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싹쓸이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30대 구속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화물차량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응답자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포천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76
  • 서울 시·구의원 당선자 분석

    서울 시·구의원 당선자 분석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어 갈 시의원 106명과 구의원 419명이 새로 선출됐다. 선거 결과는 한나라당의 ‘싹쓸이’로 나타났지만 2002년에 비해서는 당선자들이 젊어졌고, 학력도 높아졌다. 여성 당선자들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구의원 선거에서 같은 당에서 다수가 출마해 ‘가’기호를 받은 후보가 ‘나’‘다’ 후보에 비해 크게 유리한 투표행태를 보였다. ●고학력·전문직 대거 진출 의원 유급화의 영향으로 고학력·전문직들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제 7대 시의원 당선자의 학력은 대학원 졸업자가 2002년 제 6대선거에서 15명이었으나 32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대재 이상도 64명에서 96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구의원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원 재학 이상이 40명에서 57명으로 늘어나는 등 대재 이상이 181명에서 233명으로 늘었다. 시의원에 전직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당선되는 등 광역·기초의원에서 의사, 회계사, 세무사, 언론인, 약사, 교육자, 기업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거 당선됐다. ●‘지역 일꾼’ 젊어졌네 당선자들은 2002년에 비해 크게 젊어졌다. 시의원은 25∼29세 1명,30∼34세 2명 등 제 6대에 없던 35세 미만 당선자가 3명이나 나왔다.30대도 15명으로 6대 7명에 비해 두배가량 늘었다. 구의원도 50대 비율이 2002년 43.7%에서 39.4%로 낮아진 반면,40대 비율이 2002년 30.6%에서 35.8%로 높아졌다. 이에따라 60대는 91명에서 65명으로 줄었다. 구의원 숫자가 2002년 513명에서 419명으로 크게 준 탓도 있지만 50대 이상이 특히 많이 감소했다. ●‘여풍’거셌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여성 구청장이 탄생한데 이어 시의원과 구의원 선거에서도 여성 당선자가 크게 늘었다. 구의원은 2002년 전체 513명 중 여성 구의원이 5.6%(29명)에 불과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여성 당선자가 전체 419명 가운데 19.3%(81명)를 차지해 3배 이상 늘었다. 의원 숫자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 의원도 여성 시의원은 2002년 8명에서 13명으로 5명 늘었다. ●구의원 ‘가’기호 절대 유리 중선거구제로 실시된 구의원 선거에서 소속정당의 ‘가’기호를 받은 후보가 다른 기호보다 당선에 훨씬 유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은 선거구에서 기호 ‘가’후보는 142명이 당선됐으나, 기호 ‘나’후보들은 69명만 당선됐다. 열린우리당도 ‘가’후보는 23명이 당선된 반면 ‘나’기호는 2명만이 당선됐다. 출마자들의 인물과 정책보다는 정당만 보고 찍는 ‘1자형 투표’가 성행해 군소 정당의 기초의회 진출을 돕기 위한 중대선거구제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 ●8표차 박빙의 승부 구의원 선거에서는 1∼2위간의 표차가 100표 미만의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곳이 많았다. 중대선거구제로 1·2위 모두가 당선되기는 했지만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양천구 라선거구에서 나란히 당선된 한나라당 임옥연 후보가 7115표를 받아 7107표를 받은 같은 당 장용수 후보를 8표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또 영등포구 다선거구는 56표차, 성동구 가선거구는 58표차 등 100표 미만의 박빙의 승부를 펼친 곳이 5곳이나 됐다.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시의원은 강남구 제 1선거구 한나라당 박홍식 당선자로 82.47%(4만 1828표)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최다 득표율 구의원은 강서구 바선거구에 나온 황준환 당선자로 58.69%(1만 2811표)를 얻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두레·돌살/주강현 지음

    폭넓은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힘있는 글쓰기를 보여온 민속학자 주강현 박사가 미시사적 천착이 돋보이는 역작 두 권을 내놓았다. 먼저 ‘돌살-신이 내린 황금그물’(들녘 펴냄)은 저자가 20년이 넘게 돌살 분포지역을 일일이 현지조사한 노력의 결과다. 돌살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밀물때 들어왔던 물고기가 썰물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돌담에 갇힌 것을 잡는 전통 어법이다. 이른바 ‘싹쓸이 어법’을 지향하는 촘촘한 그물이 보급되기 전까지만 해도 돌살에는 물고기들이 가득 찼다고 하니, 그야말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이용하는 지혜가 돋보이는 고기잡이법이다. 712쪽에 달하는 이 책은 구술사(口述史)의 관점에서 현지 채록한 방대한 자료와 직접 촬영한 수백컷의 사진 등을 통해 돌살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책에 따르면 한반도에선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 일대에 돌살이 분포한다. 특히 서해안 태안반도 일대는 세계 최대의 돌살 밀집지역으로 한반도가 돌살의 보고임을 보여준다. 책은 또 한반도 뿐만 아니라 북극지역, 태평양, 북아메리카, 일본, 유럽, 아프리카 등 전세계적으로 한반도의 돌살과 비슷한 어법이 분포하고 있음을 밝히고, 그 특징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돌살이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태적, 자연친화적 삶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표적 문화유산임을 강조한다. 대형어획법의 발달로 점차 고사되어가는 돌살을 연구와 기록으로나마 남기려는 저자의 안타까운 마음이 책 곳곳에 배어 있다. ‘돌살’과 함께 나란히 나온 ‘두레-농민의 역사’(들녘 펴냄) 역시 지은이가 오랜 기간 현지 답사를 거쳐 채록한 구술자료와 관련 사료 등을 집대성한 책이다. 두레는 조선 후기 이앙법의 발달 이후, 즉 모내기가 탄생시킨 상부상조하는 농민공동체다. 이후 농촌의 조직·제의·노동·놀이 뿐 아니라 임술농민항쟁이나 동학농민혁명 등 조선 후기 변혁운동과도 밀접과 관계를 갖는다. 책은 방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두레의 발생과 소멸, 조직체계, 운영방식은 물론 두레와 관련한 품앗이·소겨리·수눌음·고지 등 과거 농촌의 노동관행과 문화, 농민의 생활상까지 상세히 보여준다. 인간소외가 심각한 현대사회에서 공생의 삶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각권 3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데스크시각] 여당은 국민과 불화 해소해야/구본영 정치부장

    5·31지방선거 며칠전의 출근길. 한 지하철역 출구 앞에서 펼쳐지는 꼭짓점 댄스를 발걸음 멈추고 지켜봤다. 어느 여당 후보의 선거 이벤트였다. 역대 선거에서 보지 못했던 이채로운 풍경이었지만, 기자는 정작 이 ‘군무(群舞)’를 소가 닭 보듯이 쳐다보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에 오히려 놀랐다. 이른 아침에 춤사위로 시선을 끌려는 젊은 남녀들이 외려 측은하게 보였다. 꼭짓점 댄스 등 온갖 신종 유세기법을 선보였음에도 이번에도 투표율은 여전히 낮았다. 더욱이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사상 최악의 패배를 기록했다. 한나라당이 단체장·지방의원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다. 물론 꼭짓점 댄스로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려던 그 후보도 낙선했다. 문제는 여당이 선거전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 참패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굳이 꼭짓점 댄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여권은 선거전에 최선을 다했다. 현직 장관급 5명을 줄줄이 출마시키는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던가.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막판 72시간 불면(不眠) 유세도 눈물겨웠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한때 과반수 의석을 가졌던 여당이 이번엔 광역단체장을 단 1곳밖에 얻지 못했다. 탄핵파동 때 오만해 보여 자멸했던 야권보다 이번에 여당이 더 철저히 침몰했다.“백성은 물로, 배(군주나 지도자)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는 치세의 고전 ‘정관정요’의 경구 그대로였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이같은 경보음이 울리자 여당 지도부는 대체로 여당이 개혁여당으로서 정체성을 상실, 정책추진의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개혁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읍소작전을 폈지만, 별무효과였다. 이는 여권이 국민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진짜 이유가 다른데 있음을 웅변한다. 요컨대 개혁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거나, 개혁 프로그램 자체가 부실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3년반동안 갖가지 개혁 프로그램을 쏟아부었지만, 표심은 싸늘하지 않았는가. 한마디로 그런 융단폭격식 개혁이 선의로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오폭’(誤爆)이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권을 지지했던 사람들까지 등을 돌린 이번 선거 결과를 설명할 길이 없다.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며 양극화 해소를 외쳤지만, 현정부 들어 상위층 일부가 중산층으로, 중산층 일부가 빈곤층으로 내려앉았다는 통계를 보라. 중산층·서민이라는 지지기반을 스스로 걷어찬 오폭 사례가 아닐까 싶다. 오폭은 영어로 ‘friendly fire’라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번역된다. 적이 아닌 친구를 쏜다는 얘기다. 생업에 묵묵히 종사해 온 사람들까지 화나게 만든 일부 여권인사들의 ‘말 폭탄’도 오폭 사례가 아닐까 싶다.“미국사람보다 더 친미적인”,“비리의 온상인 사학재단 손봐야”등의 언사가 그런 범주다. 한·미동맹을 중시하지만, 딱히 권위주의 정권에서 득 본 것도 없는 사람들, 사재를 털어 건전사학을 육성해 온 이들마저 도매금으로 반개혁의 낙인을 찍어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차원에서다. 미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도 일종의 오폭의 결과일 것이다. 수많은 이라크인을 사지로 내몰았던 후세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이라크인 다수의 마음을 사는데는 실패했다는 뜻이다. 미국이 스마트폭탄으로 후세인만 제거하는 일은 애당초 무리수였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여당이 다시 일어서는 길은 개혁의 우선순위를 새로 짜는 데서 출발해야만 할 것이다. 국민과의 불화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 없이 정계개편론 등 국면전환 카드부터 빼든다면 또 다른 자충수가 되기 십상이다. 야당일 때는 말 풍선으로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유권자의 마음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진 여당은 일자리 창출, 소득 향상, 장애인 취업률 제고 등 구체적 실적으로 말해야 한다. 그러려면 총론이 아닌 각론에 강한 여당이 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5·31 이후] 시군구 230곳중 與19곳…민주보다 뒤져

    [5·31 이후] 시군구 230곳중 與19곳…민주보다 뒤져

    지방선거 최종 개표결과 한나라당은 서울시장은 물론이고 25개 구청장까지 100% ‘싹쓸이’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지역구 서울시의원 96명도 완전 독식했고,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서울시의회 106석 가운데 102석이 한나라당 소속이다.96%의 기록적인 점유율인 셈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서울시장·구청장·지역구 시의회의원 선거에서 전패했다. 전국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열린우리당 소속은 19명으로, 민주당의 20명보다 더 뒤처졌다. 한나라당의 155명과 비교하면 8분의1 수준이다. ●연패행진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은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즉 7대 대도시에서 기초단체장을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74대0’의 처참한 성적표다. 강원·경북의 기초단체장 후보는 모두 패했다. 그나마 경기 구리시장에 여당 박영순 후보가 당선돼 수도권 기초단체장에서 전멸할 뻔했던 수모를 간신히 면했다. 전국 230개 기초단체장에 아예 후보를 내지 못한 곳도 많았고,185명이 도전해 19명이 살아 남았으므로 생존율은 ‘1할’대다.‘전국 정당’을 표방했지만 선거 막판에 표를 달라고 읍소했던 전남·북, 광주에서도 역시 비참하게 졌다. 이 지역 기초단체장 41명 가운데 여당은 9명에 그쳤고, 민주당이 20곳에서 이겨 ‘호남의 맹주’ 자리도 민주당에 넘겼다. 전국적으로는 지역구 시·도의원 655명 가운데 열린우리당 소속이 33명밖에 안 됐다. 의석 비율로는 4% 정도다. ●비례 광역의원 한나라당 53.8% 사상 최고 한나라당은 16개 시·도지사 중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12곳을 석권했다. 승률 75%로 한 정당이 광역단체장 12곳에서 승리한 것은 역대 기록이다. 또 전체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155명을 배출, 지난 2002년 때 60.3%였던 점유율을 뛰어넘어 67.4%의 기록을 세웠다. 무엇보다 비례대표 광역의원 투표를 기준으로 한 정당 득표율은 한나라당이 전체 1876만 3078표 가운데 53.8%를 얻어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21.6%, 민주노동당 12.0%, 민주당 9.9%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한나라당은 특히 서울·경기·인천의 기초단체장 66명 가운데 61명을 배출하며 수도권을 사실상 ‘접수’했다. 무엇보다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를 모두 이긴 것은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단 한 표 차이로 당락결정 피말리는 접전을 치를 까닭에 아슬아슬한 차이로 당락이 오가는 촌극도 빚어졌다. 경기 가평, 강원 화천, 전남 고흥에서 기초의원에 출마한 후보자 3명이 각각 상대 후보를 1표 차이로 이기고 당선됐다. 강원 태백에서 광역의원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연식 후보는 열린우리당 손석암 후보를 2표 차이로 따돌리고 승기를 잡았다. 국민중심당 이기봉 충남 연기군수 당선자는 열린우리당 최준섭 후보를 10표 차이로 따돌렸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5·31 이후] 한나라 수도권 66곳중 61곳…견제없는 ‘풀뿌리’ 위기

    ‘5·31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광역시·기초 의원 등에서도 ‘성난 민심’이 그대로 반영됐다. 유례없는 한나라당의 압승과 열린우리당의 참담한 패배, 민주당의 ‘호남 맹주’ 복귀로 요약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싹쓸이성 승리’가 균형과 감시의 시스템이 절실한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국 기초단체장 230개 선거구 중 한나라당 후보가 전체의 67%(155곳)를 휩쓸었다. 원내 제1당인 우리당은 고작 19곳 당선에 머물러 20곳에서 당선자를 낸 민주당보다 못한 ‘제3당’으로 전락했다. 영남에서도 한나라당은 전체 72개 선거구 중 60곳에서 압승을 거두며 ‘텃밭’을 재확인했다. 반면 ‘싹쓸이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견제가 없는 곳에 반드시 부정부패가 싹트기 마련”이라며 “국가 예산의 절반 이상인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사용을 누가 감시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은 전국 20개 선거구에서 승리한 민주당보다도 당선자 수에서 1명이 적다. 집권 여당이자 원내 제1당이 제3당으로 전락한 반면 민주당은 호남의 ‘맹주’로 복귀했다. 민주당은 호남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했지만 기초단체장 20명을 모두 광주, 전남·북에서 당선시켰다. 관심을 모았던 ‘호남정치 1번지’ 광주에서도 민주당이 5개 선거구를 전부 차지했다. 민주당은 우리당의 텃밭인 전북에서조차 5곳에서 당선자를 내면서 우리당(4곳)을 앞섰다. 열린우리당은 ‘불모지’인 영남은 물론 지난 총선에서 압승했던 호남에서조차 ‘외면’당했다. 정당 지지도의 ‘바로미터’인 비례대표 광역의원 정당 득표율에서 우리당은 영남에서는 한나라당에, 호남에서는 민주당에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선거에서 대립해온 영남과 호남이지만 적어도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여당에 대한 ‘반감(反感)’을 표출하는 데 있어 일치된 행동을 보인 셈이다. 무소속의 약진도 눈에 띈다. 전남·북과 경남·북을 중심으로 모두 29명의 기초단체장이 탄생했다. 광역 시·도의원 역시 한나라당이 휩쓸었다. 전체 651명 가운데 79%인 515명을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이에 대해 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수석연구위원은 “기초단체장은 물론 시·도의원, 기초의원까지 한나라당이 싹쓸이한 것은 민심의 반영이지만 견제와 감시 기능이 무너져 풀뿌리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사설] 지방행정 한나라당 책임 막중하다

    5·31 지방선거 결과는 한나라당에 기회이자 위기다. 당내에서도 압승을 자축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호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지방행정은 물론 지방의회까지 싹쓸이하다시피 석권했다. 지방권력을 독점한 상황에서 자치행정에 문제가 생기면 한나라당의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몰표가 급격히 빠질 여지는 언제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부·여당의 무능과 실정을 준엄하게 심판했다. 여야 정당 모두가 민심의 무서움을 실감하고 있다. 그 와중에 부작용이 발생했다. 과거 영·호남에서 나타났던 특정정당의 독식현상이 수도권·중부권까지 확장되었다. 전국적으로 한나라당은 광역·기초 단체장, 광역의원 중 3분의2 이상을 차지했다. 서울시의 예를 보자. 서울시장과 25개 구청장은 물론 96명의 지역구 시의원을 한나라당이 완전히 휩쓸었다. 그나마 비례대표 시의원이 있어 시의회 100% 독식은 안 되었다. 전체 시의원 106명 중 102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이래서야 지방행정의 견제·균형 장치가 작동하기 어렵다.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압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해 12월 대통령선거에서는 패배했다. 이번 승리는 2002년을 넘어선다. 참여정부 심판론 바람으로 한나라당 간판을 달면 자질과 관계없이 당선된 후보가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이들을 관리하지 못해 지방권력이 엉망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중앙권력 도전에 또 실패할 수 있다. 중앙당 차원에서 지방행정 모니터링시스템을 가동해 비리나 행정농단이 없도록 감시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에서는 시민옴부즈맨제 활성화 등 행정 및 의정활동을 자체적으로 견제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같은 정당 출신의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토호세력과 담합해 불법·부정을 저지르지 않는지 호랑이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 새로 도입한 주민소환제를 유효한 견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전남 ‘민주당 아성’ 재입증

    한나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싹쓸이하다시피 압승했다. 여권에 대한 국민들의 쌓인 불신에서 비롯한 반사이익에다,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 등의 복합적인 상황이 주요요인으로 꼽힌다.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 공천 비리 등의 잇단 악재도 이런 ‘벽’을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 어젠다로 설정한 지방권력 심판론이 한나라당의 정권 심판론에 견줘 설득력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인 허태열 사무총장은 31일 “지방선거를 국정실 패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위한 선거라 규정하고 지지를 호소했다.”며 “결국 국민들이 이 뜻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은 서울(오세훈)·경기(김문수)·인천(안상수) 등 수도권 3곳에서 압도적 차이로 열린우리당을 따돌렸다. 반여(反與) 정서에다 정부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대한 수도권 민심의 반발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텃밭인 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에서 두배 이상의 차이로 열린우리당 후보를 따돌리면서 탄탄한 지역 기반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에서 열린우리당에 낙승함은 물론 전북에서도 정균환 후보가 열린우리당의 김완주 후보에게 10여%P 차이로 따라붙으며 선전하는 등 호남 민심의 ‘주인’임을 입증받았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중앙정치 예속화…지방자치 후퇴 우려”

    ●김형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부소장 현 정부의 지난 3년간에 대한 평가가 폭발했다. 여론조사 결과 이번 선거의 의미에 대해 유권자들은 노무현 대통령 책임 34%, 정동영 의장 책임 7%라고 답했다. 열린우리당 광역단체장 후보만 보더라도 강금실·진대제·이재용·오거돈 전 장관 등 노무현 정부와 관련있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온 국민이 분노한 것이다. 강금실 후보가 인물로 봤을 때 이렇게 질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투표율에서도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욕구가 그만큼 컸다고 봐야 한다. 지나친 중앙정치의 예속화가 우려된다. 일꾼이 아닌 참여정부 평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지방자치가 후퇴할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 ●김윤재(국제변호사 겸 정치평론가) 격차가 커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분석이 필요하다. 열린우리당이 과도한 매를 맞았다는 부분에 대한 자성이 더 필요하다. 한나라당의 중앙정부 심판론에 지방권력 교체론으로 컨셉트를 잡았는데 잘못됐다. 자신들의 잘못과 무능을 심판받겠다고 했는데 민심 앞에 수그리는 자세가 아니라 역으로 민심을 가르치려고 했다. 역풍을 맞았다. 열린우리당은 반성한다고 해놓고 한나라당 부패를 공격했다. 싹쓸이 막아달라고 호소하다가 싹쓸이하면 어찌된다는 식으로 협박했다. 그것뿐인가. 이원영 의원,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 발언과 공천과정의 잡음 등이 이어졌다. 정동영 의장도 잘못했다고 하다가 정계개편 발언도 했다. 선거국면에 되는 건 다 써보겠다는 식으로 술수를 부렸다. 2일 전 적극 투표층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통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이 유리하지만 이번엔 격차가 더 커졌다. 여당을 심판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았지만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외면한 결과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 지방선거판이 원래 토호정치의 독무대라는 게 다시 확인됐다. 이번에는 집권 여당과 참여정부의 무능력이 곁들여진 데다 박 대표 피습사건이 추가되면서 민심 이반 정도가 더 심하게 드러났다. 인물 선거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다. 일종의 ‘묻지마 투표’였다. 당대 당 구조가 철저히 지켜졌다. 어느 선거나 정도의 차는 있지만 국정운영과 정치적 활동 평가라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대선 전초전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해 지방선거 본연의 의미가 실종됐다. ●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수석연구위원 정당 지지율 격차가 컸고 중·노년층 투표율이 높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표율이 높았던 것도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투표를 많이 한 결과다. 주목할 점은 수도권 기초단체장 여당 후보가 전멸한 것이다. 표차도 더블 스코어였다. 광역단체장은 전략적인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 관례라 하더라도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 이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정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與 최악참패 정치권 ‘소용돌이’

    與 최악참패 정치권 ‘소용돌이’

    ‘풀뿌리 일꾼’을 뽑는 제4회 동시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고, 한나라당은 ‘5·31대첩’에 환호했다. 열린우리당이 집권당 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참패를 당했고, 한나라당은 호남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압승했다. 이날 밤 12시18분 현재 16명을 뽑는 광역단체장의 경우 69.7%의 개표율을 보인 가운데 한나라당은 11곳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대전에서 4.2%포인트 정도 앞서는 등 12곳에서 선두를 유지했다. ●한나라 기초단체장도 휩쓸어 한나라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곳은 물론 영남지역 5곳과 강원, 충남·북 등에서 열린우리당에 무려 2∼3배 안팎으로 앞서는 압도적인 표차로 싹쓸이했다. 제주에서는 현명관 후보가 무소속 김태환 후보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등 마지막까지 예측키 어려운 혼전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12∼13곳을 석권하게 됐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가장 많은 광역단체장을 확보한 정당은 역시 한나라당으로 지난 2002년 11곳에서 당선됐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겨우 전북 1곳에서만 1위를 차지하고 기대를 걸었던 대전마저 한나라당에 추월당해 지지 기반이 거의 붕괴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한나라당의 독주는 기초단체장에서도 이어져 같은 시간 기준으로 한나라당은 전체 230곳 가운데 153곳에서 1위를 달렸다. 열린우리당이 1위를 기록한 곳은 21곳에 불과해 22곳에서 선두를 달린 민주당보다 1곳이 더 적었다. 광역 비례대표의원을 뽑는 정당 지지율에서도 한나라당은 55.4%로 절반을 넘었다. 열린우리당은 20.7%에 그쳤으며, 이어 민주노동당 11.6%, 민주당 9.2%, 국민중심당 2.7% 등의 순이었다. 이번 선거로 인해 무엇보다 여권은 거대한 민심 이반을 선거 결과로 확인함으로써 향후 정국 운영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우리당 ‘집안싸움´ 가열될 듯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지역기반이 전북 등에 국한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는 위기에 놓이게 돼 향후 정국에 엄청난 소용돌이를 예고하고 있다. 정동영 의장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사퇴할 뜻을 시사했으나 참패 책임론 등을 둘러싸고 여권 내 대립과 분열이 심화될 공산이 적지 않다. 정 의장을 중심으로 선거 종반 제기한 ‘민주세력 대연합론’을 계속 시도할 경우 친노(親盧)세력의 거센 반발로 걷잡을 수 없는 내홍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흉기 피습에도 ‘부상투혼’을 발휘한 박근혜 대표가 위상을 더 굳히고,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6월 말 광역단체장에서 물러나면 본격적인 당내 대선 경쟁이 예상된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마감 결과 유권자 3706만 4282명 가운데 1900만 91명이 투표해 51.3%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박찬구·전광삼·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기초 150여곳도 한나라 석권

    기초 150여곳도 한나라 석권

    230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역시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31일 자정 현재 서울·수도권 66개 선거구에서 서울 25개 구청장과 인천 10곳을 싹쓸이했다. 경기도에서도 31곳 가운데 무소속 가평 등 1∼2곳을 제외하면 완승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는 150여곳을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서울 사상초유의 싹쓸이 선거 초기만 해도 서울에서는 한나라당의 압승 분위기 속에서도 공천관련 잡음이 일었던 곳과 현역 구청장이 출마했던 곳을 포함, 4∼5곳은 위험하다는 전망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현역 프리미엄이나 공천잡음도 이번 선거에는 맥을 추지 못했다. 한나라당으로 출마한 구청장들은 모두 당선됐지만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추재엽 양천구청장과 유영 강서구청장, 이기재 노원구청장 등 3명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말을 바꿔타고 출마한 이유택 송파구청장도 결국 당의 열세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당선 유력으로 전망됐던 민주당 김희철 관악구청장도 아깝게 탈락했다. 이번 선거에도 서울시장에 당선된 당이 구청장 선거마저 ‘싹쓸이’한다는 속설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과거 조순(민주당) 시장이 당선됐을 때는 25개 구 중 23개 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고건(국민회의) 시장이 당선된 1998년에는 국민회의가 19개 구를 휩쓸었다. 이명박 시장이 당선된 2002년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23곳의 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대전이어 공주·연기서도 패배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서는 공주 등지에서 패배한 것도 여당에는 충격이다. 행복도시 건설은 참여정부가 공을 들여온 야심작이다. 그만큼 충청권에 거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기대를 걸었던 대전시장 선거에서 패배한데 이어 공주와 연기 등에서도 패배했다. 물론 서천군 등 충남·북 일부 지역에서 당선자를 내기는 했지만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뼈아픈 참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호남은 무소속 득세 영남과 호남에서 의외로 무소속 당선자가 많이 나온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물론 영남은 한나라당, 호남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등식이 깨진 것은 아니지만 공천에 탈락했거나 여당 후보로 출마에 부담을 느낀 유력후보들이 무소속을 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남의 함양과 경북의 의성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돼 주목을 끌었다. 김성곤 조현석기자 sunggone@seoul.co.kr
  • 최대 접전 제주 67.3% ‘최고’

    최대 접전 제주 67.3% ‘최고’

    5·31 지방선거 투표율이 사상 최저가 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51.3%를 기록했다. 이는 2002년 6·13 지방선거 투표율 48.9%보다 2.4%포인트 높은 것이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오전 9시 이전에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늘어 ‘선(先)투표, 후(後)여가’ 문화가 확산되는 변화를 보였다. 3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3706만 4282명 가운데 1900만 91명이 투표에 참여, 전국 평균 51.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접전지역으로 분류됐던 제주가 67.3%로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어 전남 64.2%, 경북 61.2%, 강원 58.4% 등의 순이었다. 반면 또다른 접전지인 대전(49.5%)과 광주(46.3%)를 비롯해 서울(49.2%), 부산(48.1%), 대구(48.3%), 인천(44.2%) 등 대도시권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쳤다. 다만 7개 특별·광역시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의 10.2%가 이날 오전 9시 이전에 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이번 선거에서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 독일 월드컵 축구대회에 대한 관심 고조 등으로 투표율이 40%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됐다. 그러나 6·13 지방선거가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기간 중 실시된 반면 이번 선거는 이같은 ‘악재’를 빗겨간 것이 투표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또 선거 과정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 열린우리당의 ‘싹쓸이 견제론’ 등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끈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정권 심판론’ 표심 싹쓸이

    2년전 총선 당시 탄핵바람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권에 뼈아픈 역풍으로 되돌아왔다. 전통적으로 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방선거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집권 여당의 유례없는 몰락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굳이 정치공학적 전망에 기대지 않더라도,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피할 수 없는 명제로 떠오를 정도다. ●먹혀든 ‘정권 심판론’ 여당 참패의 원인 진단은 종적·횡적으로 다양할 수 있다. 민주당의 분당으로 인한 호남표의 분산, 지지부진한 남북관계,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인되고 있는 국민의 보수성향화, 불안한 경제지표, 탄핵사태 이후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했던 여당에 대한 여론의 견제 심리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정권 심판론’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참여정부의 오만과 독선, 때로는 무능과 미숙함이 유권자들을 실망시키는 수준을 넘어 등을 돌리게 할 정도라는 것이다. 반대파를 포용하지 못하는 독단적인 개혁 지상주의, 여권내 386 참모들의 비현실적 아마추어리즘, 입으로는 분배와 서민을 외치면서도, 몸은 신자유주의에 맡기는 이념과 정책의 모호성, 노동문제나 복지 정책에서의 일관성있는 정체성 부재, 정치꼼수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략적 태도 등이 집권 여당을 냉혹한 심판대에 세웠다는 해석이다. 여권 내부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참패 원인을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악재나 정치적 함수관계가 아니라 ‘근본’의 실종에서 찾아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당이 교훈을 살릴 수 있을까 열린우리당의 자체 진단에서도 이같은 인식이 드러난다. 우리당은 지난 25일 대국민 호소문에서 “아집을 버리지 않으면 국민이 우리를 버린다는 냉엄한 현실”,“여론이 차가운 적이 된 것은 우리당의 잘못”이라는 표현으로 ‘뒤늦게’ 자성했다. 여권 관계자는 “진정성은 있지만 묵직함이 없는 대통령,‘나홀로’ 잘난 체하는 ‘탄돌이’(탄핵사태로 배지를 손쉽게 단 여당의원)에게 염증을 느껴온 여론이 이번 선거를 정점으로 분출된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의 분석도 다르지 않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강풍의 출발점은 정권 심판론”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민생을 돌보지 않는 참여정부 3년의 ‘중간평가’로 몰고간 전략이 들어맞았다는 것이다. 선거전 종반에 터진 박근혜 대표의 피습에 따른 부동층의 동정표 유발과 지지층의 결집 심화 효과도 막판 굳히기에 한몫했다는 자평이다. 성공회대 조효제 교수의 표현대로 “여당의 살길은 ‘처음처럼’ 중도개혁 노선과 남북관계 발전에 매진하는 것밖에 없다.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인식을 현실 정치와 정책으로 실현시키지 못한다면, 집권여당의 몰락은 ‘지금부터 시작’일 수도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박찬구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 손지열 선관위원장 “투표로 주인임을 보여주자”

    손지열 중앙선관위원장은 5·3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0일 특별 참여호소문을 통해 “투표로써 나라의 주인이 바로 우리 자신임을 분명히 보여주자.”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치열했던 선거운동은 오늘로 막을 내리고 유권자의 선택만을 남겨놓고 있다.”며 “지연이나 학연을 따지지 말고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누가 진정으로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신중히 판단해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택하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여야 각 당도 ‘대국민 호소문’ 등을 통해 막판 지지를 구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많은 분들이 한나라당의 싹쓸이가 현실화할 경우 어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신다.”며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민주개혁세력이 어려움에 처할 우려도 있는 만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싹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선거 마지막까지 정계개편이니 합당이니 하면서 당리당략의 어둠 속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모습에서 열린우리당 정권의 심판 이유를 다시 한번 보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은 책임도 못지고 반성할 줄도 모르는 열린우리당 정권에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깊이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민주당이 전북을 석권하면 열린우리당은 전국적으로 설 자리가 없으며, 한나라당의 일당 독주를 막을 정당은 민주당뿐”이라면서 “민주당을 밀어주시면 그 힘을 바탕으로 한국정치의 틀을 다시 짜는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진보와 개혁을 향한 국민적 열망을 좌절시킨 열린우리당이 심판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나라당의 일당 지배는 풀뿌리 지방자치에는 사망선고와 다름 없는 만큼, 민주노동당이 진보개혁세력을 결집해 국민의 진정한 뜻을 관철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은 “지방자치 살림꾼을 뽑는 정치축제의 장이 대권의 각축장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정치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여야 지도부 사력 다한 ‘화룡점정’

    ■ 박대표 제주집회 1만명 몰려 성황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30일 제주를 찾았다. 현명관 후보가 무소속 김태환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을 펼치고 있는 제주지사 선거를 돕기 위해서다. 전날처럼 살색의 압박 테이프를 얼굴에 붙인 채 나타난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서귀포시와 제주시를 오가며 ‘붕대 유세’를 폈다. 그러나 제대로 지원연설을 할 만큼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아 짧게 1∼2분가량 인사말만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박 대표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서귀포시 동문로터리에는 2시간 전부터 도민 4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후 제주시청 앞에는 1만명에 가까운 도민이 몰렸다. 박 대표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도민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제주시청 앞 왕복 8차선 도로가 순식간에 마비됐다. 앞서 서귀포시 동문로터리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인 ‘기호 2번’을 새긴 유세차량 외에도 ‘기호 3번’ ‘기호 6번’ 등 한나라당과 관계 없는 도의원 출마자들도 대거 유세차량을 동원해 박 대표가 지원 유세하는 현장 주변을 누볐다. 덕분에 주변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연보라색 점퍼에 바지로 ‘전투복’을 갖춰 입은 박 대표는 사설 경호원의 삼엄한 경호 속에서 현 후보를 지지하며 표를 호소했다. 박 대표는 “저는 여러가지 이유로 제주도를 사랑한다.”면서 “이런 마음 가장 크게 승화시켜 제주를 크게 발전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현명관 후보”라고 현 후보를 추켜세웠다. 박 대표는 이어 “현 후보가 지금까지 전 세계를 상대로 성공적으로 살아온 인생의 모든 역량을 이제 제주도에 쏟아부을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면서 “제가 여러분께 약속할테니 내일 꼭 현 후보를 당선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피습 전인 지난 19일 제주를 찾았을 때도 “현명관 후보는 한나라당에는 선물”이라고 추켜세우며 지지를 부탁했다. 박 대표는 흰색 카니발 승합차에 올라 선루프에 몸을 내밀고 환호하는 도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면서 자리를 떴다. 제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정의장, 광주·전주서 마지막 승부수30일 아침,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광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변함없이 두번째 줄 창쪽 자리였다. 물 한잔을 마신 뒤 하염없이 창밖만 내다볼 뿐이었다. 쉴 틈 없이 달려온 강행군을 되새기는 듯했다. 허리 통증 때문에 90도 각도로 숙이지 못한다고 한 측근이 귀띔했다. 스튜어디스에게 베개를 요청하더니 허리에 받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마음의 통증이 더 심해서일까, 핼쑥한 얼굴이 지난했던 대장정을 가늠케 했다. 조영택 시장 후보를 비롯해 광주지역 출마자를 지원하기 위해 찾은 광주공원. 정 의장은 ‘인물 우위’와 ‘한나라당 싹쓸이 견제’를 강조하며 단상에 섰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네번째 방문이다. 다시 한번 광주의 전략적 선택을 호소했다. 광주는 달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의장은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만들어냈던 위대한 광주시민이 못난 자식 포기하지 말아달라.”면서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고 열린우리당이 민주·평화세력의 구심으로 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열변을 쏟았다. 박근혜 대표의 지원유세에 대해 “최대 피해자는 열린우리당이다. 무사히 퇴원해 다행이지만 (유세 결정은)정치 도의를 벗어난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당에 대한 비판은 고스란히 의장 몫임을 강조하며 인물을 보고 뽑아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전주 객사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안도감이 묻어났다. 목소리 톤도 높지 않았다. 확실한 승리가 예상되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정 의장에게 지도자라는 호칭과 끝까지 지켜주자는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 의장은 “16개 시·도 모두 돌아서도 전북만은 자식을 지켜줬다. 공천장사해도 지지율이 높은 기현상을 딛고 깨끗한 정당을 지지했다는 자부심을 보여달라.”면서 “역대 기호 1번은 수구세력의 것이었는데 이번엔 민주개혁세력의 번호다. 다시 넘겨줄 수 없다.”고 호소했다. 결전의 날을 하루 앞두고 정치적 고향인 호남을 찾았던 정 의장은 저녁엔 서울 명동에서 부패정당 심판론을 역설하는 것으로 ‘5·31 대장정’의 기나긴 행군을 마무리했다. 광주·전주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5)세계로 가는 인도영화

    [인디아 리포트](5)세계로 가는 인도영화

    |뭄바이 이석우특파원| 인도의 경제중심 뭄바이시 중심부에서 북동쪽으로 차를 타고 1시간30분 남짓 달리면 그레가온 지역에 위치한 ‘필름시티’가 나온다. 작은 도시를 연상시키는 61만평의 면적에 경찰서, 법원, 국회, 학교, 사원 등 각종 세트장이 펼쳐진다.16곳의 실내 촬영장, 인공 호수, 첨단 디지털 편집실…. 그린벨트 안에 자리잡은 이곳은 ‘볼리우드’, 인도영화의 심장격이다. 이런 데가 전국에 10여곳 더 있다. 해마다 볼리우드 알짜배기 작품 100여편이 여기서 만들어진다. 샤륙 칸, 아미차 바찬, 에슈와르야 라이 등 톱 배우들이 활약하는 주무대다. 30도 안팎의 화창한 4월 초. 필름시티 이곳저곳에서 촬영이 한창이다. 한달에 한 번, 두번째 주 일요일에만 문을 닫는다. 인도의 다른 지역은 40∼50도의 폭염에 시달릴 때도 이곳은 연안지역의 특성상 35도를 넘지 않는다. ●주 정부가 건설해 운영 기자가 방문한 날은 토요일인데도 촬영으로 장터처럼 붐볐다. 이날 하루 동안 TV시리즈 5편과 14편의 영화를 촬영 중이었다. 행정본부 앞 공터에서 연속극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마헤 찬드라 감독은 “고부 갈등을 주제로 한 가족사를 다룬 연속극을 찍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물살을 탄 사회 변화 속에 흔들리는 인도인의 마음을 가족극들이 어루만져 주고 있다. 파르워티란 며느리가 시부모 등 가족 울타리 안에서 겪는 애환과 갈등, 미움과 화해를 다룬 TV연속극 ‘사스비카비’(‘시어머니도 한때는 며느리였다’)가 대박을 터뜨린 것도 같은 이유라고 찬드라 감독은 말했다. ●저예산 제작의 경쟁력 “저렴한 비용으로 각종 시설을 이용하며 영화를 찍을 수 있는 필름시티 같은 곳이야말로 볼리우드 경쟁력의 산실”이라고 운영 책임자 부샨 가그라니 마하라슈트라주 관광청 국장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정부가 핵심 산업으로 인식, 이같은 촬영시설을 전국 곳곳에 설치하고 지원한다. 이곳도 1977년 마하라슈트라 주정부가 만들었다. 인도 영화산업의 고용 인구가 50만명을 넘어선 것도 정부가 볼리우드 육성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인도는 해마다 1000여편의 영화를 찍어낸다. 미국의 600여편을 훌쩍 넘어섰다. 인도 영화발전공사에 따르면 지구촌 65억명의 절반이 넘는 36억명이 해마다 인도영화를 본다. 할리우드의 관객동원수는 26억명이다. 볼리우드의 성공은 이같은 시설이나 단순 저임금 인력에 기반한 저예산 제작만으론 설명되지 않는다.J 레만 칸 서인도영화제작자협회 사무총장은 “탄탄한 문화적 배경, 다양하고 풍부한 소재, 화려한 볼거리, 할리우드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특징들이 결합해 성공을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관객 3억명의 힘 연간 3억명이 극장을 찾고 1만 2000여개의 극장이 쉬지 않고 돌아가는 두꺼운 관객층도 볼리우드의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다. 멀티플렉스가 있는 대도시뿐 아니라 장막으로 급조된 이동식 천막극장에 몰리는 농촌 관객층도 인도영화를 떠받치는 힘이다. 행정동에서 20여분 떨어진 야외촬영장 한 곳에선 음악소리가 요란하다. 수십명의 무희들의 흥겨운 율동에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이다.“볼리우드 작품은 영화라기보단 뮤지컬”이라고 할리우드에선 비아냥대지만 노래와 춤은 인도영화에 활력소다. ●영화도 소프트웨어 산업 칸 총장은 “인도적인 것에 고집하는 볼리우드 특징이 강력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서구영화처럼 매끈하거나 세밀하지도 못하고 감정에 치우친 비현실적이란 평도 받지만 볼리우드는 할리우드가 채워주지 못하는 틈을 파고든다. 향신료가 뒤범벅된 인도 음식처럼 각가지 극적요소를 뒤섞어 놓은 ‘마살라영화’의 매력을 강조했다. 가그라니 국장은 “영화도 넓은 의미로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머리(아이디어)와 풍부한 인력을 이용해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인도에 꼭 맞는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스타는 신이다 “스타는 민중들에게 신처럼 대접받는다. 스타시스템에 의존하다보니 전체수입의 60∼70%를 그들이 싹쓸이한다.”는게 제작자들의 지적이다. 최고 스타 샤룩 칸은 편당 100만달러 이상을 받는다. 윤곽 뚜렷한 서구적 외모, 유창한 영어와 세련된 매너 등 세계화된 배우들도 볼리우드의 매력 포인트다.“인도에서 현대차가 성공한 것은 샤룩 칸을 모델로 썼기 때문”이란 주장을 현지인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스타와 인도 영화의 힘을 상징한다. N 비야스 영화발전공사 부사장은 “인도 영화산업은 해마다 20∼30% 성장을 거듭한다.”며 “세계인들이 할리우드보다 볼리우드를 더 좋아하게 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며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jun88@seoul.co.kr ■ 한국 첫 로케 무케시 바트 감독 |뭄바이 이석우특파원|“영화제작자는 꿈을 만들어 판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행복한 꿈을 꾸도록 하는 게 내 임무다.” 볼리우드 영화의 ‘흥행제조기’로 불리는 감독이자 영화제작자 무케시 바트는 인도 영화의 장점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말 개봉된 그의 최근작 갱스터는 인도 영화 가운데 한국에서 촬영한 첫 작품이다. 영화제작소들이 몰려 있는 뭄바이 북부에 위치한 그의 영화사 ‘비세시 바트’를 찾았다. ▶‘천하무적’ 할리우드 영화가 왜 인도에서 고전하나. -인도의 강한 정체성과 문화전통 속에 볼리우드 영화가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볼리우드 영화는 왜 늘 ‘해피 엔딩’인가. -현실에 찌들린 사람들이 영화에서까지 피곤함과 절망감을 맛봐야겠나. 많은 관객들이 해피엔딩을 원한다. ▶그게 당신 영화의 성공비결인가. -짜임새있는 각본 위에 적은 예산으로 신속하게 좋은 영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인도는 ‘11억명이 선거를 하는’ 다양하고 역동적인 정치체제를 갖고 있다. 영화의 좋은 소재인데 정치영화는 만들지 않나. -정치는 더럽다. 나는 가능하면 시궁창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싶다. ▶최신작 갱스터의 3분의2를 한국에서 촬영했는데. -내 영화의 변화를 주고 싶었다. 서울영상위원회의 도움에 감사한다. ▶한국영화를 평가한다면. -내용이나 기술면에서 국제적인 수준이지만 문을 열지 않고 보호에 안주해선 위기를 맞을 것이다. jun88@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언론,‘오버’하지 마세요/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이 지난 20일 토요일 저녁에 일어났다. 불행한 일이었다. 신문사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고약한 시간에 이 사건이 일어났다. 다음 날짜 신문이 없는 날이니 이 소식을 전하려면 월요일 아침까지 기다려야 했다. 월요일 아침 신문을 받아든 독자들은 그 소식이 얼마나 구문이었겠는가. 그래도 이 사건은 신문이 독자의 관심을 끌 거의 모든 요건을 갖췄다. 선거를 10일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야당의 대표였다는 점, 현대 정치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매김돼 버린 이미지 연출의 상징적 부위인 얼굴에 자상(刺傷 )을 당한 점,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 등등. 인포테인먼트성 기사에 길들여진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22일 월요일자 모든 신문의 1면 톱을 장식했다.4∼5개면에 걸쳐 적게는 15꼭지, 많게는 20꼭지가 넘는 기사를 쏟아내면서 이 사건을 다양한 각도에서 전했다. 신문들은 소설식 기사를 양산하기 시작했다.1면에 컬러사진과 섬뜩할 정도로 자상부위를 그래픽으로 처리해 함께 실은 자칭 ‘유력 신문’도 있었다. 박 대표에게는 불행이지만 5·31 지방선거가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정당의 싹쓸이 가능성을 즐기는 듯했다. 흥분한 한나라당의 목소리를 검증없이 그대로 전달했다. 그 정점이 정당 대표의 경호문제였다. 현행법으로는 정당대표가 경호대상이 아니라는 법적인 허점을 짚은 신문은 많지 않았다. 박 대표가 병상에서 말했다는 “정치적으로 오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말은 언론에는 먹혀들지 않았다. 한 신문은 기구한 박 대표 집안사를 소개하면서 1971년 4월25일 장충단 공원에서 있었던 박정희 대통령의 7대 대통령선거 유세 때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유세장의 위험성은 박 대통령이 이듬해 대통령 간선제를 포함하는 유신헌법을 택한 이유 중의 하나였다고 했다. 역사적 사실일지는 모르지만 ‘오버’였다. 또한 범인 지충호(50·구속)씨 지인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여과 없이 전달하면서도, 제2, 제3의 파장을 염두에 두지 않은 모습이었다. 언론보도는 단순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한 것이 아니다. 극단적인 경우 취재원의 거짓말에 속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흥분된 취재원일 경우 이런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이번 경우와는 다르지만 취재원의 말을 그대로 전달하면 언론의 임무가 끝나는 것으로 생각한 때도 있었다. 저널리즘사의 오점으로 기록돼 있다. 바로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 상원의원의 ‘빨갱이’ 발언을 단순 전달한 보도가 그것이다. 다행히 서울신문은 22일자 1면 머리기사에 박 대표가 상처부위를 왼손으로 감싸며 고통 짓는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처리하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맨몸’으로 대중에 노출된 정치인의 테러 위험성을 심도 있게 분석, 고민한 흔적을 보여줬다. 다음날인 화요일 1면에서도 보호관찰제도의 문제점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점도 돋보였다. 금요일(26일)자 사회면에 “지씨 친구들 말 한마디에 ‘들썩’”이라는 제목의 머리기사로 선거판에 번지는 ‘지충호 나비효과’를 전함으로써, 신중한 보도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그러나 서울신문도 ‘오버’하는 경우 있었다.24일 수요일자 1면,“지씨 지인 30∼40명에 용돈 받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내연녀에게 문전박대를 당한 것이 이번 범행의 동기가 됐을 것이라는 진단을 기사에 넣은 것은 아무래도 견강부회였다. 지충호는 한나라당에 호감을 가지지는 않은 것 같다. 구속은 면했지만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으로 유세장에서 행패를 부렸던 박모씨와 더불어 ‘오버’해서 한나라당을 도운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한 신문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건과 관련,“어느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한나라당이 80%가 넘었다.‘오버’가 남긴 교훈이다. 언론도 ‘오버’의 교훈을 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 ‘5·31’ 촌철살인 입담대결

    내년 대선을 앞두고 5·31지방선거의 정치적 함의는 클 수밖에 없다. 그만큼 주요 고비마다 ‘촌철살인’의 입담이 이어졌다. 병상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22일 참모에게 던진 “대전은요?”라는 한마디는 격전지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정치적으로 오버하지 말라.”는 박 대표의 당부와 달리 정치권에선 “박근혜 대표님, 고맙습니다.”(오세훈 서울시장 후보),“60바늘을 꿰맸다니 성형도 함께한 모양이다.”(노혜경 노사모 대표) 등 설화가 빚어졌다. 유례없는 여당의 고전은 “한나라당의 싹쓸이만은 막아 달라.”는 정동영 의장의 읍소를 낳았다.하지만 상대 정당들은 “우리당 해체선언부터 하라.”(민주당 유종필 대변인),“개평·구걸 정치에 동정은 없다.”(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며 비꼬았다. 선거 초반 열린우리당에선 ‘집토끼 타령’이 불거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집토끼(전통지지층)가 나갔지만, 산(한나라당)으로 간 게 아니라 집 주변에 머물고 있다.”며 지지세 결집을 호소했다. 그러나 갈수록 선거구도가 나빠지자 강금실 서울시장·진대제 경기지사 후보의 선거참모들은 “당이 발목을 잡아 미안하다.”며 공개편지를 띄웠다. ‘보랏빛 바람’을 기대했던 강 후보는 TV토론에서 “정치에 정말 속은 것 같다.”며 기존 정치권에 불만을 드러냈다. 선거 막판 강 후보가 “진실은 승리한다.”며 72시간 불면 유세에 나서자, 오세훈 후보는 “마지막 순간까지 뼈가 으스러지도록…”이라며 걷기·달리기·자전거타기 등 철인 3종 유세로 맞불을 놓았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지금은 표밭이 우선” 정동영 강행군

    29일 오전 9시, 경남 김해 부원동 새벽시장.5·31 지방선거 김해시장선거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이봉수 후보의 유세차량에 낯익은 인물이 올랐다.“당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은 당의장 책임이니 인물 보고 표를 달라.”고 한 그는 정동영 의장이었다. 이날 영남과 수도권 지원유세에 나선 정 의장은 절박해 보였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이후 선거 판세가 그의 말마따나 ‘한나라당 싹쓸이’ 분위기로 전개되는 상황인 데다 전날 같은 당 김두관 최고위원이 그에게 당을 떠나라고 요구하자 충격을 받은 듯했다.# 눈가에 이슬이 맺히다 이날 정 의장은 밤잠을 설친 듯 평소보다 피곤한 표정이었다. 약간 비뚤어진 채 매고 있던 넥타이는 첫 일정인 부원동 유세 직후 풀어버렸다. 염색이 풀린 듯 흰머리가 많이 보였다. 그는 첫 일정인 김해 유세에서 “열린우리당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 또 “지난 석 달 동안 죽기 살기로 뛰었지만 국민 마음의 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미움과 회초리는 당의장인 제게 달라.”고도 했다. 유세를 마친 뒤 이봉수 김해시장 후보가 “바쁘신 중에도 김해를 찾아주신 정 의장에게 박수를 부탁 드린다.”고 하자 정 의장 눈가엔 이슬이 맺혔다. 감정이 복받치는 듯했다. 그는 입고 있던 연두색 열린우리당 점퍼를 벗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은 뒤 시장 상인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입 밖에도 안 꺼낸 ‘김두관’ 그는 이날 경남 김해와 밀양을 찾아 김해시장 밀양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한 자리에서도 경남지사 후보로 나온 김 최고위원 얘기는 하지 않았다. 안동 유세에서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경북지사 선거에 나온 강금실 진대제 박명재 후보에 대해 “이 인물들 이렇게 버리시겠느냐.”고 호소했지만 김 최고위원 얘기는 하지 않았다. 밀양 유세 직후 한 지역방송 기자가 “김 최고위원의 어제 발언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고 하자 수행팀이 제지했다. 정 의장은 “버스가 어디 있느냐.”고 물은 뒤 급히 버스에 올랐다. 김 최고위원도 이날 정 의장의 경남 지역 유세장에 오지 않았다. 그래서 두 사람의 ‘조우’는 불발됐다. 당 관계자는 “유세일정이 따로 잡혀 있기 때문”이라고만 했다. 안동 시내 한 식당에서 갈비탕으로 점심을 함께한 자리에서 한 기자가 ‘(김 최고위원 등이 비판한)선거 이후 민주개혁세력대통합’ 주장은 여전히 유효한지 물었다. 그는 “선거 끝날 때까지는 선거 얘기만 하자.”고 했다.그러곤 퇴계 이황 선생의 어머니 얘기를 꺼냈다. 아들 퇴계 선생에게 ‘너는 측은지심이 많으니 공부는 하되 벼슬은 하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였다. 그는 “어머니가 정치판에 가면 아들이 다칠 것을 우려했던 것”이라고 했다. 복잡한 심경이 느껴졌다.김해·밀양·안동·광명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與, 선거 끝나기도 전에 집안싸움인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행태가 참으로 가관이다. 선거가 한창 진행 중에 정동영 의장이 느닷없이 정계개편을 언급하며 당을 시끄럽게 하더니, 어제는 경남지사 후보에 출마한 김두관 최고위원이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지고 정 의장이 당을 떠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 집안싸움의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가장 민감한 문제인 당 정체성에 대해서도 언급, 앞으로 정계개편을 둘러싼 세력대결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읽게 했다. 요즘 열린우리당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일부 후보를 뺀 대부분의 당 관계자들은 전의를 상실한 듯하다.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단하며 선거 결과에는 관심이 없다는 투다. 그것보다는 선거 후에 있을 정계개편의 회오리에서 어떤 시나리오로 생존전략을 짤 것인지만을 궁리하는 것 같다. 이래서야 어찌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국민들과의 괴리만 더욱 커질 뿐이다. 이런 상황에까지 이른 그 중심에는 정 의장이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싹쓸이는 막아 주십시오.’라는 웃지 못할 읍소 이벤트를 주도하더니 선거전의 수장(首長)임에도 전열을 흐트러뜨리기에 충분한 정계개편 문제의 불씨를 댕긴 것도 정 의장이다. 물론 선거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 의장의 입장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나,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계파간 갈등을 촉발시킨 것은 잘못이다. 우리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계개편과 관련된 발언들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구나 이것이 여당의 집안싸움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갈수록 커지는 대내외의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열린우리당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실종된 정책 선거를 되살리려는 노력과 비록 지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겸허한 자세가 지금 열린우리당에 요구되는 과제다. 열린우리당의 대오각성, 특히 지도부의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촉구한다.
  • [5·31 지방선거 D-2 막판 판세점검] 3대 격전지 제주·대전·광주

    [5·31 지방선거 D-2 막판 판세점검] 3대 격전지 제주·대전·광주

    5·31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초반부터 전체적인 우세를 보인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으로 힘을 얻고 있는 형세다. 특히 제주·대전의 후폭풍이 강하다. 제주지사는 무소속-한나라당, 대전시장은 열린우리당-한나라당 후보가 현재까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양측 모두 승리를 장담하지만 뚜껑을 열기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한편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싹쓸이 견제론’을 내세우며 공을 들여온 광주 시장선거의 ‘이변’ 여부도 끝까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제주:예측불허의 땅, 이번에는? 가장 역동적 변화가 감지되는 곳은 제주지사 선거다. 무소속 김태환, 한나라당 현명관,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간 3파전은 최근 현명관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김태환 후보와 ‘양강 구도’로 전환됐다. 여론조사 결과도 엎치락뒤치락이다. 법정 시한 직전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환 후보측 홍원석 대변인은 28일 전화통화에서 “현 후보의 상승세가 잠시 나타났지만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박 대표 후폭풍’도 여론조사에 모두 반영됐고 종반에는 역풍이 불어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명관 후보 측도 결과를 낙관한다. 한나라당의 제주지역 지원유세를 총괄하는 원희룡 최고위원은 “박빙이지만 상승 추세이기에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현 후보측 좌승훈 대변인은 “특별자치도를 위한 중앙 정당의 필요성과 미래지향적 개혁 이미지와 실천적 열정을 주요 전략으로 여세를 몰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도 진철훈 후보가 두 후보를 오차 범위 내로 따라붙었다고 판단, 이미경 국회 문화관광위원장과 강창일·김재윤 등 제주지역 출신 의원들을 지원유세에 총동원했다. ●대전:굳히기냐 역전이냐?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가 15∼20% 차이로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를 앞서왔지만 갈수록 격차가 줄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 공표 시한 직전인 23∼24일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박성효 후보가 7.5%P차이로 바짝 따라붙었고 적극투표 의향층에서는 3.3%P 차이로 역전해 주목된다. 염홍철 후보측은 ‘인물론’을 펴면서 승세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대전시당 선거대책본부 이상민·구논회 공동위원장은 ‘박 대표 피습’ 이후 박성효 후보의 상승세가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진단한다. 염홍철 후보측 김갑중 선거대책본부장은 “시민들은 결국 인물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효 후보측은 상승세에 고무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박성효 후보측 정세영 언론국장은 “갈수록 박 후보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29일 TV토론회 등을 통해 표로 연결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두 곳은 양당 지도부가 선거 막판까지 ‘지키기 vs 역전승’을 목표로 총력전을 펼친다는 전략이어서 대격돌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40%에 이르는 부동층이 막판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한다. ●광주:싹쓸이 견제론 먹힐까? 광주는 민주당 박광태 후보의 ‘수성’이 유력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조영택 후보가 막판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잇단 여론조사 결과, 박광태 후보의 지지율이 조영택 후보에 20%P 정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택 후보측 관계자는 “지난 26일 선거공보물이 배달되면서 조 후보의 인물 우위가 입증되고 있어 주말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며 반전을 자신했다. 박광태 후보 측은 두배 차이의 압승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유종필 광주시당위원장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광주 유권자들의 마음은 떠난 지 오래다.”며 “한나라당 싹쓸이를 막아달라는 호소가 설득력 없다.”고 말했다. 주말인 지난 27일에도 당 차원에서 격돌했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은 한나라당 싹쓸이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호소했고 민주당은 “무능·배신의 열린우리당을 심판하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민주개혁세력이 총단결해 2007년 대선 정권재창출을 이루자.”고 맞불을 놓았다. 이종수 구혜영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