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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명이 한 곳에…방역지침 어기고 호텔만찬 즐긴 아일랜드 고위층

    80명이 한 곳에…방역지침 어기고 호텔만찬 즐긴 아일랜드 고위층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어긴 고위인사들의 행태가 또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AP통신 등은 필 호건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 등 아일랜드 고위 공직자들이 정부 방역지침이 강화된 뒤에도 대규모 만찬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가 된 모임은 6인 초과 실내 모임을 금지하는 등 정부가 엄격한 방역지침을 다시 내놓은 지 하루 뒤인 19일 아일랜드의 한 호텔에서 개최됐다. 아일랜드 의회 골프 모임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80여명이 모였으며, 호건 뿐만 아니라 내각 관료들과 대법관 등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실내에 간이 칸막이를 임시 설치하는 등 방역지침을 우회하기 위한 꼼수를 쓰기도 했다. 현지 언론을 통해 이날 만찬이 열렸던 사실이 처음 보도됐고, 참석했던 다라 캘러리 농업부 장관과 상원 부의장인 제리 버티머 의원이 주말 사이 사퇴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캘러리 장관은 전임 장관이 음주운전 문제로 사퇴하고 취임한 지 37일 만에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다.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가운데 호건 집행위원 측은 “전적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사퇴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행사에 초대를 받고 참석한 것이지, 방역지침을 어길 의도는 없었다는 항변이었다. 하지만 그는 앞서 17일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 칼데어 카운티에서 이같은 행동으로 경찰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경찰은 당시 모임이 정부 방역지침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고, 의회 차원에서도 논의가 예정돼 있다. 호건의 소속당인 ‘핀 가엘’의 당대표인 레오 바라드카 부총리도 그에게 집행위원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에서 정부 고위 인사의 방역지침 위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5월에는 영국 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보좌관이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면서도 400㎞를 이동한 사실이 드러나 봉쇄령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원고지 10만장에 담긴 ‘청년 방민호의 꿈’… 세상 모든 글을 품다

    원고지 10만장에 담긴 ‘청년 방민호의 꿈’… 세상 모든 글을 품다

    오래고도 거센 장마 끝자락에 서울 인사동에서 그를 만났다. 우리는 또래이고, 공동 경험을 여럿 나눈 동료이고, 서로의 성정을 잘 알고 있어 이야기의 핵심을 집약해 가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새삼 그를 만나기로 한 건 이번에 그의 신작 ‘경원선 따라 산문여행’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 책에 얽힌 이야기, 그동안 걸어온 문학 인생 이야기며 앞으로 매진해 갈 분야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방민호는 세상이 다 아는 비평가요, 근대문학 연구자다. 그런데 그는 근자에 들어 시와 소설 등 창작 부문에 가없는 열정을 부여하면서 존재 전환 과정을 부단히 치르고 있다. 논리적 해석과 창의적 작업을 겸하면서,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창작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 가는 중이다. 나는 언젠가 ‘시’야말로 방민호의 양도할 수 없는 존재론적 원적(原籍)이라고 적었다. 기억과 고백의 양식인 서정시가 그에게 맞춤한 장르일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시집 ‘숨은 벽’(2018)은 그러한 속성을 여지없이 충족시키면서 지난날에 대한 깊은 회감(回感)을 충실하게 보여 준 바 있다. 언제나 선하게 글썽이는 눈을 가진 그가 들려준 내면 토로의 한 정점이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장소성의 원형을 찾아 ‘경원선 따라 산문여행’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시간적으로는 일제강점기를, 공간적으로는 서울에서 의정부, 철원을 지나 원산 역에 이르는 철로를 따라 그 코스를 안내하는 책이다. 거쳐 가는 역마다 그 당시 문인들의 경험이 담긴 수필, 화제를 담은 글들, 신문 기사들이 친절하게 제시된다. 일례로 경원선을 타고 청량리역에 내린 사람들 가운데 역병 걸린 사람이 있었는데 방역 문제로 시끄러웠던 장면은 우리 시대를 환기하는 시의성조차 갖추고 있다. 그야말로 철로를 따라 걷는 시대 여행이다. 일찍이 그가 수행했던 ‘대전’, ‘서울’의 탐사 이후 새로운 공간이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퍽 새로운 방식으로! “저는 예산에서 났지만 대전에서 성장해 대전을 고향처럼 생각해요. 스무 살 때 서울에 와서 대전과 서울의 문화적 차이를 경험한 후 ‘장소’라는 개념에 관심을 가지게 됐지요.” 그래서 그는 연구서 ‘서울문학기행’(2017)과 장편소설 ‘대전 스토리, 겨울’(2017)을 통해 서울과 대전의 지리적 탐사를 완결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책이 그동안 가졌던 북한문학 연구의 관심에서 도출된 것이라고 했다. 체제의 변화에 따른 북한문학 연구가 그동안 이루어져 왔지만, 방민호는 그것을 장소라는 지역학적 맥락에서 수행하려고 한다. 중요한 역사성을 가진 북한 도시와 문학의 관련성을 따지려는 것이다. ‘개성-해주-평양-정주-원산-청진’이 전인미답 상태로 남아 있지 않은가. “또 하나는 경원선과 경의선 철로와 그 일대를 중심으로 문학과의 연관성을 탐구하려고 해요. 철도는 근대성을 상징하지 않습니까? 철도와 함께 열린 공간들에 관심이 많아요.” 경의선 쪽도 곧 준비된다고 한다. 특별히 그쪽은 한국 근대문학과 깊은 연관성을 보여 줄 듯하다. “북한은 저개발 상태가 오래돼 오히려 장소성의 원형이 많이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설사 크게 변했다 해도 현재 안에는 과거가 들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탐구하고 싶어요.”●다장르 안에 흐르는 타인의 목소리 그동안 방민호는 원고지 10만장가량의 글을 썼다. 세상의 모든 글쓰기에 청춘과 중년의 세월을 바쳤다. 언어를 내놓는 방식도 다양해 평론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연구물로 확장됐고, 시와 소설과 산문으로 줄기차게 뻗어 갔고, 이제는 꼼짝없는 다장르 종사자가 됐다. 하나도 감당하기 힘든 글쓰기 작업에 다장르를 껴안고 가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역동적이다. 그래도 최종적 글쓰기의 욕망은 어디에 있을까? “한 분야에 몰두하지 않고 다양한 편력을 보이는 자의식이 있어요. ‘쪽모이’라는 우리말이 있어요. 여러 조각을 모아 더 큰 조각을 만드는 일을 말하는데, 저는 여러 쪽을 모아도 전체가 되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저 나름으로 삶의 전체성과 우주의 무한성 같은 데 도전하려 합니다.” 그는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고 모두 나름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창작에 관심이 많았지만, 대학과 대학원에서는 비평과 연구 작업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 들어 천천히 창작 쪽으로 귀환해 부지런히 시와 소설을 썼다. 스스로도 시인의 기질을 인정하지만, 그는 자신이 걸어온 궤적의 산문성이 내러티브에 대한 운명을 요청한다고 했다. 인생이란 무엇인지를 산문적 드라마로 엮어 제시하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다. “시와 소설 사이의 갈등과 긴장이 저를 이루고 있고, 또 연구나 비평과의 긴장 속에서 그것이 통일돼 글쓰기를 해 가는 것이 저의 인생이 될 것 같아요.” 물론 무엇으로 남을지는 시간만이 알려 줄 것이다. 다만 그는 상아탑의 대학교수로 남는 것은 목표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인생은 그렇게 여러 태도들이 공존하고 통합하는 것 아니겠는가. 글쓰기의 즐거움도 다 다를 것 같다. “작가 연구를 즐겨요. 작가의 정신과 영혼과 삶을 이해하는 데 큰 매력을 느껴요. 비록 낡은 방식이지만 작가에게서 텍스트의 본질을 읽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그는 작가의 가슴속에 들어가 그들이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을 논리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했고 그때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물론 그는 자신을 이야기할 때조차 타인의 목소리를 빌려 하는 성정의 사람이다. 첫 시집 ‘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2010)에서 우리는 서정시를 쓸 때조차 타인을 대변하는 그를 만나게 되지 않는가. 자기만족에 끝나는 시와 소설을 쓰지 않고, 타인의 목소리가 들어와 주인 역할을 하는 작품을 쓰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다가온다.●모순의 복합성과 ‘청년 방민호’의 꿈 방민호는 장르의 다양성 못지않게 연구 대상의 프레임이 넓기로도 정평이 나 있다. 적어도 내 기억으로 그는 이광수, 채만식, 이태준, 이효석, 이상, 박태원, 김남천, 황순원, 손창섭, 최인훈 같은 작가들에 대한 독보적 연구를 남겼다.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제가 하는 연구나 행동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진보냐 보수냐 하는 의문을 가지는 것 같아요. 또 특정 작가에 대해서도 비판이냐 옹호냐, 좌냐 우냐, 이런 질문을 받곤 해요(웃음).” 그러나 그는 문학이란 그러한 이념적 구획으로 나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나 이념이라는 유기체를 포함하면서도 넘어서는 전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이때 우리는 ‘근대’라는 복합성을 관통하고자 하는 그의 진정성과 에너지를 느끼게 된다. 오해받는 두려움 때문에 그러한 전체성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그의 믿음이, 이념적 귀속성을 구구절절 따지는 한국 사회의 풍토에서 훨훨 자유롭기를 바라는 마음 크다. 이처럼 단일한 프레임으로 착안할 수 없는 모순의 복합성이랄까 하는 것들을 방민호는 지속적으로 탐구해 간다. 물론 그 과정에는 방민호 자신의 실존적 자의식이 투영돼 있다. 그가 요즘 공들여 접근하는 ‘탈북문학’ 역시 방민호만의 그러한 스펙트럼을 보여 주는 독보적 범주일 것이다. 북한문학과도 다르고, 한국 근대문학과도 다른 제3지대 ‘탈북문학’에 대한 그의 목소리는 인간 탐구라는 문학 본연의 기능에 대한 기대로 차 있다. “반체제문학, 난민문학, 증언문학으로 생각해 봅니다.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나 가오싱젠의 ‘나 혼자만의 성경’은 소련과 중국의 전체주의 체제 아래서 삶의 심층을 들여다보았지요. 갈 길이 멀지만, 탈북문학도 그러한 가능성을 함축한 귀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그는 인간다움을 생각하던 ‘청년 방민호’의 상(像)을 이렇게 여전히 고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앞으로 쓰고 싶은 서사가 많을 것 같다. “다음은 ‘대전 스토리, 겨울’의 주인공 ‘이후’가 세월이 지나 다시 서울로 돌아와 강의교수라는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려고 해요. 동시대적 표상이 될 것 같습니다.” 구상은 어느 정도 진척이 됐고, 앞부분을 고쳐 쓰다가 얼마 전 제대로 된 틀이 잡혔다고 한다. 방민호 특유의 약소자(弱小者)의 삶에 대한 탐사가 속도감 있게 펼쳐지리라 기대해 본다. “저는 제가 가장 낡은 사람이었구나 하고 요즘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제가 새로운 문제의식을 가진 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지금도 제가 낡은 사람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낡음 속에서 씨앗을 만들어 싹을 틔울 수 있는가를 고민합니다. 제 화두는 바로 그 ‘씨앗’이에요.” 그는 이러한 씨앗 찾기에 정신적 모델이 됐던 김윤식 교수의 연구 스타일을 떠올리고, 자유로운 방임의 가르침을 부여했던 박동규 지도교수의 넉넉함을 환기하고, 생의 고비마다 도움을 준 오현 스님을 잊지 않으면서, 겸허함과 성실함을 두루 갖춘 ‘글쟁이 방민호’를 생각한다. 겸허와 성실로 채워져 갈 원고지는 방민호의 또 다른 도약을 가져올 것이다. 그때 우리는 스스로의 방식으로 쪽모이를 완성한 ‘청년 방민호’의 꿈을 환하게 확인하게 될 것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해수욕장 폐장 후 인력감축…“폐장해도 피서객이 안 오는 게 아닌데”

    해수욕장 폐장 후 인력감축…“폐장해도 피서객이 안 오는 게 아닌데”

    “폐장해도 해수욕장에 피서객이 안 오는 게 아닌데…”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과 함께 일제히 폐장된 일부 해수욕장이 방역인력 감축 등에 나서고 있다. 23일 0시를 기해 전국의 해수욕장이 긴급 폐장되면서 개장기간 때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방역 시스템에 구멍이 뚫릴 경우 코로나 확산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강원 강릉 경포해수욕장은 이날 해수욕장 출입구를 16곳에서 4곳으로 줄였다. 인력도 120명 안팎에서 30명을 감축했다. 코로나 대유행에 전날 비가 와서인지 피서객이 지난주 일요일의 3분의 1 정도로 감소했으나 줄어든 출입구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거리두기가 무너지고는 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관리 인력은 줄었지만 거리두기를 안내하는 드론 등 개장 때의 방역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강원 양양 죽도해수욕장을 다녀온 김모(25·수원시 영통구)씨는 “모든 해수욕장이 폐장했는 데도 거리두기를 지키는 서퍼들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양 일대 해수욕장은 전국의 서핑 마니아들이 몰려드는 서핑의 성지다. 해안가에 늘어선 렌탈업체와 해변은 장비를 빌리거나 강습을 받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김씨는 “20~30명이 1~2m 간격으로 떨어져져 강습을 받고 있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볼 수 없었다”면서 “바다에서 개인 지도를 받을 때는 강사와 한층 더 밀착됐다”고 했다. 이어 “이날만 서핑팀이 5~6개에 달했는데 전 국민이 움츠러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서핑족만 예외인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이날 전북 부안 변산 및 격포 해수욕장도 폐장했음에도 각각 150여명씩 찾아와 마지막 피서를 즐겼으나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부안군은 2개 해수욕장에 안전요원 6명씩 배치했지만 넓은 백사장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앞서 지난 16일 국내에서 가장 많은 28개 해수욕장을 모두 폐장한 태안군은 폐장 후 곧바로 거리두기 홍보요원과 물놀이 안전요원을 대폭 감축했다. 야간에 실시하던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단속활동도 중단했다. 정부의 지침으로 이달 말까지 주말 야간 백사장 음주·취식 단속만 할 뿐 폐장된 해수욕장에는 ‘거리두기’ ‘물놀이 위험’ 등을 알리는 플래카드와 입간판만 남았다. 코로나19 발발→역대급 긴 장마→코로나 재발 대유행이라는 연쇄적인 악재에 전국 전체 해수욕장의 긴급 폐장이 이뤄졌지만 뜨거운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피서객의 발길이 그치지 않아 해수욕장 방역은 폐장 이후에도 여전히 비상에 걸린 형국이다.해양수산부는 시·도에 해수욕장 일제 폐장을 통보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개장 때와 같은 수준의 방역 관리를 주문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폐장하면 샤워실 운영 중단 등으로 불편해 피서객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며 “해수욕장이 있는 시·도와 긴밀히 협의해 폐장 후에도 방역에 허점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부안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간디의 남아공 시절 안경, 英 브리스틀 경매서 4억원에 팔려

    간디의 남아공 시절 안경, 英 브리스틀 경매서 4억원에 팔려

    인도의 독립 영웅 마하트마 간디(1869년 10월 2일~1948년 1월 30일)가 썼던 100년쯤 된 안경이 영국 브리스틀에서 진행된 경매를 통해 26만 파운드(약 4억원)에 팔렸다. 간디가 192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낼 때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세 가지 안경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안경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늦게 이스트 브리스틀 옥션 하우스가 주관한 온라인 경매 도중 주최측의 예상 낙찰가 1만 5000 파운드(약 2325만원)를 수십 배나 웃도는 가격에 낙찰됐다고 AFP 통신이 22일 전했다. 그런데 경매회사에 안경이 배달된 과정이 흥미로웠다. 삼촌이 남아공에서 영국 석유 직원으로 일하던 1920년대와 30년대 간디로부터 선물받았다는 가문의 얘기를 전해듣고 오랫동안 간직해온 인도의 주인이 그냥 평범한 하얀 편지봉투 안에 안경을 넣어 붙이는 바람에 지난달 31일 밤 경매 회사 마당의 우편함에 꽂혀 주말 내내 방치돼 있다가 지난 3일 아침 직원의 눈에 띈 것이다. 경매사 앤드루 스토는 영국 BBC 인터뷰릍 통해 “우편함 바깥에 절반이 걸쳐진 채였다”며 “직원 가운데 한 명이 내게 봉투를 내밀었는데 열어보니 간디가 썼던 안경이라고 적혀 있었다. 난 흥미로운 얘기라고 생각하며 종일 살펴봤다”고 털어놓았다. 편지에는 심지어 “쓰잘 데 없는 물건이면 그냥 갖다 버리라”는 내용도 있었다. 그런데 스토는 간디가 금테에다 동그란 모양의 렌즈가 달린 안경을 쓴 사진과 대조해 보니 틀림없는 진품이란 확신이 들어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 이어 인도의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간디의 진품이 맞는 것 같다며 예상 낙찰가를 말하자 주인이 거의 심장마비에 걸린 것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주인과 스토는 날짜들을 꼼꼼이 따져봤다. 심지어 간디가 안경을 쓰기 시작한 날까지 확인했다. 그랬더니 약시 진단을 받은 간디가 생애 처음으로 맞췄던 안경 가운데 한 짝이었을 것으로 짐작됐다. 간디는 원래 자기 물건이 낡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남에게 선뜻 건네는 것으로 유명했다. 스토는 간디의 안경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으며 특히 인도에서 그랬는데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붙였는데도 온전하게 배달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훔쳐갈 수도, 바닥에 떨어졌을 수도, 아니며 쓰레기통으로 사라졌을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앞당겨진 미래, 디지털 대면사회를 활성화하라/이은우 건양대 교수

    [열린세상] 앞당겨진 미래, 디지털 대면사회를 활성화하라/이은우 건양대 교수

    다른 인류보다 늦게 등장한 호모사피엔스가 두뇌 용적도 크고 훨씬 힘센 종족인 네안데르탈인이나 사나운 맹수들을 물리치고 지구촌 최후의 승자가 된 이유는 바로 협동이라고 한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방법이 협동이라는 메시지가 그들의 유전자에 각인돼 있었다. 협동은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을 통해 발현되며 이것이 조직화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그들은 연결 특성으로 지식을 공유하고 배가시켜 눈부신 현대 과학문명을 꽃피웠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인류의 연결 본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연결과 협동은 인간의 유전자에 깊이 각인된 유전 자산이다. 아무리 코로나19가 위세를 떨쳐도 인간은 연결돼야 살아갈 수 있는 존재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와 격리 등으로 인류의 유전적 연결 본성이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 이러한 연결 본성 때문에 미국과 유럽, 남미 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봉쇄를 참지 못하고 바깥으로 뛰쳐나오는 장면을 TV 뉴스를 통해 종종 볼 수 있다. 다행히 인류는 그동안 과학기술, 특히 IT(정보기술)를 통해 비대면 연결의 수단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코로나19는 이러한 인류의 노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와 격리는 인류를 비대면 연결사회로 내몰고 있고 강제된 비대면 연결사회는 앞당겨진 미래가 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도 디지털 대면을 통해 연결의 끈을 놓지 않고 난국의 극복과 새로운 미래를 확신하고 있다. 지난 8월 6일자 네이처지의 ‘팬데믹의 미래’라는 코로나19 특집 기사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접어든 지 1년 반이 되는 2021년 6월, 전 세계에 걸쳐 느린 속도로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고 있어 간헐적인 봉쇄 즉 이동제한과 집합금지가 우리의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 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백신의 면역 지속력이 팬데믹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독감과 같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쉽게 변종이 생기는 RNA 바이러스라 평생면역이 되는 백신의 개발은 어려우며, 백신의 면역 지속기간에 따라 해마다 또는 2~3년마다 코로나19가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고 한다. 만약 백신이 개발되지 못하면 코로나19는 정기적으로 광범위하게 반복되는 풍토병(endemic)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는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방역과 봉쇄 등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는 것이 최선이며, 개발되더라도 감염 환자의 피해를 줄이면서 일정 기간마다 새로운 백신을 맞으며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세상이 일상화되고 이보다 더 위험한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에도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로 강제로 앞당겨진 디지털 대면사회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디지털 대면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플랫폼들을 전략적이고 조직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비대면 교육 플랫폼, 비대면 마켓·물류 플랫폼, 비대면 공연·경기 플랫폼, 비대면 비즈니스 플랫폼 등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도록 국가가 정책적으로 환경을 조성하고 육성해야 한다. 둘째는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디지털 대면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활성화하고 지원해야 한다. 일반인들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새로운 비대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들이 개발·보급된다면 미래는 한발 더 앞당겨질 것이다. 셋째, 디지털대면사회 활성화 교육이 필요하다. 초중고 학생, 대학생, 직장인, 노인 등 모든 국민에게 디지털 대면에 익숙해지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실시해 모든 국민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배우고 일하고 놀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넷째, 미래사회는 온·오프 하이브리드 사회, 즉 대면과 비대면의 융합사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비대면사회 즉 디지털 대면사회를 적극 활성화하고 대면사회와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코로나19 극복의 목표를 경제의 V자 회복 정도로만 생각하지 말고,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세상과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좀더 자유로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에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 재난지원금, 돈은 부잣집이 더 받고 효과는 저소득층이 더 컸다

    재난지원금, 돈은 부잣집이 더 받고 효과는 저소득층이 더 컸다

    저소득층 정부 지원 작년보다 70% 증가 근로소득 등 감소에도 전체소득 9% 늘어계층간 소득격차 일부 완화 효과에 기여고소득층 가구원 많아 지원금은 더 받아 저축으로 돈 쓴 듯… 소비 효과 숙제로지난 5월 숱한 논란 끝에 전 국민에게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은 2분기 가구소득을 ‘플러스’로 만드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또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소득분배를 일부 개선하는 효과도 냈다. 하지만 가구원 수에 따라 지급하다 보니 고소득층에 더 많은 금액이 돌아갔고, 소비 증가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숙제를 남겼다. 20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2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소득은 근로소득(-5.3%)과 사업소득(-4.6), 재산소득(-11.7%)이 ‘트리플 감소’했음에도 이전소득(80.8%)이 대폭 늘면서 4.8% 증가한 527만 2000원을 기록했다. 이전소득이란 생산활동에 직접 기여하지 않고 벌어들인 수입으로, 기초연금 등 정부로부터 받는 공적이전과 용돈 등 가구 간 주고받는 사적이전 두 가지로 구성된다. 2분기 이전소득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건 공적이전이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평균 34만 1000원에서 77만 7000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영향이다. 재난지원금은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소득 격차를 완화했다. 2분기 소득(균등화 처분 가능)의 ‘5분위 배율’은 4.23배로 전년 같은 기간(4.58배)에 비해 0.35배 포인트 낮아졌고, 2015년 2분기(4.19배) 이래 5년 만에 가장 낮게 집계됐다. 소득 격차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5분위) 소득을 하위 20%(1분위)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분배가 개선됐다는 뜻이다.1분위의 경우 올 2분기 근로소득이 18.0% 줄어든 48만 5000원에 그쳤고, 사업소득(-15.9%)과 재산소득(-9.4%)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공적이전이 70.1% 증가한 83만 3000원으로 늘면서 전체소득(177만 7000원)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9% 증가했다. 1분위의 전체소득 증가율은 5분위(2.6%)는 물론 모든 분위를 통틀어 가장 높다. 단 가구원 수별로 지급되다 보니 실제 돌아간 재난지원금은 고소득층이 더 많았다. 가구원 수가 평균 3.52명인 5분위는 공적이전이 47만 7000원 늘어난 반면 2.34명인 1분위는 34만 3000원 증가에 그쳤다. 정부가 재정 부담을 무릅쓰고 14조원에 가까운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건 소비로 이어져 내수 진작 효과를 내달라는 바람이었지만, 기대만큼 이뤄지진 않았다.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액 비중을 보여 주는 ‘평균소비성향’이 67.7%로 오히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 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이 재난지원금으로 늘어난 소득을 소비로 쓰기보다는 저축을 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역대급 고용·실물경제 충격 속에서도 분배지표가 개선된 건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 대응이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지나친 자화자찬이란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분배지표 개선엔 재난지원금 지급과 함께 고소득층 근로소득 감소분(29만원)이 저소득층 감소분(10만 6000원)보다 더 컸던 영향 등도 있다”고 설명했다. ‘불황형 분배 개선’이 일부 작용했다는 것이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광명시 2020학습포럼처럼 안전수칙 지키는 게 지속가능한 방역실천 모범사례”

    “광명시 2020학습포럼처럼 안전수칙 지키는 게 지속가능한 방역실천 모범사례”

    경기 광명시는 2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 전망과 대응방향 5개의 질문과 답’을 주제로 2020 광명 학습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2020 광명 학습포럼은 학습과 토론을 통해 새로운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사회·경제·문화·환경 등 다양한 주제로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이날 포럼은 대구 코로나19 민간역학 조사관으로 활동한 충남대학교병원 예방의학 전문의인 김영택 교수가 강사로 나섰다. 김 교수는 국내외 코로나19 발생 사례 및 우리나라 코로나19 전망, 지속가능한 간헐적 방역전략에 대해 강의했다. 김 교수는 “안전수칙을 지키며 성공한 행사들의 다양한 사례 공유를 통해 실천 가이드를 개발하고 지역현장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기능 억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속가능한 방역 수단으로 개인위생 활동의 실천과 마스크 착용, 손씻기, 기침예절 등을 강조했다. 또 이번 광명시 2020 학습포럼처럼 안전수칙을 지키며 추진하는 행사가 바로 지속가능한 방역실천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는 박승원 시장을 비롯해 박성민 시의회 의장, 김광옥 광명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코로나 관련 주요 정책 결정자들이 함께 모여 위드코로나 시대에 시민과 함께하는 정책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관련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현 상황에서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 등 개인 생활수칙 준수와 생활방역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 사회방역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광명시는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1000여 공직자와 함께 방역과 감염병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생활방역의 중요성을 소규모 그룹별 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전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인 지난 2월부터 시민안전대책본부를 조직해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광명시는 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해 민관 합동 방역을 선도하고 있어 “코로나 대응 표준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차명진 “질질 짜고 난리”에 김종인 “통합, ‘배신의 역사’ 믿음 얻어야”(종합)

    차명진 “질질 짜고 난리”에 김종인 “통합, ‘배신의 역사’ 믿음 얻어야”(종합)

    김 “혁신·변화의 첫걸음, 치열한 반성”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의원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광주 무릎 사과’에 대해 “질질 짜고 난리냐”라고 비난한 가운데 김 비대위원장은 20일 “우리가 국민에게 ‘배신의 역사’를 가졌다. 국민의 믿음을 얻어야만 집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이 혁신하고 변화하는 첫 걸음은 치열한 반성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통합당 경제혁신위가 주최한 포럼에서 “지방에 가서 통합당에 관해 물어보면 ‘얘기하는 것은 그럴듯한데 과연 신뢰할 수 있겠는가. 믿음이 안 간다’고 얘기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만큼은 우리 당이 확실하게 실현할 수 있음을, 또 절대로 가공적인 것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철저하게 국민에 인식시키고 믿음을 얻어야만 집권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부족하지만 과거 인정하고 반성해야”“역사 매듭 풀고 미래로 가는 시작 불과”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도 자신이 전날 광주 5·18 국립묘지를 방문해 무릎 꿇고 사죄한 데 대해 “역사의 매듭을 풀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낡은 이념 대립은 마치 발바닥에 박힌 가시와 같아 미래로 향한 여정에 걸림돌이 된다”며 “부족하지만 과거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일 때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서서히 풀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이틀간 대구와 광주를 가 보니 당을 대표해 지역 주민께 사과드리고 반성하는 일이 내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임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지역의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듯하다. 특히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면서 “수도권은 언택트 관련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으나, 지방은 제조업 위주여서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대구에서 열린 지방의원 온라인 연수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약속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 약속을 대통령이 당선되고서는 글자 하나 남기지 않고 지워버리는 누를 범했다”고 말했었다. 이날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통합당 출신으로 출마했다가 ‘세월호 텐트’ 막말 파문으로 결국 당에서 제명된 차 전 의원은 광주에서 무릎을 꿇었던 김 위원장을 맹비난했다.차명진 “김종인, 당신 하는 짓 가관”“국보위 전력 창피하면 혼자 반성해” 차, ‘세월호 막말’로 총선 때 통합당서 제명 차 전 의원은 ‘김종인에게’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통합당을 ‘미통당’이라 지칭하며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전력이 창피하면 혼자 반성하면 되지 애먼 미통당까지 도매급으로 끌고 들어가서 무릎 꿇고 질질 짜고 난리를 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차 전 의원은 “당신 하는 짓을 보니 가관”이라며 “당원들이 5·18 때 계엄군을 했소. 정치군인으로 쿠데타를 주도했소. 지금 당원 중에 그런 사람 있으면 찾아보소”라고 따졌다. 차 전 의원은 총선 이튿날인 지난 4월 16일 자진 탈당해 통합당 당적엔 없다. 그는 “이거야말로 못된 부모가 밖에서 도둑질하고 도망 와서는 대신 사과한다고 좋은 부모 코스프레하는 것이랑 뭐가 다르냐”고 덧붙였다. 차 전 의원은 “5·18 때 털끝만큼도 민주화운동을 하지 않은 자들을 색출, 제거해서 영령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부터 하자고 하라”며 5·18 유공자 명단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근식, 차명진에 “남의 당에 신경 끄라”“태극기 부대와 통합당 결별이 열 받나” “잘못된 역사 참회가 뭐가 잘못됐나”“한때 민주화 운동했으면 예의지켜라” 이에 대해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종인의 5·18 참회를 왜 비난하느냐. 통합당이 태극기 부대와 결별하는 게 열받아서 그런건가”라면서 “이제 당원도 아니니 남의 당에 신경 끄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통합당 대표의 무릎사과와 참회는 진작 했어야 할 당연한 일이었다”면서 “통합당이 전두환의 역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5·18 학살의 주범이 당총재였던 부끄러운 역사, 북한 개입을 주장한 통합당 의원의 망언은 반드시 결별하고 참회해야할 당의 부끄러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당 대표가 공식적으로 과거 잘못된 역사를 참회한 게 도대체 뭐가 잘못된건가”라면서 “한때 민주화 운동했던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예의를 지키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차명진 “김문수 경찰 임의연행” 비판에김근식 “남 탓 말고 본인 돌아보라”배현진 “검사가 어렵냐. 방역 협조해라” 한편 차 전 의원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것과 관련해 “사이비 보수 언론이 ‘갑질한다’고 마구 조져놨다”며 “걔들 눈에는 경찰이 임의연행하려고 했던 행적은 안 보이나”라고 반발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16일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사랑제일교회 예배 참석자와 함께 국회의사당역에서 지하철을 타려다가 동행을 요구하는 경찰관에 “내가 국회의원을 세 번 했어”라며 항의했다가 특권의식과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전날 페이스북에 자신의 배우자를 향해 편지를 쓰기도 했다. 차 전 의원은 “여보, 미안하오. 왜 나는 이렇게 하는 일마다 꼬이지?”라며 “수많은 기사에 ‘차명진 잘 걸렸다’ 글로 도배된 걸 보고 당신 마음이 얼마나 찢어졌을까”라고 적었다.이에 대해 김 교수는 “김문수 지사와 다니더니 나가도 너무 나갔다. 형수한테 고백한대로 하는 일마다 꼬이는 이유를 스스로 성찰해보라”면서 “입원한 김에 지금까지 언행 되돌아보라. 남 탓 말고 본인을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배현진 통합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 검사 임의동행을 거부한 차 전 의원 등에 대해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코로나) 검사가 어려운 일이냐”고 물은 뒤 “당장 자리에 임직해 있지 않더라도 본인이 국정 책임의 직권을 맡았던 주목 받는 인물일수록 정부의 방역 조치에 더욱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간]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신간]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김봄 지음·걷는 사람21대 총선에서 이낙연 의원을 밀착 취재한 김봄 작가의 신작 에세이가 출간됐다.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봄의 첫 산문집이다. 첫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를 통해 “청소년이 맞닥뜨린 폭력의 현장을 섬세한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은 작가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종로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이낙연 의원을 밀착취재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수많은 의견 대립들이 ‘좌파’냐 ‘우퍄’냐 극단의 프레임으로 짜이곤 한다. 그리고 그 극단의 프레임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가장 첨예한 ‘싸울 거리’로 등장하곤 한다. 김봄 작가는 이 웃기고 슬픈 현실을 직시하며 에세이 쓰기를 결심했으며,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70대 엄마와 40대 딸이 일상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에 접근한다. 그리고 그 문제들이 과연 ‘좌우’의 시각으로만 판단 내려질 수 있는 것인가 질문하며, 대한민국의 축소판과도 같은 ‘가족사’를 통해 공생(共生)의 전략과 해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한다. “가족끼리는 정치 얘기 하는 거 아니야.” 언젠가부터 이런 말이 유행했고, 지금도 유효하다. 제아무리 피를 나눈 부모 자식 사이도, 형제 간도 ‘표’를 찍을 땐 각자의 지지자와 지지 정당이 존재하므로 정치적 대립은 피할 수 없는 일. 선거를 앞두고 집안에서 정치 이야기로 논란이 불거지다가 고성이 오가고, 결국에는 치고받고 싸우는 상황에까지 이르는 건 TV 드라마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 가정 속 풍경이다. 하다못해 TV 채널 하나 가지고도 가족 간 알력 다툼이 벌어지고, 진보냐 보수냐가 나눠진다. 김봄 작가는 오래전 기억 속의 이야기, 그리고 사소한 일상 속 대화들을 채집해내어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들이 살아가는 ‘정치 풍속도’를 친숙하고도 실감 있게 그려낸다. 당연하다는 듯 촌지를 주고받는 학무모와 교사, 출신 지역에 따라 정치적 편향이 정해지는 사람들, “전라도 사위는 안 돼!” 하고 대놓고 외치는 부모,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신념으로 삼는 중산층,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나 성 소수자를 향한 삐딱한 시선들……. 그들은 결국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이며 가장 친밀한 얼굴들이다. 그러하기에 책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작가의 고백은 더 울림 있게 다가온다. “나는 보수 부모의 돈으로 자랐다. 그 돈으로 학원에 다녔고, 책을 사 읽었다.” 작가는 그 덕에 “진보의 가치를 접했고, 진보적으로 사고하게 되었으며 다르지만 다른 모습 그대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산문집은 좌충우돌하며 삐걱거리지만 결국 타협하며 한 발씩 나아가 공생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알 것 같으면서 전혀 모르겠는 가족 이야기이자, 대한민국 현대사가 부려놓은 시트콤 같은 장면이기도 하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종로구, 독서토론 리더 양성교육 진행

    종로구, 독서토론 리더 양성교육 진행

    서울 종로구는 함께 읽는 즐거움을 통해 마을 내 독서토론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오는 9월부터 ‘2020 종로 독서토론동아리 리더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수강생 모집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다음달 부터 10월까지 총 8주간에 걸쳐 누구나 종로점(우정국로2길 21 대왕빌딩 11층)에서 열린다. 오전반과 오후반, 저녁반으로 구분해 오전반은 매주 목요일 10시, 오후반은 매주 수요일 14시, 저녁반은 매주 화요일 19시부터 두 시간 가량 진행한다. 독서공동체 숭례문학당 강사진이 독서토론 기획과 이론 발표 수업 등의 내용으로 수업을 이끌 예정이다. 첫째 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독서토론 리더를 위한 독서법 ▲독서토론 리더를 위한 글쓰기 ▲독서토론 실습 및 코칭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애란의 ‘칼자국’, 조혜진의 ‘단순한 진심’,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등으로 비경쟁 독서토론 역시 열린다. 현재 독서토론에 관심 있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각반 선착순 20명을 모집하고 있다. 신청은 구청 홈페이지(https://www.jongno.go.kr)를 통해 온라인으로 하면 된다. 교육비는 무료이고 교재비는 1만원이다. 구는 추후 본 과정 수료자를 대상으로 한 ‘독서토론동아리 리더 양성 심화과정’을 운영하고자 한다. 수료생들이 도서관 등에서 독서토론 동아리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구청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교육과 혁신교육팀(02-2148-2004)로 문의하면 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이번 교육은 책을 읽는 것뿐 아니라 공통의 관심사인 독서를 통해 책으로 토론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의미있는 자리다. 함께 읽는 즐거움을 공유하면서 지역주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3차 감염까지…‘확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5일 만에 319명 감염(종합)

    3차 감염까지…‘확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5일 만에 319명 감염(종합)

    “야외라서 괜찮다” 전광훈도 확진국내 집단감염 사례 중 2번째 규모“연쇄 감염 우려 높아…사망자 늘듯”당국 “집회 참석자 진단검사 받으라”광복절 연휴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인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방역당국은 초비상이 걸렸다. 이미 사랑제일교회에 의한 3차 감염이 확인된데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목사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채 현장을 누비는 등 추가 감염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 목사는 지난 2월에도 삼일절 집회를 앞두고 “전문가들이 야외 집회에서는 감염사례가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의료계에서는 “신천지 예배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었다. 사랑제일교회 방문자 4000명 중 절반 정도인 2000여명에 대한 코로나 검사에서 319명인 16%에 달하는 높은 양성 판정이 나온 것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당국은 방역 수칙 위반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전국에 확산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3월 대구·경북에서 수천명이 감염되며 ‘대구 봉쇄’ 논란이 불거졌던 ‘신천지 집단감염’이 재연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닷새 만에 확진 319명“감염자 특정 안돼 추적 어려워 위험↑” 우선 무서운 기세로 급증하는 확진자 수가 불안 요인이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에서는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낮 12시 기준으로 13∼17일 5명→19명→59명→249→319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 중 2번째로 많은 확진자 규모다. 국내 사례를 보면 신천지대구교회(5214명)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사랑제일교회, 이태원 클럽(277명) 등 순이다. 사랑제일교회의 신도나 방문자의 규모가 큰 데다 밀집도 높은 활동을 했다는 점도 방역당국이 우려하는 점이다. 이 교회에서 정규예배뿐 아니라 교인들이 교회에서 숙식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교인들이 감염원에 여러 차례 노출되면서 광범위한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특히 방대본은 지난 2∼3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집단감염과 5월 쿠팡·이태원 때보다 힘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신천지 관련 감염의 경우 확진자 대부분이 대구·경북 지역의 교인이었고 이태원 클럽과 쿠팡 물류센터 관련 집단감염 역시 방역당국이 확진자를 어느 정도 특정할 수 있었지만, 최근 수도권에서는 다양한 집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 역학조사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 수도권 유행에서는 6개월간 누적돼 왔던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생기고 있고, 또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미분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좀 더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수도권에서는 무증상·경증 감염자를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여러 곳에서 진행돼 왔기 때문에 언제든, 어디서든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방역당국은 진단했다. 신천지와 이태원, 쿠팡 사례에서는 방역당국이 감염자를 한정하고 추적조사를 진행해왔는데 이런 방식을 쓰기가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사랑제일교회 방문자 4천명 중 2천명검사결과 양성률 16%…300여명 확진 실제 사랑제일교회 방문자 4000여명 가운데 2000여명에 대한 검사 결과 양성률이 16% 수준으로 꽤 높게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이 교회의 전광훈 목사가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를 열었다는 점도 방역당국이 급속한 감염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유다. 일단 집회에 참석한 전 목사가 확진된 상태다. 집회는 야외에서 진행됐지만, 수많은 사람이 밀집한 상태에서 침방울이 튈 수 있는 행위인 구호를 외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집회에 참석한 교인들 사이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참석자들에게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광복절 집회와 관련해 “상당히 밀집된 상태서 밀접한 접촉이 있었고, 구호를 외치는 등 상당한 위험을 가진 모임”이라면서 “집회에 참석한 분들 가운데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은 즉시 검사를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추이 등에 비춰 이 교회와 관련된 감염 전파의 규모가 자칫 2∼3월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대유행 상황과 비슷하게 수도권 대유행을 불러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감염자를 특정할 수 없으면 격리도 불가능해진다. 역학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전파는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신천지 교회 집단발병 때는 교인들이 모두 자가격리 상태에서 검사를 받았다. 사랑제일교회, ‘제2 신천지’ 대유행 우려“수도권에 고령자 많아 사망자 늘 듯”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미 교인들이 속한 집단이나 방문한 장소, 접촉자들을 통해 ‘n차감염’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1∼2주가 고비라고 내다봤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발(發) 집단감염은 이미 3차 전파까지 확인됐다. 확진자가 노출된 장소 중에는 콜센터, 방문요양센터, 요양병원, 어린이집, 학원 등이 있어 소규모 집단감염이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도 수도권에 한정되지 않고 전국 곳곳으로 뻗어 나가는 모양새다. 전날 낮까지 대구, 충남, 경북, 대전, 강원 등 수도권 외 5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12명 나왔다. 교인 비협조적 태도도 논란확진자 판정 후 도주 4시간 만에 검거 교인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포항에서는 3월부터 사랑제일교회에 거주하다 이달 13일 포항에 내려온 뒤 확진자가 확진 판정 후 도주했다가 4시간 만에 검거되기도 했다. 이재갑 한림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 중 양성이 나올 수도 있고 교인 아닌 사람들에게 연쇄적 상황(감염)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신천지교회 때만큼 (확진자 수가) 올라가진 않겠지만 (지역이) 수도권이고,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등 앞으로 1∼2주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나이 든 저자들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나이 든 저자들

    지난해 한 저명 학자가 방한해 강연을 했다. 한 시간 뒤 청중 질문을 받았는데, 한 젊은 독자가 “선생님 예전 책에서 고전에 대해 이런 내용을 언급하셨는데요”라며 질문했다. 그러자 학자는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 책을 하도 많이 써서 기억이 안 나네요”라고 재치 있는 농담으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노년의 학자를 바라보는 젊은이의 얼굴에는 당황, 안타까움이 비쳤던 반면 이해심과 동질감은 없었다. 젊은이는 노인을 바라볼 때의 심리가 이질감에 훨씬 가깝고, 가까운 미래에 자신도 그와 같이 되리라는 생각을 잘 하지 못한다. 얼마 전에는 한 저자의 북토크에 참여했는데, 그는 책을 볼 때는 돋보기를 썼다가 청중을 볼 때는 돋보기를 벗고, 다시 돋보기를 쓰고 또 벗는 분주한 손놀림으로 독자들의 집중력을 흩뜨렸다. 누구에게나 닥치는 노안 때문에 그에게 이전엔 눈이 돼 주었던 안경이 근거리 글씨를 볼 때는 까만 점박이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그는 자신이 쓴 글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더듬거리며 읽었다. 체호프의 소설 ‘지루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명예교수 스체파노비치다. 그는 고매한 학자로서 평생 굉장한 지적 성과를 쌓았는데, 소설은 늘어진 피부에다 걸핏하면 짜증 내고 극도로 예민한 노인이 된 모습에만 집중한다. 젊은 시절의 기억력은 그에게서 빠른 걸음으로 달아나 버렸다. 과거 애처가였던 그는 지금은 “뚱뚱하고 굼뜬 아내를 바라보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 하고, 제자를 “학술적인 멍텅구리”라 평가하며 동료 교수의 부고를 듣고는 “그는 학문의 주인이 아니라 하인”이었다고 일갈한다. 하지만 그는 두려워한다. 박사 후보생이 자신을 보는 눈빛에서 “내 음성과 내 오종종한 체형과 신경질적인 몸짓에 대한 경멸”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무너지는 내면이 “노예에게나 걸맞은 것”이라며 수치스러워한다. 나이 든 저자를 대하는 독자와 편집자는 이제야 막 그의 원고나 책을 읽기 시작한 터라 아직 그의 늙음을 목격할 준비가 안 됐다. 일부 나이 든 저자는 눈이 잘 안 보여 저자 교정을 생략하기도 하는데, 빨간펜 표시가 없는 그들의 새하얀 교정지는 낯설기만 하다. 이런 모습이 비관적으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들면 사람은 반성적이 되곤 하는 데다 글 자체가 또한 자기반성적 매체이므로 글 쓰며 나이 먹는 이들이 보이는 각성은 뼈를 때린다. 특히 그들은 숱하게 쓰고 읽어 온 것이 어쩌면 ‘표절’일 뿐일지 모른다고 겸허히 말한다. 꿈에서 “모두가 나를 비난한다. 네 시는 표절이라고”(장이지)라거나 “뜻과 소리의 부스러기 정도로만 차이 나게도 물론 우리는 작품 도둑들”(조연호)이란 시구는 한때 자신의 글솜씨에 감탄했을 나르시시즘적 모습을 벗고 범상한 존재임을 고백한다. 사회운동가 파커 파머는 노년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내가 초기에 쓴 글을 보라! 나는 그 시궁창 같은 글을 다시 읽을 때,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 글들은 이제 보니 ‘다음절(多音節)의 배설물’ 같은 것이었다. 나는 한때 60~70대에 이른 사람들과 그들의 글을 선호했는데, 세상을 다 가진 듯 덤벼드는 풋내기의 젊음보다 전체를 꿰뚫는 통찰력,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중심, 피상적이지 않은 비판, 그간 이룬 독서의 산맥들이 경탄을 자아냈기 때문이다(물론 젊은 세대 관점에서는 유연성 없는 것처럼 여겨지리라). 노인들은 걸핏하면 ‘회상’에 잠기는 약점을 지니지만, 속으로 내 ‘심리적 고물’을 버리고 싶다는 바람을 갖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지난 몇십 년간 더 위로 쌓으려던 성취를 내려놓으며 자신이 넘어지는 걸 인정하고, 삶의 속도보다는 단순함과 생명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들은 나이가 들어서 쓰는 걸 절제하거나 소박하게 쓰기도 하는데, 그런 ‘담백한 시듦’이 노년의 방식인 것이다.
  • 좌석 30% 줄이고 지그재그… “음식 먹는데 마스크 강제 어려워”

    좌석 30% 줄이고 지그재그… “음식 먹는데 마스크 강제 어려워”

    확진자 나온 스타벅스 840곳 좌석 축소계절밥상·빕스 CJ 등도 방역 강화했지만“커피·음식 먹을 때 마스크 벗을 수밖에”고객 행동 일일이 모니터링도 쉽지 않아1m 테이블 배치도 자영업 임대료 부담“예약제·배달 강화 등 세밀 지침 적용을”17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10여개의 탁자와 30여개의 의자가 한쪽 구석에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의자 더미 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좌석 이용이 불가하오니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안내 팻말이 붙어 있었다. 최근 스타벅스 야당역점 매장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스타벅스코리아가 전날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 840여개 매장 좌석을 30% 이상 축소해 운영하기로 하면서 이뤄진 조치다.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매장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속출하자 외식업계가 감염병 대응 수칙을 강화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전국 전 가맹점에 ‘코로나19 카페 생활방역지침 강화’ 공문을 발송, 고객들에게 지그재그로 앉거나 한 방향으로 앉기를 권고하도록 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주 초부터 거리두기를 위해 매장 내 일부 테이블을 이용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계절밥상, 빕스, 제일제면소 등 외식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CJ푸드빌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가 나오기 이전인 지난 5월부터 뷔페형 식당의 음식을 이용할 때 마스크뿐 아니라 위생장갑까지 착용하게 한다. 또 집기도 30분마다 교체, 소독하는 등 정부 방역 수칙보다 강화된 수준으로 업장을 관리하고 있다.하지만 카페 등 외식업체의 대응은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카페 방역 수칙에 따르면 카페 이용자는 이동하거나 대화할 때, 음료 섭취 전후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주문할 때 마스크 쓰기 외에는 손님들이 이야기하거나 음식 섭취 전후에 지속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벗으라고 강제할 수 없고 직원들도 고객들의 행동을 시시각각 모니터링하기가 어려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소 1m 간격을 두고 테이블을 배치하라는 정부 지침도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매출 피해가 큰 자영업자들에겐 큰 부담이다. 일산에서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탁자 가격을 넓히면 단위당 매출이 줄어 임대료 부담이 더 커진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에서 식당 4곳을 운영하는 한 외식업체 대표는 “매출이 떨어진 상황에서 방역 담당자를 따로 두고, 직원들 마스크비에 소독제 지출이 나가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라 방역을 위한 비용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카페 등에 대한 정부의 방역 지침을 실효성 있게 세밀화하고 외식업체들도 예약제, 테이크아웃, 배달 강화 등으로 운영 방향을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규모의 공간이면 몇 명 정도가 모이는 게 적절한지 밀집도 기준을 마련하는 등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줘야 한다”며 “음식점도 가급적이면 예약제 중심으로 운영돼야 고객이 몰리지 않아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카페나 음식점 자체가 음식을 매개로 사람과 교류하는 곳이라 업체의 노력만으로는 소규모 집단감염을 막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며 “소비자들이 스스로 행동 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좌석 30% 줄이고 지그재그...“마스크 쓰고 음식, 강제 어려워”

    좌석 30% 줄이고 지그재그...“마스크 쓰고 음식, 강제 어려워”

    17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10여개의 탁자와 30여개의 의자가 한쪽 구석에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의자 더미 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좌석 이용이 불가하오니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안내 팻말이 붙어 있었다. 최근 스타벅스 야당역점 매장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스타벅스코리아가 전날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 840여개 매장 좌석을 30% 이상 축소해 운영하기로 하면서 이뤄진 조치다.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매장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속출하자 외식업계가 감염병 대응 수칙을 강화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전국 전 가맹점에 ‘코로나19 카페 생활방역지침 강화’ 공문을 발송, 고객들에게 지그재그로 앉거나 한 방향으로 앉기를 권고하도록 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주 초부터 거리두기를 위해 매장 내 일부 테이블을 이용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계절밥상, 빕스, 제일제면소 등 외식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CJ푸드빌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가 나오기 이전인 지난 5월부터 뷔페형 식당의 음식을 이용할 때 마스크뿐 아니라 위생장갑까지 착용하게 한다. 또 집기도 30분마다 교체·소독하는 등 정부 방역 수칙보다 강화된 수준으로 업장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카페 등 외식업체의 대응은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카페 방역 수칙에 따르면 카페 이용자는 이동하거나 대화할 때, 음료 섭취 전후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주문할 때 마스크 쓰기 외에는 손님들이 이야기하거나 음식 섭취 전후에 지속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벗으라고 강제할 수 없고 직원들도 고객들의 행동을 시시각각 모니터링하기가 어려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소 1m 간격을 두고 테이블을 배치하라는 정부 지침도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매출 피해가 큰 자영업자들에겐 큰 부담이다. 일산에서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탁자 가격을 넓히면 단위당 매출이 줄어 임대료 부담이 더 커진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에서 식당 4곳을 운영하는 한 외식업체 대표는 “매출이 떨어진 상황에서 방역 담당자를 따로 두고, 직원들 마스크비에 소독제 지출이 나가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라 방역을 위한 비용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카페 등에 대한 정부의 방역 지침을 실효성 있게 세밀화하고 외식업체들도 예약제, 테이크아웃, 배달 강화 등으로 운영 방향을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규모의 공간이면 몇 명 정도가 모이는 게 적절한지 밀집도 기준을 마련하는 등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줘야 한다”며 “음식점도 가급적이면 예약제 중심으로 운영돼야 고객이 몰리지 않아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카페나 음식점 자체가 음식을 매개로 사람과 교류하는 곳이라 업체의 노력만으로는 소규모 집단감염을 막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며 “소비자들이 스스로 행동 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박근혜 정부 ‘통일대박론’ 총괄… 류길재 前 통일부 장관 별세

    박근혜 정부 ‘통일대박론’ 총괄… 류길재 前 통일부 장관 별세

    박근혜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을 지낸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가 암 투병 끝에 61세의 나이로 지난 15일 별세했다. 류 교수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북한 정치를 공부하고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주로 학계에서 활동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 북한대학원대 교수 등을 역임했고 2013년엔 북한연구학회 회장에 올랐다. 그는 2013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통일부 장관으로 지내면서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이끌었다.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신년 기자회견서 발표한 ‘통일대박론’을 뒷받침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 제의에 호응하지 않으면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류 교수는 북한 붕괴론에 기울어 있던 박근혜 정부에서 북한과의 대화·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합리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재임 시기 비공식 대북 접촉 필요성을 건의했으나 실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을 앞두고는 주위에 무력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장관직서 물러난 뒤에는 북한대학원대 교수로 학계에 복귀했다.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 페이스북에 ‘시국참회’ 글을 통해 “정말 사죄드린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으로서는 첫 사과였다. 지난 6월엔 블로그를 통해 대북전단금지법을 비난하며 “자유민주주의 질서와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이다. 발인은 18일 오전 7시, 장지는 성남 영생원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아베, 패전일에 ‘자위대 강화’ 강조…야스쿠니신사에 공물(종합)

    아베, 패전일에 ‘자위대 강화’ 강조…야스쿠니신사에 공물(종합)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태평양전쟁 종전(패전) 75주년 기념행사에서 ‘적극적 평화주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올해 역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도 봉납했다. 일본에서 ‘적극적 평화주의’란 ‘안보를 자력으로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사실상 자위대 등 군대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아베, 과거사 반성 언급 없이 ‘적극적 평화주의’ 강조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닛폰부도칸’에서 열린 종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전후 75년간 일본은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길을 길어 왔다”며 “세계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다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고, 이 결연한 다짐을 앞으로도 지켜나가겠다”며 “적극적 평화주의의 기치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 해결에 지금 이상으로 역할을 다하겠다는 결의”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2차 집권을 시작한 이후 패전일 행사에서 ‘안보는 자력으로 지켜야 한다’는 의미인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그 동안 국회 시정방침 연설 등을 통해서만 적극적 평화주의를 주장해 왔다. 이는 자위대 근거 조항을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의 개헌 추진을 위한 명분으로 활용돼 왔다. 아베 총리는 올해 패전기념일 기념사에서도 과거 전쟁에 대한 일본의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의 역대 총리들은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당시 총리 이후로 침략전쟁의 가해 책임을 언급해 왔다. 그러나 과거의 어두운 부분을 덮는 역사수정주의를 추구하는 아베 총리는 8년째 그 관행을 팽개치고 있다. 그가 패전기념일에 역사에 대한 반성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올해로 8년째다. 아베 총리는 2차 정권 출범 이후 매년 반복하던 ‘역사와 겸허하게 마주한다’라거나 ‘역사의 교훈을 가슴에 새긴다’는 취지의 언급도 올해는 하지 않았다. 어두웠던 과거를 돌아보거나 반성하는 일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한층 더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새로운 방위 정책에 포함하려는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한 점을 들어 멀어지는 과거의 참화에 대한 기억을 계승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봉납하며 “전몰자에 존경과 감사”아베 총리는 이날 과거에 대한 반성이나 유감의 뜻을 표명하기는커녕 예년처럼 일제 침략전쟁을 이끌었던 지도부인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냈다. 그는 자민당 총재 명의로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할 나무장식품인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 비용을 보냈다. 다카토리 슈이치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은 아베 총리가 “평화의 초석이 된 전몰자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일제의 침략전쟁을 현 일본 정부가 용인하는 것이라는 주변국들의 반대를 의식해 직접 참배를 하지 않아 왔지만, 공물 봉납 역시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A급 전범들에 대해 예를 표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논란이 돼 왔다.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이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어서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상징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현충원이나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 등 전쟁에 나섰다가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국가적 묘소가 없는 일본에서 우익들은 야스쿠니 신사가 사실상 국립묘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전범국가인 데다가 야스쿠니신사에는 일반 전몰자뿐만 아니라 특히 태평양전쟁을 이끌어 전후 극동 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도조 히데키(1884∼1948) 총리와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 등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면서 이곳에 합사된 전몰자를 향해 “평화의 초석”이니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 운운한 것은 또 다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일본 제국주의 피해국들의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니루히토 일왕 “깊은 반성…전쟁 참화 반복되지 않기를”반면 지난해 5월 즉위 후 두번째로 종전 기념행사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은 올해도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종전 이후 75년간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금의 평화와 번영이 이루어졌지만 많은 고난을 겪은 국민의 행보를 생각하면 정말로 감회가 깊다”면서 코로나19로 생긴 새로운 고난을 모두가 힘을 합쳐 극복해 앞으로도 행복과 평화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어 “전후 오랜 기간의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면서 ‘깊은 반성’ 에 입각해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일왕의 ‘깊은 반성’(深い反省) 표현은 나루히토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 전 일왕이 종전 70주년이던 2015년 행사 때 쓰기 시작해 올해도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종전일이자 패전일인 매년 8월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을 열어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당시 숨진 자국민을 추모하고 있다. 추모 대상은 전사한 군인·군무원 등 약 230만명과 미군의 공습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등으로 숨진 민간인 등 약 80만명을 합친 310만여명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통합당 “위안부 피해자 잊지 않겠다”… 野의원, 소녀상과 사진도

    통합당 “위안부 피해자 잊지 않겠다”… 野의원, 소녀상과 사진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미래통합당이 “할머니들의 아픔과 역사적 슬픔을 잊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여성 의원들이 개최한 관련 행사에 통합당 의원이 “기억하겠습니다”는 서명을 남기기도 했다. 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29년 전 오늘, 고(故) 김학순 할머니께서 처음 위안부 피해사실을 공개적으로 증언했다. 할머니의 용기로 인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제대로 된 역사를 알고, 또 할머니들이 겪으신 고통과 아픔을 감히 헤아리려는 노력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할머니들의 아픔과 고통은 단순히 지나간 일이 아니다. 그 기억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가해자들의 진정한 사과가 선행되어야만 발전적 미래가 있을 것”이라면서 “통합당은 할머니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부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의혹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의 태도를 비판을 빼놓지 않았다. 황 부대변인은 “윤 의원이 공교롭게도 어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며 “윤 의원에 대한 의혹이 밝혀지는 것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서 할머니들이 괜찮다고 하실 때까지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데 지금 국민들은 ‘피해자 중심주의’가 아닌 ‘윤미향 중심주의’가 되어가고 있다고 믿는다. 대통령은 여전히 윤 의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허은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뚜벅뚜벅’ 전시회에 남긴 서명과 소녀상 옆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열린 ‘뚜벅뚜벅’ 전시회는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민주당 소속 김상희·남인순·양이원영·윤미향·인재근·이수진(비례대표)·정춘숙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이 공동주최한 행사다. 허 의원은 “김 할머니의 증언 이후로 29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피해자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 하는 작금”이라며 “그동안 할머니들께서 보여주신 힘을 기억하고, 우리네 삶에 그 의미를 녹여야 한다. 저도 위안부 문제를 바로보고, 잘못된 역사를 새로쓰기 위해 뚜벅뚜벅 걷겠다. 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리는 허 의원의 글에 같은 당 이용 의원, 천하람 정강정책특위 위원 등이 ‘좋아요’를 남기기도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광주광역시서 코로나19 깜깜이 확진자 잇따라..조용한 전파 우려

    광주광역시서 코로나19 깜깜이 확진자 잇따라..조용한 전파 우려

    광주에서도 최근 일주일 새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코로나19 확진자 4~5명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조용한 전파’가 우려된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남구 월산동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광주 219번째’로 분류됐다. 시는 219번 확진자가 경기 파주의 확진자와 접촉한 경로를 찾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감염원을 특정하지 못했다. 전날 서구 치평동 주택에 거주하는 40대 남성(217번 확진자)과 베트남에서 입국한 10대 남성(218번 확진자)도 코로나19 양성 판정됐다. 217번 확진자는 지난 8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209번과 210번 확진자 이후 나흘만에 발생한 지역사회 감염자다. 이같이 최근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깜깜이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임시공휴일이 낀 이번 연휴기간 인구 이동도 많아질 것으로 보여 대규모 확산도 우려된다. 방역당국은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 등 개인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시 관계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방문을 자제하고,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방법 밖에 없다”며 “이번 3일간의 연휴동안 방역지침을 꼭 지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광주 기자 cbchoi@seoul.co.kr
  • 다시 광복 펴다

    다시 광복 펴다

    일흔다섯 해를 맞은 광복절을 앞두고 잊힌 독립운동가를 기억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만화라면 좀더 다가가기 쉬울듯하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함께 일본의 만행을 잊지 말자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의 증언을 시로 풀어낸 재외 한국작가의 시집, 해방 후 혼란을 극복하지 못해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원자폭탄을 재건에 활용한 일본 등 주목할 만한 책을 다양한 장르로 추려 봤다.●잊힌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라 ‘의병장 희순’은 조선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의병장 윤희순을 다룬 만화다. 한양 선비 윤익상의 딸로 태어난 그는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 시행으로 가문의 남성들이 의병에 참여하자 후방에서 식량 조달과 군자금 모집, 탄약 제조 등을 맡았다. 이어 여성 의병단인 ‘안사람 의병단’을 조직하고, 중국으로 망명해 ‘노학당’을 운영하며 항일 전사를 양성했다. ‘조선독립단’을 조직해 무장투쟁에까지 나선 윤희순의 삶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민족의 암흑기에 이국에서 조선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 짧은 생애를 마친 김산(본명 장지락)은 ‘한국의 체 게바라’로 불린다. 신문기자인 님 웨일스가 1937년 중국에서 김산을 만나 불꽃같이 살았던 그의 삶을 기록했고, 1941년 미국에서 ‘아리랑의 노래’로 출간했다. 1984년 국내에 번역된 책을 박건웅 작가가 신간 만화 ‘아리랑’으로 다시 냈다. 의학을 공부하다 혁명을 위해 이국을 누비며 투쟁한 식민지 조선 청년의 고뇌와 투쟁이 깊은 울림을 준다. 잊힌 독립혁명가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이가 바로 약산 김원봉이다. 영화 ‘밀정’(2016)을 비롯해 다양한 각도로 그의 삶을 재조명하지만, 월북 행적 때문에 논란도 많다. 허영만 작가가 ‘독립혁명가 김원봉’으로 약산의 삶을 만화로 복원했다. ‘정의(正義)로운 일을 맹렬(猛烈)히 실행한다’는 뜻으로 붙인 의열단의 탄생과, 그들의 일제에 맞선 폭력투쟁, 광복 이후의 삶까지 생생히 담았다. ●여전히 생생한 피해자·가해자 증언 열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에밀리 정민 윤은 대학 시절 논문을 작성하다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접하고 이를 시로 쓰기 시작했다. 그의 시 35편을 담은 시집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은 남성성, 군국주의, 제국주의, 전쟁, 인종차별을 다룬다. 특히 7명 위안부의 증언을 시로 풀어낸 2장 ‘증언´에서 일제의 만행을 시로써 고발한다. 위안부로 시작한 그의 시는 현대에 벌어지는 성차별, 성폭력에 관한 여성들의 이야기까지 닿는다. ‘악한 사람들’은 온갖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실험하고 죽인 731부대를 소환했다. 이제서야 “그때를 후회한다”고 하는 전범들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악을 타자화하면 결국 타인을 악으로 만들게 된다”고 주장한 저자 제임스 도즈는 인간을 괴물로 만들어 버리는 조직적, 구조적, 심리적 과정을 분석한다. ●해방 이후 한국과 일본에 주목하다 ‘26일 동안의 광복’은 한국 현대사의 첫날인 1945년 8월 15일부터 조선총독부 청사에 성조기가 게양되는 9월 9일까지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역사 다큐멘터리다. 일본 패망과 조선 해방을 직감한 여운형의 전화로 시작하는 해방 전야부터 송진우와의 좌우합작 시도까지 단 하루가 1부, 해방 이튿날부터 9월 9일까지 ‘분단’에 이르는 25일을 2부로 구성했다. 저자는 75년 전 가장 밝았던 광복, 그날 이후 25일간은 어둠이 빛을 삼켜 가는 시간이었다고 결론짓는다. 1945년 8월 15일 이후 일본은 흔히 ‘잿더미’로 상징된다. 매년 3월에 열리는 도쿄대공습 추도식 전이나 8월 ‘종전의 날’이 다가올 때마다 미디어에서는 패전 당시에 촬영된 불탄 들판 사진 등 ‘잿더미’를 끌어온다. ‘‘잿더미’ 전후공간론’은 암시장으로 대표되는 당시 일본 사회와 각종 문학 작품을 통해 일본이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동시에 ‘일본인은 이 비참함에서 다시 일어섰다’라는 서사를 생산했다고 주장한다. 이런 미화한 이미지가 우리와 같은 피해자들의 현실을 가린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내 시선이 세상의 시선 그렇게 믿었었는데…결국 남성의 시선이었다”

    “내 시선이 세상의 시선 그렇게 믿었었는데…결국 남성의 시선이었다”

    연극으로도 만들어진 김이설의 초기작 ‘환영’(2011)을 읽은 사람이라면 백숙을 기억할 것이다. 주인공 윤영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무능력한 남편 대신 교외 백숙집에서 일하다 남성들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한다. 신작 장편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에서 무기력한 가장인 아버지가 좋아한 음식은 백숙 같은 고깃국이다. “하기 쉽고, 값싼 보양식이죠. ‘환영’ 속 백숙이 탐욕스러운 공간의 매개체 역할이었다면, 여기서는 좀더 일반적이고 모두에게 편한 느낌이에요.” 지난 1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작가가 말했다. 신작은 종이책 한정판 소장본과 무제한 전자책 이용을 함께 제공하는 밀리의서재 오리지널 에디션으로 출간됐다. 오는 10월에는 출판사 작가정신에서 단행본으로도 나온다. 출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글을 못 쓰던 시기를 통과해 나온 책이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2015년부터 2~3년, 작가에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지 10여년. ‘인풋’ 없이 ‘아웃풋’만 있었던 데서 온 결과였다. 문자에 대한 환멸이 와서, 청탁받은 원고들을 연이어 펑크 냈다. 그때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게 시라고 작가는 회상했다. “글쓰기 전에 워밍업 하듯이, 저는 시를 읽는 걸로 언어적 감각을 깨우고 나서 소설을 써요.” 자신이 좋아하는 시와 습작 시절, 두 딸을 돌보며 가사노동을 하는 현재 모습까지, 신작에 다 들어가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낡고 오래된 목련빌라에는 무기력한 경비원 아버지와 집안의 대소사를 도맡아 온 어머니, 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을 피해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나온 동생이 있다. 집에 주저앉은 신세가 된 ‘나’는 두 조카를 건사하고 꼬박 가사에 시달리다 연인과도 이별을 고하게 된다. 시인을 꿈꾸며 오로지 스스로에게 집중하던 ‘필사의 밤’은 어느덧 무력해진다. 그는 “‘나’는 엄마와 같은 위치는 아닌데, 엄마와 같은 역할을 아무렇지 않게 수행”하는 ‘K장녀’(Korea+장녀)에 대한 서사라고 말한다. 가부장제 아래 희생양으로서 김이설 소설 특유의 여성이 처한 현실 인식은 비슷하지만, 징그럽다 싶을 만큼 작중 화자에게 가혹하던 김이설이 이젠 달라졌다. 후배들로부터 “나이 들더니 유해졌다”는 평도 더러 듣는단다. “전에는 화자를 끊임없이 밀어냈어요. 해결 방안이 없는 문제들만 작정하고 생기는 식이었죠. 작가인 내가 품으면 변명이 되고 투정이 되지만, 쓰는 사람까지 밀어내면 읽는 독자가 거둬 주리라고 생각했어요.” 최근 몇 년 새 겪은 슬럼프와 한국 사회에 불고 있는 ‘페미니즘 리부트’(2015년을 전후로 한 페미니즘 붐)가 계기가 됐다고 했다. “전엔 제 시선이 곧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남성의 시선임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게 현실’이라고 보여 줬던 것들이 실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시킨 것들이었고요. 누군가에겐 아픔이 되고 상처가 되는 발화라면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봐야 하는 부분 아닐까….” 그렇게 작가는 이제 밀어내기를 멈추고, 부지런히 품는 노력을 한다. “나는 늙어도 소설은 늙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후배들과 세상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한단다. 소설 속 백숙의 의미가 달라진 것도 거기에서 오는 듯하다.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까지는 안 돼도, 온 가족을 한자리에 모으는 값싼 단백질원이라는 본령에는 충실하게. 좀더 다정해진 백숙의 의미처럼 책도 ‘해피엔딩’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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