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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⑦ 온.오프라인 괴리현상

    1.'인터넷 정치' 르포 ‘넷맹’ 이윤수(62·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씨는 최근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아이들 장난’이라고 치부했다.그러나 요즘 대학생 아들을 보면 부럽고 두렵다.사회문제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매일 골방에 처박혀 인터넷 게임에만 몰두하는 줄로 알았던 아들이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1등 공신인 열혈 네티즌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들은 선거 전날밤 ‘정몽준의 배신’이 발표되자 수십개의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노무현 지지를 호소했다.인터넷에서 들불처럼 번진 여중생 추모 열기에도 적극 동참해 주말이면 양초를 들고 광화문에 나간다. 연말 모임도 대부분 인터넷 동호회원들과 갖는다.송년회라야 고향 친구나 예전의 직장 동료들과 만나는 것이 전부인 이씨는 인터넷을 무기로 매일 다른 사람과 인연을 맺는 아들이 부럽다.‘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뒤늦게 인터넷을 배우느냐.’ 하던 고집도 ‘이러다가는 사회부적응자가 되는 것 아니냐.’ 라는 불안감으로 바뀌었다.‘신주류 탄생’,‘인터넷 민주주의’,‘네티즌이 이루어낸 정치혁명’ 등 온갖 신조어를 만들어낸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인터넷 바다’는 아직도 ‘정치 파도’로 출렁거리고있다. 26일 밤 10시 ‘혁명’이란 ID의 네티즌이 “정치철새,보수정치인과의 타협은 없다.정치판을 싹 쓸어버리자.”는 글을 올리자 동조 글이 쏟아졌다.“보수를 수구로 내몰지 말라.”는 글이 올라오자 곧바로 반격이 시작됐다.30분도 안 돼 이 글은 ‘개혁’을 외치는 네티즌들에게 묻혀버렸다.선거기간 중 문을 닫아야 했던 ‘노사모’ 사이트에도 네티즌의 발길은 새벽까지 이어졌다.게시판에 노사모의 진로에 대한 토론과 문의가 잇따르자 ‘노사모 진로토론방’도 따로 개설됐다. 27일 새벽 3시30분 한 네티즌이 ‘노후보는 과연 개혁적인가.’라는 글을 올리자 곧바로 난상토론이 시작됐다.글쓴이에 대한 감정적인 힐난과 논리적 답변,일방적인 비난에 대한 사과 등이 꼬리를 물었다.같은 날 오전 11시 ‘창사랑’ 사이트에는 ‘재검표’ 논란에 불이 붙었다.재검표와 수개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측과 ‘명분도 실리도 없는 싸움’이라고 반발하는 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대형 포털사이트,언론사 홈페이지,인터넷 신문 등 대중적인 사이트에는 차기정권의 과제를 묻는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구름처럼 몰려드는 젊은 사이버 논객들은 저마다의 정치적 입장을 피력했다.그러나 사이버 민주주의가 한창인 인터넷에는 50대 아버지들이 저녁 밥상에서 들려주던 ‘고루한’ 정치적 견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2.기성세대의 푸념 경제지를 포함해 3개의 신문을 구독하는 김준규(66·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누구보다 많이 안다고 자부하고 살았지만 이번대선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신문들은 앞다투어 ‘네티즌의 힘이 세상을바꿨다.’고 외쳤지만 정작 자신은 그 힘을 느낄 수 없었다. 이전부터 막연하게나마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토론하고 연락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들이 어떻게 정치를 변화시킨 힘으로 등장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김씨는 “인터넷을 배워보려고 주위를 둘러봐도 마땅한 교육관을 찾을 수 없다.”며푸념했다.집에 있는 컴퓨터는 자식과 손자들의 전유물이다.김씨는 “배워 보자니 자신이 없고,아는 체하자니 손자들에게 무시당할 것 같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주부 박원자(58·경기 광명시)씨는 지난 6월부터 뒤늦게 컴퓨터에 입문했다.10살 난 외손녀가 뉴질랜드로 떠난 뒤 이메일로 연락하면 전화비가 들지 않는다는 주위의 권유로 인터넷 수업을 받은 박씨는 이메일 전송은 물론 웬만한 사이트도 스스로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박씨에게도 문제가 생겼다.10여개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입했지만 젊은이들의 대화에 자신이 낄 틈이 없었다.우여곡절 끝에 연령대에 맞는 ‘실버 커뮤니티’를 찾았지만 게시판에는 성인광고와 건강보조식품을 파는 장사치들만 득실거렸다. 박씨는 요즘 외손녀에게 메일을 보낼 때 외에는 컴퓨터 앞에 앉지 않는다.박씨는 “어렵게 인터넷을 배웠지만 노인들에겐 장벽이 너무 높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3.통계로 본 격차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377만명으로 전체인구의 7.9%를 차지해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그러나이번 선거에서 20∼30대에게 ‘정치적 주류’의 자리를 내준 50대 이상 연령층 가운데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은 10명 가운데 1명도 안 된다. 지난 6월 정보통신부와 정보문화센터가 실시한 정보격차 실태 조사 결과 50대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은 9.1%였다.55세 이상은 5.6%,65세 이상은 2.9%로나이가 들수록 수치는 떨어졌다. 반면 20대의 인터넷 이용률은 86%였다.이들 가운데 58.8%는 주당 10시간 이상을 인터넷에 매달리고 있다. 비록 50대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들에게 맞는 인터넷 콘텐츠는 전체의 1%도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그나마도 노인들의 쌈짓돈을 노리는 상업사이트가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콘텐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인터넷 포털업체 ‘다음’에만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수백만개의 동호회가 개설돼 있고,하루에 수백개씩 늘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월드컵 응원과 대선,광화문 촛불시위에서 나타난 것처럼네티즌들은 계기만 주어지면 언제든지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올 수 있다.”면서 “인터넷 지배계급인 20∼30대의 배려,기성세대의 적극적인 도전이 없다면 온라인 소외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유영규기자 window2@ ★전문가 의견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 김기철(48·강원도 인제군 한계리)씨의 집에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이 깔린 것은 신청한 지 일년만인 일주일 전이다. 김씨는 대선 기간 내내 전화선과 모뎀으로 노사모 활동을 하면서 분통이 터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속도가 느리고 인터넷 접속이 자주 끊겨 노사모 회원끼리의 채팅은 상상할수도 없었다.게시판에 글조차 제대로 쓸 수 없어 한두줄 답변을 다는 것이고작이라 답답했다.평소보다 접속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전화요금도 두배나많은 10만원 가까이 나와 아내의 눈치를 살펴야만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300여명 가까운 동네 주민중 40대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는 김씨가 거의 유일하다는 점이었다.인터넷을 통해 정치적 의견을 마련한 김씨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딴세상 사람 취급당하기 일쑤였다. 김씨의 동네는 신문도 우편으로 이틀치씩 들쑥날쑥 배달되다 보니 신문(新聞)이 아니라 구문(舊聞)격이다.김씨는 “방송,신문이 벽돌찍듯 똑같은 뉴스만 내보내는 상황에 인터넷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 속에서 주관을 찾을수 있는 유일한 매체였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20,30대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사이버 문화에 소외된 이들에게는 괴리감을 안겨주고 있다.인터넷을 모르는 기성세대나 초고속 통신망 등 정보통신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주민들에게 노사모 등이 이끈 ‘온라인 대선문화’는 그들만의이야기일 뿐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강원 지역 노사모 사무국장 김호식(35·원주시 단계동)씨는 “노사모가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활동이 불가능하다 보니 1400여명의 강원지역 노사모 회원중에는 가입만 하고 활동을 못하는 회원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는 40,50대 노사모 회원들을 위해서는 긴급 모임 공지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달할 수밖에없었다.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한명의 시민이라도 보다 편리하게 선거에 참여토록 하기 위해 인터넷상의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인 ‘메신저’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사용자가 늘고있는 메신저는 다수간에실시간 채팅이 가능해 이메일,게시판에 비해 훨씬 친근감을 형성했다.이런장점으로 ‘메신저 액티비스트’의 가입자는 한달만에 4000여명에 이르렀다. ‘시민행동’의 최인욱(33)씨는 “온·오프라인 세대를 묶기 위해서는 전방향의 영향력을 가진 TV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면서 “오락 프로그램만 내보낼 것이 아니라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늘려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앞으로는 휴대전화,메신저 등 새로운 선거운동 수단을 다양하게 개발해 정보에 소외되는 이들의 이질감을 줄여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상일(43) 박사는 “온·오프라인의 괴리를 없애려면서로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온라인 세대인 자식들을 이해하기 힘든 부모는 따라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기보다는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이버문화연구소 민경배(36) 소장은 “보다 많은 오프라인세대가 온라인에 접속하게 되면 단절감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민 소장은 20대와 30대사이에도 엄연히 세대차이가 존재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소통으로 서로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의 당락엔 TV토론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온라인세대는 일방적으로 TV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토론을 벌였다.”면서 “온라인에 접속하는 오프라인세대가 늘수록 인터넷 토론마당의 색깔도 다양해지고 참여가 증가하면 공유하는 부분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수 황장석기자 geo@
  • 저금리시대 종금상품이 ‘짭짤’

    저금리시대를 탈출하기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 종합금융회사의 상품을 노려라. 쌈짓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투자자들이라면 CMA(어음관리계좌),발행어음 등 종금권의 단기상품으로 눈을 돌려봄직 하다. CMA는 국공채·어음 등에 투자하는 실적배당상품이고,발행어음은 고객을 수취인으로 하는 자금 조달용이다.종금업법상 종금사만 독점판매권을 갖는다. 종금업 특성상 위험 감수가 가능한 큰손과 법인 등이 주요 고객이었던 데다,외환위기를 통해 종금사가 부실 대명사처럼 인식되면서 이런 상품들의 개인 고객 인지도는 뚝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금리 경쟁력’이 CMA와 발행어음을 새삼 틈새상품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CMA는 하루만 맡겨도 최고 3.7∼3.8%,발행어음은 4%대의 금리가 보장된다.6개월짜리 수익률은 각각 5%대를 넘나든다.LG투자증권 윤규섭 종금지점 차장은 16일 “투신권 MMF는 클린(수시입출금식),신종(한달,석달짜리) 등 최소한의 투자기간 제약에 따라 목표수익률이 차등화되지만 CMA는 태생이 수시입출금식”이라면서 “오래 맡길수록 금리가 저절로 따라 올라간다는 점은 MMF에 대한 비교우위”라고 말했다. 종금사에 대한 구조조정의 태풍이 이미 지나간 터여서 터여서 부실을 크게우려할 단계도 아니다.그래도 안심이 안되는 투자자들을 위해 CMA,발행어음은 예금자 보호상품으로 지정돼 있다.5000만원 이하의 원리금은 단돈 1원까지도 보장된다. 종금사는 몇군데 남아있지 않지만 종금을 흡수·합병한 LG증권,동양종금증권,조흥은행,외환은행 등을 통해서도 이 상품들에 투자할 수 있다. 손정숙기자
  • 주가조작 올에버 前대표 고발/금감원,100억 대출해준 하나은행도 조사

    금융감독원은 돈 한푼 없이 온갖 불법과 편법행위를 동원해 기업을 인수하고 주가조작 등을 일삼아온 혐의로 ‘올에버’ 전 대표이사 고모씨를 11일검찰에 고발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명의의 예금을 담보로 고씨 개인에게 100여억원을 대출해준 하나은행에 대해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자기자금 없이 코스닥 등록기업을 형식적으로 인수해 우회등록한 뒤 회사자금을 횡령해 주가를 조작한 올에버 고전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회계담당이사 최모씨와 일반투자자 김모씨 등 2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고씨는 편법 유상증자를 통해 코스닥기업 인수자금을 마련한 뒤 해외CB(전환사채) 등을 발행해 이 자금으로 주가시세를 조종하는 등지능적이고 교묘한 불법행위를 자행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해외CB 발행자금 137억원을 하나은행에 예치한 후 이를 담보로 개인대출을 받았다.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자금이 입금된 그날 돈이 바로 빠져나간 만큼 은행측의 위규행위도 의심된다.”면서 “검사국에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측은 “대부분의 상장·등록기업의 비리에는 사채업자 등 전주(錢主)가 동원되는데 이번 올에버 케이스는 초기 쌈짓돈조차 없이 시작한 매우 드문 사례”라고 덧붙였다. 안미현기자 hyun@
  • [시네 드라이브]’해리포터’에 밀린 ‘피아니스트’

    개봉을 앞둔 세계적 화제작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과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 막강물량 공세로 으름장을 놓고 있는 이즈음.긴 한숨이 절로 터지는 데가 있다.주로 외화를 취급하는 중소 배급사나 이를 홍보하는 마케팅업체들이다.대작들의 흥행경쟁에 스크린을 못 잡아 개봉을 멀게는 두세달 뒤로 연기해야 하기 때문이다.속앓이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추후에 홍보 프로그램을 완전히 재가동하는 손실부담을 꼼짝없이 감당해야 하는 것.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혔던 미하일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당초 29일로 예정된 개봉일이 막판에 내년 2월로 연기됐다.충격적 성묘사에 혹해(?) 스크린을 내주기로 약속했던 극장주들이 국내외 흥행작 행렬에 마음을 바꿔버린 것.서울시내 1개 스크린 밖에잡지 못하자 수입·배급사 MFI는 울며 겨자먹기로 개봉을 석달여 뒤로 미뤘다.지금까지 들인 마케팅 비용은 줄잡아 7000만원.홍보를 맡은 래핑보아의강은경 실장은 “각종 인쇄매체 광고,거리 벽보,동영상물 등에 들어간 비용이 물거품이 되고만 셈”이라면서 “영화의 수입가는 30만달러짜리 중저가인데,나중에 수천만원의 마케팅 비용을 새로 들여 홍보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안타까워 했다.시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 등 메이저 배급사들의 배급라인을 못 탄 작은(그러나 독특한 작품성을 인정받은)영화들이 이같은 신세로 전락하는 사례는 줄줄이다.MFI가 배급한 ‘좋은 걸 어떡해’는 개봉을 미루다 지난 22일 간신히 간판을 올렸으나,서울 브로드웨이 단관개봉에 그쳤다.지난해 ‘아멜리에’로 인기몰이를 했던 오드리 토투 주연의 영화에 당초극장가의 기대는 적지 않았다.‘메멘토’를 연상케 하는 심리드라마 ‘도니다코’도 사정은 마찬가지.지난 22일 서울 한개 극장에 걸리는 걸로 만족했다.극장가 배급시장의 ‘빈익빈 부익부’생리야 새삼 새로울 것도 없다.하지만 생각없이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기도 하는 법.“쌈짓돈 털어 어렵게 영화를 발굴해오는 작은 업체들은 점점 발붙일 땅이 없어진다.이 역시 영화의 ‘종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불러올 문제 아닌가?” 한 배급사 대표의 탄식을 귓등으로 들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황수정기자 sjh@
  • [2002 길섶에서] 사람 노릇

    일년에 한번씩 치러지는 집안행사지만,늘 정겹다.항상 풍족한 가을걷이 뒤끝이어서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지난 주말 공동으로 조상들을 모시는 시제를 지내기 위해 모처럼 고향을 찾았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고향에서 만져지는 세월은 덧없다.풍광이 예전과 너무 달라 이제 추억으로만 다가선다.동구 밖에 서있는 아름드리 나무에서부터 어릴 적 추억들로 철철 넘쳐난다.마을 앞 내를 따라 길게 난 꼬불꼬불한 샛길은 할머니의 꽃상여를 떠올리게 한다.상여 맨 마을 어른들은 그때 야윈 손을 휘저으며 할머니를 떠나보내는 할아버지를 상여 앞머리에 태워 마을을 한 바퀴 돌았고…. 어느 집이나 빛바랜 가족사진을 보면 할아버지 무릎은 손가락을 빨고있는 손자놈들의 차지다.그러나 꼬깃꼬깃한 쌈짓돈을 몰래 손에 쥐어주시던 할아버지,할머니는 어느덧 고인이 되어 제사때나 떠올리게 된다.‘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하는데 잘 해야 일년에 한번,산소를 찾는 게 고작인 도시생활이다.‘사람노릇’의 어려움을 또 한번 느낀 늦가을 고향길이었다. 양승현 논설위원
  • ‘신협 위기론’ 수면위 급부상

    부실 신용협동조합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신협이 예금인출 사태를 빚는 등 부실신협 위기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은 다른 부실 신협으로 예금인출이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만일의 인출 도미노 가능성에 대비해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2일 경주신협에 대해 6개월간의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금감원이 경주신협 검사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날 하룻동안 63억원의 예금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는 등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앞서 경주신협 부이사장이자 신협중앙회장인 박진우(朴珍佑)씨가 지난주에 회장직을 전격 사임해 업계의 동요가 확산될 조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쌈짓돈이 대부분인 신협 예금의 특성상 대부분 예금보호 대상(5000만원 이하)”이라면서 “따라서 과거 상호저축은행과 달리 특정 신협의 예금인출 사태가 아직 다른 신협으로 옮겨붙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검사가 진행중인 신협도 경주신협 외에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자본금을 완전히 까먹은 부실신협이 전체 1248개 신협 가운데 188개나 되는 데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경주신협이 신협중앙회장을 배출한 대형조합이어서 도미노 예금인출 사태도 우려된다.”고 밝혔다.금감원은 이에 따라 신협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신협 구조조정 작업도 서둘러 진행해 시장불안요인을 조기에 잠재울 계획이다. 경주신협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경주지역 5개 신협이 합병해 탄생했다.지난 9월말 현재 자산 규모 650억원,예금액 67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신협업계 평균 예금액은 150억원으로 경주신협은 업계 42위이다. 주식투자로 몇십억원대의 손실을 야기하는 등 방만한 자산운용과 부정대출혐의가 포착돼 금감원이 지난주 검사에 착수했다.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예금인출 사태를 빚었다.영업정지 조치에 따라 앞으로 6개월간 모든 예·적금의 인출이 금지되고 임원들의 직무가 정지된다. 경주신협 이사장을 지내다 99년 신협중앙회장에 선출된 박 회장은 개인 비리 혐의와 중앙회 노조와의 갈등 등으로 지난주 전격 사퇴했다.그동안 박 회장이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에서 신협 구조조정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조합원들의 조직적 저항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금감원은 올 연말까지 퇴출·합병 등의 방식으로 부실신협 정리를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안미현기자 hyun@
  • 대정부 질문/ 공적자금 공방

    14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공적자금 운용 및 비리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한나라당은 특검제 도입을 주로 요구한 반면,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정략적인 태도를 문제삼긴 했으나 회수 극대화 대책을 따지는 등 격돌 강도는 종전보다 다소 약해진 듯했다.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의원은 “현 정부들어 157조원의 천문학적 공적자금이 투입돼 앞으로 20∼30년간 우리경제의 가장 큰 멍에가 될 것인데도 민주당은 과거탓,야당탓으로만 돌리는 작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공적자금 특검제 도입을 요구했다.같은 당 이방호(李方鎬) 의원은 “공적자금에 대한 정책판단 오류로 32조원이 과다투입됐고,부실기업주들이 7조원이나 되는 엄청난 자금을 빼돌리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치에 달하고 있다.”며 “총리는 대통령에게 특검제 도입을 건의하고,부실책임자 처벌을 위해 ‘공적자금 부실책임자 및 자금회수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현 정부에서 재정경제부장관을 지낸 민주당 강봉균(康奉均) 의원은 “경제사정이 좋지 않을 때 구조조정을 하려면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야당 지도자들은 현 정부가 157조원의 공적자금을 쌈짓돈처럼 탕진해버린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선거전략으로 끌고가는 것은 앞으로 국가경제를 운영하는 데 심각한 암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같은 당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공적자금 운용상 부실은 철저히 가려져야 하며,특히 수백억원의 공적자금 손실을 초래한 기양건설의 비자금 조성경위와 사용내역을 밝히라.”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2003년 연기금운용계획안 내용/ 흑자 올 2배로… 국민부담 경감

    정부가 2일 확정한 내년도 기금운용계획안은 그동안 각 부처의 ‘쌈짓돈’으로 불리며 방만하게 운용됐던 ‘기금 운용’을 체계화해 기금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이는 지난해 말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국회의 심사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된 데 따른 것이다. 기획예산처는 “기금운용계획안을 만들면서 예산과 기금의 중복을 방지해 효율성을 높이고,수입과 지출의 연계를 통해 국민부담을 줄이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기금수지 개선- 운용계획에 포함된 기금은 총 58개 기금 가운데 예금보험기금 등 금융성기금 10개와 연말 폐지되는 법률구조기금 등 11개를 제외한 47개기금이다.이 가운데 사업성기금은 39개,연금성기금은 4개,계정성기금은 4개다. 정부는 기금수지개선을 위해 흑자규모를 올해 5조 3000억원에서 내년에는 11조 6000억원으로 6조 3000억원 늘리기로 했다.이를 위해 기금의 자체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예산의 기금에 대한 출연·융자지원을 4000억원가량 축소하기로 했다.국채발행 등 민간차입 규모도 올해 41조 9000억원에서 32조 8000억원으로 줄인다.연금성 기금은 국민연금의 흑자 증가에 힘입어 흑자 규모가 13조 2000억원에서 16조 4000억원으로 3조 2000억원 늘어난다. ◆국민부담 경감-기금수지의 개선으로 국민부담도 덩달아 줄어든다.적립금이 증가한 고용보험,산재보험,임금채권보장기금의 보험료 인하로 연간 7100억원 가량의 국민부담이 줄어든다. ◆기금과 예산의 역할분담-그동안 예산과 기금에서 중복지원하던 사업이 사업성격과 재원여건 등을 고려해 예산 또는 기금으로 일원화된다. 예컨대 생활체육분야는 기금에서,국가대표선수 관리운영은 예산에서 지원하게 된다.또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정보화교육사업은 예산에서,정보통신관련 연구개발사업은 기금에서 수행한다.기획예산처는 이같은 역할 분담으로 약 2000억원의 재정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점과 대책-기금운용계획안은 여전히 효율성과 투명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남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혜훈(李惠薰)박사는 “환경과 여건변화로 기금 설치목적이 소멸된 상태에서도 조직의 존치를 위해 기금을 살려두는 일이 없도록 기금 일몰제를 도입하고,불안정한 개별기금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혜리기자 lotus@ ■분야별 역점 사업 - 임대주택 13만호 건설 3조 지원 정부는 내년에 47개 기금을 통해 국민임대주택건설 지원확대와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등의 사업을 적극 지원하게 된다.분야별 역점 사업을 소개한다. ◆서민주거생활 안정-국민주택기금 등에서 시중임대료의 50∼60% 수준으로 제공되는 국민임대주택 8만가구 건설에 1조 6735억원,전용면적 18평 이하의 공공임대주택 5만 3000가구 건설에 1조 4608억원 등이 지원된다.주거환경 개선에도 995억원이 투입된다. ◆중소기업 경쟁력강화-중소기업의 생산 및 경영구조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조개선자금이 85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고 기술의 사업화와 상품화 촉진을 위한 자금도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어난다.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위해 2000억원이,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공제금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1723억원이 각각 지원된다. ◆농수산업 경쟁력 강화 및 농수산물 가격안정-쌀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6809억원이 투입돼 영농규모화 및 우량농지조성사업이 계속사업으로 추진된다.가축계열화사업에 320억원이 투입되고 ‘기르는 어업’과 ‘자원관리형 어업’육성을 위한 지원도 늘어난다.마늘재배 농가에 대해 경영안정자금1000억원이 새로 지원된다. ◆정보화 및 과학기술문화 확산-4세대 이동통신기술개발 등 차세대 원천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비가 690억원에서 895억원으로 늘어난다.정보기술(IT)기기 핵심전자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230억원이 투입되고 대학의 IT연구 활성화 지원금도 142억원에서 216억원으로 확대된다.해외 고급IT인력의 국내유학을 유도하기 위해 20억원이 지원된다. ◆생산적 복지-주5일 근무제를 조기 도입하는 중소기업에 신규채용 인건비 1000억원을 지원한다.중·장년층의 고용확대를위해 150억원이 새로 지원되고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경우 장려금도 지급된다. 장애인 고용 장려금이 828억원에서 932억원으로 늘고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사업도 확대된다.공공·직장 보육시설 확충을 위해 318억원이 투입된다.재해를 입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위로금 지원수준이 2배 이상 높아진다. ◆남북화해-인도적 지원사업에 1600억원,동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개성공단조성 등에 75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대북경수로사업에도 올해보다 330억원 증가한 3870억원이 지원된다. 함혜리기자 ■여유자금 운용 어떻게/ 국채매입등 37조원 채권 투자 내년에 여유자금 운용규모는 올해보다 29.1% 늘어난 56조 7000억원 수준에 이르며 기금의 대부분은 금융자산으로 투자된다. 특히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나 수익률 제고는 물론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주요 연기금의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규모는 국민연금 1조 9000억원,공무원연금 500억원,사학연금 3850억원등 모두 2조 3000억원이다.그러나 이들 기금의 주식 직접투자 규모는 내년에 국민연금이 4조원,공무원연금 3000억원,사학연금 6000억원 등 모두 4조 9000억원으로 올해의 2배를 넘게 된다.여기에 수익증권(펀드)을 통한 간접투자를 감안할 경우 6조원 이상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연기금 주식투자잔액은 올연말 5조원에서 내년말에는 9조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채 매입규모가 10조 1000억원에서 11조 2000억원으로,회사채와 공채·지방채·금융채 등의 매입규모는 13조 7000억원에서 26조 2000억원으로 각각 늘어나는 등 채권에 대한 투자도 올해 23조 8000억원에서 37조 4000억원으로 57% 이상 늘어난다. 기금이 채권을 매입 하는 규모가 늘어나면 국채 물량을 소화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회사채 매입 등으로 기업의 자금수급도 원활해지게 된다. 이밖에 투자다변화의 일환으로 사회간접자본(SOC) 민간투자 등 대체 투자에 81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함혜리기자
  • [국민의 정부 마무리 국정과제] (10)문화부

    ***도서관정보화·제2예술의 전당 무산 새정부초 추진사업 대부분 흐지부지 문화관광부는 뜻밖에도 국민의 정부 들어 가장 정치적 바람을 많이 탄 부처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새정부 출범 초기 의욕에 넘쳐 마련한 각종 문화예술진흥 정책은 후반기 들어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한 사려깊은 지원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시각에 따른 인기영합적인 ‘배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거창하게 시작한 ‘도서관 정보화 추진 종합계획’이 예산확보의 어려움으로 ‘도서관계(界)의 꿈’쯤으로 변질된 것이나,‘제2 예술의전당 건립 계획’등이 백지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국민의 눈길을 끌기 위한 ‘발표’만있고 ‘실천’은 없었던 셈이다. 사실 정부의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업적으로 ‘문화예산 1% 확보’를 드는 사람이 많다.심지어 정부 정책을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는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같은 시민단체들조차 같은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 보면 늘어난 문화예산은 대부분 공급자,즉 문화예술단체나 문화예술인들의‘쌈짓돈’이 됐다.정부 출범 초기에는 심지어 현금을 문인들에게 나누어주는 바람에 대상자 선정을 둘러싸고 문단에 반목이 일기도 했다.반면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야 할 문화예술의 수요자,즉 일반시민들 가운데 문화예산의 대폭 증가를 피부로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문화정책 수장들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예산지원에 따른 사후평가는 외면하다시피했다.문화예술계에 초점을 맞춘 지원정책을 편 결과 목소리가 큰 ‘수혜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는 사후평가는 어려웠던 탓이다. 문화정책이 인기영합적으로 된 데는 다분히 구조적인 측면이 강하다.문화부가 문화예술과 문화산업·체육·청소년·관광 등 갖가지 업무를 끌어안음에 따라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장관이 되어도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부처가 된 것도 중요한 이유다.정치인이 줄지어 장관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는 문화관광부 관련 정부 조직은 최소한 ‘행정학 교과서’수준으로는 개편되어야 할 것 같다.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정책 추진력과 대국민 설득,그리고 예산 및 인력의 뒷받침이 필요한 문화재 정책조직이 본부로 들어오는 것이 요구된다.그동안 문화재청이 끊임없이 추진한 차관 청 승격 운동 같은 소모전도 필요없게 된다. 반면 민간활동을 지원하는 업무 조직은 외청으로 독립해도 좋을 것이다.현재 문화부 본부에는 1급이 세 자리가 있는 만큼 필요하다면 기존의 문화재청장 자리를 합쳐 두 개의 1급 청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고위직이 늘어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되면 문화와 체육·관광 등 각 분야의 정책추진 주체들은 책임과 보람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다.나아가 문화정책의 수장에게 문화재 정책과 같은,지금보다 훨씬 더 무거운 책임이 주어지면 설사 정치인 장관이 오더라도 인기영합적인 정책으로 일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대한포럼] 다시 부는 신도시 광풍

    불과 50년 전만 해도 미국 LA는 사막 끝에 자리잡은 인구 100만명 남짓한 아담한 도시였다.하지만 1960년대 말부터 개발붐이 일면서 30년만에 인구 1000만명이 넘고,위성도시 78개를 거느린 미국 제2의 도시로 급성장했다.오늘날의 샌 퍼낸도 밸리와 샌 게이브리얼 밸리 일대가 그때 생겨난 위성도시군(群)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벼락촌들이 연이어 건설되면서 갖가지 꼴불견과 사기행각이 꼬리를 물었다.전국의 사기꾼들이 신도시에 입주하는 졸부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몰려든 것이다. 가장 먼저 인테리어업자들이 쳐들어왔다.이들은 벼락부자들의 허영심을 한껏 부추겼다.한집이 수영장을 만들면,옆집은 수영장에 정원을,다시 옆집은 수영장과 정원에 금장식이 달린 문틀을 설치하는 등 허세는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됐다.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엉터리 자재납품,날림공사,공사 계약금 챙기고 달아나기 등 사기가 난무했다. 주택 단장 열풍이 지나가자 이번에는 고급 양탄자,가전제품,호화가구 등 가구용품 업자들이 신도시를 휩쓸고 지나갔다.마지막으로 금박을입힌 전집을 파는 책장수와 피아노 등 고급 악기상들이 ‘품위’를 미끼로 졸부들의 쌈짓돈까지 털어갔다. 미국의 유명 사기사건은 대부분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를 바 없다.지난 1990년대초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등 수도권 5개 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되자 신도시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허영과 사치의 광풍이 몰아쳤다.서울의 집을 팔아 새 집을 분양받고도 적게는 몇천만원,많게는 몇억원이 남았다는 황홀감에 젖어 ‘부티내기’ 경쟁이 벌어졌다. 8층의 입주민이 아직 사람의 발길이 닿지도 않은 거실·주방 바닥과 장판을 뜯어내고 대리석으로 도배질하자,1층의 입주민은 거기에 덧붙여 선택사양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설치한 싱크대와 찬장을 가구점에서 주문한 고급품으로 갈아치웠다.3층의 입주민이 거실과 베란다를 트는 공사를 하자 모든 입주민들은 앞다퉈 베란다 칸막이를 때려 부쉈다. 자고 나면 모든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에는 멀쩡한 장롱,침대,책상,의자 등을 비롯해 TV,가스레인지,전기밥통 등 가전제품이 수북이 쌓였다.‘새 술은새 부대에’라는 성경 말씀을 잘못 이해한 신도시 주민들 덕분에 가구공장창업 러시가 일었다.이때 생겨난 가구공장들은 아직도 신도시의 위성도시를 상대로 성업중이다. 신도시 주민들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행여 서울 ‘강남공화국’의 주민들보다 뒤질세라 아이들을 새벽반부터 심야반까지 과외공부로 내몰았다.신도시 입주 초기 I초등학교 1학년생의 평균 과외과목(예체능 포함)이 5과목이나 됐다고 한다.부모의 능력과 자식 사랑의 척도가 아이들의 학원 수강 숫자와 정비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이 때문에 강남에서 이사온 학부모들조차도 신도시 주민들의 높은 ‘학구열’과 거센 치맛바람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이같은 광풍도 강남의 수요를 끝내 충족시키지 못했다.그 이유는 신도시 개발 이후 폭주한 주변의 난개발로 인한 교통지옥,고교 평준화 적용과 더불어 시작된 신도시 신흥 명문고 위기 등 여러 가지가 꼽힌다. 정부는 올 들어 난기류에 휩싸인 집값 폭등세를 잠재우기 위해 기준시가 상향 조정 등고단위 세정책(稅政策)과 함께 서울 주변에 ‘강남에 버금가는’ 신도시 2∼3개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강북 개발론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신도시 개발이 강남을 향한 욕구를 잠재울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견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10년 전 수도권 신도시의 복사판이 되면서 한바탕 투기와 허영의 열풍만 몰고올 뿐이라는 우려도있다. 신도시를 건설할 바에는 ‘1개의 신도시라도 제대로 건설했으면’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대출이자 先징수 없앤다

    대출이자를 미리 떼는 은행권의 불합리한 관행이 개선돼 기업들은 연간 512억원 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예금이자는 나중에 주는 반면 대출이자는 먼저 떼는 관행이 일부 남아 있어 이를 시정하도록 각 은행에 요청했다.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선(先) 이자 징수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은행권에서 처음이다.선 이자 징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어음대출(어음을 담보로 잡는대출)에 많이 적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합리한 수수료나 이자징수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라면서 “은행들의 수익기반 다각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20개 은행은 올 상반기에 모두 흑자를 기록했으나 제일은행은 전년 동기에 비해 흑자규모가 무려 1474억원이나 줄었다.국민(702억원)·조흥(558억원)·한미(99억원)은행도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린 영향으로 흑자폭이 감소했다. 수익구조를 보면 가계대출 이자와 수수료 수입이 은행 전체이익의 73.6%를 차지했다.개인고객들의 쌈짓돈으로은행 배를 불리운 셈이다. 안미현기자 hyun@
  • 월드컵/ F조 스웨덴-아르헨티나, ‘바티골’ 파티는 끝났다

    혼신의 힘을 다한 막판 공세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가 끝내 승리를 엮어내는데 실패하자 수천명의 응원단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미야기월드컵경기장을 뜨거운 눈물로 적셨다.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인 골잡이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등 선수들도 울음을 참아내지는 못했다.역대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슬픔은 더욱 컸다. 축구가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달래주는 유일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나라,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쌈짓돈’을 털어 동방의 먼 나라까지 원정온 응원단을 비탄에 빠뜨린 스웨덴의 선제골은 후반 15분에 터졌다.안데르스 스벤손이 아크 정면 미드필드에서 프리킥을 직접 슛으로 연결시켜 골문을 가른 것.스벤손은 아르헨티나 수비 5명의 머리 위로 강력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당황한 아르헨티나는 이후 총력전을 펼쳤지만 힘과 기동력에서 밀려 득점기회를 놓쳤고 43분 아리엘 오르테가가 페널티킥을 실축하자 에르난 크레스포가 달려 들며 다시 차넣어 동점골을 뽑았다.그러나 역전골까지 만들어 내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았고 스웨덴의 밀집수비가 너무 두터웠다. ●라르스 라거배크 스웨덴 공동감독= 결정적인 찬스를 많이 놓쳐 아쉽지만 아르헨티나가 공격에만 치중한 게 행운이었다.이런 게 축구다.수비진들이 잘 막아준 것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마르셀로 비엘사 아르헨티나 감독= 슬프고 낙심천만이다.내 생애 최악의 날이다.꿈이 산산조각 났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그 말 만으로는 너무 부족한 것 같다.경기후 라커룸에서 실망한 선수들을 보고 이같은 느낌을 받았다.오늘 결과가 참담하지만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다.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승점을 올렸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나의 계약기간은 이달 말까지로 되어 있는데 그때 가서 거취를 결정하겠다. 미야기(일본) 황성기특파원 marry01@
  • 오염·훼손된 돈 어디까지 바꿔주나

    서울 외곽에 사는 한 노인은 땅속에 항아리를 묻어놓고 돈을 모아왔다.이러기를 30년.그런데 지난해 8월 홍수가 져물에 떠밀려온 오물이 항아리로 흘러들어가 돈이 부패되고말았다.자그만치 1300만원이나 되는 돈이었다. 그런가하면 경남 진주에 사는 한 40대 남성은 장마로 침수된 집안을 정리하다가 장판밑에서 6000만원을 발견했다.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장판밑에 감춰둔 돈이었다.그런데너무 오랫동안 장판밑에 있어 돈들이 다 눌어붙어 버렸다. 이 두사람은 어떻게 됐을까.이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국은행을 찾았다가 고스란히 새 돈으로 바꿔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불에 타거나 훼손돼 새 돈으로 교환된 돈은 8억 5800만원(6742건).불에 탄 경우(40.7%)가 가장많았고 장판밑에서 눌어붙거나(28.6%) 부패된(14.2%) 사례가 많았다.주부들이 남편 몰래 전자레인지 속에 쌈짓돈을감춰뒀다가 깜박 잊고 레인지를 작동,손상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아이들이 돈을 찢거나 칼로 잘게 썰었어도 붙여오기만 하면 교환해준다.무리하게 복원시키려다 더 훼손되는 사례도있는 만큼 한은의 오랜 ‘노하우’를 빌리는 것이 좋다.남아있는 돈의 면적이 원래 크기의 4분의3 이상이면 전액,5분의2 이상이면 반액만 교환해준다.5분의2 미만이면 교환 불가.관계자는 “불에 탔어도 재가 붙어있으면 면적으로 인정해주므로 재를 절대 털어내면 안된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 연말정산 부당 소득공제 10% 가산세 ‘공무원은 예외’ 특혜 논란

    공무원들은 연말정산때 허위 영수증을 제출하거나 배우자간에 이중으로 공제를 받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하게 소득공제를 받더라도 10%의 가산세를 내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특혜시비가 일고 있다. 일반 봉급생활자들이 부당공제분에 대한 세금추징과 함께가산세를 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법 집행자인 공무원들이 오히려 가산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특혜”라며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14일 재정경제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국가는 중앙정부와지방자치단체에 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도록 세법에 규정돼있기 때문에 중앙 및 지방공무원은 부당하게 소득공제를받아도 가산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물론 부당 소득공제를 받은 공무원의 경우 부당공제분에대해서는 세금추징이 가능하다. 재경부 관계자는 “부당 소득공제 사실이 드러나면 원천징수 의무자인 기관·회사 등이 일단 가산세를 내야 한다”며 “부당 소득공제의 책임이 근로자에게 있다면 기관·회사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구상권을 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그러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벌금 형식의 가산세를부과하지 않는다는 세법 논리에 따라 공무원은 결국 가산세를 내지 않게 된다는 설명이다.한정기(韓廷基) 세제총괄심의관은 “과세권의 주체인 국가가 자신에게 세금을 부과할 수 없는 세법체계 때문에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것이며,이는 외국도 마찬가지”라며 “공무원에게 특별히혜택을 주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세청은 2000년 연말정산 때 부당하게 소득공제받은 20여만명의 근로자에게 최근 세금추징과 가산세 부과를통보했다.그러나 이중 공무원 규모는 파악할 수 없다고밝혔다. 관계자는 “부당하게 소득공제를 받아 세금이 추징된 공무원의 숫자에 대한 자료는 별도로 뽑지 않았다”며 “일반납세자들이 연말정산 부당공제에 따라 낸 가산세 부과규모도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시민단체 반발·개선방안.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무원들의 부당소득 공제에 대한 부가세 부과가 이뤄지지 않는 사실에 대해 공직사회 모럴 해저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자 집단이기주의를 반영한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조세개혁팀 구재이(具在二·39·세무사) 실행위원은 “원천징수 의무자가 기업과 국가기관으로 각각 다르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라고 지적하면서 “현행법으로는국가기관에 가산세를 부과해도 세입과 세출이 동일하게 돼효과가 없다는 ‘주머니돈이 쌈짓돈’의 논리로 가산세를징수하지 않게 돼 있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봉급 생활자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억울한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형평성을 고려하면 국가나 지자체 등 국가기관에서도 가산세를 부담하도록 하는게 옳다”고 강조했다. 설령 세출과 세입에 동일한 효과가 있을지라도 가산세는벌금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형평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천징수 의무는 근로소득자가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사업자가 이를 제대로 검토해야 하는 데도 소홀히 한 데대해 사업자에게 책임을 묻는 ‘일종의 벌금’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다른 관계자는 “이중공제에 대해 경제적으로나 신분상에서 불이익이 없는데다 누락분만 추징이 이뤄져 국가기관이 웬만하면 소득자가 제출한 대로 해주려는 분위기가 문제”라면서 “국가기관에도 가산세 등의 징계조항 등을 부여한다면 더욱 신중해져 도덕적 해이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가산세 부과를 원천징수 의무자가 아닌 소득자에게 물도록 하는 등 법과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현실적으로 원천징수의무자가 일일이 소득자의 맞벌이 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않은 만큼 ‘소득자 부담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제시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의회예산은 의원 쌈짓돈?

    경기도 안산시의회가 예산으로 수입양주와 갈비세트 등을구입,명절 선물로 돌리고 해외방문 때 격려금으로 나눠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안산시의회가 공개한 2001년도 업무추진비 및 의정 공통경비 지출내역에 따르면 올 설과 추석 때 의회 예산으로갈비세트 227만원,수입양주 146만원,화장품 세트 105만원,굴비세트 97만원 등 모두 757만원어치의 선물을 구입,시의원·기자·일부 기관장 등에게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원들의 해외 방문 때 격려금 명목으로 10만∼70만원까지 모두 400만원을 지출,경비로 사용했으며 의원 17명의 생일과 일부 자녀들의 졸업,결혼 등에 4만∼5만원 상당의 꽃바구니와 화환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를 제기한 민주노동당 안산을지구당 지방자치개혁모임은 “시의회가 불필요한 예산을 지출해 혈세를 낭비했다”며 “명절 선물 구입에 지출된 예산 등을 전액 반납하고 업무추진비와 의정공통경비 20%를 삭감하라”고 주장했다.이에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명절 선물 구입이나 격려금 지급 등은 회계절차상 하자가 없는 일종의 관행”이라며 “그러나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말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
  • 부동산 투자 미끼로 쌈짓돈 유혹

    불법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유사 수신행위혐의 업체는 서울·경기지역에 가장 많고,부동산투자를 미끼로 자금을 모집하는 유형이 주류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31일 유사수신행위 단속팀이 발족한 지난 99년 11월부터 지난 9월말까지 수사기관에 통보한 146개 유사수신행위혐의 업체의 지역별 분포를 조사한 결과,서울·경기지역이 전체 77.4%인 113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이 가운데 강남·서초지역이 전체 40%인 58곳이나 됐다. 이들 업체의 영업은 초기에는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이뤄졌다.그러나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전국적 지점망을 갖추고 건실한 기업인 것처럼 속여,영업하는업체수도 30여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대상별 유형은 부동산이 전체 20%(29곳)로 가장 많았다.이어 ▲단순 수신과 특정상품 판매제조 각각 18%(26곳)▲벤처 및 주식투자 11%(16곳) ▲문화·레저사업(네티즌펀드 등) 5%(8곳) ▲해외투자 5%(7곳)등의 순이었다. 이들 업체는 형식적인 행정절차에 불과한 금감위 유가증권발행 등록법인,시청(市廳)등록 또는 신고법인임을 내세워정부가 유사수신행위를 합법화해준 것처럼 악용하는 경우가많았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설] 여전히 새나가는 국민성금

    감사원이 최근 국정감사 자료로 내놓은 국민성금 관리 실태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어 한숨만 나올 따름이다.백혈병등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의 진료비로 지원해 준 돈을 관련 민간단체가 운영경비와 회장 개인의 생활비로 쓰는가하면,산불 피해를 복구하라고 국민이 거둔 성금 17억여원가운데 16억원 가까운 돈을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해수욕장개발비 등 다른 사업에 멋대로 전용했다고 한다.아울러 민간단체가 성금을 빼돌려 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사실까지 적발됐으니 국민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성금이란 수재·화재·가뭄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을때,대형사고로 희생자가 많이 생겼을 때,결식아동이나 난치병 어린이의 경우처럼 사회가 미처 제도적으로 해결책을갖추지 못했을 때 국민 개개인이 주머닛돈을 털어 힘을 모으는, 그야말로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의지가 담긴 소중한돈이다.구체적으로는 주부가 반찬 가짓수를 줄여서,어린이가 저금통을 깨어 내놓은 한푼 두푼이 모인 것이다. 그런국민의 귀중한 뜻이 지자체나 관련 민간단체의운영 과정에서 훼손된다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더군다나이같은 성금 유출 현상이 어제오늘 생긴 것도 아니고 고질병처럼 이어져 온 일인데 여태껏 고쳐지지 않았으니 행정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각종 성금을 모으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이를 두고 그만큼 인심이 각박해졌기 때문이라고들 풀이한다.그러나 우리는 그 까닭을 단순히 ‘이웃에 대한 정’이 사라진 데 있지만은 않다고 본다.이번 감사원 자료에서 보듯 국민성금 유용이 계속되는 데다,지난달 31일 공개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결산보고서에서 드러났듯이 국민성금이 해마다 수백억원씩 통장에서잠자고 있다니 국민 누구라서 기꺼이 쌈짓돈을 꺼내들고성금 접수처를 찾겠는가. 앞으로는 국민성금을 걷고 집행하는 전과정을 투명하게공개해 일말의 의혹이라도 남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공신력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회원 등 시민대표를 그 집행 과정에 동참시켜 감시하게 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되리라고 여겨진다.아울러 이를 지휘·감독하는 기관에는 더욱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성금운영 과정에서 비리가 드러난 단체에는 형사책임과 함께성금 사용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 한국언론 새로나기/ (중)경영 투명성

    ‘족벌체제’,‘구멍가게 수준의 회계처리’,‘담배 끊기보다 어려운 신문구독 거절’. 언론사의 경영수준은 그 사회적 역할과 영향력,국민의 기대수준 등과는 동떨어진 측면이 많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언론개혁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편집권의 독립 못지않게 경영의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여론도 조성되고 있다.언론사도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소유지분의 분산과 회계처리 및 관리기법에 있어 선진경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부터 6개월여 동안 계속된 23개 중앙언론사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내부거래조사,검찰의 수사과정은 언론사 자체의 자정 분위기와 각계각층의 시정요구와 맞물려 언론개혁의 당위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선 사주일가에 장악된 소유구조는 정치적 권력화 현상과자사 이기주의라는 부작용 외에도 회사돈을 사주 마음대로좌지우지하는 경영의 후진성을 낳았다. 국세청이 밝힌 특정사의 경우 사주일가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92%를 넘었다.주식변동 과정에서 이들의 상속·증여세 탈루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사주가 있는 대다수 언론사의 경우 회사수입을 누락시켜 비자금을 조성,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이는사주가 회사 공금을 쌈짓돈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인식의 일단을 보여준 사례다.소유·경영의 미분리와 소유권의 집중현상이 사주 등의 불법행위를 부추기고 언론사 경영의 비효율성을 낳고 있는 것이다. 회계처리 수준도 지난 95년 세무조사 당시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국세청 고위관계자는 “대기업과 비교해 그 수준이 한참 떨어지며 마치 구멍가게를 보고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광고·판매·사업분야 등의 매출을 누락시켜 세금을 빼먹은 것은 물론 증빙서류의부실,가짜증명서 첨부,부당 지원행위 등이 보편화된 실정이다. 그러나 접대비나 퇴직급여충당금처럼 세법을 둘러싼 국세청과 언론사간의 시각차로 인해 법원의 판단에 맡겨져 있는대목도 있어 결론이 주목된다.그만큼 세법상의 비현실적 조항들에 대한 시정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언론사관계자는 “그동안 대충대충 해온 언론사 경영 및 회계처리관행에 경각심을 일깨워준 계기였다”며 “그러나 지나치게엄격한 법집행으로 일부 무리가 따랐다”고 밝혔다. 박형상(朴炯常) 변호사는 “미국의 유력신문인 워싱턴포스트도 족벌언론이라고 하지만 그곳은 철저한 투명경영을 이루고 있다”면서 “소유권 지분제한에 앞서 언론사의 주식을 공개해 자금흐름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강조했다.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이같은 제도개선을 위해 정기간행물법의 조속한 개정과 국회내 언론발전위원회 구성 등을 촉구하고 있다.들끓는 언론개혁 요구에대해 이제는 사주언론들이 대답해야 할 차례다. 박선화기자 pshnoq@
  • 전문가 조언 성공창업 조건/ 주부창업 빚얻어 시작하지 마세요

    대학생,고등학생 두 아들 탓에 늘 학비에 허덕이는 주부 한연숙씨(46·서울 하계동).한씨는 남편이 일하는 중소 방직회사에 감원바람이 일자 걱정이 태산같다.“여차하면 칼국수 가게라도 차려야지”작정한 그녀는 요즘 날마다 거리로나가 상가를 기웃댄다.얼마전 복지관 창업교실에서 귀동냥한대로 좋은 가게터를 찾기 위해서다.4년전 남편을 잃은 주부 최복심씨(50)는 서울 동대문 여성인력개발센터의 ‘PC가정방문교사’무료교실에 4개월째 다닌다.마우스도 잡을 줄몰랐지만 이제 컴맹 탈출은 물론 워드프로세서,엑셀자격증까지 땄다.그녀는 앞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컴퓨터 공부방’을 차릴 꿈에 부풀어 있다. 기나긴 불황 터널에 가장 가슴을 태우는 건 바로 주부다. 든든한 버팀목이라 믿었던 남편은 구조조정에 휘청대고,생활비며 교육비는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줄어들 줄 모른다. 파출부일 나가기는 자존심 상하고,아껴둔 쌈짓돈을 털어창업을 해볼까하는 생각은 굴뚝같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마음만 어수선하다. ‘여사장님’을 꿈꾸는 여성들이 늘면서 기술을 저렴하게가르치거나 창업을 돕는 여성인력개발센터(02-2106-5206),한국여성경제인협회(02-528-0217),서울지방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센터(02-990-9101)등에는 문의전화와 함께 상담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서울 을지로 소상공인센터 박성희 상담원은 “과거 뜸하던 여성들의 발길이 전체 상담자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고 귀띔한다. 창업을 하자면 우선 아이템 선정이 급선무.한국창업개발연구원(02-501-2001)의 유재수 원장은 “여성들은 사업 경험이 거의 없고 창업자금도 넉넉치않아 특히 신중해야 한다”며 “당장 창업에 나서기보다 창업관련 교육이나 전문 컨설팅을 통해 꼼꼼히 대비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여성만의 섬세함과 유연함은 강점이다.소점포 운영은 세심한 고객관리가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유원장은 “가사와 일을 병행해도 무리가 없고,육아에도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적합하다.어린이 대상 아이템이나,젊은 여성을 겨냥한 건강 미용 관련 업종도 좋다”고 덧붙인다.(표 참조) 박성희 상담원은 “본인이 제일 잘 하고,잘 아는 것이 유망업종의 제1조건”이라면서 “상당기간 실습과 벤치마킹기간을 거쳐 자신감이 생길 때 시작하라”고 말했다. 여성전용 창업 사이트 사비즈(www.sabiz.co.kr)의 김희정사장 역시 “3∼5가지 창업아이템을 골라 컨설팅업체(5∼10만원대)나 소상공인지원센터(무료) 등 전문기관에 도움을구하라”면서 ▲빚으로 창업하지 말라 ▲너무 앞서가지 말라 ▲처음부터 너무 크게 매출목표를 잡지 말라 ▲초기 창업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은 되도록 피하라고 당부했다. 허윤주기자 rara@. ■재택 생식대리점 운영 박주현씨. 3년전 남편이 운영하던 주유소가 망하면서 평생 모은 전재산을 날린 박주현씨(49·서울 성내동). 3층짜리 내 집은 간 곳 없고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월세로살고 있는 처지로 전락했다. 실의에 빠져 ‘당장 죽고만 싶었던’ 박씨는 요즘 희망의동아줄을 발견한 심정이라고나 할까,새록새록 샘솟는 기운을 느낀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생식 전문 대리점 ‘옛날생식’을 창업했다.생식이 건강식품으로 유망하겠구나 생각하던 차에한국의과학연구소의 대리점 모집 광고를 우연히 접하게 됐다. 번듯한 점포,진열대를 갖춘 보통 대리점을 생각하면 오산. “우리 집과 전화기 2대,핸드폰이 사업밑천의 전부예요.사업을 시작하면서 물품 구입비 300만원,전화 설치비 5만원,광고 전단 제작비 20여만원 등 총 350여만원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정말 막막하더라구요.온종일 아파트단지,미용실,찜질방 등에 무조건 찾아가 홍보전단을 뿌리고 다니는일부터 시작했어요.날짜가 지날수록 집에 걸려오는 전화벨소리가 하나 둘 늘더군요.” 최근에는 이익의 20∼30%를 주는 조건으로 주부 건강설계사 2명을 채용해 함께 일하고 있다. 30포 한달분(8만 5,000원)을 팔면 남는 마진은 50%정도로쏠쏠하다.첫달 100만원,둘째달 150만원이던 순수익이 요즘250여만원을 웃돌고 있다. 젊은 시절 출판사와 화장품회사에서 10여년 영업을 하며발을 넓혀둔 게 많이 도움이 된다는 게 그녀의 귀띔이다. 재택 대리점은 집안일은 물론 시간 활용도 자유자재로 할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박씨는 “사업이 잘 되기 시작하니까 남편도 기운을 내서 얼마전 취직을 했다”면서 “앞으로 돈을 더 많이 벌어 종합 건강식품 전문점을 차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고객들에게 좀더 전문적인 조언을 하기위해 요즘에는 건강교양강좌 등에도 부지런히 찾아간다고. 창업을 망설이는 주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없는지 묻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게 뭔가 살펴본 뒤,용기를 내서무조건 부딪쳐보라”며 말을 맺었다. 허윤주기자
  • 전북도 금고은행 지원금 ‘멋대로’

    전북도가 지난해 도금고로 선정된 전북은행으로부터 거액의지원기금을 받아 객관적인 기준없이 무분별하게 지출해 말썽을 빚고 있다. 도는 지난해 전북은행을 도금고로 선정하면서 금고운영 수익의 지역발전 환원이라는 명분으로 2년에 걸쳐 35억원을 지원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도가 도금고 선정 대가로 이같은 금액을 지원받는것은 현행 기부금품 모집 규제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도의회 이한수 의원(익산)은 6일 열린 제17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도가 전북은행을 도금고로선정하는 과정에서 기부금품 모집 규제법을 위반하면서 지원기금을 받아 이를 쌈짓돈 쓰듯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행정자치부가 최근 금고업무 약정을 통해직간접적으로 기부금품을 요구하는 것은 현행법에 저촉되므로 각종 감사시 이를 집중 확인하겠다는 공문을 자치단체에보냈다”며 도의 비정상적인 행정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특히 도가 전북은행으로부터 약속 받은 기금 가운데 세계소리축제 예비대회에 2억원,본대회 홍보에 1억원,전주 국제컴퓨터게임축제에 5,000만원,북한동포돕기에 3억원등 6억5,000만원을 아무런 기준이나 원칙 없이 지출했다고밝혔다. 더구나 도가 전북은행이 주기로 한 35억원을 도의 예산으로잡지않아 중앙부처의 감사나 도의회의 감시도 받지 않고 단체장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동포 돕기에 쓴 3억원도 원칙적으로 공동모금회 전북지부에 전달하고 이 기금이 다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로 올라가 전국 단위에서 쓰여지도록 해야 하지만 유종근(柳鍾根) 지사가 지난 2월 평양을 방문할 때 춘양문화선양회의 방북지원금으로 쓰여지도록 편법지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전북은행 지원금은 은행측이 스스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금액”이라며 “이 지원금은 전북은행이 도에 건네준 게 아니고 지역개발시책사업에 필요할 경우 지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예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해명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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