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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을 강타한 말말말

    2007년을 강타한 말말말

    2007년에도 숱한 ‘말’들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촌철살인의 외마디가 때로는 역사의 물길을 바꾸기도 했고, 때론 이해 당자자는 몰론 국민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대선의 해이자 ‘사건·사고의 해’였던 정해년(丁亥年)에 회자된 말과 신조어를 모아 다사다난했던 1년을 되돌아 봤다. ●“깜도 안된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 동국대 교수 비호 의혹,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비리 연루 의혹이 불거진 8월.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요즘 깜도 안되는 의혹이 많이 춤을 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변 실장과 신씨가 가까운 사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정 전 의전비서관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참 나쁜 대통령”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월10일 노 대통령이 4년제 중임을 골자로 한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한 데 대해 얼토당토않은 소리라며 한 말이다. 이 말은 이후 대선전에서 ‘원조논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인기 슬로건이 됐다. ●‘한방’이냐 ‘헛방’이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연루의혹이 제기된 ‘BBK사건’과 ‘도곡동 땅’을 둘러싸고 범여권과 한나라당이 대선기간 내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검찰 수사결과의 대선 영향력이 ‘한방’일지 ‘헛방’일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결론은 ‘헛방’이었다. ●“기자실에 대못질해 넘기겠다.” 기자실을 통폐합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기자들이 반발하자 노 대통령이 지난 6월8일 원광대 특강에서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며 한 말이다. 이후 정부는 취재선진화 방안을 강하게 밀어붙여, 정부 부처 출입기자들이 청사 밖으로 쫓겨났고, 단전된 기자실에서 촛불을 켜고 기사를 쓰기도 했다. ●“놈현스럽다.” 노 대통령이 지지를 잃자 기대를 저버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놈현스럽다’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국립국어원이 10월 ‘사전에 없는 말 신조어’라는 책을 출간하며 이 단어를 싣자 청와대가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땅박이·곶감동영·손학새·버럭해찬 대선 후보들의 별명도 화제였다. 이명박 당선자는 도곡동 땅 등 땅투기 의혹으로 ‘땅박이’로 불렸다. 정동영 후보는 참여정부의 과실만 챙기고 열린우리당을 와해시켰다는 뜻에서 ‘곶감동영’, 한나라당을 떠난 손학규 후보는 ‘손학새’, 자기주장이 강한 이해찬 후보는 ‘버럭해찬’이란 별명을 얻었다. ●“오만의 극치라고 본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1월1일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의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후 이 최고위원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통령이 결심 못하십니까.” 10월2∼4일 2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다. 회담기간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하루 일정을 늦춰 모레 가시는 것으로 하시죠.”라며 회담 연장을 제안했다. 노 대통령이 “경호·의전팀과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결심 못하십니까. 결심하시면 되는데….”라고 말했다. ●“복싱에서처럼 아구를 여러번 돌렸습니다.” 아들이 폭행당한 것에 격분해 ‘보복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6월18일 첫 공판에서 서울 북창동 클럽 종업원들에 대한 폭행사실을 시인하며 한 말이다. 그는 청담동 주점에서 폭행했고, 청계산 공사현장으로 데려가서도 때렸다고 시인했다. ●“쩡아가 오빠에게” 하반기 대선 이외 최대 이슈는 단연 ‘신정아 스캔들’이었다. 단순 학력위조 사건에서 시작했지만 뜻밖에도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권력형 로비의혹으로 커졌다. 검찰이 밝힌 둘 사이의 이메일에서 사적인 연서 내용이 공개돼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과 언론윤리 논란이 일었다. ●“앞으로 3000명의 배형규 목사가 나와야 한다.” 7월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분당 샘물교회 소속 봉사단원 23명이 탈레반에 의해 납치돼 한달 반 동안 전국민이 마음을 졸이며 석방을 기원했다. 하지만 배형규(42) 목사와 심성민(29)씨가 피살됐다. 분당 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는 이 와중에 “납치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며 이런 말을 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남자는 상처를 남기지만 돈은 이자를 남긴다.” 5월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여주인공이 남긴 명대사. 드라마는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대부업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며 한국의 천민자본주의를 통렬하게 고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습이다.” ‘안구에 습기차다.’의 줄임말로 눈물이 난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상대방이 불쌍하거나 안타깝고 슬프게 보일 때 사용됐지만 점점 일상어가 됐다. 개그맨 지상렬씨가 처음 사용했고,‘안폭(안구에 폭풍우)’,‘안쓰(안구에 쓰나미)’도 유행했다.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 5월 공기업 감사 20여명이 브라질 이과수폭포 관광을 떠나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공기업 감사직 자체에 대한 지탄도 쏟아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행어로 부활했다. ●테테테테테 텔미 올해 문화아이콘은 단연 원더걸스였다. 복고풍 댄스와 따라부르기 쉬운 노래 ‘텔미’를 들고나온 10대 소녀 그룹 원더걸스는 대중의 롤리타 콤플렉스(소녀에 대한 동경이나 성적 집착을 가지는 현상)를 자극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88만원 세대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는 상위 5%를 제외한 95%의 20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며 비정규직 평균월급 119만원에 20대 평균 급여비율 74%인 ‘88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는 세대다. 비정규직 신세로 머물며 불투명한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20대를 극적으로 표현한 신조어로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가 낸 책 제목에서 비롯됐다. ●“낚였다.” 언론사나 블로거, 인터넷 업체들이 게시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이나 키워드 등으로 네티즌을 유혹하는 행위를 낚시꾼이 미끼로 물고기를 낚는 것에 비유해 낚시질이라고 표현됐다. 누리꾼들은 충격적인 제목을 클릭했지만 별 내용이 없을 때 “낚였다.”고 말했다. ●저주받은 89년생 정부의 잦은 입시정책 변화로 혼란을 겪은 고등학교 3학년(89년생)을 일컫는 말. 이들이 고교 1학년 때인 2005년 내신을 강화하고 수능 변별력을 약화하는 입시안이 발표된 뒤 학생들은 이에 맞춰 입시를 준비했다. 하지만 대학과 정부의 내신 마찰로 혼선이 빚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논술까지 더해져 89년생들이 ‘내신-수능-논술’이라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에 갇혔다. ●떡값 검사 11월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이 삼성그룹의 비자금 실태를 폭로했다. 특히 현직 검찰 고위간부도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는 김 전 법무팀장의 폭로로 검사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11월23일 ‘삼성특검법’이 통과돼 삼성 비자금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짝퉁 학위 사회지도층과 유명 연예인들의 학력위조는 우리사회의 도덕성과 학벌주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 줬다. 퍼시픽웨스턴대 등 돈만 내면 박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는 이른바 ‘학위공장’(Degree Mill) 출신 인사들이 속속 드러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고금리로 주택마련 자금을 빌려 주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의미한다. 이 대출이 부실해지면서 글로벌 신용경색을 불러 왔다. 한국도 여파로 환율, 주식, 금리가 출렁거렸으며 전국민이 생소한 금융전문 용어에 친숙해졌다. ●오일볼 연말 충남 태안 바닷가에서 사상 최악의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오일볼은 바다 위에 유출된 원유나 폐유가 표류하다 휘발분이 없어지고 남은 흑갈색의 끈적끈적한 아스팔트 덩어리를 말한다.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 생태계를 파괴시켜 ‘2차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반값아파트 부동산가격 폭등에 따라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서민들의 요구가 거세지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값아파트 정책이 제시됐다.‘환매조건부 아파트’ ‘토지임대부 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지역에서 시범 실시됐으나 입지가 좋지 않고, 분양가도 낮아지지 않아 외면을 받았다.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특강] (31) 같은 문제 또 안 틀리려면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특강] (31) 같은 문제 또 안 틀리려면

    한 번 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것은 왜일까요? 시험 보고 난 뒤 학생들이 하는 말 중에 ‘아는 문제인데 틀렸어요.’,‘전에 틀린 문제인데 또 틀렸어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 학부모님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학창 시절 시험 공부를 하다 보면 항상 틀린 문제는 그 문제가 또 나와도, 혹은 그 비슷한 문제만 나와도 여지없이 틀렸던 적이 있지요.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묻습니다.‘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실수는 왜 하는 걸까요?’ 그러나 이렇게 틀린 경우는 실수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실수는 조심하지 않아서 잘못한 경우를 말합니다. 문제를 잘못 읽거나 서두르다가 틀린 경우가 아니라, 분명 전에 풀어본 문제인 것이 기억나고 그때 틀려서 다시 풀어 답을 맞힌 것도 기억이 나는데 또 틀린 경우는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틀린 것입니다. 무지개는 몇 가지 색깔일까요? ‘빨주노초파남보’ 초등학생만 돼도 거의 반사적인 대답이 나옵니다. 진짜로 무지개는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가지 색깔로 되어 있을까요? 무지개를 실제로 보았던 기억의 흔적을 떠올려 보면 일곱 가지 색보다는 많았던 것 같지요. 또는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빨강과 주황 사이에 주홍색이 있는 것처럼 일곱 가지 색 중간 중간에 있는 색채를 모두 합치면 일곱보다는 더 많은 색이 들어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일곱 빛깔 무지개라는 생각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지구상의 사람들이 무지개를 보아온 긴 세월에 비하면 무지개가 일곱 빛깔로 결정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무지개 색깔 수도 이해의 틀 따라 달라 1660년대에 와서야 아이작 뉴턴이 공식적으로 무지개를 일곱 가지 색으로 규정했답니다. 프리즘을 발명한 뉴턴은 백석광선을 프리즘에 통과시키자 나타난 무지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비 갠 후의 하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무지개가 실험실에서 만들어 진 것이지요. 이 신기한 사실을 학회에 보고해야 하는데, 학회에 보고하려면 글로 써야만 하지요. 글로 쓰기 위해서는 눈으로 보는 무지개를 언어적으로 규정해야만 합니다. 보이는 색채의 명칭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보이는 색채를 몇 가지로 나타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뉴턴은 자신이 살던 세계와 시대의 영향을 받았답니다. 하늘의 언어인 음악 7음계, 행성의 개수 7행성, 시간의 틀인 7요일 등의 7이라는 숫자를 받아들여 무지개의 색채를 일곱 가지로 결정했습니다. 뉴턴이 살던 서양과는 달리 동양에서는 무지개를 몇 가지 색깔로 보았을까요. 옛 소설이나 전래동화에서는 어떤 무지개를 타고 선녀가 내려오나요.‘칠색 영롱’한 무지개가 아니라 ‘오색 영롱’한 무지개이지요. 우리의 음계는 ‘도레미파솔라시도’의 칠음계가 아니라 ‘중황무임태’의 오음계이지요. 국기인 태극기는 사괘와 가운데 태극 다섯 가지로 이루어져 있지요! 두 장의 사진은 무지개를 찍은 것으로 두 나라의 신문사에서 세계의 신문사로 보낸 것입니다. 제목을 보면 시베리아 툰드라 숲 위의 일곱 빛깔 무지개와 방콕의 하늘을 덮고 있는 오색 무지개입니다. 동일한 대상인데도 어떤 이해의 틀을 가지고 보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지요. 방콕의 오색 무지개를 제목과 함께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지나가듯이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곱 빛깔 무지개를 봤노라고 무심하게 대답합니다. ●어린시절 실험 등 통한 직접 경험이 도움 틀린 문제를 계속해서 틀리는 실수 아닌 실수’는 무지개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무지개를 보는 이해의 틀이 일곱 가지 색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어떤 무지개를 보아도 칠색 무지개로, 다섯 가지 색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오색무지개로 보입니다. 무지개가 다양한 빛의 스펙트럼이어서 수많은 색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배운 사람들도 이해의 틀이 바뀌지 않는 한 무지개를 볼 때마다 망설임 없이 일곱 가지 혹은 다섯 가지 색깔의 무지개를 이야기하고 받아들일 겁니다. 잘못된 이해의 틀을 바꾸어 주지 않는 한 틀린 문제는 계속해서 틀립니다. 잘못된 이해를 바로잡는 과정을 거쳐야만 다시는 똑같은 문제에서 틀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이해의 틀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늘 아이와 함께 다음 실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물을 가득 담은 그릇과 거울, 흰 종이를 준비한 다음 (1)거울을 태양 쪽으로 놓은 다음 그릇의 가장자리에 걸쳐 놓습니다.(2)태양 빛이 정확히 반사하여 비추는 곳에 흰 종이를 놓은 다음 거울 방향과 종이 위치를 조절하여 보십시오. 종이에 무지개가 비칩니다.(3)아이에게 물어보십시오, 무엇이 보이냐고, 몇 가지 색채로 보이냐고! 어린 시절 이런 직접 경험들이 쌓이면 이해의 틀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융통성이 발달합니다. 그렇게 되면 고정된 이해의 틀로 인해 문제를 틀리는 일은 거의 없게 될 것입니다.
  • 이상수 노동 ‘계간문예 수필문학상’ 수상

    이상수 노동 ‘계간문예 수필문학상’ 수상

    이상수(61)노동부 장관이 수필문학 발전을 위해 도서출판 계간문예가 제정한 ‘계간문예 수필문학상’ 제2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수필집 ‘분재의 철사를 풀며’. 계간문예는 “건강한 주제의식과 탁월한 은유적 수사학이 돋보이는 수필집”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YMCA시민권익보호 변호사,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 주임변호사 등을 거쳐 13·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장관은 지금까지 ‘사람값과 사람대접’‘나는 충무경찰서 유치장 초대가수였습니다’‘충무경찰서 초대가수’ 등의 수필집을 펴낸 바 있다. 이 장관은 “돌이켜보면 글을 쓰는 순간이 가장 순수하고 진지했던 때인 것같다.”며 “좋은 경험을 쌓아나가고 마음도 비워 더 자유로운 마음으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2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의대 동창회관에서 열린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예비 중1·고1 겨울방학 공부법

    예비 중1·고1 겨울방학 공부법

    자녀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될 때,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이 될 때 부모들은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은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 무엇보다 학습 부담이 커지고 상급 학교에 진학한 뒤에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 전문가들은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초기 적응이 달라진다고 한다. 겨울방학때 학생들이 스스로 실천해볼 수 있는 학습 방법을 소개한다. ●주 단위 공부계획표 세워야 초등학교 6학년은 중학교 생활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선행학습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능력이 부진한 학생은 초등학교 학습 마무리부터 시작한다. 공부는 자신이 재미를 느껴야 자발적으로 하게 되고 학습 효과를 볼 수 있다. 재미를 느낀다는 것은 배우는 내용에 대한 기본 지식이 바탕이 되어 이해하기 쉬울 때를 의미한다. 수준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선행학습을 강요한다면 흥미를 잃을 위험이 크다. 상위권 학생은 ‘스스로 학습’ 훈련을 통한 선행학습이 필요하다. 초등학교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던 학생이 중학교에서 첫 시험을 치고 낙담하는 경우가 많다. 학습량이 많은데 시험 기간에만 공부를 하던 습관을 고치지 못한 경우다. 중학교의 많은 학습량을 소화해 내기 위해서는 시험기간 외에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학교 시간표가 주 단위로 결정되기 때문에 방학시간 동안 주 단위의 공부 계획표를 세워본다.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집중이 잘 되는지, 어느 장소에서 산만하지 않고 공부를 하는지 등을 파악하면 좋다. ● 국어는 독서가 기본, 수학은 중1 1학기까지만 선행학습 국어는 폭넓은 독서와 토론, 글쓰기 능력이 기본이다. 중1을 위한 권장도서 목록을 보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책을 읽고 내용에 대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 수학은 ‘벼락치기형 공부’가 절대 통하지 않는다. 반드시 현재 실력에 대한 꼼꼼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 수학의 중요 공식과 수학 지식을 쌓으면서 취약부분을 확실히 보완한 후에 중1-1학기 진도까지 나아가는 게 적당하다. 영어는 중학교 1학년 시기에 공부에 흥미를 잃으면 회복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어려운 문법보다는 중학교 책 수준의 단어를 암기하고, 수준에 맞는 회화 책을 보면서 본문을 익히는 것도 좋다. 과학은 중학교 1학년 1학기 학습목차를 살펴본 후, 그와 관련된 전시회 및 박람회에 부지런히 가볼 것을 추천한다. 중학교 1학년 1학기 학습내용과 관련된 과학 그림책 등을 통해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도 좋다. ●기초개념부터 꼼꼼히 정리 중3학생들은 고등학교 진학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목표 대학이나 진로에 많은 변화가 올 수 있다. 고1 과정은 12개 교과(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도덕, 국사, 기술·가정, 체육, 음악, 미술)를 필수로 배우게 된다. 그리고 학교 특성에 따라서 1∼2개 교과가 추가된다. 보통 외국어 교과 중 1개 교과와 일반 선택과목 중 1개 교과가 추가된다. 이 중 수학과 영어는 선행학습을 했어도 진도가 나갈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수학 교과에 대한 학습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정석’이다. 국어는 교과서 내용에 있는 특정 지문에서만 문제가 출제되는 중학교와는 달리 고등학교에서는 각 단원의 핵심원리 수준의 난이도라고 판단되면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다른 문학작품이 지문이나 보기로 출제될 수 있다. 고등학교 학기 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독서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겨울방학 때 다양한 문학작품을 읽어보고 그 내용과 주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등학교 수학은 중학교에 비해 그 학습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연산이 복잡해지면서 복합적인 사고를 요한다. 기본개념을 익혀둔 뒤 학기 중에 다시 반복 학습하여 완벽하게 개념 정리를 하고 문제 유형의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 ● 외국어 듣기 하루 10분씩 외국어는 어휘가 중등 과정보다 늘어나며 난이도 또한 어려워진다. 문법 습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중등 과정이라면 고등 과정은 독해를 중심으로 어휘 암기가 매우 중요하다. 본인의 수준에 맞는 독해 교재를 보며 장문 독해 연습을 꾸준히 하면서 어휘를 많이 외워두는 게 좋다. 또한 듣기 문제를 위해 매일 10분씩이라도 듣기 연습을 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과학은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조금만 응용해도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개념을 확실하게 파악해 두면 의외로 빠른 시간에 고난도 문제까지 풀 수 있다. 공식 암기에 연연하지 말고 교과서에 나온 다양한 배경설명과 함께 개념을 우리 주변 상황에 적용해 본다. 사회 고교과정은 수능과 연결되기 때문에 학교 시험에서도 수능형 문제를 적극 출제하게 된다. 따라서 지문해석과 자료해석은 사회학습에 필수 요소다. 즉, 암기가 아닌 이해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도움말:1318클래스 ■ 중학교 가면 어떤게 달라지나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으로 진학할 때 한 학년을 올라가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2개 학년을 건너뛰는 것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우선 수업시간이 40분에서 45분으로 늘어납니다.45분은 중학교 2학년 수준의 발달과정에 맞는 학습 시간이라고 합니다. 불과 5분 늘어나지만, 학생들이 처음에는 지루함을 많이 느끼고 힘들어 하는 게 당연합니다. 학습적 부담도 부쩍 커집니다. 초등학교는 8개 과목을 배우지만 중학교에서는 10개 과목에 컴퓨터나 제2외국어 등 재량활동으로 1∼2개 과목을 더 배웁니다. 교과서의 종류가 많아지는 것도 특징입니다. 여러 출판사에서 교과서를 발행하므로 학교별로 채택해서 수업을 진행하므로, 해당 학교가 어떤 교과서를 사용하는지 정보를 파악해 두면 좋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언어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아버지, 어머니’라는 말이 중학교 이후 보통 ‘부모’라는 표현되는 등 한자어가 많아집니다. 시험은 1년에 4번의 정기시험(각 학기별 중간고사, 기말고사)을 보고 각 과목은 필기와 수행평가로 이루어집니다. 필기시험에서는 OMR카드에 익숙지 않아 처음에 실수를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문항은 서술형이 늘어나는 게 특징입니다. 성적 산출 방법도 달라지는데, 교과목별로 석차가 나오고 수우미양가로 성취도가 평가됩니다. 요새는 사춘기가 중학교 1학년 때 찾아온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간섭받는 것을 싫어해도 변화가 큰 시기이므로 부모와의 대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입니다. 서울 석촌중 이흥배 교사 ■ 고등학교 가면 어떤게 달라지나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이 될 때는 생활상의 변화보다 학습량의 증가와 입시 전쟁의 시작이라는 심적 부담 때문에 학생들이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새로운 과목이 대거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중학교 과목을 토대로 세분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의 경우 하나로 묶여 있었지만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4과목으로 분리됩니다. 방과후 활동도 시간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입시 관련 활동이 활성화되는 게 특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고등학교 학습의 특징은 ‘자기 주도형’이라는 것입니다. 중학교는 기본 교육과정으로 이뤄져 선택의 여지가 적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사회과목도 13과목 중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야 합니다. 대학 입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과목을 고민해서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내신 성적 표시 방식이 바뀐다는 것도 큰 특징입니다. 그동안 눈에 익은 ‘수·우·미·양·가’로 평가하고 과목별 석차를 나타내는 방식과 달리, 과목별로 석차등급(9등급제)이 성적표에 표시됩니다. 1년에 학교별로 4번 시험보고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모의학력평가가 4번 더 생깁니다. 모든 학생의 초미의 관심사는 3년 뒤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어서 모의고사에 대한 관심이 큰 데다 전국 단위의 등급이 나오기 때문에 학생들이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내신 시험에서는 서술형 평가가 권장되고 있는데 논술 시험을 간접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여기에 적응하는 게 중요합니다. 서울 구정고 전중식 교사
  • [별난일 별난 사람들] (끝) (14) ㈜H&G 김동진 팀장

    [별난일 별난 사람들] (끝) (14) ㈜H&G 김동진 팀장

    김동진(47) 팀장은 하루 8시간을 화장실에서 보낸다. 자기 ‘볼 일´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볼 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서울·경기 220개 설치… 하자보수·인테리어 책임 김 팀장은 이동화장실 제조·운영업체인 ㈜H&G에서 애프터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올해로 6년째다.H&G는 국내 이동화장실 업계 최대 회사다. 내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 이동화장실을 공급할 정도로 탄탄한 기술력과 운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겨울이 되면서 김 팀장의 손길과 발길이 분주해졌다. 화장실 내 수도관 등의 동파(凍破)가 잦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H&G가 관리하는 전국 500여개 이동화장실 중 서울·경기지역 220개의 설치, 하자보수, 인테리어를 책임지고 있다. 김 팀장의 업무는 여명이 채 내리지 않은 새벽 4시30분에 시작된다. 개당 7∼10t에 이르는 이동화장실을 수시로 정해진 자리에 갖다 놓아야 하는데 이 일은 인적이 드물 때가 아니면 안 된다. 대형 크레인을 쓰기 때문에 차가 안 다닐 때 작업을 해야 하는 데다 환할 때에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불편사항 접수땐 심야건 주말이건 즉시 현장으로 이것보다 더 바쁘고 힘든 일은 유지보수다. 화장지가 없다, 변기·외벽이 파손됐다, 변이 안 내려간다 등 사람들의 요청이 있으면 심야건 주말이건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별의별 상황을 다 겪는다. 얼어버린 정화조 속 변을 녹이기 위해 몇시간씩 가열기를 붙들고 있기 일쑤고, 작업 중 배관이 터져 온몸에 오물을 뒤집어 쓰기도 한다. 영하의 혹한 속에 수도관 물을 뒤집어 써 옷에 주렁주렁 고드름을 달고 일할 때도 있다. 노숙자들이 전구를 빼가거나 취객들이 칸막이를 부수는 경우도 많다. 그는 요즘 화장실은 정말 좋아졌다고 말한다. 일정 온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난방이 가동되고 사람이 들어가면 전등과 음악이 자동으로 켜져 과거의 더럽고 음산한 공중화장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고맙다고, 수고하신다고 격려해 줄 때가 제일 기분 좋습니다. 젊은 후배들은 이런 일 하는 것 창피하다고 숨기려 들지만 그럴 필요 있나요. 이 일 때문에 먹고 쓰고 애들 공부시키는 걸요. 정년 때까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할 겁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이명박 시대-국정 밑그림] ‘실용정부’ 천명… 변화 거셀 듯

    앞으로 5년간은 ‘선진화’‘실용’‘효율’과 같은 단어가 국정 전반을 지배할 것임을 이명박 당선자가 20일 기자회견에서 예고했다.‘역사’‘평화’‘원칙’ 등의 언어로 채워졌던 전임 정권과의 차별화를 분명히 한 셈이다. 말보다는 행동, 이념보다는 실용, 명분보다는 성과를 중시하겠다는 다짐으로도 읽힌다. 구사되는 언어만 봐도 확실히 정권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했음을 실감할 만하다. 포장뿐이 아니다. 내용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감지된다. 이 당선자는 이날 대북정책과 대미정책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지난 10년과는 확실히 다른 색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도 확실히 친(親)기업·친시장 기조를 견지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복지를 강조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선(先)성장-후(後)분배가 원칙임을 완곡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 당선자가 이날 회견에서 언급한 ‘화합 속의 변화’라는 표현은 변화의 바람이 그만큼 거셀 것임을 말해주는 전조라는 역설적 관측도 나온다. ●기업과 시장을 위한 정부 이 당선자는 대(對)기업 정책에 있어 노무현 정부와 다른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기업인들에게 특별히 규제가 많아진 것은 아니지만 반시장적, 반기업적 분위기로 인해 기업인들이 투자를 꺼려온 게 사실”이라고 했다. 현 정부가 기업들을 사실상 경원시했다고 보고 분위기 자체를 확 바꿔놓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 당선자가 내놓은 복안의 일단을 보면, 전임자의 경제관과 얼마나 다른지를 알 수 있다.“직종별 경제인들을 직접 만나고, 외국인 투자를 위한 조직을 만들겠다.”와 같은 언급이다. 이 당선자는 또 “서민·자영업자가 초기에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해 친시장 기조에 대한 의지를 과시했다. 이같은 그의 경제 리더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것과 흡사해 보인다. 대통령과 기업인이 태스크포스팀처럼 혼연일체가 돼 움직이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당선자의 머릿속엔 박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각종 개발계획을 ‘겁없는’ 기업인들과 함께 밀어붙였던 시대가 각인돼 있을 법도 하다. 당시 그는 그 겁없는 기업인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에 할 말은 하는 정부 이 당선자는 “과거 정권이 북에 관한 것은 전혀 비판을 삼가고, 북의 비위를 일방적으로 맞추던 것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질질 끌려가거나 무조건 퍼주기식의 대북지원이 ‘원칙’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다만 북한에 대해서도 특유의 실용적 접근을 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당선자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 북한도 발전하는 논리”라고 말해, 실용적인 설득이 추진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미 후보 시절 화끈한 대북 지원을 통해 단계적으로 북핵 폐기를 유도한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른바 ‘유연한 상호주의’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화는 적극적으로 하되, 북한의 무리한 떼쓰기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제재를 가하는 ‘당근과 채찍’ 기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가까운 정부 이 당선자는 “한·미 동맹도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와 평화를 새롭게 다지겠다.”고 했다.‘새롭게’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어떻게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노무현 정부가 이른바 ‘동북아 균형자론’ 등으로 미국의 조야를 자극하고 이로 인해 임기 내내 미국과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좀더 일관성 있고 화합적인 대미정책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이 당선자가 이날 당선 후 첫날 제일 먼저 만난 외국 인사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였다. 이 당선자는 또 저녁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통화를 하는 등 각별한 우의를 과시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로스쿨 예비적성시험 1월 26일

    로스쿨 예비적성시험 1월 26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입학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 예비시험이 내년 1월26일 서울 신당동 한양공고에서 실시된다. 원서는 이달 26∼28일 접수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일 ‘2009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예비시험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응시 자격은 대학 졸업자 또는 2009년 2월까지 졸업 예정자다. 대졸자는 졸업증명서,2008년 2월 졸업예정자는 졸업예증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2008년 8월 또는 2009년 2월 졸업 예정자는 재학 증명서를 내면 된다. 원서는 이달 26∼28일 법학적성시험 홈페이지(www.leet.or.kr)에서 인터넷으로만 접수한다. 응시료는 무료다. 시험 응시 모집 인원은 1000명. 법학 전공자는 이 가운데 절반인 500명 이하로 제한했다. 응시 인원이 넘치면 무작위 추첨해 선정한다. 선정 여부는 내년 1월3일부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제와 정답은 시험이 끝난 뒤 홈페이지에 올린다. 출제와 채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맡는다. 채점 결과는 영역별로 표준점수와 이에 해당하는 백분위로 표시된다. 내년 2월27일 오후 2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험은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논술 등 세 영역에서 법조인의 자질과 적성을 평가한다.1교시 언어이해(40문항)와 2교시 추리논증(40문항)은 5지선다형,3교시 논술(2∼4문항)은 서답형으로 출제된다. 예비시험에서는 논술 시간에 진행되는 설문조사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출제 원칙도 공개했다. 언어이해 영역에서는 특정 분야의 심층 지식을 알아야 하는 내용은 배제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독서와 체험이 평가에 반영되도록 했다. 추리논증 영역에서는 속도검사가 아닌 역량검사에 초점을 맞춘다. 논술은 단·장문을 두루 출제하되,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가 검증된 자료를 활용할 방침이다. 언어이해 영역에서는 로스쿨 교육에 필요한 언어이해 및 의사소통 능력,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하되 국어, 인문, 사회, 과학·기술, 문학·예술 등 5개 영역에서 어휘·분석·추론·비판·창의 등 5개 부문을 평가한다. 추리논증 영역에서는 사실이나 견해 또는 정책이나 실천적 의사결정 등을 다루는 일상적 소재와 다양한 분야의 소재를 활용, 추리·논증 능력을 측정한다. 추리에서는 언어추리·수리추리·논리게임, 논증에서는 분석 및 재구성, 비판 및 반론, 판단 및 평가 등 6개 부문이 평가 대상이다. 논술 영역은 예비 법조인으로서 갖춰야 할 분석적·종합적 사고력과 논리적 글쓰기 능력을 평가한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의 분야에서 분석(논제 분석·제시문 분석), 구성(논증·창의·표현) 등을 측정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개발한 시험 예시문항은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 볼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염주영 칼럼] 정신 나간 은행들

    [염주영 칼럼] 정신 나간 은행들

    은행들이 자금난을 겪는다? 웬만한 대기업 한개가 자금난이 닥쳐도 금융시장이 휘청한다. 하물며 은행들이 집단으로 자금난을 겪는 지금의 상황은 위기임이 분명하다. 은행이 당장 도산하지는 않겠지만 금융시장과 경제전반에 막대한 충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보도(17일자 인터넷판)에서 한국을 아시아에서 금융위기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지목했다. 그 내용은 유의해볼 만하다.“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신용위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시중은행들이 예금보다 훨씬 많은 대출을 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예금 대비 대출의 비율이 130%에 이르고 있다. 대출 규모가 예금 규모보다 많은 상황에서 예금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은행은 원래 예금을 받아 기업 등에 대출하는 기관이다. 금고에 돈을 가득 쌓아두고 찾아오는 손님을 느긋하게 맞이하는 것이 은행의 정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항상 돈이 급한 쪽은 기업이었다. 기업들은 돈을 얻어 쓰기 위해 은행문전을 부리나케 드나들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반대로 바뀌었다. 기업에는 돈이 남아돌고, 은행은 돈이 없어 쩔쩔 매는 실정이다. 자금난에 몰린 은행들은 시장에서 돈 빌리느라 바쁘다. 올 들어서만 60조원 이상을 빌렸다. 은행들의 이런 이상행동이 탈 많은 금융시장에 또 무슨 변고를 예고하는 것은 아닐지 불안 불안하다. 경찰관이 범인을 검거하는 것은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만약 범인이 경찰관을 검거했다면 매우 해괴한 일로 여겨질 것이다. 자기 역할에 대한 사회의 규범이나 기대에 배치되는 이상행동이기 때문이다. 우리 은행들이 지금 이와 유사한 이상행동을 하고 있다. 그 증세가 중증이다.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은행의 자금난은 축소경영이 필요한 시기에 확대경영을 한 것이 화근이다. 주식붐을 타고 은행에서 예금이 빠져나가 펀드로 옮겨가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를 무시했다. 몸집 불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위험신호를 보고도 ‘묻지마 대출’을 지속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들을 야기했다. 부동산 버블기에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린 결과 집값이 더욱 폭등했다. 부동산 버블이 끝난 다음에는 중소기업대출을 마구 늘렸다. 예금이 바닥나자 자금시장에서 단기로 돈을 빌려 대출했다. 그 바람에 금리가 폭등하고 있다. 왜 이처럼 불건전하고, 비이성적이며, 반사회적인 확대경영을 무리하게 끌고 왔을까. 예금이 줄면 대출도 줄이는 것이 정상이다. 꿩을 놓쳤으면 꿩고기를 먹을 생각을 하지 말아야 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꿩에다 알까지 챙겨먹으려 했다. 모자라는 돈은 시장에서 빌리면 되고, 그로 인해 불어나는 이자부담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고객에게 떠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꿩 먹고 알 먹고’ 식의 행태다. 은행이 대마불사 시대의 재벌기업들처럼 빚내서 장사할 생각을 했다니 참으로 놀랍다. 외환위기때 말 못할 고통을 겪고도 아직 부족한 것인가. 은행들은 무리한 확대경영을 당장 접어야 한다. 이제 집값이 떨어지고 금리가 계속 오르면 부동산 버블기에 막차 탄 주택구입자들의 대출이 부실화할 위험이 크다. 한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 그 뒷감당을 누가 할 것인가. 내년이 걱정이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37) 여기는 하라르

    (37) 여기는 하라르

    며칠 안되었지만 하라르(Harar)에서의 생활은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여행시즌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동네에 나타나면 가이드를 희망하는 친구들이 수십 명 모입니다. 괜찮다고 해도 우린 친구니까 안내하고 싶다고 계속 따라오는데 지금까지는 그냥 모른 척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인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에 동네에는 벌써 암하릭어를 하는 한국인인 저에 대해 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제가 지나가면 “헤이, 차이나!” 혹은 “헤이, 파렌지!”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태권도!!”라고 부르거든요. 첫날 동네 꼬마들이 가라데를 보여달라고 해서 발차기를 살짝 보여주면서 태권도라고 그랬거든요. 지금 와 있는 하라르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하자면 에티오피아의 9개의 주(州) 중에 하나인 하라리주의 주도입니다. 2006년 유네스코는 하라르의 도시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성벽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5개의 게이트(Assum Gate, Asmaddin Gate, Bedro Gate, Suqutat Gate, Argob Gate)가 있습니다. 도시 안에 이슬람교의 모스크가 90개가 넘고 에티오피아 정교회 교회가 10개 정도 있습니다. 이슬람교 4대 성지 중 하나라고 하네요. 도시는 크게 올드 시티와 뉴 시티로 나뉘어져 있고 볼거리는 올드 시티에 많습니다. 에티오피아 마지막 황제인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아버지의 출신지가 이곳이고 올드 시티에 가면 황제가 궁전으로 사용했던 건물이 있는데 관리 소홀로 거의 쓰러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프랑스 시인 랭보가 시 쓰기를 멈추고 아프리카 어딘가로 떠났다는 사실을 문학에 관심있는 분들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그 아프리카가 바로 이곳 하라르입니다. 이곳에서 랭보는 11년간 무기 거래상을 하며 엄청나게 돈을 벌었다고 하네요. 랭보가 밀매한 무기로 에티오피아가 이탈리아와 싸워 이긴 전투가 아도와 전투입니다. 아프리카에서 강대국을 상대로 싸움을 해 이긴 건 이 전투가 유일하다고 하네요. 에티오피아는 이 승전의 날을 매년 공휴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올드 시티에는 랭보 박물관이 있는데 사실 랭보는 이 건물에 산 적이 없다고 하네요. 프랑스 정부차원에서 현재 랭보 박물관을 중심으로 하라리 문화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자문화 우월주의가 극심한 프랑스다 보니 관광안내 책자를 프랑스어로만 제작해 배포하고 있네요. 게다가 아무리 에티오피아가 개발도상국이긴 하지만 한 나라의 문화를 개발하겠다는 저 발상은 아주 위험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라르에 유명한 게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커피입니다. BBC 다큐멘터리에서 스타벅스의 커피 감별사가 커피 맛을 보고 세계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린 후 브랜드를 보여주는데 에티오피아의 하라르산 커피더군요. 현지에서는 커피 제조 공장을 방문해서 물어보니 커피 1Kg이 40~50birr 정도 거래되고 있습니다. 제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비싸게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이번에 하라르에 오면서 시간이 없어 연구조사허가서를 받지 않고 와서 사실 불안해하면서 동네들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관광객이라면 보통 길어야 3일을 머물고 떠나는데 저는 그 날짜도 넘긴 상태고 계속 이상한 것만 물어보고 다닌다면서 사람들이 수군수군하는데 머무는 동안 경찰서 구경할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지도교수가 그걸 제일 걱정하고 있거든요.       <윤오순>
  • [18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날, 멀쩡하게 길을 걷다가 아무런 이유 없이 귀가 아파 인상을 찡그린 적이 있다면? 귀의 이상이 나타날 때는 단지 귀만 살펴볼 게 아니라 몸 전체를 살펴봐야 한다. 귀의 통증으로 나타나는 우리 몸의 이상증상, 어떻게 감지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본다.   ●다큐人(EBS 오후 7시45분) 요즘 그는 아시아 지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대표, 교육하는 마스터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중이다. 말레이시아 인터내셔널 메이크업 세미나에 참가해 2008 S/S메이크업 트렌드를 익히고, 한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교육 자격을 얻기 위한 시험대에 오른 희선씨의 일상을 만나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싱가포르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직접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가가 직접 나서서 미혼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고 젊은이들이 서로 친해질 수 있게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여성들은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일 뿐이라며, 독신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김치 치즈 스마일(MBC 오후 8시20분) 발리 여행을 가고 싶은 신구는 그동안 을동 몰래 모아온 비상금까지 터는 등 여행경비 60만원을 만들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낸다. 한편, 자신을 좋아하는 연지의 마음을 알게 된 기준은 연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하다 따로 자리를 만들어 연지와 진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30분) 동네를 장악한 요주의 인물 7살배기. 유아독존에 안하무인, 도무지 7세 같지 않은 되바라진 말투에다 장소불문한 생떼쓰기는 횡포에 가깝다.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엄마와 일곱 살 아이의 팽팽한 기싸움. 발길질과 고함, 생떼로 일관하는 아이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개선 방법을 찾아본다.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표현이 서툴러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해도 아내에 대한 마음만은 각별한 남편.10년 전 교통사고로 걷지 못할 뻔한 남편 진영씨를 다시 걷게 한 것도, 그 충격으로 술에 빠져 살던 남편을 다독거려 추슬러준 것도 아내 태구씨였다. 그 소중함을 알았기 때문일까. 진영씨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 꿈과 사랑을 대여하는 ‘녹색장난감도서관’

    꿈과 사랑을 대여하는 ‘녹색장난감도서관’

    ”엄마, 오늘은 장난감 천국 가는 날이에요” “울면 안 돼!” 이맘때면 들려오는 캐럴 속 산타클로스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줄지 몰라도 엄마들은 다르다. 세 살배기 딸을 키우는 김혜정 씨(32세) 마음도 마찬가지라서 이래저래 머리가 아프다. “설령 큰맘 먹고 비싼 것을 사줘도 금방 싫증을 내서 무용지물이 되버리니, 으휴!” 이런 부모 마음을 세심하게 헤아린 곳이 있다 하여 찾아간 ‘녹색장난감도서관’. 각 가정이나 기관에서 수집하거나 기증받은 장난감들을 무료로 대여하여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다양한 놀이감을 제공하는 곳이다. 직장인들이 많이 오가는 서울 지하철 을지로입구역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지만 아이는 물론 어른들의 시선까지 확 잡는다. “둘째까지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한 번 산 장난감을 물려주며 계속 쓸 수도 없잖아요. 이렇게 빌려 쓰면 꽤나 경제적이죠.” 외동아들 대해 엄마 김선옥 씨(32세)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꼬박 이곳을 찾는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장난감도서관을 도입한 이는 사회복지사 김 프리다 박사다. 그는 지난 1982년 성 베드로 교육센터에 취학 전 장애 아동을 위한 장난감도서관을 설립했다. 장애 아동을 둔 부모를 위한 지원이 전무했던 당시 아동의 성장 발달을 위해 놀이의 중요성을 알린 것이다. 현재는 각 지자체 등이 자발적으로 지원에 나서 서울 열한 곳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스물일곱 곳의 시설이 있다. 장난감 대여 외에 양육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부모 상담, 두두인형 만들기, 동화 구연, 베이비 마사지 등의 프로그램이 엄마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문의:(02)753-0222 녹색장난감도서관은 서울시가 2001년 을지로입구역 내 중고 재활용센터를 활용하여 설립했다. 60여 평의 아담한 공간이지만 아기 곰, 비행기, 블록 등 온갖 장난감이 빼곡하게 쌓여 있어 아이들의 눈에는 그야말로 장난감 천국이다. 물론 여러 사람이 쓰기 때문에 손때가 많이 묻을 수밖에 없지만 직원들이 손수 인형을 빨고 로봇을 닦으며 철저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새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연회비 5천 원만 내면 언제든 한 번에 두 점씩 열흘 동안 빌릴 수 있어요. 특히 형편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가정에게는 연회비도 면제해요. 헌 장난감을 가져오면 새것으로 교환하기도 하니 자원을 절약하며 함께 사는 공동체 생활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셈이죠.” 직원 김희숙 씨는 이미 아이들이 다 커서 지긋지긋했던 장난감과 이별했지만 진작 이런 시설을 알았더라면 여러모로 좋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회원은 총 8천5백여 명이고 하루 평균 100여 명이 들러 장난감 4천여 점 사이를 즐겁게 오간다. ‘무슨 장난감을 빌려갈까’ 한참을 고심하고 있는 유빈이 아빠 강승구 씨는 직장과 가깝게 있어 이곳에 자주 들른다. “우리 아이는 무조건 소리가 많이 나는 걸 좋아해요. 출근할 때는 반납하고 퇴근길에는 새로운 장난감을 두 손 가득 빌려가니 아내나 아이들에게 언제나 환대받죠.” 약간의 발품만 들여 가족들에게 점수를 따고 있는 실속파 가장인 셈이다. 맞벌이 아들 부부를 대신해 손자 희준이를 보살피는 김숙려 할머니도 이곳에 자주 들른다. “아직 세 살배기지만 벌써 산타클로스를 알아버린 것 같아. 책 읽어주다 보면 선물 이야기가 많이 나오거든. 이번 크리스마스에 희준이는 산타 할머니하고 여기 장난감 천국에 오게 될 거야.” 장난감을 받고서 환하게 웃다가 하루만 지나도 누가 줬는지조차 잊고 딴 데로 눈길을 돌리는 우리 아이들, 이번 크리스마스도 알뜰한 산타클로스 덕분에 즐겁다. 2007년 12월
  • 「미스·서울대 부속병원」이명옥(李明玉)양 - 5분데이트(128)

    「미스·서울대 부속병원」이명옥(李明玉)양 - 5분데이트(128)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에 목소리조차도 부드럽고 나지막한 이명옥양(2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관리과에 근무하는 마음씨 곱고 상냥한 아가씨다. 68년에 서울여고를 졸업하고 곧장 병원에 취직했으니까 벌써 직장생활 4년째로 접어든다 일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거의 정해진 일과. 『집에 돌아가면 조용한 음악을 즐겨 들어요.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다는 그 시끄러운 해외「팝송」은 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차이코프스키」와 「슈베르트」「드보르작」의 음악이 특히 좋아요』 그동안 모은 「클래식」음반만도 40장이 넘는다. 그만큼 그녀는 「클래식」음악에 심취되기를 좋아한다. 또 빼놓을 수 없는 다른 취미는 붓글씨. 한가한 시간이 있으면 가끔 글씨쓰기를 즐긴다는데 실력이 만만치 않은 듯한 눈치다. 『결혼은 아직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25살쯤에 하고 싶어요. 상대방은 건강하고 착실하면 되겠죠』 침착하고 내성적인 명옥양은 모든 일에 조심스럽기만 하다. <란(蘭)> [선데이서울 71년 4월 18일호 제4권 15호 통권 제 132호]
  • 정이현의 ‘풍선’과 ‘작별’

    ‘2030세대 소설가’ 정이현의 글은 언제나 발칙하고 쿨하며 경쾌하다. 그가 두 권의 산문집을 동시에 펴냈다.‘풍선’과 ‘작별’(도서출판 마음산책)이 그것. 지난 5년 동안 소설을 쓰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 적은 글들을 한데 묶었다. 작가는 “소설 쓰기가 고통이었을 때 산문 쓰기는 고통을 다독여주는 사랑스러운 알약이었다.”고 고백한다.‘풍선’에는 ‘두고 온 것은 청춘’‘마감 없는 나라의 기자’‘관계의 속살, 그 연하고 말캉한 맛’ 등 감각적인 문체의 산문 70여편이 실렸다. 작가 자신의 자의식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명랑한 사랑을 위해 쓴다’는 부제에 걸맞게 자신의 상처를 성숙하게 치유해가는 모습이 가감없이 드러나 있다.9000원. ‘작별’은 책을 읽은 뒤 느낀 감상을 주로 다뤘다.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100편의 글을 읽는 소설가의 이야기다. 외로움을 지탱하기 위해 책을 읽는 작가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책을 많이 읽어 칭찬받던 어린 시절, 밸런타인 데이에 취업공부를 하던 풍경, 작가가 된 현재의 삶, 싱글 여성으로 정신 없이 글을 쓰다 일요일에 혼자 밥을 먹어야 할 때 느끼는 야릇한 감정, 일본어 수업 시간에 문득 떠오른 ‘모국어로 문학을 하는 것’에 대한 단상 등을 솔직담백하게 묘사했다.‘외로운 너를 위해 쓴다’를 부제로 단 이 산문집은 작가의 ‘작은 문학선집’이라 할 만하다.8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이제 아랍 땅에서 길을 묻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이제 아랍 땅에서 길을 묻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지난달 하순 교도통신은 충북 청원군 강외면 만수리 구석기유적의 연대가 56만년 전까지 올라간다는 일본의 한 국제세미나 발표 내용을 보도했다. 한양대 문화재연구소가 2006년 발굴한 이 유적의 연대를 밝히는 과학적 연구는 일본 도시샤(同志社)대학과 공동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를 보도한 교도통신은, 만수리 유적 지하 6m에서 나온 3점의 돌연모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는 고지자기측정법(古地磁氣測定法)이 응용되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 시기는 지질학적으로 대개 중기홍적세에 해당한다. 새로운 사람으로 진화했다는 뜻에서 신인(新人)이라고도 말하는 이른바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던 시대가 중기홍적세다. 이들은 쓸 만한 돌감을 골라 본때나게 다듬은 돌연모를 쓰기 시작한 인류였다고 한다. 두 날이 마주치는 돌 모서리를 계속 이어가면서, 끝을 날카롭게 한 주먹도끼 따위의 돌연모(兩面核石器:양면핵석기)를 만들 줄 알았던 호모 사피엔스의 솜씨에서는 생각하는 사람으로 진화한 인간다운 능력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이들이 만들어낸 주먹도끼가 아슐리안 돌연모 문화다. 북프랑스의 생타쉘 유적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이 문화는 아프리카에서 처음 일어나 유럽과 중동을 거쳐 인도까지만 퍼졌다는 학설이 한동안 세계를 사로잡았다. 미국인 고고학자 H 모비우스가 주장한 이 학설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체가 아슐리안 문화의 양달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동아시아의 아슐리안 문화 부재론은 마치 ‘내 손에 장을 지진다.’는 확신에 찬 한국식 신념처럼 보였다. 그러나 모비우스 학설은 1970년대를 끝으로 이내 묻혀 버렸다.1979년부터 발굴에 들어간 경기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유적에서 ‘위대한 돌연모’라는 찬사가 따라붙었던 주먹도끼가 출토된 것이다. 모비우스가 세상을 떠난 1987년쯤에는 한탄강 유역의 전곡리 주먹도끼가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그리고 이달 들어서는 중원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운정지구 유적에서도 자갈돌로 만든 미끈한 주먹도끼가 공개되었다. 이제 한국의 고고학계는 한반도를 벗어나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2004년 고인류의 고향으로 유명한 동아프리카 리프트 밸리 중남부의 이랑가 지역 이시밀라 유적을 발굴한 한양대 문화재연구소가 지난 여름에는 이란 길란 지방의 구석기 유적을 조사하고 돌아왔다. 이란 고원의 사막지대와는 달리 카스피 해와 엘부르즈 산맥 사이에 자리한 좁고도 기다란 길란 지방의 지역적 여건은 비옥한 테라스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 지방에서 13군데의 동굴 유적과 3군데의 바위그늘 유적을 확인한 한양대 문화재연구소는 테스트피트를 포함한 몇가지 조사를 마무리했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자리한 동굴 유적에서는 무스테리안 돌연모와 더불어 짐승의 뼈화석을 거두었고, 층위가 가지런한 문화층도 확인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이란 광야를 떠도는 양치기들을 만난 것도 이 동굴 유적들이라고 한다. 자못 목가적 풍경이 어른거린다. 길란 지방을 중심으로 구석기 유적 조사에 나선 까닭은 아프리카로부터 동아시아로 이동한 고인류의 길을 찾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한양대 문화재연구소는 지금 아랍 땅에서 고인류가 지나간 길을 묻고 있다. 이 대답은 새해부터 발굴할 길란 지방의 동굴 유적이 명쾌하게 들려줄 것이다. 세계 학계가 추정한 아프리카 고인류의 이동통로 가운데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은 연결고리가 흑해와 카스피해를 잇는 지역이고 보면, 길란 지방 구석기 유적 발굴의 뜻은 크다. 인류가 동쪽으로 이동한 오랜 세월 속에 자연에 순응한 문화변동을 밝히는 일은 인문학의 꽃으로 살아남을 고고학의 몫일 수도 있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문인 사진 매달리다 소설 못써 미련 남아”

    “문인 사진 매달리다 소설 못써 미련 남아”

    막걸리잔을 기울이는 천상병, 경제기획원서 집무중인 서기원, 자전거점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문구, 산책을 하며 깊은 사색에 잠긴 조지훈…. 멀리 최남선부터 지난달 별세한 하근찬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인들의 창작 모습과 숨겨진 에피소드 등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작고 문인 102인전’이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아르코예술정보관에서 열린다. 문학사랑과 한국문화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문인 전문 사진작가인 김일주(65)씨가 40여년동안 자신이 직접 찍거나 유족으로부터 수집한 작고 문인 102명의 생전 모습을 선보인다. “김지하씨의 출감파티 모습을 찍다가 ‘기관원’으로 오인돼 필름을 빼앗길 위험에 처했지요. 이때 재빨리 필름을 바꿔치기한 덕분에 지금까지 그 사진을 소장하게 됐습니다.” 8만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 중에서 선정하다보니 짜증도 났다는 김씨는 “하지만 이 일이 나의 사명이요 보람이라고 생각하니 힘든줄 몰랐다.”고 털어놨다.1966년 현대문학에 단편 ‘산령제’로 등단한 그는 문인 사진 외에도 문인들의 육필원고(1t 분량)와 문인들의 각종 행사 플래카드, 친필 사인(500여점) 등을 소장한 한국 문학사의 산증인이다. “1968년 경기일보 편집부에서 근무할 때 조지훈 시인이 별세했는데, 사진이 없어 너무 안타까웠어요. 이때부터 문인들의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후 독서신문·문학사상 등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문인들의 모습을 앵글에 담다보니 본업인 소설 쓰기는 자연 등한시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문인 사진에만 매달리다보니 창작을 못해 미련이 남는다.”면서 “전시 작품이 작품 사진이라기보다는 기록 사진인 만큼 예술성은 떨어진다.”고 겸사했다. 문학박물관이 생기면 이번 전시 작품은 물론 소장자료 모두를 기증하고 싶다는 그는 “소장자료를 모두 전시하고 싶었지만 전시공간이 좁아 102명으로 한정한 게 아쉽다.”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사회공헌] 대한생명-꿈나무들에게 ‘나눔의 기쁨’ 선물

    [사회공헌] 대한생명-꿈나무들에게 ‘나눔의 기쁨’ 선물

    대한생명은 사회봉사활동을 청소년들과 연계, 청소년에게 ‘나눔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2006년 1월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과 함께 전국 10개 지역 33개 중·고교 학생 400여명이 참가하는 ‘청소년 해피 프렌즈 봉사단’을 만들었다. 학교마다 학생 10명이 하나의 셀(cell)로 조직돼 매월 각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편다. 연탄배달, 주변 환경정화 등 기본적 활동은 물론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운동’, 바닷길이 열려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전남 진도군 가계해수욕장 청소활동 등을 펼쳤다. 지난 4월에는 1년간 활동에서 최우수 봉사단으로 뽑힌 대전 대성고 학생 10명을 아프리카 케냐로 보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부로 365㎞ 떨어진 로로키 지역에서 초등학교 울타리 공사, 식수·땔감 구하기 활동을 폈다.11월에는 수능시험을 끝낸 고등학교 3학년 10명을 캄보디아로 보냈다. 시엠리아프 공항에서 동부로 142㎞ 떨어진 프레아 비이하 지역에서 초등학교 담장 페인트칠, 말라리아 예방을 위한 모기장 설치 작업을 폈다. 전통탈춤 공연, 제기차기 등을 통해 현지 청소년과 교류하는 시간도 가졌다. 프레아 비이하 지역은 월드비전이 내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캄보디아인을 위해 사회사업을 펼치고 있는 지역이다. 2004년 7월부터는 임직원과 설계사들이 연간 근무시간의 1%를 자원봉사활동에 쓰기로 했다. 임직원들이 월급의 일정금액을 사회공헌기금으로 내면 회사도 해당 금액만큼 기부한다.‘사랑모아봉사단’을 구성,140여개 봉사팀이 지역사회 복지단체와 1대1로 자매결연도 맺고 있다. 저소득 가정, 홀어머니·홀아버지 가정 어린이를 위한 공부방 지원사업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장정일 희곡집 ‘고르비 전당포’

    희곡과 소설, 시, 에세이 등 장르를 넘나들며 전방위 글쓰기 작업을 벌여온 작가 장정일이 ‘외도’를 끝내고 마침내 ‘초심’으로 돌아왔다. 1987년 신춘문예 희곡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한 작가가 1995년 첫 희곡집 ‘긴 여행’을 낸 데 이어 12년여 만에 두번째 희곡집 ‘고르비 전당포’(랜덤하우스 펴냄)를 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의지를 불태운 만큼 이번 희곡집을 바라보는 작가의 애정도 남다르다. 작가는 “어쩌다 이런저런 장르를 집적거리는 바람둥이 같은 작가가 되고 말았다. 그렇지만 내게도 끝내 순정과 열정을 바치고 싶은 데가 있다.”고 서문에서 밝힌다. ‘고르비 전당포’는 세 명의 주인공이 강요된 삶과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몸짓을 현재의 관점에서 약여하게 그려낸다. 표제작 ‘고르비 전당포’를 비롯, 중국 최초로 통일한 나라를 배경으로 한 ‘일월(日月)’‘해바라기’ 등 3편이 실렸다. 사마천의 ‘사기’를 바탕으로 진시황의 첫번째 아들 부소가 분서갱유 완화를 상소했다가 북쪽 만리장성으로 쫓겨나는 시점부터 환관 조고의 술수로 자살하기까지를 문학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강요된 삶을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여자로 변하는 자기 부정과 변신 과정이 눈길을 끈다. 소설 ‘보트 하우스’를 각색한 ‘고르비 전당포’는 컴퓨터를 거부하고 타자기를 고집하는 작가를 주인공으로 속도와 대중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작가라는 존재가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그린 작품. 강박관념과 죄의식에 시달리다가 자신의 열 손가락을 자른 작가 제이와 주변 여성들을 통해 외환위기 직후 서울 풍속도를 재현했다.‘해바라기’는 1988년 극단 열린무대에 의해 연극으로 선보인 작품. 한때 촉망 받는 극작가였으나 헨리 밀러의 작품을 각색하면서 상업적인 제작자에게 시달리는 주인공의 무절제한 성적 행각과 창작의 고통을 생생하게 표현했다.1만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발터 벤야민 선집

    독일 문예이론가 발터 벤야민(1892∼1940)의 글쓰기는 특정 장르의 경계에 안주하지 않는다. 문학, 철학, 정치학, 미학, 신학, 영화를 가로지르고 형이상학과 형이하학, 신학과 유물론을 넘나든다. 프랑크푸르트학파에서 사상적 자양분을 섭취했고, 저명한 유대신비주의학자 게르솜 숄렘을 통해 신학적 깊이를 더했으며, 죄르지 루카치의 마르크스주의와도 소통한다. 장르를 종횡으로 꿰고 뒤섞는 그의 글쓰기는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다. 분과별 학문체계에 익숙한 ‘범인(凡人)’들에게 벤야민의 통합적 글쓰기는 손쉬운 독해를 허락하지 않는다. 벤야민 번역에 오역이 많았던 데는 그의 난공불락 텍스트에도 원인이 있다. 독일에서 벤야민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 전공자들의 선집 번역작업이 반가운 것도 이런 까닭이다. 국내의 첫 벤야민 선집 출간이란 점도 의미 있지만, 벤야민 전공자들이 10년간 독해모임을 통해 생산한 결과물이란 점도 평가할 만하다. 총 10권 가운데 1차로 ‘일방통행로/사유이미지’(김영옥·윤미애·최성만 옮김, 길 펴냄),‘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사진의 작은 역사 외’(최성만 옮김),‘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베를린 연대기’(윤미애 옮김) 등 3권이 먼저 출간됐다. ‘일방통행로’는 벤야민의 미완성 대작 ‘파사젠베르크’(일명 ‘아케이드프로젝트’)의 시초로 평가된다. 아케이드, 신유행품점, 패션, 권태, 광고, 수집, 산책자, 도박 등 단편적인 개념들에서 자본주의에 관한 독창적인 사유를 끌어낸 ‘파사젠베르크’처럼,‘일방통행로’ 또한 주유소, 아침식당, 지하실 등의 이미지를 통해 현재성을 포착한다.‘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은 벤야민의 글 중 가장 잘 알려진 텍스트로 ‘아우라’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탄생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화와 사진 등 시각예술에 누구보다 먼저 주목했다는 점에서 혁명적인 동시에, 현 시대의 유효한 인식틀로 활발하게 재조명되는 글이다.1판,2판,3판 등 세 개의 판본 중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벤야민 스스로 ‘정본’이라고 말한 2판을 완역했다. 각권 1만 5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20&30] 대선후보 6人 팬클럽

    [20&30] 대선후보 6人 팬클럽

    “우리는 ‘대선 축제’를 즐긴다.” 12월19일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 대선후보 진영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들을 뒤에서 돕는 젊은이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대선 후보의 ‘젊은 그대들’인 팬클럽 회원들이 주인공이다.2002년 16대 대선에서 젊은이의 힘을 보여준 그들이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춤, 노래, 사진, 정책제안까지, 대선후보를 응원하는 ‘젊은 그대들’을 만나봤다(순서는 기호순). 이경주 이경원 김정은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1)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팬클럽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이하 정통)’ 회원인 김은화(28·여)씨는 정 후보가 뉴스 앵커를 할 때부터 그의 깔끔한 이미지에 반했다. 올해 6월부터 팬클럽에 참여한 그는 대통령은 언변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통’에서 그와 함께 활동하는 20∼30대는 전체 인원의 40% 정도다. 김씨는 “다른 팬클럽보다 많은 활동에 참가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주로 정 후보와 동행하며 사진을 찍는 일을 한다. 물론 신문기자와 전문사진가들이 정 후보를 연방 찍어대지만 그는 지지자들을 사진에 담아 ‘정통’ 사이트에 올린다. 김씨는 “남는 시간에는 정통 게시판에 개인적인 글을 쓰고, 정 후보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고 짤막한 감상을 올리거나, 최근의 사안에 대해 글을 쓰기도 한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후보와 함께한다는 건 축제만큼이나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보는 평소의 정 후보는 말수가 적고 오히려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공석에서는 언어의 마술사라는 느낌을 갖게 한단다. 김씨는 “겉으로 보이는 정 후보는 냉철한 모습이지만 다른 면도 있다. 정 후보는 몸치다.”라며 웃었다. 그는 “팬클럽 사람들과 율동을 배울 때 꼭 한 박자씩 늦는 것으로 유명하다. 율동도 겨우 다 외웠다.”고 말했다. 그가 정 후보의 공약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12시간 보육지원 정책’이다. 김씨는 “정 후보는 집에서도 부인 말을 잘 듣는 사람으로 유명한데 그래서인지 여성정책에 강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우리는 ‘한방’을 터뜨리기보다 꾸준하게 노력했다.”면서 “정 후보가 힘을 낼 수 있도록 블로그나 게시판을 통해 활동하면서 정 후보를 끝까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2) MB 연대 백두원(34·사무국장)씨가 지난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팬클럽인 ‘MB 연대’를 만들게 된 계기는 13년 전 작은 인연 때문이다. 소년·소녀 가장 돕기를 하던 그는 당시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던 이 후보가 다른 사람에 말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소년·소녀 가장들을 몰래 도와주고 간 것에서 감명받았다. 이 후보는 백씨의 어머니가 자궁암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생활비와 수술비까지 마련해 줬다. 백씨는 “당시 이 후보는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조용히 사람들을 돕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MB연대의 20∼30대 회원은 전체 회원 14만명 중 30%를 차지한다. 팬들이 가수를 좋아하듯 젊은 회원들은 이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즐긴다. 백씨는 “이 후보가 국밥 CF에서 마지막 장면에 혀를 두번이나 낼름거리는데, 그의 작은 버릇”이라면서 “겉으로 보이는 점잖은 모습과 달리 젊은 팬 사이에서는 귀엽다는 평이 많다.”며 웃었다. 이명박 후보가 젊은이들에게 권하는 덕목은 ‘나눔과 봉사’다. 그래서 팬클럽 회원들은 이 후보가 봉사활동을 하러 갈 때 함께 간다. 이 후보가 젊은이에게 어필하는 공약은 역시 취업문제 해결이다. 백씨는 “20대는 취업 좀 되면 좋겠다는 말을 징그럽게 많이 한다.”고 말했다. BBK 의혹에 대해 묻자 백씨는 “팬클럽의 20∼30대들이 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갇혀 있는 김경준씨를 굳이 빼내서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국내로 불러들인 것은 정치적”이라고 주장했다. 백씨는 “우리는 서태지 팬클럽 회원들이 서태지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이 후보를 신뢰하고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 YOUNG(영)길S(스) “권 후보의 옛날 사진을 보면서 모두 다 배꼽을 잡아요.” 권영길 대선 후보 지지모임인 ‘YOUNG(영)길S(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송현난(25)씨. 송씨는 권 후보를 좀 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싶어 인터넷 카페를 운영해 왔다. 회원들은 권 후보의 옛날 사진도 올리는 등 권 후보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회원들 간에 ‘일촌’을 맺고 끈끈한 인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클럽의 회원수는 76명밖에 안 됩니다. 그래도 다른 후보의 팬클럽과는 달리 ‘허수’가 없어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죠.” 한 번은 권 후보와 함께 ‘호프타임’을 갖고 진지한 대화를 가졌다. 송씨는 젊은이들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진심을 말하는 권 후보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권 후보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현장성입니다. 일이 터지기 전에 항상 먼저 가 있어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의사표현이 좀 더 명확했다면 대중에게 인기가 더 많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송씨는 권 후보의 공약이 특히 마음에 든다. 기득권층보다는 서민을 위한 공약을 제시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정규직 철폐’,‘대학무상교육’,‘무상의료’ 등과 같은 복지정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언론노출이 적어 주목을 많이 받지는 못하지만 팬클럽의 ‘작은’ 실천으로 ‘큰’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는 각오다. “오늘도 권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확답을 몇몇 친구에게 받았습니다. 강요할 문제는 아니지만, 권 후보가 주장하는 공약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말하고 지지를 얻어내면 그걸로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4) 인제는 된다 민주당 이인제후보의 팬클럽 ‘인제는 된다.’에서 활동하는 김강경(20·여)씨는 민주당 경선에서 이 후보가 승리한 것은 20대와 30대의 힘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팬클럽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200여명 중에서 20∼30대가 30% 정도 차지한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표가 된 후에는 젊은 팬끼리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인터넷 홍보 대책을 마련하고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제작한다. 김씨는 “이 후보의 이미지가 안 좋게 덧칠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 후보의 오랜 팬들은 이 후보가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지지자들에게 편지와 칼럼을 쓰는 모습에 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의 공약 중 ‘휴대전화 반값 공약’을 으뜸으로 친다. 휴대전화 요금이 너무 비싸지만 일종의 문화가 돼버려서 무감각해진 젊은 세대에게 이 공약은 선풍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경선 전에는 젊은 팬들을 한 달에 두 번씩 만났다. 김씨는 “이 후보의 딸이 스물아홉살이라 그런지 젊은이들과 잘 어울린다.”면서 “경선 뒤에는 자주 못 만났지만 당연히 이해하고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후보의 낮은 지지율이 가슴 아프지만 낙담하지 않는다고 했다. 언론들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20%도 안 되기 때문에 크게 신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며칠 전에 인사동에 갔는데 바닥인심이 우리 쪽으로 돌아서는 것을 느꼈다.”면서 “젊은이들이 이 후보의 연설 후에 사진을 같이 찍자고 줄을 섰었다.”고 말했다. 팬클럽의 마지막 선거전략은 인터넷에서 난무하는 이 후보에 부정적인 글이나 동영상을 없애는 것이다. 김씨는 “몇몇 특정 후보만을 집중 보도해온 매체들이 이 후보에게도 신경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5) 희망문 “정치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럴까요. 문국현 후보는 정치인 같지 않아서 좋아요.” 문국현 대선 후보의 팬클럽 ‘희망문’에서 청년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도현(25)씨는 문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지지자’이다. 대학생인 이씨는 나이는 어리지만 인터넷 공간에서만큼은 ‘사이버 홍보참모’의 역할을 든든히 해내고 있다. “문 후보가 현장에서 무엇을 했는지 취재해 인터넷에 올리고 있습니다. 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기사를 쓰기도 하고요. 아직 지지율은 높지 않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씨는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사회에 진출하기 전 마지막 대선인 만큼 스스로 심혈을 기울여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저도 취업을 해야 하거든요. 대선이 남 얘기가 아니더라고요.‘좋은 대통령’을 뽑아서 청년실업 해결해야죠.” 이씨는 문 후보가 사석에서도 매우 ‘편안한’ 상대라고 자랑한다. 얼마전 한국청년연합에서 주최한 2030 프로젝트에 대선 후보로는 유일하게 참가, 유명 코미디 프로의 리듬에 맞춰 춤추는 모습에서 ‘정치인답지 않은 따스함’을 느꼈다고 한다. “문 후보님은 이런 모습이 좋아요. 정치를 오래 하지 않아 때가 묻지 않은 것 같습니다. 권력에 대한 집착이 떨어져 보여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이 있긴 해요.” 이씨는 며칠 남지 않았지만,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할 거라고 말한다. 문 후보의 소식에 속속 늘어가는 댓글을 볼 때마다 보람도 느낀다. 항상 적극적으로 반겨주는 누리꾼들이 하염없이 고맙기도 하다. (6) 창사랑 “이제 저도 30대인데 팬클럽에서는 제가 막내입니다.” 이회창 대선 후보의 팬클럽 ‘창사랑’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귀남(32)씨는 팬클럽 내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편에 속한다. 이 후보의 지지기반이 주로 보수층이다보니 연로한 사람들이 많아 ‘막내’가 될 수밖에 없다. 김씨는 팬클럽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몇 안 되는 ‘젊은이’다. 사이트에 이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쓰고, 오프라인 모임에도 가끔씩 나가며,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선거에 인터넷이 무척 중요하잖아요.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선거에 이기기 어렵죠. 특히 이 후보가 대선후보로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체계적인 준비를 못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에는 인터넷이 최고죠. 왕성한 활동으로 사람들에게 이 후보의 장점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이씨는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이 후보의 ‘소신’이 좋다고 말한다.10대부터 이 후보를 지지했던 김씨는 철학과 이념이 변함없는 이 후보의 ‘뚝심’이라면 대한민국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씨는 젊은 층의 정치 무관심이 아쉽다. 미래의 정치를 이끌어갈 20∼30대 청년들이 국가관과 철학 없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생활하는 게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물론 저도 젊은 세대이지만, 청년층의 정치적 무관심이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잖아요. 미래를 이끌어갈 사람들인데, 젊은 층이 확실한 철학과 소신이 있어야죠.” 이씨는 대선 때까지 ‘죽도록 뛰겠다.’는 각오다. 아직 어려움은 많지만 젊은이의 ‘뜨거운 가슴’으로 뛰면 못할 일은 없다는 자세다.“전략도 필요 없습니다. 솔직히 전략을 세울 만한 조직규모도 아니고요. 제 ‘한계’가 허락하는 한 계속 뛸 겁니다.”
  • 체 게바라 방송을 타다/ 마이브리트 일너·잉게 브로더젠 편저

    베레모를 꾹 눌러쓰고 먼 곳을 응시하는 체 게바라의 사진은 그 자체로 혁명정신의 결정체로 두고두고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촬영 당시 상황을 더듬어보면 사진 앞의 흥분이 민망할 정도다. 쿠바 사진작가 알베르토 코르다가 이 사진을 찍은 것은 1960년 4월5일. 이날 아바나 항구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한 체 게바라를 찍은 사진은 단 두장이었다. 남은 필름이 얼마 없었던 사진작가는 그를 프레임 모퉁이로 몰아넣고는 주변풍경을 배제한 채 가로, 세로 구도로 각각 한번씩만 찍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작가도,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그렇게 찍은 사진 한장이 훗날 지구촌 젊은이들을 통째로 매료시킨 시대의 아이콘이 될 줄은. 간결한 구도의 사진은 고립되고 추상화된 ‘인간’ 체 게바라의 이미지를 단적으로 웅변하는 데 뜻밖의 대박을 터뜨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사진언론은 순수한 진리만을 말하지 않는다는 뜻일까. 답은 “아마도 그렇다.”이다. ‘체 게바라 방송을 타다’(마이브리트 일너·잉게 브로더젠 편저, 이재영 옮김, 이룸 펴냄)는 ‘제4의 권력’으로 통하는 저널리즘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지은이는 모두 독일의 현직 저널리스트들이다. 미디어 세계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뉴스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갈등과 위험을 현재성을 견지한 논조로 풀어내는 건 물론이다. 책의 진정한 매력은, 구체사례를 적시하며 뉴스의 ‘가공’과정을 세밀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의 뉴스가치 판단력을 일깨워 주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이 경쟁적으로 생산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독자들에게 책은 우선 “‘정보’와 ‘선전’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하며, 믿을 만한 보도와 그렇지 못한 보도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디지털 시대에 언론의 진실을 가려내기는 더 힘들어졌다는 귀띔도 한다. 체 게바라 사진의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듯 특히 사진은 뉴스제공자의 가치관에 따른 주관적 진실일 때가 많다는 고백도 있다. 권력으로서 언론의 태생적 속성을 짚어보이는 솔직함에 독자들은 책장을 넘길수록 책을 더 신뢰하게 될 듯싶다.“사설을 쓰는 언론인은 권력자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므로 세계에서 가장 출세한 사람”이라고 단언한다. 폭로성 정치 스캔들 기사를 다루는 기자들이 시시각각 얼마나 큰 결단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 생생한 현장사례를 들어 정치권력과 언론 관계를 뒤집어 보이기도 한다. 집필진의 글쓰기 방식이 모두 제각각인 덕분에 지루할 틈없이 읽힌다. 뉴스진행자(안네 빌)는 어린이 독자를 겨냥해 글을 썼다. 뉴스가 ‘폭로자’와 ‘방관자’ 사이에 묘하게 양다리를 걸친 현실을 고백하며, 진실을 가려낼 줄 아는 시력을 높여주려 한다. 뉴스가 시청자들의 비위를 맞추느라 얼마나 눈치를 보는지 아는가. 기분좋은 공연무대, 스포츠 스타 이야기로 어김없이 마무리되는 방송 뉴스에 주목해보라고 주문한다. 더러 언론이 사회의 ‘자발적 방관자’가 되는 정황증거이다.1만 1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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