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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놓친 인텔의 추락… ‘AI 오판’ 삼성, 지금 결단해야[박상숙의 호모픽투스]

    모바일 놓친 인텔의 추락… ‘AI 오판’ 삼성, 지금 결단해야[박상숙의 호모픽투스]

    ‘반도체 역사’ 자체 인텔의 몰락모든 것 다하려다 다 놓친 꼴TSMC 흔들릴 때, R&D 집중주문형 반도체 선두기업 부상두 기업 차이는 위기 때 리더십인텔은 해고, TSMC 과감 투자삼성, 몸집 비대해 혁신 ‘늑장’ AI시대 핵심 HBM 주도권 뺏겨‘종합’ 간판 바꾸는 빠른 결단을최근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규모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UAE 측과 논의했다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있었다. 무려 134조원을 들여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 2위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부유한 중동 산유국의 포부는 실현 가능성을 차치하고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웠다. 석유로 부자가 된 나라마저 인공지능(AI)에서 미래를 찾으며 이를 실현할 ‘포스트 오일’에 눈독을 들이는 지경이다. 세상을 바꿀 AI 출현 이후 최첨단 반도체 개발을 둘러싼 기술경쟁, 패권다툼이 치열해졌다. 혁신의 긴장을 늦추는 순간 1등 기업도 도태된다. TSMC가 독보적 1위를 굳혀 가는 가운데 인텔의 추락으로 삼성에 불안한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다. 대만 국적의 반도체 및 대만경제 전문가인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텔로 인해 생산과 설계를 모두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의 한계가 드러났다. 인텔은 살기 위해 파운드리 분사를 결정했다. IDM인 삼성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제왕’ 인텔이 인수합병(M&A)의 매물로 거론되며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인텔의 시대는 이대로 저무는 건가. “독점 이슈 때문에 가능하지도 않았겠지만 퀄컴이 인수를 타진한다는 소식은 그냥 ‘설’로 끝나는 분위기다. 인텔은 반도체 집적회로(IC) 설계의 강자지만 파운드리 부진에 내내 발목이 잡혔다. 결국 파운드리를 분사해 자회사로 두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파운드리가 독립 회사가 되면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고객의 신뢰를 높여 수주도 한층 원활해진다. 얼마 전 아마존과 인공지능(AI)칩 생산 계약을 맺는 등 재건의 시동을 걸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 차원에서라도 인텔의 위기를 그냥 넘기지 않는다. 국방부의 군사용 반도체 개발 목적으로 최근에도 3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했다.” 왕 교수는 인텔이 미국 반도체의 역사나 마찬가지여서 “어느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텔은 지난 3월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에 따라 85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았다. TSMC와 삼성전자를 의식해 인텔에 지원을 몰아줬다. ‘단지 칩만 디자인하는 건 안 된다.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다. -인텔의 실패를 삼성전자가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인텔이 모바일 시대를 오판했듯이 삼성은 AI 반도체 시장을 간과했다. “AI로 급성장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것도 위기의 한 요인이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 양산에도 성공하고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등 한참 앞서 나가고 있다. 추격자 신세가 된 삼성은 엔비디아 납품을 위한 성능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발열 이슈 등으로 고전 중이어서 심상찮다는 느낌을 준다. 8만원대를 횡보하던 주가도 순식간에 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기술력이 탄탄하니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거라 보지만 시간은 좀 걸릴 것이다.” -진짜 문제는 파운드리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TSMC와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62.3%, 삼성전자는 11.5%다. 모든 걸 다하는 IDM인 삼성이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가전, 휴대전화, 반도체 등 사업 분야 하나하나가 거대한데 삼성의 경우 이사회 한 곳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라 상황 판단 등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파운드리를 따로 떼어 반도체 전문가로 경영진과 이사회를 채우고 속도감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삼성도 모를 리 없지만 오너 경영 체제에서 그룹 승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배구조를 건드려야 하는 부분이라 고민이 클 것이다. 투자 측면에서도 여러 사업 분야가 있으니 TSMC처럼 파운드리에만 집중할 수 없는 점도 부진의 원인이다. 전문성을 강화하려면 분사밖에 답이 없다. 삼성에 대한 엔비디아, AMD와 같은 대형 고객의 신뢰를 더욱 높이는 방편도 된다. 고객사 입장에서 완성품 경쟁자이기도 한 삼성보다 기술 유출 걱정이 아예 없다는 점에서 TSMC가 매력적인 측면이 있다.” -빅테크들이 요즘 TSMC 앞에 줄을 서는 모양새다. 기술 향상은 물론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 면에서도 기세가 사뭇 다르다.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창업주로 오래 회장직을 맡았던 모리스 창이 2005년 물러났다가 2009년 회사경영이 나빠지면서 ‘구원투수’로 다시 등장했다. 그가 복귀하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금융위기 여파로 해고됐던 연구개발(R&D) 인력을 모두 복직시킨 것이다. 남들이 어렵다고 허리띠를 졸라맬 때 오히려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당시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이 지금 결실을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TSMC의 사례는 인텔과 비교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인텔이 부활의 기로에 서 있던 2013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눈앞의 경영 성과에만 집착해 진전이 없는 사업 부서를 정리하고 R&D 인력을 대량 해고해 침몰을 부채질했다는 불명예를 얻었다. 결국 기업의 위기는 리더십에서 비롯된다. -창 이후 전문 경영인 체제가 잘 뿌리내린 점도 TSMC가 탄탄하게 성장하는 배경인가. “창은 2018년 퇴임하면서 TSMC의 어떠한 직함도 받지 않았다. 가족을 후계자로 세우지 않았다. 지난 6월 새 CEO가 된 웨이저자는 창이 낙점한 사람이다.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인 웨이 회장은 후임자로 결정된 뒤 순환보직을 하며 상당 기간 훈련을 거쳤다. 대만도 가족 경영 기업이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특이하게 기술 중심 기업들 사이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가 잘 유지되고 있다. TSMC뿐 아니라 애플 협력사 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도 가족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TSMC가 탄생하고 성장하기까지 미래를 내다본 걸출한 인물(모리스 창)도 있었지만 대만 정부의 역할도 지대했다. 한국이 참고할 만한 부분은 뭔가. “1987년 TSMC를 세울 때 대만 정부의 지분은 50%였다. 정부가 돈을 절반밖에 줄 수 없으니 창에게 ‘나머지는 당신이 채워라’ 하고 대신 전권을 줬다. 그렇게 해서 필립스 25%, 나머지 대만 기업들이 20%인 출자가 이뤄졌다. 현재 정부 지분은 7%쯤이고 외국인이 70%를 웃돈다. 정부의 입김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한다. 미국처럼 직접적인 보조금은 없지만 측면 지원은 꾸준하다. 기계, 장비 확충에 대한 세금 감면은 물론 법인세 최고 세율이 20%인데 TSMC는 12~13%를 적용받는다. 초창기에는 5%였다.” -‘실리콘 섬’의 목표를 세운 대만 정부가 과학기술 인재를 유치하고 양성하는 방식에서 본받을 점은 무엇인가. “대만은 1979년 반도체 산업의 요람인 ‘신주과학단지’를 조성한 이래 중부과학단지, 남부과학단지 등을 추가로 조성했다. 미국 유학 중인 연구자들을 모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과학단지 주변에 그들이 가족과 함께 정착해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외국인학교 등 선진 교육, 의료, 문화 인프라 확충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거주 환경을 먼저 챙기지 않으면 연구단지가 꽃을 피울 수 없다. 한국은 대체로 과학단지나 산업단지 등만 덩그러니 있으니 누가 지방에 가고 싶겠나.” -한국은 반도체 인력 부족으로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하고 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이공계 이탈, 의대 쏠림 문제도 심각하다. “한국처럼은 심하진 않지만 대만도 의대 선호, 이공계 기피 현상이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 반도체학과를 만들어 석·박사급을 키우고 있지만 TSMC로의 쏠림이 심해 다른 기업들은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대만 정부는 이공계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고등학교에 반도체 수업을 개설했다. 여학생 대상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문·이과 선택의 기로인 고교 시절 교육과 관심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기업들도 반도체 관련 다양한 학습·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TSMC를 위시한 반도체 기업들로 대만 경제가 완전히 체질 개선을 이뤘다. TSMC는 2022년 기준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8%, 수출의 12.5%를 차지한다. 덕분에 대만 증시도 활력이 넘친다. “TSMC는 대만 증시에서 전체 시가총액의 30% 차지한다. 2위도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이다. 대만 시총 톱10이 반도체·전자 관련 업종일 정도로 산업구조에서 완벽한 탈바꿈에 성공했다. TSMC가 견인차가 됐다. 나홀로 성장이 아닌 수많은 중소기업 협력사도 같이 키웠다.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를 형성해 공급망이 두텁다. 한국은 이런 기업문화가 척박하다. 대기업들이 해외 장비만 쓰려고 해 중소 소부장기업들의 불만이 많다고 한다. 반도체 생태계를 함께 확장하려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 ●왕수봉 교수는 2004년 대만국립정치대 재무관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립대만중앙대 교수 등을 거쳐 2019년부터 아주대 경영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국재무학회 국제위원장, 한국금융정보학회 총무이사, 재무연구 편집위원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대만 국적자로 전공 분야를 넘어 TSMC 등 대만 반도체 및 경제 전문가로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 여당에 책임 돌린 이재명 “예금자 보호 1억원 높여야”

    여당에 책임 돌린 이재명 “예금자 보호 1억원 높여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예금자 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을 지난 4·10 총선 공약으로 내놓았지만 이후 처리를 미루고 있다며 여당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기 침체로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과 위험성이 극히 높아지고 있다”며 선제적 예방 조치로 예금자 보호 한도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예금자 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이는 것은 국민도 원하고 민주당도 약속했고 집권 여당도 약속한 일”이라며 “(이 사안이) 정무위 소관인데 정무위원장을 여당이 맡고 있어 처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여당이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해 처리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여당은 엉뚱한 데 관심 쏟고 야당의 발목을 잡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이에 즉시 동의하고 신속하게 입법해달라”며 “여당이 지지부진하면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서라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여야 의원들은 예금자 보호 한도를 상향하는 법안을 다수 제출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업종별로 보호 한도를 달리 적용하자는 내용으로 대표 발의했고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한도 상향을 명시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대표의 여당 책임론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추진 중인데 야당이 억지 공세를 벌인다고 반박했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강민국 의원은 “간사 간에 협의도 없이 (여당 탓을 하는 것은) 아주 이재명스러운 접근”이라며 “우리는 (한도 상향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의 제안에 여당이 호응해도 관련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지는 불투명하다.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권이 한도 상향에 신중한 입장이다. 한도 상향 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쪽으로 자금 쏠림이 일어날 수 있는 데다 금융사는 예금보험료를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저축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부유층만 혜택을 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 “대출 또 늘라”… 금리 인하기에 슬금슬금 이자 올리는 은행들

    “대출 또 늘라”… 금리 인하기에 슬금슬금 이자 올리는 은행들

    저금리 찾는 가계대출 쏠림 방지우리銀 오늘부터 변동·고정 인상은행들 “연말까지 금리 올릴 수도” 예대금리 차에 ‘이자 장사’ 비판도 주요 은행들이 경쟁하듯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지난달 은행들은 금리 인상을 잠시 멈추는 대신 주담대 한도를 줄이는 등 대출 억제에 나섰지만 가계대출이 예상만큼 빠르게 줄어들지 않자 다시 대출 금리를 올리는 모습이다. 은행권에선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도 은행들이 계속 대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연이어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 인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대환대출 우대금리를 기존 대출 시 0.5%포인트(p), 신규 대출 시 0.3%p 축소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비대면 전세대출 감면 금리를 최대 0.2%p, 대면 전세대출 감면 금리를 최대 0.5%p 줄인다. 우리은행은 2일부터 주담대 변동형 금리를 0.15~0.2%p, 고정형 금리를 0.2%p 올린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오는 4일부터 대출 금리를 인상한다. 국민은행은 주담대를 비롯한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를 0.15~0.25%p 올린다. 신한은행은 주담대 고정형 상품에 적용되는 우대금리 0.10%p를 없애고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1~0.45%p 인상한다. 시장 금리가 낮아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나서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피하기 위해서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타행보다 금리가 단 0.01% 포인트라도 낮으면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면서 “지금 상황에 특정 은행의 가계대출이 늘면 감독당국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은행 여신담당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은행들은 반대로 연말까지 계속 금리를 올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달 11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거라는 기대감에 시장 금리는 내림세다. 은행권 주담대를 비롯한 변동형 대출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7월 3.42%에서 8월 3.36%로 지난달 19일 기준 3개월 연속 내렸다. 정부가 가계대출 급증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하면서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지난달 27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총합은 729조 6187억원으로 지난 8월 말 대비 한 달여 만에 4조 2545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입장에선 가계대출을 줄일 방법이 사실상 대출 금리 인상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의 대출을 틀어막지 않으면서 가계대출은 줄이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 은행이 취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은 사실 금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 금리 하락에도 대출 금리가 계속 늘면서 은행권은 ‘이자 장사’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8월 5대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 예대금리 차는 넉 달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 [단독] “일자리 찾아서”… 비수도권대 졸업생 3명 중 2명 타향살이

    [단독] “일자리 찾아서”… 비수도권대 졸업생 3명 중 2명 타향살이

    비수도권 대학 졸업·취업 36%뿐“공공기관 이전 등 노력 뒤따라야” 전북에 있는 한 대학의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정연(34·가명) 씨는 고향을 떠나 부산에서 생활하고 있다. 공공기관 취업을 희망했지만 고향에선 채용 인원이 적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원서를 냈다. 수년 간의 도전 끝에 부산의 한 공공기관에 취업한 박씨는 “취업에 성공해 기쁘면서도 친척 한 명 없는 타향살이가 고달픈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한 대형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이은경(29·가명) 씨도 고향인 대구를 떠나 수도권에 취업했다. 이 씨는 “수도권 병원의 경우 인력 수준이나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해외 연수 등 자기계발의 기회도 더 많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비수도권 대학 졸업생 3명 중 2명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 타지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들마저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면서 지방 소멸 문제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기업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지역인재 의무 채용 확대 등 청년층을 붙들기 위한 노력들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서울신문이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대학 졸업자 중 취업이 확인된 71만 8836명 가운데 87.5%인 62만 8775명이 수도권을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102만 5402명 중 36만 5963명만 대학 소재지에 취업해 정착했다. 비율은 35.7%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졸업생 숫자 자체가 적은 세종 및 제주를 제외하고 충남의 대학 소재지 취업 비율이 20.7%로 가장 낮았다. 이어 ▲충북 27.2% ▲경북 28.3% ▲강원 28.7% 등의 순으로 수치가 낮았다. 지역의 산업 기반이 비교적 탄탄한 경남(51.6%)과 부산(47.7%) 등은 정착 비율이 높았다. 청년층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다른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층의 이동과 지역의 인구유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수도권으로 유출된 20~39세 청년인구 규모는 63만명에 달한다. 경남의 경우 같은 기간 총 11만 2153명의 청년들이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해 기준 전체 청년인구 중 55.8%인 712만명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청년들을 타지로 내모는 현상은 지역의 좁은 취업문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전주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중 74.2%(742개)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2021년 중소기업 숫자 역시 수도권에서 전년 대비 25만여개 늘었지만 비수도권에서는 18만여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경민 전북대 취업지원처 부처장(회계학과 교수)은 “매년 학생 설문조사와 상담을 해보면 지역 학생들은 급여만 큰 차이가 없으면 고향에 남길 원한다”면서 “경기가 나쁠수록 집값, 생활비 등의 부담에 고향에 머무는 걸 선호하지만,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역 소멸을 앞당기는 주 원인이 되는 만큼, 청년들을 다시 회귀시키는 게 지역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된다. 주상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년층 이탈은 지역 출산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라면서 “공공기관의 추가 지방 이전과 지역인재 의무채용제도의 확대 시행 등 청년층을 붙잡는 노력들이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 [단독]지방대학 졸업생 3명 중 2명 일자리 찾아 떠났다

    [단독]지방대학 졸업생 3명 중 2명 일자리 찾아 떠났다

    전북에 있는 한 대학의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정연(34·가명) 씨는 고향을 떠나 부산에서 생활하고 있다. 공공기관 취업을 희망했지만 고향에선 채용 인원이 적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원서를 냈다. 수년 간의 도전 끝에 부산의 한 공공기관에 취업한 박씨는 “취업에 성공해 기쁘면서도 친척 한 명 없는 타향살이가 고달픈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한 대형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이은경(29·가명) 씨도 고향인 대구를 떠나 수도권에 취업했다. 이 씨는 “수도권 병원의 경우 인력 수준이나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해외 연수 등 자기계발의 기회도 더 많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비수도권 대학 졸업생 3명 중 2명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 타지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들마저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면서 지방 소멸 문제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기업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지역인재 의무 채용 확대 등 청년층을 붙들기 위한 노력들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서울신문이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대학 졸업자 중 취업이 확인된 71만 8836명 가운데 87.5%인 62만 8775명이 수도권을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102만 5402명 중 36만 5963명만 대학 소재지에 취업해 정착했다. 비율은 35.7%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졸업생 숫자 자체가 적은 세종 및 제주를 제외하고 충남의 대학 소재지 취업 비율이 20.7%로 가장 낮았다. 이어 ▲충북 27.2% ▲경북 28.3% ▲강원 28.7% 등의 순으로 수치가 낮았다. 지역의 산업 기반이 비교적 탄탄한 경남(51.6%)과 부산(47.7%) 등은 정착 비율이 높았다. 청년층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다른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층의 이동과 지역의 인구유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수도권으로 유출된 20~39세 청년인구 규모는 63만명에 달한다. 경남의 경우 같은 기간 총 11만 2153명의 청년들이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해 기준 전체 청년인구 중 55.8%인 712만명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청년들을 타지로 내모는 현상은 지역의 좁은 취업문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전주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중 74.2%(742개)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2021년 중소기업 숫자 역시 수도권에서 전년 대비 25만여개 늘었지만 비수도권에서는 18만여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경민 전북대 취업지원처 부처장(회계학과 교수)은 “매년 학생 설문조사와 상담을 해보면 지역 학생들은 급여만 큰 차이가 없으면 고향에 남길 원한다”면서 “경기가 나쁠수록 집값, 생활비 등의 부담에 고향에 머무는 걸 선호하지만,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역 소멸을 앞당기는 주 원인이 되는 만큼, 청년들을 다시 회귀시키는 게 지역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된다. 주상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년층 이탈은 지역 출산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라면서 “공공기관의 추가 지방 이전과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의 확대 시행 등 청년층을 붙잡는 노력들이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들을 지역에 안착시키는 해법으로 ‘지역인재 의무채용제도’의 폭을 넓히는 개선안을 제시했다. 현재 이전지역 출신으로 그 지역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타지역에서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졸업 예정인 경우는 지역인재 의무채용제도에서 제외돼 ‘역차별’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조사처 관계자는 “기관 이전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다른 지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거나 타지에서 일정 기간 근로 후 귀향해 취업 및 정착하려는 사람도 지역인재에 포함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면서 “지역인재 풀이 좁은 지역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지역인재 공간적 기준을 비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는 등 기관이나 지역의 특성에 따라 세분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수시 지원 ‘인서울 쏠림’ 더 심해졌다

    수시 지원 ‘인서울 쏠림’ 더 심해졌다

    2025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지방 대학 간 경쟁률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쟁률 격차는 2021학년도 이후 5년 새 가장 컸으며 지방 중 제주·광주·전남·경북·충북·전북 등의 경우 ‘사실상 미달’인 대학 비율이 7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종로학원이 전국 194개 대학의 최근 5년간(2021~2025학년도)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5학년도 수시 평균 경쟁률은 서울권(42개 대학) 18.74대1, 경인권(41개 대학) 12.99대1, 지방권(111개 대학) 5.99대1을 기록했다. 서울권 대학 경쟁률은 2021학년도 14.67대1 이후 해마다 올라갔다. 같은 기간 경인권도 10.63대1에서 매년 경쟁률이 상승하는 추세였다. 반면 지방권 대학 경쟁률은 최저 5.53대1에서 최고 6.10대1로 제자리를 맴돌았다. 전국 194개 대학 중 경쟁률 6대1 미만은 85개였는데 이 가운데 지방권이 68개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경인권은 9개, 서울은 8개였다. 수시는 수험생마다 모두 6차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통상 경쟁률이 6대1 이하면 미달이라고 본다. 수도권 대학의 경쟁률은 상승했지만 지방권 대학 경쟁률이 답보하면서 격차는 더 커졌다. 서울권과 지방권 대학의 경쟁률 격차는 12.75대1, 경인권과 지방권 대학은 6.99대1로 2021학년도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종로학원은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상위권과 중상위권에서도 합격선 하락 기대 심리가 나타나면서 수시모집에서 상향 지원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며 “장기적으로 지역 간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여전한 ‘빅5’ 쏠림… 작년 비수도권 ‘원정진료’ 72만명

    여전한 ‘빅5’ 쏠림… 작년 비수도권 ‘원정진료’ 72만명

    지난해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을 찾은 비수도권 환자가 7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비상 진료체계가 가동되며 병원 대부분의 진료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비수도권 환자들의 빅5 쏠림은 여전했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빅5 병원을 찾은 환자는 266만 146명이었다. 이 중 비수도권에서 ‘원정 진료’를 온 경우가 27.1%인 72만 1930명이었다. 빅5 병원 환자 중 비수도권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5.5%, 2021년 25.8%, 2022년 26.6%, 2023년 27.1% 등 매년 높아졌다. 원정 진료 환자는 지난해와 2020년(59만 3577명)을 비교하면 4년 사이에 21.6%가 늘었다. 특히 중증·희귀질환자의 원정 진료 증가율이 높았다. 비수도권 암 환자와 심장질환자 증가율(2020년→2023년)은 각각 18.2%와 23.1%였다. 뇌혈관질환자와 희귀난치성 질환자는 각각 26.6%, 32.0% 늘었다. 환자 1인당 진료비는 비수도권 환자가 326만 1000원으로 수도권 환자(217만 7000원)보다 100만원 이상 높았다. 원정 진료를 받기 위해 비수도권 환자는 장거리 이동을 위한 교통비를 부담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숙박비까지 내야 한다. 장 의원은 “지방 환자들이 교통비, 숙박비 등의 비용을 들여가며 빅5 병원으로 먼 길을 찾아오는 것은 지역 의료인프라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확립을 위해 국가의 책임과 역할이 더 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소득 높은 암환자일수록 서울에서 수술받는다

    소득 높은 암환자일수록 서울에서 수술받는다

    지역 암환자는 소득이 높을수록 서울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암환자 3명 중 1명은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받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가 컸다. 박희승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장수임실순창)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이외 지역 암환자가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암수술을 받은 비율은 32.9%(8만 1,889명)로 집계됐다. 2008년 27.0%(4만 9,471건) 대비 5.9%p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세종(49.9%), 제주(47.3%), 충북(45.5%), 경기(40.8%), 강원(40.3%) 순으로 높았다. 암 환자가 자신이 거주하는 시도에서 수술받은 비율(자체충족률)은 서울을 제외할 경우 48.9%였다. 경북(13.2%), 세종(16.2%), 충북(30.2%), 충남(33.2%), 광주(35.2%)는 자체충족률이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소득이 높을수록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암수술을 받는 비율이 높았다. 지난해 서울 이외의 지역 암환자가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암수술을 받은 비율은 소득 상위 20%는 36.7%인 반면 소득 하위 20%는 29.0%로 7.7%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로 세종(14.6%p), 대전(10.6%p), 강원(10.3%p), 충남(9.1%p)에서 격차가 컸다. 경기를 포함시킬 경우 격차는 더 벌어졌다. 서울과 경기 이외의 지역 암환자가 서울과 경기 소재 의료기관에서 암수술을 받은 비율간 격차는 8.1%였다. 박 의원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응급성이 높은 질환의 경우 시간 내 접근성이 중요해 지역 의료 이용이 높은 반면, 중증도는 높으나 응급성이 낮은 질환의 경우 지방 거주 환자의 서울 소재 대형병원 쏠림이 강화되고 있다. 응급질환과 비응급질환의 지역별 인프라 구축에 대한 차별화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의원은 “지방에서 수술을 받는 암 환자가 줄어들수록 의료진의 실력 및 재정 측면에서 지방 의료기관의 역량이 갈수록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다시 환자들의 서울 소재 의료기관 쏠림과 그로 인한 지방 환자들의 부담 증가라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방 거주 환자들이 안심하고 권내 의료기관을 찾아 암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실효적인 지역 인프라 확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광장] 의정 갈등, 대학 총장들이 다시 나서라

    [서울광장] 의정 갈등, 대학 총장들이 다시 나서라

    의정 갈등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은 피했으나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파국이 예상된다. 정부의 의료개혁 명분은 있었다. 지난 2월 지방 의료와 응급실 등 필수의료 붕괴를 막겠다며 의사 2000명 증원 발표에 대다수 국민이 환호했다. 하지만 방법이 문제였다. 의사 수 확대라는 공급보다 쏠림현상 해소라는 배분 방안이 더 중요했다. 응급실이나 정형외과 등 기피 진료 분야와 피부과, 성형외과 등 선호 분야 간 인력 조정 방안을 먼저 낸 뒤 이를 위한 실천 방안으로 증원안을 냈어야 했다. 정부는 의사 수 증원에 따른 ‘낙수효과’로 필수의료 분야도 살 것이라고 생각했겠으나 이는 안이한 접근이었다. 의정 갈등 상황을 풀지 못하면 국민이 피곤해진다. 의정은 갈등 원인을 놓고 서로를 탓한다. 하지만 지금은 책임 소재를 따질 때가 아니다. 대통령 지지도가 20%대로 주저앉았다. 의료개혁을 지지했던 국민 대다수가 등을 돌렸다는 뜻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정부도 의사도 실패하고 국민만 병들 것이다. 차선책이라도 내야 한다. 가능한 대안은 세 가지다. 정부의 내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 발표, 대학의 자율적 모집 인원 결정,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이다. 정부의 재조정 발표는 ‘백기 투항’으로 비춰질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은 대안이다. 정부가 내년도 의대 정원 조정을 받아들이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탄핵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도 힘들어 보인다. 의료계가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 입장을 포기해야 한다.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의정 모두 기존 입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차선책은 대학의 자발적인 정원 조정이다. 대학이 중재안을 낼 상황은 충분하다. 먼저 법적인 측면이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2025학년도 대입 모집전형 기본계획은 지난해 4월에 나왔다. 이후 지난 2월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안이 나왔다. 이를 반영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안은 지난 5월 24일 발표됐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는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학과 등 개편 및 정원 조정이 있는 경우 시행계획 변경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학생 정원은 학칙으로 정하되 대학 설립·운영 규정에 따른 교사, 교지, 교원 및 수익용 기본 재산에 따라 정해지는 학생 수의 범위에서 정해야 한다. 보건의료 계열 입학 정원에 대해서는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바를 따라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의대 증원이 배분된 32개 의대에서는 학내 반발로 학칙 개정이 더뎠다. 이에 교육부가 시정 조치 등 경고까지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의대 증원이 대학 구조개혁인지도 논란거리다. 구조개혁은 본질적으로 감축이지 증원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첨단산업학과 증원은 순증이었다.하지만 같은 의료인인 간호학과 증원은 다른 과의 모집 정원을 그만큼 줄이는 조건으로 이뤄졌다. 현실적 여건도 만만찮다. 교수와 강의동, 교육병원 확보 등 의학 교육을 제대로 할 여건을 갖췄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신입생(4610명)과 올해 1학년인 유급 인원(3058명) 등을 합해 7000명가량이 한꺼번에 수업을 들어야 할 지경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32개 대학 총장이 다시 한번 중재안을 내야 한다. 앞서 국립대 총장들은 증원 규모를 자율로 정하자고 했다. 정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2000명 증원에서 1509명 증원으로 결정됐다. 대학들은 교수 충원과 강의동 확보 등 증원에 필요한 교육 여건을 마련하려 했으나 물리적 시간 부족 등으로 정상적인 의학 교육을 시킬 상황이 아님을 알리자는 것이다. 의정 갈등이 팽팽한 현실에서 교육을 생각하는 대학만이 이 갈등을 풀 수 있다. 이 경우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들이 정부나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수시모집에 도전한 수험생 규모가 모집 인원의 10배나 된다. 정부를 믿고 지원했는데 입시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모집 정원을 줄이면 신뢰이익을 침해당했다고 소송을 제기할 것이다. 학생, 학부모가 승소하는 경우 이에 따른 손해배상은 대학이 아니라 정부가 해 주면 될 것이다. 행정에 대한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할 책무는 정부에 있다. 박현갑 논설위원
  • 다주택자 규제의 역설… 서울 아파트값 격차 16배 ‘역대 최악’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다주택자 규제의 역설… 서울 아파트값 격차 16배 ‘역대 최악’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강남·강북 격차 더 벌어져반포 래미안원베일리 84㎡ 가격60억 매매… 3.3㎡당 1억 7600만원쌍문 현대1차 84㎡는 3억 7000만원다주택자 규제의 문제점세제 강화에 ‘똘똘한 한 채’ 심화서울 집값은 폭등… 지방은 소멸분상제·재초환도 양극화에 일조기준 넓히고 지역별 정책 필요인구 10만명 미만 지역 기준 완화획일적인 다주택자 규제 손봐야공급 막는 정책도 과감히 없애야요즘 아파트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양극화’다. 어떤 동네는 마치 천장이 뚫린 듯 가격이 계속 치솟는 반면 어떤 동네는 시장 분위기가 얼음장만큼이나 냉랭하다. 지난달 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원베일리 단지(지난해 준공)에선 국민평형(국평·전용면적 84㎡ )이 60억원에 거래됐다. 평(3.3㎡)당 1억 7600만원인 셈인데 국평이 60억원을 찍은 것은 처음이다. 반면 그보다 2주 앞서 거래된 도봉구 쌍문동 ‘현대1차’ 단지(1990년 준공)의 같은 평형은 3억 7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의 같은 면적의 아파트이지만 가격 차이가 무려 16배에 달했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나 서울·수도권과 지방, 서울 강남과 강북 등 지역별 아파트값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소유가 부동산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지나친 집값 양극화는 일반 서민들의 박탈감을 부추기고 지역 균형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해소돼야 할 문제다. 아파트값 양극화 실태를 짚어보고 그 원인과 해법을 모색해 본다. ●집값 타오르거나 냉랭하거나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상위 20% 가격(25억 7700만원)을 하위 20% 가격(4억 8800만원)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5.27이다. 2008년 통계 집계 시작 이후 최대치다. 1년 전 이 배율은 4.78, 2008년에는 4.0이었다. 올해 9월 5일 기준 서울의 구별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은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을 더욱 명료하게 보여 준다. 성동·서초·송파·마포·용산·강남구에선 4.34~7.68% 올랐지만 도봉·강북·노원·관악·금천구 등은 오름폭이 1%에도 못 미친다. 도봉구의 경우 0.12% 하락했다.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지난 7월 대비 0.24% 올랐다. 석 달째 오름세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는 서울·수도권이 이끈 것일 뿐 지방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잇다. 지방의 올해 누적 하락률은 -0.74%로 시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얼음장이다. ●양극화 가속화한 다주택자 규제 아파트값 양극화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엔 문재인 정부 이후 크게 강화된 다주택자 규제 정책이 양극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토연구원 이수욱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규제 정책의 전환 필요성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다주택자 규제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세제 강화 등 다주택자 규제를 늘리면서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불러왔고 서울 집값 폭등과 지방 소멸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다주택자의 주택 소유를 억제해 실수요자에게 주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취지에서 규제를 강화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특정 지역 내 똘똘한 한 채로의 집중과 가수요가 발생해 양극화를 심화했다는 것이다. 현재 1주택자는 재산세와 양도소득세 등에서 상당한 감면 혜택을 받는 반면 다주택자는 거의 혜택이 없고 외려 중과세라는 불이익을 받는다. 대출 제한이 다주택자에게 집중된 것도 똘똘한 한 채 현상이 확산하는 데 한몫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와 대출 제한은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 9·13 대책 때부터 본격화했다. 투기 수요를 잡는다며 다주택자의 종부세 세율을 최고 6%까지 적용했고 취득세 중과세율은 최대 12%로 끌어올렸다. 이로 인해 잠깐 주춤했던 부동산 과열현상이 다시 나타나자 2020년 7·10 대책을 통해 다시 다주택자의 종부세 최고세율과 양도·취득세를 크게 인상했다. 그러나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운데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펼치면서 2020~2021년 아파트값이 폭등하는 부작용을 초래한 바 있다. 특히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포·용산·성동구, 경기도 과천·성남 분당 등이 폭등세를 주도했다. 서울 강북권과 경기도 상당수 지역의 아파트값도 올랐지만 오름폭이 크지 않아 집값 양극화가 심화됐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간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가 상승률은 94.15%에 달한 반면 지방은 19.17% 상승에 그쳤다. 강력한 다주택자 규제는 다주택자 수를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아파트 등 집합건물 여러 채 소유 현황을 보여 주는 ‘집합건물 다소유지수’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0년 7월 고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본격화한 시기와 맞물린다. ●전방위 대출 제한에 실수요자 발목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부과 정책이 다소 완화하면서 다주택자 지수는 감소세를 멈췄다. 하지만 전반적인 다주택자 규제 기조가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 똘똘한 한 채 현상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가계빚 문제가 심화되자 전방위적인 대출 제한에 나선 게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와 무주택자들에게까지 1, 2단계에 걸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대출 민감도가 큰 1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와 무주택자의 실수요까지 막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반면 대출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현금 부자’들이 강남3구와 마용성 등 인기지역에 몰리면서 시장 양극화를 고착시킨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서울 반포 등에서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거래가 늘어나는 게 이 같은 흐름을 잘 보여 준다.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서초, 용산구 일대에서 거래된 아파트 3건 중 1건은 신고가로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강화가 무주택 실수요자의 중저가 아파트 매수를 제약하면서 강남권, 한강변 고가단지와의 격차를 더 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종 다주택자 규제가 복잡한 것도 집값 양극화를 심화하는 요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취득·양도세는 가구를 기준으로, 종부세는 개인 보유 주택 수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부모와 자녀가 각각 1주택을 보유한 경우 취득세는 2주택, 종부세는 1주택으로 간주한다. 또한 다주택자 중과세율 적용 여부가 지역과 공시가에 따라 다르고 조합입주권이나 주택 분양권의 경우 취득세와 양도세를 낼 때는 주택수에 포함되지만 종부세 대상은 아니다.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여러 가지 예외 사항을 두고 규제 정도를 달리하면서 셈법이 너무 복잡해지자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인위적 가격 통제 정책도 양극화 일조 분양가상한제(분상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 사실상 인위적 가격 통제가 양극화에 일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상제는 규제지역 아파트 분양가에 상한을 정해 아파트값 급등을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서울 강남과 경기 화성 동탄 등에서 이른바 ‘로또아파트’ 사례가 줄을 잇는 데서 보듯 분양가와 실제 시세 격차가 너무 커 기형적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문제는 시공사들이 분상제로 인해 사업 참여에 매우 소극적이어서 상급지 아파트 공급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이 줄면 수요를 맞추지 못해 결국 가격이 뛰게 되고 이는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재초환도 상황이 비슷하다. 현재 아파트 재건축시장에서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가 재초환이다. 서울 강남 지역 등 상급지 재건축 단지의 경우 가구당 수억원대의 부담금을 내야 할 처지다. 재건축 사업을 시작할 때 예상치 못했던 큰 부담이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들은 물론 건설사들도 사업성에 의문을 품게 되면서 재건축시장이 상당히 위축돼 있다. 분당 등 1기신도시 정비사업도 지금은 선도지구 지정 경쟁이 치열하지만 막상 재초환 등 구체적인 사업 비용과 부담금이 나오면 사업이 지체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결국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상급지의 기존 신축 아파트 값만 천정부지로 뛰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국회 문턱 못 넘는 규제 완화 국토연구원이 실시한 ‘다주택자 기준 및 주택수 산정방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명 중 1명은 다주택자 기준으로 ‘3주택 보유자’를 택했다. 응답자의 80%는 농어촌이나 인구 10만명 미만의 지역에선 다주택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국민 상당수가 정부의 획일적인 다주택자 규제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특히 지방과 서울 북부 외곽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부동산시장이 살아나 강남 지역 등의 상승세가 외곽지역으로 확산되는 단계에서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나와 항상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노원구의 한 부동산 업소 대표는 “7월 이후 다소 시장에 온기가 도는 듯하다가 강력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매수세가 끊겼다”며 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했다. 어정쩡한 시점에 규제를 내놓으면서 상급지와 하급지 간 격차만 더욱 벌린다는 의미다. 현 정부가 규제 완화에 공을 들이고는 있지만 다주택자 규제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야당의 비협조로 규제완화 법안 중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게 적지 않고, 임대사업자 규제도 법인 규제만 풀렸을 뿐이다. 다주택자 기준을 3주택 이상으로 넓히거나 지역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30억원짜리 전세를 살거나 50억원짜리 1주택을 소유하면 각종 청약이나 세제 등에서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 중저가 주택 2채를 소유하면 과도하게 불이익을 받는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 한 똘똘한 한 채 쏠림으로 인한 양극화 흐름을 저지하기 어렵다. 분상제와 재초환 등 아파트 공급을 어렵게 하는 규제도 과감히 풀어야 한다. 정책을 만들고 법제화하는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유념해야 할 일이다. 임창용 논설위원
  • [사설] 추석 의료대란 선동 물리친 주역들

    [사설] 추석 의료대란 선동 물리친 주역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맞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한 이후 맞은 추석 연휴에도 ‘응급실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부 의사단체는 명절 ‘응급실 붕괴’가 필연이라는 듯 부추겼지만 응급의료 체계는 큰 혼란 없이 가동됐다. 의료 수요자인 국민,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며 어느 때보다 열(熱)과 성(誠)을 다해 역할에 매진한 결과라고 본다. 애초 정부가 마련한 명절 연휴 의료 대책의 핵심은 응급실을 중환자 위주 시설로 정상화한다는 것이었다. 경증 환자의 응급실 쏠림을 방지하려면 동네 병·의원의 연휴 운영이 필수적이다. 이번 추석 당일 문을 연 병·의원은 지난해보다 600곳가량 많았다. 여기에 의료 정상화에 대한 국민의 여망이 가세하면서 응급실을 찾은 경증 환자가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었다. 전국 411곳의 응급실 가운데 408곳이 연휴 기간 24시간 운영하는 등 현장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이 더해진 것은 물론이다. 연휴 기간 뜬눈으로 밤을 밝히다시피 한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의 노고도 있었다. 연휴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와 수술·처치 등 수가를 크게 높인 것은 동네 병·의원이 진료에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증 환자의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기준을 명확히 한 것도 적절한 대처였다고 본다. 한편으로 경증 및 중증 환자가 병·의원과 응급실로 교통정리되는 모습에서는 바람직한 의료개혁의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었다. 추석 연휴 기간 의료 공백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지만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 무엇보다 의료계가 사분오열되는 양상을 보이며 협의체 참여 여부조차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유감스럽다. 대통령실은 어제 의료계를 향해 “대화의 장에 나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명절 응급실 대란을 막아낸 대다수 국민의 뜻도 다르지 않다.
  • 지방 의대 지역인재 지원자, 작년의 2.3배로 늘었다

    지방 의대 지역인재 지원자, 작년의 2.3배로 늘었다

    지방 의과대학이 2025학년도 수시모집 지역인재전형에서 선발 인원을 대폭 늘리자 지원자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종로학원이 2025학년도 지역인재전형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6개 비수도권 의대 지원자 수는 1만 9423명으로 지난해(8369명)의 2.3배로 집계됐다. 의대 증원에 따라 선발인원이 지난해 800명에서 1.9배인 1549명으로 늘었지만, 응시자 증가 폭이 더 커서 경쟁률이 10.5대 1에서 12.5대 1로 상승했다. 충청권 6개 의대 지원자 수는 지난해(1213명)의 4.4배 수준인 5330명으로 늘었다. 경쟁률도 14.3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권(13.8대 1), 부·울·경(12.9대 1), 호남권(10.6대 1), 강원권(10.3대 1), 제주권(3.6대 1) 순이었다. 지원자가 줄어든 대학은 한곳도 없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충북대 20.9대 1이다. 대구·경북은 계명대 18.3대 1, 부산·울산·경남에선 부산대 17.7대 1, 호남은 동아대 17.6대 1, 강원은 한림대 11.4대 1 등이 높았다. 지역인재전형은 의대 소재지 고등학교를 3년 내내 다녀야 지원할 수 있는데, 선발 인원이 늘면 합격이 수월해질 거란 심리가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역인재를 뽑지 않는 단국대 등 지방의대 27개교는 전국 선발 전형 경쟁률이 29.6대 1에서 19.8대 1로 떨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 상위권 학생들이 모집정원이 크게 늘어난 지역인재전형에 집중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역인재의 합격선이 전국 선발 합격선보다 높은 지방권 의대도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씨줄날줄] 공짜주택과 빈집세

    [씨줄날줄] 공짜주택과 빈집세

    ‘0엔 주택’, ‘1유로 하우스’, ‘빈집세’…. 저출산·고령화로 늘어난 빈집 해결책 사례다. 일본에서는 도심에서 거리가 먼 곳을 중심으로 공짜로 거래되는 빈집들이 많다. 지난해 10월 기준 일본 전체 주택 수의 13.8%인 900만채가 빈집이다. 1유로(약 1400원) 하우스는 이탈리아 남부 시골 마을의 빈집 매각 사례다. 빈집세는 프랑스에서 주택 공급과 수요가 현저히 불균형한 지방자치단체 내 빈집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국세다. 일본의 교토시도 2026년부터 빈집세를 시행한다. 1년 이상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주택이 빈집이다. 이런 집들이 늘어나면 집값 하락 같은 경제 문제는 물론 치안 불안과 공중위생 악화 등 복합적인 도시문제를 일으킨다. 우리의 경우 그동안 빈집 정비는 지자체에서 해 왔다. 그런데 도시는 소규모주택정비법으로, 농어촌은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정비하면서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법령마다 빈집 기준이 달라 정부 관계자도 2년 전 파악한 빈집 규모 13만 2000채가 정확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정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저출생 기조와 도심으로의 쏠림 현상 등을 고려하면 2040년엔 전체 주택의 9.1%(239만채)가 빈집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정부가 빈집 정비에 본격 나선다.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난해 6월 빈집 기준을 3등급(활용, 관리, 정비)으로 통일했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빈집 정비 통합 TF’도 만들었다. TF는 빈집 실태 파악은 물론 50억원을 들여 47개 시군구의 빈집 871채 철거도 지원한다. 철거 부지를 3년간 공영주차장이나 공공임대주택 등으로 활용하는데 땅 주인이 동의하면 농촌은 500만원, 도시 지역은 1000만원을 지원한다. 출생률 반등은 쉽지 않다. 인구감소 시대에 걸맞은 주택정책이 필요하다. 공급정책을 재활용으로 변경할 때다. 빈집은 잘 활용하면 정주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며 지역의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현갑 논설위원
  • 첫 예배 교인은 25명… 44년 만에 12만명, “제가 한 건 없어, 늘 균형감각 유지했죠”

    첫 예배 교인은 25명… 44년 만에 12만명, “제가 한 건 없어, 늘 균형감각 유지했죠”

    보수·진보 안 가리고 60년간 목회영남 출신인데 DJ 전 대통령 지지국내 유일 민간교도소 문 열게 돼‘명성은파포럼’서 나눔·섬김 돌아봐 “제가 한 건 없어요. 다 하나님이 시킨 거지요.” 김삼환(79) 명성교회 원로목사가 목회 60주년을 맞았다. 그는 19세 때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전도사의 길을 걸었다. 피어선신학교 등 대학 생활도 동시에 시작했다. 이후 긴 세월 동안 오롯이 목회자의 길만 걸었다. 올해 설립 44주년인 명성교회를 세계적인 교회로 일군 김 목사를 지난 11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만났다. 설교 때는 청산유수지만 인터뷰 때는 뜻밖에 계면쩍은 모습이다. 사실 자신의 얘기를 한다는 게, 그것도 자랑 섞어 한다는 게, 정치인이 아닌 다음에야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 소감을 물었다. “그저 하나님의 은혜일 뿐”이란다. 단답형이다. 뭘 물어도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는 법이 없다. 그가 명성교회를 세운 건 1980년이다. “25명이 37평짜리 건물에서 예배를 드린 게 시초”다. 그 뒤 5년 만에 등록 교인이 1만명으로 늘었고, 지금은 무려 12만명에 달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규모다. 그의 장점은 뭘까. 본인도, 주변 사람도 균형 감각을 꼽았다. 김 목사는 뜻밖에 이 대목에서 말을 길게 이었다. 이쪽 아니면 저쪽 편을 들어야 하는 세상에서 그는 늘 균형을 주장했다. 그래서 보수에선 진보 편이라 뺨 맞고 진보에선 보수 편이라 욕먹기 일쑤였다. 장학사업이 그 예다. 그는 전남 목포, 전북 군산 등 호남 지역에 줄줄이 장학관을 세웠다. 학비가 부족한 지역 학생들을 무료로 거둬 재워 주고 먹여 줬다. 그는 영남(경북 영양) 출신이다. 당장 쓴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그는 호남과 영남이 같이 발전해야 한다고 믿었고, 믿는 걸 실천했다.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민’ 것도 비슷하다. 당시 영남 사람으로서는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그는 옳다고 믿는 걸 그대로 행동에 옮겼다. 그 결실이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민간교도소인 경기 여주 소망교도소다. 당시 DJ는 죄수들의 재범률이 높은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김 목사와 상의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목회자와 교인들이 운영하는 민간교도소라는 의견을 냈고, DJ의 지원에 힘입어 여러 기독교 교단이 참여한 소망교도소의 문을 열 수 있었다. 명성교회는 12일 ‘명성은파포럼 1회’ 행사를 열었다. 은파(恩波)는 김 목사의 호다. 제목에서 보듯 김 목사의 나눔과 섬김의 뒤안길을 되돌아보는 행사다. 포럼은 교육·교정·보건의료·사회 등 4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세션마다 발표자와 평가자를 따로 뒀다. 쏠림을 막고 최대한 공정을 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현재 하남시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등 정재계, 종교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 “제가 한 건 없어, 늘 균형감각 유지했죠”…목회 60주년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제가 한 건 없어, 늘 균형감각 유지했죠”…목회 60주년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제가 한 건 없어요. 다 하나님이 시킨 거지요.” 김삼환(79) 명성교회 원로목사가 목회 60주년을 맞았다. 그는 19세 때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전도사의 길을 걸었다. 피어선신학교 생활도 동시에 시작했다. 이후 긴 세월 동안 오롯이 목회자의 길만 걸었다. 올해 설립 44주년인 명성교회를 세계적인 교회로 일군 김 목사를 지난 11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만났다. 설교 때는 청산유수지만 뜻밖에 인터뷰 때는 계면쩍은 모습이다. 사실 자신의 얘기를 한다는 게, 그것도 자랑 섞어 한다는 게, 정치인이 아닌 다음에야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 소감을 물었다. “그저 하나님의 은혜일 뿐”이란다. 단답형이다. 뭘 물어도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는 법이 없다. 그가 명성교회를 세운 건 1980년이다. “25명이 37평짜리 건물에서 예배를 드린 게 시초”다. 그 뒤 5년 만에 등록 교인이 1만명으로 늘었고, 지금은 무려 12만명에 달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규모다. 그의 장점은 뭘까. 본인도, 주변 사람도 균형감각을 꼽았다. 김 목사는 뜻밖에 이 대목에서 말을 길게 이었다. 이쪽 아니면 저쪽 편을 들어야 하는 세상에서 그는 늘 균형을 주장했다. 그래서 보수에선 진보 편이라 뺨 맞고 진보에선 보수 편이라 욕먹기 일쑤였다. 장학사업이 그 예다. 그는 전남 목포, 전북 군산 등 호남 지역에 줄줄이 장학관을 세웠다. 학비가 부족한 지역 학생들을 무료로 거둬 재워주고 먹여줬다. 그는 영남(경북 영양) 출신이다. 당장 쓴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그는 호남과 영남이 같이 발전해야 한다고 믿었고, 믿는 걸 실천했다.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민” 것도 비슷하다. 당시 영남 사람으로서는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그는 옳다고 믿는 걸 그대로 행동에 옮겼다. 그 결실이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민간교도소인 경기 여주 소망교도소다. 당시 DJ는 죄수들의 재범률이 높은 것에 문제 의식을 갖고 이를 김 목사와 상의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목회자와 교인들이 운영하는 민간교도소라는 의견을 냈고, DJ의 지원에 힘입어 여러 기독교 교단이 참여한 소망교도소의 문을 열 수 있었다. 명성교회는 12일 ‘명성은파포럼 1회’ 행사를 열었다. 은파(恩波)는 김 목사의 호다. 제목에서 보듯 김 목사의 나눔과 섬김의 뒤안길을 되돌아보는 행사다. 포럼은 교육·교정·보건의료·사회 등 4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세션마다 발표자와 평가자를 따로 뒀다. 쏠림을 막고 최대한 공정을 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현재 하남시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박종철 신원그룹 회장 등 정·재계, 종교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 대통령실 “의사 이직 등 인력난…군의관·공보의 요청 많아”

    대통령실 “의사 이직 등 인력난…군의관·공보의 요청 많아”

    대통령실이 11일 추석을 앞두고 전국에 비서관을 보내 응급의료 상황을 점검한 것과 관련해 “의료현장에 어려움이 있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장에서는 인력난에 따라 군의관·공보의 파견 요청이 많았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응급병원 역량이 축소돼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높고 (의료현장에서는) 그에 따른 추가적인 사직과 인력난 등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 의료진들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는 것이 공통으로 현장에서 보고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의사 인력에 대한 병원 간 스카우트 경쟁으로 연쇄 이탈과 재정난 압박을 호소하며, 군의관과 공보의를 파견해달라고 요청한 병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통상 9월은 의사들이 병원 이직을 많이 하는 시기이며, 지방에서 근무하던 의사들 다수가 수도권으로 옮기며 충청권·강원권 등 일부 지역들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파견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파견인력들이 우려하는 ‘민형사상 문제에 대한 배상책임보험 가입’, ‘형사적 감면조항’ 등 정책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의 8개 수석실의 비서관과 행정관은 지난 5~10일 전국 17개 시·도의 수련 병원 또는 대학병원, 중소병원들을 각 1개씩 총 34곳의 의료현장을 방문했다. 응급 의료현장의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의견에 따라 의료진을 격려하고 애로 및 건의 사항을 청취하자는 차원에서다. 이 관계자는 의료진들의 건의 사항과 관련해 “의료인 민형사상 면책, 지역 및 필수 의료 확충, 필수 의료와 배후 진료의 수가 정상화 등이 있었다”며 “구체적으로는 소아응급센터와 분만 기관에 대한 국비 지원과 수가 인상, 진료 지원 간호사(PA) 처우 개선, 중환자실 지역 가산 수가 조정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문제 제기 및 건의 사항에 대해선 “과도하게 전공의에 의존해 온 문제들이 (의료계) 집단행동을 계기로 부각된 것이고, 이번 기회에 이를 치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환자들의 대형병원 및 수도권 병원 쏠림, 원활한 환자 이송의 어려움, 저수가 문제 등은 이전부터 누적된 문제였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의대생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파견 군의관이나 공보의 등에 대한 신상털이가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서 “이런 신상털기·마녀사냥 행태가 응급실 업무 거부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명백한 범죄 행위이고 엄단할 사항이고, 의료계에서도 자정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여전한 ‘빅5’ 쏠림… 서울 온 지방 환자 59% 몰렸다

    여전한 ‘빅5’ 쏠림… 서울 온 지방 환자 59% 몰렸다

    올 상반기 서울을 찾은 지방 환자 10명 중 6명은 이른바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비상 진료체계가 가동되며 병원 대부분의 진료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지방환자들의 빅5 쏠림은 여전했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1~6월 서울의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찾은 지방 환자 167만 8067명 중 59.3%(99만 4401명)가 빅5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서울에는 상급종합병원(빅5 포함)과 종합병원이 각각 14곳, 44곳 있다. 지방 환자들의 진료 건수는 총 530만 4653건이고 이 중 빅5 병원에서 이뤄진 진료는 59.7%(316만 8943건)였다. 빅5 병원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컸다. 지방 환자들의 진료비 2조 3870억 9400만원 중 1조 5602억 7500만원이 빅5 병원에서 나왔다. 65.4%에 이른다. 상급종합병원 14곳만 따지면 빅5 쏠림 현상은 더 심각했다. 서울 상급종합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온 지방 환자 128만 9118명 중 77.1%가 빅5 병원을 찾았다. 진료 건수도 마찬가지였다. 407만 8101건 중 77.7%가 빅5 병원에서 이뤄졌다. 진료비 1조 9819억 3000만원 중 78.7%가 빅5 병원 몫이었다. 앞서 정부는 빅5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상급종합병원의 일반 병상을 최대 15% 줄이는 등 구조 전환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중환자 비율을 기존 50%에서 70%까지 늘리고 중증 수술 수가 보상을 대폭 확대하는 등 중증 중심 진료 구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 불공정 시비 끊이지 않는 자치단체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불공정 시비 끊이지 않는 자치단체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자치단체가 발주하는 설계·감리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 비리 연루 가능성이 높아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평가위원을 전원 외부 인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치단체마다 업체 선정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평가위원을 내부 공무원들로 구성하는 사례가 많아 감사와 수사를 요구하는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9일 전북자치도 등에 따르면 전국 광역·기초지자체는 토목·건축공사 설계와 감리업체를 선정할 때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실시한다. 심사항목은 시공경험, 기술능력, 지역업체 참여도, 신인도 등이다. 평가위원들이 주는 점수 순위가 높을수록 향후 입찰에서 낙찰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평가위원회가 대부분 지자체 내부 초급 간부들로 구성돼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광역단체는 5급 기술직, 기초단체는 6급 팀장급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한다. 드물게 5명 중 2명을 외부에서 위촉하는 경우도 있으나 과반이 안돼 영향력이 적다. 특히, 내부 공무원 위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하는 전북 A시, B·C군 등은 특정 업체가 내용이 좋은 사업을 싹쓸이하다시피해 관련 업계가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권 개입설, 학연설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파다하다. D군의 경우 올해 발주한 사업 가운데 규모가 큰 9건(168억원 규모)을 특정 업체가 수주해 의혹을 사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자체가 내부 공무원으로만 평가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사전 영업에 의한 작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작업 방법은 ▲고위층의 특정업체 몰아주기 개입 ▲점수 수정 ▲공란 제출 뒤 사후에 점수를 써넣기 등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내부에서 어느 직원이 평가위원회에 들어가는지 예측할 수 없어 퇴직한 기술직 간부 공무원을 채용해 평소 친분을 쌓으며 관리하는 것이 관례가 돼버린 실정이다”면서 “공정한 경쟁을 하려해도 특정 업체를 밀어주려고 하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개선안은 지자체가 발주하는 각종 입찰자격 사전 심사 평가위원을 전원 외부인사로 선임하여 비리가 개입할 요인을 철저히 차단하는 것이다. 전주시가 최근 하수처리장 민간위탁 심의 평가위원회에 자체 공무원을 1명도 넣지 않고 전원 외부에서 선임한 방안이 모범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평가위원을 내부 공무원으로만 구성할 경우 아무리 공정하게 진행해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차라리 평가위원회를 모두 외부 인사로만 구성할 수 있도록 강제규정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대통령실 “응급의료 공백, 의사부족으로 수년간 누적된 문제”

    대통령실 “응급의료 공백, 의사부족으로 수년간 누적된 문제”

    “이재명 ‘응급실 뺑뺑이 사망증가’ 근거 없어”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2일 “응급의료 공백 문제는 의사 부족 등으로 인해서 수년간 누적된 문제”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언론인 여러분께서는 고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을 기억하십니까”라며 응급실 의사부족 문제를 언급했다. 윤 센터장은 지난 2019년 2월, 설 연휴 근무 중 급성 심정지로 사망했다. 정 대변인은 “주 129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근무를 하는 등 만성적인 응급의료 인력 부족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죽음이었다”며 “지난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했지만 개혁은 좌초됐다”고 했다. 이어 “이 때문에 지난해 한 일간지에는 ‘응급실 가도 진료는 불과 병상 찾아 다시 152km’라는 제목의 보도가 나왔고 응급실 뺑뺑이, 의사 인력 구조, 경증환자 쏠림, 저보상 고위험 구조 등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정치적 유불리 셈법을 따져서 수년간 방치해 온 의료 개혁을 윤석열 정부는 오로지 국민 생명권과 건강권의 지키기 위해서 추진하고 있다”며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국민의 생명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기 때문에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민이 없도록 의료 개혁을 추진 중이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응급실 뺑뺑이’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통계로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응급환자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어서 사망하지 않아도 될 사람이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했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통계의 산출 자체가 어렵다”고 했다. 또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응급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고, 불필요한 국민 불안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정치권 ‘지방시대’ 외쳐도…정당 인력구조는 ‘수도권 쏠림’ 여전

    정치권 ‘지방시대’ 외쳐도…정당 인력구조는 ‘수도권 쏠림’ 여전

    윤석열 정부가 국정목표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좋은 지방시대’를 제시하는 등 정치권에서 균형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당의 인력 구조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당법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정당법에 전국 시·도당 사무처 당직자 인원을 제한하는 규정을 뒀지만, 20년이 지나면서 사정이 변했다는 이유에서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달 초 사무처 당직자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당직자 4명이 근무하던 경북도당은 이번 인사로 1명이 줄어 3명이 근무하게 됐다. 대구시당도 3명이 근무 중이다. 국민의힘 중앙당에는 100명, 시·도당에는 총 52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풀뿌리 조직을 관리하는 시·도당에는 많게는 4명, 적게는 1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는 게 시·도당 당직자들의 일반적인 설명이다. 시·도당은 자체적으로 인력을 채용하는 경우도 많다. 경북도당은 중앙당에 당직자 충원을 요청한 상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정당법에서 규정하는 당직자 인원 제한 때문이다. 현행 정당법제30조에는 ‘정당에 둘 수 있는 유급사무직원은 중앙당에는 100명을 초과할 수 없으며, 시·도당에는 총 100인 이내에서 각 시·도당별로 중앙당이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당직자 인원 제한 규정은 2004년 정당법 개정으로 탄생했다. 2002년 치러진 제16대 대선에서 불법 정치자금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정치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정당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개선하고자 인력 규모를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법 개정 이후 20년이 지나 정당 규모가 커지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사무처 관계자는 “TK는 인구 대비 당원 비중이 가장 높은 ‘당 최대 주주’이지만 3~4명의 당직자가 조직 관리, 홍보, 각종 행사 준비, 민원 응대, 선거 등의 업무를 모두 맡아서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보다 국회 의석·당원 수가 더 많은 더불어민주당도 정당법 테두리 안에서 운영하다 보니, 사정은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전국 시·도당에 98명의 당직자를 두고 있다. 다만, 시·도당별 구체적인 인력 배분 현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관련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 당직자 규모를 법으로 정해 놓은 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지는 데다,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사례”라며 “정당이 국고 보조금에 의지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인데, 정당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면서 당원과 시민의 후원 참여를 독려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당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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