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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화제] 금연광고 효과는 대박

    “엄마, 미안해요. 나는 엄마의 사랑을 연기로 태워 버리고 말았어.” 어머니 품에 안긴 딸의 귀에서 검붉은 니코틴액이 흘러나온다. 어머니는 슬픈 표정으로 죽음을 앞둔 딸을 애처롭게 쓰다듬는다. 곧이어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흡연 여성이 후두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 여성보다 4.2배 높다.’는 문구가 뜬다.‘흡연, 세상과 이별하는 행위’라는 카피로 마무리되는 15초짜리 광고는 보건복지부가 금연 캠페인의 하나로 제작한 것이다. 금연 공익광고가 교과서 같은 틀을 깨고 과감히 상업광고 기법을 도입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반기 ‘자학’편에 이어 지난 5일부터 방송하고 있는 ‘이별’편도 벌써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리즈 방영 이후 흡연율도 유례없이 큰 폭으로 떨어져 금연을 이끄는 일등공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조사한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52.3%로 지난해의 57.8%보다 무려 5.5%포인트 떨어졌다.2002년 흡연율은 59.6%,2003년은 56.7%였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값 인상과 함께 금연 캠페인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학 시리즈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스위스 국제광고제에서 캠페인부문 최종경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학 시리즈가 흡연의 폐해를 거칠고 냉정하게 전달했다면, 이별 시리즈는 감정이입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개인’에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로 한 단계 높여 죽음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강조점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기존의 금연 광고에서 주로 보여주던 니코틴에 찌든 폐는 감정이입 이전에 혐오감부터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처음부터 선택안에서 빠졌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이별편에서 흡연자들의 눈과 코, 귀에서 흘러내리는 섬뜩한 니코틴액.‘금연’이라는 말은 한마디 없이 상징적인 비주얼 코드를 통해 흡연으로 인한 죽음을 보여줬다. 시리즈를 만든 빌리브커뮤니케이션 조계성(43) 감독은 “처음에는 자살을 주제로 쓰려 했지만, 죽으려고 담배 피우는 사람은 없지 않으냐.”면서 “자살은 보다 목적성이 있기 때문에 대신 사랑하는 사람과의 원치 않는 이별이라는 테마를 통해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학’편에서 머리를 주먹으로 마구 때리고, 테이블에 얼굴을 문대는 행위로 흡연을 표현한 데에는 제작진들의 ‘흡연경력’이 한몫했다.실제로 담배를 피우면서 느낀 자각증상을 그대로 영상화했다. 일부 제작진은 광고를 만들면서 금연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금연 공익광고의 변모 뒤에는 복지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2000년부터 영상광고를 제작한 복지부는 초기에 연예인을 내세워 계도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후두암으로 성대를 잃은 흡연자와 폐암으로 투병하는 이주일씨를 등장시키는 충격요법을 쓰기도 했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상업광고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보다 감각적인 영상이 필요하다고 판단, 전 세계의 금연광고를 모니터링하는 등 노력 끝에 지난해 ‘담배와의 이별’편을 탄생시켰다.“우리 이제 헤어져.”라고 담배에게 직접 이별을 고해 눈길을 끈 이 광고는 젊은 세대에게 호평을 받았다.복지부 관계자는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 올해는 내용면에서 보다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앞으로도 지금의 방향을 유지해 보다 참신한 공익광고를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前국정원관계자 “대통령 YS도 도청 당한듯”

    前국정원관계자 “대통령 YS도 도청 당한듯”

    옛 안기부의 불법도청 실태와 테이프 유출 경위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김영삼 전 대통령도 도청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12일 전직 국정원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미림팀은 (도청 파장과 관련)빙산의 일각”이라면서 “(재직할 때)지난 1992년 대선 직후 대통령이 선거활동을 게을리한 인사에게 질책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녹취록에는 대통령의 측근이 ‘(선거캠프에서 일했던)모 인사가 선거운동은 열심히 하지 않고 골프장에 있었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하자 대통령이 ‘때가 되면 (00를)손 봐야 되겠네.’라고 언급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면서 “사실상 대통령도 도청 대상임을 짐작케 하는 자료였다.”고 추정했다. 이어 “이 내용은 당시 국정원 내에서도 한두 명만 접근할 수 있도록 제한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한 “도청대상은 지위에 따라 세분화됐고 레벨이 높을수록 (도청)관련 장비도 고급이었다.”면서 “도청작업에 관여한 인원은 하루 3교대제로 운영됐고 건물을 통째로 빌려 기계를 설치하기도 했으며 미림팀의 경우 안가 사무실을 쓰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불법도청 대상과 관련, 지난 5일 중간조사결과 브리핑에서 ‘주요 정치인과 측근, 사회 각 분야 지도층 인사’라고 발표한 바 있다. 불법도청 테이프를 빼돌리는 등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된 공운영 전 안기부 미림팀장이 격투기 광고권 유치를 위해 삼성측과 접촉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씨가 미림팀장으로 일했을 당시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전직 국정원 관계자에 따르면 “공씨가 격투기 종목인 ‘삼보’에 관심이 많았는데 러시아 측이 삼보를 세계화하기 위해 모스크바 올림픽 유치를 염두에 두고 한국을 전파기지로 삼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씨는 이 사업이 성공하면 러시아측으로부터 광고권을 얻기로 하고 삼성과 모 그룹을 접촉하려고 했던 것같다.”고 추측한 뒤 “그러나 이 계획은 2008년 올림픽 개최지가 북경으로 결정된 뒤 차기 올림픽을 런던이 유치하게 되면서 물거품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씨가 구속되기 전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드나들었던 인사 가운데 문종금 대한삼보연맹회장과 공씨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었다. 구혜영 홍지민기자 koohy@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우리말 우리글(EBS 오후 4시40분) 첫째 마당 ‘살려 쓰기’에서는 옛 한글편지에 대해 알아본다. 둘째 마당 ‘바로 쓰기’에서는 ‘담임’의 정확한 발음을 알아본다. 우리말글 맞춤법을 풀어보는 시간에는 알쏭달쏭한 표준어에 대해 알아본다. 마지막 셋째 마당 ‘새로 쓰기’에서는 ‘편지’와 관련된 외래어와 그것의 순화어를 알아본다. ●인사이드 월드-철갑상어 멸종위기(YTN 오전 10시25분) 2억 5000만년을 살아온 철갑상어가 멸종 위기에 몰렸다. 고대 이집트인들도 먹었다는 철갑상어는 알인 ‘캐비어’. 맛이 일품이어서 한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마약과도 같다고 한다. 철갑상어는 성장이 더뎌 15년에서 20년이 돼야 완전히 자라며,90%가 카스피해에서 서식한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60년대 일본. 자신의 외제차 앞에서 잔인한 수법으로 살해된 채 발견된 남자이야기.999년 영국 서머셋, 비싼 드럼세탁기를 구입한 완다의 희한한 사연. 일본 지바현에 있는 한 여관의 눈물 흘리는 족자에 얽힌 이야기를 ‘진실 혹은 거짓´ 코너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린다. ●접속!무비월드(SBS 낮 12시10분) 최근 ‘친절한 금자씨’로 영화관객의 인기를 한 몸에 얻고 있는 박찬욱 감독을 혜화동 박감독의 작업실에서 만나 자신의 영화 복수 시리즈 3부작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밖에 배용준 손예진 주연의 ‘외출’과 하지원 강동원의 주연의 ‘형사’를 소개하고, 미리 감상해 보는 기회도 갖는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1945년 8월15일. 민족 해방의 날, 가슴 벅찬 역사의 순간과 함께 했던 의뢰품들을 소개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이 살아 있는 글씨, 광복 이후 발간된 두 종류의 신문과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의 모습을 담은 유리필름 등 의뢰품을 통해 60년 전의 환희와 감격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도전 지구탐험대(KBS2 오전 8시50분) 평균기온 영하 20도. 척박한 고산지대에 삶의 터전을 일군 인도 라다크 사람들. 이들은 산 중턱에 고립되어 살기 때문에 생필품이 필요하면 인근 도시까지 가야 한다.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험난한 길을 따라 1박2일이나 소요되는 긴 여정을 배우 강태기가 함께 따라 나섰다.
  • 나는 다다다/만 레이 지음

    ‘참여는 하지 않았지만 무관심하지 않았다’ 파리 몽파르나스 묘지의 만 레이 묘비에 씌어 있는 이 비문만큼 평생동안 다다이즘을 구현했던 예술가 만 레이의 삶과 예술을 가장 적확히 표현한 글귀가 있을까? 다다이즘의 목표가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기존의 제도권보다 세상을 덜 나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본 만 레이. 그는 ‘현실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미를 추구하는 예술과 양립할 수 있겠는가.’라며, 많은 참여 예술가들이 상처받을 것을 염려했다. 20세기의 대표적 다다이스트이자 초현실주의자이면서 다재다능한 예술가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만 레이의 자서전 ‘나는 다다다’(김우룡 옮김, 미메시스 펴냄)가 나왔다. 만 레이는 사진가이자 화가, 오브제 제작자, 영화감독으로서 20세기의 가장 독창적 예술가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프루스트의 죽음을 찍은 이도, 헤밍웨이의 첫 소설집에 나오는 사진과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실린 사진을 찍은 이도 만 레이였다. 피카소는 만 레이의 단골 모델이었으며, 입체파의 창시자 브라크는 만 레이의 초상 사진과 자신의 그림을 즐겨 맞바꾸곤 했다. 책에는 만 레이의 예술가로서의 삶과 함께 그가 만났던 수많은 예술계 별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피카소, 에른스트, 달리, 클레, 밀러, 뒤샹, 장 콕토, 헉슬리, 헤밍웨이, 앙드레 부르통 등등. 이들 예술가들의 고집과 기행, 엄숙과 방종, 진지함과 경박함을 꾸밈없이 소개하고 있어, 책을 읽다 보면 그 당시 아방가르드 운동이나 예술계의 분위기 등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심각하지 않고, 편하고 익살스러우며, 조금의 현학도 끼어들지 않는 그의 글쓰기 또한 어떠한 권위와 우상을 거부하는 다다이즘이 그대로 녹아 있는 듯하다.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책꽂이]

    ●완전한 죽음(기욤 뮈소 지음, 이승재 옮김, 열린책들 펴냄) 프랑스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작가 기욤 뮈소의 두번째 소설. 어느날 갑작스럽게 죽음을 눈앞에 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들려준다. 약혼녀를 만나고 돌아오던 길에 불의의 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던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그렸다.8500원.●게으른 산책자의 변명(김병익 지음, 이룸 펴냄) 2000년 ‘문학과지성사’ 대표에서 물러난 뒤 글쓰기와 강연 등으로 소일해온 저자의 산문집.2002∼2004년 계간 ‘동서문학’과 일간지에 연재한 에세이를 모았다. 철학적인 견해와 정치 소견, 지인들에 관한 글들을 ‘길들이기’‘길트기’‘길보기’등 3부로 나누어 실었다.9500원.●피츠제럴드 단편선(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민음사 펴냄)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피츠제럴드(1896∼1940)가 남긴 160여편의 단편 가운데 1920년대 미국사회의 풍경이 담긴 아홉편의 단편을 골랐다.‘다시 찾아온 바빌론’‘겨울 꿈’‘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오월제’등 수록.9000원.●공포(김다은 외 지음, 이룸 펴냄) 결혼, 출세, 죽음, 주거, 가족, 음식 등 한국인이 느끼는 6가지 공포에 관한 단편 모음집.‘마담’(김다은)‘비밀의 방’(박덕규)‘긴급피난’(박성원),‘신라의 달밤’(박철우)‘우리모두 천사’(김나정)‘먹어봐’(이정은) 등 6편 수록. 프랑스어 잡지 ‘레 카이에 드 코레’에도 번역돼 실린다.9300원.●진주부인(기쿠치 칸 지음, 양경미 옮김, 이가서 펴냄)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을 수상한 일본 근대문학의 대가 기쿠치 칸의 대표적인 대중소설. 황금만능주의와 남성 위주의 세태에 맞서 싸우는 진보적인 여성 루리코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렸다.2002년 후지TV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일본 열도를 감동시켰던 작품. 전 2권 각 9500원.
  • [北어린이에 우유를…] 민간교류가 ‘하나됨’ 북돋운다

    [北어린이에 우유를…] 민간교류가 ‘하나됨’ 북돋운다

    “4년 전 나는 9살이었고 자주 가는 곳은 벼룩시장이었습니다. 여기서 풍선 날리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나는 풍선을 크게 불어서 날렸습니다. 어느날 집배원 아저씨가 엽서를 가져다 주셨습니다.‘안녕, 안야! 우리가 네 풍선을 발견했단다. 풍선은 국경을 넘어 700㎞나 떨어진 동독의 드레바까지 날아왔단다. 우리 가족은 정말 기뻤어. 네 편지를 기다리며….’굉장한 일이었습니다. 나는 편지쓰기 병에 걸린 사람처럼 열심히 편지를 썼습니다.” 독일 통일 이듬해인 1991년 안야 빈터베르크라는 13살 소녀는 글짓기 대회에 낸 이 체험수기로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안야의 풍선’은 국경을 넘는 순간 일개 장난감에서 동포애의 기폭제로 진화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북한 어린이에게 전달되는 ‘통일 우유’도 휴전선을 통과하는 순간 단순한 영양식품의 차원을 넘어 통일의 씨앗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할 법하다. 주민끼리의 자연스러운 교감이 독일 통일의 토대로 작용했음을 안야의 풍선은 웅변한다. 물론 동독 당국이 처음부터 주민들을 풀어준 것은 아니다. 동독의 개방은 서독이 장기간에 걸쳐 집요하게 경제적 지원을 쏟아부은 끝에 얻어낸 결실이었다. 예컨대 서독은 동독 주민이 방문할 경우 연 1회에 한해 1인당 100마르크(당시 미화 200달러 정도)의 돈을 ‘여행환영금’조로 주는 방식으로 교류를 유인했다. 덕택에 1962년 연간 2만 7000명에 불과했던 동독주민의 서독 방문은 1986년에는 200만 2000명으로 20여년만에 100배 가까이 늘었다. 서독 관광객이 동독을 여행할 때 일정 금액(1일 10마르크 정도)을 반드시 현지에서 환전토록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동독 시장에 돈을 지원하는 서독의 정책도 민간교류 활성화에 기여했다. 이른바 ‘최소 의무 환전액’ 제도다. 동독 당국은 이 정책으로 인한 민간교류 확대 추세에 불안을 느껴 한때 환전 기준액을 25마르크까지 올렸으나, 서독의 물량공세에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통일부 양창석 정보분석국 분석총괄과장은 “당시 먹는 문제만큼은 어려움이 없었던 동독의 사례와 지금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을 단순비교하긴 힘들지만, 어떤 식으로든 남북이 자주 접촉하고 교감하는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통일 우유 지원사업의 효과에 기대를 표시했다. 사실 독일의 경우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정치적 통합은 경제·사회적 통합 이후에 이뤄졌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비근한 예가 유럽연합(EU)이다. 지금의 EU는 1951년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6개국이 창설한 유럽석탄철강공통체(ESCE)가 ‘배아’ 역할을 했다. 10년째 대북 민간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월드비전’의 이주성 북한팀장은 “통일 우유 지원사업은 남북이 상호 신뢰를 쌓는 데 긴요한 사업”이라며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 민간 지원사업이 숨통 역할을 해왔던 전례를 볼 때 이런 사업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정부의 지원이 얼마나 적극적인가에 달려 있다. 이 팀장은 “민간 교류사업에 가속도가 붙으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8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채수삼 서울신문사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통일 우유 지원사업의 취지에 100% 공감한다.”면서 적극 지원을 약속한 것은 큰 기대를 갖게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소설의 해석과 교육/최시한

    시어 하나, 단어 하나마다 밑줄을 긋고 달달 외워야 했던 중·고교 국어수업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은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소설과 시를 멀리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작품 분석이라는 미명 아래 이리저리 난도질당한 시와 소설은 문학의 생기를 몽땅 잃은 채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몰골로 기억될 뿐이다. 숙명여대 국문과 최시한(53) 교수가 쓴 ‘소설의 해석과 교육’(문학과지성사)은 수십년간 그대로 답습돼 온 주입식 문학교육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그간 소설교육을 위한 소설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청소년을 위한 독해력 학습서 ‘고치고 더한 수필로 배우는 글쓰기’ 등 중등 문학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다. 저자는 책에서 대학입시 위주의 주입식 소설교육이 ‘문학’과 한참 동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교과서에 실린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 황순원의 ‘소나기’를 새롭게 해석한 대목은 매우 흥미롭다.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경우 서술자가 ‘신뢰할 수 없는 어린아이’여서 시점이나 초점화를 교육하는 데 부적절한 작품이라고 주장한다. 소설에서 옥희의 어머니는 사랑손님과 재혼을 포기한다.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처리된 이 부분은 ‘젊은 여인의 재혼 포기’를 억압적 상황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하고, 순수하고 아름답게 여기도록 한다는 것. 따라서 이 작품은 비교육적일 뿐만 아니라 초점화를 교육하는 데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황순원의 ‘소나기’도 마찬가지.‘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이라는 기존 해석과 달리 ‘헤어짐과 만남의 점층적 반복’이라는 플롯의 분석을 통해 삶의 비극성과 이를 극복할 길을 깨닫는 소년의 성장 과정을 비중있게 그린 작품이라고 주장한다. 작가 연보, 수사법, 문학사적 평가 등 잡다한 정보들을 전달하는 주입식 교육보다는 작품 자체에 충실한 읽기교육이 먼저라는 저자의 지적은 언제쯤 교육현장에 반영될까.1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태촌씨 “사회에 진 빚 갚을것”

    폭력조직 ‘서방파’ 두목이었던 김태촌(57)씨가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고영한)는 10일 김씨에 대한 보호감호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보호감호 청구를 기각했다. 지난 4일부터 시행된 사회보호법 폐지 법률의 첫번째 수혜자로 주목받았던 김씨에 대해 법원이 사회복귀 인증절차를 마무리해준 셈이다. “사회보호법 폐지 법률 부칙에서 재판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청구를 기각하도록 하고 있다.”고 판시한 재판부는 김씨에게 “본인이 희망한 대로 서예교육과 청소년 범죄자 선도사업에 힘쓰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씨는 “몸이 회복되면 사회에 진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씨는 1987년 인천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폭행 사건으로 수감돼 2년 뒤 폐암 진단을 받고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그는 이어 1990년 종교단체를 가장한 범죄집단인 ‘신우회’ 조직 혐의,1997년 공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까지 수감생활을 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생사 기로에 선 감독들

    입추를 정점으로 무더위가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아직도 무덥지만 기온이 약간만 떨어져도 시원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 바람이 시원함을 넘어 차디찬 칼날이 목에 다가오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감독들이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야구와 축구 시즌도 막바지에 들어선다. 이때부터 팀 성적이 나쁜 감독은 자신의 목을 걱정해야 한다. 한국시리즈까지 팀을 진출시키고도 우승을 못했다고 목이 달아난 사례도 있었으니까.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프로야구 감독은 남자로 태어나서 한 번 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한다. 그 만큼 잘나갈 때는 황제와 같은 권한을 휘두르며 명예와 부를 함께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감독은 성적이 나쁠 때 희생양으로 쓰기 위해 고용됐다는 말처럼 성적이 곤두박질치면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무대에서 사라져야 한다.“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레오 듀로처 감독의 말처럼 감독은 자신이 살기위해 냉혈한이 될 수밖에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다. 사람이 좋으면서 자신의 목이 달아날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던 감독은 50년간 애슬레틱스를 지휘했던 코니 맥이다. 그는 자신이 구단주였기 때문에 이같은 걱정없이 88세까지 감독직을 누렸다. 미디어 재벌이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구단주였던 테드 터너도 감독 유니폼을 입은 적이 있다. 입추였던 지난 일요일 축구 대표팀은 동아시아대회에서 꼴찌라는 참담한 결과를 빚었다. 더불어 본프레레 감독의 진퇴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팀 성적은 감독의 책임이다. 그런데 아무리 훌륭한 감독이라도 선수 자원이나 지원이 부실하면 성적을 올릴 수 없다. 또 훌륭한 감독, 좋은 선수라도 운이 나쁘면 성적이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훌륭한 감독이 있는 것처럼 훌륭하지 못한 감독으로 분류돼야만 하는 감독도 있다. 다만 훌륭하지 못한 감독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성은 있다. 패배의 책임을 선수에게 돌린다는 점과 잠재력이 있는 선수를 찾아내는 눈이 없다는 것. 만루 홈런을 치거나 결승골을 넣은 선수가 잠재력을 발휘한 것인지, 운이 좋아서였는지 구별하지 못한다. 본프레레는 한국의 입추 저녁 바람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길섶에서] 명품/신연숙 논설실장

    수백만원짜리 외제 옷이나 핸드백 등을 지칭하는 명품과 관련해 사람들을 여러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별로 가진 것도 없으면서 명품이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 가진 게 많으면서도 명품을 안 쓰는 사람, 가진 것도 많고 명품 쓰기도 좋아하는 사람. 대부분의 사람은 별로 가진 것도 없고 명품에 관심도 없는 축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가장 멋진 사람은 명품을 말하기 이전에 그 자신이 명품인 사람이라고, 진지함이 트레이드마크인 한 친구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해 웃은 적이 있다. 그가 그런 말을 안 해도 우리는 우리 곁의 많은 ‘명품’ 때문에 세상 살맛을 느끼며 산다. 교수직을 버리고 덜덜거리는 프라이드차를 끌고 다니며 인권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NGO활동가, 국내 최고 명의란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허름한 연립주택에 살고 있는 의과대학 교수의 삶은 그 자체가 명품이다. 사회적 명망은 없어도 검약과 품격을 조화시키며 사는, 은퇴한 한 선배의 삶 또한 명품이라고 느낀다. 자택을 방문했을 때 정갈한 방에서 풍겨나오던 절제미의 기억이 생생하다. 때로는 우리를 부끄럽게 되돌아보게 하지만 우리에게 사람됨의 향기를 느끼게 하는 인간 명품들이 보다 많아졌으면 한다. 신연숙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방송3사, 연기자 공동 선발·관리’ 추진 이은규 MBC 드라마국장

    ‘방송3사, 연기자 공동 선발·관리’ 추진 이은규 MBC 드라마국장

    “드라마도 예술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방송연기 등 TV분야를 심도있게 배우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이은규 MBC 드라마국장을 지난 3일 여의도 MBC방송센터에서 만났다.‘지상파 3사, 연기자 공동 선발·관리 합의’에 대한 기사가 나온 직후였다. 연기자를 같이 뽑고, 함께 교육을 시켜 드라마에 투입하자는 게 골자다.‘스타 권력화’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3사가 본격 대응을 시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대해 그는 “일부에서 합의 또는 결정이라는 단어를 썼으나 각사 드라마 국장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공감대를 이룬 러프한 수준”이라면서 “반드시 추진하겠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끊임없이 논의를 해야한다.”고 전했다. 또 그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단순히 ‘스타 권력화’에 맞장을 뜨자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에서 드라마가 처한 현실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야흐로 ‘한류’ 중심에 TV 드라마가 있다고 한다. 문화적인 파괴력은 물론, 이제 드라마를 두고 산업적 측면까지 논할 단계가 됐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MBC 드라마를 총괄 책임지고 있는 그가 바라보는 현재 한국 드라마 수준은 ‘재미는 있되 깊이는 없다.’다. 그는 외적으로 팽창했지만 내용에서는 빈약해진 근본적인 원인을, 드라마를 경시하는 분위기에서 찾았다. 우리에게는 연극·영화과가 익숙하다.TV라 하면 영화보다 하찮다거나 영화를 못하니까 TV한다는 폄하의 시선이 아직도 많다. 때문에 방송 연기나 연출, 글쓰기 등을 심도있게 가르치고 철저하게 배우는 체계가 자리잡지 못했다. 수십, 수백개의 연기학원이 난립하고 있지만, 이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내실이 부족하다. 무엇이든 방송국에 들어와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배워야 하는 게 우리 현실. 반면 외국에 가면 영화·TV과가 주류.TV분야가 당당히 영상예술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 학교 교육 등 탄탄한 제도를 통해 꾸준히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이 국장은 “방송 출신이 대학에 교수로 가도 영화 연출을 지도하는 실정은 방송과 관련해 쌓아놓은 커리큘럼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늦은 감이 있지만, 일상성의 카타르시스를 가진 드라마가 내실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는 사설 학원 개념이 아닌, 공적인 차원의 연기 스쿨을 설립하는게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연극 기반이 약한 한국에서는 TV 드라마를 통해 숱한 연기자가 배출됐지만, 스타가 되면 떠나고, 이후 TV 출연을 꺼리는 게 보통이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상황에서 역량을 가진 주연급 배우를 캐스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드라마의 질과 다양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방송사 드라마 국장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던 가운데 “함께 해보자.”고 의기투합한 것도 허덕이며 드라마를 만드는 것보다 역량있는 연기자를 키워내 궁극적으로 드라마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 이 국장은 “솔직히 영화에서는 문화·산업적 차원의 정책적인 지원이 있지만, 방송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활화산처럼 의견을 쏟아내던 이 국장은 “한국 드라마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생각”이라며 쑥쓰러워했다. 그는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연기스쿨 설립 등을 반드시 이뤄내고 싶다.”고 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아침공부 어떻게 할까] ‘두뇌 깨우기’ 30분~1시간이 적당

    [아침공부 어떻게 할까] ‘두뇌 깨우기’ 30분~1시간이 적당

    ‘우리 아이 아침 공부 습관 방학 때 잡자.’ 아침에 공부하거나 책을 보는 것은 성적 향상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맑은 정신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다. 특히 방학은 시간을 나누어 쓰기 좋고, 부모가 옆에서 지도할 수 있어서 공부습관을 들이기에 딱 좋은 시기다. 방학 때 잘만 습관을 들여놓으면 개학 후에도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다. 아침 공부는 왜 중요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본다. 몇년 전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인간은 생체리듬상 본래 아침형 생활습관에 맞도록 만들어졌다는 게 요지였다. 굳이 그 과학적 검증을 필요로 하지 않더라도 ‘아침에 머리가 맑다.’는 통설은 경험적으로 상당히 타당하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일찍 일어나 공부를 하거나 책을 보는 습관이 왜 중요하며, 어떤 공부를 얼마나 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봤다. ●아침 공부 왜 중요한가 무엇보다 아침은 우리 뇌에 에너지가 충만한 시간이다. 잠이란 배터리를 충전시키듯 온종일 에너지를 소진하고 지쳐버린 뇌세포를 충전하는 과정이기 때문. 휴식을 취한 뇌세포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휘하기 좋은 조건이다. 때문에 같은 시간을 공부하더라도 아침에 능률과 집중력이 훨씬 뛰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아침 공부는 효과적인 ‘워밍업’의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독서교육개발원 남미영 박사는 “운동선수가 본게임 전에 근육을 깨우는 준비운동을 하듯, 학교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도 두뇌를 깨우는 워밍업이 필요하다.”면서 “가벼운 독서나 공부는 뇌세포를 공부하기에 가장 좋은 상태로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아침형 아이가 공부 잘한다? 아침형 아이는 왜 공부를 잘 할까.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다. 우선 규칙적으로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매일 아침 30분이 모이면 한 달이면 15시간이 된다.1년이면 180시간이라는 공부하기 최적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 알토란 같은 시간을 매일같이 공부하는 아이들은 당연히 학업 성취도가 뛰어날 수밖에 없다. 학업 내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찍 일어나 그날 배울 것을 미리 읽어본 아이는 수업 전에 자신이 무엇을 알고 어느 부분을 모르는지 스스로 파악할 수 있다. 호기심이 많아지고 선생님의 설명이나 질문에도 적극적인 것은 당연지사다. 꼭 예습이 아니더라도 독서·외국어 등 꾸준한 학습이 필요한 공부에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매일해야 할것 정해 놓는게 좋아 아침 공부는 보통 30분∼1시간이 적당하다. 그 이상이면 부담감이나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공부의 내용은 아이의 나이와 특성에 따라 다양하지만, 매일 해야 하는 공부를 고정적으로 정해놓고 하는 것이 실천 가능성이 높다. 그날 배울 내용을 미리 읽어본다든지, 매일 풀어야 하는 학습지를 푸는 시간으로 써도 좋다. 영어 테이프를 듣거나, 영어 책을 읽고 단어 외우기, 또는 가장 취약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도 장·단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초등학생이라면 독서로 언어능력과 사고력을 키워주는 것도 바림직하다. 아침 공부 습관을 만들어주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 스스로 일찍 일어나 정돈된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가능하다면 함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것이 실천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X마스 카드 12만장을 그린 인간 옵세트

    X마스 카드 12만장을 그린 인간 옵세트

      『인간이란 초극(超克)되지 않으면 안될 그 무엇이다』란「니체」의 말에 심취, 바로「초극」을 위해 만 1년 동안에 정확히 12만 3천 장의「크리스마스·카드」를 그려낸 사나이가 있다. 그러니까 하루 평균 337장의 그림을 그려낸 셈. 가위「니체」도 혀를 내두를 만한 초인적 작업량이다.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경지에서 선을 하는 자세로 그려 이 초인의 이름은 한 국(韓 國)(30) - 본명은 봉호(鳳浩)였으나「세상에 나와보니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아예 한 국으로 고쳐버렸다는 이 초인의 고향은 전북 완주군 용진면 산정리. 지금도 어머님이 고향에 계시다. 딸 없는 5형제 중 넷째. 국민학교 5학년 때 만화를 그려 친구들에게 회람을 시키고 학교 환경정리를 도맡을 만큼「그림 재주는 남에게 알려진 것」이란다. 그러다 철이 들면서부터는「동서고금, 각종각색의 만권서적」을 독파하고 비로소「문학이란 신천지가 눈앞에 보여」시를 쓰기 시작했다. 자신의 말을 빌면「일찍이 19살 때 전북대에서 특강을 한 바 있으며 지방방송국에서 장자(莊子), 노자(老子), 논어(論語) 등을 강론」했다는 것. 그리고 전주에서 20세 전후 해 시화전을 두 번 가졌다고. 『지금도 시작(詩作)은 계속하고 있다』며 빽빽이 앞뒤로 시가 쓰여진 대학「노트」10여권을 풀어 내놓는다. 나이가 들면서부터 동양철학에 깊은 흥미를 느껴 법혁경(法革經), 열반경(涅槃經), 화엄경(華嚴經) 등 불경을 읽고 다음엔 노·장 철학, 그러다 27세 되던 해 달마선사(達磨禪師)가 소림사(小林寺)서 9년 동안 면벽(面壁)하고 난 후에 쓰여진「선문염령(禪問拈領)」을 읽고 선(禪)에 심취하게 됐다고. 그림 그리는 자체가 선(禪), 하루에 10시간씩 작업 「정신과 육체의 고도의 조화」가 즉 선이라는 이 청년은 이때부터「무념무상의 경지에서」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좌선(坐禪)이 앉아 견디는 것」이듯「선화(禪畫)란 그림 그리는 자체가 선」이라는 것. 12만 3천 장이란 어마어마한 양의 그림을 그려내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지난해 모 주간지에 4만여 장의「크리스마스·카드」를 손수 그려냈다는 사람의 기사를 읽고 나서부터. 새벽 4시쯤 일어나 호롱불 밑에서 시작, 5시간 그리고 아침을 먹고 나서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 낮에는 충분히 쉰 뒤 밤 9시부터 시작, 12시까지 작업을 계속했다. 그러니까 하루에 10시간을 그림 그리기에 소비한 셈. 최고로 많이 그려 본 것은 하루 820장. 좀「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3, 4백장을 그렸단다. 물론 가끔 쉬는 날도 있지만. 이렇게 해서 서울, 전주, 산정, 세 곳을 1년 동안 전전하며(장소를 옮긴 건 새로운 분위기를 위해서) 그려낸 그림이 모두 12만 3천 장. 가위「인간 옵세트」라 불릴 만하다. 몸엔 온통 채색 투성이고 여름이면 손바닥에 물집이 생겨 한지(韓紙)를 손바닥에 붙이고 그려야 했다. 붓을 쥔 손가락마다 굵은 못이 박히고 온몸이 돌덩이처럼 굳어져 버렸다. 그래도 새 기록을 세우고 싶어 작업을 계속했다. 붓을 놓은 건 11월 초순. 한간방 가득히 그림이 쌓이고서야 붓을 멈췄다. 세어보니 12만 3천 장. 처음엔 흰 종이에 동양화 소재들을 골라 그리고 때때론 추상화나 구상화도 그렸다. 그러나 묵화(墨畵)로 돌아 매란국죽(梅蘭菊竹)만 그렸다. 물론 그림마다 전혀 다를 수야 없고 비슷하게 50~60점. 그러나 가다 싫증나면 또 바꾸곤 했다.「동양화에 입체감을 준 건 내가 사상 최초」라는 이 사나이는『죽(竹)은 곧고 바른 애정의 불변성, 란(蘭)은 유현한 우정과 깨끗한 사랑, 국(菊)은 서릿바람에도 싱싱·굳은 절개, 매(梅)는 눈 속에서도 피는 깊고 높은 사랑』을 의미한다고 한바탕 자랑. 「동양화에 입체감」이란 건 매(梅)에 붙은 눈송이를 짙은「화이트」로 점묘(點描), 양감(量感)을 주었다는 얘기. 게다가 이 사나이는「창조만이 예술이라고 할 때 올 데까지 다 온 현대 미술의 마지막 탈출구는 양(量)의 미학」이라며 인간「옵세트」화가 지상의 미학임을 주장하기도. 어쨌든 엄청나게 그려놓고 보니 마음이 달라졌다. 이것들을 상품화해 볼 생각이 난 거다. 그래서 시골처녀 20명을 40여 일간 동원해「예쁘게 상품화」했다.「크리스마스·카드」로 판매하겠다는 것. 이래서 4만 7천 장의「카드」가 모여졌다. 나머지 것들을 모두「카드」화 하고 싶었지만「돈이 모자라서」고향인 산정에 남겨두었다. 머리 뜨거워 쇠베개 베고 선화(禪畵)라면 그림 그린 것으로 족하지 판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으냐니까. 『그림 팔아 공공사업에 쓸 수 있지 않느냐?』며 이익금으로 고향에 도서관을 마련하고픈 게 현재로선 지상의 욕심이라고. 자신을 평해「비비파(非非派)」라고 부르는 이 인간「옵세트」는 아직 미혼-. 『현실세계에 처음 부딪쳐 본 것이 첫 사랑이었는데 결국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결혼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노라고. 학력을 밝히길 굳이 거절하는 이 청년은『「사르트르」가「노벨」상 수상을 거부한 것과 같이 그런 류의 권위를 인정하기 싫어』안 밝히는 것이라고. 장차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니까『어렸을 땐「예수」가 되고 싶었는데 이젠 한국의 장자(莊子)가 되고 싶다』 한시(漢詩)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황혼녘의 산책을 좋아한다. 체중 57kg, 키 172cm. 다소 마른 편인 이 인간「옵세트」는 뒷머리가 뜨거워 베개를 베고 자지 못하고 칼등이나 쇠붙이를 베고 자야만 잠이 든다는 괴짜. 그래도 잠이 오느냐니까『그래야만 잠이 온다』며 아예 베개마저 철제(鐵製)로 특별주문해 만들어 두었으니 올 겨울부턴 푹 단잠을 자게 되었다고-. 이 괴짜의 정신세계를 엿보기 위해 자작시 일부를 소개하면-. 심측(深測)으로 매혹(魅惑)하는 그대 눈 바라보면 악마(惡魔)도 뉘우치게 할 어떤 힘에 이끌려 아름다히 만물(萬物)을 치장하는 맑은 햇살 대하듯 천심(天心)의 원광(元光) 사위게 할 가슴속 진홍(眞紅)의 장미(薔薇)! …… 죽은 자를 되살리고 간 자 죽이던 가이없는 사랑이여! 그 고운 눈의 비밀(秘密)이란 색채(色採)짙은 내 환상(幻像) 빼고나면 그 미쳐난 화인(畵人)이여! 해골(骸骨)쪽들 어수선히 웃고 있을 뿐인가? (『반역자(叛逆者)』첫 연(聯)과 마지막 연 ) [ 선데이서울 68년 12/15 제1권 제13호 ]
  •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5) 복근운동 시작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5) 복근운동 시작

    ●휴가때도 쉬지 않고 조깅·등반 ‘휴가때도 뛰었습니다.’ 지난주는 월요일까지 나흘간 여름휴가였습니다. 가족들과 제주도로 3박4일 일정으로 여행을 다녀 왔죠. 당연히 운동스케줄에도 차질이 생기더군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이 몇 차례 ‘성인음료’도 마셔 줬고….(절대 제 뜻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운동을 완전히 내팽개친 건 아닙니다. 완벽하게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을 뿐이죠. 정상까지는 못갔지만 빗속에서 한라산 등반도 했고(왕복 7.4㎞,3시간 소요), 숙소인 서귀포 펜션근처의 해변가에서 1시간 동안 조깅도 했습니다. 또 5주 차에 접어들면서 몇 가지 프로그램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뛰기가 30분에서 40분으로 늘었습니다. 걷기 10분, 뛰기 40분, 걷기 10분으로 1시간을 채우는 거죠.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복근강화 등 보강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했다는 겁니다. ●윗몸일으키기·허리운동 등 해줘야 5주차에 들어가며 경기도 이천에 있는 건국대 스포츠 과학센터를 찾아가 육상부 유영훈 코치로부터 보강운동에 대해서 다시 한번 배웠습니다. 이제부터는 운동이 끝난 뒤 꼭 보강운동을 해줘야 한답니다. 복근강화운동과 허리근육강화운동 등입니다. 장거리주자들은 물론 일반 아마추어 선수들도 어느 정도 훈련이 진행되면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유 코치의 설명입니다. 보강운동을 게을리하면 필연적으로 부상을 당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시간은 20분 정도면 충분하고, 꼭 시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답니다. 설명은 쉬운데 막상 직접 해 보니 너무 힘이 들더군요. 우선 상(上)복근을 강화하기 위한 윗몸일으키기인데,15∼20번씩 3세트를 합니다. 윗몸일으키기는 집안 아무데서나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처음에는 욕심내지 말고 가급적 천천히 하는 게 좋습니다. 두번째는 하(下)복근 강화운동. 소파다리 등을 잡고 반듯이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90도 각도로 반복적으로 역시 15∼20회 올려주면 됩니다. ●보강운동으로 허리·골반부상 예방을 상·하복근 강화운동을 할 때는 사이사이에 팔굽혀펴기를 15∼20회씩 해주면 더 효과적입니다. 또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있는데, 한 사람이 다리를 붙잡아 주고 배를 대고 엎드린 상태에서 두손을 뒷짐진 채로, 허리를 반복적으로 들어올리는 겁니다. 말이 쉽지, 저한테는 달리기가 훨씬 쉽더군요. 평상시 안쓰던 근육을 쓰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마라톤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서 쩔쩔맬 때는 허리가 중심이 되는데다, 골반부상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허리운동을 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하나 더.5주차에는 야산 달리기(크로스 컨트리) 50분, 도로 7㎞달리기도 있었습니다. 그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휴가때 서귀포 해안가에서 달렸던 코스가 일반 자동차도로에다 오르막 내리막이 제법 있는 숲길까지 연결돼 있었으니 비슷한 연습은 했다고 쳐도 되겠지요.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복잡한 재무·인사 시스템 “빌려쓰니 대기업 부럽잖아”

    복잡한 재무·인사 시스템 “빌려쓰니 대기업 부럽잖아”

    ‘고급 인테리어 비결요? 렌트IT 덕분이죠.’ ‘고객 발길은 정확한 데이터를 활용해 사로잡습니다.’ ‘직영점들 매출 결산을 하는 데 5분밖에 안 걸렸죠.’ ‘인터넷으로 공유하니 방문·팩스에 비해 비용이 50% 이상 싸졌고, 매출은 20% 늘어났습니다.’ 최근 소호 등 사업 시스템 정보화의 사각지대였던 중소규모 기업에서 “빌려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빌려 써본 상당수는 ‘점포와 브랜드 파워’를 중소기업 정보화, 즉 ‘렌트IT’로 높였다는 반응이다.‘렌트IT’는 대기업과는 달리 자금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의 고객·매장 관리나 쇼핑몰 운영, 음식점 고객관리 등을 대신하는 솔루션 대여 시스템이다. ●서비스 4년만에 43만 중소기업이 이용 중 유선사업자인 KT, 데이콤, 하나로텔레콤 등이 서비스하고 있다. 무선사업자인 SK텔레콤도 사업을 준비 중이다.KT ‘비즈메카’, 데이콤 ‘이비즈마트’, 하나로텔레콤 ‘비즈포스’가 대표적인 사업 브랜드다. 무선쪽은 휴대전화,PDA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렌트IT’ 시스템을 접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렌트IT는 지난해부터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산원에서 ‘중소기업 정보화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고, 중소기업의 수요도 높아가고 있어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 전망이다. 정부는 2008년까지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렌트IT는 관리 시스템을 임대해 초기 사업비용을 줄이면서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이용료가 무척 싸 투자여력이 빠듯한 중소업체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서비스다. 빌려쓰는 만큼의 사용료만 내면 된다. ●외주관리 때문에 임대시스템 도입 경기도 김포에 있는 호신섬유㈜는 인조모피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한동안 자체 시스템으로 생산 공정을 관리해왔다.30여년간 해온 것이라 그리 불편함을 못느꼈다. 그러나 사업 외형이 커지면서 외주 관리가 문제로 부각됐고, 언젠가 얼핏 들었던 데이콤 ‘이비즈마트’의 ‘섬유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빌려쓰기로 했다. 영업·구매·생산·외주관리까지 하면서 대외적 신뢰가 쌓여 매출은 20% 상승했다. 관계자는 “무역 관련 서류를 수작업하면서 오류가 많이 발생했는데 ERP 도입으로 시간 단축과 오류 발생률이 제로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세금계산서도 온라인으로 한번에 인천 가좌동의 문구·사무용품업체인 화신공업㈜은 데이콤의 ‘이비즈마트(eSCM21)’를 이용해 장기불황 속에서도 수년간 20%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힘입어 올해는 50%를 목표로 시스템 향상을 꾀하고 있다. 렌트IT는 재래문구시장에 판매하다가 까르푸 등 대형 할인점과 거래하면서 시작했다. 안태랑 사장은 “팩스와 현장 주문이 없어지면서 온라인 매출이 20% 수준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거래처들은 필요한 만큼 그때그때 주문하고 있어 솔루션 임대의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사∼화성∼광주 원스톱 정보화 자동차부품 생산·조립업체인 ㈜아산은 동종 회사를 인수하면서 유지비용이 만만찮아 기존 회계·인사·급여 관리프로그램을 버리고 KT 비즈메카의 ‘NEOplus’를 도입했다. 기존 프로그램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3명의 관리자가 월 8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고 있다.‘NEOplus’가 경영관리 토털 솔루션이어서 사내 핵심사항이 노출되지 않을까 보안이 걱정됐지만 그것도 기우였다. 입력했던 데이터는 사용자 컴퓨터에 저장돼 데이터 저장장소를 별도로 두었던 때보다 보안성이 크게 좋아졌다. 관리팀 홍영표 대리는 “예전 엑셀 파일 등을 사용하면서 일일이 수작업했던 때와 비교하면 프로그램 호환이 편리하고 데이터 전송이 쉬워 업무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만족해했다. ●월 3만원,19개 사업장 관리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흥원에셋도 업종 특성상 외근이 빈번해 급한 일에는 담당자와 통화를 해야만 회계내용을 인지했다.2001년 KT 비즈메카 ‘NEOplus’와 인연을 맺은 뒤 회사 근무 환경에 변화가 시작됐다.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면서 눈을 뜬 것이다. 네오플러스를 사용한 뒤 달라진 것은 도표와 그래프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고, 금융기관 제출용 재무제표 및 현금 수지분석표 등이 자동작성돼 복잡한 회계관리를 간단하게 처리하게 했다. ●수요가 서비스를 만든다 서비스 콘텐츠는 많으나 업체, 업종에 맞는 서비스 양식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환경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는 점도 불편함이다. 메신저 기능이 있지만 메신저에 파일 전달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서비스의 편리성 이면에 네트워크상 정보의 노출이 우려되는 만큼 보안시스템도 보다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더불어 렌트IT 사용자가 바로 주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이미 만들어진 플랫폼의 수요가 증가할수록 좀 더 나은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비스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www.rentit.or.kr에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평생학습도시’ 관악구 5개권역별 특화 육성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정한 서울 유일의 ‘평생학습도시’ 관악구가 5개 권역별로 특화·육성된다. 서울 관악구(구청장 김희철)는 1일 평생학습도시의 조기정착을 위해 낙성대권(남현동 등 3개동), 서울대권(신림2동 등 4개동), 난곡권(신림3동 등 7개동), 상업도심권(봉천본동 등 7개동), 뉴타운권(봉천1동 등 6개동) 등 5개 권역별로 학습도시 특화계획을 밝혔다. 낙성대권역은 안정적인 주거지역으로 역사·문화시설이 많은 점을 고려해 역사·문화교육 중심지로 육성하고,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는 평생교육 거점기관으로 육성된다. 서울대권역은 젊은층의 활동과 왕래가 많고, 고시촌과 초·중·고가 다수 위치, 청소년교육 중심지로 육성한다. 관악청소년회관이 거점 기관을 맡는다. 서민이 거주하는 인구밀집지역인 난곡권역은 신림종합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방과후 보육과 고용·자활교육에 힘쓰기로 했다. 남부순환로변의 상업·주택 혼합지역을 포함하는 상업도시권역은 대형 업무용빌딩에 걸맞은 창업·경영교육·지역사회나눔운동 중심 지역으로 육성한다. 중대종합사회복지관이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아파트촌이 형성되면서 외부 중산층의 유입이 활발한 뉴타운권역은 봉천종합사회복지관을 거점으로 공동체교육·자원봉사교육 등의 특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3) 재소자의 인권(영국)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3) 재소자의 인권(영국)

    교도소는 지은 죄를 징벌하기 위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도록 법으로 합의한 곳이다. 그러나 높은 담이 상징하듯 폐쇄적인 교도소에서는 징벌이 강조됐지, 인권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왔다. 오랜 행형의 역사를 가진 영국은 교도소의 담을 낮추고 재소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노력도 함께 기울여 왔다. 죄는 엄격히 벌하되 인권은 존중하고, 나아가 재사회화를 통해 재범을 줄이는 영국의 앞선 교도행정 현장을 찾았다. |워튼언더에지(영국) 이효용특파원|런던에서 자동차로 서쪽으로 달린 지 2시간여, 글로체스터주(州)의 한적한 마을에 닿는다. 나지막한 붉은 벽돌 건물들과 여기저기서 담소하는 사람들은 영락없이 한가로운 시골 풍경의 하나다. 정문의 차단막과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아니라면 농장이나 학교쯤으로 보일 법한 이곳은 1948년 탄생한 영국 최초의 개방형 교도소 레이힐이다. 여권을 맡기고 철저한 신분 확인을 거쳐 정문을 지나자 ‘방문자 출입 제한’이라는 푯말이 나타난다. 보안 정도에 따라 A(중구금시설)∼D(개방형)급으로 분류되는 영국 내 137개 교도소 가운데 D급에 속하는 이곳의 재소자는 크게 두 부류다.5개월∼1년 정도의 형을 선고받은 경범죄자들과 살인·성폭행 등으로 12년∼종신형을 선고받고 10년 이상 복역한 장기수들이다. 특히 장기수들에게는 사회와 비슷한 환경에서 직업활동을 익히도록 해 복역을 마친 뒤 사회적응이 쉽도록 도와주고 재범을 줄인다는 것이 레이힐의 설립목적이다. ●재소자들 각방 자유롭게 드나들어 체육관과 의료센터를 지나 도서관 옆 건물 안에 들어서자 복도 양 옆으로 늘어선 방들에서 시끄러운 록음악이 새어 나온다. 마을 목공소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해 쉬고 있던 매튜(39·가명)가 선뜻 방을 보여주겠다며 열쇠를 꺼내 문을 연다. 이 곳은 대부분 1인용 방으로, 재소자들이 각자 방 열쇠를 가지고 자유롭게 드나든다. 침대와 책상,TV, 옷가지 등이 널려 있는 모습이 마치 학교 기숙사 같다. 음주운전으로 건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5개월형을 선고받은 매튜는 첫 2주를 일반교도소에 있다가 4주 전 이곳으로 왔다. 그는 “전과자로 낙인찍혔다는 두려움이 이곳에 와서 사라졌다.”면서 “죗값은 치르지만 복역기간 중에 사회에서 격리되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인터넷이나 우편으로 개방대학 다녀 중범죄자 수용동에 들어서자 바닥을 쓸고 있던 대런(60·가명)이 반갑게 말을 건넨다. 성폭행으로 15년형을 선고받고 12년을 복역하다 지난해 이곳에 온 그는 건물 청소를 하며 주당 15파운드(약 2만 7105원)를 번다. 나이가 많아 비교적 수월한 직업을 택했다면서 “벌써 2000파운드나 모았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걸어서’ 탈옥할 수 있지만 남은 인생을 위해 하지 않는다.”면서 “내년 10월 출소하면 모아 둔 돈으로 새 삶을 시작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살인으로 11년을 복역하고 이곳에 온 로이(27·가명)는 대학 갈 꿈에 부풀어 있다. 어린 나이에 의도하지 않은 살인으로 오랫동안 사회에서 떨어져 있었지만, 대학에서 전기·배관 기술을 배워 출소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그는 “이곳 생활은 거의 완벽한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사회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고, 아직 젊은 만큼 남은 2년간 많은 것을 배워 가치 있는 삶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소자들은 교도소 안팎에서 일을 하거나 교육을 받는다. 교도소 내 농장, 목공소, 인쇄소, 식당은 물론 인근 마을에서 트럭 운전, 기계공, 상점 직원 등으로 일하고 주당 10∼20파운드를 번다. 읽고 쓰기, 수학 등 기초교육에서 외국어, 컴퓨터, 경제학까지 교육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인터넷이나 우편으로 개방대학에 다니기도 한다.512명의 재소자 가운데 100여명이 마을로 출퇴근하고 70명이 외부 교육을 받고 있다. 재소자들의 직업소개를 담당하는 토니 로바그로바(47)는 “어떤 일을 원하는지 상담한 뒤 고용주에게 데리고 가 왜 교도소에 왔고 왜 일하고 싶은지를 직접 설명하게 한다.”면서 “직업을 갖는 것은 책임감을 키워 주고 더이상 범죄가 필요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리처드 부티 레이힐교도소장은 “10년 넘게 교도소에서 살다가 나오면 적응하기 어려워 다시 범죄의 유혹을 받게 마련”이라면서 “이들을 그냥 사회로 내보내는 것은 매우 게으르고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허가없이 교도소를 나가 A∼C급 교도소로 돌려보내지는 경우도 한 달에 3∼4번꼴로 있다.”면서 “그러나 제한된 자유를 시험하는 장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소전 6개월간 일반주택서 생활 영국에는 개방형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교도소가 있다. 그렌든 교도소와 같은 의료집중교도소는 최신 의료시설과 심리 프로그램을 갖춰 정신질환자나 마약 중독자들이 수감된 기간을 치료기간으로 활용해 내보내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여성만 수용하는 브론즈필드 교도소 등은 임신한 재소자를 위한 의료서비스는 물론 영아와 산모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해 모성을 보호한다.‘호스텔’이라 불리는 중간처우시설은 출소 직전 6개월간 10∼20명 단위의 그룹홈 형태로 일반 주택에서 생활하면서 ‘가족과 사회’를 만난다. utility@seoul.co.kr ■ ”인권감시 자원봉사모니터링 큰 효과” |런던 이효용특파원|“범죄자라 할지라도 수감된 기간에 존엄하게 처우하면 법을 존중하는 시민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습니다.” 런던킹스칼리지 국제교도소연구센터 소장 앤드루 코일 교수는 “교도소 내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재소자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낳기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25년간 교정국에서 근무하며 교도소장을 역임하는 등 실무를 겸비한 교정학의 권위자다. 코일 교수는 이를 위해 독립적 기구와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영국은 교도소에 대해 복수의 감시장치를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재소자들이 일상 속에서 가장 가깝게 손을 뻗을 수 있는 곳이 137개 교도소마다 구성돼 있는 교도소모니터링위원회다.16∼18명의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재소자들을 만나 불만을 듣고, 잘못된 점의 시정을 요구하며, 진정이 필요할 때는 진정서 작성을 돕기도 한다. 교사, 법조인, 전직 경찰, 의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상담을 한다. 모니터링위원회가 지역 중심의 1차 감시기구라면 교도소사찰위원회는 전문적 사찰을 담당하는 중앙 기구다. 모든 감옥을 5년에 한 차례씩 불쑥 방문해 1주일간 300여개 기준으로 집중 사찰한다. 문제점에 대해 권고 조치를 내리며 수용률은 96%다. 행형옴부즈맨위원회는 특정 사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우선 자살을 포함한 모든 죽음에 대해 예상이 가능했는지, 의료 서비스를 받았는지, 교도관의 부당 행위는 없었는지를 조사한다. 또한 공식 진정을 접수해 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권고 조치한다. 수용률은 98% 정도. 코일 교수는 “교도소 인권 감시는 꼭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며, 모니터링위원회와 같은 자원봉사 제도를 통해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관리가 매우 비싼 교도소의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범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utility@seoul.co.kr ■ 기고 우리나라 수용자 1명이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면적은 법무시설준칙이 규정한 0.75평에도 채 미치지 못해 이른바 ‘칼잠’을 자야 하는 실정이다. 교도소 내 과밀수용 문제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우리 행형법은 독거수용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교정 현실에서 독거수용은 오히려 예외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구교도소의 경우 1실 평균 수용인원이 8.77명에 이른다. 법규와 현실이 일치될 때만 인권은 보호될 수 있다. 2001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족한 이래 지금까지 구금시설 내에서의 인권침해를 이유로 위원회에 접수된 진정사건은 총 5500여건으로 전체 인권침해 사건의 44.4%에 해당한다. 이러한 진정사건의 처리와 조사 등을 통해 구금시설 내 인권상황의 점진적 개선을 가져온 것은 위원회가 이룩한 가장 가시적인 성과 중의 하나다. 모든 국민에게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 헌법 최고의 원리다. 여기에 교도소 수용자도 포함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반사회이든 구금시설 내부이든 질서는 법에 의해 구축돼야 한다. 거리의 자유로운 시민이든 시설에 갇힌 수용자든 최대한의 인권보장은 민주국가가 갖추어야 할 필수요소다.“구금시설의 상황은 그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말이 있다. 진정한 선진사회는 사회의 가려진 모든 구석에 대한 헤아림을 바탕으로 가능해진다. 갇혀진 자들 역시 이러한 포용의 대상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다. 김호준 인권위 상임위원
  • [기고] 정책도 품질 관리할 수 있다/허만형 국무조정실 심사평가2심의관

    TQM(Total Quality Management:종합적 품질경영) 방식의 정책품질관리제도가 정부혁신의 하나로 42개 중앙부처에서 실시되고 있다.1년 정도 준비과정을 거쳐 정책품질관리매뉴얼을 만들고, 학습동아리를 정책품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개발, 지난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정책은 반드시 의도한 대로 집행되지는 않는다. 이해 당사자의 역할에 따라 방향이 변하기도 하고, 여건 변화로 목표에서 멀어질 수 도 있다. 정책단계별 체크포인트를 중심으로 관리하고, 담당공무원이 정책품질을 높이려는 자발적인 노력이 학습으로 이어져야만 비로소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 올 3월 교수직을 잠시 접고 국무조정실에 들어와 정책품질관리를 주 업무로 맡으면서 이와 관련한 몇가지 인연들이 떠오른다. 첫 인연은 미국 유학 시절의 강의실에서였다.1983년으로 기억된다. 인사행정의 대가 샤프리츠(Jay Shafritz) 교수의 수업에서 데밍(W.Edwards Deming)의 ‘QC(Quality Circle)이론’을 처음 접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일선 근로자가 최고의 전문가”라는 QC철학이었다.“지식수준이 높은 사람이 최고의 전문가”라는 생각으로 유학까지 왔는데 일선근로자가 최고의 전문가라니 의아했다. 샤프리츠 교수는 이런 말로 이어갔다. “자동차 공장을 생각해 보세요. 상품의 품질은 조립라인 근로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들이 열 번을 조여야 하는 나사를 다섯 번만 조이면 그 자동차는 틀림없이 불량품이 됩니다. 근로자들은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그들이 전문가들이지요. 관리자가 일선근로자에게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을 하게 하고, 그들 스스로 불량률을 낮추도록 하는 것이 QC입니다.” 전문가에 대한 인식의 벽을 깨는 매력적인 이론이었다. 도서관에서 QC이론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지식으로 가슴이 뿌듯했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20세기 세계시장에서 일본을 경쟁력 우위 국가로 올려 놓은 일등공신이 바로 데밍의 QC이며, 일본과학기술자연맹(JUSE)에서는 데밍상(Deming Prize)까지 제정해 그를 기리고 있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 미국의 크라이슬러 자동차는 위기극복을 위해 일본에 가서 QC이론을 배우고 왔다는 내용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두번째 인연은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시의 시장실에 근무할 때였다.1986년 당시 미국의 지방정부는 재정위기에 봉착했다. 레이건 행정부가 지방정부에 주는 보조금을 대대적으로 삭감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시청 공무원을 감축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는 10% 예산절약방안을 찾지 못하면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이때 인사과장이 QC도입을 건의했다. 과단위로 ‘10% 예산절약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금요일 점심식사 후 1시간씩 만나 브레인스토밍 미팅을 했다. 그로부터 한달 후 볼펜 한 자루 쓰기에서부터 예산을 아껴 쓰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고, 시장은 이를 수용하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단 한명의 인력감축도 없었다. 세번째 인연은 현재 근무하는 국무조정실에서 정책품질관리와의 만남이다. 불량정책을 예방하고 우량정책을 양산하기 위해 정책형성·홍보·집행, 그리고 평가 및 환류 단계에 걸쳐 65개의 세부 점검사항에 따라 기록하면서 정책실패 요인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했다. 더불어 일선 정책담당자를 중심으로 QC와 같은 학습동아리를 조직, 운영하는 방안도 시행했다. 이 모두를 실시간으로 확인, 점검하는 정보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처음 시도되는 우리의 정책품질관리도 일본 민간기업에서의 성공사례에서처럼 우량정책을 양산하고, 새로운 조직문화의 싹을 틔워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혁신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말이다. 허만형 국무조정실 심사평가2심의관
  • “독후감 숙제는 어떻게 쓰죠?”

    “독후감 숙제는 어떻게 쓰죠?”

    “선생님, 생활수기는 어떤 종이에다 써 와요?” 29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양원초등학교 1학년 2반 교실. 고예곤(57) 담임교사가 방학 숙제를 설명하자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진다. 학생들은 모두 60대 전후의 ‘늦깎이’들이지만 방학식을 맞아 들뜬 분위기는 여느 초등학교 교실과 다르지 않다. 지난 3월 국내 최초의 성인 대상 학력인정 초등학교로 문을 연 이 학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 방학식이 열렸다.4년 12학기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17일간의 짧은 방학이지만,1학년 학생 280명은 “평생의 첫 여름방학”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방학숙제는 크게 3가지. 일기와 독후감 쓰기, 구구단 3번 쓰고 외우기 및 1∼100까지 숫자 2번 쓰기,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 온 내용을 글로 정리하는 생활수기 쓰기다. 대부분 한글을 처음 배운 학생들이라 아직 서툴지만 그래도 한학기 동안 써 온 일기는 자신있다는 눈치다. 문제는 난생 처음 쓰는 독후감 쓰기.28일 미리 나눠준 ‘이솝이야기’‘1학년 그림동화’‘우리나라 옛날이야기’ 중 한 권을 읽고 써야 한다. ●“글쓰기 잘 익혀 살아온 얘기 시로 쓰고파” 시키지도 않은 이솝우화의 ‘시골쥐와 서울쥐’ 얘기를 줄줄 늘어놓던 변두리(65·여)씨는 “수학 숙제는 어제 다 해치웠다.”고 말한다. 그는 “글을 쓰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는데 너무 행복하다.”면서 “대학도 꼭 가고싶고, 그동안 내가 살아온 얘기를 글로 쓰는 시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전순(57·여)씨는 “평생 학교에 가 본 적이 없어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도 쓰지 못해 답답했는데, 이번 방학에는 바닷가에 가서 그림도 그리고 시랑 일기도 쓸 것”이라면서 “언젠가 내가 책도 낼 날이 올 것이니 기대하라.”며 활짝 웃었다. 최고령 학생인 박중은(80·여)씨도 방학이 설레긴 마찬가지다. 짐짓 “애들도 아닌데 방학이라고 들뜨기야 하겠느냐.”면서도 “틈틈이 보고싶은 책을 볼 생각을 하니 행복하다.”고 좋아했다. ●“한글 깨쳐 운전면허 꼭 따야지…” 매일 밤새 청소원으로 일하고 바로 등교했다는 하종심(58·여)씨는 “방학 숙제도 열심히 하고 손자도 실컷 볼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본에서 살다가 9살 때 돌아와 말이 안통하는 바람에 배움의 기회를 놓친 박동섭(69)씨는 “아들이 면허만 따면 그 날로 차를 사준다고 했다.”면서 “이번 방학 때는 한글을 완벽하게 익혀 꼭 운전면허를 딸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재 교장은 “평생 한글도 깨치지 못하고 살아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있다.”면서 “개학 뒤에는 동화구연대회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우리말 우리글(EBS 오후 4시40분) 첫째 마당 ‘살려 쓰기’에서는 별에 관한 우리말글을 알아본다.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우리말로 된 별과 별자리 이름들도 남아 있다고 한다. 밤하늘에서 밝게 보이는 별인 금성을 나타내는 몇몇 우리말 이름을 찾아본다. 둘째 마당 ‘바로 쓰기’에서는 ‘별자리’ 발음법을 익혀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50년전, 몽골의 아라산에는 온천 50여개, 강 3개와 작은 호수 800여개가 널려 있었다. 그러나 지금 온천은 사라지고, 강은 말랐으며, 호수도 600여개가 없어졌다. 사람과 가축이 증가해 자연환경을 남용했고, 생태계를 파괴한 탓이다. 또 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낭비해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데…. ●사랑찬가(MBC 오후 7시55분) 새한이 맞는 것을 보고 흥분한 두식은 앞뒤 가리지 않고 장태에게 주먹을 날린다. 새한은 피를 닦으며 급하게 두식을 말리고, 순진과 소라는 놀라 넋을 잃는다. 장태가 두식에게 맞는 것을 본 양자는 이성을 잃고 두식의 목덜미를 붙잡아 때리고, 손님들은 하나, 둘 식당을 빠져 나간다. ●일요일이 좋다(SBS 오후 7시) 연예계에서 절친한 친구인 이지훈과 신혜성이 이진을 놓고 벌이는 사랑과 우정의 선택, 이지훈과 신혜성의 우정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진은 과연 누구를 선택할까. 무더위를 날려 줄 시원한 커플 게임 ‘어부바 수영 대회’, 재미 만점 사랑의 포즈와 달콤한 세레나데를 선보이며 최강의 엑스맨을 공개한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건강하고 재치있는 입담으로 사랑받고 있는 방송인 이상벽이 양평 산자락에서 싱싱한 산더덕캐기 일꾼으로 나섰다. 비오듯 흘리는 구슬땀, 노동 후에 먹는 산더덕 수제비와 산더덕 막걸리에 취하고, 여기에 더덕김치, 더덕주 만들기 체험까지 이상벽의 산더덕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슬픔이여 안녕(KBS2 오후 7시55분) 성미는 혜선에게 갑자기 떠난 이유를 묻는다. 혜선은 일호에 대한 복수를 위해 진실을 숨기고, 일호식품의 주식을 모두 팔아버린다. 성미는 그런 혜선을 오해하고 정우를 절대 돌려줘선 안된다고 한다. 퇴원한 성민은 희숙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성재는 자신의 집에 들어와 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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