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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지역구 예산 챙기기 안된다

    내년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 예결특위 소속 의원들이 대선 정국을 틈타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있다고 하니 여간 볼썽사나운 일이 아니다.그렇지 않아도 16개 상임위에서 먼저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원안보다 무려 4조원이나 늘려 예결특위에 넘긴 터다.선심성 예산 끼워넣기와 의원들간 담합이 극에 달해 통상적인 증액 비율보다 두배가 넘는 엄청난 액수이다.당연히 예결특위가 조정을 통해 삭감에 나서야 할 판인데,오히려 ‘제몫챙기기’에 열성이라니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는 한나라당 의원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라고 하니 모처럼 의원들이 의기투합하고 있는 꼴이다.국민혈세를 가지고 내 지역구 인심쓰기에 나서고 있는 부끄러운 우리 국회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예결특위의 한나라당 간사위원 같은 이는 전날까지만 해도 상임위의 선심성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을 주장했다가 자기 지역구 방파제 사업비에 대해서는 증액을 요구했다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나라 살림살이야 어찌되건,지역 인심을 얻어 대선에 기여하면 그만이라는 얄팍한 ‘상술(商術)’과 다름없다. 올해는 대선의 해로 회기가 한달 가까이 짧아 심도있는 예산 심의가 어려운 처지다.그런 판에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로 예산안이 만신창이가 된다면 어떻게 국회를 믿고 나라를 맡기겠는가.예결특위 위원들은 지역구 사업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새해 나라 전체 살림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꾸려나갈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면밀한 심사를 통해 타당성이 떨어지는 사업의 예산은 과감히 삭감하거나 늦춰 국민 세부담을 줄여야 한다.국민들은 건강한 나라살림을 위해 우리 지역 사업을 내년으로 미뤘다고 당당히 밝히는 예결특위 위원들이 속출하길 고대하고 있다.
  • 검소해진 창립기념 행사

    ‘잘나갈수록 검소하게’ 기업체 창립기념일 행사가 간결,검소해지고 있다. 11월1일 창립 33주년을 맞는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에서 장기근속 사원과 유공사원을 포상하는 외에 특별한 행사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또 반도체라인 등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한 공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휴무키로 했다.몇해 전만해도 직원들에게 10만∼20만원 상당의 창립기념 ‘선물’을 지급했으나 올해는 이마저도 사라졌다.올해 순익만 6조원대를 기록할 글로벌 업체의 창립기념일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한화는 아예 창립기념 행사조차 하지 않았다.지난 9일이 그룹 창립 50주년이었지만 김승연(金升淵) 회장의 뜻에 따라 행사를 취소했다.50주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당초 대대적인 행사를 계획했지만 최근의 불확실한 경제환경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화는 대신 행사 비용으로 예산에 책정했던 수억원 규모의 돈을 모두 북한 어린이돕기에 쓰기로 했다. 박홍환기자
  • 주민증 사진 성형 유행

    김모(23·여)씨는 지난 27일 토익 시험장에서 낭패를 봤다.시험감독관에게 제시한 주민등록증의 사진이 실제 얼굴과 많이 달라 대리시험자로 찍혀 퇴실당한 것.김씨는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아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 뒤에야 ‘일정기간 시험자격 박탈’ 등 추가 불이익을 면할 수 있었다. 이모(21·여)씨는 얼마 전 술집에서 미성년자를 단속하던 경찰관에게 주민등록증을 제시했다가 파출소 신세를 졌다.이씨는 파출소에서 지문을 대조하고 나서야 겨우 풀려났다.김씨와 이씨 모두 주민등록증에 컴퓨터로 수정한 사진을 사용한 것이 화근이 됐다. 컴퓨터로 자신의 얼굴을 뜯어고친 ‘성형 사진’을 주민등록증과 여권용 사진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디지털카메라로 얼굴 사진을 찍은 뒤 컴퓨터 수정 작업을 통해 점과 기미를 없애거나 눈을 크게 만들고 심지어 각진 얼굴을 갸름하게 한다.일부 젊은 여성은 더 예쁜 사진을 쓰기 위해 허위로 분실신고를 내고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는다. ‘성형 사진’ 붐이 일면서 서울 등 대도시에는 컴퓨터 수정 전문 사진관이 늘고 있으며,인터넷에도 관련 사이트가 앞다퉈 생겨나고 있다.이에 행정 당국과 일선 수사기관은 신분확인에 어려움이 많고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31일 일선 구청과 동사무소 등에 따르면 주민등록증과 여권 발급 대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성형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2동 사무소에서는 여성과 젊은층 등 주민등록증 신규·재발급 대상자의 30% 이상이 ‘성형 사진’으로 주민등록증을 만들고 있다.한 관계자는 “한달 평균 50건이 넘는다.”고 귀띔했다. 서초구 방배1동·강남구 신사동 사무소도 한 달에 각각 40여건과 20여건의 컴퓨터 수정 사진이 주민등록 발급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각 구청 여권발급신청 창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방배1동 사무소 직원 김모(41·여)씨는 “성형의 정도가 심하면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을 받지 않으려고 하지만,주민등록법상 별다른 규제조항이 없어 민원인이 항의하면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일선 경찰들은 주민등록증의 사진과 실제 얼굴에 차이가 나면 지문확인을 병행해야 하는 등 신분확인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책꽂이/ 된장을 연주하는 여자 外

    ◆된장을 연주하는 여자(도완녀 지음,해냄 펴냄)-늦사랑에 빠져 꼬박 9년을 강원도 정선 된장마을에서 스님인 남편과 함께 사는 저자의 에세이.2700개가 넘는 된장 항아리에 담을 만큼 수많은 된장을 담그는 된장공장 일꾼,끊임없이 연주하지 않으면 음감을 잃고마는 첼리스트로서 살아가는 저자의 하루가 길고도 풍요롭다.8500원. ◆공산당선언(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이진우 옮김,책세상펴냄)-‘공산당선언’은 마르크스를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만든 문건이자 마르크스 사상의 결정체다.그것은 이데올로기와 철학적 성찰이라는 이중의 성격을 지닌다.마르크스주의가 현실 사회주의로 발전하면서 ‘공산당선언’은 이데올로기로 절대화했지만 사회주의 붕괴와 더불어 조소의 대상으로 전락했다.이 책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주의자 동맹을 위한 강령으로 함께 집필한 ‘공산당선언’과,그것을 쓰기 전에 엥겔스가 강령 초안으로 집필한 ‘공산주의 원칙’을 번역한 것이다.5900원. ◆침묵하는 소수(시오노 나나미 지음,이현진 옮김,한길사 펴냄)-다수가 곧정의이자 대세인 시대,주류가 곧 만사 오케이로 통용되는 시대는 얼마나 숨막히는가.이제는 소수의 창의성과 비주류의 혁신적인 발언을 더 의미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그것은 다양성의 공존,건강한 다층적 비주류가 많은 시대를 실현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이기도 하다.이 에세이집은 저자의 당당한 자기선언이다. 그러나 무작정 소수를 지향하지 않는다.주제넘은 메이저 지향과 곰팡내 나는 마이너리티 지향은 결국 동근이화(同根異花)라는 것.상식을 파괴하는 이성의 도전,이것이 바로 침묵하는 소수를 관통하는 정신이다.1만 2000원. ◆살바도르 달리(살바도르 달리 지음,이은진 옮김,이마고 펴냄)-도발과 기행으로 점철된 삶을 산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자서전.달리는 많은 시간을 미국에 체류하면서 ‘잡다한’방면에서 독창성을 발휘했다.이 점은 유럽 미술사가들의 비판의 대상이 됐다.비판의 골자는 달리가 미국식 자본주의적 예술행태에 매몰돼 예술성을 달러와 바꿨다는 것이다.스페인 사람 특유의 과장을 섞어가며이야기를 풀어가는 글솜씨와 자신감을 넘어 오만하기까지한 문체가 단숨에 읽어나가게 만든다.1만 5000원. ◆방콕 이야기(전대완 지음,실천문학사 펴냄)-현직 외교관이 본 방콕·방콕사람들.태국이 겉으로는 구질구질한 거리,숨막히게 겹쳐 흐르는 교통,홍등가가 전부로 비쳐질지 모르지만 시간을 갖고 보면 사회 저변에 흐르는 역량을 깨닫고 놀라게 된다고 말한다.정신적 지주 구실을 해내는 왕가에 대한 충성심,외세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흔들림 없이 지켜온 정신과 문화,친절과 양보의 마음이 승화해 나오는 미소와 인내,내생을 기약하는 생활철학과 신앙등이 바로 태국의 힘이라고 강조한다.8000원. ◆연애처럼 달콤하게 전쟁처럼 치열하게(홍은옥 지음,선미디어 펴냄)-아동용 토털 캐릭터로 인테리어 시장을 이끄는 저자의 두번째 수필집.경쾌한 톤의 글을 실었다.8000원. ◆내 돈은 내가 번다(베른드 니쿠엣 지음,유혜자 옮김,휴머니스트 펴냄)-알기 쉽게 풀이한 청소년 경제교양서.요슈타인 가이더의 ‘소피의 세계’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우주의 본질과 인생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풀어준 책이라면,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빌려 정글과 같은 증권시장을 탐험한다.1만 5000원. ◆조직의 성쇠(사카이야 다이치 지음,김순호 옮김,위즈덤하우스 펴냄)-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일본은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에 이어 ‘잃어버릴 10년’이 다가오고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일본 장기불황의 원인은 곧 조직이 문제다.‘지식가치혁명’등의 책을 발표한 저자는,21세기 지식창조 사회는 오케스트라형 조직이 아닌 재즈밴드형 조직을 원한다고 말한다.1만 3000원.
  • [대∼한민국 24시] 새벽 주문진항/펄펄뛰는 생선 만큼 어민 삶도 ‘싱싱’

    “펄펄 뛰는 오징어가 개락이래요(많습니다).한 두름(20마리)만 사 가우(사세요).” 늦가을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의 새벽은 짭짜름하고 비릿한 바다냄새와 어민들의 왁자한 목소리로 시작한다.어스름이 걷히기 시작하는 오전 5시30분쯤 주문진 부두는 배가 들어올 때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밤새 전국에서 달려온 활어차 운전사,출항을 준비하는 선원들이 모여들면서 분주하게 아침을 맞는다.부두 한쪽 옆에 설치된 해수관을 통해 연신 쏟아져 내리는 바닷물을 활어차에 싣는 작업부터 부두끝 포장마차에서 새벽 속풀이 해장국을 먹는 출항 앞둔 선원까지 표정도 다양하다. 겨울이 가까워짐에 따라 오징어떼가 울릉도 외항까지 이동하면서 배 입항시간이 오전 7∼8시로 늦어져 그나마 여유로운 시작이다.한여름 연안에서 오징어 어군이 형성될 때는 새벽 3∼4시면 배가 들어오기 때문에 밤을 꼬박 지새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침 7시를 넘어 부두끝 오징어 위판장으로 집어등(燈)을 주렁주렁 매단 50t안팎의 오징어배들이 줄줄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부두는 더욱 부산해 진다.입찰을 위해 빨갛고 노란 모자로 구분된 수협직원과 중매인,중간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시끌벅적해 진다.입찰 때는 조용하다가 막상 입찰이 끝나면 활어차를 뱃전으로 부르랴,오징어 나르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이때는 모두가 뛰다시피 뱃전과 활어차를 오간다.싱싱한 산오징어를 상전 모시듯 조심스러우면서 재빠르게 차량 수조로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부두에 정박한 오징어배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선원들은 밤새 채낚(낚시)으로 잡은 펄떡거리는 오징어를 뜰채로 20마리씩 그릇에 담아 뱃전으로 내느라 정신이 없다. 선원생활 40년이 넘었다는 오징어 배 명전호(52t) 선원 손한용(56·주문진읍)씨는 “주문진에서 8시간 걸리는 울릉도 외항까지 나갔다가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며 오징어 6000여마리를 잡았다.”면서 “어황이 예년만 못해 갈수록 힘이 든다.”고 푸념이다.그래도 “내 손으로 잡은 오징어를 하선시킬 때가 제일 보람 있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배 가두리식 수조에서 건져낸 오징어들은 조금이라도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활어차를 배 가까이 정차해 놓고 순식간에 활어차 수조로 옮겨 싣는다.중간 상인 아줌마들까지 동원돼 릴레이식 작업이 이어진다. 중간상인 김매자(56)아주머니는 “주문진 사람이면 누구나 어항에서 장사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고기장사해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이만큼 사는 것도 어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더구나 아들이 중매인으로 활동,매일 아들과 얼굴을 대하며 장사할 수 있어 뿌듯해 한다. 활어차에 옮겨진 오징어들은 곧장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의 횟집으로 달려간다.주문진항이 어항 가운데 활어 선도율이 좋다 보니 강원도 동해안 활어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수협 지도과 원명식(48)계장은 “고속도로와 국도,어항으로 통하는 교통이 편리하고 어선들도 다른 항구보다 신선도 유지를 잘해줘 활어차들이 주문진항을 가장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활어차 운전사들의 애환도 부두 곳곳에서 묻어난다.충분히 잠을 못자는 것도 그렇고 겨울에는 도로에 바닷물을 흘리고 다닌다며 눈총받는 것도 달갑지 않다. 부부가 함께 소형 활어차(1t)를 10년간 몰고 있다는 방종성(59)씨는 “뱃사람으로 30년을 지내다 이제는 평창,제천,횡성 등 강원 영서지방의 횟집을 오가며 활어를 날라다 주고 있다.”면서 “아내와 활어차를 몰고 있지만 평생 바다에서 살아 그런지 육지생활 적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부두 입구에 있는 수협어판장에서는 오징어를 제외한 각종 잡어배들이 속속 입항하며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대부분 5∼20t급의 소형어선인 잡어잡이배들은 도루묵과 문어,청어,고등어,아지,게르치,새치,도치,연어,삼치,홍게 등 동해안 연안에서 나는 다양한 고기들을 연신 부두로 올린다.부두로 올라온 고기들은 곧장 앉은뱅이 저울로 달아 무게를 잰 뒤 수협직원들의 땡강거리는 종소리에 맞춰 즉석 경매가 이뤄진다.이때도 노란 모자를 쓴 중매인들이 나서 무슨 횟집,무슨 활어차를 부르며 북새통을 이룬다.일순간 번지수가 바뀌어 활어차 수조에 부어질 때면 억센 강원도 사투리 속에 삿대질까지 오간다. 펄펄 뛰는 고기만큼 이곳 부두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의 모습도싱싱하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중매인들은 모두 14명으로 벌이도 짭짤하다는 것이 뱃사람들의 귀띔이다.중매인들은 대부분 직원 한명씩을 두고 한창때인 여름철에는 한달에 700만∼800만원,연간 평균 월 300만∼400만원은 거뜬히 번다는 것이다.최연소 28호 중매인 안명일(30)씨는 “푹풍주의보가 내리거나 안개가끼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며 “더위와 추위 속에 고생도 만만찮은 직업”이라고 말했다. 어판장 옆 수협수산물직판장 한쪽 벽에는 ‘당신도 적 잠수함을 잡을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북한 잠수함 사진을 넣은 대형 패널이 걸려 있어 이채롭다. 부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좌판 어시장과 횟감을 떠주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손님들을 따라 다니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은 주문진항의 또 다른 풍경이다. “싱싱한 오징어 횟감 사시우.”를 연발하며 리어카에 바닷물과 함께 산오징어를 싣고 다니는 아주머니들은 한번 ‘찍은’ 손님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횟감을 사러온 손님이다 싶으면 리어카를 이리저리 끌고 따라 다니고 바닷물을 튀기면서 어떻게든팔아야 직성이 풀린다. 횟감을 살 때쯤이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회를 썰어주는 아주머니가 득달같이 나타난다.20마리정도를 횟감으로 썰어 주는데 5000원정도의 수수료를 내야하니 칼 한자루와 도마 하나로 벌어들이는 돈이 쏠쏠한 편이다. 몇년 전 주문진항이 새롭게 단장되면서 부두 내에서는 회를 썰지 못하게 됐지만 그래도 이들 아주머니들의 터전은 골목골목으로 옮겨가 번창(?)하고 있다.일손이 바쁘다는 핑계로 나 보란 듯이 부두 한쪽에서 횟감을 썰어 내는 배짱좋은 아주머니들도 있지만 다들 바쁜 마당에 단속의 손길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횟감을 맡긴 아주머니를 찾지 못해 부두 뒷골목 곳곳을 기웃거리며 ‘내 횟거리’ 찾기에 진땀을 흘리는 손님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그래도 아주머니들은 용케 횟거리 주인을 찾아내 아직 한번도 배달사고가 난 적이 없다니 대단한 노하우다. 횟감 뜨는 일만 15년을 넘게 했다는 이음전(54)아주머니는 “오전 이른 시간에는 지방 손님들이 많고 10시가 넘어서면 외지 관광객들이 모이기시작해 주말이면 하루 20명정도 손님은 거뜬히 받아 벌이가 괜찮은 편”이라고 털어놓는다. 아무렇게나 고기들을 늘어놓고 파는 좌판 아주머니들도 손님을 부르느라 왁자하다.손님과 흥정하다 맘에 들었다 싶으면 덤도 몇마리씩 더 얹어 주며 후한 인심을 쓰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이웃 좌판 아주머니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내 손님을 불러들여 왜 장사를 못하게 하느냐.”는 것이 시비의 시작이고 고성의 원인이다. 걸쭉한 입심으로 욕지거리가 오가다 보면 삽시간에 손님은 사라지고 이곳저곳의 아주머니들까지 합세해 한동안 시장통은 아수라장이 된다.부두의 치열한 또 다른 삶의 모습이다. 수협 확성기에서는 “수입 수산물은 사지도 팔지도 말자.”고 목청을 높이지만 어시장 곳곳에는 러시아산 대게(일부 어민들은 북한산이라고 주장)도 많이 눈에 띈다. 시각이 아침 11시를 넘어서면서 고기를 내린 배들이 항구의 자기자리를 찾기 시작하고 활어차들이 썰물 빠지듯 떠나가고 나면 어항내 사람들은 출출한 늦은 아침 끼니 해결에 나선다.이때쯤이면 네발 오토바이로 아침을 날라주는 식당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울긋불긋 등산복 차림의 외지 단풍관광객들을 싣고온 대형 관광버스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주문진 부두의 손님맞이 제2라운드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이때쯤이면 아침나절 한가하던 부두밖 건어상들의 손길이 바빠지기 시작한다.번듯한 상점을 마련하지 못한 거리의 상인들도 골목마다 또 다른 좌판을 벌여 놓고 정성스레 담은 젓갈류와 말린 고기류를 파느라 시끌해진다. 동해바다의 새벽을 열며 치열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주문진항은 오후에 접어들면서 배들이 꼬리마다 수십마리씩 갈매기떼를 달고 하나둘 자리를 찾으면서 고달픈 하루를 서서히 마감한다. 주문진 조한종기자 bell21@
  • 난개발 팔당호 르포/ 팔당 상수원 1급수 ‘먼 얘기’

    정부는 수도권 2000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이는 1998년 11월 팔당상수원의 수질관리 종합대책과 99년 2월 한강특별법 제정·시행 등 정부의 지속적인 수질개선노력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업이 무분별하게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특히 경관이 좋은 지역에는 어김없이 음식점·숙박업과 전원주택 등이 편법으로 들어서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난개발 실태와 정부의 보완대책,팔당상수원 관리·감시체계 등을 알아본다. ◆마구잡이개발로 몸살앓는 팔당호 팔당호는 푸른빛을 띠는 호수와 울긋불긋한 단풍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한다.팔당호는 겉으로 보기엔 건강한 모습이었다.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한강환경감시대를 찾아 감시대원들과 함께 육로로 팔당호를 둘러보았다. 팔당지역엔 그다지 많은 공장지대가 없지만 감시대원들은 남양주시에 있는 식품회사와 주변 공장에 들러 폐수배출 시설에 대한 점검과 시료채취 등을 했다.다시 가평 골프장에 들러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주변 음식점들에 대한 홍보활동도 폈다.대부분의 업소주인들은 감시대원들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며 아무 이상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반면 한 주민은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단속만 하려든다.”고 푸념하며 “저렇게 산을 까뭉개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주민이 가리키는 강 건너편을 바라보니 7∼8개로 뻗어나온 산줄기 능선이 벌겋게 패어 흉물처럼 보였다. 대원 가운데 한 사람이 편법으로 용도변경해서 짓고 있는 전원주택들이라고 설명했다.현장에 가보니 가관이었다.건축자재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산자락이 마구 파헤쳐져 장마철을 무사히 넘긴 것만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미 완공된 주변 전원주택들도 비어있는 곳이 많았다.어떤 곳은 세일(SALE)이라고 써붙인 광고문도 보였다.집을 지었지만 생활이 불편해 되팔려고 내놓은 것들이라는 설명이었다. 경기 가평군 외서면 대성리와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양서면 양수리 등의 산자락은 벌겋게 벗겨진 채 편법 건축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어둠이 깔리자 음식점과 러브호텔 등에서흘러나오는 불빛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저곳에서 쏟아지는 생활하수로 팔당호가 얼마나 중병을 앓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2급수에 머물고 있는 팔당호 정부의 수질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에는 수많은 러브호텔과 전원주택,음식점 등이 보란듯이 들어서고 있다.이런 이유로 팔당호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린다는 정부의 계획은 아직까지도 지켜지지 않은 채 2급수(1.4ppm)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규모 식품접객 업소 및 숙박시설은 90년 2819개에서 2000년 1만10개로 10년 동안 무려 3.5배 증가했다.또 경기도 7개 시·군에서 허가를 내준 건축건수도 99년 2412건에서 2000년 4266건,2001년 4191건에 이른다. 한강환경감시대가 올들어 오·폐수 배출업체 등을 적발한 건수만도 900여건.특히 이 가운데는 허용기준을 수십배 초과하는 중금속 등이 포함된 폐수를 무단방류해 업주가 구속되는 사례도 있었다.이밖에 불법 어로행위와 쓰레기방치,행락객들의 무분별한 오염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생계형 소규모 공장이나 가축사육 농가에서 나오는 분뇨,마석가구단지 성생공단(나환자촌) 등은 주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소규모 축산(소·개·돼지) 농가에서 발생하는 축산폐수에 대해서는 규정이 애매해 단속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난개발 방지 보완대책 상수원 보호를 위한 보완대책은 무엇보다 난개발 방지에 초점이 맞춰졌다.건교부는 ‘국토이용에 관한 법률’을 내년부터 적용,3년동안 토지용도를 재분리하는 과정에서 상수원지역은 최대한 개발억제 구역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또 산림청도 ‘산지관리법’을 보완,무분별한 산지훼손을 최대한 막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또 팔당상수원 보호를 위해 수계지역에 위치한 7개 지자체를 1개로 통합관리하는 ‘광역도시계획’을 시행한다.이에 따라 남양주·광주·용인·이천·가평·양평·여주 등의 지자체는 내년부터 광역도시계획법에 따라 환경 친화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산림법도 강화돼 준농림지나 산림의 용도변경은 물론 지역개발·건축요건이 까다로워진다.법이 제대로 적용되면 그동안 성행하던 소규모 필지분할이나 차명허가·나대지 방치 등이 사라질 전망이다. 일정규모 이상의 산지전용을 할 때도 산림청 또는 시·도 산지관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도록 했다. ◆기타 상수원 수질개선 대책 상수원 구역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감시대를 정규조직화하는 한편,전문인력을 통한 중앙정부·지자체간 유기적인 합동단속 체계를 마련했다. 환경부는 또 하천별로 오염부하량 한도를 정하는 ‘오염총량관리제’의 조기 시행을 위해 물이용부담금 할당량을 늘리는 등의 인센티브제도 도입할 방침이다.수변구역의 환경유해 사유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지속적으로 토지를 사들인다는 복안도 마련했다.올해 414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토지매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진상기자 jsr@ ■한강감시대 정유순 대장 “단속보다 주민들 환경의식 중요” “상수원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단속하는 것이 감시대의 주된 임무지만 여건상한계가 많습니다.단속에 앞서 지자체와 주민들의 환경 보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2000만 주민의 젖줄인 팔당상수원을 감시하고 있는 한강감시대 정유순(54·서기관)대장은 조직개편과 더불어 한층 넓어진 관할구역에 대한 감시활동의 어려움부터 토로했다. 한강감시대는 팔당호 상수원을 비롯 한강유역의 환경오염 방지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997년 10월 발족됐다.정유순 대장은 2000년 10월부터 감시대 바통을 이어받아 2년째 감시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순찰은 물론 상수원에 오염물질 배출이나 쓰레기 무단투기 등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면 즉시 현장에 출동합니다.따라서 24시간 근무조를 편성,언제든 현장에 출동 준비태세를 갖춰놓고 있습니다.” 감시대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출동때는 군대의 작전을 방불케 한다.하지만 단속방법은 결코 요란하지 않다.상습적으로 배출하는 오염배출업소나 오염의심지역에 들렀다가 문제점을 파악한 뒤 바람처럼 사라진다.그래서 ‘카메오’란 별칭도 얻었다. 그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에게 환경에 대한 공감대를 가질 수 있도록 설득,이해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대원들에게도 단속을 위한 단속이 아니라 계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쓰기를 좋아해 감시활동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시·산문 등으로 정리하기도 한다.그래서 지역내에서는 문학인으로도 꽤 이름이 알려졌다. 유진상기자 ■상수원 관리 문제점은/ 감시인력 부족… 전문성도 떨어져 정부 대책대로 법이 집행된다면 내년부터 팔당호 주변에는 투기분양을 목적으로 한 주택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러브호텔은 물론 소규모 숙박시설도 마찬가지다.나대지가 방치돼 자연경관 훼손은 물론 오염물질들이 강물로 흘러드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지금도 각종 법규의 중복규제로 재산권행사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법시행을 반대하고 있어 얼마만큼 실효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이다.또 7개 지자체를 한데 묶어 통합된 광역도시계획법을 적용하는 것도 지자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나서 만들어지는 대책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질책한다. 특히 10월초부터 산업단지 등에 대한 환경부의 지도·점검 업무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됨에 따라 봐주기식 단속 등으로 업무가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지자체의 한 간부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때마다 불법행위가 이뤄져왔다.”며 “이번 대책 역시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상수원보호를 위한 감시기능을 강조하면서 턱없이 부족한 인원과 예산도 문제다.한강유역환경청 한강감시대의 경우 인력은 직제개편과 더불어 배속된 14명과 서울시 파견공무원 등을 합쳐 62명에 불과하다.공익요원 38명을 합쳐 100명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감시구역은 거의 남한땅의 3분의 1을 맡고 있다. 예산도 7억 6000만원으로 대부분 인건비와 장비관리 유지비 등에 쓰이고 있어 낡은 단속차량을 교체하거나 감시장비를 마련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무엇보다 대부분의 인력들이지자체에서 파견돼 전문성 등이 부족해 효율적인 감시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문정호(文廷虎) 수질보전국장은 “보완대책은 상수원구역에 무분별한 편법 건축허가 관행을 막을 수 있도록 각 부처가 의견을 모아 법안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 “화장실 절수기 설치로 물절약운동에 동참을”

    ‘절수기 설치로 물 절약운동에 동참합시다.’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지난달부터 화장실 양변기에서 사용하는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절수기기를 무료로 설치해주고 있다.우리나라는 국제연합이 정한 물 부족국가로 양천구에서부터라도 물 아껴쓰기를 생활화하자는 것. 구는 오는 2006년까지 관내 9만 2000가구 가운데 8만 7490가구를 대상으로 절수기를 무료 설치할 방침이다.이미 3만여가구에 절수기가 설치돼 있다. 대·소변 구분없이 화장실 한차례 이용시 15∼16ℓ의 물이 소비되지만 절수기를 설치하면 소변볼 때 8ℓ,대변은 6ℓ 정도의 물이 절약된다. 구 관계자는 “절수기 설치를 원하면 모두 무료설치해준다고 각 아파트 단지별로 홍보했으나 목동 7단지 등 일부단지의 경우 협조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절수기를 설치한다고 해서 당장 물값이 절약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절제한 물 소비는 결국 후손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어 물절약운동 동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구 관계자는 “절수기 설치에 따른 구체적인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는등 물 아껴쓰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0년부터 새로 짓게되는 아파트 등 대형건물에는 절수기가 의무적으로 설치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학습부진아에겐 웃음·칭찬이 보약

    “선생님,저 문제 다 풀었으니까 사탕 하나 주세요.”“그래? 어디보자.정말 잘 했네.” 지난 25일 오후 2시 서울 관악구 봉천동 원당초등학교의 한 교실.‘슬기반’이란 이름표가 붙은 이곳에서 2∼4학년 학생 10여명이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4학년 학생들은 여러가지 낱말을 국어사전 순서대로 나열하는 문제를 푸는 중이었고,2학년들은 1학년 수학 교과서를 펴놓고 구구단 외우기에 열심이었다.대부분 틈만 나면 옆자리 친구와 장난을 치느라 공부는 뒷전인 듯 보였으나 과제를 끝내면 스스럼없이 선생님에게 다가가 사탕을 달라고 조르는 등 여느 수업에서는 보기 힘든 자유스러운 분위기였다.교사도 말 안듣는 아이들을 야단치기보다는 웃음과 칭찬으로 달래면서 수업을 이끌고 있었다. 최근 실시된 전국 초등학교 3학년 대상 기초학력진단평가와 관련,학습부진아에 대한 체계적인 지도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일선 초등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과후 학습부진아 프로그램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부진아 얼마나 되고,왜 생기나 =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9월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4월 현재 초등 4학년∼고교 1학년 446만명중 읽기·쓰기·셈하기가 초등 3학년 수준의 기초학습능력에 못 미치는 학생이 전체의 1%가 넘는 4만 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부진은 선천적으로 지능이 떨어지는 학습장애와 달리 지적인 가능성은 충분함에도 학업적 성취가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동기 상실,주의력 부족,가정환경 결손 등이 일반적인 원인으로 꼽힌다.원당초 김갑철(37)교사는 “학습부진아의 대다수가 맞벌이 부모 밑에서 제대로 보살핌을 못받는 아이들”이라면서 “학교에 와서도 교실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소외되는 경우가 많아 학습결손이 누적되기 쉽다.”고 말했다. 수십명이 모여서 진행하는 학교 수업방식도 학습부진아가 발생할 수 있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동작초 권오정 교사는 “학력차가 있는 학생을 똑같은 내용과 방법으로 지도함으로써 학습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진아가 생길 수 있다.”면서 “교사가 업무과중으로 학습지도에 대한 연구를 철저히 하지 못하거나 부진학생 구제를 위한 인내심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학교에서 어떻게 지도하나 = 1차적으로는 담임교사가 아침 자습시간이나 수업시간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있으나 전적으로 매달릴 수 없기 때문에 방과 후 보충프로그램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매년초 학년별로 기초학력평가를 실시해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학생을 선발한다. 방과후 보충학습은 매일 2시간씩 부진아전담강사가 맡아서 진행한다.학교에서 필요한 인원을 정하면 시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해준다.원당초의 경우 전직 교사 2명을 전담강사로 채용하고 있다.29년 교직 경력이 있는 김영숙(53)강사는 “현직에 있을 때는 학생수가 너무 많아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한테까지 일일이 신경을 쓰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면서 “지금은 개별지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즐겁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부진아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오도록 하는 것.이를 위해서는 딱딱한 교과수업보다 흥미있는 자료를 활용해 학습의욕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자주 칭찬을 해줌으로써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필수.‘슬기반’의 김모(4학년)군은 “선생님이 칭찬을 많이 해줘서 수업시간이 아주 재밌다.”고 즐거워했다. 저학년은 비교적 수업에 잘 따라오는 편이나 고학년은 창피하다는 생각에 아예 수업을 빼먹는 아이들이 많다.이런 경우 담임교사가 해당 학생의 부모를 설득해야 하는데 “우리 아이가 왜 부진아냐,따로 학원에 보내겠다.”고 우기는 사례가 많아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현재 서울시내 초등학교에 배치된 부진아 전담강사수는 824명,부진아 지도를 받는 학생수는 80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일선 학교에선 교사 1인당 7∼8명을 가장 적당한 숫자로 보고 있어 강사 증원이 요구되고 있다.다양한 교재의 개발도 시급하다.서울시교육청 허순만 장학사는 “대다수 부진아의 가정환경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국가 차원에서 기초학력을 책임질 수밖에 없다.”면서 “부진아 전담강사제도가 효율적으로 정착되도록 계속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
  • 경기도 농가간 돼지이동 금지, 소독강화등 방역 비상

    경기도는 23일 인천시 강화군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가 경기도 김포시로 확산됨에 따라 도내 전 양돈농가의 농가간 돼지 이동을 금지토록 했다.또 농장 종업원의 외부접촉을 자제토록 하고,농가별 소독강화 등 차단방역에 힘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인접지역인 파주·고양·부천시에 대해서는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도는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김포시 월곶면 군하리 농장에서 10㎞ 내 이동제한지역에서 사육중인 돼지 10만 4000여마리(98농가)에 대한 혈청검사는 24일 완료할 계획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 경계인의 사색 - ‘타자’와의 차이 인정하는 통일

    독일 뮌스터대 교수인 저자가 제시하는 통일에의 실천철학.이른바 ‘준법서약서’에 묶여 35년간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저자는 ‘경계인’이라는 용어를 빌려 메시지를 전한다.경계인이란 단어는 원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국경지방에 출몰하던 마적을 뜻하는 말.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원주민과 백인 이주민 사이를 넘나들며 두 세계를 소통시키던 사람을 지칭하기 위해 ‘border rider’라는 말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런 의미로 굳어졌다.일방적 흡수,지배의 방식이 아닌 ‘타자’와의 차이를 인정하는 통일방식의 한국적 적용 가능성을 짚어본다.9000원. ▶ 송두율 지음 / 한겨레신문사 펴냄
  • 집에서 게임처럼 즐겁게 영어공부

    영어공부는 어떻게 시키는 것이 좋을까.좋다는 학원에 보내지만 아이는 싫증내게 마련이고,비디오테이프가 좋다지만 이 역시 지속적인 효과를 갖기란 쉽지않다. 큰돈 들이지않고 영어 잘 하는 아이들중에는 “교과서 중심의 공부”를 했다는 아이들도 많다.사교육에만 맡기지말고 아이들과 함께 영어교과서를 통해 놀면서 영어와 친해지는 것도 좋은 영어공부방법이다.서울시교육청에서 지정한 영어선도학교인 세검정초등학교 5학년6반에서 벤치마킹하자. ◆학교에서는 어떻게 가르치나 일주일에 3·4학년은 한시간씩 연 34시간,5·6학년은 두시간씩 연 68시간에 지나지 않는다.97년 6차교육과정보다 3·4학년의 경우,한시간씩 줄었다.그러나 평소 영어환경에 젖게하기 위해 ‘잉글리시 존’을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영어 어휘 수는 450낱말 안팎으로 3학년에서는 듣기위주,4학년에서는 읽기,5학년에서 쓰기가 시작된다. 그러나 초등학교 영어도 만만하게 볼 것은 아니라 한다.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김점옥장학사는 “CD롬이나 테이프 등 교과서 내용을 완벽하게 체화되도록 한다면 중학교 2학년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며 많은 영어과제로 부담을 주기보다는 학교에서 제시한 문장을 완벽하게 외울 것을 강조했다. ◆집에서 어떻게 활용할까? 영어를 배운다는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영어 CD와 테이프를 반복해서 듣는 것 말고도 게임을 활용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이때 어머니가 교과서를 참고하면 어머니의 영어실력이 대단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카드 순서대로 놓기: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기,밥먹기,학교가기 등 시간대별로 만들어진 카드를 활용해 어머니가 “I get up at 7.”이라고 읽어주면 아이가 카드를 집는 형식이다.역할을 바꿔 아이가 읽고 어머니가 카드를 집는 방식으로 되풀이하면 듣기이해도가 높아진다. -말판놀이:말판에 그려진 내용을 먼저 영어로 말해본다.가위바위보를 해 이긴 사람이 먼저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수만큼 말을 옮기고,옮긴 곳에 알맞은 말을 찾아서 한다.“Do you want some more pizza?” -땅따먹기:시간표의 요일과 과목이름을 되풀이해서 말하게 한다.짝끼리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먼저 동전을 튕긴다.상대방은 동전이 멈춘 곳의 요일을 묻고,동전을 튕긴 사람은 요일과 과목을 바르게 대답하면 그 칸이 자기 땅이 된다.“What day is it today?”“It's Monday.I have English class.”가장 많은 땅을 차지한 사람이 이긴다. -자신의 책 소개하기:“What’s hiding from the police man?”“A thief.””What’s hiding from my mom?”“Me.(빵점 맞은 시험지 들고 숨어있는 나의 그림)” 한 문장을 이용해 간단한 책을 만들어본다.문장을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끝말 이어쓰기:교실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 익히기 방법인데,아이들의 단어실력으로도 English-happy-young-grape-eyes-small-long-good-dog-gold-doll-line 등으로 계속될 수 있다. -문장만들기:몇 개의 문장카드를 떼어낸다.교과서 부록에 있는 것을 활용하면 된다.‘She has short hair.’‘He has small ears.’‘I have a big mouth.’‘I have big eyes.’‘She is very tall.’‘He has long legs.’등 6장의 카드를 읽어보고 단어별로 이를 잘라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보게 연습한다.‘I’에 ‘has’가 붙는 등 실수를 하면서 ‘is’와 ‘have’동사의 활용법을 어렵지않게 익힐 수 있다. -빙고게임:가로 5㎝,세로 15㎝종이를 8쪽으로 접는다.어머니가 단어를 말하면 곳곳에 칸마다 쓴다.다 쓴 카드를 들고 어머니가 말하는 단어가 가장자리에 있을 때만 한칸씩 종이를 떼어낸다.먼저 떼어낸 사람이 이긴다. 그외 부록카드를 엎어놓고 카드놀이를 할 수도 있고,원판을 이용해 회전을 시킨 뒤 화살표가 자신 앞에 멈출 경우 큰 소리로 되풀이해서 말하는 방법도 아이들과 쉽게 할 수 있는 영어공부이다.또 역할극이나 번갈아가며 읽기 등은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리 어려울 것 없는 영어공부 방법이다. 허남주기자 yukyung@ ■“놀이식 수업으로 영어공포 없애요”세검정초등학교 이윤희 교사 “초등학교 6학년 때 벌써 ‘나는 영어는 포기했다.’는 아이들이 있습니다.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 97년이후 사교육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아이들은 영어에 질리게 된 것입니다.” 세검정초등학교 이윤희 교사는 영어 조기교육 붐이 불면서 오히려 ‘영어지진아’가 늘고있다고 지적했다.아이들에게 영어를 강요하다시피 가르쳐 단계를 올리기도 전에 싫증을 내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영어에 대한 거부 반응이나 공포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놀이 등을 활용해 재미있게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실력이 서로 다른 한 학급 학생 35명 가량을 함께 가르치기란 쉽지 않지만 놀이를 이용하면 외국에서 살다와 영어를 잘 하는 아이들이나 못하는 아이들이나 다 함께 수업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교사 경력 10년으로 대학원에서 초등영어교수법을 공부한 이 교사는 또 ‘스토리 북’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간단한 문장을 대여섯번씩 들으면 아이들이 대부분 이해할 수 있으므로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반면에 “사과가 영어로 뭐야?”는 식으로 우리말과 영어를 분리시켜 가르치는 것이 가장 나쁜 교육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아이들이 영어를 받아들이도록 가르쳐야 합니다.주입식보다는 수준 차이가 나는 아이들이 서로 도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 교사는 영어를 잘 하는 아이를 ‘도우미’로 정해 친구들을 돕게해 스토리북을 스스로 만들어보게 하는 등 스스럼없고 자연스럽게 활동하게 하면 아이들이 영어를 어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서도 “엄마는 영어를 잘 못해.”라고 물러서기보다는 “엄마는 발음이 서툴러.그러니까 네가 가르쳐 줘.”라고 말하는 식으로 유도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 교사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놀이보다는 테이프나 CD롬을 이용한 공부를 아이들이 더 좋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 한많은 열사부모들의 축제 ‘장터’

    “가슴에 묻은 자식 잊지 못해 13년째 서울대를 찾고 있습니다.” 가을 대동제가 한창인 서울대 학생회관 앞마당에서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회장 조찬배) 소속 회원들이 교내 가톨릭학생회와 함께 지난 89년부터장터를 열고 있다.대부분 60을 넘긴 부모님들이 장터를 찾는 학생들에게 순대와 떡볶이를 팔면서 먼저 보낸 자식 생각에 한(恨)맺힌 가슴을 어루만진다. 지난해까지 유가협 회장을 맡았던 고(故)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朴正基·73·서울 마포구 토정동)씨는 매년 봄·가을 서울대 대동제 때마다 ‘장터지기’를 자청하고 나선다. 박씨는 “독재와 공권력에 억울하게 죽은 학생들중 서울대 출신이 21명이나 된다.”면서 “세월이 지날수록 사람도 잊혀지고 열사들의 삶도 잊혀지는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유가협 장터가 열리는 대학이 서울대 밖에 없다는 현실이 못내 가슴 아프다는 박씨.장터를 찾는 하루 100여명의 학생들도 대동제 행사중 열리는 ‘재미있는 이벤트’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그저 애꿎은 세월 탓만할 뿐이다. 박씨에게 이번 장터는 다른 해보다 각별하게 다가온다.이번 장터의 수익금으로 유가협 16년의 역사가 담긴 백서를 발간하고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제정을 위해 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백서는 유가협 회원들의 터전인‘한울삶’의 역사나 마찬가지다.자식먼저 보내고 어디 한 곳 마음 붙일 데 없어 가슴만 쓸어내리던 시절, 배은심(이한열 열사 어머니) 여사와 전국을 돌며 유가협 활동을 알리다 주위의 도움으로 서울 동대문 근처에 차린 보금자리다. 이번 장터가 끝나면 서울대측에 ‘열사 합동 추모비’ 건립을 건의할 생각이다.박씨는 “서울대는 암울했던 우리 사회를 외면하지 않았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의로운 삶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재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선배들의 뜻을 기리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책꽂이/ 걸어가는 학교,날아가는 아이들 外

    ◆걸어가는 학교,날아가는 아이들(최원호 지음,책읽는 사람들 펴냄) 입시에 찌든 한국교육의 현실과 탁상공론식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요술방망이식 교육정책’‘학연이 죽고 학력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등 78편의 글이 실렸다.1만원. ◆성경:고고학인가 전설인가(이스라엘 핑컬스타인 등 지음,오성환 옮김, 까치 펴냄) 성경의 내용은 역사적 사실일까.예루살렘은 언제,왜 고대 이스라엘의 수도가 되었는가.지난 150년동안 히브리성경,즉 구약성경의 사실성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계속돼 왔다.이 책에서 저자들은 이스라엘·요르단·이집트 등지의 발굴여행기를 통해 역사적 영웅담이 고고학적 발견사실과 크게 다르다는 점을 밝혀준다.이들은 성경의 중심을 이루는 초창기 경전들은 기원전 7세기에 처음 문자로 기록되었다고 주장한다.1만5000원. ◆부자의 꿈을 이룬 14명의 보통사람들(게일 리버맨 등 지음,권치오 옮김,창해 펴냄) ‘가난은 불행을 가장한 축복’이라는 말이 있다.이는 곧 부자가 축복을 가장한 불행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 책은 역설적이게도 가난의 체험,노동의 경험,돈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 부자체질을 형성하는 중요한 인자임을 보여준다.1만원. ◆나무처럼 산처럼(이오덕 지음,산처럼 펴냄) 아동문학가인 저자가 충주 근처 무너미에서 생활하며 자연과 생명문제 등에 대해 생각해온 것들을 적은 수필집.생활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살아 있는 글쓰기를 강조해온 저자는 우리 말이 우수한 점은 무엇보다 곤충이나 새,동물들의 소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보리가 패는 5월 하순쯤 나타나는 보리매미의 “이초강 이초강”하는 울음소리에 귀 기울여 볼 것을 권한다.8000원. ◆하노이에 별이 뜨다(방현석 지음,해냄 펴냄) 노동문학가이자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 대표인 저자의 베트남 여행기.전쟁박물관에서 보았던 포르말린 병 속의 기형아,유격구 카오방을 지키는 소수민족,전설적인 격전지 디엔비엔푸 등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기억들을 적었다.1만원. ◆도상과 사상(허버트 리드 지음,김병익 옮김, 열화당펴냄) ‘정신사로서의 미술사’,즉 인간의식 혹은 사상발전의 역사로서의 미술사라는 관점에 맞서 ‘미술사로서의 정신사’를 강조한 미술이론서.영국 요크셔주 출신의 시인이자 문학·미술평론가인 저자는 시각예술은 정신의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언제나 정신보다 한 발짝 앞서 등장한다고 강조한다.1만5000원. ◆우리 출판 100년(이중한 등 지음,현암사 펴냄) 출판업계,서점업계,시대별베스트셀러 양상 등으로 나눠 지난 세기 출판의 모습을 살폈다.일반 계몽도서에서 전자출판시대의 e-북에 이르는 시대별 출판 기획의 단면들,최초의 근대적 서점인 대동서시(大東書市)부터 초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이 출현하기까지의 과정,화제의 책을 통해본 시대상 등을 다뤘다. 2만원.
  • 일본판 매향리 “27억엔 배상”,아쓰기 마을 소음피해 승소

    (도쿄 황성기특파원) 미군 기지의 잦은 훈련으로 인해 심각한 소음공해에 시달려온 일본판 ‘매향리'인 가나가와(神奈川)현 아쓰기(厚木) 마을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27억엔(약 270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요코하마(橫浜) 지방재판소는 16일 아쓰기 주민 4951명이 미 해군과 일본의 해상자위대가 공동사용하고 있는 아쓰기 기지 소음문제와 관련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공판에서 주민 4935명에게 총 27억4600만엔을 지급하라고 국가에 명령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소음도 지수가 75 이상으로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며 “주민들은 생활은 물론 수면 방해와 정신적 피해를 받고 있으며,국가의 방음대책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초등3년 기초학력진단평가 학습부족학생에 개별 통보

    교육당국과 교원단체간의 의견대립을 불러왔던 초등학교 3학년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15일 전국적으로 일제히 치러진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의 시험거부 위기까지 치달았던 이번 갈등은 지난 금요일 전교조와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역별·학교별·학생별 서열화를 일절 산출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함으로써 해결됐다.그렇다면 이번에 치러지는 기초학력 진단평가 결과는 어떻게 처리될까.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3학년은 이날 읽기,쓰기,기초수학 등 3영역에 걸쳐 평가원이 개발한 평가문항에 따라 시험을 본다.그러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 보내지는 채점지는 미리 선정된 표집학생(10% 이내)의 것만 해당된다. 표집학생 이외에 평가분석을 희망하는 학급은 지역교육청에 채점지를 보내면 교육과정평가원의 분석자료에 따라 학생 개인별 분석카드를 제공받을 수 있다.일반 학급도 이 자료에 따라 자체적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학생 개인별 분석카드는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에게만 배부된다.분석카드에 기재되는 사항은 두 항목으로 먼저 기초학력도달 여부란에는 해당영역에 ‘노력 필요함’이 기재된다.이어 진단결과에는 ‘○○○는 (읽기의 경우)받침이 없는 낱말을 정확하게 소리내어 읽을 수 있습니다.그러나 받침이 있는 낱말은 잘 읽지 못합니다….(후략)’ 등의 서술형 평가가 적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별로 서열화하거나 비교분석하는 어떤 자료도 내지 않을 예정”이라면서 “일선 학교에서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로 활용하자는 것이 이번 진단평가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 40년 시세계 ‘의미있는 뒤돌아보기’

    시인 이수익(59)씨가 자신의 대표시를 모은 선집 ‘불과 얼음의 콘서트’(나남출판사)를 펴냈다.지난 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고별’‘편지’등이 당선돼 등단한 이후 현대문학상과 정지용 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한 중견 시인의 의미있는 ‘뒤돌아보기’작업이다. 시선집은 등단 이후 40년 동안의 시세계를 65편으로 간추린 것으로,작품을 시대별로 나눠 모두 4부로 꾸몄다. ‘견고한 지성’과 ‘섬세한 감성’의 조화를 통해 줄기차게 주지적 서정성을 추구해 ‘소월과 지용의 날개를 가진 시인’으로 평가받는 이씨는 시선집 서문에서 “내가 삶과 사물을 바라보는 마음에는 존재의 속성 중에서 뜨겁고 치열하고 극단적인 면을 탐색하여 이를 형상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그의 정신이,바로 그의 탐미적 서정성이 눈을 틔우는 시발점이자 시에 대한 주지성 모색의 근원이다. 이를 테면 ‘저 땅 밑에 결사의 레지스탕스가 있다./어두운 지하 비밀루트,/암호로 음각된 통로의 벽면과/흐릿한 불빛으로 한결 멀어지는 밀실.’(‘풀뽑기’중)에서처럼 그의 집요한 주지성 모색은 그러나 결코 시학의 수사에 머물지 않는다.‘우체국에 가면/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풀잎되어 젖어 있는/비애를/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돌아올까’(‘우울한 샹송’중)처럼 견고한 서정성이 주지주의의 건조한 피막을 뚫고 우수와 비애의 꽃을 피워 올리기 때문이다. 그가 추구하는 주지성과 감성의 두 날개는 선집 제목으로 함축됐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뜨거운 열망과 차가운 절제,이 양극의 모순을 나는 ‘불’과 ‘얼음’으로 상징하며 이 선집의 제목으로 쓰기로 했다.”고. 6500원. 심재억기자
  • [인터넷 스코프] 못말리는 사이버 은어

    최근 중학교 1·2학년생들이 쓰고 있는 국정 국어교과서에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을 잘못한 것이 1000여건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나 큰 파문이 일었다. 교과서라고 하면 그야말로 티끌만한 오류조차 용납되지 않는 터에 이렇게 틀린 것이 많다는 사실은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교과서마저 이럴진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야말로 더할 나위가 없는 것 같다. 말할 때의 사투리는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글쓰기에서조차 맞춤법 파괴현상이 예사롭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특히 인터넷 사용이 생활화되면서 사이버상 공간에서 쓰는 언어들이 극도로 문란해지고 있어 이대로 두었다가는 우리말의 뿌리마저 손상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금할 수가 없다. 사이버 은어 때문에 어린이들의 일기장이 황폐화되고 있으며,대학생들의 리포트는 물론 수험생들의 대학입시 답안지도 맞춤법이 엉망이어서 채점자를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심지어 입사시험에서도 사이버 은어가 예사로 등장할 정도라고 하니 올바른 국어쓰기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네티즌들이 채팅을 할 때나 e메일을 주고받을 때 쓰는 사이버 은어는 그야말로 언어파괴의 진면목을 보여준다.오죽하면 사이버 은어를 쓰는 네티즌을 두고 ‘외계어족’이라고 말할 정도일까. 토욜(토요일),셤(시험),담탱이(담임선생님),겜(게임),잼업(재미없다),설녀(서울 여자),글쵸(그렇지요),당근이다(당연하다),잠수하다(말을 하지 않다),멜(e메일),즐팅(즐거운 채팅),번개(통신하다가 실제로 만남),비방(비밀 대화방). 방금 살펴본 사이버 은어들은 그래도 양반인 셈이다. 이런 말들은 이제 인터넷상에서는 표준어나 다름없이 돼 버렸을 만큼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이다.심할 경우 온갖 어려운 기호를 쓰는데 같은 네티즌들조차 무슨 뜻인지 모를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사이버공간은 가상공동체사회로서 나름의 언어가 필요하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주장이다.그러나 사이버 은어를 만들어 쓰는 것이 자기들끼리의 의사소통만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기존질서에 반항하거나 기성세대의 접근을 거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는 경향도 다분히 있다고 하겠다. 사이버 은어가 처음 나타났을 때는 그저 ‘속도’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인터넷에서의 대화,즉 채팅은 속도를 생명으로 하는 것이어서 또박또박 글쓰듯이 해서는 안되고 마치 말하는 듯한 속도로 자판을 두드려야 한다.그래서 축약어를 만들거나 소리나는 대로 적기 시작한 것이다.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5월부터 8개월동안 한말연구학회에 의뢰해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사이버 은어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았는데 모두 2350개 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사이버 은어가 계속 생산되고 있는 상황이니 지금쯤은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전문가들은 인터넷에서의 언어파괴현상은 세대간의 괴리감이 형성됨은 물론 또래간 의사소통에도 장애를 일으켜 결국은 국가적인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또 상대방의 신분 등과는 관계없이 비속한 언어를 씀으로써 온라인상의 예절이 실종될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하고 있다.어제는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여 반포하신지 556돌이 되는 한글날이었다.한글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만큼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한글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뜻깊은 한글날에 한글의 우수성을 되새겨보는 의미가 새삼스럽기만 하다. 이재일 월간 인터넷 라이프 편집인
  • 말만하면 검색·받아쓰기 척척 보이스텍, 바이보이스2.0 출시

    ‘말만 하세요.컴퓨터가 알아듣고 받아씁니다.’ 음성인식 솔루션 전문 벤처기업인 보이스텍(사장 康秀雄)은 8일 말만 하면 컴퓨터가 글로 받아적고,인터넷 등의 검색도 말만으로 가능한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바이보이스 2.0’을 선보였다. 분당 평균 600타 정도의 타이핑 속도에 음성인식률은 93% 정도다.목소리로 웹서핑을 할 수 있는 음성 웹브라우저 기능을 갖춰 말만으로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다. 의료계와 법조계 등 전문직종을 위한 ‘바이보이스 메디슨’,‘바이보이스 리갈’도 곧 출품할 계획이다. 박홍환기자
  • ‘한글전용 운동 1세대’ 이대로·이봉원씨 한글날 소회/ “온나라 영어열풍에 씁쓸”

    “우리 말과 글이 상처를 입으면 우리의 얼과 문화도 무너집니다.” 제556돌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의 이대로(56·서울 송파구 신천동) 대표와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 동문회’의 이봉원(56·경기 안양 호계동) 회장은 최근 우리 말글의 우울한 자화상을 지적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은 “온 나라가 영어와 한자 조기교육 열풍에 휩싸여 있다.”면서 “심지어 학교 교과서에도 오자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지난 68년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 동문회’를 함께 만든 뒤 35년동안 한글사랑의 외길을 걸어왔다.스스로 ‘한글전용 운동 1세대’라고 말한다.지난 91년에는 이 모임의 이름으로 정부에 건의해 수십년된 한국은행의 한자 현판을 한글로 바꾸었다. 이듬해에는 정부 정책을 한자로 신문에 광고했다며 당시 노재봉 총리를 서울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들의 한글 사랑은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이 회장은 지난 67년 서울대 국어운동학생회를 만들어 ‘한글 이름 고운 이름 자랑하기 대회’를 대학가에서처음으로 가졌다. 이 대표는 한자가 실린 교과서로 공부했던 고교 시절 한글 지키기 운동에 전념하기로 마음먹었다.이 대표도 67년 당시 동국대 국어운동학생회를 조직했다. 두 사람이 국어운동학생회를 만든 데 힘입어 연세대와 고려대에서도 잇따라 같은 단체가 생겨났고,우리말 지키기 운동에 불이 붙었다. 이들은 당시 대통령과 문교부장관에게 ‘모든 공문서는 한글로 써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한글전용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며 시정을 촉구했고,해마다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에 꽃을 바치는 행사도 가졌다. 매달 우리 말과 글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이야기 마당을 꾸준히 열어 68년 12월에는 회원 100여명의 전국 대학생 모임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누구나 한글 사랑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실천하지 않는 우리 사회가 우리를 35년 동안 한글 바로쓰기 운동에 전념하게 만들었다.”면서 “지금도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최근에는 한글 인터넷주소 사용 운동을 벌이는 등 정보화 시대에 맞는 한글 사랑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
  • 백기완씨 ‘우리말 으뜸지킴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올해의 우리말 으뜸 지킴이로 뽑혔다. 아동문학가 이오덕씨 등이 참여하는 ‘우리말 살리는 겨레 모임’은 한글날을 앞둔 7일 올해 우리말을 지키는 데 앞장선 개인·단체를 10명 선정,발표했다.백 소장은 박정희 정권 시절 터널을 순우리말인 ‘땅굴’이나 ‘맞뚜레’로 하자고 건의했다가 수사기관에 끌려가 고초를 겪고 문익환씨와 함께 학교현장에 ‘새내기’라는 말을 퍼뜨리는 등 우리말 보급에 앞장선 공로로 으뜸 지킴이에 올랐다. 순우리말 회사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빙그레와 법률문구 한글쓰기를 주도해 온 박관용 국회의장,법조문의 한글화에 힘쓰는 법무부 등도 지킴이로 선정됐다. 반면 인터넷 통신 상에서 말본과 맞춤법을 어긴 말글을 퍼뜨린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우리말을 천대하거나 엉터리 국어교과서를 만든 산업자원부와 교육부,영어 공용어 주장을 공론화한 소설가 복거일씨 등은 우리말 훼방꾼으로 뽑혔다. 이 모임의 공동대표인 우리말 운동가 이대로(56)씨는 “지난 1년간 누리그물(인터넷)을 통한 추천과자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을 뽑았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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