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쌀 수출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협의체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보너스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고용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실업률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59
  •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 5개월 연속 하락세”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 5개월 연속 하락세”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측정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대부분 품목의 물가는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FAO가 발표한 지난달(8월) 세계식량가격 지수가 138.0포인트로 전월(140.7) 대비 1.9% 하락했다고 4일 설명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동향을 조사해 5개 품목군별 식량가격지수를 매달 작성해 발표하는데 지난 3월 158.7 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4월 158.4, 5월 158.1, 6월 154.7, 7월 140.7로 하락하던 추세가 지난달에도 이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지난달 곡물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1.4% 하락한 145.2 포인트를 기록하였다. 미국·캐나다·러시아의 밀 생산이 양호할 전망이고, 북반구에서 수확이 본격화된데다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 수출이 재개되면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수출 재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옥수수의 가격은 소폭 상승했는데,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 고온건조한 기후 탓에 생산량 감소가 전망됐기 때문이다. 쌀 가격엔 큰 변동이 없었다. 유지류 가격 지수는 지난달 163.3 포인트로 전월 대비 3.3% 하락했다. 인도네시아 수출규제가 완화되면서 팜유 가격이 다섯달 내리 하락했고, 해바라기씨유 역시 우크라이나의 수출 재개에 힘입어 가격이 하락했다. 유채씨유 공급량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대두유는 미국의 기상 조건 악화 여파로 가격이 소폭 상승하였다. 지난달 육류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1.5% 하락한 122.7 포인트다. 호주산 소고기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돼지고기 가격은 상승했다. 유제품의 경우 지난달 가격 지수가 143.5 포인트로 전월보다 2.0% 하락했다. 서유럽과 미국 등지의 생산량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뉴질랜드의 공급량이 늘었다. 다만 치즈는 유럽 관광지 지역을 중심으로 내수 수요가 늘고 수입 수요도 함께 늘어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설탕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2.1% 하락해 110.4 포인트로 지난달 집계됐다. 인도의 설탕 수출규제가 완화됐고 브라질의 에탄올 가격 하락이 이뤄지면서 국제 설탕값이 내렸다. 그러나 브라질의 8월 전반기 설탕 생산량이 기대에 못미친데다 브라질 헤알화가 강세를 보인 여파로 설탕값 하락폭이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FAO는 2022·23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 전망도 발표했다. 이 기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7억 7430만t으로 이전 년도 대비 1.4%(33890만t) 감소하고, 같은 기간 소비량 역시 0.1%(280만t) 줄어 27억 9230만t이 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관련 업계와 주요 곡물 재고 동향을 점검하는 한편 국제곡물 수급 및 가격 불안 상황에 대응하는 조치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국제 곡물가 폭등 현상에 대비해 국내 제분·사료·전분당·대두가동 업계는 올해 11~12월 중 사용물량까지 재고로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 3월분까지 계약물량을 확보했다. 국제 축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선 소·돼지·닭고기 등에 대해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적용한다.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1조 5000억원 규모의 연 1% 금리의 특별사료구매자금 융자 상환기간을 연장하여 지원하고 있다. 또 오는 8일까지 추석 직전 3주 동안 한우 암소와 돼지에 대해 도축수수료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 백화점 있던 핫플의 부활… ‘접경지’ 고랑포, 다시 지역경제 핵으로[자치분권 2.0-함께 가요! 지역소멸 막기]

    백화점 있던 핫플의 부활… ‘접경지’ 고랑포, 다시 지역경제 핵으로[자치분권 2.0-함께 가요! 지역소멸 막기]

    경성(서울)과 개성 사이에 있는 도시 중 가장 큰 번화가였던 고랑포(高浪津)는 임진강 서북쪽 평야에 있다. 장단군 출신 실향민들에게는 아련한 ‘마음의 고향’이다. 1970년대와 80년대까지만 해도 6·25전쟁 때 남으로 피란한 장단 사람들은 만나면 늘 고랑포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러나 전쟁은 화신백화점 분점을 비롯해 고랑포에 사람이 살던 흔적을 깨끗이 지우고야 말았다. 하얀 고무신에 밝은색 한복을 즐겨 입던 장단군민들도 세월이 흘러 고령의 노인이 되면서 고랑포는 기억에서조차 가물해져 가고 있다. 이에 경기 연천군은 고랑포를 옛 모습대로 복원해 관광명소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25일 서울신문에 “고랑포의 옛 모습을 복원해 관광자원화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인구소멸지역에서 벗어나기 위한 핵심전략지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랑포의 형성 및 변천  고랑포는 장단도호부 장서면 관송리였다가 1914년 고랑포리로 바꿔 부르면서 장남면에 편입됐다. 해방 전까지는 장단군 장남면에 속했으나 광복과 더불어 북위 38도 선을 중심으로 남북이 나뉘자 38도 이남에 있었기 때문에 파주군에 속하게 됐다. 그 뒤 1954년 10월 ‘수복지구임시행정조치법’에 의해 연천군에 편입됐다. 삼국시대 때 평양에서 신라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이 개성~장단~고랑포였다. 고랑포가 접해 있는 곳은 임진강 중에서도 강폭이 좁고 수위가 낮아 임진나루와 함께 대표적인 도강지역으로 꼽힌다. 사람들은 나룻배를 이용해 강을 건너다녔는데, 파주 적성에서 개성 장터를 오갈 때 이곳을 거쳤다. 연천군의 안보 5경 중 한 곳인 1·21무장공비침투로가 고랑포에서 서남쪽으로 3.5㎞ 지점에 위치하는데 이곳은 1968년 1월 17일 밤 북한군 제124군 소속 김신조 등 무장공비 32명이 남방 한계선을 넘어 침투한 곳이다. 2019년 5월 고랑포구 앞에 개관한 ‘고랑포구 역사공원’에 잘 재현돼 있다.●옛 문헌 속 고랑포  옛 문헌을 보면 고랑포가 얼마나 중요한 항구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 정조편’에는 “대동법 실시 이후 고랑포는 강원도 이천, 안협 등에서 거둔 대동세를 한강의 용산진, 서강으로 운송하는 출발지”라고 쓰여 있다. 마수 허목의 문집 ‘기언’(記言)에는 “고랑은 괘암 아래에 있는데, 팔월 장마철에는 배를 집으로 여기는 바닷사람들이 여기로 몰려와서 생선과 소금을 팔면서 서로 장사한다”고 적고 있다. 또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온 나라 안에서 한강이 가장 크고, 근원이 멀어 조수를 많이 받는다.… 정북 쪽으로 연천의 징파도에는 배편이 서로 통하며, 아울러 장삿배가 외상거래를 하는 곳이 나온다”라는 내용이 있다. 고랑포가 있는 임진강 중하류 지역의 강가 곳곳에는 절벽이 많고 경치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고려 태조가 놀던 곳이라 전해지며 민간에는 아직도 그 가곡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고려 말기 문신이자 정치가이며 유학자, 시인인 이색은 “장단(長湍)의 석벽은 푸른 병풍이 비꼈는데, 철쭉꽃이 피니 비단이 밝구나. 상선을 잠깐 빌려 흐름을 따라 내려오니, 일시의 정경이 참으로 이름할 수 없구나”라고 시를 읊어 아름다운 경치를 찬양했다. 고려 말 조선 초의 학자·문신인 권근은 “뾰죽뾰죽 절벽이 강을 따라 돌았는데, 양쪽 언덕 봄바람에 꽃이 한창 피었구나. 들 밖에 단산(湍山)은 지형을 따라 다 되었고, 모래 가운데 작은 길은 촌(村)을 통해 나왔네”라고 고랑포 지역의 경치를 묘사했다.●임진강을 통한 물자교류의 중심  임진강 수운의 종점이었던 고랑포는 경기북부지역 포구의 중심이었다. 임진강 뱃길을 중심으로 상업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쯤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랑포의 상업적 위상은 개항기를 거치면서 보다 높아졌다. 1887년(고종 24년)부터 시작된 쌀, 콩 등의 곡물 수출이 1890년에 급격히 증가해 포구가 활기를 띠고 산지와 개항장을 연결하는 중간 집결지 역할을 하면서 발전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고랑포는 삼국시대부터 전략적 요충지로 임진강을 통한 물자교류의 중심 역할을 하던 나루터다. 돛단배들은 임진강을 통해 내륙과 서해안 바닷길을 다녔다. 조선시대 말에는 바다와 내륙의 물산이 집결하는 중요한 항구로 역할을 했다. 고랑포는 물길의 깊이가 얕아 서해안에서 올라오는 수운의 종점이었으며 전쟁 전까지만 해도 마포나루에서 출발한 큰 배의 마지막 종착지였다. 상류로 올라가려면 더 작은 나룻배로 갈아타야 했다. 포구 앞은 화신백화점 분점이 들어설 정도로 번성했다. 당시 고랑포에는 경기북부에서 제법 큰 규모의 소시장과 한전, 여관, 우체국, 유치원, 시계방, 각종 상점 등이 즐비했다. 서울과 개성을 오가는 물산의 길목이면서 시장 역할을 했지만 한국전쟁으로 많은 피해를 입고, 군사접경지역이 되면서 나루터와 무역항으로서의 기능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특히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5일 국군 제1사단이 북한군 제1사단 및 제6사단 등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폐허가 됐다.연천군은 12년 전에도 고랑포 일대를 복원하려 했으나 한강유역환경청 등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김 군수는 “이번에는 보다 세심하게 고랑포 복원을 추진해 연천군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 기온 상승으로 식량·경제 불평등 심화

    기온 상승으로 식량·경제 불평등 심화

    국내 쌀 소비량이 20~30년 전에 비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주식이다. 그렇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소비되는 작물은 밀이다. 실제로 밀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34억명에게 주요 영양 공급원이 되고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가 밀 수확량의 변동성을 크게 하고, 미래 세계 식량 안보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중국, 네덜란드, 노르웨이, 영국, 호주, 미국 등 6개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세계 각국이 기후 완화 목표를 달성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도 이하로 막더라도 밀 수확량과 가격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중국 대기물리학연구소, 난징정보과학기술대, 과학·개발연구소, 중국과학원대, 네덜란드 왕립기상학연구소, 흐로닝언대, 노르웨이 국제기후환경연구센터, 영국 엑서터대, 호주 연방산업연구기구(CSIRO) 식물공학연구소, 미국 국제기후사회연구소 연구진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원 어스’ 8월 2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기후·곡물(밀)·경제 앙상블 모델을 만들어 극단적 기상 현상이 잦아지는 경우 밀 생산량과 가격, 국제 공급·수요 사실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했다. 앙상블 모델은 초기 조건, 중간 조건, 물리적 과정 등을 다양하게 만들어 수행한 결과를 분석하는 수학적 기법이다. 앙상블 모델은 대기 운동을 재현하거나 예상해 각종 기상현상을 예측한다. 밀은 중위도 온대기후에서 많이 재배된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미국, 러시아, 북유럽 같은 고위도 지역에서는 생산량이 증가하겠지만 이집트, 인도, 베네수엘라 같은 저위도 국가에서는 밀 수확량이 지금보다 최소 15% 감소한다. 이 때문에 농업 중심 산업구조를 가진 남아시아,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저개발국가, 개발도상국들은 식량 자급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또 밀 수입·수출 가격 변동폭이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를 이끈 티아니 장 중국 대기물리학연구소 박사(농업기상학)는 “기후 변화는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촉발시키는 데 인류 생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식량 문제”라며 “기후 변화 시대에 개발도상국의 곡물 식량 자급률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세계 안보에도 매우 중요한 만큼 농산물 자유무역을 비롯해 국제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전남도와 일선 시군, 쌀값 안정 위해 해외 수출 등 안간힘

    전남도와 일선 시군, 쌀값 안정 위해 해외 수출 등 안간힘

    전남도와 일선 시군들이 쌀값 안정을 위해 해외 수출에 나서는 등 쌀 소비 시장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남도는 최근 쌀 내수 가격 안정과 농가 소득 증진을 위해 미국 등 4개국 9개 ‘전남 해외 상설판매장’에 쌀 130톤을 긴급 수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6월말 기준 도내 쌀 재고량은 13만7천 톤으로 전년 9만 5천톤 대비 44.2% 늘었고 산지 쌀 가격도 7월 25일 기준 20㎏당 4만3천918원으로 전년 동기 5만 5천856원보다 21.4% 하락하는 등 도내 쌀 비축량 증가와 쌀값 하락에 따른 것이다. 전남도는 이에 앞서 국내 쌀 시장 확대를 위해 부산과 제주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전남 쌀 대표브랜드 ‘풍광수토’ 10kg들이 2만포를 중대형 마트 등에 공급하고 사은행사까지 열었다. 전남지역 일선 시군들도 쌀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완도군은 지난 8월 4일 러시아 사할린주에 소재한 ㈜베들레헴사와 향후 10년간 매년 100톤 이상, 총 1천톤의 쌀 수출 협약을 체결했다. 장흥군 역시 지난 6월 수출업체 (주)골든힐을 통해 지역 대표브랜드 이르미쌀 15톤을 독일에 수출한 데 이어 홍콩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강진군도 (사)한말경제문화교류협의회를 통해 말레이시아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실무협의에 들어갔다. 전남도는 쌀값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 해소를 위해 정부에 수매제도 개선 등 대책 마련을 지속 건의하는 한편 일선 시군과 함께 쌀 수출 확대와 해외 상설판매장을 활용한 쌀 긴급 수출대책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해상운송에 필요한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등 쌀 생산 농가의 소득안정은 물론 상설판매장의 경쟁력 향상을 유도할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 분석 결과, 지난해 전남지역 쌀 수출 규모는 5만1천80톤 1천800만 달러로, 전국 5만2천429톤 대비 97.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곤 전남도 국제협력관은 “전남도가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해외 상설판매장 운영사업이 지역 농수산식품의 안정적인 수출 판로로 자리 잡고 있다”며 “국내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하락한 농수산물에 대해, 21개 해외 상설 판매장을 활용한 긴급 수출 지원으로 농어가의 소득을 안정화하고 수출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 1시간에 치킨 24마리 튀겨내는 한국 로봇...“일본 제쳤고 중국은 상대 안돼”

    1시간에 치킨 24마리 튀겨내는 한국 로봇...“일본 제쳤고 중국은 상대 안돼”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에 반도체와 자율자동차와 함께 로봇과 인공지능 산업이 포함돼 있다. 저출생과 인력난으로 산업현장은 물론, 중소자영업자들의 업장에서도 로봇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코로나 대유행이 도입을 더 재촉한다. 협동로봇을 생산하는 ‘뉴로메카’의 박종훈(53) 대표는 협동로봇은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용 로봇의 강국은 일본이고 로봇의 가성비는 중국제가 가장 좋다고들 하지만, 이제 한국의 로봇산업을 빼놓고는 세계 로봇 생태계를 거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돼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는 뉴로메카의 박 대표에게 한국 로봇 산업의 미래를 들어봤다. -뉴로메카는 ‘협동로봇’의 강자라는데, 산업용 로봇과 차이는 뭔가. “산업용 로봇은 공장 자동화가 목표로 사람과 함께 일하면 생산성도 떨어지고 위험하다. 반면 협동로봇은 사람과 로봇이 같은 작업공간에서 일하면서 시너지를 낸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제조업체는 산업용 로봇 설치가 어렵다. 그런 사업장에 협동로봇이 들어간다. 사람과 함께 안전하게 일하도록 프로그래밍된 로봇이다. 3차 산업혁명에 산업용 로봇이, 4차 산업혁명에 협동로봇이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더 쉽게 비유하면 산업용 로봇이 데스크톱이라면 협동 로봇은 스마트폰이다.” -협동로봇이 중소 제조업에서 하는 역할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중소기업도 로봇을 활용하면 생산성을 더 올릴 수 있다. 뉴로메카는 저비용으로 안전하게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기업의 공장자동화에는 하나의 기업에 수십 대의 로봇을 배치하니까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수십 개의 중소기업 공장마다 협동로봇 한두 대씩 설치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회사를 홍보하는 유튜브를 보니 로봇이 닭튀김을 하더라. “협동로봇이 선호되는 곳으로 치킨집이 있다. 뜨거운 기름이 튀고 화상을 입으니 닭 튀기는 일은 힘들고 위험한 일이다. 교촌치킨 등 국내 메이저 치킨 업체들과 연구하고 있다. 협동로봇을 설치하면 시간당 24마리를 튀긴다. 하루 60개를 파는 치킨집들을 대박 난 치킨집이라는데 협동로봇 한 대면 충분히 커버한다. 균질한 맛을 낸다는 점도 장점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협동로봇이 튀긴 치킨이 1등을 한다. 레시피를 따르니 언제나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다.”-로봇을 설치하려면 비싸지 않나. “협동로봇 시스템을 갖추는 데 6000만~7000만원 정도 든다. 이른바 협동로봇 알바 시스템을 확보하는 거다. 로봇은 시간당 최대 24마리를 튀기니까 생산성을 따져볼 수 있다.” -알바들 일자리가 사라지겠는데. “치킨은 6개의 공정이 있다. 닭을 다듬고, 튀김옷 반죽하고, 튀김가루 붙이고, 튀기고 등등. 그 중 가장 어렵고 위험한 작업이 튀기는 작업이라 협동로봇을 투입하는 것이고, 그 과정 앞뒤로 사람과의 협동이 필요하다. 완전자동화는 설치 비용이 비싸니 자영업자들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협동하는 거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나 공포는 최근 연구나 데이터를 보면, 로봇을 투여하면 생산성을 올려서 일자리를 더 만드는 쪽으로 정리되는 것 같다. 로봇의 원격제어나 모니터링 등에 사람이 필요하다.” -식음료쪽 자영업자들로부터 협동로봇 요청이 있는가. “뉴로메카의 협동로봇은 현재 중소 제조기업 공장 자동화에 60~70%가 투입되고, 약 15% 정도가 F&B(Food and Beverage)쪽에 들어간다. 치킨집에서 닭 튀기고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며, 쌀국수가게에서 서빙하는 거다. 코로나 시절,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소상공인들이 인력 구하기 힘드니 솔루션을 찾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협동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예측하나. “지금은 로봇이 공장에서 대도시로 나오는 시대다. 대기업 공장자동화 로봇에서, 현재는 중소기업 공장자동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도우미 로봇으로 전환했다. 2030년 정도면 로봇이 일반 가정에도 들어갈 것으로 본다. 가정마다 청소로봇이 있듯이 설거지로봇이라든지 가정일을 돕는 로봇이 요구될 것이다. 그 역할을 협동로봇들이 하게 된다. 지금도 어르신 말벗이 되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가사일을 전담하는 로봇 개발이 더 필요하다.” -일본, 중국과 비교해 한국의 로봇산업의 경쟁력은 어떤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협동로봇 쪽은 한국이 선도하고 있다. 로봇산업에서 한국이 후발주자이지만, 기술적으로도, 성장속도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중국 로봇이 가성비가 높다는 것은 피상적인 이야기다. 중국의 협동로봇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가격경쟁력도 떨어진다. 로봇은 소프트웨어가 중요한데 그쪽은 한국이 훨씬 우세하다. 일본은 산업용 자동화 로봇 기술이 압도적이다 보니 거기에 안주해 협동로봇을 도외시했다. 정부가 로봇산업을 키울 의지도 강해서 협동로봇에서는 한국이 세계를 리드해 나갈 수 있다.”-정부가 업계를 지원할 부분이 있나. “한국의 로봇산업 생태계가 미흡하다. 시장은 존재하는데 제조에 필요한 소재나 부품, 장비(소부장)의 후방산업이 더 발전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으로 한국의 협동로봇 등을 수출하려면 미국은 UL인증, 유럽은 CE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런 인증으로 자국의 로봇산업을 보호한다. 이 인증문제를 정부가 해결해주면 수출에 큰 도움을 받는다. 한국의 로봇 기술력이 충분한 만큼 한국 시장에서 인증받으면, 수출국의 인증체계를 따르지 않도록 산업자원부와 국책연구기관이 더 힘써주길 기대한다.” -로봇 자동화 솔루션 생태계가 약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시스템 통합(SI·system integration)이라고 하는데 이 분야를 더 성장시켜야 한다. SI는 현재 편중됐다. 현대차나 삼성전자가 쓰는 SI는 확실한데, 중소제조업에 들어갈 만한 SI는 키워야 한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가 있으니 서로 협업해야 한다.” -인력 수급은 문제 없나? “직원 100여명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40여명이다. 최근 두산, 한화, 현대 등 대기업들이 로봇산업에 뛰어들어 인력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한국 첨단산업의 인력부족 문제는 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외국 인력들을 많이 활용한다. 뉴로메카 창업하고 1호, 2호 직원이 베트남 친구들이었다. 외국 전문인력이 기술적으로 기여하려면 회사나 사회 분위기가 포용적이어야 하는데, 최근 많이 좋아졌다. 인력수급 뿐 아니라 베트남과 중국, 미국 등에 지사와 연구소를 열어 시장을 키우고 있다.” -로봇의 주요 부품을 수입한다고 들었다. “모터, 감속기를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 수입한다. 기술력이 없다기보다 국내 시장이 작아서 그렇다. 로봇 산업이 성장하려면 로봇 부품업체가 같이 성장해야 한다. 현대차로 자동차 부품산업이 엄청 발전했듯이 말이다. 이제 뉴로메카나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같은 로봇 제조업체들이 부품 산업들도 같이 성장시켜야 한다. ” -경기가 나쁜데 올해 상장하면 손해 아닌가. “불황기에는 생산력을 더 따지기 때문에, 로봇기업에는 오히려 기회다. 2026년 3000억 매출을 목표로 한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로봇산업의 미래가 밝다.”
  • 국제곡물가격 우크라 사태 이전 회복… 전쟁·가뭄 변수는 여전

    국제곡물가격 우크라 사태 이전 회복… 전쟁·가뭄 변수는 여전

    유가와 함께 전 세계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꼽히던 밀·옥수수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발 물가급등)이 완화될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곡물가격지수는 지난 6월 166.3으로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2월 145.3이었던 곡물가격지수는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3월에 170.1로 17.1% 치솟았지만, 이후 6월까지 2.3% 하락했다. 곡물·육류·유제품·설탕 등의 가격지수를 종합한 세계식량가격지수도 6월 154.2를 기록해 지난 2월(141.1) 이후 가장 낮았고, 3월(159.7)과 비교해 3.6% 내렸다. 또 지난 29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 선물 9월 인도분 가격은 부셸(약 27.2㎏)당 8.08달러로 지난 2월 18일(8.04달러) 이후 가장 낮았다. 옥수수 가격도 6.2달러로 지난 2월 3일(6.17달러) 이후 최저치였다. 이에 금융시장은 국제 곡물가격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2분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13%나 됐지만 오는 4분기에는 5.5∼6%로 둔화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완화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농산물 가격 안정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1.5% 포인트, 신흥시장 인플레이션은 2% 포인트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곡물가격이 지속적으로 안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전쟁으로) 올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확량이 절반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썼다. 또 미 농무부는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등지에서 쌀 생산량이 줄어들고, 내년에는 밀과 옥수수의 전 세계 생산량이 각각 1%와 2.6%씩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수출길인 흑해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개방될지도 불확실하다.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튀르키예(터키), 유엔 등 4자는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재수출을 보장키로 했지만, 우크라이나 수출항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 이상 기후 현상도 원활한 식량 공급을 방해하는 한 원인이다. 지난해 캐나다에선 농경지의 4분의3가량이 심각한 가뭄에 시달린 탓에 그해 밀 생산량이 전년 대비 40%가량 급감했다. 이런 악천후에 따른 공급 감소가 올해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 신토불이 농특산물에 영문 브랜드 남발 빈축

    신토불이 농특산물에 영문 브랜드 남발 빈축

    ‘데일리, 굿&베스트, 골드&위, 슈퍼오닝, 메이빌….’ 농촌 지역 자치단체들이 농특산물 브랜드에 영문 이름을 남발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 복숭아, 자두, 포도 등의 과수 통합 브랜드 ‘데일리’(DAILY)를 출시했다. 데일리는 ‘매일의, 일상의’라는 뜻을 지닌 이름으로, ‘매일 먹고 싶을 만큼 좋은 맛을 지닌, 매일 먹으면 건강하고 즐거워지는 과일’을 의미한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는 또 지난해 우수농산물 인증 브랜드로 ‘굿&베스트’(Good&Best)를 새롭게 개발했다. 경북 군위군은 2016년 지역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물인 사과, 자두, 대추, 황금배, 가시오이, 딸기 가운데 최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골드앤위’(Gold&We)라는 이름을 정했다. 골드앤위는 녹색 자연의(Green), 친환경 농산물(Organic)로, 최고의 명품(Luxury)만을 담아 특별(Different)하다는 영어 단어들의 머리글자를 따 만든 합성어다.경기 평택시의 농특산물 통합 브랜드는 ‘슈퍼오닝’(Super O’ning)이다. 쌀·배 등 8개의 인증 품목으로 구성돼 있는 슈퍼오닝은 ‘Super’(슈퍼), ‘Origin’(오리진), ‘Morning’(모닝)을 조합했다. 충북 영동군은 ‘메이빌’(May Vill)이라는 지역 농산물 공동 브랜드를 만들었다. 메이빌은 ‘5월의 따사로운 고장’이라는 뜻을 담아 ‘5월’(May)과 ‘마을’(Village)을 조합했다.하지만 자치단체들이 신토불이 농산물 홍보·마케팅 강화와 인지도 제고를 위해 개발한 영문 브랜드가 정작 농민단체와 소비자에게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군위군 골드앤위의 경우 농민단체들이 개발 초기부터 외면해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기존 군의 농산물 브랜드 ‘이로운’보다 가치나 이해도가 훨씬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경북의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농특산물 수출 확대를 명분으로 영문 브랜드를 선호하지만 한글 브랜드가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 문경시와 전남 해남군은 농산물 공동 브랜드로 ‘새재의 아침’, ‘땅끝누리’를 각각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말과 지역 명소를 잘 조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신토불이 농특산물에 영어 이름 남발 빈축

    신토불이 농특산물에 영어 이름 남발 빈축

    ‘데일리, 굿&베스트, 골드&위, 슈퍼오닝, 메이빌…’ 농촌 지역 자치단체들이 농특산물 브랜드에 영문 이름을 남발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과 우리 것이 소중하다는 의미의 신토불이를 외치는 자치단체들이 정작 농특산물 브랜드명으로 우리말 대신 영어를 선택하는 것이 이치에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도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 복숭아, 자두, 포도 등의 과수 통합 브랜드 ‘데일리’(DAILY)를 출시했다. 올해로 7년째다. 데일리는 ‘매일의, 일상의’라는 뜻을 지닌 이름으로, ‘매일 먹고 싶을 만큼 좋은 맛을 지닌, 매일 먹으면 건강하고 즐거워지는 과일’을 의미한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는 또 지난해 우수농산물 인증 브랜드로 ‘굿&베스트’(Good&Best)를 새롭게 개발했다. 이 브랜드는 경북의 영문 이니셜 GB를 모티브로 이름을 붙였다.경북 군위군은 2016년 지역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물인 사과, 자두, 대추, 황금배, 가시오이, 딸기 가운데 최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골드앤위’(Gold&We)라는 이름을 정했다. 골드앤위는 녹색 자연의(Green), 친환경 농산물(Organic)로, 최고의 명품(Luxury)만을 담아 특별(Different)하다는 영단어들의 머리글자를 따 만든 합성어다. 경기 평택시의 농특산물 통합 브랜드는 ‘슈퍼오닝’(Super O’ning)이다. 평택의 주요 농산물인 쌀·배 등 8개의 인증 품목으로 구성돼 있는 슈퍼오닝은 ‘Super’(슈퍼), ‘Origin’(오리진), ‘Morning’(모닝)을 조합했다.충북 영동군은 ‘메이빌’(May Vill)이라는 지역 농산물 공동 브랜드를 만들었다. 메이빌은 ‘온갖 농산물이 꽃을 피우는 5월의 따사로운 고장’이라는 뜻을 담아 ‘5월’(May)과 ‘마을’(Village)을 조합했다. 하지만 자치단체들이 신토불이 농산물 홍보·마케팅 강화와 인지도 제고를 위해 개발한 영문 브랜드가 정작 농민단체와 소비자에게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군위군 골드앤위의 경우 농민단체들이 개발 초기부터 외면해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기존 군의 농산물 공동 브랜드 ‘이로운’보다 가치나 이해도 면에서 훨씬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경북의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자치단체들이 농특산물 수출 확대를 명분으로 영문 브랜드를 선호하지만 한글 브랜드가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경북 문경시와 전남 해남군은 농산물 공동 브랜드로 ‘새재의 아침’, ‘땅끝누리’를 각각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한글 이미지와 지역 대표 명소를 잘 조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데스크 시각] 지도자의 인기 비결/주현진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지도자의 인기 비결/주현진 국제부장

    왕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고,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일이니, 돼지고기와 쌀 없이는 국가를 안정시킬 수 없다.”(王者以民爲天, 民以食爲天, 猪糧安天下) 한(漢)나라 유방(劉邦)의 책사인 역이기(酈食己)의 이 말(한서 역이기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변의 진리로 통한다. 국민의 먹고사니즘은 지도자의 지지율을 결정하는 바로미터인 만큼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허덕이며 민생이 위협받는 요즘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각국 지도자들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치며 촉발된 고물가로 고통스러워하는 민생을 해결해야 하는 심판대 앞에 서 있다. 당장 9%대로 치솟은 물가에 지지율이 고꾸라지고 있는 지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다. 전쟁 비용으로 충당되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 차단을 압박하지만, 그 때문에 공급 감소로 국제 유가는 치솟고 인플레이션이 악화돼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쓰고 있다. 자국 언론인 암살 배후로 지목돼 “국제 왕따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공언한 사우디 왕세자까지 찾아가 증산을 요청할 만큼 백방으로 뛰지만 성과가 없다. 인플레이션 완화는 내년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대로라면 오는 11월 중간선거는 고사하고 2024년 재선에 나서기도 어렵다며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소리마저 듣고 있다. 올가을 장기 집권의 문을 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눈에 보이는 지지율은 없지만, 원성을 사기는 마찬가지다. 방역은 금메달이라고 내세웠던 ‘코로나 제로’ 정책이 공산당 권력의 초석인 경제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곤두박질쳤는데, 이는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경제 중심지 상하이(-13.2%) 등의 지역을 방역 때문에 전면 봉쇄한 탓이 크다. 세계 추세에 나 홀로 역행한 완화 정책으로 연초 공언한 경제성장률 목표(5.5%)를 달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중국인이 예민하게 여기는 돼지고기값(물가)이 급등하는 가운데 청년 실업률(고용)은 역대 최고로 치솟고 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 주석의 최대 치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걸 보면 인민의 분노 수위를 짐작할 수 있다. 취임 100일도 안 된 윤석열 대통령도 지지율이 30%대까지 미끄러졌다. 역시 문제는 경제이지만 상황은 더 나쁘다. 중국처럼 거대한 자원과 내수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물가 결정 요소인 에너지·곡물·부동산 가격 이외에도 환율이란 복병까지 안고 있다.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면서 연말까지 한미 금리 역전이 확실시되기에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 물가 방어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침체는)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는 마당에 생기는 문제여서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인식의 표출은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으로 동요하는 민심을 더 불안하게 한다. 시절이 좋을 때는 카리스마, 검소함, 소통, 포용력 등으로 지도자를 평가하지만 민생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자질은 위기 돌파 능력이다. 일각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고통 분담을 눈물로 호소하며 민심을 모으고 위기를 극복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언급하는 것을 흘려들을 일이 아니다. 민생을 지키지 못하면 정권도 담보하기 어렵다는 역이기의 말까지 거론할 필요도 없다. 문제를 적극 해결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강한 리더의 모습을 사람들은 보고 싶어 한다.
  • ‘중국의 입’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 “G7은 우물 안 개구리” 조롱

    ‘중국의 입’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 “G7은 우물 안 개구리” 조롱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BRICS. 중국·러시아·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에 이란과 아르헨티나가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중국 외교부가 G7를 가리켜 ‘우물 안 개구리’에 빗대며 조롱했다. ‘중국의 입’으로 불리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중국의 일대일로, 티베트·신장 문제, 무역 관행 등과 관련해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을 겨냥해 “세상은 우물 안 개구리가 머리 위의 하늘을 바라보며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저격했다.그는 지난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물 안에 갇혀 ‘G7=WORLD?’라는 문구를 떠올리는 모습의 개구리 삽화를 게재하고 “브릭스 가입국은 총 32억 명의 인구인 반면 G7은 7억 7천 7백만 명에 불과하다. 누가 국제 사회를 대표해야 하는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실제로 브릭스 회원국인 인도는 중국에 이은 세계 쌀 생산량 2위 국가이며, 세계 쌀 수출량 비중은 40%로 독보적인 1위다. 또, 브라질은 세계 최대 콩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러시아는 보리와 해바라기유 주요 수출국으로 알려져 있다. 아르헨티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옥수수 수출국이며 러시아와 이란은 대표적인 원유 생산국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베이징에서 브릭스 제14차 정상 화상회의를 주최,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은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과 글로벌 고위급 대담회에 참석해 브릭스 국가 정상과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정상들과 긴밀한 만남을 가졌다. 미국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창설해 진영 내 경제적인 규범과 질서를 확립해 나가려 하자 중국도 그에 대응해 브릭스를 ‘브릭스 플러스’로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진영화의 구체화 과정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신냉전시대가 돌입했다고 지적, 미국·유럽과 중국·러시아의 대치 양상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세계 1, 2위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가 포함된 브릭스 5개국이 세계 인구의 40%를 넘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4%, 무역의 16%를 각각 차지한다는 점에서 브릭스가 국제 사회를 대표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오고 있다.  한편, 중국의 외교 분야 최고위 인사인 양제츠 정치국원은 지난달 29일을 시작으로 오는 4일까지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짐바브웨, 모잠비크를 잇달아 방문하는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한 외교 행보에 나섰다. 
  • 올해 세계 식량·비료 수출 제한 57건… 한국 직격탄

    올해 세계 식량·비료 수출 제한 57건… 한국 직격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식량위기 우려가 고조되며 세계 주요국이 올해 단행한 식량·비료 수출 제한 조치만 5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요 식량인 소맥·옥수수·팜유·대두유의 국내 자급률이 0~1%에 불과해 소비자들과 식품업계가 ‘식량 공급망 교란’에 따른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2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세계 각국의 식량 수출 제한 조치가 국내 물가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수출 제한 조치 이후 국내 비료와 곡물, 유지 가격은 각각 80%, 45%, 30% 뛰었다. 우리나라가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린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식량 물량은 전체 수입량의 16.9%지만 수출 제한에 따른 국제가격 상승이 수입 식량 가격 전체를 밀어 올리고 있다. 비료, 곡물, 유지 가격이 일제히 치솟으며 사료, 축산, 육류, 가공 식료품 가격도 각각 13.6%, 8.4%, 6.0%, 6.1% 올랐다. 곡물·식량작물과 채소·과실의 가격도 각각 3.9%, 3.2% 상승하는 등 농산품도 영향권에 들었다.이날 무협이 펴낸 ‘식량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세계 각국이 내린 식량·비료 수출 제한 조치는 34개국 57건으로 이 가운데 80%인 45건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이뤄졌다. 주요 식량 품목별로 보면 소맥이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두유(10건), 팜유(7건), 옥수수(6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주로 식량을 수입해 들여와 이를 가공하고 소비하는 산업구조이기 때문에 국제 식량 공급망 붕괴에 따른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2020년 기준 국내 산업에서 사용하는 원료 곡물의 수입산 비중은 79.8%에 이른다. 여기에 소맥·옥수수·팜유·대두유의 국산 비중은 각각 0.1%, 0.1%, 0.0%, 1.1%로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산에 기대고 있다. 국내 곡물 재고량도 2017년 450만t에서 지난해 300만t으로 3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식량·곡물 전체 자급률을 1년에 한 번만 발표하고 국제곡물 조기경보지수는 2020년 4월 이후 발표를 중단하며 식량 안보 데이터를 상세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나율 무협 연구원은 “현재 수출 제한 조치로 영향을 받는 식량·비료는 2007~2008년 세계 식량 가격 위기, 2020년 코로나19 때 수출 제한으로 영향을 받았던 식량·비료보다 50~150% 이상 비중이 높아 위험이 더 큰 상황”이라며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수출 제한 조치가 36건이라 상당 기간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협은 대응책으로 단기적으로는 식량 안보·공급망 데이터를 구축해 위험 품목을 미리 파악하고 대체 공급선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농업 개발, 해외 유통 터미널 지분 매입, 합작 투자 등으로 안정적 식량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올해 세계 식량 수출 제한 57건...곡물 45% ↑ 우리 소비자에 ‘직격탄’

    올해 세계 식량 수출 제한 57건...곡물 45% ↑ 우리 소비자에 ‘직격탄’

    수출 제한으로 비료,유지값 각각 80%,45%↑ 소맥·옥수수·팜유·대두유 국내 자급률 0~1% 품목별 수출 제한 소맥이 18건으로 최다 “2008년 식량위기,코로나19 때보다 위험” “해외 농업 개발로 안정적 공급망 구축해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식량위기 우려가 고조되며 세계 주요국이 올해 단행한 식량·비료 수출 제한 조치만 5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요 식량인 소맥·옥수수·팜유·대두유의 국내 자급률이 0~1%에 불과해 소비자들과 식품업계가 ‘식량 공급망 교란’에 따른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2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세계 각국의 식량 수출 제한 조치가 국내 물가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수출 제한 조치 이후 국내 비료와 곡물, 유지 가격은 각각 80%, 45%, 30%씩 뛰었다. 우리나라가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린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식량 물량은 전체 수입량의 16.9%이나 수출 제한에 따른 국제 가격 상승이 수입 식량 가격 전체를 밀어올리고 있다. 비료, 곡물, 유지 가격이 일제히 치솟으며 사료, 축산, 육류, 가공 식료품 가격도 각각 13.6%, 8.4%, 6.0%, 6.1%씩 올랐다. 곡물·식량 작물과 채소·과실의 가격도 각각 3.9%, 3.2% 상승하며 농산품 가격도 영향권에 들었다. 이날 무역협회가 펴낸 ‘식량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세계 각국이 내린 식량·비료 수출 제한 조치는 34개국 57건으로 이 가운데 80%인 45건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이뤄졌다. 주요 식량 품목별로 보면 소맥이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두유(10건), 팜유(7건), 옥수수(6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문제는 우리나라는 주로 식량을 수입해 들여와 이를 가공하고 소비하는 산업 구조이기 때문에 국제 식량 공급망 붕괴에 따른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2020년 기준 국내 산업에서 사용하는 원료 곡물의 수입산 비중은 79.8%에 이른다. 여기에 소맥·옥수수·팜유·대두유의 국산 비중은 각각 0.1%, 0.1%, 0.0%, 1.1%로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산에 기대고 있다. 국내 곡물 재고량도 2017년 450만t에서 지난해 300만t으로 3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식량·곡물 전체 자급률을 1년에 한 번만 발표하고 국제 곡물 조기경보지수는 2020년 4월 이후 발표를 중단하며 식량 안보 데이터를 상세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김나율 무협 연구원은 “현재 수출 제한 조치로 영향을 받는 식량·비료는 2007~2008년 세계 식량 가격 위기, 2020년 코로나19 때 수출 제한으로 영향을 받았던 식량·비료보다 50~150% 이상 비중이 높아 위험이 더 큰 상황”이라며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수출 제한 조치가 36건이라 상당 기간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협은 대응책으로 단기적으로는 식량 안보·공급망 데이터를 구축해 위험 품목을 미리 파악하고 대체 공급선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농업 개발, 해외 유통 터미널 지분 매입, 합작 투자 등으로 안정적 식량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농수산식품 수출액 역대 최고치…5월까지 51억 9000만 달러

    농수산식품 수출액 역대 최고치…5월까지 51억 9000만 달러

    글로벌 물류 대란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외 여건에도 농수산식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5월 농수산식품 수출 실적 잠정치가 51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44억 5400만 달러)과 비교해 16.4%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aT는 해외에서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자·고추장·김 등 신선·가공·수산식품 등의 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쌀가공식품 수출실적은 7억 5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대비 15.6%, 고추장은 2억 2900만 달러로 3.3%, 유자는 2억 4200만달러로 13.8% 각각 늘었다. 지역별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국가는 닭고기·과실류·김 수출이, 일본은 식초·고추장·굴·전복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aT는 글로벌 물류난으로 인한 수출 차질을 최소화하고자 국적선사인 HMM과 협업해 중소기업 수출 전용 선복 노선을 기존 미국 서부와 호주에서 미국 동부·유럽·동남아지역으로 확대했다. 또 대한항공과 협력해 동남아시아에 딸기를 수출하기 위한 전용기 운행도 확대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수출이 감소하자 몽골에 ‘파일럿요원’을 급파해 시장 개척에 나서 몽골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3.9% 성장하는 등 신북방의 수출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게 됐다. aT는 일본·중국 등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개선하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몽골 등 7개국에 파일럿 요원과 청년해외개척단(AFLO)을 파견할 예정이다. 또 국제식품박람회 사업을 폴란드 등 신시장지역으로 확대하고, 월드옥타 등 해외 네트워크 보유 조직과도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온라인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티몰, 동남아 쇼피 등 글로벌 온라인몰에 한국식품관을 개설해 중소기업의 해외 온라인 시장 진출 지원에 나선다.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1억 5990만 달러)을 달성한 K-Food 대표주자 김치는 캘리포니아·버지니아·뉴욕·워싱턴 등 미국 내 ‘김치의 날’ 제정 릴레이에 맞춰 소비자 체험 등 현지인의 소비 저변을 확대하는 행사를 통해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춘진 aT사장은 “다각적인 수출 확대 노력을 통해 농수산식품 수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임금바위 아래 조아린 돌들 사이 연분홍도 진분홍도 아닌, 꽃들만 낼 수 있는 ‘꽃분홍’

    임금바위 아래 조아린 돌들 사이 연분홍도 진분홍도 아닌, 꽃들만 낼 수 있는 ‘꽃분홍’

    오랜만의 야간 산행. 사위가 캄캄하다. 멀고 먼 남도, 거기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나오는 전남 장흥의 제암산(帝岩山·807m)이 목적지다. 누군가 제암산 정상의 임금바위에서 새벽이 열리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했다. 귀도 얇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다니. 국내에서 손꼽히는 철쭉 명산이란 말도 했다. 붉은 철쭉꽃이 능선을 따라 천상의 화원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러니 새벽녘 붉은 햇살에 물든 남해와 어우러진 철쭉의 자태는 대체 얼마나 신묘할 것인가. 짙은 구름이 물 만난 드라이아이스의 기포처럼 출렁댔다. 멀리선 새벽을 여는 개와 닭의 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장흥 공설묘지주차장을 지나는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 선 건 어둠이나 미지의 존재 때문이 아닌, 어쩌면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한동안 검은 숲이 이어졌다. 산새도 잠을 자는지 지저귀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능선 위에 올라타니 비로소 사위가 트였다. 아직 남아 있는 달빛에 주변이 어슴푸레 드러났다. 산봉우리 몇 개를 제외한 모든 풍경은 구름 아래 잠겼다. 구름 밑 저 멀리에 남해 바다가, 아직 잠든 갯마을이 있을 것이다. 철쭉평원과 간재, 곰재를 거푸 지났다. 머리 위까지 웃자란 철쭉나무에 꽃들이 맺혔다. 하지만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는 꽃을 완상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임금바위가 열어젖힌다는 그 장엄한 풍경을 보려면 말이다. 봉우리 몇 개를 지나 만난 정상 능선. 커다란 평상이 놓여 있다. 파르스름한 새벽 산에 놓인 평상이라, 이건 ‘못 참지’. 무거운 등산화를 벗고 드러누워 한껏 게으름을 피운다. 정상을 코앞에 둔 자의 기분 좋은 여유다. 평상 앞엔 사각형 모양의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정면에서 보면 4~5m 정도 높이지만 밑에서 보면 30m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다. 이 바위가 제암산의 정상이자 상징인 임금바위다. 바위 형태가 한자 ‘임금 제(帝) 자’를 닮았다고도 하고, 주변 바위들이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양이라 그리 불린다고도 한다. 거무튀튀한 바위 틈엔 산철쭉이 붉은 꽃잎 몇 장을 내걸고 있다. 어떻게 저리 척박한 환경에서 뿌리를 내렸을지, 놀랍기만 하다. 임금바위 정상은 오르기가 쉽지 않다. 위험하기도 하려니와 바위 옆으로 이리저리 용을 써야 겨우 오를 수 있다. 정상은 비교적 평탄한 너럭바위다. ‘발아래로 풍요로운 장흥 들녘이 내달리고, 멀리 너른 남해가 시원스레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풍경’을 기대했지만, 그런 행운은 없었다. 구름이 사위를 감춰 임금바위 외엔 보이지 않았다. 구름이 옅어질 때마다 철쭉 군락과 산의 등줄기가 간간이 드러날 뿐이다. 그래도 이처럼 독특한 풍경과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하산 길에 철쭉꽃과 만났다. 국내 최고로 꼽히는 간재 능선의 철쭉평원엔 철쭉꽃이 절반 이상 졌고, 돌탑봉 등 정상 일대의 철쭉들은 절정에 이른 모습이다. 꽃잎의 빛깔이 현란하다. 연분홍도 진분홍도 아닌, 꽃들만이 낼 수 있는 색으로 치장했다. 이를 꽃분홍이라 해야 하나.바다에선 키조개가 한창이다. 쌀이나 콩 등 곡식의 쭉정이를 날려 버릴 때 쓰는 키를 닮았다는 조개다. 장흥산 키조개야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하다. 득량만 일대에서 주로 나는데 여느 조개와 달리 관자의 크기가 압도적이다. 관자는 껍데기를 여닫는 근육이다. 일반 조개의 관자는 콩알만큼 작지만 키조개의 관자는 지름 7∼8㎝, 높이 4∼5㎝ 정도로 큼직한 원기둥 모양이다. 예전엔 주로 일본으로 수출돼 국내에서 보기가 어려웠다. 일본어로 관자를 뜻하는 가이바시라(貝柱)는 키조개(貝)의 버팀기둥(柱)에서 유래된 것이다. 키조개는 대부분 국내에서 소비되지만 최근 다시 일본 수출이 늘고 있다고 한다. 보통 봄을 제철로 치는데 5~6월 ‘머구리’라고 불리는 잠부수들이 바다 밑바닥에서 캐낸다. ‘서해부인’(西海婦人)이란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데 국내 주 생산지가 남도의 득량만 일대이니 ‘남해부인’(南海婦人)이라 해야 맞는 표현 아닐까 싶다. 회로 먹어야 제맛이라는 현지인과 달리 외지인들은 구워 먹는 게 보통이다. 표고버섯, 소고기 등과 함께 저 유명한 ‘장흥삼합’으로 먹기도 한다. 회무침도 새콤달콤하고, 맑은 탕으로 끓여도 시원하다. 키조개 산지인 수문항 인근에 키조개 요릿집이 많다. 요즘 장흥에서 가 볼 만한 곳 몇 군데만 덧붙이자. 회진면 선학동은 유채꽃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너른 유채꽃밭과 쪽빛 바다, 알록달록한 마을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9월 말부터는 메밀꽃이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소금처럼 하얀 꽃밭을 이룬다. 평화리 상선약수 마을의 무계고택은 한여름에 피는 배롱나무꽃으로 유명한 곳이다. 요즘엔 고택 앞 연못인 ‘정담’의 물길 위로 철쭉꽃이 떨어져 선경을 이루고 있다. 읍내 외곽의 동학농민혁명기념관도 둘러볼 만하다. 장성 황룡, 전북 정읍 황토현, 충남 공주 우금치 등과 함께 동학혁명 4대 전적지로 꼽히는 석대들 일대에 조성됐다. 5월 11일이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로 2019년 제정됐지만 코로나19로 기념식이 열리지 못하다가 지난달 11일 처음으로 공식 기념식이 열렸다.1894년 12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동안 벌어진 석대들 전투는 농민군이 벌인 최대, 최후의 전투로 꼽힌다. 기념관에선 말 타고 전투를 지휘했던 여성 선봉장 이소사, 소년 장수 최동린 등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와 만날 수 있다. 기념관 옥상에 서면 사방이 탁 트여 석대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 여행수첩 -제암산 산행 코스는 여럿이다. 보통은 장흥 공설묘지주차장을 들머리 삼아 정상까지 오른 뒤 곰재, 간재 등을 거쳐 하산한다. 3~4시간 정도 시간을 잡으면 넉넉하다. 임금바위만 찍고 내려올 경우 2시간 안팎이면 충분하다. 사자산이나 보성 쪽 일림산을 묶어 연계 산행을 할 수도 있다. -요즘 제철 별미는 갑오징어다.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회나 찜으로 먹는다. 갑오징어 먹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다. 담백하고 고소한 리소토를 먹는 듯하다.
  • 강대국도 못 피한 인플레… 3100개 품목 가격 또 뛴다

    강대국도 못 피한 인플레… 3100개 품목 가격 또 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영국과 독일, 일본 등 강대국도 ‘역대급’ 인플레이션에 흔들리고 있다. ●英 식료품값 급등… 물가 9%↑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통계청(ONS)은 이날 정부가 선정한 사과·바나나·콩·우유·양파 등 30가지 기본 식료품값 중 파스타는 1년 전(4월 기준)보다 50%나 올랐다고 밝혔다. 전쟁으로 유가가 뛰고 우크라이나발 식량 수출이 차단되면서 밀 등 곡물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이 외에 감자칩(17%), 빵(16%), 다진 소고기(16%), 쌀(15%) 등의 가격도 뛰었다. ●유로존 물가상승률 또 최고치 이는 이미 지난달 물가상승률 발표 때 예견됐다. 4월 영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 뛰었는데,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자선단체인 트러셀 트러스트는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무료 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이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유럽 각국의 물가상승률은 잇달아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31일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8.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제1차 석유 위기의 영향이 있었던 1973∼1974년 겨울 이래 최고 수준이다. ●日 전기요금 등 잇단 인상 예고 일본은 ‘공포의 여름’을 앞두고 있다. 민간 신용조사회사인 제국데이터뱅크가 일본 주요 식품회사와 음료업체 10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에 해당하는 68곳이 올해 이미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다. 특히 6~7월에만 무려 3100개 품목의 가격이 뛸 전망이다. 도쿄전력홀딩스는 이달부터 일반 가정의 한 달 표준 전기 요금을 8565엔(약 8만 3000원)으로 60엔 인상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도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올린다. CNN 등 외신들은 “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여파 등으로 피로감을 호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파스타값 50%오른 영국, 항공료 17만원 올리는 일본…선진국도 물가 줄줄이 휘청

    파스타값 50%오른 영국, 항공료 17만원 올리는 일본…선진국도 물가 줄줄이 휘청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영국과 독일, 일본 등 세계 경제 강대국마저 ‘역대급’ 인플레이션에 흔들리고 있다. 영국의 대표적 서민 식료품 중 하나인 파스타 값은 1년 새 50%나 올랐고 이달 독일 물가상승률은 반세기 만에 최고치를 찍을 전망이다. 다음 달부터 식료품, 가스·전기요금, 항공료까지 줄줄이 오르는 일본은 ‘공포의 여름’을 앞두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통계청(ONS)은 이날 정부가 선정한 사과·바나나·콩·우유·양파 등 30가지 기본 식료품 값 중 파스타는 1년 전(4월 기준)보다 50%나 올랐다고 밝혔다. 전쟁으로 유가가 뛰고 우크라이나발 식량 수출이 차단되면서 밀 등 곡물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이외에 감자칩(17%), 빵(16%), 다진 쇠고기(16%), 쌀(15%) 등의 가격도 뛰었다.이는 이미 지난달 물가상승률 발표 때 예견됐다. 4월 영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9% 뛰었는데,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자선단체인 트러셀 트러스트는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무료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이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독일도 사정은 비슷하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7.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제1차 석유 위기의 영향이 있었던 1973∼1974년 겨울 이래 최고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5월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38.3%, 식품 가격은 11.1% 상승했다.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민생 경제가 고통받고 있다는 뜻이다.일본은 라면과 아이스크림 등 식료품부터 교통비, 세금까지 ‘안 오르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민간 신용조사회사인 제국데이터뱅크가 일본 주요 식품회사와 음료업체 10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에 해당하는 68곳이 올해 이미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다. 특히 6~7월에만 무려 3100개 품목의 가격이 뛸 전망이다. 도쿄전력홀딩스는 6월부터 일반 가정의 한 달 표준 전기 요금을 8565엔(약 8만 3000원)으로 60엔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도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올린다. 이 경우 국제선 일본발 편도 요금은 1인당 1개 구간에 2300엔~1만 7500엔(약 2만 2000원~17만원) 오른다. CNN 등 외신들은 “향후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는 가운데 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여파 등으로 피로감을 호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식량 쇄국’ 인도, 밀·설탕 이어 쌀 수출도 막나

    ‘식량 쇄국’ 인도, 밀·설탕 이어 쌀 수출도 막나

    국내 물가 상승을 이유로 밀과 설탕 수출에 제동을 건 인도가 쌀 수출까지 막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 쌀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인 인도가 빗장을 건다면 국제 쌀값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정부가 밀과 설탕 외에 쌀 등 3개 상품의 수출을 추가로 제한할 수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쌀 수출 상한선은 설탕과 마찬가지로 1000만t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실 주재로 열린 물가 모니터링 위원회가 쌀 재고 상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당장은 재고가 충분해 수출 제한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시장에서는 식품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쌀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인도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쌀을 생산하고 있다. 2021~2022년 인도의 쌀 수출량은 2120만t으로 2위 베트남(630만t), 3위 태국(610만t)의 3배가 넘는다. 블룸버그는 인도가 쌀 수출마저 제한할 경우 국제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기아 위기에 내몰린 인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곡물 수출량 세계 4위인 우크라이나의 수출항이 봉쇄되면서 밀, 식용유, 설탕 등 국제 식량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쌀은 상대적으로 가격 안정세를 보인 품목이지만, 인도의 ‘식량 보호주의’ 정책으로 국제 시장 공급량이 줄어들 경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 태국 등 다른 쌀 수출국이 인도를 따라 수출량을 줄일 수도 있다. 앞서 인도는 지난 13일 국내 물가 상승을 이유로 밀 수출을 전격 중단했다. 25일에는 설탕 수출 물량을 제한했다. 이후 국제 밀 가격과 설탕값은 출렁이고 있다. 세계은행과 세계무역경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6개국이 식량 무역장벽을 세웠다. 보호장벽은 일시적으로 해당 국가의 물가 상승을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국제 식량가격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 [씨줄날줄] 곡물 자급률/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곡물 자급률/전경하 논설위원

    300g 두부 한 모 값은 크게 두 가지다. 국산콩으로 만들었으면 2000원이 훌쩍 넘는다. 외국산 대두로 만들었으면 1000원대다. 부침가루도 국내산 밀가루 제품은 외국산 밀가루 제품보다 2~3배 정도 비싸다. 우리 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쓰자는 생각에 국내산을 고르려 하지만 2~3배 가격 차이는 부담스럽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곡물 수입국이다.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곡물 자급률이 19.3%(2020년 기준)다. 일본이 27.3%, 중국 91.1%, 미국 120.1%다. 곡물별로 보면 주식인 쌀(92.8%)을 제외하고는 밀(0.5%), 콩(6.6%), 옥수수(0.7%) 등은 거의 수입한다. 식습관이 바뀌면서 쌀은 갈수록 적게 먹는다. 지난해 국민 한 명이 먹은 쌀은 56.9㎏으로 1991년(116.3㎏)의 절반이다. 섭취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육류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2000년 31.9㎏에서 2019년 54.6㎏까지 늘었다. 밀 소비량은 1인당 33㎏ 전후로 큰 변화가 없다. 우리나라는 사료의 절반가량을 수입한다. 식량 자급률은 40%를 넘는데 곡물 자급률이 20%가 안 되는 까닭은 사료 때문이다. 축산물 생산에서 사료비가 재료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세계 곡물값이 오르면 사료비와 고기값도 충격을 받는 취약한 구조다. 사료용 밀은 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두 나라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5%를 차지한다. 밀 수출량은 적지만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밀 수출을 금지했다. 인도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밀 부족분을 보충해 줄 것이라 기대했던 터라 국제시장의 충격이 크다. 식량이 무기가 돼 가는 세상. 우리 정부도 올해 국산 밀 비축물량을 지난해보다 5600t 늘어난 1만 4000t으로 잡고 매입 시기도 한 달 앞당겨 6월 말부터 사들인다. 비축용으로 보관하는 한편 일부는 식품기업에 공급하는 등 밀 관련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국내 밀 산업이 몰락한 것은 미국의 밀가루 무상원조 탓이 컸다. 정부 정책이 예기치 않던 부작용을 낳는 대표적인 사례다. 식량안보 정책은 필요하지만 자급률을 높이는 데 따른 부작용도 점검해야 한다.
  • 전남 1억 이상 부농, 전년보다 8.6% 증가한 6천 23호

    전남 1억 이상 부농, 전년보다 8.6% 증가한 6천 23호

    전남지역의 소득 1억 원 이상 농가 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역대 최다인 6천 23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가 지난해 12월부터 도내 농가와 법인을 대상으로 행정자료 분석과 면접 조사를 벌인 결과 도내 전체 농가 13만 6천972호 가운데 5천만 원 이상 농가는 8.7%인 1만 1천987호로 전년보다 5.1% 증가했다. 특히 도내 농가가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 1억 원 이상 고소득 농가는 2017년 4천562호, 2019년 5천166호, 2020년 5천 547호, 2021년 6천23호로 5년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2021년) 말 기준 1억 원 이상 고소득 농가는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잠재적 고소득 농가인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의 농가도 전년보다 1.8%(105호) 증가한 5천964호였다. 소득 규모로는 1억 원 이상 2억 원 미만 농가가 4천377호로 전체 고소득 농가의 73%를 차지했다. 2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은 1천348호(22%), 5억 원 이상은 298호(5%)를 기록했다. 경영 형태로는 축산농가가 2천292호로 38%를 차지했고, 식량작물농가 2천52호(34%), 채소농가 893호(15%), 과수농가 254호(4%) 등의 순이었다. 시군별로 해남군이 720호(12%)로 가장 많았고, 고흥군 646호(11%), 강진군 577호(10%), 영광군 481호(8%)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천5호(33%)로 최다치를 보였고, 65세 이상 1천502호(25%), 60세 이상 64세 미만 1천477호(25%), 49세 이하 청년농부 1천39호(17%)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귀농인 농가도 75호(1.2%)가 포함됐다. 1억 원 이상 고소득 부농이 증가한 것은 농업의 경우 태풍과 병해충 감소와 쌀과 과일, 채소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나타났으며 축산의 경우 한우 사육 증가와 가격 상승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전남도는 1억 원 이상 고소득 농가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새청무벼 중심의 전남 쌀 브랜드화 ▲한우 품종개량 등으로 고급화 및 생산성 증대 ▲양돈 등 친환경축산 및 축산환경 개선 ▲채소·과일 품질 고급화 및 6차 산업화 ▲아열대 과일 국내시장 선점 및 수출 확대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매년 1억 원 이상 고소득 농가 500호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5천만 원에서 1억 원 사이 잠재적 고소득 농가의 도약을 집중 지원, 성장 사다리를 놓겠다”며 “농업 생산기반을 다지고, 농촌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청년, 후계농을 고소득 부농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 밀가루값 두 배, 휘발유 ℓ당 3540원… OECD 7.7% 인플레 쇼크

    밀가루값 두 배, 휘발유 ℓ당 3540원… OECD 7.7% 인플레 쇼크

    터키 이스탄불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무스타파 카파다르(가명)는 최근 소득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그는 가디언에 “1월까지 1㎏당 110리라(약 9236원)인 밀가루값이 지금은 두 배인 220리라(약 1만 8472원)로 치솟았다. 다른 재료도 마찬가지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1월 물가 급등 발표에 불만 여론이 높아지자 통계 책임자를 경질해 국민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터키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은 61.1%이며, 학계는 실질 증가율을 142.6%로 추정하고 있다.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OECD 38개 회원국의 2월 CPI 상승률은 7.7%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유가가 급등했던 1990년 11월(7.8%) 이후 31년 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1988년 11월 이후 약 33년 만에 8%를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해 2월 CPI 상승률이 5%를 넘는 곳은 터키 한 곳뿐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25개국으로 급증했다. 터키가 54.5%로 가장 높았고 리투아니아(14.2%), 에스토니아(12.0%), 체코(11.1%) 등 순으로 많이 올랐다. 코로나19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심화했다. 에너지 가격(26.6%) 및 식료품 가격(8.6%)이 폭등했다. 러시아는 대표 산유국인 동시에 유럽의 빵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와 세계 밀 수출의 28%를 담당하고 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비료의 주원료인 칼륨 수출의 40%를 차지한다. 지난 12일 일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스리랑카 당국은 콜롬보 증권거래소(CSE) 거래를 18일부터 5일간 중단시켰다. 국영 실론석유공사는 기름 구매 한도를 오토바이 운전자는 한번에 4ℓ, 승용차는 19.5ℓ로 제한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18일부터 최대 40억 달러(약 4조 9180억원) 확보를 목표로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본협상에 들어간다.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도 디폴트 위기에 몰렸으며 멕시코 정부는 콩, 쌀, 계란, 설탕 등 기본 식품에 대해 가격 통제를 검토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유가 인상으로 운송비가 오르면서 채소·과일 가격이 급등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700루피(약 1만 1280원)였던 레몬 한 묶음이 3500루피(약 5만 6380원)로 5배나 올랐다. 홍콩의 휘발유 가격은 최근 ℓ당 2.88달러(약 3540원)에 육박했다. 지난달 CPI가 8.5%를 기록한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촉구했던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보스턴글로브에 미 경제가 2년 내에 경기침체를 겪을 확률을 66%로 관측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연설에서 “코로나 팬데믹 위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위기까지 덮쳤다”며 “수억 가구가 낮은 소득과 에너지·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힘든데 전쟁이 상황을 훨씬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19일 발표할 새 경제 전망에서 143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추정치를 하향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 “(지정학적 분열의 위협에) 유일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은 국제 협력”이라고 호소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