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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저금리시대에 살아남는 법/정병욱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

    [시론] 저금리시대에 살아남는 법/정병욱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

    현재 저금리·저성장 기조는 경기순환적 요인이라기보다는 경제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따라서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사태 등의 경제위기는 단기간에 회복된 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금리·저성장 기조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문제는 잠재성장률 및 실질금리를 하락시켜 저금리·저성장 기조를 고착화시킬 수 있는 근본 요인이기도 하다. 저금리·저성장은 은행, 비은행, 보험, 금융투자 등 금융산업 각 업권의 건전성에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은행 부문은 저금리로 인해 수익성이 줄고, 저성장으로 인한 부실자산이 늘 수 있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장기불황에 민감한 가계대출과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부실 증가가 우려된다. 보험 부문은 자산운용 수익률이 악화되는 한편 역마진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 부문은 저금리 기조 하에서 발생하는 안전자산의 낮은 수익성이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저성장 기조로 투자자의 위험회피 성향이 늘고 투자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투자자금이 자본시장을 이탈하는 비정상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및 운용사의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소비자는 기존의 자산운용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장기불황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보수적 자산운용을 원한다. 그러나 저금리로 인해 국공채, 예금 등에 대한 투자는 물가상승률에 준하는 수익률조차 얻기가 어렵다. 또 위험에 대한 보상이 반영돼 높은 수익을 주던 주식, 채권 등도 과거 성장경제에서 보여주었던 수익성을 더 이상 제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폐해로 인식되어 왔던 단기투자, 몰빵투자, 쏠림투자를 지양하고 시장상황에 따른 합리적 수준의 기대수익과 위험을 목표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저금리·저성장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국고채, 예금 등의 안전자산 및 채권,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 대상에다 대체투자상품, 실물자산 등 투자대상을 다양화해 자산운용의 절대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과도한 부채는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것이라 이를 해소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레버리지(차입)에 의존한 투기적 자산의 운용 및 형성은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 앞으로 각 경제주체의 자산운용 관련 의사결정은 저금리·저성장이라는 새 패러다임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 금융업권별 건전성을 유지하고 금융소비자의 새 수요를 반영시킬 수 있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 이들 상품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해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맞춰 각 업권의 리스크를 계속 감시하고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시장환경 변화에 맞는 투자상품 및 영업모델 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 체계 보완 및 관련 법 개정 등 제도적 지원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보험 부문은 자산운용상 비율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 대상 확대 및 환헤지 규정 완화를 통한 신흥시장국가로의 투자 확대 등이 규제 완화를 통해 확보되면 업계의 먹거리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금융투자 부문에서 사모펀드의 설정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 진입요건 완화 등의 규제 완화는 투자 선택의 폭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주요 고려 사항이 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소비자, 기업, 금융업계가 장외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수단을 활용해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기존 성장경제 틀의 관성들을 과감히 떨쳐 버리고 저금리·저성장 기조라는 새 패러다임에 적합한 금융당국, 각 금융업권, 금융소비자들의 적응과 협력이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변화에 상응하는 금융업권의 상품 및 영업모델 개발, 투자자의 변화된 자산운용 방식, 금융당국의 앞서가는 금융정책 및 건전성 감독이 선순환될 수 있는 장이 빨리 마련될 때 우리 경제는 재도약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 [선택 2012 D-30] 줄어드는 부동층… 3자대결시 10.6%

    [선택 2012 D-30] 줄어드는 부동층… 3자대결시 10.6%

    이번 3차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3자 대결 시 부동층은 10.6%로, 지난달 16~17일 1차 조사 당시의 15.5%, 지난 5~6일 2차 여론조사 당시의 13.2%에 비해 꾸준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지역별로도 부동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서울(13.3%)과 인천·경기(11.6%) 등 수도권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부동층의 비율이 줄었다. 다만 전체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부산·경남·울산(PK) 지역에서만 부동층이 늘어났다. 새누리당 텃밭이었던 PK 지역에서 부산 출신 야권 후보들과 박 후보를 두고 유권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부동층이 가장 눈에 띄게 줄어든 지역은 충청과 호남이었다. 대전과 충청의 부동층은 10.2%로 2차 조사(16.1%)에 비해 6.1% 포인트 줄었다. 이 지역에서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다. 호남 지역에서는 지난달 1차 조사에서부터 세 차례에 걸쳐 각각 19.4%, 15.4%, 7.3%로 크게 줄어드는 모양새다. 호남에서는 문 후보가 안 후보에 비해 약진했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의 고민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무당층의 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매우 팽팽하게 나뉘었다. 박 후보 27.3%, 문 후보 24.4%, 안 후보 28.0%였고 무당층 가운데 부동층도 20.1%나 됐다. 그러나 지난 5~6일 조사와 비교했을 때 무당층의 지지도는 문 후보쪽으로 쏠림현상을 보였다. 무당층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포인트나 빠진 반면, 문 후보 지지율은 10% 포인트 올랐다. 부동층 가운데 박-문 대결 시 박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18.9%, 박-안 대결 시 박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19.7%로 조금 높게 나타났다. 또 야권 단일화시 박 후보 지지로 이탈하는 비율은 안 후보 지지자가 18.9%, 문 후보 지지자가 14.5%로 조사됐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수준별 수능’ 수험생 82% 영어 B형 선택

    국어·수학·영어를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가운데 선택해서 보게 되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영어 B형을 선택하는 예비 수험생의 비중이 80%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영어 B형을 대입전형 요건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서다. 1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경기도교육청 주관으로 전국 1956개 고교에서 치러진 연합학력평가에서 응시생 57만 5497명 중 82.6%가 영어 과목에서 B형을 선택했다. A형을 치른 응시생은 17.4%에 불과했다. 상위권과 중위권은 물론 중하위권 학생도 상당수가 B형을 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어는 응시생 57만 5162명 중 절반 수준인 50.8%가 쉬운 A형을 선택했고 수학도 57만 3325명 중 62.2%가 A형에 응시했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 6월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시행한 연합학력평가와 비슷하다. 당시 영어 B형의 응시율은 77.6%였고 국어와 수학은 A형 응시 비율이 각각 51.7%와 61.8%였다. 영어에서 유난히 B형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은 2014학년도 수능 시행 방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수험생이 국·수·영 3개 영역 중 어려운 B형을 2개까지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국어 B형과 수학 B형은 동시에 선택할 수 없도록 했다. 상위권 수험생들도 국·수·영 모두를 어려운 B형으로 보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위권 대학들은 인문계열은 국어B·수학A·영어B를, 자연계열은 국어A·수학B·영어B를 입시에 반영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3월 발표한 상위권 주요 35개 대학의 반영 방법 예정 조사에서도 인문계열은 국어B·수학A·영어B를, 자연계열은 국어A·수학B·영어B를 대부분 선택했다. 영어 A형을 반영하겠다는 모집단위는 예체능계열에 국한됐다. 이 같은 추세는 중위권 대학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수험생들로서는 영어는 일단 어려운 B형으로 응시하는 게 대학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다음 달 중위권 대학들이 입시 요강을 발표하고 나면 수험생들의 A형과 B형의 선택 경향이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아우디 스포츠세단 S6 어떤 차

    아우디 스포츠세단 S6 어떤 차

    ‘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싶다’는 남자들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차가 바로 아우디의 스포츠 세단 S6다. 아우디의 ‘달리고 서기’ 기술의 집약체라고 봐도 될 듯하다. S6는 A6의 기본 보디라인을 유지하면서도 특유의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개성을 곳곳에서 드러냈다. 아우디의 패밀리룩인 싱글프레임 그릴에 붙은 S6 엠블럼과 19인치 전용 휠은 이 차가 고성능 스포츠 세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차량 앞부분 아래쪽에 위치한 초대형 공기 흡입구와 날카로운 눈매를 빼닮은 제논 헤드라이트는 알루미늄 빛깔의 양쪽 사이드미러와 어울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실내공간도 A 시리즈와는 다르다. ‘S’자가 새겨진 천연가죽 핸들이 적당히 작아 운전하기 편하고 머리 지지대와 하나로 연결된 시트는 피곤함을 줄여준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으면 ‘부릉부릉’하는 저음의 엔진음과 함께 차량이 앞으로 튀어나간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크르릉’ 낮은 포효를 내며 순간 rpm이 5000까지 치솟는다. 속도계의 바늘이 160㎞를 넘는다. 이런 가속력은 ‘세계 최고의 엔진’으로 평가받는 휘발유 직분사(FSI) 방식의 엔진 덕분이다. S6에는 5200㏄급 V10 FSI 엔진이 장착돼 최고 출력 435마력, 최대 토크 55.1㎏·m의 괴력을 발휘한다.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르망 24시간 경주대회에 6차례 출전해 5차례나 우승한 그 엔진이다. 핸들링도 민첩하다. 좀 작은 듯하게 느껴지는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한 치의 오차도 없다. 가속력에 비례하게 제동력도 뛰어났다. 140㎞에서도 코너링에 쏠림이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1억 1153만원. 누구나 갖고 싶지만 쉽게 가질 수 없는 그런 녀석이 바로 S6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로또 10년, 명과 암] 1등 당첨금 평균 21억원… 2942명 ‘인생역전’

    2002년 12월 처음 나온 로또복권은 우리 사회에 단골 화제가 됐다. 이듬해 ‘로또 광풍’이란 말이 생겼고 각종 연구소의 히트 상품이 됐다. 일확천금의 꿈이 이뤄지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당첨금이 수백억원에서 최근 십억원대로 줄었지만 매력은 여전하다. 16일 나눔로또 등에 따르면 1회부터 지난 10일(519회)까지 총판매액은 26조 8837억원이다. 회당 평균 518억원가량 팔렸다. 2004년 8월부터 게임당 값이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린 것을 감안해도 회당 약 5000만 게임, 모두 250억 게임이 팔렸다. 지금까지 1등 당첨자는 2942명 나왔다. 회당 평균 5.6명으로 약 21억 4400만원씩 가져갔다. 최고 당첨금은 407억 2295만원이다. 도입 1년도 안 된 2003년 4월 12일(19회) 나왔다. 당시 강원 춘천의 경찰관 박모씨가 ‘대박’의 주인공이다. 이어 ▲25회 242억원(서울 역삼·신당동) ▲20회 193억원(경기 수원시 정자1동) ▲43회 177억원(대전 둔산동) ▲15회 170억원(충북 청주시 가경동) 등이다. 모두 값이 1000원으로 내리기 전인 2004년 8월 이전이다. 지난해 최고 당첨금은 125억 7000만원(427회·2월 5일), 올해 최고 당첨금은 132억 46만원(515회·10월 13일)이다. 가장 적은 당첨금은 2010년 3월 20일(381회)의 5억 6573만원이다. 최고액의 80분의1에 불과하다. 1등 당첨자가 19명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뽑힌 당첨 번호는 40번. 총 87회나 나왔다. 이어 ▲34·37번 82회 ▲20번 85회 ▲1번 80회 ▲27번 79회 등이다. ‘40, 34, 37, 20, 1, 27’ 조합이 1등으로 당첨될 확률이 가장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1등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1이다. 1500년 동안 매주 10만원씩 복권을 사야 가능하다. 수학적으로는 확률이 ‘0’에 가깝다. 그래도 총 복권 판매액에서 로또가 차지하는 비중은 87.5%로 압도적이다. 올 상반기 로또, 인쇄복권 4종 등 13종이 모두 1조 6203억원어치 팔렸는데, 이 가운데 로또만 1조 4171억원어치 팔렸다. 그나마 추첨식 복권인 팝콘을 대신한 연금복권이 등장하면서 쏠림 현상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체 판매액(1조 3768억원)에서 로또가 95.8%(1조 3194억원)를 차지했다. 1등에 당첨되면 20년간 한 달에 500만원을 받는 연금복권은 지난해 7~11월 5개월 연속 매진됐다.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고 히트 상품’으로도 선정했다. 지난해 상반기 팝콘은 85억 7600만원어치 팔렸지만 올 상반기 연금복권은 15배로 늘어난 1312억 9300만원어치가 팔렸다. 하지만 최근 로또 쏠림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연금복권이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어 이성적으로는 매력적이지만 복권의 특징인 ‘한 방’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과목별 전공의 쏠림방지 3년간 정원 800명 감축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전공의(레지던트) 정원을 올해보다 247명 줄이는 데 이어 향후 3년간 전공의 정원을 줄이는 ‘전공의 정원구조 합리화 정책‘을 15일 발표했다. 의사 배출 규모보다 전공의 정원이 더 많아 과목과 지역별로 전공의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내년도 전공의 정원은 247명이 줄어든 3735명이며, 2014년에는 300명, 2015년에는 250명을 감축해 3년 동안 총 800명이 감축된다. 과목별로는 가정의학과 50명, 외과 38명, 내과 31명, 비뇨기과 23명, 산부인과 18명 등이 줄어들며 핵의학과, 병리과 등 격년으로 모집하는 과목은 정원을 줄이지 않는다. 이는 의사 배출 규모는 줄어드는 반면 전공의 정원은 매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의사 배출인력은 3208명으로 2008년보다 700여명 줄어들었지만 전공의 정원은 오히려 4년간 100여명 늘었다. 전공의 정원이 남아 돌면서 인기과목과 수도권 지역으로 전공의 지원자가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고득영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향후 3년간 왜곡된 전공의 정원구조를 합리화해 비인기 과목에도 의사인력이 고루 지원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지부는 의사 기피 현상이 심한 산부인과 등 일부 과목의 수가 인상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다] (3)양극화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다] (3)양극화

    ‘승자 독식’, ‘부의 쏠림’ 등으로 표현되는 양극화 문제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어떤 일자리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소득은 물론 계층까지 나뉘는 현실이다. ‘대기업 귀족’, ‘중소기업 평민’ 등의 표현까지 등장한다. 기업 규모에 따른 양극화부터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 실업 등 위기에 처한 노동의 현실이 대물림되는 현상도 우려된다. 교육은 양극화가 시작되는 진원지이자 악순환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첫 단추로 꼽힌다. ■기업양극화 진단과 제언 기업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은 복잡한 퍼즐을 짜 맞추는 것과 같다.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어 모든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없다는 것이다. 기업 규모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되는 원인부터 살펴야 한다. 14일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1990~2009년 20년간 제조업 출하액은 중소기업이 연평균 10.8% 늘어난 반면 대기업은 1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평균 부가가치 증가율도 중소기업(9.8%)이 대기업(8.7%)을 앞질렀다.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성과가 더 커서 양극화가 확대됐다는 주장은 편견인 셈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집단적 성과를 뜻하며, 이는 활발한 진입의 결과”라면서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급여 격차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0년간 연평균 급여 증가율은 대기업이 9.7%, 중소기업이 8.3%다. 이에 따라 1990년 대기업 직원의 급여는 중소기업 직원에 비해 1.48배 높았으나, 2009년에는 1.89배로 확대됐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에서 자본집약적 생산방식이 확대되면서 종사자 수가 감소했고,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종사자의 1인당 노동생산성 격차를 확대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무조건적인 창업 지원은 경쟁 심화라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갑을 관계를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이 시장에 접속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하고, 기업의 인력 관리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소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낙인 효과를 없애고 ‘긍정 바이러스’를 퍼뜨리려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화두인 경제민주화만으로 기업 양극화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업 투명성 강화는 물론, 기업 경쟁력 확대, 중소기업·자영업자 혁신 등 경제 이슈를 세분화한 뒤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양극화는 경쟁력 선도 부문과 낙후 부문 간 성과 격차가 확대되는 동시에 낙후 부문의 고용 비중이 증가되면서 분배 구조가 악화되는 양상”이라면서 “이는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의 자생·혁신 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잠재적인 공급 능력을 확대시키는 총수요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10~20년 단위의 ‘내셔널 프로젝트’ 형태로 추진하면 진행 과정에서 경기 진작 효과와 생산기반 강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자영업에 무작정 뛰어드는 ‘하드 랜딩’을 차단하려면 스스로 학습 조직화할 수 있도록 하고, 기술·자금 지원 외에 사업 실패에 대비한 사회안전망도 구축해야 한다.”면서 “이렇듯 자영업자 대책은 기업·일자리·민생 차원의 ‘융합정책’ 형태로 제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교육양극화 진단과 제언 “계층이동 가로막는 가장 큰 벽… 입시중심 교육 해소” “사회계층 간 이동 수단이 되어야 할 교육이 오히려 계층 이동을 가로막는 벽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 양극화의 한 축은 ‘교육 양극화’라 할 수 있다.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대학입시 경쟁을 위한 사교육 격차가 벌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대학진학과 취업, 소득 격차로까지 이어지는 ‘사회 양극화의 첫 단추’가 바로 교육 양극화라는 것이다. 김영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4일 “서울과 지방 6대 도시 간 서울대 진학률 격차는 지난해 2배가 넘었고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10분위로 나눴을 때 상하위 분위 간 30위권 대학 진학률은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런 경향은 1990년대에 비해 2배 이상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경제적 상류층과 취약계층, 서울과 지방 간 교육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통계치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취약계층의 우수한 인재들이 입시과정을 거치며 ‘체계적으로’ 누락되고 있다.”면서 “진학 격차 확대는 사회통합 측면에서도, 인재양성과 국가경쟁력 확충 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경제적 격차에 따른 교육기회의 불균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특수 목적고와 일류 대학 위주의 입시·성적 중심 교육이 해소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특목고 교육이 영재교육 형식으로 대학교육 입시경쟁의 본산이 되고 있다. 본래의 설립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잠재력 있는 학생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가 오히려 돈이 더 드는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사정관제를 겨냥한 족집게 학원교육이 등장하는 등 부유층 자녀를 위한 전형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근본적으로는 중·고등학교 학업 성취도 위주의 대학입시에 대한 근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처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상대평가나 자격고사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현재도 기회균등선발제가 있긴 하지만 사회 형평성 차원에서 지역·계층 균등선발이나 사회적 배려 전형 비율을 확실하게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및 취약계층 학업지원 대책으로는 EBS 교육방송 강화, 방과후 학교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김 연구위원은 “학원 선행학습에 대한 규제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력 차별주의와 이에 따른 취업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장기적인 제도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 정책위원장은 “공공 부문이 인력 채용 때 블라인드 테스트, 지역할당제 등을 선도하고 민간기업에 관련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대학 간판 우선주의를 철폐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원전 스톱 전력대란 대비책 빈틈없이 세워라

    부품보증서 위조 파문으로 영광 원전 5·6호기(발전량 200만㎾)가 발전을 중단하면서 올겨울 전력대란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기상청은 기후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크게 줄어들면서 올겨울에는 혹독한 한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더위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 여름 보조금 지급과 절전 캠페인 등 총수요관리로 전력위기를 극복했던 우리로서는 예기치 못한 사태로 몹시 힘든 겨울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과거 전력사용량을 보면 겨울 성수기가 여름 성수기보다 100만㎾가량 많다. 발전이 중단된 영광 원전 2기가 올해 안으로 가동되지 않으면 내년 1~2월의 예비 전력은 30만㎾대로 곤두박질친다고 한다. 지난해 ‘9·15 정전사태’ 당시 예비 전력이 24만㎾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위중한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전력당국은 초고강도 전력수급 종합계획을 세워 이달 중순부터 조기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에너지 사용량 강제 감축 할당량 부과, 공공기관 비상발전기 의무 가동, 열병합발전소 조기 준공 등 공급과 수요 양 측면에서 총동원령이 내려질 것 같다. 당국에서는 터키에서 15만㎾급 발전선 4기를 임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경험했듯이 대규모 정전사태(블랙 아웃)는 국가경제에 천문학적인 손실을 초래하는 만큼 빈틈없는 대책 강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민들도 ‘네 탓’하기에 앞서 위기극복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내복입기 등 에너지 절약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참에 생산원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력요금을 현실화하는 등 근본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유류세제는 높게, 전기값은 낮게 책정한 탓에 전기 쏠림현상을 부추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송전탑 하나 세우는 데 7년이나 걸리는 현실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대선후보들은 에너지정책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기 바란다.
  • 헌법이 선택과목?… ‘변호사 학원’ 된 로스쿨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변호사 시험을 위한 입시학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제 교과 운용 및 강의도 시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로스쿨이 형사소송법 같은 기본법을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으로 개설하고 있으며, 정부 인가를 받으면서 목표로 제시한 로스쿨별 특성화 분야에 대한 강좌 운용도 지지부진하다. 29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받은 2011학년도 기준 국내 법학전문대학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 대부분이 법학의 기초인 기본법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이 헌법과 형법은 1학년 과정의 전공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놓고 있었지만 역시 기본법이라고 할 수 있는 민법과 형사소송법, 민사소송법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한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서강대·경북대·동아대·인하대·제주대 등은 헌법 기본권론 등 헌법조차 선택과목으로 설정했다. 서울대는 민법 일부와 형사소송법·헌법소송법 등을, 고려대는 행정법·형사소송법·상법의 상법총칙 부분을 선택과목으로 분류했다. 특성화 분야 교과목 개설도 부실해 수강인원이 줄고 폐강되는 과목은 늘었다. 이화여대는 생명의료법과 젠더법을 특성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특성화 관련 과목 개설은 한 명이 수강신청을 한 ‘생명과학과 젠더’ 등 6과목에 그쳤다. 이처럼 특성화 분야 강좌가 개설돼도 수강인원이 한 자릿수에 그치거나 폐강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변호사 시험에 유리한 선택과목에 수강생이 몰리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로스쿨에 다니는 전모(29)씨는 “인원이 적은 과목은 상대평가에서 불리해 많은 학생들이 변호사 시험 선택과목 등 수강인원이 많은 과목에 몰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각 로스쿨의 특성화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변호사 시험의 선택과목을 없애고 교과과정 내에서 특성화 관련 강의를 일정학점 이상 이수하게 하는 방안을 법무부에 건의했지만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법학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선택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美대선 D-10] 전국 지지율 롬니 2%P 우세… 스윙 스테이트선 오바마 강세

    [美대선 D-10] 전국 지지율 롬니 2%P 우세… 스윙 스테이트선 오바마 강세

    미국 대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한국, 중국 등의 권력 교체와 시기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 재선(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 또는 최초의 모르몬교 대통령 선출(밋 롬니 공화당 후보) 등의 역사적 의미가 있다. 다음 달 6일 승부가 결정되는 미국 대선은 지금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중 누구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극도의 혼전 양상이다. 전국 지지율에서는 롬니가 상승세에 있지만, 주별 승자가 선거인단을 독차지하는 미국 특유의 선거 제도가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번 주 중반을 기해 롬니는 대부분의 여론조사 전국 지지율에서 오바마를 앞질렀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조사 결과 롬니는 47%의 지지율로 45%의 오바마를 눌렀다. 이날 ABC방송 조사의 두 후보 간 격차(롬니 50% 대 오바마 47%)는 더 컸다. ‘22일 오바마 1% 포인트 우세→23·24일 롬니 1% 포인트 우세→25일 롬니 3% 포인트 우세’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롬니가 과반선에 도달했다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다. 과반 지지율은 거품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부동층 유권자의 61%가 롬니를 지지한 반면 오바마 지지는 절반인 34%에 그친 점도 주목된다. 지난 3일 1차 TV토론에서 롬니가 완승한 이후 부동층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선거였다면 롬니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할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은 전국 득표수를 합산하는 게 아니라 주별 승자독식 제도에 따라 선거인단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인구 구성상 민주당 성향의 주에 배당된 선거인단이 더 많기 때문에 롬니는 10개 안팎의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 가운데 거의 7곳 이상에서 승리해야 한다. 정치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25일 현재 11개 부동층주 가운데 7곳에서 오바마가 우세하고 4곳에서 롬니가 앞섰다. 아직은 조금이라도 더 오바마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롬니는 다른 스윙 스테이트에서 선전하더라도 오하이오, 위스콘신, 아이오와 등을 빼앗지 못하면 대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들 3개 주에서 아직은 역전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오바마는 롬니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오하이오에서 49% 대 44%로 롬니에 5% 포인트 앞선 것으로 이날 시사주간지 타임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롬니의 상승세는 대부분의 스윙 스테이트에서 빠르게 번져 나가고 있다. 일찌감치 오바마 우위로 기울었던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등이 최근 며칠 사이 다시 스윙 스테이트에 포함된 게 단적인 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승패는 롬니가 플로리다와 버지니아, 콜로라도 등에서 우위를 굳힌 뒤 그 기세를 몰아 최대 승부처인 오하이오를 함락시키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롬니가 지속적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끝내 오하이오를 빼앗지 못한다면 전국 득표율에서는 앞섰지만 선거인단 확보에서는 패배해 대선에서 졌던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전철을 밟게 된다. 미 정가에서는 다음 달 2일 월간 실업률 발표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업률이 큰 폭으로 개선된다면 오바마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되고, 반대 상황이라면 롬니가 쾌재를 부르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롬니의 지지율이 상승일로라는 점에서 투표 때까지 남은 열흘을 대하는 두 후보의 느낌은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오바마는 시간이 너무 더디게 간다고 초조해하고, 반대로 롬니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고 아쉬워할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론] 겨울철 전력대란 막을 수 있다/조영탁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겨울철 전력대란 막을 수 있다/조영탁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여름, 무더위로 전력대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넘겼다. 하지만 다가올 겨울이 더 걱정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여름철보다 겨울철 전기소비량이 더 많고 전력 피크도 더 높다. 발전소 1기 건설에 수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코앞에 닥친 전력 부족은 공장과 사무실, 상가, 가정에서 최대한 절약하고 정부가 비상대책을 제대로 운용하는 것 이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 예고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는 말을 믿고 이번 겨울철 전력대란도 무사히 넘기기를 기원할 뿐이다. 겨울철 전력대란 자체도 문제지만 그것이 매년 되풀이되는 일회성 행사로 인식된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다. 언제부터인지 겨울철 전력대란은 찬 바람이 불면 가을맞이 정기세일처럼 반짝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일회성 이벤트가 되어 버렸다. 전력 부족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겨울철 전력대란의 원인을 짚어보고, 궁극적인 처방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닐까? 고온다습한 여름 기후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겨울철 전력 수요가 여름철보다 더 높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냉방은 전기로 할 수밖에 없지만 난방을 전기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에서는 동절기 난방연료나 산업체의 열원(熱源)이 유류에서 전기로 바뀌고 있다. 그 이면에는 우리나라 에너지 가격정책, 즉 유류세제와 전기요금 문제가 숨어 있다. 그동안 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해 유류세제는 가능한 한 높게, 물가안정과 산업체 지원을 위해 전기요금은 가능한 한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펴왔다. 고유가로 발전연료비가 대폭 상승했음에도 전기요금은 지난 몇 년간 계속 원가 이하로 억제해 왔다. 일부 산업용 전기요금이나 밤 시간대 전기요금은 수십년간 원가 이하로 운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유가가 진행되자 전기요금이 유류가격보다 훨씬 더 저렴해졌고, 난방연료나 산업용 열원이 유류 대신 값싼 전기로 몰리는 ‘전력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사계절 중 가장 낮았던 겨울철 전력 수요가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다른 계절을 압도하고, 최근 동절기 전력대란이 발생하게 된 이유다. 전기요금보다 유류가격이 불리해진 것은 고유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일본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기를 난방연료나 산업용 열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전기가 모든 에너지 중에서 가장 값비싼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모든 에너지원에서 전기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기쏠림 현상이 수요자 개인 차원에서는 합리적이고 경제적 선택일 수 있으나 사회 전체적으로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전기로 난방을 한다는 것은 경제적인 손실뿐 아니라 에너지 낭비와 온실가스 배출 등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 즉, 발전과정에서 60% 이상의 열을 낭비하면서 화석연료를 전기로 바꾼다. 이렇게 만든 전기를 다시 열로 바꾸어 사용하면 결과적으로 연료가 2배 이상 소요되고 온실가스도 그만큼 더 배출된다. 매년 찬 바람이 부는 시기가 되면 겨울철 전기대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일부에서는 걱정을 넘어 겨울철 전력대란이 발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하지만 그 기간만 지나면 끝이다. 관심도 우려도 사라진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겨울철 전기 수요 억제를 위해 전기요금 등 에너지가격정책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나 목소리도 없다. 겨울철 전력대란도 문제지만, 이를 다루는 사회분위기 역시 문제라고 보는 이유다. 겨울철 전기대란에 대해 ‘요란한 호들갑’으로 사전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잘못된 가격정책에 대한 ‘답답한 침묵’을 깨는 것이 아닐까?
  • [대선 여론조사] 수도권·충청 朴·文 대결땐 박빙 혼전

    [대선 여론조사] 수도권·충청 朴·文 대결땐 박빙 혼전

    12월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맞대결을 펼칠 경우 팽팽한 힘의 균형을 이루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박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맞대결에서는 수도권은 안 후보에게, 충청권은 박 후보에게 각각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양자 대결에서 서울 지역 지지율은 각각 43.2%, 46.8%로 문 후보가 3.6% 포인트의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인천·경기에서는 문 후보 45.9%, 박 후보 45.3%로 지지율 격차가 0.6% 포인트에 불과했다. 대전·충남·충북에서는 박 후보가 47.8%로, 43.7%의 문 후보를 4.1% 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이러한 지지율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2.8% 포인트)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유권자의 60%가량이 몰려 있는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박 후보와 안 후보의 양자 대결에서는 서울의 경우 50.8% 지지율을 얻은 안 후보가 39.2%에 머문 박 후보를 11.6% 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서울은 호남과 함께 안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는 지역이다. 인천·경기에서도 안 후보가 우위를 기록했으며,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6.2% 포인트(안 후보 49.2%, 박 후보 43.0%)였다. 반대로 대전·충남·충북에서는 박 후보(52.0%)가 안 후보(40.3%)를 11.7% 포인트 차이로 여유 있게 앞섰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PK(부산·울산·경남)에서 문·안 후보가, 민주당의 안방인 호남에서는 박 후보가 각각 선전하는 것도 눈에 띈다. PK에서 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문 후보의 경우 11.7% 포인트, 안 후보는 13.0% 포인트다. 과거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이 지역에서 20~30% 포인트 이상 앞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지율 격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박 후보는 호남에서 문·안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각각 18.0%, 16.6%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는 과거 대선에서 한 자릿수에 그쳤던 새누리당 후보의 호남 지지율을 2배가량 끌어올린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인수가격 2조 4000억 안팎” “배당금·이자 합하면 더 올라”

    “인수가격 2조 4000억 안팎” “배당금·이자 합하면 더 올라”

    ‘이번에는 진짜?’ 얀 호멘 ING그룹 회장이 이달 말 방한한다. 날짜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25~26일쯤으로 전해졌다. KB금융지주에 ING생명 한국법인을 파는 계약서에 드디어 ‘도장’을 찍는다는 얘기다. 곧 나올 듯하던 인수 발표가 계속 지연돼 온 터라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있지만 11월로 넘어가면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라 양측 모두 이달 내 마무리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인수전을 둘러싸고 여전히 뒷말이 무성하다. 8대 궁금증을 짚어 본다. 가장 말이 많은 대목은 인수가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10일 “2조 5000억원이니, 2조 7000억원이니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인수가격은 2조 5000억원을 넘지 않는다.”고 전했다. 2조 4000억원 안팎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또 다른 소식통은 “ING그룹 측이 ING생명의 올해 배당금과 계약 체결 이후 잔금에 대한 이자를 요구하고 있어 이 돈을 모두 합치면 실제 인수가격은 훨씬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협상 관계자는 “ING 측이 잔금 이자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집 판 사람이 계약금과 잔금 수령 사이 기간의 이자를 받는 것 봤느냐.”면서 “M&A에서도 잔금 이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인수가격을 올리려는 ING 측의 꼼수라는 것이다. 배당금 지불 문제도 KB로서는 고민거리다. ING그룹은 KB지주 지분 5.02%를 가진 3대 주주이다. ING가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받은 공적자금 100억 유로를 갚기 위해 ‘KB지분’을 볼모로 배당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설사 이런 가욋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적정 인수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2조 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해도 지난해 ING생명의 순익이 241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예상 수익률(자기자본이익률)은 10%에 불과하다. 외환은행(순익 1조 7245억원) 지분 51%를 3조 9156억원에 인수한 하나금융의 수익률이 2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싸게 샀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국민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배당받아 인수자금을 마련하려던 계획도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KB 측은 “웅진 사태 때문에 이런저런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인수대금 마련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고가 인수’ 논란은 ‘타이밍’ 논란과도 이어진다. 국내외 할 것 없이 보험업계가 장기 저금리로 역마진 비상이 걸린 현 시점에서 굳이 2조원 이상을 들여 인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다. ING생명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남성 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해 인수 매력도 반감된 만큼 좀 더 기다리면 싼값에 인수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ING생명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 변액연금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NG가 최저 수익 80%를 보장한 상품을 판 데다 (매각을 앞두고) 계약 밀어내기를 했다는 의혹도 있어 (인수 뒤) KB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G생명 노조가 강성으로 꼽히는 점도 KB에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KB 측은 “그룹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3%로 쏠림이 너무 심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라도 보험사 인수가 꼭 필요하다.”면서 “보험사들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실제 주가는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저축성 보험 위주인 KB생명과 보장성 보험이 많은 ING생명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외이사들도 인수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인수가격 등에 대해 일부 우려를 표명하는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ING생명 인수가 성사되면 어윤대 KB지주 회장의 사실상 첫 M&A 결실이 된다. 굵직한 ‘한 건’을 내놓기 위해 어 회장이 다소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인수전에 별 문제가 없는지 이례적으로 사전 점검에 착수한 금융감독원은 “인수에 따른 충당금 추가적립 부담 등 건전성 영향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박지성 1골도 못 넣고 QPR 1승도 못 건지고

    퀸스파크레인저스(QPR)의 캡틴 박지성(31)이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분투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지 못했다. 박지성은 24일 런던의 화이트하트레인 스타디움에서 끝난 토트넘과의 2012~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팀의 1-2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QPR은 후반 초반까지는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유기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 헤타페에서 활약했던 에스테반 그라네로의 영입으로 중원은 물 흐르듯 탄탄해졌고 인터밀란에서 영입한 훌리우 세자르 골키퍼 역시 몇 차례 선방으로 승점 3을 지켜내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15분 알레한드로 파울린의 자책골 이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1분 뒤 저메인 데포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무엇보다 5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QPR의 가장 큰 문제는 화력의 부재. 현재 바비 자모라만 3골을 기록할 만큼 득점력 쏠림이 또렷하다. 올 시즌 영입한 앤디 존슨마저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돼 대체 자원 역시 부족하다. 후반 21분 자모라가 섀도 스트라이커 데이비드 호일렛에게 이타적인 패스로 밥상을 차려줬지만 엉거주춤하는 사이 결정적인 기회를 날려 버렸다. 때문에 ‘캡틴 박’의 해결사 본능이 간절해졌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할 경우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고 동료들의 신뢰마저 무너진다면 주전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한국영화 제2의 전성기 비결은

    한국영화 제2의 전성기 비결은

    바야흐로 한국영화 전성시대다. 올 초부터 300만~400만명을 넘어서는 ‘중박’ 영화가 잇따라 터지면서 시작된 한국 영화의 흥행 열풍은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올라선 ‘도둑들’로 정점을 찍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55.7%. 2007년 이후 한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한국 영화는 지난해 점유율 51.9%로 다시 50%대를 회복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영화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영화 10년 새 양적·질적 균형 성장 한국영화의 맷집이 눈에 띄게 강해진 것은 양·질적인 면에서 동반 성장이 가능했던 덕분이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영화는 양적(관객수 기준)으로 2배 성장했다. 지난해 한국영화 총 관객수는 1억 5972만여명. 하지만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관객수가 이미 1억 3000여만명에 이르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2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2년 총 관객수 1억 513명의 2배에 이르는 셈이다. 양적 성장은 CJ, 롯데 등 대기업 자본이 유입되고 동네마다 복합상영관이 들어서면서 가속화됐지만, 커진 덩치에 비해 부족한 콘텐츠의 질이 끊임없이 문제로 지적됐다. 2012년은 그동안의 질적인 문제점을 극복한 해로 평가할 만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한국영화 돌풍의 원동력은 장르의 다양화다. 장르의 쏠림 현상은 늘 한국영화의 병폐로 지적됐다. ‘추적자’로 시작돼 2년여간 불었던 스릴러 열풍처럼 특정 장르가 흥행하면 투자·제작 방향이 그쪽으로 쏠렸고, 다양성의 부재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한국영화 흥행 1~10위를 보면 겹치는 장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범죄액션’(도둑들)을 필두로 정통멜로(건축학개론), 누아르(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법정물(부러진 화살) 등 다양한 장르가 동시에 성공을 거뒀다. 스토리 부재 등을 지적받아 온 한국영화의 콘텐츠도 약진을 보였다. 영화 관계자들은 2~3년 전부터 콘텐츠 개발에 자본과 시간을 투자한 결실을 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배급사들은 콘텐츠 기획팀을 내부에 두고 국내외 원작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웹툰 원작의 ‘연가시’나 일본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화차’가 대표적이다. 중소 배급사들은 규모보다는 기발하고 독특한 기획에 집중한 결과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부러진 화살’, ‘내 아내의 모든 것’,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을 배급한 NEW의 박준경 마케팅팀장은 “요즘 충무로에는 스타, 감독 등 흥행 보증수표를 앞세운 안이한 기획이 사라졌다.”면서 “스타캐스팅이나 제작 규모가 아니라 콘텐츠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증명된 상반기”라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이제는 캐릭터와 스토리 등 탄탄한 기획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 성공하는 등 거품이 빠지는 것 같다.”면서 “과거 조폭 코미디 등 장르 쏠림 현상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데 따른 학습 효과로 다양한 장르 영화들이 시간 차 공격을 통해 관객들에게 식상함을 주지 않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전성기 이끈 3040세대의 힘 3040세대의 힘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 한국 영화는 20대 관객을 겨냥한 작품이 많았으나 30~40대 관객의 공감대를 끌어낸 작품이 많았고, 나아가 50대 관객까지 이어졌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나 1990년대의 첫사랑 이야기인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 1990년대 X세대를 주인공으로 3040세대 주부들의 애환을 감성적으로 그린 ‘댄싱퀸’(감독 이석훈)이 대표적이다. 자신만의 감성과 연출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3040세대 감독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배급사 쇼박스의 최근하 과장은 “이전 영화의 흥행 패턴은 20대 초반 관객이 입소문을 내주고, 30~40대가 관람하는 것이 주된 패턴이었다면 올 상반기에는 3040세대 예매량이 부쩍 늘었다.”면서 “X세대로 불리며 문화적으로 혜택을 받고 자란 3040세대가 문화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직장 동료와 함께 관람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등 관객층이 두꺼워졌다.”고 말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처럼 10~20대에 한정된 로맨틱 코미디가 30대 기혼자 이상으로 외연을 확장해 성공하는 등 영화를 다루는 3040세대 감독과 프로듀서들의 감각과 연출력이 동시대의 관객들과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적 정서 점차 옅어져… 문제점은? 한국영화 흥행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신파 코드 등 한국 정서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홍콩과 마카오를 배경으로 한 ‘도둑들’처럼 가족애와 사회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흥행 공식도 깨졌다. 반면 지난해 ‘마이웨이’나 ‘퍼펙트게임’, 올해 ‘코리아’처럼 애국주의나 신파 요소가 들어간 영화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센터 황동미 연구원은 “관객들이 신파를 좋아한다는 믿음이 점차 깨지고 있고, 강요된 감동이나 감정 과잉을 내세운 영화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평론가는 “올해 흥행작을 보면 유머 코드가 포함된 작품이 많았고, 구성의 재미와 편집의 속도가 강조된 기획물이 많았다.”면서 “현실에 지친 관객들은 거대 담론을 다루는 데 피로감을 느끼고 영화 자체의 오락성을 즐기는 풍토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전성시대라고는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거대 자본의 시장 독과점과 영화 스태프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황 연구원은 “한국영화 전성시대는 2000년대 중반 한국영화의 거품이 빠지면서 투자 제작이 경직된 이후 기획 강화, 제작비 절감 등을 거쳐 나온 결과”라면서 “아직도 한해 제작되는 영화의 3분의2는 10억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이고, 배우 개런티는 줄지 않는 반면 스태프 인건비는 2000년대 중반 수준에 머무는 등 영화계의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멜로에서 역사물까지… 만화원작 드라마가 대세

    멜로에서 역사물까지… 만화원작 드라마가 대세

    ‘하얀거탑’, ‘꽃보다 남자’, ‘대물’, ‘풀하우스’, ‘궁’….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인기 드라마의 원작은 다름 아닌 만화. 가벼운 멜로부터 역사의 비극을 담은 대작까지 드라마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작품들은 일정한 시청자층을 확보하면서 요즘 방송가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최근 종영된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은 일본 만화가 무라카미 모토가의 만화 원작을 한국 현실에 맞게 바꿨다. 대한민국 최고의 외과의사가 시공을 초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흥선대원군을 돕는다는 내용이다. 원작인 ‘타임슬립 닥터진’은 일본 개항기를 배경으로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킨 무사 사카모토 료마를 돕는 이야기다. 대형기획사인 SM의 자회사인 SM C&C가 제작한 SBS의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일본에서 무려 1700만부의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린 같은 이름의 만화가 원작이다. 높은 인기 덕분에 일본에서는 무려 두 차례나 드라마로 제작됐다. KBS의 ‘각시탈’은 지금의 40대가 유년기에 즐겨봤던 허영만씨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한국형 슈퍼히어로를 등장시켜 관심을 끌고 있다. 만화의 드라마화는 멜로 일색이던 국내 드라마 장르에 다양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상상력에 기반한 무궁무진한 소재로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액션 등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던 색다른 드라마를 만들게 했다. 만화원작 드라마는 일본에서 1990년대에 봇물을 이뤘다. 국내에선 2000년대에 시작됐다. 일본 드라마가 만화의 대사까지 그대로 옮겨놓아 유치하기조차 하지만 국내에선 일정 부분 각색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국내에선 2008년 ‘꽃보다 남자’가 이같은 흐름을 이끌었다. 대상은 주로 학원물이다. 다만 SBS의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원작과 달리 전반적인 극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본만화의 드라마화 배경에는 투자 대비 수익이 보장된다는 경제논리가 작용한다. 한 방송인은 “인기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할 경우 이미 국내에 형성된 탄탄한 팬층을 시청자로 확보할 수 있다.”면서 “각색을 거쳐 ‘한국화’한 다음 일본, 중국 등에 다시 수출하기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방송사 입장에선 위험부담이 많이 줄고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정서적 동질감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제작 흐름은 제작비가 한정된 케이블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에서 두드러진다.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만화 원작에 매달리다 보면 드라마 작가의 부족과 빈약한 아이디어라는 제작풍토를 쉽게 걷어내지 못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만화 의존 현상이 고착하면 국내 드라마의 콘텐츠 창작집단은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만화로의 쏠림 현상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안방극장에 부는 ‘일류’(日流)에 대한 위기의식은 자동차·전자 산업이 흥하고도 핵심부품은 여전히 일제를 써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논리와 비슷하다. 무엇보다 일본 만화에 의존한 채 한국 작가를 양성하지 않는다면 ‘한류’ 드라마의 활성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에 따르면 2006년부터 한국 드라마는 중국 시장에서 조금씩 비중이 줄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등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라지만, 가깝고 큰 중국시장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블루오션이다. 한편, 국내 만화 육성 차원에서 만화원작에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중문화평론가인 정덕현씨는 “최근 웹툰이 활성화돼 국내 만화의 저변이 넓어졌고, 드라마 원작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졌다.”면서 “일본만화에 대한 과도한 콘텐츠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만화를 육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10대그룹 작년 매출 946조원… GDP 77%

    10대그룹 작년 매출 946조원… GDP 77%

    재벌 그룹의 규모와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10대그룹의 지난해 총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10대그룹의 총매출은 946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국민총생산(GDP)인 1237조 1000억원의 76.5%에 달했다. 10대 그룹의 GDP 대비 총매출 비율은 2002년 53.4%에서 2008년 63.8%로 상승한 뒤 지난해 80%에 육박했다. 10년 만에 23% 포인트가 상승해 GDP의 4분의3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 10년간 10대 그룹의 총매출액은 2.6배가 늘어나 GDP 성장률(1.8배)을 크게 앞질렀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국내외 총매출이 270조원으로 GDP의 21.9%를 차지했다. 2위는 155조원의 현대차그룹으로 GDP의 12.6%였고, 3위 SK도 11.7%에 해당하는 14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따라 10대그룹의 자산 총액은 2002년 294조 2000억원에서 2011년 963조 4000억원으로 3.3배로 부풀었다. 대기업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0대 그룹 총매출액은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해외 매출액에 협력기업의 납품액 등이 포함된 10대 그룹 매출액을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의 합계인 GDP와 견준 것은 경제적으로 의미가 없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매출은 GDP의 1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러면 경제적으로 분산이 잘돼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사설] 난장판 포털사이트 두고만 볼텐가

    그제와 어제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박근혜 콘돔’과 ‘안철수 룸살롱’이라는 듣기 민망한 검색어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을 휩쓴 것이다. 한 월간지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과거 룸살롱 출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보도하면서 ‘안철수 룸살롱’이 인기검색어로 등장했고, 이를 둘러싼 조작 의혹에 네이버 측이 과거 사례를 들어 해명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콘돔’을 언급하자 곧바로 이 단어가 인기검색어로 급부상한 것이다. 뒤따라 성인인증 시비에서부터 음모론 등이 뒤엉키면서 본질을 벗어난 네티즌들의 소란이 한동안 이어졌다.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회적 관심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제시하는 창(窓)으로서의 역할보다는 근거 없는 억측이나 왜곡된 사실, 가십성 뉴스에 대한 여론의 쏠림을 부채질함으로써 건전하고 합리적인 여론 형성을 방해하는 폐단이 부각된 지 오래다. 특히 선거철엔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 무방비로 노출돼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도 적지 않다. 업계 선두인 네이버의 경우 국내 모든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영향력 조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포털의 영향력은 날로 커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위상에도 불구하고, 포털이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넉달 뒤면 18대 대선이 실시된다. 더는 포털을 흑색선전과 비방, 과장과 왜곡이 난무하는 무법의 정글로 남겨 둬서는 안 될 일이다. 포털에서 쓰레기를 걷어낼 정화작업이 필요하다. 정치권과 선관위는 즉각 포털의 폐해를 줄이고 공적 기능을 강화할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 포털들도 자발적 자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얄팍한 상혼을 앞세운 검색어 순위 서비스부터 폐지하는 게 그 첫걸음이 돼야 할 것이다.
  • 총선 후원금 ‘박근혜의 힘’

    총선 후원금 ‘박근혜의 힘’

    지난 4·11 총선 후원금은 새누리당과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에게 대거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공개한 ‘19대 국회의원 선거 모금액’에 따르면 후원금을 많이 모금한 국회의원과 당시 현역 의원이 아니었던 일반 출마자 각각 10명 가운데 9명이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특히 모금액 상위 명단에는 박근혜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유승민·유정복 의원과 현재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인 최경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유승민 의원이 3억 26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최 의원이 2억 9832만원, 유정복 의원이 2억 945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18대 국회 막바지에 정책위의장과 비상대책위원 등을 지낸 이주영 의원도 3억 122만원으로 국회의원 모금 한도액(3억원)을 초과했다. 이 의원은 현재 박 후보 캠프의 특보단장을 맡고 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2억 8646만원, 박 후보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홍사덕 전 의원은 2억 6821만원을 모았다. 일반 출마자들 가운데서도 많은 친박 인사들이 한도액인 1억 5000만원을 뛰어넘는 후원금을 받았다. 김재원 의원이 1억 6449만원으로 가장 많이 모금했고 이어 서용교 의원이 1억 5170만원, 현경대 전 의원과 정우택 최고위원 등이 각각 1억 5000만원씩 받았다. 당시 27세 나이로 큰 화제를 모았던 손수조 후보도 1억 5050만원을 모금, 일반 출마자 중 5번째로 많은 액수를 나타냈다. 300만원 이상의 고액 후원자들도 새누리당에 몰렸다. 고액 후원으로 1억원 이상 모금한 의원은 전체 9명이며, 이 가운데 7명은 새누리당, 2명은 민주통합당 소속이었다. 특히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과 김태호 의원이 각각 31명의 후원자에게 1억 5500만원씩을 받아 가장 많았다. 이어 새누리당에서는 정병국·유정복·나성린·박민식·윤진식 의원 등 현재 재선 이상 의원들이 1억원 이상 고액 후원금을 받았다. 민주당에서는 26명에게 1억 2750만원을 받은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윤석 의원(23명·1억 1350만원) 둘뿐이었다. 이처럼 총선 후원금이 새누리당과 특히 친박 의원들에게 쏠림 현상을 나타낸 것은 당시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박 후보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초부터 총선 직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이 참패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으나 연말 대선에서 박 후보가 유력한 주자로 나설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박 후보의 행보로 당에 대한 닫힌 마음이 열린 것이 후원금으로 나타났을 것”이라면서 “특히 12월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선관위 관계자는 한도액 초과와 관련, “현재로서는 과도하게 넘은 경우는 없다.”고 답했다. 허백윤·최지숙기자 baikyoon@seoul.co.kr
  • [기고] 일방형 금연정책, 분리형으로 전환을/정영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기고] 일방형 금연정책, 분리형으로 전환을/정영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런던올림픽의 열기만큼 우리 사회의 쏠림현상이 문제다. 이러한 ‘쏠림현상’의 이면에는 이성적 성찰 대신 그 쏠림에 속한 다수의 집단이 소수를 폭압하는 구조가 도사리고 있다. 건강 열풍에 편승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금연구역지정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의 혐연권 판결을 계기로 보건복지부는 오는 2015년부터 모든 음식점에서의 금연을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으며, 서울시도 2014년까지 광장과 공원 등을 포함한 서울시 전체 면적의 5분의1가량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기업들도 사업장 내 금연을 넘어서 채혈 등을 통한 흡연 유무를 검사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가 하면, 최근에는 사옥 반경 1㎞이내에서는 금연케 하는 기업까지 생겼다. 최근 금연정책들은 흡연자에 대한 일방적 규제로 헌법상 기본권인 흡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판결의 취지를 아전인수식으로 곡해하고 있다. 흡연권도 혐연권과 같이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의 헌법 제10조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헌법 제17조에 의하여 보장되지만,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으로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흡연자의 자유로운 흡연을 보장하면서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양자 간의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이런 점에서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거나 회사 밖에서의 흡연까지도 금지하고 흡연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영업의 자유,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로 위헌의 소지가 다분하다. 흡연자들이 매년 부담하는 담배 관련 세금은 7조원이 넘으며,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연간 1조 6000억원 규모로 기금 대부분이 건강보험 적자를 메우는 데 사용되고 있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조세와 다른 특별부담금으로 헌법적 정당화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일부를 활용하여 곳곳에 흡연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특별부담금의 부담자인 흡연자를 위해서 기금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집단적 효용성의 요건을 충족하는 방법일 것이다. 길거리를 걷다 담배연기를 맡으면 비흡연자인 필자도 불쾌하기 그지없다. 단순한 불쾌함과 짜증으로 다짜고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면 서로의 불쾌지수만 높아지니 상생적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길거리 흡연금지를 추진하는 미국 워싱턴DC나 뉴욕처럼 길거리 횡단보도나 광장 한 쪽에, 또는 일본과 홍콩과 같이 길거리 곳곳에 흡연공간을 따로 지정하면 될 일이다. 너무 비흡연자만을 위한, 그래서 흡연자를 마치 범죄자 취급하여 소탕하는 식의 금연정책이 볼썽사납기만 하다. 흡연과 간접흡연의 유해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나, 개인적 판단에 따른 흡연도 보호받아야 할 헌법상 기본권이다. 정부 당국은 일방적 금연정책 추진으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의 유발보다는 흡연권과 혐연권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분리형 금연정책 추진에 나서야 한다. 일방성보다는 다양성의 소통이 시대의 화두임을 믿는 이유에서, 또한 해화(諧和)적 상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흡연가능 구역도 함께 마련하는 분리형 금연정책은 당연한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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