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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이슈/ 동인천 길병원 이수찬원장 건강관리 편지 800통 보내

    “겨울바람이 차갑습니다.혹시 감기에 걸리지는 않으셨는지요” 자신이 진찰한 환자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쓰는 의사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인천시 동인천길병원 이수찬(李壽燦·40) 원장. 지난해 이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 김모씨(72)는 퇴원 후 한달에한번씩 이 원장의 편지를 받고 있다.처음에는 병원 홍보 때문에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편지가 1년 넘게 계속되고,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편지가 보내진다는 사실을 알고는 감탄했다고 한다.이 원장은 “휴가나 세미나 등으로 병원을 비울 경우 환자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지난해 초부터 편지를 쓰기시작했다”며 “환자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쓰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중요한 일과 가운데 하나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가 띄운 편지 수만도 올들어 800여통.지난해 200여통에 불과했던것과 비교하면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편지에는 환자의 안부는 물론치료내용,입원경과,주의사항 등 건강관리에 보탬이 되는 내용을 담는다.그래서 환자들은 이제 이 원장의 편지가기다려진다고 말한다.이원장은 “환자들 대부분이 나이많고 가난하게 사시는 분들이어서 고마움을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hjkim@
  • kdaily.com 뉴스/ 내년 1월까지 글쓰기 이벤트

    대한매일 뉴스넷(http://www.kdaily.com)이 열혈논객을 찾습니다.개성있는 칼럼 쓰기와 네티즌 칼럼니스트와의 논쟁 등 칼럼 열전을 비롯해 국내외 뮤지션에 관한 PR 등을 쓰는 음악열전,창작유머는 물론열심히 퍼와서 웃기면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유머열전,자유롭게 찬반의견을 주고 받는 찬반열전 등이 2001년 1월31일까지 열립니다.kdaily.com이 마련한 ‘열혈논객 이벤트’는 네티즌의 게시판 글쓰기를 통해 여론을 전달하는 통로를 마련하고자 계획됐습니다.DVD플레이어,MP3플레이어,고급화장품,티셔츠,문화상품권 등 푸짐한 상품을 준비했습니다. 협찬 GTVnetwork나드리 화장품
  • 빛 못보는 월척들

    ‘남 주기엔 아깝고 쓰기엔 마땅치 않고’-. 프로농구 10개구단 선수 가운데는 기량은 ‘월척급’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코트에서 자주 만날 수 없는 선수가 있다.같은 팀의 간판스타와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이다.해당 선수는 다른 팀으로 옮겨서라도 당당한 주전멤버로 빛을 보고 싶어하지만 팀에서는 쉽사리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자기 팀에서는 ‘계륵’이지만 다른 팀으로 가면 자기 팀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선 탓이다. 00∼01시즌에서 화려한 옛 명성을 추억에 묻은 채 벤치와 코트를 들락 거리는 월척급은 줄잡아 7∼8명. 이 가운데 팬들이 가장 안타까워 하는 선수는 삼성의 김희선.가드로서는 큰 키(187㎝)인데다 스피드와 돌파력 슈팅력을 고루 갖춰 어느팀에 가도 주전으로서 손색이 없다.하지만 삼성에서는 주희정 강혁등에 눌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올시즌 삼성이 치른 13경기 가운데 7경기에 나서 평균 8분 안팎을 뛰었을 뿐이다.김희선의 잠재력을 익히 알고 있는 몇몇 팀이 트레이드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은 성사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삼보의 포인트가드 김승기도 김희선과 비슷한 처지.국가대표 출신으로 ‘터보가드’로 불릴만큼 힘과 근성이 좋고 개인기도 빼어나지만신기성의 그늘에 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훨씬 길다.한때 트레이드가 무르익기도 했으나 구단에서는 “신기성이 입대하는 다음 시즌부터는 무조건 주전”이라며 잔류를 결정했다. 경희대 시절 민완가드로 이름을 날린 현대의 최명도와 명지대와 상무에서 ‘꾀돌이’로 통한 LG의 단신 포인트가드 김태진 등도 오라는 곳은 있지만 갈수는 없어 한경기 평균 7∼10분을 소화하는 식스맨에 만족해야만 하는 처지.이들 말고도 동양의 박훈근,기아의 조동기,골드뱅크 장창곤,SBS 표필상 등도 팀만 잘 고르면 지금보다는 훨씬 주가를 높일 수 있는 입장이다. 이들 가운데 많은 선수들은 지난 1일 SBS에서 신세기로 이적한 홍사붕을 부러워 한다.SBS에서 올시즌 팀이 치른 14경기 가운데 9경기에나서 평균 9분여씩을 뛴 홍사붕은 신세기로 옮기자 마자 26분36초를뛰면서 주전 포인트가드를 꿰찼다.현란한 드리블과 세련된 돌파력을마음껏 뽐낼 기회를 새로 잡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구단들이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선수도 살고 팀도 사는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빛 못보는 ‘월척급’ 선수들의 과감한 트레이드를 주문하고 있다. 오병남기자 obnbkt@
  • 북한주민 겨울나기 모습

    북쪽의 겨울은 5개월 가량 이어진다.남쪽보다 1개월쯤 길지만 북한주민들의 겨울나기는 김장하고,여유있는 집이라면 옷 한두벌 장만하는 모습은 비슷하다. 우리의 달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연탄은 북한 도시의 주 연료로,농촌에서는 땔감이 쓰이는 점이 다르다.송년회도 거의 없다. 당국에서 석탄을 배급받은 가정은 진흙과 배합해 연탄을 만들어 쓴다.불이 잘 붙지 않고 발열량이 적지만 대안이 없다.여유가 있는 집은 석탄을 그대로 쓰기도 한다. 석탄은 쌀과 마찬가지로 장마당(농민시장)에서 유통이 금지돼 있지만 배급이 달려 인기리에 암거래된다.국정가격의 1,000배 수준에 거래되는데 1t에 1,500원(99년 나산지구 기준) 정도.빈부격차로 ‘춥고따뜻한’ 겨울의 희비가 엇갈린다.아궁이를 쓰는 일반 주택은 땔감확보에 고심한다.지난 3월 식목철을 맞아 북한 정부가 땔감나무림 조성을 대대적으로 독려할 만큼 땔감은 중시되고 있다. 이처럼 연료 부족이 일상화되면서 돈이 덜 들어가는 ‘집안 단속’은 필수다.탈북자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가정마다 외풍을 막기 위해창문에 비닐막을 씌우는 게 주요 행사”라고 증언한다. 김장은 10월 중순부터 시작돼 11월 중순경 끝난다.겨울 동안 별다른부식이 없는 북한에서는 김장을 ‘반년 양식’이라 부른다. 1인당 100㎏의 김장을 하는데 최근에는 고추 마늘 등 양념 구하기가 힘들어백김치를 담가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겨울 옷으로는 모자가 달린 점퍼와 스웨터가 인기상품이다.점퍼 한벌은 중고품이 북한 화폐로 700∼1,2000원,새 제품은 1,200∼1,500원에 거래된다.북한 근로자 한달 평균 월급(70∼120원)의 10배 가량 되는 셈이다. 북한은 90년대 초부터 송년회를 규제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관습상가족과 가까운 친구들끼리 집에서 맥주 몇병과 약간의 먹을 것을 준비해 간단히 치른다. 전경하기자 lark3@
  • 지자체장 판공비…선거비 전용 의혹

    충남 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의 판공비 집행이 문제투성이다.업무와 관련해 쓰게 된 판공비를 사금고(私金庫)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며 심한 경우 선거운동 등에 ‘전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이같은 문제는 충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일부 단체장은 문제 제기를 피해 판공비를현금화해 사용하고 있으며 현금동원을 위한 각종 편법을 쓰고 있는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최근 발표한 올 상반기 대전·충남지역 단체장의 판공비 집행내역과 본사 취재 결과 이같은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현금 사용] 현금화된 판공비는 상당부분 경조사비로 나가고 부녀회등 직능단체 지원금이나 초등학교 운동회 등에 찬조금을 내는 데 많이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충남 서산시장은 지난 2월2일 부석면 등 경로당 5곳에 위문명목으로 130만원,같은달 중순 동·면 부녀회들에 350만원을 지급했다. 현금화된 판공비는 선거운동 등 단체장 자신을 위한 ‘사적(私的)목적’으로도 쓰이기도 한다.판공비 처리업무를 담당하는 충남의 한 군 관계자는 “판공비에서빼낸 현금은 차기선거를 염두에 둔 선심성 활동에 주로 사용되며 단체장 동창회 등 사적으로 쓰기도 한다”고 밝혔다. [현금 인출 편법] 주로 격려금과 ‘카드깡’이 악용되고 있다.격려금의 경우 큰 돈을 한꺼번에 빼낼 수 있을 뿐더러 내부직원에게 격려금을 줬다고 했을 때 ‘입 맞추기’가 편해 많이 쓰는 편법의 하나다. 충남 금산군수의 경우 지난 4월15일 판공비에서 격려금으로 10개 읍·면장에게 210만원,6월27일 10개 읍·면 직원에게 총 2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일부 읍·면장과 직원은 “면장이든 직원이든 올 들어 군수에게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더구나 10개 읍면이 격려금을 동시에 받은 일은 한번도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금산군수의 격려금 지급비율은 올 상반기 전체 판공비의 40%에 달해식대 등을 합하면 현금사용 비율이 절반을 훨씬 넘어 30% 한도에서쓰도록 한 행정자치부 지침과 어긋나 있다. 카드깡도 자주 쓰는 편법이다.잘 아는 식당주인과 짜고 밥을 먹은것처럼 카드처리한 뒤 수수료를 떼고 나머지 현금을 챙기는 수법이다. 주인으로서도 공무원을 손님으로 계속 붙잡을 수 있어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이다. 또한 식당 주인만 잘 알면 간이영수증으로 가짜 영수증을 만드는 일은 ‘식은 죽먹기’다. [집행서류의 문제점] 행자부는 사용액이 10만원을 넘으면 카드를 사용토록 하고 있으나 대다수 단체장들은 이를 초과해도 간이영수증으로 결재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지방의회는 한술 더 떠 충남도의회의 경우 글씨체가 똑같은 간이영수증이 상당수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금산군 부군수의 4월분 시책업무추진비 집행내역서에는 ‘3일인삼 45만원,6일 인삼즙 3만원,7일 수삼 16만8,000원…’ 등 매일같이 토산품을 구입한 것으로 돼있다. 이에 대해 충남의 군 관계자는 “시책업무추진비는 사업과 관련돼쓰는 판공비로 서울은 부단체장에 이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단체장의 판공비 집행내역 서류는 기재하도록 규정된 사용경위와 목적,지급대상자 명단·인원수·서명 등이 누락돼 있는등 엉터리가 부지기수다. [탈법적 집행] 주민이나 사회단체에 대한 기부행위는 선거법위반이지만 공공연히 뿌려지고 있다. 특히 경조사비는 주민들에게 1만5,000원 이하의 물품제공 외에는 쓰지못하도록 엄금하고 있으나 일부 단체장들은 5만원 안팎의 축·조의금 봉투를 만들어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최근 “시민단체에서 판공비 관련,고발이나 진정을 하면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감시대책] 시민단체의 판공비공개 요구가 한 방법이다. 대전참여연대 금홍섭(琴洪燮) 사무국장은 “제도적인 면에서 단체장의 판공비에 대한 행자부의 모호한 집행 지침을 세밀하고 구체적으로바꾼 뒤 지침대로 썼는지 정밀 감사하는 방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자체 관련 공무원들은 “판공비를 원칙대로 썼는지,제멋대로 썼는지는 단체장 자질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지방선거 때 후보자들의 자질을 파악해 선택하는 유권자,즉 주민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간염도 사찰음식으로 고쳤지요”

    “수행하는 스님들이 잡숫는 사찰음식은 마음을 맑게 하고 몸에 약이 됩니다” 최근 ‘229가지 자연의 맛-선재 스님의 사찰음식’이란 요리책을 펴낸 선재(善財·44) 스님은 세속의 음식은 생명을 유지시켜 주지만 사찰음식은 생명과 더불어 도(道)를 불어넣어 준다고 말했다.흔히 사찰음식이라면 고기,파,마늘을 쓰지 않는 요리법으로 알지만 이는 피상적인 것이고 사찰음식에 담긴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0년 동안 청소년수련원에서 아이들과 더불어 지내며 점점 아이들의심성이 바뀌는 것을 지켜 본 스님은 “인스턴트 식품이 사람들의 성품을 조급하게 버려놓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선재 스님 자신이지난 93년 승가대학 졸업논문인 ‘사찰 음식문화 연구’를 쓰기 위해6개월 동안 도서관에서 라면만 먹으며 버티다 건강을 해친 경험이있다.B형 간염에 걸린데다 원래 간이 좋지 못한 집안 내력까지 겹쳐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버린 스님은 의사로부터 치료가 불가능하니 자연식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을 듣고 사찰음식을 먹고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은 10명 가운데 1명 꼴로 자폐증세를 보이는데 그런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검사해 보면 중금속이 많이 나와요” 인스턴트 음식은 ‘독’이라며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스님은 “어쩔 수 없는 경우 야채를 함께 먹으라”고 조언했다.예를들어 라면은 한번 삶아낸 다음 물을 버리고 다시 삶아 된장을 넣고먹으면 인스턴트의 ‘독’을 다소나마 빼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선재 스님은 95년부터 불교TV에서 ‘푸른 맛,푸른 요리’란 프로그램을 통해 사찰음식을 소개해 왔으며 올 2학기에는 동국대 교수와 학생 등 30여명을 대상으로 ‘전통사찰음식조리강좌’를 열었다.한 학기동안 강의를 들은 가정교육과 박혜윤(朴惠胤·25)씨는 “패스트푸드를 좋아하긴 하지만 먹고나면 속이 불편한데 사찰음식은 속이 편안하다”면서 “생각보다 조리법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강좌를마무리하면서 오는 8∼9일 동국대 상록원 3층에서 전통사찰음식 100가지를 소개하는 전시회도 마련한다. 윤창수기자 geo@
  • ‘보상판매’ 알고가야 得

    “황토색 코트를 새로 장만하려던 중 우연히 나산 사이트에서 헌코트 보상교환을 알리는 공지문을 보고 새 것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어요” 나산 제품을 즐겨입는다는 김선아씨(강릉)가 최근 나산 홈페이지에올린 글이다. 김씨는 헌옷도 처분하고 새옷도 싸게 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김씨가 산 코트는 35만원 짜리.헌코트를 값을 5만원으로 쳐준 데따라 현금은 30만원만 줬다. 그러나 보상판매제는 아직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일과성 홍보행사여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지 못한다.또 충동구매를 유도한다는 지적도 있다.따라서 소비자들 사이에는 보상교환을 정례화하고보상품목을 다양화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회사측 일정에 맞춰 진행 업체들은 보통 경쟁업체들이 세일을 하기에 앞서 ‘김빼기’용으로 보상판매 행사를 활용하곤 한다.또 신제품을 알리는 방편으로 이 방법을 가끔 쓴다.최근 존슨앤존슨은 청소년화장품브랜드 ‘클린앤 클리어’의 출시를 맞아 지난달 중순 ‘보상교환전’을 가졌다.빈병을 가져오면 이를 새제품으로‘맞교환’해주었다.마케팅담당자인 김자영씨는 “비용은 많이 들었지만 홍보효과는 컸다”고 밝혔다.행사가 이처럼 업체측의 일정에 맞춰 진행돼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에서 행사가 열리는지 알기 힘들다. ◆보상액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단지 ‘보상해준다’는 문구에 이끌려 매장을 찾아 나섰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오는 15일까지 백화점을 비롯한 전국매장에서 보상판매전을 진행 중인 속옷전문업체인 ‘임프레션’은 새 옷을 구입할 때 헌 속옷을 가져오면 팬티는 2,000원,브래지어는 5,000원씩 빼준다.그러나 ‘임프레션’은 싼 옷이 아니라서 결과적으로 1만원 이상 돈을 쓰기 마련이다. 의류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거한 헌 옷은 불우이웃 돕기 또는 디자인 연구용으로 주로 사용하며 바로 폐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업체들 정례화 방안 고려 중 의류나 생필품과 달리 중고시장이 형성된 제품은 연중 보상판매를 한다.상계동 미도파백화점의 ‘피아노보상판매전’에서는 새 피아노를 구입할 때 쓰던 피아노를 가져오면피아노 제조일자와 상태에따라 최고 130만원까지 값을쳐준다.일반피아노 중고점에 넘기는 것보다 신뢰도가 높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프레션’의 박종현 마케팅과장은 지난해에 이어 보상판매전을가진 데 대해 “원래 세일을 하지 않는 게 회사의 방침이어서 대신지난해 보상판매행사를 가졌는데,매출이 평소보다 30% 정도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면서 “올해 결과가 나오는 대로 행사를 정례화하는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임기자 sunnyk@
  • 대구동구 식당 두루마리화장지 안쓰기 캠페인

    ‘식당에서는 화장실을 연상시키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쓰지 맙시다’ 대구 동구(구청장 林大潤)가 2002년 월드컵 대구대회와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등 각종 국제대회를 앞두고 식당문화 개선 차원에서 식당에서 두루마리 화장지 대신 사각 곽휴지를 쓰자는 운동을 벌이기로했다. 동구는 이 운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사각 곽휴지 1만5,000여개와앞치마 650개를 만들어 관내 음식점과 관광관련 업소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또 오는 5일에는 지역 200여 대형 식당업소의 업주들을 상대로 이같은 취지를 설명하고 고객서비스와 국제적인 에티켓 등에 관한 교육을실시할 예정이다. 대구 황경근기자
  • 美 에세이가 뛰고 있다

    뭔가 강력해야 어필하는 미국에서 가장 은은한 글쓰기 장르인 에세이가 활황을 즐기고 있다. 5권의 에세이집을 낸 스벤 버커츠 미 마운트 홀리요크대 문예창작과교수가 최근 워싱턴포스트 지의 서평란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버커츠 교수는 거의 동시에 출간된 ‘20세기 미국 베스트 에세이선’(휴튼 미플린사 펴냄)과 ‘20세기 영미 에세이선’(프람사)을 평하는 자리를 빌려 미국 에세이 문학의 현주소를 꼼꼼히 돌아보았다. 600쪽에 가까운 미국 에세이선에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온 소설가 조이스 캐롤 오츠와 지난 86년부터 이 출판사의 ‘올해의 에세이선’ 시리즈를 편찬해온 로버트 애트완이 골라뽑은 55편이 수록되어있다.같은 두께의 영미 에세이집은 영국 문인(아이언 해밀턴)이 편찬했고 영국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영어 문학의 미국 주도화 추세를 솔직하게 반영,미국적 색채가 짙다. 버커츠 교수는 이 두 권의 서적이 보물창고이며 에세이문학의 정전(正典)으로 떠받들어질 것이라고 칭찬해 마지않는다.그러나 최정예 작품들을 연대순으로게재한 ‘착실한’ 포맷은 현재 미국 에세이가 생성되고 있는 ‘가시처럼 찌르는 듯하게 발랄한’ 현장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미국 에세이는 지금 야생화처럼 사방에서 솟아나고 있다는 것이다.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뜻인데 미국에서 새 에세이가 얼굴을 내미는 텃밭은 예나 지금이나 잡지다. 미국에서 글쓴다는 사람 누구나 제 글이 게재되기를 꿈꾸는 뉴요커,애틀란틱,하퍼스 등 세 주·월간지는 지금도 에세이의 주요 산실이지만 이외 각종 문학잡지에서부터 문학과는 상관없는,예컨대 조선업계잡지에 이르기까지 에세이는 빠짐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역사상 처음은 아니지만 분명 미국 에세이는 상승세에 있다”고 말한 버커츠교수는 잡지가 많아진 점을 그 첫 이유로 든다.‘올해의 베스트 에세이’같은 책을 살펴보면 수록 에세이의 출처로 조지아 리뷰,쓰리페니 리뷰,게티즈버그 리뷰 등 문학잡지와 함께 자연,환경,지역,집 장식,가정 잡지들의 이름이 보인다. 60년대에 싹이 튼 뉴저널리즘이 두번 째 요인.저널리즘 출신 소설가톰울프가 이름붙인 이 글쓰기 양식은 다양한 픽션 테크닉을 다큐멘터리 저널리즘 글쓰기에 도입한 것으로 에세이 글쓰기에도 활력과 융통성을 불어넣어 표현의 폭을 확장시켰다.덕분에 게이 탤러즈,마이클헤어, 트루먼 캐포트,헌터 톰슨,조안 디디언 등 인기 에세이스트들이등장했다. 회고록에 대한 관심 고조와 사적 내용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최근의글쓰기 추세도 에세이 붐에 일조했다.예전에는 점잖지 못하다며 입에올리지 않았던 내밀한 이야기들이 ‘자신을 쓴다’는 집단적 열풍에힘입어 뚜렷하게 활자화된다. 에드워드 호그랜드,낸시 메어스,로런 슬레이터,비비언 고니크,패트리셔 햄플,그레틀 얼리히,루시 그릴리,필립 노페이트 등이 사적 에세이스트들이다.그리고 전문화 시대에 맞춰 전문 지식과 글재주를 동시에갖춘 박물 및 과학 에세이스트들이 독자들의 시야를 넓혔다. 로런 에슬리,로버트 핀치,루이스 토마스,헨리 페트로스키,리차드 셀저,존 스틸고,올리버 색스,스티븐 굴드,존 멕피,비키 헌,수 ?g벨,데이빗 쿼멘등을 이 부류로 들수 있다. 그러나 ?隔걋? 에세이 부흥기를 맞아 유일하게 축소된 분야가 있다. 다름아니라 에세이의 정수라고도 할 수 있는 문학 및 문화비평 분야. 물론 지금도 오츠를 비롯 신씨아 오지크,엘리자벳 하드윅,윌리엄 개스,고어 바이달,윌리엄 프리차드,제임스 우드,존 업다이크 등이 활동하고 있다.그러나 자기주장과 사적 고백,극적 르포 등속의 ‘현대적’ 에세이 홍수 속에서 이같은 성찰의 고전적 에세이는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버커츠 교수는 진단했다. 김재영기자 kjykjy@
  • 남 對 여 성차별 논쟁 ‘한판’

    여성특별위원회 홈페이지 자유토론방에 때아닌 남녀차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남녀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사회’라는 여성특위의 문패가 무색할 정도다. 문제의 발단은 최근 한 중학생이 올린 글이었다.이 학생은 “왜 꼭‘남녀’라고 써야 하느냐”면서 “이제부터는 ‘여남’이라는 단어도 함께 쓰자”는 ‘깜찍한’ 주장을 펴 자유토론방에 불을 붙였다. 이후 자유토론방에 올라온 남녀차별 논쟁의 글만도 700여건.여성들은 “남녀차별 관행이 더이상 나아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고,남성들은 “남녀평등을 이뤄야 한다는 통에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 네티즌은 “여자들만 모여 있는 곳에서 남성에 대한 차별은 말할수 없이 심하다”면서 “완전한 평등이란 오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봐요’(아이디)는 “우리나라의 일부 페미니스트의 의식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면서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려져있던 한국의 페미니스트를 풍자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징병제 도입이나 일정수준 이상 여성을 채용하도록한 여성채용할당제의 폐지 등을 주장하는 글도 수십건에 달한다. 여성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남녀평등을 주장하면 따가운 시선과비방의 소리만 돌아온다”(GIRL), “학교에서도 은근슬쩍 해대는 남녀차별적 발언,이제는 지겹다”(여고생),“남녀차별은 사회 제도나구조상의 문제,단지 여성이라는 것이 고통의 원인”(인권수호)이라고토로했다. 여성학에 관심이 많다는 네티즌은 “남녀평등이란 말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양성평등’이라는 단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개인의 주장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소모전으로 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겉으로 합리,논리 운운하면서 남녀로 양분돼 상대방에 대한 비판에만 혈안이 돼 있다”면서 “보다 생산적인논의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최여경기자 kid@
  • 정세영회장 회고록 출판기념회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회고록 ‘미래는 만드는것이다’ 출판기념회가 23일 오후 6시30분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기념식에는 정상영(鄭相永) KCC명예회장 등 형제를 비롯한 정씨 일가,자동차 업계 관계자,국·내외 주요 인사 등 1,000명이 자리를 같이했다.그러나 정몽구(鄭夢九·MK) 현대·기아자동차총괄회장과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정 회장은 인삿말을 통해 “책을 집필하는 동안 수십번을 고쳐쓰기도 하고,더러는 오랜 기억을 더듬느라 틈틈이 기록해 둔 일기장을 뒤지기도 했다”며“오늘 이 자리를 자동차 인생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전환점으로 삼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자동차를 포함해 우리나라 모든 산업 분야의 위상은 현재 99%까지 선진국 수준에 와 있다고 믿는다”면서 “모두가 마지막 1%의정성을 다해 준다면 우리의 모든 산업분야가 세계시장에서 당당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배길태·정진영 ‘용병킬러’ 떴다

    LG의 배길태와 기아의 정진영이 ‘특급용병 킬러’로 떴다. 1라운드 막판인 00∼01프로농구에서 팬들의 눈길을 끄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특급용병의 덜미를 잡는 국내선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것. 선두주자는 LG의 배길태(182㎝).지난 14일 삼성과의 수원경기에 예상을 깨고 스타팅 멤버로 전격 출전해 최고용병으로 꼽히는 아티머스맥클래리(191㎝)를 효과적으로 봉쇄해 ‘깜짝스타’로 떠올랐다. 100m를 12초에 주파하는 발군의 스피드와 힘을 바탕으로 맥클래리가아예 볼을 잡지 못하게 만들어 LG가 기선을 잡는데 결정적인 수훈을세웠다. 이날 LG는 3점차로 역전패했지만 배길태의 활약만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길태는 19일 신세기와의 부천경기에서 또 한번 진가를 뽐냈다.득점 레이스 선두 캔드릭 브룩스(195㎝)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팀이12점차로 낙승하는데 디딤돌을 놓은 것.홍익대 출신으로 SK에서 방출된 배길태가 무명의 설움을 털고 ‘코트의 저격수’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것이다. 배길태의 뒤를 이은 ‘특급용병 킬러’는 건국대를 졸업해 현대와골드뱅크를 전전하다 올해 기아에 새 둥지를 튼 정진영(183㎝). 21일 신세기와의 울산경기에 올시즌 첫 선발 출장한 정진영 역시 100m를 12초에 달리는 스피드와 탄력을 앞세워 브룩스를 1쿼터에서 단6점에 묶었다.이 덕에 기아는 간단히 주도권을 휘어 잡았고 결국 18점차의 완승을 거머 쥐었다. ‘쓰기도 뭐하고,안 쓰기도 뭐한 준척’으로 꼽힌 정진영이 모처럼만에 이름값을 한 셈이다. 뛰어난 1대1 능력을 앞세워 쉽게 코트를 점령하던 특급용병들이 토종 ‘킬러’에게 잇따라 저지당하면서 프로농구는 더욱 재미속으로빠져드는 느낌이다. 오병남기자 obnbkt@
  • 독자의 소리/ 오염없는 대체에너지 개발 서둘러야

    분자생물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다.요즘 기름값 인상과 관련해 전력소비량 증가,그에 따른 과부하와 전력부족,전열기 덜쓰기,전등 하나 끄기,가정전력 절약하기 등이 언론에 자주 나온다. 우리도 이제는 대체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석유는 30년후면 고갈된다는데 그때 가서 어쩌려고 이렇게 느긋한지모르겠다. 대체 에너지로는 생물에너지가 환경보호 등 여러 측면에서 많이 거론된다. 볏짚이나 옥수수·풀·잡목같은 건 우리 산하 천지에 깔려 있다.이런 것들은 지구에 태양이 비치는 한 얼마든지 원료화할 수 있다. 이런 걸 가공해 알코올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 완전연소하면 대기오염 걱정 없는 알코올은,자동차는 물론 모든 냉난방 에너지로 폭넓게 쓸 수 있다. 짚이나 잡목을 이용해 알코올을 만드는 건 우리가 시골에서 쌀로 동동주를 담가먹는 이치와 비슷하다. 잡목을 잘게 잘라 고온과 고압조건에서 찐 다음 효소와 효모로 발효시키면 알코올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많은데 이것이 효용가치있는 이유는 석화연료(석유나 석탄)와 다르게 대기 중에 치명적인 아황산가스나 일산화탄소같은 걸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영국같은 선진국은 이미 이런 생물에너지뿐 아니라 풍력이나지열·조력·태양을 이용한 에너지화에 나섰다. 우리도 더 늦기전에 각종 대체에너지 개발에 서둘러야 한다. 류용규[전남 목포시 연산동]
  • 문화스냅 2000/ 편지

    이 도시에는/편지를 쓰는 시민이 아무도 없다/전화를 두고/팩시를 두고/성가시게 편지는 무슨 편지/하지만 우체부 김씨의 우편낭은/산타클로스의 선물푸대보다 더 크다/그 속에 가득찬/안 사면 손해인 소비자의 복음/홍보용 인쇄물…(이형기 ‘우체부 김씨’)#우표값을 아시나요? 이 뜬금없는 물음에 선뜻 답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손수 편지지를 고르고,곱게 우표를 붙여,골목골목 우체통을 찾아다니는 서정이 잊힌지 오래다. 요즘 우표 한장은 170원.연애편지 쓰기에 딱 좋은 무늬 편지지는 서너장 한세트에 1,000원선.경조금 담는 용기쯤으로 전락한 흰 봉투는100장들이 한통에 2,000원이고. 빨간 우체통 앞에 서면 괜스레 가슴뛰고,하릴없이 우편배달부를 기다리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오래전 일도 아니다.그러고보면 편지는 지난 세기의 유물 목록에 휩쓸려 어물쩍 도매금으로 넘어가버렸다. 이메일이 ‘광속’으로 오가는 이즈음.손으로 쓰는 편지를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무지 촌스러운 발상일 수도 있다.그렇건만 이 가을 끝자락에서,아날로그식 수(手)작업에 새삼 향수가 쏠리는 건 왜일까. #끊임없이 편지를 사랑한 사람들 휴대폰과 이메일,인터넷이 국민적의사소통기구로 급부상하기 전까지만 해도 편지의 좌표는 당당했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모색하는 데 펜팔이 쏠쏠한 역할을 자임한 적이있었다.어디 그뿐인가.30대만 해도 초등학생 시절에 군부대로 위문편지 한두번쯤 안띄워본 이들이 없을 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생활현장을 풍미한 ‘은유의 수사학’으로는 편지만큼 근사한 게 없었다.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역사와 문학을 주름잡은 ‘세기의 편지’는 일일이 꼽기가 숨차다.육필 편지의 진가를논한다면,뭐니뭐니해도 연서(戀書)가 최고.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연애편지가 갖는 수사적 의미야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다.그 역사는,불과 두달전엔 레이건 전 미대통령 부부가 젊은시절 연애편지를 책으로 묶어내는데까지 맥을 이었을 정도다.고흐가 동생 테오에게,프란츠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등은 그대로 빛나는 문학작품이다. 여물지 않은 생각을 ‘날것’으로 쏴대는 이메일 시대였다면,이들이온전히 빛을 볼 수 있었을까.그리운 이의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는 젊은이의 마음을 슈베르트는 몰랐을 것이고,연가곡집 ‘겨울나그네’에실린 ‘우편마차’는 죽었다 깨어나도(?) 나오지 못했을 거다. #편지는 죽었을까… 현실속 인간관계가 단절될수록 사람들은 가상공간으로 마음을 뺏겨간다. 컴퓨터의 지원없는 글쓰기란 생각할 수 없는 하이퍼텍스트의 시대.사이버 공간에서의 의사소통법이 폭발적으로 세를 얻게 된 배경을 놓고어떤이들은 한국적 특수성을 들먹이기도 한다. 그들 주장은 이쯤된다.“유별나게 공동체적 삶을 중시하는 교육환경에 길들여온 국민성이경쟁사회에서 고립을 느꼈고,그 뒤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유연한 소통장소로 사이버 공간을 선택했다”틀린 말은 아니다.속도지향의 세상은 즉시즉각 소통가능한 전자우편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나날이 가치를 실어주는 중이다.이메일이나 핸드폰 메시지는 체취를 담은 일종의 ‘자기확인’ 장치가 됐다는견해(김성기 ‘현대사상’주간)도 있다.액정화면에 메시지를 한꺼번에 8줄까지 띄우는 핸드폰이 인기몰이를 하는데야. #하이퍼텍스트의 시대,그래도 편지는 살아있습니다 달갑잖은 이메일을 하루에도 몇통씩 ‘휴지통’에 쓸어넣고,손가락이 안 보일 만큼날렵하게 핸드폰 단말기로 채팅 메시지를 찍어날리는 세상.이런 풍경들 속에서 육필편지가 설 자리는 사라졌다고들 믿었다. 실은 그렇긴 하다.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의 통계(3년마다)에 따르면,88년 전체 우편물 가운데 개인우편물이 차지한 비율은 31.1%.지난97년엔 25.2%로 떨어졌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막연한 예상처럼 개인서신이 급감추세는 결코 아니란 대목에 있다. 우정사업본부 우편물 통계담당 황성구 차장은 “정확한 통계는 잡을수 없지만,육필편지는 최근 오히려 늘고 있는 분위기다.글쓰기에 무작정 겁먹던 과거와 달리,온라인 글쓰기로 단련된 네티즌들이 부담없이 접근하기 때문인 것같다”고 귀띔한다. 시인 황동규씨가 그렇게 노래했던 ‘즐거운 편지’는 이제 더이상 육필 형태로만 머물러 있진 않을 태세다.모양새를 바꿔 살아남기로 했다.이름하여 ‘하이브리드(hybrid)메일’.웹상에서 작성한 메일을 우표에 소인이 찍히는 실물편지로 바꿔 보내주는 우체국 서비스가 크게인기다. 천지개벽해도 관계를 떠난 주체란 있을 수 없는 법.가을이 다 가버리기 전에,보내서 마음 들뜨고 받아서 기쁜 ‘즐거운 편지’ 한통 어떨까.서정이 담긴 종이편지라면 더 좋겠다.서두르자. 황수정기자 sjh@. *영화속 ‘편지’관객을 울리고…. 100년 영화 역사 속에서 편지는 내내 요긴한 아이템이었다.‘편지중의 편지’ 러브레터를 그대로 제목이나 주소재로 삼은 영화부터 떠오른다.이와이 순지 감독의 일본 ‘러브레터’,진가신의 할리우드 ‘러브레터’,이정국의 한국 ‘편지’.일본 ‘러브레터’가 이루지 못한애잔한 사랑으로 눈물샘을 건드렸다면,최진실과 박신양이 주연한 충무로의 ‘편지’도 그에 못잖았다.남편이 홀로될 아내를 위해 세상을뜨기전 미리 부치고간 편지의 슬픈 정조가 오래오래 기억되는 멜로. 진가신의 영화에서는 편지의 속성이 좀더 원색적으로 드러난다.연애편지 한통이 이 사람 저 사람을 거치면서 온마을이 분홍빛 연정에 ‘감염’되는,익살맞은 내러티브다. 이말고도 줄줄이다.‘병속에 담긴 편지’에서 케빈 코스트너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절절한 편지로 달랬다.‘일 포스티노’는 칠레의 망명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이름없는 바닷가 우편배달부의 우정을 담았다. 편지가 섬뜩한 스릴러로 장르를 넓히기도 했다.두어해 전 국내 개봉된 ‘킬러가 보낸 편지’는 대표적이다. 손편지가 이메일에게 자리를 내주자 영화도 그에 주목했다.맥 라이언이 주연한 ‘유브 갓 메일’은 이메일을 주소재로 당당히 부상시켰다.일본의 ‘하루’는 이보다 훨씬 더 이메일 코드에 밀착한 경우.이메일이 내러티브의 근간을 이루기로는 한국의 ‘접속’도 빼놓을 수 없다. 고전이 돼버린 윌리엄 와일러의 ‘편지’(1940)에서부터 얼마전 국내개봉된 일본의 ‘포스트맨 블루스’나 충무로의 최근작 ‘시월애’까지.편지 생각은 간절하지만 당장 쓰기가 내키지 않는다면 영화라도한편 골라보면 어떨지. 황수정기자
  • ‘狂暴한 자유주의’를 넘어서

    자유주의의 도도한 물결이 세계를 뒤덮고 있다.결국 시장이 자원을마음대로 처분하고 우리를 인도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는가. 프랑스 사회학자 알랭 투렌은 ‘어떻게 자유주의에서 벗어날 것인가’(당대 펴냄)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그 광폭성으로 인해 인간들이 겪게 되는 엄청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탈출구나 대안을 모색하는일이 시대착오적이고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되는,때 이른 포기를 비판하며 ‘가능함의 모색’을 주장한다. 투렌은 세계의 작동 구조와 그 내부의 고통스러운 몸부림,대안적 탈출 시도,좌파정치세력의 다양한 구도를 분석한 뒤 ‘2½의 정치’를진정한 대안으로 제시한다.새로운 사회운동 발현과 국가의 사회연대적 정책 복원을 통해 자발성과 계획을 조화시키자는,생산과 분배를동시에 고심하는 중도 좌파적 시각이다.배제되고 소외된 이들의 사회적 재통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자는 것이다.이를 위해 노동문제에 우선권을 부여하고,경제에 대한 공적 개입 확대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발전을 추진하며,모두의 권리를 모두가 승인하는 문화의소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세금 인하와 고용창출활동 강화,혁신을 향한 교육을지향하면서 내부 소비를 증대시키고 구매력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낡은 경제 운영방식의 해체는 반드시 필요하지만,모든 외부통제를 거부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를 움직이려 드는 시장경제는 위험스럽다며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지적한다.특히 생산적인 투자보다는 전적으로 금융이익을 추구,단기간에 경제 전체를 난폭하게 파괴할 수 있는 자본의 무절제한 흐름의 위험을 강조하며 정부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금융자본주의와 정부의 무책임성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을 근대경제에 대한 총체적인 부정과 혼동하지 않으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힘들을 식별해내자고 덧붙인다. 희생자들의 이름으로 지배행위를 폭로하는데 만족하는 극좌파와,사회해체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으로서 제도를 방어하라고 부추기는 공화주의의 문제점도 지적한다.지금 필요한 것은 경제·사회·문화적인 문제들을 국가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국유화의논란에 종속시키기 위해 국가에 호소하는 낡은 방식이 아니라 정치개혁을 이룰수 있는 새로운 사회운동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사회운동은단순히 지배에 반대하는 거부의 운동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적인 상징의 이름으로 자신의 요구를 펼치는 주장의 운동으로 나아갈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중도 우파적 ‘제3의 길’에 대해서도 반론을 편다.제3의 길 신봉자들은 자발성을 발전시키고 일자리의 창출을 가로막는 경직성을 제거함으로써만이 가장 취약한 부분들을 방어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비난한다.서구 인구의 20∼25%가 반실업자로 살아가는 상황에서이러한 해결책은 밖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복귀에 힘쓰기보다는 이미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다는 것. 정치가 사회현실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때 극단주의적인 운동이형성된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고원 옮김 7,500원. 김주혁기자 jhkm@
  • CNN 간판 앵커 버너드 쇼 “나 이제 떠날래요”

    [워싱턴 AFP DPA 연합] 1991년 걸프전중 바그다드에서 생방송을 했던 미국 CNN방송의 노련한 앵커 버너드 쇼(60)가 내년 2월말 방송인생활 20년을 청산하고 은퇴한다고 회사측이 10일 밝혔다. 쇼는 1980년 CNN 창립 이래 줄곧 이 회사에 몸담아왔으며 1988년 대선 토론프로의 하나에서 사회를 맡아 일약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쇼는 이날 방영된 ‘정치내막’ 쇼 프로의 말미에 낭독한 성명에서 “나는 자서전을 포함한 책을 쓰기 위해 앵커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쇼는 “이곳에서 20년을 보내다 보니 이 직업에 투신하기보다는 떠나기와 CNN을 그만두기가 더 힘들다”고 말하고 “그러나 어떤 장미들은 향기가 너무 좋다. 그래서 책을 쓰지 않을 때는 정원사로서 그것들을 기르고 냄새를 더맡고 싶다”고 덧붙였다.
  • 디지털 언론시대 새지평 개척

    네티즌의 때묻지 않은 ‘칼럼’이 인터넷과 지면을 넘나들며 소개된지 100여일이 넘었다.현재 대한매일 뉴스넷(www.kdaily.com)에서 활동하고 있는 칼럼니스트는 50여명.이들은 정치·경제·게임·음악 등각 분야에 걸쳐 자유롭게 그들의 의견을 인터넷 게시판에 풀어놓고있다. 특히 네티즌들의 여론을 국내 최초로 지면에 반영,독자들로부터 디지털 언론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kdaily.com’에대해 네티즌 칼럼니스트들도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소설가 안윤미씨는 “신문에 자신의 글과 이름이 실린다는 것은 인터넷 글쓰기의 새로운 희망”이라며 “사이버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는 네티즌들의 숨어있는 힘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또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칼럼니스트 김동렬씨는 “지면에 반영되는 네티즌 칼럼은 첫째도 둘째도 현안에 대한 서로의 논쟁을 이끌어내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과감한 논쟁을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훈계하는 칼럼 형식은 지양해야한다”고 말했다. 높은 관심을 얻고 있는 만큼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네티즌 독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쉽고 자극적인 글감을 채택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김찬영씨는 “독자들의 반응을 의식한 인기위주의 글 선정을 지양하고 사회 소외계층,난맥상 등을 공론화하고 여론을 일으킬 수 있는 글이 지면에 많이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럼니스트 김영인씨는 “네티즌은 대부분 젊은층이고 이들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문화가 지면에 스며든다면 독자들도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딴지일보 대표 김어준씨도 “대한매일이 최근 괄목할 만한 변신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고 평가하고 “네티즌 여론이 무엇인지 그 정체성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화 등 문화 관련 비평글을 주로 쓰는 김형렬씨는 “일간지 호흡으로 사이버 스페이스 문화를 진단하면 실패한다”며 “네티즌 여론을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필자 선정에서부터 지면편집까지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daily.com 허원기자 wonhor@
  • 대산문학상 수상작 발표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주는 제8회 대산문학상 시ㆍ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최승호(崔勝鎬)씨의 시집 ‘그로테스크’와 이윤기(李潤基)씨의 소설집 ‘두물머리’가 선정됐다. 각 부문 상금이 3,000만원인 이 상은 또 평론 부문에서 오생근(吳生根) 서울대 불문과 교수의 비평집 ‘그리움으로 짓는 문학의 집’,번역 부문에서 고광단(高光檀.홍익대 불문과 교수)ㆍ장 노엘 주테(주일프랑스대사관 어학ㆍ문화담당 실장)씨가 불어로 공동 번역한 이승우의 장편소설 ‘L’Envers de la vie (생의 이면)’이 각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희곡 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시 부문 수상작 ‘그로테스크’는 “우울한 일상이 빚어내는 팽팽한시적 성취를 통해 저자가 지금까지 천착해온 현실적 삶과 상황에 대한 지극히 정밀한 관찰이 보다 보편성을 획득했다”(심사위원 유종호,정현종,이성부)는 평가를 받았다.소설집 ‘두물머리’는 “담론과이야기의 조화속에서 글쓰기가 곧 존재나 현상 밑에 감춰져 있는 이치와 진실을 깨달아가는 과정임을 입증했다”(이청준,현기영,조남현)는 심사평이다. 평론집 ‘그리움으로 짓는 문학의 집’은 “비평의 상식적 온건함을보여주면서도 그 속에 깊은 통찰과 견실한 논리가 바탕을 이룬다” (이재선,홍기삼,염무웅)는 점, 그리고 ‘생의 이면’ 불어 번역본은“원문의 맛을 감칠 맛 있게 살려내 유럽 독자들과 언론에 큰 반향을불러 일으킨 점”(이상옥,홍승오,김수용,조갑동)이 높이 평가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24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 김재영기자 kjykjy@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2)나그네살이

    *우리 입맛에 꼭맞는 쌀요리 '밀라노 리조트' 일미. 밀라노는 유럽 북쪽과 서쪽으로 통하는 중심에 있기 때문에 들어갈때나 나갈 때에도 기차를 갈아타기가 편리한 곳이다.밀라노는 스위스 오스트리아와 접경 지역인 롬바르디아 지방의 대도시인 셈인데 그래서인지 버터 치즈 같은 낙농품과 쇠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같은 육류요리가 다양하고 특히 우리네 입맛에도 맞는 쌀 요리인 리조토가 유명하다.밀라노의 디자인은 뉴욕이나 파리를 앞서는데 거리에는 예쁘고 세련된 아가씨들이 넘친다. 밀라노식 토르텔리와 라비올리는 말하자면 우리네 만두와 같은 음식이지만 수프처럼 주요리가 나오기 전에 먹는 파스타의 일종이다.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다지거나 뭉근하게 오랜 시간 익혀서 크림처럼 만들어 갖은 양념과 파마산 치즈로 조미하여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서속을 넣어 뜨거운 육수에 담아낸다.먹어보면 영락없는 우리네 만두국이다. 밀라노의 쌀 수프는 우리 입맛에 맞아서 우연히 먹어 보고는 떠날 때에도 일부러 찾아서 먹었을 정도였다.샐러리,당근,호박,데쳐서 씨를뺀 토마토,감자,파슬리,마늘,돼지고기 삼겹살 등을 잘게 썰어서 준비한다.팬에 잘게 다진 고기와 양파와 잘게 썬 삼겹살을 넣어 볶다가바실리코 잎과 샐비어 잎이며 완두콩이나 강낭콩을 넣고 함께 볶아준다.냄비에 물을 붓고 위의 것들을 간하여 오랜 시간 감자가 뭉개지도록 끓인다.국물이 꺼룩해졌을 때 양배추와 쌀을 넣고 좀 더 끓여서 파마산 치즈를 뿌려서 낸다. 쌀로 만드는 음식으로 이태리 전국에 걸쳐서 각 지방의 특성을 살린리조토가 있다.리조토는 이를테면 쌀죽이나 볶음밥 같은 식이 대부분이다.수제비나 밀가루 경단 비슷한 뇨키와 리조토를 별 재료없이도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가 있는데 내가 베를린 시절에 이태리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유학생 친구에게서 배운 것이다. 밀가루와 소금 그리고 버터와 파마산 치즈 가루만 있으면 된다.소금에 간하여 밀가루 반죽을 해 놓는다.반죽을 조금씩 동그랗게 떼어 내어 끓는 물에 떨어뜨려 삶아낸다.뜨거운 경단(뇨키)을 녹인 버터로버무리고 그 위에 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려서 낸다. 쌀과 버터 파마산 치즈와 달걀만 가지고 맛있는 리조토를 만들어 먹을 수가 있다.쌀은 소금 친 끓는 물에 삶는다.접시에 녹인 버터와 파마산 치즈와 달걀 노른자를 놓고 삶은 쌀을 건져서 뜨거운채로 살살섞어서 먹는다. 괴테는 이태리 기행에서 베네치아의 인상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내가 타고있던 배에 첫 번째 곤돌라가 다가왔을 때 나는 이십 여년쯤 잊어버리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장난감이 생각났다.아버지는 이탈리아로 여행을 갔다가 아름다운 곤돌라 모형을 사왔는데 내가 그것을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허락했을 때 나는 매우 기뻤다.맨 처음 다가온 곤돌라의 그 빛나는 철판 뱃머리와 검은 선체가 모두 오랜 친구처럼 나를 맞이해 주었다. 안내자도 없이 동서남북의 방위만을 확인하면서 도시의 미로 속으로들어갔다. 도시는 크고 작은 운하들이 이리 저리 교차되고 있지만 그 위로는 크고 작은 다리들이 연결되어 있었다.이 도시 전체가 얼마나 좁고 번잡한지는 직접 보지않고는 상상하기 힘들다.골목의 폭은 대개 두 팔을벌리면 닿을 정도였다.아주 좁은 곳에서는 두 팔을 옆구리에 대고 있으면 팔꿈치가 닿는다.물론 가끔 가다가 좀 넓은 길도 있고 여기 저기 작은 광장도 있긴 하지만 비교적 모든 곳이 좁다고 할 수 있다.”200여 년이 훨씬 지난 오래 전의 묘사였지만 지금도 베네치아는 그때와 거의 변함이 없다.내가 묵었던 운하 옆의 펜시오네 뒷편은 이곳의 택시인 곤돌라가 모이는 정류장이었는데 밤 늦게까지 사공들이 떠드는 소리와 높다란 테너의 노랫소리로 조용할 때가 없었다. 괴테도 그들의 경박한 소음을 불평하면서도 나중에는 나처럼 유쾌한기분으로 바뀌면서 이태리의 대중과 친밀해진다. 여러 개의 섬으로 나뉘었지만 다리와 운하로 모두 연결된 베네치아의 중심지는 산 마르코 광장이었다.모든 길은 로마가 아니라 베네치아에서는 산 마르코 성당이 있는 광장으로 통한다.베네치아의 뒷골목에는 크고 작은 여러 식당이 있지만 특히 중심가인 광장 뒷편의 아름다운 소상점들이 있는 골목길 사이 사이에 맛있는 식당들이 있었다.도시의 버스격인 바닥이 편편한 승합 배와 택시인 곤돌라로 연결되지만 누구나 미로 같은 골목과 광장과 다리를 건너 슬슬 걸어서 섬의 맨끝까지 가볼 수 있다. 내 친구는 베네치아를 짙은 화장을 한 나이 든 창부에 비긴적이 있다.퇴페적인 슬픔 같은 것이 느껴진다는 소리인지.특히 노을에 비낀 바다와 고색창연한 건물들을 다리 위에서 조망하면서 나는 그 말을 기억해 냈다. 육지에 붙어있긴 하지만 섬이나 마찬가지인 베네치아에서 맛있는 것은 무어니 무어니 하여도 생선과 가금류의 요리다.코스 요리를 보면리조토나 수프의 재료도 조개,맛,홍합,오징어,새우,가재,멸치,정어리 등속으로 풍요하다.스파게티도 해물로 한 것이 가장 맛있고 주요리도 생선이 으뜸이다.화이트 와인과 더불어 먹기에 좋은 홍합탕과 굴은 나중에 뉴욕에 가서도 찾아서 먹곤 했다. 홍합을 마늘과 올리브 기름을 넣고 우리네 뚝배기 같은 질그릇에 끓여서 와인과 소금 후추를 넣어 양념한다.굴은 날 것 그대로 껍질을벌려 잘게 다진 파슬리와 올리브 기름과 레몬을 짜서 떨어뜨린 뒤에먹는다. 나는 지금도 집에서 토마토를 쓰지않고 싱싱한 낙지나 오징어새우홍합 조개 등을 올리브 기름으로 볶아서 마늘 월계수잎 파슬리로 양념하고 해물 육수와 화이트 와인으로 촉촉하게 한 다음에 국수를 넣어 올리브 기름과 파마산 치즈 가루로 끝을 낸 스파게티 마리나라를즐겨 만들어 먹는다.입맛에 따라서는 향신료를 넣을 때 붉은 고추를썰어서 함께 볶으면 매운 맛이 가미된다. 단테와 미켈란젤로,라파엘 같은 르네상스의 천재들을 낳은 피렌체는유럽이 아니라 동방 어느 벽지에 숨어있는 소읍내 같은 느낌이 드는곳이다.저녁 무렵에 미켈란젤로 언덕에 올라 앉아서 시내의 모든 교회와 둥근 돔이 장중한 두오모 성당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중세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공기와 바람 자체가평화 그대로였다.붉은 노을이 사라지고 어두워질 때까지 언덕에 앉아 있었다.나중에 로마에서 옛 폐허인 포로 로마노에 갔을 때에는 오히려 피냄새가 났지만. 빵 수프 리볼리타는 피렌체의 유명한 음식이다.토스카나 지방은 원래가 버섯과 육류의 꼬치 구이 요리를 알아준다.야채는 양배추나 샐러리 당근 감자도쓰고 양파 토마토 콩을 쓰기도 하는데 육수는 양고기 돼지뼈 소 내장을 쓰기도 한다.향신료와 양념은 마늘 파슬리 박하로즈마리 올리브기름 후추 등속을 쓴다.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지만 빵 스프 종류는 위의 재료를 볶거나끓여서 육수를 내 수프 그릇 바닥에 빵을 담고 위에서 국물을 부은것이 공통점이다. 마늘 소금 후추 양념하여 올리브 기름이나 로즈마리로 맛을 낸 고기를 꼬치에 꿰어 돌려가며 굽는데 역시 재료에 따라 양고기 돼지고기메추리나 티티새 참새같은 작은 새를 굽기도 한다. 황석영
  • [여성 선언] 야곱의 아들들

    지금 문단은,한 젊은 비평가가 제기한 표절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위기에 직면해 있다.문단이나 학계에서는 알만한 서울대 김모 교수의 노작 ‘근대소설사연구’가 일본학자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을 표절했다는 내용을 담은 한 젊은 비평가의 저서가출간된 뒤,바로 그 젊은 비평가가 다니던 대학원을 스스로 그만두는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김모 교수의 제자들인 그 대학 교수들의압력을 못 이긴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에도 소유권이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근대 이후의 경험일 것이다.바로 그 근대의 경험을 이야기하는저작이 일본학자의 표절이라고 하는 아이러니는,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근대를 다만 관념으로 바라보고,현실에서 스스로 획득해가야 하는 가치관이자 세계관으로는 수납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학문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학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인정에 호소하거나 패거리를 지어 ‘왕따’시킴으로써 해결하려 하는 관행이 전근대적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문학판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그러나 알고 보면,이 모든 것이 사실은 발전이라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한국현대문학은,불행히도 그 전체가 대중문화 못지 않게,일본이라는 거울에 반사된 풍경이라는 혐의에서 대단히 부자유스럽다.대다수 문학전공자들은,표절에 대해 말하자니 자신의 학적 토대가 되는 문화적인 자산을 깡그리 부정해야 하고,말하지 않자니 학자적 양심을 부정해야 하는 이중의 딜레마에 봉착한지오래다.이런 망설임을 타고,일각에선 옛날보다 더 공공연히 표절을통한 짜깁기식 글쓰기가 횡행하고 있다. 김교수의 수많은 저작을 살펴보노라면,박정희시대의 경부고속도로가 떠오른다.세계에서 가장 빨리 건설된 고속도로이자,가장 많이 보수한 도로라고 하지 않던가.길을 닦아야 한다는 절박성,한국문학의 지형도를 가능한 한 그려놓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이 노대가로 하여금저런 무리수를 두게 한 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도로가 있음으로 해서 후학인 나같은 사람들이,어디로 나를몰고가야 할지 헤매지 않고 한국문학의 곳곳을 탐사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그의 업적에 무한한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이제야 표절이 문제가 되게 만든 것은 전적으로 우리 세대의 잘못이다.아버지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학적 정당성을 공고히 한다는 근대적 학문방법을 내면화하지 못한 아들-즉,우리 세대가 그 도로를 아버지의 손에서 탈취하여 수리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데 있을 뿐이다.그런데 비로소 이러한 아버지 세대의 취약한 학적 기반을정면으로 지적한 한 학문적 아들인 젊은 비평가가 등장했고 그 아들이 자신의 문학적 사형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사건은,어쩐지 ‘야곱의 아들’들이 사랑받는 요셉을 내친 것과 오버랩된다.가장 사랑받는 아들을 내쳤으나,결국 그 아들이 가문을 구했다.너무나 가부장적인 비유여서 썩 내키지는 않지만,이 성서의 한 장면에서 나는 한국문학의 살아날 길을 읽는다.바로,김교수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이렇게 기대하는 것은,김교수가 자신의 표절혐의를 인정하는 더 큰진전을 보여준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표절시비가 있어 왔어도,김교수를 제외한 그 누구도자기의 잘못을 과감히 인정한 예는 없다.바로 그 열린 자세에 의지하여 기대하는 바이니,김교수는 더 앞으로 나서야 한다.자신을 살해한젊은 비평가에게 가해지는 다른 아들들의 ‘지적 테러’를 아버지 스스로가 막아야 한다.요셉으로부터 다음 세대를 위한 가능성을 바라본 야곱처럼,젊은 비평가로 하여금 아버지 살해의 성스러운 의식을 거행할 학적 자유를 부여해줘야 한다. 한국문학의 미래는,바로 이 우물에 빠진 요셉을 살려서 건져내는 일에 달려 있다.이를 여전히 아버지의 손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쓰럽지만 말이다. 노 혜 경 시인·부산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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