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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님도 반한 이천쌀밥… 구수하고 달짝지근, 어느새 한 솥 뚝딱

    임금님도 반한 이천쌀밥… 구수하고 달짝지근, 어느새 한 솥 뚝딱

    가을볕에 들녘이 익어 간다. 10월이 되면 경기 이천의 너른 들엔 황금물결이 일렁인다. 올해도 농민들의 땀방울을 먹고 자란 벼는 ‘임금님표 이천쌀’이라는 이름의 명품 쌀로 전국 식탁을 찾아간다. 임금님표 이천쌀로 갓 지은 돌솥밥은 밥맛이 일품이다. 3번 국도인 경충대로를 따라 이천돌솥밥, 임금님쌀밥집, 나랏님이천쌀밥, 옛날쌀밥집, 거궁, 도락 등 유명한 쌀밥 한정식집이 줄지어 있다. 윤기가 흐르고 차진 이천쌀밥을 맛볼 수 있는 도예촌 쌀밥거리다. 예전에는 소규모 쌀밥집이 대부분이었는데, 20여년 전부터는 대형 쌀밥집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관광산업’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단체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주말엔 전국에서 몰려오는 가족 단위 손님들로 줄을 잇는다. 쌀밥집은 대부분 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가에 모여 있다. 1인용 돌솥에 잘 지어진 이천쌀밥은 20여가지 반찬과 함께 나온다. 식당들마다 나름의 특성을 지녀 어느 집으로 들어갈지 고르는 재미도 있다. 어느 집을 선택하더라도 훌륭한 쌀밥 맛을 즐길 수 있다. 이천의 지형이 경기도 내륙에 있는 분지라 일조량과 강우량이 충분하다. 밤낮의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벼농사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밥맛을 결정짓는 요소인 찰기와 질감에 영향을 줘 전국 평균보다 단백질은 0.8%, 당질은 1.7% 낮아 밥맛이 뛰어나다.나랏님이천쌀밥은 대궐 같은 기와지붕의 본관과 뒤편의 작은 한옥 별관, 그리고 새로운 건물의 신관 등 모두 3곳으로 나뉘어 있다. 푸짐하게 한 상 차려져 나오는 쌀밥상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돌솥에 잘 지어져 나온 흰 쌀밥에다 20여가지의 반찬은 옛날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돌솥밥이 찰지고 윤기가 흐른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된장찌개, 청어 등 생선구이, 양념게장, 계절나물, 도토리묵냉채 등이 입 맛을 돋운다. 여기에다 계절별 반찬과 떡갈비, 황태구이 등은 전문 음식점 못지 않게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윤기가 흐르는 밥 한술 입에 넣으면 달짝지근하고 구수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나랏님수라상은 20여년 돌솥쌀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전이(63) 대표가 상품화했다. 새벽부터 손수 밑반찬을 만들고 요리하는 등 정성을 듬뿍 담아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손맛이 좋았던 친정어머니로부터 음식 솜씨를 물려받았다는 김 대표는 돌솥밥의 달인으로 통한다. 김 대표는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서는 우선 쌀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쌀을 깨끗이 씻은 후 30분간 불렸다가 밥을 짓고, 밥 짓기가 끝난 후에도 뚜껑을 닫은 채로 뜸을 들이면 고슬고슬한 밥이 완성된다. 김 대표는 “사실 밥맛은 기술보단 정성”이라고 귀띔한다. 돌솥쌀밥을 따뜻하게 즐기고 싶으면 돌솥에 넣은 채로 먹는 게 좋다. 돌솥에 있는 밥을 보조그릇에 덜어 낸 후 따뜻한 물을 부어 뚜껑을 닫으면 구수한 누룽지 숭늉도 즐길 수 있다. 물을 넣지 않고 돌솥째 누룽지를 만들면 또 다른 별미다. 성남 분당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온 김모(46)씨는 “하얀 쌀밥이 찰지고 고소하다”며 엄지척을 했다. 그는 “나물과 생선 등 골고루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부모님이 좋아하신다”며 “주말에 오면 줄을 서야 해서 주로 평일 점심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38)씨는 “다양한 음식을 이 가격에 먹을 수 있어 좋다. 점심을 차리기가 귀찮을 때 종종 찾는다”며 “피자나 햄버거에 길들여진 아이들과 함께 집밥처럼 먹기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이천·광주·여주에서는 지금 ‘202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11월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가족과 함께 따뜻한 돌솥쌀밥을 즐긴 후 세계도자비엔날레를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 130년 전 ‘관찰사의 밥상’ 찐 전주의 맛이 돌아왔다

    130년 전 ‘관찰사의 밥상’ 찐 전주의 맛이 돌아왔다

    1884년 전라감영 찾은 美 해군무관“모든 소리·유흥 中보다 웅장·환상적”17가지 음식 종류 등 그림으로 기록 전주시, 외국인 접대상 등 현대적 복원9월까지 음식점 선정 일반에 판매 벼슬아치는 아전만 못하고(官不如吏), 아전은 기생만 못하며(吏不如妓), 기생은 소리만 못하고(妓不如音), 소리는 음식만 못하다(音不如食). 조선시대 전라감영이 있던 전북 전주시는 4불여(不如)의 고장으로 전해온다. 이는 예로부터 전주가 음식으로 내로라하는 고장이었음을 칭송하는 글귀다. 최고의 맛을 자부하는 전주 음식의 뿌리는 조선시대 ‘관찰사 밥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관 종2품의 왕권대행자 전라 관찰사에게 올리는 밥상은 전주 음식의 결정체로 ‘찬품극정결’(饌品極精潔·음식에 극진히 정성을 다해 바르고 훌륭하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주시는 고증을 바탕으로 전주 음식의 계보를 추적해 원류인 관찰사 밥상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관찰사 밥상은 올가을쯤 전주 한정식집에서 일반에게 선보일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미식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전주는 전라도의 중심지로 산물이 풍부한 지역이었다. 교통이 편리해 넓은 평야, 산, 강, 바다에서 생산되는 산물이 모두 모여 교환되는 결절지(結節地) 역할을 했다. 이는 식재전주(食在全州)라는 이름을 가질 정도로 음식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전라도와 제주도를 통치했던 전라감영은 전주 음식의 탯자리 역할을 했다. 전라감영에는 800여명의 영리가 근무했고 외부 손님과 고을 백성이 수시로 찾아 영주(주방)에서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음식을 준비했다. 감영에서 열리는 잔치도 많았다. 고종 황제 탄생일인 칠월연에는 당대의 판소리 명창들이 밤늦게까지 경연을 했고 끝나면 떡과 국수, 유과 등을 나누어 주었다. 동짓날에는 판소리 장원을 뽑는 대사습놀이가 열리는 동안 팥죽을 맛보게 했다. 특히 전라 관찰사의 진지상과 손님 접대상, 사대부와 지방 아전의 격식 있고 풍성한 반상이 한정식을 형성하고 음식이 발달하는 기원이 된 것으로 전해 내려온다. ●국내 최초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뿌리 깊은 전주 음식의 발달 과정을 짚어보면 전국 어느 도시를 가나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의 상호에 ‘전주’라는 지명이 붙은 사례가 유난히 많은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란 것을 짐작게 한다. 음식 앞에도 전주비빔밥, 전주콩나물국밥, 전주한정식, 전주막걸리 등 ‘전주’라는 상징적 단어가 붙어야 더욱 맛깔스럽다. 여기에 전라도의 손맛과 훈훈한 인심까지 더해져 전주 음식은 한층 게미(전라도 방언·음식 속에 녹아 있는 독특한 맛)를 더한다. 이 같은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2012년 전주시가 국내 최초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되는 배경이 됐다. 세계적으로도 콜롬비아 포파얀(2005년), 중국 칭다오(2010년), 스웨덴 외스테르순드(2010년)에 이어 네 번째다. 당시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은 전주시가 음식을 포함한 지역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창의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점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또 수천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정성 어린 가정 음식, 한식전문 인력 양성 과정, 한 스타일 전문코디네이터 양성 등 창의적 인재 양성 노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 또 영국의 3대 일간지인 가디언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한 ‘대한민국음식기행’이란 기획에서 전주를 ‘한국에서 음식으로 대적할 곳이 없는 도시’로 소개하기도 했다.●미국서 기록으로 발견된 전라 관찰사 밥상 전라 관찰사의 상차림과 감영의 접대·유희는 2008년 미국의 한 교수가 주한미국공사관 해군무관 조지 클레이턴 포크(1856~1893)의 일기를 책으로 펴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1884년 11월 10일 전라감영을 방문한 포크는 관찰사 김성근(1839~1919)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은 다음날 오전 10시 전주 객사인 풍패지관(豊沛之館)에서 받은 아침 밥상을 “가슴까지 차오르는 엄청난 성찬”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콩을 섞은 쌀밥, 무와 계란이 들어간 소고깃국, 꿩탕, 숯불고기, 닭구이, 콩나물무침 등 17가지 음식의 종류와 위치를 그림으로 그리고 번호를 매겨 여행일기에 자세히 기록했다. 포크는 전라감영에서 받은 융숭한 대접에 대해 “모든 소리와 유흥은 중국에서 본 어떤 것보다 웅장했다. 실로 환정적인 날이다. 감영은 작은 왕궁이다”라고 적었다. 이 기록은 전주의 음식문화와 조리법을 알 수 있는 최초의 문헌이자 다른 지역 감영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접대·연희·상차림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전주 음식은 ‘세종실록지리지’ 등 다양한 문헌과 ‘미암일기’(유희준), ‘호남일기’(이석표·이상황), ‘완영일록’(서유구) 등 전라감사들이 기록한 일지에 등장하지만 식자재와 조리법을 유추할 수 있는 기록은 없었다.●관찰사 밥상 복원해 상품화 나서 전주시는 3년 전인 2018년부터 포크의 일기를 토대로 관찰사 밥상과 외국인 손님 접대상, 연회 복원에 나섰다. 전주대 송영애 교수는 문헌 연구와 사례를 통해 전라감영 관찰사 밥상을 개발했다. 송 교수는 또 130여년 전에 전라감영을 방문한 외국인 손님에게 차려낸 상차림도 재현했다. 관찰사 밥상은 조선시대 전라감영 관찰사(종2품)의 상차림을 기본으로 전주 식자재와 조리법을 활용하되 현대 식문화까지 고려해 수라상(12첩)보다 한 단계 낮은 9첩 반상으로 구성했다. 최종 음식선정 기준은 가치성, 지역성, 현실성 등을 반영해 밥, 국, 김치, 장류, 찌개 등 7종 11가지 기본 음식과 나물, 구이, 젓갈 등 반찬 9첩을 제시했다. 감영이 위치한 전주의 식재료와 조리법도 고려했다. 관찰사 밥상에 오른 기본 음식은 쌀밥, 고깃국, 김치(생강뿌리를 넣은 김치, 배추김치, 물김치), 장류(간장, 초간장, 초고추장), 찌개(생선조치, 조기찌개), 닭찜, 소고기전골 등이 선정됐다. 반찬은 무생채, 미나리나물, 숭어구이, 생치조림, 양하전, 죽순해, 소고기자반, 새우젓, 어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송 교수는 “전라감사는 국가적 축하나 의례행사가 끝나면 진지상을 아랫사람들에게 물려주었고 상물림이 끝나고 나면 남은 음식은 기름종이에 싸서 백성들이 골고루 나누어 가지고 갔으며 이 같은 밥상 물림과 싸 가지고 간 음식이 공간적, 시간적 음식문화유산으로 계승돼 오늘날 전주 한정식이 됐다”고 말했다. ●“전라 관찰사 밥상은 전주 한정식의 원형” 전주시는 관찰사 밥상을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상품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찰사 밥상과 외국인 접대상을 현대적으로 복원해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사업과 더불어 전라감영의 식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1월에는 관찰사 밥상 정식 출시를 앞두고 온라인을 통해 9첩 반상 2종(춘하·추동), 5첩 반상 1종, 국밥 2종, 다과 1종, 도시락 1종을 선보였다. 관찰사 밥상은 유튜브 채널 전주맛(https://youtu.be/t1W1BEY8ji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주시는 오는 9월까지 관찰사 밥상 판매업소를 선정할 방침이어서 빠르면 올가을 전라 관찰사 밥상을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라 관찰사 밥상은 현재의 전주 한정식의 원형이 됐고 음식문화 유산으로 계승되고 있다”며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서 ‘전주음식’의 뿌리를 찾아 위상을 높이고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지역 음식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 없는 여행이었다”[이슈픽]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 없는 여행이었다”[이슈픽]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독일 선수가 도쿄올림픽에 대해 혹평했다. 독일 사이클선수 사이먼 게스케는 지난 2일 일본에서의 긴 격리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앞서 그는 지난달 23일 레이스 전날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8일 영국 자전거 잡지 ‘사이클링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격리 상황을 회상했다. 게스케는 독일로 출국하기 전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 없는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게 돼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격리된 호텔 사진을 공개했는데, 창문은 잠겨 있고 하루 세 번 방에서 나갈 수 있어 마치 감옥 같다고 설명했다. 게스케는 “오전 7시가 체온 측정 시간이다. 천장에 달린 스피커가 날 깨운다”고 말했다. 그는 쌀밥, 간장, 삶은 양배추, 삶은 브로콜리 등이 전부인 부실한 식사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독일로 돌아간 그는 “정말 사나운 여행”이었다고 설명했다.네덜란드 여자 스케이트보드선수 캔디 제이콥스 역시 지난 7월 21일 일본에 도착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결국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최근 영국 언론 등에 따르면 제이콥스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격리시설로 끌려갔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제이콥스는 “격리된 호텔엔 신선한 공기도 부족했고 식단도 불균형했다”며 “선수들을 위한 영양 조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의료진과 언어 장벽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IOC “코로나 걸려도 선수 개인 책임” 동의서 요구 논란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 중 대회로 인해 선수가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본인 책임’이라는 서약서를 요구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샀다. 라나 하다드 IOC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제네바 온라인 포럼에서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가 대회 기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에도 주최자는 면책된다는 동의서에 서명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다드 COO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보증할 수 있는 정부나 보건당국은 없다. 우리 모두가 떠안아야 할 위험”이라며 코로나19 감염은 참가자 개인의 책임이라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동의서 제출이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새로운 조건이 아니라 “이전부터 이뤄졌다”며 다른 주요 대회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해외 언론들은 IOC의 서약서 요구가 사실상 강요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적어도 최근 6차례의 하계·동계 올림픽 대회 동의서에는 ‘감염증’이나 ‘사망’ 등의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지카 바이러스 우려가 있었던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이렇지 않았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도쿄올림픽은 지난달 23일 개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오늘(8일) 폐막한다. 코로나19 탓에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48시간 이내에 퇴촌해야 한다. 이에 대다수 선수들이 대회 도중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 “스타 특별대우 안해” 크리스 우 체포에 감옥 소개 영상 인기

    “스타 특별대우 안해” 크리스 우 체포에 감옥 소개 영상 인기

    여러 건의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전 엑소 멤버 크리스 우 탓에 중국에서 갑자기 쓰촨 교도소의 생활을 소개한 30초짜리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5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쓰촨 감옥’ 공식 계정이 ‘높은 담 안의 생활’이란 제목으로 소개한 감옥생활 소개 동영상을 1억명 이상의 네티즌이 시청했다고 전했다. 쓰촨일보가 촬영한 동영상에 따르면 높은 담벼락 안의 세상은 대기열 훈련, 법률 교육, 일상적인 행동 훈련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개된 식단에 따르면 아침 식사는 만두, 소금에 절인 요리 및 쌀밥 그리고 점심은 쌀, 수프, 볶음 요리다. 저녁 식사로는 쌀, 야채, 수프에다 행동을 잘하면 고기를 ‘보너스’로 먹을 수 있다. 생일이면 1년에 한번 닭요리, 꼬치구이, 국수 등을 생일식사로 먹는다. 중국에서는 생일에 미역국 대신 장수를 상징하는 면요리를 주로 먹는다. 또 숙박비와 식비를 지불할 필요가 없으며, 위생적인 식사를 잘 먹을 수 있다고 쓰촨 교도소 측은 강조했다. 하루의 시작은 당신은 누구이며, 왜 여기에 있는지, 그리고 이곳에서 무엇을 하는지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 묻는 정신 교육으로 이루어진다. 한때 스타였던 범죄자가 감옥에서 특별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가란 네티즌의 질문에 쓰촨 교도소 측은 “감옥은 모든 범죄자를 동일시한다”고 밝혔다. 검찰과 다른 범죄자의 감독하에 누구도 특별 대우를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동영상은 지누션의 노래 ‘나에게 말해줘’를 배경으로 제작되어 더 큰 관심을 끌었다. 중국 언론은 크리스 우가 한때 한국의 엑소 멤버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쓰촨 교도소 측의 소개와 달리 정치범은 특별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언론은 한때 중국 최고의 지도자로 물망에 오르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는 베이징 근처 친청교도소에서 죄수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서예를 하면서 수감 생활을 한다고 보도했다. 직접 붓글씨로 쓴 편지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당국에 재심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뒤 비리 혐의로 수감된 저우융캉 전 공산당 상무위원은 교도소내 독방 옆에 텃밭을 일궈 과일과 채소를 기른다고 전해졌다.
  • 막된장에 빠진 자리돔… 빙초산 한 방울에 ‘벌떡’

    막된장에 빠진 자리돔… 빙초산 한 방울에 ‘벌떡’

    “자리물회나 먹으러 갑서.” 요즘 제주의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자리물회 집으로 향한다. ‘자리돔’을 제주 사람들은 그저 ‘자리’라 부른다. 자리물회는 보양식이자 제주의 대표 여름 음식. 뚝딱 한 그릇을 먹고 나면 더위가 싹 가신다. 올해는 자리돔이 풍년이다. 최근 몇 년간 자리돔이 잡히지 않아 ‘금자리’란 별칭이 붙기도 했지만, 올해는 제주 바다의 수온이 높아져 어획량이 늘어났다. 최적의 자리돔 서식 수온은 통상 17~18℃다. 자리가 막 잡히기 시작한 5월부터 제주바다의 수온이 자리돔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됐다. ●뼈째 썰어 씹을수록 고소한 여름 보양식 자리돔은 암초 계곡에서 자리를 지키며 사는 정착성 어종이다. 멀리 이동하지 않고 한 자리를 지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수심 2∼15m 지점에서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몸길이는 10~18㎝가량이며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산란은 6~7월에 하는데 암컷이 알을 암반에 붙이면 수컷이 부화할 때까지 지킨다. 제주에서는 자리돔은 잡는 게 아니라 뜬다고들 한다. 그물을 바다 깊숙한 곳으로 던져 끌어당기는 게 아니라 바다 표면에서 그물에 걸린 자리를 떠내는 방식이다. 이처럼 ‘뜨는’ 방식의 자리돔 조업 형태는 요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제주의 전통 어선인 뗏목 형태의 테우가 어선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어선 2척이 동원돼 바닷속에 그물을 던지고, 자리돔이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일제히 들어 올려 잡는 ‘들망’ 방식으로 잡는다. 자리돔은 4월부터 7월까지 잡힌다. 자리돔은 물회, 젓갈, 구이, 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지만 자리물회를 으뜸으로 친다. 싱싱한 자리돔을 뼈째 썰어 채소와 함께 막된장으로 양념한 후 시원한 물을 부어 먹는다. 자리돔의 비늘을 긁어내고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한 뒤 썰어서 식초를 약간 뿌려 둔다. 상추, 깻잎 등의 채소는 잘게 썰고 오이는 채를 썬다. 토장과 다진 마늘 등 양념을 넣고 무친 후 찬물을 부어 먹는데 제피나무의 잎을 약간 넣으면 향도 좋고 비린내도 가신다. 제주 사람들은 여기에 더 톡 쏘는 빙초산을 한 방울 떨어뜨려 먹는다. 제주 사람들은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듯 자리물회에 보리밥을 말아서 먹었다고 한다. ‘여름철 자리물회 다섯 번만 먹으면 따로 보약이 필요 없다’고 할 만큼 제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여름 보양식이다. 씹을수록 구수한 생자리돔은 아미노산과 칼슘이 풍부하다. 바닷가에서는 자리물회를 해 먹었고 한라산 중산간에서는 소금에 절여 젓으로 담가 먹었다. 큰 자리는 구이를 해도 맛있다. 뼈째로 막 썰어 막된장에 찍어 먹는 자리강회는 술안주로도 좋다. 자리젓은 자리돔에 소금을 뿌려 숙성시킨 뒤 먹을 때는 다진 풋고추와 식초를 넣어 무쳐 먹는다. 통째로 또는 다져서 먹는데 밥에다 자리젓을 올린 뒤 콩잎에 싸서 먹기도 한다. 뼈째로 요리한 자리강회나 자리구이를 처음 먹는 관광객은 목에 가시가 걸릴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젓갈·구이·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겨 제주에서 자리돔은 서귀포시 보목포구가 유명하다. 보목항에서는 요즘 어선 4척이 하루에 여러 차례 자리돔잡이에 나선다. 어선은 지귀도 인근에서 자리돔을 잡고 포구로 돌아와 직거래장터에 전달한 뒤 다시 자리돔잡이에 나선다. 선원 김모씨는 “보통 하루에 배 한 척이 100㎏가량 잡는다”며 “자리가 잘 잡히는 조석간만의 차가 가장 적은 조금 때는 1000㎏을 잡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어획량이 늘어나면서 값도 다소 싸졌다. 보목항 직거래장터에서 지난해 ㎏당 1만 8000∼1만 9000원이었던 자리는 올해 1만 5000~1만 6000원에 판매된다. 보목포구에는 요즘 자리물회를 먹기 위해 관광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해마다 이곳에서는 자리돔 축제가 열렸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취소됐다. ●된장 양념 호불호에 관광객용 붉은 물회도 자리물회는 관광객들에겐 호불호가 엇갈린다. 막된장으로 양념을 한 탓이다. 관광지 주변 식당가 등에서는 육지 관광객 입맛에 맞춰 된장 대신 고추장으로 양념한 붉은 자리물회도 있다. 제주 토박이들은 예전에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비릿한 된장맛의 전통 자리물회가 자꾸 사라진다며 아쉬워한다. 부산에 사는 제주 출향인 양모(60)씨는 “어릴 때 어머니가 생자리를 손질해 뚝딱 해 주시던 자리물회 맛을 잊을 수가 없어 고향에 들르면 반드시 된장으로 양념한 자리물회 식당을 찾곤 한다”고 말했다.제주의 여름 별미로는 한치물회도 있다. 한치물회는 관광객을 위해 개발한 음식. 제주의 전통 음식인 줄 알지만 관광객 입맛을 겨냥한 ‘관광물회’다. 육지의 다른 물회와 마찬가지로 고추장으로 양념해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된장으로 양념한 자리물회가 거북한 여름철 제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인기 음식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한치는 오징어와 유사하지만 색깔은 오징어보다 훨씬 흰빛이 돈다. 크기는 20㎝ 정도다. 제주에는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오징어보다 한 수 위 대접을 받는다. 실제 맛도 오징어보다 담백하고 부드러워 고급 식재료로 친다. 제철을 맞아 요즘 제주 밤바다는 한치잡이 어선들이 환하게 불을 밝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관광물회’ 한치물회, 토박이에게도 인기 한치물회는 집에서도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다. 껍질을 벗긴 싱싱한 한치를 곱게 채 썬 후 꼬들꼬들해지면 물기를 꼭 짠다. 여기에 무와 깻잎, 오이는 곱게 채 썰고 홍고추와 풋고추도 썰어 고추장과 참기름 양념에 무쳐 시원한 물과 얼음 등을 부어 먹는다. 제주 토박이인 고모(63)씨는 “한치물회는 관광물회로 개발됐지만 이제는 제주 토박이들도 즐겨 먹는다”면서 “여름철에 한치를 구해 냉동해 뒀다가 겨울철에 한치덮밥을 하거나 살짝 익혀서 술안주로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 고된 삶이 할퀸 며느리인 듯 당당히 버텨낸 엄지척인 듯

    고된 삶이 할퀸 며느리인 듯 당당히 버텨낸 엄지척인 듯

    전남 장흥에 들어설 때마다 시선을 잡아끄는 풍경이 있다. 외면하려 해도 고개를 돌릴 때마다 눈길이 가 닿는다. 억불산(518m) 며느리 바위 이야기다. 며느리 바위는 정상 바로 아래에 불쑥 솟았다. 이름처럼 허리를 반쯤 굽힌 여인네의 모습과 닮았다. 한데 어딘가 거리낌도 느껴진다. 거죽을 뚫고 날카로운 가시 하나가 돋아난 듯한 모습이라서다. 지금 그 바위를 ‘영접’하러 나선 길이다. 주변이 험해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던 며느리 바위였지만, 안전시설들이 조성되면서 그만큼 돌아보기도 쉬워졌다. ‘자응’(주민들은 장흥을 이렇게 부른다)의 산들은 흔히 둥글고 모나지 않았다고 표현된다. 어머니처럼 말이다. 이 말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억불산 정상에 서 보면 안다. 뜻밖에 사방으로 창처럼 뾰족한 산들이 둘러쳐 있다. 가까이도 그렇고 멀리도 그렇다. 다만 험산이라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뫼의 꼭대기만 뾰족할 뿐 대부분의 산들이 펼친 자락은 어머니의 치마처럼 완만하고 넓다. 제주 한라산을 연상하면 알기 쉽겠다. 그 너른 치맛자락에 우드랜드 등 장흥의 명소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억불산은 등산 코스가 여럿이다. 그만큼 ‘자응’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는 뜻이다. 그리 만만한 산은 아닌데도 주민들은 동네 뒷산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관광객이라면 ‘말레길’을 추천한다. 관광약자들도 오를 수 있게 조성한 무장애숲길이다. 무엇보다 좋은 건 편백숲 ‘우드랜드’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나라 안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편백나무 노거수들과 호흡을 같이할 수 있다. ●짙은 향기 내뿜는 편백나무와 숨 나누며 걷는 ‘말레길’ 비 내린 뒤, 숲의 향기가 짙다. 수많은 편백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기다. 나무들은 비를 흠뻑 맞고 나면 빛깔도, 향기도 한결 짙어진다. 여기에 빗물이 들춰낸 땅의 향기까지 더해지니 숲은 그야말로 향기의 결정체다. ‘말레길’은 편백숲 가운데에 있다. 애초 조성 목표는 ‘휠체어를 밀고 오를 만큼 수월한 길’이었다. 한데 유모차라면 모를까 휠체어는 사실 언감생심이다. 빈손으로 올라도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바위 투성이에 된비알이 많은 등산로보다는 확실히 오르기가 수월하다. 산자락을 휘휘 돌면서 경사도를 낮췄고, 울퉁불퉁한 바닥 위로 목재 데크를 깔아 평평하게 만들었다. ‘말레’는 남도의 옛말로, ‘대청마루’를 뜻한다. 억불산 정상까지 약 4㎞ 정도 이어져 있다. 완경사가 계속되다 정상 인근의 수백m 구간에서 급경사로 돌변한다. 며느리 바위는 정상 바로 아래 있다. 억불산 정상에서 내려갈 수도 있고, ‘말레길’ 중간쯤에서 등산로로 바꿔 타고 며느리 바위까지 간 뒤 정상에 오를 수도 있다. 예전엔 길이 험해 멀리서 며느리 바위를 봐야 했지만, 요즘은 안전설비가 잘 갖춰져 누구나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다. 며느리 바위엔 전설이 전해온다. 김상찬 한들문화 이사장과 장흥읍지 등에 따르면 버전은 두 가지다. 먼저 빈승학대 전설이다. 못된 시아버지가 탁발승을 구박하고 내쫓자 착한 며느리가 몰래 쌀을 퍼줬다. 감읍한 탁발승은 몇 월 며칠에 물난리가 날 것을 일러주고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구해 달라는 시아버지의 간절한 외침에 산을 오르던 며느리는 뒤를 돌아보게 됐고 그만 돌이 되고 말았다. 물난리 뒤에 만들어진 게 읍내 탐진강변의 박림소(방림소라고도 불린다), 며느리가 쓰고 있던 수건(巾)이 날아간 곳은 건산(巾山)리라고 한다.●가까이 마주하면 장엄함에 압도당하는 ‘며느리 바위’ 다른 버전은 망부석 전설이다. 이번엔 못된 남편이 상대역이다. 농사와 과거 공부를 병행하던 남편이 억불산과 마주 보이는 수인산에서 공부하겠다며 집을 나갔다. 하지만 남편은 인근 옥녀봉의 선녀에게 눈이 팔려 공부도 아내도 까맣게 잊고 말았다. 어느 날 닭고기가 먹고 싶다는 선녀를 위해 닭을 훔치러 마을로 내려온 남편은 수인산 산신의 노여움을 받아 벼락을 맞고 돌이 됐다. 그 자리가 부암(夫岩)이다. 이런 사달을 모르던 아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억불산에 올라 남편이 있는 수인산을 바라보다 돌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실물로 ‘직관’한 며느리 바위는 ‘기골이 장대’하다. 아마 조산운동 초기에 솟구친 거대한 바위가 풍화와 침식을 거쳐 쪼개지고 갈라지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을 것이다. 바다에 떠 있는 수많은 ‘촛대바위들’처럼 말이다. 형성 과정은 그렇다 해도, 모양새만큼은 범상치 않다. 어딘가 슬퍼 보였던 며느리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다. 이처럼 존재감 넘치는 바위라면 촛농, 쌀밥 등 ‘치성의 흔적’이 어딘가 하나쯤 있을 법한데 말끔하다. 태초의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더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억불산 정상에서 맞는 풍경이 시원하다. 사방이 막힘없이 트였다. 제암산과 사자산, 천관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쳤고, ‘길게 흥할’ 장흥(長興) 시가지 너머로 넉넉한 바다가 펼쳐져 있다.●우드랜드 ‘사색의 숲’에선 명상·맨발 걷기로 치유도 발 아래 편백숲도 볼 만하다. 산 아래에선 실감할 수 없었던 숲의 전체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억불산은 수없이 많은(億) 부처(佛)가 있다는 산이다. 산정에 솟은 수많은 기암괴석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지만, 산이 사람에게 내주는 혜택이 나무에서 비롯된다는 걸 생각하면 편백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부처라고 해도 틀리지 않겠다. 사족 같은 조언 하나. 억불산은 그리 높지 않다. 해발 0m에서 출발하는 바닷가 인근의 산이란 점을 고려해도 내륙의 1000m급 고봉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정상의 바위 무리는 꽤 험하다. 특히 며느리 바위 일대가 그렇다. 멀리 바다에서 밀려오는 구름은 잘 보이지 않는다. 산정에 다다를 무렵에야 짙은 안개로 변해 덮친다. 구름이 잔뜩 밀려올 때는 앞을 분간하기 힘든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말레길 들머리인 우드랜드는 장흥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숙박 등 실내 시설은 코로나로 운영이 중단됐지만, 산림 치유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명상과 호흡 요가, 맨발 걷기 등이 진행된다. 풍욕장이었던 비비에코토피아는 ‘사색의 숲’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입장료가 사라졌고 해먹 등의 시설물은 의자 등으로 교체됐다. 관광객들도 ‘사색의 숲’에서 진행되는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글 사진 장흥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고기 없는 돈육김치찌개” 부실급식 제보…해병대 “정성 부족” 사과

    “고기 없는 돈육김치찌개” 부실급식 제보…해병대 “정성 부족” 사과

    최근 군 부대에서 부실 급식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해병대 1사단에서도 ‘부실 급식’ 제보가 나왔다. 자신을 해병대 1사단 소속 격리병사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 14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부실한 저녁식사 사진을 제보했다. A씨가 받은 격리자 급식엔 돼지고기가 없는 돈육김치찌개와 양파간장절임, 치킨샐러드 등이 메뉴로 나왔다. A씨는 치킨샐러드에도 “닭가슴살 한 조각 집으니 블랙홀이 생겼다”며 부실한 식단을 폭로했다. 그는 “평소에도 좀 부실한 편이여서 다들 라면을 많이 먹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해병1사단은 이날 오후 9시쯤 공지문을 통해 “14일 사단 석식 식단은 표준식단표 기준에 따라 밥, 국, 반찬3(쌀밥, 돈육김치찌개, 치킨샐러드, 총각김치, 양파간장절임, 음료)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격리시설별 석식 배식 결과를 확인한 결과 일부 부대에서 도시락을 담는 과정에서 정성이 부족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감독을 철저하게 실시하고 부족함은 없는지 더욱 정성껏 확인하고 세심하게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국방부는 최근 부실 급식 논란이 잇따르자 박재민 차관을 책임자로 하는 ‘장병 생활여건 개선 TF(테스크포스)’를 출범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계룡대 ‘부실급식’은 사실…반박했던 국방부가 ‘부실조사’

    계룡대 ‘부실급식’은 사실…반박했던 국방부가 ‘부실조사’

    국방부 직할부대인 계룡대 근무지원단 예하 부대의 ‘부실급식’ 논란이 사실로 확인됐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일부 부대에서 (격리 장병에게) 도시락을 배식하는 과정에서 일부 메뉴가 빠졌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실급식’ 논란은 지난 16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계룡대 예하 부대에서 ‘쌀밥과 볶음김치, 건더기가 없는 오징어 국’ 등 부실한 아침식사가 제공됐다는 제보가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국방부가 제보 내용을 부인하면서 ‘정상 제공’된 도시락 사진을 올렸지만 이 사진 속 도시락마저도 “차라리 편의점 도시락을 제공하라”며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국방부는 제보가 게시된 당일 저녁 입장문을 통해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직접 관리하는 7개 부대 중 3개 대대(관리대대, 수송대대, 군사경찰대대)에 총 8명의 격리장병들이 있다”면서 “이들에게 제공된 도시락은 배식 전 간부들이 검수를 위해 아래와 같이 촬영된 사진을 확인한 결과 모든 메뉴가 정상적으로 제공되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제보 내용이 부정확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추가 확인 결과 근무지원단 예하 부대에 1인 격리자 8명 외에 동일집단(코호트) 격리장병이 100여명 추가로 있었고, 이들에게 제공한 급식을 확인한 결과 제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부 대변인은 “통상적으로 코호트 격리자들은 (도시락이 아닌) 병사식당을 일반장병과 분리해서 식사를 제공해 왔었다”며 “그러다 보니 1차 조사에서는 도시락 사진이 제보에 올라왔기 때문에 1인 격리하는 병사들에 대해서만 도시락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제보 사진 속에 이미 도시락이 2개 나와 있었다는 점에서 당초 1인 격리자만 조사 대상으로 삼은 것 자체가 부실조사였던 셈이다. 여기에 제대로 사실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 제공’했다는 도시락 사진을 성급하게 올렸다가 화를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방부의 첫 반박이 나온 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는 국방부가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는 추가 제보가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확인된 부실급식은 물론 초기 대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문책성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 대변인은 “(서욱 장관이) 보고를 받자마자 감사관실에 지시해 계룡대 근무지원단에 대한 현장감사를 진행 중”이라며 “육해공군 차원에서도 계룡대 지역 21개 부대를 대상으로 격리자 급양관리 실태에 대한 정밀진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 결과에 따라서는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충북 진천군, ‘술잔 안 돌리기’ 운동 전개

    충북 진천군, ‘술잔 안 돌리기’ 운동 전개

    충북 진천군은 코로나19 확산 예방과 음주강요 문화 개선을 위해 ‘술잔 안돌리기 운동을 전개한다’고 13일 밝혔다. 군은 이를 위해 오는 26일까지 음식점을 대상으로 술잔 안돌리기 운동 사업장을 모집한다. 신청은 코로나 방지를 위해 테이블 간 칸막이가 설치돼 있고 단체식사와 회식이 가능한 테이블 12개 이상을 갖춘 업소만 가능하다. 군은 희망자가 많으면 군모범음식점, 생거진천 쌀밥집, 향토맛집, 건강음식점, 도모범음식점, 위생등급업소, 대물림업소 등을 우선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신청서가 접수되면 서류검토와 현장 답사 등을 거쳐 다음달 18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선정 업소에는 ‘대화는 돌리고 술잔은 제자리에!’ 문구가 각인된 소주잔과 맥주잔 100세트와 마스크, 절주 건강 포스터가 지급된다. 군은 포스터와 소주·맥주잔을 제작중이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코로나를 비롯한 모든 감염병 확산을 막고 회식문화 개선 등을 위해 술잔 안돌리기 운동을 추진하게 됐다”며 “반응이 좋으면 사업장 추가 모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길섶에서] 이팝나무/김균미 대기자

    식물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그런데 유독 기억이 생생한 나무가 있다. 작년 초여름 서울 강남대로와 청계천에 때아닌 함박눈이 내린 것처럼 탐스러운 흰 꽃으로 뒤덮여 있던 가로수가 잊혀지지 않는다. 예뻐서 보고 또 돌아봤다. 잊고 지내다 며칠 전 우연히 나무 이름을 알아냈다. 이팝나무였다. ‘세종대로 사람숲길’의 서울시청에서 광화문 사거리에 이르는 인도 중간에 줄지어 놓인 대형 돌화분들에 이팝나무라는 팻말이 걸려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저 앙상한 가지뿐이어서 눈살을 찌푸렸는데 모르는 새 연한 녹색 잎이 파릇파릇 돋아났다. 이팝나무는 한국이 원산지로 물푸레나뭇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이다. 이름 관련해 여러 설이 있다. 나무 전체가 하얀 꽃으로 덮이면 쌀밥을 담아 놓은 듯해 이밥나무라 부르던 것이 이팝나무가 됐다는 설부터 이팝나무 꽃이 입하절에 펴 입하목이라 부르던 것이 입하나무를 거쳐 이팝나무로 바뀌었다는 설까지. 선조들은 이팝나무에 꽃이 만발하면 풍년이 들고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 온다고 믿어 나무에 치성을 드렸는데 요즘은 가로수, 공원수로 많이 심는다고 한다. 올 5~6월 광화문에서 하얀 이팝나무 꽃향기를 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의무격리 장병 도시락/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의무격리 장병 도시락/임병선 논설위원

    군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700명을 넘겼다는 시기에 마침 휴가를 마치고 귀대한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억장이 무너질 사진이 여럿 공개됐다. 지난 2월부터 장병 휴가가 정상화되면서 휴가를 다녀온 병사들은 기침이나 발열 등 증상이 없어도 PCR 진단 검사를 받고 14일 동안 예방적 차원에서 격리되는데, 그 기간에 형편없는 도시락이 제공되는 일이 폭로된 것이다.  지난 18일 페이스북의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 드립니다’ 페이지에 51사단 예하 여단 소속이라고 밝힌 A씨가 격리 기간에 받은 도시락 사진을 올리면서 “다른 곳은 식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흰 쌀밥에 김치, 양파와 오이 절임, 닭볶음 등 반찬이었다. 자세히 보면 닭고기는 두 점. 한 칸은 덩그러니 비어 있었다. 다른 도시락 사진은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쌀밥과 옥수수와 게살 샐러드, 김치 등뿐이다. 세 번째 도시락은 밥과 국, 고기볶음, 깍두기와 소시지 세 쪽씩, 포장용 구이김이 다였다.  그는 “핸드폰 반납하고 TV도 없는데 밥까지 이런 식이니 감방(교도소)이랑 뭐가 다르죠. 휴가 다녀온 게 죄인가요”라고 되물었다.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에는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A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5일 국방부는 격리 장병의 도시락 용기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천연 펄프로 바꿔 오염도 줄인다고 자랑했는데 정작 내용물이 문제였던 것이다. 12사단 소속이라고 밝힌 이는 120여명이 먹어야 하는데 햄버거 빵이 60개만 지급돼 취사병들이 하나를 반으로 갈라 120개로 만들었다고도 폭로했다.  지난 1월 기준 장병 한 명의 하루 급식비는 지난해 8493원에서 3.5% 오른 8790원이다. 한 끼에 2930원꼴이다. 편의점 두어 곳을 들렀더니 3800원이면 고기 반찬 등 제법 구색을 갖춘 도시락을 구입할 수 있었다. 단체급식이면 가격을 훨씬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한 해 군인 급식에만 1조 6000억원이 들어간다는데 금쪽같은 내 자녀가 이렇게 부실한 도시락으로 2주를 견딘다면 엄마아빠들의 가슴이 타들어 갈 것 같다.  육군은 어제 입장문을 내 “51사단의 경우 격리인원 급식과 관련해 더욱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고 12사단은 부식 청구 및 수불체계를 정밀 점검해 개선하겠다. 장병 가족 및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훈련에서 열외라 해도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이다. 군의 자존심이 국격이다. 국방부는 해당 부대의 문제점은 없는지 소상히 살핀 뒤 혹여나 비리 때문에 이런 형편없는 급식이 제공된 것은 아닌지 밝히고, 부모들에게 충실히 설명해야 한다.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산모와 미역국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산모와 미역국

    한국인의 몸에는 미역의 DNA가 들어 있다. 우리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미역과 인연을 갖고 태어난다. 삼신할미가 아기를 점지하고 태중에서 열 달 동안 잘 키워 주고 순산시켜 주었다고 해 쌀밥과 미역으로 정성껏 삼신상을 차려 삼신할미를 위했다. 출산하면 먼저 산모에게 삼신상에 차렸던 쌀과 미역으로 미역국을 끓여 주었다. 이를 ‘첫국밥’이라 한다. 우리에게 미역국은 ‘태어난 날’인 생일을 상징한다. 미역은 바다에서 나는 띠와 채소라 하여 해대·해채, 달달한 맛이 난다고 해 감곽이라고 한다. 산모가 먹는 미역은 ‘해산미역’이라 하여 가격을 깎지 않고 부르는 대로 준다. 미역을 접으면 ‘명 자른다’라고 해 절대로 꺾지 않고 새끼줄로 묶어 준다. 산모에게 끓여 줄 미역을 사서 어깨에 거는 것을 보고도 왼쪽에 걸면 아들이고, 오른쪽에 걸면 딸이라고 해 미리 성별을 점쳐 보기도 했다. 산모는 미역국을 하루에 네 끼 혹은 여섯 끼를 세이레(21일) 동안 먹는다. 요즈음도 출산을 하면 반드시 미역국을 먹어야 하고 그래야 제대로 산후 조리를 했다고 여긴다. 예부터 미역국은 산후선약(産後仙藥)이라 하여 산모가 출산한 후에 바로 먹었다. 반면 유럽에서는 흐물흐물거리고, 잡초라고 해 먹지 않는다. 중국의 임산부들은 피를 따뜻하게 하고 양기를 얻기 위해 미역국 대신 닭고기국을 먹었다(이규경, ‘오주연문산고’). 현대 과학자들이 산모의 미역국 효용을 증명했듯이 미역은 출산 후 상처를 아물게 할 뿐만 아니라 모유 분비를 촉진하고 피를 맑게 하는 효과가 탁월해 일찍부터 산모의 영양제로 애용됐다. 산모가 미역국을 먹기 시작한 것은 그 역사가 오래됐다. 고려 사람들은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 먹어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산모에게 미역을 먹였다고 한다. 당나라 때 서견(659~729)이 지은 백과사전인 ‘초학기’에 나오는 구절이다. 고려시대는 이미 “미역을 중국에 수출했으며, 11대 문종은 1058년 곽전(藿田ㆍ바닷가의 미역을 따는 곳)을 하사했고, 26대 충선왕은 1301년 미역을 원나라 황태후에게 바쳤다”고 고려사는 기록했다. 1123년 송나라 사신으로 온 서긍이 개성에 와 보고 들은 것을 가지고 쓴 ‘고려도경’에도 “미역은 고려에서 귀천이 없이 널리 즐겨 먹고 있으며, 그 맛이 짜고 비린내가 나지만 오랫동안 먹으면 그저 먹을 만하다”고 했다. 실학자 성호 이익도 ‘성호사설’에서 미역국은 임산부에게 신선의 약만큼이나 좋은 음식이라고 했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미역은 독이 없고, 몸을 따뜻하게 해 답답한 것을 없애고 뭉친 기를 풀어 주며, 오줌을 잘 나오게 한다”고 했다. 조선 왕실에서도 왕비나 공주가 아기씨를 낳으면 미역국을 끓여 주었다. 산모의 미역 효능에 대해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 “어떤 사람이 바다에서 헤엄치다가 막 새끼를 낳은 고래에게 먹혀 뱃속에 들어갔더니 그 안에 미역이 가득 붙어 있었으며 오장육부의 나쁜 혈이 모두 물로 변해 있었다. 고래 뱃속에서 겨우 빠져나와 미역이 산후 조리에 효험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고 했다. 명나라 때 의학서인 ‘본초강목’에도 미역은 성장을 촉진하고 산모에게 좋다는 기록이 보인다. 그뿐 아니라 유모나 버려진 아기를 거두어 기른 사람에게도 미역을 나누어 주었다. 정조는 1783년 걸식하거나 버려진 아이들을 구호하기 위해 열 살부터 일곱 살까지는 한 아이당 매일 쌀, 된장과 함께 미역 두 잎씩을 주고, 여섯 살부터 네 살까지는 매일 쌀과 된장, 미역을 한 잎씩 주었다. 또 가난해서 젖을 먹지 못하는 아기를 하나 데려다 키운 여자에게는 매일 미역 두 잎과 쌀 한 되, 장 두 홉을 주었다.
  • ‘포춘쿠키’ 속 번호로 5억원 넘는 로또 당첨된 美남성

    ‘포춘쿠키’ 속 번호로 5억원 넘는 로또 당첨된 美남성

    포춘쿠키(운세가 쓰인 종이가 들어있는 작은 쿠키)가 제 이름값을 했다. 미국의 한 남성이 포춘쿠키 속 숫자로 로또를 샀다가 당첨되는 행운을 얻었다.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지난달 28일 보도에 따르면, 에르네스토 소르자노라는 이름의 남성은 중국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하면서 받은 포춘쿠키 속 숫자로 파워볼 티켓을 샀다. 미국에서 발행하는 전자복권인 파워볼은 1∼69까지 숫자 중 5개를 선택하고 다시 1∼26 숫자에서 하나의 파워볼 번호를 골라 6개의 번호를 모두 맞춰야 1등에 당첨될 수 있다. 소르자노는 3달러를 주고 복권을 샀고, 이중 4개의 번호가 1등 번호와 일치하면서 무려 50만 달러, 한화로 5억 6400만 원의 당첨금(세제 전)을 손에 쥐게 됐다. 이 남성은 “저녁식사로 쌀밥과 새우가 들어간 음식, 그리고 디저트로 포춘쿠키를 선택한 것은 매우 좋은 ‘투자’였다”면서 “꿈이 이루어져서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당첨금은 새 집을 구입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워볼 관계자에 따르면 파워볼의 1등 당첨 확률은 2억 2900만 분의 1 정도로 매우 희박하다. 가장 최근의 당첨자는 지난 1월에 나왔다. 4개월간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8000억 원 까지 누적됐던 파워볼 복권은 지난 1월 말 메릴랜드주의 한 주민이 40·53·60·68·69의 다섯 숫자와 파워볼 숫자 22까지 모두 맞혀 1등을 거머쥐었다. 당시 당첨 복권은 메릴랜드주의 작은 탄광마을에 있는 편의점에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은 당시 당첨금 규모가 미국 복권 역사상 6번째, 파워볼 사상 4번째로 큰 금액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탕·찜·회·볶음·구이… ‘맛’강한 오징어

    탕·찜·회·볶음·구이… ‘맛’강한 오징어

    마른오징어는 한때 땅콩과 찰떡궁합을 이루며 기차 안이나 영화관에서 즐겨 먹는 ‘국민 주전부리’로 이름을 날렸다. ‘심심풀이 오징어·땅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마른오징어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이 땅콩의 고소한 맛과 잘 어울렸다. 하지만 어느새 국산 오징어 어획량 감소로 금징어(금+오징어)가 되면서 귀한 주전부리가 됐다.오징어는 팔다리가 대가리에 붙은 두족류다. 즉 10개의 팔다리가 매달려 있는 곳이 대가리다. 팔다리 중 유난히 긴 두 개는 먹이를 잡거나 교미를 할 때, 나머지 여덟 개는 먹이를 먹을 때 쓴다. ‘동의보감’, ‘규합총서’ 등 옛 문헌을 보면 오징어는 우리말로 오중어·오증어·오직어로 불렸다. 한자로는 ‘오적어’(烏賊魚)로 표기했다. 까마귀를 해치는 물고기란 뜻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까마귀가 물 위에 죽은 척하는 오징어를 먹으러 달려들면 되레 오징어가 발로 까마귀를 휘감아 바닷속으로 끌고 가 잡아먹었다’고 소개했다. 오징어의 먹물에서 까마귀의 깃털 색이 연상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먹물이 있어 묵어(墨魚)라고도 불렸다. 오징어는 1년생 회유어종이다. 제주, 부산 해역에서 산란해 봄철 난류를 타고 북한 동해 수역으로 북상한 뒤 7~9월 우리나라 수역 쪽으로 다시 내려와 산란한 뒤 죽는다. 우리 연안에는 참오징어·무늬오징어·쇠오징어 등 10여종이 산다.오징어는 낮에는 수심 100~200m에서 놀다가 밤이 되면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야행성이다. 불빛을 좋아해 오징어잡이 배들은 전깃불로 밤바다를 훤히 밝히며 녀석들을 유혹한다. 7~9월 속초나 주문진, 울진, 구룡포, 울릉도 연안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오징어 하면 울릉도를 가장 많이 떠올린다. 굴비 하면 영광이 떠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울릉도는 오징어가 잘 잡히지 않는 겨울철인 요즘 때아닌 오징어 풍어로 관문인 도동항을 비롯해 덕장, 횟집 수족관 등 섬 전체에 오징어가 지천으로 널렸다. 경북 울릉군 관계자는 “울릉도 오징어는 전국 유통량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유명세는 단연 최고”라면서 “울릉도와 독도를 찾는 관광객 가운데 울릉도 오징어를 찾지 않는 사람이 드물다”고 했다. 이성용 울릉수협 상무는 “육지에서 위판되는 오징어는 주로 산 채로 활어차에 실려 운반되거나 얼음을 채워 전국 수산시장으로 수송되나 교통이 열악한 울릉도는 위판 오징어를 대부분 건조한다”고 소개했다. 울릉군은 지역 명물인 오징어의 브랜드화와 산업화에 나섰다. 2001년부터 매년 오징어 성어기인 7~8월 휴가철에 오징어축제를 개최해 제품 홍보와 소비 촉진을 꾀한다. 축제는 오징어 맨손잡기, 오징어요리 시식회, 오징어 배 가르기, 냉동 오징어 분리하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오징어잡이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울릉도에서는 오징어 건조뿐만 아니라 각종 조리법이 축적됐다. 그래서 울릉도에는 싱싱한 오징어로 만드는 각종 요리를 내놓는 가게가 많다. 산오징어를 이용한 회와 물회, 채소무침, 볶음, 불고기, 통찜, 순대, 튀김, 먹물탕, 냉채, 자장, 장조림 등 다양하다. 산오징어회의 경우 채를 썰어 놓은 오징어를 상추나 깻잎에 올리고 된장과 마늘, 고추, 부추 등과 함께 한입 가득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오징어가 크면 좀 다른 방식으로 회를 먹을 수 있다. 채 썰 듯 가늘게 썰지 않고, 너붓하게 포를 뜨듯 회를 떠서 내기도 한다. 같은 오징어라도 물리적인 모양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싱싱한 회를 먹으려면 무엇보다 좋은 오징어를 골라야 한다. 최상급 오징어는 표면이 투명하고 색이 짙으며 광택이 난다. 눈이 맑고 튀어나와 있으며 살은 탱탱하다. 껍질이 벗겨진 것은 신선도가 떨어지기 쉬우므로 피한다.오징어불고기도 별미다. 살짝 데친 오징어에 고추장과 양파, 마늘, 명이나물 등 양념을 입혀 석쇠에 다시 구우면 평소 오징어를 싫어하는 사람도 즐겨 먹는다. 내장을 빼내고 각종 채소와 찹쌀밥을 볶아 오징어 속을 채운 후 찜통에 쪄낸 오징어순대 맛도 일품이다. 오징어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오징어 요리들은 요즘 울릉도를 가지 않더라도 동네 횟집 등에서 얼마든지 맛볼 수 있는 시절이 됐다. 그만큼 오징어가 국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수산물이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전국의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20 해양수산 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가운데 15%가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로 오징어를 꼽았다. 이어 고등어(12.4%), 김(11.4%), 갈치(7.7%), 새우(7.4%), 광어(6.3%) 등이 뒤를 이었다.오징어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울릉도에선 오징어를 해체하고 난 부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 오징어내장탕이 대표적이다. 나리분지 ‘산마을식당’(054-791-4643) 주인 한귀숙(67·울릉군슬로푸드 지회장)씨는 “오징어내장탕은 과거 울릉도 주민들이 먹을 게 없던 시절 호박잎을 함께 넣어 영양 보충을 위해 만들어 먹던 음식”이라며 “이제는 오래된 전통 음식이자 관광객이 즐겨 찾는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오징어는 타우린의 보고다. 육류보다 20배 이상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마른오징어 표면에 붙어 있는 하얀 가루 성분이 바로 타우린이다. 마른오징어를 구울 때 흰 가루를 털어 버리면 소중한 영양소를 잃게 된다. 타우린은 기억력을 향상시켜 주고 치매를 예방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 연구팀은 타우린이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타우린은 단백질 함유량이 소고기의 3배 이상으로 풍부하고 혈압 조절, 당뇨 예방, 피로 회복에 효능이 있다. 음주 뒤 숙취 해소도 돕는다. ‘동의보감’에는 ‘오징어 살이 기를 보호한다’고 쓰여 있다. ‘의지를 강하게 하고 여성의 생리불순을 치유하며 남성의 정액을 많게 한다’는 대목도 나온다. 김종식 울릉군 해양수산과장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오징어를 많이 좋아하고 오징어가 몸에 이로운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만큼 산업화를 위해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기록의 시간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기록의 시간

    올해 편집한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나는 위안부가 아니다’이다. 안세홍 작가가 25년간 아시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 여성 140명을 만나 그중 21명의 증언을 기록한 것이다. 여성들이 강간과 폭력을 당한 경험을 언어화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고, 작가가 녹취를 풀고 정리하는 데도 수년이 걸렸다. 어떤 사실들은 글이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뒤에서 머리채를 잡듯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진다. 2021년의 첫발은 네 권의 기록을 펴내며 시작할 것이다. ‘억척의 기원’은 여성 농민 김순애의 생애를 최현숙이 채록한 것이다. 김순애는 “더러운 팔자”를 타고났다며 스스로를 “미친년”이라 부른다. 남편은 외도를 했고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늘 욕설을 뱉었으며, 무학자(無學者)라고 주변의 괄시까지 받던 그녀가 농사로 자립하고 여성농민회 활동까지 하게 된 변화의 시간을 풀어냈다.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울음과 한탄이 말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열적이고 상호파괴적인 가족관계, 상처가 누적된 삶은 느린 걸음으로 농촌사회와 가족 내에서 자기 몫을 되찾는 쪽으로 확장된다. 생애의 어떤 시점에 이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기로 마음먹고,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까지 갖는다. 계속 입을 다물면 내 겉모습과 과거 삶이 충돌하며 자아분열을 일으킬 것 같기 때문이다. ‘악취’는 ○○이 썼다. 이름과 그 어떤 것도 밝힐 준비가 안 된 저자는 18세에서 28세까지의 일을 투명하게 썼다. 왜 썼나. 우선, 과거에 성매매를 했던 경험을 떨쳐 내지 않으면 누구를 만나도 껍데기를 쓴 것 같아서다. 둘째,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남성들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저자는 가해자나 자신에게서, 지난 기억들에서 나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씻어낼 수 있을까. 글쓰기로 가능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더 망가지지 않기 위한 방법은 글쓰기밖에 없었다. 엘리자베스 로즈너의 부모는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았기에 로즈너는 ‘생존자’의 2세다. 부모는 미국으로 이민했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됐는데, 엄마는 굶주림의 기억 때문인지 게걸스런 식욕을 보였다. 닭뼈를 수북이 쌓아 두고 뼈다귀를 쪼개 골수를 빠는 모습은 흡사 동물 같아 작가인 딸은 그 소리를 듣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게다가 딸은 엄마의 모유를 통해 생존자의 불안증이 자신한테도 유전됐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평생 미국인으로 자랐지만 부모의 과거를 기록하겠다며 살인자의 땅 독일을 밟아 ‘생존자 카페’를 쓴다. 홀로코스트를 벗어난 이들 중 ‘생존자’라 불리는 걸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존자라 불리느니 차라리 수용소 몇 곳을 전전했다고 하는 게 낫다’는데, 어떤 비극적 경험을 한 사람들은 과거의 딱지가 따라다니는 데 몸서리친다. 모든 책은 ‘기록’으로서 의미를 지니는데 폭력, 배타, 차별로 점철된 삶을 산 이들에게 자기 증언은 특히 힘들다. ‘절박한 삶’에 등장하는 5명의 탈북자도 꿈에 그리던 한국에 온 지 10년도 넘었는데 인터뷰하면서 여전히 운다. 백장원씨는 탈출 시도 중 두 번이나 북송돼 구류됐고, 그 후 결국 북한 땅을 벗어났지만 도중에 딸을 잃어버렸다. 여태 11년간 딸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 마현미씨 역시 남편과 아들 모두 북한에 있고 혼자 도망쳐 왔는데, 아들 쌀밥 먹이려고 남한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해 안 아픈 데가 없다. ‘자유’가 있어 안도하지만 혈혈단신의 외로움에 어쩔 줄 모르고, 사회의 편견 때문에 탈북자라는 틀에 삶을 욱여넣고 있는 것만 같다. 사람들은 진실과 실체에 다가가려고 증언과 기록을 한다. 그러면 슬픔이 옅어질 것 같지만 실은 더 명료해진다. 입을 봉인한 침묵의 시간도 차가웠지만, 기록의 시간이 고통을 끝내 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고백을 하는 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신을 조명하기 위함이고, 기억과 증거의 한 형태로 존재가 규정되기 때문이다.
  • 포항을 상징하는 겨울철 별미 과메기 철이 돌아왔다.

    포항을 상징하는 겨울철 별미 과메기 철이 돌아왔다.

    ‘포항을 상징하는 겨울철 별미 과메기 철이 돌아왔다.’ 경북 포항시는 올해 구룡포 과메기의 첫 출시를 알리는 포항구룡포과메기 미디어 설명회를 14일 서울 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시식회 등 대면행사 대신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룡포과메기는 올해 태풍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보다 늦게 출시됐지만 품질은 여전히 최고라고 한다. 과메기를 만드는 꽁치 포획량이 줄어 가격은 조금 올랐다. 포항구룡포과메기협동조합은 지난 2일부터 올해 과메기를 출하하기 시작했다. 포항시와 구룡포과메기조합은 올해 과메기 슬로건으로 ‘포항구룡포과메기의 맛과 멋’으로 선정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콕족’, ‘방콕족’이 많아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그런데 콰메기는 칼슘, 오메가3, 아스파라긴산, 각종 비타민을 함유해 면역력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에 포항시는 그동안 겨울철 별식이나 술안주로 여겄던 과메기를 올해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향토 음식으로 거듭나도록 새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다. 1인가구 시대를 맞아 새로운 메뉴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과메기 무침에서부터 과메기 구이, 조림, 튀김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집에서 간편하게 먹는 방법은 갓 지은 고슬고슬한 흰 쌀밥 위에 과메기 한 조각을 고추장에 찍어 얹어 먹으면 된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고 한다. 이미 포항에서는 담백한 밥반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포항시는 특히 과메기의 위생과 품질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 ‘수산물품질인증제’를 도입했다. 더 꼼꼼하고 깐깐하게 검증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포항시는 과메기 생산과정, 위생 등과 관련해 생산에서부터 소비자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구룡포과메기를 철저하게 관리 검증해 전 국민이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품질보증을 하고 있다. 과메기는 내년 2월 중순까지 출하된다. 바닷바람에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며 생산되는 과메기는 구룡포에서 전국 생산량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옛적부터 과메기는 겨울철 별미일 뿐만 아니라 밥반찬으로도 많이들 드셨다”며 “바다와 바람으로 꾸둑꾸둑 말려 만들어 낸 겨울 과메기의 맛과 멋을 흠뻑 느끼시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2020년을 함께 위로하고 보다 활기찬 새해를 맞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여수 냉장고 시신 방치 친모의 두 자녀, 동네 엄마들이 돌봤다

    여수 냉장고 시신 방치 친모의 두 자녀, 동네 엄마들이 돌봤다

    지난 2일 찾아간 전남 여수 선원동의 아파트 단지. 이 아파트 3층 집 베란다 창문으로 양문형 냉장고 옆면이 보였다. 출생신고도 안 된 생후 2개월 남아는 지난달 27일 이 냉장고 안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숨진 아기와 큰아들 A(7)군, 숨진 영아와 쌍둥이인 둘째 딸 B(2)양의 생모인 조모(42·구속)씨는 최소 2년 이상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방임형 아동학대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미혼모 가정을 지원하는 주민센터도, A군이 다니던 초등학교도 조씨의 자녀 방임을 눈치 채지 못했지만, 아파트 단지의 이웃 주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A군의 방임 정황을 알고 있었다. 또래 아이를 키우며 돌봄 공동체를 형성한 30~40대 동네 엄마들은 돌아가며 A군의 끼니를 챙기거나 늦은 밤 혼자 노는 A군을 집에 데려가는 등 조씨를 대신해 돌봄 공백을 채우고 있었다.조씨의 집 우편물함에는 납부를 독촉하는 미납고지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건강보험료 550여만원, 5월부터 밀린 아파트 관리비, 도시가스 사용료, 지방세 체납액 등 어림잡아 700여만원이 밀려 있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채무 때문에 평소 힘들었다고 진술했지만 주민센터의 미혼모 지원 등 복지 혜택을 모두 거부하고 외부와 단절된 채 홀로 아이들을 키웠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유흥업소 주방에서 일하는 조씨는 오후 6시쯤 출근해 이튿날 오전 3~5시쯤 퇴근했다. 아이들은 밤사이 어른 없이 집에 방치됐다. 주민들은 아파트 앞 편의점에서 혼자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는 A군을 집에 데려가 밥을 차려줬다. 한 주민은 “아이에게 밥 먹자며 쌀밥을 내주니 아이가 ‘이거 밥 아니야’라며 과자를 가리켰다”고 전했다.A군은 계절에 맞지 않거나 빨지 않아 더러운 옷을 며칠 동안 계속 입고 집 밖에 나왔다. 동네 엄마들은 그때마다 조씨에게 “아이를 좀 챙겨 달라”고 수차례 당부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A군이 밤늦게까지 단지내 주차장에서 혼자 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차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하자, 한 주민은 A군을 집에 데려다 줬고 그때 처음 조씨 집 안에 쓰레기가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여수시는 지난 25일 조씨의 집을 청소하면서 쓰레기 5t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주민들 가운데 B양과 숨진 아기를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A군은 평소 주민들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 한 명은 많이 아픈 애고 한 명은 기어다니는 애”라고 얘기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동네 엄마들이 지난 3월 조씨에게 쌍둥이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묻자 조씨는 “내 아이가 아니고 조카딸”이라고 둘러댔다.B양은 지난달 20일 오빠인 A군과 함께 아동쉼터로 옮겨져 보호받고 있다. 생후 27개월인 B양은 일반식을 하지 못하고 우유와 이유식만 소량 먹고 있다. 전남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두 아이 모두 쉼터 입소 후 건강검진을 했고 빠뜨린 예방접종도 순서대로 하면서 심리치료도 병행하고 있다”면서 “B양은 평소 많이 걷지 못해 걷기가 익숙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아이들을 함께 낳은 생부나 친인척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 생계를 책임지며 아이들을 키워야 했던 조씨는 쌍둥이 남아가 숨지면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2018년 10월쯤 일을 갔다 오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며 “두렵고 무서웠고 첫 아이가 어린 데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을까 봐 숨겼다”고 경찰 조사에서 말했다. 조씨는 “아이가 죽은 뒤 아무것도 하기도 싫고 무기력했다”고도 진술했다. 깔끔했던 집안에 쓰레기산이 생긴 것도 그 무렵부터였다고 한다. 경찰은 조씨를 아동학대치사 및 사체유기 혐의로 이르면 4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A군과 B양을 장기보호시설이나 친인척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여수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광부도시락·바보밥상·찰옥수수비빔밥을 아십니까

    광부도시락·바보밥상·찰옥수수비빔밥을 아십니까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특성을 살린 도시락(밥상)을 잇따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문경시는 탄광 도시의 옛 추억을 되살리고자 지역 내 식당 2곳에서 ‘광부 도시락’을 출시했다고 3일 밝혔다. 광부 도시락은 네모난 양은(洋銀) 도시락에 옛날 소시지, 달걀 프라이, 나물, 마른반찬 등을 가득 담은 것이다. 과거 1970∼1980년대에 도시락을 흔들어 먹던 추억을 되살리는 점심이다. 두 곳에서 받는 가격은 반찬 종류가 달라 각각 7000원, 8000원이다. 문경시는 옛 탄광촌 광부들이 즐겨 먹은 점심을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광부 도시락을 출시했다.김수환(1922~2009) 추기경의 생가가 있는 군위군은 지난 8월 ‘바보 밥상’을 선보였다. 바보밥상은 스스로 바보라 부르며 겸양한 김 추기경의 뜻을 담았다. 밥, 소고기 시래깃국, 고등어구이, 3색 나물, 장떡, 등겨장, 장아찌, 김치 등으로, 추기경이 선호하는 식재료 또는 인연이 있는 지역의 음식을 기반으로 했다. 김 추기경이 2009년 선종할 때까지 16년간 곁을 지킨 김성희 유스티나 비서수녀에게 자문해 추기경의 생전 식단을 연구했다. 기본 밥상 1인분은 8000원이고 이르면 이달 중순~말쯤 지역 내 식당 3곳에서 시험 판매된다.충북 괴산군은 지난 9월부터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함께 ‘괴산 찰옥수수 비빔밥’ 도시락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괴산에서 수확한 대학찰옥수수를 넣어 지은 밥에 고추장과 나물 등 각종 재료를 비벼 먹는 상품이다. 쌀밥에 섞여 있는 옥수수알이 톡톡 씹히는 식감이 특징이다. 앞서 괴산군과 BGF리테일은 지난 3월 홍보·마케팅 협약을 맺고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간편식 개발을 진행해왔다. 첫 성과가 괴산 찰옥수수 비빔밥 도시락이다. 군위군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도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정신을 되새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바보밥상을 개발했다”고 했고, 문경시 관계자는 “광부들이 즐겨 먹은 식사를 음식 브랜드로 만들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군위·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된장국…라면…된장국…된장국… “이젠 반찬 있는 밥 먹고 싶어요”

    된장국…라면…된장국…된장국… “이젠 반찬 있는 밥 먹고 싶어요”

    세 끼 모두 챙겨먹는 아동, 14.2%P 줄고“식사 챙겨주지 않아 결식” 2년 만에 6배급식 바우처로 편의점 도시락 섭취 잦아 “아동기 영양섭취 고려한 복지 행정 필요”초등학교 5학년인 민서는 된장국이 싫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른 반찬 없이 된장국과 쌀밥만 먹는 날이 많아져서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사는 민서네 가족은 한국으로 귀화한 베트남 출신 엄마가 일용직 노동으로 번 돈으로 살아왔다. 코로나19로 지난 5월 엄마의 일감이 끊겼고 몇 달째 저축해 둔 돈을 헐어 썼다. 수입이 줄다 보니 밥상이 단출해졌다. 쌀이 떨어져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날도 많다. 급식 바우처를 받아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인스턴트 식품을 사먹기도 한다. 민서 엄마는 “딸이 과일을 좋아하는데 비싸서 사주지 못해 미안하다. 석 달 전부터 마스크 필터 끼우는 일을 나가고 있어 밥도 챙겨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보호자가 일하러 나간 사이 라면을 끓여 먹다가 화재를 당한 인천 초등학생 형제들처럼 저소득층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더라도 최후의 보루인 공공영역의 돌봄 시스템은 중단돼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굿네이버스가 최근 발표한 ‘아동 재난대응 실태조사’를 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끼니를 거르는 아동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지난 6월 만 4~18세 아동과 보호자 675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일상과 건강의 변화 등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서 ‘세 끼 모두 챙겨 먹는 아동’은 35.9%에 그쳤다. 2018년 똑같은 항목으로 조사했을 땐 50.1%였던 점을 고려하면 14.2% 포인트 감소한 셈이다. 특히 결식아동 가운데 ‘식사를 챙겨 주지 않아 결식한 아동’ 비율은 7.6%로 2018년 조사 때인 1.3%보다 6.3% 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공백이 수치로 드러난 것이다. 식사 횟수뿐만 아니라 영양 불균형 우려도 제기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 류나니 사회복지사는 “학교에 가지 않는 저소득층 아동에게 급식 바우처가 제공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바우처를 쓰기 편한 편의점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인스턴트 식품 섭취가 잦다”면서 “노인 대상 반찬지원 제도처럼 성장기 아동의 영양 섭취를 고려한 복지 행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돌봄 공백에 놓인 아동을 위해 어린이 식당을 운영하는 기관도 있다. 어린이재단 부산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1월부터 신청을 받아 80여명의 아이들에게 주 1회 식사를 제공한다. 조민정 사회복지사는 “노인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복지관 공간을 활용해 저녁에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는데, 가족 전체가 나눠 먹을 수 있는 양이어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5·18 주먹밥, 전국 남녀노소 즐기는 ‘광주 상징’으로

    1980년 5월 광주 어머니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장이나 골목길에 밥솥을 내걸었다. 어머니들은 계엄군에 맞선 시민들에게 ‘주먹밥’을 뭉쳐 건넸다. 재료는 흰 쌀밥에 소금 간이 전부였지만 ‘생명’이나 다름없었다. 이후 주먹밥은 5·18 민주화운동의 ‘나눔’과 ‘연대’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광주시는 이런 스토리가 담긴 ‘주먹밥’을 광주 대표 음식의 하나로 선정, 브랜드화·상품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광주 주먹밥 판매 업소를 지난해보다 13곳 늘어난 22곳으로 확대한다. 시는 앞서 지난 7월 공모해 주먹밥 제조가공업소 1곳, 전문점 1곳, 취급업소 11곳 등 13곳을 선정했다. 주먹밥 종류도 다양화했다. 힘난다주먹밥, 힘난다찰주먹밥, 깍두기볶음주먹밥, 묵은지불고기주먹밥, 떡갈비주먹밥, 매콤낙지주먹밥, 매웁닭주먹밥, 나물비빔주먹밥, 햄꽃주먹밥, 멸치주먹밥, 계란주먹밥 등이다. 판매 업소는 광주 주먹밥 전문 1호점인 ‘밥콘서트’를 비롯해 ‘맘스쿡·행복한양림밥상·다르다김밥주먹밥 등 10여곳에 달한다. 밥콘서트에서는 5180주먹밥세트를 비롯한 16종의 주먹밥 메뉴와 차돌박이편백찜, 불고기뚝배기, 해물찜 등 다양한 곁들임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대표 메뉴인 5180주먹밥세트에는 매일 무작위로 결정되는 주먹밥 2종류와 광주대표음식 중 하나인 상추튀김, 멸치국수, 떡볶이, 샐러드가 곁들여진다. 가격은 5500~5700원으로 책정했다. 다른 판매업소도 연령대별 소비자층을 겨냥한 각종 레시피를 개발하는 등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광주 주먹밥의 전국화·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메뉴와 포장 디자인 개발 및 홍보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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