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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 “‘가수가 연기?’ 채찍질 달게 받을래요”

    강인 “‘가수가 연기?’ 채찍질 달게 받을래요”

    강인에게는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하루 종일 인터뷰를 하고 저녁에는 라디오까지 진행하러 가야 하는 바쁜 일정에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쌀쌀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초겨울 서울 삼청동 작은 카페에서 만난 그를 향해 하루 종일하는 인터뷰가 힘들지 않느냐는 첫 인사말을 건넸다. 누가 봐도 지친 표정이었기에 당연히 ‘힘들어요’ 라는 말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오히려 “전혀 힘들지 않아요. 영화를 위해서라면 바지라도 벗어야죠.”라는 씩씩한 대답이 돌아왔다. 가수가 아닌 배우로 마주 앉은 강인과의 1시간 인터뷰에서 그가 진정으로 연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배우’ 강인의 속마음을 들여다 봤다. # 이번에는 어떤 영화야? 강인은 국내 정상의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이자 라디오 DJ, 뮤지컬 배우, MC까지 못하는 게 없는 만능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을 통해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함께 이미 스크린에 첫발을 들여놓은 것도 다 아는 사실. 그런 그가 영화 ‘순정 만화’를 통해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화 속 어떤 캐릭터인지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강인은 탁자에 턱을 괴고 앉자 곰곰이 생각했다. “주변 어디에나 있는 친구예요. 창피한 것 없고 남들 앞에 나서는 것 좋아 하고…저랑 너무 닮아 있어서 놀라기도 했죠.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연기하기에는 편했던 것 같아요. 사실 연기하는 게 가장 어렵지만 감독님이나 다른 배우분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강인은 이번 영화에서 7살 연상(채정안 분)의 여인이게 반해 끈질긴 구애작전을 펼치는 귀여운 연하남 강숙 역할을 맡았다. 채정안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느냐는 질문에 “정안 누나가 너무 매력 있어서 좋아하는 역할이 힘들지 않았다. 연기가 아닌 정말 좋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깐 편했다.”고 상대배우 채정안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던 채정안과의 10시간 동안의 키스장면은 예쁜 키스가 아닌 아픈 키스예요. ‘미안해. 다른 사람 생각하면서 키스했어’ 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정말 나한테 하는 말 같아서 마음이 넘 아팠어요. 눈물이 날 정도였다니깐요.” # ‘가수가 또 연기 하니’라는 곱지 않은 시선 두렵지 않아? “그런 시선에 대해서는 감수하고 있어요. 더구나 아이돌 가수가 연기를 한다고 하니….하지만 저를 향해서 채찍질을 해준다면 달게 받고 싶어요. 연기를 통해 제 편으로 만들도록 노력해야죠” 사실 강인은 가수가 되기 전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연기자의 꿈을 위해 소속사에 들어가 연기 레슨도 받았고 대학교도 연극영화과를 진학했다. 그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연기를 할 기회가 없었다. 영화로 관객들 앞에 설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기쁜 속내를 전했다. # 옆구리 시린 계절인데 여자친구는 안 만들거니? “연애하려고 하면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전 누군가를 오래 만나보고 결정을 하는 편이라서…절친한 친구인 SG 워너비의 멤버 김용준과 황정음 커플을 보면 부러워요. 그래서 ‘나도 여자 좀 소개시켜달라’고 이야기하면 넌 혼자 있을 때가 빛이 난다고 우스갯 소리를 해요.” 주위 커플을 보면 부럽다는 강인은 “예전에는 닭살 커플들이 하는 애정행각을 보면 ‘오~닭살이다. 저런 건 절대 안해야지’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친구가 생기면 유치할지 모르지만 모든 걸 다 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러브스토리 들려줄래~ “사실 이 이야기는 한번도 한적 없는 이야기인데요. 실제로 영화 속 제가 맡은 캐릭터 같은 일이 있었어요. 과거 헤어진 남자를 잊지 못하는 여자를 사랑한거죠. 그래 매달렸는데 결국 제 사랑을 받아주지 않더라구요.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사랑 때문에 아파한 적이 있었기에 극 중 강숙이를 이해했다는 강인은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대사 하나하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 연기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니? “예전에 어떤 연예계 선배님이 ‘너가 방송을 하면서 즐겁지 않은데 그걸 보는 사람들이 즐거울 수 있겠느냐’고 말씀해 주셨었죠.” 당시 그 선배의 말에 깨달은 게 많았다는 강인은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정말 즐거웠던 것 같다. 즐겁게 찍은 만큼 관객들도 분명 즐겁게 느끼실거라 믿는다.”고 이번 영화에 최선을 다했음을 전했다. “이번 영화로 제가 큰 성장을 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이제 연기에 걸음마을 뗐으니 앞으로는 잘 걸을수 있겠죠? 제 자신을 믿어요.”(웃음)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4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빠지는 머리카락이 부쩍 늘어나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대머리 걱정은 여성들도 피해갈 수 없다.이런 탈모를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방치할 수 없다.탈모를 일으키는 원인을 짚어보고 올바른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2008 피즘 아시아 1위 스무 살의 마술사 임재훈을 만나본다.17살에 최연소 국제대회 우승기록을 세우고 학교를 자퇴한 후 재일교포 마술사 유지 마스다의 제자로 들어간 이야기를 들어본다.임재훈의 주특기 마술인 비둘기 마술.그만의 특별한 비둘기 훈련법과 비둘기 사랑에 대해서도 들어본다. ●닥터스(MBC 오후 6시50분) 한국으로 시집 온 꾸안미젠 씨.임신 8개월 무렵,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줄만 알았던 뱃속의 아기에게 뜻밖의 문제가 발견됐다.초음파 검진에서 발견된 태아의 병명은 그 이름 자체도 생소한 ‘천미추 기형종’.태아의 엉덩이에 태아의 머리보다도 훨씬 큰 혹이 함께 자라고 있어서 태아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는데…. ●TV로펌 솔로몬(SBS 오후 8시50분) 정석은 동창생을 죽인 혐의로 체포되어 징역형을 받고 수감된다.끊긴 기억으로 인해 본인이 살인자인줄로만 믿었던 정석.하지만 곧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누명을 벗기 위해 탈옥을 감행한다.정석은 여자친구 선아의 집에 몸을 숨기고 사건의 진상을 조사해,진범이 운전기사임을 직접 밝혀낸다. ●실버퀴즈 노노클럽(EBS 오후 7시50분) 김준호,손심심 부부가 어르신들과 한바탕 놀아드리는 시간,이번 시간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노인복지관 어르신들과 함께 한다.세대 간의 차이를 알아보고 젊은이들의 생각을 이해해보는 ‘세대공감퀴즈’.가장 듣기 싫은 소리는? 과연,마음만은 이팔청춘이신 어르신들이 1위를 맞힐 수 있을까?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인도 말라푸름의 코딘지 마을에는 100쌍이 넘는 쌍둥이가 살고 있다.산부인과 의사는 10년 동안 100~150쌍의 쌍둥이를 받았으며,세 쌍둥이도 5~6쌍이 된다고 말한다.또 쌍둥이 출산 수가 지난 18~20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자세하게 조사해봐야 하는 일이지만 현재까지는 그 어떤 과학적인 설명도 없는 상태다.
  • [서울의 풍경] 서울대공원 동물 겨울나기

    [서울의 풍경] 서울대공원 동물 겨울나기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의 겨울은 코끼리 ‘사쿠라’의 발톱을 깎는 것부터 시작된다. 쌀쌀한 환절기가 되면 코끼리의 피부가 건조해져 각질이 일어나거나 갈라지기 때문에 미리 다듬어주지 않으면 갈라진 피부 틈새로 병균이 들어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하면 목숨마저 위태롭기에 일찌감치 사육사들의 손길이 분주하다.21일 주말을 앞두고 서울대공원 동물들의 겨울 채비 현장을 찾았다. ●겨울을 잘 보내야 건강 코끼리는 한쪽 발톱에만 문제가 생겨도 5t에 육박하는 체중을 나머지 세 다리에 의존해야 한다. 그만큼 무릎 관절에 무리를 줘 결국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암컷 사쿠라와 키마는 사육사가 직접 다가가 발톱을 관리할 수 있지만 수컷 칸토는 공격적이고 거칠어서 멀찍이 떨어져 살균 스프레이로 소독약을 뿌리거나 막대를 이용, 피부를 부드럽게 만드는 연고를 발라준다. 사육사 박광식(31)씨는 “코끼리는 털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추위가 심해지면 방사 시간도 가능하면 줄인다.”면서 “그만큼 겨울은 코끼리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시기인 셈이다.”고 말했다. ●겨울이 무서워…떨고 있는 동물들 오랑우탄, 침팬지처럼 고향이 열대지방인 유인원들은 겨울이 괴롭다. 추위 탓에 밥도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사육사들은 여름철보다 20% 정도 높은 고열량 식단을 만들어 주고 겉옷을 입히는 등 많은 신경을 쓴다. 갈귀 같은 긴털이 바바리의 깃 같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바바리양은 기온이 조금만 떨어져도 움직임이 둔해진다. 사육사들은 높은 곳에 오르기 좋아하는 바바리양의 습성을 이용, 바위산에 전기로 된 열선을 깔고 꼭대기에 ‘어구공’이라는 먹이통을 매달았다. 돌산에 올라가 머리로 계속 먹이통을 쳐야만 조그마한 구멍으로 먹이가 굴러나오기 때문에 바바리양은 쉴새 없이 산을 오르내린다. 또 대공원은 물을 좋아하는 하마들을 위해 열등(熱燈)을 달고 온수시설을 이달 말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질 때는 동물원 식구 대부분이 방사금지를 받는다. ●겨울이 반가워…짝짓기하는 동물들 시베리아산 호랑이 ‘아름이’와 ‘다운이’는 요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뛰논다. 몸놀림이 민첩해지고 눈에는 생기가 돌고 있다. 사육사 엄기용(56)씨가 던져주는 고기를 12m 거리에서도 한입에 넙죽 받아먹고 더 달라고 애처로운 눈길을 던질 만큼 식욕도 왕성했다. 하지만 식욕 본능보다 더 왕성한 것이 바로 종족번식 본능. 겨울은 발정기의 계절이다. 아름이 등 암컷 호랑이들은 식음도 전폐하고 “아홍~”소리를 내며 몸을 구르는 등 구애행동을 한다. ‘왕따 동물’에게도 겨울은 반갑다. 이런저런 이유로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동물은 동물원에서 짝을 지어 신방을 꾸며주는 ‘특별 호사’를 누린다. 북극곰이나 펭귄도 신났다. 여름에는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느라 바빴지만 지금은 우리 밖을 유유히 걸어다니며 서로 뒤엉켜 논다. 먹이를 제때 받아먹는 곰은 겨울잠 습성도 잊었다고 한다. 사육사들은 동물의 고유 습성에 맞게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고 영양제와 특별식을 제공한다. 야외 방사장에는 잔디를 깔고 온돌침대, 열등, 열선, 온수 등을 설치한다.3300마리의 동물 가족이 한겨울을 나는 데에는 여름철보다 4배 이상인 2억3000만원 가량의 예산이 든다. 강형욱 팀장은 “관람객들도 추위로 불편하지 않도록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며,10개의 테마 정류장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현장 행정] 용산구 ‘사랑의 김장 담그기’

    [현장 행정] 용산구 ‘사랑의 김장 담그기’

    요즘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져 초겨울의 추위를 느끼게 한다. 겨울나기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김장철이다. 이럴 때일수록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이 더욱 차갑게 느껴지는 어려운 이웃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 용산상희원이 하고 있는 대대적인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가 우리네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훈훈한 소식이 된 지상 최대의 김장 담그기 행사에 다녀왔다. 지상 최대 규모의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가 시작됐다. 용산구에서 3일 동안 배추김치 5만포기, 무 7000개로 김치를 담근다. 배추 포기를 길이로 계산하면 15㎞에 이르고 무게는 150t이나 된다. 이에 필요한 고춧가루 등 양념 무게만 12t이 넘는다. 더구나 배추와 무를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재배, 수확한 후 김장까지 손수 완성한 데다 양념 값 등 경비는 모두 구민들의 성금으로 이뤄져 그 깊은 맛이 더욱 느껴진다.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2003년 이후 6년째 이웃을 위한 김장 담그기를 이어오면서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비롯해 지역내 기업 등 유관기관들의 참여도 이어지는 등 주민화합의 한마당 잔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동안 8000여명 자원봉사 5만포기 이웃에 전달 서울 용산구 후암동 구 수도여고에서 17일부터 1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사랑의 김장 담그기는 주부 등 순수 자원봉사자 8000여명의 참가로 이뤄지는 대규모의 자발적인 주민 행사다. 여기에는 용산구 거주 주한 외국인, 지역내 기업체 임직원 등도 참여한다. 행사를 주관하는 지역 사회복지법인 용산상희원측은 김장담그기 행사로는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자원봉사자들은 3일 동안 교대로 김장을 담그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나눔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김장을 위해 배추는 5만포기, 무는 7000여개가 준비됐다. 길이로는 15㎞, 무게는 150t이나 된다. 고추는 2700㎏(4500근), 마늘 1200㎏, 소금 6000㎏ 등 양념류만 12t이 넘는다. ●배추·무 직접 재배 더욱 놀라운 점은 이번 김장에 사용된 배추와 무도 용산구민들이 손수 재배했다는 데 있다. 재료는 용산지역 자활센터 자원봉사자 등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주말농장에서 직접 키운 것이다. 이곳에서 자란 배추와 무는 지난 14일부터 주말농장의 현장에서 곧바로 다듬고 절이기 작업에 들어갔다. 양이 워낙 많아 소금에 절이는 장소로는 농장에 3개의 대형 구덩이를 파고 비닐로 덮어 직접 절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하루 1만 5000여포기씩 절여진 배추는 17일부터 5t트럭 20여대에 나뉘어 3일 동안 김장 담그기 행사장으로 운반된다. 이렇게 담근 김장은 15㎏짜리 김치통 7000여개에 담겨 지역내 저소득 주민 4150여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한겨울의 고기 굽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한겨울의 고기 굽기

    그림(1)은 성협의 ‘고기 굽기’다. 다섯 명의 사내가 숯불을 괄하게 피운 불판에 둘러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다. 맨 오른쪽의 사내는 술병을 앞에 두고 한 잔 쭉 들이켜는 참이고, 바로 그 오른쪽의 사내는 왼손에는 구울 고기를 담은 접시를 들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구운 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 입술을 약간 내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익은 고기가 뜨거워 불고 있는 것이다. 다시 그 왼쪽의 젓가락을 들고 고기를 집으려는 사내는 털이 달린 남바위를 쓰고 있다. 또 술 마시는 사내 아래쪽에 있는 사내는 두터운 복건을 쓰고 있다. 아마도 쌀쌀한 날인 듯하다. ●좀 사는 집이라야 쇠고기 구워 먹어 재미있는 것은 흰 건을 쓴 사내다. 상주처럼 보이지만, 그림만으로는 확신이 가지 않는다. 왼손잡이인 듯 왼손에 젓가락을 들고, 오른손에 역시 구울 고기를 담은 접시를 들고 있다. 친구들과 모여서 고기를 굽고, 한 잔 쭉 들이켜는 재미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그림(2)는 작자 미상의 ‘고기 굽기’다. 그림 위쪽에 성가퀴가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서울 성곽 안팎의 어디쯤이다. 여자 둘이 끼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림(1)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역시 둥글게 둘러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것이다. 다만 고급스러운 자리를 깔고 거기에 털가죽 방석까지 깔았으니, 제법 호사스러운 자리인 것이다. 지금은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두고 드문 일로 치지 않는다. 하지만 30~40년 전만 해도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은 일상이 아니었다. 고기, 특히 쇠고기는 국을 끓여 먹었지 구워 먹는 것은 좀 사는 집이라야 가능한 일이었다. 필자의 선배 한 분은 쇠고기국조차 군대 가기 며칠 전에 처음 먹었다고 한다. 그렇다 해서 쇠고기 구이 요리가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쇠고기 요리, 특히 굽는 요리는 대개 서울의 요리였지, 지방이나 시골의 요리법은 아니었다. 말이 난 김에 쇠고기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쇠고기를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소를 부려 농사를 짓고부터일 것이다. 한데 이게 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1123년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송나라 사람 서긍은 한 달을 머무르면서 고려에 대해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해서 ‘고려도경’이란 책을 쓴다. 이 책을 보면, 고려 사람들은 불교를 믿기 때문에 고기를 먹지 않고, 또 소나 돼지의 도살에도 아주 서툴러 고려 사람들이 요리한 고기를 먹을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푸념을 한다.1392년 조선이 건국된 이후에는 불교의 자리에 유교가 들어섰으니, 종교적 이유로 쇠고기를 먹지 못할 것은 없었다. 한데, 소는 또 농우(農牛)다. 쇠고기를 많이 먹으면 결과적으로 농사지을 소가 모자라게 된다. 그래서 소를 도살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고, 어기는 사람은 처벌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고기를 먹고자 하는 욕망이 식을 리가 없다. 돈 있고 권세 있는 양반들은 쇠고기를 즐겨 먹었다. 성균관의 유생들은 원래 등록금도 내지 않고 기숙사비도 없고 식사도 공짜다. 그런 유생들의 반찬으로 쇠고기가 빠지지 않고 밥상에 올랐다. 쇠고기를 먹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지만, 그런 법이야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었던 것이다.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 빠지지 않아 보통 소를 잡는 사람을 백정이라 하지만, 그것은 서울을 제외한 곳에서 그렇다. 서울은 성균관의 노비들이 소를 잡아 쇠고기를 판매한다. 성균관의 주위 동네를 반촌이라 하고, 그 동네에 사는 사람을 반인이라 한다. 이들은 고려 때 안향이 성균관에 기증한 노비의 후손이라고 한다. 반인들은 성균관에 딸린 노비로서 다른 곳에 가서 살지 못하고 반촌에서 살며 성균관의 건물을 지키고 관리하는 일과, 성균관에 필요한 모든 육체노동을 담당한다. 이 노동에는 유생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포함된다.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가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반인들은 소를 잡아야만 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뒷날 반인들은 소를 잡아 판매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반인들은 성균관에 소속된 노비이기 때문에 성균관에 노역을 제공하면, 당연히 성균관 재정에서 반인들의 먹고 살 물자나 방도를 마련해 주어야만 하였다. 임병양란 이후 성균관 재정이 어려워져 반인들이 먹고 살 길이 없게 되자, 조정에서는 반인들에게 소의 도살과 판매를 독점적으로 허락해 주었다. 반인은 일정한 세금을 바치고 쇠고기 가게를 열게 되었던 바, 그것을 현방(懸房)이라 한다. 현방은 고기를 달아매 놓고 파는 가게란 뜻이다. 현방은 시대에 따라 가게 수가 다른데, 많을 때는 48개, 적을 때는 22개였다. 서울 시내에 쇠고기를 파는 20곳이 넘었다는 것은, 쇠고기의 수요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또 음식 중에서 쇠고기 요리를 으뜸으로 쳤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서민들이 즐겨 읽었던 ‘흥부전’을 보자. 흥부는 워낙 가난한 탓에 자식들에게 옷을 다 해 입힐 수 없다. 큰 자루를 만들어 자식들을 쓸어 담고 사람 머리만한 구멍을 뚫는다. 자식들이 머리를 내 놓을 구멍이다. 이러니 한 사람이 뒤가 마려우면 나머지도 모두 뒷간에 따라가야 한다. 한 놈이 일을 보는 동안 다른 놈들이 먹고 싶은 것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먹을 것이 없을수록, 먹지 못할 형편일수록 먹고 싶은 것은 더 많아지는 법이다.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열구자탕에 국수 말아 먹었으면….” 하자,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벙거짓골 먹었으면….” 하고, 거기에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개장국에 흰밥 조금 먹었으면….” 하고,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대초찰떡 먹었으면….” 한다. 먹고 싶은 음식 랭킹 1,2,3위가 고기로 만든 것이다. 대추를 박아 넣은 대추찰떡은 4위에 불과하다. 영광의 1위 열구자탕과 2위 벙거짓골은 무엇인가?열구자탕은 입을 즐겁게 하는 탕이라는 뜻이다. 맛있는 줄은 알겠지만, 이것으로는 어떤 음식인지 알 수가 없다. 알고 보면 별것도 아니다. 열구자탕은 신선로에 채소와 고기를 넣고 끓인 탕이다. 곧 요즘의 신선로다. 벙거짓골은 전립투(氈笠套)라고도 한다. 벙거지가 곧 전립인 것인데, 곧 짐승의 털을 틀에 넣고 꽉 눌러서 만든 모자다. 벙거짓골은 음식을 익히는 그릇이 벙거지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생겨 붙은 이름이다. 요즘 전골을 먹으러 가면, 가운데가 움푹 파인 넓은 쟁반에다 여러 재료를 얹어 익혀 먹는데, 그것처럼 생겼다고 보면 된다. 유득공의 ‘경도잡지’란 책을 보면,“냄비 중에 전립투라는 것이 있다. 벙거지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채소는 가운데다 데치고, 가에서는 고기를 굽는다. 안주나 밥반찬에 모두 좋다.”고 하고 있으니, 바로 그림(1)과 (2)에서 보는 고기 굽는 그릇 바로 그것이다. ●먹고 싶은 음식 랭킹 1·2·3위가 고기 그림(1)과 (2)는 모두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장면이다. 박지원의 ‘만휴당기(晩休堂記)’란 글을 보면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이 나온다. 예전에 눈 내리는 어느 날, 나는 작고한 대부 김술부(金述夫) 씨와 함께 화로를 놓고 고기를 구워 먹는 난로회(煖爐會)를 행한 적이 있다. 세속에서는 이것을 철립(鐵笠, 쇠벙거지)이라고 부른다. 온 방안이 연기로 그을고 비린내와 누린내가 사람에게 배어들자 김공은 먼저 일어나서 나를 데리고 북쪽 마루 아래로 나아갔다. 그는 부채를 부치며 말하기를, “이렇게 맑고 시원한 곳도 있네그려. 가히 신선도 부럽지 않으이.” 잠시 뒤에 밖을 내다 보니 여러 하인들이 심부름을 하느라고 처마 밑에 섰는데 너무 추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고, 그 집의 자제들은 떠들다가 끓는 물을 엎질러서 손을 데었다고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 친구들과 어울려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었던 추억을 떠올린 것이다. 그림(1)과 (2)는 모두 겨울철인 듯한데, 박지원 역시 겨울에 벙거짓골을 먹고 있으니, 벙거짓골은 원래 겨울의 시식(時食)이었나 보다. 하지만 어디 겨울에만 먹으랴? 친구들이 좋으면 무슨 음식이건 어떤 계절이건 좋지 않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오늘 눈·비… 출근길 쌀쌀

    17일 전국이 흐린 가운데 경기 일부 지방에서는 눈발이 날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7일 오전 서울과 경기 남부 지방은 비, 경기 북부 지방은 비나 눈이 올 전망”이라면서 “하지만 예상 강수량은 5㎜ 미만으로 눈이 내리더라도 쌓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16일 전망했다. 18일과 19일에는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서해안 지방에 비나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 기온도 뚝 떨어져 18일 서울의 아침 수은주가 영하 3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5도가량 낮은 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1일부터 다시 평년 기온을 되찾아 서울 1∼9도, 강릉 5∼14도, 대전·청주 2∼14도, 전주 1∼11도 등의 분포를 보이겠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의 풍경] OO시장과 움직이는 OO가게

    [서울의 풍경] OO시장과 움직이는 OO가게

    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늦가을인데도 가게를 지키는 주인장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흐른다.14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북광장 앞. 아담한 가게 9곳이 노천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가구 디자이너, 뮤지션, 문화기획자 등으로 활동 중인 주인 9명이 상품뿐만 아니라 노하우와 꿈을 팔고 있는 시장이다. “여러분도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실제로 해보세요.” 직업이 따로 있으면서도 평소 꿈꾸던 가게의 문을 연 주인들이 물건을 건네며 삶의 노하우를 전한다. ●누구나 마음속으로 꿈꾸는 또 다른 직업이… ‘바베트의 카페 테라피’를 운영하는 가구 디자이너 전지향(30·여)씨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다고 해도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제2의 직업이 하나쯤은 있잖아요. 언젠가 나도 이런 가게를 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가게요. 잠시나마 이렇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꿈도 드릴 수 있지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향내 짙은 허브차 한 잔에 2000원을 받는다. 가게를 연 9명 중 6명은 ‘노네임 노숍’이라는 디자인 단체의 회원들이다. 전씨처럼 디자이너 일을 하다 지난 9월부터 이달 말까지 주말 등을 이용해 짬을 내서 가게 일을 한다. 이 단체의 회원 말고도 책을 좋아해 책방을 연 문화기획자가 있고, 소규모 방송국을 차린 뮤지션도 있다. 특히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머무는 곳은 김종범(32)씨가 운영하는 자전거수리점. 고장난 자전거를 정성껏 수리해줄 뿐만 아니라 그만의 관리요령도 공짜로 알려주기 때문에 그의 가게는 ‘인기 질주’ 중이다. 대부분이 홍익대 미술대 출신의 선·후배 관계로 이루어진 ‘노네임 노숍’은 2년 전 홍대 앞에서 ‘○○시장’이라는 노점들을 열었다. 가구를 고치는 공방, 자전거를 고치는 정비소 등이다. 대학생 손님들은 ‘공공시장’또는 ‘땡땡시장’이라고 부른다. 꼭 특정한 물건을 팔기 위한 시장과 가게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장터의 이름도 ‘○○시장과 움직이는 ○○가게’라고 붙였다. 요일에 따라 장소를 옮기니 움직이는 가게인 셈이다. ●꿈을 이루는 기술을 알려주고, 희망을 팔고 ‘노네임 노숍’은 올해 서울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의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가게를 열었다. 도시갤러리 프로젝트는 흔한 거리에 공공미술의 개념을 접목시켜 도시를 창작과 문화가 넘치는 곳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기획자 안연정(31·여)씨는 “다녀간 것만으로도 새로운 삶과 새 직업, 그리고 새로운 꿈을 갖도록 돕는 게 시장을 연 의도”라면서 “우리도 장사가 잘 되면 본래 직업을 바꿀지도 모르겠다.”라며 활짝 웃었다. 젊은 가게 주인들은 말한다. 자신이 팔고 있는 것은 차나 초콜릿 같은 상품이 전부가 아니라고. 상품을 사간 사람들이 전해준 기술로 또다른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이다. 서울시 도시갤러리 추진단과 공공미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이벤트는 이달 29일까지 열린다. 평일 수·목요일에는 상암월드컵경기장 북광장에서, 토·일요일에는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는 내년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참가 희망자를 2~3월에 인터넷(www.citygalleryproject.org) 공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김원기의 월척 樂漁]경기 화성 송산둠벙

    [김원기의 월척 樂漁]경기 화성 송산둠벙

    튼실한 가을 붕어를 토해 내는 시즌답게 연일 월척급 붕어들을 쏟아내는 물가에 겨울이 오기 전 대물 붕어를 만나려는 조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11월로 접어들면서 해만 떨어지고 나면 살 속을 파고드는 추위와 주변을 온통 눅눅하게 만드는 이슬 때문에 저수지 밤낚시가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 이런 시기에 수로나 둠벙을 찾는 것은 어떨까.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면서 수온이 많이 떨어진 저수지와 달리 부들과 수초가 잘 발달한 수로나 둠벙은 수심이 깊지 않아 적은 양의 햇살에도 수온이 빠르게 상승한다. 이런 포인트로 붕어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지사. 단순한 채비로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신속하게 포인트를 옮겨가며 수초 속을 공략하는 수초낚시와 스윙낚시 등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시기 수로와 둠벙 낚시의 매력이다. 경기도 화성시 일대에는 이처럼 초겨울 붕어 포인트가 될 만한 수로나 둠벙이 산재해 있어 수도권 마니아들을 불러 모은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을 가로질러 송산면의 한 둠벙을 찾았다. 예전에는 염전에 바닷물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던 곳으로, 차량 진입과 주차가 편리해 나들이를 겸한 가을 낚시에 그만이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유종우(52)씨는 “수초가 삭아 내리는 늦가을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수로낚시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유씨가 자리잡은 포인트는 부들이 밀집한 곳으로 수심은 1.2m쯤 된다. 낚싯대는 2.1칸과 2.2칸, 그리고 2.5칸 등 석 대. 미끼는 곡물류 떡밥과 지렁이를 짝밥으로 매달아 사용하고 있었다. 채비를 둠벙에 넣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들 언저리에 붙여둔 2.5칸대의 찌가 점잖게 수면 위로 솟아 올랐다. 붕어 입질이다. 찌가 적당한 위치까지 올라왔다고 생각될 때쯤 정확한 챔질이 이어졌다. 찌가 좌우로 흔들리며 심하게 요동쳤다. 보기 드물게 바늘털이까지 하는 녀석을 노련하게 제압한 유씨가 낚아낸 붕어를 들어 보였다. 아홉치쯤 되는 토종 붕어다. 유씨는 “이 맛에 둠벙을 찾는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비봉나들목→서신방향 우회전→송산면사무소→제부도 방면→200m→사거리에서 우회전→1.5㎞ 직진→수로건너 삼거리 우회전→비포장길 1㎞→수문이 있는 삼거리→좌회전→300m 직진→오른쪽에 둠벙. 낚시웹진 조우 운영자
  • 내일까지 가을비… 모레부터 초겨울

    입동(立冬)을 사흘 앞둔 4일에는 전국의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며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웠다. 5~6일 전국에 비가 내리고 나면 본격적으로 겨울 문턱에 들어설 전망이다. 이날 강원 산간 지역은 물론 내륙 지역의 아침 기온도 영하권으로 내려갔다. 아침 최저 기온은 봉화 영하 4.4도, 제천 영하 3.9도, 대관령 영하 3.6도, 보은 영하 2.2도, 서울 3.9도 등 전역이 0도 안팎을 기록하며 초겨울 날씨를 보였다. 대전·안동 등 충청도와 경상도 일부 지역에서는 첫 서리가 내리고 첫 얼음이 얼었다. 5일 아침 기온은 2~13도, 낮 기온은 13~14도 분포를 보이며 쌀쌀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부터는 서울·경기·강원 영서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6일에는 전국에 비가 올 전망이다. 기상청은 “비가 그칠 7일부터는 아침기온이 평년보다 2~3도 떨어지며 쌀쌀해질 것”이라면서 “중부 내륙 지역 곳곳에도 얼음이 어는 등 겨울로 넘어가는 문턱에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FA 대박 누가 터뜨릴까

    ‘가을 잔치’를 끝낸 프로야구가 스토브리그에 들어갔다.8개 구단은 내년 시즌을 위해 팀을 고치고 재계약하는 등 쌀쌀해지는 날씨 속에서도 뜨거운 열기를 뿜어 낸다. 이런 가운데 자유계약(FA)선수 자격을 따낸 선수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을 공시한다. 이들은 8일까지 FA 자격을 신청하고서 협상에 들어간다. 올시즌에는 손민한(33·롯데)과 홍성흔(31), 김동주(32), 이혜천(29·이상 두산), 이진영(28·SK) 등 대어급 FA가 꽤 있다. 특히 ‘임창용 효과’로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이들에 눈독을 들여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에서 뛰던 임창용은 지난해 외국인 선수 최저연봉 30만달러(약 3억 7800만원)만 보장받고 일본으로 건너가 34세이브 포인트의 맹활약을 펼쳐 인센티브로 보장액 이상 챙겼다. 여기에 한번도 지켜진 적은 없지만 올시즌은 FA규정을 강력하게 준수하기로 구단들이 합의,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부추길 전망이다.FA로 팀을 옮기는 선수에게 전 구단에서 받던 연봉의 50% 이상을 줄 수 없고 다년 계약도 불가능하다. 물론 계약금도 없어 ‘FA 대박’이 불가능해진다. 일본 언론의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이혜천과 내년에는 반드시 일본에서 뛰겠다며 지난해 FA 자격을 받고도 1년 계약을 했던 김동주가 뉴스의 중심에 있다. 김동주는 일본 구단들이 한국에 보낸 스카우트들로부터 시즌 내내 관찰 대상이었다. 오른손 거포 부족에 시달려 온 한신과 오릭스 등이 명함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흔은 두산을 우선 협상대상이라고 언급, 잔류에 무게 중심을 뒀지만 포수 자리를 주는 팀이 있다면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손민한도 일본 진출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롯데가 손민한을 잡는 데 사활을 걸어 결과가 주목된다. 롯데는 내년에도 돌풍을 이어가려면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뛰어난 수비 능력과 타격 센스를 갖춘 ‘국민 우익수’ 이진영도 일본 진출을 고려하지만 SK가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진영을 좋은 조건에 잡을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명품 유격수 수비를 뽐내는 박진만(32·삼성)은 선동열 삼성 감독이 붙잡겠다는 뜻이 강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정성훈(28·히어로즈)은 LG가 3루수 보강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히어로즈 창단 과정에서 FA 계약을 보장받지 못한 김수경(29)과 전준호(39), 송지만(35)에게 새로 FA 자격을 주는 방안을 KBO가 검토하고 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데스크시각] 프로야구 투자가 아쉽다/김영중 체육부장

    [데스크시각] 프로야구 투자가 아쉽다/김영중 체육부장

    바람이 갈수록 차가워지지만 프로야구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최고를 가리는 한국시리즈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30일 현재 13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제외한 전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관중도 수입도 ‘대박’을 터뜨렸다. 김경문 두산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구기 종목 사상 첫 금메달로 지핀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13년 만에 정규리그 500만 관중도 돌파, 프로야구가 태어난 지 27년 만에 제2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건 단지 소프트웨어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소프트웨어는 이렇게 세계 정상 수준으로 올라가 있지만 하드웨어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축구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지만, 야구는 달라진 게 없다. 올림픽 쾌거 직후 환경개선 등에 대한 논의가 잠시 있었지만 이렇다 할 결실이 없었다. 대구·광주 등 몇몇 구장을 가보면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한국야구의 위상에 걸맞은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는 말만 무성할 뿐 현실은 퍽퍽하기 그지없다. 우리보다 야구 후진국인 타이완에도 건설 중인 돔구장이 한국엔 없다. 물론 논의는 무성하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2012년을 목표로 하프돔을 짓지만 철거된 아마추어야구의 산실 동대문야구장의 대체 구장일 따름이다. 하지만 건설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정치적으로 접근, 풍선 띄우기로 여론의 주목을 받는 데 그칠 뿐이다. 실제로 경기 안산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지난해 5월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추진을 목표로 돔구장 건설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가 법적인 문제에 막혀 논의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대구도 광주도 나섰지만 재원 조달 등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돔구장 건설에는 최소 350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과 부지 선정, 사업성, 수익성 등 여러 난제가 얽혀 있다. 하지만 한국야구의 위상을 생각하고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을 고려하면 그 정도는 극복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날씨가 쌀쌀한 2,3월에 열리는 WBC 같은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돔구장이 필수조건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국제대회를 유치할 수 있기 위해서다. 더욱이 돔구장 건설 얘기가 나온 것은 10년이 넘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서울 뚝섬에 돔구장을 건설하려다 무산된 게 1995년이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탁상공론만 오가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제안하고 싶다. 그래도 돔구장은 필요하다고. 무엇보다 스포츠 측면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될 일이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길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돔구장이 지어지면 음악 콘서트, 종교와 정치의 집회 등 용도가 무궁무진하다. 당장 비 때문에 ‘가을 잔치’가 중단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일본 도쿄돔도 야구 외에 다른 행사가 많이 열린다고 한다. 야구만을 고려한 투자가 결코 아니란 얘기다. 서울의 경우 대안은 충분하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낡을 대로 낡은 잠실종합운동장에 있는 학생체육관과 수영장을 재건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LG와 두산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기 때문에 연간 경기 일수인 126일 사용은 ‘떼놓은 당상’이다. 체육시설로만 따져도 이보다 활용도가 높은 게 없다. 일부에선 기존 구장이 열악하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 게 돔구장 건설보다 낫다고 반론을 편다. 그렇다고 야구를 상징하는 돔구장 하나 짓는다고 기존 구장 개축이나 신축이 방해를 받는 건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 더욱이 각 야구장은 모두 시소유다. 지자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일 뿐이다. 김영중 체육부장 jeunesse@seoul.co.kr
  • [프로축구] 서울, 라이벌 수원 꺾고 ‘1위 수성’… 포항은 6강행 확정

    [프로축구] 서울, 라이벌 수원 꺾고 ‘1위 수성’… 포항은 6강행 확정

    FC서울이 종료 1분을 남기고 터진 기성용(20)의 멋진 골로 선두를 내달렸다. 프로축구 서울과 수원의 선두 다툼으로 관심을 모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2만 6700여 관중이 쌀쌀한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 지켜본 가운데 서울이 K-리그 24라운드에서 기성용의 결승골로 1-0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17경기 무패(13승4무) 행진을 이어갔다. 서울은 14승9무1패(승점 51)로 선두를 굳게 지켰고 성남과 승점 48로 어깨를 나란히 한 수원은 골득실에 뒤져 2위마저 성남에 내줬다.4위 울산은 광주를 2-1로 누르고 13승7무4패(승점 46)로 성남과 수원에 바짝 따라붙었다.5위 포항은 대전을 3-0으로 꺾고 승점 41을 확보,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6강행 막차 티켓 한 장을 움켜쥐기 위한 백병전도 인천이 6위를 지키긴 했지만 각각 전남과 대구를 물리친 7위 경남과 8위 전북에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은 그동안 조커로 투입하던 이승렬을 이날 선발로 내보내 데얀과 함께 상대 골문을 헤집게 했다. 서울은 전반 11분 아디가 프리킥 찬스에서 골키퍼와 맞설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발에 갖다댄 공이 크로스바를 넘겼다. 수원은 1분 뒤 에두의 자로 잰 패스를 이어받은 하태균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나오는 불운에 울었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대의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오히려 위기를 불러들였다. 데얀과 이승렬이 후반 14분 연달아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슛을 날린 것. 다행히 대표팀 복귀가 점쳐지는 수원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귀네슈 감독이 별다른 교체 승부수를 띄우지 않은 상황에서 수원은 후반 중반 하태균 대신 ‘준비된 리저브’ 배기종을 들여보내 마무리수를 노렸다. 반면 귀네슈 감독은 42분 데얀 대신 김치우를 집어넣으며 오히려 움츠러드는 듯했다. 하지만 기성용이 추가시간 2분, 후방에서 날아온 공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그대로 논스톱슛한 것이 이운재의 키를 넘기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수적 열세에도 주눅들지 않고 응원하던 서울 서포터들은 정규리그 제패라도 한 듯 수원 밤하늘에 축포를 쏘아올렸다. 수원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008 美 대선 D-5] “피부색보다 자질·변화” 민심 요동

    [2008 美 대선 D-5] “피부색보다 자질·변화” 민심 요동

    |더럼(미 노스캐롤라이나주) 김상연기자|28일(현지시간) 아침 9시20분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시의 마운틴 머라이어 거리. 한 중년의 백인 남성이 제법 쌀쌀한 바람을 헤집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 사이를 누빈다. 그는 “공짜(free)!”라면서 ‘OBAMA(오바마)’가 새겨진 홍보용 스티커를 차에 붙이라고 권유하고 있었다. 유리창을 잘 열어주지 않는 운전자들 때문에 난감해하던 그가 돌연 활짝 웃으면서 뒤쪽으로 달려갔다. 한 흑인 버스 운전기사가 손을 내민 것이다. 흑인 대통령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백인 자원봉사자와 그의 ‘고객’인 흑인 유권자. 불과 150년 전만 해도 백인이 흑인을 노예로 부렸던 미국 남부의 한복판에서 오늘 벌어지고 있는 광경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1976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적이 없을 만큼 보수색채가 짙은 곳이다. 하지만 공화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던 이곳이 이번 대선에서는 격전지로 떠올랐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전에 없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 4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곳 백인 유권자의 상당수가 흑인 대통령을 마다하지 않는 쪽으로 돌아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악명높은 인종차별(racism)은 갑자기 어디로 간 것인가. 백인들에게 들었다. “그는 똑똑하고 많이 배웠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 노스캐롤라이나에도 물론 인종차별주의자들도 있긴 있다. 하지만 다수는 피부색보다 후보의 능력이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더럼시의 포리스트 뷰 초등학교 구내 투표소 앞에서 만난 에밀리 펠드만(51)은 거침없이 오바마 지지 의견을 밝혔다. 오바마의 뛰어난 자질이 백인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캐럴 오브라이언이라는 40대 여성은 이런 이유를 댔다.“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경제, 의료보장, 외교 등 모든 정책에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부시 행정부의 실정에 따른 반사작용에 힘입은 현상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뉴욕에서 태어나 15년 전 이곳에 왔다는 캐럴은 “인종차별은 사는 곳과 나이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같은 백인이라고 획일적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더럼만 하더라도 도회지여서 진보성향의 주민들이 많지만, 시골로 갈수록 골수 보수주의자들이 많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더럼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북서쪽의 오렌지 카운티로 가봤다. 과연 외곽으로 나가니 매케인의 이름이 새겨진 푯말을 마당에 박아놓은 집이 곳곳에서 띄었다. 하지만 노던휴먼 서비스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의 표정은 더럼 시내와 별 차이가 없었다. 찬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유권자들에게 오바마 지지를 호소하던 캔디 홀츠만(63)은 “오바마는 워런 버핏 같은 훌륭한 조언그룹을 갖고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서 30대에 이곳으로 이주했다는 그는 “지금은 대통령 한 사람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후보 진영의 면면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혹시 월스트리트발(發) 금융위기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백인들이 오바마의 피부색을 잠깐 눈감아 주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는 “금융위기 이전에도 오바마는 잘했다. 당내 경선에서도 쟁쟁한 백인후보들을 물리치지 않았느냐.”고 일축했다. 이곳에서 투표를 끝내고 나오던 리사 조이스라는 50대 여성은 “인종차별은 분명 있다. 전체 백인인구의 10∼15%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본다.”면서 “하지만 그런 갈등은 어느 나라나 있는 것 아니냐. 그것이 다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하자 그는 “한국에는 지역간, 사람간 갈등이 없느냐. 다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30대로 보이는 제시카 베일리는 “콜린 파월, 콘돌리자 라이스 같은 흑인들이 고위직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전례가 흑인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의 완충작용을 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오바마를 지지하는 백인들은 그의 피부색보다는 자질, 그리고 경제위기와 같은 부시 행정부의 실정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아가 오바마를 다른 흑인들과는 다른, 백인에 가까운 부류로 인식하고 싶어하는 잠재의식 같은 것도 얼핏 감지됐다. 오바마의 피부색에 대한 질문에 공통적으로 돌아오는 대답은 “오바마는 똑똑하고 많이 배웠다.”는 것인데, 이것은 백인들이 흑인에게 품고 있는 전형적인 편견을 오바마에 대해서는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로도 들렸다. 심지어 한 중년 여성은 오바마의 어머니가 백인인 점을 들어 “반쪽은 백인 아니냐.”고 했고,“백인 영어를 구사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단 한 방울만 흑인 피가 섞여도 흑인으로 친다는 미국인의 기존 편견과는 거리가 있는 인식이었다. 때문에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하더라도 이것을 즉각 인종차별의 획기적 해소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인 듯싶었다. 실제로 일반 유권자는 물론 오바마의 열렬 지지자에 이르기까지 미국내 인종차별 문화가 단번에 개선될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영어 강사인 미셸 케이스(55)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것하고, 인종차별 문화 해소는 다른 문제”라고 했다. 듀크대 정치학과 제리 휴 교수는 “오바마는 사실 백인 고소득층의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오히려 매케인이 대통령으로서 더 진보적인 정책을 펼칠지 모른다.”고 했다.1930년대 경제 대공황 이전만 해도 보수정당이었던 민주당의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루스벨트가 집권 후 뉴딜정책 등을 실시, 진보성향으로 급선회한 사례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갈 길이 아직은 멀다 하더라도 분명 인종차별 개선 쪽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은 알렉스 콜먼(24·듀크대 통계학)과 같은 젊은 세대의 말로 확인할 수 있다.“인종차별주의자는 노년층에 많고 젊은층으로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나만 하더라도 사랑하는 흑인 여학생이 생기면 언제든 결혼할 생각이 있다.” carlos@seoul.co.kr
  • 이번주 내내 쌀쌀

    겨울을 앞당기는 찬바람이 전국을 휩쓸었다.설악산 중청봉에 첫눈이 내린 데 이어 강원 내륙 대부분 지역에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었다.쌀쌀한 날씨는 이번 주 동안 계속되고, 다음달 들어서는 더 추워져 겨울 분위기를 낼 전망이다. 27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뚝 떨어졌다.설악산이 영하 5도까지 내려간 것을 비롯해 철원 0.5도, 문산 0.9도, 홍천 1.2도, 서울 7.3도, 울산 8.9도 등 전역의 수은주가 10도를 밑돌았다. 철원, 춘천, 인제, 홍천, 문산 등지에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었다. 낮 기온도 서울 13.9도, 대구 17.1도 등 평년보다 2~3도 낮았다. 28일에도 전국의 아침 기온이 10도를 밑돌고, 낮 기온도 평년보다 1~2도 낮은 14~19도의 분포를 보이며 쌀쌀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한반도 상공을 덮고 있어 이번 주 내내 평년 기온보다 1~2도 낮은 쌀쌀한 날씨를 보이고, 다음주부터는 더 추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캐릭터뷰] ‘별순검’ 진무영, 요즘 검·경에 ‘일침’

     대한제국시절 수사기관 ‘별순검’을 이끌었던 진무영이 이 시대의 검찰·경찰에 일침을 가했다.  지금의 수사기관들이 ‘중립성을 잃었다’는 평을 듣는 경우도 많다는 말에 진무영 경무관은 “백성들에게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쌀쌀한 바람이 제법 날을 세우던 가을날, 서슬 퍼런 눈빛의 진무영 경무관을 만났다. 진 경무관은 대한제국판 CSI인 ‘별순검’의 리더로서 수많은 강력 사건들을 해결한 공로로 후세까지 이름이 남겨진 인물이다.  그의 활약상이 최근 케이블TV MBC DRAMA에서 ‘별순검 시즌2’란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진 경무관 역할을 맡은 배우 이종혁을 만나 진무영의 전언을 들어봤다.  진무영은 현대의 수사기관이 ‘강자에 영합하고 약자를 배려하지 못한다’는 질타를 받기도 한다는 말에 매우 안타까워하며 “수사기관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중립성과 객관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살고 있던 시대에도 외압은 존재했었다며 “압력에는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사를 진행할 때 외부의 압력이 가해진다면 옷을 벗을 각오로 항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등 열강이 한반도 내에 세력을 확장시키며 정세를 어지럽히는 상황에서, 수사관이자 대한제국민으로서 ‘불의’에 맞서 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다음은 진무영과의 일문일답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어떤 것인가요.  -사람을 여럿 죽여 거꾸로 매달았던 사건을 잊을 수가 없소. (별순검 시즌2 - 1화에서 소개된 ‘그림자’ 편을 말한다.)  당시 용의자는 시체에 글자를 새겨 어떤 뜻을 전하려고 했소. 더구나 이 사건은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다루셨던 것과 비슷했지요.  또 유력한 용의자였던 김진규가 자살 전 나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듯한 말을 했었는데…. 그가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소이다.  ▶아버님 얘기를 조금 더 듣고 싶습니다. 자살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목을 맨 장면을 직접 봤지요. 아버님께서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풀어주셨던 적이 있지요. 그런데 그 놈이 풀려난 뒤에 어떻게 했는지 아시오? 목격자들을 살해했소. 아버님께서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시고….  어찌 보면 내가 이 곳에 몸을 담은 연유도 그 때문이라 할 수 있겠소.  ▶ 당신은 감정 표현을 좀처럼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 사건에 영향을 받은 탓인가요.  -아무래도 그렇지요. 그 이후로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것이 꺼려지더이다. 하지만 사건을 냉정하게 보려고 나 자신을 채찍질한 결과일 수도 있지요.  ▶ 냉철한 성격 때문에 오해를 사거나, 오히려 다른 사람에 의해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다른 사람들한테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오히려 마음을 닫고 사는 걸 수도 있겠지요. 어차피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거 아니겠소.  ▶그래도 사건 수사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하고 있는데요.  -그건 그렇죠. 자랑스럽고 든든한 사람들입니다. 때론 가족같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전부 나보다 훌륭한 인물이란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소.  ▶그런 말은 당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을 말했을 뿐이오.  ▶선우현이라는 대원도 해당이 되는 건가요.  -처음에는 나이도 어린 놈이 중간에 끼어들어와 세상 물정 모르고 날뛰는 것만 같았소. 하지만 같이 지내다 보니 녀석도 나름대로 생각이 깊더이다.  ▶아직 미혼인데, 주위 사람 중에 여자로 느껴지는 사람은 없나요.  -전혀 없소.  ▶혼자 사는 한다경의 집에 순찰들을 보낸 것은 무슨 뜻인가요.  -전에 (그의 양친이 안 계시다는 것을 몰랐을 때) ‘깨워줄 가족도 없느냐’고 막말을 했던 것이 미안했을 뿐이오. 아무리 한 순검이 무예가 뛰어나다 한들, 그도 나약한 여자가 아니겠소…. 또 그간 대원들의 사생활에 너무 무심했나 싶기도 해서 그런 것이오.  이 대화를 끝으로 진 경무관과의 인터뷰를 마쳤다. 지대한 순검이 다급하게 뛰어오며 ‘한 여인이 은당골 숲 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그의 앞에 놓이게 된 또 다른 살인사건. 그의 말대로 객관성을 철저히 지키는 수사로 억울한 이들의 한을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남겨두고 진무영과 작별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독한 통증에 오만 버리고 타인 숨소리에 겸손 배웠죠”

    “지독한 통증에 오만 버리고 타인 숨소리에 겸손 배웠죠”

    “나를 낮추면 세상이 아름다워집니다.” 수경(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스님과 문규현·전종훈(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가 정부의 종교 편향을 계기로 오체투지(五體投地) 전국 순례에 들어간 지 53일째이자 마지막 날인 26일, 서울신문 두 기자가 순례단에 합류했다. 오체투지는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을 땅에 붙이면서 순례하는 불교식 수행법이다. 수경 스님 등은 지난달 4일 지리산 노고단에서 계룡산 중악단까지 200㎞가 넘는 대장정을 펼쳐왔고, 내년 3월 파주 임진각을 거쳐 묘향산까지 2차 순례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전 8시 출발지인 충남 논산시 상월면 상도교회 인근의 ‘새동네’에 도착했다. 출발에 앞서 ‘사람·생명·평화의 길’이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와 무릎 보호대를 받았다.8시35분쯤 60여명이 순례에 나섰다. 한 구간(120m)을 이동한 뒤 5분 정도 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관 스님의 징 소리에 맞춰 절을 하고, 몸을 일으켰다.5~7걸음 정도에 한 번씩 오체투지를 했다. 종착지인 계룡산 중악단까지 2.8㎞를 가는 동안 참가자들은 600여명으로 불어났다. ●생사 넘나드는 고통 끝에 얻은 평온함 징소리에 맞춰 무릎, 팔꿈치, 이마를 땅에 댔다. 쌀쌀한 날씨 탓에 아스팔트 바닥이 차가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온몸에 땀이 배고, 어느새 도로도 후끈 달아올랐다.3구간이 넘어가며 무릎이 욱신욱신 아파왔다. 생사를 넘나드는 듯한 통증과의 싸움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지막 구간이 가까워지면서는 오히려 평온함이 느껴졌다. 세상의 온갖 소음이 사라지고 사람들과의 갈등과 대립을 넘어 자연과 하나되는 경지를 맛보는 듯했다. 울산에서 올라온 고재식(48)씨는 “물질 중심의 사회에서 사람들과 티격태격 싸워온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첫 구간에서는 몸을 파고드는 통증으로 주위의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내 속에서 내뱉는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 마지막 구간에 접어들어서야 다른 순례자들의 발소리나 숨소리가 들렸다. 오만한 나를 버리고, 비로소 겸손한 나와, 나의 이웃을 마주하는 순간이었다.“이 순례는 자기만의 생각과 감정에 몰입해 욕심대로 살아가는 자신을 반성하고 생명 간 소통을 가능케 해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출발 전 지관 스님의 화두가 거친 호흡을 가라앉히며 온 몸에 번졌다. ●자신 돌아보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 배워 화계사 청년회에서 왔다는 한주희(29)씨는 “하심(下心), 나를 낮춤으로써 세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수경 스님은 쉬는 시간 틈틈이 퉁퉁 부은 무릎에 얼음찜질을 하거나 스프레이를 뿌렸다. 문규현 신부에게 “몸은 어떠시냐.”고 물었더니 “괜찮아.”라고 말하며 손을 꼭 잡아줬다.53일간 이들 곁을 지킨 명계환 불교환경연대 조직팀장은 “세 분은 건강이 좋지 않다.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수경 스님은 “‘생명의 실상’을 바로 보고, 만물동체라는 ‘평화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의 길’이 한 뼘이라도 넓혀졌길 간절히 발원한다.”고 말했다. 2시50분쯤 종점인 계룡산 중악단에 도착했다. 무릎은 발갛게 부었고, 무릎 보호대는 헤져 있었다.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일 법도 했지만, 다섯 시간 넘게 자신과 사투를 벌인 일행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을 탓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 보려는 듯 그저 웃고만 있었다. 하종훈 김영롱기자 artg@seoul.co.kr
  • [캐릭터뷰] ‘별순검’ 진무영, 요즘 검·경에 ‘일침’

    [캐릭터뷰] ‘별순검’ 진무영, 요즘 검·경에 ‘일침’

     대한제국시절 수사기관 ‘별순검’을 이끌었던 진무영이 이 시대의 검찰·경찰에 일침을 가했다.  지금의 수사기관들이 ‘중립성을 잃었다’는 평을 듣는 경우도 많다는 말에 진무영 경무관은 “백성들에게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쌀쌀한 바람이 제법 날을 세우던 가을날, 서슬 퍼런 눈빛의 진무영 경무관을 만났다. 진 경무관은 대한제국판 CSI인 ‘별순검’의 리더로서 수많은 강력 사건들을 해결한 공로로 후세까지 이름이 남겨진 인물이다.  그의 활약상이 최근 케이블TV MBC DRAMA에서 ‘별순검 시즌2’란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진 경무관 역할을 맡은 배우 이종혁을 만나 진무영의 전언을 들어봤다.  진무영은 현대의 수사기관이 ‘강자에 영합하고 약자를 배려하지 못한다’는 질타를 받기도 한다는 말에 매우 안타까워하며 “수사기관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중립성과 객관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살고 있던 시대에도 외압은 존재했었다며 “압력에는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사를 진행할 때 외부의 압력이 가해진다면 옷을 벗을 각오로 항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등 열강이 한반도 내에 세력을 확장시키며 정세를 어지럽히는 상황에서, 수사관이자 대한제국민으로서 ‘불의’에 맞서 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다음은 진무영과의 일문일답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어떤 것인가요.  -사람을 여럿 죽여 거꾸로 매달았던 사건을 잊을 수가 없소. (별순검 시즌2 - 1화에서 소개된 ‘그림자’ 편을 말한다.)  당시 용의자는 시체에 글자를 새겨 어떤 뜻을 전하려고 했소. 더구나 이 사건은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다루셨던 것과 비슷했지요.  또 유력한 용의자였던 김진규가 자살 전 나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듯한 말을 했었는데…. 그가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소이다.  ▶아버님 얘기를 조금 더 듣고 싶습니다. 자살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목을 맨 장면을 직접 봤지요. 아버님께서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풀어주셨던 적이 있지요. 그런데 그 놈이 풀려난 뒤에 어떻게 했는지 아시오? 목격자들을 살해했소. 아버님께서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시고….  어찌 보면 내가 이 곳에 몸을 담은 연유도 그 때문이라 할 수 있겠소.  ▶ 당신은 감정 표현을 좀처럼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 사건에 영향을 받은 탓인가요.  -아무래도 그렇지요. 그 이후로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것이 꺼려지더이다. 하지만 사건을 냉정하게 보려고 나 자신을 채찍질한 결과일 수도 있지요.  ▶ 냉철한 성격 때문에 오해를 사거나, 오히려 다른 사람에 의해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다른 사람들한테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오히려 마음을 닫고 사는 걸 수도 있겠지요. 어차피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거 아니겠소.  ▶그래도 사건 수사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하고 있는데요.  -그건 그렇죠. 자랑스럽고 든든한 사람들입니다. 때론 가족같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전부 나보다 훌륭한 인물이란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소.  ▶그런 말은 당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을 말했을 뿐이오.  ▶선우현이라는 대원도 해당이 되는 건가요.  -처음에는 나이도 어린 놈이 중간에 끼어들어와 세상 물정 모르고 날뛰는 것만 같았소. 하지만 같이 지내다 보니 녀석도 나름대로 생각이 깊더이다.  ▶아직 미혼인데, 주위 사람 중에 여자로 느껴지는 사람은 없나요.  -전혀 없소.  ▶혼자 사는 한다경의 집에 순찰들을 보낸 것은 무슨 뜻인가요.  -전에 (그의 양친이 안 계시다는 것을 몰랐을 때) ‘깨워줄 가족도 없느냐’고 막말을 했던 것이 미안했을 뿐이오. 아무리 한 순검이 무예가 뛰어나다 한들, 그도 나약한 여자가 아니겠소…. 또 그간 대원들의 사생활에 너무 무심했나 싶기도 해서 그런 것이오.    이 대화를 끝으로 진 경무관과의 인터뷰를 마쳤다. 지대한 순검이 다급하게 뛰어오며 ‘한 여인이 은당골 숲 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그의 앞에 놓이게 된 또 다른 살인사건. 그의 말대로 객관성을 철저히 지키는 수사로 억울한 이들의 한을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남겨두고 진무영과 작별했다. 글·사진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오체투지 순례 해보니… “겸손 배웠어요”

    “나를 낮추면 세상이 아름다워집니다.” 수경(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스님과 문규현·전종훈(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가 정부의 종교 편향을 계기로 오체투지(五體投地) 전국 순례에 들어간 지 53일째이자 마지막 날인 26일, 서울신문 두 기자가 순례단에 합류했다. 오체투지는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을 땅에 붙이면서 순례하는 불교식 수행법이다. 수경 스님 등은 지난달 4일 지리산 노고단에서 계룡산 중악단까지 200㎞가 넘는 대장정을 펼쳐왔고, 내년 3월 파주 임진각을 거쳐 묘향산까지 2차 순례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전 8시 출발지인 충남 논산시 상월면 상도교회 인근의 ‘새동네’에 도착했다. 출발에 앞서 ‘사람·생명·평화의 길’이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와 무릎 보호대를 받았다.8시35분쯤 60여명이 순례에 나섰다. 한 구간(120m)을 이동한 뒤 5분 정도 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관 스님의 징 소리에 맞춰 절을 하고, 몸을 일으켰다.5~7걸음 정도에 한 번씩 오체투지를 했다. 종착지인 계룡산 중악단까지 2.8㎞를 가는 동안 참가자들은 600여명으로 불어났다. ●생사 넘나드는 고통 끝에 얻은 평온함 징소리에 맞춰 무릎, 팔꿈치, 이마를 땅에 댔다. 쌀쌀한 날씨 탓에 아스팔트 바닥이 차가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온몸에 땀이 배고, 어느새 도로도 후끈 달아올랐다.3구간이 넘어가며 무릎이 욱신욱신 아파왔다. 생사를 넘나드는 듯한 통증과의 싸움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지막 구간이 가까워지면서는 오히려 평온함이 느껴졌다. 세상의 온갖 소음이 사라지고 사람들과의 갈등과 대립을 넘어 자연과 하나되는 경지를 맛보는 듯했다. 울산에서 올라온 고재식(48)씨는 “물질 중심의 사회에서 사람들과 티격태격 싸워온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첫 구간에서는 몸을 파고드는 통증으로 주위의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내 속에서 내뱉는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 마지막 구간에 접어들어서야 다른 순례자들의 발소리나 숨소리가 들렸다. 오만한 나를 버리고, 비로소 겸손한 나와, 나의 이웃을 마주하는 순간이었다.“이 순례는 자기만의 생각과 감정에 몰입해 욕심대로 살아가는 자신을 반성하고 생명 간 소통을 가능케 해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출발 전 지관 스님의 화두가 거친 호흡을 가라앉히며 온 몸에 번졌다. ●자신 돌아보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 배워 화계사 청년회에서 왔다는 한주희(29)씨는 “하심(下心), 나를 낮춤으로써 세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수경 스님은 쉬는 시간 틈틈이 퉁퉁 부은 무릎에 얼음찜질을 하거나 스프레이를 뿌렸다. 문규현 신부에게 “몸은 어떠시냐.”고 물었더니 “괜찮아.”라고 말하며 손을 꼭 잡아줬다.53일간 이들 곁을 지킨 명계환 불교환경연대 조직팀장은 “세 분은 건강이 좋지 않다.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수경 스님은 “‘생명의 실상’을 바로 보고, 만물동체라는 ‘평화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의 길’이 한 뼘이라도 넓혀졌길 간절히 발원한다.”고 말했다. 2시50분쯤 종점인 계룡산 중악단에 도착했다. 무릎은 발갛게 부었고, 무릎 보호대는 헤져 있었다.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일 법도 했지만, 다섯 시간 넘게 자신과 사투를 벌인 일행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을 탓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 보려는 듯 그저 웃고만 있었다. 하종훈 김영롱기자 artg@seoul.co.kr 사진·동영상 / 나우뉴스팀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가을밤, 노래에 취할 7080

    쌀쌀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계절. 이름만 들어도 푸근한 가요계 대모들이 무대로 돌아온다. 패티 김, 심수봉, 양희은 등 중량급 가수들이 11월 릴레이 콘서트를 연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가수는 3년 만에 새달 8일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 심수봉. 1978년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뒤 30여년 동안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한 그는 2005년 수원 야외음악당 공연에서 3000석을 매진시키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그때 그사람’‘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사랑밖엔 난 몰라’ 등 기존 히트곡은 물론 지난해 발표한 신곡 ‘오늘, 문득’‘여자라서 웃어요’ 등도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통기타 포크음악의 전설 양희은은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9년째 MBC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를 진행하고 있는 양희은은 ‘하얀목련’ ‘한계령’‘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등 자신의 히트곡과 함께 라디오 방송에서 소개된 인상적인 사연들을 노래 중간중간에 녹여 노래의 감동을 더해준다. 그는 이번 콘서트에서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이 시대 여성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다. 한편 새달 22일과 2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와 29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는 올해로 데뷔 반세기를 맞는 패티 김의 50주년 기념 공연이 펼쳐진다. 8개월간에 걸쳐 ‘패티김 50주년 대공연´의 대장정을 벌여오고 있는 그는 무대 위 8m 높이의 공중에 매달린 초승달 형상의 무대장치에 앉아 내려오며 등장하는 오프닝과 1부와 2부 중간의 휴식시간을 이용한 퍼포먼스 등 볼거리를 선사한다. 자신의 콘서트에서는 처음으로 공연후 팬사인회도 연다. 이들의 공연을 담당하는 라이브플러스의 박상현 팀장은 “심수봉씨는 시대의 아픔을 함께한 남성팬들의 비중이 높고, 양희은씨와 패티김씨는 주부 관객들과 50세 이상의 장년층에서 각각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중장년층은 젊은층에 비해 12월 연말 공연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11월에 이들의 공연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바람아 멈추어다오”

    체감기온이 10도 아래로 뚝 떨어질 정도로 올 가을 들어 가장 쌀쌀한 날씨로 기록된 24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파72·6555야드)에는 매서운 영종도 바다 바람까지 불어댔다. 연신 손에 입김을 불어넣던 선수들은 한 개 홀을 마치기가 무섭게 두툼한 겨울 외투부터 찾았다. 그리고 제멋대로 몰아치는 바람을 따라 선수들의 샷도 춤을 췄다. 이날 120명의 선수 중 언더파는 단 5명에게서만 나왔다. 전날 20명이 넘는 언더파를 낸 것과 비교되는 대목. 혹독한 조건 속에 치러진 이날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대회 2라운드에서 조윤희(26)가 버디 5개, 보기 3개로 2언더파를 치며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에 이어 안정된 플레이를 선보인 조윤희는 프로입문 7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날 데일리베스트인 3언더파를 친 함영애(21)와 2오버파로 부진한 ‘지존’ 신지애(20)가 3타차 공동 2위로 조윤희를 뒤쫓았다. 변수는 바람이었다. 맹렬한 바람은 전날 4언더파로 공동선두였던 4명의 선수에게 모두 오버파를 안겨줬다. 나다예는 9오버파, 박보배는 6오버파, 유소연은 4오버파, 신지애는 2오버파를 치며 순위가 뒤로 한참 밀려나고 말았다. 한편 올해 국내 메이저대회 싹쓸이를 노리는 신지애는 이날 버디는 2개에 그친 반면 8번홀(파4) 더블보기와 보기 2개를 저지르며 2위에 그쳐 남은 2개 라운드를 기약해야 했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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