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는 중대형 수출은 중소형 ‘씽씽’
자동차의 국내 인기 순위와 수출 순위가 다르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동급 차량에서도 내수 판매와 수출의 ‘희비’가 엇갈린다.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의 입맛이 다른데다 초기 런칭의 성패가 향후 인기를 좌우한다.
내수와 수출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대표적인 차종은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가격대도 비슷하지만 내수시장에서 싼타페와 쏘렌토의 선호도는 큰 차이가 난다.
●SUV 싼타페·스포티지 국내서 인기
싼타페는 올들어 7월까지 국내에서 2만 8381대가 팔렸다. 지난해 가을 엔진을 2000㏄에서 2200㏄로 키우면서 가격도 대폭 올렸지만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면 한때 월 5000대까지 판매됐던 쏘렌토는 1만 1436대 판매에 그쳐 싼타페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2002년 출시 이후 이렇다 할 모델 변경이 이뤄지지 않아 새로 태어난 싼타페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특히 보안시스템이 취약해 도난이 잦은 것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수출에서는 둘의 관계가 역전된다.
쏘렌토가 7월까지 6만 6877대가 수출된 반면 싼타페는 구형을 더해 5만 6688대에 그쳤다. 올들어 미 앨라배마 공장에서 싼타페를 생산하면서 수출 물량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지난해 1∼7월에도 쏘렌토가 8만 2383대로 싼타페(7만 3692대)를 앞섰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국시장에 나가는 쏘렌토는 3500㏄ 엔진으로 파워가 좋고 가격 경쟁력도 탁월하다.”면서 “특히 강한 이미지를 주는 디자인도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형제차’인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도 비슷한 운명이다. 국내에서는 스포티지가 2만 1436대로 투싼(1만 9869대)을 앞서지만 수출은 투싼이 11만 1573대로 스포티지(7만 2837대)를 압도한다.
투싼은 2004년 3월 국내 첫 5인승 SUV 시대를 열면서 ‘세몰이’를 기대했지만 노사 갈등으로 초기 물량을 대지 못해 두달 늦게 출시된 스포티지에 선수를 빼앗기고 말았다. 스포티지의 젊고 파격적인 디자인도 국내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현대차의 브랜드 파워가 있는데다 투싼의 심플한 디자인이 더 각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현대차 베르나와 기아차 프라이드도 내수는 프라이드가 많지만 수출은 베르나가 더 잘되는 편이다.
●국내판매 1위 쏘나타… 수출 1위 라세티
한편 7월까지의 모델별 국내 판매 상위 10위는 쏘나타, 그랜저,SM5, 아반떼XD, 싼타페, 마티즈, 스포티지, 로체, 투산,SM3 등의 순이었다. 반면 수출 톱10은 라세티, 투싼, 클릭, 칼로스, 아반떼XD, 스포티지, 쎄라토, 베르나, 모닝, 쏘렌토 순이었다.
내수에서는 중·대형차가 인기인 반면 수출은 여전히 중·소형차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라세티는 12만 1419대가 수출된 반면 내수에서는 9193대 판매에 그쳐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칼로스도 수출은 9만 1967대나 되지만 내수는 606대에 불과했다. 둘다 GM대우차로 해외에서는 GM의 강력한 딜러망과 GM 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영업망이 약한데다 과거 ‘대우차’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