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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포스트 BRICs] (18·끝) 전문가 대담

    [이젠 포스트 BRICs] (18·끝) 전문가 대담

    “이제 우리의 외교역량을 ‘안보모드’에서 ‘경제모드’로 전환해야 하고 후진국에 대한 지원도 경제규모에 맞게 늘려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서울신문은 기획물 ‘포스트 브릭스’ 시리즈를 마치며 7일 홍기화 코트라(kotra) 사장과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을 초청, 본사 회의실에서 전문가 대담을 갖고 포스트 브릭스의 의미와 진출 전략을 짚어봤다. 본사 염주영 논설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두사람의 대담 내용을 간추린다. ●치열한 에너지 쟁탈전 대비 시급 ▶염주영 실장 서울신문은 브릭스 이후 등장할 신흥 시장인 포스트 브릭스 8개국(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칠레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카자흐스탄)을 16차례에 걸쳐 소개했다. 포스트 브릭스가 우리에게 갖는 의미와 중요성은 무엇인가. -홍기화 사장 우리의 잠재 성장력이 2000년 이후 감소해 노동·시장·생산 부문에서 한계에 도달했다.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의 기반을 재조성해야 한다. 또 1990년대 60%에 이르던 미국·일본 등에 대한 수출 비중이 최근 35%로 줄었다. 그만큼 브릭스, 포스트 브릭스가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쟁탈전도 치열해졌다. -정구현 소장 기업 입장에서 성장이 중요한데 중국·인도에 이어 포스트 브릭스의 성장률이 5% 안팎으로 높다. 현재 선진국은 2∼3%에 불과하다. 그만큼 포스트 브릭스에 성장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염 실장 현지에서는 정부가 체계적인 진출 전략을 마련하는데 소홀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책적 지원을 요구하던데 정부가 어떤 일을 해야한다고 보나. -정 소장 정부 과제는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외교부가 ‘장사모드’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분단 국가이다 보니 우리 외교관들은 외교·안보에 집중하고 기업 경제에 관심을 덜 쏟는다. 반면 영국 같은 나라는 대사들이 비즈니스맨처럼 활동한다. 외교부가 경쟁 중심으로 방향 전환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두 번째는 개발도상국인 포스트 브릭스에 공적개발원조(ODA)를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패키지로 참여하도록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도시개발이 대표적이다. 분당 같은 도시를 몇 년 안에 개발한 나라가 전세계를 통틀어 얼마나 되겠나. 이런 시스템적 노하우를 갖고 복합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이나 개인 투자자는 KOTRA가 많이 도와줘야 한다. ●정부와 민간공동으로 자원시장 공략해야 -홍 사장 패키지 진출은 매우 중요하다. 포스트 브릭스 국가는 인력과 자원이 풍부하지만, 동시에 리스크도 분명 갖고 있다. 이에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이 진출해도 부품을 몽땅 생산할 수 없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함께 진출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대기업은 브랜드와 마케팅 능력으로 공략하고, 중소기업은 생산 기지를 이전해서 수출하는 형식이다. 예컨대 나이지리아에서는 한국전력이 발전소를 세운 덕에 해사 탐사권을 얻었다. 기업이 정부와 공동으로 활동해도 좋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대통령이 방문한 뒤 정부와 민간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기술 방산 에너지 산림 해양 등 여러 분야에서 정부와 민간기업이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재정지원도 중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평균 ODA가 국민총소득(GNI)의 0.46%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0.05%인 4억 5000만 달러였다. 일본은 116억 달러이고, 미국은 227억 달러였다. 해외에서 ‘어글리 코리안’이라 불리는 것도, 이처럼 산업에 투자하지 않고 돈만 벌려고 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중국에서 부도가 나면 일부 한국기업은 인건비를 주지 않고 도망간다. 이런 이미지가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다. -정 소장 언론에서 ODA를 ‘0.1%로 올리자’는 캠페인이라도 해야 한다. 우리가 북한에 주는 것도 일종의 ODA다. 그것까지 합쳐서 OECD 수준으로 가야 한다. ●오일쇼크 산업화과정에서 계속될 것 ▶염 실장 에너지 확보도 해외 진출의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을 싹쓸이한다는 우려가 많다. 우리 정부는 자원안보에 소홀한 것 아닌가. -홍 사장 그렇지는 않다. 중국이 아프리카, 중남미 등과 자원 외교활동을 강화하는 것처럼 우리 정부도 노력하고 있다. 예전에는 오일쇼크가 정치적인 이유로 왔지만 이제는 산업화 과정에서 계속될 것이다. 심각한 문제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은 물량적으로 2%에 불과하지만, 가격적으로는 28%에 달한다. -정 소장 70년부터 오르기 시작한 에너지 값이 84년 이후 내리다가 2000년부터 다시 오르고 있다. 우리가 보유하던 석유·가스 개발지는 97년 외환위기 때 다 팔았다. 그렇다고 지금 섣불리 들어가기도 힘들다. 상투를 잡아 손해볼 수 있어서다. ▶염 실장 산업자원부가 외환보유고를 자원 확보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재정경제부가 안된다고 했다는 뉴스를 봤다. -정 소장 신중해야 한다. 외환보유고가 많으니까 공공펀드를 활용해서 수익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어디에다 투자해야 하는지 등 쉽지 않은 일이다. 자원 개발은 리스크가 있다. -홍 사장 정부의 중요한 자산인데 잘못 쓰이면 큰일이다. 외환보유고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민관 협력을 통해 효율적인 해외 투자 진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염 실장 한국기업들이 해외 진출할 때 준비가 부족하다거나 현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우리 기업들에 필요한 자세가 있다면. ●경쟁력없이 ‘너도나도식 진출´ 버려야 -정 소장 첫째 핵심 역량이 있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제품이나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은 국내에서 안되니까 나간다고 한다. 국내 인건비나 원가가 비싸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다. 이런 기업들은 해외로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인건비가 오르고 비용이 비싸지니까 베트남으로 이동했다. 베트남 임금도 높아지니까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얘기가 나온다. 특별한 기술적 우위도 없으면서 저임금을 찾아 진출한다면 현지에서 원성을 살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인도나 중국에서 인건비를 떼먹고 도망가고, 노동자를 함부로 대해서 말썽이 많이 발생했다. -홍 사장 이제는 ‘너도 가니 나도 따라간다.’는 마인드를 버려야한다.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투자·진출에 관한 종합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 산자부와 KOTRA, 국가정보원까지 현지에 진출한 정부 부처를 총괄하는 해외진출 센터 ‘글로벌 코리아’가 이 달 말 론칭한다. 포스트 브릭스를 포함해 40개 해외무역관에 설치할 예정이다. 글로벌 코리아에서는 노사·세금·투자 상담에서 진출까지 지원한다. 변호사를 고용해 일주일에 두 번씩 상담하고, 전자메일로 조언해준다. 자문단도 구성해 진출한 기업도 돌봐줄 것이다. ●성장잠재력 큰 카자흐스탄 주목을 ▶염 실장 포스트 브릭스 중에서 주목할 만한 국가는 어디인가. -정 소장 가장 자원이 풍부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카자흐스탄을 주목해야 한다. 베트남도 잠재력이 있다. 인구도 많고 우리와 유사한 문화를 지녔다. 임금도 저렴하다. 베트남은 앞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다. 터키는 한국에 우호적인 나라인데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 유럽연합(EU) 가입이 쉽지 않고, 종교 갈등도 있다. 남아공도 아프리카가 뜨면 성장성이 상당히 많다. ▶염 실장 20년 전만해도 중국이 형편없이 낙후했었는데 이제 우리 턱밑까지 쫓아왔다. 포스트 브릭스에는 우리 경쟁 상대가 될 만한 나라가 없는가. -정 소장 중국은 예외적인 나라다. 해마다 10% 성장해 세계 경제가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가 발전하려면 자원과 사람만이 아니라 시장과 환경이 효율화돼야 한다. 민주주의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포스트 브릭스 국가는 우리나라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홍 사장 중국 만큼은 아니겠지만, 분명 포스트 브릭스가 성장할수록 세계시장은 좁아질 것이다. 그만큼 세계시장을 활용하는 전법이 중요해진다.GE의 경우 의료사업부를 헝가리, 멕시코에 두고 있는데 연구개발(R&D)은 중국에서, 소프트웨어는 인도에서 생산하고 총괄 전략은 미국에서 맡는다. 글로벌 아웃소싱을 이행하는 것이다. 글로벌 환경을 활용해서 사업을 분해해 나라별로 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캄보디아 필리핀도 주목할 만한 나라 ▶염 실장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홍 사장 포스트 브릭스만큼 중요한 나라들이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캄보디아와 필리핀을 꼽을 수 있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이란, 시리아에 눈길이 간다. 외교 분쟁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경제 시장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남미에서는 콜롬비아를 주목해야 한다. -정 소장 국내에 머물면 우리 시장, 세계시장의 2%밖에 누리지 못한다. 반면 글로벌 기업은 100%를 공략할 수 있다. 우리의 최대 경쟁력은 경제개발 경험과 정보통신(IT)기술이다. 최근 20년 동안 산업화·세계화·경제화·민주화를 한꺼번에 이룩한 나라가 전세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 포스트 브릭스 국가들은 신도시를, 대덕 연구단지, 창원 기계공업단지를 어떻게 조성했는지 알고 싶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우리의 경험 자체가 엄청난 자산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기회가 많다. 정리 정은주 강주리기자 ejung@seoul.co.kr
  • [평창겨울올림픽 판가름 D-30] 오늘 IOC평가 유리해도 안심못한다

    [평창겨울올림픽 판가름 D-30] 오늘 IOC평가 유리해도 안심못한다

    운명의 한 달에 모든 것을 건다. 강원 평창의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여부가 판가름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119차 과테말라 총회가 4일 현재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4년 전 체코 프라하 총회때 1차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결선투표에서 3표 차로 캐나다 밴쿠버에 눈물의 패배를 당한 평창은 투표 직전 실시되는 ‘프레젠테이션’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IOC실사단 평가 보고서에 주목 IOC는 4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3개 후보도시를 대상으로 한 실사단의 평가보고서를 공개한다. 한 달 뒤 최후의 승부를 점쳐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쓰라린 역전패를 경험한 평창으로선 이 내용이 유리하게 나오더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오히려 윤리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더욱 바짝 끈을 조이겠다는 것이 평창 유치위원회의 각오다. 승부처가 될 투표 직전 프레젠테이션은 소치-잘츠부르크-평창 순으로 짜여 부동표를 흡수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 내용은 미리 영상 등을 맞춰 준비하기 때문에 ‘깜짝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유치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1차투표에서 마무리짓고 싶지만… 오는 7월4일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5일 오전 6시30분) 실시되는 투표에는 111명의 위원 중 자크 로게 위원장과 후보도시가 속한 한국의 이건희, 박용성 위원과 오스트리아 1명, 러시아 3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다. 오스트리아에 대회 장소를 빌려주기로 한 독일 위원 2명도 배제된다. 따라서 102명의 위원만 투표에 참여하며 1차투표에서 과반 득표 도시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두 도시만 결선투표에 들어가 다수결로 결정한다. 평창은 4년 전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51표 이상을 얻어 1차투표에서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벼른다. 하지만 워낙 혼전 양상이어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3개 후보도시 모두 약점과 장점을 고루 나눠 가졌다는 평가다. 잘츠부르크는 앞선 인프라와 겨울스포츠 강국, 유럽의 일치된 단결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불거진 오스트리아 스키선수들의 도핑 의혹, 유치위의 내홍, 낮은 유치 열기 등이 걸림돌이다. 소치는 열악한 인프라와 이를 확충하기엔 시간이 빠듯한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해 지원사격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등 막강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어 평창을 불안하게 만든다. 평창은 유일한 분단국에서 올림픽 정신을 구현할 수 있고 겨울스포츠 후진국들을 부축하는 ‘드림 프로그램’,4년 전 패배에도 꾸준히 약속을 지켜온 점, 주민과 국가 전체의 월등한 지지 열기 등이 매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겨울스포츠에 전통적으로 강한 유럽에서 너무 먼 데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인천 여름아시안게임 유치에 이어 평창까지 겨울올림픽을 가져가는 ‘한국 싹쓸이’에 대한 견제가 역시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올림픽 전문사이트 ‘게임스 비즈 닷컴’이 유치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3일 현재 평창은 43%로 1위, 잘츠부르크는 31%, 소치가 22%로 나타났다.2010년 대회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실시했던 설문조사도 실제 투표 결과와 같은 밴쿠버-평창-잘츠부르크 순으로 나온 점도 평창쪽 기대를 부풀린다. 또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 유치 성공에 기여한 영국인 프레젠테이션 전문가를 영입, 함께 작업하고 있는 점도 막바지 부동표 공략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6) 카자흐스탄 (하)

    [이젠 포스트 BRICs] (16) 카자흐스탄 (하)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호수임에도 불구하고 바다라는 호칭을 뒤에 붙이는 세계 최대의 호수 카스피해. 카자흐스탄의 카스피해는 지금 불타고 있다. 석유 시추공에서 나오는 불도 있지만 원유확보를 위한 보이지 않는 ‘석유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최대 유전지대 악토베 중국서 싹쓸이 카스피해 일대는 ‘제2의 중동’으로 불린다. 원유 추정매장량은 2600억배럴로 전세계가 10년 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천연가스 추정매장량은 239조입방피트로 전세계가 9년 간 쓸 수 있는 양이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채굴가능 원유매장량은 396억배럴로 인근의 아제르바이잔(70억배럴), 우즈베키스탄(6억배럴), 투르크메니스탄(5억배럴) 등 이웃한 국가들을 합한 것보다 훨씬 많다. 때문에 카자흐스탄엔 세브론·엑손모빌·셸·토털 등 석유 메이저사들이 적극 진출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2005년 카자흐스탄 유전에 투자한 금액은 46억달러. 외국인 전체투자금액의 70%에 달하는 돈이 석유에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제성장을 위한 원유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기세가 무섭다. 곽정일 한국석유공사 카자흐스탄 사무소장은 “원유확보에 비상이 걸린 중국의 경우 돈으로 유전을 싹쓸이 한다”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라면서 “카자흐스탄 최대의 유전지대 중 하나인 악토베는 완전 중국판”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의 국영석유회사 CNPC는 카자흐스탄의 석유기업인 페트로카자흐스탄을 42억달러 주고 통째로 인수했다. 중국 투자기업인 씨틱은 3억 5000만배럴 규모의 유전을 19억달러에 매입했다. 또 카자흐스탄 아타수와 중국의 두산쯔를 연결하는 길이 1000㎞의 송유관을 완공하기도 했다. 중국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이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생기고 있다. 곽 소장은 “카자흐스탄 정부는 페트로카자흐스탄이 인수된 뒤인 2005년 말 유전광구 등을 거래할 때는 정부가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정부선취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로 연결되는 송유관 건설 나서 매장량은 넘쳐나지만 문제는 운반하는 방법이다. 카스피해는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서쪽으로 아제르바이잔, 동쪽으로 투르크메니스탄, 남쪽으로 이란 등에 가로막혀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석유를 수출하려면 결국 송유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소련시절에 건설된 송유관은 러시아를 지나 동유럽으로 향하도록 설계돼 서구자본이 들어오지 못했다. 때문에 미국 등 서방 석유 메이저 회사들은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그루지야 트빌리시를 지나 터키의 세이한항을 연결하는 BTC 송유관을 건설했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의 텡기즈 유전에서 러시아 노보로시스크로 연결되는 CPC 송유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 최근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등에서 러시아를 직접 연결하는 새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합의했다. ●석유공사등 국내업체도 광구탐사 현재 카자흐스탄엔 석유공사를 비롯해 LG상사,SK㈜, 삼성물산 등이 석유를 비롯한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다. 카자흐스탄 북부의 아다(ADA)광구의 경우 1억 7000만배럴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한해 동안 사용되는 석유 소비량 8억배럴의 5분의1을 조금 넘는다. 또 아다 외에도 잠빌, 사우스 카르포프스키 등 카스피해 인근 4곳에서 탐사를 진행 중이다. 잠빌의 경우 석유 매장량은 10억배럴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해외에서 확보한 유전 가운데 20억배럴의 매장량을 가진 나이지리아 해상광구 다음으로 큰 것이다. 또 사우스 카르포프스키의 가스 매장량은 4600만t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연간 LNG 도입량 2300만t의 2배가 넘는 규모의 어머어마한 양이다. 곽 소장은 “카자흐스탄은 지질학적으로도 석유가 발견되기 쉬운 땅”이라며 “또한 상대적으로 생산원가가 저렴한 육상광구가 많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newworld@seoul.co.kr ■ “세제등 국내외 투자 차별없어”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예전엔 해외투자에 특혜가 있었지만 지금은 해외투자나 국내투자나 법적으론 똑같다고 봐야 합니다.” 카자흐스탄의 대형로펌 중 하나인 아에퀴타스(AEQUITAS) 파트너 변호사 나탈리아 브라이니나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특별법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에 세제나 금융상의 특혜를 제공했지만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조건은 해마다 줄어들어 현재는 외국인 투자와 국내투자가 동등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의 로펌들은 석유메이저, 금융회사들을 담당하는 비교적 대형로펌과 카자흐스탄 무역회사 등 작은 기업들을 상대하는 중간규모의 로펌으로 구분할 수 있다.1993년에 만들어진 아에퀴타스는 런던에 상장, 큰 반응을 불러왔던 구리생산업체 카작무스 등의 법률자문을 하고 있다. 또 우림건설 등 건설붐을 타고 들어온 건설업체를 포함해 5∼6곳의 한국기업과도 일을 같이 했다. 브라이니나는 “카자흐스탄의 문화와 법률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면서 “변화의 방향은 물론 개방의 정도를 높이고 자유경제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카자흐스탄 법률시장은 금융법과 노동법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자흐스탄은 알마티를 지역금융허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브라이니나는 “정부가 경제의 중심을 자원에서 금융으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해외채권 발행, 기업공개(IPO) 등 금융시장이 커질 것이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노동자들의 권리도 계속 확대되면서 근로조건, 노사문제 등 노동법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은 아직 개발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 잠재력이 큰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newworld@seoul.co.kr ■ “카자흐스탄은 제2의 중동”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카자흐스탄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알마티는 카자흐스탄 말로 ‘사과(알마)의 아버지(아티)’라는 뜻이다. 이 말처럼 알마티에는 사과나무가 많았다. 하지만 사과밭은 이제 아파트나 개인주택으로 변하고 있다. 성원건설 김이곤 알마티 1공구 현장소장은 “우리나라의 강남개발과 같은 식”이라며 “강남이 논과 밭이었다면 여긴 사과밭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의 말처럼 카자흐스탄 부동산 시장은 개발을 넘어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신흥 부유층이 생겨나면서 돈은 넘쳐 나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알마티나 아스타나 등 대도시 등으로 한정된 일이다. 카자흐스탄의 부동산 열기는 가격에서도 확인된다. 알마티에서 한창 건설 중인 메리어트 레지던스의 평당가격은 2만 5000∼3만달러. 우리돈으로(환율기준 931원) 평당 2300만∼2700여만원이다. 기준 평형인 50평은 10억원이 훌쩍 넘는다. 소련시절인 20∼30년 전에 지어진 20∼30평짜리 주상복합 아파트도 2억∼3억원이 넘는다. 우리 건설업체들의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동일 하이빌, 우림건설, 성원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건설을 진행 중이고 또 최근엔 국내 대형건설업체들도 현지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80년대 중동 이후 ‘제2의 해외건설 붐’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알마티 톈산(天山) 국립공원 인근 4000여평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20층의 5개동 270여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와 12동 180여가구의 고급 아파트를 짓고 있는 성원건설 이광섭 차장은 “카자흐스탄은 상류층의 고급 주택 수요와 중산층의 이전 수요 등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며 “한국의 고급 주택문화를 카자흐스탄에 전파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카자흐스탄 진출을 중앙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장밋빛 전망만을 가져서는 곤란하다. 일단 우리나라와 제도가 틀리다. 우리처럼 ‘선분양 후완공’제이지만 분양가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또 분양도 층이 올라갈 때마다 부분부분 이뤄지는 식이다. 아울러 건설사는 골조공사까지만 하고 내부 인테리어공사는 입주자가 별도로 한다. 성원건설 전승덕 차장은 “한국 건설사들이 진출초기에 고급 인테리어나 편리성을 강조하고 싶었지만 이 같은 현지특성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바지스와 쿠아트 등 현지업체의 시장지배력도 막강하다. 다리와 도로 등 대규모 토목공사는 일본과 카자흐스탄 건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터키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다. 사회주의 시절 관료주의의 잔재가 남아 있어 인·허가 과정이 까다로운 점은 여전히 문제다. 아울러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늘면서 “국내 업체들간의 과열경쟁으로 부동산 가격만 올리는 부작용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newworld@seoul.co.kr ■ “전자시장 매년 2배 증가 한국제품이 60% 점유”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 “대형 드럼세탁기가 잘 나갑니다.” 알마티 최대의 쇼핑몰 메가에서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전자유통업체 ‘술팍(Sulpak)’의 직영 매장 판매직원 디아나(여·21)는 최근 판매실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대형이라고 하면 10㎏이상인 우리와 달리 현지에선 5㎏이상이면 대형으로 통한다. 하지만 매장 한편엔 드럼세탁기와 함께 세탁과 따로 탈수하는 구형 세탁기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또 600만원이 넘는 52인치 대형 LCD TV와 함께 30인치 브라운관 TV가 나란히 진열돼 있다. 카자흐스탄 전자시장은 이처럼 양극화되어 있다. 부유층은 LCD,PDP TV 등 첨단제품을 구매하지만 도시를 벗어나면 여전히 브라운관 TV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또 러시아 경제권 전체에서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술팍엔 러시아 최대의 전자유통회사 엘도라도가 투자했다. 엘도라도는 러시아에서만 1000여개의 전자매장을 갖고 있다. 술팍의 회장 세르게이 리는 “시장이 해마다 2배 가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자흐스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거의 모든 제품을 주도하고 있고 브랜드 이미지도 좋다고 평가했다. 실제 매년 소비자와 전문가가 뽑는 ‘올해의 제품’에서 한국제품이 전 부문을 석권하고 있을 정도다.LG전자 카자흐스탄 법인의 김춘기 부장은 “한국제품이 시장의 6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전자시장은 고급화되고 있다.TV의 경우 현재는 브라운관 TV의 판매량이 높지만 올 연말쯤에는 LCD,PDP TV의 판매량이 이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도 프리미엄 전략으로 나가고 있다. 카자흐스탄 현지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LG전자의 경우도 장기적으로 현재 생산중인 브라운관 TV 생산라인을 PDP TV 생산라인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김 부장은 “현재도 프리미엄 전략으로 나가고 있고 앞으론 이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른바 불법통관 상품에 신경을 쓰고 있다. 휴대전화나 전자제품 중에서 정식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세금이 없는 두바이 자유무역지대 등에서 건너온 물건이 카자흐스탄에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오래된 모델이나 같은 상품이라도 낮은 가격으로 매장에서 팔리는 것은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카자흐스탄법인의 장석진 차장은 “두바이나 중국 등에서 들어오는 밀수물량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newworld@seoul.co.kr 기획시리즈 ‘이젠 포스트 브릭스’는 카자흐스탄을 마지막으로 현장 취재를 모두 마칩니다. 포스트 브릭스는 다음주 취재방담과 전문가 대담을 한 뒤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 [사설] 오늘부터 발효되는 주민소환법

    비리에 연루되거나 행정 능력이 떨어지는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을 투표를 통해 쫓아낼 수 있는 주민소환법이 오늘부터 발효된다. 다만 임기 개시 1년 이내에는 소환투표를 청구하지 못하도록 돼 있어 현재의 민선 4기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에 대해서는 오는 7월1일부터 소환 청구가 가능하다. 주민소환법령은 지방행정의 안정을 위해 유권자 일정비율 이상의 서명을 받도록 하는 등 청구요건을 다소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의 시행만으로도 지방권력의 전횡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견제받지 않는 지방권력은 지역 토호세력과의 유착, 제 잇속 챙기기, 전시성 행정, 인사 비리, 외유성 해외여행 등 끊임없이 잡음을 낳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별로 단체장과 지방의회가 ‘싹쓸이식’으로 선출돼 상호견제 기능이 극히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주민감사청구제도 등을 통해 견제에 나섰지만 ‘비리 담합’ 구조를 척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비리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제재할 방법이라곤 법원의 유죄판결밖에 없었기 때문에, 비리를 저지르고도 법정 공방으로 시간을 끌면서 임기를 마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게다가 유죄 확정 판결에 이르기까지 지방정부의 행정기능이 마비되는 등 그 부작용과 피해는 주민들이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 주민투표제·주민소송제에 이어 주민소환제가 시행됨에 따라 지방권력에 대한 견제장치는 모두 마련됐다. 우리는 이러한 제도가 지방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전기가 됐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주민소환제가 정치적인 공격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은 엄격히 경계해야 한다. 지역 전체를 정치적인 대결의 장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는 얘기다. 주민소환제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발육을 돕는 영양제가 되느냐, 독이 되느냐는 우리 하기에 달렸다.
  • [이젠 포스트 BRICs] (14) 남아프리카공화국(하)

    [이젠 포스트 BRICs] (14) 남아프리카공화국(하)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남아공) 이석우특파원|요하네스버그 관문인 O R 탐보공항과 제3의 도시 케이프타운 공항은 최근 2010년 월드컵개최를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저기 우뚝 선 타워크레인, 뼈대가 올라가고 있는 건물들, 땅을 파헤치는 소리…. 탐보 공항서 요하네스버그 시내와 강남격인 샌턴, 그리고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를 잇는 80㎞의 도심고속철도 ‘하우트레인’ 공사도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월드컵에 대비,530억달러(약 49조 3430억)짜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셈이다. 경기장 신축·확장 비용만 12억달러. 세계적인 관광지 케이프타운이나 항구도시 더반 등 5곳에 4만 5000∼7만명의 수용이 가능한 경기장을 짓느라 부산하다. 요하네스버그, 포트 엘리자베스 등 4곳엔 기존 경기장의 확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530억달러 프로젝트… 경제성장 불붙어 “치솟는 광물자원 가격의 오름세 속에 월드컵특수란 호재는 남아공 경제성장에 불을 붙였다.”고 광산재벌 하모니사의 재무담당 요한 반 히덴은 설명했다.“남아공은 월드컵대회 개최가 어렵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개최지 교체를 고려중”이란 소문도 최근 FIFA의 공식 해명으로 일단락되면서 월드컵특수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7배나 늘어난 외국인 직접투자(FDI)나 다국적기업들의 현지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진출 열풍은 월드컵 특수와 함께 장기적인 원자재 확보를 겨냥한 포석”이라고 무역산업부(The DTI) 유누스 후센 과장은 지적했다. “월드컵과 관련된 주요 건설 프로젝트는 현지 남아공업체들이 싹쓸이를 했지만 하청 공사나 기자재 수주 등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의 참여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코트라 남아공 무역관 고일훈 과장은 설명했다. ●한국기업 자원 확보위한 교두보 이런 열기를 타려고 한국기업의 몸놀림이 빨라졌지만 한국의 남아공 진출은 아직은 초기단계이다.“공장 건설과 대대적인 투자보다는 시장의 잠재력을 고려, 상품시장을 개척하고 아프리카 광물자원을 확보, 구매하면서 교두보로 이용하는 단계”라고 요하네스버그 증권거래소(JSE)의 미셸 주버트 상담역은 평가했다. 교민도 3000명 남짓이다. 한국은 남아공에서 철강과 백금, 알루미늄괴 등을 수입하고 남아공에 전자제품과 건설장비, 자동차 등을 판다. 그중에서 으뜸가는 수출품은 휴대전화다. 특히 삼성 애니콜은 모토롤라를 추월,1위 노키아를 뒤쫓고 있다. 삼성전자의 남아공 매출액은 지난해 5억 5000만달러.“올해 6억 5000만달러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는 구본중 삼성전자 남아공 법인장의 설명이다. 흑인 중산층 확산과 빠른 구매력 증가 탓에 2010년에는 10억달러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허브… 잠재시장 선점부터 30여만명이 모여 산다는 요하네스버그 흑인 집단거주지역 소웨토나 사자와 기린이 뛰노는 사파리지역에서도 삼성 휴대전화나 LG TV와 에어컨 등은 흔히 볼 수 있다. 태석진 LG 남아공 법인장은 “흑인소비층의 급증으로 시장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구본중 삼성 법인장은 “남아공 법인을 현지기업으로 키워 시장이 더 커졌을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과 아프리카에 뿌리 내리기를 시작했다는 의미다.“남아공은 아프리카의 허브다. 커가는 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남아공 정부도 반짝 특수보다는 경제체질의 한 단계 ‘레벨 업’에 고심 중이다.“월드컵 행사의 최대 도전은 아프리카에 대한 고정관념을 변화시키고 지속적인 발전의 계기로 삼는 것”이라고 부통령실 경제고문인 논라밀라 음조이 음쿠베는 설명했다. ●지속적인 성장이 화두 이같은 고민의 해결책을 음베키 정부는 ‘남아공의 뉴딜정책’으로 불리는 신경제정책(Asgisa)에 담았다. 정책을 총괄하는 부통령실 사비 음투웨클 국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도로, 항만,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고 전자·통신, 자동차, 조선 등 고용효과가 큰 산업에 중점을 둬 연 6%의 경제성장률을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경제정책의 추진을 위해 2009년까지 GDP의 2%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2010년을 넘어서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다지고 성장동력을 넓혀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또 이 기회에 그동안 유럽자본이 지배해 온 경제 틀도 다양화하겠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고 JSE 주버트 상담역은 지적했다. 그동안 남아공에 대한 누적 투자는 옛 식민 종주국 영국이 전체 투자의 69%를 차지하는 것을 비롯해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네 나라의 누적투자액이 91%에 달했다.“백인 손에 있던 남아공 경제를 흑인 주도경제로 세우기 위해 활동공간을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란 평가다. 자원확보는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놓칠 수 없는 영역.“자원민족 바람이 거세게 이는 아프리카에서 거대 다국적기업들의 틈을 뚫고 생존에 직결되는 전략자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한국에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관건”이라고 김종인 광업진흥공사 남아공 사무소 소장은 지적했다. jun88@seoul.co.kr ■ 인구79% 흑인들의 씀씀이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 이석우특파원|흑인들은 과시를 좋아한다?. 200만명선으로 늘어난 남아공의 흑인 중산계층들은 눈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오랜 영국식민지의 백인통치 아래 유럽문화가 스며든데다, 아프리카의 거점이라는 국제화된 분위기 탓에 ‘유럽수준’의 품질을 요구하는 시장이란 평이다. 그 가운데 전체 인구의 79%인 흑인들의 소비행태는 백인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남아공 백인들은 럭비에 열광하는 반면 축구는 단연 흑인들 차지인 것과 비슷하다.”고 케이프타운서 여행업에 종사하는 윌리 헤이예는 지적했다. 오래 지니고 있기보다는 자주 물건을 바꾸고 유행에도 민감하다. 또 흑인들의 씀씀이는 소득에 비해 백인들보다 훨씬 과감하고 충동적이다. 이종건 코트라 남아공 무역관장은 “흑인들의 소비성향이 백인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영향으로 가계 부채율도 75∼78%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다.”고 말했다. 흑인들은 백인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안에 들어와서 살아 왔지만 여전히 종족과 대가족, 가부장적인 문화가 여전하다. 개인주의적인 백인들과는 차이가 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실용성이 강한 백인에 비해 흑인의 소비패턴은 과시적인 게 특징이라고 케이프타운 관광상가인 워터프런트에서 일하는 중국인 리리산은 지적했다. “1970년대부터 신용카드를 사용해 온 백인들은 카드 사용이 일반적이지만 흑인들은 현금사용을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쇼핑하는 것도 즐긴다.”는 설명이다. 고급 휴대전화와 대형 및 고급 평면 TV판매가 급증하는 것도 고가를 선호하는 흑인의 취향과 무관치 않다는 평이다. jun88@seoul.co.kr ■ “선진형 시장·투자대상 다각화 추진” 제리 빌라카지 비즈니스 유니티 사무총장 |요하네스버그 이석우특파원|남아공 흑인들은 1994년 백인 무단통치를 종식시키고 평화로운 흑백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이런 자부심은 최근 자원가격 폭등 속에 경제적 자신감으로 스며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 유니티 남아공(BUSA)의 제리 빌라카지 사무총장도 자신감 넘치는 남아공 경제의 분위기를 대변했다.BUSA는 남아공 전체 경제기구들을 총괄하고 흑인정부 입장을 전달한다. 또 단체들의 입장을 조율하는 반관반민의 경제단체들의 최상위기구다. ▶남아공 경제에 활기가 넘치는데. -흑인정권이 들어선 지난 94년부터 10년 동안 3%의 경제성장을 유지했다.2004년부터는 연 4% 이상의 성장세다. 인종간 다양성을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에서 남아공을 ‘무지개국가’라 부른다.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이 내전 속에서 피를 흘릴 때 우리는 대화와 타협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드물게 백인과 혼혈 등 흑인 아닌 인구가 2할을 넘는다. ▶눈여겨볼 변화가 있나. -정부가 추진하는 흑인경제 활성화조치인 BEE정책에 주목하라. 변화하는 남아공 경제에 부응하고 아프리카 흑인경제권에 접근하기 위해서라도 이 정책과 흑인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기업들은 검은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끈을 갖고 있지 못하다. ▶각종 세금 등을 고려할 때 외국기업들의 남아공 진출 문턱이 결코 낮지 않은데. -조심스러운 거시조정을 통해 개방 기조와 국제규범 수용을 넓혀가고 있다. 서구 위주에서 시장·투자대상의 다각화를 추구 중이다. 한국, 인도, 일본 등과 보다 확대된 관계를 원한다. ▶집중 육성 분야는. -자동차, 전자, 생명공학, 조선 등이다. 재무회계, 물류구매, 계약관리 등 한 단계 나아간 기업업무 아웃소싱인 BPO도 집중 육성하려 한다. 우린 영어사용국가이고, 인도처럼 BPO수준을 세계적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과의 관계를 평가한다면. -백금과 철이 한국에 대한 남아공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한국은 기계류와 자동차, 전자제품이 주요 수출품이다. 남아공 농산물 가공에 대한 참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제품들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 일본 제품에 비해 손색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최근 최신형 평면TV와 고액 휴대전화가 출시되고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것에서 보듯 세계적인 업체들의 경쟁이 쏠리는 만만찮은 곳이다. ▶남아공 경제도약의 걸림돌이 있다면. -기술인력이 부족하다. 전체인구의 8할에 육박하는 흑인 인력의 고도화 없이 도약은 없다. 기술 인력교육을 위해 산업연수생 등을 해외에 대규모로 보내고 있다. 한국의 지원을 바란다. BUSA는 남아공 전체 기업의 80%가 회원사며 38개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jun88@seoul.co.kr ■ “흑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필요” 김종인 광업진흥공사 소장 |프리토리아 이석우특파원|“자원확보를 위해 ‘매머드’ 다국적 기업들, 국제 투기자본들이 아프리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남아공은 생존을 위해 자원을 확보하려는 국가들과 이익 극대화에 혈안이 된 국제 금융자본들의 대결이 펼쳐지는 전쟁터다.” 지난해 프리토리아에 문을 연 광업진흥공사 김종인 남아공 사무소 소장은 “한국경제 생존에 불가결한 전략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하다.”며 “유망한 자원개발 기업에 지분 투자,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자원확보의 길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자원민족주의의 확산에 따라 현지 흑인기업들과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남아공과 아프리카가 ‘자원전쟁’속에 각광받고 있는데 아프리카 자원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지난 몇년 사이에 전략광물 가격이 10∼100배씩 뛴 것은 수요가 급증한 탓도 있지만 국제 투기자본들의 공세적인 입도선매식 싹쓸이도 한 몫 했다. 아프리카 광산업의 큰 손은 유럽자본이다. 이를 피해갈 수 없다. 기존 서구 회사들과 함께 탐사개발에 참여하면서도 유럽 메이저들에 좌우되지 않으려면 현지 흑인기업들과 손을 잡고 투자할 때다. ▶한국은 국제자원시장에서 ‘상투잡는 나라’로 유명한데. -자원확보는 장기적이고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미리 광산이나 현물을 확보해 놓지 않으면 전자, 자동차 산업에 꼭 필요한 구리, 동, 아연 같은 광물자원 확보에 차질을 빚는다.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거나 비싼 값에 광물을 들여온다면 경쟁국들보다 더 비싼 원가에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한국 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원전쟁 속에 자원확보 대책은. -우선 자원의 탐사 광구를 해당 국가로부터 배분받아 흑인기업들과 함께 초기탐사를 시작해야 한다. 전략 광물의 경우엔 장기구매계약을 맺어야 한다. 비쌀때 허둥지둥해 봐야 늘 상투만 잡는다. 또 가공기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최근 원자력발전 수요가 늘면서 그에 따른 우라늄이 각광받고 있는데. -매장량은 세계 4위이고 생산은 세계 10위다. 교토의정서 발효와 지구 온난화 현상 악화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원자력발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라늄 가격도 뛰고 있다.2006년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란 파운드당 100달러선을 돌파했다.3∼4년 사이 20배나 뛰어오른 가격이다. jun88@seoul.co.kr
  • [프로야구 2007] 종석 부활투에 대호는 대포쇼

    염종석(34·롯데)이 최근 3연패의 부진을 끊는 ‘부활투’를 뽐냈다. 현대는 지옥 같은 8연패의 악몽에서 깨어났다. 롯데는 24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서 염종석의 호투와 장단 13안타를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롯데는 4연패 뒤 2연승으로 5할 승률을 맞힌 반면 KIA는 2연패에 빠져 하위권에서 허덕였다. 염종석은 시즌 초반 3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부활을 예고했지만 최근 3연패에 빠져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염종석은 이날 7과3분의2이닝 동안 삼진을 한 개만 솎아냈지만 노련한 완급조절로 상대 타선을 4안타 1볼넷으로 막고 4승(3패)째를 챙겼다. 이대호는 시즌 10호 대포를 가동,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홈런 공동 선두 양준혁(삼성)과 김태균(한화·이상 13개)에 3개차.‘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 대신 영입된 에두아르도 리오스는 국내 데뷔 6경기 만에 첫 홈런을 신고했다. KIA 윤석민은 6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10안타 4볼넷으로 4실점, 올시즌 최다인 7패(2승)째를 안았다.KIA의 최희섭은 옆구리 통증으로 2경기째 타석에 나오지 못했다. 현대는 청주에서 장단 23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한화를 8-4로 꺾고 8연패의 기나긴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현대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 이후 9경기 만의 승리. 한화는 연승 행진을 ‘5’에서 멈췄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6-6이던 8회 2사 만루에서 양준혁의 짜릿한 싹쓸이 2루타로 SK에 9-6으로 이겼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프로야구] 롯데 “만원 관중 죄송합니다”

    한화가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2위를 지켰다.KIA의 최희섭은 관중을 몰고다니며 데뷔 2경기 만에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화는 20일 사직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조원우의 올시즌 마수걸이 역전 3점포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반면 롯데는 올시즌 네 번째 3만석이 매진되는 성원을 받았지만 한화에 지난해 8월1일 이후 사직구장 8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한화는 초반에 병살타 3개로 득점 기회를 놓쳐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5회 한상훈이 안타로 나간 뒤 심광호의 몸에 맞는 공, 정희상의 투수 앞 땅볼로 1사 1·2루를 만들었고, 조원우가 최향남의 2구째 142㎞짜리 직구를 통타,3점포를 쏘아올려 3-1로 뒤집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KIA를 6-3으로 눌렀다.KIA의 최희섭은 데뷔 7번째 타석인 3회 첫 안타를 때렸고,7회 무사 1루에서 2루타를 날려 첫 타점을 올렸다. 이어 이현곤의 안타로 3루를 밟은 뒤 김상훈의 밀어내기 볼넷 때 홈을 밟아 첫 득점까지 챙겼다. 그러나 5회와 8회는 삼진당했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심정수와 양준혁의 3점포 두 방을 포함, 장단 10안타를 집중시켜 LG에 9-0으로 완승했다. 삼성 양준혁은 2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 시즌 12호로 김태균(한화·11개)을 제치고 홈런 선두로 나섰다. 문학에서는 SK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정근우의 끝내기 홈런으로 현대를 3-2로 제치고 선두를 지켰다. 반면 현대는 6연패에 빠지며 1위와의 승차가 7.5경기로 벌어졌다.●역대 두 번째 최다 관중 이날 부산 사직과 대구가 만원을 이루는 등 4개 구장에 총 8만 8624명이 입장했다. 이는 하루 최다 관중 신기록인 2005년 4월5일 10만 1400명에 이은 역대 두 번째. 특히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사직에서는 3만석의 스탠드가 올시즌 네 번째로 찼다.또 미프로야구 생활을 접고 돌아온 최희섭이 전날 복귀전을 치른 잠실(수용인원 3만 500명)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날 매진된 잠실에는 이날 2만 8894명이 찾았다. 한편 전체 504경기 중 현재 141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130만 6922명으로 지난해 경기 수 대비 23% 늘어 11년 만의 400만 관중 동원을 향해 순항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NPB] 승짱, 멀티히트

    [NPB] 승짱, 멀티히트

    이승엽(31·요미우리)이 시즌 12번째 멀티히트를 뽑아내며 되살아난 타격 감각을 이어갔다. 이승엽은 17일 시즈오카 구사나기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와의 원정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253으로 조금 뛰었다. 그동안 오른발을 번쩍 들며 타이밍을 맞추던 폼을 바꿔 발을 높게 들지 않고 타격을 했다. 2회와 4회 잘 때린 타구가 2루수와 중견수에게 걸리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겼던 이승엽은 5회 우익수 앞으로 빠지는 안타를 치며 숨을 골랐다.2-2 동점으로 팽팽한 7회에는 2사 뒤 오가사와라가 중견수 앞 안타를 치며 1루에 나가자 중전 안타로 화답하며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니오카의 투수 강습 안타에 이은 아베의 3점포(시즌 9호)로 이승엽은 홈을 밟았고, 요미우리는 순식간에 6-2로 달아났다. 이승엽은 8회 고의 볼넷으로 걸어나갔고,9회 말 수비 때 교체됐다. 요미우리는 9-6으로 승리, 요코하마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26승16패로 2위 주니치(23승17패1무)와 2경기 차를 유지했다. 한편 이병규(33·주니치)는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진 야쿠르트와의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 삼진 1개로 침묵했다. 타율은 .248로 떨어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이현숙 한국화랑협회 회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이현숙 한국화랑협회 회장

    경매사에 이어 화랑가에도 ‘대박’이 터졌다. 지난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매출 추정액이 175억원에 달했다. 전년도에 비해 75% 늘어난 규모다. 전시장은 구매 열기로 달아올랐고 화랑주들은 표정관리가 안 되고 있었다. 그러나 모처럼 맞은 열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현숙(58·국제화랑 대표) 한국화랑협회회장은 “매스컴에선 떠들썩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미술품 구입이 투기로 번진다면 시장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경매가 붐을 주도한 건 사실이지만, 화랑과 분명한 역할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경매사의 독주를 경계했다. 김순응 K옥션 사장의 주장(4월13일자 본 란)에 여러 이의를 제기하는 이 회장을 서울 사간동 국제갤러리 대표실에서 만났다. ●대형화랑이 직접 경매사 운영도 문제 ▶올해 KIAF가 대성공을 거뒀는데 배경을 어떻게 봅니까. “여느 해와 달리 언론이 대서특필을 해줬고, 양대 경매사의 경쟁적인 미술품 붐 조성, 중국미술시장 열기 등이 영향을 끼쳤죠. 그러나 200개 화랑이 1800만달러 매출을 올린 건 크게 떠들 일은 못 돼요. 어제 소더비 경매에서 마크 로스코 작품 1점이 7600만달러에 낙찰됐어요. 경제규모에 비춰볼 때 우리는 과열이라기보다는 아직 시장다운 시장이라고 할 수도 없죠.” 이 회장은 국내에서 미술품 수출입을 가장 많이 하는 국제통이다. 그만큼 매출액 180억원이 금세 1800만달러로 환산되어 나왔다. ▶경매사의 기여를 인정하기는 하는군요. “그럼요. 공개 경매로 은밀하던 미술품 거래가 표면화됐고, 미술품이 돈이 된다는 게 알려졌죠. 부동산 투자 길은 막혔는데 말이죠. 미술품 경매 붐은 중국, 미국은 더해요.” ▶그럼 뭐가 문제죠? “미술품이 투자 대상으로만 비쳐질까봐 걱정이죠. 미국, 유럽은 고객이 진지한 컬렉터이자 투자가예요. 또 가격 상승에도 단계가 있어요. 미니멀, 추상표현, 미디어 아트 식으로 미술사적 평가가 나오면서 가격이 오르죠. 그런데 우리는 공부하지 않고 특정한 작가에 쏠리고 있어요. 경매가 도덕성 갖고 정당한 거래를 해야 선의의 피해자가 안 생깁니다.“ ▶경매사가 특정한 작가만 띄우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이건 경매사 사장이 인터뷰에서 실토한 사실인데, 대형 화랑이 직접 경매사를 운영해 소속작가 작품을 내다파는 건 문제예요. 다른 화랑 소속 작가는 정당한 평가를 못 받잖아요. 심지어 다른 화랑에서 전시회 중인 작가 작품을 반 값에 경매에 올려 화랑측이 속상해하는 걸 봤어요. 자기 소속 작가라면 그렇게 했을까요. 고가 경매 거래는 작가 자신에게도 즐거운 일만은 아니에요. 작가가 그값에 작품을 내놓았던 건 아니잖아요. 이런 식의 붐조성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하긴 유럽의 경우 유통과정에서 작품가격이 오를 때마다 일정비율을 작가에게 돌려주는 제도가 있다. ●젊은 작가까지 입도선매 자제해야 ▶그렇지만 일본도 화랑이 출자해 경매사를 운영하고, 소더비와 크리스티도 최근 화랑을 인수하지 않았습니까. “일본은 출자를 했지만 운영은 완전히 독립적입니다. 미술품을 직접 대는 일은 없고, 단지 배당금만 챙기죠. 소더비, 크리스티도 화랑에 진출했지만, 그에 대한 사회의 지탄이 말도 못해요. 저는 기본적으로 화랑은 경매는 물론, 최근 논의되는 아트펀드에도 직접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투자에서 내부거래를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봐요.” ▶그런데 제3의 경매사 설립에 또 다른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로선 말릴 근거도 없죠. 다만 협회 규정에 화랑이 경매사의 대주주가 돼선 안 된다는 조항을 신설했어요. 해당 화랑도 작품 정보만 제공하지 직접 이권에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화랑과 경매의 바람직한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화랑은 인내심을 갖고 작가를 발굴하고 키워서 시장에 내놓는 1차 시장이고, 경매는 그 작품을 재유통시키는 2차 시장으로서 역할이 있어요. 현재처럼 경매사가 젊은 작가까지 ‘싹쓸이’하여 경매에 올리고,‘내가 키운 작가 내가 경매에 올린다는 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브레이크 없이 달린다면 건전한 작가육성, 미술시장 형성은 어렵다고 봐야죠.” 젊은 작가까지 입도선매돼 고민없는 ‘상품’을 양산한다면 후기의 걸작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터다. 이 회장은 턱없이 부족한 미술 물량을 키워가는 측면에서도 경매사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현재 양대 경매사가 각각 연 6회씩 갖는 메이저 경매를 외국처럼 연 2회씩으로 줄여 그 사이 화랑의 활동영역을 확보해 주고, 경매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이 회장은 이를 토론할 세미나를 다시한번 조직할 계획이라고 했다. ●초보자도 안목키워 컬렉션 참가를 ▶중국 현대미술이 세계적으로 강세인데 한국 미술은 전망이 어떻습니까. “교육 수준이 높고 창의성이 뛰어나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국제아트페어 등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지원이 있어야 해요. 현재도 인정받는 작가가 많은데 잘못하면 외국 화랑에 뺏길 우려가 있어요. 중국미술 붐은 투기요소가 커 벌써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옥석은 있지만, 우리가 본받아서는 안 된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초보자를 위해 컬렉션 요령을 말씀해줄 수 있을까요. “싸고 좋은 것은 절대로 없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제 경우 좋은 갤러리에서 이름 있는 작가가 전시회를 할 때 산 작품은 실수가 없었어요. 큰 돈이 아니면 그냥 사지만, 무리가 되는 액수의 그림이라면 반드시 전문 조언자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 다음은 공부죠. 전문 잡지와 책을 통해 미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안목을 키우면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회장은 화랑경영은 상업이긴 하지만, 고도의 정신적 행위인 미술 창작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는 “미술시장의 황폐화는 곧 정신문화의 황폐화가 아니겠느냐.”며 과도기적인 이 상황이 빨리 정리돼 건전한 질서를 잡아갔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글 yshin@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그는 누구 1949년 서울 출생, 중앙대 가정교육과 졸업.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미술 컬렉터에서 화랑 경영자로 변신한 케이스다. 처음에는 고미술품을 수집하다 현대미술품으로 눈을 돌렸다. 컬렉션이 늘자, 팔거나 교체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 1981년 서울 인사동에 10평짜리 화랑을 차리게 됐다. 자녀들을 조기유학보낸 뒤 미국을 왕래하면서 세계 미술시장 조류에 눈떴다. 외국 작품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이 88서울올림픽 즈음. 이후 국제화랑은 국내에 외국 미술을 소개하는 대표적 창구가 됐다. 알렉산더 칼더, 에바 헤세, 안토니 카로, 에드 루샤, 요셉 보이스, 빌 비올라, 데미안 허스트, 애니시 카푸어, 루이스 부르주아 등 세계적 거장 작품이 이를 통해 국내에 선보였다. 전광영, 구본창, 조덕현 등 국내 작품의 해외 소개에도 적극적이다. 그 결과 2005년 뉴욕 타임스에 ‘아시아의 대표적인 갤러리’로 소개되기도 했다.2006년 한국화랑협회 회장에 당선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운영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 삼성-LG ‘뭉쳐야 산다’

    삼성-LG ‘뭉쳐야 산다’

    ‘디스플레이 드림팀 떴다.’ TV 등에 쓰이는 디스플레이에 관한 한 세계 1·2위를 다투는 삼성과 LG가 연합군을 구성했다. 정부도 적극 거든다. 한국을 압박하는 일본·타이완업체의 공동 전선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두 회사는 앞으로 특허를 공유한다.‘상대방 제품이나 납품선은 쓰지 않는다.’는 불문율도 깬다. 교차 구매를 확대한다. 14일 산업자원부와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이 같은 내용의 8대 상생협력에 합의했다. 참여회사는 액정 디스플레이(LCD) 분야의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분야의 LG전자와 삼성SDI 4개사다. 첫 결실로 이날 서울 서초구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창립 총회를 가졌다. 앞으로 기술개발 성과를 공유하고 연구개발(R&D)을 공동 추진한다는 파격적 내용을 담고 있다. 지적 재산권도 공유하고 특허분쟁 예방을 위한 협의체도 운영하기로 했다.TV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방 패널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관행을 깨고 상호 구매에 합의했다. 교차 구매가 가능한 품목을 점검해 하반기부터 실천에 옮길 계획이다. 수직 계열화 관행도 깨나가기로 합의했다. 디스플레이산업의 밑받침격인 250여개 국내 장비·재료업체 중 삼성과 LG 양쪽 모두에 납품하는 회사는 20여개에 불과하다.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한 요인이다. 이렇듯 삼성과 LG가 손잡은 이면(裏面)에는 라이벌 일본업체들의 공격적 설비투자와 한국을 따돌리기 위한 일본·타이완업체의 동맹 등 ‘위기의식’이 크게 자리한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상완 삼성전자 사장은 “디스플레이 업계도 일본과 중국의 협공에 놓인 샌드위치 신세인 만큼 상생 협력을 통한 동반 성장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의 회장 취임으로 삼성은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장·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 등 전자 관련 협회장을 싹쓸이해 지나친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LPGA] 김미현 ‘2연승 시동’

    닷새 전 김미현(30·KTF)의 시즌 첫 승으로 물꼬를 튼 ‘코리안 시스터스’의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연승 행진이 가시화됐다. 김미현을 비롯해 오래 침묵했던 이정연(28), 김주연(26) 등 3명이 미켈롭울트라오픈 첫날 리더보드 상단을 싹쓸이했다. 김미현은 11일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골프장 리버코스(파71·6315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골라내며 7언더파 64타를 때렸다.8언더파 63타로 단독 선두에 오른 ‘6년차의 무관’ 이정연에 1타차 2위. 김미현은 드라이브샷의 페어웨이 안착률 100%에다 무려 17차례나 버디 찬스를 만들어 낸 절정의 아이언 감각으로 셈그룹챔피언십 우승에 이은 2연승의 꿈을 부풀렸다.“긴 코스가 비에 젖어 더 길게 느껴졌지만 즐겨 사용하는 11번 우드가 잘 맞아 좋은 성적을 냈다.”면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6년째 LPGA 투어에서 뛰면서 준우승만 네 차례 일군 이정연은 3∼7번홀까지 5개홀 줄버디를 포함, 무려 9개의 버디를 뽑아내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까지 세우며 생애 첫 승에 도전장을 냈다. 이정연은 그러나 “아직 사흘이나 남았다.”며 말을 아꼈다. 2005년 US오픈 챔피언 김주연(26)도 6언더파 65타를 뿜어내며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3위에 랭크돼 재기의 몸짓을 뚜렷하게 나타냈다.2002년 초대 챔피언 박지은(28·나이키골프) 역시 4언더파 67타로 오랜만에 ‘첫날 톱10(공동 8위)’의 기지개를 켰다. 디펜딩 챔피언 캐리 웹(호주)은 3언더파 68타(공동14위)로 그럭저럭 마쳤지만 세계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1언더파 70타로 공동 39위에 머물렀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다르푸르 학살’ 4주년…처벌 왜 어려운가

    ‘다르푸르 학살’ 4주년…처벌 왜 어려운가

    수단 다르푸르 사태가 ‘제노사이드(대량학살)’로 인정받지 못하는 진실을 알고 있습니까? 다르푸르에선 지난 4년 동안 인종청소로 20만∼3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많게는 50만명이 살해됐다는 통계도 있다.‘아랍의 피를 아프리카에 이식한다.’는 명분으로 강간, 소년병 징집, 인신매매 등 약탈과 반인륜 범죄로 난민 250만명이 신음하고 있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은 21세기 최악의 ‘대량학살’로, 석학 위르겐 하버마스 등 학자들은 ‘아프리카의 홀로코스트’로 표현했다. 그러나 4주년을 맞은 현재까지도 국제법상으론 대량 학살이 아니다. 이런 판정을 내린 곳은 다름아닌 국제형사재판소(ICC), 국제사법재판소(ICJ) 등 사법기관이다. 이는 수단 다르푸르 사태가 인류에게 던지고 있는 의문이기도 하다. 미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 인터넷판은 30일 ‘왜 대량 학살은 처벌이 어려운가.’라고 핑계만 대는 국제 사회를 비판했다.ICC는 지난해 12월 사태의 책임을 묻기 위해 수단 내무장관과 친정부 아랍계 민병대인 ‘잔자위드’ 지도자를 대량 학살이 아닌 반인륜 행위로 기소했다.1948년 제네바 협약에 규정된 ‘대량학살’ 정의에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제네바 협약은 제노사이드의 조건으로 “국가·인종·종교에 기초한 살인으로 ‘지능적 의도(Mental intent)’의 존재가 명백한 증거로 확인돼야 한다.”고 내세우고 있다. 이 신문은 ICJ가 지난 2월 “세르비아에 보스니아 내전으로 빚어진 대량 학살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판결을 거론하며 인류 문명사에서 대량학살이 더 많은 법적·윤리적 수수께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아메리칸대학 다이안 오렌트리셔 교수는 “대량학살이라고 확신할 사법적 증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때는 늦다.”며 “정치가 다르푸르 사태를 침묵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ICC 판정의 이면에는 ‘대량학살의 정치적 계산’이 숨어있다는 지적이다. ●석유 이권에 눈감은 열강들 유엔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게 다르푸르 사태다. 수단의 석유개발권을 싹쓸이한 중국은 다르푸르 사태에 눈을 감았다. 미국도 수단 정부에 미온적이다. 수단 독재자 오마르 알 바시르 대통령은 “정상 국가인 우리의 주권에 개입하지 말라.”며 고립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이 수단에 투자한 돈은 40억달러. 수단내 석유 지분 대부분을 차지한 중국의 석유 수입액은 2005년에만 25억 7000만달러였다. 수단 정부는 이 돈으로 무기를 산다. 번번이 중국이 유엔의 수단 제재안에 기권하는 속사정이다.2004년부터 평화유지군으로 배치된 7000명의 아프리카연합군(AU)은 눈 앞의 학살도 막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울고 있다 전 세계 35개국, 미국 280개 도시는 지난 29일 ‘세계 다르푸르의 날’ 행사를 마련,‘대량학살’의 종식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단체는 이날 “이제 시간이 종료됐다. 다르푸르를 보호하자.”고 호소했다. 영국 런던에선 수천명의 시민이 가짜 피로 채워진 모래시계 1만개를 깨뜨렸다.“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휴 그랜트, 미아 패로와 가수 엘튼 존, 믹 재거 등 스타들도 “국제 사회는 핑계대기를 그만두고 사태 해결을 위한 단호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해결 실마리? 수단 정부는 지난 16일 그동안 거부해 온 유엔평화유지군의 다르푸르 파견안을 수용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특사인 앤드루 낫시오스, 캐나다, 아랍연맹, 아프리카연합 등은 28일 리비아 수르트에서 다르푸르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유엔 얀 엘리아슨 수단 특사는 “다르푸르 문제가 해결될 기회”라고 기대했다. 희망적 반전이다. 하지만 수단 정부는 학살 주범인 민병대 잔자위드의 해체에 응하지 않고 있다. 다르푸르 반군 조직도 평화 협정을 거부한다. 얼마나 더 많은 피를 흘려야 사태가 종식될까.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다르푸르 사태 20세기 ‘차별의 역사’가 21세기 대량 학살로 이어진 결과물이다.1956년까지 수단을 식민통치한 영국은 북부 지역의 아랍계 세력을 우대하고 토착 아프리카 주민은 차별했다.20세기 내내 이어진 갈등은 2003년 토착 세력인 ‘수단해방군(SLA)’이 다르푸르에서 봉기하면서 폭발했다. 아랍계인 수단 정부는 ‘잔자위드’라는 민병대를 결성, 반군 중심지인 다르푸르에서 끔찍한 학살극을 벌인다. 인종청소와 성폭행 등 인종간 씨를 말리는 행위의 명분은 ‘아랍의 피를 아프리카에 이식한다.’였다.
  • [프로야구] 장원삼 웃다

    방어율 1위(0.37)를 지키면서도 때마다 승리의 여신이 외면해 불운에 울던 장원삼(현대)이 5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양준혁(삼성)은 3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시즌 7호를 기록, 이대호(롯데·6개)를 밀어내고 최다 홈런 단독 1위에 올랐지만 팀 3연패로 빛이 바랬다. 현대는 29일 수원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6-2로 승리하며 삼성과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 장원삼은 8이닝 동안 3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방어율을 0.28로 끌어내렸고, 지난 12일 KIA전 이후 27과 3분의1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는 3회 상대 선발 크리스 윌슨을 두들기며 5점을 따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은 장원삼이 교체된 뒤 9회 양준혁과 심정수가 연속 홈런을 날려 완봉패를 면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롯데의 끈질긴 추격을 4-3으로 뿌리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두산 선발 맷 랜들은 8이닝 동안 5안타 5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4승째를 거둬 케니 레이번(SK)과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롯데는 랜들이 마운드에 내려간 9회 침묵했던 타선이 터졌지만 너무 늦었다. 상대 두 번째 투수 임태훈에게 정수근이 안타를, 박현승이 볼에 맞는 공을 얻어내 무사 1·2루를 만든 뒤 정보명의 적시 2루타로 두 점을 뽑아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두산은 마무리 정재훈이 펠릭스 호세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3명의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시즌 6세이브째를 챙겼다. 문학에서는 SK가 올시즌 처음이자 통산 38번째인 선발 전원 안타와 득점 기록을 세우며 LG에 12-4로 대승, 선두를 지켰다.SK의 선두 행진은 문학구장의 올시즌 최다 관중(1만7604명)으로 더 빛났다. 한화는 광주에서 7-2로 KIA를 제치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은 8이닝 동안 6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3승(1패)째를 올리며 ‘괴물 본색’을 드러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데스크시각] 중국발 환경오염 공포/류찬희 사회부 차장

    한반도가 중국발(發) 오염물질에 꼼짝없이 포위됐다. 하늘에는 황사 차일이 쳐지고 서해바다에는 중국산 쓰레기가 넘실거린다. 국민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누리도록 권력을 행사해야 할 정부가 ‘환경주권’을 포기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중국발 환경오염 피해를 거론할 때 흔히 황사를 지목한다. 그런데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황사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에 요구한 대책은 거의 없는 것 같다. 황사가 한반도에 날아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예보 시스템 구축에만 매달려온 것이 전부였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게다. 어디 황사뿐이겠는가. 한반도에 내리는 산성비에 섞인 황(S)성분 가운데 최고 94%는 중국에서 발생, 기류를 타고 한반도로 날아온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중국발 황은 한반도 대지의 산성화를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상공의 질소산화물(NOx)농도는 1.64∼4.79ppb로 일본과 태평양지역 0.33∼1.56ppb에 비해 높고, 해양 대기 이산화황(SO3/8)평균 농도 역시 일본 근해나 태평양보다 11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 중·남부 공업지대를 거쳐 이동하는 대기오염물질에는 SO3/8농도가 최고 6.5∼8ppb로 높았다. 인체에 치명적인 수은과 같은 중금속도 절반 이상이 중국발로 드러나는 등 중국발 대기오염으로 우리 국민들은 헉헉댈 정도로 건강에 치명타를 입었다. 산업피해도 날로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오염물질이 얼마나 날아오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중국발 환경오염은 상공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어느새 중국 환경오염 물질은 서해까지 공략하고 있다. 서해는 중국 근해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는 물론 중국 어선들이 버린 폐기물까지 넘실거리는 황폐한 바다로 변해가고 있지만 당국은 속수무책이다. 우리 근해에서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에 빈 그물만 거둬 올리며 시름을 놓지 못하던 어민들은 중국 쓰레기로 가슴이 더욱 멍들어가고 있다.“고기는 잡히지 않고 쓰레기만 건져 올리는 것이 주업이 됐다.”는 김만량 백령도 어촌계장의 말은 쓰레기 오염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닌다. 국가 안위는 국경에서 총칼 들고 나라를 지키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환경오염을 지키는 ‘환경안보’도 중요한 국가 안위에 포함된다. 환경안보는 총칼로 풀기보다 효율적인 외교 노력과 과학적인 피해 방지 기술개발이 해결책이다. 외교·환경·해양수산·기상청의 범정부 대처 노력이 요구된다. 나아가 중국 정부에 황사 발생을 막기 위한 사막화 방지, 초지와 삼림 복원을 요구하는 환경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필요가 있다. 손병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우리 정부가 중국에 환경주권을 적극 행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구체적인 증거와 과학적인 사실을 들이대며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발 한반도 환경오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공조도 중요한 과제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환경오염 물질의 근원을 굳이 따진다면 지구온난화의 부메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나 몽골은 아직은 환경오염에 무디다. 경제발전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오염물질 배출 감소에도 소극적이다.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하는 선진국들 역시 당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에 대책에 시큰둥하다. 결국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는 우리가 국제 무대에 적극 나서서 국제간 공조를 이끌어내지 않는다면 우리의 문제를 두둔해줄 국가는 어디도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류찬희 사회부 차장 chani@seoul.co.kr
  • [MLB] 보스턴 4타자 연속 홈런쇼

    미국 프로야구 사상 다섯 번째로 4타자 연속 홈런이 나왔다. 보스턴은 23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 0-3으로 뒤진 4회 말 2사에서 상대 신인 체이스 라이트로부터 4타자가 릴레이 홈런포를 터뜨리는 진기록을 세우며 4-3으로 뒤집었다. 강타자 매니 라미레스가 그린 몬스터라고 불리는 11.3m 높이의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내자 J D 드루, 마이크 로웰, 제이슨 베리텍이 연속 홈런을 뽑아냈다. 베리텍은 왼쪽 담장을 넘어 관중석 상단을 직격하는 초대형 홈런을 작렬시켰다. 팀 사상 처음이며 메이저리그 통산 다섯 번째. 가장 최근은 지난해 9월19일 LA 다저스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작성했다. 드루는 당시 다저스에서 뛰며 이 기록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앞서 1961년 밀워키,1963년 클리블랜드,1964년 미네소타가 기록을 세웠다. 보스턴은 4-5로 뒤진 7회 말 로웰이 다시 3점포를 쏘아올려 7-6으로 승리하며 1990년 이후 17년 만에 양키스와의 홈 3연전을 싹쓸이했다.보스턴은 이날 홈런 5방으로 무려 7점이나 뽑아냈다. 이날 선발로 나온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7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8안타 6실점, 미국 진출 이후 가장 많은 점수를 내줬지만 폭발적인 타선 지원 덕에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나며 쑥스러운 홈 첫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마쓰자카는 2승2패, 방어율 4.00을 기록했다.한편 미국프로야구의 ‘홈런킹’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가 개인 통산 740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홈런 신기록 경신에 16개를 남겼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4·25 재보선 누가뛰나] 가평군수

    [4·25 재보선 누가뛰나] 가평군수

    교육장을 역임한 한나라당 후보와 경기도의회 부의장 출신의 무소속 후보간 양자 대결이 팽팽하다. 한나라당 조영욱(69) 후보는 지난 4대 지방선거에서 군수에 출마, 박빙의 승부끝에 차점 낙선했던 데다 당의 지지까지 업어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지역에서는 막상막하라는 분석이 많다. 무소속 이진용(49) 후보는 두 차례의 도의원 선거 승리 경험에다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해 5000여표를 얻어 고정표가 만만찮다. 특히 가평이 전통적으로 무소속 강세 지역이란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평 유권자들은 연임에 성공했던 전임 군수 2명을 뽑은 4차례의 지방 선거에서 모두 무소속을 지지했다. 민선자치 4대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수도권 기초자치단체장을 싹쓸이하는 와중에 무소속을 당선시켰다. 정당보다 인물위주의 투표성향이 뚜렷하다. 또 조 후보가 가평읍 출신인 반면 이 후보는 유권자 밀집지역 청평면 출신이어서 지역대결 구도도 주목된다. 양 후보의 공약은 ‘청정환경 가평’의 특색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 차이점이 거의 없다. 한나라당 조 후보는 친환경 휴양레저 스포츠 산업 육성,IT·BT 산업단지 조성을 공약했다. 중복규제 개선을 위한 팔당수계 공동대책기구 발족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경춘선 역세권 신시가지 조성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놨다. 설악면의 읍 승격과 자라섬을 개발해 연인산 도립공원과 잇는 관광벨트 구축도 공약에 담았다. 가평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4·25 재보선 누가 뛰나] 가평군수

    [4·25 재보선 누가 뛰나] 가평군수

    교육장을 역임한 한나라당 후보와 경기도의회 부의장 출신의 무소속 후보간 양자 대결이 팽팽하다. 한나라당 조영욱(69) 후보는 지난 4대 지방선거에서 군수에 출마, 박빙 승부끝에 차점 낙선했던 데다 당의 지지까지 업어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지역에서는 막상막하라는 분석이 많다. 무소속 이진용(49) 후보는두 두 차례의 도의원 선거 승리 경험에다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해 5000여표를 얻어 고정표가 만만찮다. 특히 가평이 전통적으로 무소속 강세 지역이란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평 유권자들은 연임에 성공했던 전임 군수 2명을 뽑은 4차례의 지방 선거에서 모두 무소속을 지지했다. 민선자치 4대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수도권 기초자치단체장을 싹쓸이하는 와중에 무소속을 당선시켰다. 정당보다 인물위주의 투표성향이 뚜렷하다. 또 조 후보가 가평읍 출신인 반면 이 후보도 유권자 밀집지역 청평면 출신이어서 지역대결 구도도 주목된다. 양 후보의 공약은 ‘청정환경 가평’의 특색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 차이점이 거의 없다. 한나라당 조 후보는 친환경 휴양레저 스포츠 산업 육성,IT·BT 산업단지 조성을 공약했다. 중복규제 개선을 위한 팔당수계 공동대책기구 발족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경춘선 역세권 신시가지 조성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놨다. 설악면의 읍 승격과, 자라섬을 개발해 연인산 도립공원과 잇는 관광벨트 구축도 공약에 담았다. 가평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한국 畵商, 中미술시장 주무른다?

    한국 畵商, 中미술시장 주무른다?

    “한국 화랑들이 중국에 진출함으로써 국제아트페어나 비엔날레에서 소개되던 작가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중국인에게 열렸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에 문을 연 PKM갤러리의 중국 직원 거스 체(27)의 말이다. 지난 2005년 갤러리 이음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에 문을 연 한국 화랑은 7곳에 이른다. 지난 15일 아트사이드는 한국의 인사동이라 할 만한 중국 베이징 다산쯔(大山子) 798지구 중심가에서 한국 작가 박선기의 개인전으로 개관식을 했다. 1999년 인사동에 문을 연 아트사이드는 2000년부터 장샤오강, 웨민준 등 중국의 블루칩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해 왔다. 베이징 아트사이드는 그간 중국 화랑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아트상품으로 눈길을 끈다. 중국의 가장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으로 수첩·가방·티셔츠·그릇 등의 아트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230여개 화랑과 작가들의 아틀리에가 밀집한 798지구를 찾는 중국인과 해외관광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아트사이드가 중국 개관전으로 선택한 박선기는 숯을 이용한 설치작품을 만든다. 박선기는 지난 2월 스페인 아르코 아트페어에서 포르투갈 화랑이 그의 작품을 출품해 모두 판매될 정도로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다. ●한국미술수집가들 현지작품 싹쓸이 현재 베이징은 내년 8월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온 도시가 공사중이다. 새로 들어서는 호텔과 건물을 장식하기 위해 수많은 조형작품과 그림이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다. 한국 화랑들로서는 큰 시장이자 기회인 셈이다. 아직 중국 화랑과 한국 화랑 사이에는 간극이 크다. 회화를 주로 전시하는 중국 화랑에 비해 한국 화랑은 비디오나 설치 작품으로 중국 미술계에 신선함을 주고 있다. 표갤러리의 경우 서울 화랑과 상하이 미술관의 전시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전시됐던 스페인 여성작가 알리시아 프라미스의 작품이 베이징에서 전시중이다. 지난해 3월 표갤러리, 아라리오 베이징이 있는 주창(酒廠) 지역에서 개관한 문갤러리는 활발하게 중국 작가의 작품을 판매중이다. 박철희 대표는 “베이징 아트페어 등 전시가 많은 4∼5월에는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그림을 사러 오는 사람이 하루에 수십명씩이나 된다.”고 밝혔다.2×4m의 작품이 2억원 이상의 값으로 팔리는 인기작가 펑정제의 경우,1년 이상 기다려 겨우 작품을 얻어낼 정도라고 한다. 해외경매를 통해 명성을 얻은 소위 블루칩 작가들은 1년 사이 그림값이 3∼4배 오른 탓인지, 한국의 미술수집가들이 중국에 몰려오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는 20대의 젊은 컬렉터들도 있어, 한명이 자오넝즈 등 중국작가 작품 5점 이상을 한꺼번에 싹쓸이하는 경우도 있었다. 박 대표는 “그림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명단이 너무 길어 주문을 받지 못할 정도”라고 현황을 전했다. ●해외 진출하는 한국 미술의 미래 중국의 소호라 불리는 798지구에서는 국내 화랑 아트사이드와 이음이 독일, 이탈리아, 태국 등의 해외 화랑 및 중국 화랑과 경쟁중이다. 한국 화랑들의 주요 고객은 중국에 지사를 낸 다국적 기업과 6000만명으로 추산되는 중국인 수집가와 한국인들이다. 중국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림의 가치와 가격이 다르다는 중국 내부의 분석도 있다. 한국의 화랑들은 중국뿐 아니라 미국, 영국, 홍콩 등에도 지점을 내며 미술의 세계적 흐름을 함께하고 있다. 조각가 박성태씨 등 중국에서 작업장을 열고 작품활동을 하는 한국 작가들도 늘고 있다. 한국 화랑의 세계화가 한국 작가들의 세계화와 얼마나 같이 보조를 맞출지는 두고 볼 일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모험과 도전-변신에 성공한 기업들] (1) 신세계 ‘이마트’

    [모험과 도전-변신에 성공한 기업들] (1) 신세계 ‘이마트’

    끊임없는 변화와 변신은 발전하는 기업의 상징이다. 시장 1위는 기업이 안팎의 변화 요인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과감한 도전으로 시장을 지배하게 된 기업들의 ‘전환의 모멘트’를 살펴본다.1위 상품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매주 2회씩 싣는다.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1993년 벽두, 신세계백화점의 시무식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임직원의 표정에 가득했다. 롯데백화점의 질주와 현대백화점의 추격도 그랬지만 무엇보다도 수익성이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거의 20%에 이르는 판매운영 관리비가 문제였다. 원가 75원짜리 물건을 100원에 팔면 25원이 떨어지지만 여기에서 임금·시설운영비·판매촉진비 등으로 20원이 빠져 나가면 고작 5원이 남는 저수익 구조였다. “미국·유럽·일본의 할인점들을 연구해 새로운 업태를 만들라.” 정재은 명예회장은 특별지시를 내렸다. 신사업의 전제 조건은 판매운영 관리비가 매출의 10% 이하여야 한다는 것. 논의 끝에 서울 도봉구 창동의 창고형 건물에서 뭐가 됐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잡화·식품 담당 정오묵(현 신세계마트 대표이사) 과장을 팀장으로 한 3명의 ‘창동점 개발팀’이 꾸려졌다. 그해 2월이었다. ●물건 배달 않기 등 5개 원칙 구사 ‘기존 백화점의 관행은 모두 잘못됐다. 우리는 철저히 반대로 나간다.’란 글귀가 팀 회의실에 걸렸다. 숱한 고민 끝에 내린 ‘거꾸로 백화점’ 전략의 핵심은 다섯 가지였다.▲절대로 물건을 배달하지 않는다 ▲고객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해결하게 한다 ▲전단지 등 광고를 하지 않는다 ▲반품조건 없이 납품 받아 원가를 낮춘다 ▲값비싼 인테리어를 하지 않는다는 것. 해외 할인점 벤치마킹도 시작됐다. 미국·유럽의 마트에서 현지인 눈을 피해 매장 사진을 찍었다. 집기의 부속들을 몰래 빼오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경찰에 체포돼 여권을 빼앗긴 적도 있었다. 4월 임원회의 보고회. 곳곳에서 우려가 터져 나왔다.“고가 제품은 백화점, 저가 제품은 재래시장으로 양분돼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판에 무슨 저가 할인점이냐.”는 반응이었다. “재래시장에선 라면·생선·양말 등 물건을 살 때마다 지갑을 꺼내야 한다, 냉·난방이 안 돼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 주차장이 없어 물건을 한꺼번에 많이 살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차차 이해하는 분들이 늘어나더군요.”(정오묵 대표) ●9개월 만의 개점, 그러나 초라한… 11월12일 금요일 아침 10시 이마트 창동점이 문을 열었다. 개발에 착수한 지 아홉달 만이었다. 초대 점장은 개발팀장을 맡아온 정오묵 과장이 맡았다. 그러나 매장은 썰렁했다. 국내 최초의 창고형 매장이어서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주력으로 설정한 식음료 쪽이 너무 빈약했다. 라면·조미료·케첩·커피·참치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각 분야 1위 제품들을 들여놓지 못한 결과였다. 제조업체들은 이마트에 물건을 대량으로 싸게 주면 재래시장 등 기존 공급망이 흔들릴 것을 우려해 납품을 거부했다. 품목별 대표 상품이 없다 보니 소비자들은 “○○라면도 없이 무슨 장사를 해요.” “토마토 케첩은 ○○제품이 최고 아닌가요.”라며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시장 대표상품이 이마트 판매대에 등장한 것은 97년 10호점이 나올 때쯤에야 가능했다. ●‘서울 불바다’ 발언, 그리고 대박 ‘이마트에는 없는 물건도 많지만 있는 물건은 싸다.’란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갈 즈음 상상도 못했던 호재가 생겼다.94년 3월19일 남북대화에서 북한 박영수가 대표가 한 ‘서울 불바다 발언’. 전쟁 위기감으로 생활 필수품 사재기가 벌어지면서 이마트 매장 ‘싹쓸이’가 시작됐다. 오전에 공장에서 받아온 라면·통조림이 점심이면 바닥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고정 고객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 덕에 94년 전체 매출은 당초 목표 150억원의 2.5배인 400억원을 기록했다. 1호점이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면서 개점 여부가 불투명했던 2호점이 94년 9월에 일산에 문을 열었다.95년에는 3호점(안산점),4호점(부평점)이 개점했다. ●한국형 할인점 변신 97년 10호점이 탄생하고 안정궤도에 접어들 즈음 이마트는 새로운 고민에 부딪혔다.“창고형이어서 안정감이 없다.” “너무 큰 포장으로만 판다.” “매장에 직원이 없어 불편하다.” 등 소비자의 불만과 요구사항이 쌓여갔다. “그동안은 월마트나 까르푸 같은 외국 할인점을 따라하는 데 치중했지만 고객이 늘어나면서 한국 소비자만의 특징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결국 우리만의 ‘한국형 할인점’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지요.”(정 대표) 내부구조와 판매 집기를 바꾸고 매장 직원도 늘렸다. 이 과정에는 97년 상무로 경영 일선에 등장한 정용진(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장남) 부회장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 독자적인 자체 브랜드(PL) 상품 개발, 농수산 신선식품 직영화, 즉석 조리식품 판매 등이 그의 아이디어였다. 또 최저가격보상제(다른 곳보다 비싸면 차액의 두 배 환불),100% 교환환불제(영수증을 안 갖고 와도 이마트가 판매한 것이 확인되면 무조건 교환), 유통기간 2분의1 적용제(유통기한이 절반 이상 남은 제품만 판매) 등 새로운 기법들이 97∼98년에 집중적으로 도입됐다.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이마트는 지난해에는 초기 설립 때 모방의 대상이었던 월마트를 인수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이마트는 국내에 106개, 중국에 7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 수도 1만 25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신세계 전체 매출 8조 875억원 중 90.8%(7조 3438억원)를 차지했을 만큼 회사에서 압도적인 위치에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기획∼개점 9개월밖에 안 걸린 이유 대기업에서 찾아 보기 어려운 ‘미니 조직’의 빠른 벤처식 의사결정이 핵심이었다.93년 2월 정 대표 등 과장 3명이 기획하고, 사업 착수가 결정된 5월부터 7명이 추가돼 총 10명이 모든 작업을 했다. ●이마트란 이름은? ‘경제적(이코노믹)’과 ‘편리성(이지)’란 뜻의 영문 첫 글자를 따 ‘이(E)마트’가 됐다. 오너인 이명희 회장의 성을 딴 결과가 되기도 했다.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K옥션 김순응 사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K옥션 김순응 사장

    훈풍인가. 광풍인가. 국내 미술 시장이 크게 움직이고 있다. 새로 문여는 화랑의 수를 세기가 어렵고, 일부 작가들은 컬렉터들의 성화에 ‘밤새워 그림을 그려야 할 지경’이라고 즐거운 비명이다. 누가 뭐래도 최근 미술 시장 활황의 중심에 경매가 있다. 김순응(54)K옥션 사장은 국내 양대 경매회사를 차례로 설립하여 성공시킨 경매시장의 개척자. 지난 3월 박수근 그림을 25억원에 낙찰시켜 화제를 모았던 김 사장은 “그러나 최근 미술시장은 거품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경매회사를 향해 일기 시작한 비판에 대해서는 “시샘이거나 세계적 조류를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 사간동 K옥션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경매활성화로 유통과 가격 투명 ▶지난 주말 화랑가에서 ‘싹쓸이’에 가까운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광풍이란 우려가 있는데요.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워낙 규모가 작다 보니 자금이 몰리면 상승 속도가 가파릅니다. 그러나 거품이라고 말하기는 이릅니다.1990년대 초 최고 호황기때 가격을 회복한 작가가 불과 10명 이내입니다. 지난 10년간 경제규모, 부동산가격, 소득수준 상승을 생각해 볼 때 과열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다만 미술품이 소수의 호사 취미에서 대중화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런 현상들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요.” ▶최근 호황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첫째, 세계적 조류입니다.2∼3년 전부터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신흥 부자들이 미술품 투자를 시작하며 세계적인 붐이 일었죠. 우리도 영향을 받고 있어요. 둘째, 국내 작가들이 해외 경매시장에서 고가에 팔리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작품들이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어요. 작년 5월 국내에서 100호기준으로 700만∼800만원에도 팔기 어렵던 김동유 작품이 홍콩 경매에서 3억 2000만원에 팔렸거든요. 사진작가 배병우 등 스타가 된 작가가 많습니다. 셋째,1인당 GDP가 2만달러가 넘으면 문화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우리가 그 단계에 온 것이죠. 여기에 경매가 활성화되면서 미술품 유통 길이 트이고, 가격이 투명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시장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봅니다.” ▶90년대 초에도 ‘묻지마’투자현상이 있다가 엄청난 침체를 겪었죠. “그때 붐은 세계적으론 일본이 주도했어요. 해외주식, 부동산, 명화들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다가 일본 경제가 하락하면서 미술품값도 하락했죠. 우리나라도 그랬어요. 그러나 지금은 한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퍼져 기반이 훨씬 탄탄합니다. 그때처럼 하드랜딩(Hard Landing)은 안할 거라는 분석입니다. 국내 컬렉터들의 수준도 달라졌어요. 문화욕구가 높고 젊은 층들이 연구도 많이 하거든요. 분명 일과성 붐은 아니에요.” ●지난해 미술품경매 52% 늘어 ▶그렇다면 이 붐이 얼마나 지속될까요. “과거 주기를 보면 활황기가 4∼5년 계속된다고 하는데, 최근 서양에는 이 이론도 안맞는 것 같아요.2002년에 활황이 시작됐으니 지금쯤은 사그라들어야 하는데 계속 좋아지고 있거든요. 물론 거품논쟁도 있지만 작년 경매시장의 미술품거래 총액은 64억달러로 2005년도에 비해 52%나 늘었어요. 우리 경우도 상당히 오래 계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옥션은 가나아트가 설립했고 K옥션은 갤러리 현대와 학고재가 주축이 돼 설립했다. 경매액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일부 화랑 자본이 경매사를 운영하다 보니, 독과점 우려 등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 ▶경매사가 국내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기 화랑 소속 작가들만 띄운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우리에게 박수근, 이중섭, 이대원, 천경자 등 ‘현대’ 작품만 올린다, 재고를 판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는 걸 압니다. 그렇지만 이는 소비자를 무시하는 소리예요. 소비자가 가치도 없는 작품을 왜 삽니까. 또한 ‘현대’나 ‘가나’만큼 오랫동안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키워온 화랑이 어디 있습니까. 그동안 보유한 작품을 파는 건 당연하죠.” 이 답변부터 김 사장의 목소리톤이 조금 올라갔다.“화랑과 경매사 겸업이 문제라고 하는데 세계시장을 좀 보라.”며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최근 화랑업에 진출해 화랑 이름으로 유럽 아트페어에 참가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내놓았다. 기사는 이것이 작년 6월부터 논쟁거리가 되고 있음을 알리며, 그러나 소더비 관계자는 ‘그 결과 파티에 손님이 늘어난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써 있었다. 김 사장은 또 우리나라나 일본은 화랑이 경매를 시도해 온 오랜 역사가 있는데 이제와 이를 문제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젊은 작가들까지 경매에 올리는 데 대해서도 화랑들의 반발이 심한데요. “화랑은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해서 시장에 선을 보이죠. 그래서 1차시장이라고 합니다. 좋은 작가는 계속 값이 올라가면서 그 화랑도 같이 크겠죠. 경매회사는 일단 1차시장에서 거래된 작품을 소비자가 되팔고 싶을 때 2차시장을 형성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소비자가 가격을 정하면서 재검증이 이뤄지고 그 결과가 화랑에 피드백 되면서 상호보완 발전하는 겁니다. 국내 화랑들이 젊은 작가 작품을 해외경매에 갖고나가 고가 낙찰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는 경매를 하지 말란 것은 모순된 일이죠.” ●순수미술이 발전해야 패션·디자인등 발전 ▶그렇다면 경매회사는 컬렉터들 사이에서 중개 역할만 해야 할 텐데 실제로 작품을 사서 직접 경매에 올리기도 하잖아요. 이걸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리 정서에 비추어 자제해 달라고 한다면 몰라도 이건 법으로 금지된 사업이 아니에요. 소더비, 크리스티도 자금이 급한 소장자로부터 미술품을 사들여 경매에 올리기도, 응찰자를 위해 자금을 대출해 주기도 합니다. 금융업을 겸하는 것이죠. 미국 영국의 경매법, 미술품법을 다 살펴 봐도 그걸 하지 말란 규정은 없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경매법, 미술품법 자체가 없지 않습니까. 어떤 질서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법은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야지 인위적으로 규제만 하려 든다면 후회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는 까다로운 미술품거래 규제로, 세계미술시장에서 중국에 4위 자리를 내줄 판이에요.” 순수미술이 발전해야 패션, 디자인 등 산업 분야가 발전한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디자인 경쟁이라고 한다. 그는 프랑스, 이탈리아처럼 디자인이 발달하려면, 우수한 인재가 맘놓고 미술을 할 수 있도록 미술시장이 더 커지고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ysh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그는 누구 1953년 충북 진천 출생. 경기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23년간 은행에서 근무하다 미술품 경매회사 최고경영자로 변신, 국내 미술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은행원 시절부터 월급을 쪼개 작품 70여점을 모았던 컬렉터 출신.1998년부터 그가 키운 서울옥션은 국내 1호 경매회사.2005년 9월에는 K옥션을 설립, 국내 경매시장에 경쟁구도를 만들었다.K옥션은 단기간에 최고의 낙찰률과 경매규모를 달성, 무섭게 크고 있다. 작년 한해 낙찰가 총액이 226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지난 3월 한 차례 경매에서만 103억원어치를 팔았다. 자신이 직접 경매사로 나서기도 한다.3월 박수근의 ‘시장사람들’을 25억원에 낙찰시킨 게 그의 솜씨. 앞으로 보석·시계 등 경매품목 다양화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미술서적만 1000권을 읽었다는 다독가로 글도 수준급이다.‘한 남자의 그림사랑’‘돈이 되는 미술’ 등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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