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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있는 듯 없는 듯 ‘맨 끝줄 소년’…자신만 볼 수 있는 은밀한 세계

    있는 듯 없는 듯 ‘맨 끝줄 소년’…자신만 볼 수 있는 은밀한 세계

    학교에선 늘 맨 끝에 앉았지만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선 항상 맨 앞에 앉았던 한 소년. 남들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소년은 자신만 볼 수 있는 은밀한 세계를 창조한다. 이 세계는 그가 품은 문학적 욕망의 다른 이름이다. 현실과 허구 그 경계 어디쯤에서 그와 그가 창조한 세계는 아슬아슬 위험하기만 하다.2015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초연한 연극 ‘맨 끝줄 소년’이 지난 4일부터 2년 만에 같은 무대에서 관객들을 찾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연출가 김동현의 마지막 유작이다. 원작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현대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동명 희곡이다. 초연 당시 드라마투르그(공연 전반에 걸쳐 연출가의 의도와 작품 해석을 전달하는 역할) 겸 윤색가로 참여한 김 연출의 부인 손원정씨가 올해 리메이크 연출을 맡았다. 손 연출은 “김동현 연출의 작품을 세밀하게 다듬어서 보여 드리고 그를 기억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의미”라면서 “초연 때와 달라질 필요도 없지만 거기에 얽매이는 것도 김 연출에 대한 예의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고 이번 작품 연출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극은 글 쓰는 행위를 통해 한 인물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과 그 속에서 느끼는 사유의 쾌락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등학교 문학교사 ‘헤르만’은 학생들의 작문 숙제를 채점하며 지극히 실망한다. 형편없는 글들 중에서 늘 맨 끝줄에 앉는 과묵한 소년 ‘클라우디오’의 글이 그의 눈길을 끈다. 클라우디오는 매력적인 소설을 쓰기 위해 점점 더 위험한 상상을 현실화하고 그것을 이야기에 담는다. 클라우디오의 욕망은 헤르만이 생각했던 수준을 넘어선다. 손 연출에 따르면 이 작품은 “맨 끝줄에서 자기의 존재는 보여지지 않은 채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소년이 우리에게 선물해주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배우 전박찬이 연기하는 클라우디오는 지극히 차분해서 서늘할 정도다. 전박찬은 나직한 목소리로 자신도 모르게 불온한 순간에 사로잡히는 소년을 표현한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한 편의 소설을 눈으로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전박찬은 “초연 때에는 클라우디오가 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클라우디오의 글쓰기 행위에 집중했다”면서 “헤르만 선생님과 글쓰기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클라우디오가 실제로 감정적으로 싸운다면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할 것 같아 감정을 최대한 자제했다”고 말했다. 투명한 유리문으로 감싼 무대와 배우들이 시시각각 켜고 끄는 책상 위 스탠드는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소년이 마주한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무대 한쪽에서 2명의 코러스가 악기 없이 입으로 표현하는 효과음도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때 함께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이 참여해 김동현 연출을 기린다. 클라우디오를 가르치는 문학교사 헤르만은 박윤희가 연기한다. 아버지 라파는 백익남, 라파의 어머니 ‘에스테르’는 김현영, 라파는 유승락이 맡았다. 고인이 생전에 캐스팅을 염두에 뒀던 배우 우미화가 헤르만의 부인이자 큐레이터인 ‘후아나’ 역으로 새로 합류했다.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3만~5만원. 1층 지정석의 맨 끝줄 좌석은 전석 1만원. (02)580-1300.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SK하이닉스 업계 첫 72단 3D 낸드 개발

    SK하이닉스 업계 첫 72단 3D 낸드 개발

    SK하이닉스가 4세대 3차원(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10일 업계 최초로 72단 256기가비트(Gb) TLC 3D 낸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3세대 48단 256Gb 3D 낸드를 양산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핵심 기술 구현에 꼭 필요한 3D 낸드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3D 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아파트에 비유된다. 72단 3D 낸드를 개발했다는 것은 셀을 72층으로 겹겹이 쌓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TLC는 한 셀에 3비트가 저장되는 기술이다. 256Gb(1Gb=10억 7000만비트) TLC라 하면 916억개의 셀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칩 한 개에 72층을 쌓아 올릴 수 있으니 칩 하나당 12억 7000만개의 셀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칩 3개가 모여야 10원짜리 동전(약 40억셀) 하나 면적을 차지할 정도로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 셈이다. 이 제품은 칩 내부에 고속회로 설계를 적용해 동작 속도를 두 배 높이고, 읽기와 쓰기 성능도 20%가량 끌어올렸다. 생산성은 기존 3세대 제품보다 약 30% 올랐다. 양산 시점은 올해 하반기부터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및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4세대 64단 3D 낸드를 양산해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강자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부터 4세대 3D 낸드 시장을 놓고 격돌할 전망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저승길에서 만난 하서 김인후

    [백승종의 역사 산책] 저승길에서 만난 하서 김인후

    사후 세계에 대한 궁금증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오죽하면 ‘임사체험’ 곧, 죽었다가 되살아난 사람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한 진지한 연구가 다 있는 것일까. 16~17세기의 탁월한 지식인 허교산(許蛟山·허균) 또한 흥미로운 임사체험의 글을 남겼다. 정확히 말해 그는 오세억이라는 선비의 경험담을 기록했다(‘성소부부고’ 제25권, 제26권). 하양(경북 경산)에 살던 오세억은 젊은 나이에 죽었다가 되살아났다. 허균이 쓴 글에는 그것이 반나절 만이라고도 했고, 또 사흘 만이라고도 했다. “꿈결처럼 하늘나라(天府)에 갔다. 붉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가 나를 작은집(小院)으로 이끌었다.” 허균은 그 집에 대해 쓰기를, ‘자미지궁’(紫微之宮)이란 현판이 붙어 있었다고 했다. 누각이 우뚝 솟아 난새와 학이 훨훨 날았다고도 했다. 바로 그 집에 윤건(綸巾)을 쓴 학사 한 명이 있었단다. 김하서(金河西·김인후)였다. 망자 오세억은 생시에 하서와 안면이 있었다고 했다. 그 하서가 조용히 말했다. ‘그대는 올해에 하늘에 오름이 합당치 않도다. 세상에 나가 행실을 닦기에 더욱 힘쓰라’ 그랬다던가. 그때 하서는 죽은 이들의 이름이 적힌 붉은 명부를 뒤적이며 “자네는 이번에 잘못 왔네. 나가야겠네그려” 하였다던가. 새하얀 비단 옷을 몸에 걸친 하서는 오세억을 이승으로 돌려보내며 한 편의 시를 주었다고 했다. “세억, 자네의 이름 자는 대년일세(世億其名字大年)/ 문 밀치고 들어와 자미선(하서)을 찾으셨구려(排門來謁紫微仙)/ 일흔일곱 살이 되거든 또 만나세(七旬七後重相見)/ 부디 인간 세상에 돌아가 이 말씀 함부로 퍼뜨리지 마시기를(歸去人間莫浪傳).” 다시 살아난 선비 오세억은 그 사연을 노소재(盧蘇齋·노수신)에게 알렸다. 생전의 하서는 소재와 막역한 사이였기 때문이다. 이후 오세억은 행실이 더욱 돈독해져 효자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하서의 시에 적힌 대로 일흔일곱 살이 되자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갔다고 했다. 김하서가 누구인가. 그는 시인으로 이름이 높았으며, 이퇴계(이황)와 더불어 당대 최고의 성리학자로 손꼽혔다. 그리하여 훗날 문정(文正)이란 시호를 하사받았고, 문묘에 배향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에게는 도가의 선인과 같은 풍모가 있었다. 일찍이 퇴계는 하서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는 중년에 ‘황정경’ 곧, 도가의 서적에 몰입했다.” 조선의 선비들은 하서의 외모를 말할 때면 ‘옥골선풍’(玉骨仙風)이라 하였으니 도가풍의 미남자가 분명했다. 허균은 하서의 일생을 다음의 몇 줄로 요약했다. “하서 김인후는 인품이 높고 학문과 문장이 뛰어나 스스로 터득함이 있었음에도, 일찍 벼슬에서 물러나 은거하였다. 인묘(인종)는 동궁 시절에 그를 인재로 여겼다. 왕위에 오르자마자 하서를 가장 먼저 불러들였다. 그러나 그가 서울에 도착하자 곧 승하하였다. 하서는 고향으로 되돌아갔고, 그 뒤 조정에서 여러 번 불렀지만 나오지 않았다.” 하서는 평일에 도가풍이 물씬한 시를 썼다. “오기는 어디로부터 왔던가(來從何處來)/ 가기는 또 어디로 가는가(去向何處去)/ 가는 곳도 오는 곳도 정한 곳이 없다네(去來無定蹤)/ 유유한 세월이랬자 백년 남짓일 뿐이네(悠悠百年許).” 선비들은 은연중에 하서의 뜻에 공감하였던 것일까. 오세억은 저승길에서 하서를 만났다고 주장했고, 노소재와 허교산도 고개를 끄덕였으니 하는 말이다. 오늘의 우리는 모진 세상 풍파를 헤치며 어디로 가는 것일까.
  • 반도체 ‘날개’…갤S8 가세땐 13조 기대

    반도체 ‘날개’…갤S8 가세땐 13조 기대

    삼성전자가 올 1분기 10조원에 육박하는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기록한 것은 반도체 효과 덕분이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공개되지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6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한다. 전체 실적의 약 60%가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한 셈이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이 기록한 분기 최대 실적(4조 9500억원)도 가볍게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D램 가격 상승세 지속 및 3차원(D)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로 슈퍼 호황기를 맞았다. 단기간 반짝 상승세가 아닌 대세 상승기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33.3% 늘어난 553억 달러 규모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전년보다 30.7% 늘어난 485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 전략을 추구하는 삼성전자로서는 ‘파이’가 커질수록 얻게 되는 과실도 크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만 올해 30조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SD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보다 읽기와 쓰기 속도가 빨라 PC나 데이터센터 스토리지에 많이 쓰인다. 다만 지난 1분기 실적에서 간과할 수 없는 건 IM(IT&모바일) 부문이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티면서 선방을 해 줬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신제품 공백이 컸음에도 불구, 갤럭시J, A 등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가 늘면서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21일 ‘갤럭시S8’가 출시되면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13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도 과거에 비해 ‘포트폴리오의 힘’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이 3000억원대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디스플레이 부문은 비수기에도 액정표시장치(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율 개선으로 전분기 수준의 실적(1조 3400억원)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LG전자도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함께 웃었다. 7일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9215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대비 82.4% 증가하며 시장 추정치인 5873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분기 기준으로는 2009년 2분기 영업이익(1조 2438억원) 이후 두 번째로 높다. 직전 분기 3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시장에서는 TV와 가전 제품의 프리미엄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한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성진 부회장의 작품인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올레드TV 판매 비중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두 자릿수로 올라선 판매 비중은 올해 15%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2015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스마트폰 사업본부인 MC사업본부의 손실 폭은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인력 조정 및 사업 구조 개편 작업이 빛을 발휘하면서다. 지난 6일 북미 시장에 출시된 스마트폰 ‘G6’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2분기 때는 흑자 전환도 예상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018년 영어교육 환경변화, 스마트 영어 학습법을 알아본다

    2018년 영어교육 환경변화, 스마트 영어 학습법을 알아본다

    2018년 초등 3학년부터 중학교,고등학교 영어교과 과정에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다. 디지털교과서는 교과 내용과 풍부한 학습 자료, 학습지원 및 관리가 부각되는 기능이다. 이것은 창의 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한 질 높은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위해 개발, 도입되는 혁신적 영어학습 방식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학습시스템을 개발한 영어교육 전문 기업 잉글리쉬 무무의 스마트무무를 통해 새로운 영어학습 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스마트무무는 학교 영어교과 과정의 충실한 이행을 목표로 개발된 자기주도학습 방식의 영어완전학습 시스템이다. 따라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학습법과 생각 키우기 학습법을 독자적으로 고안했다. 플립러닝 학습이란 교사가 사전에 학습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학생들이 가정에서 미리 온라인으로 학습하게 하고 교실에서는 질의–응답, 문제풀이, 연습활동, 과제수행, 토론학습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 수업방식과 학습의 순서가 뒤바뀌어 거꾸로 학습이라 할 수 있다. 잉글리쉬 무무는 플립러닝 학습법을 영어학습 분야에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것은 디지털 학습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법으로, 말하기, 쓰기 학습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플립러닝체제에서는 교실에서 연습 중심의 수업만큼이나 가정에서 학습이 필수적이다. 영어에 대한 노출이 절대 부족한 현실에서 보다 많은 연습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 때문에 스마트무무는 학생에게 정해진 일정한 학습시간 외에도 더 많은 개인 학습으로 연습량을 늘려 연습의 일상화를 강조한다. 이른바 1+1학습법으로 영어로 말 잘하고 글 잘 쓰기 위해서 연습량을 더욱 늘렸다. 잉글리쉬 무무는 학습효과를 내기 위해 잉글리쉬 콘서트를 매달 지속해 운영한다. 이것은 학생이 익히고 연습한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발표하는 잉글리쉬 무무의 영어학습 방식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배운 내용과 연습 방법을 청중에게 강의를 통해 가장 정확히 알게 되며, 영어 사용에 자신감과 논리적인 표현력을 강화해 간다. 또한 잉글리쉬 무무에는 생각키우기 학습법이 있다. 스마트무무의 개발을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 크기를 인식하고 기준에 맞는 큰 소리를 내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학생이 원어민의 소리를 듣고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 학습으로 넘어갈 수 없어 듣기, 말하기 훈련에 효과적이다. 잉글리쉬 무무 관계자는 “학습 내용을 보고, 가리고, 떠올리고, 말해보며 생각을 키울 수 있도록 전 학습과정에 가림판 기능을 적용해 학습 내용의 집중과 기억 효과를 유지하도록 했다. 그리고 학생이 학습한 원리를 설명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스스로 촬영하여 교사에게 전송하는, 배운 것을 가르쳐 보는 선생님 역할 훈련이 있다. 이를 통해 학습내용의 정확한 이해, 확인과 발표력,자신감을 키워줄 것이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좋은 부모, 미래 부모…성북구 내일부터 ‘시대를 읽는 부모 되기’ 수업

    서울 성북구는 사단법인 느림보꿈터와 함께 ‘이미 와 있는 미래, 시대를 읽는 부모 되기’를 주제로 부모성장교실을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교실은 과학과 인간, 수학적 사고와 글쓰기 등 융합교육을 주제로 열린다. 고려대 교수들이 강사진으로 나온다. 오는 8일과 29일, 그리고 다음달 13일 등 총 3일 동안 진행되며, 각각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진행한다. 8일 첫날은 조민호 교수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융합교육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연한다. 29일 둘째 날은 윤태웅 교수가 ‘수학적 사고와 글쓰기’를, 5월 13일 마지막 강의는 양형진 교수가 ‘미래는 저절로 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구 관계자는 “부모성장교실은 미래세대를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탐색하는 참여형 부모학습 프로그램”이라면서 “부모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정보도 공유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접수는 성북구 홈페이지에서 40명까지 선착순으로 받는다. 성북구민 수강료는 1만원이다. (02)2241-2420.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이랴~ 말 타러 영천 가볼까

    이랴~ 말 타러 영천 가볼까

    1박 2일 게르 캠프 체험도… 승마·마술대회 잇따라 개최 “영천으로 승마체험하러 오세요.” 경북 영천시가 말 산업 육성과 승마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영천시는 승마인구 육성 등을 위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각종 대회 유치에 힘쓰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우선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야간 승마강습 과정을 개설, 운영하기로 했다. 총 5기 과정으로 기별로 20명씩이다. 낮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 등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매주 수·목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영천 임고면 운주산 승마장에서 승마의 기초부터 응용까지 강습한다. 엘리트 교관들이 맡는다. 강습비는 10회 강습에 18만원으로 승마장 중 저렴한 편이다. 이 승마장은 2009년 전국 최초의 공공승마장으로 문을 열었다. 또 운주산 승마장에서 ‘스타영천 승마 아카데미’를 마련한다. 매주 화~금요일 열리는 아카데미는 ‘1회 승마체험’과 ‘1박 2일 승마체험’ 2개 과정이 있다. 학생과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승마 이론수업과 체험을 한다. 특히 1박 2일 과정에서는 ‘게르’(몽골 유목민 전통가옥) 캠프 체험도 있다. 이와 함께 중학생 30명으로 ‘영천시 스타유소년승마단’을 구성, 운영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운주산승마장에서 말 끌기를 비롯해 승·하마법, 승마 자세, 전진, 정지, 평보 등 승마 관련 다양한 내용을 배우고 실습한다. 시는 오는 6월에 ‘영천시승마연합회장기 승마대회’와 ‘영천대마기 전국유소년승마대회’를 잇따라 개최한다. 10월엔 ‘영천대마기 전국종합마술대회’를 연다. 이들 대회에는 평균 말 200필과 승마 선수·임원 3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운주산 승마장은 16만 5290㎡의 면적에 실내 승마장, 실외 승마장, 마사 2개 동, 외승로 1.2㎞, 산악승마코스 3.5㎞ 등을 갖췄다. 73㏊ 규모의 자연휴양림 속에 조성돼 있어 소나무숲에서 내뿜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시며 승마를 즐길 수 있다. 1547㎡ 크기의 마사동에서 70마리의 말을 사육하고 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영천은 정부의 ‘말 산업 특구’ 지정과 함께 명실상부한 국내 승마 메카로 육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웨스트브룩 리바운드 하나 모자라 ‘트리플더블 최다’ 경신 다음으로

    웨스트브룩 리바운드 하나 모자라 ‘트리플더블 최다’ 경신 다음으로

    딱 리바운드 하나가 모자라 트리플더블 역사 고쳐 쓰기를 다음으로 넘기게 됐다.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은 5일(이하 현지시간) 멤피스와의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78번째 경기에서 45득점 10어시스트 9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을 7경기 연속에서 멈추게 됐다. 3점슛 8개를 성공해 커리어 최다를 기록하며 특히 종료 직전 결승 3점슛으로 103-100 승리에 앞장섰지만 정작 자신의 대기록 행진을 잇지는 못했다. 55년 동안 누구도 넘지 못한 1961~62시즌 오스카 로버슨(당시 신시내티)의 한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41회) 경신 도전은 7일 피닉스전으로 미루게 됐다. 웨스트브룩은 피닉스와의 시즌 세 차례 대결에서 평균 41.7득점 13.7리바운드 13.7어시스트를 기록해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일곱 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에 그쳐 1967~68시즌 윌트 체임벌린의 아홉 경기를 뛰어넘어 역대 최다 연속 경기 트리플더블 도전은 정규리그 일정이 네 경기 밖에 남지 않아 다음 시즌으로 넘기게 됐다. 그는 41차례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는 과정에 일곱 차례나 40득점 트리플더블을, 두 차례는 50득점 이상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돋보인다. 두 번째 득점왕을 노리는 웨스트브룩은 경기당 31.6득점으로 개인 커리어 최다 득점을 진행 중이며 10.7리바운드 10.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피닉스전에서 어시스트 6개만 추가하면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 기록을 확보하게 된다. 이 역시 로버슨과 함께 NBA에 단 둘뿐인 영예를 누리게 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소설… 사람들 가슴속을 파고들기 위해서 사회학자가 썼다

    소설… 사람들 가슴속을 파고들기 위해서 사회학자가 썼다

    “지난해 가을 겪었던 문제들을 논문으로 쓸 순 있겠죠. 하지만 논문은 강약도 없고 인물들의 고민도 잘 보여주지 못하잖아요. 사람들 가슴속을 파고들기는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오랫동안 방치했던 문학의 세계로 잠시 이주했습니다.”●그간 읽은 소설 5t 트럭 하나쯤 될 테니 사회학자 송호근(61) 서울대 교수가 소설가로 자리를 바꿨다. 첫 장편 ‘강화도’(나남)를 펴내며 5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학자가 소설을 쓴다니 쑥스럽기도 하지만 문사(文士)로서 소설은 다른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간 읽은 소설책 양이 5t 트럭 하나쯤은 되니 소설 쓰기란 내게 굉장히 오래된 현재”라고 했다. 그에게 소설 쓰기란 40여년간 밀쳐 뒀던 열망이었다. 그는 서울대 사회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7~1978년 대학문학상에 평론으로 응모한 적이 있다. 1977년엔 강적(정과리 현 연세대 국어국문과 교수)을 만나 떨어지고 1978년엔 당선됐다. 당시 김윤식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그에게 한마디 물음만 던졌다. “자네, 문학을 하겠는가.” ●김윤식 선생 질문에 지금 ‘응칠’합니다 “당시 김윤식 선생님의 말뜻을 생각하다가 ‘그냥 돌아가겠습니다’라고 답했어요. 그러니 제 소설은 응팔이 아니라 응칠인 셈이죠. ‘응답하라 1977’이요. 자네 문학을 하겠는가란 김윤식 선생의 질문에 지금 응답을 한 거라 생각합니다.”(웃음) 송 교수에게 첫 소설 쓰기의 동력은 역설적으로 지난해 국정농단, 탄핵 정국이었다. 답답하기도 안타깝기도 했다는 그는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고 흘러온 과거가 만들어낸 ‘누추한 미래’에 대한 고민에 휩싸였다. 그때 그는 봉건과 근대 사이에 선 경계인 신헌(1811~1884)을 떠올렸다. 유학자이자 무관, 외교관이었던 신헌은 조선 측 협상 대표로 나서 1876년 조·일 수호조규(강화도 조약)를 맺은 인물이다. “1876년은 현재 우리가 맞고 있는 여러 국제적 압력과 위치, 내부 논쟁의 출발점이자 기원입니다. 왜 이런 현실이 계속 반복되는가, 이를 어떻게 풀 것인가를 소설로 물어본 거죠. 신헌은 날아오는 창을 붙잡고 자신이 쓰러지며 창이 조선의 깊은 심장에 박히지 않도록 한 사람이죠. 문무를 겸비한 유장(儒將)이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 그 기원을 더듬어 보면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때문에 신헌을 주인공으로 한 그의 역사소설은 19세기 조선과 세계의 격동기, 척사와 개방론 사이에 끼인 인물의 고뇌를 그리지만 오늘날 한반도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특히 사드 문제를 둘러싼 국내외 갈등에 건네는 메시지도 심겨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일본과 미국, 한국은 군사동맹이었어요. 사드에 반대할 순 있지만 충분한 이유를 설명해야죠. 문제는 중국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겁니다. 중국과 우리는 역사동맹이에요. 때문에 중국이란 역사동맹에 사드에 해당하는 선물을 무언가 줘야 합니다. 21세기의 신헌이라면 ‘중국과 역사동맹을 유지할 수 있는 역사적 사드는 무엇인가’ 답을 찾아내려 했겠죠. 그러면 역사동맹과 군사동맹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 정권에서 이를 정밀하게 논의해야겠죠.” ●김훈 작가가 의식됐고, 또 고마웠어요 송 교수는 이번 소설을 쓰면서 김훈 작가가 의식됐다고도 했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 ‘흑산’ 등 김훈의 세 작품이 합쳐진 근대의 모습이 신헌의 ‘심행일기’에 압축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척사와 개방론 사이에 끼어 있는 무장, 천주교 박해 등이 합쳐진 스토리인데 이걸 왜 김훈 작가가 이걸 놔뒀을까 싶었죠. 나보고 쓰라고 놔뒀구나 싶어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티모넷, 2017 테크데이에서 ‘공인인증서 2.0 시대’ 선포

    티모넷, 2017 테크데이에서 ‘공인인증서 2.0 시대’ 선포

    모바일 결제 솔루션 전문기업 티모넷(www.t-monet.co.kr)은 4일 서울 중구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2017 티모넷 테크데이’ 를 개최했다. ‘클라우드 보안토큰 서비스로 여는 공인인증 2.0시대’ 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국내 최초의 클라우드 보안토큰 ‘이지사인’(Easy Sign)의 시범 서비스 개시를 알리기 위해 열렸다. 티모넷 박진우 대표는 “오늘 행사를 계기로 공인인증서 2.0 시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한준성 부행장은 축사에서 “금융과 IT의 유기적 결합이 만들어갈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공인인증서 2.0 시대의 핵심 서비스인 클라우드 보안토큰은 기존 USB 형태의 보안토큰을 클라우드의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에 저장해 놓고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2세대 공인인증 서비스다. ‘이지사인’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기의 지문, 홍채 등 간단한 생체 인식으로 본인을 확인한 후 클라우드의 하드웨어 보안 모듈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지문인식 등 생체인식 기능이 없는 단말기 사용자를 위해 별도로 6자리 비밀번호 핀(PIN)입력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박진우 티모넷 대표이사는 “현재 95% 이상의 사용자들이 읽기와 쓰기가 가능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나 USB 등에 공인인증서를 저장, 사용하고 있어 언제건 유출의 위험을 안고 있다”며 “‘이지사인’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 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劉 “박 前대통령과 멀어진 건 ‘생각의 차이’ 때문”

    劉 “박 前대통령과 멀어진 건 ‘생각의 차이’ 때문”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치르며 상의없이 ‘한·중열차’ 공약 당황… 승복연설은 내가 써준 대로 읽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저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멀어진 과정을 자세히 서술했다.유 후보는 4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주중 발간 예정인 책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책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책에 “2007년 경선을 치르면서 나는 그분(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서서히 멀어져 갔다. 멀어진 이유는 서로 ‘생각의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면서 “정책이든 정치든 판단의 기준도, 생각도 서로 다를 때가 많았고 어느 때부터인가 대화 도중에 그분은 ‘생각의 차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고 썼다. 유 후보는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 후보가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한·중 열차페리’라는 공약을 들고 나와서 당황스러웠고 캠프 관계자들이 함부로 세금을 줄이겠다는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바로 세움) 구호를 외쳤을 때도 당황했다고 서술했다. 그는 책에서 당시 경선 중 느꼈던 생각의 차이 때문에 경선 승패와 상관없이 박 후보를 가까이서 도울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수락연설문은 참 힘들게 겨우 썼고, 승복연설문은 순식간에 짧게 썼다”면서 “승복연설은 후보가 한 자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읽었다. 내가 써 준 연설문을 토씨 하나 고치지 않고 읽었던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승복연설은 예외였던 셈”이라고 밝혔다. 유 후보는 전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바른정당을 ‘구여권’ 정당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바른정당, 특히 제가 역할을 하지 않았으면 박 전 대통령 탄핵은 불가능했다”면서 “그때는 그렇게 협조를 구해 놓고 지금에 와서 ‘구여권 세력’, ‘적폐세력’이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티모넷, 국내 첫 클라우드 보안토큰 ‘이지사인’ 출시

    티모넷, 국내 첫 클라우드 보안토큰 ‘이지사인’ 출시

    모바일 결제 솔루션 전문기업 티모넷(www.t-monet.co.kr)은 국내 최초의 클라우드 보안토큰 서비스 ‘이지사인’(Easy Sign) 개발을 완료하고 공인인증 보안 서비스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3일 밝혔다.생체 인증, 웹기반 인증 등 공인인증 서비스가 대변혁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공인인증서 2.0 시대의 핵심 서비스인 클라우드 보안토큰은 기존 USB 형태의 보안토큰을 클라우드의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에 저장해 놓고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2세대 공인인증 서비스다. ‘이지사인’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기의 지문, 홍채 등 간단한 생체 인식으로 본인을 확인한 후 클라우드의 하드웨어 보안 모듈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지문인식 등 생체인식 기능이 없는 단말기 사용자를 위해 별도로 6자리 비밀번호 핀(PIN)입력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박진우 티모넷 대표이사는 “현재 95% 이상의 사용자들이 읽기와 쓰기가 가능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나 USB 등에 공인인증서를 저장, 사용하고 있어 언제건 유출의 위험을 안고 있다”며 “‘이지사인’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 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티모넷은 오는 4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이 서비스를 일반에게 공개하고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학생 대상 생체 실험하는 교육정책

    학생 대상 생체 실험하는 교육정책

    특정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을 개발할 때 후보물질이 도출되었다고 하여 이를 곧바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먼저 동물 대상 임상시험을 하고, 안정성과 효과가 검증되면 그 다음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도 거친다. 사람 대상 임상시험이 성공적인 것으로 판명되면 드디어 시판허가를 받아 판매를 한다. 이러한 시험과정과 방법이 아주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판매 이후에도 ‘시판후안전성조사’라는 것을 시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제약회사가 고비용의 임상시험을 장기간 실시하는 이유는 시험기관, 과정, 절차 등이 법으로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없거나 허가가 취소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교육과 관련한 문제의 경우에는 해결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가 나오면 별다른 임상시험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국단위로 실행에 옮긴다. 이는 신약 후보물질 개발 후 임상시험 없이 곧바로 인체에 투여하는 것과 같다. 물론 공청회라는 절차를 거치지만 대부분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 때로는 연구학교제도라는 것을 통해 정책의 타당성을 검증하기도 하는데 정책 시행 주체인 교육부나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하여 시행하다보니 문제점은 거의 지적되지 않고 효과가 있다는 결론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대로 된 검증 절차 없이 교육정책을 곧바로 시행하는 것은 학생을 생체 실험 대상으로 사용하는 것과 같다. 잘못된 정책의 폐해는 정책 수립 및 강행자가 아니라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우리 사회의 몫이 된다. 최근 들어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중간고사 폐지, 초등학교 저학년 받아쓰기 금지, 숙제 금지 등등의 교수법과 관련된 정책부터 시작하여 교육과정, 입시정책, 사교육비 정책 등의 거시적 정책까지 대부분 실험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하여 몇몇 교육청에서는 2017년 1학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 대상 받아쓰기 시험을 금지하고 있다. 금지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부담과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러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검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기서 하나 유의할 것이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받아쓰기를 통해 철자법을 익히는 방식은 영어권 아이들이 철자법을 익히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영어권 아이들이 바른 철자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r·e·s·t·a·u·r·a·n·t’ 처럼 단어의 철자를 하나하나 외운다. 뇌가 암기할 수 있는 한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단어의 철자를 외우기가 용이하다. 반면 한글 철자법은 ‘꼭대기’라는 단어의 철자를 익힐 때 ‘ㄲ·ㅗ·ㄱ·ㄷ·ㅐ·ㄱ·ㅣ’처럼 자모음 철자를 하나씩 외우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이를 하나의 그림처럼 뇌에 입력한다. 이러한 그림으로서의 단어 철자를 입력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때가 있어서 훗날 이를 익히려고 하면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것 이상으로 힘이 드는 것 같다. 내가 유학시절에 만났던 해군사관학교 교관 한 분은 초등학교시절 전혀 공부를 하지 않은 탓에 자신의 영어 스펠링 역량과 달리 한글 철자법은 엉망이라고 했다. 익혀야 할 시기를 놓치고 나니 바른 철자법을 익히는 것이 너무나 힘들더란다. 나도 틀리는 철자는 늘 틀린다. 더 이상 특정 단어 철자 그림이 머릿속에 명확하게 입력이 되지 않는 느낌이다. 이는 입증되지 않은 나의 가설이지만 주위에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현직 교사로 있는 제자들에게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받아쓰기 훈련이 필요한 이유를 잘 설명하고 교육청의 시책과 무관하게 교실에서 받아쓰기 연습을 시키도록 당부하고 있다. 또한 시간 제약 때문에 교실 수업만으로는 어려운 철자를 충분히 익힐 수 없으니 혼동하기 쉬운 철자로 이루어진 단어는 학부모들이 시간을 내어 집에서 받아쓰기 지도를 하도록 이끌라고 당부하고 있다. 시간을 다투는 화급한 문제의 경우에는 급히 만들어진 정책이라도 우선 시행하여 급한 불을 끄고, 시간을 내어 근원적인 대책을 만들고 시험 적용하는 과정을 사후에 거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특정 이념이나 신념을 구현하기 위한 정책을 이러한 방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약 개발 절차만큼 엄격하게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강화된 규정이 필요해보인다. 교육부나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증을 받은 제3의 기구가 그 정책의 효과 검증을 주관하게 하고, 연구학교 운영 결과 부작용이 발생하면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한 후 이를 특정 지역에 국한하여 일정기간 시범적용하게 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게 할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 뒤를 따라 가던 때에는 이미 앞서간 나라들이 검증을 한 정책들이므로 우리 상황에 맞게 적용하면 되었지만 우리가 앞서 갈 때에는 접근 전략을 바꾸어야 한다. 최근 대선 캠프들에서 거론되고 있는 교장 승진제와 전보제 폐지를 전국 학교에 일시에 적용하고자 하면 그 진통과 후유증 및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교장 승진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할 경우 이를 대체할 동기 유발 방법이 제시되지 않는 한 그 부작용과 혼란은 아주 클 것이다. 전보제를 폐지할 경우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교사의 지역간·학교간 격차는 점차 커지게 될 것이고, 이는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교육격차 심화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초중등교육을 완전히 지방으로 이양할 경우 교직은 지방직화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 지역간 교원 급여 격차가 벌어지고 이는 다시 교사의 질 격차 심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대통령 후보는 설령 집권하여 정당의 이념을 담은 공약을 이행하고자 하더라도 한 지역에만 국한하여 몇 년간 시범 실시를 한 후 그 효과와 부작용을 보아가면서 전국화 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국회는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정부가 강행하여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교원들의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는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집단 간 의견 차이가 큰 정책에 대해서는 신약 개발에 버금가는 교육정책 효과 검증 실험과 시범 적용, 전국적인 적용 이후의 부작용 조사 등에 관한 보다 상세한 법을 만들어 시행하기를 바란다. 박남기(광주교대 교수)
  • 강원 황진성 한 골만 더하면 역대 K리그 아홉 번째 50-50 클럽

    강원 황진성 한 골만 더하면 역대 K리그 아홉 번째 50-50 클럽

    황진성(강원FC)이 한 골만 더하면 역대 아홉 번째로 50-50클럽에 가입한다. 황진성은 K리그 통산 294경기에 출전해 49골 60도움을 기록하고 있어 한 골만 추가하면 염기훈, 몰리나, 김은중, 신태용, 에닝요, 이동국, 데니스, 김현석에 이어 50-50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국내 선수로만 좁히면 다섯 번째 영예를 차지한다. 강원FC 구단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소속 선수들이 노리고 있는 각종 기록들을 정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울러 여섯 경기에 더 나서면 통산 300경기 출전을 넘어서 K리그 역사에 48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팀 동료 오범석도 현재 292경기 출전을 기록 중이어서 여덟 경기만 더 출전하면 같은 기록을 이룬다. 이근호는 올 시즌 팀의 세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두 경기에만 나서면 통산 200경기 출전을 달성한다. 다음달 2일 울산전, 8일 전북전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 61골 31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이근호는 8개의 공격 포인트를 더하면 통산 공격 포인트 100개를 넘어선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가능한 기록이다. 또 오승범은 지금까지 427경기에 출전해 K리그 통산 출전 9위에 당당히 올라있다. 3경기에 더 출전한다면 김한윤(430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는 또 올해 꾸준히 출전한다면 통산 출전 5위 김은중(444경기)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조국은 104골로 K리그 통산 득점 공동 7위에 자리하고 있는데 한 골을 더하면 샤샤를 제치고 단독 7위가 된다. 나아가 김현석의 110골, 김도훈의 114골, 우성용의 116골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주장 백종환은 통산 142경기에 출전해 역대 강원FC 소속 출전 1위에 올라있어 경기에 나설 때마다 역사를 새로 쓴다. 최윤겸 감독 역시 새 역사 쓰기에 동참한다. 강원FC 통산 35승24무28패를 기록하고 있어 역대 사령탑 가운데 맨먼저 30승 고지를 밟았고 5승만 추가하면 40승을 달성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동남아 단체 관광객 5일간 무비자 허용

    전자비자도 5월 앞당겨 발급 1250억원 경영안정자금 지원 정부가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관광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핵심은 ▲운영자금 긴급융자 ▲동남아 관광객 한시적 무비자 입국 허용 ▲국내 관광 활성화를 통한 해외 관광 수요 흡수 등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범정부 합동 관광시장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관광업 경영난 해소를 위해 1250억원 규모의 경영안정자금을 융자 지원하고, 소상공인정책자금 1000억원을 전용지원자금으로 편성해 지원할 방침이다. 중국 전담 여행사와 전세버스 회사, 호텔 등을 대상으로 특례보증도 확대한다. 관광 및 관련 업계의 법인세,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납부기한을 최대 9개월 연장하고, 호텔과 콘도 등이 객실요금을 인하할 경우 보유 건물에 대한 재산세를 올해 한시적으로 30% 경감한다. 아울러 휴업, 휴직 등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업체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요건도 완화할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관광진흥기금과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정책자금이 지원 규모와 조건 등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특히 소규모 업체의 경우 적절한 곳에 신청해야 보다 유리하게 지원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편중된 외국인 관광객의 다변화를 위한 정책도 내놨다. 제주도를 방문하기 위해 인천·김해공항에서 환승하는 동남아 단체관광객에게도 5일간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유커에 대해서만 무비자 입국이 허용됐었다. 올해 하반기로 예정됐던 필리핀 등 동남아 단체관광객에 대한 전자비자 발급 허용시기도 오는 5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이를 통해 동남아 관광객들의 환승 여행이 지난해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문체부는 기대했다. 또 동남아와 일본 정기노선 신설, 전세기 운항 등 국내 항공사의 해외 진출도 적극 돕기로 했다. 특히 필리핀, 대만, 몽골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국가들에 대한 항공 운수권을 확대해 국내 항공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항공-관광 연계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항공수요 확대를 병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성향이 높은 개별관광객(FIT) 전용 온라인 플랫폼을 8월까지 만들어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등 개별관광객 유치에도 힘쓰기로 했다.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관광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초·중·고교의 해외 수학여행을 국내여행으로 유도하고, 공공·민간 부문의 각종 행사 등도 국내를 우선 고려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월 1회 ‘가족과 함께하는 날’ 등 유연·단축근무를 통해 국내관광을 유도하는 한편 각종 문화시설의 입장료도 할인하기로 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정오의 희망곡’ 하이라이트 “새 출발, 대기업 그만두고 창업한 느낌”

    ‘정오의 희망곡’ 하이라이트 “새 출발, 대기업 그만두고 창업한 느낌”

    ‘정오의 희망곡’에 출연한 그룹 하이라이트 멤버들이 새 출발을 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22일 방송된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는 ‘하이라이트’라는 새 이름으로 나선 윤두준, 용준형, 양요섭, 이기광, 손동운이 게스트로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멤버들은 ‘비스트’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 소속사에서 ‘하이라이트’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양요섭은 “큰 대기업을 그만 두고 나와서 꿈을 위해 창업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용준형은 “전 회사에서도 많은 분들이 일해 주셨지만 그 전체도 자체적으로 결정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지금도 큰 어려움은 없다. 돈을 쓰더라도 저희 돈을 쓰기 때문에 아껴 쓰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그룹 하이라이트는 지난 20일 첫 미니앨범 ‘CAN YOU FEEL IT?’을 발매했다. 타이틀곡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는 음원 공개 후 각종 실시간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MBC 보이는라디오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세상 난폭함 못 견딘달까요 그래서 기억·상처에 매달립니다”

    “세상 난폭함 못 견딘달까요 그래서 기억·상처에 매달립니다”

    “‘유해 발굴자’라니까 내가 괴물이 된 것 같아 끔찍하던데(웃음). 내게 역사의 폭력은 가공의 일이 아니라 생래적으로 각인된 이야기예요. 되새기는 게 고통스럽지만 내쳐지지 않고 오히려 절실하게 매달리게 돼요. 세상의 난폭함을 유독 견디지 못하는 체질이라서랄까요. 단 한 명이라도 부당한 일로 고통받고 있다면 ‘몰랐다’고 말하는 대신 ‘내가 할 일이 뭔가’라는 질문을 작품을 통해 던지고 싶은 거죠.”역사적 비극의 연원을 파내려가는 집요한 글쓰기로 ‘기억의 발굴자’, ‘유해 발굴자’로 불리는 소설가 임철우(63)가 다시 타인의 고통을 직시한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한 7편의 중단편을 모은 소설집 ‘연대기, 괴물’(문학과지성사)을 통해서다. ●역사적 비극 연원 파내려가는 집요한 글쓰기로 정평 소설 속 인물들은 대부분 죽음을 앞두거나 이미 죽음으로 건너간 이들이다. 아들과 아내를 잇따라 잃고 개까지 안락사시키며 생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남자(흔적), 쪽방촌에서 혼자 죽음을 맞으며 서서히 부패해가는 노인(세상의 모든 저녁) 등 서러운 생의 연대기를 작가는 기억하고 애도한다. 표제작인 ‘연대기, 괴물’은 “한국 현대사의 가장 처참했던 사건들에 대한 충실성, 이 윤리에 관한 한 임철우를 따라갈 작가는 없다”(김형중 평론가)는 평에 가장 들어맞는 작품이다. 긴 세월 무연고자로 살아온 송달규가 지하철에 뛰어들며 생을 마감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한국전쟁부터 보도연맹 사건, 베트남전,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 참사까지 현대사의 악몽을 집약한 ‘우리 시대의 초상’이다. 송달규의 일생은 시작부터 어긋났다. 보도연맹에 가입된 섬사람을 죽음으로 내몬 몽둥이패(서북청년단)의 우두머리 ‘갈고리’가 어머니를 성폭행해 태어난 그는 생모가 떠난 뒤 외조부모에게서 자라났다. 베트남전에서 민간인을 학살하고 기도원에서 25년을 버틴 뒤 노숙자로 거리를 전전한다. 세월호 참사 분향소에서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마주한 그는 종편 방송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 리본을 제거하겠다고 나선 팔십대 노인이 생부임을 직감한다. 내내 그를 환각 속에서 괴롭혔던 괴물은 검은 아가리 같은 지하철 터널 앞에서 정체를 드러낸다.‘마침내 터널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그놈이었다. 전신을 뒤덮은 검은 털, 핏발 선 두 눈알, 나팔 모양의 귀, 늑대의 이빨, 옆으로 죽 찢어진 입… 아아, 마침내 그는 놈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그것은 그의 아비였고, 또한 바로 그 자신이었다. 온몸으로 피 냄새를 풍기는, 세상 모든 악의 형상이었다.’(100쪽) 가해와 피해, 죽음과 죽임이 한 몸으로 뒤엉켜 있는 혼돈상은 한 시대의 민낯이자 폭력이 지닌 복잡다단한 얼굴이기도 하다. 이 무저갱 같은 세상에서 작가는 ‘기억’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윤리이자 책임임을 전편에서 드러낸다. ‘기억은 이미 죽은 이들과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가슴 시리고도 유일한 관계이다’라는 수전 손택의 말을 작가의 말에 대신 내보낸 것도 그 때문이다. ●“어둠 많이 볼수록 찰나 빛의 아름다움 알게 돼” 소설 속에서 고통의 되새김질, 애도와 회한의 시간은 끝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타인의 상처를 겁내지 않고 기꺼이 손뻗어 어루만지는 증언의 손길은 이 어둠에도 끝이 있으리란 믿음을 옅게 드리운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지고 있어요. 그 책임을 다할 때 결국 우리는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죠. 세상살이도 너무 팍팍하고 힘든데 소설까지 칙칙하고 슬퍼서 (독자들에게) 미안하긴 해요(웃음). 하지만 어둠을 많이 볼수록 찰나의 빛이 얼마나 찬란하고 아름다운지 알게 되잖아요. ‘이상하지,/살아 있다는 건,/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빈 벌판에서 차갑고도 따스한 비를 맞고 있는 것 같지’란 최승자의 시처럼 말이에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반지의 여왕’ 안효섭 윤소희, 우산 데이트 포착 ‘반지 낀 김슬기?’

    ‘반지의 여왕’ 안효섭 윤소희, 우산 데이트 포착 ‘반지 낀 김슬기?’

    안효섭과 윤소희가 ‘설렘지수’ 높이는 달콤한 우산 데이트 현장을 선보였다. 드라마 ‘세가지색 판타지-반지의 여왕’은 좋아하는 남자가 자신에게 반지를 끼우면 그 남자의 이상형으로 보이는 ‘절대반지’를 소재로 한 이야기다. 반지의 소유자 모난희(김슬기 분)가 짝사랑 하는 박세건(안효섭 분)에게 반지를 끼우게 해 세건의 이상형인 강미주(윤소희 분)로 보이고 있는 상황. 세건은 난희와 미주를 동일인물이라 생각하고 두 사람은 어느새 캠퍼스 커플로 발전하게 된다. 이 때 난희의 절친한 친구인 미주가 등장하며 세 사람에게 위기가 닥친다. 이와 관련 안효섭과 윤소희 두 사람의 달콤한 빗속 데이트 현장이 포착됐다. 비가 내리는 길거리에서 선남선녀인 두 사람은 하나의 노란색 우산을 함께 쓰고 걷고 있다. 안효섭은 비를 맞을까 윤소희의 어깨를 감싸며 커플 우산쓰기의 정석을 선보이는 가운데 엿보이는 풋풋한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또 가죽자켓과 미니스커트에 부츠를 신은 윤소희의 우월한 비주얼은 문송대학교 퀸카다운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였고, 청바지와 후드티에 코트와 스니커즈를 톤온톤의 컬러로 맞추고 다른 소재를 매치하며 패션센스를 선보인 안효섭은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커플룩을 완성했다. 안효섭-김슬기의 알콩달콩 케미와는 또 다르게 성숙한 케미를 자랑하는 두 사람의 매력이 돋보인다. 사진 속 우산 데이트 장면은 잠실 석촌 호수에서 만들어 졌다. 한 겨울 새벽까지 이어지는 촬영으로 비까지 내렸지만 연일 이어지는 힘든 촬영에도 불구하고 배우들과 스태프의 화기애애한 미소와 끊이지 않는 격려가 이어졌다. 특히 안효섭은 리허설이 진행되는 동안 편안한 분위기를 위해 대화를 건네는 등 찰떡케미의 비결을 선보이며 현장 분위기를 달궜고 촬영이 시작됨과 동시에 어색함은 잠시 프로다운 모습으로 스텝들의 감탄을 이끌어 냈다. 판타지를 소재로 한 장르답게 두 사람의 눈부신 모습은 길거리의 시선을 끌었고 지켜본 스태프는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 같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제작진은 “김슬기, 안효섭, 윤소희 세 사람이 서로 복잡한 상황을 소화해야 하는데 눈빛만 봐도 알아챌 정도로 막강 호흡을 자랑한다”며 “힘든 일정에도 서로 격려하는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외모지상주의자로 출연하는 안효섭은 실제 외모와 관련한 칭찬에 쑥스러움이 많다. 김슬기-윤소희와 함께 두 번의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도 찰떡 케미를 불러일으키는 모습은 박세건과 헤어지는게 아쉬울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반지의 여왕’은 목요일 밤 MBC에서 11시 10분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온시우, 이국주 논란 사과 “노이즈 마케팅은 어불성설..깊은 사죄”[전문]

    온시우, 이국주 논란 사과 “노이즈 마케팅은 어불성설..깊은 사죄”[전문]

    개그우먼 이국주를 공개 저격해 논란에 휩싸인 온시우가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배우 온시우는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며칠간 생각을 정리하다가 몇 가지 해명해야 할 점과 사과드려야할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아서 글을 남깁니다”고 입을 열었다. 온시우는 “제가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속사도 없고 그 어떠한 빽도 없는 저는 그저 한명의 ‘시청자’와 ‘네티즌’의 입장으로써 느낀점을 그 당시 인터넷에 실린 기사에 댓글 하나를 단것이 전부이며, 제가 그 어떠한 유명인도 아니었고 공인의 신분 또한 아니었기에 저의 발언이 이슈화가 될줄은 전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었습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저는 악플에 대해 옹호하지 않았고, 지금도 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분별하고 맹목적인 비하성 악플은 명백히 처벌받아야할 사회적 문제이며 근절되어야할 사회악입니다”면서도 “논점을 흐렸다는 점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넷상에서의 공개적인 ‘악플의 조롱’과 방송에서의 공개적인 ‘성적 조롱’은 모두가 잘 못 된 것임을 느꼈고 단지 그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온시우는 “저의 발언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당사자 이국주 님과 (제 스스로 감히 선배님이라고 칭하기 어려워 선배님이라는 칭호를 쓰지 못한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그 주변인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저의 발언으로 상처를 입었을 그 모든 분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고 덧붙였다. 온시우는 지난 19일 개그우먼 이국주를 공개적으로 저격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국주 관련 기사를 링크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댓글로 조롱하니까 기분 나쁜가요? 당신이 공개석상에서 성희롱한 남자 연예인들은 어땠을까요?”라며 “대놓고 화낼 수도 없게 만드는 자리에서 씁쓸히 웃고 넘어갔을 그 상황. 이미 고소 열 번은 당하고도 남았을 일인데, 부끄러운 줄이나 아시길”이라고 저격한 것.앞서 이국주는 지난 18일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슬리피가 볼 뽀뽀를 한 것에 대해 악성 댓글이 이어지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너네 되게 잘 생겼나 봐. 너네가 백억 줘도 나도 너네랑 안해. 슬리피 걱정하기 전에 너네 걱정해. 미안하지만 다 캡처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이하 온시우의 이국주 논란 해명 전문> 안녕하세요 온시우입니다.며칠간 생각을 정리하다가 몇 가지 해명해야할 점과 사과드려야할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집고 넘어가야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먼저 , 저는 여러 기사에 나와있듯이 ‘무명 배우’ 이자 많은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듣보잡 배우’ 입니다. 아니, 사실은 말이 좋아 ‘무명 배우’이지 배우라는 칭호를 쓰기에 스스로도 부끄러울 만큼 이제 막 연기자로써의 길을 걸어가고자 노력하고있던 일반인과 다를바가 없는 평범한 20대의 남자일 뿐입니다. 수많은 연기자들의 무명 시절과 마찬가지로, 생활비를 벌고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소속사 없이 스스로 영화사와 방송국 관계자 분들께 직접 발품을 팔아 프로필을 돌리고, 오디션을 보고, 또 그 오디션에 수없이 많은 낙방을 경험하며 근근히 몇 개의 작품들에 크고 작은 역할들로 몇 번 출연한 것이 전부인 아직은 이 분야에 어린 새싹에 불과한 사람일 뿐입니다. 제가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소속사도 없고 그 어떠한 빽도 없는 저는 그저 한명의 ‘시청자’와 ‘네티즌’의 입장으로써 느낀점을 그 당시 인터넷에 실린 기사에 댓글 하나를 단것이 전부이며,제가 그 어떠한 유명인도 아니었고 공인의 신분 또한 아니었기에 저의 발언이 이슈화가 될줄은 전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었습니다.정말 우연치 않게 저의 댓글이 많은 네티즌분들께 호응을 얻었고, 그것이 기사화가 되어 이슈가 되었을 뿐 계획적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자 해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도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어차피 이러한 논란은 며칠이 지나면 사그러들것이며 대중들의 기억속에 묻혀질 한 낯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걸 모르는 바보는 아니니까요. 둘째로, 저는 악플에 대해 옹호하지 않았고, 지금도 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무분별하고 맹목적인 비하성 악플은 명백히 처벌받아야할 사회적 문제이며 근절되어야할 사회악입니다 악플을 고소한다는 기사에 시청자의 입장으로써 반문을 제기한 점에 대해서는 마치 악플을 옹호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할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고 그 점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는 바입니다. 다만 논점을 흐렸다는 점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넷상에서의 공개적인 ‘악플의 조롱’과 방송에서의 공개적인 ‘성적 조롱’은 모두가 잘 못 된 것임을 느꼈고 단지 그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전혀 관계가 없는 문제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고 그러한 생각 또한 존중하는 바입니다.하지만 반대로 저처럼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생각 할 수 도 있음을 알아주셨으면합니다. 마지막으로 , 저의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저는 여전히 제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저의 의견은 누군가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그저 한 사람으로써 느꼈던 개인의 감정과 생각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다만, 제가 예상할 수 없었던 문제일지라 하더라도 그것이 불러일으킨 이 큰 논란에 대해서는 명백히 저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앞으로는 옳고 그름을 떠나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발언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당사자 이국주 님과(제 스스로 감히 선배님이라고 칭하기 어려워 선배님이라는 칭호를 쓰지 못한점 양해부탁드립니다.)그 주변인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저의 발언으로 상처를 입었을 그 모든 분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저는 이것으로 저의 모든 입장을 밝히는 바이며 이 후 이 문제로 더이상 왈가왈부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헤쳐나가야 할 길은 저 스스로에게 달렸다고 생각합니다.저는 변함없이 열심히 제 꿈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수 많은 분들께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연기’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멋진 연기자가 될 때 까지 노력할 것 입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일일히 답변하지 못했지만 응원해주신 지인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또 한, 연락주신 수많은 기자님들에게 답변해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저의 입장은 이것을 마지막으로 하며, 이제부터는 제가 아닌 우리에게 남아있는 이보다 더 중요한 사안들에 귀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모두 건강한 봄날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런웨이 조선] “편두통, 참아야 하느니라” 조선 멋쟁이의 폼생폼사

    [런웨이 조선] “편두통, 참아야 하느니라” 조선 멋쟁이의 폼생폼사

    머리카락이 뽑히고 피가 날 정도로 단단히 둘러매… 보톡스 효과 뺨치는 망건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는 조선시대 복식에 관한 숨은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연재물 ‘런웨이 조선’을 새로 시작합니다. 조선 사회에도 시대를 앞서가는 멋과 유행은 존재했고, 남다른 미적 감각을 지닌 멋쟁이들도 많았습니다. 한국 복식사를 전공한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매주 화요일 독자 여러분을 조선시대 런웨이로 안내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유행 속에서, 유행을 좇으며 산다. ‘유행’이라는 것은 참 어렵다. 조금만 앞서면 난해한 패션이라며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기 십상이고 조금만 늦어도 촌스럽다느니, 멋을 모른다느니 하며 무시당한다. 하이힐이 처음 나왔을 때 발의 통증이나 허리의 무리를 감수하고 많은 멋쟁이들의 호응으로 보편적인 유행이 된 것이나 당시의 사회적 시선도 그렇지만 활동이 불편하고 보기에도 난감했던 미니스커트, 스키니진도 이제 당연한 패션이 됐다. 멋쟁이들은 시대를 앞서가며 멋을 위해 어색함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 불편이 더해져 고통이 되더라도 참아낸다. 오히려 멋쟁이들은 그 고통마저 쾌감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개항기에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외국인들은 조선을 ‘모자의 나라’라고 했다. 그것은 다양한 종류의 모자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모자를 쓰기 위해 당시 조선의 멋쟁이들이 얼마나 패션에 신경을 썼는가를 방증하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관례를 치른 남성들의 머리스타일이 한결같이 상투머리였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은 것 같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 보면 멋진 머리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참으로 눈물겹다. 조선시대 남자들이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상투를 트는 것이다. 상투를 틀기 위해서는 먼저 머리를 빗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머리를 빗을 때 사용하는 빗은 얼레빗과 참빗 두 종류가 있다. 얼레빗으로 일단 헝클어진 머리를 빗어 가지런히 하고, 참빗으로 삐죽삐죽 빠져나온 머리를 정리한다. 그다음 본격적으로 상투를 틀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상투의 크기이다. 조선의 멋쟁이들이 생각한 상투의 크기는 높이 5~8㎝, 직경 2.5㎝ 정도이다. 이런 정도의 크기를 만들면 ‘알’만 하게 되는데, 이 ‘알’만 한 상투는 당시 패션의 기본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크기의 상투를 만들기 위해서는 머리숱이 관건이 된다. 먼저 머리숱이 많은 사람은 숱부터 없애야 한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상투가 맺어지는 곳 아랫부분에 머리카락을 밀고 주변머리를 걷어 올려 묶은 다음, 상투의 크기를 가늠해 그 길이만큼 돌려 감은 후 남은 머리카락 끝으로 상투 밑 부분을 감고 남성용 비녀인 동곳으로 마무리한다.상투를 틀고 나서 헤어밴드처럼 두르는 망건은 그저 흘러내리는 머리가 없도록 깔끔하게 정리하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망건을 어떻게 매느냐에 따라 인상은 180도 달라진다. 흐리멍덩하게 보일 수 있는 인상은 망건 하나로 날렵한 조선시대 사대부로 변신한다. 기록을 보면, 망건을 풀고 난 자리에 피가 흥건할 정도로 상처가 생길 만큼 단단히 맸다고 하니 망건의 원래 목적인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동여매는 용도는 사라진 지 오래다. 왜 이런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망건을 당겨 맸을까? 강이오 초상(보물 제1485호)을 보면 망건을 어찌나 단단히 맸는지 이마의 위아래가 눌리고 눈썹의 꼬리까지 올라간 것을 볼 수 있다. 이마는 팽팽해지고 심지어 볼록하게 튀어나오기까지 했다. 전체적인 인상은 어디 하나 어리석어 보이거나 희미해 보이는 구석 없이 긴장되고 의욕적으로 보이며 젊어 보이기까지 한다. 오늘날 보톡스 시술의 효과가 이렇지 않을까?18세기에 그려진 조씨 삼형제 초상(보물 1478호)에서 제일 막내로 보이는 인물의 옆모습을 보면 망건을 일직선으로 두른 것이 아니라 완만한 산 모양을 하고 있다. 이마 중심은 위로 올라가고 옆은 귀 위에서 눌렀다. 앞은 높고 뒤가 낮아서 마치 범이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이를 호좌건(虎坐巾)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두른 망건은 벗을 때 당줄을 풀지 않고 위에서 잡아 올려 벗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망건을 쉽게 벗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머리카락이 다 뽑혀가며 망건을 잡아 올려 벗은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세속에서는 머리털이 일찍 벗겨지는 것을 출세하는 상으로 여겼다. 그래서 대머리가 되기 위해 이마를 밀기도 하고, 족집게로 뽑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망건을 잔뜩 죄어 매고 벗을 때 뽑듯이 망건을 벗겨내면 손쉽게 머리털이 뽑혀 이마가 훤해지니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이렇듯 패션에 여러 가지 역할을 한 망건은 편두통을 불러오기 일쑤였다. 머리카락이 빠질 정도로, 또 피가 날 정도로 단단히 친 망건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사람들은 이를 두액(頭厄)이니 수건(囚巾)이니 하여 옳지 않게 여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건이 당시 멋쟁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멋을 부리는 것이 고통보다 중요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정도 고통은 참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에 골몰했다. 멋쟁이의 품위를 잃지 않고 해결해 줄 수 있는 도구가 있었으니 바로 ‘살쩍밀이’다. 원래 ‘살쩍’은 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머리털이다. 편두통이 오면 살쩍을 망건 속으로 집어넣는 척하며 망건을 들었다 놨다 반복하면서 고통을 완화시켰다. 편두통이 오더라도 살쩍밀이에게 맡기고, 멋쟁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쯤이야 고통도 아니지 않았을까?●이민주 선임연구원은 성균관대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한국 복식사를 전공했다. 복식사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로 조선의 문화를 패션으로 풀어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치마저고리의 욕망’, ‘조선 사대부가의 살림살이’ 등을 썼고, ‘용을 그리고 봉황을 수놓다’는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2014년)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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