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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신춘문예-희곡 당선작]당선소감, 카프카처럼 사람 마음을 흔드는 글 쓰고파

    [2010 신춘문예-희곡 당선작]당선소감, 카프카처럼 사람 마음을 흔드는 글 쓰고파

    지난 연말도 나는 식물 다큐의 내레이션을 쓰며 보내고 있었다. 해마다 몇 백개의 식물 동영상을 보고 내레이션을 쓰는데도 꽃이며 식물들의 잎은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구별해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식물도감과 백과사전을 뒤적이는 일이 잦아지고, 이파리와 꽃잎을 클로즈업해서 찍은 사진과 영상들을 더 뚫어지게 바라보게 된다. 그럴수록 식물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정리하는 일은 고요하기만 해서, 나 또한 그렇게 고요해지는 게 아닐까 조바심 나는 날들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당선소식을 전해 들었다. 케이크와 생선회를 사들고 축하해주러 온 선배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가 언제냐고 물었다. 선뜻 오늘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식물들이 저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새롭게 다가오는 날이다. 이제야 나의 꽃도 봉오리를 맺기 시작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 물도 열심히 주고 햇볕도 듬뿍 쬐게 해줘야지. 식물들의 종류가 늘어갈수록 그것들을 구별해 내기가 더 힘이 드는 것처럼 희곡은 알면 알수록 어려운 글쓰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고개가 갸웃거려질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도감 같은 선배들과 문우들이 있어 다행이다. 오래전에 죽은 카프카가 나를 흔들었던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살면서 늘어나는 말없음표 같은 내 안의 부호들과 문학을 향해 깊어진 그리움이 나를 여기까지 안내했는지도 모르겠다. 뒤늦게 시작한 연극 때문에 행복할 수 있어 기쁘다.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이 희곡을 계속 쓰라고 격려해주신 것 같아 힘이 난다. 함께 희곡을 쓰는 원종이, 욱현 선배님, 근호 선배, 연옥 선배 그리고 라푸푸서원의 모든 선배님과 후배들에게 고맙다. 그들이 없었다면 게으른 나에게 누가 채찍과 당근을 주었을까. 작가가 되려면 먼저 삶을 사랑하라고 가르쳐주셨던 서울예대 선생님들과 박범신 선생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부모님과 언니, 형부, 충호 그리고 조카들에게 당선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뻤다. ■ 약력 1973년생.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명지대 대학원 문창과 수료.
  •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할머니가 사라졌다. 노인정과 공판장을 지나 경찰서로 뛰어가던 엄마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뭐라고? 할머니가, 어디? 엄마, 잘 안 들려요! 모퉁이를 돌아서자 팀장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얼결에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 재빨리 칸막이를 닫았다. 어느새 전화가 끊어져 있었다. 아침 식사 시간 전부터 기숙사에 와 잔소리를 해대는 팀장과 이러저러한 일들이 겹쳐 오후 두 시가 다 되도록 한 번도 자리에 앉지 못했다. 내친김에 변기 위에 걸터앉아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옆구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가 울렸다. 곧 리허설을 시작하겠다는 팀장의 목소리였다. 그건 안 됩니다. 코끼리들 상태가 좋질 않아요. 오늘은 무조건 쉬게 해야 합니다. 내가 대답했다. 팀장은 무전기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당장 달려오라고 했지만 당장은 가기 싫었다. 무전기의 전원을 끄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어디 가셨다는 거지? 몸도 안 좋으시면서.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두 시간이 지나서야 삼촌의 이름이 전광판에 떴다. 울고 있던 가족들이 황망히 수골실로 내달렸다. 나는 천천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삼촌의 유골은 대리석 탁자 위에 새카맣게 탄 못들과 뒤엉켜 있었다. ‘냉각’을 거쳤다고는 하나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유골이었다. 할머니가 탁자 모서리에 가슴을 짓찧었다. 망연히 서 있던 아버지가 서둘러 할머니를 일으켜 세우려 했을 때, 나는 할머니가 작은 뼛조각 하나를 움켜쥐는 것을 보았다. 탁자 옆에 서 있던 나도 얼른 새카맣게 탄 못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무도 못 본 건가. 주위를 둘러보니 고모들은 아예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내내 울음을 참던 아버지도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못을 내 몸에 박아두기라도 할 것처럼 그러쥐었다. 출장에서 돌아온 나는 공항에서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나를 데리러 온 사촌 동생의 차를 탈 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는데도 어쩐지 집으로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장례식장 앞에서 선뜻 안으로 들어서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는 나에게 둘째 고모가 내 몫의 상복을 내밀었다. 장례식장 안팎에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은 삼촌이 왜 죽었을까 답답해했고 삼촌의 동료와 친구들은 경찰서를 오가고 있는 중이었다. 무당이라도 불러 알아볼 수 없을까? 사촌 동생이 불쑥 꺼낸 말이었다. 삼촌의 방에 널브러진 술병들, 불에 탄 이부자리, 종류가 다른 담배꽁초들. 어떤 추측은 가능할 테지만 진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날 밤 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삼촌은 각기 다른 이유들로 죽고 또 죽었다. 효원 장례식장 국화실에 놓인 영정사진 속 삼촌은 너무나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무릎에 올려놓은 상복이 자꾸 무겁게 느껴졌다. 할머니는 삼촌의 죽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바로 눈앞에서 삼촌의 시신을 보았다는데도. 거의 녹아내린 새카만 못과 유골을 분리하는 일은 아버지의 몫이었다. 뼈가 상하지 않게 하려는 아버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다가와 그만 잠에서 좀 깨어나라고 흔들어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런데 나는 어쩌려고 못을 집어든 것일까. 할머니가 두 주먹을 옹골차게 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덩달아 나도 주먹에 힘을 주었다. 내 손이 못과 함께 타들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원내 방송이 들려왔다. 잠깐 눈만 감고 있었던 것 같은데……. 재빨리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나는 그 순간 내가 숫자를 거꾸로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득달같이 일어나 문을 박차고 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달라는 방송은 계속 되었다. 운영실이 가까워질수록 방송이 더 자주 들려왔고, 느려터진 두 발은 점점 더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 내가 도착하기만 하면 저 공손한 팀장의 말투는 야수로 변해 나에게 돌진할 것이었다. 그때 가로수 사이로 한 여자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남색 기지바지와 연두색 스웨터, 복고풍의 파마머리까지. 혹시 할머니인가 싶어 가던 방향을 바꿔 전속력으로 달려갔다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뒤돌아섰다. 팀장이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두루마리 휴지가 창문 쪽으로 날아갔고, 내 가슴팍에 내리꽂힌 전화기는 바닥에 떨어지면서 박살이 났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고 속으로 되뇌었다. 원내 방송 담당 아나운서가 시디 데크를 만지작거리는 게 보였다. 팀장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사무실 안을 둘러보니 악단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악단장의 발치에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나비넥타이가 떨어져 있었다. 기어이 팀장과 한바탕 한 것 같았다. 오전에 병원으로 실려 간 러시아 무용수는 응급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하혈이 심해 개복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악단장과 팀장의 관계를 가장 잘 알고, 더듬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러시아 말을 할 줄 알았던 내가 그 ‘중요한’ 시기에 사라졌다는 것이 팀장이 화를 내는 이유였다. 앞으로 바짝 다가온 팀장의 손이 내 뺨을 향해 날아왔다. 그때 태국인 조련사 푸앙이 운영실 안으로 들어왔다. 푸앙은 코끼리들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퍼레이드를 취소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코끼리의 설사 따위는 팀장에게 먹혀들 만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나는 푸앙의 손을 잡아끌고 코끼리 우리로 갔다. 쏘냐는 계속 설사를 했고, 아프리카 산 일 년 생 코끼리 튀라는 쏘냐의 엉덩이 쪽에 대가리를 박고 누워 있었다. 제때 검사를 하며 건강을 돌보아 주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야생과는 달리 동물원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잔병치레가 잦았다. 그래서 예방 접종, 먹이, 변의 상태 등을 확인하여 제때 사료 혹은 건초 더미를 바꾸어 주는 것들은 무척이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일들이었다.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팀장은 번번이 동물원의 재정 상태를 운운하며 우리가 올리는 건의사항들을 묵살했다. 이하설, 오늘 제대로 하지 않으면 너부터 자를 줄 알아! 나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팀장님, 직접 오셔서 코끼리들을 살펴보시란 말이에요! 무조건 데리고 나가는 일이 능사가 아니란 말입니다. 뭐야? 푸앙이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다. 코끼리 나가지 마, 나 죽어. 푸앙, 그러기 전에 내가 먼저 어떻게 되겠어. 그러니 나한테 제발 좀 이러지 마! 그러나 푸앙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삼촌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내가 아는 한 삼촌은 아픈 동물은 절대로 퍼레이드에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외국인 조련사들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 주었고, 윗사람들에게도 최선을 다했다. 그 사람이 원하는 선에 맞추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못을 만졌다. 잠깐이지만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울고 있는 푸앙과 눈이 마주치자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오늘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퍼레이드의 리허설이 열리는 날이었다. ‘우리를 나온 동물들의 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한 달 전부터 신문 및 지역 방송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다. 나날이 쇠락해가는 테마랜드의 혁신을 위해 팀장이 삼 개월 넘게 심혈을 기울인 행사였다. 만약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삼촌은 일급 코끼리 조련사이자 동물 쇼의 사회자였다. 공휴일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기 한 달 전이면 삼촌의 얼굴이 실린 포스터가 동네 곳곳에 나붙었다. 지역 방송국에서는 매일 테마 랜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또 어떤 쇼가 진행 중인지 보도해 주었다. 삼촌은 방송에도 자주 나왔다. 나도 삼촌에게 꽃을 건네는 어린이 중 한 명으로 텔레비전에 나온 적이 있었다. 십 년이 지나 스무 살이 된 나도 테마 랜드에 조련사 보조로 들어왔다. 그러다 조련사가 되었지만 그 삼촌에 그 조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내내 업무에 허덕이다 시간이 되면 퇴근하기에만 급급한 나날이었다. 삼촌처럼 되기를 원했지만 그를 뛰어넘을 재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동물 구입 차 태국과 러시아에 출장을 간 사이 삼촌은 직원 기숙사 방문 손잡이에 목을 맸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할머니는 삼촌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지고 하루가 지난 뒤 실신한 채 삼촌이 있는 병원으로 실려 왔다. 어린이 날 행사를 며칠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다. 바쁘게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래저래 악단장과 팀장 사이에 생긴 일들을 조율하고 동물원 곳곳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별 탈 없이 생활을 했다는 진술들이 이어졌다. 내가 아는 바와 다를 것이 없었다. 장례식 도중, 나는 삼촌이 행사를 진행할 때 입던 붉은색 조련복을 챙겨두었다. 팀장은 동물원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이유가 사육사들이 동물 관리를 잘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물 구입의 명목으로 예산을 타갔지만,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단란주점에서 여자애들과 놀아났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어느 날에는 실내 경마장에서 누군가와 게임을 했다는 말도 들렸다. 건의서를 제출하면 가지고 있는 동물 관리나 잘하라며 번번이 우리의 의견을 무시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동물이 죽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후 사체처리비로 외유를 떠났다. 이사장이 바뀌고 줄을 잘 섰다는 소문이 돌았다. 얼마 후 악단의 인원이 대폭 감소되었다. 게다가 이러저러한 꼬투리를 잡아 악단장의 연봉도 삼십 퍼센트나 감봉시켰다. 대부분이 계약직인 연주자들은 불만을 표시할 수가 없었다. 곧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하나 둘, 동물원을 떠나는 연주자들이 늘자 참다못한 악단장이 팀장에게 항의했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것 같았다. 악단장은 내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나는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소주를 마시고, 매일 두 갑의 담배를 피웠다. 테마랜드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병든 짐승들과 관리되지 않은 채 잡풀이 번다한 식물원, 날만 흐리면 전기가 오르는 범퍼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놀이기구만 모아 놓은 부상 랜드였다. 사육조장에게선 늘 술 냄새가 났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는 이유로, 날이 더우면 덥다는 이유로, 동물들이 발정이 나면 수컷이 없다는 이유로 그는 늘 술을 마셨다. 나도 간간이 그와 함께 술을 마시곤 했지만 어쩐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다. 그는 술만 취하면 내게 삼촌의 이야기를 하려고 들었다. 삼촌의 성격과 그와의 관계, 동물들을 아끼던 마음, 은밀하게 나누곤 했던 농담들. 하지만 나도 다 아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반쯤 마신 매실 주스에 소주를 타먹곤 하는 버릇이 있었다. 오늘도 그는 코끼리 우리를 나오면서 빈 매실 주스 병 두 개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엄마의 목소리는 처음보다 많이 진정되어 있었다. 할머니는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없어진 할머니를 이곳에 있는 내가 어찌해 볼 도리는 없었다. 엄마,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요, 지금 좀 바빠! 통화를 끝내자마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조장님, 홍학 우리에 고양이가 들어와 새끼들을 물어뜯고 난동을 부렸어요. 뭐라고? 홍학 한 마리가 다리를 크게 다쳤어요. 알았어, 곧 갈게. 안 그래도 행사 준비 때문에 신경이 무척 곤두서 있는 홍학무리였다. 허겁지겁 바쁘게 뛰어가다 보니 남색 기지바지가 또 눈에 띄었다. 오늘은 동물원에 남색 기지바지가 유난히 많았다. 그 바지들은 여기서도 나타났고 저기로도 지나갔다. 동물원에 온 할머니들은 대부분 남색 기지바지 혹은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모두들 엇비슷한 파마머리를 한 채 손차양으로 햇빛을 가리고 느릿느릿 걷거나 그늘에 앉아 김밥을 먹었다. 납골당은 노인들이 게이트볼을 치고 있는 공원을 지나 한참 더 올라가는 산 중턱의 후미진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한적한 공터인 줄 알았던 공원도 지나가며 살펴보니 있어야 할 것들은 다 있었다. 그물이 벗겨진 하나밖에 없는 축구 골대, 녹슨 시소, 줄 끊어진 그네. 곳곳에 놓인 페인트칠이 벗겨진 벤치와 그곳에 누워 있는 사람들. 공원을 지나 한참을 걸었는데도 납골당이 나오질 않아 잘못 찾았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나와는 달리 할머니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따름이었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산길을 따라 삼십여 분쯤 더 걸어가다 보니 자그마한 분지 위에 지어 놓은 건물이 하나 보였다. 우리는 곧장 유골 안치실로 들어갔다. 삼촌의 위패에 쓰여 있는 이름이 낯설었다. 이선빈이 아닌 고(故) 이선빈은 내게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알 수 없는 수학공식 같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저쪽 세계의 풀 수 없는 문제 같은 것인가. 돌아갔으나, 되돌아 올 수는 없다는 낙인? 오늘만큼은 할머니가 글자를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 퍽이나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할머니는 귀신같이 아들 있는 곳을 찾아냈다. 가져간 술과 포를 놓고 준비되어 있는 향을 피웠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훌쩍이는 소리에 혹시나 싶어 뒤돌아보니 할머니는 대꾼한 두 눈을 슴벅이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계시라 해도 한사코 일어서서 창문 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술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잔을 쥐고 향 위에 세 번을 돌린 후 상에 올렸다. 두 뺨이 경련이 이는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였다. 옆 칸에서 제를 지내던 사람들이 담배에 불을 붙여 제상 위에 올려놓는 것이 보였다. 분향실의 향내에 짓눌려 있던 나는 생담배 타는 매캐한 냄새가 차라리 반가웠다. 우리도 한 대 필까, 삼촌? 부검 결과 별다른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악단장과 몇몇의 연주자들, 팀장에 대한 조사가 차례대로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가족들은 알지 못하던 우울증이 새로 생겨났으며,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알코올 중독이란 말이 덧붙여졌다. 추측성 발언들이었지만 조서에 쓰인 것들은 그대로 사인(死因)이 되었다. 분개한 가족들이 사건 수사를 계속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곧바로 장례 일정이 잡혔다.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발인 날짜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할머니는 발인 전날 신발도 신지 못하고 영안실로 달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납골당 쪽을 다시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쉽게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가 저쪽의 삼촌을 아직 내려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할머니의 어깨가 잔뜩 내려앉아 있었다. 듬성듬성하던 머리칼은 그 사이 더 빠졌는지 머릿속이 훤히 다 보일 지경이었다. 올라오는 길을 잘 찾았던 할머니가 돌아가는 길을 헷갈렸다. 납골당에 들어서는 길은 우리가 걸어온 길 하나밖에 없는데도 할머니는 분향실에서부터 출구를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맸다. 내가 앞장서 걸을 수도 있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그렇게 이끌고 있는 것만 같아 가만히 뒤를 따랐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지난 주말에 할머니와 내가 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할머니가 납골당에 가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내가 만약 그곳에 할머니를 모시고 간 것을 알면 크게 혼이 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의 기억에는 할머니가 한 번도 삼촌에게 다녀온 적이 없다는데, 처음이라는 할머니는 삼촌의 자리를 잘도 찾았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홍학 우리 안의 소동이 잠잠해진 뒤였다. 고양이에게 물려 다리를 다친 홍학은 다행히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이 아니라 두 달 전에 알에서 깬 새끼였다. 놀란 홍학들을 진정시키느라 껍질 깐 호두와 아몬드를 두 자루나 뿌려주었다. 어느샌가 팀장도 홍학 우리 앞에 와 있었다. 그는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들을 좀 더 밝은 빨간색 형광 안료로 칠하라며 조련사들을 다그쳤다. 나는 홍학들에게 빨간 안료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 보았지만 팀장은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것 같았다. 나는 물끄러미 팀장과 조련사들을 바라보다 문득 이제 여기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삼촌을 보내고도 꿋꿋하게 나오던 곳이고, 그가 하던 일만은 내 손으로 이어받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도저도 아니었다. 조련사들이 빨간 형광 안료 통을 들고 사육실 안으로 들어갔다. 퍼레이드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나는 옷장에서 삼촌의 조련복을 꺼내 입었다. 오랫동안 묵혀둔 것이라 혹시 곰팡이라도 슬었으면 어쩌나 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내가 의자 위에 놓아둔 전기 총을 집어 들자 푸앙이 비명을 지르며 울어댔다. 미안해,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우리 얼른 끝내버리자. 나는 입을 앙다문 채 쏘냐의 뒷다리에 총을 쏘았다. 쏘냐가 움찔하며 왼쪽 다리를 들었다. 재빨리 엉덩이에도 총을 갖다 댔다. 한참 만에 쏘냐가 일어섰다. 푸앙이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다 울부짖으며 내 왼팔에 매달렸다. 쏘냐의 몸에 멋을 내느라 발라놓았던 노란색 형광안료가 설사에 섞여 줄줄 흘러내렸다. 바닥에 형광 선을 긋는 것 같았다. 무전기에서는 팀장의 목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왔다. 무전기 소리를 무시하니 그 뜻 없는 말들은 점차 행진곡 풍으로 변해갔다.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괜찮다고, 얼른 끝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진흙탕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호두를 쪼아 먹고 있던 홍학들이 코끼리 우리 앞에 나와 있었다. 온몸에 빨간색 형광 안료를 잔뜩 바른 홍학 무리였다. 등에 홍학을 둘씩 태운 코끼리들이 정문으로 출발했다. 붉고 노란 머리들이 공중에다 점을 찍었다. 휴대전화와 무전기에서 팀장과 사육조장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어차피 코끼리들이 도착하지 않으면 행렬을 완성할 수 없고 또 사회자인 내가 가지 않으면 시작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물들의 건강을 살피는 것 역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허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뺐다. 팀장님, 지금이라도 리허설을 취소해 주세요. 뭐, 뭐야? 이대로 가단 코끼리들이 죽습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얼른 데리고 나와! 시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지켜보고 있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 니가 나한테, 대든 거냐? 쏘냐와 튀라는 절뚝이고 비틀거리면서도 앞만 보고 걸었다. 푸앙이 코끼리 배에 손을 얹고 함께 걸었다. 저렇게라도 가주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쏘냐는 설사를 하고 있었다. 코끼리, 죽어. 나도 죽어. 푸앙이 울며 말했다.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잖아, 미안해! 니가 살려! 푸앙, 죽어가는 것들을 일으키고 이미 죽은 것도 살려낼 수만 있다면야 오죽이나 좋겠니. 푸앙이 이를 악물고 우는 소리와 코끼리들의 거친 숨소리가 마치 한 덩이처럼 느껴졌다. 정문 쪽에 노란 나비넥타이를 한 악단장의 모습이 보였다. 전보다는 풀이 죽은 모습이었지만 잘 다려진 연미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심벌즈 연주자가 그만두는 바람에 탬버린을 담당했던 사람이 심벌즈를 잡고 있었다. 다섯 명이던 작은 북 담당 연주자들은 둘밖에 없었고 심지어 트럼펫 연주자는 보이지도 않았다. 행렬이라도 완성해야 한다는 팀장의 고집 때문에 음악은 녹음해둔 것으로 대체되었다. 연주자들이 항의했지만 오늘은 ‘리허설’ 날이니 그렇게 해도 된다는 악단장의 말에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다. 하지만 연주자들의 얼굴 표정은 괜찮아진 것 같지 않았다. 안 그래도 불안한 처지인데 악단장마저 번번이 자신들 앞에서 팀장에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에 익지도 않은 악기를 든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갔다. 악단장은 연신 나비넥타이만 고쳐 맸다. 동물원 곳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정문으로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카메라를 꺼내들고 환호성을 지르거나 직접 코끼리를 만지려고 다가갔다. 놀란 사육사들이 그들을 말리는 사이, 나는 희뿌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이었다. 눅눅한 공기와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 동물들의 우는 소리들이 마구잡이로 내 가슴속에 맺혔다. 그 사이 ‘시’에서 나왔다는 사람들이 정문 쪽으로 다가왔다. 행사를 하는 날도 아닌데 무슨 일로 온 거지? 팀장은 ‘시’ 사람들에게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했다. ‘시’ 사람들은 악단장에게도 다가갔다. 팀장이 활짝 웃으며 악단장의 오른팔을 잡아끌었다. 팀장에게 이끌린 악단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지 않은 손으로 엉거주춤하게 그들과 악수를 했다.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 않은 채 인사를 하는 악단장을 바라보는 팀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팀장은 악단장에게 당장 연주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악단장은 시디를 틀기로 되어 있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빨리 하라니까! 팀장 자신도 모르게 나온 큰 소리에 본인이 더 놀라고 있는 사이, 악단장이 뒤돌아섰다. 그러나 내내 굽실거리거나 팀장에게 할 말을 다 못하고 돌아서던 악단장의 얼굴이 아니었다. 악단장은 맨 앞줄의 연주자가 들고 있던 바이올린을 넘겨받았다. 지휘봉을 연미복 허리춤에 찔러 넣은 악단장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축배의 노래였다. 멍한 얼굴의 팀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악단장의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다른 연주자들의 악기도 조금씩 리듬을 탔다. 때마침 비가 내렸다. 당황한 팀장이 재빨리 ‘시’에서 나온 사람들을 이끌고 자리를 벗어나는 와중에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절정으로 향해 갔다. 어느새 굵어진 빗방울들이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원숭이와 코알라, 나뭇가지에 걸쳐 놓은 채 들고 나온 나무늘보들을 적셨다. 문제는 코끼리 등 위에 빨간 형광 안료를 덕지덕지 바르고 올라 앉아 있는 홍학들이었다. 진회색의 코끼리 등에 붉은 물이 들어갔고,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나는 열심히 연주를 하는 악단장과 ‘시’ 사람들을 서둘러 본관으로 끌고 가는 팀장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비바람이 거세지자 동물들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며 작은 소란이 일었다. 그때 푸앙이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홍학의 다리를 잡아챘다. 푸덕, 푸흐드덕! 홍학이 거센 날갯짓을 했지만 푸앙의 손아귀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푸앙이 정문과 반대쪽을 향해 뛰었다. 마치 홍학 연을 타기라도 한 것처럼 재빠른 속도였다. 홍학 한 마리가 사라지자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다른 홍학 네 마리도 푸앙이 사라진 쪽을 향해 날아갔다. 푸앙은 홍학의 습성도 잘 알았다. 아마도 어미를 데려갔을 거였다. 홍학이 날아가면 코끼리들은 그 자리에 앉아 무릎을 굽혀 반쯤 앉거나 선 채 왼발을 들어 쇼의 시작을 알리게끔 훈련되어 있었다. 내가 말려볼 틈도 없이 정문에서가 아니라 정문으로 가는 도중에 코끼리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붉은 꽃 한 송이를 등에 얹은 코끼리들이 추는 군무가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와 함께 어우러졌다. 그때까지도 정문 앞을 떠나지 않고 남아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거나 사진을 찍어댔다. 쏘냐와 튀라는 설사를 좍좍 갈기면서도 춤을 추었다. 코를 양 옆으로 흔들면서 왼발과 오른발을 차례대로 접고 자리에 앉았다 일어나며 엉덩이춤을 추었다. 코를 하늘 위로 높게 치켜세웠다가 쿵쿵 땅을 울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다시 왼쪽 오른쪽으로 두 차례씩 긴 코를 하늘로 들어올렸다. 빗줄기를 쏟아붓는 하늘을 향해 코를 쏘아 올리기라도 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한 번 쇼를 시작하면 끝이 날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게 훈련된 코끼리들이었다. 홍학과 함께 한 군무가 오 분, 코끼리만 하는 쇼가 십오 분이었다. 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코끼리들 옆에 전기 총을 든 채 무력하게 서 있었다. 코끼리의 군무가 점점 더 활기를 띠기 시작할 때쯤 다시 축배의 노래가 들려왔다. 악단장은 마치 무한 반복이라도 할 것 같은 완강한 표정이었다. 코끼리들은 덜렁덜렁 코를 흔들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었다. 차례대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 후 푸앙이 쏘냐의 어깨 위에 올라가 커다란 횃불을 치켜세우는 것으로 끝이 날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푸앙이 없다. 그는 어디로 간 것일까. 홍학들은 왜 하나도 돌아오지 않는 거지? 본관으로 갔던 팀장이 호루라기를 불며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정문을 가로지르는 팀장의 뒤쪽으로 익숙한 남색 기지바지가 지나갔다. ……할머니? 축배의 노래에 맞춰 자박자박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할머니였다. 나는 재빨리 할머니를 향해 뛰었다. 할머니, 할머니이! 그러나 할머니는 멈춰 서지 않았다. 내 등 뒤에서 악단장이 연주하고 있던 바이올린이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뒤따라 전기 총을 쏘는 소리도 들려왔다. 코끼리들이 거세게 날뛰며 질러대는 울음과 구경하던 사람들의 비명이 뒤섞였다. 돌아서서 잠시 주춤하던 나는 다시 있는 힘껏 할머니 쪽을 향해 뛰어갔다. 빗물이 자꾸 눈 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삼촌의 뼛조각을 손에 쥔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어서인가. 내 손은 자꾸만 할머니의 몸을 움켜쥐려고 했다. 아버지가 못을 골라내자 화장장 직원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바로 삼촌의 뼈를 유골함에 넣어주었다. 고모들은 자신의 혈육이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막힌 듯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촉망받던 조련사였으며, 사람 좋던 막내 삼촌은 그렇게 몇 줌의 유골이 되었다. 옥색 유골함 위에는 삼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제 삼촌은 옥함 겉면의 금박 이름으로만 남게 될 모양이었다. 할머니가 움켜쥐고 있던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크게 우시려는가 싶어 나는 고개를 돌려 유골함 쪽을 쳐다보았다. 할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다시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단단히 쥐고 있던 두 주먹이 텅 비어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두 손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는 사이 할머니는 천천히 입을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수골실의 모든 것이 잠깐 멈춘 것 같았다. 할머니는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하던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할머니가 갑자기 상체를 숙였다. 입 속의 것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가. 나는 의자에 걸터앉아 오랫동안 할머니 뒤쪽의 흰 벽을 바라보았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잘 움직이지 않았고 무엇을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셔가려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했다. 그러지 말고, 동물원에 가보자. 집으로 돌아온 후 할머니가 우리들에게 처음으로 한 부탁이었다. 나는 내가 잘못 들었나 했지만 그것은 분명 동물원이라는 말이었다. 아버지가 동물원에 데려다주지 않자 할머니는 살아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모든 행위들을 다시 거부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기세와 할머니의 고집 사이에서 가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나는 밤마다 할머니 방으로 가서 할머니의 몸을 쓰다듬었다. 여기 어디쯤 삼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할머니의 몸이 무척 단단하게 느껴졌다. 삼촌은 할머니의 쇄골 위에 올라 있었다. 할머니가 들이쉬고 내쉬는 숨 속에서도 삼촌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어느 날엔가 삼촌은 할머니의 팔목을 그러쥔 채 죽이 담긴 숟가락을 할머니의 입 속으로 밀어 넣어주기도 했다. 먹은 음식이 어쩌다 얹히기라도 하면 조용히 할머니의 등을 쓸어주었다. 나는 삼촌이 그렇게라도 여기서 할머니와 함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삼촌, 좋아? 나는 탄 못과 할머니의 무릎을 번갈아가며 만졌다. 할머니는 오래 울었다. 가족들 모두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할머니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새벽에 홀로 깨어 화장실에 다녀올 때도, 물에 만 밥 한 그릇을 다 먹고 난 뒤에도 삼촌의 베개를 쓰다듬으며 울었다. 어쩌다 밥상에 삼촌이 좋아하던 창란젓이라도 올라오면 그걸 바라보며 오래 울었다. 눕거나 앉거나 간신히 일어서거나 벽에 등을 기대거나. 언제 어디에서건 어떤 자세로든 할머니는 울고 있었다. 소리가 나지 않게 속으로 울고 있었지만 나는 할머니가 울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어쩌면 울다 지쳐 손으로 몸을 짚기라도 하면 어디에서건 삼촌이 만져져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그러는 것인지도 몰랐다. 살아 있는 유골함이 되는 일은 무척 힘겨워 보였다. 그래도 할머니는 식구들 앞에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고,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난 오늘 할머니는 혼자서 동물원에 온 거였다. 우리가 걸음을 멈춘 곳은 식물원 입구였다. 할머니를 막 따라잡으려다가 도대체 왜 동물원에 왔고 또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궁금해 뒤를 따랐던 참이었다. 할머니의 남색 기지바지 속에서 끊임없이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원내 방송이 나왔다. 이하설 조장님,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식물원 뒤쪽에는 고사한 나무들이 즐비했다. 희귀한 꽃이나 과실수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팔려가거나 누군가가 빼돌린 뒤였다. 테마 랜드를 재정비한다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곳도 여기였다. 할머니는 왜 하필 이곳으로 온 것일까. 마침내 할머니가 걸음을 멈추고 단풍나무 둥치에 기대앉았다. 집에서 동물원까지 걸어왔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을 텐데……. 나는 천천히 할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집으로 모셔 갈 작정이었다. 그때 할머니가 손을 뻗어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나뭇조각 하나를 집어 들었다. 내 새끼손가락만 한 나뭇조각이었다. 주저할 새도 없이 할머니는 그것을 입에 넣은 후 가슴을 쳤다. 그러다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크으헉, 으흑. 그것은 그동안 가슴에 쌓였던 울음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다가가 말리지 않았다. 할머니도 얼마간은 큰 소리로 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주먹으로 툭툭 땅을 쳤고, 나무 둥치에 등을 짓찧었다. 돌로 만든 조형물에 얼굴을 갖다 박았고 두 손으로 머리채를 쥐어뜯었다. 할머니는 그동안 속으로만 쌓였던 울음들을 모조리 뱉어내려는 것 같았다. 그때 식물원 어디선가 커다란 새의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푸앙? 그는 나에게 다른 한국인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향기가 있다고 말하곤 했다. 내가 자기를 찾는 거라 여기고 또 달아나버리면 어떡하지? 푸드덕거리는 새소리와 할머니의 울음이 식물원 안을 가득 채웠다. 죽은 나무들도 잔잔한 바람을 타며 울음소리와 박자를 맞췄다. 나는 할머니가 울고, 푸앙이 새들과 함께 마음을 삭이고 있는 여기가 아주 잠깐 동안만이라도 누군가에게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눈물을 그친 할머니가 다시 걸었다. 나는 할머니를 뒤따라갔다. 할머니는 여전히 뒤에 있는 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한참 동안 동물원 곳곳을 걷던 할머니는 코닥 필름 사진관 앞에서 멈춰 섰다. 우두커니 서서 문 닫힌 사진관의 창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코끼리 등에 올라 탄 삼촌이 붉은 조련복을 입고 활짝 웃는 사진이 붙어 있었다. 테마랜드 30년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된 사진들이었다. 오래되어 빛이 바랬을 뿐, 사진 속의 모든 것들은 충분히 식별이 가능했다. 할머니는 손을 뻗은 채로 창가에 바짝 다가섰다. 삼촌의 사진이 언제부터 저곳에 걸려 있었던 걸까. 테마랜드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저 사진을 그곳에 걸어 놓지는 못했을 것이다. 할머니! 그제야 내가 큰소리로 할머니를 불렀지만 할머니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멀찍이 떨어져서 코끼리 등 위에 앉아 밝게 웃고 있는 삼촌과 그것을 향해 말 없이 손을 뻗는 여인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을 쓸쓸히 바라보았다. 내가 보고 있는 이 사진 속으로도 빗방울들이 쏟아져 내렸다. 정적을 깬 것은 다름 아닌 푸앙이 우는 소리였다. 푸앙은 팀장에게 멱살을 잡힌 채 이쪽으로 끌려오는 중이었다. 여전히 홍학 한 마리를 품에 안고 있었다. 야, 이하설! 나는 갑작스러운 그들의 등장에 놀라 나도 모르게 할머니!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내내 그렇게 멈춰 있을 것만 같던 사진 속 초로의 여인이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나 여인의 핏발 선 두 눈이 멈춘 곳은 내가 입고 있는 삼촌의 조련복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단추를 달고 솔기를 여며준 이 옷을 할머니는 단번에 알아차린 것 같았다. 어느새 창틀에서 떼어 낸 삼촌의 사진을 안고 있는 할머니가 다른 한 손으로 내 옷을 가리키며 다가왔다. 팀장과 푸앙도 이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들의 발걸음 소리가 코끼리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쏘냐와 튀라는 우리로 돌아갔을까.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나는 주머니 속에 있던 못을 꺼내 쥐었다. 나는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했다. 누군가 먼저 잡아당기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서 있을 것만 같았다. <끝> ■ 당선소감 -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타슈켄트 동물원에는 코끼리 두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초원을 훑어야 할 우묵한 눈들이 녹슨 푸슈킨 동상을 바라보고 있지요.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코끼리 우리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늙고 병든 코끼리의 두툼하고 너덜너덜한 귓불을 한참 동안 쓰다듬어 주었어요. 그 코끼리들이 저와 함께 아랄 해를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요즘 노인정에서 한글을 배우고 계십니다. 손녀가 쓴 글을 읽겠다고 약속을 하셨어요. 저는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글을 써나갈 작정이므로 할머니는 기필코 200세 장수하셔야 합니다.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이 소식을 누구보다도 기뻐해주신 ‘동인, 그 섬’의 대장 임철우 선생님(‘그 섬에 가고 싶다’를 필사하던 그 순간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잘 견디고 천천히 나아가겠습니다.), 치열하고 엄중한 소설쓰기가 일상의 진부함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제시해주신 최수철 선생님(선생님의 조언과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마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살고, 쓰겠습니다.), 검룡소에서 풀솜대를 뜯어주신 최두석 선생님(돌아가지 못하는 시의 자리가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글 쓰는 손가락은 절대적으로 겸손해야 함을 일깨워주신 서영채 선생님(밤새 꺼지지 않던 선생님 연구실의 불빛을 바라보며 술 취한 저는 도서관에서 잠들곤 했지요.), 사물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신 주인석 선생님(아, 이제 오디오 튜닝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10년 전 홍성여고 문예반 수업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겁니다, 이정록 선생님. 좋은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행운입니다. 그 운명을 결정지어주신 어머니, 아버지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제가 무너지려 할 때마다 옆에서 바로잡아주고 격려해준 권오영 시인께는 미처 다 갚을 수도 없는 마음들을 받았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동안 내내 소설 쓰기의 치열함을 온몸으로 가르쳐주던 김도연 선배께 맥주 한 잔 사드리고 싶습니다. 철없는 저를 뒤치다꺼리해 주느라 고생한, 제일 먼저 축하해준 이진희 시인. 정말 고맙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끝까지 손에 들고 계셨던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같이 힘들어도 조금 더 기운을 낼 수 있는 뚝심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얼른 ‘리보통(Ly-botong)’으로 달려가 그곳에 계신 분들과 커피 한 잔 내려 마시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약력 -본명:이미선. 1983년 충남 보령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소설전공 수료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우즈베키스탄 세계언어대학 한국어 강사 역임 ■ 심사평 - ‘현대인 삶의 축도’ 동물원… 상징적 압축미 탁월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은 모두 열 편. 이 가운데 다시 세 편의 작품을 어렵게 추려 놓고 생각했다. 신춘문예가 필요로 하는 소설은 어떤 소설인가? 우리 소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단편소설은 산문 양식임에도 언어의 경제성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는 이 짧은 언어로는 ‘모든 것’을 쓸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양식은 이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한다. 어떻게? 수사학, 즉 기교가 우리를 지상적인 삶에서 초월적 의미의 세계로 순간이동시켜 준다. 그러니 기교가 모든 것이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수도 있다. 상징적 깊이나 환유적 지시 체계를 갖추지 못한 훌륭한 단편소설이란 일종의 형용모순과도 같다. 하이준씨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현대적 일상을 사건으로 만들어 가는 문체가 돋보였다. 강남의 한 미장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조그만 사건은, 일상의 소소함이 그 한계 내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만든 장점도 갖추었다. 김명진씨의 ‘뷰티플 원데이’는 베트남에서 온 아버지와 아버지의 젊은 여인과 ‘나’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나’의 내면의 섬세함이 다문화라는 문제를 사회성 이상의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의미를 구성하는 사건이 너무 희박하고, ‘뷰티플 원데이’는 사건을 보편적인 의미로 상승시키는 힘이 부족하다. 이은선씨의 ‘붉은 코끼리’는 상징적 압축미가 뛰어나다. 동물원 코끼리 조련사의 이야기 안에 많은 것을 담았다. 동물원이라는 배경 자체가 어떤 상징성을 띤, 현대인의 삶의 축도로 이해하게 한다. 여기서 동물원을 지배하는 어떤 메커니즘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세계의 어떤 축도와도 같다. 이 작품은 쓴 것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면서 독자에게 시적인 울림을 선사한다. 재능과 생각을 겸비한 이은선씨에게 축하의 말씀과 함께 정진을 당부 드린다.
  •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G20회의 개최 성공하려면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G20회의 개최 성공하려면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패는 선진국과 신흥국은 물론이고 미국·중국 등 강대국간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하고 풀어내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G20이 G7, G8을 대신할 지구촌 최고 협의체로 생명력을 이어갈 것인지 역시 여기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G20이 강대국 정상들의 ‘토크쇼’로 끝난다면 우리나라는 다시 국제사회의 관전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실익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올해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신흥국의 대표로서 처음 개최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우리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동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반영한 의제를 적극 개발해 실속은 챙기면서도 역내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 위안화 절상, 기후변화협약, 에너지 보조금 지급 등에서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의 입장차를 좁히는 것도 중요하다. 이대기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자문관은 “한국이 중재자로 국제적 공감을 얻기 위해선 G20에서 제외된 나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의제를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G20이 신흥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다자국 회의로 존속하도록 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G20 정상회의가 지속성을 유지하려면 역사에 남을 만한 정치적 대타협을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을 이뤄낸 1993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예로 들며 “올해 G20회의에서 통상장관회의 등을 병행해 새로운 다자간 무역체제인 도하개발어젠다(DDA)를 종결시키면 한국이 세계경제 관리의 핵심멤버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 규제에 대해서는 신흥시장의 금융 안전망을 만드는 데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원기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신흥국들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통화 감독기구 설립, 규제 강화 등을 주의깊게 제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미국·유럽의 이해관계와도 상충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달러가 빠져나갈 때마다 경제가 마비되는 현재의 통화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도 주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종대부자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선진국이 금융감독을 강화하면 개발도상국에는 자본 유입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미국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재원을 확충하고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쿼터를 5% 이전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강선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신흥국의 IMF 지분율이 높아지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규모나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유럽의 작은 나라들과 그룹을 이뤄 참여하는 것도 국제기구 내 영향력을 넓히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보호무역주의를 거둬들이는 데 껄끄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을 설득할 세련된 논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직접적으로 보호무역주의라는 말을 쓰기보다 세계경제 자유화·개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내수 활성화를 통해 경기를 진작시킨다는 등의 논리로 우리 입장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도 “우리나라는 무역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자유무역은 우리가 열심히 강조하고 팔아야 하는 이슈”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연말연시 가족·친구와 가볼 만한 곳

    연말연시 가족·친구와 가볼 만한 곳

    2009년의 마지막 날이다. 12월 내내 한 해를 정리하는 각종 송년모임들로 분주했을 터. 편히 쉬며 마지막 날을 보내자니 어딘가 허전하고, 뭔가 하려니 막상 뚜렷한 이벤트를 찾기 어렵다. 그래서 찾아봤다. ‘아듀 2009’에 적합한 장소들이다. 가족들과 특별한 장소에서 연말을 보내고 싶은 가장들, 저렴한 비용으로 하루종일 꽉 찬 이벤트를 즐기고 싶은 연인들, 친구들과 수다 떨며 한 해를 마감하고 싶은 싱글족들에게 최적의 대안이 될 듯하다. ●아빠는 스키, 엄마는 스파, 나는 눈썰매! 스키리조트는 스키와 스파, 눈썰매 등 다양한 레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 테마공간. 각 스키리조트마다 연말과 새해 첫날을 앞두고 불꽃축제와 할인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하이원리조트는 31일 ‘레전드 오브 하이원 2010’ 축제를 마련했다. 테마는 ‘상상 이상’. 10만발이 넘는 불꽃쇼와 퍼포먼스(뮤지컬·화고난타) 등 다양한 이벤트로 가득 찼다. 매주 금, 토요일 펼쳐지는 불꽃 페스티벌은 새해 2월 둘째주까지 이어진다. 금요일엔 리조트 마운틴 베이스, 토요일엔 강원랜드 인공호수 앞에서 펼쳐진다. 1588-7789. 한화리조트 설악워터피아는 아쿠아동 이벤트 홀에서 새해 2월15일까지 정통서커스 테마 공연 ‘코믹 아크로바틱&코믹 마술쇼’를 진행한다. 회전목마 쇼와 코믹 저글링, 여성 아크로바틱 쇼 등으로 구성됐다. 새해 1월 말까지는 다양한 경품을 내건 온라인(cafe.naver.com/waterpiastyle) 이벤트도 벌인다. (033)630-5500. 대명리조트 비발디파크는 31일 밤 12시 새해맞이 불꽃축제와 함께 리프트 탑승장 등 고객들이 모여 있는 곳마다 게릴라콘서트, 판타스틱페스티벌, 뮤지컬 등 이벤트를 벌인다. 새해 1월1일에는 매봉산 정상에서 신년곤돌라여행, 소망편지쓰기 등의 행사도 연다. 호랑이띠 방문객에게는 리프트 전 권종을 40% 할인한다. 곤지암리조트는 31일 인기 가수 리쌍의 송년콘서트를 준비했다. 공연 종료와 함께 패트롤 요원 등 50여명의 스키어들이 횃불스키로 신년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1시, 3시 EW 빌리지 로비에서는 ‘마술&요술풍선 공연’이 펼쳐진다. 리조트 내 갤러리 ‘다르’에선 도자예술로 유명한 백정호 작가와 함께하는 ‘나만의 도자기만들기’ 체험행사도 마련했다. (031)8026-5000. 오크밸리는 31일 야외 무대에서 정동하(부활), 길건, 신지(코요테) 등 가수들의 콘서트와 함께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보신각종 타종 중계, 횃불 활강식 등도 준비했다. 새해 첫날 오전 7시 A·C콘도 앞에서 해맞이 행사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033)730-3981. 현대성우리조트는 새해 1월 말까지 횡성터미널에서 리조트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오전 9시~오후 5시 한 시간 간격. 이용객에게는 본인에 한해 리프트 50%·렌털 60% 할인 혜택을 준다. 눈썰매장 이용시엔 동반 1인까지 50% 할인받을 수 있다. (033)340-3000. 휘닉스파크(1577-0069)와 지산포레스트리조트(031-644-1200) 등에서도 31일과 1일 횃불스키, 해맞이 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허리 시린 ‘골드 미스’들, 지갑 활짝 열다 여성 싱글족들에게 연말연시는‘고민’스러운 대목이다. 남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우아하게 한 해를 보내고 맞을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호텔 겨울 패키지가 좋은 대안이 된다. 도심 속 특급호텔들은 멀리 가지 않고도 특별한 휴식 공간을 제공해 준다. 패키지 기간은 모두 새해 2월28일까지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이 선보인 ‘윈터 보디 앤드 솔’ 패키지의 테마는 ‘자양(滋養)’. 프랑스 정통 탈라소 테라피 아로마 마사지와 몸속 독소를 빼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방 사우나, 참살이 아침식사에 보양 저녁식사까지. 신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겨울에 꼭 필요한 것들을 한꺼번에 묶었다. 슈페리어룸 1박과 발네오 테라피 아로마 마사지, 조식뷔페 2인권, 사우나 2인 무료 이용권 및 피톤치드 마스크팩 1매, 웰컴드링크 2잔으로 이루어졌다. 26만 9000원. 투숙 7일 전 예약자는 추가 2만원 할인. (02)2270-3111. 밀레니엄 서울 힐튼은 ‘이그제큐티브 패키지’를 출시했다. 귀빈층룸에서의 1박과 귀빈층 라운지 조식 및 해피아워 서비스가 제공된다. 룸서비스로 와인 1병과 치즈 한 접시를 주문할 수 있다.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에어로빅 클래스(주말 제외) 등은 무료다. 25만 5000원. (02)317-3000. 그랜드 힐튼 호텔은 ‘My Relaxation’ 패키지를 내놨다. 이그제큐티브룸 1박과 이그제큐티브 플로어 라운지 2인 조식, 해피아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핵심은 라 클리닉 드 파리 휴 패키지 1인 이용권이 주어진다는 것. 60분 상당의 수딩 보습 트리트먼트, 숄더 케어, 풋마사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와인 1병과 치즈가 제공된다. 24만 5000원. (02)2287-8400. 서울프라자호텔은 ‘프라자 스파 클럽’의 트리트먼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브런치 딜라이트 패키지’를 선보였다. 딜럭스룸 1박과 인삼 보양 프로그램(60분) 2인 이용권, 샌드위치 세트 2개가 포함된다. 27만원. (02)310-7710. 롯데호텔서울의 ‘더 레이디 패키지’는 여성전용층 객실 1박과 10만원 상당의 버커루 청바지 교환권, 에스티로더 트래블키트, 다비도프 커피 등 5종 선물세트가 포함됐다. 피트니스센터와 실내수영장은 무료다. 24만원. (02)759-7311~5 ●가격 싸고 만족도 높은 테마파크로 1박 2일로 떠나기는 어렵고, 신년타종식을 보러 가자니 고생이 이만저만 아닐 것 같다. 그렇다면 놀이공원은 어떨까. 아침부터 ‘풀코스’로 놀 수 있고,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니 거리에서 시간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에버랜드는 31일 ‘아듀 2009, 웰컴 2010’ 행사를 연다. 올해 인기를 끌었던 공연들을 모은 갈라쇼와 힙합공연 점프업, 6000발의 폭죽이 터지는 불꽃축제 등으로 꾸며졌다. 이날 영업시간은 새해 첫날 오전 1시까지 연장된다. 또 호랑이해를 맞아 새해 1월 한달 동안 12세 이하 어린이에게 백호인형을 선물한다. 홈페이지(www.everland.com)에서 쿠폰을 다운로드받아 어린이 자유이용권과 함께 제시하면 된다. 호랑이띠 고객은 1만 50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동반자도 30%가량 할인받을 수 있다. 새해 2월15일까지. 롯데월드(www.lotteworld.com)는 31일 ‘카운트다운 대축제’와 새해 1일 ‘해피 뉴 2010쇼’를 준비했다. 수백발의 불꽃을 쏘아 올리는 카운트다운 이벤트와 화려한 무용과 무술이 한데 어우러진 퓨전 뮤지컬 퍼포먼스 ‘카르마(Karma)’ 공연 등이 펼쳐진다. 31일은 영업시간이 밤 12시30분까지 연장된다. 63시티(www.63.co.kr)는 도심에서 해돋이를 즐길 수 있는 ‘해돋이BIG4 패키지’를 내놨다. 새해 1월1일 60층 63스카이아트에서 해돋이를 보며 한 해 소망을 기원하고, 63시티 4대 관람업장인 스카이아트·시월드·아이맥스·왁스뮤지엄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다. 3만 8000원. 새해 1월1일 오전 9시30분까지 현장에서 패키지를 살 경우 50% 할인된다. (02)789-5663.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알뜰 가계부’ 새해 부자되는 지름길

    ‘알뜰 가계부’ 새해 부자되는 지름길

    운동과 가계부에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올해만큼은 기필코”라며 연초에 시작을 결심하고 실천을 다짐하지만 연말까지 그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는 게 우선 같다. 단기간에는 효력을 보지 못하지만 꾸준히 실천하면 어떤 계획보다 풍성한 수확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서로 통한다. 2010년 가계부 이용을 결심한 사람들을 위해 다양하고 편한 기능으로 무장한 온라인 가계부들을 알아봤다. ●간단한 수입·지출은 무료 사이트로도 충분 가계부는 기재하는 방법에 따라 단식과 복식으로 나뉜다. 단식은 쉽게 말해 수입과 지출 등 개인의 현금 흐름을 죽 적는 금전출납부로 보면 된다. 누구나 쓰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다. 저축이나 계좌이체 등 모호한 항목의 관리는 쉽지 않다. 요즘처럼 한 사람이 월급통장부터 보험, 주식, 주택, 자산관리까지 여러 계좌를 운용하는 상황에서는 자산이 얼마인지 한눈에 파악하기도 어렵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 복식 가계부다. 복식 가계부는 장부별로 별도의 잔액관리가 가능해 재산 변동이나 수입·지출의 유기적인 관계를 볼 수 있다. 반면 이용방법이 복잡하다. 온라인 가계부 서비스를 이용하면 단식과 복식의 장단점이 보완돼 편리하게 살림살이 기록을 할 수 있다. 온라인 가계부도 무료와 유로로 나뉜다. 모네타의 미니가계부(mini.moneta.co.kr), 네이버 가계부(moneybook.naver.com), 다음 가계부(moneybook.daum.net) 등이 대표적인 무료 서비스다. 무료 가계부는 보통 단식부기를 바탕으로 한다. 그렇다고 서비스까지 단순한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소득과 지출을 써 넣으면 이를 기간이나 내용별로 그래프나 표를 통해 소비패턴 등을 보기 좋게 정리해 준다. 특히 다른 사용자 집단과 비교해 자신의 소비 습관이 합리적인지 아닌지를 점검할 수도 있다. 지난달 선보인 다음 가계부는 휴대전화로 외부에서 가계부를 적는 것이 가능해 엄지족들로부터 인기다. ●재테크, 카드 이용 많은 사람은 유료가 편리 유료 가계부는 복식부기가 기본이다. 머니플랜(www.moneybook.co.kr), 유리트(www.yurit.net), 이지데이(www.ezday.co.kr) 등이 대표적이다. 무료 체험판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간 사용료나 프로그램 비용 등을 받는다. 유료인 만큼 가계부의 기능과 이용법은 무료보다 낫다. 은행거래나 카드사용 내역을 바로 불러와 자동으로 기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예를 들어 주로 이용하는 카드사나 은행을 등록해 놓으면 일일이 자판을 두드리지 않아도 가계부 정리가 가능하다. 또 복식부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하고 분석적으로 가정의 재무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한편 온라인 가계부 사이트 중에는 개인이 원하면 가계부의 내역을 서로 공개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서로의 지출을 둘러보고 충고를 해 주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다이어트 공개일기’와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절약의 노하우도 배우고 결심도 더 단단하게 굳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론으로 돌아가서 가계부를 왜 적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재테크는 바퀴 두 개로 굴러간다.”고 말한다. 첫번째 바퀴는 버는 돈을 허투루 내보내지 않고 관리하는 ‘절약’의 바퀴. 두번째는 종잣돈을 불리기 위한 ‘투자’의 바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흔히 재테크로 불리는 투자만 떠올린다. 하지만 앞바퀴가 먼저 굴러야 뒷바퀴가 구를 수 있는 법. 투자 이전에 절약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송명호 머니플랜 사장은 “온라인이든 종이책이든 가계부를 쓰기로 마음먹는 순간부터 절약의 습관이 몸에 베게 된다.”면서 “시작이 반인 만큼 일단 큰 마음먹고 시도를 해 보는 것이 개인의 경제생활에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포항 물회·영주 청국장·울진 대게 등 경북 향토음식 적극 육성

    경북의 자치단체들이 향토 음식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항시는 지역 특산품인 물회의 전국 식품화를 위해 대구 등 대도시에 물회 전문점을 지정·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에 포항 물회 전문점 1호를 지정한 데 이어 내년부터 물회 전문점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물회 계량화 및 브랜드화를 위해 기업이미지(CI)를 제정하는 한편 각종 홍보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특히 민·관으로 물회 전담팀을 구성해 수송과 보관, 도시락 물회 용기 등 전국화를 위해 힘쓰기로 했다. 포항 물회는 동해의 푸른 영일만 앞바다에서 풍어를 이룬 어부들이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을 사이도 없이 바쁠 때, 큰 그릇에 막 잡아 펄떡거리는 생선과 각종 채소를 썰어 넣고 고추장을 듬뿍 푼 후 시원한 물을 부어 한 사발씩 후루룩 마신 데서 유래한다. 지난 8월과 10월 이명박 대통령이 포항과 대구를 방문했을 당시 물회가 메뉴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선비의 고장’ 영주시도 최근 향토 음식 개발·발굴 용역 최종 보고회와 시식회를 가졌다. 시식회에서는 선비정식 3종류(웰빙·약선·선비)와 청국장과 영주 골동반(비빔밥), 태평초, 능이버섯 칼국수, 콩을 이용한 요리 등 80여종을 선 보였다. 시는 이를 계기로 내년부터 향토 음식점을 지정, 육성 발전시키기로 했다. 시는 또 순대 골목 조성과 영주한우 숯불구이 거리를 조성하는 음식클러스터 사업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고구마빵인 ‘미소 머금고’와 ‘정도너츠’ 등 2곳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울진군은 특산 자원인 대게와 붉은 대게(일명 홍게)를 재료로한 식품가공 및 부산물을 이용한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정부의 향토산업육성사업 지원 대상으로 뽑혀 총 3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강호동, ‘1박2일’로 유아독존시대 여나

    강호동, ‘1박2일’로 유아독존시대 여나

    강호동이 ‘2009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2연패’해 연예계 유아독존의 시대를 열어 젖혔다. 2007년 SBS 연예대상을 시작으로 ‘감투’를 쓰기 시작하더니 2008년 KBS·MBC 연예대상 동시 수상, 그리고 올 KBS 연예대상까지 총 4회의 ‘대상’을 받은 셈이다. 현재까지 수상횟수로만 보면 유재석과 타이. 하지만 MBC와 SBS의 연예대상이 남아있다고 해도 경쟁자 유재석에 비해 한 발 앞선 것은 분명하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KBS의 2년 연속 연예대상 수상’ 만 놓고 볼 때 강호동과 ‘1박2일’은 뗄려야 뗄 수 없는 막역한 사이라는 점이다. 2년 간 강호동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 ‘1박2일’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거니와, ‘1박2일’ 프로그램에서는 강호동 없이는 진행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MBC의 ‘무릎팍 도사’와 SBS의 ‘스타킹’ ‘강심장’에 비해 KBS의 ‘1박2일’에서의 강호동은 나머지 멤버들을 이끄는 ‘맏형’ 역할을 하는 것과 동시에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역할을 해내는 등 프로그램 제작진으로서도 ’의지력 100%’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혹한과 혹서의 상황에서 동생들을 다독여 어려움을 같이 극복해낸다든지, 때로는 제작진들과 정면승부를 벌여 제작진을 야외에서 취침하는데 ‘일등공신’이 되는 등 여러 장면에서 그런 모습들은 비춰졌다. 강호동의 역할 덕에 ’1박2일’은 꾸준히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마크하며 여전히 주말예능의 강자로 우뚝 서 있다. 강호동의 대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27일 ‘해피선데이-1박2일’이 전국기준 27.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요일 예능프로 중 1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그렇다. ‘1박2일’이 강호동을 ‘예능 최강자’로 만든 만큼 강호동 역시 ‘1박2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대상을 받은 직후 수상소감에서 “올해는 아이가 태어났는데 촬영하느라 그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며 자식이 탄생한 것보다 ‘1박2일’의 촬영을 더 소중히 여겼다. 강호동과 ‘1박2일’의 인연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내 책을 말한다] 21개 생각조각의 합체가 미래의 트렌드

    이 책의 시작은 엉뚱한 생각이 문자의 옷을 입은 순간이었다. “미학자와 과학자가 만나서 세상 이야기에 대해 수다를 떨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최근 핫 이슈로 떠오른 아이폰의 성공 비밀에 대하여, 버라이어티쇼를 독식하는 강호동, 유재석 두 MC에 대하여, 매일 사마시면서도 항상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생수에 대하여…. 그밖에도 머릿속에서 앤절리나 졸리, 개그콘서트, 구글, 파울 클레 등 여러 단어들이 통통 튀어 올랐다. 진중권 선생과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진중권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미학자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학자가 아닐까 싶다. 다양한 문화 현상에 대해 깊이 있는 미학적 통찰을 지닌 동시에 전방위적 글쓰기가 가능한 분이다. ‘레고’, ‘셀카’(셀프카메라), ‘쌍꺼풀 수술’ 등에 대해 과학자의 입장에서 한참 생각하다가도 문득 과연 진중권 선생은 뭐라고 쓸까하고 기대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두 글을 비교해서 읽어보면 입장은 달라도 미묘하게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통섭’, ‘하이브리드’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사람들은 이 낯선 단어에 호기심을 보였지만 이것이 과연 우리의 생활을 얼마나 바꾸어놓을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상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21세기 10년차. 과학과 예술의 크로스는 닌텐도 위(Wii)라는 게임기를 만들어 우리를 디지털 가상세계로 초대한다. 손에 작은 기계 하나만 든 채 볼링과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미디어 아티스트 제프리 쇼의 작품이 연상된다. 미학과 경제학의 크로스는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스타벅스족을 탄생시켰고, 월급보다 비싼 명품 브랜드 상품을 사게 만든다. 이런 작은 문화 현상이나 상품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거대한 세상의 속성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진중권 선생이 지적했던 바비 인형의 백인 우월주의와 헬로 키티의 무국적성, 또 내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서 그 안에 담긴 예방과 예측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발견하는 일은 재미있으면서 동시에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엿본 듯한 느낌을 준다. “세상을 더욱 작게 쪼개라! 너의 상상력은 무한 확장할 것이니….”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우리가 선정했던 21개 키워드는 일상을 강력하게 조종하는 ‘마이크로 키워드’이자 미래의 트렌드이다. 20세기의 창조성이 ‘휴대전화로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공부도 하고, 메일도 보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네’라는 식의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이라면, 21세기의 창조성은 이를 ‘아이폰’이라는 상품으로 실현시키는 것이다. 세상을 해석하는 우리들의 생각 조각들이 합체되면서 21세기의 ‘통찰하고 실현되는 창조성’으로 진화한다면 저자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의미있고 기쁠 것이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및 뇌공학과 부교수
  • 향일암 해맞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대표적 해맞이 명소로 지난 20일 화재가 일어나 소실된 전남 여수 향일암 대웅전 앞 해맞이 행사가 종전대로 치러질 전망이다. 25일 여수시와 향일암 등에 따르면 대웅전 화재원인 감식과 시료 채취 등 현장조사와 잔해물 처리가 마무리돼 대웅전 앞 해맞이 행사를 그대로 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행사 취소를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어났으나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 등에서 치르자는 의견이 많아 규모를 줄여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연과 오락행사 등은 축소하거나 폐지했고, 기원, 염원 등의 프로그램 중심으로 치르기로 했다. 31일에는 금오산 정상 해넘이 감상과 시루떡 자르기 및 떡 나눔행사, 대형 촛불 조형물 점등행사, 소원시 쓰기 등이 열릴 예정이다. 새해 첫날에는 오전 6시부터 일출 제례와 소망실은 풍선날리기, 2012인분 희망떡국 나누기를 통한 2012여수박람회 성공기원 등 새해 소원과 건강을 기원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여수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씨줄날줄] 원년 풍년/박대출 논설위원

    경인년 (庚寅年) 새해가 꼭 1주일 남았다. 60년 만에 돌아오는 백호랑이 해라고 한다. 동양에서는 백호는 청룡(용), 주작(봉황), 현무(거북이)와 함께 하늘의 4신 중 하나로 꼽힌다. 역술인들에 따르면 백호랑이해는 황금돼지해 못지않은 길년이라고 한다. 남성은 무관 공직, 여성은 의사 약사가 많다는 역술인 백운산의 분석이다. 저출산을 극복하는 한 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늘상 해가 바뀌면 그래왔듯이 국가든, 회사든, 개인이든 원년이란 말로 새로운 다짐을 한다. 백호랑이해를 기다리는 올 세밑은 유난히 원년이 많다. 가히 원년의 홍수다. “내년을 대한민국 고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원년으로 삼자.” 이명박 대통령이 선창(先唱)했다. 정부 부처들도 내년 업무보고에서 원년을 쏟아내고 있다. 교육과학부는 사교육비 절감 원년, 한국형 우주발사체 독자 개발 원년을 선포했다. 외교통상부는 공적개발원조(ODA) 선진화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지식경제부는 원전플랜트 수출 원년을 목표로 세웠다. 노동부는 노사문화 선진화의 원년, 법무부는 선진 노사관계와 시위문화 정착의 원년, 기획재정부는 세계 경제중심 원년이란 포부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다. 기업이나 개인들도 원년의 의지는 다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원년, LG이노텍은 글로벌 기업 도약 원년을 선언했다. 집 없는 이는 새 집을 사고 싶고, 흡연자는 금연을, 애주가는 절주를, 주부는 가계부 쓰기를, 여성은 다이어트를 다짐해 본다. 노총각 가수 신승훈은 연애 원년으로 삼고 꼭 결혼하겠다는 뉴스도 들린다. 모든 게 자신과의 싸움이 아닌가 싶다.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는 의지력이 부족하면 의욕은 과욕이 되고, 일취월장을 꿈꾸는 새해 다짐은 작심삼일로 끝나기 마련이다. 중국 당나라의 선승 임제(臨濟)는 임제록에서 수처작주(隨處作主)라고 했다. 어느 곳에 있든 그 곳에서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이 “욕망을 나눔의 선행으로 바꾸자.”를 신년 법어로 내렸다. 다들 주인되는 마음으로 성공하고, 그 성공을 나누는 한 해를 기원해 본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초등생 방학스트레스 ‘일기’

    초등생 방학스트레스 ‘일기’

    경남 남해 창선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에게 방학 때 가장 하기 싫은 일을 묻자 “일기쓰기요.”라는 대답이 수화기 너머에서 한목소리처럼 울렸다. 기자와 통화한 전혜선·장혜은양은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것이 일기인데 선생님께 검사를 받는 게 싫고, 특별히 쓸 것도 없는데 매일매일 써야하는 게 귀찮아서 싫다.”고 말했다. 초등온라인교육사이트 에듀모아가 전국의 초등학생 8118명을 대상으로 ‘즐거운 겨울방학’이라는 주제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방학숙제 이것만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물음에 3336명(41.1%)이 ‘일기쓰기’를 들었다. 이들은 일기쓰기를 ‘마지 못해 하는 일’로 인식하고 있었다. 자녀에게 일기쓰기를 강조하는 학부모들에게서도 학창시절 일기쓰기를 좋아했다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왜 이렇게 학생들은 한결같이 일기쓰기를 싫어할까. 서울대 교육학과 김동일 교수는 아이들이 일기쓰기를 기피하는 이유로 피드백의 부재와 강제성, 정형화된 형식을 들었다. 김 교수는 “일기쓰기가 아이 혼자에게 덩그렇게 맡겨지는 게 문제”라면서 “학부모나 교사들은 아이에게 일기를 쓰라고만 강요하지 어떤 일기가 잘 쓴 것인지를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일기쓰기를 꺼린다.”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교대 초등교육과 김성식 교수는 “하루를 반성하는 내용을 포함해 무조건 교훈적으로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기의 내용·형식·기간 모두에서 간섭과 제한을 받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일기는 본인 스스로 필요에 의해 작성해야 의미가 있는데 과제로 분류돼 내용까지 검사하니 쓰기 싫어하는 게 당연하다.”며 “부모나 교사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일기가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경인년 해맞이 동네 명산서 하세요”

    경인년을 맞아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관내 명산에서 내년 1월1일 오전 대대적인 해맞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종로구는 1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인왕산 해맞이 주민행사’를 청운공원과 청와대 분수대 옆 대고각에서 진행한다. 인왕산제는 제관의 주관으로 전통제례의식에 따라 시작되고 제를 봉한 후 메인행사인 해맞이가 진행된다. 종로 동부지역은 동망산에서 새해를 맞는다. 동망봉 봉우리 일대에서 진행되는 ‘동망봉 해맞이 행사’는 지역의 유서 깊은 동망봉을 테마로 한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축제로 지난 2008년 처음 시작됐다. 성북구는 개운산 마로니에 마당(헬기장)에서 ‘2010 성북! 새로운 시작을 알리다’라는 슬로건 아래 해맞이 행사를 개최한다. 참여 주민들은 ‘소원풍선’에 매직펜으로 자신의 소망을 쓴 뒤, 카운트다운에 맞춰 일출과 동시에 이를 하늘로 날려 보내게 된다. 풍선과 펜은 현장에 준비된다. 또 개개인의 소원을 담아 행사장에 마련된 ‘희망의 북’을 쳐볼 수도 있다. 도봉구도 도봉산 마당바위에서 ‘2010 도봉산 해맞이’ 행사를 개최한다. 구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구민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도봉산 입구에서 출발하여 도봉서원, 도봉대피소, 천축사에 이어 마당바위까지 1시간20여분 산행을 한 후 오전 7시45분쯤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양천구는 목2동에 위치한 용왕산에서 ‘해맞이 축제’를 펼친다. 일출 전 식전행사로 용왕산 체육공원에서 양천의 발전을 기원하고 가정의 행복을 비는 ‘소망기원문 쓰기’와 희망찬 새해의 문을 여는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대북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성동구 역시 매년 진행해온 응봉산 해맞이 축제를 내년에도 이어간다. 해뜨기 한 시간 전부터 신년축하 메시지, 새해맞이 축시낭송 등 새해를 축하하는 이벤트 이외에도 풍물패, 대북타고공연, 구립여성합창단 축가 등 다양한 해맞이 축하 공연들로 분위기를 달구며 진행될 예정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글 덕에 우리말 의미상실 없이 기록”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와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 간 문화예술교류와 협력에 관한 의향서 체결식” 인도네시아의 한글섬 ‘바우바우’의 찌아찌아족 학생 삐드리아나(16)양이 또박또박 행사장 뒤편에 걸린 현수막을 읽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22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서울시와 찌아찌아족 방한단의 협약체결식은 ‘한글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한글 교육받은 사람 75% 유창하게 사용 주미아니 바우바우시 카르야바루 초등학교 교장은 “삐드리아나양은 고작 하루 2시간씩 8번 한글을 배웠을 뿐인데 이미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면서 “지난 8월 공식교육이 시작된 지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교육 받은 사람 중 75%가 한글을 유창하게 읽고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아미룰 타밈 바우바우 시장은 “아랍어나 라틴계열 문자로 우리말을 기록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말하는 대로 그대로 표현할 수 없어 의미가 잘못 전달되는 일이 많았다.”면서 “한글을 사용하면서 의미 상실 없이 기록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 동석한 찌아찌아족 학생 삼시르(16)군은 한글을 배우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받침을 밑에 써야 하는지 뒤에 써야 하는지 구별하기 힘들다는 점이 가장 어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타밈 바우바우 시장이 ‘문화예술 교류와 협력에 관한 의향서(LOI)’에 사인한 후 오 시장과 찌아찌아족 학생들의 한글쓰기, 선물교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남녀 학생이 각각 ‘찌아찌아족’ ‘삼시르’라고 쓴 종이는 동판으로 제작돼 광화문 세종대왕 기념관 내에 신설되는 ‘찌아찌아족 한글이야기’ 코너에 전시된다. 서울시는 이들을 하이서울 페스티벌 문화공연단으로 초청하고 시 주관의 해외 공무원 연수 프로그램 등에 동참하도록 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같은 문자를 공유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인연”이라며 “문자 공유가 문화공유로, 이어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우바우시에 서울문화센터 건립 특히 서울시와 바우바우시는 바우바우시 중심가에 서울문화센터를 만드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타밈 시장은 “부지 선정이 완료됐고 빠른 시일 내에 완공해 양국 문화교류의 상징으로 삼을 것”이라며 “찌아찌아족 학생들이 한국의 놀라운 발전상과 애국심, 조상들의 헌신 등에 대해 한글을 배우면서 깨우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강원도 ‘겨울을 팝니다’

    강원도 ‘겨울을 팝니다’

    “강원도 겨울을 팝니다.” 강원도 지자체마다 겨울축제 준비와 홍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해마다 100만명 이상 찾는 화천 산천어축제는 지난 5일부터 화천읍 중앙로에 선등(仙燈) 거리를 조성, 1만 7000개의 산천어등(燈)을 밝혔다. 조명을 보며 소원을 비는 이벤트 점등식에만 6000여명의 관광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21개의 얼음조각과 형형색색의 등을 조화시킨 빙등광장도 함께 문을 열었다. 화천군은 지난달 24일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서 산천어 맨손잡기, 산천어 시식회 등 축제 홍보행사를 가졌다. 새해 1월9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축제 동안 얼음낚시와 아이스·눈썰매 열차를 비롯해 다양한 눈·얼음 관련 이벤트를 마련한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예년보다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한 겨울 축제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며 “새해에는 동남아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22일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변에서는 송어축제 막이 올랐다. 새해 1월 말까지 평창지역 특산물인 송어를 주제로 다양한 요리와 놀이행사가 펼쳐진다. 대관령 일대에서는 새해 1월16일부터 눈꽃축제가 열린다. 눈·얼음 레포츠뿐만 아니라 팽이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진행된다. 인제군에서는 새해 1월28일부터 소양호 상류 부평리 선착장 일대에서 빙어축제를 연다. 팔딱팔딱 뛰는 빙어를 잡아 고추장에 찍어 먹고, 얼음축구를 펼치는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이어진다. 내설악의 추위 속에서 익어 가는 황태를 주제로 인제군 용대리 황태마을에서는 황태축제가 열린다. 바다와 인접한 고성군 거진항 일대에서는 명태와 겨울바다축제가, 태백산 일대에는 눈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동해안 일대에서는 해맞이행사가 펼쳐진다. 강원 동해안 일대에서만 새해 첫날 100만명 이상이 찾아 해맞이를 즐긴다. 강릉시는 이날 해맞이 명소인 정동진을 비롯한 경포·주문진 등 7곳에서 불꽃놀이와 떡국나누기 행사를 연다. 동해 망상해수욕장, 속초해수욕장, 낙산해수욕장, 고성 통일전망대 등에서는 새해 첫날 희망 연 날리기와 소원지 쓰기, 통일염원 소망풍선 날리기 등 행사를 갖는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새해 해맞이 행사는 지역마다 개성 있는 이벤트로 관광객을 맞겠다.”고 말했다. 화천·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서대문구 비만아동 줄었다

    서대문구 비만아동 줄었다

    서울 서대문구 북성초등학교 5학년 김지한군은 요즘 학교생활이 즐겁다. 구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Hi-건짱’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후 ‘뚱보’라고 놀리던 친구들 시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군은 “남들 시선은 물론 내 스스로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흐뭇해했다. 서대문구의 Hi-건짱 프로그램은 구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어린이 비만을 관리하기 위해 야심차게 도입한 정책이다. Hi-건짱은 크게 운동 수업과 영양 교육으로 나눠 진행된다. 운동 수업은 구보건소에서 파견하는 운동 지도자가 야구, 축구, 배드민턴, 다이어트 댄스 등 매회 다른 종목으로 아이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 올바른 식사관리를 위해서는 식사 일기 쓰기와 영양 교육이 진행된다. 특히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운동량 늘리기, 조리법, 올바른 간식에 대해 교육하고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2007년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는 3년 동안 12개 초등학교의 496명이 참여했다. 참여 학생들의 체지방률은 평균 0.8% 감소한 반면 근육량은 1.2㎏이 증가했으며 비만율은 8%나 감소했다. 무엇보다 참여학생들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 참여한 어린이 중 86.5%가 프로그램 종료 3개월 후에도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연선 구 보건지도과장은 “내년에도 초등학교 3개교를 대상으로 학생들의 참여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며 “참여를 원하는 학교는 내년 2월 학교장이 보건소에 신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엄마랑 공부하니 재미 쑥쑥

    엄마랑 공부하니 재미 쑥쑥

    서울 방화동의 주부 최모(34·여)씨는 요즘 영어공부가 한창이다. 자기계발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6살 난 아들 때문이기도 하다. 최씨는 “초보 영어를 배우는 데 굳이 사교육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인터넷에 관련 정보도 많고, 무엇보다 아이와의 교감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가르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녀 교육에 직접 참여하는 부모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는 ‘헬리콥터 맘’과 달리 이들 부모는 자녀와 함께 수업을 듣기도 하고, 직접 자녀를 가르치기도 한다.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자녀교육에 동참하는 이른바 ‘메이트 맘(Mate Mom)’ 현상이다. 연세대 평생교육원은 내년 1월4일부터 28일까지 ‘부모님과 함께하는 미술영재교실’과 ‘어린이 역사교실’을 운영한다. 올해 처음 신설돼 현재 접수 중인 과목으로 기존 강의가 성인만을 대상으로 한 것과는 달리 이들 강의는 부모와 함께 초등학생 자녀에 초점을 맞췄다. 부모가 방학을 맞은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강의라는 것이 교육원 측의 설명이다. 김숙진 연대 평생교육원 연구원은 “이들 강의 외에도 각종 글쓰기 수업, 논술교육지도자 과정, 영어교육전문가 과정 등에서 상당수 부모가 자녀 교육을 위해 직접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녀를 직접 가르치는 ‘홈스쿨링’ 사이트도 인기다. 자녀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부모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동영상 학습 사이트 H사가 그 대표적인 예다. H사 관계자는 “지난 5월 시작해 현재 회원 수가 1800명을 넘었다.”면서 “사교육에 맡기기보다는 자녀가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부모들이 능동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이트 맘’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자녀에 지나친 관심을 갖거나 무조건 사교육에 맡기는 기존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이 역시 우리 사회 교육열을 보여주는 예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희진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부모가 교사의 역할까지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자식을 가르치다 보면 욕심이 생기고 이 욕심이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승이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원 등의 표준화된 강의는 학습자 중심 교육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면서 “메이트 맘은 교육이 학습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용어 클릭] ●메이트 맘 친구처럼 자녀와 함께 교육에 참여하는 엄마. ●헬리콥터 맘 자녀의 주위를 맴돌며 모든 것을 챙겨주는 엄마.
  • [씨줄날줄] 공유지의 비극/진경호 논설위원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성과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게임이론의 경연장이었다. 유명한 ‘공유지의 비극’을 비롯해 ‘공익게임’과 ‘죄수의 딜레마’, ‘방관자 효과’ 같은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온갖 사회학적 기제들이 코펜하겐 총회에 총출동했다. 1968년 미국의 생물학자 개럿 하딘이 설파한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은 환경위기에 대한 지구촌의 딜레마를 한눈에 보여준다. ‘어느 한 마을에 주민들이 공동 소유한 목초지가 있다. 주민들은 이곳에 양들을 풀어 길렀고, 이를 통해 적당히 먹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날 한 청년이 양들을 더 들여와 목초지에 풀어놓았다. 양떼가 늘면서 당연히 그의 수입도 늘었다. 이를 본 다른 주민들도 앞다퉈 양들을 더 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양떼들로 뒤덮인 목초지는 결국 황폐해져 버렸고, 풀도 양도 모두 사라졌다.’ 양떼를 먼저 풀기 시작한 선진국과, 이를 좇아 더 많은 양들을 풀고 있는 개도국간 싸움과, 이로 인한 지구촌의 비극을 말해준다. 제한이 필요하고, 누군가 나서야 하지만 여기엔 결정적 장애물이 놓여 있다. 이른바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다. 목격자가 많을수록 범행을 신고할 확률은 떨어지고,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많을수록 아무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다느냐의 딜레마이자, 무임승차 욕구의 발현이다. 협동의 필요성엔 모두가 공감하지만, 누구나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결실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동등한 협동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만약 축의금을 모두가 익명으로 낸다면, 시간이 갈수록 축의금은 늘어날까, 줄어들까. 공익게임의 딜레마다. 이런 게임이론의 딜레마에 맞서 상호 공존의 확률을 높일 전략모델들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 숱하게 등장했다. 상대의 호의에는 호의로, 배신엔 배신으로 대응하는 것이 제한적이나마 생존확률을 높인다는 ‘호혜적 이타주의’ 등 인류의 사회학적 진화를 설명하는 모델들도 수두룩하다. 신이 냈을지언정 인류가 제 운명을 걸고 풀어야 할 난제가 기후위기다. 답안 작성을 1년 미뤘지만, 공동의 답안지를 쓰기엔 60억 인구가 너무 많아 보인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카뮈 전집, 23년만에 완역

    1987년 산문집 ‘결혼·여름’이 나올 때만 해도 그저 프랑스의 앙가주망 지식인의 한 사람인 알베르 카뮈(1913~1960)에 대한 평범한 번역서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소설 ‘이방인’이 나오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무려 23권에 이르는 카뮈의 모든 저작 리스트가 책에 ‘출간 예정’으로 소개됐다. 그리고 꼬박 23년의 세월이 흘렀다.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가 최근 ‘시사평론’(카뮈 지음, 책세상 펴냄) 번역을 마치면서 이 지난하고 방대한 노작(作)에 마침표를 찍었다. 카뮈와 관련된 모든 책은 책세상과 독점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카뮈 전집의 상당수는 국내 초역이고, 완역이다. 카뮈 타계 50주년이 되는 2010년 1월4일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이뤄낸 성과다. 그동안의 고단함은 고스란히 김 명예교수의 몫이다. 그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카뮈 연구자로 꼽힌다. 1974년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에서 카뮈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원전에 충실한 번역과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해설 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유려한 글쓰기가 그의 강점이다. 40대 중반의 피끓는 젊은 문학평론가였던 그는 카뮈와 함께하며 어느덧 일흔을 앞둔 노() 학자가 됐다. 그는 서문을 통해 “카뮈의 책 가운데서도 내가 유난히 좋아했던 산문,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온전한 번역이 나와 있지 않은 책을 번역한다는 즐거움에서 시작한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는 20세기의 대표적 지성으로 평가받는다.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고 있었던 1942년 소설 ‘이방인’을 발표, 프랑스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다. 신문기자이자 레지스탕스 활동에도 적극 가담하며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이 됐다. 195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카뮈는 1960년 1월4일 교통사고로 숨졌다. 카뮈 20권 전집에서 빠진 마지막 3권은 ‘시사평론’ 2·3, ‘알베르 카뮈·장 그르니에 서한집’이다. 책세상 측은 “이 책들에 대한 한국 독자의 관심이 너무 떨어져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언어와 삶 사이… 그 시차를 노래하다

    근래 가장 눈여겨볼 젊은 시인 하면 문인들은 주저없이 김경주를 뽑는다. 2003년 서울신문(당시 대한매일)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시·희곡·음악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그는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기담’ 등 출간 시집마다 화제를 몰고 왔다. 각종 상을 휩쓸었음은 물론이다. 최근 낸 신작 시집 ‘시차의 눈을 달랜다’(민음사 펴냄)는 이러한 전작들의 명성에 뒤지지 않는 작품집이다. 제28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집이기도 하다. 수록된 61편의 시들은 미래파의 대표 시인으로서 그가 기존 작업에서 보여주었던 낯설지만 독특한, 그러면서 독자에게 무한한 영감을 제공하는 실험들을 이어가고 있다. ‘시차의’는 여행 후에 남는 여독을 주로 노래했다. 실제로 일년에 두세 달은 여행을 하면서 보낸다는 김경주는 자신이 여러 차례 겪었던 ‘시차’로 대변되는 여독을 통해 ‘사이’에 대한 사유들을 풀어놓는다. 여행지와 일상 사이에 생기는 ‘틈’인 시차는 그의 시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 사이에, 주체와 대상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처럼 존재하고 있다. ‘아무도 모르는 // 사이 // 조금씩 바닥에 가루로 흘러내린 / 그 시차의 이름을 / 이제 나는 쓸 것이다’(‘개명’)라는 다짐에 가까운 시구처럼 시집 속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그 속으로 파고든 시차들이 있다.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지난 시간을 추억하고, 다가올 날을 꿈꾸지만 시인은 이 역시도 일종의 의식의 시차로 본다. ‘사이’에 대한 사유는 존재 자체가 무상(無常)하다는 의미로도 이해된다. 오전에 불을 끄러 가던 소방관은 오후에 불 속에서 녹아내리고(‘시차의 건축’), 향기롭던 나비는 곧 폐로 들어간 연기(‘나쁜 피’)로 변하는 등 존재는 시간 사이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하지만 시인은 그래서 존재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보다는 ‘바람이 되어 돌아다니다가 // 이제 눈을 뜨면 // 누구나 자신이 아직 돌아오지 못한 바람의 시차라고 생각해보아야 한다’(‘…어떤 무렵’)처럼 그러한 시차가 현재를 만든다는 삶의 비의를 전한다. 그는 시의 수단인 언어나 시쓰기 행위도 ‘사이’로 이해한다. “언어와 삶 사이에는 간극, 시차가 존재한다. 그런 시차, 시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는 그는 결국은 시가 시와 인생 사이에 놓인 강을 건널 수 없지만, 그 사이에서 또 다른 삶의 진실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중립과 정파 사이… 野소속 상임위원장의 고민

    국회 상임위원장은 고독하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이나 예산안을 맨 먼저 ‘집도’하는 위치여서 절대 중립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소속 정당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힘들다. 소수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다면 고민은 두 배가 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상임위를 이끌고 있는 이낙연(왼쪽) 농림수산식품위원장과 추미애(오른쪽) 환경노동위원장이 요즘 그런 처지다. 18일 만난 이 위원장은 “외롭고, 괴롭다.”고 했고, 추 위원장은 “진심을 진심으로 듣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위원장이 요즘 여당에 칭찬을 받는 반면, 추 위원장은 야당과 노동단체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이다. 이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조정론자이고, 추 위원장은 원칙을 강조하는 소신파다. 조정과 소신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소관 4대강 예산 4066억원에 대해 여야 합의를 이끌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겼다. 합의의 핵심은 700억원을 떼어 4대강 이외의 사업에 쓰기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합의 처리의 정수를 보여줬다.”면서 “내년 전체 예산안도 농식품위 합의를 참고하면 못할 게 없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면서 “예결특위에서 반드시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농림부 장관을 따로 여러 차례 만나 설득했고, 여야 의원들에게도 최우수 상임위의 면모를 보여주자고 애원해, 미흡하지만 조정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이 이끄는 환노위는 법안 처리가 미흡해 ‘불량 상임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환노위에도 4대강 관련 예산 3000억원이 숨어 있고, 뜨거운 쟁점인 복수노조 허용,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노동 관계법 개정 문제가 있어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한나라당은 “위원장의 독선 때문에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해야 할 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고 압박한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사용자 단체나 노동자 단체를 계속 만났고, 지난 17일 정부, 여야, 경영계, 노동계가 모두 참여하는 다자협의체 구성을 이끌어 냈다. 추 위원장은 “노동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 성격상 의회 합의보다 사회적 합의가 더 중요하다.”면서 “다른 이상을 지닌 세력의 요구를 법이라는 현실에 접목하려면 늦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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