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비운다고 多 비우다니…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6일까지 휴가에 들어간 가운데 주요 중앙부처 수장들도 이에 맞춰 휴가를 떠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비정규직법, 쌍용차 노사 갈등 등 현안 관련 부처에 업무 공백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각 중앙부처에 따르면 상당수 장관들과 기관장들은 이 대통령의 휴가일에 맞춰 같은 날 일제히 휴가를 간 것으로 확인됐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김황식 감사원장 등 주요 사회·경제부처 장관들과 기관장은 이날 동시에 ‘휴가 모드’로 돌입했다. 이들 장관은 짧게는 3~4일, 길게는 공무원 휴가일수 5일을 꽉 채운 오는 7일까지 휴가를 냈다.
변도윤 여성부 장관 역시 이 대통령과 휴가일이 겹치는 5~7일 사이에 휴가를 떠난다.
유 문화체육장관의 경우 지난달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아 올 여름 휴가는 강원도 정선·춘천, 경북 김천 등 지역으로 지인들을 만나러 다닌다는 계획이다. 이윤호 장관과 윤증현 장관, 전재희 장관 등 상당수 장관들은 집이나 근교에서 휴식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같은 날 업무를 접기는 외청 수장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허용석 관세청장과 이건무 문화재청장, 권태균 조달청장이 이날 휴가를 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기관장들의 휴가 일정에 대해 공직 안팎에서는 모양새가 별로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줄줄이 휴가 일정을 잡는 것은 책임감 결여는 물론 비상시 장관 부재로 인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은 “각 부처 기관장들은 업무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대통령 휴가 이후 교대로 가는 것이 낫다.”면서 “휴가마저 대통령만 보고 좇는 인상을 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통상 장관들은 ‘국가공무원 복무 징계 예규(8장)’에 따라 5일 이내에서 국무총리의 허가를 받아 휴가를 떠날 수 있다. 업무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자는 이유에서다.
행안부 관계자는 “복무예규에 따라 전체 부처 장관들의 휴가 일정을 받고 있으며 유학간 자녀나 부모 등 외국친지 방문과 같이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는 5일을 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처종합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