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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도시와 농촌의 칸막이

    1990년대 이래 우리 농정(農政)의 기본 화두는 ‘돌아오는 농촌’이었다.문민정부 때는 5년간 40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농촌 환경을 개선해 도시인들이 농촌으로 돌아와 살도록 하는 거대 농촌 프로젝트를 수행했다.그러나 농가인구는 그후에도 매년 1∼6%씩 줄고 있으니 ‘떠나는 농촌’은 여전하다.대신 농촌에는 성묘객 외에는 찾는 사람이 없는 거미줄 같은 임도(林道)와 비어 있는 유리 온실,아무리 용을 써도 짊어지고 설 수 없는 부채(負債)가 남았다. 도시인을 농촌으로 끌어들이려면 자본과 인력이 들어올 통로와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우리의 관리들은 ‘농자천하지대본’과 ‘식량안보’를 외치면서 ‘돌아오는 농촌’을 꿈꾼다.그러니 오랜기간,어쩌면 영원히 소득증대로는 연결되지 않을 산길 만드는 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농민들의 울화를 돋우지 않았겠는가.그러면서 낭비를 줄인다는 이유로 농촌학교 없애기를 무슨 사회운동처럼 벌인 것이 우리의 농촌정책이었다. 농촌경제만큼 가격탄력성이 큰 분야도 없다.공장과는 달리 시설비가 필요치 않으니 노지(露地) 작물들은 돈이 되면 심고,아니면 누가 뭐라 해도 심지않는다.농산물도,농지정책도 시장시스템의 범위 안에서 출발해야 문제의 구조가 보이고 해법도 찾아진다. 고구마는 한때 남부지방의 주요 식량이었다.돈으로 바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물이기도 했다.그러던 어느날 갑자기,고구마는 농촌에서 사라졌다.소득이 올라가 대체식량으로서의 역할이 없어져,밭에서 캐 집까지 가져오는 인건비가 나오지 않아서다.농정의 가장 대표적인 실패작은 70년대 시작됐던 ‘산에 밤나무 심기’다.곤궁한 시절을 기준으로 대체식량의 의미를 두고 밤나무를 권장했지만,80년대 이후 밤을 먹는 사람이 없고 밤나무는 많이 심었으니가격이 맞을 리가 없다.수천년간의 식량원이었던 보리밭이 어느 날 약속이나 한 듯이 봄·여름 풍경에서 안개처럼 사라지는 게 농촌경제다. 오래 전에 밤나무를 베낸 농민들은 이제 감나무를 베고,사과·배나무를 베고 있다.그런 와중에 쌀은 쌓을 창고가 없어 돼지사료로 내놔야 할 판이다.쌀값은 떨어지는 것이 순리다.중국과의 분쟁으로 이모작 들판 농사로는 소득이 가장 낫다는 마늘 농사도 고구마 짝이 나게 생겼다.가격이 맞지 않은 농작물은 휴경 보조금을 주어봤자고,지원금을 아무리 늘려봐도 결국은 농가부채만 늘린다.그게 우리가 수십조를 써서 얻은 경험이다. 비록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캠페인이어도 ‘돌아오는 농촌’은 우리 농정에서 지워서는 안될 화두다.돈은 그냥 두면 수익이 있는 곳을 찾아 흐르게 마련이다.사람은 살기 좋은 곳을 찾아 움직인다.도시의 돈이나 사람이나 결국은 가격에 따라 움직인다.가격이 맞지 않으면 심지 않는 보리·고구마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밤나무와 감나무를 잘라낸 자리에는 뭐라도 심어야 한다.아무리 궁리를 해봐도 심을 것이 없다.김포평야에 꼭 벼농사를 지어야 하는가.서울 사람들이들어와 돈을 쓰게 하는 용도로 쓸 수는 없는가.농지라 해서 이것저것 못하게 하면서 도시사람들 보고 어떻게 돌아오라고 하나. 쌀이 지금은 남아도 통일 이후 북한사람들과 함께 먹으면 모자랄 것이라고걱정하는 사람도 많다.영원히 걱정해야 할일이지만,이것도 시야를 넓혀 보면 그때 가서는 만주벌판이라도 빌려 농사를 지으면 된다.가격이 맞으면 증산도 이뤄지게 돼 있다.농촌도 살리고 외국으로 돈 쓰러 가는 도시사람들을 농촌으로 끌고 들어오는 일이 아무래도 더 급해 보인다. 농림부는 최근 한계농지에 관광·위락시설을 부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도시자본과 도시민의 ‘농촌가기’를 막고 있는 칸막이를 조금 낮춘 셈이다.환경문제를 제외한 다른 칸막이는 더 없애도 되지 않나 싶다.가장 경제적인 것 같아도 비경제적 용어가 ‘식량안보’다.농촌에 대한 통렬한 발상의 전환을 보고 싶다. 김영만 수석 논설위원youngman@
  • [데스크 시각] 대공황이 오더라도

    미국 주가가 엊그제 올랐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달러 약세까지 겹쳐 1930년대와 같은 세계 대공황 가능성도 솔솔 제기된다.툭하면 나오는 “지금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대공황 시나리오에 신물이 나면서도 또다시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공황설이 돌면 주식도 많고 장롱속에 달러를 두둑히 갖고 있는 사람만 겁을 내는 것은 아니다. ‘돈 없는 사람’은 더 무섭다.경기침체로 장사가 안되면 실업자가 는다.자신의 집값이 내려가면 자산도 줄어든다. 주식과 달러값이 싸지면 부자들도 타격을 입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나은 사람은 가난한 계층보다는 여유계층에 더 많다.주식과 달러를 쌀 때 사들였다가 한참 후에 팔 수 있는 배짱과 재력을 갖춘 사람이 그들이다. 달러 약세는 여유가 있는 계층이나 큰 기업들의 경우 새로운 기회의 확대를 뜻한다.달러가 올들어 12%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물가가 싸졌다는 이야기이다. 미국 주가와 달러 약세가 얼마나 갈지,정말 우리나라는 경제여건이 좋은 ‘통뼈’로 미국과 다른 길을 갈 것인지 전문가들간에 의견이 분분하다.사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2년전인 2000년 수준이며 국내 주가는 외환위기때인 1997년보다는 2배나 높아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래도 우리는 미국과 다르다는 ’통뼈론’으로 느긋해하다가 미국발 경기침체의 불똥에 뒤통수를 맞는 것보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게 낫다.상당기간의 달러약세와 더딘 주가 회복을 전제하고 우리의 경제에 무엇이 필요한지 자세를 다듬어야 한다. 우선 달러가 싸질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화폐환각’이 아닐까 싶다.해외 여행,외국 상품·공장·부동산이 싸 보이는 때 조심해야 한다.‘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애국심을 높였지만 사실 기회만 있으면 이 땅을 탈출하고픈 한국인들의 열망은 강하다.국내의 한심한 교육여건,높은 임금과 부동산값,불합리한 규제 등에 대한 회의는 여전하다. 달러약세는 수입품과 해외 물가를 만만하게 보이도록 만들어 너도 나도 해외로 나가고 외제를 선호하게 만들 수 있다.해외여행이 줄을 잇고 달러를 쉽게 쓰다 보면 경상수지 적자로 90년대 중반처럼 또다른 외환위기를 자초할지 모른다. 원화강세로 국제 위상이 높아졌다는 식의 허위의식을 삼가할 일이다.탈출한국인들을 조금이라도 국내에 붙잡아 두기 위해 교육시장을 외국자본에 개방하고 국내 관광 투자도 늘려야 한다.한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미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권장해야 한다.이 정도의 환율 하락을 못견디는 기업들은 생산 체제를 개편해야 할 것이다.80년대 후반 일본은 엔고(高)를 맞아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고 기업들은 해외로 갔다.다만 무모한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드러난 일본의 실패 전철만은 밟으면 안된다. 10여년전 금융인들 사이에 돌려보던 책 가운데 한 대목인 ‘위기시대의 합리적 생활방식’은 개인생활에서는 들어둘 만하다.▲미리부터 각오를 단단히할 것 ▲불경기가 이미 시작된 것처럼 행동할 것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높일 것 ▲가족 및 이웃과 더 가까이 지낼 것.어려울 때 그래도 도움 받을수 있는 곳은 친인척이다.또 개방된 사회를 옹호하고 나설 일이다.경제가 어려울수록 나라 문을 걸어 잠그고안에서 속죄양을 찾거나 보호주의적으로 기우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기업이나 개인이나 이런 대비자세를 갖추면 설령 대공황이나 극심한 경기침체가 와도 크게 무서울 것은 없다. 이상일 (경제팀 부장) bruce@
  • 재고쌀 400만섬 사료·주정 처리

    쌀재고 누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래된 쌀 400만섬이 가축사료나 주정(酒精) 원료로 사용된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농어업·농어촌 특별대책위원회’(위원장 한갑수)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쌀재고 처리 특별대책을 확정했다.농특위는 쌀시장 안정과 쌀창고 확보를 위해 97∼99년산 묵은 쌀 380만섬 등 최소 400만섬을 올 가을 수확기 이전에 소진하기로 했다.이렇게 되면 올 가을재고는 당초 전망 1318만섬에서 918만섬으로 대폭 줄어든다. 농특위 관계자는 “결식아동·저소득층 등 사회복지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지만 처분대상 쌀의 질이 나쁘기 때문에 대부분 사료나 주정용으로 투입될것”이라고 말했다.농림부는 농특위 안을 바탕으로 다음달 중 구체적인 재고쌀 처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농특위는 ‘지속 가능한 연근해어업 생산기반 구축 및 수산물 안정대책’도 마련했다.지나치게 많은 연안 어선수를 줄여 어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2004년부터 10t 미만의 연안어선 6300척(전체의 10%)을 순차적으로 줄이고,1년에 2개월가량씩 휴어기(休漁期)를 두기로 했다. 주병철 김태균기자 bcjoo@
  • ‘평양 경제변혁’ 전문가 시각/“北 중국식 점진개방 착수”

    근로자 임금과 물가의 대폭 인상,화폐제도 개선,심지어 사회주의 계획경제 운영의 근간인 쌀배급제 폐지설까지 북한 경제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소식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징후의 배경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즉 경제의 사적 부분을 공적 부분으로 흡수,약화된 계획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과 시장메커니즘을 도입,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받아들이는 신호탄이라는 두가지 가설이 엇갈린다. 북한 경제체제의 대지각변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인가.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 사실 관계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변화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다수의 북한연구 전문가들 역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북한이 변하고 있고,북한 체제 전환의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대부분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이에 따라 우리의 대북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어떤 변화가진행되고 있나. = 북한의 구체적인 변화는 ▲배급제 폐지 ▲‘태환지폐(외화와 바꾼 돈표)’폐지,인민지폐로 단일화 ▲환율 조정 ▲임금, 물가 인상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는 북한당국이 모두 1000여개에 이르는 농민시장(합법)과 장마당(불법) 등 시장의 현실적 존재를 인정하는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다만 북한 당국이 이를 방치하거나 강력하게 단속하는 대신 배급제를 장기적으로는 폐지하는 방안과 장마당의 기능을 국영시장으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 등 두 갈래로 분석한다. 배급제 폐지여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배급제는 사회주의 경제의 근간은 아니고 단지 공급과 수요가 불일치한 현실에서 나타나는 것인 만큼 (북한이)배급제 자체에 집착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는 “그동안 근로자들은 장마당 등에서 높은 가격으로 생필품을 조달해야 했고 이는 북한의 계획 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장마당 기능을 국영시장 기능으로 흡수하려는 적극적 조치”라고 해석했다.그는 “배급제 폐지는 지역,계층별로 부분 시험실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정책 변화는 어떤 배경에서 나왔나. = 최근 4년 동안 북한 경제는 계속 플러스 성장을 해왔다.이는 지난 96년의 잉여농산물 처분 허용 조치,98년 개헌을 통한 가격·수익성 등 채산성 규정 명시 등 일련의 개혁 조치 때문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물가 체계와 국영시장,환율,사실상 기능정지된 배급제 등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고려대 북한학과에 출강하는 박현선(朴炫宣) 박사는 “북한은 공공부문 경제 기능 강화를 통해 오히려 경제 체제를 확실하게 장악하려는 것”이라면서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하며 부분적 개방을 택해 북한 정권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 조치”라고 해석했다.박 박사는 “북한은 중국식 점진적 개방을 꾀하는 것 같다.”면서 “북한 체제의 붕괴를 논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 정치·사회 체제 변화까지 불러올까. = 북한 당국의 의도와 관계없이 자본주의적 요소가 도입되는 과정이 장기화되면 정치시스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董龍昇) 북한팀장은 “변화가 북한 당국의 의지속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면 경제 체제의 일부만 변하는 것으로 그칠 수 있지만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 사회적 필요에 의한 변화라면 정치·경제의 변화가 약간의 시차 속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낮은 생산성과 함께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자연스럽게 자본주의 도입 국면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현선 박사는 남쪽의 대북정책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북한이 점진적 개방의 길을 선택한 만큼 북한의 자생을 돕는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화해·협력 기조의 대북정책이 바뀐다면 큰 갈등과 마찰,막대한 통일비용의 소모가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 화해·협력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안방돈 끌어내려 네차례 화폐개혁 최근의 북한 경제 개혁은 국영상점 가격과 농민시장 가격과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북한의 모든 물가는 정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그동안 물가상승률은 아주 미미했다.하지만 농민시장 등에서 매매되는 가격은 국영시장보다 5∼10배 ,심지어 몇백배까지 매우 높게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북한의 화폐는 사실상 폐지된 태환지폐 8종을 제외하고 지폐 5종(1원,5원,1 0원,50원,100원)과 주화 5종이 있다. 북한의 화폐 개혁은 47년 12월 처음으로 이뤄진 뒤 59년 2월,79년 4월에 이어 지난 92년 7월 등 네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최근 화폐 개혁설이 나오는 것도 최근 몇 년새 공식적으로 물가와 임금 인상이 이뤄진데 따른 것이다.북한의 화폐 개혁은 주로 주민들이 집에 쌓아놓은 화폐를 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왔다. 이와 함께 최근 북을 다녀온 소식통들에 따르면 1 달러당 2원∼2원20전이던 공식 환율도 암달러시장의 1달러당 190∼200원 수준에 가깝게 맞춰졌다. 박록삼기자 ◇주변국이 본 北경제변혁은 ■日, 태환지폐 폐지 주민 반길듯(도쿄 황성기특파원)“평양에서 엔화를 인민 원으로 바꿔서는 개성에서 쓰지 못할 정도입니다.” 지난달 중순 평양을 다녀 온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의 외화 사정을 이렇게 설명했다.그는 “평양의 호텔에서 엔을 바꿔 개성에 갔더니 개성 호텔에서 ‘이 돈을 어디서 바꿨느냐.’고 물어봐 평양에서 바꿨다고 했더니 ‘이곳에서 다시 엔을 교환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내화(인민 원)로는 일반 주민들이 상점에서 물건을 살래야 살 수 없기 때문에 외화 구하기에 필사적”이라면서 “평양에 외화가 몰리기 때문에 지방에서는 외화를 구하기 위해 외국인이나 재일 동포들에게 새로 외화를 바꾸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가는 곳마다 현지에서 외화를 다시 바꾸지 않으면 인민 원을 쓰기가 힘들 정도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 외화 구하기가 치열해짐에 따라 평양의 호텔 주변에는 외화를 구하려는 ‘암달러상’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소식통은 “평양에서 당국이 지정한 호텔 등의 외환거래소에서 돈을 바꾸면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공정 환율과 암시장 거래 환율과는 큰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지난 6월 이 소식통이 평양의 호텔에서 1만엔에 바꾼 인민원은 158원.그러나 암달러상은 1만 엔에 250∼300원 가량을 준다고 했다고 그는 말했다.그나마 최근에는 엔보다 달러의 인기가 높아져 엔화를 거래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이어 “근로자의 월급이 올랐다는 얘기는 듣긴 했으나 물가(국영상점)가 대폭 인상됐다는 말은 직접 듣지 못했다.”면서 “사실상 배급제가 없어져 가고 있어 근로자의 월급을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급제 폐지설과 관련,“북한 주민에게 ‘배급이 제대로 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하지 않고 웃었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 정부가 외화와 교환가능한 태환지폐를 폐지키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그것이 사실이라면 북한 주민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라면서 “‘아리랑’ 축전을 계기로 원화의 가치를 높이자는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는 북한 관계자로부터 들은 바 있다.”고 전했다.그는 “태환지폐의 폐지는 북한의 통화가 원화로 단일화된다는 뜻”이라며 “원화로는 생필품을 구하기 힘든 현재 상태에서 외화가 없어도 누구나 공평하게 물건을 구할 수 있게 되는 조건이 일단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marry01@ ■美, 시장경제 도입 아닐것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은 북한의 움직임이 시장체제로의 개혁은 아니라고 본다. 식량과 전력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일 뿐 북한 스스로 배급제를 철폐했다고 보지 않는다.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23일 미국을 방문중인 이태식 외교통상부 차관을 만나 북한이 시장개혁을 시작했다는 외신보도를 거론했다.그러나 미국은 관심만 보였을 뿐 체제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보도에 회의적이라고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 5월 평양을 다녀온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한 관계자는 “도시 근로자들이 공장 폐쇄로 일자리를 잃으면서 배급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미 평화연구소의 연구원인 헤이젤 스미스 영국 워익대 교수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북한 주민과 외국인을 상대로 두가지 화폐를 발행하던 이중통화체제는 사실상 무너졌다.”며 “대부분의 거래에서 달러화 가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암시장의 존재를 주장했다. 지난달 북한을 다녀온 한 교포는 “평양에서 배급권을 받지 못한 게 한달 반은 넘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한 소식통은 1997년 식량난 이후 지방에서 배급제는 거의 중단됐고 이듬해 나진·선봉지구에서 1달러당 200원의 환율이 시범 실시되면서 이중통화제도 붕괴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mip@ ■中, 경제난 타개 일시조치 (베이징 김규환특파원)중국은 배급제 폐지 등 최근 북한의 경제적인 변화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현 상황으로서는 중국식 시장경제 체제 도입을 위한 선행조치라고 확언할 수 없지만,계획경제 틀 안에서도 자유로운 물품거래를 허용하는 등 중국식 현실주의 노선의 도입을 위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북·중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의 경제적 변화가 중국의 개혁·개 방정책을 전적으로 수용했다고는 볼 수 없으나,북한이 체제변화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같은 변화는 장마당이나 암시장에서 유통되는 돈을 공식 경제영역으로 흡수할 수 있는 데다 주민들의 심리적 안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변화 조치가 긍정적인 사실임은 분명하나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개혁 의지라기보다 경제난을 타개하려는 고육책일 가능성도 있어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우세하다. 세계식량계획(WFP) 베이징 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북한의 변화상이 사실이라면 북한 체제수준으로서는 획기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며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를 유보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경제난을 타개하려는 일시적인 조치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khkim@
  • 韓·中무역정책 전문가 진단/ “마늘 재협상 국익에 보탬안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의 ‘연장 불가’를 명기한 2000년 7월 한·중 마늘 협상 합의문은 무효이며,재협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과 농민들 사이에서 커가고 있다. 중국산 마늘 세이프가드 재발동을 전제로 한 재협상 주장이다. LG경제연구소 서봉교(徐逢敎)선임 연구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인교(鄭仁敎) 연구위원,최세균(崔世均)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으로부터 향후 한·중 무역정책의 가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들어봤다. ◇서봉교 연구원- 중국은 우리의 제2의 수출상대국이자,무역 흑자국이다.흑자규모는 2001년 한국 통계로 50억달러,중국측 통계로는 100억달러다.지난해 3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중국이 100억달러 적자국인 한국에 대해 무역에 관한 한 감정이 좋겠는가. 우리는 반제품을 중국에 수출,재가공해 다시 제3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입장에선 우리가 밀어내기식으로 자국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한·중 무역마찰에서 우리의 카드는 약하다.수출품 중 34.5%를 폴리에스테르 등 화학제품이 차지하기 때문에중국이 이 품목에 대해서만 보복을 취해도 우리 타격은 엄청나다. 지난 2000년 우리는 앞도 재지 않고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3년이 지난 지금,상황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중국은 WTO 가입 이후 반덤핑 제소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발동한 6건 가운데 5건이 우리를 상대로 했다. 중국은 우리와 달리 외교통상조직이 큰 힘을 갖고 있다.여론에 떼밀린 재협상은 옳지 않다.중국이 준비하고 있는 반덤핑제소 등의 조치도 우리에게 불리할 뿐이다.농민들은 배신감을 느끼겠지만 국가 전체 이익으로 볼 때 소탐대실(小貪大失)해선 안된다.정치논리보다 경제논리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정인교 연구원- 2000년 마늘재협상 상황이 재연돼선 안된다.당시 정치권은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무역위원회를 압박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했다.표만을 의식한 결과였다.지금도 같은 상황이다.농민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긴 하지만 경제 개방은 국제사회의 큰 흐름이다. 한·중 마늘 합의서 은폐 논란을 계기로 원론적으로 개방과 농가 보호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50만이라는 국산 마늘 농가의 실태부터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 이번 건에 대해 농림부가 ‘몰랐다.’고 하고 있다.자유무역협정(FTA) 등 앞으로 농가대책이 필요한 상황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마늘 한개 품목에 대한 대비가 이 정도니 큰일이다. 2000년 협상 결과가 제대로 발표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다.정부 부처는 국익을 위한 큰 그림으로 접근해야 한다.예를 들어 농민 단체와 같은 이익단체들의 주장이 전체 국익과 배치될 때는 이를 설득하고,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몇년 더 개방을 유예시킨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쌀도 마찬가지다.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이후,쌀시장 개방이라는 전제를 생각하면 지금 현재 쌀 생산량은 대폭 줄었어야 한다.그러나 오히려 쌀 생산량은 늘고 있다. 국제사회의 흐름은 각 국가별로 경쟁력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서로 이익을 보자는 것이다.향후 한·칠레 FTA 등 대사가 걸린 현안이 많다.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들이다. ◇최세균 연구원- 2000년 한·중 마늘합의는 어찌됐든 중국과 우리의 합의 사항이다.이를 파기한다는 것은 국제사회 신인도 등을 고려할 때 옳지 않다. 이 점에서 재협상론은 명분에서 벗어났고,더욱이 실익도 없다.재협상할 경우 중국측은 46배의 무역보복을 하겠다,자동차품목에 대해 보복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이건,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건간에 국제화·개방화의 양대 흐름의 편입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것은 우리의 농업이다.피할 수 없는 이 흐름에서 정부는 투명한 정책으로 농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언제부터 마늘이 수입된다.언제부터 칠레산 과일이 들어온다.”는 등을 미리 농가에 알리고,대비토록 해야 한다.그래야 피해가 최소화한다. 소득보전 대책 등 단기적인 대책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 및 구조조정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北 경제개혁설’ 엇갈린 외신반응

    북한이 배급제와 이중화폐제도를 폐지하고 급여를 10∼17배 인상했다는 보도에 대해 외신들은 ‘사실이라면 엄청난 변화’라고 평가했다.그러나 북한의 의도와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는 조금씩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가장 긍정적 평가를 내린 외신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다.FT는 20일‘북한이 경제개혁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기사를 1면 주요기사로 다뤘다.이 신문은 유럽·아시아 비즈니스 상담협회 회장인 토미 미셸의 말을 인용,새 경제체제는 인센티브의 도입으로 경쟁과 생산성의 향상은 물론 북한국민들의 생활 자체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이에 따라 북한의 인권 유린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내놓았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보도의 진위에 대해 의혹을 감추지 못했다.이날 뉴욕타임스는 박내회(朴乃會) 서강대 경영학 교수의 말을 인용,북한이 진정 변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이 신문은 배급제 폐지가 생필품의 시장조달,임금 인상,암시장 폐지,이익을 위한 공장 가동 등을 연쇄적으로 가져오겠지만 이 조치가 진정한 변화인지 아니면 만연돼 있는 암시장의 존재를 인정한 것에 불과한지는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또 경제개혁 조치는 탈북자 문제 때문에 국제적으로 난처한 입장에 처한 중국의 압력에 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방송은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BBC방송은 북한이 1948년부터 유지해 오던 쌀 배급제를 폐지한다면서 이번 조치가 북한에 있어 시장경제를 도입하기 위한 주요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신(新)사고를 강조하는 등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도입에 보다 개방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
  • ‘쌀 구입제 전환’ 분석 양론/ “”북한식 시장경제 도입 신호탄”” “”주민들 숨긴돈 끌어내려는 것””

    북한이 최근 쌀 배급제를 폐지하고,생산현장에 인센티브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이 시장경제를 상당부분 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과 도쿄 등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배급제를 폐지하는 한편 각 직종의 월급을 많게는 17배까지 인상했으며,노동시간·생산량 등에 따라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배급제 기조로 쌀을 명목상 ㎏당 10∼20전씩 받고 팔아왔으나 앞으로는 현재의 시장가격인 45원에 판매할 계획이며 노동자·농민·과학자·광부 등의 임금은 10배,군인·공무원의 봉급은 14∼17배 인상,지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배급제 포기가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존재해온 농민시장을 활성화하고 경제시스템 틀을 바꾸는 시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이종석(李鍾奭)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이 상당한 준비 끝에 단행하는 국가 개혁”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생필품 등을 배급하거나 국영 상점을 통해 유통시켜왔지만 만성적인 공급 물자의 부족으로 최근 국영 부문과 사경제(私經濟) 부문사이의 물가 격차가 수십배에서 수백배에 이르는 상황에 처했다. ‘북한식 시장경제’의 성패는 최소한의 안정적 물자 공급에 달려 있다.자칫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물가인상과 화폐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이 펴낸 ‘북한의 사경제부문 연구’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사경제 규모는 북한 국내총생산(GDP·167억 9000만달러)의 3.6%인 6억 1000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북한이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움직임이라고 보지 않는 분석도 만만찮다.한 정부 관계자는 “쌀 배급제는 이미 지난 95년부터 마비상태였고 쌀값도 왜곡된 가격구조 시정 차원에서 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급여 인상과 일부 품목 물가인상은 집에 쌓여 있는 화폐를 흡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씨줄날줄] 쌀 배급제

    북한에서 쌀 배급제가 폐지됐다고 한다.당국이 쌀을 나눠 주는 대신 돈을 주고 사고팔도록 했다는 것이다.먹거리를 주민들에게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서 묵인해 주던 개인간 식량 거래를 7월부터는 합법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늦게 배운 도둑이 더 무섭다고 북한은 내친 김에 한 발 더 나가 1㎏에 10∼20전씩 받던 쌀을 실거래 가격인 45전을 다 받기로 했다고 한다.돈 주고 사니 마니,값을 올리니 어쩌니 하는 ‘쌀 타령’이 아무래도 아이들 잠꼬대처럼 들린다. 우리에게도 돈은 내지만 배급제라는 게 있었다.1950년대를 지나 60대 전반까지만 해도 시골에선 등불을 켜는 등유를 마을별로 할당해 주면 집집마다 조금씩 골고루 나눠 쓰곤 했다.비료도 농사가 많고 적음에 따라 할당해 주었다.먼 옛날 얘기다.그러나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선 배급제가 성행하고 있다.빵 한 조각을 얻기 위해 한나절을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마실 물은 물론 덮을 모포까지 배급받아 사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우리네가 그랬듯 배급제는 절대량이 부족한 물건을 조금씩 나눠쓰는 지혜인 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배급제는 여느 배급제가 아니다.지금이야 뭐 체제라고 할 것까지도 없지만 당초엔 공산주의를 한다며 시작했다.사유 재산을 인정하면 빈부차가 생긴다며 개인의 소유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능력에 따라 생산하고 필요에 따라 나눠 써야 한다며 시장경제 원리를 배격하면서 문제의 배급제를 채택했던 것이다.협동 농장인가를 만들어 주민들을 동원해 농사를 짓고는 수확한 농산물을 배급하면서 이른바 굶어 죽는 사람이 없다며 ‘지상낙원’이라고 떠벌렸다.그러나 북녘의 ‘지상낙원’에선 어느 한 날 쌀밥에 고깃국 타령이 그친 날이 없었다. 배급제가 없는 북한은 이미 북한이 아니다.한쪽에선 북한이 변하지 않았다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제 변화시키려 해도 바꿀 게 없어졌다.북한에 ‘요술’을 건 것은 단순한 것이었다.쌀밥에 고깃국이었다.외부로부터 강제가 아니라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스스로의 뒤늦은 자각이었다.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시장경제를 원용한 이상,다음은 자유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길만이 있을뿐이다.총체적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또 스스로 선택할 것이다.역사는 발전한다는 사실이 실감난다. 정인학 논설위원
  • 北, 쌀 구입제 도입

    (베이징 연합) 북한 노동당은 계획경제식 쌀 배급제를 시장경제식 구입제로 신속하게 바꾸기로 결정했으며 월급도 성과,노동시간,생산량 등에 따라 차등 지급을 확대키로 했다고 북한 소식통들이 18일 밝혔다. 이는 북한에서 시장경제가 확산되고 있고,북한식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증거들이어서 주목된다고 북한 소식통들은 말했다. 북한 당국은 이에 따라 지금까지 배급제 아래에서 쌀을 ㎏당 명목상의 금액인 10∼20전씩에 팔아왔으나 앞으로는 시장가격인 45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번 시장경제 방식 도입에 따라 노동자·농민·과학자·광부 등의 임금이 10배,군인·공무원의 봉급은 14∼17배 인상돼 지급될 것이라고 북한 소식통들은 말했다. 배급제 폐지와 월급 인센티브 도입 및 인상은 이달부터 실시된다고 북한 주민들에게 통보됐으며 북한 당국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쌀 가격 대폭 인상은 북한 사회의 기반을 이루는 농민들의 쌀 생산 의욕과 증산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 [사설]‘마늘 문책’ 對中무역 별개로

    정부가 지난 2000년 7월 중국과의 ‘마늘협상’에서 내년 1월1일부터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해제하기로 합의하고도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뒤늦게 밝혀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더구나 협상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와 실무부처인 농림부가 ‘은폐’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 농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당시 상황이 어떠했든,‘세이프가드 해제’조항의 미공개에 연루된 책임자들은 문책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이는 공직사회에 만연한 책임 회피 풍토에 대한 경종이자,‘속았다.’고 울분을 터뜨리는 농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또 당시 협상 주체들은 국민에게 부속서 명기 과정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백배 사죄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늘 파문’이 중국과 교역에 새로운 장애가 돼선 안된다고 판단한다.중국은 이미 세계 2위의 무역,투자 대상국으로 떠올랐고,향후 10년 이내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지난해 대중국 무역흑자는 48억 9000만달러로 전체 무역흑자(95억달러)의 절반에 이른다.지난 2000년마늘 분쟁 당시 중국측이 잠정 수입 중단이라는 보복조치를 취했던 휴대전화의 경우 월평균 가입자 550만명의 10%를 삼성전자가 차지할 정도로 중국은 모든 부문에서 미래의 황금시장으로 꼽히고 있다.마늘 농가에 대한 무역위원회의 피해 조사와 세이프가드 연장 요구 등의 방법도 있겠으나 중국이 ‘약속 불이행’을 무기로 보복에 나서면 2년 전처럼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 잘못을 범하게 될 수도 있다. 세계무역 시대를 맞아 농산물 가격경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쌀에 이어 마늘도 시작에 불과하다.정부는 지금이라도 마늘 농가에 대한 피해보상책 마련과 함께 대체작물 재배 유도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소를 잃었더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책임자 문책과는 별도로 대중교역이라는 큰 틀에서 마늘 문제도 풀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새 市·道 지사에 듣는다] 이원종 충북지사

    “지역 균형발전을 이뤄 도민이 고루 잘 사는 복지고장을 만들겠습니다.”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는 3일 “21세기에는 정보통신과 생명산업 등 핵심기술 산업이 경제적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5대 핵심 과제로 지역 균형발전과 함께 선진경제 실현,향토문화 창달,복지환경 향상,참여행정 구현 등을 꼽았다. “충북이 전통적 농업도에서 산업도로 가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앞으로 오창단지를 중심으로 정보통신 산업을 키울 뿐 아니라 생명산업까지 집적화,충북을 국토 중심부의 첨단지식 산업지대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창단지는 현재 78개 기업을 유치,분양률이 57%다.다른 지역보다 높다.2006년 완공되는 이곳엔 국립보건원 등 4개 국책기관의 입주가 확정됐다.그는“이곳을 벤처촉진지구로 지정하고 외국인 전용 공단을 조성,해외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오송생명과학 단지를 착공한다.1만 7000개 일자리 창출과 2000억원 이상의 소득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이 지사는 농업과 관련,“농산물 개방 확대와 쌀수급,가격문제 등으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4대 권역과 10개 특화단지를 지속적으로 육성,충북의 농업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북·중·서·남부 등 4대 권역 가운데 남부지역의 옥천은 농산물 집산단지로 발전시키고 제천 한약·약초단지,진천 장미와 관상어단지,청원 허브단지,옥천과 영동의 포도수출단지 등 10대 특화단지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또시·군별로 1개 이상의 바이오농업 품목을 개발,2004년 이후부터 시제품을본격 생산하기로 했다. 1차 산업인 농사 외에 산림의 생태공원화와 체험농장 등 3차 산업도 개발,부가가치를 높일 방침이다.농산물 관광코스로 활용될 6개 체험농장과 품목으로 대청호반(탄부 밤고구마),충주호반(충주 사과와 한과),청풍호반(제천 약초시장),옥천(영동 삼봉표고버섯),화양동(호산 죽염된장),청원(상수 허드랜드) 등을 꼽는다. 이 지사는 “이들 지역에는 지금도 연간 1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면서“지역축제 등과 연계해 1박2일 관광코스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관광산업 국제화도 추진할 방침이다.“청주국제공항이 있는 데다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본격 운영되면,국제적인 선진 관광자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컨벤션센터,특급호텔 등 국제적 관광인프라를 확충하겠다며 6대 권역별 개발방안을 내놓았다.단양권(야간위락),제천·청풍권(수변위락),충주·수안보권(문화온천),청주·청원권(첨단위락),보은·속리산권(역사문화),옥천·영동권(자연생태) 등이다.제천 청풍 물태관광지구는 국제경견대회를 열 수 있는 경견장을 만들고 제천 자연휴양림 주변 1만 5000평은 자동차 캠핑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충주호 주변에 번지점프장과 인공암벽 등을 만들고 2003년까지 속리산 주변은 민자를 유치,국제 관광명소로 가꾼다는 구상이다. 그는 깨끗한 환경이 충북의 관광자원임을 강조한다.충북을 감싸는 대청호와 충주호에 대해서는 물이용 부담금을 상류지역에 집중 투자하고 오염행위를 제한,2005년까지 수질을 1∼2급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지사는 “보육시설을 설치,주부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겠다.”면서 “노인들이 음식점,목욕탕 등에 갈 때 카드를 쓰면 이를 대납해 주는 실버카드제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도내 시장·군수의 절반이 당적이 다른 것과 관련해서는 “민선 2기때도 일부 시장·군수들과 당이 달랐지만 별 문제가 없었다.”면서 “혹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기더라도 서로 존중하면서 공익을 위해 노력하면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지사는 민선 2기 때 자민련 후보로 당선됐다 이번에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꿔 당선된 것과 관련,“힘 있는 당 후보여야만 도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대전·충남과 경쟁하는 호남고속철도 분기점 문제는 국토의 균형개발과 경제성 등에서 우리 오송분기점이 합리적”이라면서 불합리한 결과가 나오면 150만 도민과 함께 한마음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궈낸 충북도 출신 이운재·송종국 선수를 기리기 위해 사직동 체육시설단지에 기념조형물을 설치하고 바이오엑스포가 열리는 밀레니엄타운에 축구장 건립도검토중이다. 그는 “선거로 흐트러진 민심을 하루빨리 통합하고 ‘으뜸 충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
  • [새 市·道지사에 듣는다] 김혁규 경남지사

    “그동안 경영행정을 통해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도민들과 더불어 나누는 복지·환경·문화행정을 펴 ‘세계일류 경남’을 건설하겠습니다.” 세번째 ‘주식회사 경남’의 CEO로 취임한 김혁규(金爀珪·한나라) 지사는 2일 “앞으로 4년 동안 도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도민의 믿음으로 일류 경남을 건설하며,도민의 행복을 제일의 가치로 삼는 도민 제일주의 행정을 펴겠다.”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삶의 질이 높은 ‘행복 경남’을 이룩하겠다.”고 다짐했다.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함께 살고,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며,푸른 숲이 가득한 자연 속에서 행복을 만끽하도록 하겠다는 것. 그는 민선 3기의 과제를 크게 세가지로 설정했다.기술·정보·지식산업 중심의 지역경제 활성화,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사회기반시설 확충 및 활기찬 농어촌 건설,높은 복지와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첨단산업 육성과 지역 균형개발시책에 복지와 환경이 추가됐다.재임 중 경영행정이 괄목할 만한성과를 거뒀지만 상대적으로 복지와 환경분야에 관심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2004년까지 4284억원을 투입해 지식집약형 기계산업 육성 프로젝트 ‘메카노 21’을 국책사업으로 계속 추진하고,진주 바이오 전용단지 조성사업도 차질 없도록 하겠다.”면서 “국내자본 2조원을 도내에 유치,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재임 중 1인당 GRDP(지역총생산) 2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외국인 기업 유치를 위해 전용단지를 확대하는 한편 외자 유치 및 해외시장 개척활동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외자 9억달러를 유치해 LNG발전소를 건립하고,창원 컨벤션센터 건립도 차질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사회기반시설을 확충,무한경쟁시대를 선도할 일류 경남으로 가꾸는 것도 숙원이다. 그는 “오는 2011년까지 진해 신항만이 건설되면 경남이 동북아 물류 중심지역으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이와 연계해 거가대교(가칭)와 마창대교를 조기 건설하고,진주∼통영간 고속도로가 차질 없이 완공돼 거제까지 연장되도록 지원하며,삼랑진∼진주∼하동간 경전선 복선 전철화사업이 하루빨리 착수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거가대교와 마창대교 건설을 전담할 ‘민간사업 추진단’을 설립한 것도 신항만 배후도로 건설에 대한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아울러 광양만 및 진주권 광역개발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낙후된 서부경남의 발전을 앞당기겠다는 생각이다. 갈수록 활기를 잃어가는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도 마련했다.“쌀재배면적을 줄이는 대신 고품질 쌀 시범단지 900개소를 조성하며,시설원예및 화훼 재배로 전업하도록 지원,농업의 형태를 바꿀 계획”이다.현재 ㏊당20만∼25만원인 논농업 직불제 지원금을 40만∼50만원으로 인상하고,시설원예와 화훼농가에도 이를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대일·대중국 어업협정 이후 달라진 어업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어업정책 개발도 선결과제다.바다 목장화사업을 계속하고 회귀성 어종 치어 방류사업을확대하면서 대체어장을 발굴,자원 무기화시대에 우리 어업의 살길을 모색하기로했다.그는 시장개척단을 이끌고 동남아 3국을 순방하는 길에 미얀마 정부 당국자와 어장 공동개발 및 내수면 새우 양식기술 이전 등에 합의했다. 김 지사는 “복지는 민선 3기의 주요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고령화시대에 대비,노인복지 및 의료시설을 대폭 늘리고 저소득층과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 인프라도 확충해나갈 방침”이다.여성발전기금 113억원을 조기 확보하고,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원 550개를 건립,3만 1000여명을 수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경남 암센터 및 치매병원 건립과 진주의료원 신축 이전도구상 중이다. 이밖에 지역특성에 맞는 문화예술 기반을 구축하고,체육인프라를 확충하며,여성권익 신장 및 사회참여 확대,건전한 청소년 육성,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한 밑그림도 완성했다. 그는 당선 직후인 지난달 18일부터 26일까지 동남아시장 개척단을 이끌고 태국과 미얀마,말레이시아 등 3개국을 순방하면서 도내에서 생산된 공산품 395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김 지사는 “이제 국경의 개념이 무너지고 ‘B2B’개념이 보편화되면서 지방정부의 경쟁력이 국가 경제를 대변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면서 “21세기 세계를 주도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지역과 기업이므로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市.道지사 당선자에 듣는다] 이의근 경북도지사

    “산업구조를 5대 첨단산업으로 개편해 지역경제의 근본 체질을 강화하는데 도정의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전국 최고 득표율로 3선에 성공한 이의근(李義根·한나라) 경북지사 당선자는 25일 “이를 위해 북부권은 생물산업,중서부권은 IT산업,경주권은 문화관광산업,포항권은 나노산업,동해안은 해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개발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교통망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바둑판형 고속도로 건설과 동해중부선 철도 부설,울진공항 조성 등을 연차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DJ정권에서 한반도 개발의 축이 서해안이었다면 다음 정권에서는 동해안이 될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동해안의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경북도가 개발의 선도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비해 울진에 해양연구단지를 조성하고 감포·호미곶·고래불 등을 잇는 동해안 관광단지를 외자유치 등을 통해 개발하는 한편 울릉도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습니다.” 이 당선자는 어려운 농어촌 문제 해결을 위해 “수출정책으로 개방화에 적극 대응하고 쌀 고급화와 논 농업직불제,농작물재해보험 확대 등을 통해 농민들의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며 교육과 주거환경 개선사업도 병행해 나가겠 다.”고 말했다. 2기 자치단체장 선거때 임기중 후보지 선정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약했던 도청 이전문제에 대해 “이유야 어떻든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도청 이전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도민 모두가 수용하는 방법과 절차를 도출하는 것이 선결과제인데 현재로서는 어려울 뿐 아니라 3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 조달도 난제”라고 설명했다.도의회가 새로 구성되면 지역 발전과 도민 바람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제기하는 경북도와 대구시의 통합문제에 대해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시·도민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통합을 떠나 양지역은 한뿌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교통·산업·관광분야의 연계 발전방안을 대구시장과 정기적으로 만나 협의하고 국장급으로 구성된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공동발전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는 것. 이 당선자는 이와 함께 “대구지하철의 경북 연장은 지역 교통난 해결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대구시·정부 등과 예산문제 등을 협의해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사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능력과 연공서열을 적절히 고려하는 것은 물론 책임과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향으로 단행하겠습니다.” 여성공무원 인사정책에 대해서는 “승진기회 확대,여성통상주재관 임용 등 여성공무원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여성공무원의 승진을 확대하고 간부 여성공무원의 비율을 늘려 나가겠다.”고 확약했다 .이달 말로 정년을 맞는 안윤식 정무부지사 후임에는 내부와 외부,공채 등 다양한 채용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자는 “그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점에 대해 도민들이 좋은 평가를 내려 압승할 수 있었다.”고 나름대로 선거 결과를 분석한뒤 “선거기간에 나타난 도민들의 뜻을 도정에 겸허히 수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기간 중 의성 안계시장 유세에서 할머니 한 분이 수박 한덩어리를 들고 한참을 뒤쫓아와 준 일은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며 도민들의 사랑에 깊은 감사를 표시했다.일부 지역에서 선거운동 과열로 불신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제 지역 발전을 위해 서로 힘을 모아 나가는 게 필요하다면서 “민심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 짐했다. 이 당선자는 선거 뒤 계속된 당선사례와 언론 인터뷰 등으로 약간 피곤한 모습을 보였지만 ‘행정9단’이란 별명처럼 도정 비전에 대해 한치의 막힘도 없이 말을 이어갔다. “지역의 미래는 도지사 혼자만의 힘으로는 개척해 나갈 수 없습니다.위대한 경북의 꿈을 이루는 데 도민들의 뜨거운 격려를 부탁합니다.압도적인 지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는 특유의 웃음 띤 얼굴로 도민들에게 인사하며 인터뷰를 마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이색 당선자] 신정훈 나주시장

    ‘나주배’로 잘 알려진 전남 나주시,보수적 성향의 이 지역 주민들이 만 37세의 농민 운동가를 시장으로 뽑았다.85년 미 문화원 점거농성으로 징역 3년을 살고,87년부터 나주 농민회 사무국장을 지낸 신정훈(辛正勳·37) 당선자는 19일 시 예산(2000억원)의 2.5%(50억원)를 농업경쟁력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농도(農道)인 전남에서,전남의 중심축인 나주에서 오늘의 농업·농촌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자신했다.그는 94년부터 내리 두번 도의원을 하면서 배 농사를 짓고 있다. 세계적인 특산품인 나주배를 예로 들면서 “비교우위 상품인 나주배를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육성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100% 신뢰감을 주면 자연스럽게 농가소득이 올라간다.”고 강조했다.유사 상품이 활개치고 있는 원인을 생산자와 함께 행정기관의 직무유기로 돌렸다.공동출하,철저한 품질관리와 인증제를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다.지난해 나주배로 벌어들인 돈은 1500억원선.그러나 시에서 이 부문에 투자한 돈은 9450만원이었다. 농촌에 희망이 있느냐는 질문에 “소득원을만들고 젊은이들이 되돌아 온다면 농촌은 분명히 희망이 있다.”고 전제조건을 달았다.지역별로 틈새 작목을 특화하고,품질별 쌀 등급화로 소득원을 마련한 뒤 교육·복지 여건을 확충해 농업인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에서 찾았다. “농업이 위기이지만 농업 만큼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산업도 없다.”며 일반적인 우려와 달리 농업을 밝게 내다봤다.고령화,이농,저소득 되풀이,미래 불투명 등 더 들추어내기 싫은 농촌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쉽게 짚어냈다.농업인들의 자주성 복원을 들었다.“산업화 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농업인들이 정부에 기대는 의타심을 털어버리고 자립하도록 행정기관이 앞장서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주민들의 집단이기주의,소지역주의도 결국 행정불신에서 나온다.”며 “시장 판공비는 물론 시의 모든 행정을 낱낱이 공개하고 시책 결정에 주민이 참여해 평가하고 책임지도록 하면 막힐 게 없다.”고 나름의 처방을 내렸다. 스스로 ‘깐깐하다.’고 진단을 내린 그는 “공무원은 명예와 자부심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책임행정을 강조했다.부서별 책임자에게 전결권을 주고 공직자 개개인이 잠재력과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약속했다.능력 위주로 인재를 발탁하고 시장이 앞장서서 바람막이가 되겠지만 줄서기하는 공무원은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다. 글·사진 나주 남기창기자 kcnam@
  • “쌀시장 개방 반대 능사 아니다”한갑수 농어촌 특별대책 위원장

    “관세화 유예를 통해 국내 쌀시장의 빗장을 계속 걸어 잠그는 것이 능사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입니다.” 한갑수(韓甲洙)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장은 18일 대한매일과 인터뷰를 갖고,쌀시장 개방 대비책을 본격 주문하고 나섰다.무조건 시장개방에 반대할 것이 아니라 손익(損益)을 따져보고 유리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17일 특위가 발표한 소득보전직불제 등 쌀산업종합대책(대한매일 18일자 14면 보도)도 이런 틀속에서 짜여졌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의 발언은 2004년 WTO(세계무역기구) 쌀 재협상에서 관세화 예외를 관철시키겠다는 정부 입장과 다른데. 관세화 예외는 94년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한시적으로 부여받은 것입니다.어차피 영원히 끌고 갈수 없는 조치입니다.또 쌀 재협상에서 관세화를 한번 더 유예받더라도 최소시장접근 물량(시장개방을 하지 않는 대신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의 대폭 확대가 불가피합니다. -정부가 그동안 안이하게 대처해온 것 아닙니까. UR협상 이후 10년의 세월이 주어졌지만정부가 쌀산업 체질개선을 위해 해놓은 것은 별로 없습니다.저 역시 상당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한 위원장은 2000년 8월∼2001년 9월 농림부 장관으로 재직). -특위가 소득보전직불제 시행을 당초 정부안보다 2년 이상 앞당겼는데. 관세화 여부를 보고 결정을 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었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없습니다.그래서 당장 올해부터 시행키로 한 것입니다. -추곡수매제를 없앱니까. 일부러 없앨 계획은 없습니다만 자연스럽게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소득보전직불제가 시행되면 2007∼2008년쯤 WTO의 허용보조금 총액을 전부 소득보전직불에만 써야 합니다.추곡수매할 자금이 없어진다는 것이지요.연구결과에 따르면 추곡수매를 통해 정부가 100원어치 쌀을 사주면 농가가 받는 혜택이 18원에 불과하지만 소득보전직불을 하면 100원 모두 농가에 돌아가므로 훨씬 효율적입니다. -쌀 감산(減産)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휴경보상·전작보상 등 감산정책은 이미 일본에서 실패했습니다.무리하게 감산을 유도하기 보다는 시장원리에 맡겨야 합니다.쌀값이 떨어지면 재배면적이 줄어 자연스레 감산이 이루어질 것 아니겠습니까. 김태균기자 windsea@
  • “쌀 관세화 전환 대비 시급”한갑수 특별대책위원장

    한갑수(韓甲洙)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장은 17일 “2005년 이후 쌀의 관세화 전환에 대비해야 하며,지금부터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정책을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한 위원장의 관세화 발언은 2004년 WTO(세계무역기구) 쌀 재협상을 앞두고 정부가 관세화 절대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점에서 정부방침이 관세화 쪽으로 선회하는 것이 아닌가 주목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농특위 본회의를 마친뒤 “지난해 중국의 WTO 가입으로 이제 중국도 우리의 주요 쌀협상 대상국이 됐다.”면서 “지난달 중국 농업장관 등을 만난 결과,더 이상 우리나라가 쌀 관세화 예외를 적용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그는 “외국 쌀에 평균 370∼400%의 관세를 붙이더라도 우리 쌀의 가격경쟁력은 크게 낮다.”고 설명했다. ●쌀 관세화= 국내외 쌀 가격차이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관세를 매기는 것.쌀시장을 개방한다는 전제가 붙는다.관세화로 갈 경우 우리나라는 수백%의 관세율을 매길수 있고 이를 수십년간 조금씩 내리게된다.개방의 충격을 줄이는 점이 유리하다. 그러나 일단 관세외의 일체의 비관세 장벽을 없애는 점에서 ‘일시 개방’처럼 받아들여진다.그래서 정부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관세화 유예’라는 입장을 지켜왔다. 김태균기자
  • 쌀값 하락 농민손실 국가 보전/ 소득보전 직불제 연내 도입

    쌀값 하락으로 인한 농가의 수입감소분을 국가에서 대신 물어주는 ‘소득보전직불제’가 연내 도입된다.대신 정부의 추곡수매는 2007년쯤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또2005년쯤 정부의 쌀비축량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공공비축제’가 실시된다.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위원장 한갑수)는 17일 이런 내용의 ‘쌀산업 종합대책안’을 확정,발표했다.관련부처 협의를 거쳐 올 정기국회에 관련 법률개정안 등을 낼 계획이다. 농특위는 쌀농사 수입이 이전 3년간의 평균수입에 못미칠 경우,부족분의 70%만큼을 국고에서 지급하는 소득보전직불제 도입을 확정했다.이를테면 2002년산 쌀값이 80㎏가마당 15만원이고 99∼2001 3년간 평균값이 16만원이라고 가정할 때,차액 1만원의 70%인 7000원을 정부가 농민에게 직접 주게 된다.구체적인 지원대상과 실행방안은 농민단체 등과 협의해 다음달 말 확정한다. 소득보전직불제 도입으로 정부의 추곡수매 규모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소득보전은 WTO(세계무역기구)가 규정한 감축대상총액보조(AMS) 한도 안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이 제도가 도입되면 AMS에 해당하는 추곡수매 물량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농특위 관계자는 “2002년산 쌀값이 3% 정도 떨어질 경우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2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07년쯤 소득보전직불금이 AMS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돼 추곡수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연내에 양곡관리법을 개정,공공비축제 도입을 위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 현재의 과잉재고가 적정수준으로 줄어드는 시점부터 이를 시행키로 했다.공공비축제는 시장상황에 따라 정부가 쌀을 시가로 매입하고 시가로 방출하는 제도로 정부는 800만섬을 기준으로 상하 200만섬씩,600만∼1000만섬을 적정비축 목표로 설정할 방침이다.농림부 관계자는 “쌀 재고가 800만섬 가량으로 줄어드는 2005년부터 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돼 온 휴경보상·전작(轉作)보상 등 생산조정제도는 2004년 WTO(세계무역기구) 쌀 재협상 결과와 쌀 수급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입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농특위 안에 대해 전국농민회총연맹 이호중(李浩重) 정책부장은 “과거 3개년 평균가격 차액의 70%만을 보상해주는 소득보전직불제로는 생산원가조차 건지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中농산물시장 외국산 ‘비상’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외국산 농산물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농산물 시장의 대외개방 폭이 확대되면서 외국산 농산물이 중국 시장을 겨냥해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톈진(天津)세관에 따르면 올들어 1∼5월 통관한 외국산 농산물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나 급증한 5만 3000t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농산물의 수입금액는 74.2%가 급증한 918만달러(약 119억원)에 이른다.특히밀의 경우 수입량이 2만 5000t(가격 444만달러)을 기록,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1만 1900%(7310%)나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외국산 농산물이 중국 시장으로 대거 밀려들고 있는 것은 중국산에 비해 외국산 농산물이 값싸고 질이 좋아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농산물의 생산원가는 최근 몇년 사이에 해마다 평균 10% 이상 오르는 등상승세를 타고 있다.따라서 밀·옥수수·콩·면화·기름 등 주요 농산물의 중국 국내가격이 국제 시장가격보다 비싸 자연히 외국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농촌지역은 영농방법이 낙후하고 가족 중심의 영농을 하는 탓에 생산성이낮아 경쟁력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데다,WTO 가입으로 농산물 시장 개방의 폭이 확대된 것도 외국산 농산물의 중국 시장 진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WTO가 중국에 주는 유리한 규정을 최대한 활용,외국산 농산물의 수입을 억제해 나가는 한편 장기적으로 농산물의 생산효율을 높여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WTO 가입의 협상에서 따낸 밀·쌀·옥수수·면화 등 외국산 농산물에 대해 비관세 장벽을 없애는 대신,2006년까지 이들 농산물의 수입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권리를 적절히 이용하기로 했다. khkim@
  • [선택 6.13 7대 승부처] (5) 서울·경기·인천

    6·1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수도권이다.서울시장·경기지사 선거에서 이기는 당이 전국적 판도와 관계없이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두 지역에서 한나라당-민주당 후보간 경쟁양상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치열하다.대한매일이 시리즈로 보도하는 ‘7대 승부처’기획의 일환으로 서울 및 경지지역 선거 민심을 알아보고,더불어 최근 변화가 감지되는 인천지역 선거전 양상도 살펴본다. ■서울 - “뉘신지요?”…표심없는 표밭 시장선거만을 놓고 본다면 서울은 안개 속이다.종착점이 며칠 안남은 7일까지도 시계(視界)는 여전히 뿌옇기만 하다.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와 민주당 김민석(金民錫) 후보가 맞잡은 저울추는 벌써 한달 가까이 꼼짝않고 곧추서있다.지난 3월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뒤 석달 가까이 숨가쁘게들 달려왔건만 상대의 거친 숨소리는 좀처럼 귓전을 떠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눈 앞이 흐린 건 그들뿐이다.거리의 시민들은 월드컵 한국의 화창한 하늘을 만끽하고 있다.그라운드에 박힌 이들의 시선은 좀처럼이명박·김민석 레이스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무관심-. 6·13지방선거를 상징하는 이 한마디는 서울도 예외가 아니었다.아니 그 어느 지역보다 서울의 표심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벤처회사에 다니는 함성식(36)씨는“지방선거요?…관심없어요.”라고 잘라 말했다.대학생 이모(21·여)씨도 “친구들끼리 월드컵 얘기는 많이 하지만 선거얘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선거 무관심은 동네 구석구석에서 계속되는 정당연설회나 후보연설회에서도 잘 나타난다.지난4일 저녁 불광동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한 정당 후보의 연설회.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현직 국회의원이 연단에 올라 목청을 높였다.그러나 10분여간고작 30여명이 잠깐 걸음을 멈췄을 뿐 대부분 곁눈질로 지나쳤다.월드컵 한국-폴란드전을 코앞에 둔 까닭이긴 했지만 월드컵과 지방선거의 비중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월드컵에 파묻힌 표심은 그 자체로 선거의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특히 김민석 후보진영은 젊은 층의 투표율 저조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투표 무관심이 정당투표 성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무관심층이 많을수록 후보 대신 정당을 보고 투표할 가능성이 높고,이는 최근 당 지지율을 감안할 때 지극히 불리한 상황이라는 판단이다.여의도에서 자영업을 하는 최모(42)씨도 “누가 낫다고 할 만큼 아는게 없다.”면서도 “부패다 뭐다 하는데 표를 주기는 좀 뭐한 것 아니냐.”고 말해 이런 우려를 뒷받침했다.장년층에 지지기반을 둔 이명박 후보측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무관심을 은근히 반기는 눈치다.그러나 그 역시 불안정한 표심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선거막판 노풍(盧風)과 같은 ‘바꿔바람’이 불 경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있다.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구청장 선거나 광역·기초의원 단위로 내려가면 더욱 극심하다.불광동에서 제과점을 하는 전모(33·여)씨는 “각 후보진영이 매일 명함을 돌리고 찾아오는데 솔직히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서초동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최모(19)양은 아예 “누가 나왔는데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선거 무관심은 ‘누가 돼도 상관없다.’는,유권자 의식의 실종으로 이어진다.조모(48·식당주인)씨는 “지난 선거를 봐도 누가 되든 관계없는 것 아니냐.”며 “지금으로선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전반적인 무관심 속에서도 한표를 꼭 행사하겠다는 유권자도 없지는 않다.초등학교 교사 임모(32·여)씨는 “TV토론을 보고 후보를 결정했다.”며 “반드시 투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파출부 일을 한다는 정모(55·면목동)씨도 “정한 후보는 없지만 투표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6월 서울에는 월드컵 관중만 있을 뿐 유권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1000만명의 시민을 4년간 책임질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어쩌면 월드컵이 드리운 진한 그늘속에서 슬그머니 탄생할지 모를 일이다. 진경호기자 jade@ ■경기 - “똑같은 사람” 정치혐오 팽배 “선거요,관심 없습니다.” 유권자들의 지지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의견은 지역과 세대,직업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그러나 “별로 관심없다.”는 말이 공통적으로 나왔다.광역단체장인지사 후보에 대해서는 그래도 관심을 보였으나,시장·군수 등 기초 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후보에 대해서는 누가 나왔는지조차 거의 몰랐다.경기도는 지난 98년 지방선거 때도 전국 평균인 52.7%에 못미치는 5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회사원 안덕균(安德均·34·화성군 상남면)씨는 “회사가 용인에 있는데 동료끼리 선거에 대한 얘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기초단체 의원들에 대해서는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아 관심을 갖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600만명이 넘는 유권자를 갖고 있는 경기도는 면적이 넓을 뿐만 아니라 지역별로도 유권자들의 특성 차이가 크다.민주당 진념(陳^^) 경기지사 후보측은 경기도를 성남 부천 안양 일산 과천 등 ‘서울인접 도시권’,수원 용인 안성 평택 등 ‘남부임해권’,이천 광주 양평 등 ‘동남내륙권’,고양 파주 등 ‘서북해양권’,의정부포천 가평 등 ‘동북내륙권’으로 분류한다.한나라당도 비슷하게 권역을 나눠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크게 봐서 서울주변의 위성도시와 외곽의 농촌 지역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하지만 “대통령 아들들 비리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얘기는 지역과 무관하게 나온다. 조민행(趙敏行·60·수원시 권선동)씨는 “DJ가 당초에 잘 할 것 같았는데 기대에 못미쳤고 민주당은 대통령 아들 비리 때문에 인상이 나빠졌다.”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로 따지면 한나라당이 조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듯하다.”고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았다.조씨는 “경기지사보다는 3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심재덕 수원시장의 당선 여부가 더 관심 거리”라고 지역민심을 전했다. 비교적 정치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들도 선거와 정치인에 대한 혐오감을 토로했다.주부 이옥희(李玉姬·63·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씨는 “투표는 꼭 할 것”이라면서도 “도지사야 인물 위주로 뽑겠지만 기초단체 의원 후보 가운데는 함량 미달인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당을 보고 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또 “대통령 아들들 비리 때문에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대한 인상마저안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일부 젊은이들은 진보정당에 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박혜원(26·여·고양시 일산구)씨는 “월드컵 보느라 정신이 없는데 누가 선거에 관심을 기울이겠느냐.”고 반문한 뒤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 아버지도 집에서 선거에 관련된 얘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또 “선거가 옛날처럼 흥이 나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이 심드렁하니 운동원들도 신이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선거무관심을 지적했다. 회사원 서현규(33·부천시 송내동)씨는 “진보정당에 투표하기로 마음을 결정했다.”면서도 “하지만 남동생을 비롯해 주위 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대학생 반모(21·안성시)씨는 “난생 처음하는 투표라 꼭 참가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친구들끼리 만나면 월드컵 얘기만 한다.”고 소개했다. 외곽의 농촌 지역은 도시보다는 투표율이 높을 듯하지만 민심이 흉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포천군 강산면 세월리 이장인 심재준(42)씨는 “40대 이상은 그래도 누가 군수가 될지에 관심을 표시한다.”면서 “쌀 수매가 준 데다 농민들의 빚도 늘어 시골에서는 민주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포천군 일동면의 김모(45·여)씨는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진배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투표는 하겠지만 아직 뽑을 사람을 정하지는 못했다.”고 속내를 감췄다. 전영우기자 anselmus@ ■인천 - 부동표 막판 증가 ‘기현상' 인천지역은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전국 어느 곳보다 심한 편이다.민심을 비교적 잘 반영한다는 택시기사들조차 시장후보로 누가 나왔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인천지역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7일 “투표일이 임박할수록 부동층이 줄어드는 게 보통인데,인천지역은 부동표가 선거운동기간 전 40∼50%대에서 지금은 50∼60%대로 오히려 늘어난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투표율이 35%를 넘기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천지역은 역대 선거에서도 투표율이 낮아 전국 꼴찌를 면치 못했다.그런데 이번에는 월드컵 열기와 한나라·민주당간 극심한 상호비방전이 유권자의 무관심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인천시장의 경우 인지도에서 앞선 한나라당 안상수(安相洙) 후보가 민주당 박상은(朴商銀) 후보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게 현지 각 당 선거운동원과 지역언론들의 견해다.‘어느정도 유리한가.’에 대한 시각 차이만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안 후보가 선거운동 돌입 이전과 마찬가지로 박 후보에 2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려 놓았다고 주장한다.98년 인천시장 선거와 99년 6·3 재·보선에 출마했던 안 후보의 인지도를 박 후보가 쉽게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안 후보에 대한 병역기피 의혹 제기 등 적극적인 공세가 유권자에게 먹히면서,안 후보와의 격차를 오차범위인 5%포인트 이내로 좁혔다고 강조한다. 결국,막판 대세는 투표율이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투표율이 높을수록 인지도에서 앞선 한나라당 안 후보가 유리하고,낮으면 조직력이 비교적 탄탄한 민주당 박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여겨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인천지역 역대 선거에서 주로 여당이 우세했다.”면서 “사실상 여당인 민주당이조직과 자금력 면에서 우월한 상황에서 유권자의 23%가량에 달하는 호남표가 결집할 경우 민주당이 막판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실제 9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이 지역 기초단체장 10개를 석권했을 때 투표율은 27∼28%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투표율과 상관없이 승산은 한나라당에 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양측의 이전투구 속에 녹색평화당과 민주노동당,사회당 등 군소정당이 선전할 것이란 관측도 일부 나온다.이와 함께 유권자의 27%에 달하는 충청표는 지지성향이 갈려있어 ‘큰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상연기자 carlos@
  • 쌀 관세화땐 쌀소득 半減

    쌀을 관세화(수입 자유화에 따른 관세 부과)하면 2010년에는 쌀생산으로 얻는 총소득이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에 제출한 ‘2005년 이후 쌀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예상했다. 연구원은 2004년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결과에 따라 쌀시장이 개방되면 지난해 8조 5600억원이었던 쌀생산에 의한 총 소득이 2010년에는 그 절반 이하인 4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벼 재배면적도 현재의 105만㏊에서 75만㏊ 이하로 줄고,10a당 쌀 소득도 지난해 79만원선에서 2010년엔 최저 55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쌀시장 개방 충격을 줄이기 위해 소득 감소분의 일부를 정부가 보전해 주는 소득보전직불제를 2003년부터 시행하고,생산자도 규모 확대와 생산비 절감을 통해 소득감소분의 일부를 흡수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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