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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내각 전면 쇄신해야”

    “국정·내각 전면 쇄신해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9일 “이명박 정부는 집권 10개월 만에 무능한 국정 운영과 국론 분열로 총체적인 난국을 맞았다.”면서 “국정과 내각의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 정부의 실정 원인을 이 같이 진단한 뒤, 경제와 남북관계, 교육문제 등 현안에 대한 대안 제시에 주력했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8대 과제를 제안하는 등 경제 문제에 비중을 두었다. 정 대표는 경제위기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정책 혼선과 실패로 금융시장은 심리적 공황에 빠지는 등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과 정부의 신뢰 위기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내년 예산안 전면 수정 ▲경제정책 기조, 경제시스템, 경제팀 교체 ▲경제부총리제 부활 ▲부가세 인하 ▲민영화 철회 ▲현 부동산 정책 철회 등 8대 요구 사안을 내놓았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보호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한편, 대통령 직속기구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정 대표는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에 대한 이행 의지 표명 ▲개성공단의 차질 없는 추진 ▲인도적 지원사업의 조건 없는 재개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 등이 일괄 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문제 해결방안으로 정치권과 교육계, 시민단체,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미래교육 범국민위원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일종의 교육정책 국민대협약 차원이다. 정 대표는 “현 정부 들어 국가기관들이 앞다퉈 공안정국을 조성하는가 하면, 언론탄압과 정치사찰까지 자행되는 등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민주당은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다짐했다. 주요 현안인 쌀 직불금 부당수령 사태와 관련,“부당 수령자의 직불금은 전액 환수하고, 공직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조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홍준표 한나라대표 “노사정대타협 체결을”

    홍준표 한나라대표 “노사정대타협 체결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첫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노사정간 화합을 위한 ‘범국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지금은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고 여야를 초월한 정치권 전체의 협력과 노사정 모두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자유선진당이 제안한 ‘여·야·정 정책협의회’ 구성에 민주당의 조속한 참여를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노사정 사회대타협’ 체결과 관련,“향후 3년간 근로자는 파업 자제와 생산성 향상, 기업은 고용 안정과 임금 보장, 정부는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적극 노력한다는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4대 중점 추진과제로 ▲감세정책으로 민생고통 해소 ▲규제 혁파를 통한 투자 활성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충 ▲‘떼법’ 근절로 공정한 사회질서 확립 등을 제시했다.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쌀 직불금’ 부당수령 사건에 대해서는 “여야가 이미 국정조사에 합의했다.”면서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된 감사원 감사결과가 왜 누구의 지시에 의해 은폐됐는지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이날 BBS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경제난국 상황에서 실력과 카리스마가 있고 시장에 먹혀들 만한 분이라면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말해 경제관료 개각에 전 정부 인사도 중용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 경제수장을 지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는 이명박 정부 수립 이후 줄곧 참여정부 인사에 대한 교체 목소리를 높여 왔던 홍 원내대표의 행보로 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홍 원내대표는 방송에서 “집권 초에는 측근 사람을 쓸 수밖에 없고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1기가 가고 나면 전 정부의 인사도 들어오고 (인사의) 폭도 넓어지게 된다.”면서 보다 유연해진 인사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저소득층 720만원 저축 땐 1440만원+α

    저소득층 720만원 저축 땐 1440만원+α

    서울시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이 창업이나 주거, 자녀 교육 등 미래를 위해 정기적금을 들면 납입금의 2배(이자 제외)를 보장해주는 복지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서울시는 저소득층의 가난이 자녀에게로 대물림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2010년까지 841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복지정책인 ‘서울, 희망 드림(Dream)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서울시는 “그동안 정부지원이 기초수급자를 대상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면, 새 프로젝트는 저소득층이 스스로 자산을 모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큰 차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에게 자립의지를 북돋우면서 경제적 지원도 하기 위해 마련된 이 프로젝트에는 기존의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예산과는 별도의 예산으로 진행된다. ‘서울, 희망드림(Dream) 프로젝트’는 ▲저소득층의 자산 모으기를 돕는 서울 희망플러스 통장 ▲교육자금 모으기 꿈나래 통장 ▲SOS 위기가정 특별지원 ▲무담보 소액 대출인 서울 희망드림 뱅크 등이 있다. 이중 ‘서울 희망플러스 통장’은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 가구가 2~3년간 매월 일정액(5만~20만원)을 적립하면 서울시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같은 액수를 추가 적립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매월 20만원씩 3년 동안 720만원을 저축했다면 이자를 제외하고 최고 144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자가 5%라고 가정하면 실수령액은 약 1750만원(세전)까지 불어나는 셈이다. 서울시는 “쌀 직불금과 같이 부정 수급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상자를 철저히 선정하고, 이후 적금을 탄 돈을 사용하는 용도도 창업과 교육, 주거비용 등 3가지로 엄격히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 이 통장은 심사 등을 거쳐 2010년까지 2000가구만 만들 수 있다. 아이 교육자금 마련을 위한 ‘꿈나래 통장(4000가구 한정)’도 이와 비슷한 형식이다. 6세 미만의 아이가 있는 저소득 가정이 매월 3만원씩 7년간 교육을 위한 적금을 들면 매월 3만원을 추가 적립해 준다. 단, 두 제도 모두 중도해약하면 자신이 낸 원금과 이에 해당하는 이자만 받게 된다. 또 2010년까지 화재나 교통사고 등 갑작스러운 사고로 붕괴 위기에 놓인 가정에 최고 500만원 이내의 현금을 지원하는 ‘SOS 위기가정 특별지원(3500가구 〃)’, 대출받기가 힘든 저소득층 1500가구에 1000만원 이내에서 무담보 신용대출을 해주는 ‘서울 희망드림 뱅크(3500가구 〃)’도 운영한다. 저소득층에게 삶의 의욕을 불어넣고자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희망의 인문학 강좌’ 2010년까지 대상자를 10배까지 늘린 3500명으로 확대한다. 오세훈 시장은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는 양극화 속에서 지방정부 차원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때”라면서 “단순한 생계지원을 넘어 빈곤을 벗어나는 준비를 도와주는 것이 새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테너 안형일 서울대 명예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테너 안형일 서울대 명예교수

    푸치니가 토스카니니보다 나이가 아홉살 위였지만 둘은 아주 절친한 친구사이였다. 그만큼 서로 싸우기도 자주했다. 어느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둘은 무척 삐쳐 있었다. 푸치니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빵을 보냈다. 그런데 실수로 토스카니니에게도 빵을 보냈던 것. 이 사실을 뒤늦게 안 푸치니가 토스카니니에게 서둘러 전보를 쳤다.‘크리스마스 빵 잘못 알고 보냈음, 지아코모 푸치니’ 며칠 후 토스카니니한테 전보가 왔다.‘크리스마스 빵 잘못 알고 먹었음,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푸치니가 출세한 것은 어쩌면 토스카니니 덕분이다. 푸치니가 37세때 만든 ‘라보엠’이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1896년 토리노에서 초연되면서 명성을 얻었으니 말이다. 잠시 감상해보자. 어스름한 달빛 2층 가난한 시인 로돌프의 어둡고 침침한 방, 아래층에 사는 아가씨 미미가 들어온다. 미미는 폐결핵 환자. 둘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미가 나가려는데 열쇠를 떨어뜨려 잃어버린다. 둘은 방바닥을 더듬거린다. 로돌프가 열쇠를 찾지만 재빨리 감춘다. 계속 찾는 척하던 로돌프는 미미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른다. ‘그대의 찬 손, 내손으로 따뜻하게 덥혀 주리다. 지금은 어두워서 열쇠를 찾기 어렵지요, 다행히 조금 있으면 밝은 달님이 떠오를 거예요.(나가려던 미미를 제지하며)잠깐만 기다려줘요, 아가씨. 그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사는지, 내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나는 시인이지요. 가난하지만 글을 쓰는 기쁨으로 산답니다. 당신이 저 문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의 선율 이야기의 보석을 당신의 아름다운 두 눈이 모두 훔쳐가버렸어요.’ ‘라보엠’에 나오는 아리아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이다. 음역이 ‘하이C’까지 올라가는 어려운 노래로 테너의 절정감을 만끽할 수 있다. 푸치니의 천재성과 음악적 특징이 잘 조화를 이루면서 그의 오페라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꼽는다. 이 노래에 대한 화답으로 ‘나의 이름은 미미’라는 아리아도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1959년 10월 서울오페라단에 의해 국립극장에서 초연됐다. ●60년동안 1000여회 무대에… ‘라보엠´과 깊은 인연 우리나라 테너계의 대부격인 안형일 서울대명예교수.1926년생이니 올해 83세인 셈. 전설의 테너 라우리 볼피(Giacomo Lauri-Volpi,1892~1979) 이후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쩌렁쩌렁한 혼의 목소리로 무대를 휘어잡는 현역은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 그래서 안 교수를 ‘한국의 볼피’라고 부른다. 안 교수는 ‘라보엠’과 유독 인연이 깊다. 한국에서 초연됐던 1959년에 처음 주역을 맡은 이후 10여차례 ‘라보엠’의 로돌프 역할을 했다. 또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토스카’‘투란도트’ 등에도 단골로 주역을 도맡았다. 이래저래 서울대 재학때부터 지금까지 60년동안 무대에 선 것만 1000여회에 이르러 이 방면에도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이 가을을 맞아 아름다운 선율로 또한번 노익장을 과시한다. 내일(28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영원한 테너 안형일 교수와 제자들-골든 보이스, 가곡과 오페라의 밤’이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라보엠’의 ‘그대의 찬 손’과 한국가곡 등 모두 다섯 곡을 부를 예정이다. 모스틀릭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로 박상현·김홍식씨가 지휘하며 박성원 나승서 손성래 황건식 등 유명 테너 10여명이 출연한다. 서울 관악구 낙성대 인근의 자택에서 안 교수를 만났다. 피아노 건반을 누르며 목청을 가다듬는 모습이 나이보다는 20살 정도는 젊어 보였다. 그런 까닭을 묻자 “그냥 매일 집에서 노래를 부르고 시간 나면 동네 헬스장에 나가고, 집식구와 둘이 오붓하게 지내고…”라고 하면서 웃는다. ●윗몸일으키기 자주 하며 꾸준히 노래 연습 ▶8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노래를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대학 때부터 (노래를)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성악가는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무대에 서든 안서든 늘 연습을 해야지요. 거의 빠지지 않고 하루에 한번 몇곡씩 부르는 것이 습관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몇년은 더 노래할 자신 있습니다. ▶무대에 선 지 어느덧 60년 가까이 됐습니다. -대학 졸업은 1953년이고 대학재학시절부터 노래를 불렀으니 그럭저럭 60년이 됐지요. 오페라에서 처음 주역을 맡은 것은 1957년입니다. 그러니까 31세때 베르디의 ‘리골레토’에 출연했지요. 당시 서울오페라단 단장이기도 했던 음악가 현제명씨가 ‘안형일은 목소리가 좋은데 왜 주역을 안 시키느냐.’고 해 주역을 맡게 됐지요. 이후 ‘춘희’‘춘향전’ 등을 거쳐1959년부터 ‘라보엠’의 주역을 맡았지요.‘라보엠’은 음색도 맞고 해서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합니다. 안 교수는 잠시 그림을 그리듯 회상에 젖는다.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 철학자 코르리네, 음악가 쇼나르 등 보헤미안 기질을 가진 네 사람이 모인 2층 다락방, 그들의 방랑생활과 우정, 비련의 사랑… ●28일 제자들과 ‘골든 보이스´의 밤 ▶이번 무대는 제자들이 마련한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2년 전 제자들이 황금빛 목소리라는 ‘골든 보이스’ 라는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작년에도 같은 제목으로 공연을 가졌지요. 앞으로는 제자뿐만 아니라 우리 성악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힐 생각입니다. ▶그 동안 길러낸 제자만 해도 아주 많을 텐데요. -한국의 테너는 대부분 제자라고 보면 맞을 겁니다. 대학교수만 50~60명은 됩니다. 제자 중에 73세도 있고, 또 제자의 제자도 대학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 등에서 이름을 떨치는 제자도 많지요. 이번 무대에 같이 오르는 제자들이 그렇습니다. ●음악학교 들어가려 혼자 월남… 가족과 생이별 ▶실향민인 것으로 압니다. -우리 마을에는 예술가들이 많이 태어났습니다. 백남준, 함석헌, 김소월, 이승훈 등이 평북 정주 출신이지요. 중 3때 최용린 음악선생의 권유로 레슨을 받았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부농이셨는데 레슨비용을 돈대신 쌀로 지불했습니다. 그렇게 3년을 공부하고 음악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서울로 혼자 월남했지요. 안 교수는 이 부분에 이르자 가족 생각이 난 듯 “누가 6·25가 터질 줄 알았나. 생이별이 됐지 뭐. 나중에 누이가 살아 있다는 걸 알고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는데 6·25 전에 월남했다는 이유로 북한에서 받아주지 않았다.”면서 눈시울을 적신다. 1946년 본격적인 음악공부를 위해 해주에서 밀선을 타고 서울에 도착한 그는 허름한 판잣집 단칸방에 살면서 남대문 시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다가 미군 대령집 ‘하우스보이’ 생활을 했다. 어느날 몰래 노래 연습을 했는데, 이를 들은 미군 대령이 칭찬을 하며 매주말 미군 장교 정기모임 때 노래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음악공부를 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겠다고도 했다. 이후 서울대음대 테너 이상준 교수의 문하에서 성악공부에 전념했다.6·25가 발발하자 해군정훈음악대 합창단에 들어가 유엔 참전국 부대를 방문해 위문공연을 다녔다. 전쟁이 끝나면서 제대를 한 그는 정신여고와 숙명여고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 그러다가 현제명씨와 김연준 한양대총장의 권유로 한양대 음대 창설멤버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6년 후에는 김성태 선생의 거듭된 요청에 모교인 서울대교수로 옮겼다. 그가 많은 제자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은 인생살이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이겨낸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나 부드럽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편안하게 해주는 성품 덕분이다. 지금도 대학교수 제자들이 자주 찾아와 한수 지도를 받는다. 그의 자녀들은 모두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남 종선씨는 테너, 차남 종덕씨는 작곡가(상명대교수), 맏며느리 임희정씨는 피아니스트, 둘째며느리 박선하씨는 소프라노 등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으며 딸 종숙씨도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서울 동대문·광장시장 등지에서 40년 넘게 포목상을 하면서 아이들을 교육시킨 부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 성악 수준은 세계적입니다. 국제 콩쿠르를 거의 휩쓸다시피해서 한국사람들을 못나오게 할 정도입니다. 앞으로 10년후면 이탈리아나 독일 사람들이 한국으로 유학오게 될 것입니다. 음악학교도 가장 많고요. 일본의 경우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선 사람이 아직까지 못나오고 있지요.” 그는 평소 윗몸일으키기 운동을 자주한다. 소리를 잘 내려면 복부 횡격막 근육을 긴장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두차례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앞으로 4~5회정도의 독창회도 자신있다고 강조한다. 노(老)성악가의 아름다움은 끊임없는 노력에서 우러나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안형일은 누구 ▲1926년 평북 정주 출생 ▲1945년 정주고등학교 졸업 ▲1953년 서울대 음대 졸업 ▲1960년 한양대 음대 조교수 ▲1966년 서울대 음대 교수 ▲1974년 이탈리아 로마산타체칠리아국립음악원 졸업 ▲1983년 이탈리아 가곡연구회 회장 역임 ▲1983년 국립오페라단장 역임 ▲1992년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 ▲1995년 추계예술학교 대우교수 ▲1996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97년 국립오페라단 자문위원장 #상훈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서울시문화상, 한국음악대상, 대한민국예술원상, 국민훈장 목련장, 예총예술문화상 등. #주요공연 카르멘, 춘희, 리골레토, 춘향전, 라보엠, 루치아, 토스카, 아이다, 파우스트, 나비부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라조콘다, 노르마 등. 이밖에 KBS 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서울아카데미심포니 등 다수 협연. 일본교향악단 협연. 일본, 미국, 태국, 독일, 네팔, 타이완 등 각국 순회공연. 국내외 각종 연주회 1000여 회 출연. #저서 이태리가곡집 전8권, 중·고등학교 음악교과서 등.
  • [위협받는 밥상]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전문가 2인 인터뷰

    [위협받는 밥상]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전문가 2인 인터뷰

    ■ 짐 메이슨(변호사) 공장식 농업의 폐해와 동물 인권 등에 천착하는 변호사 겸 작가다. 공장식 농업이 전통농업을 대체하는 현실에 문제점을 느껴 농사를 포기하고 변호사가 됐다. 호주 출신의 철학자 피터 싱어와 함께 낸 책이 최근 ‘죽음의 밥상’이란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나왔다. 현재 ‘Two Mauds Foundation’이라는 시민단체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 제임스 콜먼(스탠퍼드대 교수) 두 명의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길러낸 세계적 화학자다. 미 스탠포드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회적 관심거리로 떠오르는 과학적 사실에 대해 웹사이트(www.naturallydangerous.com)에 꾸준히 글을 올리다 그것이 ‘내추럴리 데인저러스’라는 제목으로 최근 출간됐다. 김기문 포항공대 화학과 교수가 콜먼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정체불명의 먹거리로부터 우리의 밥상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하는 전문가 두 명을 이메일 인터뷰했다. ‘죽음의 밥상’의 공동저자인 짐 메이슨(변호사)은 유기농식품과 로컬푸드가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내추럴리 데인저러스’의 저자인 제임스 콜먼(미 스탠퍼드대 화학부 명예교수)은 유기농식품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며 GMO 같은 첨단기술에 의해 식품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2, 제3의 먹거리 위기가 올 수 있다는데. 짐 메이슨(이하 메이슨) 나도 동의한다. 농장에서 식탁에 이르는 음식의 궤적을 우리는 더 이상 추적할 수 없게 됐다.‘죽음의 밥상’을 쓰면서 많은 기업과 농장을 방문, 그런 궤적을 추적해보려고 시도했다. 취재를 위해 농장이나 기업에 질문하면 우리는 아무 응답도 얻지 못하거나 “당신이 상관할 바 아니다.”란 말만 들었을 뿐이다. 우리는 농장에서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까지 모든 음식 산업의 경로를 알아야 하고 그럴 권리가 있다. 포장이나 식품표시를 강화해 식품의 원산지, 농장·어장의 업무, 첨가물과 가공 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 이런 정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나은 선택을 하게 한다.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시장에서 그들의 식품을 내다 팔 권리를 잃어야 한다. 제임스 콜먼(이하 콜먼) 식품에 멜라민을 넣은 것은 범죄행위다.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은 감옥에 가야 한다. 전세계는 중국에서 수입해 오는 모든 식품에 조금이라도 멜라민의 흔적이 있는지 철저하게 검사해야 한다. ▶유기농 식품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했는데. 콜먼 그렇다. 유기농 식품은 농약을 쓰지 않는 대신 거름에 있는 박테리아에 의해 오염될 수 있다. 또 많은 채소에는 천연독성물질이 들어 있는데, 그것이 오히려 농약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 아무도 이런 천연 발암물질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많은 경우 UC버클리의 브루스 에임스 교수를 인용하는데, 에임스 교수는 합성 살충제와 제초제를 쓴 식품에 발암 성분이 있음을 DNA 변이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낸 학자다. 이후 그는 유기농산물에도 암을 유발하는 천연 살충물질이 들어 있음을 확인했다. 내 생각에 유기농 식품은 종교와 비슷하다. 과학에 기반한 게 아니라 정치적 판단이나 감정에 기반해 있다. 물론 유기농 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맛이 더 좋다. 그러나 유기농 음식은 부자들을 위한 것이다. 농약에 대해 과민반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미국에서는 적절하게 사용된 농약이 식품에 어떤 의학적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만약 과학자들이 질소고정비료(대기에서 질소를 제거한 암모니아)를 발명하지 않았더라면 식량생산은 급감하고 20억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기아에 시달렸을 것이다. 메이슨 콜먼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그가 거대 농업기업과 결탁한 미국의 많은 학자 중 하나라고 의심하고 있다. 유기농 식품은 더 적은 농약을 포함하고 있다. 미 소비자연맹이 9만 4000개의 식품 샘플을 연구한 바에 따르면, 관행농법(농약을 사용한 농법)으로 기른 식품의 73%, 그중에서도 사과·복숭아·배·딸기·샐러리의 90%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됐다. 유기농 샘플에서는 23%밖에 검출되지 않았다. 미 워싱턴대의 과학자들이 관행농업으로 기른 농산물을 먹은 어린이와 거의 유기농만을 먹은 어린이들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에서도 관행농업 농산물을 먹은 어린이들의 잔류농약 섭취가 미 환경보호국(EPA)에서 권고하는 ‘무시해도 좋을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러나 유기농 식품을 섭취한 어린이들은 관행농업 식품을 먹은 어린이의 6분의1 정도로 잔류농약을 섭취한 것으로 나왔다. 이 어린이들의 잔류농약 섭취가 EPA 권고기준 내에 있다는 얘기다. 나는 로컬푸드도 대안이라고 본다. 농사짓기에 적합한 기후라면 되도록 지역에서 먹거리를 재배해야 한다. 우리들은 유명한 브랜드나 큰 슈퍼마켓 체인을 무시하고 지역에서 재배된 식품을 직거래장터에서 구입함으로써 로컬푸드를 촉진시킬 수 있다. 약간의 관심만 있다면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지자체에는 지역 농산물 재배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고 제도적 장애물을 없애라고 압박함으로써 로컬푸드를 촉진할 수 있다. 내가 로컬푸드를 지지하는 이유는 이 활동이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덜 씀으로써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음식 시스템의 투명성도 제고할 수 있다. ▶GMO는 어떤가. 콜먼 GMO는 많은 연구 사례를 통해 안전함이 입증되었다. 농약을 덜 치도록 개량되었고, 심지어 기존 종자보다 더 싼 값에 많이 생산할 수 있다.GMO는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도 나을 때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쌀에 베타카로틴을 첨가한 ‘황금쌀’이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 들어가면 비타민 A로 변화하기 때문에 아시아인들이 비타민 A 결핍으로 인해 시력을 잃는 것을 줄일 수 있다. GMO 역시 과학에 기반한 게 아니라 유사종교적인 성격을 띤, 정치적인 이슈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미국에 있는 거의 50%의 식품이 유전자변형 요소를 갖고 있다.GMO가 안전하기 때문에 어떤 나라도 유전자변형 요소가 들어 있다고 표시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메이슨 GMO는 비록 현재 알려진 위험이 없다고 할지라도 장기간의 효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어 안심할 수 없다.‘Challenging Nature’라는 책을 쓴 리 실버 프린스턴대 교수는 “각각의 GMO는 사례별로 규제돼야 한다. 나는 안전성에 대해 어떤 주장을 펼치기 전에 GMO 각각의 형성 이론과 실험상의 데이터를 봐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로운 화학물질이나 약품이 대단한 찬사와 함께 세상에 나오면, 그것의 위험성 피해는 한참 뒤-심지어 다음 세대에서야 나타나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 많이 봐왔다. 나는 GMO를 조심스럽고 회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
  • [시론] 쌀 직불금 해법,정부가 나서라/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시론] 쌀 직불금 해법,정부가 나서라/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쌀 직불금 부당신청의혹으로 불거진 ‘쌀 직불금 파문’은 지금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파문의 핵심은 농산물 시장의 전면 개방으로 어려워진 농민들에게 가야 할 보조금 성격의 쌀 직불금이 실제로 ‘농사짓지 않는 사람들’이 받아 갔다는 데 있다. 그런데 그 농사짓지 않는 사람들이 공무원, 공기업 직원, 전문직 종사자, 회사원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를 총망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경악케 한다. 이들이 그 많은 농지를 과연 왜 소유하고 있었을까. 그들 입장에서는 많지도 않은 직불금을 왜 받으려 했을까. 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든, 양도소득세 60% 부과가 과해서든, 쌀 직불금 지급대상 농민에 대한 정의가 잘못되어서든 모두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주택이어야 할 아파트가 투기의 대상이 된 지 오래이며 농업용지여야 할 농지가 투기의 대상이 된 지 한참 됐다. 이번 쌀 직불금 파문은 이러한 투기적 수요에 의해 농지를 소유하게 된 것에서 연유된 우리 사회의 질곡이다. 우리들의 한심한 작태가 터져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농지나 토지를 사 놓으면 언젠가는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팽배해 있는 현실이 근본 요인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이번 쌀 직불금 파문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해법은 이제 더는 농지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합의해야 한다.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을 살려야 한다. 그러나 그런 자발적인 합의가 어렵다면 강제적인 방법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 부재지주에 대한 일제조사를 단행함은 물론 농지에 의해 혹 발생하는 이득이 있을 때는 어떤 경우이든 그 이익금을 정부가 전액 환수하면 된다. 농지로부터는 투기적 기대수익이 이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 대신 농업에 실제로 종사하는 농민에게는 확실하게 소득을 보전하는 장치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작금의 행태를 보면 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사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감사원을 포함한 정부는 속 시원하게 국민의 의혹과 국론분열을 풀어가려는 노력과 의지가 없어 보인다. 뭔가 숨기는 것 같은 오해를 살 만한 행태도 엿보인다.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은 속이 타고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치권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다가 대충 국정조사를 한 다음 뭐 하나 제대로 밝히지도 못하고 흐지부지될 것이 뻔하고, 정부는 시간을 끌다가 몇몇 책임자만 문책하고 나서 어물쩍 넘어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한두 번 속은 것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현 정부로서는 과거의 일이든 현재의 일이든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사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국회보다는 정부가 책임지고 쌀 직불금 파문을 정리하여 국민적 의혹과 화난 농심을 풀어내야 한다. 자료가 있느니 없느니 차일피일 미루지 말아야 한다. 환부를 도려낸다는 심정으로 너와 나를 구분하지 말고 아프더라도 대수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감사원 감사자료(2006년)를 포함해 2005년,2007년,2008년 쌀 직불금 지급 실태를 공개하고 직불금을 받은 모두를 조사하여 불법인지, 탈법인지, 편법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것을 토대로 지위고하나 직업 여부에 상관없이 처벌할 것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행정부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내기를 고대해 본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 [열린세상]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한·미 FTA는?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경제학) 교수

    [열린세상]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한·미 FTA는?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경제학) 교수

    얼마 전 정부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또 며칠 전 미 민주당의 대통령후보 오바마는 TV 토론을 통해 다시금 한·미 FTA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현재 집권이 유력시되는 민주당의 오바마후보가 당선된다면 과연 한·미 FTA의 운명은 어찌되는 걸까. 사실 한·미 FTA를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노무현 정부가 하다 만 것을 ‘설거지’할 뿐이다. 그럼에도 그것이 독인지 약인지 제대로 따져 묻지 아니하고 덥석 물어 버린다면 지난 쇠고기협상과 마찬가지로 한·미 FTA 역시 ‘독사과’가 될지도 모른다. 미 대선 국면을 경과하면서 한·미 FTA는 단순히 한·미통상관계만의 문제가 이미 아니다. 우리 국내와 마찬가지로 이 이슈는 미국 국내정치 문제가 되어 버렸고, 따라서 체결 당사국 의회 어디서 단순 비준 동의한다고 마무리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한번 물어보자. 오바마가 당선되면 한·미 FTA는 진정 물건너 가는 것일까. 알려진 것처럼 오바마는 상원의원으로서 미 대선 후보 경선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한·미 FTA에 반대의사를 명확히 해왔다. 단순히 선거를 의식한 인기영합 주의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한·미 FTA 타결 직후부터 오바마는 자동차, 쇠고기, 쌀 등 3가지 문제를 제기해 왔고, 어떻든 쇠고기문제는 해결되었으니 자동차와 쌀이 남았다. 특히 자동차는 거의 빈사상태에 몰려있는 미자동차 3사의 노조를 의식하더라도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이다. 특히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의회선거에서 상하 양원 모두를 확실히 석권할 것이 예상되는 미 민주당으로서는 한·미 FTA 자동차 재협상은 거의 당론과 같은 것이다. 미국의 2년 전 중간선거에서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당시 부시의 무역대표부는 한·미 FTA 막바지 자동차 협상에서 민주당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한·미 FTA는 이번 선거 이후 반드시 ‘손을 봐야 할’ 문제이다. 어떤 의미에서 한·미 FTA는 공화당의 매케인후보가 당선될 때 의회통과 가능성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정치적으로 볼 때 상하 양원을 완전 석권한 미 민주당이 공화당의 매케인이 추진하는 한·미 FTA를 통과시킬 가능성은 사실 거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민주당 대통령-민주당 의회 상황에서 오바마의 대통령으로서의 국정책임에 대한 압박이 증대되고, 이 경우 집권 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뒤 오바마의 ‘중앙파(centrist)’로의 선회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 케이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성장친화적인 자유시장 지지자다 (free-market guy). 나는 시장을 사랑한다.”라는 오바마의 발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오바마의 핵심 경제정책 참모로 집권 후 중용이 예상되는 J 퍼먼(Furman)이나 A 굴스비(Goolsbee) 등이 미민주당 중앙파 성향의 자유무역 지지자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오바마 집권 이후 한·미 FTA는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미·콜롬비아, 미·파나마 FTA가 통과되고 그리고 오바마의 중앙파 선회가 일어날 즈음 한·미 FTA는 본격적으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때에도 뭔가 추가 보너스를 요구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초 오바마의 한반도정책 자문위원이자 전 주한 미 대사인 토머스 허바드가 시사한 바 있는 자동차 관련 부속협정(side agreement)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도 지난 1990년대 초 북미 FTA를 통과시키기 위해 당시 클린턴이 노동, 환경 관련 부속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자동차 관련 ‘재협상’은 절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부속협정을 위한 ‘추가’협상은 ‘재’협상이 아니라고 할 때, 이 또한 마다할까. ‘친절한’ 미국의 배려는 이렇듯 멀고도 깊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경제학) 교수
  • [사설] 정쟁 접고 직불금 탈법부터 바로잡아라

    쌀 소득보전 직불금 파문이 점입가경이다. 고위직 7명의 직불금 부당수령설에서부터 참여정부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덮었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자고 나면 새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그런데도 여야가 상대 측 흠집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탓인지 뭐 하나 제대로 규명되는 것은 없다. 정치권은 이제라도 정쟁을 접고 직불금과 관련한 위·탈법 행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쌀직불금은 쌀시장 개방에 따른 농민들의 피해를 줄이려는 게 본래 취지다. 당연히 실경작인에게 돌아가야 할 몫으로, 이를 가로챘다면 세금을 도둑질한 범죄 행위다. 더욱이 국록을 먹는 공직자가 그런 행위를 저질렀다면 도덕적 해이의 극치가 아닌가. 까닭에 그런 무자격 수령자나 이를 알고도 쉬쉬한 공직자들이 있다면 전·현 정부 인사를 막론하고 가려내 책임을 묻는 게 본질적 해법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아전인수식 논리로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는 꼴이다. 한나라당은 “직불금 비리는 참여정부에서 생긴 일”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책임론 부각에 골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조사나 사찰론에 따른 국감중단론 등을 제기하며 당연히 진행해야 할 정부의 진상조사조차 백안시하고 있다. 여야는 부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삿대질만 할 게 아니라 진상을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우리는 감사원이 문제 해결의 일차적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본다. 조속히 직불금 수령자 명단이나 감사 결과를 복원해 공개하기 바란다. 이를 토대로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이든, 다른 전·현직 공직자든 위·탈법 여부 사실이 드러나면 모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참여정부가 감사결과를 고의로 덮었는지 여부도 이 과정서 규명해야 한다. 국정조사는 이런 조치가 미진할 경우에 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 [사설] 직불금 파동, 농촌구조조정 장애 안돼야

    쌀 직불금 파동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실제 경작하지 않았음에도 직불금을 수령했거나 신청한 공직자에 대한 명단 공개와 처벌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신·구 권력의 대결구도로 비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허술한 제도로 비리를 양산하고 그 사실마저 은폐한 참여정부의 실정으로 몰아세우는 반면 민주당은 현 정부의 도덕 불감증 문제로 맞설 태세다. 우리는 쌀 직불금 파동의 발단이 잘못된 제도와 운영에 있음을 먼저 상기시키고자 한다. 쌀시장 개방을 앞두고 고령화된 영세 농업구조를 경쟁력있는 대규모 영농으로 전환한다는 명분 아래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고향의 농지를 사들이도록 은근히 독려하기도 했다. 영농조합과 영농법인, 부분 위탁영농 허용 등이 도입된 배경이다. 문제는 농촌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쌀 직불금 허위 수령 가능성을 예단하지 못한 데 있다. 허술한 제도를 만든 정부도 잘못이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농심을 의식해 직불금 보전비율을 높이는 데만 골몰했던 정치권도 이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직불금을 챙긴 부재지주의 부도덕성을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혈세를 착복한 이들의 파렴치한 행위는 철저하게 응징해야 한다.1년 이상 감사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캐비닛속에 방치된 과정도 규명돼야 한다. 다만 직불금 파동이 농촌구조조정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어리석음을 범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직불금 불법, 편법 수령의 틈새는 차단하더라도 농촌의 경쟁력을 높이는 물꼬는 계속 터놓아야 한다. 냉철한 접근을 촉구한다.
  • [사설] 쌀 직불금 연루 고위 공직자 엄중 문책을

    고위 공직자들 가운데 쌀 소득보전 직불금을 받았거나 신청한 사람이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직불금을 신청했다가 철회한 것을 계기로 대대적인 실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져 결과와 조치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도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임직원이 대리경작을 하면서 직불금을 타 갔다면 형법상 사기죄”라면서 국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 조사 방침을 밝혔다. 쌀 소득보전 직불금제의 문제점은 지난 참여정부 때부터 제기돼 왔다. 홍준표 대표도 어제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 “2006년 노무현 정권 시절 감사원이 이 문제에 대해 감사를 벌여 공무원과 공기업 임원을 많이 적발했는데, 이게 왜 은폐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궁금증부터 해소하기 바란다. 다른 사람도 아닌 고위 공직자들이 쌀 농가에 돌아가야 할 직불금을 받았거나 챙기려 했다면 엄중 문책해야 한다. 쌀 직불금은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쌀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 목표 가격과 수확기 전국 평균 쌀 값과의 차액의 85%를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 지원 규모는 107만여 농가, 9912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쌀 직불금이 엉뚱한 사람에게 새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확실히 해야 한다. 실제 경작자가 아닌 지주가 직불금을 받는 일이 없도록 지급 대상자를 확정하기에 앞서 현지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다른 직업을 갖고 있더라도 부업으로 쌀 농사를 지을 경우 직불금을 받게 돼 있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쌀 직불금 지급 상한 면적을 설정하고, 일정액 이상 농업외 소득이 있는 사람은 쌀 농사를 직접 짓더라도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담은 법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부당하게 직불금을 받을 경우 가산금을 부과해 회수하는 등 페널티를 강화하기 바란다.
  • “무공해 보약 쌀 드세요”

    “무공해 보약 쌀 드세요”

    ‘100% 무공해인 보약 쌀을 맛 보세요.’지방의 한 기초자치단체장의 새로운 생명환경농법에 대한 집념이 큰 결실을 거두었다. 아직은 검증 단계란 주위의 지적이 있지만 전국 처음으로 시도한 이 농법이 쌀의 생산량을 늘리는 등으로 성공적이란 평가가 우세해 향후 확산이 주목된다. 경남 고성군이 국내 처음으로 토착 미생물과 한방영양제 등을 사용해 재배한 완전 무공해의 생명환경농업 벼가 지난 10일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고성군은 15일 고성군 개천면 청광들에서 생명환경농업 벼 수확잔치를 연다. 처음 시도한 생명환경농업 벼 재배의 성공을 축하하고 생명환경농업벼 품질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다. 이날 행사에서는 생명환경농법에 사용된 각종 자연자재를 전시하고 벼 베기 체험, 쌀 품평회 등도 한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한국건강연대·마산대우백화점 등에서 300여명의 소비자가 생산현장도 둘러본다. ●163만㎡에서 825톤 생산 고성군은 올해 16개 단지,163만㎡(50여만평)의 논에 생명환경농업으로 벼를 재배했다. 벼 품종은 동진1호와 남평이다. 생명환경농업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아예 쓰지 않는 대신 토착미생물과 한방영양제 등 각종 생명농업 자재를 사용해 벼를 재배하는 농법이다. 고성군이 올해 처음으로 시도했다. 미생물과 한방영양제 등이 벼를 튼튼하게 하고 뿌리를 깊게 내리게 해 병충해가 생기지 않고 강한 바람에도 잘 넘어지지 않는다. ●생산비 60%↓·수확량 6%↑ 모심기도 기존의 일반 관행농업 방식과 다르다. 기존 농업은 3.3㎡당 70주(1주당 10포기)쯤 심지만 생명환경농업은 45주로 넉넉하게 심어 밀식에 따른 벼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통풍도 잘되게 한다. 지난 10일부터 첫 수확에 들어가 오는 25일 마칠 계획이다. 모두 825t의 벼가 수확될 것으로 예상한다. 군은 기존 농법으로 재배한 벼와 비교 분석한 결과 1000㎡당 수확량이 506.28㎏으로 관행농업 때(475㎏)보다 6%많고 도정 품질도 94점으로 일반 특미 91점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허재용 고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문고병·도열병 등 병충해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 소장은 “농약·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생명농업자재는 주변에 널려 있는 재료를 이용해 농민들이 직접 만들기 때문에 생산비는 기존의 관행농업에 비해 3분의1 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군수 집념 결실… 농업혁명 기대 고성군의 생명환경농업 벼 재배는 이학렬 고성군수의 신념과 추진력에서 비롯됐다. 올해 처음 시도됐기 때문에 아직은 검증단계로 볼 수 있다. 이 군수는 14일 “고성군이 시작한 생명환경농업 벼 재배가 대한민국 농업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공룡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고성을 관광도시로 부각시킨 데 이어 조선단지 조성을 통해 산업 기반을 다졌다. 다음으로 침체된 농업을 어떻게 하면 회생시킬 수 있을까 고심 끝에 그는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은 생명환경농업이라고 판단했다. 이 군수는 지난 1월 충북 괴산군에 있는 자연농업학교에 농민들과 함께 입소해 5박 6일동안 직접 교육을 받았다. 자신이 알아야 농민들 앞에 나서 설득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이 군수와 함께 480명의 농민이 생명환경농업 교육을 수료했다. 생명환경농업에 참여한 295농가 농민들도 처음에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농약과 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는 것이 가능할까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중간중간 생육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성공의 기미가 보이자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40㎏당 수매가 7만원… 40% 높아 고성군이 생산한 생명환경농업 쌀은 농협이 계약을 통해 전량 수매한다. 수매가격은 40㎏당 7만원으로 정부의 일반벼 수매가격 5만원보다 비싸다. 농협은 도정을 한 뒤 ‘생명환경 쌀’이라는 상표로 포장해 시중에 ㎏당 4000원(일반벼 2100∼2300원)을 받고 판매한다. 포장에는 고성군수가 품질을 보증한다는 보증서도 새겼다. 고성군은 내년 생명환경농업 벼 재배를 희망하는 농가를 조사한 결과 1000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군은 2012년까지는 지역 논 7000만㎡와 밭 3000만㎡ 등 모든 농경지의 농업을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생명환경농업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 김태호 경남도지사도 고성군 생명환경농업을 둘러본 뒤 내년 도내 시·군마다 10만㎡씩 시범재배를 권장했다. 이 군수는 “고성군의 생명환경농업이 농산물 시장개방에 맞서 앞으로 우리나라 농업의 살 길을 제시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고성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쌀 직불금 수령’ 파문] 대리경작 땐 소작농이 신청·수령해야

    [‘쌀 직불금 수령’ 파문] 대리경작 땐 소작농이 신청·수령해야

    해마다 공무원 수 만명이 부정 수령하는 등 모럴해저드의 극치를 드러내며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쌀소득보전직불금 운영 과정에서 정부의 관리·감독이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쌀소득보전직불금은 추곡수매제가 폐지되면서 2005년 도입됐다. 도하개발어젠다(DDA)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 개방으로 쌀 가격이 떨어질 경우 쌀농가의 소득 안정을 꾀하기 위한 취지다. 농지 1ha당 60만원 가량 일괄 지급되는 고정직불금과 정부가 정한 목표가격과 당해연도 수확기 산지 전국 평균 쌀값과의 차액 가운데 85%를 보전해주는 변동직불금 등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변동직불금의 경우 지급기준은 10월∼이듬해 1월 4개월간 전국평균 산지 쌀값이다. 즉, 쌀값이 하락하면 직불금이 많이 지급되고 쌀값이 오르면 낮아지는 구조다. 쌀 직불금 시행의 근거가 되는 ‘쌀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농업인들이 논에 벼·미나리·왕골·연근 등을 재배하면 해마다 수확기가 끝난 뒤 10월쯤 쌀 고정직불금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이듬해 3월쯤 변동직불금을 추가로 받는다. 직불금은 직접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나 영농조합, 영농법인이 시·도에 신청해 지급받는다. 다만,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 소작농을 두어 대리 경작하는 경우에는 소작농이 신청한 뒤 수령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직불금 신청을 원하는 농가는 주소지 읍·면·동사무소를 찾아가 본인이 소유한 농지와 경작 등 증명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현장 공무원이 관련 서류와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신청자가 부정 수급자인지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시장·군수가 직불금 지급을 승인한다. 이렇게 취합된 직불금 규모는 행정안전부를 통해 농식품부에 보고되고 정부는 예산과 기금을 통해 해당 금액을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쌀 고정 직불금은 2005년 6038억원(103만 3000명),2006년 7168억원(105만명), 지난해 7120억원(107만 7000명)이 지급됐다. 쌀 변동직불금은 2005년 9007억원(98만 4000명),2006년 4371억원(100만명), 지난해 2791억원(102만명)이 지출됐다. 문제는 쌀직불금의 부당 신청과 수령이 판을 치는 데도 위반자 파악이 안돼 눈뜨고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벌칙도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관련 법상 직불금 부당수령에 대한 제재는 ▲직불금 회수 ▲3년간 신청자격 제한 등이 고작이다. 때문에 이봉화 차관의 경우에서 보듯 농지 소유자가 각종 편법을 동원해 직불금 수령인을 임차인이 아닌 본인 명의로 등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의 국민 혈세가 자격없는 사람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이는 쌀 직불금 부정 수급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 시스템이 엉성한 데서 비롯됐다. 일차적 책임은 시장과 군수 등에 있으나 총체적인 관리·감독 책임을 갖고 있고 동시에 나랏돈을 집행하는 농식품부는 뒷짐을 지고 있어 부정 수급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농식품부는 쌀 직불금 신청자의 개인 정보조차 제대로 취합하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신청자의 주민번호와 동·면까지만 기재된 농지 주소 정보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추곡 수매가 ‘충돌’

    추곡 수매가 ‘충돌’

    추곡 수매가를 둘러싸고 농민과 농협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농민들은 수매가 현실화를 요구하지만 농협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는 지난 9일 경북 경주시 안강읍 미곡처리장 앞에서 추곡 수매가 인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 집회에는 경주지역 400여명 농민이 참여했으며 조곡 40㎏ 기준으로 6만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농협이 제시한 5만1000원은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생산비도 안된다고 밝혔다. 성난 농민들은 트렉터를 이용해 수확을 앞둔 논 2000여㎡를 갈아 엎었다. 농민 김모(53)씨는 “애써 가꾼 벼를 흙더미로 만든 것은 수매가를 인상하지 않으면 수확을 포기하겠다는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연초부터 국제유가 상승으로 기름값이 급등했으며 원자재 및 곡물파동에 따른 비료값과 농약값이 크게 올랐다며 6만원 이하로의 양보는 절대 없다는 입장이다. 송영길(47)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경주시연합회장은 “지난 1년동안 비료값은 123%, 기름값은 100%, 농기계값은 11% 인상됐으며 인건비도 20%나 올랐다.”며 “이로 인해 올해 벼 생산비는 지난해에 비해 15%이상 더 들어갔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농협이 수매가 인상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13일 경주시 외동읍 외농농협 앞에서 집회를 갖는 등 대규모 집회를 잇따라 기질 계획이다. 송 회장은 “수매가를 최소한 20% 이상 올려줘야 농민들이 먹고 살수 있다.”며 “이같은 기대가 실현되지 않으면 올 농사는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용태 농협중앙회 경주지부장은 “쌀 시장가격과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40㎏들이 한 포대에 5만 1000원의 매입가를 제시했다.”며 “경주지역 12개 농협 단위 조합과 협의해 농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부응할 수 있도록 힘쓰겠지만 제시액보다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내 시·군지역 농민회원들도 최근 이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산물벼를 종합미곡처리장(RPC)으로 출하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최근 전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벼 경영안정자금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800억원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농민회원들은 오는 20일 도청과 시·군청 앞에 벼를 쌓아두는 야적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또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현관 앞에 트랙터와 이앙기 등 농기계 48대를 세워두는 등 농기계 반납투쟁을 펴고 있다. 전국농민회 전북도연맹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전북농민연합도 지난달 19일 전북도청 앞에서 ‘식량주권수호 전북농민대회’를 열고 추곡 수매가 인상을 요구했다. 강원도 원주를 비롯해 경북 의성과 상주 등에서도 수매가 인상을 잇따라 제기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위협받는 밥상] 먹거리 불안 가중…위협받는 식탁

    [위협받는 밥상] 먹거리 불안 가중…위협받는 식탁

    중국산 꽃게 납 검출, 광우병 쇠고기, 불량만두, 기생충알 김치, 생쥐머리 새우깡, 칼날 참치캔 등 식품안전사고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식품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멜라민 파동에서 드러나듯 식품안전사고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불안전한 식품을 마구잡이로 수입하는 일부 식품업계의 양심을 저버린 행태와 정부의 허술한 식품행정 및 검역체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인 국민 부담이다. 정체불명의 먹을거리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이런 위해식품들의 유통실태, 그리고 국민건강권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한 대안 등을 4회 시리즈로 심층 모색해 본다. 관련 동영상은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www.seoul.co.kr)에 올린다. ■ [유기농 이용 안소영씨] “식비 부담스럽지만 농가와 직거래” 지난달 30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유기농 가게에서 안소영(29·여·회사원)씨가 21개월된 딸 지유와 함께 밥상에 올릴 반찬거리를 고르고 있다.“지유, 미역 좋아하지?하나 살까?”라는 엄마 말에 “미, 미”라며 지유는 고개를 끄덕인다. 안씨는 유기농을 선호한다. 회사 근처 대형마트에도 가지만 대체로 집 앞 유기농 가게나 ‘82cook’ 등 인터넷 직거래장터를 이용한다. 한달 식비는 100만원 남짓. 세 식구 밥값으론 조금 많은 편이지만 가급적 안전한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돈을 아끼진 않는다. 그래도 안씨는 “불안하고,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됐는지, 엄격한 절차를 거쳤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안씨 가족은 올들어 논란이 된 미국산 쇠고기, 중국산 과자류는 아예 손도 대지 않는다. 안씨는 “저희는 경기도 양주에 아는 분을 통해 직거래해요. 과자는 예전부터 잘 안 먹였는데, 혹시 몰라 일본 과자를 가끔 줬어요. 그런데 일본에서도 멜라민 파동이 터졌잖아요. 어휴, 더 이상 못 믿겠어요.” 맞벌이하느라 외식이 잦은 안씨 부부는 식당의 위생상태나 음식의 질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 특히 반찬 재활용을 한다거나, 싸구려 중국산으로 음식을 만든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 더욱 그렇다. 남편 박영준씨는 “바쁘다 보니 음식을 시켜 먹을 때가 많은데, 바깥 음식은 대개 중국산이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깨끗하게 만들었는지 모르죠. 안 먹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죠.” 안씨는 정부가 먹을거리 문제를 좀더 신경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우리나라는 먹을거리 규제에 관해선 시작 단계인 것 같아요. 허술한 것도 많고, 요즘처럼 사건이 터져도 눈앞 문제만 해결하기에 급급하잖아요. 일본에 가보니 먹을거리에 대한 법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우리보다 훨씬 엄격했어요. 마음놓고 음식을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우리도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식품안전에 대한 장기대책을 세웠으면 좋겠어요.” [밥상추적] 돼지고기 제주, 쌀·콩은 의성산 안소영씨 가족이 집에서 먹는 음식은 거의 100% 국산이었다. “유기농도 엄격한 절차를 거쳤는지 의심이 된다.”는 안씨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유기농 매장을 이용한다. 그가 주로 장을 본다는 집 앞에 있는 유기농가게를 함께 가봤다. 전남 진도산 미역, 강원도 설악산 인근에서 나온 고사리 등이 눈에 띄었다. 가게 주인은 “현지 농민이나 조합과 계약해 납품받고 있다.”면서 “우리 같은 유기농마트나 생협에서 농민들에게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고 대신 정기적으로 현지검사와 품질관리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그는 하루에 찾는 60∼80명의 손님들은 대부분 단골이라고 귀띔했다. 안씨가 과자를 집어들었다. 딸에게 가끔 먹이는 ‘발아통밀 웨하스’다. 국내산 통밀로 만들었다고 돼 있다. 제품을 생산한 ㈜우리밀은 사단법인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의 사업단으로 국내산 밀의 수매·가공·유통사업을 전담한다. 우리밀 관계자는 “밀은 대표적인 겨울철 이모작 소득작목으로 10월 파종 전에 계약재배를 한 뒤 병충해를 걱정하기 전인 이듬해 6월에 수확해 농약을 쓸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점심 때도 국산 먹을거리를 선호한다. 그가 “재료가 좋아서” 점심에 자주 찾는다는 회사 근처의 한 식당은 값이 만만치 않다. 안씨가 즐겨먹는 고추장찌개만 해도 1만 5000원이다. 식당에서는 모든 식재료가 ‘국내산’이라 비쌀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식당 주인이 밝힌 고추장찌개의 주 재료는 고추장, 감자, 호박, 돼지고기, 목살, 양파 등이었다. 손님에게 내놓는 채소는 거래하는 회사가 서울 가락시장 경매장에서 국산 여부를 확인해서 납품한 것이었다. 돼지고기는 제주도 흑돼지를 취급하는 도매회사에서 구입했다. 소금은 국산 천일염이고 고춧가루와 쌀, 콩 등은 경북 의성에 있는 농가에서 재배한 것들이었다. ■ [대형마트가는 김성혜씨] “의심가지만 대기업 제품이라니 사요” 지난 3일 오후 5시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대형마트. 새내기 부부 한승훈(27·회사원)·김성혜(27·주부)씨는 생후 6개월된 아들 차윤이를 데리고 장을 보고 있다. 부부는 보리차 코너에 서서 한참 논쟁을 벌인다.“이것 봐, 지난번에 산 건 100% 중국산인데 이건 국산이잖아. 유기농 보리차라면서 중국산인 건 이상하지 않아?” 사연인 즉, 얼마 전 한씨가 아기를 위해 유기농 보리차를 사왔는데 김씨가 중국산이어서 먹지 않고 놔뒀다는 것. 김씨는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믿을 수도 없다.”며 국산 표시가 된 보리차를 집어들었다. 한씨 부부는 먹을거리를 주로 대형마트에서 산다. 일주일에 세 차례 장을 보는데, 한 달 식비는 30만원 정도. 이들은 대형마트를 주로 이용한다. 몰아 사면 시간이 절약되고 가격도 저렴해서다. 대형마트와 대기업 식품에 대한 신뢰도도 있다.“쌀 같은 건 시골에서 떼어오면 좋다고 어른들이 그러시는데, 어디서 하는 건지 알 수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그냥 대형마트에서 전부 사요.”주부인 김씨 얘기다. 그렇다고 김씨가 대형마트와 대기업의 이름값을 무조건 믿는 것은 아니다. 마음 속에 남아 있는 한 자락 불신은 “식품정보 표시를 어떻게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이건 신뢰문제 같아요. 미국산 쇠고기나 유전자조작식품(GMO)의 경우, 표시가 제대로 돼 있다면 절대로 안 먹어요. 그런데 표시가 제대로 안 돼 있다면 모르고 먹을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일단 사긴 하는데, 찜찜한 건 어쩔 수 없죠.” 출산 이후 동갑내기 부부에게 생긴 새로운 기준은 “무조건 국산, 되도록 유기농”이다.“이유식을 시작하면 무조건 유기농을 먹일 생각이에요. 지금은 모유수유를 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신경쓰진 않고요. 그래도 제가 먹는 게 아이한테 가니까 조심하고 있어요. 요즘 들어 중국산은 아무리 싸도 사지 않아요.”라고 김씨는 말했다. 한씨네 저녁 메뉴는 김치찌개에 조기구이, 호박전 등이었다. 식사 내내 부부의 화제는 아들의 미래 먹을거리였다. 한씨는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학교 급식을 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신경이 쓰일 것 같아요. 시골에서 직거래하는 방법을 알아볼 작정입니다. 회사 동료들은 ‘앞으로는 시골에 부모님 있는 사람이 최고’라고 하던데요.”라고 말했다. [밥상추적] 고추장ㆍ된장ㆍ두부 모두 수입원료 김성혜씨가 ‘중국산 유기농’이라는 말에 찜찜해서 그대로 놔뒀다는 보리차는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었다. 김씨가 구입했던 ‘유기농 아기보리차’를 판매하는 샘표 관계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중국 헤이룽장성 북부의 중·러 국경지대에서 재배한 보리로 만들었다.”면서 “큰 길 몇 곳만 차단하면 농약과 비료가 들어갈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기업인 가공공장의 담당자가 현지에 상주하고 본사에서도 최소 3개월에 한 차례 이상 현지조사하고 있고 중국에 있는 유기농 인증기관의 심사를 통과한 원재료만 수입, 국내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만든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외국 농산물을 수입할 때 농산물 생산국가의 공인기관에서 유기농으로 인증한 경우에는 보통 농산물에 대해 적용하는 잔류농약 검사 이외에 유기농 농산물 입증 서류를 추가로 제출받고 있다. 김씨가 저녁 밥상에 올린 김치찌개에는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종가집 전통두부’가 들어 있었다. 이 종가집 전통두부는 원산지를 ‘수입산’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수입산이란 3개 국가 이상에서 수입했다는 뜻이다. 이 업체는 두부에 쓰는 콩을 중국, 미국, 호주, 러시아(연해주)에서 수입한다. 국제 콩 시세가 기복이 심해 안정적 공급을 위해 여러 곳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업체 관계자는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는 수입산보다 비싼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김씨가 사용한 청정원 고추장과 된장도 모두 수입산이었다. 김씨는 ‘콩’ 하면 유전자조작식품(GMO) 여부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이에 대해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미국은 GMO 관리체계가 돼 있고 중국은 인건비가 싸서 종자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GMO콩을 쓸 이유가 없다. 결국 수입처가 중국과 미국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재래시장 가는 김용금씨] “어쩔 수 없어 사긴 하지만 못믿어” 지난 1일 오후 5시 서울 양재역 근처 재래시장. 김용금(59·주부)씨는 한 가게에서 고사리 나물을 이리저리 들춰보기 시작했다. 김씨가 “이거 국산이에요?”라고 묻자 “중국산”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돌아선 김씨는 “난 국산인 줄 알았는데. 이러니 뭘 믿을 수 있겠어요.”라며 한숨을 내쉰다. 김씨는 일용직으로 자재 운반을 하는 남편 문모(58)씨와 고3 외동딸의 밥상을 책임지고 있다. 양재동 재래시장을 주로 이용하지만 근처 하나로마트와 가락시장도 가끔 찾는다. 웬만한 채소는 마당에 조그만 텃밭을 가꿔 직접 길러 먹고, 쌀이나 고기 등은 시골의 지인을 통해 들여온다. 김씨는 한 달에 두세 번 시장에 간다. 한달 식비는 15만원 정도.“형편이 넉넉지 않아 유기농같이 비싼 재료는 살 수 없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이나 미국산 쇠고기 등을 먹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재래시장을 한 바퀴 돌았지만 김씨는 살 것이 마뜩잖은 눈치였다. 생선가게에서 15마리에 1만원이라는 조기를 5000원에 8마리 사고, 그 옆에서는 흑미 180㏄(한 홉)가량을 3000원에 샀다. 요깃거리로 감자떡과 호박떡도 3000원 주고 샀다. 시장을 나오면서 김씨는 “어쩔 수 없이 사긴 사지만 못 믿겠다.”고 말했다. “특히 재래시장에선 원산지 표시가 자세히 되어 있지 않아요. 보통 제가 살펴봐서 국산인지 아닌지 판별하거든요. 그런데 아까 고사리는 알고보니 중국산이라잖아요. 잘 모르겠어요. 아까 산 조기도, 국산이라고는 하는데 지나치게 싼 거 아닌가 싶어요. 가격만 놓고 보면 중국산인 것 같기도 하고.” 집에 돌아온 김씨가 준비한 저녁 메뉴는 우거짓국에 조기구이, 고구마줄기 무침. 우거지는 남편 문씨가 직접 기른 배추로 만들었고, 고구마줄기는 동네 텃밭에서 따온 것이다. [밥상추적] 조기 5천원에 8마리 원산지 표시 없어 김용금씨가 서울 양재동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조기는 15마리에 1만원이었다. 시장 상인은 조기를 팔면서 “전남 목포산 조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원산지 표시는 없었다. 김씨가 “목포산 조기인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묻자 상인은 “목포산 조기만 나무상자에 담아 출하된다.”고 대답했다. 김씨가 구입한 조기는 다른 생선들과 달리 나무상자에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목포산임을 믿기는 어려웠다. 조기가 목포산임을 확인하기 위해 이 상인이 생선을 떼어 왔다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았다. 상인이 거래했던 J상회는 국산·중국산 조기를 함께 취급하고 있었다. 국산은 120마리에 6만∼6만 5000원, 중국산은 5만원 선이었다. 목포산 조기를 취급하냐고 묻자 주인은 “있다. 냉동조기는 6만 5000원, 생물(얼리지 않은 것)은 7만원 정도”라고 말했다.“목포산 조기만 나무상자에 담느냐.”고 묻자 그는 “생물일 경우 나무상자에 담지만 목포산 조기라고 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좀더 확실한 답을 얻기 위해 목포산 생선을 취급하는 목포종합수산시장에 확인을 요청했다. 황춘호 번영회장은 “목포산이라서 나무상자에 담는 게 아니라 생물이라서 담는 것이다. 하지만 상자에 원산지를 일일이 표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양재동 재래시장의 조기는 목포산이 아닐 수도 있는 셈이다. 목포산 조기가 중국산 조기와 뒤섞여 유통되다 적발된 적이 있냐는 질문에 황 회장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가능성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안 되고 있어서다. 목포산 조기의 경매를 총괄하는 목포수협 관계자는 “극단적인 경우 수협에서 조기를 낙찰받은 뒤, 중국산 조기와 섞어 팔 수도 있다. 중국산을 목포산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개인의 양심문제”라고 말했다. 글:기획탐사부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 기자 tamsa@seoul.co.kr 동영상:나우뉴스팀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GMO, 볼로그 “적극 확대해야” 윤석원 “최후수단 삼자”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GMO, 볼로그 “적극 확대해야” 윤석원 “최후수단 삼자”

    1. 곡물난 왜 시작됐을까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제3세계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는 등 식량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식량위기의 원인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노먼 볼로그 박사 곡물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맞지만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란 점을 우선 말하고 싶다. 인류는 모두 함께 먹고살 만큼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단지 분배면에서 문제가 있을 뿐이다. 중국과 인도에서 동물 단백질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식량가격을 올리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다. 육류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옥수수와 밀이 동물사료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윤석원 교수 전 세계 곡물재고는 5년 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최대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에서 매년 5000만t 이상의 옥수수가 바이오에탄올로 전환되고 있다. 당연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확량 저하도 심각한 문제다. 현재는 수확량 저하가 1∼2%선이지만 5%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국제시장에 돌아다니는 곡물거래량이 생산량의 5% 수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60년대 후 식량위기를 해결한 것으로 평가받은 1세대 ‘녹색혁명’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녹색혁명은 그 수명이 다한 것인가. 볼로그 박사 70년대 이후 농작물 생산성은 극대화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제3세계는 좋은 종자, 적절한 비료, 최고의 농약을 통한 질병 관리 등 기술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여러 이해관계 탓에 적절한 농경법이 도입되지 않았다. 결국 녹색혁명은 선진국의 경우에는 끝난 것이 맞지만 수많은 개도국에서는 아직도 유효하다. 윤 교수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균등하게 나누면 전 인류가 하루에 3000㎉씩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생산과 공급은 선진국에 집중돼 있다. 녹색혁명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갈 길이 멀다. 또 비닐하우스와 온실 등으로 대표되는 ‘백색혁명’의 경우에도 제3세계에는 거의 도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제2의 녹색혁명을 얘기하기에 앞서 우선 가지고 있는 기술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2. 장·단기적 대안은 무엇 ▶식량위기의 대안으로 유전자변형작물(GMO)을 포함해 수직농경, 채식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단기적, 중장기적 관점에서 식량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볼로그 박사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단기적으로는 현재 안전성이 검증된 GMO를 확대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토양비옥도의 증진과 파종밀도의 개선을 위한 첨단 농경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윤 교수 한국 농업에는 도시자본이 들어오지 않는다. 삼성이나 현대가 기업농을 한국에서 한다고 승산이 있겠는가. 단기적으로는 농토가 사라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매년 자연적인 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농토가 1만∼2만㏊에 달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린벨트나 농토규제 등을 풀면서 과도하게 없어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선진국형 농업으로 가야 한다. 벤처농업, 기능성농업, 기술농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국민소득이 3만∼4만달러가 되면 농업이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 세계 어느 선진국도 농업을 포기한 나라는 없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GMO는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볼로그 박사 GMO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은 과학적 사실을 뛰어넘어 공포를 확산시키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GMO의 생산성이 지금까지의 어떤 육종기술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의 곡물이 스스로 질소와 인, 기타 식물 영양소를 함유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을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GMO는 이같은 식물의 진화를 인간의 힘으로 도와주는 수준으로 이해해야 한다. 바이오기술과 첨단 재배법은 다른 수단들과 병행할 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어떤 새 기술 하나만의 힘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윤 교수 과학적 문제는 제쳐두더라도 한국에서의 GMO 문제는 국민들의 인식을 감안해 접근해야 한다. 광우병 사태를 통해 볼 수 있듯이 한국민들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섣부르게 과학적인 판단만으로 접근하면 국민들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맞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GMO는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최대한 ‘비(Non)-GMO’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3. 한국농업 어디로 가야 하나 ▶한국은 쌀을 중심으로 한 농업의 근간을 강조하면서도 식량 자급률은 30%를 밑돌고 있다. 이는 외부변화에 극도로 취약하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러한 식량수급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볼로그 박사 한국은 필리핀, 인도 같은 나라들에게도 배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들은 신기술에 대한 저항감이 낮은 편이다. 또 해외식량기지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등 21세기형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또 자국 농민들의 생산에 필요한 부분을 보조할 수 있는 제도도 갖고 있다. 파키스탄 등 일부 제3세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윤 교수 일본은 한국과 같이 전 세계 선진국 중 유일하게 식량자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나라다. 따라서 일본의 사례에서 한국이 나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26% 수준인데 채소나 과일은 자급하고 있다. 문제는 곡물인데, 오직 쌀만이 아직까지 100%를 넘는다. 이는 수많은 국제 협상에서 다른 부분을 손해보면서라도 지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80만∼95만㏊ 정도는 무조건 지켜야 한다. 일본의 경우 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일부 논을 놀리는 대신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무리를 해서라도 농업의 근간을 지키는 것이 식량문제 해결의 첫 번째 열쇠다. ▶해외식량기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해외식량기지는 일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성공할 수 있는 명확한 모델이 없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윤 교수 해외식량기지의 경우에는 절대 정부가 나서면 안 된다. 이명박 정부가 해외식량기지를 언급한 이후에 러시아 땅값이 폭등하고 있는데, 결국에는 식량기지 개척을 노리는 식품기업들에는 역효과만 될 뿐이다. 해외식량기지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배주체와 유통 및 가공업체, 식품수요업체가 한 그룹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CJ나 풀무원 같은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농협 같은 준정부기관이 지원하는 형태가 좋을 것 같다. 일본의 경우 해외식량기지 자체에 있어서는 성공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미쓰이나 미쓰비시 같은 업체들이 유통 및 가공 수단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결국에는 수입중단 조치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볼로그 박사 노먼 볼로그(94) 박사는 ‘녹색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식량·농업 분야 석학이다. 미국 미네소타대를 졸업한 뒤 듀폰과 록펠러재단에서 육종 연구를 했다.1950년대 중반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밀 ‘소노라’를 개발해 멕시코·파키스탄·인도 등에 보급, 개도국의 식량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했다. 이 공로로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그가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평가했다.90세가 넘은 지금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빈곤국의 식량증산 방안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식량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할 도덕상의 권리’라는 철학으로 유명하다. ■ ‘한국 농촌개혁 선두주자’ 윤석원 중앙대 교수 윤석원(56)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통 농업경제학자로 한국 농촌문제·농촌개혁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중앙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농림부 양곡유통위원회 위원, 중대 산업과학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장, 한국농업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다. 국제경제학, 산업연관론, 환경 및 농업경제학을 넘나들며 정부의 농업 관련 정책과 대외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여러차례 맡았다. 식량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학자로 쌀개방 반대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최근에는 해외 식량기지와 새만금 농지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해외 농업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 中 ‘고위층 특별식 파문’ 진화 진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인터넷에서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다.‘중앙국가기관 특산품공급센터’라는 기관은 중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히 이 기관의 주임이라는 주융란(祝蘭)도 가공인물이다.” 중국 정부가 멜라민 분유 파동 와중에 불붙은 ‘고위층 특별식 파문’을 진화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서민의 영·유아들은 독성 분유로 목숨을 잃어가는 마당에 지도층 식탁에는 극상품 유기농 식품이 올려진다는 소문이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국무원노간부활동센터’ 책임자는 26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의 취재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는 모두 허구”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인터넷에 따르면 ‘중앙국가기관 특산품공급센터’의 주융란 주임이 “무농약, 무오염에 방부제나 어떤 화학 첨가제도 포함되지 않은 극상의 유기농 식품을 생산해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 기관은 2005년 4월 설립돼 그 해 8월18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에서 현판식을 가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AP통신은 25일 이같은 내용을 종합해 “내몽골 초원에서 방목한 쇠고기, 티베트 구릉지대에서 수확한 유기농 차, 백두산 눈을 녹여 재배한 쌀 등이 지도층 식탁에 오르고 있다.”고 보도하여 파문을 확산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쌀은 지린(吉林)성 농업연구소 전문가들 개발하여 극히 소량만 재배되는데,90%는 은퇴한 고위 당직자들이 머무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휴양소에 전달된다는 것이다. 나머지 일부는 시장에서도 판매되는데 보통 쌀의 15배 가격이라고 했다. AP는 “특별식품보급센터가 관리하는 고객은 수백명의 정치 지도자와 그 가족, 공산당 핵심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언론보도가 나간 이후 고객명단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원노간부활동센터는 “이런 기관의 현판식은 거행된 적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민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인민은 사람이 아니냐?”는 노기어린 항의와 “공기 오염도 심각한데, 지도자들에게는 공기도 특별한 것을 드리자.”는 등의 비아냥이 댓글을 장식하고 있다. jj@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거대한 빙하 피요르드, 짙푸른 숲과 맑은 호수, 동화 속 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노르웨이. 스칸디나비아 산지가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한 탓에 평야는 남부의 여러 하천 연안의 폭이 좁은 평지 말고는 거의 없다. 노르웨이 청년 다니엘과 함께 천혜의 절경으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요툰하이멘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20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6 암환자분석결과에 따르면, 서구형 암인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의 증가율이 2000년 대비 각각 174%,161%,236%씩 증가했다. 암의 예방에 관여할 뿐 아니라 암 발생의 주요 요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는 비만. 비만으로 인한 암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대결! 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20분) ‘미녀 특집’편에 조수빈 아나운서가 도전자로 나선다. 평소의 단아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화사한 핑크빛 의상을 입고 화끈한 열창으로 무대를 휘어잡는다. 그녀의 뜻하지 않은 변신 자체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듯. 도레미 패밀리로 출연한 김건모가 조수빈 아나운서와의 특별한 인연을 이야기한다.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서해의 해풍을 맞고 자라는 쌀로 유명한 고장, 충남 당진군 송산면 당산1리를 찾아간다.12살 어린 나이에 두살배기 남동생을 업어 키웠다는 형님 유영관 할아버지와 깊은 형제애를 보여준 동생 유영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집중소개한다. 따뜻한 정으로 정겹게 어울려 사는 당산1리 노인들과 함께 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인류 역사상 가장 신비로우면서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꼽히는 마야 문명. 그리고 100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의 유물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정체불명의 푸른빛. 고려청자의 비취색만큼이나 신비로운 미스터리를 품고 있는 푸른빛의 정체는 무엇인지 과거 여행을 떠나본다. ●TV 동물농장(SBS 오전 9시30분) 앤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후원하고 있다는 야생동물들의 쉼터, 나미비아의 하르나스 동물농장. 그곳에 한국의 안젤리나 졸리 박예진이 떴다. 하르나스 농장을 찾은 그가 3명의 탐험대원과 함께 맨처음 해야 할 일은 사자에게 먹이주기. 사자에게 줄 토막난 고깃덩이를 앞에 두고 어쩔 줄 몰라 하는데…. ●리우 페이의 여름(EBS 오후 5시55분) 10살 소녀 리우 페이는 다음 학기에 학교에 다니려면 여름방학 동안 학비를 벌어야 한다.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는 집에서 30㎞ 떨어진 마을에서 팬케이크를 팔아서 돈을 벌려고 하지만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 리우 페이와 가족들의 근심은 깊어만 가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인사이드월드(YTN 오후 5시30분)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식품에도 비상이 걸렸다. 우리몸에 꼭 필요한 식물들의 수정은 대부분 벌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 뉴질랜드 시장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 등의 생산에도 벌이 이용되고 있다. 사라져가는 꿀벌의 실태를 알아본다.
  • [어린이 책] 우리들에게 편리함보다 소중한 게 무엇인지…

    ‘꽃을 던지고 싶다’의 소설가 이명랑이 아이들에게 읽힐 책을 썼다.‘할머니의 정원’(변영미 그림, 비룡소 펴냄)은 편리함을 좇아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린 오늘의 삶이 안타까워 한숨 지으며 써내린 동화책이다. 그리움으로 눈자위가 발개져서 켜켜이 돌이켰을, 작가의 생생한 옛 추억담이기도 하다. 동화의 얼개는 유년시절 작가가 기억하는 할머니의 실제 이야기에서 빌려왔다. 언제나 부산한 상인들의 발자국 소리로 아침을 맞았던 마을. 그 한복판에 우뚝 선 공판장은 하루도 빠짐없이 시장사람들을 지남철처럼 끌어모았다. 이른 아침 수많은 상인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건 할머니의 밥집이었다. 할머니는 새벽 세시면 어김없이 한 포대나 되는 쌀을 불렸다가 밥을 안치셨다. 사람들의 활기로 한껏 들떠 있던 책은 그러나 어느 순간 긴장된 분위기로 표정을 바꾼다. 그 많던 시장사람들이 하나둘 어디론가 떠나고 언제부턴가 마을엔 할머니와 식당만이 덩그렇게 남았다. 일일이 꼬집어 묘사하진 않아도 퇴락한 할머니의 밥집에는 은유가 많다. 개발과 도시화로 대형마트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재래시장이 설 땅이 없어진 요즘이다. 어린 독자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편리함보다 더 소중한 게 무엇인지를 막연하게나마 넘겨짚어보게 만드는 힘이 빛난다. 행복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전개방식이 경쾌하다. 할머니는 떠나버린 시장 사람들을 어떻게 다시 불러모을까. 어느날 눈밭에서 삐죽 고개내민 새싹을 보고 할머니는 무릎을 친다. 한달음에 꽃씨를 사오신 그날로 공판장 벽은 예전처럼 넘실대는 초록잎들로 뒤덮인다. 할머니는 그렇게 사람들에게 까맣게 잊었던 고향의 이야기를 돌려주기 시작한 거다. 눈높이를 낮춘 쉬운 문장으로도 작가는 서정이 물씬 배어나는 쫀득한 글맛을 살려냈다. 초등3년 이상.7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지식농장’에 승부거는 세계농업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지식농장’에 승부거는 세계농업

    |프랑크푸르트(독일) 류지영특파원|유럽의 관문 프랑크푸르트가 위치한 독일 중서부 헤센 주의 소도시 카르벤. 이곳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에카르트 가우터린(49)은 우리의 여느 농민과 마찬가지로 농산물시장 개방의 여파를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농장 규모는 여의도 면적(848만㎡)의 절반에 약간 못미치는 380㏊(약 379만㎡). 남한보다 3.5배나 큰 독일(35만 7021㎢)에서도 이 정도 넓이의 농장은 흔치 않다. 그럼에도 가우터린은 해마다 ‘어떤 농산물을 심어야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농업 경쟁력 상실로 인해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예로부터 곡물자급률(2003년 현재 147.8%)이 높아 농산물 가격이 저렴한 데다 최근 동유럽, 아프리카, 중국 등에서 저가 농산물이 밀려들면서 더 이상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졌다. 현재 그는 난국의 돌파구를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한 비용절감’에서 찾고 있다. ●폐식용유로 바이오디젤 직접 제조 “지금 눈에 들어오는 농지 전체가 제 농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기 위한 트랙터, 콤바인, 분무차 등 농기계에 들어가는 연료량만 해도 엄청나죠. 그래서 연료용 바이오디젤을 직접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환경선진국 독일에서도 바이오디젤이라는 말이 낯설었던 1990년대 초 그가 직접 만들었다는 바이오디젤 생산창고를 찾았다. 유채기름을 짜기 위한 압착기의 모터 소리와 함께 우리네 방앗간에서 나는 참기름 냄새가 밀려왔다. 유채 1t에서 얻을 수 있는 기름은 약 300ℓ. 짜낸 기름을 필터로 걸러주기만 해도 곧바로 차량용 연료로 쓰기에 충분하고 일반 경유와 연비 차이도 거의 없다고 한다. “대학 수업시간에 엔진 구조를 배우다 ‘석유가 아니어도 차를 움직일 수 있는 연료는 많다.’는 설명을 듣고 바이오디젤을 쓰기로 결심했어요. 당시만 해도 바이오디젤을 만들어 쓰던 사람은 헤센 주에서 제가 유일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유채박사’라는 별명도 그래서 생겼죠. 한해 4만ℓ 정도의 바이오디젤을 사용하는데, 생산원가는 ℓ당 0.7유로(약 1100원)를 넘지 않아요. 시중 경유 가격이 ℓ당 1.5∼2유로인 점을 감안하면 경유만 쓸 때보다 연간 3만유로(4800만원) 이상 비용절감 효과가 생기죠.” 올해 초부터 그는 더욱 경제적인 디젤 공급원을 찾았다. 바로 주변에 널려 있는 패스트푸드점. 음식을 만들고 버려지는 폐식용유를 수거·정제해 자신의 농기계에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폐식용유를 공짜로 얻을 수 있었지만 유채박사에 대한 소문을 듣고 따라하는 이들이 생겨나 공급이 달리자 요즘은 ℓ당 0.5유로(800원)를 지불한다. 앞으로 필터를 개선해 불순물을 더욱 섬세하게 걸러내게 되면 ‘맥도널드 디젤’ 사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밀짚·분뇨로 난방용 연료도 만들어 “원래는 밀짚을 압축해 연료로 만들려고 설계한 것인데요. 나뭇잎, 잡초, 인분 등 태울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압축이 되더군요. 게다가 이런 원료들은 농장에서 얼마든지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라 더욱 경제적이죠.” 지난해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는 우드칩 제조기 시제품을 가리키며 가우터린은 경제성에 만족했다. 우드칩은 부러진 나뭇가지, 건초 등을 잘게 부순 뒤 작은 알갱이 형태로 압축한 고체연료. 고유가로 난방비가 크게 오르자 올해부터 그는 농장내 온실과 가정의 난방연료를 우드칩으로 모두 바꿨다. “제가 만든 우드칩을 t당 180유로(30만원) 정도에 판매하려고 이웃 주민들과 협의 중입니다. 우드칩 2㎏ 정도가 경유 1ℓ 정도의 열량을 내는 것을 감안하면 경유와 비교해도 75% 이상 저렴한 셈이죠.” 그는 앞으로 추가적인 비용절감을 위해 지하 150m 이하에서 끌어올린 온수를 난방에 활용하는 지열(地熱)시스템도 설계하고 있다. 농장내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전력을 판매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매년 10만유로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둬 농업 경쟁력을 회복해 나가겠다는 게 가우터린의 생각이다. “제가 만든 시설들을 보기 위해 한국에서도 각 지자체 등으로부터 해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비용 절감 차원의 단순한 노력이 아닙니다. 독일에서 농업인으로 살아남기 위한 필사의 몸부림이라고 보면 됩니다.” superryu@seoul.co.kr ■獨 농업 교육 어떻게 이뤄지나 현장위주 실습교육 DIY형 인력 양성 |프랑크푸르트(독일) 류지영특파원| “어떻게 바이오디젤·우드칩 생산시설을 직접 만들 수 있냐고요? 제가 천재이거나 특별히 재주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독일에서 정상적 교육 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면 누구나 이런 것들을 스스로 만들 수 있어요.” 가우터린은 기자의 질문이 뜻밖이라는 태도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문 연구 인력들이나 만들 수 있을 법한 바이오디젤, 우드칩 생산기계를 ‘독일 농민’ 가우터린은 별 어려움 없이 스스로 만들어낸다. 이러한 창의성의 비결은 바로 이론보다는 현장을 중시하는 독일의 교육제도에 있다. 가우터린은 카르벤 시 인근 기센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했다. 독일의 경우 농과대학에 진학하면 실제 농업 현장에서 닥치는 거의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다. 철저한 현장 위주 실습 교육을 통해 농업 외에도 기계공학, 화학, 경영학 분야 등에서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요구받는다. 가우터린이 스스로 농기계들을 설계할 수 있는 것도 대학 재학 시절에 받았던 공학 자격증 교육 덕분이다. 이러한 교육 과정 덕분에 독일에서는 농과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농업경영인이 돼 전문직으로서 대우를 받는다. 카르벤 시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독일 교민 이문배씨는 “선진농업을 배우겠다고 이곳으로 연수를 오는 한국 농대생 중 상당수는 이론 교육만 받은 탓에 종자 구별법 같은 농업의 기초상식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정귀래(전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충북대 석좌교수는 “우리 농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려면 ‘농업은 평생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신기술을 배워 현장에 접목해야 하는 전문 지식산업이자, 세계를 시장으로 하는 거대한 비즈니스’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uperryu@seoul.co.kr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농가 생산~판매 가능케 법·제도 정비 서둘러야” 김대중 정권 당시 농림부 장관을 역임했던 김성훈(69) 상지대 총장은 국내 농업의 성공적 기반 확보를 위해 농가 및 협동조합이 생산뿐 아니라 저장, 가공, 수송, 판매 등을 모두 담당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총장은 “현재 김치, 된장, 고추장 등 식품가공 제품은 식품위생법, 도정법, 주세법 등 엄격한 기준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진출하기 어렵다.”면서 “대기업은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 농민과 경제적·정서적으로 유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농정을 현지인에게 맞겨 지역 특성을 살리고 무한 개방 체제에 대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처럼 전통적인 가공방식을 인정해 각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정한 위생 기준을 적용한다면 마을마다 술이나 장 등 집집마다 다른 제조 방식을 특화한 상품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현재 30조원에 이르는 농가 부채에 대해서도 일부 탕감 등 정부의 결단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국제 통상 환경 등의 변화로 생겨난 부채에 대해서는 정부가 어느 정도 공적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충남 서산에 대규모 간척지를 개발해 세계에서 제일 큰 쌀기업 농장을 만들려다 실패한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의 경우 선진국과 같은 기업농 형태보다는 가정농을 중심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한 다각화된 협동경영방식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국무회의 의결 안건] 농작물값 폭락때 보전금 준다

    농민이 일정액을 적립했다가 농작물 수확이 크게 줄거나 가격 폭락시 일정 금액을 보전해 주는 ‘소득안정직접지불제’가 도입된다. 정부는 17일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한승수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농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쌀 직불금에 면적 상한 적용 소득안정직접지불제는 농민이나 영농조합법인 등 농업경영체가 농림수산식품부장관과 직접지불금 약정을 체결해 정부와 일정비율로 돈을 적립했다가 농업소득이 약정액에 크게 못 미칠 때 차액의 일부를 보전받는 제도로, 일종의 보험성격을 띠고 있다. 회의에선 또 2005년부터 운영돼온 ‘쌀소득보전 직접지불금’을 일정 규모 이하 농지 경작인에게만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쌀소득 보전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현재 쌀직불금 지급시 농지면적에 대한 제한이 없어 소득이 많은 대규모 기업농에게 과도한 쌀직불금이 지급된다는 지적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지급 상한 면적을 정하도록 했다. 또 쌀직불금의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쌀농사에 사용하지 않거나 위법 소유하고 있는 농지는 지급대상 농지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쌀직불금 신청기준도 강화돼 2005∼2008년 쌀직불금을 1회 이상 지급받은 농민과 후계농업 경영인, 전업 농업인 등으로 신청자격을 한정하고 농업 외 종합소득액이 일정액을 넘으면 지급대상에서 빼도록 했다. 정부는 또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해 4억 3910만 SDR(특별인출권) 규모의 출자금을 증액하는 내용의 ‘국제금융기구에의 가입조치에 관한 법률시행령 개정령안’도 처리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러시아 국민의 상호 단기방문시 사증발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양국간 협정안, 우리나라와 프랑스 청소년의 상호 방문시 취업관광사증 발급 수수료를 면제하고 조건부 취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양국간 협정안도 의결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와 뉴질랜드가 공동제작영화로 승인한 영화는 자국 영화로 간주하는 동시에 관련 혜택을 부여하는 양국간 영화공동제작에 관한 협정안도 처리했다. ●한총리 “금융불안 확산되지 않아야” 한편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주무부처가 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미국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하고, 단기적으로 우리 시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어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흐름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9월 경제위기설에서 봤듯이 심리적인 요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민의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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