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스타일 세대교체로 불황 넘는다
불황에도 신차 경쟁은 이어간다. 경기침체가 깊어지고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자동차업계의 신차 경쟁은 식지 않고 있다. 신차 출시를 예정대로 진행하거나 오히려 서두르고 있다. 불황일수록 공격적인 마케팅이 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신차 판매에 따라 업체 희비 엇갈려
지난해 하반기는 신차들의 각축장이 펼쳐졌던 시기다. 국산 신차 가운데 상반기(1~6월)에 나온 차는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기아차의 모닝·로체 이노베이션, 쌍용차의 체어맨W, GM대우의 윈스톰 맥스 등이다.
하반기에는 기아차의 포르테와 쏘울, 현대차의 제네시스 쿠페와 i30cw, GM대우의 베리타스와 라세티 프리미어 등이 나왔다
하반기 신차 판매량은 월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기아차 쏘울은 출시 첫 달인 지난해 9월 1170대가 팔린 뒤 10월 4404대가 팔리며 ‘쏘울 바람’을 일으켰지만, 불황이 심화되면서 판매량이 줄었다.
쏘울에 앞서 지난해 8월 출시됐던 포르테 역시 10월에 5588대로 정점을 찍은 뒤 11월 2775대, 12월 2909대로 판매가 급감했다. 지난달 판매량은 3142대이다.
지난해 10월 시판되기 시작한 현대차의 제네시스 쿠페는 출시 첫 달 출고된 1000대가 모두 팔리는 기염을 토했지만, 11월에는 621대, 12월에는 404대로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달에는 483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불황 직전에 출시된 현대·기아차의 신차들이 정점을 찍은 뒤 판매량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면, 모기업 도산설이 나오는 시기에 라세티 프리미어를 발표한 GM대우는 초반에 극심한 판매부진을 보이다가 회복기를 맞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가 지난해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라세티 프리미어는 첫달 205대가 팔리는 데 그쳤지만, 다음달에는 2017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2984대가 팔렸다. 경쟁차종에 비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연비를 1등급으로 개선한 디젤 모델이 최근 출시돼 기대를 걸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가 전했다.
●쏘나타 등 효자모델 대거 교체
결국 판매 운명을 가를 수 있는 힘이 신차에 있다고 판단한 업체들은 올해도 신차 출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각 업체 ‘효자 모델’들도 대거 교체된다.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차종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쏘나타 업그레이드 모델 ‘YF(프로젝트명)’. 최근 주행 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모습을 보면 기존 각진 느낌의 소나타와 다른 파격적인 스타일이다. 뒷좌석으로 갈수록 천장이 낮아지는 날렵한 디자인은 쿠페를 연상시킨다.
현대차는 “각진 느낌보다는 물 흐르는 듯한 유선형 스타일로 역동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트렌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YF는 EF와 NF에 이은 쏘나타의 6세대 모델이다. 독자 개발한 6단자동변속기와 쏘나타 트랜스폼에 탑재된 세타2 개량엔진을 장착해 연비와 성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내수 시장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도요타 캠리,혼다 어코드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스타일과 성능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마티즈 7월·SM5 11월께 새 모델 나와
국내 최대 크기의 세단인 에쿠스도 완전히 새 모델로 바뀌어 다음달 출시된다. 역시 기존의 에쿠스에서는 볼 수 없던 부드러운 곡선이 외부 디자인에 강조됐다. 렉서스와 BMW의 느낌도 난다는 평가다.
르노삼성의 SM5도 오는 11월 후속 모델 ‘L43(프로젝트명)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휘발유 모델은 무단 변속기,디젤 모델은 6단 자동변속기가 각각 탑재된다. GM대우는 7월쯤 마티즈 후속 모델인 ‘M300(프로젝트명)’을 출시한다. 배기량은 1000㏄이며 전륜구동 방식의 해치백 스타일이다.
기아차는 4월에 쏘렌토 후속 모델인 ‘XM(프로젝트명)’을 내놓는다. 기존 쏘렌토에 적용했던 ‘프레임(철제 구조물이 강성 유지)’ 보디 대신 ‘모노코크(외형이 차체 강성 유지)’ 방식이 적용된다.
이영표 홍희경기자 tomca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