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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당신의 남편을 죽였어요…차마 입 밖으로 못 꺼낸 진실[지금, 이 영화]

    제가 당신의 남편을 죽였어요…차마 입 밖으로 못 꺼낸 진실[지금, 이 영화]

    ‘열대왕사’((热带往事)는 함축적 제목을 가진 영화다. 직역하면 ‘열대야에 있었던 일’이라는 단순한 뜻이지만 이를 둘러싼 맥락이 단순하지 않다. 영어판 제목은 ‘오늘밤 당신 외로운가요?’(Are you lonesome tonight?)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로 널리 알려진 이 곡은 영화에서 주제가처럼 불려진다. 더위가 가시지 않는 밤을 대부분은 불쾌하게 여기지만 열대야에 누군가는 외로움에 사무치기도 한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설정이다. 외로움은 세상과 내가 단절돼 있다는 감각에서 비롯된다. 이렇게 잠 못 드는 밤을 보내는 남자가 왕쉐밍(펑위옌)이다. 그는 사람을 죽였다. 고의는 아니었다. 운전하다 잠깐 한눈판 사이 사람을 차로 치고 말았다. 무더운 밤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숨이 끊어진 피해자를 도로 옆 풀숲에 밀어 넣어 두고 왕쉐밍은 현장을 벗어난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집에 왔지만 다 끝난 것은 아니다. 그때부터 왕쉐밍이 죄책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열대야에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그는 세상으로부터 고립됐다는 느낌에 휩싸인다. 견디다 못한 왕쉐밍은 자수를 결심한다. 그러나 경찰서 내 열기 섞인 소란들과 마주한 답답함에 그곳을 뛰쳐나오고 만다. 방황하던 그는 실종된 남편을 찾는 전단지를 든 후이팡(실비아 창)과 조우한다. 전단지 속 남편이 자신이 유기한 사람임을 알아본 왕쉐밍은 그녀의 뒤를 따라가 거처를 봐 둔다. 언젠가 후이팡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에어컨 수리 기사인 그는 후이팡 집의 실외기 냉매를 일부러 빼둔 다음, 문틈으로 업무용 전화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밀어 넣는다. 그녀와 재회하면 고백하리라. “제가 당신 남편을 죽였어요.”그렇지만 그는 이 말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다. 오히려 후이팡이 왕쉐밍에게 여러 이야기를 건넨다. 어떤 비밀은 낯선 이에게만 속시원히 털어놓을 수 있는 법이다. 이후 왕쉐밍은 후이팡의 곁을 맴돌면서 자신이 어떡하면 좋을지를 고민한다. 이처럼 ‘열대왕사’의 전반부는 죄와 벌, 속죄와 구원이라는 주제로 구성된다. 후반부에서는 추격전 등 스릴러적 요소가 가미되면서 작품 분위기가 달라진다. 한 편의 영화에서 두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을 선보인 감독은 샤이페이 웬이다. 그는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로 2021 칸영화제 특별 상영에 초청받았다. 관객마다 호불호가 갈릴 테지만 스타일리시한 홍콩 영화의 계보를 잇는 연출은 흥미롭다. 열대야 풍경을 이루는 빨강과 초록 등의 색감은 물론이고, 왕쉐밍이 시체를 버려 둔 장면 뒤에 그의 연인이 영화관에서 눈물 흘리는 장면을 붙인 편집도 그러하다. 그녀는 마치 관객을 대신해 왕쉐밍의 악행을 슬퍼하는 것 같다. 죄와 벌, 속죄와 구원이라는 주제를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한 점이 아쉽긴 해도 ‘열대왕사’는 이상의 이유로 볼만한 영화다. 15세 관람가. 96분. 오는 21일 개봉. 허 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정호영 ‘부모 찬스’ 논란에 곤혹스러운 尹…“팩트 확실히 있어야”

    정호영 ‘부모 찬스’ 논란에 곤혹스러운 尹…“팩트 확실히 있어야”

    사퇴론에 거리두며 민심 촉각윤석열표 ‘공정’ 시험대장제원 “다양한 루트로 민심 경청”정호영 23쪽 분량 해명 자료 내놔이준석 “후보자 해명 보고 내일 논의”‘자녀 의대 입학, 조국 전 장관 연상’ 지적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은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윤 당선인이 대선 당시 내건 구호인 ‘공정과 상식’이 첫 시험대에 오르고 집권 초반 국정 동력을 좌우할 이슈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나오면서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고위직 재직 시절 두 자녀가 잇따라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른바 ‘부모 찬스’를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어 아들 병역과 정 후보자 본인의 외유 관련 의혹이 나왔다. ● 尹, 사퇴론 거리두기“의혹 사실 확인 우선” 윤 당선인측은 곤혹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일단 안팎에서 제기되는 사퇴론과는 거리를 두며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기조를 잡고 있다. 윤 대통령 당선인은 정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 “부정(不正)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언급했다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 17일 오전 브리핑에서 전했다. 아직 정 후보자의 거취를 결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다. 장제원 비서실장은 이날 정 후보자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당선인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민심을 경청하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니까 찬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면돌파 택한 정 후보자국민의힘도 보조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23쪽에 달하는 해명 자료를 내놓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한 최근 윤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정 후보자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들에게 “해당 후보자가 개인적 해명을 한다고 하니 우선 그것을 보고 당에서 내일 최고위가 있기 때문에 논의하겠다”고 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더불어민주당측 공세를 두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몰두하기보다 후보자가 요청하는 ‘객관적인 검증’ 제안에 응답하고 객관적인 자료와 증거에 기초한 인사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모 찬스’ 민감 여론 부담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상 정 후보자 자녀 입시 관련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계속해서 터져 나오면서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점은 윤 당선인측에 부담이다. 특히 자녀 의대 입학 관련 ‘부모 찬스’라는 의혹은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명 때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대선 때 ‘공정과 상식’을 내세워 당선된 윤석열 정부가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내로남불’ 이미지를 쓴다면 큰 부담이 될 것이란 계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인수위 쪽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한 의원은 언론에 “정 후보자가 주어진 여건 아래서 부당행위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는데 조국 때랑 똑같은 것 아니냐”라며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사퇴하는 게 맞다”고 했다.
  • 면목동 ‘모아타운’ 방문한 오세훈 “상반기 내 전 자치구 추진 목표”

    면목동 ‘모아타운’ 방문한 오세훈 “상반기 내 전 자치구 추진 목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 모아타운 시범사업 현장 점검에 나서 “상반기 중에 모아타운이 전 자치구에서 동시 시작되도록 최대한 서두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모아타운은 오 시장의 대표적인 주거 대책 사업으로, 신축·구축 건물이 혼재돼 있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저층 주거지역을 한 그룹으로 묶어 개발하는 사업이다. 오 시장은 이날 현장 점검 후 기자들과 만나 “모아타운 제도가 활성화되면 기존에 매우 부족했던 주택가 녹지면적도 10배 이상 늘고 주차가능 대수도 3배 이상 늘어난다”면서 “이웃 간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주차갈등 문제도 거의 사라지고 쾌적한 주차 녹지공간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여러 지역에서 매우 뜨거운 반응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서울시는 강북구 번동과 중랑구 면목동 2곳을 ‘모아타운’ 시범 사업지로 선정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 시장은 추가 선정 계획에 대해 “지금 신청이 들어와 있는 게 30군데 정도인데, 전 자치구에 고루 하나씩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여러 여건이 맞아야 해서 확실히 말씀 못 드린다”면서 “가급적 올해 내 많은 곳 지정해 기대 큰 만큼 성과 내게 하겠다”고 말했다. 모아타운으로 지정이 되면 용적률 및 층수 완화 등을 통해 다가구·다세대주택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블록 단위로 적정 필지 규모(1500㎡) 이상의 중층 아파트로 개발하게 된다. 또한 공공 예산 지원을 통해 지역 내 부족한 공영주차장, 공원 등 기반시설을 조성할 수 있게 된다. 중랑구 면목동은 노후 다가구·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으로 면목역과 전통시장이 있지만 주차장 부족 등으로 생활 여건이 열악한 상태다. 시는 면목역과 간선도로로 둘러싸인 약 9만 7000㎡ 지역을 모아타운으로 지정해 2026년까지 약 1392세대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 [아하! 우주] ‘관측 사상 최대’ 지름 130㎞ 혜성, 태양계 진입 중

    [아하! 우주] ‘관측 사상 최대’ 지름 130㎞ 혜성, 태양계 진입 중

    천체 관측 사상 가장 큰 혜성이 태양계에 진입 중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2일(현지시간) 혜성 ‘C/2014 UN271’(이하 2014 UN271)이 현재 태양계 안쪽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의 행성과학·천문학 교수인 데이비드 주잇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이 혜성에 관한 최근 관측 정보를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12일자에 발표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을 통해 측정한 혜성의 중심부 핵은 지름만 130㎞로 일반적인 혜성 핵보다 50배 크다. 질량은 500조t으로 태양에 근접하는 다른 혜성의 수십만 배에 달한다.현재 혜성은 시속 3만 5400㎞의 속도로 이동 중이다. 오는 2031년쯤 지구와 토성 사이 거리보다 약간 더 먼 약 16억㎞까지 태양에 접근한 뒤 ‘오르트 구름’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르트 구름이란 네덜란드 천문학자 얀 오르트가 장주기 혜성의 기원으로 발표한 것으로, 태양계 바깥을 둘러싸고 있다는 가상의 천체집단을 말한다. 천문학자들은 이곳을 태양계 중심으로 들어오는 모든 장주기 혜성과 핼리혜성, 수많은 센타우루스 소행성군, 목성족 혜성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혜성 2014 UN271은 지난 2010년 약 48억㎞ 밖에서 처음 우연히 포착됐다. 이후 지상과 우주망원경을 통해 집중 관측이 이뤄져 왔지만, 너무 멀리 있어 먼지와 가스로 된 코마에 둘러싸인 핵의 크기를 특정하지 못했다.이후 연구팀은 지난 1월 8일 허블망원경을 이용해 태양에서 약 32억㎞ 떨어진 곳에 있는 이 혜성을 관측하며 사진 5장을 찍었다. 가시광 이미지만으로는 핵을 들여다볼 수 없어 핵이 있는 자리에서 빛이 증가한 자료를 활용했다. 핵 주변의 코마에서 발생하는 빛을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제거하고 칠레 북부 사막에 있는 ‘알마’(ALMA) 망원경으로 관측한 전파 자료와 합쳐 결과를 얻어냈다. 주잇 교수는 “이 혜성은 먼 거리에서도 매우 밝아 핵이 클 것으로 생각해왔는데 마침내 확인할 수 있었다. 오르트 구름에서 100만 년 이상에 걸쳐 태양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데 같은 시간 동안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혜성은 타원 혹은 포물선 궤도로 정기적으로 태양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다. 혜성은 바위(돌) 등으로 구성된 소행성과 달리 얼음과 먼지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혜성이 태양에 가깝게 접근하면 내부 성분이 녹으면서 녹색 등으로 빛나는 꼬리를 남긴다.
  • 美 인권보고서 “北 수많은 학대 처벌 안해” “南 언론중재법·대장동 문제”

    美 인권보고서 “北 수많은 학대 처벌 안해” “南 언론중재법·대장동 문제”

    미국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통해 북한 정권이 수많은 학대를 해왔다는 믿을 만한 보도들이 있지만 이를 처벌하지 않아 광범위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을 1949년부터 김씨 일가가 이끄는 권위주의 국가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매년 발표되는 인권 보고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두 번째로 발표됐는데 북한 인권의 취약성을 지적한 작년과 내용이 유사하다. 보고서는 북한이 사회안전성(한국의 경찰청 해당) 등 치안 관련 기구를 통한 효과적 통제를 유지했다면서 ”수많은 학대를 행했다는 믿을 만한 보도들이 있었다“고 했다. 보고서는 “중대 인권 문제는 다음의 믿을 만한 보도를 포함한다”면서 정부에 의한 불법적이거나 자의적인 살해, 정부에 의한 강제적 실종, 정부 당국에 의한 고문 및 잔혹하고 비인간적이며 모멸적인 대우 및 처벌을 적시했다. 또 보고서는 정치범 수용소 등 가혹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수감 환경, 자의적 체포 및 구금, 정치범 및 수감자, 다른 국가에서 개인에 대한 정치적 동기의 보복, 사법 독립 부재, 사생활에 대한 자의적 또는 불법적 간섭도 중대한 인권 문제로 거론했다. 아울러 개인이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범죄에 대한 가족 구성원 처벌, 언론인에 대한 부당한 체포 및 기소와 검열, 인터넷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 평화로운 집회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실질적인 간섭, 종교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 국가내 이동 및 거주의 자유와 출국 권리에 대한 심각한 제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한 평화적인 정권 교체 불가능, 정치 참여에 대한 심각한 제한, 심각한 정부 부패,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조사 및 책임 부족, 강제 낙태 및 강제 불임 수술, 인신매매, 독립 노조 불법화, 최악의 아동노동 등이 서술됐다. 또 “가장 최근인 2019년 전국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정부가 인권 침해나 부패를 저지른 공무원을 기소하기 위해 신뢰할 만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북 외교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지만,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만큼 북한 인권 상황을 묵과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번 보고서 역시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강제 노동과 인권 탄압을 이유로 북한 중앙검찰소와 사회안전상 출신 리영길 국방상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는 바이든 정부 들어 북한을 제재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국무부는 ”이번 인권보고서는 전 세계 198개국을 대상으로 한다“며 ”인권 존중 증진과 기본적 자유 수호는 국가로서 우리의 핵심이다. 미국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해 싸우는 세계인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보고서의 한국 편에서는 중대한 인권 이슈로 ▲ 형사상 명예훼손법 존재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 제한 ▲ 정부 부패 ▲ 여성 폭력에 대한 조사 및 책임 결여 ▲ 군대 내 동성애 불법화 법률을 꼽았다. 보고서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둘러싸고 극심한 논란을 빚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예시했다. 보고서는 “여당은 거짓이거나 날조된 것으로 판명된 보도의 희생자가 언론이나 온라인 중개업자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추구하도록 하는, 논란 많은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며 “특히 언론은 이 법이 자유롭게 활동할 언론의 능력을 더욱 제약할 것이라면서 반대했다”고 적었다. 보고서는 정부와 공인이 명예훼손법을 이용해 공공의 토론을 제약하고 사인과 언론의 표현을 괴롭히고 검열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 전단을 배포한 혐의로 고발당했다가 취하된 사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명예훼손죄 기소,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의 명예훼손 고발 등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대북전단금지법 논란도 다뤘다. 접경지대 주민의 생명을 보호하려는 것이라는 정부 입장과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인권활동가, 야당의 주장을 담은 뒤 대북전단 살포로 사법 절차에 오른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사건을 거론했다. 부패 섹션에서는 해직 교사를 부당 특채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관련 유죄와 가석방을 사례로 들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논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의 자녀 입시 비리 유죄도 언급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 논란이 됐던 대장동 사건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검사가 확보한 증거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가 시 공무원과 공모하고 정치인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제기한다”며 화천대유와 연관된 회사들이 초기 투자의 1000배 이상 이익을 얻었다고도 적었다. 그러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고, 아들 퇴직금 50억원 논란에 휩싸인 곽상도 전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군대 내 문제와 관련해선 공군 소속 여군의 성추행 사망 사건, 국내 최초로 커밍아웃한 트렌스젠더 군인인 고(故) 변희수 하사의 극단적인 선택 사건을 꼽았다.
  •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실루엣이…‘그린마더스클럽’ 일베 논란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실루엣이…‘그린마더스클럽’ 일베 논란

    JTBC 새 수목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루엣을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에 대해 제작진은 “특정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6일 방송된 JTBC ‘그린마더스클럽’ 1회에서는 극 중 이요원이 ‘어느 시간 강사의 피 끓는 항변’이라는 기사를 보고 분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데 해당 기사에 삽입된 이미지 사진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루엣이 사용됐다. 이 장면이 방송된 이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드라마의 ‘일베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이미지는 극우 성향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 조롱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에 대해 JTBC 측은 “제작 과정에서 해당 이미지의 유사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정 의도는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관련 사실을 인지한 즉시 해당 장면은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SNS 등에서 변경 조치 중”이라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 흑인은 원숭이?…美 고교 교사, 교실 앞에 바나나 둔 제자 상대 소송

    흑인은 원숭이?…美 고교 교사, 교실 앞에 바나나 둔 제자 상대 소송

    미국 버지니아 주 소재의 한 고등학교 역사 교사가 자신의 제자를 결국 법정에 세웠다. 인종차별을 이유로 자신의 제자를 고소한 흑인 교사는 지난 몇 달 동안 매일 아침 그의 교실 문 앞으로 바나나 한 개가 배송됐으며, 해당 행위가 흑인인 자신에게 모욕감을 주기 위한 목적의 파렴치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현지언론은 버지니아주 남동부의 항만도시 뉴포트 뉴스의 멘치빌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흑인 교사 조엘 먼거가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제자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엘은 교사 생활을 시작한 지 20년 된 교원이지만 그가 재직 중인 멘치빌 고등학교의 재학생과 교사들이 주로 백인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각종 인종차별을 감수해야 했던 처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를 겨냥한 인종 차별 사건은 지난해 10월 처음 시작됐다. 조엘 교사는 평소처럼 수업을 마치고 교실을 나서는 순간 복도 바닥에 바나나 한 개가 놓여 있던 것을 발견했다. 그는 “누군가 바나나 한 개를 놓고 사라졌는데, 이 지역에서 바나나는 주로 흑인들을 원숭이로 희화화하거나 모욕감을 주기 위해 악용할 때 등장하는 물건”이라면서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지만, 누군가 나를 겨냥해 인간이 아닌, 동물로 비하하기 위해 바나나를 동원했다는 것을 직감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최근까지 줄곧 조엘 교사의 강의가 있는 시간에 맞춰 그의 교실 문밖에는 바나나 한 개가 발견되곤 했는데, 그는 매번 모욕적인 행위가 반복되자 범인을 색출해 책임을 묻겠다는 결심했다. 조엘 교사는 곧장 학교 관리사무소를 찾아 복도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인했고, 교실 문 앞에 바나나를 놓고 도주한 범인으로 10학년 학생 한 명을 지목했다. 하지만 범인을 확인한 이후에도 조엘 교사는 범인이 제자라는 점에서 법적 처분 대신 학생을 찾아 모욕적인 행위를 한 이유에 대한 적절한 설명과 사과를 요청했다. 그러나 범인으로 지목된 학생은 조엘 교사의 사과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고, 사건에 대한 소식을 접한 학교 측은 문제의 학생에게 2일간의 정학 처분을 내리는데 그쳤다. 특히 문제의 가해 학생 부모가 흑인인 조엘 교사가 백인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번 사건은 더 큰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오히려 이들 학부모는 학교 측의 정학 처분이 부당하다며 흑인 교사의 재직을 문제삼았다. 이 소식을 접한 조엘 교사는 결국 수개월 동안 자신의 교실 앞에 바나나를 놓는 방식으로 모욕감을 준 제자를 대상으로 증오 범죄 피해 보상 소송과 학교 측의 안일한 후속 대책을 비판하기 위한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조엘 교사는 “가해 학생의 학부모가 오히려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이어갔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학교 수업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면서 “요즘 시대에 인종 차별을 목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오히려 타당하다는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구역질이 난다. 가해 학생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증오 범죄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는 것을 알게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송 제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 베델로 왔다가 ‘배설’로 묻힌 영국인… 그는 왜 대한독립을 외쳤나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베델로 왔다가 ‘배설’로 묻힌 영국인… 그는 왜 대한독립을 외쳤나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매혹과 공포 공존한 이방인 향한 시선 ‘한민족은 단일민족’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을 보면 신기해하고 길에서 마주치면 주춤하거나 흘깃거리던 때가 언제인가 싶다. 세상이 바뀐 건 확실하다. 텔레비전만 틀면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외국인들이 등장해 퀴즈를 풀고 노래도 하고 전통시장과 오지 마을까지 간다. 여전히 외부자의 입을 통해 듣는 한국 사회의 이모저모에 부끄러워하거나 뿌듯해하는 시선이 교차하지만, 회회아비가 쌍화점에서 만두를 팔던 고려 이래 도래자(渡來者)가 보통 사람들과 가장 밀착해서 살아가는 시대는 지금이 아닌가 싶다. 낯선 존재, 이방인에 대한 감정에는 매혹과 공포가 공존한다.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됐던 전근대에 이방인은 수준 높은 문명의 전파자로서 경외의 대상이었다. 신라의 왕이 된 박·석·김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난생신화는 새로운 세력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매혹의 빛을 더하는 신비의 장치였다. 반면 19세기 중반 조선은 “양이가 침범하여 싸우지 않으면 화친을 하는 것이고, 화친을 하면 나라를 팔아먹는 것이다”라는 기치를 드높인 난공불락 국가였다. 서양 오랑캐, 양이(洋夷)로도 모자라 서양 귀신, 양귀(洋鬼)라는 비속어가 공공연해질 정도로 이방인에 대한 공포가 컸다. 대한제국, 이름은 드높았으나 위상은 그에 반비례했던 때에 세계를 향한 문은 열렸다기보다 ‘벌려’졌다. 불가항력적인 개방의 회오리바람을 타고 돈과 명예와 이국적인 문화 향유와 귀족 같은 생활과 열등한 인종을 문명화시키는 사명감 등등을 좇는 이방인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외교관과 선교사와 대한제국의 고문(顧問)부터 박물학자와 여행가와 도굴꾼까지, 제각기 품은 욕망에 따라 할딱할딱 숨이 넘어가기 직전인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랐다. 경멸과 연민, 그 또한 매혹과 공포만큼이나 간극이 컸다.●머나먼 브리스틀에서 온 한 남자 세계 지도에서 잉글랜드 남서부의 작은 도시 브리스틀을 찾아본다. 과거 대영제국의 무역 거점이자 노예무역의 전초기지였던 그곳은 현재 인구 46만명으로 제주시나 경기도 파주 정도의 규모다. 서울에서 가려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비행기로 13시간 이상 걸린다. 낯설고 머나먼 그곳에서 태어난 한 사람이 1904년 대한제국에 닿았다. 영국인 어니스트 베델(Ernest Thomas Bethell)로 태어나 배설(裵說)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땅에 묻혔다. 국한문·한글·영문 3종을 동시에 발행한 최초의 신문인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한 베델은, 한국의 독립과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운 공적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받았다. 보도문이나 기사문을 쓰는 기본 원칙인 육하원칙은 ‘누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왜’이다. 37년이라는 길지 않았던 베델의 생애에 대해서는 바로 이 지면, 대한매일신보의 후신인 서울신문에 수차례 특집·기획기사가 나간 바 있다. 기사를 통해 육하원칙 중 다섯은 상세히 밝혀져 있을진대, 4월 7일 신문의 날을 기억하며 베델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동안 내가 품었던 의문은 ‘왜’라는 마지막 수수께끼였다. 왜, 무엇 때문에, 그는 한국인들을 도왔을까? 스스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라고 독려하며 응원했을까? 돈벌이로 삼는 대신, 구경거리로 여기는 대신, 경멸과 혐오 대신, 값싼 동정을 베풀고 등 뒤에서 비웃음을 흘리는 대신.꽃샘잎샘이 알알한 날, 특별한 이방인을 만나는 여행길에 올랐다. 집을 나서기 전 지도를 펴 놓고 방문할 순서를 정하는데 아무래도 동선이 꼬인다. 삶의 궤적을 좇자면 집터를 확인하고 일터에 들렀다가 사망지와 박물관을 방문하는 순서가 좋을 듯한데, 걸어서 움직이기에는 지하철역 근방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게 맞춤하다. 하긴 언제라고 마음먹은 대로 삶의 행보가 딱딱 맞아떨어지던가? 아버지의 사업을 돕기 위해 일본에 갔던, 축구를 좋아하는 천생 영국인이 생뚱맞게 종군기자가 돼 조선에 왔다가 신문을 창립하고 항일운동을 벌인 것처럼 말이다. 급발진하는 운명의 수레바퀴는 애당초 안전 운행의 용도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무릇 인생길이 꽃길보다는 울퉁불퉁 돌길이거나 질퍽질퍽 진창길에 가깝기 때문이다.●베델 만나러 가는길… 홍난파 가옥도 서울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3번 출구로 나와 길을 건너 사직터널 위로 난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1933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홍난파가 소프라노 이대형과 재혼해 새살림을 차린 붉은 벽돌집이 나타난다. 이 집에 사는 동안 홍난파는 수양동우회 사건에 연루돼 고문을 받은 끝에 전향했고, 이후 대동민우회에 가입해 친일 행적을 이어 가다 1941년 고문 후유증으로 죽었다. 선과 악, 옳고 그름을 두부모 베듯 자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인간이란 그런 존재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홍난파는 나라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봉선화’와 ‘고향의 봄’의 작곡가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친일파 ‘모리카와 준’일 테다. 그런가 하면 시시비비에 염증이 난 누군가는 열여덟 살의 홍난파가 처음 쓴 곡이자 한국 최초의 야구 응원가인 ‘야구가’로 그를 기억할지 모른다. ‘배팅 들고 썩 나서니 원 스트라이크. 다시 한번 갈겨 보아라, 홈런으로. 세컨드야 주의해라 공 굴러간다. 어화 홈인이로다!’ 홍난파 가옥을 끼고 돌면 오래된 빌라들 사이로 한양도성의 복원과 함께 주변을 정비해 만든 월암근린공원 입구가 나타난다. ‘어니스트 베델 집터’ 표석은 인터넷 지도의 표시와 다르게 공원으로 들어오는 오르막길 왼편, 성벽 아래쯤에 자리하고 있다. ‘어니스트 베델 집터: 1904년 조선에 온 영국인 베델(한국명 배설, 1872~1909)은 이해 7월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여 항일 언론 활동을 힘껏 지원하였다. 이곳은 그가 조선에 와서 정착해 사망할 때까지 가족과 함께 산 한옥 터이다.’●국적·인종 떠나 ‘양심적 삶’ 오롯이 조선인들을 선동했다는 치안 방해 혐의로 열린 재판의 결과가 6개월 근신에 그치자, 영일동맹으로 일본과 한편이었던 영국은 기어이 국채보상운동 의연금을 유용했다는 공금 횡령 혐의를 덧붙여 베델에게 3주간의 실형을 선고한다. 조선에는 영국인을 구금할 시설이 없어 선편으로 중국 상하이까지 실려가 수감 생활을 한 베델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채 돌아왔다. 베델의 생애를 연구해 온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에 따르면 베델의 집에는 다른 외국인들이 살던 서양식 가옥이 갖추고 있던 전기와 수도 시설이 없었다. 서울역 연세재단빌딩에 있던 세브란스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기 위해, 베델은 병원 가까운 호텔에 방을 얻고 ‘홍파동 2-16번지’ 집을 떠난다. 그리고 살아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베델이 마지막 시간을 보낸 정동 애스터하우스 호텔 터에는 농협중앙회 본점이 자리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은 뒤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한가로이 오가는 거리에서 1909년 5월 1일 조선인들에게 둘러싸인 채 죽어 간 서른일곱 살 젊은 영국인의 흔적은 찾을 길 없다. 화단에 지지대를 짚고 위태롭게 서 있는, 수령이 오백 살은 족히 돼 보이는 아름드리 회화나무는 혹시 기억하려나. 영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그저 양심적인 한 인간이었던 그가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동지인 양기탁의 손을 잡고 남긴 짧은 유언을. “내가 죽더라도 대한매일신보는 영원히 살아남게 해 한국 동포를 구해 주오!”(㉻에 계속) 소설가
  • [속보] 우크라 주민 400명 실종…“죽음의 위협” 러, 돈바스 공세 임박

    [속보] 우크라 주민 400명 실종…“죽음의 위협” 러, 돈바스 공세 임박

    우크라이나 당국이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의 또 다른 소도시에서 주민 수백명이 실종 상태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이 조만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도 해당 지역 주민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감독관은 키이우 북서쪽에 있는 소도시 호스토멜이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된 35일 간 주민 400명 이상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그는 “목격자들은 주민 일부가 살해됐다고 말했으나 그 행방은 지금껏 확인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호스토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점령된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에 의해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정황이 나온 부차와도 인접해있다. 러시아 정부는 부차 등에서 자국군이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을 허위 선전·선동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주(州) 주지사는 러시아가 군대를 재편한 후 루한스크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에 대한 새로운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지금 당장 대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화 속에 휩싸인 채 죽음의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때는 우리도 도울 방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군은 루한스크 외곽 일부 지역에 거센 포격을 가하며 점령 범위를 서서히 넓히고 있다. 루한스크주 서북부 도시 루비즈네의 경우 약 60%가 러시아군의 점령 아래 놓인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보고 있다. 주지사는 “안전할 때, 버스와 기차가 있을 때 대피할 것을 모든 주민에게 간곡히 호소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사유·명상하는 10만평 수목원… 관람객 80%가 수도권 20~30대[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사유·명상하는 10만평 수목원… 관람객 80%가 수도권 20~30대[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생각하는 정원이라는 뜻을 지닌 사유원은 10만평의 대지에 조성된 수목원이다. 지난해 9월 사전예약제로 문을 열어 하루 140명의 입장객만 받고 있는데, 개장 첫날부터 예약 경쟁이 치열했다. 3시간 관람에 입장료가 5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식사까지 합해 사유원에서 하루 10만~20만원을 쓰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日 팔려가는 모과나무 안타까워 시작 산으로만 둘러싸인 소담스런 언덕에 인상 깊은 장소를 만든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승효상 이로재 건축사무소 대표와 포르투갈의 알바로 시자 등이다.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 건축상을 두 차례나 받은 시자는 ‘건축의 시인’이라 불린다. 풍경의 일부가 되는 그의 건축물을 소개하고자 CNN 여행 채널에서 사유원이 문을 열기도 전에 취재 의뢰가 왔을 정도다. 승 대표는 “사유원의 모든 건축물을 땅으로 집어넣거나 숨겨서 수목원의 배경처럼 만들었다”면서 “새들의 수도원과 물탱크에 조성한 전망대만 드러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승 대표는 생태 화장실과 스마트 가로등, 벤치까지 사유원의 대부분 시설을 설계했다. 새들의 수도원은 맨 위층에 새들이 기도할 수 있도록 스테인드글라스까지 달았지만 의심 많은 새들이 날아오지 않아 아직은 새가 깃들이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사유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의 작품은 물과 돌이 삶의 의미를 묻는 명정이란 공간이다. 물이 똑똑 흘러내리는 벽을 지나면 붉은색의 벽이 이국적인 풍광을 낳는다. 건축가는 이곳을 세상을 떠나기 직전의 사람처럼 묵상하는 장소로 설계했다. 사유원을 찾는 관람객의 80% 이상은 수도권에서 온 20~30대들인데 이들은 명정에서 인생 최고의 사진인 ‘인생샷’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사진은 최고의 홍보 수단인 셈이다. 비싼 대관료에도 패션 화보의 촬영장으로 인기가 높다. 승 대표는 야외 공연과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이곳을 만들었지만 젊은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공간을 즐기고 있다. 좌식 양변기는 없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화장실과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사유의 공간을 맘껏 받아들이는 것이다.사유원이란 이름은 설립자인 태창철강의 유재성 회장과 25년 지기인 승 대표의 교감 속에 지어졌다. 승 대표는 자신보다 여섯 살이 많은 유 회장을 처음 만났을 때 서로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아 10년 동안 만나지 않다가 그의 대구 집을 설계하면서 다시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일반적인 수목원이 아니라 사유하고 명상하는 수목원을 짓자는 승 대표의 제의에 그 자리에서 유 회장이 사유원이란 이름을 내놨다. 태창철강은 대구에 있는 기업으로, 유 회장은 일본에 팔려 가는 모과나무가 안타까워 땅을 사고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40년간 나무를 모아 사유원을 일군 유 회장은 일본으로부터 나무를 지켜 낸 곳으로만 수목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유원에 있는 6개의 생태 화장실에 다불유시(多不有時·WC) 같은 이름을 직접 붙일 정도로 지극한 애정을 쏟았다. 마스터플랜처럼 완벽한 계획 없이 조성돼 아직도 미완성인 수목원을 지금도 조금씩 손수 고쳐 나가고 있다. ●수억원짜리 소나무 곳곳에 자태 뽐내 수백년 된 모과나무는 풍설기천년이란 이름의 언덕에 108그루가 자리잡고 있다. 나무는 매년 4t의 모과 열매를 맺는다. 이 열매로 사유원 입구에서 거대한 저수지와 마주보고 있는 카페 몽몽마방의 몽몽에이드를 만들어 팔고, 태창철강 직원에게도 나눠 준다. 모과나무뿐 아니라 재선충병을 이겨 낸 한 그루당 수천, 수억원을 호가하는 한국형 소나무도 사유원 곳곳에서 굽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카페 자리에는 승 대표가 설계한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빈민촌인 달동네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세상의 끝에 있는 수도원에서 건축의 이상향을 보는 이 건축가는 사유원의 호텔을 마치 수도원처럼 설계했다. 50개의 호텔 객실에는 텔레비전도 없이 작은 싱글침대 하나만 들여놔 계절마다 풍경이 다른 수목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승 대표의 바람과 달리 비용 문제 등 여러 사정으로 아직 착공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의 명성은 1966년 포르투갈 해변의 암석 위에 세워져 바다와 하나가 된 듯한 팔메이라 수영장으로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2006년 안양예술공원에 위치한 안양파빌리온을 처음 설계했고, 이 건물은 아시아에 최초로 들어선 시자의 작품이기도 하다. 사유원 방문객은 시자가 설계한 건물인 소요헌에서 땅과 하나가 된 건물로부터 엄청난 에너지를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소요헌은 긴 상자 같은 두 개의 구조물을 와이(Y) 자 모양으로 연결했을 뿐 장식이 없는 고요한 공간이다. 어두운 입구를 지나 빛과 함께 마주한 자연은 사유원을 찾은 이들의 경탄을 자아낸다. 시자의 건축 작품을 보려고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 여행객이 개장 전에 무작정 사유원을 찾은 일도 있었다. ●서대구 기차역 생겨 교통 더 편리해져 군위군은 소보면에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이 들어서게 되면서 대구시로 편입하는 과정에 있다. 지역 간 합의로 행정구역 통합이 이뤄지는 첫 사례가 될 예정이지만 국민의힘 소속 경북 지역구의 일부 의원이 반대하고 있다. 군위군에 있는 사유원이 대구시로 편입되면 그 가치도 10배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별다른 관광 자원이 없는 군위에서 야심 차게 만든 삼국유사테마파크는 코로나19 기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유원은 예약이 꽉 찼다. 지난달 31일 서대구 기차역이 개통되면서 사유원으로 가는 교통은 더 편해졌다. 규모 면으로 따지면 국내 다섯 번째 정도지만 민간에서 조성한 수목원으로는 경기 양평의 세미원 다음으로 면적이 넓다. 경북도와 대구시 등 지자체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사유원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다. 대구 수성구청은 구청장 주도로 전체 공무원이 사유원을 관람했으며, 경북도는 도로 개설 등에 도움을 크게 줬다. 승 대표는 사유원을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일상의 경계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에너지를 얻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반드시 직접 가 보고 이해해야만 하는 건축은 지역 가치를 한없이 높이는 작업이며, 좋은 건축을 통해 지방이 살아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돈 많은 기업가나 생각 없는 지자체장이 외국의 건축을 그대로 가져온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땅에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은 장소성을 구현하지 못하고 생명력이 소멸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설계자인 자하 하디드는 땅에 대한 이해와 주변의 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채 건축이 아니라 공산품을 낳았다고 했다. 그는 “사유원은 존재 자체로 군위란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자랑스러운 장소”라며 “사유원에서 건축은 중요하지 않으니 나무를 흘깃 보지 말고 대화하도록 노력하라”고 귀띔했다.
  • “나도 우크라 사람이다” 러 대사관 차량 돌진으로 사망한 루마니아인

    “나도 우크라 사람이다” 러 대사관 차량 돌진으로 사망한 루마니아인

    루마니아 주재 러시아대사관 정문에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했다고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전했다. 루마니아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6시쯤 수도 부쿠레슈티에 있는 러시아대사관에서 발생했다. 승용차는 대사관 정문에 충돌하면서 멈췄고 대사관 내부로는 진입하지 못했다. 사고 장면이 담긴 영상에는 차량이 화염에 휩싸인 모습이 담겼다. 소방차가 출동해 불을 껐지만 운전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고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현지 매체 안테나3는 사망자의 이름은 보그단 드라기치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규탄의 뜻으로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러시아대사관에 돌진했다고 밝혔다. 안테나3에 따르면 드라기치는 최근 페이스북에 “나도 우크라이나 사람이다. 모든 인류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끔찍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우리 모두를 우크라이나인으로 생각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고 적었다.드라기치는 또 3년 전 딸과 함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해 관광 명소를 둘러본 일을 회상하면서 “3년 후 참혹한 전쟁이 그 장소를 침범했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무자비하게 폭격을 당했고, 내가 기념품과 선물을 찾던 쇼핑몰에 로켓이 발사됐다”고 썼다. 이어 “우리 모두 우크라이나인이 되어 인류 문명을 구하자”고 강조했다. 안테나3는 드라기치가 최근 자신의 의붓딸을 학대한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았고, 또 다른 성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고 전했다.
  • 르세라핌 김가람, 학폭 의혹? 소속사 “사실 무근” [공식]

    르세라핌 김가람, 학폭 의혹? 소속사 “사실 무근” [공식]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 데뷔 멤버로 확정된 김가람이 학교 폭력(학폭) 가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소속사 하이브가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6일 하이브와 하이브 산하 쏘스뮤직은 6일 “이번 의혹이 데뷔를 앞둔 아티스트를 음해하려는 악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보고, 본 사안과 관련된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이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쏘스뮤직이 법적 조치에 착수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하이브에 따르면, 김가람이 르세라핌 멤버로 확정됐다는 최근 보도가 나온 이후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김가람과 관련된 학폭 주장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최근 제기된 의혹은 해당 멤버가 중학교 입학 후 초반에 친구들을 사귀던 시기에 발생한 문제들을 교묘히 편집해 해당 멤버를 악의적으로 음해한 사안”이라면서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김가람이 중학교 재학 시 악의적 소문과 사이버불링 등 학교 폭력 피해자였던 것이 제3자 진술을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멤버가 타 소속사 연습생이었다거나, 당사의 내부 문건이 유출되었다는 등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들 역시 함께 유포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하이브는 “현재 제기된 의혹은 이제 데뷔를 앞둔 연예인 이전에 아직 미성년자인 멤버에 대한 인격모독적 내용을 담고 있어, 이를 제기한 주체에 대해 어떠한 합의나 선처 없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르세라핌은 하이브와 쏘스뮤직이 협력해 론칭하는 첫 걸그룹으로 다음달 데뷔를 앞두고 있다. 김가람을 포함해 ‘아이즈원’ 출신 미야와키 사쿠라, 김채원 등이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하이브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하이브입니다. 하이브 산하 쏘스뮤직의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의 데뷔 멤버로 확정된 김가람씨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한 당사의 입장을 안내드립니다. 어제부터 일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해당 멤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고, 하이브는 이에 대한 내부 확인 절차를 진행하였습니다. 확인 결과 최근 제기된 의혹은 해당 멤버가 중학교 입학 후 초반에 친구들을 사귀던 시기에 발생한 문제들을 교묘히 편집하여 해당 멤버를 악의적으로 음해한 사안이며,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해당 멤버는 중학교 재학 시 악의적 소문과 사이버불링 등 학교 폭력 피해자였던 것이 제3자 진술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해당 멤버가 타 소속사 연습생이었다거나, 당사의 내부 문건이 유출되었다는 등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들 역시 함께 유포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당사는 이번 의혹이 데뷔를 앞둔 아티스트를 음해하려는 악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보고, 본 사안과 관련된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이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쏘스뮤직이 법적 조치에 착수했다는 점을 알려 드립니다. 따라서, 당사는 현재 온라인상에서 악의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기반으로 한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또한 현재 제기된 의혹은 이제 데뷔를 앞둔 연예인 이전에 아직 미성년자인 멤버에 대한 인격모독적 내용을 담고 있어, 이를 제기한 주체에 대해 어떠한 합의나 선처 없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명확히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지방을 살리는 건축…CNN도 주목한 군위 수목원

    지방을 살리는 건축…CNN도 주목한 군위 수목원

    경북 군위군의 사유원(思惟園)은 인구 2만여명의 작은 지방자치단체를 살리는 건축이다. 사유원은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이 모인 건축테마파크이자 현대인을 위한 수도원이기도 하다. 한학에 조예가 깊은 한 기업가와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만나 군위 산골에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수목원이자 우리나라가 세계에 내놓을만한 자랑스러운 장소를 만들어냈다.생각하는 정원이라는 뜻을 지닌 사유원은 10만평의 대지에 조성된 수목원이다. 지난해 9월 사전예약제로 문을 열어 하루 140명만 입장객을 받고 있는데, 개장 첫날부터 예약 경쟁이 치열했다. 세 시간 관람에 입장료가 5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식사까지 합해 하루 10~20만원까지 사유원에 쓰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산으로만 둘러싸인 소담스런 언덕에 인상깊은 장소를 만든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승효상씨와 포르투갈의 알바로 시자 등이다.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 건축상을 두 차례나 받은 시자는 ‘건축의 시인’이라 불린다. 풍경의 일부가 되는 그의 건축을 소개하고자 CNN 여행 채널에서 사유원이 문을 열기도 전에 취재 의뢰가 왔을 정도다. 승효상 이로재 건축사무소 대표는 “사유원의 모든 건축을 땅으로 집어넣거나 숨겨서 수목원의 배경처럼 만들었다”면서 “새들의 수도원과 물탱크에 조성한 전망대만 드러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승 대표는 생태 화장실과 스마트 가로등, 벤치까지 사유원의 대부분 시설을 설계했다. 새들의 수도원은 맨 위층에 새들이 기도할 수 있도록 스테인드글라스까지 달았지만 아직은 의심많은 새가 깃들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사유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그의 작품은 물과 돌이 삶의 의미를 묻는 명정이란 공간이다. 물이 똑똑 흘러내리는 벽을 지나면 붉은색의 벽이 이국적인 풍광을 낳는다. 건축가는 이곳을 세상을 떠나기 직전의 사람처럼 묵상하는 장소로 설계했다. 사유원을 찾는 관람객의 80% 이상은 수도권에서 온 20~30대들인데 이들은 명정에서 인생 최고의 사진인 ‘인생샷’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는 사진은 최고의 홍보 수단인 셈이다. 비싼 대관료에도 패션 화보의 촬영장으로 인기가 높다. 승 대표는 야외 공연과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이곳을 만들었지만, 젊은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공간을 즐기고 있다. 좌식 양변기는 없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화장실과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사유의 공간을 맘껏 받아들이는 것이다.사유원이란 이름은 설립자인 태창철강의 유재성 회장과 25년 지기인 승 대표의 교감 속에 지어졌다. 승 대표는 자신보다 6살이 많은 유 회장을 처음 만났을 때 서로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아 10년 동안 만나지 않다가 그의 대구 집을 설계하면서 다시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일반적인 수목원이 아니라 사유하고 명상하는 수목원을 짓자는 승 대표에 제의에 그 자리에서 유 회장이 사유원이란 이름을 내놓았다. 태창철강은 대구에 있는 기업으로 유 회장은 일본에 팔려가는 모과나무가 안타까워 땅을 사고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40년간 나무를 모아 사유원을 일군 유 회장은 일본으로부터 나무를 지켜낸 곳으로만 수목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유원에 있는 6개의 생태 화장실에 각각 다불유시(多不有時·WC)와 같은 이름을 직접 붙일 정도로 지극한 애정을 쏟았다. 마스터플랜처럼 완벽한 계획 없이 조성되어 아직도 미완성인 수목원을 지금도 조금씩 손수 고쳐나가고 있다. 수백년 된 모과나무는 풍설기천년이란 이름의 언덕에 108그루가 자리 잡고 있다. 나무는 매년 4t의 모과열매를 맺는다. 이 열매로 사유원 입구에서 거대한 저수지를 마주 보며 있는 카페 몽몽마방에서 몽몽에이드를 만들어 팔고, 태창철강 직원들에게도 나눠준다. 모과나무뿐 아니라 재선충병을 이겨내고 그루당 수천, 수억원을 호가하는 한국형 소나무도 사유원 곳곳에서 굽이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카페 자리에는 승 대표가 설계한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빈민촌인 달동네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세상의 끝에 있는 수도원에서 건축의 이상향을 보는 이 건축가는 사유원의 호텔을 마치 수도원처럼 설계했다. 50개의 객실이 있는 호텔에는 텔레비전도 없이 작은 싱글침대 하나만 들여놓아 계절마다 풍경이 다른 수목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승 대표의 바람과 달리 비용 문제 등 여러 사정으로 아직 착공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의 명성은 1966년 포르투갈 해변의 암석 위에 세워져 바다와 하나 된 듯한 팔메이라 수영장으로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2006년 안양예술공원에 위치한 안양파빌리온을 처음 설계했고, 이 건물은 아시아에 최초로 들어선 시자의 작품이기도 하다. 사유원 방문객들은 시자가 설계한 건물인 소요헌에서 땅과 하나가 된 건물로부터 엄청난 에너지를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소요헌은 긴 상자 같은 두 개의 긴 구조물을 와이자 모양으로 연결했을 뿐 장식이 없는 고요한 공간이다. 어두운 입구를 지나 빛과 함께 마주한 자연은 사유원을 찾은 이들의 경탄을 자아낸다. 시자의 건축 작품을 보려고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 여행객이 개장 전에 무작정 사유원을 찾은 일도 있었다.군위군은 소보면에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이 들어서게 되면서 대구시로 편입하는 과정에 있다. 지역 간 합의로 행정구역 통합이 이뤄지는 첫 사례가 될 예정이지만, 국민의힘 소속 경북 지역구 의원들이 일부 반대하고 있다. 군위군에 있는 사유원은 대구시로 편입되면 그 가치도 10배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별다른 관광자원이 없는 군위에서 야심차게 만든 삼국유사테마파크는 코로나19 기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유원은 예약이 꽉 찼다. 지난 31일 서대구 기차역이 개통하면서 사유원으로 가는 교통은 더 편해졌다. 규모 면으로 따지면 국내 다섯번째 정도지만 민간에서 조성한 수목원으로는 경기 양평의 세미원 다음으로 면적이 넓다. 경북도와 대구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사유원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다. 대구 수성구청은 구청장 주도로 전체 공무원이 사유원을 관람했으며, 도로 개설 등에 경북도의 도움이 컸다.승 대표는 사유원에 대해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일상의 경계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에너지를 얻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반드시 직접 가보고 이해해야만 하는 건축은 지역 가치를 한없이 높이는 작업이며, 좋은 건축으로 지방이 살아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돈많은 기업가나 생각 없는 지자체장이 외국의 건축을 그대로 가져와서는 실패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땅에 어울리지 않는 건축은 장소성을 구현하지 못하고 생명력이 소멸된다고 밝혔다. 대표적 사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설계자인 자하 하디드는 땅에 대한 이해와 주변의 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채 건축이 아니라 공산품을 낳았다고 했다. 그는 “사유원은 그 존재 자체로 군위란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자랑스러운 장소”라며 “사유원에서 건축은 중요하지 않으니 나무를 흘깃 보지 말고 대화하도록 노력하라”고 귀띔했다.
  • 부차 주민 등 민간인 시신 410구… 삶의 터전이 거대한 무덤 됐다

    부차 주민 등 민간인 시신 410구… 삶의 터전이 거대한 무덤 됐다

    러시아군이 물러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주변은 전쟁의 참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전시장이 됐다. 3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37㎞ 떨어진 소도시 부차에 들어간 AFP 통신과 CNN 등 외신들은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된다고 전했다. 마을 중심가 교회 마당에서는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이들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3.7m 길이, 1m 남짓한 깊이의 얕은 참호에는 검은 비닐에 싸인 시신들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다. 주민들은 최소 150명의 민간인이 이 거대한 집단 무덤에 매장됐다고 추정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부차, 이르핀, 호스토멜 등 키이우 주변 소도시에서 약 410구의 시신을 수습했다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집단학살”이라고 말했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이 지옥을 만든 짐승 같은 자들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기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부차 주민들은 “러시아군은 보이는 사람을 모조리 쐈다”고 주장했다. 양손이 등 뒤로 묶인 채 뒤통수에 총상을 입은 시신이 수십 구 발견돼 러시아군이 민간인들을 ‘처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부차 학살’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4일 오전 부차를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천 명이 죽고 고문당하고 여성들은 강간당하고 아이들이 죽었다”며 “이것은 전쟁 범죄이며 국제사회가 집단학살로 인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전범행위 조사를 위한 정부합동 특별사법기구 창설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 재판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하르키우(하리코프) 인근 마을 말라야 로한에서 러시아 군인이 가족과 함께 학교에 숨은 여성을 흉기로 공격한 후 수차례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키이우 동쪽 외곽에서 남편, 아들과 살던 나탈리야(33·가명)는 지난달 28일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을 죽이고 자신을 성폭행한 러시아 군인들의 만행을 폭로했다. 성폭력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현지 여성단체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부차를 점령하는 동안 단 한 명의 민간인도 다치지 않았다”며 시신 영상과 사진들이 “연출된 가짜”라고 주장했다. 크렘린궁도 집단학살이라 성급히 판단하지 말고 국제적 차원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 美 “예스맨 속 푸틴, 전세 오판”… 러, 돈바스에 용병 1000여명 투입

    美 “예스맨 속 푸틴, 전세 오판”… 러, 돈바스에 용병 1000여명 투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스맨’에 둘러싸여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세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미국의 분석이 나왔다. 침공 5주차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민간 용병조직을 투입하는 등 화력을 집중하면서 이 지역 포성이 높아지고 있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30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푸틴이 러시아군에 의해 오도되고 있다고 느낀다는 정보가 있다”며 “이것이 푸틴과 군 지휘부 간 끊임없는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딩필드 국장은 손실이 큰 러시아군의 상황과 서방의 제재로 말미암은 러시아 경제 타격을 언급하면서 “푸틴의 참모들이 진실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푸틴이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정보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그들의 침공 결정이 ‘전략적 실패’임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와 CNN은 익명의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푸틴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정예군이 아닌) 징집병을 보내 희생시키고 있는 것조차 몰랐다”며 “푸틴으로의 정보 흐름에 명백한 장애가 생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정보 공개는 푸틴 대통령의 계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백악관의 평가는 유럽의 생각과 일치한다”면서 “푸틴은 상황이 전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예스맨’으로 둘러싸인 게 큰 문제”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침공 5주차인 러시아군은 키이우 등 주요 도시를 공략하지 못한 채 일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밀리면서 동부 돈바스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우선 목표는 남동부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 국방부는 31일 하루 동안 마리우폴의 일시적 휴전을 우크라이나 측에 제안했다. 러시아군이 통제하는 베르스크를 경유해 우크라이나 내륙 자포리자로 가는 인도주의 통로를 열어 주겠다는 것이다. 이런 제안은 역으로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함락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마리우폴의 인도적 상황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무장세력들이 무기를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정규군뿐 아니라 민간 용병조직인 와그너 그룹도 돈바스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와그너 그룹 용병 1000여명이 돈바스 지역에 있다고 본다”며 “이들은 지난 8년간 돈바스 지역에서 싸운 경험이 있어서 이 지역 특성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부터 군사작전의 목표를 ‘우크라이나 점령’이 아닌 ‘돈바스 해방’이라고 대내외적으로 밝혀 왔다. 러시아가 최고 요충지 마리우폴을 포함한 돈바스 전역을 손에 넣는다면 명목상 승리를 선언하면서 종전을 위한 출구전략 카드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마리우폴을 거점으로 삼아온 아조우(아조프) 연대를 괴멸시키면 러시아는 자국민을 상대로 ‘우크라이나 탈나치화’라는 선전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네오나치 조직에 뿌리를 둔 아조우 연대는 현재 우크라이나 정규군에 편입돼 러시아군의 침공을 막는 최전방 보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풍암호수 품은 중앙공원의 꿈… 빛고을 핫플로

    풍암호수 품은 중앙공원의 꿈… 빛고을 핫플로

     전국 주요 대도시는 도시를 대표하는 호수공원을 보유하고 있다. 계획도시로 조성된 세종시에는 세종 호수공원이, 인천시에는 송도 센트럴파크와 청라호수공원이, 경기 고양시에는 일산 호수공원이 있다. 하지만 호남권 최대도시인 광주에는 자랑스럽게 내놓을 만한 공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구 풍암동에 있는 풍암저수지를 안은 중앙공원을 ‘광주를 대표하는 명품 호수공원’으로 조성하려는 ‘민간공원 조성사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다른 대도시와는 달리 민간자본으로 조성되는 공원이지만, 광주 중앙공원이 과연 광주시를 대표할 만한 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는지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전체의 당위성과도 관련되는 문제다. 또 시민 친화적인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한 광주시의 도시개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관련돼 있다.●풍암호수, 경관호수로 탈바꿈… 중앙공원은 누구나 즐기는 마을정원으로  중앙공원 조성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풍암호수를 저수지가 아닌 경관호수로 탈바꿈시키면서 호수의 경관을 같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과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다. 둘째는 빼곡한 주택으로 둘러싸인 중앙공원을 누구나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마을정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풍암저수지는 지난 1956년 농어촌공사가 조성했다. 현재도 이곳에서 농업용수를 끌어쓰는 농경지가 영산강 주변에 있다. 풍암저수지는 농업기반시설이지 경관호수는 아니라는 의미다. 현재 풍암저수지에는 산책로 등이 일부 조성돼 있지만 서구에서 매입한 일부 공유지에 조성된 시설일 뿐이다. 농어촌공사에 농업기반시설의 점용료를 지불하면서 ‘저수지 본래 기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성된 최소한의 공원시설인 것이다. 이조차도 1999년 국토공원화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가능했던 일로, 시민들은 이때부터 풍암저수지를 ‘풍암호수공원’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중앙공원의 풍암호수공원 조성계획은 저수지를 아예 사들여 농업용수공급 기능을 폐지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풍암저수지는 43만t의 담수량을 자랑하고, 최고 수심이 무려 6m에 이른다. 공원호수라기엔 담수규모가 너무 크다. 수질관리와 안전관리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호안정비와 경관시설을 배치하는 등 저수지를 호수공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는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폐지해야 한다. 현재 민간사업시행자는 이를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약을 체결, 풍암저수지가 아닌 다른 시설을 통해 농업용수가 공급될 수 있도록 ‘대체시설’을 설계하고 있다. 이 같은 대체시설이 완공되면 풍암호수는 더이상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담당할 필요가 없게 된다. ●외부 유입수 배제, 인근 지하수 지속 공급으로 3급수 이상 수질 유지  풍암저수지는 매년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수질이 고질적인 문제인데, 호수공원으로 조성되면 이 문제 또한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풍암호수의 수질개선을 위해서 민·관·농어촌공사가 공동으로 1년 4개월 동안 ‘풍암호수 수질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다. TF는 풍암호수로 들어오는 외부유입수를 배제시키고 인근 지하수를 지속적으로 공급, 3급수 이상의 수질을 유지할 수 있는 운영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지하수 관정, 수질에 대한 정밀조사가 추가로 진행되고 있다.  풍암호수 호안은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식생호안으로 정비되며, 너무 좁아서 이용이 불편했거나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던 부분들 역시 모두 개선된다. 산만하게 심어진 풀과 꽃, 나무들도 모두 새롭게 디자인된 형태로 배치된다. 호수 북단에는 대형 나무다리가 설치되고 ‘빛고을 광주’를 상징할 수변 파빌리온 두 개 동이 설치된다. 이 나무다리와 파빌리온에는 전문가가 디자인한 야간경관이 체계적으로 설치돼 ‘밤이 아름다운 호수공원’으로 조성된다. 세종시 호수공원처럼 언제나 호수 주변을 거닐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나는 것이다. ●영국 에든버러 공원처럼 풍암호 조망 ‘아세아청년언덕’ 조성… 도시 개발 새로운 활력 기대  현재 풍암호수 주변에 농경지로 활용되는 사유지들은, 토지보상이 마무리되면 영국의 에든버러 공원처럼 풍암호수를 조망하는 대규모 잔디 언덕으로 조성된다. 수많은 광주시민에게 사랑받는 야외활동 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아세아청년언덕’으로 이름 붙여질 대단위 잔디 언덕이 호수를 조망할 수 있으려면 북쪽의 경사도가 약간 부족한 만큼 일부 성토작업을 통해 땅 자체를 디자인하는 개념으로 설계가 진행 중이다. 풍암호수 동측에 있는 언덕에는 조망데크가 설치되고 언덕 위에는 연회, 결혼식, 교육행사 등이 가능한 한옥풍 정원이 조성된다.  저수지에 공원기능을 덧붙여 호수공원으로 이용하고 있는 사례는 광주만 하더라도 운천저수지가 있고, 전남 장성댐도 호수 주변에 데크를 설치해 시민들이 경관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공원의 풍암저수지처럼 저수지 자체를 아예 호수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향후 사라져 가는 도심 속 저수지 활용 방안에 대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여성 팬 목 졸랐던 ‘신동사’ 에즈라 밀러, 이번엔 술집 난동

    여성 팬 목 졸랐던 ‘신동사’ 에즈라 밀러, 이번엔 술집 난동

    할리우드 배우 에즈라 밀러가 술집에서 난동을 피워 체포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하와이 경찰은 에즈라 밀러가 하와이 힐로의 한 술집에서 음주 상태로 난동을 부려 체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에즈라 밀러는 전날 오후 11시 30분경 술집에서 다른 손님들이 노래를 부르는 사이 외설적인 농담을 하는가 하면, 노래를 부르는 여성의 마이크를 빼앗거나 남성 손님에게 다트를 던지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즈라 밀러는 손님들을 괴롭힌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으나, 5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밀러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에즈라 밀러는 지난 2020년 4월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의 한 바에서 여성의 목을 잡아 넘어뜨리는 기행을 보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사건은 경찰에 신고되지 않았고, 에즈라 밀러와 여성 양 측 모두 추가적인 입장을 내지 않아 그대로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에즈라 밀러는 영화 ‘월플라워’ ‘수어사이드 스쿼드’ ‘신비한 동물사전’ 등에 출연했으며, 4월 개봉하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에 출연했다.
  • “휠체어는 필수 코스예요”… 폐교, 아이들 삶의 전진 기지가 되다[건축 오디세이]

    “휠체어는 필수 코스예요”… 폐교, 아이들 삶의 전진 기지가 되다[건축 오디세이]

    시간은 흔적을 남긴다. 사람이 만든 흔적은 역사로 기록된다. 그것을 이어 가는 것 역시 사람이다.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좋은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은 그런 소임을 받은 건축가의 몫이다. 건축가 우대성(건축사사무소 오퍼스 대표)이 작업한 ‘알로이시오 기지 1968’을 보면 이런 선순환의 연결 고리가 이 사회를 지탱해 주는 힘이고, 건축이 그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부산 서구 암남동의 언덕배기에 위치한 ‘알로이시오 기지 1968’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조금은 특이한 명칭을 뜯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6·25전쟁 후인 1957년 부산 송도본당 신부로 부임한 이후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평생 봉사하다 떠난 소 알로이시오(1930~1992) 신부가 기적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가톨릭 교회가 2015년 가경자(성인 후보자)로 선포했을 정도로 겸손과 사랑, 봉사의 열정으로 평생을 살았던 분이다. 알로이시오 신부는 1964년 마리아 수녀회를 창립했다. 수녀들과 함께 부모 없는 아이들을 거두고, 그들이 차별받지 않고 교육받도록 1968년 학교를 세웠다. 부산 소년의집에서 출발해 보살핌이 필요한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사회인으로 성장시킨 학교는 순차적으로 폐교됐다. 알로이시오중학교가 2016년 2월, 알로이시오전자기계고등학교가 2018년 2월 문을 닫았다. 그렇다면 왜 ‘기지’(基地)일까? ‘알로이시오 기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한 우대성 대표는 “망망대해에서 피난처의 역할을 하는 전진 기지처럼 빠른 세상의 변화에도 늘 버팀목 같은 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지(베이스캠프)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공간이 바뀌면 행동도 그걸 담는 프로그램도 변하게 마련입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사회에서 필요한 것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기지는 삶에 진정으로 필요한 기본기를 배우고, 잃어버린 몸의 감각을 일깨워 자신을 알아 가는 곳이지요.” 지금은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지만 공간의 쓰임과 방향을 찾기 위해 우 대표는 마리아 수녀회와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댔다. 생각에서 완성까지 자그마치 8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다. 그중 6년은 방향성을 잡고 협의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었다. “학교를 닫고 나면 이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왜 하는가, 어떻게 할 것인가, 누가 할 것인가? 알로이시오 정신을 계승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수녀회의 미션에 맞으며 이 시대에 필요한 공간이 무엇인지를 찾는 일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건물 디자인에 들어간 시간은 전체 기간의 10% 정도밖에 안 됩니다.”20여년 전 소년의집 학생의 첫 영성체 때 대부 역할을 맡으면서 마리아 수녀회와 인연을 맺은 우 대표는 아이들의 거처인 수국마을(2012~13)을 비롯해 알로이시오 가족센터(2013~14), 소년의집 생활실(2015), 체육관(2016~17) 등의 리노베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그에게 ‘사회적 건축가’란 타이틀이 자연스레 붙었다. 그만큼 책임감도 컸을 것이다. 2013년부터 시작해 2021년 마무리된 알로이시오 기지는 사람들의 삶에 진정 필요한 것 가운데 국가나 다른 곳이 못 하는 것, 달리 말하면 ‘스스로의 생각을 키우고, 삶의 기본기를 익히고, 잃어버린 감각을 열고,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기점’이 되는 곳으로 문을 열었다. 부산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방과후교실과 자율학기제 수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마리아 수녀회의 미션인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교육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기지의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안승주 부기지장은 “방과후교실이나 자율학기제라는 정책은 있지만 체험학습할 시설이 부족한 현실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학생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전했다.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도 지난해 1만 6000명의 학생이 이곳을 다녀갔고, 3000여명이 건물을 참관했다. 올해 이용을 신청한 학생들도 2만명이 넘는다. 50년간 학교로서의 쓰임을 다한 학교는 어떻게 삶의 기본기를 익히고 감각을 깨우고 자기를 알아 가는 곳으로 바뀌었을까. 우 대표는 “기지는 기존의 종합실습동을 완전히 고친 집(기지#1)과 4층이었던 고등학교 건물 중 1개 층만 남기고 누마루를 올린 집(기지#2), 그리고 그대로 둔 집(기지#3)으로 이루어졌다”며 “예산 때문이기도 했지만,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학교 건물은 고치지 않은 채 그대로 두었다”고 말했다.기지#1과 기지#2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었다. 기지#1은 전자기계고등학교 종합실습실로 쓰던 건물을 완전히 뜯어 고쳤다. 복도에 교실이 양쪽으로 붙은 전형적인 학교건축에서 중앙의 복도를 걷어 내고 지그재그 형태의 경사로를 넣었다. 밀링 선반과 공작기계가 가득했고, 지게차가 드나들 수 있도록 넓고 튼튼하게 지어진 건물이라 구조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중앙의 경사로는 이 공간의 중심이 되는 동시에 기지의 기본 프로그램을 위한 장소로 활용됩니다. 기지에 도착하면 휠체어를 타고 경사로를 따라 건물을 한 바퀴 도는 것이 이곳 프로그램의 필수 코스입니다. ‘더불어, 함께’라는 알로이시오 기지의 미션과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몸으로 경험하도록 했습니다.”‘빵굽는수녀님’들의 향긋한 커피와 빵 냄새가 반기는 기지#1에는 다양한 활동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간들이 층층이 자리잡고 있다. 천장을 뚫어 만든 공연장 ‘알로이시오홀’에는 피아노와 드럼이 놓여 있다. 계단의자는 아이들이 쓰던 실내체육관의 목재 바닥재로 만들었다. 이곳에서 기지를 소개하는 영상물을 봤다. 코흘리개 아이들 손을 잡고 활짝 웃는 젊은 알로이시오 신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층 창 쪽으로는 편하게 등을 기대고 쉴 수 있는 캠핑 의자들이 놓였다. 밖으로 풍경을 바라보며 멍때리기 좋겠다.생활 공방, 뷰티활동실, 음악활동실 등을 지나 3층엔 도서실이 있다. 그 옆으로 넓은 방에 낮은 소파들이 놓여 있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문을 활짝 열어 안과 밖이 통하도록 했다. 고치는 동안 비워 낸 곳의 여러 곳을 여백으로 남겼다. 여백은 그대로 여백으로 남은 덕분에 아이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다가도 한가로이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활동과 휴식의 정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침묵의 방’이 있다. 우 대표는 “함께 떠들고 나누는 것만큼 빈둥거리고 침묵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가능한 한 혼자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침묵의 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지의 모든 공간은 다르게 만들어졌고 서로 연결된다. 개개인이 다르고 세상이 연결된 것처럼 공간도 그랬다. 이곳저곳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4층까지 올라왔다. 특수조명이 설치된 수직농장에서는 싱싱한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수직농장에서 키운 채소와 옥상 텃밭에서 일군 야채로 요리를 할 수 있는 부엌도 있다. 집에서처럼 씻고 볶고 요리해 ‘모두의 식탁’에서 함께 나눠 먹는다. 장애인을 위한 낮은 요리테이블도 있다. 부엌은 잔디가 깔린 ‘달빛 옥상’으로 연결된다. 바비큐 파티나 간이 캠핑도 가능한 공간이다. 우 대표는 “현대의 도시 주거는 대부분 아파트이기 때문에 집에서 자연을 경험할 기회가 사라졌다”면서 “기지는 아이들의 감각을 깨우고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콘크리트를 걷어 텃밭을, 건물 공간을 비워 발코니를 만들었고 옥상에 흙을 채우고 잔디를 깔아 자연과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기지#2에는 4층 건물의 1층만 목공실로 남기고 나머지를 걷어 낸 자리에 현대식 누마루 ‘풍경마루’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서원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안동 병산서원의 ‘만대루’를 떠올리며 작업했다고 한다. 양쪽의 큰 건물과 뒤편의 옹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만들어진 누마루는 바닥에 온돌을 깔았고, 접이식 통유리 문을 달아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청마루 앞은 주차장으로 쓰이던 아스팔트를 걷어 내고 텃밭을 만들었다. “만대루는 서원의 강학과 환대의 장소이며 비움과 쉼의 복합 장소였습니다. 기지의 누마루도 무엇으로든 사용할 수 있도록 굳이 쓰임새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쓰임은 이용하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풍경마루에 앉아 본다. 다양한 활동을 하며 신나게 뛰어놀다 느긋하게 앉아 멀리 바다를 바라볼 아이들을 상상해 본다. 마음이 따뜻해졌다.함혜리 칼럼니스트
  • ‘도핑 파문’ 러 투트베리제 코치, 푸틴 사진 돌연 삭제...“배신자 비난 봇물”

    ‘도핑 파문’ 러 투트베리제 코치, 푸틴 사진 돌연 삭제...“배신자 비난 봇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지약물 논란의 중심에 섰던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코치 에테리 투트베리제(48)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찍은 사진 등을 삭제해 국내에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일본 도쿄스포츠가 러시아 국영통신 RIA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RIA는 “투트베리제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러시아 국기를 올린 사진과 푸틴 대통령과 찍은 사진 2장을 삭제했다”며 “모든 러시아의 국기 사진이 사라졌고 푸틴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한 게시물도 사라졌다”고 전했다. 투트베리제가 갑자기 게시물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RIA는 “투트베리제의 의사 표시는 곧바로 주목을 받았다”며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특수작전이 개시되면서 서방의 제재를 받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술수라는 것이다. 폴란드 미디어 오넷도 관련 뉴스를 전하면서 “투트베리제는 미국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녀의 딸 다이애나 데이비스는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러시아 언론 리액터(REACTOR)는 “많은 인터넷 블로거와 스포츠 팬들이 이러한 투트베리제의 행위에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팬들은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정부에서 거액의 돈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행동할 권리가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투트베리제가 그동안 속해 있던 모스크바의 스케이팅 클럽 ‘삼보70’에서 최근 퇴단한 것과 결부시켜 “투트베리제가 이미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의 ‘미국 망명설’을 제기했다.투트베리제는 지난달 베이징 올림픽에서 ‘신기록 제조기’로 불렸다가 도핑 논란에 휩싸인 카밀라 발리예바 등 러시아 피겨 유망주들을 키운 전설적인 코치다. 그러나 제자들의 2차 성징을 지연시키기 위해 가루음식만 먹게 하고, 루프론을 복용시켜 사춘기를 지연시키는 등 행위가 알려지면서 ‘냉혈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 “靑 정책기능 폐지가 첫발… 대통령 권한, 총리와 장관에 분산해야”

    “靑 정책기능 폐지가 첫발… 대통령 권한, 총리와 장관에 분산해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으로 대표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실 개혁 청사진은 아직 선명하지 않다. 대선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먼저 두드러진 정부조직 개편 방향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과 정부조직 개편을 시도하지만 임기가 끝나는 5년 뒤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서울신문은 22일 노승용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 이영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에게 대통령실 개혁과 정부조직 개편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이들은 대통령의 과도한 권한을 국무총리와 장관들에게 실질적으로 분산하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대통령 참모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에 휩싸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는 대체로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속도 조절과 국민 공감대 확보를 제언했다.(답변 순서는 이름 가나다순). ■정부조직 개편 ‘붙였다 떼었다’ 방식은 최소화 국민 삶의 질 높이는 방향 설계 여가부 폐지 실현 의지 강할 것 -정부조직 개편을 어떤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나. 노승용 교수(이하 노)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도구가 정부조직 개편은 아닐 것이다. 5년마다 되풀이됐던 정부조직 개편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봐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국민 삶을 향상하는 방식으로 정부를 설계해야 한다. 정부조직은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임을 명심해야 한다.”이영범 교수(이하 이) “과거 새 정부마다 정부조직을 개편했다. 통상 기능은 외교통상부에서 산업부로 넘어갔다가 이번 인수위원회에서 외교부로 옮긴다는 말이 나온다. 과학기술부총리도 노무현 정부 때 없어졌는데 다시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 시대의 사회문제는 융복합적인데, 여전히 정부조직은 기능 중심에 머물러 있다. 이번에 정부조직을 개편하면 5년 뒤 이 정부를 평가할 때 잘했다고 할 수 있을까. 떼었다 붙이는 것보다는 조직개편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조진만 교수(이하 조)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정치개혁 공약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 윤 당선인이 내놓은 것을 보면 여가부 폐지와 청와대 개혁이다. 제시된 것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실현하려는 의지가 강할 것이다.” 청와대 개편 선출되지 않은 참모 역할 축소 대통령 보좌조직으로 재조정 비서실장 빼고 수석 다 없애야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려면 청와대를 어떻게 개편해야 하나. 노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표현은 민주주의 원리인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다. 선출된 대통령이 ‘국민이 나를 뽑아 줬으니 어느 정도는 내 뜻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문제는 나타난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역할과 기능을 국무총리, 장관에게 상당 부분 위임해야 한다.” 이 “청와대 개편과 정부조직 모두 시대정신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대선에서 최다 득표 당선과 최다 득표 낙선이 나왔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분열돼 있다는 것이다. 통합과 포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책의 다양성을 제도화해야 한다. 대통령의 정치철학이나 이념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한마디가 모든 정책으로 변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조 “문재인 대통령도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약속했다. 현재 청와대 구성, 조직, 위치 등은 효율적 국정 운영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 공통적 의견이다. 청와대 개혁은 역사적 소임이 됐다. 핵심은 대통령의 권력 분산이다. 임기 초반 제왕적 대통령, 임기 후반 레임덕 대통령이라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 청와대 조직은 대통령 보좌와 비서 조직으로 기능을 재조정해 축소하고 내각과 중첩되는 기능은 없애야 한다. 국무총리와 장관 중심의 국정 운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 개혁 방안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이 “청와대에 집중된 권한을 국무총리와 각 부처에 나눠야 한다. 차관급인 수석비서관의 눈치를 살피는 일이 없어야 한다. 수석, 비서관은 대통령 보좌에만 신경써야 한다.” 조 “경제수석, 사회수석 모두 필요 없다. 비서실장 빼고 다 없애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청와대에 정책 기능이 있을 필요가 없다. 대통령 권한 분산을 모두 이야기하는데, 핵심은 정책실을 없애는 것이다. 정책은 국회, 정치권이 하고 집행은 정부에서 하는 것이다. 장관보다 청와대 수석이 더 큰 힘을 가지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가 아니라 국무회의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취지 공감하나 속도 조절 필요 소통은 공간적인 문제가 아냐 건물보다 국민 직접 대화 중요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는데. 노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목적이 국민 소통이라면 옮기지 않고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소통은 건물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마음, 자세, 실천 아니겠나. 물론 건물과 공간까지 소통에 최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미국인들이 백악관 코앞까지 가고, 우리는 청와대 코앞까지 가지 못한다고 해서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보다 소통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은 정기적으로, 수시로 국민 앞에 나와 국민에게 직접 이야기를 한다. 한국 대통령은 대체로 제3자를 통해 국민과 소통해 왔다. 국무회의, 수보회의에서 말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취지는 상당히 공감된다. 그런데 물리적 공간 개념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공약에 너무 얽매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대선 기간에 광화문에 대해 경호, 보안, 비용 측면 점검을 완료했다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모든 측면에서 말이 많이 나오는 용산을 졸속으로 발표했다. 왜 그런 것인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시간을 두고 비용, 보안, 경호 문제를 철저히 점검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선인이 탈권위주의와 탈제왕적 대통령을 말했으니 그런 과정이 더욱 필요하다. 여야 모두 소모적으로 몰두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안과 정책 기조를 논의하는 것이다.”조 “청와대를 옮기는 것은 정치적 상징성이 있어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단기간에 중요한 정책을 너무 급하게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 게 낫다고 본다. 그런데 광화문을 이야기했다가 용산으로 급선회했다. 대선 과정에서 용산을 말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결국 광화문을 이야기할 당시에 큰 고민이 없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어디로 옮기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상징성에 걸맞은 개혁이 이뤄지느냐다. 박정희 정권 때 청와대 조직이 비대하게 커졌고 민주화 이후에도 줄어든 적이 없다. 백악관 직원이 400명인데, 청와대가 (경호실 포함) 1000명이다. 장관은 인사청문회라도 거치지만, 청와대는 없지 않나. 선출되지도, 검증되지도 않은 청와대 비서들이 장관, 국무총리보다 더 위에 있다. 구조조정하기 위해서라도 옮겨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 그러나 옮겨서까지 구중궁궐에 똑같은 조직, 예산이면 가장 큰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박 대통령 3선개헌 때 만든 것 역할·권한 과도해 폐지 바람직 인사검증 위한 특별기구 필요 -윤 당선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데. 노 “민정수석실 업무 영역이 지나치게 넓었다. 민정, 공직 기강, 법무, 반부패 기능에 고위공직자의 인사 검증, 직무 관찰, 대통령 친인척 관리까지 했다.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총괄했다. 5대 사정기관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과도한 권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인사 검증과 공직 기강, 반부패 등을 수행하고 이를 철저히 감시한다면 굳이 민정수석실을 폐지할 필요가 있을까.” 이 “청와대가 정책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인사 검증과 사정 업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폐지는 바람직하다. 장관부터 고위공무원단, 공공기관의 장이나 임원 등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 대상이 지나치게 넓다. 제왕적 대통령의 한 모습이다. 인사권을 다 대통령이 갖고 있으니 거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분권과 책임 기조에 따라서 가는 것이 맞다.” 조 “민정수석실은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이 3선개헌을 추진하면서 만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 때 내각과 중첩되는 비서실 기능을 줄이면서 민정수석실을 폐지했었다. 비서실 차원에서 모든 부분을 총괄하고, 기존 민정수석실에서 한 인사 검증 등은 특별기구를 마련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 -고위공직자의 인사 검증 업무는 어디서 해야 하나. 노 “미국의 ‘플럼북’(Plum Book)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대선이 끝나면 차기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의회가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는 행정부 리스트와 자격 요건 등을 규정한 플럼북을 발행한다. 이를 활용하는 노력을 통해 정상적으로 민정수석실을 운영할 수 있다.” 이 “분권화 기조에 맞는 책임장관제에 따라 각 부처 소속 공무원 인사는 장관이 책임지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인사 검증까지 스스로 하긴 어렵다. 인사혁신처에서 하는 것이 맞다. 공공기관은 담당 부서인 기획재정부에서 하면 된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국무총리실 소속 위원회를 신설해 인사 검증을 맡기는 것이다. 민정수석실이 담당하는 인사 검증 업무는 대폭 축소해 장관, 대통령 직속 위원회, 대통령실 인사만 전담하는 것이 맞다. 대통령과 함께 일할 사람을 다른 곳에서 인사 검증하는 것은 이상하다.” 조 “사전 검증은 청와대가 해야 한다. 다만 민정수석실에서 불투명하게 하는 것보다는 국세청, 경찰청, 국토교통부 등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정리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대통령 비서실 산하에 팀을 만들어서 하면 된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후보자인데 대통령이 꼭 임명하고 싶다면 왜 이 사람이 필요한지 얘기하고 국회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맞다.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리실은 어떻게 개편해야 하나. 노 “국무총리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정이다. 총리실 내 주요 기구가 국무조정실 아닌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러 부처의 노력이 필요한데, 다부처 협력 네트워크를 조정하려면 국무조정실의 역할을 강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이 “헌법을 개정하기 전에 실질적으로 책임총리제를 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대통령이 밀어줘야 한다.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하면 부처 장관들이 총리실에 안 가고 청와대에 가서 수석과 비서관을 만난다. 2018년부터 2년간 총리실에서 규제심사국장으로 일해 보니 총리실 역량 강화도 중요하다. 총리실 직원이 750명 정도인데, 파견자가 50% 이상이다. 1년 근무하고 떠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업무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하기 힘들다. 내부 정원을 확보해야 한다.” 조 “사실 대통령제에서 국무총리가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개헌하지 않는 이상 총리를 인정한다면 청와대의 수석 권한을 국무총리, 내각으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총리가 대통령의 최고의 파트너가 돼야 한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일일이 다 할 수 없지 않나. 지금은 가장 아끼는 사람을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으로 불러들이는데, 국무총리를 시켜야 한다.”  노승용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 ▲1968년 전남 나주 출생 ▲광주숭일고, 연세대 행정학 학사·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행정학 석사,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 행정학 박사 ▲한국조직학회 회장 이영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1969년 서울 출생 ▲성남 성일고, 연세대 행정학 학사·석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행정학 박사 ▲국무조정실 규제심사관리관 ▲현 한국국정관리학회 회장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970년 인천 출생 ▲동산고, 인하대 정치외교학 학사 ▲연세대 정치외교학 석사·박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장 ▲한국정당학회 회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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