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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준의 시간여행] 도시락이 있는 교실 풍경

    [이호준의 시간여행] 도시락이 있는 교실 풍경

    눈발이 희끗희끗 날리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느닷없이 떠오른 옛 풍경 속에 한참 머물렀다. 딱히 슬플 것도 없는, 특별히 행복할 것도 없는, 그렇지만 뼈에 새겨진 듯 세월 가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었다. 오래된 서가를 정리하다 낡은 책갈피에서 툭! 하고 떨어진 흑백사진처럼 숱한 이야기를 품은…. 그렇게 소환된 추억 속에는 수십 년 전의 교실 풍경이 덩그러니 들어앉아 있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이었을 것이다. 4교시쯤 되면 아이들의 신경은 온통 난로로 쏠렸다. 조개탄에 불이 붙어 후끈한 열기를 토하는 난로에는 도시락이 층층이 쌓여져 있었다. 쉬는 시간에 올려놓은 것들이었다. 도시락은 아래에 놓을수록 따끈해졌다. 늘 동작이 재빠른 아이들 차지였다. 뚜껑을 열고 물을 살짝 뿌려 놓으면 따뜻한 밥은 물론, 부수입으로 누룽지도 먹을 수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밥 익는 냄새에 반찬 냄새까지 교실을 헤집고 다녔다. 거기에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섞이고는 했다. 난감한 표정의 선생님은 종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수업을 마쳤다. 선생님 도시락도 교무실 난로 위에서 데워지고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제 도시락을 찾는 시간, 도시락이 없는 몇몇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교실을 빠져나갔다. 1960~70년대, 아니 80년대까지도 겨울이면 볼 수 있었던 교실 풍경이다. 도시락보다 ‘벤또’라는 이름이 익숙하던 시절이었다. 급식이 보편화된 지금은 학교에서 도시락을 보기 어렵지만 그 시절에는 ‘책보다 중요한’ 게 도시락이었다. 도시락 검사라는 것도 있었다. 쌀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혼식을 강요하던 때였다. 자식 사랑이 지극하던 부잣집 엄마들은 쌀밥만 싸 줬다. 보리밥을 싸 달라고 해도, 그깟 보리밥을 먹고 무슨 힘을 쓰느냐고 막무가내였다. 결국 도시락 검사를 하는 날에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했다. 부잣집 아이가 가난한 집 아이에게 보리알을 빌리러 다녔다. 젓가락만 가져와 십시일반을 외치며 아이들의 밥을 공출해가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도 있었다. 도시락을 싸갈 수 없는 가난한 집 아이들은 점심시간이면 늘 겉돌았다. 도시락 하나를 쌀 분량의 양식에 시래기를 넣고 죽을 끓이면 온 가족이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다. 도시락 대신 감자나 고구마를 싸 가는 아이들도 있었다. 봄이면 하루 두 끼 먹기도 힘든 집이 많은 시절이었다. 보릿고개는 산처럼 높았고 꺼진 배는 바다처럼 깊었다. 도시락을 못 싸온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밥을 먹는 동안 운동장을 배회하거나 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 해바라기를 했다. 사는 게 고만고만하다 보니 도시락 반찬도 비슷해서 김치나 장아찌가 대부분이었다. 김치 국물이 흘러 배어든 책은 늘 퀴퀴한 냄새를 풍겼다. 너나 할 것 없이 비슷한 형편이니 특별히 흉이 될 것도 없었다. 콩장이나 멸치볶음 정도면 비교적 괜찮다고 할 수 있었다. 밥 위에 달걀부침이 얹혀져 있거나 장조림이라도 가져오는 애들은, 그야말로 부잣집 아이들이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흘렀다. 세상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바뀌었고 그 시절의 도시락은 흔적을 찾기 어렵다. 물론 지금도 도시락은 넘쳐난다. 집에서 싸는 게 아니라 주문해서 먹는 도시락이다. 게다가 한 끼를 때우기 위한 대용품을 지나 식도락가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는 데까지 발전했다. 육류나 해물 등의 반찬은 차치하고라도 건강도시락이니 영양밥이니 나물밥이니 종류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배고픈 시절을 건너온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여전히 보리밥과 김치가 있는 도시락이 ‘옹이’처럼 남아 있다.
  • [유세미의 인생수업] 세상에 내 편

    [유세미의 인생수업] 세상에 내 편

    대관령이라는 말만 들으면 성숙씨는 그 집이 떠오른다. 어릴 때라 다른 건 모르겠는데 유난히 또렷한 장면 하나. 대관령 고갯길 그 집은 휴게소였다. 비포장도로에 종일 털털거리던 버스도, 밤낮없이 달려야 하는 고된 트럭도 내 집처럼 쉬어 가던 곳. 그녀의 유년시절을 돌보던 할머니의 인생이 담긴 집. 함박눈이 푹신한 솜이불처럼 온 산을 덮을 때도 화물트럭은 요란하게 들락거렸다. 속초에서 올라온 트럭기사는 펑펑 쏟아지는 눈밭에 싱싱한 생태 꾸러미를 던져 놓곤 했다. 그 겨울 부엌에서는 언제나 얼큰한 생태찌개 냄새가 났다. 솜씨 좋은 할머니가 두툼한 생태토막에 소고기 몇 점과 대파를 숭숭 썰어 넣고 팔팔 끓인 찌개는 가마솥에서 금방 지어낸 쌀밥과 김장김치를 곁들여 밥상에 올라왔다. 추위에 꽁꽁 언 트럭기사들이 뜨거운 찌개를 후후 불며 인생의 고단함을 녹이고 마음을 뜨뜻하게 데우던 한 끼였다. 누군가 몰래 휴게소에 두고 가버렸다는 이야기를 언뜻 듣기는 했지만 본래 고아인 성숙씨는 본인이 어떻게 그 휴게소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됐는지 알지 못한다. 유년시절 기억엔 늘 대관령 그 집이 있었다. 트럭이 뜸해질 때면 할머니 무릎을 베고 크라운산도를 먹으며 눈 오는 풍경을 바라보던 기억이 일생에 보석처럼 아직도 가슴에 매달려 있다. 세월이 지나 할머니는 대관령을 떠나 아들 사는 도시로 가고 열여덟 성숙씨는 또 다른 도시로 떠났다. 가족도 집도 없었지만 거대한 서울 바닥에서 그녀는 악착같이 일하고, 늦은 나이 늦은 시간에 학교를 다니고, 사랑을 꿈꿨다. 천애고아 성공기 같은 유의 스토리가 잡지며 신문에 단골 인터뷰 기사로 오를 만큼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성숙씨는 늘 허기진 느낌이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허기를 달래 준 건 할머니와 눈 내리던 대관령의 추억. “난 왜 엄마가 없어?” “큰사람 되라고 그러지. 아주 큰사람 중에는 엄마 없는 사람 많아. 그래야 기대는 구석이 없이 힘이 세지니까.” “근데 왜 아빠도 없어?” “그러니 얼마나 큰사람이 되겠냐. 넌 씩씩해서 아주 대단한 사람이 될 거야.” 할머니는 무조건 그녀가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 장담했다. 고아라 그렇고, 몸이 허약한 것도 대단한 사람이 될 징조라고, 그렇지 않으면 할머니 당신 손에 장을 지진다고 손가락을 흔들어 보였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건 기정사실 같았다. 대학을 언감생심 엄두도 못 낼 때 할머니는 “왜 못 가? 네가 못 가면 누가 가는데”라며 눈을 둥그렇게 떴다. 거대한 벽처럼 보이던 일류회사 취업도, 임원을 목전에 두고 과감한 창업을 시도한 것도 모든 이가 안 된다고 했지만 세상 유일하게 할머니는 “그렇게 좋은 생각은 어떻게 해냈을꼬”라며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 그렇게 세상 암담한 벽에 부딪혔을 때만 할머니를 찾았다. 오늘 10여년 만에 다시 할머니에게 간다. 한때 거침없이 커가던 회사가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비틀거린다. 여기서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야 할까. 그녀의 결정을 지지해 줄 사람은 마흔이 넘도록 세상천지에 할머니 한 분밖에 없다는 사실에 한숨이 나왔다. 세월은 쉬지 않는 법. 패기 넘치던 젊은 할머니는 오간 데 없이 아흔 굽이 넘기며 힘없는 여인만 남았다. 더 못 버텨 정리하련다란 성숙씨의 말에 울음이 섞인다. “잘했어. 네 마음이 그러면 그게 옳은 거야. 나는 찬성이야.” 입으로는 웃지만 늘어진 눈꺼풀 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는 할머니의 주름진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래, 세상에 평생 내 편이 있었다. 언제나 그녀를 찬성해 주는 할머니 때문에 기죽지 않고 이제껏 살아냈다. 오늘도 삐끗 넘어지려다 내 편이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마음에 햇살이 든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편. 세상이 다 등 돌려도 날 이해하고 믿어줄 사람, 누구든지 세상에 그런 내편이 있으면 된다. 그저 딱 한명이라도 족하다. 그 한명이 밥이고 살아갈 힘이고 우주다. 오늘 포기 없이 한걸음 앞으로 내딛게 하는 축복이다.
  • “군대 급식서 채식 선택권 보장하라” 인권위에 진정

    “군대 급식서 채식 선택권 보장하라” 인권위에 진정

    “채식주의자, 훈련소서 2주간 쌀밥밖에 못 먹어” 군대 내 단체 급식에서도 채식의 선택권을 보장하라며 시민단체들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녹색당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동물권행동 카라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군 입대를 앞둔 진정인 4명과 함께 12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대 내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마련하라”고 국방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채식주의는 단순한 기호가 아닌 동물 착취를 하지 않겠다는 신념이자 양심”이라며 “채식 선택권 보장은 채식인들의 행복추구권과 건강권, 양심의 자유 등과 결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단체 급식이 제공되는 학교·군대·교도소 등에서 개인이 채식 식단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특히 군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현재 나오는 식단만으로 채식을 할 경우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육류를 먹지 않는 사람은 논산 육군훈련소에서의 28일 식단 중 평균 8.6일은 쌀밥과 반찬 하나만 먹을 수 있고, 13.6일은 쌀밥만 먹을 수 있으며 1.6일은 굶어야 한다. 이틀은 반찬 한 가지만 먹을 수 있다. 내년 초 입대를 앞둔 진정인 정태현씨는 “군 복무 기간에 채식주의를 실천했던 군인들은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한 채 훈련을 받고 정신적 스트레스와 무기력, 우울증에 고통스러워했다”면서 “국방의 의무를 다할 때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인권위는 2012년 교도소에 복역 중인 채식주의자가 제기한 진정 사건에서 “채식주의에 대한 일관된 행동과 엄격한 수용 생활 태도는 양심에 근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헌법상 보장된 양심의 자유를 국가행정 차원에서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만추… 여기, 맛 강추

    만추… 여기, 맛 강추

    여행에서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때로는 여행의 좋고 나쁨이 음식의 만족도에 따라 결정될 정도여서 볼거리와 맛집 체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것이다. 경기지역은 볼거리도 많지만 먹거리 또한 즐비한 곳이다. 어느 곳이든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로 접근성이 좋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 가족 또는 연인과 경기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식도락 여행을 만끽해 보자. 경기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여행지 먹거리를 소개한다. ●신륵사 구경 곁들인 여주 사찰음식 신륵사·영녕릉·목아박물관 등 가 볼 만한 곳이 많은 여주를 찾는다면 사찰음식을 권하다. 최근 웰빙 열풍과 함께 착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제철 산나물을 중심으로 한 상 가득 차려 주는 여주지역 사찰음식점은 약이 되는 건강한 밥상을 찾는 이들로 늘 붐빈다. 인근에서 채취하고 재배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조미료를 쓰지 않는 대신 직접 담근 장과 효소로 간을 한다. 강천면 이호리 ‘걸구쟁이네’에서는 ‘20가지 나물밥상’을 만날 수 있다. 봄철에 이 산, 저 산에서 따서 말려 놓은 건나물과 직접 밭에서 키운 나물로 음식을 만든다. 금사면 외평리 ‘목련정사’도 소문난 곳이다. ●두툼하고 부드러운 ‘안성마춤 한우구이’ 안성은 예부터 특산물이 많은 넉넉한 고장이다. 안성시는 쌀과 배 등을 ‘안성마춤 5대 브랜드’로 선정해 육성한다. 그중 돋보이는 게 안성마춤 한우다. 소의 생산부터 사육, 도축, 가공, 유통 전 과정을 종합관리시스템으로 관리하며 고품질을 유지한다. 위생적으로 냉장 숙성시켜 맛이 부드럽고 한우 고유의 풍미가 일품이다. 일죽면 한우타운 등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관광객에게 인기가 좋다. 두툼한 고기를 참숯에 올려 겉만 바삭할 정도로 구워 육즙을 살려야 안성맞춤 한우의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주변의 안성맞춤랜드와 안성유기박물관 등 인기 관광지도 있다. ●쫀득한 육질의 연천 민물매운탕 경기도 최북단에 자리한 연천은 수려한 자연경관만큼이나 맛깔스러운 민물매운탕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연천이 민물매운탕으로 유명해진 것은 임진강과 한탄강이 흘러와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두 강은 민물고기 보고다. 쏘가리, 꺽지, 동자개, 메기, 버들치, 돌무지, 동사리, 어름치, 마자, 모래무지 등등이 서식한다. 연천의 민물매운탕은 거칠게 굽이쳐 흐르는 강줄기와 낮은 수온에 단련된 싱싱한 민물고기로 요리하기 때문에 육질이 쫀득쫀득하다. 또 집집마다 특별한 비법의 양념장으로 끓여 낸 걸쭉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늦가을 알을 가득 밴 참게와 민물새우, 미나리의 향이 함께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의 추억을 선물한다. 허브빌리지, 연천 전곡리 유적지 등을 둘러보면 좋다. ●조선 성종도 반했던 이천 쌀밥정식 이천은 쌀로 이름난 지역이다. 도자기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흙과 물이 좋으니 기름지고 차진 쌀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번 맛본 사람들은 같은 품종이라도 다른 지역 쌀보다 밥맛이 더 좋다고 이구동성이다. 성종 임금이 세종 능에 다녀오는 길에 이천에서 지은 밥을 먹고 그 맛이 일품이라 해 이천 쌀이 진상미로 오르게 됐다고 전해진다. 이천으로 들어가는 3번 국도를 따라 신둔면과 사음동 일대에는 쌀밥거리가 형성돼 있다. 식당마다 차이는 있지만 2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반찬이 나오는 쌀밥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이맘때 햅쌀로 지은 밥이 가장 맛이 좋다. 돌솥에 갓 지은 쌀밥과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된장찌개, 고기와 생선구이, 간장게장, 계절나물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 상 가득 차려진다. ●바닷바람 맞으며… 제부도 바지락칼국수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이럴 때 부담 없이 찾게 되는 게 칼국수다. 밀가루를 반죽하고 밀어서 넓게 편 후 돌돌 말아서 칼로 썰어 칼국수 면을 만든다. 미리 불에 올려 둔 큰 솥에 호박과 감자를 면과 함께 넣고 끓이면 투박한 칼국수가 완성된다. 칼국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바닷길이 열리는 제부도를 가 보자. 화성의 대표 관광지 제부도로 가는 진입로 주변과 바닷길 입구는 물론 제부도 안의 해안도로에도 수많은 칼국수 식당이 있다. 대부분 인근에서 캐는 바지락과 해물을 아낌없이 푸짐하게 넣어 시원한 바지락칼국수를 낸다. 서해의 짭조름한 바닷바람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먹는 바지락칼국수는 제부도의 별미이다. 식당에 따라 보리밥이 함께 나오는 곳도 있으며 조개구이나 대하구이와 함께 구성된 세트 메뉴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푸짐한 포천 이동갈비· 수원 왕갈비 포천 이동갈비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푸짐함이다. 칼집을 넣어 넓게 편 갈빗살과 갈비를 이쑤시개에 꽂아 만든 이동갈비 대여섯 대가 1인분이다. 간장과 물엿 등을 기본으로 하는 달짝지근한 양념은 식당마다 고유의 비법으로 고기를 연하게 만들고 풍미를 더해 준다. 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는 뒷맛을 잡아 주고 찌개와 밥 외에 국수와 냉면을 저렴하게 내주는 것 또한 매력이다.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와 도평리 일대에 이동갈비 거리가 형성돼 있다. 갈비 하면 수원갈비다. 1940년대 ‘화춘옥’에서 해장국에 들어가던 갈비를 구워 팔며 시작한 게 시초이다. 당시에는 17㎝ 크기의 큰 갈비를 화덕에 구워 양재기에 담아 냈다. 양념은 소금양념을 기본으로 사용했다. 이후 여러 갈빗집이 생기면서 갈비의 크기는 작아지고 양념도 간장 양념법이 일반화됐다. 그사이 갈비는 외식의 대표메뉴로 자리잡았지만 일부 갈빗집에서 취급하는 큼지막한 생갈비가 수원갈비의 원형에 가깝다. ●‘기력 북돋우는 보약’ 양평 연잎밥 양평은 ‘세미원’이나 ‘두물머리’ 등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지만 먹거리 또한 다양하다. 양평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 중 연을 테마로 한 요리를 빼놓을 수 없다. 연은 예부터 기력을 왕성하게 하고 백 가지 질병을 물리친다고 해 식용으로 많이 애용되며 잎과 줄기, 뿌리, 씨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보양식이다. 연꽃으로 유명한 세미원 주변에 연 요리를 즐길 곳이 있다. 연잎 음식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육콩이네’에서는 연잎돌솥밥과 연자전을 맛볼 수 있고, ‘두물머리연칼국수’에서는 세미원의 연으로 만든 연칼국수와 궁중요리 중 하나인 연저육찜을 맛볼 수 있다. 3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연밭’은 연잎찰밥과 명태찜을 곁들인 연밭정식과 연자녹두전 등 연 요리를 선보이는 한식당으로 양평군 맛집으로 선정된 곳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역시나… 아침 쌀밥은 학업성취도 높이는 ‘만능 한 끼’

    역시나… 아침 쌀밥은 학업성취도 높이는 ‘만능 한 끼’

    한식·양식·결식 그룹 청소년 12주 시험한식 먹으면 체중·체지방 모두 감소 인지기능·주의력·집중력 향상 ‘긍정적’ 아침에 규칙적으로 쌀밥 위주의 한식을 먹으면 체지방이 감소할 뿐 아니라 인지능력과 집중력이 개선돼 학업성취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북대 식품영양학과 차연수 교수 연구팀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식생활영양과는 최근 12주간 지역 중고생 105명을 대상으로 ‘쌀 중심의 아침식사가 청소년의 건강 증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시험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는 아침식사를 거르는 청소년 105명을 선발해 쌀 중심 한식, 밀 중심 양식, 결식 등 3개 그룹으로 각각 35명씩 나눠 진행했다. 한식을 먹는 아이들에겐 흑미, 현미 등 잡곡을 혼합한 쌀밥과 아욱국, 미역국, 김치, 양파감자볶음 등 국과 반찬을 함께 줬다. 양식을 먹는 학생들에게는 햄치즈샌드위치, 베이글과 크림치즈, 햄버거 등 빵과 고기류, 치즈, 샐러드 등을 제공한 뒤 시험 전후를 비교했다. 체중은 한식을 먹은 학생에 비해 양식을 먹은 학생이나 결식한 학생이 늘었다. 한식섭취군은 12주 동안 체중이 0.07㎏ 증가한 데 그친 반면 양식섭취군은 0.94㎏ 늘었다. 결식 학생 집단 역시 0.5㎏ 늘었다. 체지방의 경우 한식섭취군은 0.15g 줄어든 반면 양식섭취군은 0.49g, 결식 학생들은 0.02g 증가했다. LDL콜레스테롤도 한식섭취군은 2.35㎎/dl 높아졌지만 양식섭취군은 2.96㎎/dl, 결식 학생은 5.12㎎/dl 높아졌다. 아침을 거르면 오히려 중성지방과 LDL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져 건강을 해친다는 견해가 인체 시험으로 입증된 것이다. 당뇨예방지표는 아침에 한식을 먹은 학생들은 먹기 전에 비해 인슐린 저항성 수치(HOMA IR)가 19.48% 감소했다. 양식섭취군(6.80%)과 결식 집단(7.77%)보다 두 배 이상 줄어든 것이다. 간이인지척도는 한식섭취군의 경우 5.27점 증가해 아침밥을 먹으면 인지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보여 줬다. 양식섭취군은 1.24점 증가에 그쳤다. 주의력과 집중력은 뇌파검사 결과 한식섭취군이 다른 집단에 비해 긍정적 반응이 의미 있는 증가현상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차 교수는 “매일 일하고 공부하는 사람은 뇌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침에 쌀밥 위주의 한식을 먹는 게 좋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과체중, 대사증후군 등 질병 예방을 위해서라도 아침밥은 꼭 챙겨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쯔양, 라면 22봉지+수육 먹방 “맛있게 먹는게 중요”

    쯔양, 라면 22봉지+수육 먹방 “맛있게 먹는게 중요”

    먹방 유튜버 쯔양이 라면 22봉지 먹기에 나섰다. 지난 11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연출 박진경, 권성민, 권해봄, 이하 ‘마리텔 V2’)에서는 김소희-송하영, 김장훈-우주소녀 엑시, 김구라-장영란-쯔양-하승진, 도티-이지혜가 출연해 가을을 맞이해 ‘마리텔 저택’이 아닌 밖으로 나가 개인방송을 진행했다. 그 중 김구라와 장영란, 하승진, 쯔양은 ‘포기김치의 명인 유정임으로부터 ‘김장 김치 만드는 법’을 전수받았다. 쯔양은 김장을 준비하는 동안 이원 생방송으로 라면 먹방을 펼쳤다. 우선 쯔양은 제작진이 준비한 라면 22봉지와 흰쌀밥을 놓고 물이 끓기를 기다렸다. 쯔양은 라면 최고 기록에 “20봉지쯤”이라고 밝히며 “보쌈은 3~4kg 먹었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먹방 잘하는 팁에 대해선 “맛있게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쯔양은 라면 먹방을 시작했다. 자르지 않은 통 수육 먹방도 선보였다. 쯔양은 통 수육에 이제 막 담근 김치를 얹어 라이브 먹방을 선보이면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약주·막걸리·고급 증류주… 추석 차례상 전통주 바람 분다

    약주·막걸리·고급 증류주… 추석 차례상 전통주 바람 분다

    추석을 앞두고 전통주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전통주의 인터넷 판매가 허용되고 2030세대를 겨냥한 전통주 전문점 등이 속속 생겨나면서 주 소비자층이 젊어졌고, 일본산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한국 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여름 우리 술 전문 매장인 신세계백화점 우리술방 매출은 지난 봄 대비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술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이번 추석 차례상에는 ‘다양성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제사상 전용 술로 ‘정종’이라고 불리는, 일본식 청주 스타일의 특정 제품이 독식을 했지만 전통주가 새 트렌드로 떠오른 최근에는 고급 증류주, 약주, 탁주 등 다양한 우리 술을 올리려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전통주 소개 사이트인 ‘대동여주도’를 운영하는 이지민 대표와 명절 차례상에 올린 뒤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즐길 만한 우리 술을 추려 봤다.●약주 -그리움 : 경기 용인의 양조장 ‘술샘’에서 빚는 차례주다. 술의 이름인 ‘그리움’에는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고 조상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일본식 누룩인 입국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연구소에서 개발한 누룩과 질 좋은 경기미,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토종 효모를 이용하여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고 빚은 순수한 술이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과실향을 느낄 수 있으며, 단맛이 적고 깔끔한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가져 명절 음식 특유의 기름진 음식과 함께 마시기 좋다. 알코올 도수 14도, 700㎖, 1만 5000원.-사시통음주 : 2008년부터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자취를 감추고 문헌으로만 존재하는 우리 술 600여 가지를 연구하여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국순당이 복원한 대표적인 우리 술이다. 사시통음주는 사시사철 빚어 친구들과 통하며(通) 마셨던(飮) 술이라는 뜻으로 술 만드는 법(酒作法 찬자 미상, 1800년도 말엽의 한글 필사본)에 수록되어 있는 제법으로 복원했다. 원료는 쌀과 밀가루인데 발효주 치고는 높은 알코올 도수에도 부드러운 목넘김, 감칠맛 나는 신맛과 산미가 일품이다. 이 산미는 원재료 중 1%의 함량인 밀가루가 내는데, 이 밀가루가 독특한 감칠맛을 끌어 낸다. 사시통음주의 산미는 다소 느끼할 수 있는 고기의 기름기를 깔끔하게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각종 고기류를 비롯해 한식 요리에도 두루 잘 어울린다. 알코올 도수 18도, 550㎖. 6만원.-천비향 : 기름진 쌀이 나는 것으로 유명한 경기 평택에서 오양주(五釀酒) 제조법으로 생산되는 술. 오양주 제조법은 술 빚기를 다섯 차례 반복하는 것으로 덧술을 여러 번 하다 보니 일반 술에 비해 4배가 넘는 쌀이 들어가고 발효시간도 길다. 3개월간의 장기발효 과정과 9개월간의 저온숙성을 거쳐 완성된다. 천비향은 멜론, 사과, 모과 등 갖가지 과일향을 지녔다. 오로지 쌀과 누룩만으로 만들어 낸 향으로 누룩은 단 1%만 들어갔다. 다른 발효제는 일체 쓰지 않는다. 2016년엔 청와대 만찬주로도 선정됐다. 알코올 도수 16도, 500㎖, 3만원.●막걸리(탁주) -풍정사계 추 : 가을의 풍요로움을 알리는 추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술. 청주 청원군 내수면 풍정리 양조장에선 제품의 스타일마다 춘, 하, 추, 동 사계절의 이름이 따로 붙는다. 이 가운데 가을의 추수, 수확의 기쁨을 담아낸 추는 국내산 쌀과 전통 누룩, 청주 청원군의 좋은 물로 빚어낸 탁주다. 어떠한 인공, 첨가물이 가미되지 않아 자연스럽고 깔끔한 맛과 향을 지녔다. 특유의 꽃향이 있으며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 목넘김이 부드럽고 감미로워 여성들이 마시기에 좋다. 가을 술 말고도 봄, 여름, 겨울을 대표하는 술도 꼭 맛보길 권한다. 춘(봄)은 약주, 하(여름)는 과하주, 동(겨울)은 증류주다. 춘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 만찬주로도 선정돼 인기를 끌었다. 알코올 도수 12도, 500㎖, 1만 5000원-향수 :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밀 막걸리. ‘막걸리=쌀막걸리’의 공식이 성립된 건 1990년 이후부터다. 6·25전쟁이 끝나고 힘겹게 살았던 과거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 준 술은 밀로 만든 막걸리였다. 1965년 정부가 양곡관리법을 발표해 귀한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하면서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25년간 미국에서 수입한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인에게 ‘쌀밥’의 특별함이 사라지면서 흔했던 ‘밀 막걸리’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됐지만 주당들은 여전히 밀 막걸리 특유의 구수한 맛을 잊지 못한다. 90년 넘는 역사를 이어 온 충북 옥천의 ‘이원 양조장’에선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밀 막걸리를 빚는다. 막걸리 이름도 예전을 그리워한다는 의미의 향수다. 100% 우리 밀로 만든 막걸리로 인공감미료는 일체 넣지 않았으며 특유의 걸쭉한 맛과 질감이 일품이다. 알코올 도수는 9도, 700㎖, 6500원.●증류주 -감홍로 : ‘조선의 위스키’로 불리는 한국 증류주를 대표하는 술. 그 맛이 달고(甘) 붉은 빛깔(紅)을 띠는 이슬 같은 술(露)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감홍로의 은은한 붉은 빛깔과 깊은 맛에 평양의 주당과 기생들은 이 술을 최고의 술로 쳤다. 감홍로의 주원료는 쌀과 조, 한약재다. 장에 좋다는 용안육, 정기를 북돋아 준다는 정향, 비타민이 풍부한 진피, 풍을 막아 준다는 방풍, 향긋한 계피, 생강, 달콤한 감초 등이 들어간다. 이 약재들이 어우러져 혈을 뚫고 기를 세우고 장을 보호하며 배를 따뜻하게 해 준다고 해서 왕실에선 약을 끓일만큼의 시간도 없이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일 때 약 대신 급히 감홍로를 처방하기도 했다. 도수가 높지만 목넘김이 부드럽고 약재향이 은은하다. 알코올 도수 40도, 400㎖, 4만 5000원.-삼해소주 : ‘서울’의 술이 삼해소주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삼해소주는 송절주, 향온주, 삼해약주와 함께 서울시에서 무형문화재 술로 지정한 4개의 술 중 하나로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전통 명주다. 고려시대에도 마셨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풍류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쌀이 많이 들어가고 증류한 뒤 얻게 되는 소주의 양이 적어 고급 술에 속했다. 재료는 맵쌀과 찹쌀, 물과 누룩이다. 일년에 딱 한 차례 빚는 삼해주는 정월 첫 돼지날, 해(亥)일에 밑술을 담근다. 이어 돼지날마다 두 번 더 덧술을 해서 익힌다. 보통 100일의 숙성 시간이 필요해 백일주로 불리기도 했고, 버들가지 꽃이 나올 때쯤 마신다고 해서 유서주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러 번의 저온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맛과 향이 깊다. 세 번에 걸쳐 맛을 보길 권한다. 마실 때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이 조금씩 바뀌며 마지막 세 번째 잔에서 그 맛과 향이 극대화된다. 농축미가 돋보이고, 입안 가득히 퍼지는 상쾌한 맛이 일품인 술이다. 증류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맛봐야 할 술. 알코올 도수 45도, 400㎖, 7만 7000원.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만주 독립군의 전투식량은 뭐였을까

    만주 독립군의 전투식량은 뭐였을까

    독립군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의 밑바탕이 된 전투식량은 무엇일까. 경북 안동 예미정(종가음식 전문점)은 14일 안동종가음식체험관에서 ‘만주 독립군 밥상 연구논문 발표 및 복원 시연회’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100여년 전 항일 무장투쟁 당시 만주 독립군들이 먹었던 전투식량을 복원하고, 독립군 전투식량을 연구해 온 한·중 학자들이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연구한 논문도 발표한다. 이날 공개되는 독립군 전투식량은 장작불로 달군 가마솥에 옥수수반죽을 구워내 말린 ‘옥수수떡’과 옥수수·차좁쌀을 섞어 만든 잡곡밥을 소금물로 적셔 손으로 뭉쳐낸 ‘배추우거지 주먹밥’, 볶은 옥수수와 옥수수를 갈아서 만든 미숫가루, 옥수수를 가마솥으로 고아서 만든 옥수수엿, 조청, 볶은콩 엿강정 등이다. 예미정 측은 “옥수수에다 콩가루 또는 건조두부를 섞거나 육포, 명태살 등을 곁들이는 방법으로 옥수수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강하고, 소금에 절인 콩자반으로 염분 섭취를 꾸준히 하는 등 강인한 체력 유지에 필요한 식품영양학적 고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흥무관학교 생도들이 먹던 꿩고기 옥수수국수, 옥쌀밥, 버들치호박잎매운탕, 콩자반, 차좁쌀 시루떡, 두부비짓국 등도 선을 보인다. 박정남(대경대 교수) 안동종가음식교육원장은 “비상식품을 개발한 선열들의 지혜와 애국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길섶에서] 구황작물과 반찬/전경하 논설위원

    감자, 고구마, 옥수수. 이들 작물의 공통점은?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도 상당한 수확을 얻을 수 있어 흉년이 들 때 도움이 되는 작물’이라는 구황작물이다. 요즘은 어쩌다 먹는 별미가 됐지만, 고등학생인 쌍둥이 아들들은 도통 입에 대지 않는다. 이런저런 이유로 집에 온 구황작물은 어쩔 수 없이 내 몫이다. 결국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기도 한다. 먹어 보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한데 왜 우리는 ‘끼니를 때웠다’라며 이 음식들을 폄하했을까. 쌀밥보다는 식이섬유 등 다른 성분이 많아 영양적으로도 좋았을 텐데 말이다. 구황작물을 먹을 때 딱히 반찬이 필요하지 않으니 간단한 한 끼로도 편하다. 밥에 국, 그리고 반찬 몇 개가 나오는 밥상에서는 쌀밥이 주인공이다. 우리는 식사에서도 주종 관계를 설정해 뒀다. 이런 밥상을 받아야 한 끼 제대로 대접받았다고들 생각한다. 아주 어쩌다 하루 세 끼를 차리다 보면, “설거지하고 뒤돌아서면 밥할 때”라는 엄마의 푸념이 생각난다. 밥, 국, 김치와 장류 말고도 반찬이 3개인 3첩 반상이 각종 급식판의 기본이 됐지만, 내가 차리는 밥상은 일품요리에 반찬 한두 개가 전부다.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4조원쯤이라는데 ‘몇 첩 반상’이란 단어가 잊힐 거 같다. lark3@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쌀밥/장성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쌀밥/장성희

    쌀밥 / 장성희 얼마나 많은 시간을 먹었는데 아직도 그립다 하며 빈 수저를 핥는다 식욕을 물려받고 수저 쥐는 법을 누구에게 배웠는지 잊지도 않는다 나는 나의 아름답지 않던 모든 시절을 믿는다 당신의 손에는 너무도 많은 물이 담겨 있다 잡으려 할 때마다 파문이 일고 자리마다 검버섯이 자란다 기어코 손등까지 차오르던 고요 당신에게 건넬 말을 물고 오물대던 순간들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먹을 수 있을까 묻던 말만 가득 담긴 빈 그릇 빈 수저 초등학교 2학년을 다니다 말고 친척집에서 꼴머슴을 살았다. 소 풀을 뜯기고 나무하는 것이 일이었다. 갈퀴나무. 떨어진 솔잎을 갈퀴로 긁어모아 라면 박스 크기로 묶어 애기지게로 날랐다. 갈퀴나무는 화력이 참 좋았다. 바가지 하나의 분량이면 가마솥 밥을 할 수 있었다. 아궁이 속의 갈퀴나무가 환하게 불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참 좋았다. 엄마가 밥을 얹힐 때 손바닥을 쌀 위에 펴서 물을 맞추는 모습은 늘 신기했다. 당신의 손에는 너무나 많은 슬픈 물이 담겨 있다. 나는 나의 아름답지 않던 모든 시절을 믿는다는 시인의 잔잔한 목소리. 이 젊은 시인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곽재구 시인
  • 혼자일 때 몰랐던 너희들 ‘하나’ 되니 일품이구나

    혼자일 때 몰랐던 너희들 ‘하나’ 되니 일품이구나

    비빔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식이다. 조화롭게 비비고 함께 나누어 먹는 한민족의 전통 먹거리로 천년의 혼이 담겨 있다. 비빔밥에는 지역마다 특색 있는 식재료가 듬뿍 들어 있어 진한 향토 내음과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나물과 해초, 육류, 해물, 양념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미를 안겨주면서도 재료 고유의 맛을 잃지 않는 독특한 식감이 일품이다. 이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며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민족과 결을 함께한다. 한식의 결정체로 불리는 이유다. 눈, 코, 입을 모두 즐겁게 하는 비빔밥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한류를 선도하고 있다. 비빔밥을 경험한 외국인들은 첫 숟갈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최근 들어서는 전통음식의 틀을 벗어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고유 음식을 지향하면서도 현대인과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각종 식재료를 한 그릇에 넣고 ‘쓰~윽 쓱’ 비벼본 향수를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극도로 시장기를 느낄 때, 마땅한 반찬거리가 없을 때, 많은 사람에게 한꺼번에 식사를 제공해야 할 때 비빔밥은 ‘궁극의 고민 해결사’로 등장한다. 한 그릇으로 한 끼 식사가 되는 비빔밥은 편리성과 다양성이 뛰어나 간편하고 빠른 것을 선호하는 우리의 정서와도 맞다. 재료와 양념은 물론 밥의 양까지 취향에 맞게 조절이 가능해 지위고하, 남녀노소, 빈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식물성과 동물성 식재료가 골고루 들어가 영양학적으로도 균형잡힌 식단이다. 비빔밥의 역사는 고려 중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민족의 밥상이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시기가 그 즈음이어서 함께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빔밥은 1890년대 양반가 음식책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처음 등장한다. 이 문헌에는 한자로 골동반(骨董飯)이라 쓰고 한글로 ‘부빔밥’이라고 적었다. 골동반은 이미 지어 놓은 밥에다 여러 가지 찬을 섞어서 비빈 것을 의미한다. 비빔밥의 유래는 학자마다 설이 매우 다양하다. 제사나 차례를 마치고 상에 오른 삼색나물을 가족끼리 모여 비벼 먹은 것에서 비롯됐다는 ‘음복설’, 바쁜 농번기에 많은 밥과 반찬, 채소를 큰 그릇에 넣고 비벼 나누어 먹던 풍습에서 나왔다는 ‘농번기 음식설’, 조선시대 임금이 점심때나 종친이 입궐하였을 때 먹는 식사였다는 ‘궁중음식설’ 등이다. 하지만 모두 근거가 확실하지 않아 ‘통설’이나 ‘다수설’이 없는 실정이다. 비빔밥은 지역에 따라, 넣는 재료에 따라 종류가 많다. 전주, 안동, 진주 등 지명이 붙은 비빔밥은 각 지역의 특색과 맛을 자랑한다. 산채비빔밥, 육회비빔밥, 야채비빔밥 등은 제철 농수축산물을 다양하게 이용한 차림으로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 ●전주, 15가지 오방색 나물에 담은 호남 인심 대한민국 비빔밥의 대표 선수는 ‘전주비빔밥’이다. 윤기 자르르 흐르는 하얀 쌀밥에 색스럽게 올려진 오방색 나물, 화룡점정(畵龍點睛)의 붉은 육회와 계란 노른자, 이를 단아하게 품은 정갈한 유기그릇은 ‘맛의 고장 전주’의 상징이다. 호남평야 너른 들에서 생산된 풍성한 식자재를 아낌없이 한 그릇에 담아내 넉넉한 전라도 인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밥은 소 양지머리 고기를 푹 곤 물로 짓는다. 구수하면서 차지고 밥알이 서로 달라붙지 않아 비벼도 식감이 살아 있다. 제철 나물은 애호박, 당근, 오이, 버섯,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무, 숙주, 미나리, 쑥갓 등 15가지 이상이 들어간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게 가늘게 썬 노란 황포묵이다. 황포묵은 녹두묵에 노란 치자물을 들인 것이다. 나물이 많은 전주비빔밥은 수저 대신 젓가락으로 비벼야 엉겨붙지 않는다. 볶음고추장, 조선간장, 참기름, 깨소금 등이 갖은 나물과 어우러져 알싸하면서 고소한 맛을 낸다. 키가 작고 아삭아삭한 맑은 콩나물국을 곁들여 먹는 게 특징이다. 전주에는 성미당, 가족회관, 고궁담, 한국관 등 내로라하는 비빔밥 집이 즐비하다. 주말이면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아야 하는 답사코스로 장사진을 이룬다.●진주, 일곱 가지 꽃처럼 다채로운 고명 얹어 경남 진주비빔밥은 비빔밥의 다양한 고명 모양이 일곱 가지 색깔의 꽃처럼 화려하다고 하여 칠보화반(七寶花盤)이라 부른다. 나물을 무칠 때 손가락에서 뽀얀 물이 나올 때까지 오래 무치고 선지로 끓인 보탕국을 함께 올린다.●안동, 제사 음식과 깨소금 한데 섞여 고소해 안동비빔밥은 헛제삿밥으로 불린다. 영남지역 유생들이 주로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사를 지내고 나온 나물, 전, 탕 등을 한데 섞어서 비벼 먹은 데서 유래했다. 제사음식을 만들 때처럼 파, 마늘,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무친다. 고추장 대신 간장, 깨소금, 참기름으로 맛을 낸다. 말린 해삼, 문어, 다시마, 무 등을 잘게 썰어 넣고 맑게 끓인 장국을 곁들여 먹는다.●통영, 미역·톳 등 해조류 내음에 입맛 솔솔 통영비빔밥은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인 만큼 바다의 향을 담았다. 밥 위에 생미역과 톳나물, 방풍나물 등 10여 가지를 얹어 비빈다. 조갯살을 넣어 만든 두부탕국이 입맛을 돋운다. 이 밖에도 거제멍게젓갈비빔밥, 밥 위에 나물과 조개 볶은 것을 얹어 겨자와 참기름으로 비벼 먹는 제주 지름밥, 함경도 닭비빔밥, 해주비빔밥 등이 전해 내려온다. 비빔밥은 세계화의 길을 걸으면서 다양한 변신과 진화를 하고 있다. 전주시 지원을 받는 비빔밥세계화사업단은 샌드위치나 햄버거처럼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즐길 수 있는 테이크 아웃형 비빔밥을 개발했다. 나아가 기능성 비빔밥, 퓨전형 비빔밥, 맞춤형 비빔밥, 해외 현지용 비빔밥 등을 선보였다. 노인들을 위한 백세비빔밥, 비빔밥을 만두피로 감싼 오곡만두비빔밥, 빵 속에 비빔밥을 넣은 바게트 비빔밥, 성장에 도움을 주는 어린이용 비빔밥 등도 눈길을 끈다. 사회적기업이 비빔밥을 응용해 만든 ‘전주비빔빵’은 갈수록 인지도와 매출이 높아지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넉넉함 품은 막걸리 길, 골목골목 인심을 맛보다

    넉넉함 품은 막걸리 길, 골목골목 인심을 맛보다

    전주의 맛을 찾아 떠날 차례다. 전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비빔밥뿐 아니라 시장 음식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갖가지 먹거리가 풍성하다. 좋은 음식은 좋은 식재료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전주 음식을 알기 위해서는 시장을 먼저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풍남문과 전주천 사이에 전주를 대표하는 남부시장이 있는데 하천 맞은편에는 아침에만 서는 특이한 시장이 있다. 전주천을 가로지르는 싸전다리 서쪽, 하천 남쪽 둔치에는 매일 오전 4시부터 10시까지 ‘도깨비 시장’이 열린다. 동트기 전부터 하루 내다팔 물건을 바지런히 준비해온 상인들이 하천을 따라 자리를 깔고 천막을 펼친다. 맞은편 공영주차장은 빈자리 없이 꽉 찬다. 사과, 배, 참외, 파, 가지, 파프리카 등 싱싱한 과일과 채소들이 수북이 쌓였다가 아침부터 몰려든 손님들의 손에 들려 간다. 생선, 미숫가루, 잡다한 공산품도 볼 수 있다. 해가 중천에 오르기 전 물건을 다 판 상인들은 미리 자리를 정리한다.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 시장이라 활기가 더 넘친다.도깨비 시장을 둘러본 뒤 돌다리를 건너 남부시장으로 향한다. 남부시장은 조선 중기 전주성 남문 밖에 섰던 남문장의 역사를 이은 시장으로 4개 성문 밖 시장이 일제강점기 때 통합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여느 전통시장처럼 간판 정비 등을 통해 현대화됐지만, 시장과 함께 평생을 보낸 상인들과 가게의 모습에는 옛 시절 추억이 서려 있다. 2000년대 들어 시장의 중심 건물 2층에 청년몰이라는 이름의 젊은 가게들이 둥지를 틀었다. 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일본 카레와 우동, 피자와 파스타, 미국식 브런치 등을 파는 음식점과 예쁜 카페, 디자인 용품 가게가 생기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늘었다. 오랜 역사의 전통시장 위에 청년몰이 공존하는 풍경이 재미있다.남부시장에는 전주만의 특색을 품은 먹거리가 풍성하다. 콩나물국밥은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삼백집, 현대옥, 왱이집을 3대 맛집으로 꼽는다. 그중 ‘토렴’을 한 국밥을 내는 것으로 유명한 현대옥이 남부시장에도 있다. 전국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지만 전통 방식의 토렴에 ‘남부시장식’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원조 맛집을 자랑한다. 시장 좁은 골목골목을 따라 들어가 봤다. 뜨끈한 김이 새어나오는 커다란 솥을 마주하고 주방을 보며 일렬로 앉는 좁은 좌석에 아침부터 손님이 빼곡하다. 그릇에 밥을 퍼담고 그 위에 국물을 반쯤 붓는다. 국물을 적당히 따라낸 뒤 다시 솥에서 뜬 국물을 가득 붓는다. 또다시 국물을 덜고 이번에는 콩나물을 듬뿍 올린다. 붓고 덜기를 한 번 더 반복하고 양념장을 얹은 뒤 다시 국물을 채운다. 현대옥에서는 이렇게 세 차례 국물을 더는 방식으로 토렴을 한다. 여름철 금세 쉬는 쌀밥을 장기간 보관하기 힘들던 과거에 찬밥을 국물로 따뜻하게 데워 내놓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토렴이다. 밥을 계속 끓여 걸쭉하게 되는 것을 막고 국물을 부었다 따르는 걸 반복하면서 밥알 사이사이마다 국물이 배게 해 맛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시원한 콩나물국밥에 쫄깃한 오징어가 섭섭지 않게 더해진다. 여기에 김을 직접 손으로 찢어 넣고 수란을 곁들이니 국밥이라고 얕볼 수 없는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된다. 남부시장에서 먹어 봐야 할 음식 중 하나는 피순대다. 두부, 채소, 곡류 등 순대소를 선지에 버무려 색이 검은 피순대는 일반 순대보다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부추·고추·마늘 등 쌈채소와 초장, 쌈장이 함께 나와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전주는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술 문화로도 유명하다. 유행을 타고 지금은 서울에도 전파된 ‘가맥’ 문화가 전주 태생이다. 가게에서 파는 맥주를 뜻하는 ‘가맥’은 1980년대 전주의 작은 슈퍼들에서 조촐한 안주를 팔면서 시작됐다. 작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저렴한 술과 안주를 즐기는 것이 전주만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맥으로 유명한 가게가 여럿 있지만 제일 이름난 곳은 ‘전일갑오’다. ‘전일슈퍼’라고도 불리는 이곳에는 평일에도 애주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세 지긋한 사장님이 발갛게 타고 있는 연탄불에 직접 황태를 굽는다. 맥주 한 병과 함께 식탁에 오른 황태구이의 은근히 풍겨 오는 냄새에 절로 군침이 돈다. 손으로 쭉 찢어 입에 넣자 포슬포슬한 식감이 입속 가득 퍼진다. 이어 고소한 맛이 혀를 타고 전해진다. 맥주잔과 황태를 오가는 손이 그칠 새 없다.‘가맥’과 쌍벽을 이루는 재미있는 음주 문화를 막걸리 골목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막걸리 두 주전자에 푸짐하다 못해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안주가 나오는 가게들이 300여m 골목을 따라 늘어서 있다. 튀김, 조림, 전 등 20가지 이상의 음식으로 구성된 상차림이 막걸리와 함께 나오는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술과 안주를 먹으면서 도란도란 담소를 즐기다 보면 홍어삼합, 산낙지, 게장밥, 삼계탕, 홍합탕 등이 빈 접시를 치울 틈도 없이 차례로 나온다. 넉넉한 전라도 인심이 그대로 전해진다. 젊은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개성 있는 카페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객리단길은 침체해 가던 구도심에서 최근 몇 년 새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거리다. 전주객사길 일대로 서울 경리단길의 이름을 빌려 객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색 맛집과 카페가 하나둘씩 생기면서 어느덧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북서쪽 외곽 산업단지 내에는 독특한 카페 하나가 들어섰다. 25년간 방치되던 카세트테이프 공장이 ‘팔복예술공장’으로 새 옷을 입고 지난해 3월 개관했다. 1층 카페는 옛 공장 ‘썬전자’와 노동자 소식지 ‘햇살’에서 이름을 따 ‘써니’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당시 여공을 닮은 대형인형 ‘써니’가 카페에서 오는 이들을 반긴다. 2층과 옥상 전시실에는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야외 컨테이너에는 만화방과 그림방이 있어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전주에서 받은 인상을 그림으로 그리며 동심의 예술가로 돌아가 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여행의 괜찮은 마무리일 것이다. 글 사진 전주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월드피플+] 백혈병 아버지 살리기 위해 살 찌우는 11살 소년의 사연

    [월드피플+] 백혈병 아버지 살리기 위해 살 찌우는 11살 소년의 사연

    중국 허난(河南)성 북부 신샹(新鄕)시에 사는 루 지콴은 하루 다섯끼를 먹으며 지난 3개월간 10kg 이상 살을 찌웠다. 열한살짜리 이 소년은 앞으로 50kg까지 체중을 불리는 게 목표다. 펑파이뉴스 등 중국 현지매체는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름진 고기를 먹고 있는 소년 루 지콴의 사연에 주목했다. 소년의 아버지 루 야닝은 7년 전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조금씩 호전되는 듯 했던 그의 병세는 지난해 8월부터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건 골수이식뿐. 다행히 아들 루 지콴의 골수가 그와 일치했고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30kg 불과한 체중 때문에 아들의 기증은 불가능했다. 루 지콴은 현지언론에 “의사선생님은 내가 아버지에게 골수를 기증하려면 적어도 45kg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상적인 체중은 50kg”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아버지를 살리고 싶었던 소년은 지난 3월 기름진 고기와 쌀밥 등 고칼로리 식단으로 하루 다섯끼를 챙겨 먹으며 체중 증량에 돌입했다. 갑작스럽게 살이 찌면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친구들이 놀려 상처를 받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루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했다. 소년은 “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면서 “아버지부터 살린 뒤 살은 나중에 뺄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나 루의 식비가 늘면서 가족의 재정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그간 가족의 생활비는 루의 어머니가 식료품점에서 일하며 버는 돈으로 충당했지만 한계에 다다랐다. 그녀의 한 달 수입은 2000위안(약 34만 원) 남짓. 남편의 병원비도 제대로 치르지 못할 수준이다. 루의 어머니는 “매달 남편 병원비로 3000위안(약 51만 원)이 나간다. 그간 병원비로 50만 위안(약 8500만 원) 정도를 썼는데 대부분 친구나 친척에게 빌린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고혈압과 심장질환으로 고생하는 시부모의 간병비와 8살 쌍둥이의 양육비도 감당할 길이 막막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루의 식사는 그녀가 일하는 식료품점에서 팔다 남은 값싼 고기에 의존하고 있다. 루 가족의 딱한 사정을 접한 지역사회는 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루 지콴의 담임 선생은 “루가 갑자기 살이 찌면서 아이들이 놀리기 시작했지만 사연을 들은 뒤에는 모두 손가락질을 멈췄다”면서 “친구들은 물론 교직원들도 한 마음 한 뜻으로 루 아버지의 쾌유를 빌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밀로 빚은 구수한 막걸리의 유혹…응답하라, 1970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밀로 빚은 구수한 막걸리의 유혹…응답하라, 1970

    세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막걸리의 주재료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쌀’이라고 생각했다면 밀레니얼 세대(2030)일 가능성이 큽니다. “요즘은 쌀막걸리가 흔하지만, 예전엔 밀막걸리가 대세였지…”라며 과거를 추억했다면 당신은 최소 197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X세대일 것입니다. 때아닌 ‘나이 드립’으로 이번 술 이야기를 시작한 건 막걸리로 독자들의 나이를 간파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현대사의 굴곡과 함께한 우리의 ‘밀막걸리’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막걸리를 구입하기 위해 동네 슈퍼나 대형마트에 가면 쌀로 만든 막걸리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막걸리’ 하면 목넘김이 가볍고 청량하며 달콤한 쌀막걸리의 맛을 떠올리지요. 하지만 ‘막걸리=쌀막걸리’의 공식이 성립된 건 1990년 이후부터랍니다. 6·25전쟁이 끝나고 힘겹게 살았던 과거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 준 술은 밀로 만든 막걸리였습니다. 1965년 정부가 양곡관리법을 발표해 귀한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하면서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25년간 미국에서 수입한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중세시대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서 공포됐던 ‘맥주 순수령’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 법령은 우리와는 반대로 쌀이 아닌 밀로 술을 만들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시간이 흘러 한국인에게 ‘쌀밥’의 특별함은 사라졌습니다. 동시에 쌀막걸리를 마시는 일도 당연해지면서 그렇게 흔했던 ‘밀막걸리’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됐죠. 하지만 밀막걸리를 한 번이라도 맛본 주당들은 밀막걸리 특유의 구수한 맛을 잊지 못한답니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쌀막걸리와 반대로 목젖을 때려 주는 묵직함을 갖춰 모자란 ‘술배’를 채우기엔 안성맞춤이죠. 게다가 밀은 ‘찬 성질’의 곡물이어서 여름철 열기를 내려 주는 데도 제격입니다.쌀막걸리가 새하얀 우유 빛깔이라면 밀막걸리는 바나나우유처럼 노란색을 띱니다. 25년간 쌀막걸리를 먹지 못했던 시간 탓에 “밀막걸리보다 쌀막걸리가 더 좋은 술”이라는 편견도 남아 있지만, 이는 취향 문제일 뿐 우월함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양조와 발효 과정에서 밀막걸리가 더 까다로워 대형 양조장에서는 밀보다는 생산성이 높은 쌀막걸리 생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도구리에 있는 동해명주 양조장은 이제는 귀해진 밀막걸리를 ‘시그니처 막걸리’로 생산하는 대표적인 양조장입니다. 이곳의 밀막걸리 브랜드 ‘도구 막걸리’는 포항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지역 명물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양조장에서 맛본 도구 막걸리는 맛있어서 위험한 술이었습니다. 뒷맛에 잔당감이 거의 없어 보디감이 묵직한데도 질리지 않고 마실 수 있는 음용성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올해 64년째 운영되고 있는 이 양조장은 ‘밀레니얼 세대’인 양민호(38) 대표가 이끌고 있습니다. 양 대표는 2030세대이지만, 쌀보다는 밀막걸리 발효 냄새가 더 익숙한 타고난 양조가입니다. 방앗간을 하던 그의 아버지가 1985년 양조장을 인수해 2016년 그가 완전히 이어받았는데 다섯 살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밀막걸리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가 양조장을 맡은 이후 ‘아는 사람들만 먹었던’ 도구 막걸리는 포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막걸리로 거듭났습니다. 비결은 전통의 영역에 들어온 혁신이었습니다. 그가 양조에 쏟는 열정을 지켜보니 ‘젊은 장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손맛’이 지배했던 오래된 양조장에 기술을 도입합니다. 그는 발효 과정에서 온도 변화에 민감한 밀막걸리의 온도를 실시간 체크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2014년 양조장 내부, 발효 탱크별 온도를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자 품질의 일관성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습니다. 실제로 “시스템 도입 이후 온도에 관한 데이터가 쌓이면서 버려지는 술의 양이 10분의1로 줄었다”고 하네요. 그는 “쌀막걸리 시장이 더 크지만, 오랫동안 밀막걸리를 만들어 온 양조장의 전통과 도구 막걸리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생각하면 밀막걸리 양조를 놓을 수 없다”면서 “지금은 밀막걸리와 함께 쌀막걸리·동동주만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우아한 청주를 만들어 전통주의 고급화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글 사진 macduck@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이야기] 밀로 빚은 구수한 막걸리의 유혹… 응답하라, 1970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이야기] 밀로 빚은 구수한 막걸리의 유혹… 응답하라, 1970

    세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막걸리의 주재료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쌀’이라고 생각했다면 밀레니얼 세대(2030)일 가능성이 큽니다. “요즘은 쌀막걸리가 흔하지만, 예전엔 밀막걸리가 대세였지…”라며 과거를 추억했다면 당신은 최소 197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X세대일 것입니다. 때아닌 ‘나이 드립’으로 이번 술 이야기를 시작한 건 막걸리로 독자들의 나이를 간파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현대사의 굴곡과 함께한 우리의 ‘밀막걸리’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막걸리를 구입하기 위해 동네 슈퍼나 대형마트에 가면 쌀로 만든 막걸리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막걸리’ 하면 목넘김이 가볍고 청량하며 달콤한 쌀막걸리의 맛을 떠올리지요. 하지만 ‘막걸리=쌀막걸리’의 공식이 성립된 건 1990년 이후부터랍니다. 6·25전쟁이 끝나고 힘겹게 살았던 과거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 준 술은 밀로 만든 막걸리였습니다. 1965년 정부가 양곡관리법을 발표해 귀한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하면서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25년간 미국에서 수입한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중세시대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서 공포됐던 ‘맥주 순수령’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 법령은 우리와는 반대로 쌀이 아닌 밀로 술을 만들지 말라는 내용입니다.시간이 흘러 한국인에게 ‘쌀밥’의 특별함은 사라졌습니다. 동시에 쌀막걸리를 마시는 일도 당연해지면서 그렇게 흔했던 ‘밀막걸리’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됐죠. 하지만 밀막걸리를 한 번이라도 맛본 주당들은 밀막걸리 특유의 구수한 맛을 잊지 못한답니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쌀막걸리와 반대로 목젖을 때려 주는 묵직함을 갖춰 모자란 ‘술배’를 채우기엔 안성맞춤이죠. 게다가 밀은 ‘찬 성질’의 곡물이어서 여름철 열기를 내려 주는 데도 제격입니다. 쌀막걸리가 새하얀 우유 빛깔이라면 밀막걸리는 바나나우유처럼 노란색을 띱니다. 25년간 쌀막걸리를 먹지 못했던 시간 탓에 “밀막걸리보다 쌀막걸리가 더 좋은 술”이라는 편견도 남아 있지만, 이는 취향 문제일 뿐 우월함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양조와 발효 과정에서 밀막걸리가 더 까다로워 대형 양조장에서는 밀보다는 생산성이 높은 쌀막걸리 생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도구리에 있는 동해명주 양조장은 이제는 귀해진 밀막걸리를 ‘시그니처 막걸리’로 생산하는 대표적인 양조장입니다. 이곳의 밀막걸리 브랜드 ‘도구 막걸리’는 포항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지역 명물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양조장에서 맛본 도구 막걸리는 맛있어서 위험한 술이었습니다. 뒷맛에 잔당감이 거의 없어 보디감이 묵직한데도 질리지 않고 마실 수 있는 음용성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올해 64년째 운영되고 있는 이 양조장은 ‘밀레니얼 세대’인 양민호(38) 대표가 이끌고 있습니다. 양 대표는 2030세대이지만, 쌀보다는 밀막걸리 발효 냄새가 더 익숙한 타고난 양조가입니다. 방앗간을 하던 그의 아버지가 1985년 양조장을 인수해 2016년 그가 완전히 이어받았는데 다섯 살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밀막걸리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가 양조장을 맡은 이후 ‘아는 사람들만 먹었던’ 도구 막걸리는 포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막걸리로 거듭났습니다. 비결은 전통의 영역에 들어온 혁신이었습니다. 그가 양조에 쏟는 열정을 지켜보니 ‘젊은 장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손맛’이 지배했던 오래된 양조장에 기술을 도입합니다. 그는 발효 과정에서 온도 변화에 민감한 밀막걸리의 온도를 실시간 체크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2014년 양조장 내부, 발효 탱크별 온도를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자 품질의 일관성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습니다. 실제로 “시스템 도입 이후 온도에 관한 데이터가 쌓이면서 버려지는 술의 양이 10분의1로 줄었다”고 하네요. 그는 “쌀막걸리 시장이 더 크지만, 오랫동안 밀막걸리를 만들어 온 양조장의 전통과 도구 막걸리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생각하면 밀막걸리 양조를 놓을 수 없다”면서 “지금은 밀막걸리와 함께 쌀막걸리·동동주만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우아한 청주를 만들어 전통주의 고급화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글·사진 macduck@seoul.co.kr
  • 과천시, 줄타기 체험하고 기부도 하는 행사 ‘다줄’ 개최

    과천시, 줄타기 체험하고 기부도 하는 행사 ‘다줄’ 개최

    전통줄타기의 본향 경기도 과천에서 줄타기 체험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도 하는 행사가 열린다. 시는 다음달 1일 중앙공원에서 줄타기 체험여행 ‘다줄’을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다줄’은 ‘많은 사람(多)이 마음과 마음을 이어 이웃과 함께 나누어 웃게 해줄’이란 의미다. 지역문화재를 이용한 관광프로그램인 이 행사는 이웃과 함께 나누는 문화재 활성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국가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보존회가 주관한다. 체험여행과 사전행사, 본 공연 등 3개 부분으로 나눠 열린다. 먼저 본 공연은 4개 마당으로 나눠 진행한다. 첫째 마당 ‘길놀이와 줄고사’는 출연자나 주제자가 줄지어 줄타기를 벌이는 장소로 이동하며 거리에서 벌이는 놀이와 줄타기 안전을 비는 고사를 지낸다. 둘째 마당은 어릿광대와 연희마당. 셋재마당은 줄광대 놀음을 벌인다. 이어 넷째마당 대동마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에 앞서 사전행사로 해설이 있는 국악여행, 죽방울 놀이, 조선마술사를 진행한다. 죽방울놀리기는 대나무로 만든 실패 모양의 도구를 돌리거나 던졌다가 받는 놀이다. ‘과천줄타기 체험행사’는 온종일 진행하며 줄타기 체험을 비롯해 한지·매듭공예 등 다양한 전통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전통줄타기 체험은 줄광대가 되어 줄타기를 직접 체험한다. 또 “덩 덕 덩떡 얼쑤” 전통 탈 쓰고 한삼 손에 끼워 춤사위를 배우고, 찹쌀밥을 떡판에 놓고 떡메로 치어 직접 인절미도 만들어 본다. 줄타기보존회 홈페이지에 사전 또는 현장 예약을 해야 참여할 수 있다. 체험비용은 3000원이며 체험자 이름으로 전액 어려운 이웃에 기부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생활의 달인’ 팥소절편, 손님 발길 이끄는 특별한 맛 ‘비법은?’

    ‘생활의 달인’ 팥소절편, 손님 발길 이끄는 특별한 맛 ‘비법은?’

    ‘생활의 달인’ 팥소절편과 울산치킨 달인의 특별한 맛의 비법이 공개됐다. 최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에서는 서울 송파의 팥소절편 달인과 울산 치킨 달인이 소개됐다. 팥소절편 달인의 가게는 멥쌀과 기피팥 가루를 이용해 만든 쫀득하면서 찰진 맛의 팥소절편을 찾은 손님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달인이 공개한 비법은 떡 반죽의 기본이 되는 기피가루찌기. 우선 달인은 숯불과 자갈 위에 올린 기피가루에 얼갈이배추를 덮어 쪄냈다. 또한 달인은 무와 편콩가루를 이용해 반죽에 고소한 맛을 덧입혔고, 수분까지 더하며 쫄깃함을 더했다. 여기에 딸기, 사과, 호박 위에 적채를 덮고 쪄낸 팥앙금을 이용해 완성된 팥소절편은 쫄깃하면서도 달달한 맛을 자랑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35년 동안 변함없는 맛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이끄는 윤윤자 달인의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통닭집이 함께 공개됐다. 치킨집이 열리는 시각은 오후 3시 무렵으로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이 아닌데도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부분 10년 이상 단골이 찾는데, 이유는 바로 치킨의 정석 프라이드치킨이다. 겉모습은 투박해도 입안에 넣는 순간 달인의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맛의 비밀은 오이와 토란대가 들어간 비법소스로 생닭을 밑간하는 데서 출발한다. 여기에 특별한 튀김옷이 입혀진다. 계피와 함께 찐 찹쌀밥을 말린 후 갈아서 넣는다. 또한 압력솥에 닭을 튀기는 모습도 범상치 않은데 양파를 넣은 기름에 바싹하게 튀겨내면 다른 곳과 차별화된 맛의 프라이드치킨이 완성된다. 게다가 이 치킨은 달인의 특제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제작진은 “자신만의 비법으로 평범함 속에 특별한 맛을 추구해 온 통닭의 달인”이라고 윤윤자 울산치킨달인을 평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한끼줍쇼’ 이국주, 뜻밖의 소식 선언 “생각보다 식탐 없다?”

    ‘한끼줍쇼’ 이국주, 뜻밖의 소식 선언 “생각보다 식탐 없다?”

    이국주가 남다른 먹방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한 끼를 위해 소식을 선언했다. 6일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에는 절친 개그우먼 안영미와 이국주가 밥동무로 출격해 김포시 대곶면에서 한 끼에 도전한다. 최근 진행된 ‘한끼줍쇼’ 녹화에서 이국주는 어릴 적부터 남달랐던 먹방 스케일을 공개했다. 이국주는 “유치원 다닐 때부터 된장찌개를 먹고 ‘캬~’를 할 줄 알았고, 초등학교 다닐 때는 보리차에 쌀밥을 말고 조개젓을 얹어 3그릇을 뚝딱했다”며 어릴 때부터 차원이 다른 먹방 본능을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에 질세라 강호동은 “돌 되기 전 이유식이 없어서 바로 된장찌개로 넘어갔다”고 밝히며 떡잎부터 비범했던 ‘먹부심’을 드러냈다. 벨 도전에 나선 이국주는 인적이 드문 한옥마을에서 험난한 한 끼 도전을 예상했다. 이에 앞서 밝힌 남다른 먹성에도 한 끼 성공에 눈이 멀어 “저 생각보다 식탐 없어요”라며 소식 선언까지 하며 절박함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이국주의 애달픈 한 끼 도전은 6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 김포시 대곶면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日아베 “내가 국가다” ‘오만’ 발언...佛전제군주 루이 14세 연상

    日아베 “내가 국가다” ‘오만’ 발언...佛전제군주 루이 14세 연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회 답변에서 “내가 국가다”는 발언을 해 3일 인터넷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통계 조작 문제에 대해 ‘국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야당 의원의 비판에 대해 “내가 국가다. 총리에게 국가가 위기냐는 중대한 발언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답변에 대해 일본 주요 언론들은 크게 취급하지 않고 있지만, 소셜네트워크(SNS) 등에서는 프랑스 전제 군주인 루이14세를 연상시키는 오만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이날 개회 중인 일본 정기국회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을 화제가 되고 있는 ‘신호무시 화법’의 틀로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신호무시 화법은 지난해 이누카이 준이라는 평범한 30대 회사원이 아베 총리의 국회 답변을 적색, 황색, 청색 신호등의 신호를 붙여 분석한 것이 화제가 된 뒤 유행하는 표현이다. 질문과 상관없는 답변을 할 때 적색, 질문 내용을 답변에서 반복할 때 황색,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변할 때 녹색으로 분류했더니 적신호 34%, 황신호 41% 등 질문의 75%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분석이 작년 나왔었다. 도쿄신문은 이누카이 씨에게 의뢰해 올해 정기국회에서 아베 총리의 답변에 대해 같은 틀로 분석하게 했더니 작년 상황과 다를 게 없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4일은 70%가, 같은달 13일은 65%가 신호무시 화법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신호무시 화법’에는 ‘밥(식사)을 먹었느냐’고 아베 총리는 논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꿔서 ‘밥(쌀밥)을 먹지 않았다(빵은 먹었지만)’고 강변하는 식으로 말장난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나온 말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雪國列車’ 눈의 장막 사이로 과거를 달리는 기차

    ‘雪國列車’ 눈의 장막 사이로 과거를 달리는 기차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라는 아주 오래된 영화가 있다. 영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따뜻한 겨울’이라는 역설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다. 정말 따뜻한 겨울이 있을까? 그런 겨울은 없어 보인다. 특히나 올겨울처럼 눈 한 송이 내리지 않으면서도 달포 가까이 추위만 기승을 부리는 것을 보면 ‘따뜻한 겨울’은 그저 말잔치에 불과해 보인다. 하지만 겨울이 따뜻한 곳이 있다. 일본 혼슈 북쪽의 아키타현이 그렇다. 일본의 한갓진 이 시골은 겨울이면 온 종일 눈이 내린다. 그 눈의 장막을 한 겹 젖히고 들어가면 인정 넘치는 사람들과 언 몸을 녹여 주는 따끈한 온천이 있다. 진짜 아키타를 만나면 우리의 겨울은 따뜻하다.●설국 열차 타고 가며 맛보는 식도락 기차를 타고 가며 도시락을 먹는 일. 일본 여행의 로망 가운데 하나다. 일본에는 수없이 많은 기차가 있다. 또 기차마다 각각의 지방색이 담긴 아주 다양한 에키벤(도시락)을 판다. 그렇게 많은 도시락 열차 가운데서도 아키타 내륙종관열차에서 운영하는 곳쓰오 다마테바코 열차에서 먹는 도시락은 특별하다. 아키타 내륙종관열차는 아키타현의 깊숙한 산골을 남북으로 잇는다. 에도시대의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무사 마을 가쿠노다테에서 다카노스까지 94.2㎞를 운영한다. 이 철길에는 모두 29개의 역이 있다. 대부분 역무원이 없는 간이역이다. 이곳을 오가는 기차는 두 량이 전부다. 손님이 적을 때는 달랑 한 량만 운행하기도 한다. 기차 이용자 절반은 현지인, 나머지 절반은 관광객이다. 이 꼬마 기차를 다다미 객실풍의 레스토랑으로 개조한 것이 곳쓰오 다마테바코 열차다.‘곳쓰오’는 맛있는 요리라는 뜻의 일본어 고치소우(ご馳走)의 아키타 사투리다. 다마테바코(玉手箱)는 일본의 유명한 설화에서 따온 것인데, 열면 깜짝 놀라는 물건, 혹은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물건을 뜻한다. 이 열차에서 그 ‘물건’은 도시락을 의미한다. 이 도시락은 기차가 지나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지은 농산물을 재료로 정성을 담아 만든다. 기차가 간이역에 설 때마다 아주머니들이 손수 만든 도시락을 하나씩 기차에 실어 준다. 그렇게 실어 주는 도시락은 모두 일곱 개. 에피타이저로 군밤이 나오고, 본 요리는 소바와 쌀밥이다. 마무리는 젤리다. 메뉴는 계절마다 조금씩 바뀐다. 도시락에는 저마다 이름이 붙어 있다. 이를테면 ‘게이코씨의 채소절임’, ‘세쓰코씨의 소바’, ‘쇼코씨의 밤밥’ 같이 음식을 만든 이의 이름을 함께 적어 놓는다. 곳쓰오 다마테바코 열차는 기차가 지나는 마을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운영한다. 이용객이 적어 언제 폐선이 될지 모를 기차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손수 농사를 짓고, 그 농산물로 만든 요리를 자신의 이름으로 내놓는 그 마음이 얼마나 고운가. 기차에 도시락을 실어 준 후 기차가 사라질 때까지 간이역에 서서 손을 흔드는 아주머니들을 보면 지극한 정성이 느껴진다.●마음까지 녹여 주는 따뜻한 온천들 아키타는 일본에서도 오지다. 그런 아키타가 한국에 널리 알려진 것은 TV 드라마 ‘아이리스’가 큰 역할을 했다. 이 드라마는 아키타의 이름난 여행지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드라마에는 주연배우 이병헌과 김태희가 남녀 혼탕인 줄 모르고 들어섰다가 깜짝 놀라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곳이 뉴토온천향에 있는 쓰루노유 온천이다. 아키타의 대표적인 온천마을 뉴토온천향에는 쓰루노유를 비롯해 7개의 온천이 있다. 이 온천들은 저마다 특색이 있다. 온천수 성분도 다르고, 온천탕 또한 제각각이다. 이런 연유로 온천탕을 순례(유메구리)하는 재미가 있다. 뉴토온천향에 있는 온천 료칸에 숙박하면 온천 순례수첩(1800엔)을 구입할 수 있다. 이 수첩만 있으면 온천 순례 버스를 타고 다니며 7개의 온천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는 2개의 온천이 휴업한다. 쓰루노유 온천은 뉴토온천향을 대표하는 온천이다. 1638년 아키타 영주가 치료를 위해 이곳을 찾았을 때 지은 건물을 료칸으로 개조했다. 38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쓰루노유 온천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온천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 가운데 하나로 불린다. 쓰루노유 온천은 료칸 자체가 완벽한 촬영세트다. 억새를 엮어 덮은 지붕과 목조 가옥은 시간을 단박에 과거로 돌려놓는다. 겨울에는 료칸으로 드는 길에 이글루 모양의 거대한 눈집을 만들고 그 안에 촛불을 켜놓는다. 목탑 위에 설치한 화재를 알리는 종탑에도 세월의 흔적이 물씬하다. 이런 빼어난 자태가 있어 투숙객들은 특별한 유흥거리가 없음에도 ‘셀카놀이’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가니바 온천의 노천탕은 자연미가 넘친다. 이 노천탕으로 가려면 비밀스런 오솔길을 걸어야 한다. 료칸 뒷문을 열고 나가면 사람 키보다 높게 눈이 쌓인 오솔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50m쯤 가면 작은 계곡 옆에 자리한 노천탕이 보인다. 사방에 흰 눈을 이불처럼 덮은 너도밤나무가 있어 정취가 그림 같다.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나뭇가지에 힘겹게 매달려 있던 눈뭉치가 툭~ 하고 떨어진다. 이 소리를 제외하면 사방은 고요하다. 함박눈만 소리 없이 풍경 속으로 낙하한다. 글 사진 김산환 여행작가 ■여행수첩 아키타로 가려면 센다이공항을 이용한다. 3시간 30분 소요. 도쿄에서 신칸센을 이용해도 된다. 아키타에도 국적기가 취항했지만 현재는 휴항 중이다. 아키타 도시락 열차는 자주 있지 않다. 가을걷이가 끝난 후 농한기에만 예약을 받아 운영한다. 많을 때는 한 달에 3회, 적을 때는 1회에 그치기도 한다. 도시락 열차의 종점 아니아이역에서는 언제든지 열차 시간에 맞춰 돌아올 수 있다. 도시락 열차 가격은 6900엔(약 7만원). 도시락 열차가 아니라도 꼬마 기차를 타고 간이역을 찾아 떠나는 여행만으로도 행복하다. 1일 프리패스 2500엔(주말 2000엔). 아키타 내륙종관열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키타현 한국코디네이터사무소에서 아키타현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일본스키닷컴은 온천호텔에서 숙박하면서 다자와코 스키장을 이용하는 다양한 스키 패키지를 출시했다. 홋카이도나 타 지역에 비해 스키 상품이 저렴한 편이다. 다자와코 스키장은 3월 말까지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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