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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트트랙 파벌…찢어진 선수들 “관둘까봐요”

    쇼트트랙 파벌…찢어진 선수들 “관둘까봐요”

    “제 전부였던 쇼트트랙을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에요.”(안현수),“파벌다툼이 없어져 마음껏 스케이트만 타고 싶어요.”(이호석) 세계 최강인 한국 쇼트트랙이 ‘파벌싸움’으로 벼랑끝에 섰다. 일부에서는 이참에 종목 자체를 아예 없애자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최근 끝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내선수끼리 무리한 경쟁을 벌이다 한 명은 실격되고, 다른 한 명은 넘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어 귀국한 4일 인천공항에선 이를 두고 선수 부모와 대한빙상연맹 간부간 폭력사태까지 빚어져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것. 이번 사태의 진원지는 쇼트트랙 내부의 해묵은 ‘파벌’이다. 서로 ‘파’가 다른 지도자들이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기 위해 과잉 경쟁을 벌인 탓이다. 병역은 물론 명예와 부가 뒤엉키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특히 동계올림픽 유일한 금메달 종목이어서 암투는 극에 달했다. 파벌은 한국체대와 비(非)한국체대로 요약된다. 시발은 초기 한국 쇼트트랙을 이끌었던 한국체대 출신과 비한국체대 출신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우수 선수 스카우트와 대표 구성에서 한국체대 출신들이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자, 이에 반발한 비한체대 출신들이 대항하면서 파벌이 형성됐다는 얘기다. 이들의 싸움은 그동안 불모지였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2003년부터 서서히 표출됐고 이후 구타사건, 입촌거부사태 등으로 이어져 속은 곪을 대로 곪아갔다. 비한국체대 출신들은 여전히 한국체대 출신으로 국가대표 지도자를 지낸 사람이 대표팀 훈련방식 등에 관여하고 있다며 반발한다. 지금도 비한국체대 출신들은 우수선수들을 한국체대가 ‘싹쓸이’해가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이것이 파벌을 더욱 키운다는 것. 폭발조짐은 토리노동계올림픽 전에 감지됐다. 연맹은 코치 2명을 임명하면서 “역대 올림픽을 분석해 보니 남녀 코치를 따로 두었던 94릴레함메르대회에서의 성적이 가장 좋아 코치를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가 없어 내린 고육책이었다. 명목상으로는 남녀 코치였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역시 한국체대와 비한국체대로 갈라놓은 것에 불과했다. 한국체대 재학생인 안현수는 박세우(한국체대 출신) 여자 코치에게 지도를 받았고, 여자인 진선유(광문고)와 변천사는 송재근(단국대 출신) 남자 코치쪽에서 지도를 받는 기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변천사는 한국체대 소속임에도 본인의 강력한 의사에 따라 송 코치를 택해 “변천사가 한국체대에서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토리노올림픽에선 예상외의 좋은 결과로 파벌 싸움은 묻혔지만 미봉책에 불과했다. 연맹측도 파벌의 존재를 인정한다. 한 관계자는 “다른 곳에서도 학연, 지연을 따지듯이 여기서도 마찬가지다.”면서 “특히 지도자들은 ‘밥줄’과 직결되기 때문에 과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맹은 2명의 코치진 시스템을 바꿔 감독 아래 코치를 두는 ‘정상적인’ 체제로 바꾸는 등 파벌타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는 다소 회의적이다. 연맹 내부도 파벌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쇼트트랙이 거듭나기 위해선 선수들이 서로 희생하는 정신을 발휘하거나 박성인 연맹 회장이 특단의 메스를 가해야 할 절대 시점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김재록 게이트] 김재록, S·H그룹 M&A도 관여설

    김재록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공공부문 개혁과 기업 구조조정 사업을 거의 싹쓸이했다. 또한 현대차 이외에도 재계 10위권에 포진한 그룹 1∼2곳을 상대로 경영자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다른 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해도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재계는 김재록 ‘후폭풍’에 대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김씨는 구조조정 사업에 업종을 가리지 않았고 참여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다.2003년 진로의 외자유치 자문사와 대우상용차 매각 주간사로 선정돼 국민의 정부에서 보여준 활약상을 이어갔다. 시장 일각에서는 S그룹과 H그룹의 인수·합병(M&A)에도 관여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앞서 2002년에는 대우종합기계 구조조정을 컨설팅했다.2001년에는 하이닉스와 현대석유화학에 대한 실사, 경남기업 매각 등에 참여했다.대한화재·국제화재·리젠트화재 등 보험사 매각 자문사도 맡았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주도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대우조선과 한일, 고합, 우방, 아남, 동방 등이 모두 고객이었다. 대우증권 매각에도 참여했다. 특히 아서앤더슨 한국지사장으로 있던 1999년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보유한 4억 7500만달러 규모의 서울은행과 제일은행 해외 부실채권 매각사업도 수주했다. 정치권은 캠코가 순위를 조작, 아서앤더슨에 일을 맡겼다고 주장한다. 또한 5대 그룹 빅딜 논의가 한창이던 1998년에는 영화·안건회계법인 등과 함께 반도체 등 7개 사업구조조정 실무작업에 참여했다.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을 위한 5대 그룹 실사에서는 삼성그룹을 책임지기도 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김재록, 공기업 경영진단도 독식

    김재록, 공기업 경영진단도 독식

    검찰에 구속된 ‘금융브로커’ 김재록씨가 정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에 개입하기 이전, 옛 기획예산위원회가 발주한 공기업 경영진단 용역을 독식하는 등 공공부문 구조조정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27일 “김씨가 세동회계법인에 있을 때인 1998년 초 기획예산위가 발주한 공기업 경영진단 및 평가 용역을 거의 싹쓸이했다.”면서 “당시 세동회계법인을 끼지 않고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돌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은 공기업 민영화를 강력히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사실상 김씨가 주역이었다는 얘기가 적지 않았다.”면서 “이후 김씨는 국민정부 내내 경영컨설팅 분야의 최강자로 군림했다.”고 말했다. 세동회계법인은 5대 그룹 ‘빅딜’이 거론되던 99년에는 한일은행과 계약을 맺어 삼성그룹 계열사를 실사하는 등 빅딜업무에도 참여했다. 삼성과 현대가 통합을 추진한 석유화학 실사도 맡았다. 같은 해 재정경제부의 경영진단도 책임졌고 금융감독위원회가 주도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워크아웃’ 자문그룹에도 참여했다. 세동회계법인은 99년 안진회계법인에 흡수됐다. 이후 아서앤더슨이 2001년 대우자동차 구조조정 주간사 역할을 맡거나 하이닉스 부채실사에 참여할 때에도 김씨가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아서앤더슨 한국지사장을 지냈다. 경제부처의 다른 관계자는 “김씨가 문제가 있다는 정보가 국민의 정부의 경제수장들에게 수시로 보고됐지만 그때마다 그같은 보고는 번번이 무시됐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일본 프로야구 시범경기] ‘4번’ 이승엽 역시 해결사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맹활약의 여세를 몰아 일본 무대에서도 화끈한 방망이를 뽐냈다. 이승엽은 22일 일본 도쿄 진구구장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시범경기에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영양가 만점 플레이를 펼쳐 요미우리 이적 후 첫 공식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WBC에서 홈런왕(5개)과 타점 공동 1위(10타점)의 불방망이가 일본에서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며 사실상 정규리그 4번타자 자리를 예약한 것. 이승엽은 1회초 2사 1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0-1로 뒤진 4회 초 선두 타자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상대 선발 이시카와 마사노리(좌완)로부터 우측 펜스를 맞히는 큼직한 2루타를 뽑아내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요미우리 타선은 조 딜런의 2루 땅볼 때 동점을 만든 뒤 가메이 요시유키의 중전 적시타로 이승엽까지 홈으로 불러들여 2-1로 역전시켰다. 공수교대 후 1점을 빼앗겨 승부는 2-2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해결사’ 이승엽은 필요할 때 더 빛났다.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5회 2사 2,3루에서 타석에 나서 주자를 싹쓸이하는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전세를 4-2로 뒤집은 것. 이승엽은 5회말 수비 때 사이토 다카유키로 교체됐다. 이전까지 이승엽이 빠진 시범경기에서 승률 3할대에 그치며 12개팀 가운데 10위 안팎을 헤매던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활약으로 결국 6-2로 승리, 정규리그의 기대를 부풀렸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지방선거 D-70] 수도권·텃밭 공방전 관심 집중

    [지방선거 D-70] 수도권·텃밭 공방전 관심 집중

    22일로 5·31지방선거까지 D-70일. 여야는 지방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 아래 선거채비에 ‘올인’하는 양상이다. 정치권은 인물론이 선거의 향배를 가를 최대 변수로 보면서도 지방권력 심판론이니 참여정부 심판론이니 하면서 기선 잡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전략공천과 상향식 경선이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갖가지 잡음도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아울러 지역분할구도에 변화가 올지, 여권의 장관 총동원령이 먹혀들지도 지방선거의 관심거리다. 지방선거의 4대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5·31지방선거’는 꽉 짜여진 지역구도 아래서 치러질 전망이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는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TK·PK 지역에서 다른 정당 후보들이 발붙일 공간이 거의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은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호남과 충청권 일부를 제외한 11곳에서 승리를 희망하고 있다.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 현재 열린우리당은 전북을 제외하고 어느 지역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여권은 ‘지방정권 심판’으로 전체 선거판을 짜면서 참신한 ‘인물론’으로 수도권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강금실(서울)-진대제(경기)-강동석 혹은 제3의 인물(인천)’로 이어지는 ‘드림팀’이 핵심 병기다. 드림팀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맡으면서 전체 지방선거에 활력을 주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수도권에서 1승을 올리면 우리가 지지 않은 선거”라고 밝혔다. 높은 인기도를 유지하고 있는 강 전 장관에게 기대가 크다. 반면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빅 3지역’에서 싹쓸이한다는 목표다. 한나라당은 “강금실 할아버지가 나와도 어림없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강 전 장관의 ‘인기 파워’를 두려워하는 눈치다. 그러나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 강 전 장관에 대한 ‘검증’에 착수할 경우 ‘거품’이 빠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노리는 맹형규·홍준표 의원이 초반부터 거칠게 경쟁을 하며 이전투구의 양상이 되고 있다. 이에 비해 인천시장·경기지사 선거는 여권에 비해 유력 후보와 정당 지지율이 모두 높은 편이라 비교적 수월한 승부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활 건 지역 텃밭 경쟁 민주당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반면 여당은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로 ‘호남 탈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되레 민주당은 탈당설이 나도는 강현욱 현 전북지사를 영입, 열린우리당과의 한판 대결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은 국민중심당의 출현으로 새로운 지역구도 흐름이 형성되는 기류다. 국민중심당은 충남지사 선거에 올인 전략을 세웠다. 출마설이 나돌던 이인제 의원이 불출마로 선회했지만 대신 지지율이 높은 이명수 전 행정부지사가 입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권은 이에 대해 염홍철 대전시장의 재선에 기대를 걸면서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충남)-한범덕 전 정무부지사(충북) 카드로 맞설 구상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자민련 김학원 대표의 입당으로 충청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의 변수는 민주노동당이다. 최근 현대차 노조를 등에 업은 민노당 지도부가 버티고 있지만 울산 아성을 구축한 정몽준 의원의 선택과 한나라당의 ‘영남 싹쓸이’ 전략 등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WBC] ‘李! 한방’에 日열도 울었다

    [WBC] ‘李! 한방’에 日열도 울었다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일본전. 한국이 1-2로 뒤져 패색이 짙던 8회 초 1사1루에서 이승엽(요미우리)이 타석에 나섰다. 이승엽은 앞선 3회 2사 만루,5회 2사 1·3루의 찬스를 무산시켜 아쉬움을 남긴 터라 큰 기대를 걸지 않은 것이 사실. ‘혹시나’하는 마음에 한국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 이승엽은 투수 이시이 히로토시(야쿠르트)와 볼카운트 1-3에서 147㎞짜리 직구를 통타,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통렬한 2점홈런(비거리 120m)을 폭발시켰다. 이승엽의 이 한방으로 경기 초반 일본에 끌려가던 한국은 순식간에 3-2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한국은 구대성(한화·2이닝 탈삼진 2개)에 이어 맏형 박찬호(샌디에이고)가 마무리로 나와 3타자를 범타로 요리해 깔끔하게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한국은 3전 전승으로 A조(아시아) 1위를 확정, 오는 13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2라운드(8강리그)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한국은 2위 일본과 함께 B조(미국 캐나다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1,2위팀과 4강행 티켓을 놓고 리그를 펼친다. 한국은 초반 일본 선발인 ‘잠수함’ 와타나베 순스케(지바 롯데)의 밑에서 솟구치는 업슛과 완급 조절에 배팅 타이밍을 잡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일본 타자들은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으로 최고 146㎞의 직구를 뿌리는 한국 선발 김선우(콜로라도)를 4회까지 7안타로 공략했다. 일본은 1회말 중전안타로 나간 니시오카 쓰요시(롯데)가 2루를 훔친 뒤 후속 땅볼로 3루까지 진루했고 마쓰나카 노부히코(소프트뱅크)의 내야안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2회에는 가와사키 무네노리(소프트뱅크)가 김선우를 상대로 1점홈런을 터뜨려 2-0으로 앞섰다. 일본은 4회말 2사 만루에서 니시오카 쓰요시(롯데)가 봉중근으로부터 우익선상을 빠지는 ‘싹쓸이’ 안타성 타구를 쳐냈으나 이진영(SK)이 그림같은 호수비로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힘을 얻은 한국은 2점차로 끌려가던 5회 박진만(삼성)의 우전안타와 조인성(LG)의 몸 맞는 공, 김종국(기아)의 번트로 만든 1사 2·3루때 이병규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 붙었다. 이어 봉중근(신시내티), 배영수(삼성), 구대성, 박찬호를 마운드에 올려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농협·3개 보험사 ‘상생 컨소시엄’

    농협·3개 보험사 ‘상생 컨소시엄’

    농협공제가 일반 보험사와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공무원 단체보험 계약을 공동으로 따냈다. 이는 ‘보험 전환’을 앞두고 눈총을 받는 농협이 보험사와 상생(相生)의 길을 찾으면서, 소비자에게도 유리한 영업전략을 구사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공제는 지난 19일 조달청이 발주한 경찰청 단체보험 입찰에서 삼성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3개 보험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간 보험료 수입이 177억원에 이르는 독점계약을 따냈다. 이 단체보험은 10만여명의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질병·건강 보험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확산되고 있는 공무원들의 ‘선택적 복지제도’에 따라 단일 기관에 대한 독점적 보험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선택적 복지제도는 공무원의 복지예산으로 보험 등 16개 복지 방안을 지원하되, 중앙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개인 등이 사정에 맞는 복지를 자율 선정하도록 했다. 공무원 복리후생비는 전년보다 10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공제는 경찰관 가입자의 질병사망만 보장하면서 보험료 수입의 50%를 갖게 된다. 삼성생명은 암과 일부 사망을 맡고 지분의 25%를 갖는다. 삼성화재는 재해사망·의료비를 책임지며 15%, 현대해상은 상해·간병비 등을 맡으며 10%를 챙긴다. 각자에게 유리한 보장 분야와 그에 걸맞게 수입을 나눈 탓인지, 서로 ‘윈-윈’의 공동 마케팅을 만족스럽게 여기고 있다. 농협은 싼 보험료를 앞세워 보험시장을 싹쓸이한다는 보험사들의 질시를 덜 수 있다. 보험사들은 특정한 보장만 책임지기 때문에 잠재된 거액의 보험금 지급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입자들은 보험료를 30% 이상 덜 내고도 대형 보험사의 보험서비스를 누리는 장점이 있다. 반면 농협과 손잡지 못한 나머지 보험사들은 긴장감 속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올해 단체보험 시장은 전년보다 12.9%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공무원이나 정부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에서도 호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수익과 위험을 분산함으로써 모두에게 유리한 마케팅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비외른달렌 ‘노골드 수모’

    설원과 은반을 주름잡던 ‘겨울의 스타’들이지만 그들에게도 내리막이 있는 법.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지는 별’은 누구였을까. 노르웨이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서 금 11개와 은 7개, 동메달 6개를 따며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남자 바이애슬론에 걸린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한 올레 에이나르 비외른 달렌(32)의 공헌이 절대적이었다. 그는 이전까지 올림픽 통산 금 5개와 은 1개를 수확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금 4개를 거머쥐며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다관왕을 노렸다. 그러나 결과는 ‘노골드’. 은과 동 1개에 그친 그의 부진에 덩달아 노르웨이는 금 2개에 머물렀다. ‘스키 황제’ 헤르만 마이어(34·오스트리아)도 알파인 슈퍼대회전과 대회전에서 각각 은과 동메달에 그치며 금맛을 보지 못했고, 최근 음주스키 파문을 일으켰던 미국의 ‘우상’ 보드 밀러(29)는 알파인복합에서 실격한 뒤 대회전에서 5위에 그치는 등 아예 메달권에 들지도 못했다.‘2005년 독일 스포츠우먼’에 뽑힌 여자 바이애슬론의 우스치 디즐(36)은 지난 4차례의 올림픽에서 금 2개와 은 4개를 일궈내며 ‘터보 디즐’로 불렸다.그러나 그는 이번 대회 12.5㎞에서 동 1개에 그치고 나머지 3개 세부종목에서 노메달의 쓴맛을 봐야 했다. 빙속 중장거리의 여왕 클라우디아 페흐슈타인(36) 역시 단체 금메달을 제외하곤 개인 종목에선 빈손으로 돌아섰다. 러시아의 피겨 여왕 이리나 슬루츠카야(27)는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일본의 아사다 마오(15)에게 진 걸 빼곤 1년 넘게 무적을 자랑했다. 아사다가 나이 때문에 불참, 역대 최고령 챔피언에 도전한 그는 결선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불운을 겪으며 일본의 아라카와 시즈카(25)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3위에 머물렀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06 토리노올림픽] 쇼트트랙- 안현수 사상 첫 4관왕 도전

    이번 일요일도 금빛 찬란한 ‘슈퍼 선데이’가 될 전망이다. 한국 쇼트트랙은 토리노동계올림픽 폐막 하루 전인 26일 새벽, 단잠을 깨우는 무더기 금소식을 전할 각오다. 안현수(21·한국체대)를 앞세운 남자선수들은 500m와 5000m계주에 연이어 출전하고, 진선유(18·광문고)와 최은경(22·한국체대)은 여자 1000m에 도전한다. 이미 5개 세부 종목 가운데 4개의 금을 휩쓴 한국은 남은 금 3개를 ‘싹쓸이’할 태세다. 뜻대로 이뤄지면 올림픽 사상 최다 금메달(7개)로 최고 성적인 종합 5위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단연 관심을 끄는 것은 안현수의 전관왕(4관왕) 등극 여부. 이미 1000m와 1500m 2관왕에 올라 자신감에 차 있다. 하지만 500m가 안현수의 주 종목이 아니어서 전관왕 달성의 관건이 되고 있다.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에서 채지훈이 금메달을 딴 이후 노메달에 그쳐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안현수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월드컵 3차대회 500m에서 캐나다의 에릭 베다르드와 미국의 안톤 오노를 제치고 우승했다. 또 4차 대회에서는 리자준(중국)을 따돌리고 거푸 우승, 기대를 부풀린다. 올림픽 직전 미국의 스포츠전문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도 안현수의 3관왕을 예상하면서 500m를 포함시킨 바 있다. 다만 500m와 5000m계주가 같은 날 열리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500m에서 8강과 4강을 통과해 결승까지 뛸 경우 30분 뒤에 계주 결승에 곧바로 출전해야 하는 것. 안현수가 강도높은 체력 훈련을 쌓았지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안현수 이호석 서호진 송석우 오세종 등이 나설 남자 계주도 주목된다.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3회 연속 노골드에 머물렀다. 하지만 안현수와 이호석의 기량이 최고조여서 14년만에 정상 복귀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이에 견줘 여자 1500m와 3000m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진선유는 3관왕에 가장 근접해 있다. 박세우 코치도 “당초 여자 3종목 가운데 1000m를 가장 유력한 금메달 종목으로 꼽았었다.”고 말할 정도여서 기대를 더한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첫주택자금 ‘편법대출’ 성행

    첫주택자금 ‘편법대출’ 성행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업무를 담당하는 시중은행 일부 지점이 자금을 편법으로 빌려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오는 27일부터 부부합산 소득이 3000만원 이하인 가구로 대출기준이 강화되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이 정작 40∼50대 서민들의 내집마련보다는 30대 젊은층의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돼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23일 시중 A은행 서울 모 지점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계약서가 없어도 생애최초 자금 대출을 신청하면 일단 받아준 뒤 나중에 계약서를 내도 자금을 발려주고 있다. 장래에 있을 매매계약을 근거로 미리 접수를 해주는 것이다. 규정에는 신청 때 반드시 매매계약서를 첨부토록 돼 있다. A은행 관계자는 “매매계약서가 없어도 주민등록등본만 가져오면 내부 검색시스템을 통해 무주택자인지 여부부터 확인한다.”면서 “무주택자로 판명된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접수를 받아준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서류에는 아무 아파트나 임의로 등록한 뒤 나중에 실제로 계약되면 서류를 고쳐준다.”고 덧붙였다. 신청 이후 언제까지 매매계약서를 첨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부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부부합산 소득이 3000만∼5000만원 이하인 가구의 경우 24일까지 대출신청을 한 뒤 27일 이후라도 매매계약서를 내면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규정으로는 부부합산 소득이 3000만∼5000만원인 가구는 반드시 24일까지 계약서를 첨부해 신청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매매계약서 없이 대출신청을 받아주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면서 “실태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27일부터 부부합산 소득을 3000만원 이하로 할 경우 생애최초 자금 대출 상품은 사실상 35세 이하나 자영업자들의 전유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40∼50대 직장인의 부부합산 소득이 3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합산 소득을 5000만원 이하로 제한했을 때도 생애최초 자금 대출자의 64.1%가 35세 미만이었다. 즉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장 5년차 미만의 젊은층이 대출자금의 64%를 재테크 차원에서 빌려 썼다고 봐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3000만원 이하로 제한할 경우 젊은층으로의 대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면서 “40∼50대 무주택자는 소외되고 35세 미만의 젊은 직장인이 대출 상품을 싹쓸이하는 것이 과연 제도의 취지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씨줄날줄] 로펌/오풍연 논설위원

    국내에서도 로펌의 인기가 대단하다. 민사사건뿐만 아니라 형사분야도 큰 사건은 대형 로펌이 싹쓸이하다시피 한다. 그런 만큼 로펌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수인재 유치전은 물론 로펌간 인수·합병(M&A)이 잦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법률시장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통하는 것일까. 강자(强者) 지배원칙에 따라 중·소규모 로펌들은 생존전략 차원에서 M&A를 강요받는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최대 로펌은 김&장. 지난 1972년 김영무·장수길 변호사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현재 국내변호사만 220명을 거느리고 있다. 막강한 인적자원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다른 법무법인을 압도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로펌과 비교하면 이마저도 ‘작은 거인’에 불과하다. 대규모 영·미계 로펌은 3000명 이상의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다. 국내기업이 이들 외국 로펌에 법률자문을 더 많이 구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전 세계 로펌 중 가장 큰 회사는 영국계 클로퍼드 챈스. 무려 3300여명의 변호사가 나라 안팎에서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로펌은 이미 국경을 초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앞으로 외국변호사와의 동업·합작이 허용되는 등 법률서비스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계적으로 허용한다고 하지만 국내 로펌은 더 몸집을 키울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 대형 로펌에 먹힐 수가 있다. 이들 외국계 로펌은 기업사냥꾼이나 다를 바 없다. 대표적인 것이 현지화 전략이다. 어떤 나라든 입성할 경우 현지 로펌과 공동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거나 아예 전권을 상대에 위임하는 것이다. 독일의 세 번째 규모 로펌인 링클레이터스가 현지 로펌에 경영권 전부를 넘겨준 사례도 있다. 법률 포털 ‘로마켓’이 로펌의 수임실적 정보를 공개해 난리다. 당장 변호사협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법률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유익한 측면이 크다고 본다. 더욱이 개방화시대에 ‘기득권’을 주장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곤란하다. 이제부턴 외국계 대형 로펌과 경쟁해야 할 때이다.‘우물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더욱 안될 일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1魚4色4味…강원 거진항 명태

    1魚4色4味…강원 거진항 명태

    명태와 도치는 예전부터 거진항 등 동해안 항포구에서 겨울철에 흔히 나는 생선이었다. 단지 차이가 있었다면 명태가 어부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 생선이었다면, 도치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것. 요즘엔 많이 달라졌다. 명태는 어획량이 줄어 ‘금태(金太)’라 불릴만큼 얼굴보기 어려운 생선이 되었고, 도치는 특유의 담백한 맛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한마리에 1만원이 넘는 ‘귀족생선’이 되어 있다. 요즘이 한창때인 명태와 도치를 만나기위해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을 찾았다. # 명태잡이 1일 어부가 되다 10일 새벽 6시30분. 거진항 해양경찰 임검소에서 나눠준 노랑색 신호포판(선박식별표지)을 받아든 10t급 어선 미성호 선장 조가현(55)씨가 배에 올랐다. 명태잡이 경력만 30년이 넘는 베테랑 선장이다. 오늘 출어할 곳은 거진항에서 9마일 정도 떨어진 북방어장. 시속 11노트의 속력으로 약 1시간정도 걸리는 곳이다. 승선인원은 선장을 포함해 5명. 함께 출어할 어선 5척 등 모두 6척의 명태잡이 배가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며 일제히 거진항을 출발했다. 전날 해제된 강풍주의보의 뒤끝이라서인지 두툼한 방한복 속을 헤집고 들어오는 바람의 세기가 대단했다. 뱃전을 두드리는 거친 파도는 제대로 앉아 있기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배 앞쪽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추위를 달래던 선원들의 표정도 험악한 날씨만큼이나 어두워 보였다. 전날 ‘척후병’으로 출어했던 2척의 어선에 명태가 비치긴 했지만, 그 양이 많지 않았다는 소식 때문인 듯했다. 선원 길상봉(55)씨는 “중국어선들이 북쪽에서 명태의 회유로를 지키고 있다가 싹쓸이하는데, 여기까지 내려올 명태가 남아 있겠습니까?”라며 거푸 한숨만 내쉬었다. 북한지역 어장의 조업권을 사들인 중국어선들이 쌍끌이 조업을 하는 탓에 명태의 씨가 마를 지경이라는 것. 1시간 남짓한 항해끝에 북방어장에 도착했다. 높은 파도 때문에 30분정도 조업개시여부를 놓고 선장들간에 논쟁이 오가다, 마침내 한 채의 그물을 끌어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물 한 채에는 모두 20개의 조그만 그물들이 연결돼 있으며 그 길이가 1500m가량 된다.‘망개’라는 원통형 어구를 통해 수심 630m 아래에서 그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명태의 양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골뱅이 같은 ‘돈 안 되는’ 해산물들이 대부분이었다.1시간30분 정도 조업을 한 끝에, 조가현 선장은 나머지 5채의 그물을 걷지 않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명태의 양이 적을 거라 판단한 것이다. “한때 ‘거진항에서는 개도 명태를 물고 다닌다.’고 할 만큼 명태가 많이 나던 시절이 있었지요.” 배의 방향타를 자동항해로 맞춰 놓고 담배 한대를 입에 문 조 선장이 장탄식을 내뱉었다. 육지 아이들이 수박서리 하듯, 해안가 아이들은 덕장에서 명태서리를 하기도 했단다. 명태 몇마리쯤은 아이들의 요깃거리로 주어도 될 만큼 여유가 있었던 것. 그러나 최근엔 많이 달라졌다. 조 선장은 “요즘엔 배를 타고 나가도 겨우 ‘몇마리’잡고 돌아오기 일쑤지요. 배 기름값 30만∼40만원은커녕, 인건비도 못 건지는 날이 허다합니다.”라며 명태어업의 앞날을 걱정했다. 어느덧 도착한 거진항. 오늘 빈작을 거뒀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듯, 미성호 선원들은 빠른 손놀림으로 그물 등의 어구를 정리하며 다음 출어를 준비했다. # 명절음식·숙취해소에 안성맞춤 어찌하여 한마리의 생선을 부르는 이름이 이리도 많을까? 명태, 생태, 동태, 황태, 코다리, 북어, 노가리…. 숨넘어 갈 만큼 명칭이 다양하다.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생태의 하얀 속살은 연약한 아기 피부처럼 부드럽지만 잘 마른 북어는 방망이로 두들겨 패야 할 정도로 딱딱하다. 도저히 한몸받은 명태의 변신이라고 하기에 믿어지지 않을 만큼 명태는 언제 어떻게 잡는지, 어떻게 가공하는지 등에 따라 이름과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예로부터 ‘맛좋기는 청어, 많이 먹기는 명태’라는 말이 전해질 만큼 명태는 우리와 친숙한 생선. 흔한 만큼 이름도 무려 70여개에 달하는 별칭을 갖고 있다. 갓잡아 싱싱한 ‘생태’, 얼린 ‘동태’,40여일동안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황태’,30일 이상 건조한 ‘북어’, 그리고 너댓마리 코를 꿰 꾸떡꾸덕 말린 ‘코다리’, 명태의 새끼 ‘노가리’등으로 불린다. 또 잡는 어구에 따라 그물태나 낚시태 등으로, 계절에 따라서는 춘태, 동지받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방태나 원양태 등은 잡힌 지역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나는 지방태는 워낙 양이 적어 금태(金太)라고도 부를 정도로 값이 비싸다. ‘1魚4色4味’라는 표현만큼이나 명태는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알뜰한 생선이다. 생태를 무와 함께 요리하면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생태국, 생태찌개감으로는 최고. 보글보글 끓여놓은 생태국과 찌개는 겨울철에 입맛 살리는 데 좋다.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속풀이, 간장해독, 혈압조절, 인체 노폐물 제거에 좋다. 또 명태는 회냉면에 올라가는 주인공이기도 하고, 김장 김치 담글 때는 김치소로 사용돼 시원한 김치 맛을 내주는 일등공신이 되기도 한다. 내장은 창난젓으로, 머리는 귀세미젓으로, 알은 명란젓으로 쓰인다. 아가미와 창난을 넣어 만든 깍두기와 명태살과 아가미를 넣어 만든 식해는 명태가 많이 잡히는 강원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명절음식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동태. 동태 살에 달걀옷을 입혀 노릇노릇 지져내면 바로 제사상에 오르는 동태전이 된다. 생태만큼이야 못하지만 동태를 푸짐하게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동태탕과 찌개도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대관령의 모진 눈바람을 이겨내고 노랗게 말려진 황태나 북어도 무와 두부를 넣고 국을 끓여내면 숙취를 해소하고 입맛 살리는데 적격이다. 황태국은 예부터 ‘건곰’이라고 해서 앓고 난 사람의 기운을 회복시키는 음식으로 꼽혔다. 꼬득꼬득 반건조로 말린 코다리는 미더덕과 콩나물을 듬뿍 넣고 매콤하게 찜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황태·북어구이나 찜류는 손님 접대와 술 안주로는 안성맞춤이어서 애호가에게 인기 ‘짱’이다. # 북어와 황태의 대결은 둘다 ‘말린’ 명태이건만 맛과 영양, 의학적 효능 등에 대해서는 생산지역 주민에 따라 판이한 견해차를 보인다. 둘다 바람에 말린다는 점은 똑같지만 북어는 습기를 멀리하고, 황태는 적당한 습기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눈이 오면 북어는 거둬들이고 황태는 그대로 눈을 맞힌다. 육질은 북어가 쫀득쫀득한 반면, 황태는 다소 푸석푸석하다. 크기는 황태가 다소 큰 편. 북어를 주로 생산하는 고성지역 주민들은 북어가 맛에서 한 수 위라고 주장하는 반면 용대리 등 인제지역 주민들은 영양이나 효능면에서 황태가 앞선다고 맞선다. # 명태축제·황태축제로 놀러 오세요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고성군 거진항 일대에서는 제8회 명태축제한마당(myeongtae.com)행사가 열린다. 다양한 명태요리를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맨손 활어잡기, 어선 무료시승회 등의 부대행사가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문의 (033)682-8008∼9. 또 25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인제군 용대리 황태마을 일대에서는 제8회 황태축제(yongdaeri.com)가 열린다. 진정한 황태맛을 즐길 수 있다. 문의 (033)462-4808. # 가는길 44번 국도를 타고 양평, 홍천, 인제를 거치면 용대리가 나온다. 용대리를 거쳐 진부령을 넘으면 거진항이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주문진까지 가다가 7번국도로 갈아타 속초를 지나면 거진항이 나온다. ■ 명태 버릴게 하나도 없어요 (1) 황태 고추장 불고기 재료 황태포 2마리, 고추장 양념장(고추장, 사이다 5큰술씩. 청주·생강즙 2큰술씩. 다진 파·설탕·간장·물엿·참기름 1큰술씩. 다진 마늘·깨소금 1/2큰술씩. 후춧가루), 식용유 만드는 법 (1)황태포는 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물에 푹 담가 뜨지 않게 그릇으로 눌러 5시간 정도 두어 불린다. 황태포가 부드러워지면 물기를 짜고 2∼3등분한다.(2)양념장 재료를 골고루 섞어 고추장 양념장을 만든다.(3)불린 황태포에 고추장 양념을 고루 발라 1시간 정도 재어 놓았다가 간이 배면 그릴이나 기름을 두른 팬에 얹고 중불에서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2) 두부 감자 북어국 재료 두부·감자·북어채 각 100g씩. 쪽파 10뿌리, 달걀 2개, 다진 마늘·국간장·참기름 1큰술씩, 물 6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북어채는 물에 살짝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없앤다.(2)두부와 감자는 깍둑썰기를 한다.(3)쪽파는 3㎝ 길이로 썰어 풀어놓은 달걀에 섞는다.(4)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북어를 넣고 볶다가 물을 붓는다.(5)북어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두부와 감자를 넣고 국간장과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한 후 쪽파를 넣은 달걀물을 넣어 끓인다. (3) 생태찌개 재료 생태 1마리, 조개·무·두부·대파 100g, 고추 2개, 마늘 3개, 생강즙 1큰술, 청주 1큰술, 간장 1큰술, 고추장 1큰술, 고추가루 1큰술, 소금, 후추 만드는 법 (1)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물을 붓고 먼저 끓인다.(2)대파, 고추는 어슷 썰고, 마늘은 다진다.(3)무가 익으면 준비한 생태와 조개를 넣고 양념을 한다. 두부도 함께 넣는다.(4)생태가 익으면 야채를 넣고 청주, 생강즙을 넣어 비린내를 없앤다. (4) 북어 고추볶음 재료 노가리 200g, 고추 100g, 대파 1/4뿌리, 마늘 3쪽, 조미료 깨소금·참기름·간장 1/2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 식용유 만드는 법 (1)노가리는 물에 푹 담가 먹기 좋을 정도로 부드럽게 불린다. 불린 노가리는 가운데 뼈와 꼬리를 제거하고 3㎝ 길이로 자른다.(2)맵지 않은 꽈리고추를 다듬어 기름과 간장을 놓고 달달 볶는다.(3)기름을 두른 팬에 저민 마늘과 노가리를 넣어 볶는다. 노가리가 노릇하게 볶아지면 고추를 넣는다.(4)(3)이 적당히 볶아지면 깨소금과 참기름, 소금, 후춧가루로 간하여 좀 더 볶는다. (5) 명태완자 재료 명태 3마리, 두부 1/2모, 소금, 다진파와 마늘, 양파, 후추, 참기름, 밀가루, 달걀, 식용유. 만드는 법 (1)명태를 깨끗이 씻어 포를 뜬 뒤 끓는 물에 명태포를 데친 다음 물기를 빼준다.(2)명태포를 잘게 다지고 물기를 짠 두부를 칼등으로 곱게 으깨어 다진 명태에 갖은 양념해 잘 치댄다.(3)둥글게 완자를 빚어 밀가루를 묻혀 달걀물을 씌워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완자를 넣어 약한 불에 노릇노릇하게 지져낸다. 글· 사진 고성 손원천 최광숙기자 angler@seoul.co.kr
  • [클릭 지구촌 이곳!] 베이징 벼룩시장 판자위안

    [클릭 지구촌 이곳!] 베이징 벼룩시장 판자위안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판자위안(潘家園)에서는 ‘무엇이 있느냐.’는 것보다는 ‘무엇이 없느냐.’는 물음에 답하기가 훨씬 쉽지 않을까. 공설운동장만한 곳을 가득 메운 좌판과 온갖 잡동사니 더미를 보고난 뒤 떠오른 생각이다. 위안샤오제(元宵節·대보름)를 하루 앞둔 지난 11일 판자위안 골동품시장(潘家園舊貨市場). ●서울 인사동+황학동 벼룩시장 떠올라 서울 인사동과 닮은 점도 있으나 그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여기에 ‘황학동 벼룩시장’을 하나쯤 더 얹어야 할 듯하다. 이른바 벼룩시장과 만물시장 성격이 뒤섞인 게 베이징의 인사동으로 알려진 ‘류리창(琉璃廠)’과의 차이점이다. 토·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점도 마찬가지다. 베이징 동남쪽 마천루 한 가운데 남은 옛 건물의 솟을 대문에 들어서니 한가운데 정사각형을 이룬 대형 철제 구조물 4개가 눈에 들어온다.1개의 크기가 족히 대형 농수산물 공판장 1개쯤은 되어보인다. 주변을 2층짜리 목조 상가가 두르고 있다.2∼3년쯤 전에는 없던 구조물이다. 한때 철거의 위기를 맞았으나 외국인의 반응이 좋자 정식 건물이 지어지고 상인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이전의 정취가 퇴색됐다는 아쉬움도 있다. 베이징 최대의 벼룩시장에서 물품을 나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마는, 고가구·도자기·악기·수공예품·장신구·의류·모자·각종 그림·축음기·도서 등이 즐비하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옛날 사진부터 초기 공산당의 각종 이념 서적도 널려 있다. ●흥정은 기본… 잘 고르면 진품 골동품도 게다가 흥정도 있다. 예컨대 지압용 호두를 살라치면, 벌써 “청나라 건륭황제가 사용하던…”으로 시작하는 노점상을 만나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200여년이 넘었다는 얘기다. 건륭황제는 청나라 최전성기를 이룬 황제로 중국인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 가운데 하나다. 물론 예전에는 진품도 많았다고 한다. 시장엔 근·현대 중국의 체취가 가득하다. 최소한 3세기가 공존하고 있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는 듯하다. “(과거에는)안목있는 사람과 같이 와서 옥이나 벼루같은 제품들을 골라가면 횡재하곤 했다.”는 귀띔도 있다. 요즘에는 판자위안에는 진품은 많지 않고 얼치기 골동품이 늘었다고 한다. 골동품상들의 싹쓸이로 이젠 좋은 물건들이 예전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줄었다는 얘기다. 어떤 이들은 아예 모두 가짜 취급을 한다. 하지만 어떤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야, 여행의 추억을 되살리는 장식용 물건이나 선물 한 두점을 챙겨오는 데는 충분한 곳이다. 한창 유행을 타고 있는 경극의 탈도 다양하고, 시안(西安)을 가지 않아도 각종 크기의 병마용(兵馬俑)을 구할 수도 있다. 여자를 도망가지 못하게 발을 쌌던 비단 전족도 있다. 아쉬운 게 있다면 주말에만 문을 연다는 점이다. 일정이 빡빡한 한국 관광객들에게 이 곳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을 돌아나오면서, 마지막으로 들른 고(古)가구 상점들은 한국을 휩쓸고 있는 중국산 고가구 열풍을 떠올리게 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마침 베이징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한번 들러 시장조사를 해볼 일이다. jj@seoul.co.kr
  • [프로배구 V-리그] ‘무적함대’ 현대 20승!

    ‘무적함대’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의 상승세를 잠재우고 20승 고지에 선착했다. 현대는 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V-리그 5라운드 중립경기 남자부 경기에서 레프트 송인석(15점)과 숀 루니(14점), 라이트 후인정(14점) 등 좌우의 고른 득점에 힘입어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했다. 전날 라이벌 삼성화재에 대역전승을 거두고 독주체제를 재정비한 현대는 이로써 20승(2패)째를 기록,2위 삼성과의 승점차를 3점차로 더 벌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전날 삼성전에서 메가톤급의 강스파이크를 퍼부으며 팀 최다인 25점을 싹쓸이한 루니의 활약은 이날도 빛났다. 속공과 이동공격, 백어택은 물론 서브에이스까지 2개를 잡아내며 62.5%의 공격 성공률을 뽐냈다. 또 팀에서 두번째 많은 7개의 디그를 기록, 상대 스파이크를 멋지게 건져내는 리베로급 수비를 펼치며 그동안 저평가되던 수비 능력도 기우로 돌렸다. 반면 지난달 25일과 29일 3위 LG화재를 거푸 격침시키는 등 최근 3연승을 거두며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대를 부풀린 대한항공은 8승(14패)에 머물러 턱밑까지 추격을 벌이고 있는 상무와 4위 자리를 놓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하게 됐다. ‘백어택 여군단’ 흥국생명도 앞선 여자부 경기에서 ‘슈퍼루키’ 김연경(21점)과 2년차 황연주(15점)의 맹활약을 앞세워 현대건설에 3-0으로 완승,12승(6패)째를 올리며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40인 무계파’ 선택에 달렸다

    오는 24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팽팽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일 김한길 의원에 이어 16일 배기선 의원이 출마를 선언해 이번 경선은 맞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한 고위당직자는 “누가 이기든 표 차이는 근소할 것”이라면서 “우열을 점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후보간 당락을 결정지을 변수로 대략 3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소속 의원 144명 가운데 70%를 웃도는 초선의 표심에 눈길이 쏠린다. 두 후보 모두 3선으로, 만만치 않은 ‘내공’을 지니고 있지만, 초선 개개인과는 정치적 스킨십을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어떤 후보의 정치 이력과 공약이 초선들에게 더 먹히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릴 수 있다.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가 ‘싸움닭’으로 통하는 이재오 의원이라는 점도 경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후보 가운데 선거기획과 전략 부분에서 탁월한 감각을 보여온 김 후보가 ‘무게감’이 돋보이는 배 후보에 비해 ‘싸움닭’ 이미지가 강하다. 원내 전략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의원들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이번 경선이 내달 전당대회의 라이벌인 김근태(GT) 의원과 정동영(DY) 상임고문의 대리전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GT·DY계는 경선 결과의 부담감, 원내대표와 당 의장의 싹쓸이 구도에 따른 당내 반발을 감안, 특정 후보 편들기를 자제해 왔다. 하지만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GT·DY계가 당내 2인자를 뽑는 선거에서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DY계는 김 후보,GT계는 배 후보를 지지하면서,40명 안팎인 무계파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부토건-조남욱 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부토건-조남욱 회장家

    ‘부여 출신의 3형제가 서로 도와 세운 건설사.’ 국내건설업 면허 1호 업체인 삼부토건의 유래다. 삼부토건의 삼(三)은 삼각형과 안정,3형제 등을 의미한다. 부(扶)는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의 고향인 부여와 자조(自助)를 뜻한다. 즉 삼부는 부여출신 3형제인 조정구·창구·경구 3형제가 창업했다는 뜻이다.3형제가 서로 도우며 안정적으로 회사를 끌고 가겠다는 의미도 있다. 삼부토건은 60,70대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면허 1호 업체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급순위 3위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기업문화는 성장에 걸림돌이 됐다. 창업주인 조 총회장뿐 아니라 대를 잇고 있는 큰아들 조남욱(73) 삼부토건 회장은 지금도 10대 선조까지 제사를 지낼 정도다. 보수적인 기업문화 탓에 여러차례 도약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80년대부터는 기업순위가 밀려 현재는 도급순위 26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성실시공’이란 창업정신과 호텔업을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엄격한 한학교육 받으며 성장한 창업주 조정구 삼부토건의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은 1914년 11월 충남 부여군 장암면 석동리에서 부친 조동일씨와 모친 풍천 임씨 사이에서 4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조 총회장이 5세때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면서 총명함을 보이자 부친은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가정교사를 둬 조 총회장을 가르쳤다. 조 총회장은 15세때인 1928년 장암면장 남정국씨의 맏딸 삼순씨와 결혼을 했다. 이후 부여공립보통학교와 일광심상고등소학교를 다녔다. 고3 때에는 장남인 조 회장을 낳았다. 조 총회장은 자식까지 생겼으나 공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서울로 올라와 경성공업고등학교(현 서울기계공고) 건축과에 입학했다. 경성공고를 졸업하고 1936년부터는 경기도청에서 건설관련 공무원으로 출발했다.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1948년 3월 사직서를 제출,12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곧바로 삼부토건을 설립했다. ●성실시공이 성공의 밑거름 창업 초기 삼부토건은 이렇다할 공사를 따내지 못했다. 삼부토건이 따낸 첫 공사는 창업 한달 뒤인 1948년 4월 성동소방서와 돈암동소방서의 부서진 문을 고치는 공사였다. 토목공사라기보다는 보수공사였다. 그러나 조 총회장은 공사 규모에 연연해하지 않고 ‘성실시공’이라는 창업정신으로 임했다. 삼부토건의 성실성이 알려지면서 경기도 상공국의 지하식당 수리공사, 서울시 부녀병원 수리공사, 전매국 통상염고 신축공사 등 굵직한 공사를 도맡았다. 삼부토건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된 계기는 군공사를 싹쓸이하면서부터다.1951년 해군본부의 해군병원 수리공사를 맡은 3개 건설업체 가운데 삼부토건만이 예정된 기간에 공사를 끝내면서 군당국으로부터 신뢰를 쌓았던 것이다.1951년에만 삼부토건은 진해에서 4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1960년대 초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은 제주도였다.1948년 4·3 사건이라는 정치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제주도가 개발이 낙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건설업체들의 수익성 때문이다. 섬이라는 특성 탓에 장비, 자재, 인부 조달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도 정부는 건설단가를 제주도와 내륙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제주도 공사 참여가 바로 적자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조 총회장은 제주도 개발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해군공사를 도맡으면서 알게된 해군 준장 출신의 김영관씨가 제주도지사를 맡으면서 삼부토건이 제주도 사업을 맡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던 것이다. 수익을 생각하면 당연히 거절해야 했지만 조 총회장은 “우리가 공사를 하지 않으면 제주도민들은 한없이 열악한 환경 속에 살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감안한 끝에 수락했다. 제주도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40㎞에 달하는 제주∼서귀포 횡단도로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경부·경인고속도로, 잠실개발사업 등으로 한단계 도약 1968년에 착공된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는 삼부토건을 비롯한 국내 건설업체들에게는 모두 도약의 기회였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에는 종전 불도저나 포클레인 등 구식 장비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2000대에 달하는 당시로서는 첨단 중장비가 투입됐다. 건설업체들은 정부보증으로 부족한 중장비를 구입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부터 본격적인 기계화 시공이 이뤄진 것이다. 삼부토건은 충북 옥산∼충북 현도 구간 21.3㎞, 경북 봉산∼경북 금천 구간 16.2㎞을 맡았다. 경인고속도로는 합작회사 형태로 건설을 맡았다.1967년 경인고속도로가 착공될 때는 시공업체가 삼안산업이었지만 정부가 공기 단축을 위해 당시 도급순위 1∼3위였던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부토건을 공사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1970년대 초에 시작된 잠실개발사업도 오늘날의 삼부토건을 있게 한 대공사다. 잠실주변을 흐르는 성내천과 탄천을 막지 못하면 잠실개발은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삼부토건은 이들 지류를 막기 위해 하루에만 1000여명의 인력과 500대의 중장비를 투입하자 물 길이 멈춰서면서 100만평에 달하는 매립지가 생겨났다. ●90년대 들어 사세 주춤, 제2의 창업 선언 삼부토건은 60,70년대만 해도 국내에서 도급순위 3∼4위에 달했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70,80년대 활발했던 해외건설 사업에 소극적이었다. 다른 건설업체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리비아 등 대규모 건설공사에서 재미를 봤지만 삼부토건은 제한적으로만 해외사업을 해나갔다. 철저하게 해외 현지시장을 조사해야 부실시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 건설업을 기반으로 제조업, 중공업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꺼렸다. 주로 국내시장을 공략했다. 삼부토건이 처음으로 해외공사에 뛰어든 시기는 1973년. 말레이시아 제2연방고속도로 공사 성공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순환공사, 네팔의 쿨레카니 댐 건설공사, 사우디아라비아 상수도 확장공사 등을 잇따라 따냈다. 이처럼 삼부토건이 해외건설에 뒤늦게 뛰어들어 기회를 잃었지만 내실경영으로 인해 1979년의 제2차 석유파동을 견뎌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삼부토건 기술력이 빛을 발한 것은 국내 최초의 하저터널을 성공리에 마쳤을 때다.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도버해협의 유로터널도 두 번이나 무너졌을 정도로 하저터널 공사는 선진국에서도 어려워하는 공사였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1990년부터 7년에 걸친 공사 끝에 별 사고없이 지하철 5호선 마포∼여의나루역 공사를 성공리에 끝냈다. ●미래 유망산업인 호텔업에 진출 삼부토건은 1980년 경주 도뀨호텔을 인수하면서 호텔업에 진출한다.1981년에는 강남구 역삼동에 부지 5000여평을 매입했다.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가 결정됐기 때문에 호텔을 짓게 되면 올릭픽 기간에 200만명으로 추산되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삼부토건이 호텔을 짓기로 한 데는 80년대 들어 국내외 건설 수주가 어려워져 자체 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자는 전략도 담겨 있었다. 삼부토건은 서울올림픽 개최 불과 70여일 전인 1988년 7월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을 준공했다. 호텔업에 진출할 때의 전략대로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은 개관 6개월동안 19억여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올해로 창사 58년을 맞은 삼부토건은 몇차례의 부침 끝에 현재는 2005년 기준으로 도급순위 26위(도급액 7938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삼부토건은 르네상스서울호텔, 삼부건설공업㈜, 경주 콩코드호텔,㈜여의상사, 삼부스포츠프라자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조 총회장의 장남인 조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른바 ‘KS’ 출신이다. 그렇다 보니 조 회장의 인맥은 정계, 재계, 경제계에 널리 퍼져 있다. 경기고 졸업 동기로는 성백인 서울대 명예교수, 이면영 홍익대 이사장, 최영철 변호사, 한건희 전 육군 소장 등이 있다. 서울법대 졸업 동기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비롯해 박우동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이대순 한국대학총장협회 이사장 등이 있다. 조 회장은 대학 졸업 뒤에는 조달청의 전신인 외자청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20년 가까이 공무원 생활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계장, 선거과장, 총무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1973년에는 대통령으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 회장은 외자청에 다니던 29세때 부친의 권유로 서울대 사범대를 나온 후 교사를 하던 김양희씨와 결혼했다. 조 회장의 장인은 초대 상공부 전기국장을 지내고 한국전력의 전신인 조선전업 부사장을 지낸 김영년씨다. ●재계·관계에 퍼져 있는 혼맥 조 회장은 3남1녀를 뒀다. 연세대 가정학과 출신인 장녀 명선(47)씨는 이용걸(49)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기획단장과 결혼했다. 이 단장은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장인인 조 회장의 고교·대학 후배인 셈이다. 명선씨의 결혼에는 이 단장의 외삼촌이면서 삼부토건 상무까지 지냈던 신억상씨가 중매를 했다. 행정고시 23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 단장은 기획예산처로 자리를 옮겨 재정정책과장, 기획총괄과장, 사회재정심의관 등을 두루 거친 기획예산처 내 선두주자다. 장남인 조승연씨는 1997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인창고, 경희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국 MBA까지 마친 차남 조시연(44) 삼부토건 이사는 박선정(35)씨와 결혼했다. 조 이사의 장인은 신라교역 회장인 박준형씨다. 한국원양어업협회 제14대 회장을 지낸 박 회장은 신라수산, 신라엔지니어링, 비전힐스 골프장, 신라문화장학재단을 거느리고 있다. 조 이사의 부인 선정씨와 선정씨 언니인 민정씨는 모두 ‘미래회’멤버다. 미래회는 재계 유력 인사들의 부인과 며느리 등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불우이웃돕기 등 자선활동을 하는 미래회에는 선정씨 자매 외에도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 노소영씨, 한솔 조동길 회장의 부인 안영주씨,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며느리 이수연(이명박 서울시장 딸)씨 등이 회원으로 있다. 조 회장의 막내 성연(39)씨는 가톨릭의대 외래교수의 딸인 최지영(34)씨와 결혼했다. 성연씨도 아버지를 돕기 위해 삼부토건 공무부장으로 재직중이다. 조 이사는 삼부토건 현장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자재 조달과 구매 등을 맡는 핵심부서다. 조 회장이 삼부토건에 입사하기 전 조달청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조달업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때문에 삼부토건의 사실상 후계자인 조 이사에게 현장지원 업무를 맡도록 했다.MBA를 마친 조 이사는 영어실력도 유창해 해외사업도 관여하고 있다. 후계구도와 무관하게 삼부토건의 모든 업무는 아직까지는 조 회장이 좌지우지한다. 엄격한 유교집안 탓에 장자인 조 회장이 회사일과 집안일 모두를 결정한다. 한달이면 한두차례 모든 형제들은 조 회장 집에 모인다. 조 회장의 첫째 동생인 조남원(61) 부회장은 물론 경주에서 콩코드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조남립(53) 사장도 제사에 반드시 참석한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조 회장의 두 아들은 물론 조 회장의 동생들도 조 회장에게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할 정도 가부장적인 분위기”라면서 “조 회장도 아버지인 조정구 총회장에게 그렇게 배우고 자랐기 때문에 가풍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형을 끝까지 보좌하고 있는 조남원 부회장 조 총회장의 차남인 조남원 삼부토건 부회장은 금융인인 고 신동필씨의 딸인 용옥(60)씨와 결혼했다. 고려대를 나와 미국 로욜라대학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용옥씨를 만났고, 귀국과 함께 외환은행에 다녔던 용옥씨와 결혼한 것이다. 조 부회장은 1975년 삼부토건에 입사,30년동안 건설 외길을 걸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코바 하수종말처리장, 타이프 스포츠센터, 말레이시아 MBA사옥, 파키스탄 물탄∼미안찬누 도로건설 등과 같은 해외건설 공사를 완벽하게 끝내 세계속에 ‘건설 한국’의 입지를 다진 토목 전문가다. 조 부회장이 삼부토건의 해외파트를 도맡았던 것은 유학생활을 통해 얻은 외국어 실력 덕분이다. 형인 조남욱 회장보다 1년 먼저 삼부토건에 입사했다. 조 부회장은 현재 대한건설협회 대의원 및 이사,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도로교통협회 부회장, 한국엔지니어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장학재단인 숙정재단을 설립하고 사회복지법인인 재활재단 이사를 맡아 사회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조 부회장의 부인인 용옥씨는 삼부토건의 유통업 계열사인 ㈜여의상사의 감사로 있다. ●호텔 계열사를 넘겨받은 조남립 회장 조 총회장의 3남인 조남립 삼부토건의 계열사인 경주콩코드호텔 대표로 재직중이다. 조 총회장의 장녀 옥주(68)씨는 이화여대를 다니면서 연세대를 다니던 정병렬(작고)씨와 만나 졸업 뒤 결혼했다. 잠시 공무원생활을 한 병렬씨는 결혼과 동시에 장인회사인 삼부토건에 입사, 금융담당 상무까지 지낸 뒤 81년 퇴사했다. 한때 선일레미콘이라는 별도의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숙명여대를 졸업한 정자(65)·남숙(작고)씨 등은 모두 연예결혼했다. 차녀 정자씨의 남편은 선도전기 대표이사 회장인 전경호(65)씨. 마산고와 성균관대 독문학과를 졸업한 전씨는 학창시절 친구의 소개로 정자씨를 만났다고 한다. 4녀 남숙씨는 학창시절 교회의 성가대에서 알게된 정홍식(58)씨와 결혼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홍식씨는 당초 삼성그룹에 입사, 그룹비서실에서 근무했다. 그는 삼부토건의 계열사인 여의상사의 총무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보문관광·도큐호텔·라마다르네상스 등 그룹내 계열사를 돌며 장인을 도왔으나,1987년 주방기기 납품업체인 HRS를 차려 독립했다.HRS의 홈페이지에 월요예배 코너를 따로 만들어 설교를 전할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chungsik@seoul.co.kr ■ 故조정구 총회장 11대 장남 조남욱 회장은 13대 父子 국회의원 삼부토건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과 큰 아들인 조남욱 회장은 공통점이 많다. 부자(父子)가 모두 국회의원과 대한건설협회장을 지냈다는 점이다. 조 총회장은 지난 1981년 3월 제11대 한국국민당의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대한건설협회장을 여러차례 역임했던 조 총회장은 건설업체들의 도움으로 국민당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건설업체의 뜻대로 조 총회장은 국회 경제과학위원회에 배정돼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갔다. 하지만 조 총회장은 당초 약속대로 4년동안만 국회의원을 지낸 뒤 기업인으로 돌아왔다. 정치에 미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도 아버지와 똑같은 길을 걸었다. 대한건설협회장을 맡고 있던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민정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1990년 노태우·김영삼·김종필씨가 합당했을 때는 김종필씨의 지역구였던 부여의 지구당 위원장직도 넘겨받기도 했다. 조 회장이 아버지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계속 정치를 할 뜻이 있었던 것이다. 부여 지구당위원장직도 넘겨받았기 때문에 다음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출마도 가능했다. 하지만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김종필씨가 부여에 직접 출마했다.1996년 총선에서는 김종필씨가 민자당을 탈당한 뒤 자민련 후보로 부여에 출마했다. 조 회장은 그 당시 여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었지만 당선 가능성이 떨어져 아예 정치의 뜻을 접었다. 조 회장처럼 부자가 모두 국회의원을 한 경우는 현직에만 9명이 있다. 대표적으로 6선을 지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일 민주당 의원이 있다. 정주영(제14대 전국구 의원)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정몽준 의원은 무소속으로 활동중이다. 한나라당에는 김무성(김용주 전 의원 아들), 남경필(남평우 전 의원 아들), 정문헌(정재철 전 의원 아들), 이종구(이중재 전 의원 아들), 유승민(유수호 전 의원 아들) 의원이 있다. 국민중심당에는 정진석(정석모 전 의원 아들), 열린우리당에는 노웅래(노승환 전 국회 부의장 아들)의원이 있다. chungsik@seoul.co.kr ■ 조남욱회장 남다른 백제문화사랑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은 백제문화에 애정이 남다르다. 물론 조 회장 고향이 부여이기 때문에 백제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일 수도 있다. 부여는 백제가 서기 538년 천도(遷都)한 뒤 660년 패망할 때까지 문화적 전성기를 이룬 도읍지였다. 하지만 조 회장이 백제문화권개발에 앞장서는 데는 고향이라는 이유말고도 다른 사연이 있다. 백제문화는 일본에 전파돼 일본 고대국가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위대한 것인데도 신라문화권 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본격적으로 백제문화권 개발에 나선 것은 1990년대부터다.1990년 국립부여박물관 공사를 시작했고,1994년에는 ‘백제 작은길’과 ‘백제 큰길’을 착공했다. 또 그해 일본 규슈 미야자키 남향촌 등의 유적지를 답사한 뒤 백제문화가 일본문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남향촌은 ‘백제마을’이라고 불릴 만큼 백제문화의 영향이 깊이 서려 있는 곳이다. 1998년에는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 사업에 앞장섰다. 부여 규암면 합정리 일대 100만평 부지에 3700여억원을 들여 역사재현촌, 민속박물관, 호텔, 컨벤션센터, 예술인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해 4월 열린 기공식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김종필 국무총리, 신낙균 문화관광부 장관, 심대평 충남지사 등 30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동안 공사는 속도를 냈고 조만간 백제의 역사와 백제인의 생활상·문화·유적 등을 총망라한 ‘백제역사문화관’이 개관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중에는 사비(지금의 부여)시대 백제 왕궁과 능사(능을 지키기 위해 세운 절) 5층 목탑도 일반에 공개된다. 또 2010년까지 산업교역촌, 개국촌, 장제묘지촌, 전통민속촌 등이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백제역사재현단지에는 생태숲인 백제숲도 들어선다. 충남도가 2008년까지 8억원을 들여 단지내 왕궁촌 주변 43㏊에 백제풍의 생태숲을 조성키로 한 것이다. 백제숲에 백제시대에 많이 자생했던 것으로 옛 문헌을 통해 밝혀진 소나무와 박달나무, 느티나무, 떼죽나무 등 각종 나무 3만 8000그루와 가시연꽃, 감국, 개미취, 나리꽃, 원추리, 인 동덩굴 등 3만 2000포기의 초화류를 심어 백제시대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chungsik@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SKT 시장독식 “이유있네”

    올해 들어 이동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의 시장독식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SK텔레콤의 순증 가입자 확보율은 99%를 넘어섰다. 사실상 시장을 싹쓸이한 셈이다.SK텔레콤은 이 기간에 1일 평균 4398명의 순증 가입자 중 99.09%인 4358명을 쓸어담았다.경쟁업체인 KTF는 485명 증가에 그쳤고 LG텔레콤은 445명이 빠져 나갔다.SK텔레콤의 이 같은 가입자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48.6%(1942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경쟁업체들은 SK텔레콤의 시장 장악에 대해 “대리점에 제공된 과도한 리베이트가 소비자에게 보조금으로 전이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허술한 법 규정을 꼬집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단말기 구입비용을 이용자에게 지원하거나 보조하는 행위를 금지(36조의 3)’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대리점에 내려 보내는 리베이트에 대한 제한 규정은 없다. 따라서 재력이 풍부한 이통사는 과도하게 리베이트를 제공, 임의로 ‘공짜폰’ 시장을 형성한 뒤 가입자를 독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말기 당 7만∼10만원을 적정한 리베이트로 보고 있지만 현재 30만원대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도한 리베이트로 인해 보조금 금지법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통신위원회의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시장감시를 요구했다. 또한 보조금의 구체적인 상한 규모(금액)를 이용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탈모증 감추는 모자 벗고 금빛 꿈 위해 수영모 썼죠”

    “한때는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럴 때마다 부모님이 옆에서 지켜주셨습니다.” 한국 여자수영 자유형의 대들보로 떠오르고 있는 이지은(17·전남제일고 1년)양.168㎝ 55㎏의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파워 넘치는 스트로크 동작은 단연 동료들 가운데 발군이다. 지난 2004년 10월 태극마크를 단 이양은 지난해 11월 마카오에서 열린 제4회 동아시안게임 여자자유형 4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식에서 감격적인 순간을 만끽한 이양은 평상복으로 갈아 입은 후에도 모자를 벗지 않았다. 민망한 민머리를 감추기 위해서다.7살 때부터 원형탈모증을 앓아온 이양은 초등학교 6학년때 설상가상으로 온몸의 털이 빠지기 시작했다. 전신탈모증에 걸린 것이다. 현재 탈모증엔 약제를 머리에 바르는 것을 제외하고 뾰족한 치료법이 없다. 약을 먹으면 호전될 수도 있지만 도핑테스트에 걸릴까봐 먹지도 못한다. 이양이 수영을 시작한 때는 초등학교 3학년. 교내 수영클럽 모집공고를 보고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 수영에 첫발을 디뎠다. “물속에 들어가는 게 마냥 좋았어요. 그때는 그냥 수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에 꽉 찼습니다.” 이후 뛰어난 재능을 선보인 그는 수영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전국소년체전 전남대표로 뽑혔고, 초등학교 6학년때는 50m와 100m에서 체전 2관왕을 거머쥐었다. 국내 대회를 싹쓸이하며 주목을 받은 그는 2004년 마침내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팀 ‘김봉조호’에 합류했다. 하지만 그동안 위기도 많았다. 탈모로 인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여러 차례 찾아왔다. “‘왜 나만 이런 병에 시달릴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연습 후 모자를 벗으며 수건으로 머리를 닦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저에겐 ‘꿈’이 있으니까요” 지은양의 꿈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선수의 매운맛을 수영 선진국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것. 충북 단양에서 하루 8시간씩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그가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與 3파전…한나라 주류 vs 비주류 격돌

    ■ 우리당… ‘全大 전초전’ 될까 부담 오는 24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자칫 ‘2·18 전당대회’를 미리부터 지나치게 달구는 역기능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입각 파문의 여진이 잠복 중인데다 지방선거와 당·청관계 재정립 등 당 안팎의 현안이 즐비한데, 원내대표 선거가 당내 경쟁분위기를 과열시킨다면 당력 소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별·세력별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그런 맥락에서 ‘합의 추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로서는 ‘3선 중진’인 배기선 사무총장과 김한길·신기남 의원의 3파전이 예상된다. 먼저 김 의원이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선 도전을 선언하고 배 의원도 수일 내에 사무총장직을 사퇴한 뒤 출마의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도 이번주 중으로 경선 출마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계파간 대리전의 모습을 띠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의원 개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이는 ‘김근태(GT)-정동영(DY)’ 등 대권주자간의 조기 전면전이 되어선 안 된다는 당내 희망사항을 반영한 해석으로 들린다. 이런 측면에서 ‘핵심 DY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의 출마는 ‘정동영계’로서도 ‘딜레마’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싹쓸이 불가론’에 직면하고,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어려워진다.”고 관측했다. 출마선언 날짜를 저울질 중인 배 의원은 거론 인사 중 통합·중도세력으로 무난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향후 원내대표가 당·청간 의사소통의 중심을 세우고 당 정체성을 강화해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유인태 의원 등 친노세력의 측면지원을 받는다는 말도 들린다. 신 의원은 한마디로 “위험을 감수해 얻을 게 적다면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측근은 “어차피 원내대표 경선이 대권주자의 전력지원을 받지 않는 판이므로 부담은 없다.”며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나라…사학법 투쟁 변수로 오는 12일 치러질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은 당내 권력구도는 물론 지방선거 후보경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박근혜 대표가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을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어떤 인물이 원내대표에 오르느냐에 따라 대여 투쟁기류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그간의 ‘인물 대결’과 달리 세력간 격돌 양상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간 원내대표 경선 출마의사를 내비친 인사는 3선의 김무성·이재오·안택수 의원과 재선의 고흥길 의원 등 4명이었다. 하지만 고 의원이 8일 김 의원과 손을 잡고 정책위의장 쪽으로 선회한데다 안 의원도 공식 출마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내 권력구도나 지원세력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경선은 사실상 김·이 의원간 맞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류와 비주류의 한판 승부인 셈이다. 주류측에선 직전 사무총장을 지낸 김무성 의원이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비주류측에선 이에 앞서 국가발전연구회와 새정치수요모임, 초선의원 모임 등의 지원을 받는 이재오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근혜 대표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김 의원과 이명박 서울시장과 가까운 이 의원의 격돌은 ‘박 대표와 이 시장의 대리전’으로까지 비약되는 형국이다. 물론 박 대표와 이 시장 모두 ‘경선 중립’을 표방하긴 했지만 현 정치상황과 당내 권력구도 등을 감안할 때 어떤 식으로든 두 대권주자의 의중이 반영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로 인해 경선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속의원 127명 모두 투표할 경우,1차투표에서 과반수를 확보하려면 64표를 얻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양측 모두 70명 이상 지지의원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양측이 내세우는 지지의원 가운데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의 중복이 유달리 눈에 띄는 것도 이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행복도시에 민속마을 지어요”

    “행복도시에 민속마을 지어요”

    “우리 집 숟가락이랑 속옷도 민속문화 유산이 될 수 있다는 말이오?” “어르신, 지난 40년간 상여 소리꾼 활동을 해오셨는데 한 곡 불러주세요. 저희가 녹음해서 잘 보존하겠습니다.” 6일 오후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건설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 남면 방축리 입구.‘700년 조상땅을 누가 강탈하랴.’,‘보상전문 변호사 쓰세요.’ 등 여기저기 나붙은 플래카드에서 복잡한 민심을 읽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쪽에서는 연기군 남면을 비롯, 금남면·동면, 공주시 장기면·반포면 등 행복도시 예정지역 내 60여 마을을 상대로 ‘문화유산 지표조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행복도시 개발로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마을들의 인류민속 문화유산을 지켜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이다. ●“숟가락 한 개도 소중해” 국립민속박물관이 충남 공주시와 연기군에서 문화유산 조사를 벌여온 지 5개월째 접어들었다. 이들의 조사는 행복도시 건설로 훼손·멸실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조사·기록·연구하고 향후 종합적인 보존·활용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것. 민속박물관에서 파견된 학예관·학예사 2명과 16명의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나 의·식·주생활과 신앙, 세시풍속 등에 대한 연구을 진행하고 있다. 보고 들은 것은 무엇이든 사진을 찍고, 영상으로 남겨 보고서를 만든다. 이들에게는 집집마다 갖고 있는 숟가락·속옷 등 살림살이 뿐 아니라 신앙, 의례, 풍속놀이, 풍수 등에 관련된 모든 물건이 소중하다. 마을마다 유명한 소리꾼과 무당 등의 활동을 녹음·녹화하고, 명절때 성묘와 가족행사, 혼례와 상례 등도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정명섭 학예관은 “연기군 금남면 반곡리 김명호(71)씨 댁에서만 맷돌을 얹어놓는 도구인 ‘버링이’ 등 4000가지가 넘는 물건이 조사됐다.”며 도면으로 기록한 내용을 공개했다. 현재 61개 마을 중 33개 마을에 대한 지표조사가 마무리됐다.2월 말까지 지표조사를 끝낸 뒤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3월부터는 12개 마을에 대한 심층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생태박물관 꼭 조성돼야” 이들의 활동은 오는 11월까지 진행되지만 그전에 꼭 해야할 일이 생겼다.7월 확정될 ‘행복도시 건설 기본계획’에 이들 마을의 문화유산을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반영시켜야 하는 것.6일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행복도시 내 민속마을(일명 생태박물관) 조성 등 ‘문화복합공간’을 만들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조사를 총괄하고 있는 민속박물관 천진기 과장은 “당초 우리 일은 문화유산 조사에 국한됐으나 이대로 놔두면 행복도시 개발과 동시에 우리 문화유산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 대안을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물관측의 제안은 행복도시 개발 후에도 토착 민속마을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생태박물관’(Eco-museum)을 만들자는 것. 과거 ‘싹쓸이식’ 개발이 아니라 개발 초기단계부터 유ㆍ무형 문화유산을 보존, 개발이 끝난 뒤 인위적으로 만드는 기존 박물관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김홍남 민속박물관장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생태박물관’과 함께 ‘역사문화촌’, 체험학습장 등이 함께 묶일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마을 1∼3곳을 민속마을 후보지로 선정, 관계당국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연기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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