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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폐세자 김정남/구본영 논설위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요즘 장남 김정남이 단연 뉴스메이커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중궁궐 같은 북한 권부의 은밀한 속사정을 그만큼 알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일 게다. 좀 생뚱맞은 상상일까. 기자는 그의 최근 행보에서 왕조 시대의 폐세자들을 떠올렸다. 아우인 충녕대군(세종대왕)에게 옥좌를 비켜줘야 했던 양녕대군이나, 영조의 적자였지만 쌀 뒤주 속에서 생을 마쳐야 했던 사도세자의 처지가 오버랩된다. 도쿄신문 편집위원과 7년간 교환한 이메일에서 북한체제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대목을 보면서 그런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하지만, 그의 진단은 후계 경쟁에서 밀려난 폐세자의 넋두리로 치부하기에는 의외로 논리적이다. 북한체제가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처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악의 경제난에서 벗어나려면 외부 사조와 시장경제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럴 경우 북한주민들이 ‘김씨 왕조=지상낙원’이라는 등식의 허구성을 깨닫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개방 안 하면 북한이 무너지고, 개방을 한다면 (3대 세습)정권이 무너진다.”는 김정남의 진단이 상당히 객관적인 셈이다. 이처럼 김정남이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세습왕조의 역린을 건드리는 이유는 뭘까. 그 나름의 정치적 복선을 깔고 김정은체제의 앞날을 불길하게 전망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테면 김정은 체제가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려 개혁·개방을 둘러싼 노선 투쟁이 벌어질 때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언젠가 이복동생을 대체하는 ‘스페어 타이어’로서 입지를 열어두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그는 9년간의 해외 유학을 통해 개혁·개방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고 한다. 현 시점에서 김정남의 심중을 정확히 헤아리긴 어렵다. 그가 여성편력에다 술을 좋아하는 호방한 성품의 양녕대군과 비슷한 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그의 아우 김정은이 세종대왕과는 전혀 닮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김정은체제가 혹시라도 돌발적인 불합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야 할 이유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김정남의 언급은 곱씹을 만하다. 한국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이유로 확전을 못할 것이라는 점을 김정은 체제가 정확히 읽고 있다는 무서운 경고가 아닌가. 우리가 필요 이상의 남남갈등으로 북한의 오판을 부르는 일만은 삼가야 한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장영실이 측우기 발명했다고? 세종 아들 문종 아이디어였다”

    “장영실이 측우기 발명했다고? 세종 아들 문종 아이디어였다”

    도시인들은 비가 오면 짜증스러워하지만 도시 농부로 살다 보면 ‘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닫는다. 6월 하순부터 지루한 장마와 태풍으로 말미암은 범람 위기까지 겪고 나면 ‘비’에 대해 경기를 일으킬 만큼 징글징글하다는 감정을 갖게 되지만, 사실 한반도의 봄가뭄은 치명적인 수준이었다. 조선 중기 이후로 볍씨를 직접 뿌리기(직파)보다 모내기를 하는 이앙법이 대중화되면서 모내기 철인 양력 6월에 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천수답 등 수리불안전답이 70~80%에 이른 조선에서는 모내기 자체를 못 해 한 톨의 쌀도 건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조선 영·정조 때에도 이앙법을 반대하는 상소들이 적지 않았다. 양력 4월에 직파를 할 경우 최소 30%의 쌀이라도 수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 농촌경제硏 선임 연구위원으로 정보 추적 ‘기후에 대한 조선의 도전, 측우기’(이하상 지음, 소와당 펴냄)는 제목처럼 가뭄이 다반사인 한반도의 자연환경에서 벼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조선왕실의 대비 태세가 세계 최초의 측우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 준다. 저자는 서울대 농대를 나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일하며 농사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추적해 이 책을 냈다. 벼농사는 중국 남부처럼 비가 연간 1200㎜ 이상 내리는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잘된다. 우리와 위도가 비슷한 중국 북부는 연간 강수량이 600~700㎜에 불과해 밭작물인 기장이나 보리, 수수, 밀 등을 재배하고 수확하지만, 한반도에는 다행히 ‘6~7월 장마’가 있어 논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파종이나 모내기 철인 양력 4~6월의 심각한 가뭄이다. 전형적인 농업국가였던 조선의 물, 비에 대한 간절한 마음은 조선왕조실록에도 자주 드러난다. 민간에서 모내기 철에 오는 비를 ‘태종우’(太宗雨)라고 부른다. 봄 가뭄으로 단비를 기다리던 태종이 죽어가면서도 해갈을 기원하였고, 그 결과 그의 기일인 음력 5월 10일에는 매해 빠지지 않고 비가 왔다는 데서 나온 이름이다. 이는 조선의 기상기록인 ‘서운관지’에 ‘200년이 지나 선조 신묘년(1591년)에 처음으로 이 날이 됐는데도 비가 내리지 않게 되자 아는 사람들은 이를 몰래 걱정했다.’라고 기록돼 있을 정도다. 태종의 아들 세종이나 손자인 문종도 비가 왔느냐, 얼마나 왔느냐를 두고 노심초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측우기와 관련한 첫 기록은 세종 23년, 1441년 음력 4월 29일 세종실록에서 비롯된다. ‘근년 이래로 세자가 가뭄을 근심하여, 비가 올 때마다 젖어 들어간 푼수를 땅을 파고 살펴보았다. 그러나 정확하게 비가 온 푼수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구리를 부어 그릇을 만들고는 궁중에 두어 빗물이 그릇에 고인 푼수를 조사하였다.’ 그해 8월 18일 세종실록에 다시 ‘측우기’라는 정확한 명칭이 나오고, ‘쇠로 그릇을 부어 만들되 길이 2자가 되고, 지름은 8치가 되게 하여 대 위에 올려놓고, 비를 받아(중략)’라고 기록돼 있다. 현대적 단위로 환산하면 60cm 높이에 지름 24cm의 쇠로 만든 측우기가 나타난 순간이다. 1442년 세종실록에 나타나는 측우기는 길이가 1자 5치, 지름이 7치로 원래보다 작게 수정돼 있다. 이 측우기는 누가 만들었을까? 일반적으로 천민 출신 과학자 장영실(1390?~1450?)로 알려졌다. 그러나 저자는 왕조실록과 국고 기록에 장영실이 만들었다는 기록이 없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저자는 측우기와 비슷한 것이 처음 나타난 1441년 세종실록의 기록을 들어 측우기의 발명자가 세종의 세자인 문종이었다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구리를 부어 그릇을 만들고는 궁중에 두어 빗물이 그릇에 고인 푼수를 조사하였다.’는 대목을 지적하고 있다. 1441년 당시 이미 28세로 장성한 세자 문종은 세자 신분으로 한글 창제와 자격루 제작에도 깊숙이 개입했었는데, 측우기 제작에도 깊이 개입해 주도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유원(1814~1888)의 ‘임하필기’에서 ‘세종 24년(1442년)에 측우기를 만들었는데 이순지(1406~1465)가 이를 주관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측우기가 나타난 지 1년 뒤인 만큼 측우기를 여러 개 만들어 지방으로 보내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기상청도 세미나서 ‘문종의 측우기… ’ 발표 저자는 17일 “측우기를 장영실 등 세종 주변의 과학기술 인력이 만들었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세종이 측우제도를 추진하고 문종이 측우에 관심을 두고 실제 측우기를 사용한 것도 사실인데, 이런 경우 아이디어 제공자가 실제 제작자보다 우선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은 사실 저자만의 주장은 아니다. 기상청은 2010년 5월 14일 서울 홍릉 세종대왕기념관에서 열린 ‘세종대왕 탄신 613돌 기념 측우기와 측우대 세미나’에서 ‘문종의 측우기 발명’을 발표했다. 그럼 측우기가 없었을 때는 비가 얼마나 왔는지를 어떻게 측정했을까? 입토심(入土深)이라고 해서 가뭄 끝에 비가 와서 메마른 토양에 스며든 깊이를 조사했는데, 쟁기가 들어갈 정도, 호미가 들어갈 정도 등으로 보고했다고 한다. 사족을 하나 덧붙이면, 중국은 측우기를 발명한 것이 조선이 아니고 중국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1770년 영조가 세종의 측우기를 재건하면서 영영측우기 받침대에 ‘건륭경인오월조’라고 청나라의 연호를 사용한 탓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농가인구 비중 ‘전세계의 0.1%’… 작지만 강한 한국농업

    농가인구 비중 ‘전세계의 0.1%’… 작지만 강한 한국농업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여 있다는 우리나라 농업이 전 세계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일까. 1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농가 인구 중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0.1%다. 그러나 특정 품목의 경우 세계 10위권 내 생산량은 물론 수출실적도 기록하고 있다. 한·중 FTA 협상 논의에 앞서 민감품목으로 예외가 허용될 것으로 보이는 마늘은 2009년 기준 전 세계 생산량의 1.6%(35만 7000t)를 차지, 3위다. 하지만 중국이 전체 생산량의 80.6%를 차지하고 있고 2위인 인도가 4.8%다. 고추는 세계 생산량의 1.2%(35만t)를 차지했으며, 10위에 올라 있다. 중국이 51.7%로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두 작물은 다른 작물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품목이다. 국내 생산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노동력 절감 방안을 통한 국내 생산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쌀은 전 세계에서 6억 9000만t이 생산됐다. 우리나라는 650만t을 생산, 1.0%로 15위다. 아시아 각국이 식량안보 차원에서 쌀의 생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중국·인도·인도네시아가 전 세계 생산의 57.6%를 차지하고 있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에서 쌀은 예외를 인정받아 왔다. 한·중 FTA에서도 같은 정책이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타이완 등으로 수출되고 있는 배는 세계 생산량의 1.9%(42만t)로 5위다. 반면 미국은 배를 우리나라의 두 배 이상 생산한다. 우리나라 배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미국은 전 세계에서 농축수산물의 수출 규모도 1위지만 수입 규모도 1위다. 생산품목에 따라 한·미 FTA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배추 파동으로 배추는 미운 오리 대접을 받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 생산량의 4.4%를 차지, 4위다. 돼지고기는 85만t으로 세계 생산량의 0.8%, 18위에 해당한다. 반면 소고기는 세계 생산량의 0.4%에 그친다. 이에 따라 소고기는 전 세계 수입량의 2.4%를 수입했고, 12위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北 “옥수수라도 늘려달라” 美에 요청

    북한이 최근 미국과의 접촉에서 쌀 지원 요구가 무산되자 옥수수 지원을 늘려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과의 접촉에서 미국이 주기로 한 영양 보조식품 중 전체 지원량의 절반 정도를 옥수수로 달라고 요구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한 정책에 관한 협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북·미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영양 보조식품 등 연간 24만t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중에는 옥수수가 15% 정도인데 북한은 지원량을 연간 30만t으로 늘리고 옥수수 비율도 절반 정도로 높여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지난 14일 “북·미 고위급 회담에 상정됐다는 신뢰구축 조치들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저농축 우라늄 생산이 ‘임시 중지’되는 일도 당연히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지방행정의 달인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3)농업분야

    [지방행정의 달인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3)농업분야

    국내 농촌 현실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그다지 밝지 않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한·미 FTA 등 거센 농산물 개방 물결에다 구제역에 소값 폭락 등으로 ‘농심’은 멍이 든 지 오래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농업 발전과 농민의 소득 증대를 위해 각종 농촌지도와 교육훈련 등을 맡은 공직자들이 있다. 농촌지도사와 연구사들이다. 릴레이 지방행정의 달인 인터뷰 3편에서는 농업분야 달인 4명을 소개한다. 공직생활 내내 농민들과 호흡하며 농촌 살리기에 헌신해 온 ‘농촌 지킴이’들이다. 행정의 달인 인터뷰 4편에서는 교통·산업·세정·소송 분야 달인들을 소개한다. ■구동관 충남도농업기술원 팀장 농사를 ‘여행상품’으로 개발… 90만명 다녀가 구동관(45·농촌지도사) 충남도농업기술원 실용교육팀장은 ‘농촌여행작가’로 불린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아이들과 어릴 적부터 매달 한번은 여행을 떠났다. 아이들은 풍광이 좋은 곳을 원했지만 아버지는 농촌체험을 고집했다. 그는 “농촌체험을 통해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 팀장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딸기 수확, 참외 따기, 된장·고추장 만들기 등 168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것이 ‘농촌문화체험 프로그램 박람회’로 이어졌다. 2002년 3월 처음 열렸다. 이후 박람회는 매년 한번씩 충남 예산군 도농업기술원에서 열린다. 농촌체험이나 박람회에는 서울과 대전 등 대도시 여행사를 통해 참가자를 모았다. 구 팀장은 “이전에는 주로 아파트 부녀회를 통해 참가자를 데려와 주먹구구식이고 폭이 좁았다.”면서 “농촌체험도 ‘여행상품’이다. 여기에 정당한 가치를 부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여행사에 맡겼다. 참가자 입장에서도 여행사에서 내놓는 사과 수확, 모내기 등 자기가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어 좋다.”고 강조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02~2010년 90만 8000여명이 충남 농촌을 체험했다. 이들이 뿌린 돈만 369억원에 이른다. 구 팀장은 “여행사를 통해 도시인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결국 농가소득으로 이어졌다. 농민들도 이제는 이것을 깨달았다.”고 자평했다. 구 팀장은 2006년 도농촌기술원에 아예 ‘농촌관광체험팀’을 만들었다. 국내 처음이다. 지금은 공주시, 금산군, 홍성군 등 충남의 타 시·군까지 본받아 이 같은 조직이 생겼다. 구 팀장은 농촌체험을 귀농과 연계시켰다. 2010년에는 농촌기술원 안에 ‘귀농대학’을 설립했다. 매주 8시간씩 6개월 코스다. 농업 일반이론과 과수실습 등을 가르친다. 지금까지 530명이 다녀갔다. 그는 “서울과 인천 등에서 귀농교육을 받던 이들을 충남으로 불러 하룻밤 묵으며 귀농인과 만나게 했다. 살아있는 교육을 받은 많은 이들이 충남에 귀농했다.”고 귀띔했다. 올해는 ‘현장애로지원단’을 만들어 귀농인들의 정착을 돕고 있다. 구 팀장 스스로는 농촌체험 홍보에 발벗고 나섰다. 가족과 함께 농촌체험을 하고 돌아오면 개인 홈페이지에 만들어 놓은 ‘초록별 가족의 여행’에 체험기를 계속 써 올렸다. 10여년 간 올린 글이 수백개나 된다. 소문이 나면서 각종 중앙·지방 일간지와 잡지에 농촌체험 이야기를 글로 썼고, 방송에도 숱하게 출연해 농촌체험의 소중함을 알리고 농촌여행지를 구석구석 소개했다. 그가 ‘농촌체험의 전도사’, ‘농촌여행작가’로 불리는 이유다. 구 팀장은 “농촌은 푸른 색깔이 주는 자연스러움과 여유로운 것이 매력이다. 정직하기도 하다.”면서 “퇴직을 하더라도 농촌마을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고, 농촌체험의 최일선에서 일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글 사진 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김유열 익산시청 농촌지도사 영농기술 DB화… 누구나 24시간 열람 가능 전북 익산시에 근무하는 김유열(52·지방농촌지도사)씨는 디지털 농업 분야 선구자로 통한다.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운용되던 영농상담제도를 정보화 시대에 맞게 디지털화하는 등 농업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가 추진한 디지털 농업 가운데 가장 획기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은 전국 최초로 영농상담 내용과 농업기술 관련 기록을 디지털화한 사업이다. 그간의 영농상담은 농촌지도사가 농민들과 만나 상담한 내용을 접수부와 일지에 기재하고 결재받아 캐비닛에 보관하는 방법이었다. 이 때문에 영농상담 내용이나 새로운 농업기술을 농업인들은 물론 같은 농촌지도사들조차도 공유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기술이 우수한 직원이 퇴직할 경우 이를 전수받을 기회마저도 한정돼 있는 실정이었다. 김씨는 이를 개선하기 전국 170개 농업기술센터 가운데 처음으로 정보화 선도 농업기술센터 구축에 나섰다. 영농상담 내용과 농업기술에 관한 각종 기록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이력화했다. 이로 인해 농촌지도사는 물론 농업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상담 내용을 확인하고 열람하며 평가까지 가능토록 했다. 1대1로 상담해 얻은 영농지식에 집단지식 개념을 도입해 영농상담의 질을 높이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는 영농상담 표준시스템으로 지정돼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이 개혁 방안은 2010년 정부합동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와 함께 전화로 걸려온 영농상담을 의사의 진료카드처럼 작성하고 사이버상에 DB화하는 ‘콜 매니저 시스템’도 구축했다. 농가들이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기 위해 3년간 종이로 된 영농일지를 써왔는데 이를 디지털영농일지로 바꾼 사업도 농가들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집에 앉아서 농기계 임대를 신청하는 사이버 농기계 대여시스템, 농업인 상담소 정보화 사랑방 개설, 농업기술을 실시간에 알려주는 전자게시판 설치 등 그가 추진한 농업의 디지털화 사업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최근 들어 김씨는 농산물 사이버 판매와 홍보 등 ‘돈 되는 농업’에 주력하고 있다. 익산지역 농업인들에게 농특산물 사이버 유통에 눈을 뜨도록 e비즈니스활성화를 유도하면서 사이버 농특산물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익산시 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인 ‘탑마루’ 육성담당으로 자리를 옮겨 브랜드 농산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스마트폰 시대에 맞는 홍보 강화에 열정을 쏟고 있다. 최근까지 쌀, 고구마에 대한 적극적인 시장개척과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145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김씨는 “FTA와 농산물 수입개방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농업도 정보화 시대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다.”면서 “농업인들이 영농과 농특산물 판매에 IT 산업을 접목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김영호 충북농업기술원 팀장 ‘복숭아 박사’… 소형비닐하우스로 시설비 절감 1988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충북농업기술원 김영호(49·지방농업연구사) 특작팀장은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새품종을 육성하는 데 매진해 왔다. 새로운 연구대상을 찾거나 농가의 어려움을 듣기위해 농민들과 하루 10통 이상 전화를 하고 일주일에 한 차례씩 농가를 방문한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복숭아박사’, ‘포도전문가’ 등 영광스러운 별명이 그를 따라다닌다. 2004년에는 연구직 공무원들이 가장 받고 싶어 한다는 농촌진흥청의 농업연구원상 대상도 받았다. 그가 이뤄 낸 특허, 신품종 육성, 영농기술 개발을 모두 합하면 총 11건. 정부에 정책을 건의해 반영된 것도 11건이나 된다. 김 팀장의 가장 대표적인 발명품은 복숭아 전용 봉지다. 2000년까지만 해도 국내 농가들은 일본에서 들어온 신문지로 만들어진 봉지를 사용해 복숭아를 재배했다. 하지만 이 봉지가 비바람에 쉽게 찢어지고 빛 투과량이 적어 복숭아 색깔이 제대로 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연구를 거듭하고, 국내 과일 봉지회사를 설득한 끝에 2년 만에 국내 복숭아 특성에 맞는 전용봉지를 개발했다. 이 봉지는 코팅된 종이로 제작돼 잘 찢기지 않아 과일이 낙과되는 사례를 크게 줄이고, 빛 투과량이 많아 봉지를 씌워도 복숭아가 먹음직스럽게 붉은색을 띠었다. 또한 바람이 잘 통하도록 미세한 구멍이 나 있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이 봉지를 사용하면서 붉은 복숭아를 선호하는 타이완과 중국에 복숭아 수출이 가능해져 농가소득이 15%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현재는 전국 복숭아 과수원 100%가 김 팀장이 개발한 봉지를 사용하고 있다. 폭설과 강풍에 강한 소형비닐하우스(폭 3m, 높이 3m)도 김 팀장의 역작 가운데 하나다. 이 하우스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전국 농가들이 하나같이 농촌진흥청이 고시한 표준 비닐하우스(폭 7m, 높이 4.7m) 규격대로 하우스를 설치해 농사를 지었다. 이 규격과 다르게 하우스를 지어 농사를 짓다가 재해를 입으면 정부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재배작물에 관계없이 모두가 이 규격대로 하우스를 지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하우스는 포도 등 일부 작물을 재배하기에 불필요하게 커 시설비가 과다하고 난방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었다. 김 팀장이 5년간 수십 차례의 설계 변경과 보완작업을 통해 개발한 소형하우스는 이런 표준하우스의 문제점을 한방에 해결했다. 농촌진흥청의 구조안전성 검사 결과 시설비가 23% 절감되면서 ㎡당 44㎝의 눈, 초당 35m의 바람에도 끄떡없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이 하우스는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의 원예특작시설 재해형 규격 설계도로 고시돼 현재 전국 농가에 보급 중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껍질째 먹는 포도인 ‘자랑’, 조류 및 해충피해경감용 망사봉지도 김 팀장의 작품이다. 그는 “연구직으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면서 “인삼재배에 적합한 하우스를 개발하는 게 올해 최대 목표”라고 했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최효열 경북 예천군 농촌지도사 골절·눈 부상도 못 말리는 ‘사과의 달인’ 최효열(49·지방 농촌지도사)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소득작목담당은 고품질 사과생산의 달인이다. 최 담당은 1982년 농촌지도공무원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30년 동안 대부분 사과 업무를 맡았다. 이러다 보니 사과재배에 관한 한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그에게 기술지도를 받은 농민들이 재배한 사과는 일반 사과에 비해 품질이 뛰어나 30% 이상의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현재 예천군 내 음풍골 영농법인, 석송골 작목반, 탑프루트 생산단지 등 3개 사과 재배단지에서 기술지도를 하고 있다. 이곳 83㏊에서 연간 380t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그가 농민들에게 지도하는 기술은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햇빛이 잘 들어오도록 사과나무 가지치기를 해 좋은 사과가 열릴 수 있는 가지 수를 늘린다. 여기에다 영양분만 많이 빨아 들이는 굵은 가지를 제거하고 농약 살포 횟수를 줄인다. 이렇게 하면 크고 맛이 좋은 고품질 사과를 생산할 수 있단다. 품질이 우수한 사과를 생산한 결과 수출도 덩달아 잘되고 있다. 예천군은 1987년 580t의 사과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수출이 늘어나 2000년부터는 매년 1000t이 넘는 수출량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1998년에는 2300t(80억원어치)을 수출해 전국 사과수출의 32%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농산물유통공사와 농촌진흥청, 경북도 등으로부터 사과수출 컨설턴트로 위촉되어 활동하고 있다. 또 일반 농가를 대상으로 모두 820차례에 걸쳐 사과 재배기술을 교육했다. 낮에 농사일을 하는 농민들의 특성을 감안해 시행한 야간 교육도 그가 정착시켰다. 2009년부터는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내에 사과벤처대학을 운영해 사과재배 전문가 180명을 양성했다. 사과농사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1998년 사과전문지도연구회를 만들어 1, 2회 회장을 역임했다. 과수우량 묘목생산센터를 설립해 연간 4만 그루의 우량묘목을 농가에 보급했다. 그는 “1996년 유럽에 견학을 갔을 때 대부분 사과묘목이 작은 것을 확인했다. 우리도 인건비를 줄이고 관리가 용이한 키 작은 사과나무로 대체해야 된다고 생각해 예천에 과수우량 묘목센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 폐교를 활용해 산업곤충연구소를 전국 최초로 설립했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 현재 예천은 세계곤충엑스포를 여는 등 새로운 지역 활로를 개척했다. 이 밖에 귀농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3년 동안 사과재배기술을 120명에게 가르쳤다. 그는 양복을 입지 못한다. 사과 농사에 몰입하다 보니 오른쪽 어깨와 팔이 왼쪽보다 1.3배나 커졌기 때문이다. 또 가지치기를 하다 추락해 왼쪽 쇄골이 부러져 어깨와 목이 항상 기운다. 눈에는 톱밥이 들어가 2번이나 수술했고 아직 왼쪽 눈은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 모두가 달인의 훈장”이라며 활짝 웃는다. 예천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소 굶기고 쌀 버리고…도 넘어서는 행동 불용”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13일 “일부 농업인들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원칙과 정도를 지켜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소값 폭락과 쌀값 폭등으로 인해 농민들이 잇따라 상경 시위를 시도한 것과 관련된 언급이다. 서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제역 방역 기간 중에도 서울로 소를 끌고 오고, 자식 같은 송아지를 굶겨 죽이며, 국가수매제를 주장하며 쌀을 도로에 뿌리는 것을 보며 참담함과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이는 어떤 경우라도 용인될 수 없는 도를 넘어선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시장개방 확대나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수급불안 등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정부는 농어업인과 함께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면서 “농어업인도 국민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신뢰를 얻도록 힘을 모으자.”고 독려했다. 서 장관은 “(소를 이동시키다가) 구제역이 발생하면 1차적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을 묻고 해당 농가에 대해서는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소를 수매해 달라.”는 소 사육 농가의 주장에 대해 서 장관은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서 장관은 “1997~1998년 정부가 소를 20만 1000마리 수매했지만, 결국 수매 물량이 한우 수요를 잠식해 산지 소값은 더 떨어졌다.”면서 “정부는 저능력우 암소를 도태시키는 등 시장원리에 따른 감축 정책을 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촉진 정책을 통해 산지 송아지 가격이 지난 6일 평균 105만원에서 15일 135만원으로 올랐고, 600㎏ 고기소값도 64만원 정도 올랐다.”고 덧붙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한·중FTA 국내농업 피해 한·미FTA의 3~4배 달해”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국내 농업의 피해가 한·미 FTA의 3~4배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기관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과 FTA 협상을 할 때는 관세에 민감한 농산물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우선 협상 후 양허 문제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국내 경제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한·중 FTA 체결에 따른 농업 피해는 한·미 FTA와 비교해 3∼4배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 FTA 체결 시 국내 농수산업 생산이 2005년보다 14.26%까지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쌀을 제외한 전 품목의 관세를 10년에 걸쳐 철폐하고 위생검역(SPS)을 통한 수입 차단도 점진적으로 없앤다고 가정하면 2020년 기준 농업 생산액은 최대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농업 피해액이 최대 3조 36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으로, 정부가 집계한 한·미 FTA에 따른 농업 피해액 8150억원의 4.1배에 달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중 FTA 체결로 전 품목 관세가 50% 인하된다고 가정하면 농업 부문에서 쌀 2조 447억원 등 총 2조 7722억원의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 FTA에 따른 피해액의 3.4배에 달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중 FTA 체결 시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104.8~209.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대중 수출 증가율(48.3~100%)을 크게 초과하는 규모다. 정부 관계자도 중국의 가까운 거리와 값싼 농산물을 감안하면 한·중 FTA가 한·미 FTA보다 농업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설선물 특집] 롯데주류-국산쌀로 정성 들인 전통 차례주

    [설선물 특집] 롯데주류-국산쌀로 정성 들인 전통 차례주

    롯데주류는 전통 차례주인 ‘백화수복’과 고급 수제 청주인 ‘설화’ 등 설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4000원부터 14만원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백화수복은 국내 차례주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대표 제품이다. 68년 전통을 갖고 있다. ‘오래 살면서 길이 복을 누리라’는 뜻을 담은 이 제품은 국산 쌀을 원료로 쓴다. 롯데주류가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한 균주를 이용, 저온발효 공법으로 제조해 청주 고유의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살렸다. 차게 마셔도, 따뜻하게 데워 마셔도 된다. 세트 가격은 700㎖가 4800원, 1ℓ가 6500원, 1.8ℓ가 9900원. 설화는 고품질 쌀을 52% 깎아내 특유의 제조 공법으로 빚었다. 장기 숙성을 거친 수제 청주다. 도정부터 발효, 숙성, 저장 등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국제회의에서 만찬주, 건배주로 활용된다. 설화 1호(700㎖·2병)가 4만 3000원, 설화 2호(375㎖·3병)는 3만 3500원. 청주 선물세트 외에도 기존 ‘설중매’에 순금가루를 첨가해 매실의 효능을 높인 ‘설중매 골드세트’와 설중매 3병과 카놀라유를 함께 구성한 ‘설중매 플러스 카놀라유 세트’도 선보였다. 설중매 골드세트 1만 8500원, 설중매 플러스 카놀라유 세트는 1만 1500원. 40여종의 다양한 와인 선물세트도 마련됐다. 호주 국보급 와인 ‘펜폴즈 와인 세트’는 로손 리트리트 시라즈 카베르네와 프라이빗 릴리즈 시라즈 카베르네를 세트로 묶었다. 8만원대. 호주를 대표하는 캐주얼 와인 ‘옐로테일 와인 세트’도 준비됐다. 3만원대.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설선물 특집] 국순당-‘전통의 맛 그대로’ 우리 술 20여종

    [설선물 특집] 국순당-‘전통의 맛 그대로’ 우리 술 20여종

    국순당은 설을 맞아 우리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든 우리 술 선물세트 20여 종을 선보였다. 주정을 섞어서 빚는 일본식 청주와 달리 전통 방식 그대로 제조한 순수 발효주 ‘예담’(4600~9600원)은 차례 전용주로 인기가 높다. 향이 은은하고 맛이 산뜻해서 차례 음식과 잘 어울린다. 이 술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무형유산인 왕실의 종묘제례에서도 전용 제주로 사용된다. ‘법고창신 선물세트’는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고려·조선시대 명주를 2008년 시작된 ‘우리 술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되살려 한데 모은 것이다. 전통 명주인 이화주, 송절주, 자주, 백하주, 석탄향으로 구성됐다. 또 고급 도자기 잔 2개씩을 넣어 상품 가치를 높였다. 송절주는 소나무 마디인 송절과 쌀로 빚었다. 소나무 특유의 시원한 향과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다. 자주는 고려시대부터 널리 알려진 명주로 맑은 술에 황납(꿀)과 호초(후추)를 넣어 중탕한 술이다. 호초 특유의 매콤한 맛과 꿀의 단내가 어우러져 풍미가 독특하다. 옛 문헌에 ‘술의 맛과 향이 좋아 입에 한번 머금으면 삼키기 아깝다.’라고 기록돼 있는 석탄향은 누룩과 죽을 이용한 발효 제법으로 복원했다. 술 익는 모습이 흰 노을 같다는 ‘백하주’는 배향 곡물 향과 함께 신맛을 느낄 수 있다. 이화주는 고려시대 왕족이 즐기던 고급 탁주를 재현한 것으로 생쌀로 띄운 누룩에 백설기로만 빚었다. 법고창신 선물세트는 10만원, 석탄향 세트는 13만원, 이화주는 8만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터키 겨울 식도락 여행…차가운 黑海 뜨거운 유혹 ‘함시’

    터키 겨울 식도락 여행…차가운 黑海 뜨거운 유혹 ‘함시’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흑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의 품에 갇힌 내해(內海)다. 그래도 남한 면적의 4.2배에 달하니 제법 큰 바다인 셈이다. 겨울철 흑해 연안의 항구에 가면 생선을 굽고 튀기는 냄새가 진동한다. 특히 흑해 연안의 도시 중 가장 번창한 트라브존 어디에서든 생선 좌판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불러들인다는 ‘가을 전어’의 터키 버전인 함시가 치명적 유혹의 주인공이다. ●튀기고… 굽고… 한국의 가을전어와 닮았다 지난해 12월 어느 아침. 트라브존 공항을 나선 순간 흑해의 바다 냄새가 먼저 코끝을 건드렸다. 비릿한 짠 내는 아니었다. 도나우강과 드네푸르강 등의 유입량이 많은 데다 강수량도 풍족해 염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른 건 여행 책자에서 미리 봤던 함시였다. 전 국토가 세계문화유산이나 다름없는 터키에서 음식 타령이 웬 말이냐 할지 모르겠다. 물론 동서양 문명이 교차하며 남긴 황홀한 유산을 보는 즐거움은 터키 여행의 최대 매력이다. 하지만 터키 요리가 중국, 프랑스, 태국과 더불어 세계 4대 요리로 꼽힌다는 점을 생각하면 식도락을 뺀 터키 여행은 동전의 앞만 보고 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더구나 겨울이라면. 함시는 멸치과 생선이라는데, 어시장에서 본 실물은 좀 달랐다. 굵기는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 정도, 길이는 그 두 배쯤 된다. 주산지인 트라브존 일대의 어시장에서 ㎏당 10리라(1리라=약 610원) 정도에 팔린다. 맛까지 저렴하다고 생각하면 함시에게 결례다. 고등어와 비슷한 풍미를 지닌 함시는 터키 서민들의 겨울 식탁을 지배하는 대표 어종인 동시에 케밥과 더불어 식당의 인기 메뉴다. 함시 타바(요리)와의 ‘운명적 조우’는 트라브존의 한 레스토랑에서 이뤄졌다. 서울 종로 일대의 생선 골목을 지날 때처럼 후각으로 먼저 다가왔다. 부챗살처럼 펼쳐 놓은 듯 노릇노릇 구워진 함시가 접시의 절반을 가득 메웠다. 눈대중으로 살피니 족히 20마리가 넘었다. 엄청난 양인데도 순식간에 흰 바닥을 드러냈다. 중독성이 강했다. 배와 머리는 포만감을 느끼는데 포크와 나이프는 계속 접시를 향했다. 1인분에 20~25리라선. 함시 타바와 환상의 짝패인 터키 대표 맥주 에페스까지 질펀하게 즐기더라도 부담 없는 가격이다. 다만 신앙심이 깊은 터키의 레스토랑 사장들은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를 아예 안 파는 경우도 있으니, 주문하기 전에 확인하는 게 좋다. 낯선 생선의 마법 같은 맛의 비결이 궁금했다. 우리나라 맛집이라면 꺼릴 법도 한데, 마음씨 좋은 터키인들은 주방을 선뜻 공개했다. 요리사들에게 물었더니 “함시 요리법은 한두 가지로 규정짓기 어렵다. 셰프마다 생선에 옷을 입히는 가루의 배합 비율부터 뼈를 제거할지, 튀길지, 구울지까지 제각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머리를 분리하고, 내장을 제거하는 1단계는 어느 곳이나 같았다. 그 다음이 관건이다. 트라브존의 레스토랑 셰프는 노란색 옥수수 가루에 소금으로 간을 한 뒤 함시를 앞뒤로 뒤집어 옷을 입혔다. 미리 달궈진 프라이팬에 함시를 먹음직스럽게 구워 냈다. 프라이팬을 썼지만 해바라기 기름을 충분히 둘러 튀김의 맛이 느껴지도록 했다. 뼈는 빼지 않았다. 주방장은 “뼈째 우적우적 씹어 먹어야 더 고소하고 맛있다.”고 설명했다. 이스탄불의 명소 갈라타 다리 식당가에서 만난 셰프는 아예 뼈까지 발라냈다. 손질한 두 마리의 함시를 하나로 포개더니 밀가루에 옥수수 가루를 7대3 비율로 섞은 튀김옷을 입혔다. 옥수수 가루만 쓸 때보다 더 부드럽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프라이팬을 쓰지 않았다. 대신 커다란 튀김 냄비에 5분 동안 튀겼다. 한식, 중식, 일식처럼 튀김옷을 두껍게 입히지 않기 때문에 함시 특유의 맛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고등어… 홍합… 케밥, 千의 얼굴을 가지다 한국 사람은 케밥 하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꼬챙이에 꿴 양념을 한 소고기나 닭고기, 양고기를 주방장이 거대한 칼로 쓱쓱 긁어 내민 요리를 떠올릴 터다. 웬만한 유럽 대도시의 터미널이나 도심,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이크아웃식 케밥 집의 모습이 뇌리에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빙글빙글 회전한다’라는 의미의 ‘도네르’는 수없이 많은 케밥의 한 종류일 뿐이다. 세운 채로 서서히 굽기 때문에 기름기가 빠져나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도네르 케밥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케밥이란 본래 불에 굽는다는 뜻이다. 한식의 고등어구이, 갈치구이, 조기구이가 터키로 건너가면 고등어 케밥, 갈치 케밥, 조기 케밥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케밥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대략 200~300가지에 이른다. 도네르 케밥 외에도 닭고기를 꼬치에 꿰어 구어 낸 닭고기 시쉬 케밥이나 부드럽게 다진 양고기(혹은 소고기) 반죽에 매운 고춧가루와 향신료를 뿌린 뒤 널따란 꼬치에 꿰어 석쇠에 구워낸 아다나 케밥, 움푹 파인 철판에 토마토 소스와 소고기(또는 양고기), 고추, 가지, 감자 등을 넣고 자작자작하게 끓여 내고서 치즈를 얹어 먹는 키레미트 케밥, 도네르 케밥에 얇게 썬 터키 빵과 토마토 소스를 얹어 그릴에 구운 이스켄데르 케밥, 홍합에 익힌 쌀을 넣고 양념을 한 뒤 구워 내는 홍합 케밥 등이 대표적이다. 도네르 케밥조차 곁들이는 빵과 밥에 따라 세분화된다. 터키식 밥인 필라브와 한 접시에 내는 포르시욘, 얇은 빵에 싸서 먹는 두룸(다국적 패스트푸드점의 OO랩, OO트위스터 메뉴를 떠올리면 된다), 두툼한 빵에 넣어 먹는 피데 등으로 나뉜다. 두룸에 도네르 케밥만 넣어 먹는 것도 아니다. 터키 사람들은 미트볼과 유사한 쾨프테나 꼬치 요리인 시쉬를 두룸에 싸서 먹기도 한다. 터키 땅에 발을 디뎠다면 기회가 있는 대로 케밥을 먹어 볼 일이다. 지갑 사정이 빡빡한 배낭족이라면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먹을 필요도 없다. 바자(재래시장)는 물론 거리 곳곳에 소규모 케밥 전문점이 깔렸다. 터키에서 물가가 비싼 편인 이스탄불에서도 음료까지 합쳐 10리라면 너끈하게 케밥을 즐길 수 있다. 재료의 품질 차이는 있겠지만, 웬만한 미식가가 아니라면 맛에서는 고급 레스토랑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트라브존·이스탄불(터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쌀 등 농축산물 1.5배 풀고 40개 생필품 매일 물가조사

    설을 앞두고 쌀과 돼지고기 등 16개 농축수산물의 공급물량이 평소보다 1.5배 이상 풀리고 쌀·사과·밤·돼지고기 등 주요 40개 품목에 대해 통계청이 매일 물가를 조사한다. 중소기업청과 금융기관 등을 통해 14조 1000억원의 설 자금이 풀린다. 지난해(10조 7000억원)보다 3조 40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정부는 10일 국무회의에서 ‘설 민생안정 지원대책’을 확정·발표했다.이·미용료 등 개인서비스 요금을 포함한 22개 성수품과 생활필수품 등 40개 품목에 대해서는 일일 물가조사를 실시, 담당 부처에 통보하고 이상 징후 발견 시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다. 지난해 관리품목 22개보다 18개가 늘어났다. 사과 3만 5000t, 배 3만 9000t의 계약재배물량을 집중 출하하고 삼겹살 5만t 등 돼지고기 할당관세 수입물량이 조기에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판매기한에 대한 부대조건이 설정된다. 한우고기는 소비촉진을 위해 선물세트 할인판매 등이 장려된다. 고등어 1만t에 대해서도 할당관세가 추진된다. 지난해 작황이 부진한 밤과 대추도 산림조합의 재고물량 40%가 명절기간에 출하된다. 2009년산 정부미 20만t을 공급, 쌀값 부담을 완화시킬 방침이다. 중기청의 재정자금을 4000억원 지원하고, 한국은행과 국책은행을 통해 중소기업에 설 특별자금 3조 2000억원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의 운영자금이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민간 시중은행에 총 9조 9000억원을 공급하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6400억원 보증을 지원하도록 했다. 관세환급 특별지원 기간을 오는 20일까지 운영, 관세분할 납부와 납부 연장을 적극 허용할 방침이다. 설을 앞두고 조업증가와 이상 한파 발생 등에 대비해 전력수급 비상대응체제가 유지된다. 축산물 제조·유통업체에 대한 특별위생감시가 실시되며 인터넷 제사음식 판매업소의 위생점검도 강화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식민지근대화론에 ‘하이킥’

    식민지근대화론에 ‘하이킥’

    1910년부터 시작된 일제강점기에 조선 경제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그것이 해방 이후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토대가 되었다? 학계의 오래된 논란거리 중 하나인 ‘식민지근대화론’의 핵심 주장이다. 허수열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제초기 조선의 농업’(한길사 펴냄)을 통해 이를 비판한다. 구체적으로 일제강점기 초기의 급성장, 그러니까 식민지근대화론이 1911~1918년 조선의 국내총생산(GDP)을 추계한 시기를 대상으로 삼는다. 허 교수와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필두로 한 식민지근대화론 논쟁 제2라운드에 해당한다. 이 교수는 1910년대 급성장의 근거로 ▲1차 세계대전의 호경기로 농업 생산 급증 ▲러일전쟁 이후 일본의 수리시설 확충과 활발한 개간·간척 ▲우량 품종과 화학비료의 보급 확대 등을 든다. 허 교수는 우선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이 인용하는 조선총독부의 농업 통계가 부정확하고 불충분하다고 지적한다. 가령 농지 확대를 위한 간척의 경우 이 교수는 1916년 지도에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1921년 지도에 나타나 있는 해안선의 방조제, 보, 하천의 제방 등을 비교분석해 1910년대에 많은 농지를 확보했다고 본다. 이를테면 4세기 이래 농업용수를 저수했다고 알려진 벽골제를 방조제로 보고 벽골제에서 해안선까지가 짠물의 피해를 보는 갯논이었는데, 일본이 해안선에 방조제를 많이 설치해 간척지를 확보했다는 식이다. 그러나 허 교수는 1916년 지도에서 방조제나 보, 하천의 제방 등을 표기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한 뒤 1921년에 나타난 방조제 등은 조선 때부터 쓰인 방조제 등을 보수한 것으로 본다. 즉 급격한 농지 확대는 없었다는 얘기다. 둘째, 1차 세계대전의 호황기로 말미암은 농업 생산의 급증도 허수라고 허 교수는 말한다. 일본은 1888년부터 1908년까지 산업혁명 과정을 거치면서 경제 규모가 약 2배 정도 커진다. 소득 증가와 함께 쌀에 대한 수요도 1914년에는 연간 1인당 1석으로 확대됐고, 그 이후엔 1.1석으로 더 늘어났다. 그러나 도시화와 매점·매석 등으로 1918년 일본에서 ‘쌀 소동’이 일어나자 일제는 1920년 조선에서 산미증산계획을 실시한다. 그러니까 쌀 생산을 급속히 증대할 만큼 쌀값이 충분히 상승하는 구조는 1920년대에나 가능했다는 것이고, 조·일 쌀시장이 완전히 통합된 뒤로는 쌀값 급등도 가능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일본의 쌀 창고로 전락한 조선의 사람들은 1910년 0.7석의 쌀을 먹다가 쌀시장이 단일화된 1930년 중엽부터는 연간 0.4석 소비밖에 못 했다며 근대화 대신 구조적 수탈의 결과를 지적한다. 셋째, 우량 품종과 화학비료의 보급도 파괴력이 크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우량 품종이란 곧 일본 품종인데, 1912년 보급률이 2.79%였다. 1914년에 12.24%를 기록했지만 50%를 넘어선 것은 1919년에 이르러서다. 더구나 우량 품종과 조선 재래종과의 수확량 차이는 평균 21%에 불과하다. 이렇게 본다면 우량 품종 도입으로 인한 미곡 생산량 급증도 1919년 이후에나 가능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화학비료 사용 장려도 1926년 이후로 잡힌다. 허 교수는 “1917년까지 조선의 전체 생산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이 시기 GDP가 빠르게 성장했다는 것은 농업 생산이 빠르게 성장하도록 추계한 탓”이라면서 “그러나 농업 생산 급증이 허구에 불과하다면 식민지근대화론도 허구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허 교수는 일제가 총칼을 앞세워 농민들을 탈취했다는 ‘원시적 수탈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일어난 ‘구조적 수탈’이었다는 것이다. 일본인에게 토지와 자본이 몰리자 생산 수단을 잃고 경제적으로 불리해진 조선인들은 수확물을 염가로 내놔 가난해졌고, 그 여파로 다시 토지를 팔고 염가로 쌀을 파는 악순환 구조가 확대 재생산됐다는 얘기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해식 강동구청장 “올 도심서 1000㎡ 규모 쌀농사 짓겠다”

    이해식 강동구청장 “올 도심서 1000㎡ 규모 쌀농사 짓겠다”

    “올해부터는 주민들이 직접 수확한 쌀로 밥을 지어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에서 직접 모내기를 하고 추수하는 기분은 어떨까. ‘친환경 도시농업’으로 정평이 난 강동구가 올해부터는 도시농업에 논농사를 도입한다. 10일 집무실에서 만난 이해식 구청장은 “이 지역은 대대로 논농사를 지었던 곳”이라며 “논농사가 교육효과와 더불어 옛 정취를 살려주고 열섬현상까지 잡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동구는 2010년 둔촌텃밭 개발을 시작으로 가구마다 텃밭을 갖는 ‘2020도시농업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논농사를 지은 적은 없다. 농사를 위해 강동구는 현재 둔촌동 일대 1000㎡ 규모의 부지를 찾고 있다. 부지가 마련되면 계좌를 분양하고 올해부터 바로 농사에 들어간다. 물론 이 구청장도 구민들과 함께 논에 나가 모내기와 추수를 할 생각이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이 농사를 즐기고 소출을 주식(主食)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추수한 쌀로 떡도 빚어 아동센터, 노인정 등에 기부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올해 도시농업 예산으로 11억 5000만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6억원에서 2배 가까이 오른 셈. 논농사 외에도 도시농업지원센터 건립, 지역 농산물을 지역에서 생산하는 로컬푸드 시스템 정착 등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가장 큰 구정 성과로 친환경 도시농업의 성공을 꼽았다. 지난해 구는 친환경 도시농업 정책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살기 좋은 도시상 ‘리브컴 어워즈’ 등 친환경 관련 상을 6개나 받았다. 도시농업 확대와 더불어 이 구청장은 ‘강동형 사회적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관내 기업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어 일자리 공시제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숫자에 매달리기보다는 서울형 기업 등과는 별도로 ‘강동형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지역 내에서 역할을 다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형 사회적기업은 크게 ‘문제 해결형’과 ‘지역 밀착형’ 두 가지로 나뉜다. 근로의지가 강한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마련해 주거나 도시농업 같은 핵심 구정과 관련된 인력을 육성하는 등 지역 공동체를 위한 일을 하게 된다. 오랜 숙원사업인 지하철 9호선 연장 추진도 계속 신경 쓸 부분이다. 올해 국토해양부나 서울시 등에서 광역교통체계 개선과 관련해 사업타당성 조사를 새로 할 것으로 이 구청장은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엔지니어링복합단지 개발도 마찬가지다. 이 구청장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 지정 해제와 공공 기여 문제 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자치구 자족은 물론 엔지니어링 산업 특화를 위한 국가 규모 사업이므로 국토해양부,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머리를 맞대 적절한 합의점을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앞선 것을 뒤따르며 극복하는 지혜/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앞선 것을 뒤따르며 극복하는 지혜/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기원전 3세기 신흥국 로마는 북아프리카의 해상강국 카르타고와 기어코 맞붙고 만다. 지중해 무역로의 패권을 둘러싼 포에니 전쟁의 서막이다. 로마군은 막강한 함대를 지닌 카르타고군의 최신형 5단 갤리선을 본떠 ‘짝퉁’ 갤리선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카르타고군처럼 빠르게 돌진해 뱃머리 하단의 쇠뭉치로 적함의 옆구리를 들이박는 전법을 구사하려면 함선뿐만 아니라 잘 훈련된 수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로마군은 까마귀 부리처럼 생긴 쇠갈고리가 달린 길이 12m의 나무다리를 만들어 짝퉁 갤리선에 탑재했다. 적함에 다가서면 재빨리 다리를 내려 쇠갈고리를 박은 뒤 병사들이 상대편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상전에서는 맥을 못 추지만, 육상 근접전에선 강한 자신들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새 전법이었다. 16세기 후반 임진왜란을 맞은 이순신 장군도 승산 없는 해상전에 나섰다. 일본군은 배 밑바닥이 ‘V자형’인 신형 함선으로 빠르게 접근, 조선군의 느린 ‘U자형’ 판옥선 갑판에 뛰어들어 능숙하게 칼을 휘두르는 버거운 상대였다. 이순신 장군은 고민 끝에 구형 판옥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전략을 짜냈다. 둔하지만 튼튼한 판옥선에 대포를 탑재하고, 물 위의 판옥선이 거의 제자리에서 90도 회전할 수 있도록 노잡이 수병들을 훈련시켰다. 이는 일본군이 낡은 배라고 비웃던 평저선이었기에 도리어 가능했다. 판옥선은 적함을 유인해 ‘ㅡ형’으로 꽁무니를 빼다가 일제히 ‘∩형’으로 뱃머리를 돌린 뒤 적함을 향해 함포를 퍼부었다. 해상 함포전이라는 새 역사가 등장하는 순간이다. 삼성전자가 2년 연속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영업 실적을 거두었다. 두 해 전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진짜 위기론’을 거론했을 때 일부 언론 등에서는 괜한 ‘꿍꿍이셈’이라며 꼬집었던 기억이 난다. 이에 대해 당시 본 칼럼에서는 ‘엉뚱한 의심 말고 현실을 똑바로 보라.’고 지적했으며, 삼성에는 ‘뼈를 깎는 노력’을 주문했다. 삼성은 애플의 아이폰이 엄청난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찬사를 한몸에 받을 때, 짝퉁이나 만든다는 손가락질을 감수해야 했다. 물론 그때 국내 기업들의 수준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삼성은 스스로 소프트웨어 시대를 열지 못하자, 장점인 하드웨어에 더욱 매진했기에 오늘의 성과를 냈다. 선두를 바싹 뒤따르는 ‘패스트팔로어’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 요즘 경영인들이 좋아하는 성장 DNA, 즉 ‘삼성의 DNA’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렇게 따라가며 틈틈이 여력을 모아 새 디지털 시대를 준비할 것으로 믿는다.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려면 앞선 남의 것에다 나만의 것을 하나 보태야 한다. 그러다 보면 그 볼품 없는 내 것에서 결국 남의 것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탄생하지 않을까. 이 회장은 지난해 1월 9일 70세 생일 때 “앞선 회사도 퇴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한국이 정신 안 차리면 또 한 걸음 뒤처질 수 있다.”고 특유의 위기론을 거듭 언급했었다. 애플의 독주를 일단 꺾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이다. 동점골로 간신히 연장전에 들어갔고, 이제 골든골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어릴 적 농촌에서 ‘올게쌀’을 먹어본 사람들은 커서도 그 맛을 잊지 못하곤 한다. ‘가을 들녘의 싱그러운 향기가 입안 가득히 구수하게 감도는’ 맛이다. 올게쌀은 볕이 덜 드는 땅에서 자란 설익은 벼를 찧은 뒤 쪄서 정성스럽게 말린 ‘찐쌀’의 남도 사투리이다. 어느 해 추석이 빨리 와 조상의 차례 상에 햇밥이 오르지 못할 처지가 되자, 위기에서 탄생한 지혜의 쌀이다. 햅쌀이 없으면 묵은 쌀을 올리거나 더 훌륭한 것으로 대체하면 될 테지만, 우리 조상들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 기본에 충실함으로써 더 나은 명품을 낳은 것이다. kkwoon@seoul.co.kr
  • 피해학생 “일진형들 사형 받으면 좋겠어요”

    피해학생 “일진형들 사형 받으면 좋겠어요”

    지난 6일 서울 마포경찰서 강력팀 조사실. 온종일 참고인 조사를 받는 중학생들이 들락날락했다. 학교 선배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감금에 폭행까지 당한 피해 학생들이다. 옆엔 부모가 함께 있었지만 눈빛에선 두려움이 읽혔다. 형사 앞에서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경찰서에서 형(가해 학생)과 눈을 마주쳤는데 오줌 쌀 것 같았어요. 저…, 형들이 사형 선고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는 조사 뒤 학교 생활을 걱정했다. 최근 경찰 수뇌부가 학교 폭력에 대한 강력 대응을 주문하면서 최근 경찰서에서는 이 같은 풍경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여성청소년계에서 맡았던 수사도 강력계에서 전담하고 있다. 마포서에서 만난 피해 학생 장모(13)군은 “상습적으로 돈을 뜯기는 것이 참을 수 없어 학교 생활지도부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자식들의 증언에 부모들은 “무조건 강하게 처벌해 달라.”며 격분했다. 다른 쪽 방에서는 가해 학생에 대한 조사가 한창이다. 조사를 마친 경찰은 “주범 격인 가해 학생은 부모 없이 조부모와 함께 살았다.”면서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또 “어쩌다 일진 선배들과 어울리면서 폭력을 일삼게 된 것인데 한편으론 안타까웠다.”고도 했다. 마포서는 가해 학생 가운데 박모(14)군을 구속했다. 폭력과 갈취 혐의로 14세 소년이 구속되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강도 같은 중대범죄는 아니지만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중대성 때문에 구속하게 됐다.”면서 “해당 학교 일진회 인원을 모두 파악해 일망타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장실질심사에서 담당판사가 “이제 만 14세 학생인데 학교 폭력이 문제화된다고 구속까지 하는 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담당 경찰은 “피해 학생들이 구속을 요구했고 죄질이 가장 나쁘다.”고 강변했다. 결국 박군은 구속됐다. 마포서와 같은 모습은 현재 전국 곳곳의 경찰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서울 마포서, 서부서, 성동서 등은 이날 ‘학교안전드림팀’을 구성, 학교 폭력 우범지대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피해 학생에게 형사를 배치해 보호하는 ‘후원자제도’도 시행하기로 했다. 일선 지구대, 학교 등과도 긴밀히 협조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어른들의 대응이 처벌 중심의 일회성 대책이어서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 등 외부 인력이 학교 폭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양성화해야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순 없다.”면서 “특히 경찰의 노력이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불만이 없지 않다. 처벌도 좋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지구대 외근 경찰은 “뭐든 문제를 매로 해결할 수 없듯이 학교 폭력을 풀 주체는 교육 당국이라는 점을 인식해 줬으면 한다.”면서 “윗선에선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각종 대책들을 쏟아내지만 3교대로 굴러가는 외근 시스템에서 윗선의 뜻대로 움직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아·이영준기자 jin@seoul.co.kr
  • 아이돌 용준형, 팬들이 준 명품 옷 입고 구하라와…

    아이돌 용준형, 팬들이 준 명품 옷 입고 구하라와…

    ‘조공’. 팬들이 돈을 모아 연예인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것을 일컫는 속어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연예인 조공’ 등의 표현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만큼 ‘조공’은 대중문화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연예인 팬클럽, 팬카페 등을 중심으로 조공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조공품은 도라지즙, 비타민, 도시락, 건강식품부터 고가 의류, 명품 가방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팬클럽 간 경쟁의식 ‘조공’ 부채질 특히 팬클럽 간의 경쟁의식은 다양한 조공 트렌드를 낳는 동력이 되고 있다. 팬클럽들은 스타들뿐만 아니라 촬영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제작진, 동료 연예인, 기획사 직원들에게도 선물을 보내는 등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가끔 아이돌 그룹 팬클럽 회원들은 언론사로도 직접 CD와 선물 등을 담아 보낸다. 보도자료 등을 동봉하진 않았지만 해당 스타들의 활동기간 동안 좋은 기사를 써달라는 애교 섞인 멘트를 남긴 편지도 세트로 따라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돌에게 주는 ‘조공’만을 전문으로 관리해 주는 웹사이트까지 생겨날 정도. 조공품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것은 도시락이다. 얼마만큼 조공 도시락을 받는지가 스타들의 인기 척도로 여겨질 정도란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도시락 선물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팬들은 직접 만들거나 일부 전문업체에 맡겨 다양한 먹거리로 무장한 수제 도시락을 스타에게 전달한다. 조공 도시락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업체도 있다. 스타들은 도시락 조공을 받고 인터넷에 직접 인증샷을 남기는 방식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한다.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출연 중인 바이브 멤버 윤민수는 바이브 팬클럽으로부터 받은 도시락을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의 ‘조공 인증샷’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나가수’ 출신 가수 김조한도 출연 당시 팬들이 전달한 100인분의 도시락 조공 인증샷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됐다. 이외에도 뮤지컬 공연장을 찾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연장 앞에 ‘드리 미(米)’라는 이름의 쌀 화환을 본 경험이 있을 터. 뮤지컬에 출연하는 배우의 팬클럽에서 축하 화환 대신 쌀을 조공해 기부하는 것. 배우들의 이름으로 조공한 쌀의 대부분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조공이 일반화되면서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한다. 그룹 ‘비스트’의 멤버 용준형의 경우 지난해 ‘카라’의 멤버 구하라와의 데이트 장면이 한 언론에 의해 사진으로 공개됐다. 당시 또 다른 화제를 낳았던 건 용준형이 데이트 당시 입고 있었던 모 브랜드의 크리스마스 한정판 티셔츠였다. 팬들이 용준형의 생일을 맞아 조공으로 보냈던 명품 티셔츠였던 것. 데이트 장면이 공개된 뒤 네티즌에 의해 이런 사실이 알려졌다. ●스타들 인터넷에 인증샷 남겨 보답 조공품의 규모가 남다른 것도 있다. 데뷔앨범 발매를 앞둔 ‘슈퍼스타 K2’ 출신 존 박의 팬들이 최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교남 소망의 집에 ‘소망갤러리’란 이름의 도서관을 만들어 줬다. 이들은 도서관 외에 2657권의 책과 136개의 CD, 113개의 DVD, 문구류와 생필품 등을 기부했으며 총 679만 851원의 모금액도 소망의 집 장애우에게 선사했다. 도서관에는 홈시어터, 냉장고, 피아노, 컴퓨터 등 최신 설비들을 갖춰 장애우들이 문화생활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스타들의 ‘역조공’도 화제다. 배우 고소영은 지난해 팬카페 회원들에게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 화장품을 선물했으며 남성그룹 ‘제국의아이들’은 서울 압구정동 CGV 압구정의 상영관을 빌려 팬 200여명과 영화 ‘더 킥’을 단체로 보기도 했다. 한편, 조공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어 우려된다. 걸 그룹 ‘티아라’ 팬카페 운영진은 2010년 ‘조공비’ 1000여만원을 횡령한 뒤 잠적, 물의를 일으켰으며 이는 형사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쌀 300포대에 담긴 사랑

    “쌀 300포대 가니까 설 앞둔 어려운 분들 위해 잘 사용해 주세요.” 지난 5일 오전 9시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이형우 사회복지사는 갑자기 걸려온 기부 전화를 받고 고개를 갸웃했다. 적잖기도 하거니와 기부자가 한사코 이름 밝히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20㎏짜리 쌀 300포대는 현금으로 1350만원어치여서 개인이 보내기에는 매우 많은 물량이었다. 이씨는 그제서야 지난해 1월 19일 오전 쌀 200포대를 보낸 익명의 기부자 전화 목소리를 떠올리고는 무릎을 쳤다.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얼굴 없는 천사’가 쌀을 보내왔다고 생각했다.”면서 “해마다 설을 앞두고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 주는 기부천사가 등장해 가슴이 뿌듯하고 벅차오른다.”고 덧붙였다. 정확하게 2시간 뒤 충남 아산시 미곡처리장에서 도정한 쌀이 15t 트럭에 실려 왔다. 쌀포대를 부리는 인부 2명도 기부자를 모른다고 했다. 9일 성북구와 월곡2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해마다 이 지역에 쌀을 기부하는 손길이 늘면서 설 연휴를 앞두고 훈훈한 이웃의 정이 넘치고 있다. 익명의 기부자는 2010년 10㎏들이 쌀 100포대를 보낸 데 이어 지난해 200포대, 올해 300포대 등 해마다 100포대씩 기부물품을 늘려 가며 온정을 베풀었다. 얼굴 없는 기부천사 소식이 주변에 알려지자 해마다 20㎏들이 쌀 수십 포대를 몰래 주민센터에 놓고 사라지는 제2, 제3의 기부천사까지 등장했다. 설을 앞두고 제수용품은커녕 끼니조차 아쉬운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나 저소득 조손가정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구 관계자는 “가뜩이나 각박해지는 세태에다 나라 경제가 어려워 흉흉한 사건도 쏟아지는데, 그나마 이런 사례로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정은 체제’ 북한 美에 쌀지원 요청

    북한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처음으로 미국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말 미국과 식량 지원과 관련한 협상을 재개해 지원 품목의 변경을 요구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미국과 직접 협의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유엔 대표부를 통해 미국에 분유, 비스킷 등의 영양 보조식품 대신 쌀과 옥수수 등 곡물의 비중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은 지원 품목으로 쌀을 요구하면서 “저장이 쉽고, 광범위한 주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이는 미국이 지난해 12월 15~16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 협의에서 영양 보조식품만 지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 품목 변경을 요구한 것이다. 북한이 미국에 식량을 요구한 것은 심각한 식량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사망 직후의 비상 시기라는 점도 있지만 김정은은 이전부터 식량문제 해결에 진력해 왔다. 실제로 그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군 시설 이외에도 어시장과 식품 생산 공장을 주로 시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량 문제는 김정은 체제의 취약점이 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일단 북한의 요구를 거부하고 영양 보조식품으로 한정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으나 재협의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해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중단됐던 북한의 대미 외교를 재개하겠다는 의도로, 향후 핵 문제를 포함한 북·미 접촉이 활발해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가장 큰 소망은 온가족 건강… 이젠 그만 낳을 생각”

    “가장 큰 소망은 온가족 건강… 이젠 그만 낳을 생각”

    “온 가족이 아무 탈 없이 지냈으면 하는 것이 새해 가장 큰 소망이지요.” 최근 극도로 낮은 출산 분위기에서 흔치 않은 5남 6녀의 다둥이 자녀를 둔 이철락(43·삼성중공업)·김남숙(39)씨 부부(경남 통영시 무전동)는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며 아이들이 많은 우리집은 특히 더 그렇다.”면서 “임진년 새해도 가장 바라는 것은 가족들의 건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조금 더 바란다면 우리집을 비롯해 서민들의 경제가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민들 경제가 좀 나아졌으면…” 이씨 부부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큰딸 정화(17)양을 시작으로 영현(16·남), 현정(14·여), 희정(12·여), 성진(11·남), 수정(10·여), 혜정(9·여), 성화(8·남), 석현(7·남), 소이(3·여), 그리고 2010년 9월 7일 태어난 막내 상우(2·남)까지 아들 다섯과 딸 여섯을 두고 있다. 올해 고등학생과 중학생은 각 2명, 초등학생은 5명이 된다. 2명은 어린이집에 다니고 열 번째 소이와 막내는 집에서 어머니 김씨가 돌본다. 11명의 아이들과 이씨 부부, 이씨 장인과 장모 등 모두 15명의 식구가 경남 통영시 무전동 아파트에 북적거리며 함께 산다. 이씨 가족은 방 2개 짜리 아파트(79㎡)에 살다 지난해 2월 방 4개가 있는 넓은 아파트(168㎡)로 이사를 했다. 어린이재단 측이 아파트를 마련, 이씨 가족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씨 혼자 버는 수입으로 열다섯 식구가 생활하다 보니 형편은 늘 쪼들린다. 난방비가 많이 드는 겨울이 되면 아파트 관리비만 해도 40만~50만원. 쌀은 한달에 120㎏이 넘게 들고 계란 한판(30개)도 한두 끼 만에 없어진다. 가족끼리 통닭을 한 번 먹으려고 해도 5~6마리는 주문해야 식구들 모두가 혀끝에 맛이라도 볼 수 있다. 부인 김씨는 시간제 일이라도 해서 한푼이라도 벌어 생계에 보태고 싶지만 밖에서 일할 틈이 없다. 11명의 아이들 챙기랴, 친정 부모들 수발하랴,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큰딸 정화는 대학 사진학과로 진학해 디자인 사진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아직 카메라가 없어 아쉽다. 집안 형편을 잘 알기 때문에 대학교에 가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장만할 생각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성진이는 “박지성처럼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되겠노라.”며 벼른다. ●“생활 쪼들려도 마음은 부자” 이씨 부부는 생활이 쪼들려도 커가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행복하고 마음은 부자다. 올해 이씨의 다른 소원 한가지는 중고차 한 대를 마련했으면 하는 것이다. 가족들이 한 번 외출을 할 때면 교통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언감생심, 새 차를 사는 건 아예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는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타고 다니다 폐차하려는 차가 있으면 얻을까 하고 생각중이지만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낡아도 상관없다. 공간만이라도 넓찍한 차를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부에서 출산만 강조하지 말고 아이를 키우는 데 부담이 적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민들은 아이들 양육비와 학원비에 허덕이며 허리가 휘는데 누가 아이를 낳으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11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도 한 해 소득이 일정 기준을 넘는다는 이유로 각종 사회복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지금의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12번째 출산계획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형편도 생각해야지 자꾸 낳을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이제는 그만 낳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커버스토리-축산농가 울리는 ‘소값 파동’] “육우개량등 품질향상… 육질·가격 다변화를”

    [커버스토리-축산농가 울리는 ‘소값 파동’] “육우개량등 품질향상… 육질·가격 다변화를”

    공급과잉된 한우 수급이 균형을 찾으려면 앞으로 4~5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기회에 한우 사육·유통·도축 등 전 단계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육 마릿수 확대에 치중하기보다는 한우의 품질 향상으로 정책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비자 요구에 맞춰 국내산 소고기의 육질과 가격대를 다변화해 국내산 소고기 시장의 파이를 키우라는 권고도 나왔다. 조석진 영남대 식품자원학과 교수는 6일 “한우의 적정 두수를 얘기하지만, 수요가 늘면 적정 두수도 늘기 마련”이라면서 “한우 사육 장려책을 쓰는 내내 정해진 국내 수요에만 집착하고 있었던 게 정책적 실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우의 경쟁력은 인지도나 육질 면에서 일본의 화우에 못 미치는데, 가격은 서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사육과 유통의 질을 높여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교수는 “일본이 화우를 육성하는 한편 서민이 접근할 수 있는 육우 개량을 계속한 반면 한우만 키워 온 우리는 육우 개량작업을 일절 하지 않았다.”면서 “한우 시장이 휘청거리면, 육우 시장이 붕괴되고 그러면 국내 소고기 시장 자체가 회복될 수 없는 위기에 처한다.”고 지적했다. 축산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군대 외에도 학교급식을 통해 소비를 촉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도 학교 급식에 돼지고기 대신 국내산 소고기 등을 쓰게 하는 추가 소비촉진 방법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말 세계무역기구의 정부조달 협정이 개정됨에 따라 학교급식을 포함한 모든 급식 프로그램에서 우리 농산물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농식품부도 과잉공급된 한우의 소비촉진 등 단기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한우 품질 향상을 위한 방안 모색에 착수했다. 지지부진했던 도축장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80개 도축장의 평균 가동률이 30%대에 머물고 있다.”면서 “한우의 안전성과 유통 투명성을 위해 오는 2015년까지 36개로 도축장 통폐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0년 농림어업생산액 43조 5233억원 중 한우는 전체의 10.5%(4조 5820억원)를 차지한다. 미곡(쌀·15.6%), 돼지(12.2%)에 이어 3번째다. 그렇다고 한우 농가에 호혜적인 지원만 하는 정책은 공급과잉 사태를 불러 한우 산업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음이 이번에 증명됐다는 것이다. 전경하·홍희경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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