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물가 올들어 첫 내림세/기획원 발표
◎한달새 0.1% 떨어져 올 누계 9.1%로/농축산물값 안정 힘입어/연말 9.5%선 머물듯
연초부터 폭등세를 지속해 오던 물가가 11월중에는 올들어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올들어 11월까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1%로 여전히 고수위를 유지하고 있고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등유·휘발유값 인상에 이은 전면적 유가재조정과 이로 인한 인플레 기대심리확산 등의 불안요인이 남아 있어 연말과 내년의 물가여건은 밝지 못하다.
29일 경제기획원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중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말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0월 9.2%에서 11월에 9.1%,도매물가상승률은 10월의 6.8%에서 11월에 6.7%를 각각 기록,한달 사이에 소비자 도매물가가 모두 0.1% 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연말소비자물가 한자리수 억제목표의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내년도의 물가상승 압력을 덜기 위해 국내선 항공료·청소료·상수도요금·철도요금 등 일부 공공요금의 연내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11월중 소비자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채소류 등 농산물과 돼지고기등 축산물의 가격하락에 힘입은 것으로 채소류가 0.3%포인트,축산물 0.2%포인트,수산물이 0.07%포인트 만큼 각각 소비자물가 하락에 기여했다.
그러나 겨울의류를 중심으로 값이 오른 공산품과 연탄·집세·개인서비스요금 등이 각각 0.1∼0.14% 포인트씩 상승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농산물 가운데 밀감·사과·배 등 과실류도 소폭 올랐다.
기획원의 물가당국자는 연말 물가전망과 관련,『등유·휘발유값 인상이 12월부터 지수에 반영되기 시작하며 연초 전·월세 폭등이 이사시기에 따라 시차를 두고 매월 거의 균등하게 지수에 반영되는 집세 및 개인서비스요금 인상,기타 유가인상·추곡수매가 인상에 따른 직접적 또는 심리적인 파급영향을 감안할 경우 연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5∼9.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 물가 한자리수 억제 무난할듯/청소료등 4대 공공료는 연내 인상(해설)
11월중 소비자 및 도매물가가 모두 지난 10월보다 0.1%포인트씩의 하락을 기록함에 따라 연말의 한자리수 물가억제 목표가 이변이 없는 한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당국이 분석한 앞으로 연말까지의 물가상승요인을 품목별로 보면 휘발유·등유값 인상이 0.08%포인트,집세 상승이 0.12∼0.13%포인트,개인서비스요금 상승이 0.1%포인트,추곡수매가 결정에 따른 산지쌀값의 상승이 약 0.2%포인트 만큼 소비자물가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11월에 채소류등 농산물가격안정으로 하락세를 보인 소비자물가는 12월에는 다시 상승세로 반전하고 연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5∼9.6%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농산물부문에 추가 하락요인이 상당히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말까지 한자리 물가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적은 일부 공공요금을 연내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다소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공요금 인상시기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연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자리수를 넘지 않도록 하면서 가급적 많은 공공요금을 연내에 인상해 내년 물가에 미치는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정부는 연말에서 내년 상반기중까지 조정해야할 공공요금은 시내·시외·고속·좌석버스,지하철 등 유가조정유관품목 5개와 청소료·상수도·철도·국내항공 등 유가조정과 무관하게 조정가능한 품목 4개등 모두 9가지 품목이다. 여기에 연말에 유가조정이 등유·휘발유 부분인상에 그침에 따라 내년초 전면적인 유가재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공공요금을 각부처가 요구해온 인상률 그대로 반영할 경우 시내버스 41.7%,시외버스 30.8%,지하철 25%,고속버스 21.6%,좌석버스요금 37.5% 등으로 유가조정유관 품목인 이들 5개품목의 공공요금을 인상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1.21%포인트 상승하게돼 연말 한자리물가 억제선을 넘게되기 때문에 이들 요금의 연내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가조정과 무관한 4개품목의 경우 소관부처 인상요구율을 그대로 반영하면 청소료가 20%,상수도 9%,철도 5%,국내항공료가 19%씩 인상되며 이에 따른 소비자물가 기여도는 0.14%포인트에 그치기 때문에 이 요금들은 12월중에 인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