.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남주인공은 광주항쟁 관련자들이 특사로 풀려나는 직후인 82년 여름 체포되고 당시 독재정권에 의해사상적 빨강 색이 의도적으로 강조되는 가운데 무기형을 선고받는다. 작가는남주인공이 자신의 사회주의적 신조를 숨기지 않고 끝까지 견지하는 모습을보여주긴 하지만 그 이상 ‘왼쪽’으로 내딛지 않는다. 대신 황석영은 남녀주인공의 소설적 형상화에 힘을 쏟는다.빨치산 출신을아버지로 두었던 여주인공은 전라도 시골에 미술교사로 와있다가 82년 봄 남주인공을 숨겨주다 사랑하게 되고 3개월간 같이 산다.여자는 풀려나올지 알수 없는 무기형수가 된 남자의 애를 잉태하고 있다.여기까지가 내용으로나분량으로나 소설의 전반부를 이룬다.후반부는 이후 18년간이 이야기된다. 이 기간 한국은 이전보다 민주화되는 한편 세계의 사회주의권은 붕괴일로를걷게 된다.‘오래된 정원’의 주인공들이 누릴 수 있는 역사의 폐활량이 축소되는 상황인 것이다.작가는 후반부에서 소설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게된셈인데 황석영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민주화란 이념은 낡았고 북한이란 카드는 위험할 정도로 새로운 상황에서평등,민족,환경 등을 다시 만나는 주인공들의 정신적 편력이 그려지지만 어쩐지 힘이 빠져 있다.황석영은 후반부에 감옥수형,독일 망명체류 등을 십분활용하는데 이 개인적 체험에 기대 소설적 난국을 타개하려는 태도가 일견솔직해 보이지만 작품의 결정적 한계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역사의 최일선에서 갓 돌아온 작가에게 체험의 개인적인 냄새를 화학적으로 말끔히 털어버린 ‘예술적’ 작품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역사로의 출타를 끝내고 다시 상주할 문학의 집을 곧장 지어낸 작가의 재능과 열성을 확인하는 것으로도 큰 기쁨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 [여성 선언] 딸들을 위한 ‘안티’ 걸기

    지난 4월27일 수백만의 미국 소녀들은 매우 뜻깊고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부모나 후원자,친척이나 친구와 함께 어른들의 일터로 나가 생생한 직업세계를체험하면서 자신들의 근사한 미래 모습을 그리며 자신감과 희망을 한껏 키웠던 것이다. 이들에게 이처럼 소중한 기회가 주어진 것은 그 날이 ‘딸들을 직장에 데려가는 날’(Take our daughters to work day)이기 때문이었다.93년부터 매년4월 넷째 목요일에 실시되고 있는 이 행사는 소녀들에게 확고한 직업의식을통해 자신감과 자존심,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미즈재단에 의해 시작됐다. 11세때는 자신감에 차 있던 소녀들이 16세가 되면 혼란에 빠진다는 조사결과에 충격을 받은 재단측은 이같은 현실을 극복할 방법을 찾다가 이 행사를고안해낸 것이다. 현재 이 행사는 미국의 각 가정과 학교들,언론과 기업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거의 국가적 차원으로 확산돼 있다.올해의 경우 미국 기업의 거의절반이 소녀들의 방문을 받은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소녀들에게 특히 권장되는 일터는 과학이나 공학건축분야 등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져온것들로서,올해는 특히 미항공우주국(NASA)과 여성우주인들이 소녀들의 큰관심을 끌었다.이 행사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소녀들이여,야망을 가져라!’(Girls,be ambitious!)가 될 것 같다. 야망은 이제 더 이상 남성적인 것이 아니다.소년에게든 소녀에게든 건강한야망은 세상의 지평을 넓혀주고 성에 구애받지 않는 자기계발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나는 지금까지 글쓰는 일을 업으로 살아왔지만 솔직히 글쓰기가 내가 지닌 능력중 최고의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약하다.다른 능력들을 시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소녀였을 때 정치가나 사업가나 법조인이나 과학자는 한 번도 내 가능성의 영역 안에 고려된 적이 없다.주위의 누구도 여자인 내가 그런 직업을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고 그런 긍정적인 역할모델도 없었다. 내가 글쓰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내 능력보다는 글쓰는 여자들이 몇안되는 역할모델 중에서 가장 멋지게 여겨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만약 그렇다면 내 인생은 최선의 길을 봉쇄당하고 만 셈이다. 지금의 10대 소녀들은 우리세대보다는 확실히 넓은 선택의 기회를 누리고있다.그러나 아직도 그녀들은 야망을 갖거나 실현하는데 있어 미국 소녀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한국여성의 한계’에 갇혀 있다.다양한 직업세계와 강력한 역할모델들을 경험하며 용기백배하고 있는 미국 소녀들 얘기를 하면서마음이 답답해지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지금 보이는 한국 소녀와 미국 소녀의 차이는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 그만큼의 두 나라간 국력차이로 나타나지않을까. 2001년부터는 독일에서도 같은 행사가 시작될 예정이다.우리도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어린 딸들에게 성의 족쇄들을 풀어주고 직업세계의 야망을 고취시키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딸들을…’ 행사의 스폰서가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갭,힐튼,IBM,뉴욕타임스 같은 기업들이라는 사실은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행히 이 땅에서도 올 봄 딸의 손을 잡고 가볼 만한 신나는 행사 하나가열린다.5월 20일에 개최되는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이그것이다.‘딸들을…’ 행사의 핵심이 ‘소녀들의 외모보다는 능력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것’이고 보면 두 행사는 소녀들을 외모 제일주의로 몰고 가는 세상에 대한 ‘안티’걸기라는 점에서 비슷하다.우리의 딸들을 위한 안티 걸기-이 봄,꽃보다 예쁜 딸들을 보며 우리 어른들이 품어야 할 화두가 아닐까. 김신명숙 이프 편집위원·작가
  • 전남·부천 “공격축구로 우승 일군다”

    5일 오후 3시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대한화재컵 프로축구 우승컵을 놓고일전을 벌일 전남 드래곤즈의 이회택 감독(54)과 부천 SK 조윤환 감독(39)은 멋진 플레이로 우승을 일궈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똑같이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화끈한 공격축구를 지향하는 두 사람은 결승전에서도 막강 화력을 앞세워 정면대결을 펼칠 태세임을 강조했다. □전남 이회택 감독 =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결승전에서도 특별히 작전과 선수 기용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최선을 다할뿐이다.어차피 결승전에 올라온 팀들은 실력차가 없을 것으로 본다.그날의컨디션과 사기 등이 크게 작용할 것이다.이 점에서 우리팀은 매우 유리하다. 우리는 포항과의 준결승전을 포함,5게임 연속 승리를 거두고 있다.따라서 선수들도 사기 충천해 있다. 세자르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 걱정이지만 노상래와 김도근의 골 결정력과 게임 메이커 최문식의 활약에 특히 기대를 걸고 있다. 부천은 공·수와 미드필드가 모두 안정돼 있고 멤버들이 좋아 상대하기 쉬운 팀이 아니다.그러나 우리의 막강한 공격력으로 부천을 분쇄하겠다. □부천 조윤환 감독 = 반드시 우승하겠다.선수들도 자신에 차 있다. 결승전에서 전술적으로 큰 틀의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지금까지 해온대로 힘과 스피드가 좋은 곽경근·이성재를 먼저 내세워 상대의 진을 뺀 뒤적시에 이원식·조진호 등을 해결사로 투입해 승부를 내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발 멤버들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관건이다.선발이 잘 해야 이원식과 조진호 등의 활약이 살아난다. 전남이 결승에 올라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전남 대신 수비에 치중하는포항이 올라왔다면 더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전남은 맞받아 치는 축구를 하면서 폭을 넓게 쓰기 때문에 중앙공격이 좋은 우리로서는 한결 경기를 풀어가기 수월할 것이라 믿는다. 박해옥기자 hop@
  • “과외病 학부모 욕심 탓이죠”

    “‘입시 지옥’에서 아이들을 구하려면 학부모의 의식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강남지부’ 회원 4명은 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지부 사무실에서 자녀 교육에 대해얘기하면서 이같이 입을 모았다.4명의 어머니들은 헌법재판소의 과외금지 위헌 결정이 과외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걱정을 덜게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김현옥(金賢玉·39·서울 관악구 신림11동)지부장은 “오직 대학 진학을 위해 자녀들에게 과외를 강요하는 것은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의 욕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평소 딸을 사설학원에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지난해 11월 수강료가 한달에 7만원인 속셈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학원에 가지않으면 친구도 사귈 수 없다”며 울먹이는 딸을 보고 교육문제의 심각성을뼈저리게 느꼈다. 내년에 수능시험을 치를 고교 2학년 아들이 있는 김이남(金利南·41·서울관악구 신림 본동)씨도 “과외까지 시키면서 자식을 대학에 보낼 생각은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강남지역에는 한 과목에 수백만원이 드는 ‘족집게과외’,학원 진도를 따라잡기 위한 ‘새끼과외’,수행평가과외,내신과외,예습과외 등 수많은 과외가 있다”면서 “내 자식만 뒤처지는 것 같아 내심 불안하지만 아들이 성실하고 양심적인 사회인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과외를 시키지 않는다고 해서 자녀 교육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김진희(金眞姬·42·서울 관악구 신림3동)씨의 딸인 중학교 3학년 주민선양(16)은 초등학교 때부터 1등을 놓친 적이 없다.주양은 중학교 1학년때 한달동안 보습학원에 다닌 것말고는 과외를 받은 적이 없다. 김씨는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예습과 복습을 도왔다.짬짬이 시간을 내 문제집도 함께 풀었으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딸과 함께 책을읽고 독후감을 함께 쓰기도 한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이빈파씨(42·서울시 관악구 신림3동)도 과외를시키지 않고 있다. 이씨는 “학부모들이 한반에 50여명씩 앉혀 놓고 획일적인 수업을 하는 학교 교실보다 학원을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교육 관료들은 열악한공교육 현실을 직접 느끼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과외병’에 걸려 있는 학부모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해 ‘참교육학부모 강좌’를 매월 첫째주 월요일에 실시하고 있다.갯벌 탐사 등의 환경교육,교사들로부터 막무가내식 체벌을 받은 학생들과의 상담 등 학생들의 인권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촌지 없애기 운동, 학교운영위원회의 자율성 강화를 통한 학교 자치운동도벌이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전북대 강준만교수 계간 ‘인물과 사상’서 심층 분석

    최근 김성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 모 주간지와 인터뷰한 내용을 두고 말들이 많다.김 수석은 지난 4·13총선과 관련,“영남과 호남의 단결을 같은맥락에서 보고,양쪽에서 싹쓸이를 한다고 양비론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면서 “소수의 단결은 정의지만,다수의 단결은 불의”라고 했다.곧이어 여당 대변인은 비난성명과 함께 김 수석의 교체를 촉구했다.각 신문들도 일제히포문을 열었다.지역감정의 망령이 다시 도질 우려마저 낳고 있다. 거침없는 글쓰기와 실명비판으로 ‘성역과 금기에 도전’해온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최근 계간지 ‘인물과 사상’ 14호에서 지역감정 문제를 정면으로다뤘다. 우선 이번 호를 아우르는 머리말의 제목 ‘지역감정 예찬론’이 인상적이다.한마디로 패러디다.그는 “이번 총선결과를 두고 ‘국민의 절묘한선택’이라며 언론과 지식인은 민의를 잘 헤아리라고 정치권,특히 김대중정권에 호통을 쳐대기 시작했다”며 “그렇다면 ‘지역감정 망국론’이 아니라‘지역감정 예찬론’이 아닌가”라고 묻고 있다.나아가 그는 이제 ‘지역감정 망국론’을 과감히 쓰레기통에 내던질 때가 됐다고 단언한다.그간의 ‘지역감정 망국론’은 존재하지도 않는 허깨비와의 싸움,즉 허공에 대고 주먹을휘두른 격이라는 것이다. 물론 강 교수의 ‘지역감정 예찬론’이 지역감정을 예찬하자는 건 아니다. 그나름대로는 타파책이다.지역감정을 생산해내는 적(敵)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헛발질을 멈추고 급소를 가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그는 지역감정을 생산·조장하는 5적으로 ▲국민의 일상적 정실주의 ▲수구기득권 세력의 분할지배주의 ▲언론의 상업주의 ▲개혁세력의 보신주의 ▲호남차별을 외면하는 근본주의를 들고 있다.학술적 접근보다는 현상적 접근방식인 셈이다. 5적의 첫번째가 ‘정실주의’, 즉 연고주의라는 지적은 낯선 게 아니다.애향심과 지역감정을 구분하는 잣대는 바로 ‘정실주의’의 유무라는 것.한국인의 일상적 삶은 모든 것이 ‘줄’에 의해 돌아가고 이를 따라가는데 정권교체 이후 영남인들이 분노한 가장 큰 이유는 권력의 ‘줄’의 단절,파괴 때문이라고 한다.강교수는 “한국의 정실주의 문화에서 지역감정은 ‘감정’의문제인 동시에 경제적 이해득실과 연결돼 있다”고 지적한다. ‘수구기득권 세력의 분할지배’는 기존 지역감정의 지속,내지 강화를 도모하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5적에 올랐다.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후 일부 신문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역감정 해결’을 주문했는데 이는 역대정권들이 저질러온 기존 ‘호남차별’정책의 고수를 요구한 것이라고 강 교수는 해석한다.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이 현정권의 인사정책을 두고 ‘호남 독식론’을 주장하다가 반론에 부딪히면 슬그머니 ‘알맹이 독식론’,‘껍데기 안배론’을내놓은 것이 그 예라고 말한다.특히 언론은 한쪽에선 ‘지역감정은 망국병’이라고 외치면서 다른 한쪽에선 ‘지역감정은 현실’이라며 지역감정을 부추겨 왔다고 지적한다.한마디로 언론은 영남 대 호남의 비율이 65대 29인 현실에서 65에 영합하는 ‘시장논리’를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진보적 지식인들의 ‘호남차별을 외면하는 근본주의’도 5적 반열에올랐다.‘호남은 변혁의 기수로서의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지역주의 투표를먼저 그만둬야 한다’는 식의 ‘호남차별’심리에 있어서는 진보·보수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강 교수는 분석했다. 강 교수는 이같이 장황한 설명끝에 의외의 간결한 결론을 맺는다.그는 “순진하다 못해 어리석은 냄새가 풀풀나는 제안”이라고 전제한 뒤 “‘반DJ정서’를 극복하고 영남인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지려면 김 대통령이 스스로 ‘김대중 죽이기’를 해야한다”고 고언했다.이제 ‘희망’의 공은 김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정운현기자 jwh59@
  • 脫과외 길은 없나/(상)대입제도 개선 신중히

    대학입시제도의 잦은 변경은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한다.학벌과 학연을 중시하는 우리 실정에서는 더욱 그렇다.대입제도는 해방 이후 무려 13차례나 바뀌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입시제도가 바뀌면 새 입시제도에 보다 빨리 적응하기위해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과외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정부와 대학이 지금까지 ‘성적순 줄세우기’나 과중한 사교육비의 병폐를 줄이기 위해 고심을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학생의 특기와 적성을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계속 개선해왔다.무시험 전형,등급제 도입 등으로요약되는 2002학년도 새 대입안도 이같은 고심의 결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대입제도 역시 학부모나 학생들의 신뢰를 회복시키지는 못했다.오히려 과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교육부가 최근 사교육비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2002년 대학입시 개선안에대해 설문조사한 결과,학부모의 38.4%,교사의 38.8%가 과외를 부추길 것이라고 응답했다.학부모의 40%,교사의 46.2%는 과외를 줄이는 데 별다른 기여를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2와 중3 자녀를 둔 주부 송상례(宋上禮·47)씨는 “입시제도가 바뀌는 자체가 학부모에게는 과외를 시키라는 소리로 들린다”면서 “경시대회 입상만으로 입학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경시대회 과외마저 생겨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입제도는 해방 이후부터 지난 98년에 발표된 2002학년도 대입시안에 이르기까지 대학별 단독시험(45∼61년)→입학자격 국가고시제(62∼63년)→대학별단독시험(64∼68년)→ 예비고사와 대학별 본고사(69∼80년)→학력고사,선시험·후지원제(81∼87년)→선지원·후시험제(88∼93년)→수능시험제(94년∼2001년)→수능시험,무시험전형제(2002년∼) 등의 순으로 바뀌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바른 입시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시대상황에 따라 너무 자주 바뀐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교육부장관의 잦은 교체도 입시제도가 수시로 바뀌는데 한몫했다는 지적이있다.장관의 ‘한건용’으로 입시제도가 희생됐다는 것이다. 서울 K대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입시제도는 도마에 오르곤 했다”면서 “광범위한 논의과정과 충분한 예고기간이 선행돼야만 입시제도 변경에따른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현청(李鉉淸)사무총장은 “앞으로 내신 반영비율을높이고 학교활동과 연계된 특별활동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홍기 장택동기자 hkpark@. *족집게과외는 초조함 노린 사기. ‘족집게 과외’를 받으면 돈을 투자한 만큼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족집게 과외를 통한 성적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게입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유명학원 강사들조차 “족집게 과외는 수능시험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부유층 학부모들로부터 고액 과외비를 뜯어내기위한 수법”이라면서 “족집게라고 접근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사기꾼’일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한다. 지난 98년 9월 큰 파문을 일으켰던 서울 강남의 고액과외 사건에서 주범격인 김영은 한신학원장에게 한달에 2,000만원을 내고 족집게 과외를 받았던 S대 총장의딸과 저명 작가의 손녀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다.4,200만원을 주고 과외를 받았던 백화점 사장의 아들도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입시학원 강사 K씨는 “족집게 과외의 효험이 너무 과장됐다”면서 “수능시험은 창의성과 사고력,이해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통합교과형으로 출제되는데 수능을 1∼2개월 앞두고 암기식,주입식 과외를 받은들 효과가 있을리 없다”고 잘라 말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시사적인 문제가 많이 출제돼 예상문제를 맞히기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논술과외도 마찬가지다.문제를 사전에 빼내지 않는 한 몇달만에 논리정연한 글쓰기를 익힐 수 없다는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현장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

    국립국어연구원(원장 沈在箕)이 국민들의 올바른 국어생활을 돕기 위해 운영하는 국어문화학교가 26일 서울시청에서 첫 출장강의를 가졌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시청 별관 후생동 4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이날 강의에는 시청 공무원 270명이 참가해 ‘정확한 문장쓰기’와 ‘바른 어휘쓰기’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국어문화학교는 그동안 일반인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국어반과 번역반 교육을 실시해 왔다.강좌 내용과 강사 수준이 최상급으로 이름나 관공서나 출판사의 신입·경력 직원 실무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용되고 있다. 국어연구원은 올 한햇동안 25개 서울시 자치구를 돌며 강좌를 연 뒤 내년부터는 각 지방을 순회할 계획이다. 김재순기자
  • [굄돌] 소품

    두 차례에 걸친 커튼 콜 끝에 연주자가 자신의 악기를 다시 잡는다.앵콜 곡을 들려주기 위해서다.그러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던 몇몇 사람들은도로 들어와 앉는다. 이미 객석을 빠져나간 사람,나가려던 사람들 때문에 술렁거렸던 장내가 이내 조용해졌다.이윽고 다시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조금전까지 듣던 음악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감미롭게 흐르는 선율은 크라이슬러의 ‘아름다운 로즈마린’이다.연주자는 앞서 꽤 무겁고 비중있는 곡들을 연주했던 것이다.그래서일까? 이 곡은 오늘 연주회의 건조한 이성적 구조물에 아름답고 부드러운 데코레이션의 느낌으로 들려온다.커튼 콜을 하기 전,서둘러 자리를 빠져나간 사람들을 생각했다.그들은 오늘 음악회를 진실로잘 감상하고 돌아간 걸까?연주회에서 앵콜은 대부분 우리 귀에 익숙한 소품이거나,연주자가 비밀스럽게 간직하고 있던 전혀 새로운 곡,아니면 연주자의 개성을 뚜렷이 나타내는결정적인 해답의 곡들이 선택된다.앵콜을 대개 소품정도로 치부해서 연주도하기 전에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있는데,사실 아티스트는 그날 연주회의 마지막 승부수를 앵콜 곡에서 내는 경우가 많다. 연주자가 앵콜을 할 때 가장 많이 연주하는 곡으로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있다.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엘가의 ‘사랑의 인사’에서 테크닉의 터득은 5분이면 끝나지만,이 곡을 대중들에게 들려주기까지 2년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했다.” 예를들어 작가들이 장편소설과단편소설에서 ‘단편’이 더 쓰기 힘들다는 얘기를 종종하는데 그것과 같은이치일 것이다. 첼리스트인 미샤 마이스키는 모두 5장의 CD로 소품집을 녹음했는데,한사코‘소품’(short piece)이란 표현을 거부한다.콘체르토나 소나타가 긴 길이를가지고 하나의 구성을 이루는 반면, 짧은 길이를 가지고 하나의 구성을 이루는 차이일 뿐이라는 것이다.그의 다섯장의 소품집 CD중 ‘매디테이션’은 딸릴리의 출생을 기념한 음반이고, ‘아다지오’란 음반은 아들인 샤사를 위해만든 음반이었다. 그리고 ‘첼리시모’라는 CD는 아내인 케이에게 헌정한 녹음이었다고 한다. 아름다운소품들을 많이 듣고 싶은 계절이다. 배석호 CD가이드 발행인
  • 어려운 행정용어 쉬운말로 바꾼다

    제주도 행정용어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들로 바뀐다. 제주도는 공무원들이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난해한 용어 222개를 추려 알기쉬운 용어로 바꿔 쓰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우선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감사관련 각종 난해 용어들을 바꾼 뒤 점차 타 실·국으로 파급시킬 계획이다. 도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제주도정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있으나 이용자들사이에 이해할 수 없는 행정용어가 많아 도정업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건축·토목 분야의 ‘기성고’는 ‘실적 결과에 따른 금액’으로,‘가건물’은 ‘임시건물’로,‘감리업무’는 ‘감독 관리하는 업무’로,‘건폐율’은‘대지건물 비율’ 등으로 고쳐쓰게 된다.일반용어중 ‘가급적이면’은 ‘될 수 있으면’으로,‘가용재원’은 ‘쓸 수 있는 재원’으로,‘내용연수’는‘사용가능한 연수’로 각각 바뀐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북제주군, 각종 행사 통폐합·비품 아껴쓰기

    북제주군(군수 申喆宙)이 예산 절감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북제주군은 올해 군민의 날과 해변축제 등 소모적이고 낭비적인 행사를 없애고 그동안 무분별하게 중복 개최해온 마을·단체별 행사 등도 통·폐합하거나 격년제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공용물품 아껴쓰기 운동도 물자절약 차원에서 함께 추진한다. 첫 작업으로 이달중 개최할 예정이었던 장애인의 날·보건의 달·체육주간등 3개 행사를 통합,오는 23일 장애인과 공직자 모두가 참여하는 한마음 축제로 치를 계획이다.8월 1일 군민의 날 행사는 직원조회로 대체하고 8월초각 해수욕장에서 열었던 해변축제는 아예 폐지한다. 비품 아껴쓰기는 공용물품의 사용연수를 늘리고 컴퓨터 등은 신규구입을 억제하는 대신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해변축제 등 각종 행사 폐지나 통합 개최로 1억3,000만원,비품 아껴쓰기로4,000만원 등 연간 1억7,0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북제주군은 기대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英 부커상 수상작 존 쿳시의 ‘추락’

    99년도 부커상 수상작인 존 쿳시의 ‘추락’(원제 Disgrace·동아일보사)이발간됐다.부커상은 영국의 다국적 기업인 부커 맥도널사가 제정한 영국 최고권위의 문학상으로 영국에서 발표하지만 50여개국의 영연방 모든 나라에서영어로 씌어진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한다.이번에 상을 탄 쿳시(J.M.Coetzee)는 남아공 작가다.10월 말의 수상작 선정 1개월 전에 6편의 후보작이 먼저발표되는데 지난해에는 인도 출신으로 세계적 명성의 살만 러시디가 자신의최신작이 후보에 오르지 못하자 이를 공개 비난한 사실이 뉴스가 됐었다. 이미 지난 83년에 ‘마이클 K의 삶과 세월’로 부커상을 받았던 쿳시는 ‘추락’이 두 번째 수상이며 이같은 2회 수상은 31회째의 부커상에서 첫 기록이었다.1940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네덜란드계 백인으로 태어난 쿳시는현재 케이프타운대 문학교수로 있으며 자주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어 왔고 작품이 수십개 국에서 번역출판되고 있다. 쿳시는 미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데 여러 주요지들이 ‘추락’을 ‘올해의가장 힘있는 소설’‘우리 시대의 고전에 오를 만한 작품’ 등으로 극찬했다고 한다.뉴욕타임스 북리뷰의 마이클 가러는 “그는 부커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작가가 되었다.‘추락’은 그러한 평가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부커상을 두 번 받았다는 사실은 조만간 이 놀랍고도 굉장한 소설의탁월함에 비할 때 가장 미미한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로 서평의끝을 맺고 있다.가러의 서평에 따르면 쿳시는 남아공 작가들 중에서도 독특한 작가로 다른 남아공 작가들과 달리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체제의 삶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걸 거부해왔다.남아공의 치욕스러운 상황은 쿳시의작품 속에 언제나 스며들어 있지만 쿳시는 대부분 그 상황을 완곡한 방식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남아공의 노벨상 작가인 나딘 고디머와 달리 역사적인 것에 얽매인 리얼리즘 소설을 쓰기를 거부해온 쿳시지만 ‘추락’은쿳시가 더 깊은 정치성을 띠고 있을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고 가러는 말한다. 남아공의 양심적인 백인 작가들에게 그간 아파르트헤이트는 언제나 벌여진채인 상처이자 마르지 않는 창작의 수원지였다.백인정권이 종식되고 흑인이국정의 중추를 거머쥔 이제 흑백공존의 문제가 살갗을 가장 쓰리게 하는 광물질이 함유된 동시에 가장 풍성한 창작의 수맥 지점으로 백인 작가에게 다가 온다.쿳시의 ‘추락’은 흑백의 공존이 그저 좋은 말로,구호만으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흑인과 같이 살기 위해선 백인은 거듭나지 않으면안되는데 피가 흐르고 이를 악물게 하는 고통이 뒤따르는 육체의 상처와도같은 손해와 희생의 강을 직접 건너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추락’의 주인공인 50대의 백인 교수는 서구적 합리성을 뛰어넘는 감성과고집으로 흑인 지역에 뿌리박고자 하는 딸을 통해 이 점을 깨달아 간다.주인공이 딸의 선택과 원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아니며 ‘추락’은 독자가 작가의 의지와 입장을 쉽게 추단할 수 있는 간단한 소설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쿳시는 통속적인 소재를 담아 쉽게 쉽게 읽히게 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어느새 작품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 이리저리 두드려 보게 만든다.쿳시가재직하는 케이프타운대의 펠로를 지낸 전북대 영문과의 왕은철교수가 옮겼다. 김재영기자 kjykjy@
  • ‘민족홍익대 바로세우기’ 운동 마찰

    홍익대(총장 심상필) 재학생과 일부 동문들이 최근 ‘민족홍대 바로세우기’운동에 나서면서 현 재단 및 학교측과 마찰이 예상된다.학생들은 친일 성향에 5·16군사혁명에 동조했던 현 재단측이 독립운동가가 설립한 홍대의 건학정신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 학과대표의 모임인 전 총대의원회 사무국장 김승구씨(기계공학과 4년)는지난달 14일 홍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총장 앞으로 ‘공개 질의서’를 올리고 “순수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홍대가 친일파 의혹이 있는 인사들에 의해설립 역사가 왜곡됐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이 문제를 처음 제기했다.이어총학생회는 교사(校史) 새로 쓰기 등 창학정신 회복 및 친일재단 퇴진운동에적극 나서기로 했다. 실제로 홍익대 홈페이지의 ‘연혁’란에는 학교 설립자에 대한 언급이 없고 56년 이도영씨(李道榮·작고)의 이사장 취임 기록만 나와 있다. 그러나 개교 초기 홍대가 발간한 각종 자료에 따르면 설립자(이사장)는 이흥수(李興秀·1896∼1973)씨로 기록돼 있다.이흥수씨는 독립운동가이자 경성고무공업을 설립한 민족기업인.그는 지난 46년 6월 사재를 재원으로 재단법인 홍익학원을 설립,49년 6월 대학 인가를 받아 초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한편 2대 이사장 이도영씨는 56년 재산 기부를 조건으로 이사장에 취임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학생들의 맹휴(盟休) 끝에 4·19 이듬해에 물러났다가 5·16 후인 63년 다시 이사장직에 복귀했다. 설립자가 이도영씨로 바뀐 것은 이흥수씨가 사망한 73년 이후인 것으로 보인다. 총학생회장 이선효씨(동양화과·4년)는 “경성제대 출신인 이도영씨가 군사정권과 결탁,재단을 장악한 후 이항녕씨(85·초대총장 역임) 등 친일 인사를끌어들여 민족대학의 면모를 말살시켰다”고 말했다. 국문과 3회 졸업생인 이덕성씨(72·경기도 안양시 거주)는 “홍대는 대종교계열의 인사들이 설립한 민족대학인데 창학 이념,정체성이 퇴색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총대의원회는 지난해 11월 ‘취지문’을 통해 ‘민족홍대 바로세우기 운동’에 나설 것을 밝히고 연말쯤 민족·독립유공자단체 등과 함께 ‘민족홍대 바로세우기운동본부’(본부장 김삼열·독립유공자유족회장)를 결성했다. 그러나 홍대 기획연구처의 한 관계자는 “총학생회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굄돌] 독수리 오형제

    가끔 농담으로 주고받는 말이 있다.이 지구가 항상 안전한 이유가 뭔지 아느냐는 질문.이에 대한 답은,어디에선가 독수리 오형제가 필사적으로 지구를돌보고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농담이긴 하지만 그 말을 할 때마다 우리 주변에 숨어서 무엇인가를 지키고 있는 ‘지킴이’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된다. 한 선배 언니가 모임을 하나 하고 있는데 나보고 참석해 달라고 해서 가보았다.그들은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땅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었다.모임에 빈자리가 좀 있는 것을 보니, 필요성은 모두들 절감하지만 앞에 나서서 그 일들을 수행하고 책임지기에는 다른 바쁜 일들이 더 많다고 느끼는 우리들의속마음을 보는 듯했다. 반면 이 모임에서 나는 충남 당산에 있는 메주 생산지라든가 정읍에 있는 산딸기 생산지,원주 호저에 있는 고구마 산지와의 직거래,자체 내에서 무공해미숫가루나 인절미,떡볶이 떡을 개발하는 등 많은 일들에 서로가 몸을 돌보지 않으며 일해온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우리 일상에서 환경오염을 방지하자는 말은 많지만 실제로 이렇게 구체적인 일들에 열과 성을 다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고 비닐봉지를 재활용하고폐유 모으기, 합성세제 안쓰기 정도의 일만 하면서 할 일 다했다고 손을 털고 있지는 않을까. 요즘은 내가 하고 있는 연극계도 이런 ‘지킴이’들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연극을 진정 사랑한다면 연극 안에서 오롯이 버티고,지키고,사랑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생각을 더 키우면 모두가 자기 자리를 잘 지키고 자기 일만 똑바로 해주기만 하면 우리에게 IMF나 정계의 혼란이나 그외의 불명예스러운 일들이 웬말일까에 닿을 것이다.우리의 ‘독수리 오형제’는 지구를 지키면서 모습을드러내거나 힘들다고 투정을 부리는 적은 결코 한번도 없다.그들은 진정 말없는 지구의 ‘지킴이’들이다. 그래서 우리가 밤마다 단잠을 잔다. 송미숙 희곡작가 연출가
  • 사랑과 기도의 시인 ‘릴케’ 內面여행

    독일의 현대문학을 세계문학의 한 가운데로 올려 놓은 서정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전집(전 13권 예정)이 도서출판 책세상에서 출간됐다. 이번에 나온 책은 ‘기도시집’ ‘단편소설’ ‘희곡’ ‘말테의 수기’ 등 4권.조만간 발간될 ‘보르프스베데,로댕론’을 비롯해 올해중 13권이 나오게 된다.전집은 릴케의 대표작 뿐만아니라 헌시,시작노트,유고시,단편소설,산문,중·후반기 예술론 등을 모두 담고 있다. ‘기도시집’은 사랑과 기도의 시인으로 불리는 릴케의 사랑에 대한 희구와 종교적 감수성을 잘 드러내 보인다.릴케의 초기 시와 희곡 ‘백의의 후작부인’,산문 ‘기수 크리스토프 릴케의 사랑과 죽음의 노래’를 싣고 있다.또29편의 소설이 담긴 ‘단편소설’에는 인간과 자연,예술과 신이 조화를 이루는 근원으로 회귀하는 릴케의 진면목이 잘 표현돼 있다. ‘희곡’은 전집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책이다.릴케가 18∼22세때인 1894∼1901년에 집필한 ‘첫서리’ ‘몰락의 시간’ ‘전야제’ 등 9개 작품이 실려 있다.릴케의 희곡 작품은 국내는 물론 독일에서조차도 다소 생소한 분야이지만 릴케의 희곡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또 도시에 자리하고 있는 죽음의 그림자를 감지하는 말테의 의식흐름을 따라 쓴 ‘말테의 수기’는 단편적이고 불연속적인 71개의 길고 짧은 일기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이 작품은 몽타주 방식이라든가 다양한 글쓰기 형식을혼합했다는 점에서 1920년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모더니즘 소설의 시작을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 초에 출간되는 ‘보르프스베데,로댕론’은 독일 브레멘 근교의 화가촌 보르프스베데의 풍경을 그린 ‘보르프스베데’와 릴케에게 영향을 준 로댕에 관한 책 ‘로댕론’을 묶은 것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번역되는 것이다. 정기홍기자 hong@
  • 결식아동 방과후교실 연다

    방과후에는 학교나 사회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방치되다시피 해온 결식아동들을 위한 전용교실이 열린다. 서울 강북구는 오는 6일부터 결식아동들에게 식사와 학습지도를 동시에 해결해주는 새로운 방식의 ‘결식아동 전용 방과후교실’을 전국 최초로 운영하기로 했다. 미아2동 신성북교회 인근 건물에 자리잡은 방과후교실은 시민단체인 ‘열린사회 북부시민회’가 위탁운영하게 된다. 강북구는 결식아동들에게 급식비나 보육료 등을 한푼도 받지 않고 무료로운영할 계획이다.특히 급식요원이나 교사는 전부 자원봉사자를 활용하기로했다.이용 대상은 1∼3학년 결식아동으로 이용 정원은 30명이다.월∼금요일오후1시∼6시30분 사이에 운영되며 글쓰기 미술 음악 수학 등을 가르치고 야외 현장학습과 숙제지도 등도 해준다.점심 저녁 등 두 끼의 식사와 간식도제공할 계획이다. 강북구 관계자는 “그동안 결식아동들에게 식권이나 음식을 제공해오던 소극적인 대책에서 탈피,이들에게 생활 및 학습지도를 해줄 수 있는 방과후교실을 적극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김용수기자 dragon@
  • 美FRB의장 그린스펀의 힘

    ◆그린스펀 효과. ‘그린스펀의 한마디는 증시의 오후 장세를 반전시킨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함축한 말이다.지난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같은 말로 기사를 쓰기도 했다. 미국 비즈니스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시실리아 등이 지은 ‘그린스펀 효과’(21세기북스 펴냄)는 세계 경제시장에서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앨런 그린스펀과 FRB에 관한 분석서이다. 저자는 그린스펀과 FRB가 경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왔으며 어떠한 말을 했는지,그리고 그 파장과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살피고 있다.또 그린스펀의 독특한 이력과 사고의 발전과정,‘연준’의 역사와 정책결정 과정의 이면을 알려준다.옮긴이는 정순원 현대자동차 부사장.값 1만3,000원. 정기홍기자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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