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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韓스텔스기vs日스텔스기, 결과는? ‘한국 참패’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韓스텔스기vs日스텔스기, 결과는? ‘한국 참패’

    흔히 우리나라를 ‘일본을 우습게 보는 세계에서 유일한 민족’이라고들 한다. 일본은 GDP 순위 세계 3위로 세계 경제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일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국력이 우리나라를 크게 앞서는 나라지만, 이러한 객관적인 지표의 열세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들은 일본을 ‘무시’, ‘괄시’, ‘멸시’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은 평상시에 제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거두더라도 한일전에서 패하면 사퇴를 각오해야 하고, 각종 지표나 통계에서 일본에 뒤처지는 결과가 나왔다는 뉴스가 보도되면 분통을 터트리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우리나라가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 ‘단군 이래 최대의 국방 사업’이라고 불리는 한국형 전투기(KFX) 체계 개발에 들어가자 일본은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기술실증기의 시험 비행을 실시하고, 최근 차세대 전투기 개발 본격화를 위한 기술공개 접수를 마감하면서 본격적인 전투기 개발에 들어갔다. 韓 KFX vs 日 F-3 우리나라의 KFX와 일본의 F-3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할 전투기지만, 그 성능 면에서는 ‘하늘과 땅’에 가까울 만큼의 차이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사시 독도 상공에서 KFX로 F-3에 덤비는 것은 무모한 자살행위에 가깝다. 2026년부터 실전 배치되는 KFX는 4.5세대 전투기를 표방하고 있다. 라팔이나 유로파이터와 같은 4.5세대 전투기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등장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등장 자체가 경쟁 기종들보다 20년 이상 늦었다는 이야기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들은 이미 5세대 전투기를 실전에 배치하고 있고, KFX가 한창 양산될 2030년대 출시를 목표로 6세대 전투기에 대한 개념 연구 단계에 들어가 있다. F-16보다 조금 더 큰 24.5톤의 최대 이륙중량에 쌍발엔진, 마하 1.8 수준의 최대속도를 갖춘 KFX는 현재 기준에서는 상당히 우수한 전투기지만, 5세대 전투기 보급이 일반화되는 202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성능 면에서 주변국 주력 전투기보다 상당한 열세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KFX는 블록(Block) 개념을 도입해 단계적으로 성능을 향상시킬 계획이지만, 기체 크기의 한계 때문에 개량형인 블록 II나 블록 III에서도 충분한 용적의 내부 무장창이나 항공전자장비를 갖추기 어려워 주변국 대비 성능 열세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이 준비하고 있는 F-3는 목표 성능치가 KFX와는 ‘클래스’가 다르다. 일본은 F-3의 목표 성능을 현존 최강의 전투기라는 미국의 F-22A 랩터(Raptor)와 동등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F-3에는 스텔스기를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고성능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와 전자전 장비,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등을 통합한 선진통합센서는 물론, 기체 표면에 붙여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레이더인 스마트 스킨(Smart skin),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6발 이상을 수납할 수 있는 넓은 내부 무장창과 30톤급 이상의 대형 전투기를 마하 1.5 이상으로 초음속 순항시킬 수 있는 고성능 엔진, 그리고 고기동을 위한 비행제어시스템이 구현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4월과 5월에 시험 비행을 실시한 기술실증기 X-2에서 F-3에 탑재될 통합센서와 엔진의 선행 개발 제품들의 기술 테스트를 실시했을 정도로 관련 연구를 상당 수준 진척시켰다. 이 때문에 오는 2028년까지 F-22A와 동등 이상의 성능을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전투기를 개발한다는 일본의 목표는 어렵지 않게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위성은 F-3 전투기를 F-2 지원 전투기의 후계로 100여 대 이상 전력화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방위장비청 기술 심포지엄에서 공개된 F-3의 요구 성능 중 공중전 능력과 장거리 작전 능력, 내부 무장 능력 등이 대단히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전투기는 F-2보다는 F-15의 후계에 가깝다. 즉 장거리 항속 능력과 우수한 공중전 성능을 바탕으로 주변국에 대한 공세적 항공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며, 이는 유사시 독도 상공에서 우리 KFX가 이 전투기를 상대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공개된 제원을 비교하면 KFX는 레이더와 항공전자장비 성능, 무장 능력과 공중 기동 능력 등 모든 능력에서 F-3에 열세다. 여기에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이지스함 등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자위대의 네트워크 교전 능력까지 감안한다면 KFX로 F-3에 대적하는 것은 자살 행위가 될 우려도 있다. 분통이 터질 일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양국의 전투기들이 이렇게까지 심각한 성능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지난 수십여 년 간 항공산업을 바라보는 양국 정부의 시각차 때문이었다. 파격 투자 일본과 최저가 한국 장중하고 맑은 종소리로 유명한 국보 제29호 선덕대왕 신종은 본명보다 ‘에밀레종’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종을 완성시키기 위해 쇳물에 어린 아이를 던져 넣었는데 이 때문에 종소리에서 ‘에밀레(어미 때문에)’라는 소리가 들린다는 전설 때문이다. 이 종이 완성된 것은 통일신라 선덕왕 재위 기간 중이었는데 무엇인가를 만들 때 사람을 희생시켜 물건을 완성시키는 전통(?)은 에밀레종 이후 1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계에는 ‘공밀레’라는 말이 있다. 과학자나 기술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인 ‘공돌이’라는 단어에 에밀레종의 ‘밀레’를 합성해 탄생한 단어로 어떤 제품이나 물건을 개발하거나 만들 때 인력을 혹사시키는 연구개발 풍토를 비꼬는 말이다. 이러한 풍토는 산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지만 무기 개발 분야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국형 명품 무기’는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결정된 부족한 연구개발비를 가지고 지정된 기간 내에 개발을 완료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탄생한다. 정해진 기간 내에 납품하지 못하면 하루하루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지체보상금을 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연구원들의 피와 땀, 경우에 따라서는 목숨이 한국형 명품무기 탄생의 댓가로 지불되고 있다. 실제로 T-50 고등훈련기 개발 과정에서 2명, K-9 자주포 개발 과정에서 1명의 연구원이 과로로 순직했다. 문제는 연구개발 기간 중 과로에 시달리던 연구원들도 막상 무기체계의 개발 프로젝트가 끝나면 갈 곳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같이 국가에서 운영하는 연구소는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지만, 민간업체들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끝나면 당장 다음 달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뛰어난 능력과 잠재력을 가진 전문 인력들은 생계를 위해 타 업종으로 전환하거나 해외 업체의 러브콜을 받아 우리나라를 떠나기 일쑤다. 이러한 문제는 연구개발 인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민간업체들은 항공기나 장갑차 등 군에서 주문한 물량에 대한 납품이 끝나면 후속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설치한 생산라인을 뜯어내고 이 생산라인에서 근무했던 근로자들을 정리 해고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가령 항공기 생산 업체의 사례를 들어보자. 국산 고등훈련기와 전투기를 생산하는 K업체는 현재 우리 공군과 필리핀, 이라크 등에 인도될 항공기들을 생산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수주 물량은 내년 연말까지 모두 인도되기 때문에 추가 수출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KFX 양산 개시 시점인 2026년까지 약 9년간 이 업체는 고정익 항공기 생산라인 유지가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항공기 생산은 일반적인 자동차 생산과 다르기 때문에 현장의 말단 인력도 수개월 이상의 전문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현장 관리자들은 이름만 생산직일 뿐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고급인력들이 필요하다. 생산 물량이 없어 항공기 생산라인을 접는다면 항공기의 개발과 관리, 생산 업무에 종사했던 수백여 명 이상이 국내 타 업종 또는 해외 동일 업체로 이직해야만 한다. 항공산업의 맥이 끊어진다는 이야기다. 흔히들 항공산업을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으로 언급한다. 대당 수백억 원을 훌쩍 넘는 항공기 1대를 수출하면 중형차 수천 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항공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또 항공산업을 육성해 제반 기술 기반을 닦아 놓으면, 해외에서 항공기를 구매할 때 바가지 쓸 일도 없다.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살 때 사고자 하는 물건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소위 말하는 ‘호갱님’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때문에 항공산업 육성은 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해야하는 과제이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항공산업은 그 맥이 끊길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13년 전에도 있었다. 2002년 KF-16 120대 면허생산이 종료되면서 2005년 T-50 양산 개시 이전까지 2년간 생산라인 가동 중단 위기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 참여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군 전력증강 계획에 없었던 KF-16 20대 추가생산 카드를 꺼내들었고, 공군은 FX 사업 예산이 전용될 우려가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가 1조 2천억 원에 달하는 KF-16 추가 생산 비용을 공군 예산이 아닌 산업자원부 예산을 쓰기로 결정하면서 공군 전력공백 방지와 항공기 생산라인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향후 9년간의 항공기 생산라인 가동 중단 위기를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대비책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멀쩡한 이 생산라인이 개점휴업하고 있을 9년의 기간 중 우리 공군의 전투기 전력공백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점이다. 공군은 노후 정도가 극심해 비행이 위험한 수준까지 와 있는 F-4E 40대와 F-5E/F 120대 등 160여 대의 전투기를 2019년까지 퇴역시킬 예정이지만, 이 시기에 도입되는 전투기는 F-35A 40대가 전부로 2019년부터 2030년까지 약 10여 년간 우리 공군은 100~120대의 전투기가 부족한 사상 최악의 전력 공백 사태를 겪게 된다. 항공산업 위기와 전력공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국내에 있는 생산라인을 이용해 전투기를 추가 생산하는 것이 그것이다. FA-50이 전투기 전력을 대체하기 위한 기체로 부족하다면 KF-16의 성능 개량형을 추가 생산하는 방법도 있고, 일본처럼 F-35를 면허생산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방안에 대해 정부와 군에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정부 입장에서는 수 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F-16 전투기 면허생산 비용은 대당 600~800억 원 선이고, 옵션에 따라 차이가 큰 편이지만 일본의 사례를 보자면 F-35 면허생산 비용은 1700~2000억 원을 넘어간다. 이러한 전투기들을 매년 10대 안팎씩 9년간 생산한다면 적게는 5.4조에서 많게는 18조원의 돈이 들어간다. 부정적인 것은 군도 마찬가지다. 계획에 없던 전투기 추가 양산이 결정되면 다른 전력증강사업 예산이 타격을 입게 된다. 가뜩이나 복지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선거 때 표로 연결되지 않는 국방예산은 지출을 꺼리는 것이 예산당국의 일관된 입장이기 때문에 전투기 추가 양산을 한다는 결정이 내려지면 기존의 국방예산을 전용하라는 압박이 강할 것이라는 것이 군의 걱정이다. 또한 공군의 전투기 보유 정수는 430대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중기계획에 없는 F-16이나 F-35 면허생산 카드를 꺼내게 되면 다른 전투기 도입 수량, 즉 KFX 도입 수량이 줄어들어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군의 이러한 경직된 사고는 일본의 사례와 너무도 대조적이다. 일본의 항공산업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군용기 생산을 계기로 시작되었지만, 그 전개 과정은 우리나라와 너무도 상이했다. 요컨대 일본의 전투기 생산라인은 지난 반세기 동안 멈춘 적이 거의 없었다. 일본정부는 1955년부터 1960년까지 300대의 F-86 전투기를 면허생산하고, 이 사업이 끝나기도 전에 F-104 전투기 면허생산 계약을 체결, 1967년까지 230대의 F-104를 생산해 생산라인을 유지시켰다. 잠시 숨을 고른 뒤 1969년에는 F-4D/E 전투기 140대 면허생산 계약을 체결해 1981년까지 생산했고, 그 직후 F-15CJ/DJ 전투기 100대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F-15 전투기가 생산되던 당시 항공자위대는 F-104와 F-4 등의 전투기를 300대 넘게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F-15 전투기는 당초 항공자위대가 요구한 100대면 충분했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F-15 전투기 100대의 생산이 종료되면 차세대 독자개발 전투기인 F-2의 생산이 시작되기 전까지 10년 가까이 항공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 것을 우려해 3차례에 걸쳐 각각 55대, 32대, 36대 추가 생산을 결정했다. 당초 군이 요구한 100대에 무려 123대를 더 얹어준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21세기에 들어와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본은 F-3 양산이 시작되는 2028년 이후까지 자국의 전투기 생산라인 유지를 위해 F-35 면허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계약된 것은 42대지만, 지속적인 생산라인 유지를 위해 F-35 도입 대수를 100대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F-35는 일본 자국기업이 생산한 부품 비중이 40%에 육박하는데, 이 때문에 도입 가격이 타국의 F-35보다 50% 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가 기존 소요 대비 2배 이상 추가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단순한 군비증강이 아닌 항공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이러한 투자 덕분에 일본은 완성기 생산뿐만 아니라 항공전자, 항공엔진, 소재 기술 등 항공과학기술 전반에 걸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F-2 전투기 개발 이후 세계 각국으로부터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는 이러한 기술력 기반 위에 4500억 원에 달하는 R&D 예산을 투자, X-2라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기술실증기를 완성하기도 했다. 요컨대 한국은 전투기 생산을 단순히 소모성 국방사업이라고 생각해 정부 차원의 투자를 꺼렸고, 일본은 전투기 생산을 항공산업 명맥 유지와 발전을 위한 투자라고 인식했다. 수십 년간 지속된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한일 양국 간 항공산업 수준의 격차를 천지차이로 벌려 놓았다. 이제 15년 후면 우리나라는 북한을 제외하면 동북아에서 질적·양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공군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고, 일본은 질적으로 미 공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정상급 공군력을 가지고 동북아시아 하늘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물론 아직 시간은 있다. 정부가 미래 대한민국 안보를 걱정한다면, 또 항공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범정부차원의 공세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공돌이’를 쥐어짜면 “안되면 되게하라”가 가능했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산업을 육성하자는데 1000년전 에밀레종 만드는 스타일로 덤벼들 수는 없지 않은가?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친환경 농산물 해외·외식 시장 개척”

    “친환경 농산물 해외·외식 시장 개척”

    “국내 친환경 농산물 시장은 매우 좁습니다. 이곳저곳에 판매를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한 소득을 올리려면 어렵더라도 해외 수출시장과 국내 외식시장을 개척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강용(49) 친환경 농산물 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은 5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친환경 급식시장이 커지면서 다소나마 숨통이 트였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며 이렇게 말했다. 친환경 농산물 의무자조금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출범식을 갖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자조금은 40억~50억원 규모로 운영된다. 5만 3000여곳의 친환경 생산 농가와 정부가 돈을 절반씩 대는 방식이다. 친환경 농산물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생산한 모든 농산물을 뜻한다. 2001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최근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미국,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 동등성 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수출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우리가 미국에 친환경 농산물을 수출하려고 하면 현지 인증기관으로부터 친환경 관련 검사와 인증 마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비용이 만만찮다. 동등성 협약은 각국의 친환경 인증을 서로 인정함으로써 이런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는 것을 말한다. 강 위원장은 “한류 바람을 이용해 아시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향후 중요한 계획”이라면서 “국내 유기농가 최초로 싱가포르에서 한국 유기농 기획 판매전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경험으로 볼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외식시장 공략 계획도 빼놓지 않았다. “친환경 농산물은 외국산이나 일반 농산물에 비해 값이 비싸 외식 식재료로 쓰기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죠. 하지만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고 벌레가 먹거나 상처가 난 ‘못난이’ 친환경 농산물을 적절히 이용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잘하면 꽤 괜찮은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제종길 안산시장, 2030년까지 숲의 도시 청사진 제시

    제종길 안산시장, 2030년까지 숲의 도시 청사진 제시

    경기 안산시가 “2030년까지 숲의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4일 민선 6기 시장 취임 3년차를 맞아 기자회견을 갖고 “남은 민선 6기 2년은 2030년을 내다보는 ‘희망의 안산’을 만드는 시간으로 삼겠다”며 지속 가능한 발전 도시 조성, 시민 삶의 질 향상, 신산업 투자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우선 지속 가능한 발전도시 조성을 위해 시민, 비정부기구(NGO) 등과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 산업 다양화와 시민 참여 등을 꾀하고 화랑역세권 개발, 안산 사이언스 밸리 사업 등 대형 개발사업을 시 주도로 추진해 재정 확충에 힘쓰기로 했다. 시는 또 지역 고유의 문화와 역사, 사회·환경 자산의 가치를 발굴 보존하면서 숲의 도시를 지향하는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시민 삶의 질을 향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산시가 추진하는 숲의 도시란 단순히 공원과 나무가 많은 도시가 아닌 사람과 자연을 포함한 도시의 다양한 구성요소 간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시는 신산업 투자와 연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안산산업경제혁신센터는 에너지, 전기자동차, 드론 등 신산업 분야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제 시장은 “우리에게는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피해가족들이 있는데 피해자 수습과 치유 과정에서 시가 함께 하고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시민들도 인내하고 배려하며 따뜻한 공동체, 2030 숲의 도시를 만드는 일에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모델 박둘선의 영화 음식 이야기] 프라이드치킨보다 삼계탕

    [모델 박둘선의 영화 음식 이야기] 프라이드치킨보다 삼계탕

    2002년 개봉한 영화 ‘집으로’에서 유명한 대사 중 하나는 “누가 물에 빠트리래!”다. 듣기는 하나 말을 하지 못하는 외할머니의 먹고 싶은 거 없느냐는 질문에 패스트푸드의 광고전단지를 보여주며 프라이드치킨을 말했지만 식탁 위에 올라온 음식은 삼계탕이었기 때문이다. 삼계탕을 거부하던 주인공 상호(유승호 분)가 한밤중에 허기를 이기지 못하고 일어나 닭다리를 뜯어 먹는 실루엣은 얇은 미소를 배어나오게 한다. 삼계탕은 외할머니와 상호가 가족으로서 마음을 트는 수단이기도 하다. 비를 맞고 살아 있는 닭을 사와 요리까지 하느라 무리를 해서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외할머니를 위해 상호는 자신의 이불을 덮어주고 물수건을 해준다. 이어 부엌에서 좌충우돌 부딪치면서 어쭙잖은 솜씨지만 밥상을 챙겨온다. “아침, 아니 점심 먹어”라는 상호의 말은 외할머니에게 고맙다는 말 그 이상을 의미한다. 외할머니와 상호의 애틋한 가족애가 영화 후반부를 따뜻하게 적신다. 프라이드치킨보다는 삼계탕이 건강에는 훨씬 좋다. 튀기는 것보다 열량이 적고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한약재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보양식이 더욱 필요한 가족을 위해 모델 박둘선씨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요리학원에서 요리할 음식으로 삼계탕을 골랐다. 우선 육수를 끓였다. 육수는 닭뼈나 닭발을 우려서 만든다. 닭뼈는 대형마트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정육점에서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닭뼈가 용이하다. 닭뼈 육수는 닭발 육수보다 진하다. 반면 닭발 육수는 더 뽀얗다. 육수를 끓일 때 애벌끓이기를 해야 국물이 깨끗하다. 끓는 물에 한번 넣어서 불순물이 어느 정도 나온 뒤 건져내면 된다. 애벌끓이기를 찬물부터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끓는 물에 넣으면 단백질의 표면이 먼저 익어 속에 있는 육즙을 잡아준다. 그런데 이걸 찬물에 넣어서 끓이기 시작하면 육즙이 다 빠져 나온다. 애벌끓이기를 하고 진짜 육수를 만들 때는 찬물에 처음부터 넣어서 끓이면 된다. 고기의 누린내를 잡아주기 위해 양파, 월계수잎, 통후추 등을 썼다. 월계수잎과 통후추를 쓸 때마다 얼마 정도 넣어야 하는지가 늘 애매하다. 서울요리학원의 김용무 강사는 물 1ℓ당 월계수잎은 3장 정도, 통후추는 8~10알 정도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이제 닭 손질이다. 닭은 미리 우유에 30분 정도 담가서 냄새를 잡아줬다. 박씨는 냄새를 잡기 위해 강황가루를 종종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닭 껍질을 부분적으로 뒤집으면서 기름기를 제거한다. 시중에서 파는 닭은 대부분 닭장에서 키우는 닭인지라 기름기가 있다. 풀어놓고 키우는 토종닭은 기름기가 적고 근육질은 많지만 부드러운 맛은 덜한 편이다. 박씨는 아예 껍질을 모두 제거하고 삼계탕을 끓이곤 한다. 기름기가 적어 더 담백하기 때문이다. 닭 안쪽도 꼼꼼히 씻어야 한다. 보통 내장이 제대로 제거가 안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러 번에 걸쳐 빼낸다. 이날 닭을 씻는 데만 10여분이 족히 걸렸다. 이제 ‘양반다리’ 만들기다. 한쪽 닭다리 안쪽으로 칼집을 만들어 주면 속을 채우고 나서 닭다리를 교차시킬 수 있다. 속을 채울 때 쌀을 가득 채워서는 곤란하다. 김 강사는 쌀로 죽을 하면 6배로 불어난다고 했다. 해서 두 숟가락 정도면 충분하다. 찹쌀은 1시간 반 정도 불려놨는데 녹두를 불려도 좋다. 녹두는 3시간 정도를 불려야 한다. 전날 밤에 불려두면 되는 셈이다. 속을 채웠으면 나무 꼬챙이로 바느질하듯이 껍질을 잡아 꿰매야 요리할 때 찹쌀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다리를 교차해 양반다리로 만들고 솥에 넣으면 된다. 압력솥에 대추, 밤, 한약재 등을 넣었는데 김 강사는 감자도 넣었다. 감자가 기름기를 먹어 느끼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리 이후 맛본 감자는 담백한 맛이 났다. 가족 중 당뇨를 앓는 사람이 있다면 여주를 쓰라고 김 강사가 조언했다. 오이 모양이지만 돌기가 더 많고 쓴맛이 강한 여주 말린 거를 물 1ℓ에 3~4개 정도 넣어주면 된다. 이제 끓이기다. 솥에 육수나 물을 넣을 때는 솥의 6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박씨는 그동안 삼계탕을 끓이면 꼭 넘쳐서 가스레인지가 더러워졌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며 좋아했다. 일반 냄비에 요리할 경우 압력솥보다 시간을 두 배 정도 잡으면 된다. 압력솥에서 증기를 뺄 때도 요령이 있다. 보통 가스레인지 위에서 증기를 빼는데 그러면 압력솥에서 나온 기름기가 가스레인지를 덮는다. 대신 싱크대에 넣어두고 증기를 빼면 가스레인지를 닦는 수고를 덜 수 있다. 김 강사는 삼계탕을 낼 때 팽이버섯을 위에 얹기도 했다. 뜨거운 국물에 담가서 먹으면 굳이 요리가 필요 없단다. 삼계탕에 어울리는 반찬으로 김 강사는 동치미 또는 나박김치를 추천했다. 무가 산성이 있어서 삼계탕의 기름기를 없애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박씨는 “오늘 저녁에 당장 만들어 먹어야지”라며 밝게 웃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실직·구조조정·저성장… 미래 불안감이 부른 ‘돈맥경화’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실직·구조조정·저성장… 미래 불안감이 부른 ‘돈맥경화’

    갈 곳 잃은 돈이 통장에 쌓여 가고 있다. 이자가 거의 안 붙지만 맘만 먹으면 언제든 빼서 쓸 수 있는 ‘은행 요구불예금’ 인기가 상종가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한 이후 약 3주 만에 15조원이나 불었다. 금리가 떨어지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반대로 시중에 돈이 안 돈다는 얘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KEB하나·우리·신한·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기준금리가 연 1.25%로 인하된 지난달 9일 383조 1220억원에서 같은 달 27일 398조 9119억원으로 15조 7899억원(4.1%) 늘었다. 은행에 일단 넣어 두고 보자는 ‘파킹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를 살리려고 금리를 낮춘 것인데 이렇게 돈 쓰기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개인(고용 불안), 금융사(구조조정), 기업(저성장) 등 경제 주체의 불안감을 총체적 원인으로 꼽는다. 개인의 경우 고용시장에서 ‘재기’가 힘들어 돈 쓰기가 겁난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선임연구원은 “유럽은 고용과 이탈이 유동적이고 충격이 작다. 반면 한국은 300만원을 받다가 퇴직하면 100만원대로 떨어진다고 할 만큼 한 번의 실업이 실패로 이어지는 구조”라면서 “이런 고용 문화에 턱없이 열악한 노후 대비, 전·월세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이 저축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1분기 총저축률은 36.2%로 전분기보다 1.8% 포인트 상승,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조조정의 연쇄 사슬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차적으로 은행은 기업 부실에 따라 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는 돈) 부담이 있다. 조선·해운업에 돈을 물린 은행은 어느 정도 공개된 상태다. 하지만 이 은행들이 조선·해운업 대출금을 기본으로 만든 2차 파생상품 여파는 짐작하기 어렵다. 예컨대 은행이 A기업에 100억원을 1년간 대출해 줬다고 치자. 은행은 통상 나중에 돌려받을 이 돈을 담보로 B금융사나 C개인에게 파생상품을 만들어 판다. A가 망해서 돈을 못 갚을 상황이 되면 은행은 물론 B나 C에게도 손실이 이어진다. 이 연쇄 리스크 탓에 금융사 투자도 쉽지 않다는 지적(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이다. 금융기관 간 연계된 자산·부채도 급증세다. 이는 금융사가 발행한 금융채, 환매조건부채권(RP),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금융상품을 다른 금융사가 인수한 것을 말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산·부채 연계 규모는 2010년 말 308조원에서 2014년 404조원으로 45조원 뛰었다. 기업 성장 동력이 떨어진 것도 ‘돈맥경화’의 요인이다. 유신익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국내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매출 증대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저성장-저금리 장기화에 지친 기업도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고, 이런 제조업 공동화 현상(생산기지 대거 해외 이전)은 일자리 감소라는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저성장을 탈피할 수 있는 경제체질 개선 없이는 떠나는 투자자 발길을 돌릴 수 없을 것으로 본다. 김 선임연구원은 “취업과 실업이 쉬운 고용문화 정착은 물론 실직에 따른 재교육, 재사회화 시스템을 구축해 가야 한다”면서 “속도감 있는 구조개혁과 과감한 산업 구조조정으로 경제 전반에 파생되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北, DMZ에 지뢰 4000발 매설

    軍 “장마철 유실 가능성에 대비”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지뢰 매설량을 예년보다 두 배 이상 크게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3일 “북한이 지난 4월부터 DMZ에 지뢰를 매설하고 있는데 예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면서 “중부전선을 중심으로 많이 매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새로 매설한 지뢰는 모두 4000발이 넘으며, 매설 지뢰의 70∼80%는 탐지가 어려운 목함지뢰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에 잘 뜨는 목함지뢰가 장마철 집중호우로 유실돼 남쪽으로 내려오면 민간인이 다칠 우려가 있어 군이 집중 탐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장마철 집중호우로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가 유실돼 남쪽으로 흘러올 가능성에 대비해 지뢰 탐지 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6·25 때부터 쓰기 시작한 목함 지뢰는 옛 소련이 개발했다. 목함지뢰 안에는 폭약 200그램과 뇌관 등이 들어 있고 상자가 열리거나 1~10㎏의 압력이 가해지면 덮개가 퓨즈를 누르고 안전핀이 빠지면서 폭발하도록 돼 있다. 나무상자로 만들어져 금속 지뢰탐지기에는 잘 탐지되지 않는다. 지난해 8월에는 경기도 파주 DMZ 철책에서 북한이 의도적으로 우리 측 작전구역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져 우리 장병 2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모네·고갱·피카소… 유럽을 모은 마쓰카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모네·고갱·피카소… 유럽을 모은 마쓰카타

    일본 최초의 현대식 공원으로 조성된 도쿄의 우에노 공원은 벚꽃 시즌의 인기 관광지로 꼽힌다. 오래 된 나무들이 안정되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이곳에는 넓은 호수와 판다로 유명한 동물원 외에 미술관과 박물관, 음악당 등 문화 공간들이 밀집해 있는 ‘우에노 문화지역’으로 도쿄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다. 공원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국립서양미술관(國立西洋美術館)이 있다.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르코르뷔지에(1887~1965)가 생전에 완성한 유일한 미술관 건축으로 1959년 6월 완공됐다. ●프랑스 보관 ‘마쓰카타 컬렉션’ 370점 1959년 반환 일본은 메이지유신을 통해 서구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근대식 교양교육의 상징이던 유럽 회화, 특히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작품을 유난하게 좋아해서 많은 일본 자본가들은 20세기 초 유럽 현지에서 작품을 사 모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가와사키 중공업의 전신인 가와사키 조선소 대표이사였던 마쓰카타 고지로(1865~1950)다. 국립서양미술관이 상설 전시하고 있는 걸작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마쓰카타 컬렉션’을 만든 주인공이다. 메이지시대 정치가의 아들로 태어나 예일대학과 소르본대학에서 수학한 마쓰카타는 1916년부터 1923년까지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지에서 유럽미술품과 공예품, 유럽의 일본 열풍으로 유럽으로 흘러 들어간 우키요에(목판 풍속화) 작품을 수집했다. 도쿄에 서양미술을 보여 주는 미술관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프랑스 정부가 국립장식미술관 문으로 쓰기 위해 로댕에게 주문했다가 계약 파기로 석고 상태로 방치돼 있던 ‘지옥의 문’을 브론즈로 주조하는 비용을 부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1927년 세계 대공황 여파로 가와사키 조선이 파산하자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부채를 정리하기 위해 사재를 내놓게 되면서 일본에서 담보로 잡혔던 작품들은 여기저기로 팔려 나갔다. 런던 수장고에 보관하던 작품은 1939년 화재로 소실됐고, 프랑스에 보관하던 작품 400여점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전범국 국민으로서 책임을 물어 프랑스 정부에 귀속됐다. 일본 정부가 개인의 재산이라는 이유로 1951년부터 반환 노력을 펼친 끝에 1959년 반환이 결정됐다. 프랑스 정부는 고흐의 ‘아를의 침실’ 등 주요 작품 몇 점을 제외하는 한편 나머지 작품들도 공공을 위한 미술관에 공개한다는 조건하에 ‘기증 반환’했다. 회화 196점, 소묘 80점, 판화 26점, 조각 63점, 서적 5점 등 총 370점이 이때 일본으로 돌아왔다.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르코르뷔지에 설계 일본 정부는 이미 사망한 소유주를 대신해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르코르뷔지에에게 도쿄의 우에노 공원 내에 환수 작품들을 전시할 미술관 설계를 의뢰했다. 르코르뷔지에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스 반 데어 로에와 함께 근대 건축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르코르뷔지에의 단일 건물은 파리 근교 프아시에 있는 빌라 사부아에서 보듯이 평평한 지붕을 가진 정방형의 건축물이 필로티(건물 하단부에 기둥을 세워 텅 비게 하는 구조)로 지탱하는 것이 특징이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된 지상 3층, 지하 1층의 국립서양미술관 건물도 필로티로 지탱한 개방적인 공간과 나선형 복도, 자연 채광을 이용한 건축양식 등 곳곳에 르코르뷔지에의 개성이 녹아 있다. 정방형의 건축물을 필로티로 들어 올리고 그 하부의 입구로 들어가면 중앙홀에 이른다. 높은 천장에 삼각형 창문을 만들어 자연광이 들어오는 중앙홀을 지나 지그재그로 난 경사로를 따라서 2층 전시공간에 이르도록 하는 구조다. 르코르뷔지에는 평면과 단면의 모든 요소에 특유의 ‘모뒬로르’의 치수를 적용했다. 천장이 낮은 경우 유럽 성인 남자가 손을 뻗는 높이(2.26m)로 하고, 높은 경우엔 그 두 배, 더 높으면 그 세 배로 했다. ●日 국가 문화재 지정… 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력 일본 정부는 르코르뷔지에의 건물을 세계 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8년 건물 전체를 지반에서 분리해 지진의 진동에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본관 건물에 대규모 면진 장치를 설치했고 2007년 일본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이 미술관의 가치를 인정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권고한 상태다. 중앙홀의 한 구석에는 미술관의 역사와 건설 당시의 미술관 모습,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들을 알리는 홍보물이 전시돼 있다. 미술관 본관의 1층과 2층이 상설전 공간이고, 지하는 기획전시 공간이다. 국립서양미술관에서는 쿠르베, 세잔, 마네, 모네, 르누아르, 반 고흐, 폴 고갱 등의 원화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소장 작품 중 모네의 1916년작 ‘수련’은 마쓰카타가 모네의 지베르니 작업실을 직접 방문해 1922년 작가로부터 구입한 작품으로 프랑스 정부에 몰수됐다가 1959년 일본에 돌아왔다. 지오토, 루벤스 등 중세 후기 작품에서 18세기 말까지의 성서를 주제로 한 종교화도 훌륭한 것이 꽤 많다. 이 밖에 피카소, 미로, 뒤뷔페, 폴록 등 20세기 후반의 현대미술까지 서양미술 전반을 아우르는 컬렉션을 자랑한다. 회화 외에 조각, 소묘, 판화 작품 컬렉션도 알차고 기획전도 매우 수준이 높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필라테스 여신’ 양정원 화보 공개 “악플 신경 쓸 시간에 자기 개발한다”

    ‘필라테스 여신’ 양정원 화보 공개 “악플 신경 쓸 시간에 자기 개발한다”

    ‘필라테스의 여신’ 양정원이 bnt와 함께 한 화보 속에서 활짝 핀 미모를 과시했다. 여성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매력으로 스태프의 감탄을 불러일으킨 그는 아기자기한 이목구비와 함께 필라테스로 완성한 군더더기 없는 몸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화보는 르꼬끄 스포르티브, 스페쿨룸, 라코스테, 로사케이 등으로 구성된 네 가지의 콘셉트로 진행됐다. 첫 번째 콘셉트에서는 러플이 달린 화이트 원피스로 청순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핑크와 옐로우컬러가 어우러진 스포티 룩으로 완벽한 몸매 라인을 과시하며 건강미를 발산했다. 이어진 촬영에서는 민트와 퍼플 등 팝 컬러가 돋보이는 래쉬가드와 데님 재킷을 매치해 캐주얼한 무드를 완벽하게 소화했으며 시스루 톱과 블랙 숏 팬츠에 골드 액세서리를 더해 페미닌한 무드를 완성했다. 화보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양정원은 필라테스를 시작한 계기로 “학창시절에 무용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 재활 치료 중 하나로 시작하게 됐다”며 “필라테스를 통해 몸이 좋아지는 효과를 직접 느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운동의 효과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해 전문적으로 뛰어들게 됐다”고 전했다. 양정원은 방송을 통해 필라테스는 비싸고 어려운 운동이라는 편견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필라테스가 요가보다 비용이 높고, 기구를 사용해야 하는 것 때문에 일대일 수업이 필요해서 대중들이 접하기 어려운 운동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며 “방송 후에 다이렉트 메시지나 댓글로 관심을 표현하는 반응을 보면 예쁘다는 칭찬보다 훨씬 좋다”고 전했다. 운동과 관련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을 시작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양정원은 “집에서 할 수 있는 동작들이나 활용하기 쉬운 운동법을 알려드리면서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전하며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는 생방송에 각본이 없으니 꾸밈없는 제 모습이 솔직하게 나와서 더 친근하게 느끼시는 것 같기도 하다”고 전했다. 부쩍 높아진 인기에는 좋지 않은 반응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양정원은 자신에 대한 악플에 “악플도 관심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악플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도 많다. 하지만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댓글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기 보다 제 자신을 가꾸는 데에 시간을 더 쏟기 위해 노력한다”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더불어 몸에 딱 맞는 운동복 때문에 이어지는 노출에 대한 시선에는 “요가복을 입지 않고 필라테스를 한다는 것은 축구 선수가 유니폼을 입지 않고 그라운드에 서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일부러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는데 의상 때문에 방해되는 것은 안되므로 운동을 배우러 오는 고객들도 저처럼 몸이 잘 보일 수 있도록 꼭 요가복을 착용하게 한다”고 말했다. 6월 중순, tvN ‘SNL7’에 출연해 콩트 연기를 선보인 양정원은 “출연을 결정한 당시, 노출을 조심하기로 사전에 약속을 했지만 프로그램 특성과는 맞지 않았다”며 “촬영 당일에 대본을 5번 이상 수정해서 힘든 점이 있었지만 함께 연기한 크루분들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KBS ‘비타민’을 함께 한 정지원 아나운서를 필라테스를 알려주고 싶은 동료로 꼽은 양정원은 “정지원 아나운서는 타고난 몸매의 소유자라 운동을 조금만 해도 굉장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방송에서는 정지원 아나운서가 필라테스 동작을 따라하는 모습이 코믹하게 그려지지만, 전문적으로 운동을 배우기 시작한다고 하면 조교처럼 진지하게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양정원은 앞으로 “‘진짜 사나이’나 ‘정글의 법칙’ 같은 몸으로 직접 뛰는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365일 닭가슴살과 토마토만 먹는 사람은 아니라서 먹는 방송으로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먹방’ 프로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기도. 또한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동중인 친언니 양한나 아나운서와 함께 여행 프로그램에도 출연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 공익 광고에 출연해 국민들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전한 양정원은 “대중들이 건강한 몸을 갖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면 보람찰 것 같다”며 “방송을 통해 제가 전했던 말들과 운동을 직접 실천하며 대중들이 건강을 한번 더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단독] 공기업에 경기부양 재정 부담 ‘논란’

    [단독] 공기업에 경기부양 재정 부담 ‘논란’

    하반기 경기부양을 위해 20조원 규모의 재정 확대를 추진 중인 정부가 이 가운데 일부를 공기업에 부담시키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정부는 한국전력 등 대형 공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 등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 해당 공기업들은 “경영 효율성과 재무 건전성을 강조하면서 또 국가 시책에 동원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이 설립 목적에 따라 국가 전체의 이익을 좇아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30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개사 등 지난해 커다란 흑자를 낸 전력 공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전력설비 보강과 에너지 신산업 펀드 등에 5000억원가량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도 1800억원 정도의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보다 규모가 작은 남부·중부 등 발전 5개사는 추가 투자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부채 감축도 해야하는데 투자 여력이 전혀 없다”면서 “자체 재원 마련으로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새로 금융 차입을 할 경우 부채가 늘어 경영평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발전사 관계자도 “부채 감축과 투자 확대라는 상충된 정책 속에 공기업들에 지속적으로 재원 부담을 할당하고 있다”면서 “갑자기 투자 대상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고 이미 지난해 흑자가 난 부분은 계획된 투자에 다 써버린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부채비율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4~5개 투자 여력이 있는 공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규모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 등 전력 공기업과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코레일 정도가 대상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정책적으로 하는 사업에 대한 부채 증가는 경영평가에서 감안될 것이고 어차피 인프라 등 계속해야 할 사업 투자나 내년 예산 끌어 쓰기 정도라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기업의 설치 목적에 맞는 사업이라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일정 부분 정부가 투자 확대를 지시하는 데 크게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면서 “다만 4대강, 자원외교 등 정권 차원의 정치적 사업 투자를 공기업에 전가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맞춤반 몇 시에 끝나요?”… 어린이집 혼란 우려

    정부 지침도 없이 “제대로 할 것”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환영” 우여곡절 끝에 맞춤형 보육이 1일부터 시행되지만 당분간은 보육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몇 시에 데리고 와야 하는지, 맞춤반 아이들이 하원한 후 어린이집에 남아 있을 종일반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은 마련돼 있는지 부모들은 걱정이 크지만 정부는 일선 어린이집에 맞춤형 보육 가이드라인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맞춤형 보육 시행을 하루 앞둔 30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몇 시에 통원 버스를 운영하고 간식은 언제 줘라, 프로그램은 이렇게 운영하라 등 세부적인 지침은 주지 않고 어린이집 운영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준비가 안 된 부분이 있어 시행 첫날부터라도 각 시·도 행정기관을 통해 어린이집이 프로그램 등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얘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는 ‘다자녀 가구’ 기준이 기존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에서 ‘36개월 미만 자녀를 2명 이상 둔 가구’로 바뀌면서 맞춤반에서 종일반으로의 대이동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맞춤형 보육 대상인 0~2세 75만명 가운데 3% 정도가 종일반으로 재편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부는 전산 작업을 서둘러 다자녀 가구 대상자를 파악하고 확인 작업을 거쳐 적어도 오는 3일까지는 자격 변동으로 새로 종일반 이용 대상이 된 부모들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할 계획이다. 통보를 받은 부모는 따로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맞춤반에서 종일반으로 옮겨 가면 된다. 종일반은 12시간 운영한다. 맞춤반 이용자는 하루 6시간 보육을 받고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때 긴급 보육바우처를 사용해 월 15시간까지 추가로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30분 단위로 긴급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긴급 바우처를 쓰기 전 어린이집에 ‘오늘은 30분 늦게 아이를 데려가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어린이집이 이를 전산에 입력한다.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면 어린이집 운영난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어린이집 단체의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됐다. 정부는 맞춤반 보육료 중 부모보육료만 종일반 보육료의 80% 수준으로 책정하고, 기본보육료는 종일반과 동일하게 주기로 했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맞춤반 기본보육료가 종일반과 같은 수준인 2015년 대비 6% 인상돼 어린이집 보육료 수입은 지난해보다 평균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인상한 보육료는 보육교사 처우개선에 쓰도록 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보육단체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여전히 맞춤형 보육에 반대하며 또 임시업무정지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건 아니다. 정 장관은 “집단행동이 발생하면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복지부는 국공립·공공형·직장 어린이집을 매년 지속적으로 확충해 이용 아동 비율을 현재 28%에서 2025년 45%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강원 영동 마른 장마속 가뭄으로 속앓이...속초는 2주밖에 못 버텨

    강원 영동 마른 장마속 가뭄으로 속앓이...속초는 2주밖에 못 버텨

    강원 영동지역에 여름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지자체마다 식수원이 고갈되는 등 속앓이를 하고 있다. 30일 강원도에 따르면 영동지역 최근 두달 동안 강우량은 90.8㎜로 평년 같은 기간 167.5㎜의 54.2%에 그치면서 지자체마다 비상이 걸렸다. 강릉지역 식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현재 38.5%로 예년 70.1%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가뭄이 이어지면서 생활용수 제한급수까지 거론되면서 물 아껴쓰기 실천운동 전개와 비상급수 대책마련에 나섰다. 당분간 비가 내리지 않을 것에 대비해 농업용수는 제한 공급에 들어갔다. 물 절약 실천 방안으로 빨래 모아서 하기, 마지막 헹굼 물 재사용하기 등 가정에서의 물 절약 실천방법이 실린 홍보 전단지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마을 방송, 주민연락망 등 주민 홍보에도 나서기로 했다. 해마다 물 부족을 겪는 속초시도 학사평 저수지 저수율이 현재 23.3%로 예년 71.4%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 속초지역 식수원인 쌍천은 지표수가 말라 하류 지하에 설치한 댐에서 취수하는 실정이다. 지금처럼 비가 계속 오지 않는다면 2주 정도밖에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동지역은 지형적으로 하천이 짧아 빗물이 금방 바다로 흘러들면서 해마다 심각한 물 부족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저수시설이 그 어느 지역보다 충분하게 갖춰져야 마땅하지만 저수용량과 시설이 부족해 근본적인 해결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타들어가는 작물도 살려 내야겠지만 당장 식수원이 말라 가고 있어 주민들 스스로 물을 절약하는 캠페인에 적극 나서주길 당부 드린다”고 호소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시 7·9급 공무원시험 총평

    서울시 7·9급 공무원시험 총평

    올해 서울시 7·9급 공무원시험이 지난 25일 전국 147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접수 인원 14만 7911명 중 실제 응시자 수는 8만 9631명으로 실질경쟁률은 53.1대1을 기록했다. 예년에 비해 평이한 수준의 난이도로 출제됐다는 게 수험생과 전문가의 평가다. 박문각 남부고시 학원 강사들에게 올해 서울시 7·9급 공무원 시험의 과목별 총평을 들어 봤다. ●국어- 난이도 하락… 7급 17문제가 문법 국어의 특징 중에서는 문법 문제가 비중 있게 출제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유두선 남부고시학원 강사는 “7급 시험의 경우 국어에서 문법이 17문항이나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험가에선 대체적으로 올해 서울시 국어 시험의 난이도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고 평가한다. 출제 범위를 보면 전 영역에 걸쳐 고르게 출제됐다. 9급 시험은 크게 문법 13문항, 소설·국문학사 3문항, 쓰기 1문항, 한자 1문항이 출제됐다. 7급 시험은 문법 17문항, 한자 3문항이 출제됐고, 고전문법이 3문항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유 강사는 “기출문제나 특정 주제에 대해 너무 집중하지 말고 기본 이론을 중심으로 기초를 탄탄히 다져가는 학습에 중점을 두고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사- 순서 배열 문제 난도 높여 한국사는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평이한 난이도를 보였다는 게 선우빈 강사의 평이다. 9급 시험은 전근대사 12문제, 근현대사 8문제가 출제됐다. 단원별로 보면 초기국가 1문제, 정치사 14문제, 문화사 4문제가 출제됐는데, 무신정변기 사건의 순서를 나열하는 문제와 현대사 순서를 배열하는 문제가 수험생의 체감 난도를 높였다. 7급 시험은 전근대사 12문제, 근현대사 8문제가 나왔다. 주제별로는 정치사 16문제, 문화사 4문제가 출제됐다. 선 강사는 “특히 개항 이후 외국 시찰단 파견 순서를 묻는 문제나 발해 영광탑, 기유약조, 실학자의 토지개혁론 문제 등은 꼼꼼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맞히기 애매한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는 내용을 정확히 암기해야만 풀 수 있는 ‘가장 옳지 않은 것’, ‘가장 옳은 것’을 묻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다. ●영어- 빈칸 추론 문제 비중 높아 영어는 7급과 9급 시험 모두 대체적으로 예상보다 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충권 강사는 “문단의 논리를 알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며 “문법을 공부할 때는 구문과 함께 해석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어휘 문제는 동의어를 중심으로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쉽게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문법의 경우 능·수동 구분, 수의 일치, 강조 용법, 알맞은 접속사를 묻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특히 지문에서 실마리를 찾아내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추론하는 문제의 비중이 높았다. ●행정학- 7·9급 모두 기출중심… 고득점 예상 행정학은 7급과 9급 모두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출제됐다. 신용한 강사는 “과거 시험들과 비교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대체적으로 평이한 수준의 출제였다”고 평했다. 9급 행정학은 총론 5문제, 정책론 1문제, 조직론 3문제, 인사행정론 4문제, 재무행정론 4문제, 행정환류 1문제, 지방행정론 2문제가 출제됐다. 7급은 총론 6문제, 정책론 2문제, 조직론 5문제, 인사행정론 2문제, 재무행정론 3문제, 지방행정론 2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 강사는 “지난해 시험에서도 알 수 있듯 서울시 공무원 행정학 시험은 이론과 기출문제 중심으로 학습하면 된다”면서 “시험장에서 평소 실력만 발휘했다면 이번 시험은 무난히 고득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법- 판례·이론·조문 적절한 배분 올해 행정법 시험 난이도는 중·상 정도의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진영 남부고시학원 강사는 “판례 위주로 출제되는 지방직 시험과 달리 서울시 시험은 판례와 이론, 그리고 조문을 적절히 배분해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수험생에게 다소 익숙지 않은 유형의 문제들이 나오면서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김 강사는 전했다. 9급 시험의 출제 비중은 판례 7문제, 이론 8문제, 조문 5문제였다. 난이도에 따라 구분하면 어려운 문제가 3문제, 평이한 수준의 문제가 4문제, 아예 쉬운 문제가 13문제 정도였다. ●경제학- 계산 비중 줄어 체감 난이도 하락 경제학 시험은 계산문제의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 체감 난이도가 낮아졌다는 평이다. 지난해에는 계산문제가 50%나 출제되면서 많은 수험생들이 시간 부족을 호소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함경백 강사는 “미시경제학 8문제, 거시경제학 11문제, 국제경제학 1문제가 출제됐는데, 거시경제학의 비중이 커진 점이 특징적”이라고 설명했다. 조세부과의 효과를 계산하게 하는 등 꽤 까다로운 문제도 있었지만 최근 10년 동안 자주 등장한 문제들이 그대로 출제됐다는 게 수험가의 반응이다. ●헌법- 사시·변호사시험 같은 박스형 문제 헌법은 전체적으로 난도가 높은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조기현 강사는 “최신 판례 출제 경향이 두드러지는 만큼 수험생들은 앞으로 시험 직전까지 최신 판례를 손에서 놓으면 안 된다”며 “실무를 담당할 공무원을 뽑기 위한 시험이라는 측면에서 이 같은 출제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헌정사 파트에서도 출제됐지만 외국의 이론 등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에서 쓰이는 박스형 문제가 나왔다는 점도 특징이다. 박스 안에 여러 지문을 제시하고 이를 조합한 보기 중에서 정답을 고르는 유형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오늘의 눈] 삼성의 인사 혁신 성공하려면/김헌주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삼성의 인사 혁신 성공하려면/김헌주 산업부 기자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을 없애라.” 구글의 인사담당 총책임자인 라즐로 복 수석부사장이 그의 저서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실제 구글은 관리자급 이상의 꼭 필요한 직급만 남겨 두고 수평적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 될 때 효율이 높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고효율·고성과 인사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최대 장애물인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 체계를 전면 폐기했다. 직급을 없애면서 호칭에도 손을 댔다. 부장님, 차장님 대신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식이다. 업무 성격에 따라 ‘프로’ ‘선후배님’ ‘영어 닉네임’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새로운 호칭 문화가 얼마나 빨리 정착을 하느냐다. 삼성은 내년 3월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8개월간의 테스트 기간을 벌었다. 이 기간 동안 직급과 호칭 파괴에서 오는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 역반응 등을 샅샅이 살피는 게 ‘연착륙’의 필수 조건으로 보인다. 2000년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님’ 문화를 도입한 CJ도 정착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 CJ는 도입 당시 ‘성+이름+님’과 함께 ‘이름+님’이 잘못 혼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다 한 신입사원이 이재현 회장에게 “재현님, 식사하셨어요?”라고 한 게 화근이 됐다. 부하 직원이 상사한테 성을 빼고 이름만 부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후 CJ 호칭 문화는 ‘성+이름+님’으로 일원화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일단 두 방식을 모두 쓰기로 했다. CJ와 달리 삼성전자는 팀장급 이상에 대해 직책으로 호칭하기로 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지만 직원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생길 수 있는 대목이다. CJ는 외부인과의 미팅 때는 기존 직급을 부를 수 있게 했다. 일일이 외부인에게 님 문화를 설명할 수도 없고, 의사 결정자가 누구인지 혼란스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또한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학습 효과’다. 삼성전자 또한 외부 거래처와의 관계에서 대외적 호칭을 만들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직급 폐지를 선언해 놓고 또다시 직급을 부활시키는 ‘모순’이 발생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수평적 조직 문화를 추구한다”면서 “효율적인 회의 문화를 위해 회의 시간을 1시간 이내로 규정한 것 또한 모순”이라고 말한다. 카카오의 경우 회의 시간이 기본 2시간을 넘는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직원이 발언권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얘기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흘러간다는 것이다. “삼성의 조직 문화는 목표 달성에 효과적이지만 상상력을 부추기고 엉뚱한 시도를 장려하는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조영호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바뀐 호칭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소통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의식과 습관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에게만 변화를 강요하기보다 임원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직원 설명회에 앞서 임원 교육이 우선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dream@seoul.co.kr
  • “글 쓰면 삶의 고충·외로움 이길 수 있더라”

    “글 쓰면 삶의 고충·외로움 이길 수 있더라”

    ‘잘 쓸 수 있을까’ 회의가 글쓰기의 적 학살 자료 보며 인간 존재 방식에 좌절 그래도 폭력보다는 존엄 보여주고 싶어 다시 태어난다면 뭐든 만드는 사람으로 “저는 쓰면 삶의 고충이나 외로움을 이길 수 있어요. 글을 쓰고 나서 다음 글을 쓰기까지 공백기에 오히려 괴로움이 더 커지죠. 글을 쓰는 행위를 딛고 겨우 살고 있는 거랄까요.”(웃음) ‘작가로서 가장 외로운 순간이 언제냐’는 독자의 물음에 한강(46) 작가가 되돌려준 답이다. 지난달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직후 간담회에서 “빨리 내 방에 숨어 글을 쓰고 싶다”고 했던 그다운 대답이었다. 한강 작가와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대담이 28일 오후 문학동네와 네이버 책문화판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네이버 tv캐스트가 생중계한 현장에서는 그의 최근작 ‘흰’에서부터 글의 동력, 작가로서의 삶 등을 묻는 신 평론가와 독자들의 질문이 줄을 이었다. 경제적인 문제나 부모님의 압박 등 현실적인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갔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내가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글쓰기의) 가장 큰 적이었다”며 “그럴 때마다 회의보다 글을 쓰는 게 내게 매우 간절하다는 사실을 먼저 기억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희망 대신 고통이 득세하는 세계를 바라보면서도 희망을 놓치 않는 이유도 힘주어 말했다. “‘소년이 온다’를 쓰면서 ‘인간은 정의로운 존재일까, 악한 존재일까’라는 질문을 가장 절실하게 껴안고 썼어요. 광주뿐 아니라 아우슈비츠, 보스니아 등 학살에 대한 자료를 보며 인간이 세계에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 좌절하고 도망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광주항쟁 때 돌아가신 한 야학 교사가 남긴 기도를 보면서 우리가 뭘 딛고 가야 하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하나님, 왜 저에겐 양심이란 게 남아 있어서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란 문구였죠. 이후 인간의 폭력보다는 존엄에 더 초점을 맞춰 보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고 책을 통해 그걸 보여 드리고 싶어요.” ‘다시 태어나도 소설가의 길을 갈 것이냐’는 질문에 작가는 웃음부터 먼저 지어 보였다. “글쎄요,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요. 연극이든 미술이든 글이든 뭔가 만드는 사람으로 살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대재앙에 가려진 폼페이 속살

    대재앙에 가려진 폼페이 속살

    폼페이, 사라진 로마 도시의 화려한 일상/메리 비어드 지음/강혜정 옮김/글항아리/588쪽/2만 8000원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의 대재앙으로 참혹한 종말을 맞은 나폴리만의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 그 폼페이에 대한 거대 인식은 ‘일순간의 종말’이다. ‘폼페이 최후의 날’처럼 많은 문학작품과 영화에선 대부분 ‘순간의 종말’이 강조된다. 하지만 많게는 3만명까지 살았다는 폼페이에서 발굴된 시체는 1100구에 불과하다. 이런 사실은 화산 폭발 이전에 많은 이들이 빠져나갔음을 보여준다. 화산 폭발로 모두가 한꺼번에 최후를 맞았다는 통념과 다르다. 실제로 지진 등 전조증상이 숱하게 있었다는 역사적 기록들이 전해진다. 이 책은 영국의 가장 유명한 여성 고전학자가, 알고 있지만 잘 알지 못한다는 이른바 ‘폼페이 역설’에 천착해 쓴 것이다. 로마 뒷골목을 탐색하듯 도시를 가로지르며 건져낸 폼페이의 감춰진 모습들이 생생하다. 그 역설의 단초들이 통념과 달리 세밀하게 풀어져 읽는 이를 흥분하게 만든다. 아무래도 화산 폭발 당시의 참혹상은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것처럼 폼페이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18세기 중반 이후 발굴, 복원된 유골과 유물들의 모습은 끔찍함 그대로다. 출산이 임박했던 만삭의 여인, 해골이 돼서도 서로를 껴안고 있는 남녀, 기둥에 묶여 있는 개…. 책의 특장은 생활 속을 파고든다는 점이다. 도로며 거리, 주택 같은 인프라를 중심으로 당대의 정치, 경제, 음식, 오락, 목욕, 종교를 속속들이 파헤쳤다. 세밀한 묘사는 책의 도처에 풀어진다. 저자는 “고대 로마인과 그들의 생활을 폼페이만큼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방직공 수케수스는 이리스라는 술집 아가씨를 사랑하지만 이리스는 수케수스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네.’ 어느 집 벽에 새겨진 낙서에서 만난 폼페이 남자의 안타까운 짝사랑이다. 여관방 침대에 소변을 보곤 오히려 주인을 탓하는 뻔뻔한 투숙객도 등장한다. “침대에 오줌 지린 사람은 나야. 아니라고 거짓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그렇지만 방에 요강이 없으니 어쩔 수 없잖아.” 그 생활상을 파헤쳐 건져낸 폼페이의 역설이 도드라진다. 무엇보다 인구에 비해 희생자 수가 너무 적다는 사실은 화산 폭발 이전 많은 시민들이 도피했을 것이란 추정을 가능케 한다. 은잔에 새겨진 “쾌락이야말로 인생의 목표다”라는 문구를 보자. 폼페이 사람들이 흥청망청 살았을 것으로 곡해되지만 실제 쾌락의 향유는 상류층만의 몫이었다. 대부분의 서민은 빵과 올리브, 채소를 주로 먹었을 뿐 만찬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 대형 목욕탕에서의 목욕은 극빈자를 빼곤 모든 시민이 함께 누리는 평등의 여가문화였다. 그런가 하면 휴일마다 대형 원형경기장에서 열렸던 싸움에 등장하는 맹수는 알려진 것처럼 크지 않았고 이국적인 동물도 없었다. 저자의 말대로 폼페이 원형경기장의 싸움은 ‘어린이 동물원’에 가까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 역사학에서 비켜나지 않으면서도 독자를 배려하는 친절한 글쓰기는 책에서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든다. 그 글쓰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들이 도드라진다. 폼페이는 두 번 죽었다는 점이다. 화산 폭발로 인한 멸망과 후대의 훼손이다. 1943년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폭격을 받은 폼페이의 유명 주택과 주요 공간의 상당 부분은 전후 새로 지어진 것들이다. 여기에 유적지에 기승했던 도둑과 공공기물 파괴자들, 그리고 끊임없이 밀려오는 관광객들이 죽음의 과정을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폼페이 주민의 삶이 끔찍한 재앙의 그림자에 가려졌다”는 저자는 인간의 엿보기 습성과 엽기적 관심으로 평가절하된 폼페이의 삶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폼페이는 복잡한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아는 것도 많지만 의외로 모르는 것도 많다는 사실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동서양 문장가들 사유의 유사성은

    동서양 문장가들 사유의 유사성은

    글쓰기 동서대전/한정주 지음/김영사/688쪽/1만 9000원 서로 교류가 없던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놀라운 사유의 혁명이 일어난 것을 독일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는 ‘축의 시대’라는 문명사적 개념으로 정의했다. 이보다 훨씬 규모도 적고, 세속적이긴 해도 동서양의 역사와 고전을 들여다보면 시공간의 차이를 넘어선 사유의 유사성에 놀라게 된다. 18세기를 중심으로 14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가로지르면서 시대를 풍미했던 문장가와 작가들의 글쓰기 미학과 작문 방법을 비교한 ‘글쓰기동서대전’에는 수많은 사례들이 등장한다. 조선시대 후기 학자인 이덕무는 열아홉 살이던 1760년 자신이 쓴 시문을 모아 ‘영처고’라는 이름의 책을 펴냈다. 그는 “글을 짓는 것이 어찌 어린아이가 장난치며 즐기는 것과 다르겠는가. 글을 짓는 사람은 마땅히 처녀처럼 부끄러워하며 자신을 감출 줄 알아야 한다”면서 특별한 목적 없이 즐거움을 위해 글을 쓴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프랑스의 계몽사상가인 장 자크 루소는 인간을 원죄가 있는 존재로 바라보고 아이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던 기독교 세계관에 맞서 어린아이에게는 ‘자연 그대로의 올바른 본성’이 있다고 규정했다. 루소는 저서 ‘에밀’에서 “인간이 먼저 어린아이부터 출발하지 않았더라면 인류가 멸망했을 것”이라면서 “어린아이는 자기 나름대로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18세기 조선과 프랑스의 문장가 두 명이 공히 강조한 사항은 ‘동심’이었다. 역사평론가이자 고전연구가인 저자는 조선의 박지원·박제가·이익, 중국의 오경재·서하객, 일본의 나쓰메 소세키·요시다 겐코,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와 괴테, 니체, 쇼펜하우어, 니코스 카잔차키스 등 37명의 글쓰기 전략을 동심 외에도 소품(小品), 풍자, 기궤첨신(기이하고 참신함), 다양성, 광활함 등 아홉 가지 키워드로 나눠 정리했다. 책은 왜 그 시대와 그 사회에 그 문장가 혹은 작가가 출현해 그런 글을 썼는지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뛰어난 작가들의 글쓰기 방식을 살펴본 저자는 좋은 글의 핵심 가치로 개성, 자유, 자연을 꼽았다. 저자는 “타인의 글을 모방하지 않으며 자신만의 글을 짓고, 무엇에도 속박받지 않고 자유롭게 쓰며, 애써 꾸미려 하지 말고 감정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면 훌륭한 글이 나온다”며 “비난과 혹평이 두려워 글쓰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진솔하게 자신만의 글을 쓴다면 유일무이하고 의미 있는 글을 내놓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시가 뭐꼬? 시집 낸 할매… 학춤 봤나? 춤 추는 할배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시가 뭐꼬? 시집 낸 할매… 학춤 봤나? 춤 추는 할배

     경북 칠곡은 참 낯설다. 칠곡과 관련하여 어떤 물건이나 사건 등도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명소가 생각나지도 않는다. 칠곡의 위치도 대략 짐작할 뿐이다. 확인해 보니 칠곡은 대구, 구미, 김천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도시와 농촌의 복합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행에 있어서 칠곡의 테마는 ‘호국의 고장’이다. 장년층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칠곡이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낙동강 전투가 일어났던 곳이라고 기억될 만 하지만 중년, 청년층에게는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겨루었던 어느 격전지보다도 먼 얘기 같다. 실제 칠곡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조선시대는 물론 삼국시대에도 종종 치열한 전투가 일어났던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던 칠곡이 달라지고 있다. 시(詩)와 연극, 전통춤, 이야기 등이 마을마다 스며들어 말랑말랑한 감성이 살아있는 고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해 가을 첫 시집을 펴낸 칠곡의 할머니들이다. 남계마을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칠곡의 할머니 89명이 참여해 펴낸 시집 ‘칠곡 할매들, 시를 쓰다 <시가 뭐고?>’가 7개월 만에 6쇄를 찍고 6500부를 판매하며 조용히 문학, 출판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사랑이라 카이 / 부끄럽따 / 내 사랑도 / 모르고 사라따 / 젊을 때는 쪼매 사랑해조대 / 그래도 뽀뽀는 안해봣다”(사랑, 박월선)  “논에 들에 / 할 일도 많은데 / 공부시간이라고 / 일도 놓고 / 헛둥지둥 왔는데 / 시를 쓰라 하네 / 시가 뭐고 / 나는 시금치씨 / 배추씨만 아는데”(시가 뭐고, 소화자)    맞춤법이나 운율 등을 따로 배운 것도 아닐 텐데 그들이 걸어온 삶이, 현재의 생활이 고스란히 시 속에 살아있다. 글을 막 배운 아이들 마냥 평균 나이 75세의 ‘할매’들 시가 순수하다. 이러한 감성들이 시 한줄 쓰기는커녕 읽기도 힘든 요즘 사람들 가슴에 무언가 울림을 남긴다.  지난 5월 말에는 칠곡군이 주최하고 이야기경영연구소에서 운영한 ‘시 낭독 열차’가 서울역에서 칠곡군을 향해 떠났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넘치던 주말 약 80여명의 도시인들이, 부부시인으로 유명한 장석주· 박연준 시인과 함께 칠곡의 할머니 시인들을 만나러 갔다. 칠곡 남계마을을 대표하는 신유 장군 유적지 마당에 모여 두 시인과 할머니들이 읽어 주는 시도 듣고 남계마을의 저수지 둘레와 솔길을 가볍게 걷기도 했다. 고즈넉한 농촌 마을이 이때만큼은 유명 관광지 부럽지 않은 인기 여행지가 되었다.  칠곡의 감성은 시 뿐만이 아니다. 연극과 춤 등 장르를 넘나든다. 시인 할매들이 ‘전국구’ 스타라면 지역 스타는 연극하는 배우 할매들이다. 60~70대 할머니들이 주축을 이룬 어로리의 ‘보람할매연극단’은 2013년 창단해 지역에서 각종 공연을 갖더니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실버축제에서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한글을 배우면서 글맛에 이어 몸으로 표현하는 맛을 알게 된 덕분이다. 2015년에는 독자적으로 연극축제를 열기도 했다.  학상리의 할매, 할배들은 ‘학춤’을 춘다. 마을이름이 ‘학상리’인 것에서 착안해 우리나라의 대표 민속춤인 승무를 변형해 주민들 스스로 학이 되었다. 하얀 도포 입고 검은 갓을 쓰고 학이 되어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을 배경으로 추는 군무는 그 자체가 장관이다. 논 한가운데 있던 폐쇄된 보육센터를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외부인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카페로 개조하기도 했다. 2층 카페 테라스에 앉아 초여름 모내기를 끝낸 연초록의 들판과 가을 벼가 익어가는 황금 들판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은 도심의 번화가에서는 누릴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칠곡이 ‘인문학 도시’를 선언한 것은 2011년부터다. 10여 년 전 주민 평생교육을 목표로 부문별 학습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던 것에서 마을마다 특정 주제를 결합하여 본격적으로 인문학 마을 육성에 앞장 섰다.  칠곡군 교육문화회관 지선영 평생교육담당관은 “주축을 이루고 있는 60~70대의 주민들은 스스로가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한 삶을 살아왔지만 당신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특히 할머니들은 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 분 한 분이 주인공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라는 생각으로 ‘인문학 마을’ 사업을 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19개 마을이 참여했고 올해 5개 마을이 추가로 ‘인문학 마을’ 사업에 참여한다. 마을의 전통 민속축제를 재현하기도 하며 옛날 빨래터에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장르를 국한하지 않으니 매년 가을 ‘인문학 축제’가 열리면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무엇보다 칠곡의 인문학 마을이 인상적인 것은 철저히 마을에 뿌리를 두고 주민 스스로가 꾸려가는 것이다. 외부 전문가는 돕기만 한다. 시인, 배우, 선생님, 합창단, 춤 등은 ‘남의 인생’이겠거니 했는데 생각조차 못했던 늘그막에 주인공이 된 것이다. 주민들의 눈빛과 얼굴표정이 바뀌니 도시에 나갔던 자식들까지 달라졌다. 고향엔 관심조차 없던 자식들도 변화된 부모님과 고향의 모습에 열렬히 응원하며 관심을 보탠다. 세대, 지역 간의 갈등까지 저절로 줄어들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함께 가볼 만한 곳:가산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외침에 대비하기 위해 가산에 삼중으로 축조한 성이다. 학상리 부근에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1952년 설립된 대표적인 가톨릭 성당의 하나로 붉은 벽돌의 서양식 건물이 엄숙하면서도 아름답다.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 조용히 돌아보는 이들이 많다. 왜관역에서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맛집:어로리에선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마을 주민이자 배우들이 손수 밥상을 차린다. 왜관역 앞 우동김밥점(972-8253)은 직접 만든 김밥과 우동의 깔끔하면서도 깊은 손맛이 인상적이다. 칠곡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은 한미식당(974-0390)과 국제식당(973-5333)이다. 옛날 소스맛의 돈가스와 직접 만든 두툼한 패티의 햄버거, 돈가스 샌드위치 등을 판다.
  • 여름방학 영어공부, MBC연합캠프의 ‘몰입식, 체험형’ 해외영어캠프로

    여름방학 영어공부, MBC연합캠프의 ‘몰입식, 체험형’ 해외영어캠프로

    최근 ‘몰입식 영어교육’은 교육업계와 학부모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맹목적 양적 증대와 지식 암기 중심의 주입식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타파하고 영어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주입식 영어교육은 초등영어 말하기, 쓰기, 중등영어 문법과 단어, 고등영어 고급독해로 시기별로 강조하는 영어가 다르며 의사소통에 중점을 두지 않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언어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고 학습 능률도 저하시킬 수 있다. 이에 영어 몰입식 교육이 선호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에게 해외 영어 캠프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해외캠프를 통해 현지인들과 함께 지내며 생활 영어를 습득하고 자연스럽게 영어에 대한 동기부여와 자신감 상승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MBC연합캠프’는 다가오는 여름방학을 맞이해 다양한 썸머 프로그램, 정규 스쿨링 등 다채로운 영어교육 시스템과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MBC방송국 산하 Tour MBC및 전국 지역 MBC 연합조직이 직접 방송 광고를 기획하며 참가자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영어캠프 전문 교육기관인 MBC연합캠프는 7개국 13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영어캠프는 ‘미국동부 썸머캠프’, ‘미국 동부 스쿨링캠프’, ‘미국 서부 썸머캠프’, ‘아이비나사 캠프’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미국동부 썸머캠프는 동부 메릴랜드 주에 위치한 명문 사립학교에서 진행된다. 오전 ESL수업과 함께 오후에는 국제 학생과의 다양한 학습으로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프리토킹 시간을 갖는다. 또한 3박 4일간의 아이비리그 대학 탐방 일정으로 동부의 역사적이며 우수한 학업적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의 레벨에 맞는 일정에 속해 진행돼 학습 효과에 대한 기대가 가능하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진행되는 명문사립학교 동부스쿨링캠프는 1주간의 집중영어 ESL 아카데믹 학습과 2주간의 정규스쿨링이 제공된다. 현지 친구들과 어울려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2박 3일간 올랜도 투어 일정도 갖는다. 학습의지가 저하돼 있거나 슬럼프로 인해 학습동기 자극이 필요한 학생과 미국의 좋은 환경을 둘러보고 체험하고 싶은 학생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미국에서 단기간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미국서부 썸머캠프를 권할 수 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되는 캠프로 명문사립학교에서의 영역별 아카데미 ESL수업과, 현지 학생들과의 아웃도어 캠핑, 2박 3일간의 샌프란시스코 탐방으로 구성된 캠프다. 6주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탐방 이후 2주간 스쿨링을 참여할 수 있어 다양한 활동 중심 프로그램과 함께 학업적인 부분까지 잡을 수 있다. 해외 명문대 입학을 준비하고 있거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학생은 아이비나사 캠프를 고려할 수 있다. 2주간의 투어형식 캠프로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대학 탐방과 각 대학에서의 재학생 멘토링이 계획돼 있으며 나사캠프 참여 및 올랜도에서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디즈니월드를 투어한다. 방학기간이 짧아 단기간의 캠프 일정을 원하는 학생에게 적합하다. 캐나다 영어캠프의 캐나다 밴쿠버 썸머캠프는 현지 학생들과의 액티비티 수업으로 높은 현장감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시애틀로 2박 3일간 수학 여행을 떠나는 일정도 계획돼 있어 미국과 캐나다를 모두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영국&유럽 영어캠프는 각국의 학생들과 함께 수업에 참여하며 글로벌 마인드를 넓힐 수 있는 캠프다. 5박 6일 동안 서유럽 4개국을 탐방하는 이 캠프는 영국 명문 보딩 스쿨에서 다양한 국적의 유럽친구들과 함께 소그룹 수준별 영어수업이 진행된다. 방과후에도 현지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액티비티가 계획돼 있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실전영어를 테스트할 수 있다. 뉴질랜드 영어캠프 프로그램은 오클랜드 정규스쿨링과 부모동반캠프가 있다. 이 캠프는 주수 상관 없이 모든 일정 동안 정규 수업이 가능하며 현지 공립학교 수업에 참가한다. 부모동반 캠프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학부모 비용은 활동에 따라 옵션으로 추가된다. 필리핀 영어캠프는 알라방힐스와 캠브리지힐스로 구성됐다. 단기간의 영어실력 향상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알라방힐스 캠프를 권유한다. 이 캠프는 필리핀의 부촌지역으로 꼽히는 알라방에서 진행된다. 영어수학 몰입캠프로 1:1수업부터 소규모 1:5 그룹수업까지 각 학생의 레벨에 맞춘 맞춤별 수업이 제공된다. 하루 약 12시간의 학습으로 영어의 기본부터 발음, 활용까지 익힐 수 있으며 주 3회 수학 선행수업이 진행된다. 캠브리지 힐스 캠프는 선선한 환경의 카비테주에서 진행되며 교육동과 숙소동이 함께 있는 리조트 일체형 학습 프로그램이다. 리조트 내에서 캠프 일정이 진행돼 안전을 신뢰할 수 있으며 넓고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답답함이 적다는 평가다. 매일 1시간씩 진행되는 리조트 내 체육활동은 수영, 농구, 탁구, 배드민턴 등으로 학생들의 체력과 건강까지 고려하고 있다. 사이판 영어캠프는 PSS를 철저히 준수한 정통 미국식 교육을 받을 수 있는 ESL+스쿨링 프로그램이다. ESL과 정규수업을 모두 받을 수 있다는 특징과 주중, 주말탐방으로 휴양지를 즐길 수 있다. 호주 브리즈번 스쿨링 캠프는 현지 학생들과 함께하는 정규수업을 비롯해 ESL수업이 제공된다. 정규수업이 처음인 학생들도 부담이 비교적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매일 병행되는 ESL수업과 정규수업은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주말 액티비티 시간을 통해 즐거움까지 찾을 수 있다. 우수한 교육으로 제공되는 호주 영어캠프는 어린 학생들이 교류하며 영어를 ‘언어’로써 접근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다양한 접근법으로 토론, PT, 에세이, 현장학습 등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며 즐거운 경험 속에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며 전화로 문의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경남·전남, 올해부터 적조방제장비 함께 쓰기로

    경남도는 23일 해양수산부와 경남·전남도 등 3개 기관이 이날 해수부 대회의실에서 적조방제장비 공동 활용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적조가 발생하면 3개 기관이 적조방제장비를 지원하는 등 서로 협조해 적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경남도와 전남도, 해수부는 이날 협약에서 적조경보 이상의 고밀도 적조가 발생하면 각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황토살포기와 바지선 등 적조방제장비를 공동 활용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황토 대형살포기 7대와 중형살포기 11대, 바지선 14대 등 적조방제장비 32대를 갖고 있다. 전남도는 대형 살포기 2대와 중형 살포기 5대, 바지선 11대를 보유하고 있다. 해수부와 경남도 등에 따르면 최근 해양 환경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 등으로 적조 발생 규모가 커지고 있으나 지자체 예산 부족으로 공공방제장비를 해마다 확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남·전남도와 해수부는 경남과 전남 해역의 적조 발생 및 소멸 시기가 다르므로 두 도가 적조방제장비를 공동으로 활용하게 되면 방제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경남 해역에서는 적조가 소강상태일 때 전남 여수·고흥·완도 등의 해역에서는 대규모 적조가 발생해 경남도는 전남도로부터 긴급 장비 지원 요청을 받고 대형 황토살포기 2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한편 경남도는 적조 발생에 대비해 다음달 7일 시·군이 가진 공공방제장비와 임차 선박 등을 동원해 적조 방제 대규모 모의 훈련을 한다. 해수부는 올여름은 평년보다 수온이 1~1.5도 높은 고수온 등의 영향으로 적조생물(코클로디니움)이 지난해(6월 22일)보다 12일 빠른 지난 10일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적조도 지난해(8월 2일)보다 이른 다음달 중·하순에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적조로 양식어류 폐사 등 모두 53억원의 피해가 났으며 2014년에는 74억원, 2013년에는 247억원의 피해가 났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제24회 공초문학상] “시인의 삶이란 형벌이자 축복”

    [제24회 공초문학상] “시인의 삶이란 형벌이자 축복”

    ‘시인은 시에게 사로잡힌 포로이며 벌받은 사람이다.’ 나태주 시인(71)이 내린 시인의 정의다. 등단한 지 46년, 그는 왜 반세기 가까이 자처해서 벌을 받고 있는 걸까. “고통의 기쁨, 필연적이고 운명적인 끌림 때문이었죠. 남녀의 사랑도 고통이잖아요. 제일 좋은 건 가만히 혼자 앉아 있는 거예요. 알면서도 우리는 기꺼이 사랑에 빠져들잖아요. 그처럼 시인이란 운명에 포섭된 건, 그게 평생 이어져 온 건 내게 형벌이자 축복이에요.” 열여섯에 시인이란 운명을 받아들인 것만큼 지순하고 투명한 언어로 독자들의 잔등을 쓸어준 나태주 시인. 그가 제24회 공초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공초문학상 심사위원단은 그를 “정지용, 윤동주, 박목월 등의 계보를 잇는 천진한 동심의 소유자”로 꼽았다. 속된 현실에서 인간의 본연을 깨닫게 하는 그의 시어는 공초 오상순 선생의 세계관과도 맥을 같이한다. “공초는 신문학 초기에 우리에게 좋은 발판을 놓아주신 선배이자 삶의 길을 놔주신 분이에요. 공초가 자주 하신 말씀 중에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는 말이 있어요. 누구나 만나면 그렇게 말씀하셨죠. 구상 선생이 노년에 ‘꽃자리’라는 시로 그 말을 인용하기도 하셨어요. 요즘 세상 사람들이 다 불행하다고 해요. 그런데 공초의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는 말만 기억한다면 불행할 일이 없어요. 우리네 삶이 곧 기쁨이죠.” ‘풀꽃’은 대중에게 나태주란 이름을 인장처럼 새기게 한 대표작이다. 2012년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에 내걸렸던 시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라는 시구는 지난해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글판으로 뽑혔다. 쉽고 간명한 시어지만 한 번 두 번 곱씹어 볼수록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그의 시에는 ‘위로의 힘’이 있다. “시경에 ‘동천지감귀신’이라는 말이 있어요. ‘천지를 움직이고 귀신을 감동시킨다’는 뜻인데 이런 역할로는 시보다 좋은 것이 없대요. 시는 따지고 비난하는 글이 아닙니다. 주먹이 창호지 문으로 푹 들어가듯이, 영혼과 영혼 사이로 불쑥 들어오는 글이에요. 괴테는 좋은 시란 어린이에겐 노래, 청년에겐 철학, 노인에겐 인생이 도는 시라고 했죠. 이런 시가 있으면 세상이 좋아질 것이란 생각으로 시를 쓰니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는가 봅니다.” 이번 수상작 ‘돌멩이’도 독자들의 마음에 불쑥 그윽한 파동을 일으킨다. 시인이 백담사 내설악 골짜기를 찾았다가 자갈돌을 건지며 함께 길어 올린 시다. “맑은 물 밑에 깔린 자갈돌이 참 예뻤어요. 갈 때 하나 주워가야겠다고 마음먹고 바위 위에 하나를 건져 올려놨죠. 10여분 배회하고 돌아왔을까. 물에 젖어 반짝반짝했던 자갈이 물이 마르니 다른 돌과 똑같이 되어버렸어요. 찾을 수가 없었죠. 난감하더라구요. ‘이게 우리 사는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나도 본래의 나를 잊어버리고 남과 구분이 안 되게 사는 건 아닌가’ 하고요. 시란 인생의 각성과 발견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늘 이렇게 제 생활에서 시가 뽑아져 나옵니다.” 인터뷰 장소에 도착하기 전에도 지하철에서 시를 하나 썼다는 시인은 성실한 글쓰기, 왕성한 책내기로 유명하다. 지난 46년간 37권의 시집, 13권의 산문집, 4권의 시화집 등 94권의 책을 냈다. 편운 조병화 선생이 ‘불안해서’ 자주 책을 냈다면 그는 “살아있음을 증거하기 위해 책을 낸다”고 했다. 그의 평생은 시업과 교육으로 직조됐다.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한 이듬해인 1964년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된 그는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교단에서 물러났다. 교직 은퇴 뒤 그의 문학 인생은 더 풍요로워진 듯하다. 2014년 시 ‘풀꽃’을 기념해 세워진 공주풀꽃문학관의 관장을 지내면서 한 해 150여건의 문학 강연 요청을 소화하는 인기 강사로 전국을 누비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잘생긴 사람이 아니에요. 못났고 늙고 가난한 사람이죠. 이런 사람한테 좋은 시로 위로해 달라는 강연 요청이 전국에서 들어옵니다. 좋은 시란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과 같죠. 성별, 세대, 종교, 이념을 뛰어넘어 사람들을 쓰다듬어주는 시, 지친 마음에 꽃송이가 되어주는 시를 쓴다면 저는 죽어도 사는 목숨일 겁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나태주 시인은 ▲1945년 3월 충남 서천 출생 ▲서천중학교, 공주사범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 충남대 교육대학원 졸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래서’로 등단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편운문학상 등 수상 ▲시집 ‘대숲 아래서’, ‘울지 마라 아내여’, ‘지상에서의 며칠’, ‘지금도 네가 보고 싶다’ 등 ▲현 충남 공주풀꽃문학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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