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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 비준안통과 득실은

    쌀 비준안통과 득실은

    쌀 협상 비준안이 통과된 게 과연 우리 농업에 ‘득’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농민단체 등이 주장한 대로 도하어젠다개발(DDA) 농업협상이 마무리된 뒤에 비준안 통과를 저울질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었을까. 세계무역기구(WTO) 농업위원회 크로포드 팔코너 의장이 지난 22일 밤 내놓은 ‘농업분야 보고서 초안’을 보면 관세화를 유예받은 비준안이 훨씬 유리하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만약 9개국과의 쌀 협상안이 타결되지 않았다면 국내 쌀 시장은 올해부터 관세화를 통해 개방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정부는 국내 쌀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쌀에 380∼400%의 관세를 물릴 수밖에 없다. 국산 쌀값이 외국산보다 평균 4배 정도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장 초안’에 따르면 DDA 농업협상에서 관세 상한은 선진국 75∼100%, 개발도상국 150%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쌀이 관세 적용 등에 유연성을 주는 ‘민감품목’으로 지정되더라도 20∼30%만 관세 상한에 혜택을 주게 된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가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고 쌀을 민감품목에 지정하더라도 관세율은 200%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따라서 비준안을 포기할 경우 DDA 협상이 본격 시행되는 오는 2008년까지는 400%의 높은 관세로 국내 쌀 시장을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DDA 협상이 타결돼 관세 상한이 200% 이내로 정해지면 2년여 뒤부터는 국산 쌀값의 절반에 불과한 수입 쌀이 국내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쌀 수입의무물량(TRQ)도 비준안 쪽이 유리하다. 비준안에 따르면 올해에는 1988∼1990년 평균 쌀 소비량의 4%를 수입하고 점차 0.4%포인트씩 늘려 2014년에는 7.96%까지 높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당장 관세화로 갈 경우 우루과이라운드(UR) 쌀 협상에서 최소 수입의무물량을 4%로 인정받은 전례를 감안하더라도 국내 쌀 시장은 올해부터 5%부터 개방될 가능성이 컸다. 미국은 DDA 협상에서 민감품목에 지정되면 관세를 덜 깎는 만큼 수입의무물량을 국내 소비의 7.5%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감품목에 지정돼 관세를 높게 유지하는 대신 수입의무물량은 늘어난다는 얘기다. 아울러 비준안은 DDA 협상이 더 낫다고 판단되면 바로 관세화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윤장배 농림부 통상정책관은 23일 “9개국과의 협상에서 비준안을 이행하는 10년 동안은 언제라도 우리가 관세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10년간 관세없이 수입의무물량을 조금씩 늘리는 게 DDA 협상의 파고를 피하는 것으로 농가에는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것. 소비자에게 팔리는 시판용 수입 쌀도 10년에 걸쳐 10%에서 30%로 늘리지만 정부가 수입이익금을 붙여 국내 도매가격에 맞추기 때문에 쌀값은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수입쌀값 내년엔 국산과 비슷

    내년 3∼4월이면 우리 가정의 식탁에 외국산 쌀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미국의 칼로스나 태국의 안남미 등은 대부분 쌀과자 등을 위한 가공용으로 쓰이고, 수입물량의 10∼30% 정도만 소비자에게 팔린다. 가격은 국산 쌀과 비슷한 수준에서 정해진다. 농림부는 쌀 비준안이 통과됨에 따라 24일이나 25일쯤 입찰공고를 내 빠르면 내년 초에 9개 협상국과 쌀 수입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통관 등을 거쳐 국내 시장에 최종 유통되기까지는 외국과의 구매입찰과 국내 업체를 상대로 한 공매 등이 유찰되지 않을 경우 3∼4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쌀 협상 9개국 가운데 미국·태국·중국·호주 등 4개국에는 첫해인 올해 수입물량 22만 5000t의 90%를 할당하되, 전량 가공용으로 쓰기로 합의했다.오는 2014년에는 4개국 할당량이 수입물량 40만 9000t의 70%인 28만 2000t으로 줄게 된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내년 수입쌀 5만t 풀려 쌀값 변수로

    내년부터 할인점 등에서 시판될 외국 쌀은 올해 수입물량의 10%인 2만 2557t과 내년 수입물량의 13.8%인 3만 4000t 등 총 5만 6557t이다. 쌀 예상 소비량 가운데 시판되는 수입 쌀의 비중은 올해 0.5%에서 2014년에는 3.7%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 가운데 중국산과 미국산이 주종을 이룰 전망이다. 소비자에게 시판되지 않고 가공용으로 쓰이는 수입 쌀의 배분에서도 중국(56.5%)과 미국(24.4%)이 81%를 차지한다. 중국 쌀은 낟알이 짧은 단립종(短粒形)으로 모양과 맛이 국산 쌀과 비슷하다. 헤이룽장(黑龍江)·지린(吉林), 랴오닝(遼寧) 등 동북 3성에서 생산되는 자포니카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고품질 쌀로 널리 알려진 캘리포니아산 칼로스가 예상된다. 태국의 안남미(安南米)도 들어오겠지만 낟알이 긴 인디카 장립종으로 밥을 지으면 푸석푸석해져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 호주산 쌀은 단립종으로 중국·미국 쌀과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냄새나는 쌀인 향미 ‘바스마티’도 시판되겠지만 일반 가정보다는 동남아 전문식당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수입 쌀의 시판가격은 국내 도매가격으로 유지되지만 지난해 가공용으로 수입된 쌀의 원가는 태국의 안남미가 1t당 298달러로 가장 싸다. 미국의 칼로스가 1t당 405달러, 중국의 단립종이 1t당 408달러다. 정부는 외국 브랜드를 허용하고 수입 쌀 판매업체는 별도로 지정할 방침이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쌀이 소비자에게 시판되면 수입 쌀 1만t이 풀릴 때마다 국내 쌀값은 1㎏당 10원씩 낮아져 내년에는 80㎏짜리 쌀값이 올해 평균보다 2000∼3000원 정도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쌀값이 떨어지고 다양한 품종이 나와 나쁠 게 없지만 유통과정에서는 수입 쌀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피해가 우려된다. 정부는 관세화가 유예되는 10년 동안 국산 쌀을 고품종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내년에 고품종인 운광·삼광·고품벼 등 3개종을 내놓고 2010년까지 최고품종 쌀 6∼7개종을 공급하기로 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선거법에 발목잡힌 ‘쌀농가 지원’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대책이 선거법이라는 장애물에 걸려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17만 5000여 쌀재배 농가에 200억원을 특별지원하기로 했다. 쌀소득 보전 직불제 대상농가에 1㏊당 12만원씩, 공공비축 산물벼에 대해서 부대당 3000원씩 각각 지원한다는 것이다. 도는 추곡 수매제를 공공비축제로 전환하고 재고가 늘어나 쌀값이 하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쌀농가를 지원해 주기 위해 이같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미 지원대책을 시·군에 통보했으며 추경예산에 반영되면 즉시 지급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경북도선관위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례나 법령에 없는 지원을 현금으로 할 경우 선거법에 위반된다며 도의 대책에 제동을 걸었다. 다만 농림부가 지자체의 특별지원대책을 허용하는 훈령이나 고시, 지침 같은 문서를 보내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도는 농림부에 지침을 요청해 기다리고 있으나 농림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과 지자체 업무에 중앙정부가 개입한다는 비난 등을 우려해 쉽게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염주영칼럼] 농촌에 ‘홍콩태풍’ 오는데

    [염주영칼럼] 농촌에 ‘홍콩태풍’ 오는데

    쌀값 하락에 항의하는 농민들의 시위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쌀가마를 쌓아두고 불을 지르거나 땅바닥에 쏟아붓는 등 시위의 양상이 예년보다 과격해지는 상황이다. 농민들은 11일엔 서울에서, 그리고 18일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에서 대규모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농민들의 요구사항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정부가 쌀값을 올려달라는 것이다. 수확기인 요즘 산지의 쌀값은 추곡수매제가 폐지되고 공공비축제가 도입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평균 14% 정도 떨어졌다. 쌀값이 떨어지면 정부가 하락분의 85%를 채워주기 때문에 큰 손해는 없지만 심리적 충격이 커 보인다. 두번째는 국회가 쌀 협상 비준안을 처리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두가지는 우리나라가 대외적으로 약속한 농산물 시장개방과 연관돼 있다.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면 당장은 어려움을 모면할 수 있지만 나중에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초보 단계의 쌀시장 개방 문턱을 힘겹게 넘고 있는 사이에도 세계는 이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급진적인 농업개방을 향해 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국 정상들은 다음주 부산 APEC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자유무역 촉진 방안을 논의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도 급진전되고 있다. 특히 세계 주요국의 각료들은 다음 달에 홍콩에 모여 농업개방 세부 계획안을 놓고 협상을 벌인다. 지금까지 이뤄진 수차례의 예비협상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급진 개방’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협상의 한 축인 EU는 최근 DDA 협상에서 파격적인 새 제안을 내놓았다. 이 제안에 따르면 EU의 농산물 평균관세율은 현재의 23%에서 오는 2010년에 절반 수준인 12%로 낮아진다. 또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농산물 전체 평균 관세감축률은 30~35%(개도국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미국의 안은 이보다 더 과격하다. 만약 미국측 관세감축 공식이 받아들여진다면 관세상한이 설정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참깨의 관세율은 현행 630%에서 63%로, 고추는 270%에서 27%로 낮아져 값싼 외국 농산물과의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이 정도면 10여년 전의 ‘UR태풍’보다 훨씬 강력한 ‘홍콩태풍’이 연말에 우리 농촌을 덮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홍콩 각료회의의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는 급진적인 개방을 추구하는 ‘DDA체제’로 이행할 채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10여년 전의 ‘UR체제’마저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개방의 대열에서 너무 낙오하게 되면 다시 따라잡기가 영영 어려워질 수도 있다. 농민단체들이 개방저지 투쟁에 나서는 심정은 이해된다. 하지만 무의미한 투쟁으로 농민을 내모는 것은 농민 구하기가 아니다. 개방에 대비할 시간과 정력을 빼앗는 것이며 더 큰 위험으로 몰아넣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농민들도 개방에 대한 과도한 공포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개방의 피해는 실제보다 과장되는 경향이 있음을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서 알 수 있다. 칠레와의 FTA가 체결됐어도 국내포도농가들은 살아남았고, 쇠고기 시장이 개방됐지만 국내축산업은 붕괴하지 않았다. 국산 담배의 경쟁력은 담배시장 개방 이후 더 강해졌다. 개방농업으로 가는 길은 험난할 것이다. 그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는 오로지 우리 농업인들의 대응에 달려있다.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공공비축미 매입’ 거부 확산

    전북지역 농민들의 공공비축미 매입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1일부터 쌀 주산지인 익산, 정읍, 김제, 고창군에서 공공비축미 매입거부 시위가 시작됐다. 지난 4일부터는 완주, 임실, 부안군지역 농민들도 이에 가세했다. 농민회 전북도연맹은 ▲공공비축제 폐지▲쌀 생산비 보장▲쌀 협상 국회비준 처리 반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도내 14개 시·군으로 확대해나가기로 해 매입 거부투쟁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북도연맹은 지난달 17일부터 시작한 벼 야적을 현재 14만 포대(40kg 기준)에서 40만 포대로 늘리고 지역별 시위와 농성을 확대하는 등 대정부 공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내 공공비축미 매입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북도는 올해 공공비축미로 모두 386만 1500포대(40kg 조곡 기준)를 매입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매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보다 크게 낮은 9%대에 머물고 있다. 전북도연맹 송용기 의장은 “정부의 무리한 공공비축제 도입이 쌀값 폭락사태를 몰고온 핵심 원인”이라며 “잘못된 양곡 정책을 바로잡고 파탄 위기의 농촌을 구하기 위해 공공비축미 매입 거부를 비롯한 대정부 투쟁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공비축제 도입 이후 도내 쌀값은 지난해 5만 2000원대(40kg 조곡 기준)에서 4만 2000원 선으로 20%가량 폭락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배추등 농산물 원산지추적시스템 도입 급하다”

    “배추등 농산물 원산지추적시스템 도입 급하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서울신문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쌀 개방은 피할 수 없는 길이며, 외국산 쌀과의 경쟁을 통해 자생력을 키우지 않으면 우리 농업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쌀 협상 비준안과 국산 김치에서의 기생충 알 검출 등 민감한 사항이 많았지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 회장 출신답게 박 장관의 말에는 막힘이 없었다. 특히 “장관 인터뷰에 직원이 배석할 필요가 없다. 그 시간에 일이나 하라.”면서 직원을 물리친 뒤 답변자료 없이 혼자서 1시간 20분간의 인터뷰에 응했다. ▶국산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와 국내 농수산물에 대한 불신이 우려된다. -기생충 알이 나온 김치의 비중은 3%에 불과하지만 결코 가볍게 여길 사항이 아니다. 위생검사 강화와 영농지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농산물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배추 이외의 다른 농산물에 대한 검사도 강화할 계획인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겠다. 농산물이 어디에서 재배되고 유통되는지를 알기 위한 ‘원산지이력 추적시스템’이 빨리 도입돼야 한다. 국회가 관련법을 꼭 통과시켜 주기를 바란다. 쇠고기 등 육류도 마찬가지다. 식당에서 육류의 원산지를 표시하기 위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요식업계의 반발이 있으나 더 늦출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소비자들이 먹는 고기가 한우인지, 수입산인지를 알게 해야 한다. ▶쌀 협상 비준안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나 2002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때처럼, 문제가 생기고 난 뒤 대책을 마련하고 국회에서 처리하는 과정이 똑같다. 비준안이 통과되는 것에 대해 농민들은 안타까움을 표시하지만 분명히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현실과 정서 사이에는 많은 ‘갭(격차)’이 있다. 지금 방향을 틀지 않으면 우리 쌀 농업의 장래는 뻔하다. 우리끼리만 먹고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정부가 ‘선(先)대책 후(後)비준’의 원칙 아래 119조원 규모의 투·융자 대책 등을 마련하지 않았는가. ▶비준안 처리 전망은. -대다수 의원들이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더 이상 늦출 여지가 없다. 미국과 캐나다, 인도, 호주 등 협상대상국들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큰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농민단체가 대책을 요구하고 정부가 이를 수용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이 고착화됐다.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잘 안돼 안타다. ▶쌀값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2001년에는 1조 4000억원의 자금으로 3800만섬의 쌀을 매입했다. 그러나 지금은 2조원으로 3300만섬을 수매한다. 돈은 늘고 물량이 줄었다면 쌀값이 올라가야 하는데 결과는 반대다. 원인은 미곡종합처리장(RPC)에 있다. 쌀값은 농민과 RPC 사이에서 형성된다. 그러나 RPC가 쌀 수매를 꺼리면 매입자금이 3조원으로 늘어나도 효과는 없다.RPC는 비싸게 산 쌀값이 떨어질까봐 몸을 사린다. 지난해에도 그랬다. 적자가 발생하니까 위험 부담을 줄이려고 쌀을 싸게 산다.RPC 조합장에게는 농민들을 위한 쌀 수매보다 경영이 중요하다. ▶쌀값을 안정시킬 대책이 있나. -정부는 RPC를 통해 양곡정책을 움직일 수밖에 없고 RPC는 안정적인 경영을 바란다. 두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RPC 자조금 제도’를 도입하려 한다. 쌀 수매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의 60∼70%를 자조금에서 충당해 주는 것이다. 적정 수준의 가격으로 쌀을 수매하는 RPC에는 경영을 뒷받침해 주고 나머지 분야는 경영개선을 통해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제도다. 공익적 기능을 소홀히 하는 RPC는 퇴출시킨다. 지금까지 퇴출된 RPC는 한 군데도 없다. 정부가 벼매입 자금을 지원하는데 이를 끊으면 RPC는 주저 앉게 된다. 지금까지는 RPC 진입을 제한했지만 내년부터는 시설좋은 도정업체를 RPC로 지정하겠다. ▶쌀 생산과 소비가 줄고 있는데 새로운 농업전략이 필요하지 않나. -농림부 예산의 80% 이상을 쌀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균형잡힌 농정을 하고 싶지만 농가 소득원의 50%가 쌀이다. 축산이 1위로 올라섰지만 쌀 농가의 소득을 보장해 줄 필요성은 있다. 하지만 쌀값을 시장가격에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외국 쌀과 한번도 부딪히지 않았다. 관세를 어느정도 매기건 외국 쌀이 국내에 들어와 싸워야 한다. 그래야 국산 쌀 시장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 추곡수매제로는 안된다. 이는 시장기능을 죽이는 것이다. 시장의 주체는 상인인데, 이들이 설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RPC 제도를 운영해 왔지만 앞으로는 개방에 따른 경쟁체제를 중시해야 한다. ▶쌀 시장 개방에 정부와 농민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농민들은 무조건 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 우리 쌀이 수입 쌀보다 안전하고 품질이 좋아야 한다. 쌀의 유통은 농협과 RPC가 책임진다. 정부가 이를 위해 자금지원을 맡는다. 그리고 시장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농산물은 쓰레기에 불과하다. ▶남북 농업협력은 어떻게 추진되나. -비료나 쌀을 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북한 농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우리가 그랬듯이 북한에도 관개배수로 등 농업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또한 우리와 보완적인 측면을 살펴야 한다. 우리는 논이 100만㏊, 밭이 70만㏊다. 반면 북한은 거꾸로다. 우리 인건비로는 국내의 밭을 포기해야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 국내 밭 작물 소비량 2100만t 가운데 국내 생산량은 600만t뿐이다. 나머지는 수입하는데, 이를 북한에서 충당해야 한다. 북한의 밭을 우리의 생산기지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농협을 신용과 경제 분야로 쪼개는 개혁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데. -지금같은 시스템으로는 안된다. 수협중앙회가 신용·경제 분리 이후 이름만 수협이지 신용과 경제가 따로 논다. 경제쪽의 필요한 부분을 신용에서 가져오지 못하고 ‘제3의 은행’에서 빌리고 있다. 이런 결과를 얻자고 분리한 게 아니다. 농협을 개혁하자는 궁극적인 목적은 농민들을 잘 살게 해주자는 것이다. 지금은 신용에서 경제 쪽의 적자를 보전해 주는데 양쪽을 차단하면서 분리하면 개혁의 목적을 이룰 수가 없다. 신용의 전문화가 필요하지만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자금이 경제쪽으로 흘러들어가게 하는(피드백)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일각에서는 ‘기금’을 만들자고 하는데 누가 수조원을 내놓겠는가. 농협은 정부가 출연하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내년 6월까지 연구 결과가 나오지만 기계적으로 분리하는 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농협의 증권사 인수에 반대하나. -무조건 반대해서는 곤란하다. 현실적으로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200조원의 자금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해서야 되겠는가. 다른 방안이 있다면 선택해야 한다. 다만 경제쪽으로 자금이 유입될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농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자료를 가져오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 농산물을 학교급식으로 활용할 수는 없나.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농협과 협조해 생산자단체가 학교급식센터의 기능을 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교육인적자원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다만 돈이 문제인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법으로는 곤란하고 시민운동이나 지자체의 조례 등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새만금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현 단계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사업을 조속히 마무리한 뒤에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다. 그 땅은 후손들이 주인이다. 환경 문제를 걱정하는데 20년전 한강이 어떤 모습이었는가. 한마디로 엉망이었다. 환경 문제는 법으로 해결할 사항이 아니라 국민들의 의식 수준에 달렸다. 환경기준치는 20∼30년 뒤 바뀔 수가 있다. 지금은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지만 후손들이 선택할 문제다. 후손들이 다루는 정책환경의 수준이 지금보다 몇 단계 높은 수준일 것이다. 백문일 전경하기자 mip@seoul.co.kr
  • “수매 않는 미곡처리장 내년부터 퇴출시킬것”

    “수매 않는 미곡처리장 내년부터 퇴출시킬것”

    정부는 추곡수매제 폐지 이후 쌀값 안정을 위해 쌀 수매를 제대로 하지 않는 미곡종합처리장(RPC)은 내년부터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대신 잘하는 RPC에는 경영을 뒷받침해 주는 ‘RPC 자조금(自助金)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농협의 증권사 인수를 반대하지 않되, 농업분야 쪽으로 자금이 들어갈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국내 밭 농업의 생산축을 북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추진중이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를 가릴 가축방역협의회를 빠르면 이달말에 열 예정이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6일 서울신문과의 특별인터뷰에서 “정부의 양곡정책은 결국 RPC를 통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서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RPC가 적정 수준의 가격으로 쌀을 수매할 수 있도록 ‘자조금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RPC가 경영만 생각해 낮은 가격으로 쌀을 수매하려고 하지만 RPC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만큼 쌀값 유지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따르지 않는 RPC에는 정부 지원을 없애 퇴출시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쌀값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RPC에 결손이 날 경우 결손액의 60∼70%를 정부 재정으로 자조금을 통해 보전해 주고, 나머지는 경영개선으로 부담토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에 있는 RPC 314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194개는 농협 소속이며,120개는 가공·건조 능력이 뛰어난 도정업체가 선정돼 운영하고 있다. 농협의 RPC에는 개소당 연간 28억원씩, 민간 RPC에는 8억원씩의 벼 매입자금 등이 저리로 지원되지만 지금까지 퇴출된 RPC는 한 곳도 없다. 박 장관은 또 남북간 농업협력과 관련해 “앞으로 비료나 쌀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개 배수로 등 농업 인프라 구축으로 북한의 농업경쟁력을 높여 줄 방침”이라면서 “특히 북한의 밭 농업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문일 전경하기자 mip@seoul.co.kr
  • 당·정 “업체 쌀값 담합 제재”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일 일부 유통업체의 쌀값 담합 움직임을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제재하는 등 쌀값 안정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박홍수 농림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정세균 당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사설] 쌀개방 수용, 사후대책에 힘 모아야

    쌀협상 결과에 대한 비준동의안이 곡절 끝에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달 중에 남은 절차를 모두 매듭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극력 반대하고, 농민단체들의 대규모 항의집회가 전국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반면에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은 우리에게 더욱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쌀을 비롯한 한국농업의 앞길이 더욱 험난해 보인다. 올해 처음으로 추곡수매제가 폐지되고 공공비축제가 시행되면서 수확기의 시중 쌀값 폭락과 판로 부진으로 쌀생산 농가들은 2중고를 겪고 있다. 우리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그러나 쌀협상 비준 거부 투쟁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쌀협상안을 연내에 비준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쌀 관세화 10년 유예’를 포기하게 되며, 농민들은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상황은 ‘비준거부=개방유예’가 아니라 ‘비준거부=개방확대’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전혀 모르는 얘기다. 따라서 쌀생산 농가의 입장에서는 국회가 쌀협상안을 비준해 현재의 개방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본다. 그대신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이 될 것이다. 정부는 쌀시장의 개방에 대비해 119조원짜리 초대형 대책을 마련해두고 있다. 이 정도면 농가의 개방피해를 보전하고 항구적인 생존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선택권이 없는 비준거부 투쟁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어떤 개방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항구적인 대책을 세우는 데 정부와 농민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 벼 매입자금 5000억 추가

    정부는 쌀 협상안 국회 비준을 위한 후속대책으로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농가부채 5조 9000억원을 균등분할 상환방식으로 3∼5년간 연장해 주기로 했다. 농업관련 정책자금 금리도 1∼1.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부채농가의 농지를 사들인 뒤 다시 임대해 주는 농업기반공사의 경영회생 지원사업도 전국으로 확대키로 하고 예산을 당초 100억원에서 422억원으로 늘렸다. 이명수 농림부 차관은 28일 “쌀시장 개방에 대처하기 위해 119조원의 투·융자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으나 농가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추가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01년 상호금융 저리 대체자금으로 만기를 5∼6년간 연장해 준 농가부채 5조 9000억원의 상환을 연장해 주되 원금을 10% 선납하는 농가는 연 3%의 금리로 5년에 걸쳐 균등하게 갚도록 했다.10%를 선납하지 않는 경우에는 연 5%의 금리를 적용해 3년에 걸쳐 균등 상환토록 했다. 재해대책 융자금은 4%에서 1.5%로, 농촌주택융자금은 4∼5.5%에서 3%로 내리고 농지구입자금은 3%에서 2%로 떨어진다. 그러나 정부는 농민단체들이 쌀 고정직불금 단가를 1㏊당 130만원으로 높여줄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 올해는 60만원을 지키되 내년부터는 70만원으로 올린다는 당초 방침을 유지키로 했다.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를 예방, 이같은 내용의 후속대책을 보고했다. 앞서 정부는 농민단체가 요구한 공공비축 확대 등 16개 사항을 수용했다. 한편 농협은 최근 급락하는 산지 쌀값을 지지하기 위해 벼 매입자금으로 배정한 5000억원 이외에 추가로 5000억원을 긴급 투입, 쌀 매입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또 1770억원의 자금을 별도로 투입,2004년산 재고미 63만섬도 사들이기로 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쌀비준 철회” 성난 農心 거리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쌀 관세화 유예협상안 비준을 규탄하는 농민들의 성난 시위가 28일 전국 90여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다. 특히 경남 김해에서는 성난 농민들이 노무현 대통령이 태어난 봉하마을을 향해 가다 경찰에 제지되자, 일부 농민들은 쌀을 불태우기도 했다. 평택에서는 평택농민회 회장 김모(43)씨 등 농민 20여명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 조사를 받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남도연맹과 한국농업경영인 경남도연합회 등 경남지역 농민들은 이날 도내 20개 시·군에서 ‘쌀협상안 국회비준 철회’ 등을 요구하며 쌀과 벼, 볏짚 등을 쌓아두는 야적시위에 들어갔다. 진주지역 농민 500여명은 진주시청 앞에서 3000섬의 벼를 쌓으며 쌀 협상 비준안 국회상임위 통과를 규탄했다.이들은 “쌀 협상안 비준안을 본회의에 상정한 것은 농민을 기만하고 농업을 말살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볏단으로 만든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 등의 모형을 불에 태우는 화형식도 거행했다. 앞서 김해지역 농민들은 시청 앞에 3000섬의 벼를 쌓은 뒤 벼 일부를 태우고 정부 관계자 등의 사진에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특히 김해농민들은 이지역 국회의원 사무실과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을 향하다 경찰에 제지되기도 했다. 광주·전남지역 농민 6000여명은 17개 시·군에서 벼 야적시위와 집회를 갖고 농민총파업에 동참했다. 순천농민회 소속 농민 1000여명은 남부시장에서 쌀값 하락에 따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갖고 벼 야적과 함께 시내 행진을 벌였다. 해남군농민회는 트랙터에 상여를 설치한 뒤 시내행진을 벌이고 세계무역기구(WTO)허수아비 화형식을 가졌다. 전북지역 농민들은 도내 11개 시·군에서 동시 집회를 열어 내달 3일 전북도청 앞에서 수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내달 11일에는 서울 여의도 농민 집회에 참여하고,21일 이후부터는 농산물 출하를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충북지역 6개 시·군 농민들도 시·군청 앞에서 야적시위를 벌였으며 청원군, 음성군 농민회는 군청 앞에서 벼 수십 가마를 불에 태우며 경찰과 충동했다. 이밖에 경기도, 경북, 제주도 등 전국 90여개 시·군지역 농민들은 50만섬 규모의 쌀을 시·군청 앞에 쌓아놓고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농민의 현실을 외면한 채 국민의 식량주권을 송두리째 내던졌다.”면서 “350만 농민은 총파업에 돌입하며 노무현 정권의 퇴진을 위한 농민 대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전국종합 sunstory@seoul.co.kr
  • 쌀100만섬 새달중 추가매입

    농림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11월 중 공공비축 물량과는 별도로 100만섬을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영만 식량정책국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등 쌀 수급 여건은 문제가 없으나 공공비축제 첫시행에 따른 혼란으로 쌀값이 떨어졌다.”면서 “지역별로 총 100만섬의 쌀을 추가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100만섬을 추가 매입할 경우 80㎏짜리 산지벼의 가격은 현재 14만 3000원에서 14만 8000원으로 5000원 정도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농림부는 올해 쌀을 시장가격으로 사들여 판매하고 비축물량을 600만섬으로 유지하는 공공비축제를 도입했다. 시행 첫해인 올해에 한정, 연간 매입물량인 300만섬보다 100만섬 많은 400만섬을 공공비축용으로 매입할 예정이었다. 농림부가 공공비축용과 별도로 100만섬을 추가 매입키로 함에 따라 정부가 쌀 시장에서 매입하는 물량은 총 500만섬으로 늘어나게 된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쌀 의무수입’ 내년으로 늦춰질듯

    ‘쌀 의무수입’ 내년으로 늦춰질듯

    국회에서 쌀협상 비준안 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지난해 미국 등 9개 협상국과 약속한 올해 22만 5000t의 쌀 수입 이행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북핵 관련 6자회담 재개 이후 회복된 국제 사회에서의 대외 신인도 추락뿐 아니라 내년에도 계속될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이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회 비준안 상정 또 연기 18일 농림부에 따르면 여야가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쌀 비준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합의함에 따라 올해 수입물량 이행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농림부 관계자는 “비준안이 19일 통과된다 하더라도 입찰공고 등의 일정을 감안할 때 연내 수입물량 이행은 빠듯한 상황이었다.”면서 “이달 말이나 다음달로 비준안 처리가 늦춰짐에 따라 협상 9개국으로부터 항의와 최악의 경우 내년에 WTO에 제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쌀 수입 이행을 위해서는 입찰공고를 한달간 해야 한다. 응찰 과정에서 각국이 제시한 쌀값과 품질을 검증하고 현지를 방문하는 등 세부일정을 감안할 때 쌀 수입에는 최소한 3개월이 필요하다는 게 농림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오는 12월중 DDA 협상이 타결되면 내년 10월까지 농업·서비스·비농업 부문의 이행계획서를 제출, 각국과 다자 및 양자협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등과 타결한 쌀 협상안을 첫 해부터 지키지 못해 DDA 이행계획서 협상과정에서 적지 않은 불이익을 받을 소지가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DDA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관세를 높게 유지해야 국내 농산물을 보호할 수 있는데,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 협상국들은 쌀 협상안이 지켜지지 않은 점을 내세워 우리측 제안에 제동을 걸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DDA 협상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가운데 수출개도국을 대변하는 중국과 인도 등의 ‘G-20’그룹이 중재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쌀 협상 9개국에 포함됐다. 게다가 DDA 농업협상의 쟁점이 된 관세율 상한 설정, 관세 감축률 및 수입의무물량(TRQ) 결정, 민감품목 지정, 한국의 개도국 지위 등과 관련해 G-20은 미국 등과 우리나라가 제시한 주장의 중간점에 서 있다. ●DDA 협상 결과 본 뒤 처리해도 무방한가 야당과 농민단체들은 DDA 농업협상을 지켜본 뒤 쌀 협상 비준안을 처리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한다. 어차피 관세화를 낮추며 시장을 개방하자는 협상인 만큼, 결과가 나온 뒤 관세화를 유예한 지난해 협상안과 비교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쌀 수입을 저지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EU가 지금까지의 입장을 선회, 관세화 상한에 동의하고 관세를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할 수 있는 ‘민감품목’ 지정에도 우리에게 불리한 비율을 제시, 협상 테이블에서 우리측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특히 민감품목에 지정된 품목이라도 수입의무물량을 최소한 국내 소비량의 7.5%부터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쌀 비준안이 부결되거나 내년으로 늦춰져 관세화(시장 완전개방)로 갈 경우 농가피해는 당장 눈앞에 나타난다. 반면 쌀 비준안이 통과되면 최소한 10년간은 관세화를 적용받지 않고 수입물량도 국내 소비량의 4%에서 출발해 10년 뒤인 오는 2014년까지 7.9%로 통제할 수 있어 시장개방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다. ●농민단체 “추곡수매 부활” 요구 농민단체가 전국적으로 쌀 비준안 처리 반대와 추곡수매 부활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은 정치적 일정 등을 감안한 측면이 없지 않다.‘10·26’ 재·보선을 앞둔 정치권으로서는 ‘농심’을 건드려야 ‘이득’될 게 없다고 판단, 쌀 비준안 처리를 이달 말이나 다음달 14일로 미뤘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의 시위는 산지 쌀값의 하락에 따른 소득보전이 1차적 목적이라는 지적이다. 올해부터 추곡수매제가 폐지되고 공공비축제를 도입, 시가로 쌀을 매입하게 되자 농가들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산지벼의 쌀값이 지난해보다 20% 떨어지자 농가들은 소득보전을 요구하며 수매량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공공비축 물량 400만섬 가운데 250만섬은 당국이 정해진 가격의 ‘건조벼’로,150만섬은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시가의 ‘산지벼’로 각각 사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RPC가 산지가격을 낮게 책정, 농민들과 마찰을 빚자 정부는 농가가 원하는 형태로 쌀을 수매하고 공공비출 물량도 100만섬 추가로 수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곡수매는 농가에 보조금을 주는 제도로 WTO 협정에 위배되나 공공비축제는 국가가 비상시에 대비, 일정량을 비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조금 감축 대상이 아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1)-창업주 김연수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1)-창업주 김연수家

    일반인들에게 ‘삼양설탕’(현 ‘큐원설탕’)으로 익숙한 삼양사는 한국 근대경제사를 주도한 명문 기업이다. 호남 거부의 후예인 김연수(金秊洙) 창업주는 일제하인 1924년 순수 민족자본으로 기업을 설립, 한국기업의 명맥을 이었다. 김 창업주는 형인 인촌(仁村) 김성수씨가 동아일보를 설립하고 꾸려가도록 뒷받침했고, 여러 차례 재산을 털어 고려대와 고려중앙학원의 기틀을 마련하도록 뒤에서 도왔다. 그러나 김 창업주는 일제하에 기업을 경영함으로써 최근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사인명사전을 편찬하면서 친일인사로 선정하는 등 사후에 ‘친일’ 시비에 휘말리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근대 한국경제의 산증인인 김 창업주의 삶은 굴곡 많은 우리 근대사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병약했던 어린 시절 김 창업주는 1896년 10월1일 전라도 고부군 부안면 인촌리에서 부친 김경중씨와 모친 장흥 고씨 사이에서 2남으로 태어났다. 형의 호인 인촌은 바로 두 형제가 태어난 동네 이름을 따온 것이다. 김 창업주의 부친은 1만 5000석 지기의 호남 최대 거부였고 학문에도 조예가 깊었다. 부친은 일제하에서 나라가 영영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당시 저명한 사학자들을 몰래 불러 ‘조선사’를 17권이나 엮을 정도로 민족애가 투철했다는 게 삼양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창업주는 어린 시절 외롭게 지냈다. 김 창업주의 부모는 그가 태어나기 전 세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일찍 잃었다. 여기에다 한 명뿐인 형인 인촌이 큰아버지인 김기중씨가 대를 이을 아들이 없자 양자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어릴 적 김 창업주는 몸이 허약했다. 폐가 약했으며 위도 튼튼하지 못해 일찍이 폐와 소화기 계통의 질병으로 자식을 잃은 경험이 있는 부모의 애를 끓게 했다. 이런 이유로 개구쟁이처럼 장난이 심하고 활발했던 인촌과는 달리 김 창업주는 조용한 것을 좋아했고, 과묵하고 내성적인 성품을 지녔다. ●27세에 경영인으로 출발 김 창업주는 15세 되던 1910년 12월8일 자신보다 두 살 위인 박하진씨와 혼인을 맺었다. 결혼 이후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인 최초로 교토제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온 이듬해인 1922년 형의 권유로 경성직뉴와 경성방직의 전무와 상무에 취임, 경영인의 삶을 시작했다. 김 창업주는 고무신과 ‘태극성표’ 광목을 대히트시킴으로써 일본자본과 맞서는 최대의 민족회사를 일궜다. 집안 내력을 잘 아는 김재억 삼양사 상임감사는 “30년대 경성방직은 우리나라 금융거래 절반을 담당할 정도의 민족 최대 기업이었다.”고 말했다. 김 창업주는 또한 농촌재건을 위해 소작농을 협동농업 형태로 결합한 근대영농을 시작했다. 이를 발판으로 1924년 삼수사(三水社)를 설립해 호남 일대의 소유농토에 대한 근대화 작업에 나섰다. 장성, 줄포, 고창, 명고, 신태인, 법성, 영광농장을 차례로 개설해 기업형 농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간척사업에도 눈을 돌려 손불농장과 해리농장의 2개 지역에 1070정보의 농토를 만들었다. 이 시기에 상호가 삼양사(三養社)로 바뀌었다. 어느 날 한 작명가가 찾아와 ‘물 수’(水)를 ‘만인의 양식’이라는 뜻인 ‘기를 양’(養)으로 바꿀 것을 권했다고 한다. 김 창업주는 만주벌 개척에도 나섰다.5개 협동농장을 개설한 데 이어 봉천에 남만방적을 설립했다. 남만방적은 한국기업 최초의 해외생산법인이다. 그러나 1945년 해방으로 만주의 사업장들을 고스란히 놓고 철수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제당업으로 재기에 나서 해방공간을 겪으면서 반민특위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김 창업주는 한국 전쟁 이후 해체상태에 놓였던 삼양사 재건에 나섰다. 그는 재기의 발판으로 제당업과 한천제조업을 선택했다. 당시 설탕은 수입에 의존해온 대표적인 외화소비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울산 바닷가를 메워 그곳에 제당공장과 한천공장을 건설했다. 그는 1956년 삼양을 제당으로 키우면서 주식회사 삼양사를 출범시켰다. 자신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고, 사장에 3남인 상홍(83), 상무에 5남 상하(80)를 앉혔다.3남과 5남이 삼양사를 맡는 전통은 3세에도 그대로 이어져 삼양그룹은 현재 상홍씨의 장남 윤(53)씨와 상하씨의 장남 원(48)씨가 삼양사 회장과 사장을 맡고 있다. 둘째 아들들인 량(51)씨와 정(46)씨도 각각 삼양제넥스 사장과 삼남석유화학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당시 삼양사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해리염전을 삼양염업사라는 별개의 회사로 독립시키고 맏아들 상준(작고)을 사장에 임명해 경영을 맡겼다.3공화국때 문교부장관과 5공화국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차남 상협(작고)에게도 삼양염전의 지분 25%를 떼어주어 형제간 경영권을 일찌감치 교통정리했다. ●재계의 거목으로 김 창업주는 1962년 설립한 삼양수산을 통해 다양한 어종을 가공, 수출하는 등 한때 냉동선만 21척을 보유할 정도로 수산업에도 주력했다. 이처럼 제당과 수산업으로 재기에 성공한 그는 4·19혁명으로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자 한국경제협의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취임, 한국 재계의 얼굴이 되었다. 경영이 본 궤도에 오르자 김 창업주는 전주방직을 인수, 삼양모방(주)을 설립했다. 이어 1969년 전주에 대단위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건설했다. 이로써 70년대 들어 삼양은 국내 초창기 산업의 중심이었던 제당으로 확고한 제조업체로의 변신을 이룩했다. 이 당시 삼양은 매출액에서나 기업선호도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국내 정상급 기업으로 우뚝 섰다. 김 창업주는 사업에 투신한 지 만 53년이 되던 1975년 회장을 상홍에게, 사장에 상하를 임명하는 등 ‘2세경영’을 출범시키고 은퇴했다. 그의 나이 80세일 때였다. 그는 은퇴 후 농촌으로 돌아가 마지막 열정을 쏟다가 1979년 84세의 일기로 생애를 마감했다. ●교육사업도 아낌없는 지원 그는 기업경영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고려대와 고려중앙학원의 운영기금을 출연한 것을 비롯해 양영회와 수당장학회를 설립, 교육사업에도 힘썼다. 문성환 삼양사 부사장은 “창업주는 두 재단을 통해 대학생 2만여명에게 대학등록금을 비롯해 하숙비, 책값, 소정의 용돈까지 장학금으로 대줬다.”고 회고했다. 이런 김 창업주의 혜택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로는 한덕수 경제부총리, 오세철 연세대 교수 등이 꼽힌다. 경성방직의 회계를 맡아 김 창업주를 도왔던 국어학자 이희승 박사는 “수당(秀堂·김 창업주의 호)은 돈 쓰는 데도 일가견을 가진 사람으로 만금을 쓰면서도 기업경영에는 한 푼을 아꼈다.”고 그의 용전(用錢)철학을 전했다. 김 창업주는 경쟁회사에도 관대했던 묵묵한 성격의 경영인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1966년 삼양의 경쟁회사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운영하던 한국비료가 이른바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곤혹을 치렀다. 임원들이 ‘사카린 없는 삼양설탕’이라는 문구로 대대적인 광고전을 벌이자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는 그의 성품을 읽는 일화로 경영인들에게 지금껏 회자되고 있다. ●방대한 혼맥…사회 각 분야와 사통팔달 김 창업주는 부인 박씨와의 사이에 7남6녀 13명의 자녀들을 두었다. 아들로는 장남 상준(작고), 차남 상협(작고),3남 상홍(83),4남 상돈(81),5남 상하(80),6남 상철(70),7남 상응(작고) 등 7남과 장녀 상경(79), 차녀 상민(78),3녀 정애(75),4녀 정유(73),5녀 영숙(72), 막내 희경(66) 등 6녀를 두었다. 김 창업주 가문의 혼맥은 정계·관계·학계·언론계·재계·교육계 등과 거미줄처럼 얽힌 방대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김 창업주의 성격이 소탈해 자식들에게 정략 결혼을 요구하기보다는 평범하고 무난한 결혼을 시켰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김재억 감사는 “창업주의 생활철학이 권세를 배격하는 것이어서 자식들이나 3세들의 결혼에도 사돈 될 집안의 내력과 상대방의 성실성을 먼저 봤다.”고 회고했다. 김 창업주는 특히 자녀들의 대부분은 중매결혼으로 짝지웠지만 사위와 며느리를 맞는 데서는 당시로는 상당히 진보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사위를 고를 때는 가문을 따지지 않고 사람됨됨이와 능력을 위주로 보았고, 며느리는 후덕한 집안 출신으로 신식교육을 받은 신여성이기를 원했다. 특히 사돈가의 위치를 보고 정혼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해 그의 직접 사돈 가운데는 정관재계의 거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 김 창업주의 며느리들 가운데 위로 세 명은 이화여전 출신 등으로 당시의 김 창업주가 원했던 신여성들의 표본이 많았다. 반면 창업주의 형인 인촌 성수씨도 9남4녀를 두어 대가를 이뤘는데 장남인 상만(작고)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직계 자손들은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고 있다. 고려대 이사장이자 동아일보 전 회장인 장손 병관씨는 장남 재호(41·동아일보 대표이사 전무)씨를 이한동 전 총리의 차녀인 정원(38)씨와 결혼시켰고,2남 재열(37·제일모직 상무)씨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인 서현(32·제일모직 상무보)씨와 결혼했다. 김연수 창업주 자녀들의 혼맥을 살펴보면 장남 상준씨는 당시 집안과 각별하게 지내던 이화여대 총장 김활란 박사의 소개로 이뤄져 1943년 구영숙씨의 맏딸 연성(85)씨를 부인으로 맞았다. 상준씨는 보성전문 상과를 나와 조흥은행에 근무할 때였고 연성씨는 이화여전 음대를 졸업한 직후였다. 상준씨는 3명의 딸을 출가시켜 정·관·재계 인맥을 형성했다. 장녀 정원(62)씨의 부군은 고려대와 국가대표팀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김선휘(68·삼양염업사부회장)씨다. 축구를 좋아하던 상준씨는 모교인 고려대 축구팀을 지원했는데, 이 일로 선휘씨가 상준씨 집에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혼사가 맺어졌다. 차녀 정희(58)씨는 5공시절 당시 거물 정치인이었던 김진만씨의 맏며느리로 보내 동부그룹 회장인 김준기(64)씨를 사위로 맞았다.3녀 정림(57)씨는 전 문교장관 윤천주씨의 장남 대근(59)씨와 결혼했다. 대근씨는 현재 동부아남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과 동부그룹 소재분야 부회장을 맡고 있다. 상준씨의 장남 병휘(60)씨는 한양대 자연과학대 자연과학부 수학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차남 범(52)씨는 독신으로 지내며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차남 상협씨는 해방 직후 고려대 부교수 시절, 의사 김준형씨의 2남3녀 가운데 맏딸 인숙(82)씨와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인숙씨도 니혼조시 대학을 나온 당시 보기 드문 일본 유학 신여성이었는데 상협씨의 도쿄제대 동창 부인의 소개로 만나 연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녀 명신(58)씨를 송진우 전 동아일보사장의 아들인 상현(65) 서울대 법대교수와 혼인시켰다.2녀 영신(56)씨는 정태섭 전 변호사의 아들 성진(58)씨와 결혼했다. 외아들 한(52)씨는 메리츠증권 부회장으로 있다. 3남 상홍(83)씨는 구 치안본부 재직시절 수원갑부 차준담씨의 2남2녀 가운데 맏딸 부영(7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부영씨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전을 나온 재원이었다. 상홍씨는 2남2녀 가운데 장남 윤씨를 전 서울신문사 김종규 사장의 딸 유희(46)씨와 혼인시켜 벽산그룹 김인득 회장과 한 다리 건너 사돈이 됐다. 또 차남 량씨는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의 막내딸 영은(46)씨와 백년 가약을 맺었다. 영은씨의 오빠 장대환씨는 매일경제 신문 창업주 정진기씨의 사위로, 현재 매일경제신문 대표이사회장 인쇄인 겸 발행인과 현 매일경제TV 대표이사 회장이다. 장녀인 유주(56)씨를 사업가 윤주탁씨의 2남 영섭(59·고려대 상대교수)씨에게 시집 보내 윤주탁씨와 직접 사돈간인 박태준 전 민자당 최고위원과 연결되고 있다. 영섭씨의 남동생인 영식씨가 박 전 위원의 장녀 진아(48)씨와 결혼했다. 4남 상돈씨는 6·25 직후 김유황 전 광장㈜ 부사장의 딸 용옥(73)씨와 결혼했다. 상돈씨는 맏형인 상준씨의 중매로 장남 병진(52)씨를 축구협회 부회장과 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낸 한흥기씨의 딸인 혜승(45)씨와 맺어줬다. 차남 영로(50)씨는 사업을 하던 정형식씨의 딸 은미(46)씨와 혼인했다. 외동딸 희진(45)씨는 전 대한항공 이사 오명석씨의 외아들 광희(49)씨에게 시집갔다. 광희씨는 전 나이스정보통신 전무이사를 역임했다. 5남 상하씨는 삼양사 설탕공장 설립관계로 일본에서 일하고 있던 1953년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귀국, 바로 박상례(75)씨와 혼인을 맺었다. 상례씨는 공무원 출신인 박규원씨의 딸로 김 창업주의 친구가 중매를 섰다. 외동딸인 영난(44)씨를 송하철(45·주식회사 항소 사장)씨와 결혼시켜 송남석 모나미 회장의 막내며느리로 보냈다. 장남 원씨를 배영화 경희어망 회장 딸인 주연(45)씨와 맺어 줬다. 차남 정씨는 안상영 전 부산시장의 딸인 혜원(39)씨와 결혼했다. 6남 상철(70)씨는 사업을 하던 우근호 씨의 딸 정명(63)씨를 부인으로 맞았다. 7남 상응(작고)씨는 공무원 생활을 했던 권오경씨의 5녀중 셋째딸 명자(53)씨와 결혼했다. 장녀 상경(79)씨는 아폴로박사 조경철씨와 결혼 후 이혼해 조서봉(필립), 조서만(조지) 등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차녀 상민(78)씨의 남편은 이두종(작고)씨로 활발하게 삼양사의 경영에 참여했다. 온양 지주의 아들로 자란 두종씨는 1956년 삼양사 과장으로 입사해 이 회사의 대표이사 부사장까지 올랐다.1984년 회사를 떠난 뒤에도 삼양그룹이 운영하는 재단법인 양영회와 수당장학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3녀 정애(75)씨는 교육계에 몸담았던 조종립씨의 아들 석(작고)씨와 결혼했다. 석씨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결혼 후인 57년 삼양사에 사원으로 입사, 총무부장·경리부장·이사·상무·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전 삼양제넥스 상임고문까지 역임했다. 4녀 정유(73)씨의 남편은 전 서울대 부총장인 김영국(작고)씨다. 그는 인천에서 사업을 하던 김덕창씨의 8남매 가운데 3남으로 인천이 낳은 천재로 불리었다. 이들은 김 창업주 친구의 소개로 결혼했다. 영국씨는 서울대 정치학과 총동창회장을 지낸 상하씨의 후배이자 매제인 셈이다. 5녀 영숙(72)씨는 미국인 스테푸친과 결혼, 딸 페기, 아들 프랭크를 두고 미국에서 살고 있다. 막내딸 희경(66)씨도 교육자였던 김종규씨의 아들 성완(68·삼양사 의약사업 고문)씨와 결혼,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성완씨는 미국 유타대학 석좌교수로 인공심장 분야의 권위자다. jrlee@seoul.co.kr ■ 창업주의 친일논란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8월29일 친일인사인명사전 편찬을 앞두고 수록예정자 명단 3090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삼양사의 창업주 김연수씨도 포함됐다. 김씨는 전쟁협력 분야에서 ▲1939년 만주국 명예 총영사 ▲1940년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이사 ▲조선방적 이사장 ▲1940∼1945년 중추원 참의(자문위원)를 지냈다는 이유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삼양그룹측은 대응을 일절 자제한 채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다만 그룹의 한 관계자는 “창업주가 일제의 압제에 죽음으로 항거하는 등 깜짝 놀랄 만하게 대항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대로 일제의 폭거에 맞서 민족자본을 형성했다.”며 “후세에 역사가들이 올바른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비교적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보다 반일 감정이 팽배했던 1949년 반민특위 재판에서도 창업주는 무죄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 창업주는 창씨 개명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창업주의 일대기인 ‘한국 근대기업의 선구자’에는 일제시대 그의 행적이 상세히 수록돼 있다.6부로 구성된 전기에는 4부 ‘고난의 시절’ 편에 일제에 협조할 수도, 항거할 수도 없었던 고심의 일단들이 실려 있다. 김씨는 중추원 참의 임명과 관련해 1940년 5월 조간신문에 자신이 칙임참의에 임명됐다는 기사를 보고 내무국장 우에다키에게 항의하러 갔지만 결국 그의 완력에 굴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설사 내가 지녔던 일제치하의 모든 공직이나 명예직이 스스로 원했던 것이 아니고 위협과 강제에 의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일단 그런 직함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국과 민족앞에 송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통렬한 자기반성의 글을 실었다. 김 창업주는 반민특위에 검거돼 7개월간 수감됐지만 이런 반성의 자세가 참작됐는지 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경성방직을 경영함에 강력히 일본자본과 싸웠고, 항상 한민족을 위한 경제적 기반확립에 노력했고, 경성방직의 상표를 태극기에서 모방한 것으로 보아 피고의 행위는 많이 참작할 곳이 있으며, 그 외의 관직 및 명예직은 일제의 압력에 못이겨 피동적으로 맡은 것이라고 증명되며, 또 피고는 한국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많은 학생에게 원조를 해 그의 혜택을 본 자의 수는 현재 수백명에 달하는 것이니 이 점으로 피고가 남긴 공적은 크다고 할 것이며, 기타 증인의 증언을 통해 볼 때 피고를 단순히 친일 및 반민족행위자라고 규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jrlee@seoul.co.kr ■ 형 김성수와 동생 김연수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가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인촌(仁村) 김성수와 수당(秀堂) 김연수를 아는 주위 사람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인촌과 수당은 호남갑부 김경중씨의 두 아들이었지만 성격은 딴판이었다. 수당은 어릴 때부터 말수가 적고 침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반면 형 인촌은 활달하고 외향적이었다. 여기에 형제는 다섯살이나 터울이 져 어린 시절엔 서로 어울리는 일이 적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평생을 친한 형제로 지냈다. 인촌은 수당이 근대적 교육을 받도록 인도했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일본으로 가게 해 중·고등학교와 교토제대 경제학부를 졸업하도록 도왔다. 수당은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일찍이 ‘기업인’이 될 것을 결심했다. 오사카의 공장지대에서 받았던 강렬한 인상이 결단의 계기였다. 이처럼 수당의 행적은 형 인촌의 행적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실제로 수당이 기업가로서 길을 걷는 데는 인촌이 설립하고 인수한 기업의 경영을 맡음으로써 시작됐다. 수당이 경영인으로 첫 발을 내디딘 것도 1922년 형이 운영하던 경성직뉴와 경성방직의 경영인을 맡고부터다. 이후 수당은 경영인으로서 성공하자 인촌을 적극 도왔다. 생전에 인촌은 수당이 없었으면 교육사업을 비롯한 자신의 활동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곧잘 술회했다. 수당은 언제나 인촌에게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마음껏 뜻을 펼치라고 말했다. 인촌이 설립한 고려중앙학원이나 고려대, 경성방직과 동아일보 등 모두 동생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않은 것이 없었다. 특히 수당은 1940년대까지 고려중앙학원과 고려대에 기부한 재산이 연 평균 250만원에 이르렀는데, 이를 현 시가로 어림잡아 환산하면 1000억원(쌀값 기준)을 훨씬 넘는 액수다. 그러면서도 동생은 형이 하는 일을 뒤에서 묵묵히 돕기만 했다. 그는 “모든 것을 형님이 알아서 하시니까 나는 재정적인 지원만 하면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형을 만날 때마다 “형님은 교육과 문화사업을 하세요. 저는 뒤에서 돈을 대리다.”라며 든든한 후원자를 자임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위기의 농촌경제

    농어촌 경제가 ‘결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쌀값 폭락에다 향어 등 민물어류 발암물질 검출에 이어 조류독감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파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남도는 해마다 구례와 곡성군의 인구규모인 3만명 이상이 고향을 등지면서 지난해 인구 200만명마저 무너졌다.10일 전남도와 농민들에 따르면 올부터 추곡수매제 폐지와 수입쌀 개방 확대로 농촌경제의 버팀목이던 쌀값이 하락하면서 햅쌀값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떨어졌다. 보성·해남·고흥군의 경우 요즘 시중에서 햅쌀 80㎏들이 한가마 값은 12만∼13만원으로 지난해 15만원보다 최고 25%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수확이 본격화되고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짙어지면서 거래마저 한산한 실정이다. 전남도내 농민은 51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26%선이며, 쌀값이 농가 소득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4%선으로 절대적이다. 고향을 지켜온 농사꾼 이모(46·전남 장흥군 장흥읍)씨는 “이제 더 이상 농촌에서 벌어먹고 살 길이 없어 추수가 끝나는 대로 고향을 떠나기로 가족들과 합의를 봤다.”고 한숨지었다. 또한 전남도내 육상 내수면 양식업자(438명)들도 향어·송어 등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됨에 따라 거래가 끊기는 등 후폭풍을 맞고 있다. 발암물질과 관련이 없는 뱀장어나 자라 등으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조류독감 불똥도 튀었다. 나주·함평·무안·영암 등 전남도내 닭과 오리 사육농가에서는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조류독감 예방에 골몰하고 있다. 국내 최대 오리 육가공업체인 나주 화인코리아에 새끼오리를 납품하는 이하례(55·나주시 현경면 수양리)씨는 “100여명의 납품업자들이 모이면 조류독감 예방대책을 논의하기는 하지만 모두들 불안해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남 22개 시군의 주민등록상 인구수는 198만 6214명으로 2003년에 비해 3만 1516명이 줄었다. 전남도는 농가경제의 파산을 막기 위해 공공비축제 시행으로 줄어든 수매량(100만섬)을 늘려주고 산물벼를 수매하는 도정공장(RPC)의 원료곡 매입자금을 빨리 지원해 주도록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지난해 전남쌀 평생고객 확보 등으로 534억원어치를 팔았던 전남도와 22개 시·군에서는 대량 소비처 개발 등 쌀 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위기의 농촌경제

    농어촌 경제가 ‘결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쌀값 폭락에다 향어 등 민물어류 발암물질 검출에 이어 조류독감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파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남도는 해마다 구례와 곡성군의 인구규모인 3만명 이상이 고향을 등지면서 지난해 인구 200만명마저 무너졌다.10일 전남도와 농민들에 따르면 올부터 추곡수매제 폐지와 수입쌀 개방 확대로 농촌경제의 버팀목이던 쌀값이 하락하면서 햅쌀값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떨어졌다. 보성·해남·고흥군의 경우 요즘 시중에서 햅쌀 80㎏들이 한가마 값은 12만∼13만원으로 지난해 15만원보다 최고 25%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수확이 본격화되고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짙어지면서 거래마저 한산한 실정이다. 쌀값 25%폭락…민물양식 ‘발암 파동’ 전남도내 농민은 51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26%선이며, 쌀값이 농가 소득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4%선으로 절대적이다. 고향을 지켜온 농사꾼 이모(46·전남 장흥군 장흥읍)씨는 “이제 더 이상 농촌에서 벌어먹고 살 길이 없어 추수가 끝나는 대로 고향을 떠나기로 가족들과 합의를 봤다.”고 한숨지었다. 또한 전남도내 육상 내수면 양식업자(438명)들도 향어·송어 등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됨에 따라 거래가 끊기는 등 후폭풍을 맞고 있다. 발암물질과 관련이 없는 뱀장어나 자라 등으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조류독감 불똥도 튀었다. 나주·함평·무안·영암 등 전남도내 닭과 오리 사육농가에서는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조류독감 예방에 골몰하고 있다. 국내 최대 오리 육가공업체인 나주 화인코리아에 새끼오리를 납품하는 이하례(55·나주시 현경면 수양리)씨는 “100여명의 납품업자들이 모이면 조류독감 예방대책을 논의하기는 하지만 모두들 불안해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남 22개 시군의 주민등록상 인구수는 198만 6214명으로 2003년에 비해 3만 1516명이 줄었다. 전남도는 농가경제의 파산을 막기 위해 공공비축제 시행으로 줄어든 수매량(100만섬)을 늘려주고 산물벼를 수매하는 도정공장(RPC)의 원료곡 매입자금을 빨리 지원해 주도록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지난해 전남쌀 평생고객 확보 등으로 534억원어치를 팔았던 전남도와 22개 시·군에서는 대량 소비처 개발 등 쌀 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쌀값 가마당 20% 폭락 농민들 “공공비축 거부”

    올해부터 추곡수매제가 폐지돼 미곡종합처리장이 벼 매입가격을 낮추면서 쌀값이 가마당(40㎏기준) 2000∼1만 3000원 정도 하락하자 농민들이 집단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지역 농민들은 이달부터 집회를 갖고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공공비축재 매입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7일 각 자치단체와 농민단체, 농협에 따르면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미 방출량을 줄이고 공공비축 매입물량을 늘리기로 했으나 올해 쌀 작황이 평년작을 웃돌고 쌀 소비량이 줄어 쌀 재고량이 늘고 있다.경기도의 경우 농협 미곡종합처리장 기준 쌀 재고량이 지난해 2만 3000t에서 올 8월 말 현재 3만 4000t으로 늘어났다. 이천지역 단위농협장들은 농협 미곡종합처리장 매입가격을 가마당(40㎏) 지난해 6만 5000원에서 6만 2000원으로 낮추기로 결정하고 10일 농민단체 대표들과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평택농민회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오는 20일부터 평택시청 앞에서 공공비축재 거부, 추곡수매제 부활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농 전북도연맹은 최근 산지 쌀값이 지난해에 비해 20% 가까이 하락하자 기자회견을 갖고 “쌀값 폭락사태는 쌀 대란 수준으로, 지난해 쌀 재협상과 이에 따른 정부의 양정제도 개편이 직접적인 이유”라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남도 벼 매입가격이 가마당 4만 2000원 안팎으로 지난해 5만 5000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경남지역 농민단체들은 공공비축재 물량은 8만 5980t으로 지난해 수매물량보다 19.6% 감소한 상황에서 쌀 수매정책이 공공비축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쌀농사를 지을 수 없다며 추곡수매제로 환원을 촉구하고 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클릭 이슈] 국회 쌀 비준 늑장 파장

    [클릭 이슈] 국회 쌀 비준 늑장 파장

    국회에서 쌀 비준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정부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연내 비준안 처리 여부와 관계없이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협상 신뢰도는 이미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쌀협상을 맺지 않은 영국조차도 정부가 약속한 올해 쌀수입 물량의 이행 여부를 문의해 오는 등 비준안 처리 여부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악의 경우 내년에도 계속될 도하개발의제(DDA) 각종 협상에서 우리나라의 협상력이나 위상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올해 쌀수입 이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지난달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쌀 비준안이 상정되지 않아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 처리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다음 본회의 일정이 11월16일로 잡힌 만큼 정부가 당초 생각한 ‘9월 비준안 처리’에 이은 ‘연말 쌀수입 이행’ 등의 계획은 무산됐다. 농림부 관계자는 2일 “비준안이 처리되는 대로 올해 수입물량 이행을 위한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겠지만 이 경우에도 현실적으로 쌀협상을 맺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9개국으로부터 각종 항의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쌀 수입을 위해서는 한달간 입찰을 공고해야 하며 이어 응찰 과정에서 각국이 제시한 쌀값과 품질을 검증하느라 현지를 방문해야 하는데다 보통 1∼2차례 유찰도 가능하기 때문에 3개월로도 수입물량 이행은 빠듯하다는 것. ●비준안 처리 늦어져 대외 신뢰도 이미 하락 19일 쌀 비준안이 처리될 경우 정부로서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10월 중 입찰공고를 내면 올해 수입물량을 이행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쌀협상 9개국에 대해 양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올해 쌀수입 물량 22만 5000t은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11월 이후로 늦춰지면 정부는 각국으로부터 내년에 제소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설령 각국의 양해를 얻어 내년에 쌀을 수입한다고 해도 저질의 쌀이 고가로 들어오는 것을 검증할 입지가 좁아져 국가적으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등 쌀 협상국뿐 아니라 영국 등도 ‘올해 수입물량 이행이 가능하냐.’고 연거푸 물어 온다.”며 “현재로서는 최선을 다한다는 궁색한 답변만 반복하고 있어 이미 국제적인 신뢰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연도별 쌀 수입물량을 다음해 이행해도 되기 때문에 비준안을 꼭 9월에 처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농림부는 관세화 유예를 전제로 한 올해 쌀협상 이행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WTO에 제소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비준안 처리 무산되거나 부결되면 쌀 관세화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비준안이 처리되지 않거나 부결되면 쌀 수입은 관세화로 갈 가능성이 높다. 부결되면 관세화 유예를 전제로 한 국제조약이 폐기되는 것이기 때문에 2006년 1월1일부터 수입쌀에 관세를 붙이는 방식으로 쌀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비준안 처리가 내년으로 넘어가면 미국 등을 포함한 쌀협상국은 ‘시간을 더 달라.’는 우리정부의 양해요청을 받아들이기보다는 WTO에 제소하거나 관세화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다른나라가 WTO에 제소할 경우 정부가 분쟁해결 절차를 통해 타협안을 모색하면서 DDA의 협상 지연 등을 이유로 내세우면 1∼2년은 수입쌀 개방을 막아 오히려 ‘득’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이창수 연구위원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인 쌀협상을 명백히 어긴 상태에서 WTO의 분쟁 패널에 대응하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관세화로 갈 경우 농가피해 더 커 일부 학계에서는 10년간 관세화 유예에 따른 2014년 수입물량이 정부가 주장한 국내 소비량의 7.96%가 아니라 쌀 소비 감소에 따라 12%까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차라리 관세화가 낫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주명 농림부 쌀협상 팀장은 외국의 쌀 값은 국내의 5분의 1 수준이며 관세를 200%로 상정하더라도 국내 쌀 값은 수입쌀보다 2∼3배 비싸져 쌀농가의 어려움은 결코 관세화 유예보다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DDA 쌀 협상에서 선진국은 관세율 상한을 75∼100%, 농업개도국은 200%를 각각 주장해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여야의원이 전하는 한가위 민심

    여야 의원들이 체험한 올 추석 민심은 이들의 당초 예상보다 더 험악했다고 한다. 호전을 예상하는 각종 경기 지표를 못 믿겠다는 듯 민심은 악화일로를 걷는 체감 경기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이런 ‘원성’은 정치권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는 전언도 많았다. 열린우리당 박상돈(충남 천안을) 의원은 “재래시장 매기가 떨어진다는 얘기와 자식들 취업 걱정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병석(대전 서갑) 의원은 “재래시장 몇곳을 둘러보니 경기가 안 좋아 불안하다는 아우성이 많았다.”며 “양로원과 복지시설엔 아예 발길이 끊겨 놀랐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진영(서울 용산) 의원은 “지역구내 재래시장 8곳을 다녔는데 손님이 거의 없어 민망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같은 당 박형준(부산 수영) 의원도 “자영업자들이 빈사상태를 호소했는데 이들의 문제는 경기순환과 관련 없이 장기적·구조적인 것이어서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민생관련 발언이 작년보다 더 격해졌다.”고 전했고 민주당 이상렬 원내수석부대표는 “만나본 10명 가운데 7명이 작년보다 경제가 더 어렵다는 반응이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노웅래(서울 마포갑) 의원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연정은 뭐고 개헌은 또 무슨 이야기냐고 질문을 쏟아놓고 있다.”고 지역구 분위기를 전했다. 열린우리당 탈당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같은 당 신중식 의원은 “연정론에 대해 한심스럽다는 반응이고 선거구를 통한 지역구도 타파도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규성(전북 김제·완주) 의원과 강기정(광주 북갑) 의원도 “다수가 (연정에 대해)내용을 잘 모르고 관심도 없었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병국(경기 양평·가평)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많았다.”며 ““물러나려면 깨끗이 물러나든지, 서민 생활에 도움이 안 되고, 말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같은 당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도 “‘노 대통령 언제 그만 두느냐.’는 등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95%였다.”고 주장했다. 또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많았지만 이에 강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한나라당을 꼬집는 소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 출신 의원들은 추곡수매가 폐지 이후의 쌀값 폭락에 대한 불안감을 체험했다. 한나라당 김재원(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은 “추석 제수용으로 내놓은 올 벼 값(80kg 기준)이 지난해 20만원대에서 15만원 이하로 추락해 쌀값 폭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이종수 이지운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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