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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화해’ 큰 틀 속 단호함 보여야

    서해교전으로 대북 포용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4명의 꽃다운 젊은이가 전사하고,1명이 실종됐으며,19명이 중상을 입고,해군 고속정이 침몰된 터에 당연한 주장이라고 여겨진다.특히 정치권이 햇볕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정책의 차별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인다.이러한 인식 속에 우리는 어제 영결식을 갖고 저세상으로 떠난 4명의 젊은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 먼저 우리는 이번 서해 교전 문제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안보는 정략이나 정쟁의 대상이 아닌 만큼 초당적인 협력을 취해야 한다.’는 언급은 책임있는 자세로 본다.그러나 대북 햇볕정책의 전면 재검토와 금강산관광 즉각 중단과 같은 요구는 충분한 논의 없이 지금 당장 실천에 옮길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서해교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반도가 전쟁 분위기에 휩싸이게 되는 것을 반대한다.만약 ‘월드컵 경기 초반에 서해교전과 같은 돌발적사태가 발생했더라면 어떠했을까.’라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세계를 놀라게 한 붉은악마의 길거리 응원문화는 생각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를 일이다.북한의 이중성에 인내하면서 평화정착 노력을 꾸준히 펴온 결과로 봐야 한다.서해교전 이후 북한 역시 연평해전때와 달리 남측인사들의 평양 방문을 허용하고 있고,한국팀의 월드컵 선전을 축하하는 서신까지 보내 왔다.선제공격을 거리낌없이 감행한 북한의 지독한 이중성이 섬뜩하지만,한반도의 이중성을 인정하는화해·협력정책말고는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고 본다. 따라서 한·미·일의 철저한 대북공조 아래 재발방지에 나서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무엇보다 북한이 군사정전위나 당국자회담에 조건없이 응해 진상규명에 나서지 않으면,금강산 관광은 물론 식량 및 비료 등 인도적인 지원까지도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해야 한다.나아가 우리 군의 안보태세와 국민들의 안보의식에 허점은 없는지를 면밀히 점검해 후속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그것만이젊은이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다.
  • 서해교전/ 정치권 대북 기류

    정치권이 대북(對北) 강경 기조에 휩싸이고 있다.한·일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끝나가는 시점에 느닷없이 터진 ‘서해교전’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의 ‘햇볕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한나라당과 자민련측은 그것 보라는 듯이 즉각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과 ‘대북정책 재검토’등을 들고 나왔다.여기에 민주당에서조차 북측의 모든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서해교전’으로 촉발된 정치권의 대북 강경기류는 8·8 재보선과 연말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각 당이 내놓은 강도높은 대북 비판 성명이나 논평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이는 이번 사태가 북한의 선제 공격으로 비롯된데다 우리측에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은 햇볕정책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금강산 관광사업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는 “정부는 북한에 대해사과와 재발방지 배상을 요구해야 하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그동안의 대북정책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면서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는상황에서 금강산 관광선을 출발시킨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자민련도 유운영(柳云永) 대변인 직무대리가 발표한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와 국민도 이제 북한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북한은 엄연한 우리의 ‘주적’이란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민주당의 이낙연(李洛淵) 대변인 역시 북측의 선제공격 사실을 강도높게 비난하고,정부에는 안보태세 강화를 촉구했다.다만 한화갑 대표 등 지도부는 안보태세는 강화돼야 하지만 “남북교류와 협력사업이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특히 지난 99년 서해 교전 때도 금강산 사업은 지속됐다는 점을 점을 상기시키면서 햇볕정책의 근간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지난 29일 밤 늦게까지 열린 국회 국방위 간담회에서도 정부에 대한 의원들의 대북 강성 기조 유지 주문이 잇따랐다.특히 한나라당 강창성(姜昌成)의원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선 ‘확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자 속기록에서 삭제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월드컵/ 스타플레이어 - 2골 어시스트 베컴,부상 털고 명예회복 ‘킥의 달인’

    덴마크와의 16강전에서 리오 퍼디낸드의 선제결승골과 마이클 오언의 추가골을 어시스트,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데이비드 베컴은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킥의 달인. 자국에서 ‘종갓집 장손’으로 대접받는 베컴은 왼발 부상으로 지역예선을 거치는 동안 제몫을 다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본선에서는 특유의 킥력을 바탕으로 잉글랜드의 승승장구를 이끌고 있다. 특히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4년 전 16강전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는 1-0승리를 이끈 데 이어 이날 덴마크전에서는 골게터 오언등에게 절묘한 어시스트를 해주는 등 매게임 빛을 발하고 있다. 16세 청소년대표를 거쳐 91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유소년클럽에서 활약한 그는 97년 9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선발돼 98프랑스월드컵에 나섰다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서 상대선수와의 신경전 끝에 퇴장당해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한동안 비난에 시달린 그는 정신적인 방황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결국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자국 리그와FA컵뿐만 아니라 유럽 챔피언스 리그 정상에까지 올려놓으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베컴의 활약으로 66년 이후 첫 우승을 향한 잉글랜드의 꿈도 가시화되고 있다.
  • [일본에선] ‘하늘의 별따기’ 거래 백태

    [도쿄·요코하마 신인하 객원기자] 16강 토너먼트가 시작된 데다 일본이 16강에 진출하면서 입장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일단 경기장에 가서 몇 배짜리 암표를 사는 ‘무작정파’에서 몇 장 남지 않은 잔여분 공식 입장권을 사기 위해 10시간씩 전화통에 매달리거나 인터넷 접속을 시도하는 ‘인내파’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 9일 일본-러시아전이 열린 요코하마(橫浜) 경기장에서 가장 가까운 신요코하마역에는 오전부터 수많은 사람이 몰렸다.역 앞에는 ‘입장권 삽니다’,‘입장권을 양보해 주세요’라고 쓴 종이를 든 ‘무작정파’들이 진을 치고 있다. 암표상도 쉽게 눈에 띄었다.어떤 표는 18만엔에 호가됐다.정가 1만 7000엔짜리 입장권이라면 10배 이상으로 뛴 셈이다. 7000엔짜리 일본-벨기에전 입장권을 5만엔에 사서 관전했다는 20대 여성은 이날도입장권을 구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다.월드컵 열기가 상상 이상으로 뜨거워지면서 8만 4000엔짜리 결승전입장권은 12배인 100만엔(1000만원)에 암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또 1만 7000엔짜리는 35배인 60만엔에 거래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역시 불법이지만 인터넷경매도 극성이다.게릴라처럼 떴다가 사라지는 인터넷 경매 게시판이 ‘월드컵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인터넷 매매가는 정가의 4∼5배 정도.전문 브로커의 소행이라기보다 입장권을 소지한 일반인이 프리미엄을 받고 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사카(大阪)의 한 만물잡화상에서는 6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100만엔짜리가 200만엔에 거래돼 일본에서 일약 유명세를 탔다.월드컵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암표를 사는 일본인들도 이상 열기에 휩싸이고 있다.경기장 앞에서 암표를 사려고 기다리고 있던 A씨는 “일본인의 금전감각이 마비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아무렇지 않게 큰 돈을 내는 일본인은 외국인 암표상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손님”이라고 꼬집었다. 경기장 주변 암표상은 외국인들이 많은 게 특징.또 암표 거래를 단속하는 경찰관의 눈을 피해 휴대전화로 가격 흥정을 한다.기자가 “표 있어요.”라고 물어도 암표상은 처음에는 모른 척하지만 이들은 곧 휴대전화 화면에 팔려고 하는 입장권의 가격을 입력해 보여준다.암표도 야채나 생선과 같아 경기시작 몇 시간 전에는 7000엔짜리가 18만엔까지 호가되다가 경기 시작 바로 전에는 4만 5000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일본조직위원회(JAWOC)는 개막 직전 명의 변경을 허용,프랑스 대회의 교훈을 살리지 못하고 암표가 기승을 부리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yinha-s@orchid.plala.or.jp
  • 이주일의 아동도서/ 어린이용 월드컵 백과사전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뜨거워진 요즘 서너 살짜리도 “빨간 애들 응원해야 돼.”라고 말한다.‘꼬맹이들’도 날밤을 새우는 어른들의 축구 열기에 감염(?)된 탓이다.이런 아이들에게 일일이 축구경기의 룰이 어떻고,월드컵이 뭔지 설명하려면 여간 짜증스럽지가 않다.TV봐야 하니까. 이럴 때 아주 유용한 책이 있다.‘방귀대장 뿡뿡이 월드컵짱’(디지털 싸이버 펴냄)과 ‘렛츠플레이 월드컵’(럭스미디어 펴냄).어린이를 위한 월드컵 가이드로,‘방귀∼’는 만화책,‘렛츠∼’는 사진과 삽화 위주의 실용서다.두 종류 모두 컬러.축구에 관심을 가진 아이라면 누구라도 읽을 수 있고,중학교 1학년에게도 질적으로 모자라지 않다. ‘방귀∼’는 모두 3권으로 꾸몄다.뿡뿡이가 도깨비 꾸리,축구를 좋아하는 친구 3명과 시공을 넘나들면서 축구의 유래,월드컵의 탄생배경,역대 월드컵의 주요경기,월드컵에서 탄생한 축구영웅들을 소개하며 한·일 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한다는 내용이다.부록으로 한·일 월드컵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세계 32개국의 축구역사와 참가국의 경기일정도 조별로 분류해 첨부했다.각권 8500원. ‘렛츠∼’는 2002년 월드컵 관련 정보에 집중돼 있다.본선에 진출한 32개국 대표팀과 유명선수들의 사진과 일러스트,짧지만 생생한 정보가 들어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편집이 다소 어수선하지만,아이들은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조별로 구성팀과 특성,관전포인트를 짚어주고 있다.대진표도 넣어 시각적으로 본선 토너먼트를 한눈에 파악할 수도 있다.‘아일랜드는 코치를 몇명이나 데려왔나’ 등과 같은 엉뚱한 퀴즈가 나라별로 준비돼 있어 게임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을수도 있다.5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여론도 언론도 온통 “”월드컵…월드컵”” 각종 사회이슈 ‘찬밥’

    월드컵 열기에 사회 전반의 주요 현안들이 파묻히고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 2주년,6월항쟁 15주년,6·13 지방선거,FX사업 논란,노사문제등 굵직한 현안이 널려 있지만 관련 시민·사회 단체들은 집회를 가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의 눈이 월드컵에 쏠려 있는데다 언론도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시민·사회 단체들은 “집회를 열어도 사람들이 외면하고 참가자도 적어 ‘집회도 이슈도 없는 6월’을 보내고 있다.”고 푸념했다. 7일 하루 동안 서울경찰청에는 모두 143건의 집회가 신고됐지만 실제로 열린 집회는 주로 민원 성격이 짙은 50여건에 불과했다. 지난 달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대규모 집회가 열렸던 서울 종로의 종묘공원과 탑골공원도 월드컵 개막 이후에는 ‘개점휴업’ 상태다. 차세대전투기(FX) 사업의 외압의혹과 F-15K 도입 반대운동을 벌여온 참여연대는 대통령이 FX 사업을 재가한 지난달 30일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결정에 항의하며 8만여명의 서명이 담긴 종이를 모두 불태웠다.그러나 참여연대의 이러한외침은 공론화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참여연대 이태호 정책실장은 “월드컵 기간에 시민에게 우리의 주장을 알리는 사업을 펼치기가 너무나 힘들다.”면서 “당분간은 F-15K 도입반대를 위한 사이버 운동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지방선거를 맞아 경실련 등 39개 단체가 야심차게 계획한 ‘바른선거유권자운동’도 월드컵 분위기에 묻혀 버렸다.유권자만민공동회,서울시장선거 공약전문가 토론회 등도 여론의 무관심 속에 중도 포기했다. 경실련은 한국팀이 폴란드와 결전을 벌인 지난 4일 ‘언어폭력 지방선거운동 자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간단한 성명서로 대체했다. 경실련 박완기 지방자치국장은 “긴급한 사안이 아니고서는 대부분의 일정을 월드컵 이후로 미루고 있다.”면서 “한·미전이 열리는 10일 광화문 근처에서 선거참여를 호소하는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택시·병원·사회보험·금속 노조 등 산하 노조들이 아직 임금 단체교섭협상을 마치지 못한 민주노총의 고민은 더욱 크다.일부 사업장에서는 파업을 강행하고 있지만 ‘월드컵에 웬 파업이냐.’는 여론의 질타만 쏟아질 뿐이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월드컵을 빌미로 사업주가 협상에 나서지 않는등 노동탄압이 더욱 심각해졌지만 월드컵 경기장에서 시위를 할 수도 없고,도심에서 집회를 벌일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성공회대 사회학과 김동춘 교수는 “시류와 분위기에 쉽게 휩싸이는 우리 사회 특성상 월드컵 열기와 사회 관심사가 공존하기는 힘들다.”면서 “그러나 월드컵 성공이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손혁재 운영위원장은 “월드컵을 위한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한 월드컵이 돼야 한다.”면서 “월드컵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묻히는 것은 사회적인 퇴보”라고 꼬집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셰익스피어 비극 주인공들 한무대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재해석하고 패러디한 극단 창파의 ‘사물의 왕국’(채승훈 연출)이 6∼9일 무대에 오른다.햄릿,리어왕,맥베스,오셀로의 등장인물과 장면들이 서로 거울처럼 비추며 탐욕 비리 음모 부패가 반복되는 역사와 인간의 문제에 메스를 들이대는 문제작. 셰익스피어 전문극단에서 햄릿 역을 주로 맡던 하불립은 5년전 여배우 고진리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자들의 죄값을 묻고자 몇년만에 극장에 돌아온다. 햄릿처럼 미친 척을 하며 연극을 통해 그들의 속마음을 읽어내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의심 속에 갇혀 광기에 휩싸이게 된다. 자기가 믿는 진리만이 옳다고 밀고나가는 것은 타자에 대한 폭력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를 통해 과연 보편타당한 진리는 존재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제목 ‘사물의 왕국’은 의식마저 사물화해 버린 세상을 상징한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어본 관객이라면 어디서 어떤 장면이 무슨 의도로 쓰였는가를 찾으면서 본다면 흥미로울 듯.‘2002서울 공연예술제’공식참가작으로,연출을 맡은 채승훈씨는 수원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중인 베테랑 연출가.공연시간이 3시간으로 긴 편이다.오후 4시·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2274-1151. 김소연기자 purple@
  • 월드컵 ‘열풍’ 선거는 ‘냉풍’

    전국이 월드컵 열기에 휩싸이면서 지방선거 유세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2일 서울 서대문구청장·서울시의원 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린 서울 서대문구 한성과학고 유세장의 경우 유세 시작 때 300여명에 달했던 유권자가 마지막 후보 연설때는 60여명으로 줄었다. 모 정당 관계자는 “10여년 동안 선거운동원으로 일했지만 이번처럼 냉담한 적은 처음”이라며 “한마디로 대책이 없다.”고 한탄했다. 젊은층의 선거 외면은 심각하다.대학생들의 선거 참여를 이끌기 위해 서울대 학생들이 구성한 ‘6·13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선거운동본부’는 아예 활동계획을 월드컵 경기에 맞추고 있다.운동본부 김백선(25)씨는 “한국경기나 인기 국가대표팀의경기가 있는 날은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정당의 서울시장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유권자에게 명함돌리기는 커녕 악수조차 하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K구청장에 출마한 후보는 “전화 홍보를 하는 운동원들이 유권자들로부터 ‘월드컵 중계방송을 보는데 왜 자꾸 전화를하느냐.’며 핀잔을 듣기도 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월드컵조직위와는 반대로 자원봉사자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각 구 선관위는 50명까지 유급 자원봉사자를 모집,부정선거 감시활동을 벌이도록 돼 있으나 정원을 채운 구청은 드물다.서울 성북구 선관위 관계자는 “자원봉사자가 38명에 불과해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월드컵으로 쏠리자 후보들의 선거전략도 월드컵을 좇고 있다. 서울 J구청장 후보는 멀티미디어 차량을 구해 거리에서 월드컵 경기를 중계해주고있다.이 후보는 “중계방송이 끝나면 모였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흩어진다.”면서“그저 차량에 붙은 기호와 이름이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민원 대부분이 선거운동원들의 소음에 대한 불만일 정도로 선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면서 “선거 불참은 더 큰 정치불신만 불러오는 만큼 꼭 투표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창구 구혜영기자 koohy@
  • 월드컵/ 월드컵 로고 안써도 광고 ‘빛나네’

    ‘모든 연상작용을 동원하라.’ 요즘 TV를 보면 SK텔레콤이 마치 2002 한·일 월드컵의공식 후원사인 것처럼 보인다.붉은악마의 응원법을 가르치는 광고를 내보내며 월드컵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하지만 SK텔레콤은 공식 후원사가 아니다.월드컵 로고나 휘장을 쓸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SK텔레콤 등 대기업들은 월드컵과 같은 호재를 보고만 있지 않는다.그래서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을 활용한다.월드컵 로고를 쓰지 않고 교묘하게 월드컵을 연상토록 하는 마케팅기법을 동원한다. 삼성전자는 월드컵과 연계되는 축구황제 펠레를 디지털TV ‘파브’의 모델로 쓰고 있다.펠레가 곧 축구황제라는 이미지를 활용,자사의 디지털TV가 최고라는 점을 강조한다. 삼성카드는 최근 국가대표팀 감독 히딩크를 광고에 등장시켜 16강 진출에 대한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았다. LG전자는 국가대표팀의 최태욱 선수를 내세워 디지털TV‘액스캔버스’를 알리고 있다.또 ‘한국축구 대표팀을 싸이언이 공식 후원합니다’라는 문구로 LG전자가 마치 월드컵공식 후원사인 것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청정원고추장도 국가대표팀의 유상철·김도훈·서정원 선수의 경기장면을 활용,한국인의 대표 고추장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샐러리맨들의 축구 응원을 소재로 삼기도 한다.OB맥주는정우성과 이정재가 온 몸을 던져 응원하는 장면을 내보내고 있다.월드컵의 감동은 OB라거를 여러사람이 잇따라 마시는 ‘파도타기 샷'으로 느낄 수 있다는 식이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가 아닌기업들은 FIFA의 규정을 피하면서도 월드컵이 연상되는 마케팅을 개발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6.13 지방선거/ 후보경선 보이콧 ‘사투 50일’

    민주당 서울 동대문구청장 후보경선을 보이콧한 유덕열구청장이 ‘50일간의 사투’ 끝에 공천을 따내는 막판 파란을 연출했다. 28일 전광석화처럼 이루어진 후보교체는 동대문 선거의향배를 가늠할 ‘잣대’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상황1 반쪽 경선이지만 후보경선에서 승리하고도 공천에서 밀려난 송차갑씨 선거캠프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캠프는 일순간 ‘공황’상태로 빠져들었으며 대부분 일손을 놓은채 탄식만 토해 냈다. ‘어릴적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하다가 물거품이 될위기에 처한 송씨는 외부와의 연락을 단절하고 잠적해 버렸다. #상황2 ‘유덕열만 민주당으로 나오지 않으면 자신있다.’던 한나라당 홍사립 진영도 충격에 휩싸이기는 마찬가지. 비교적 약체로 간주한 송씨 대신 유구청장이 기사회생하자 새롭게 판세분석에 나서는 등 초긴장상태로 돌변했다. 홍 후보나 캠프 전략가들도 A급 항공모함 출현을 인정하며 격파전략을 모색 중. #상황3 경선이 치러진 지난달 9일부터 50일간 처절한 생존게임에 몰두했던 유 구청장은 공천장을 받으러 승용차에올라 탄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경선에 참여할 대의원 수를 놓고 이견이 노출돼 경선에 불참했던 유 구청장은 벼랑끝에 몰렸다가 당선가능성,인지도,경력 등을 감안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최종 결심으로 살아난 케이스다. 비로소 한숨돌린 유 구청장은 맵고 호된 신고식이었다며 본선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제정러시아 외교문서 새 발굴 대한제국 비사] (6)러와 淸,日 3국 국경분쟁

    한국과 러시아,중국 3국의 두만강쪽 국경은 1860년 당시러시아와 청 두 나라가 맺은 베이징조약에 의해 일방적으로 획정지어졌다.당시 청의 속국으로 여겨졌던 조선은 협정대상에서 아예 배제됐다. 이로써 한반도 역사상 처음으로 조선은 유럽국가인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게 되었지만 1861년 8월1일 청,러 양국이 동부국경 최남단을 뜻하는 국경표지인 토자비(土字碑·러시아측은 이 비석을 세운 러시아군 장교의 이름 첫자를 따 T자비라고 불렀다.)를 두만강 연안에 세울 때까지 조선은 이같은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베이징조약의 영토조항인 제1조에 의해 러시아는 서북쪽으로는 아무르강,동쪽으로는 타타르스키해협과 동해를,남서쪽으로는 두만강하류에 이르는 이른바 연해주땅을 통째로 집어삼켰다.이 지역에는 원나라때부터 여진으로 불려왔던 말갈족과 고구려인,돌궐인,위구르인,거란인 등이 살고 있었으며 고구려와 발해의 고토(古土)였다. 연해주가 러시아의 영토가 되면서 1872년 러시아 극동함대가 니콜라예프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겨왔다.극동노령의 최동남단이며 조선국경과 가까운 블라디보스토크가 러시아 극동함대의 기항이 됐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한·러관계에 엄청난 파장을 예고한다. 러시아군이 마적단과 청국 패잔병을 추격하면서 대한제국의 북방 국경선 인접지까지 접근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대한제국과 청국의 국경선은 세계 각국의 지도(독일판,영국판,대한제국판)에서 동북방면으로는 두만강,서북방면으로는 혜산산맥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그러므로 두만강과 혜산산맥을 중립지대로 보는 의견이 있다.러시아군이 부지불식간에 대한제국 북방 국경선을 침범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한·청 국경선이 정확히 어디인지 밝혀주길 바란다.(1901년 4월 육군장관 쿠로파트킨이 외무장관 람즈도르프에게 보낸 통신문) 외무부가 갖고 있는 자료에는 대한제국과 청국의 국경 경계는 항상 두만강으로 인정되어 왔다.현재 한인 스스로도 간도(間島)를 청국영토로 인정하고 있다.1894년까지 효력이있던 조·청조약에서도 두만강 좌안지대에서 혜산산맥까지는 중립지대로 인정되어 이곳에 조·청 양국인의 거주가 금지되었다.청·일전쟁이후 한인들이 이곳 두만강 좌안에 무단 이주,점거하고 있지만 여전히 청국영토의 일부로 인정받고 있다.(1901년 10월4일 외무장관이 육군장관에게 보낸 회신) 이 회신은 조선과 청국의 국경선은 두만강이라는 러시아측의 공식입장을 담고 있다.러시아측 해석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지만 엄연히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해당사국의 해석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역사적으로 보면 간도에는 오래전부터 한인이 거주했던 사실은 확실하지만 한인들의두만강 도강을 금한 법을 제정한 1870년까지 간도지방에는극소수의 한인이 살았다.1870년 이후 한인 농민들의 이주가 시작됐고 얼마 뒤 산동지방에서 청국인들이 건너온 것으로 기록돼 있다. 조·청 국경은 두만강이며 간도는 청국의 땅이었을까.여기에서 우리는 두만강쪽 한·청 국경과 관련된 케케묵은 논란에 다시 휩싸이게 된다. 926년 발해의 멸망이후 무주공산(無主空山) 상태였던 2만1000㎢의 더넓은 간도들판(길림성 연변자치주지역)의 주인은 누구였을까.1710년(숙종36년) 청국은 간도지방에서 일어난 한인에 의한 청국인 살해사건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압록강의 서북은 중국,동남은 조선땅이다.그리고 토문강 서남은 조선,동북은 중국의 영토이다.”라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1712년 양국은 백두산 정상에서 가까운 지점에 정계비(定界碑)를 세웠다. 이후의 쟁점은 토문강(土們江)의 실체에 관한 문제에 모아졌다.토문강이 도문강(圖們江)이라고도 불린 두만강의 별칭이냐,아니면 전혀 별개의 강이냐를 놓고 오랫동안 맞섰다.대한제국이 개국선포(1897년)와 함께 청의 연호를 버리면서 청과 조선의 관계는 끊어졌다.이때부터 ‘두만강과 토문강은 별류(別流)의 강’이라고 주장했지만 진전이 없었다.러시아도 남만주를 차지한 1895년 이전에는 간도를 한국땅으로 여기고 있었다.실제 러시아측 자료에도 ‘토문강은 압록강에서 송화강으로 흐르는 지류’라고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1905년 조선의 외교권을 앗아간 일본은 간도에 임시파출소를 설치한 뒤 ‘간도는 일본의 지배를 받는한국의 영토’라고 인정했으나 1909년 태도를 돌변,베이징에서 ‘간도에 관한 청·일협약’을 체결하면서 두만강을 국경으로 인정해버렸다.청·일협약의 결과 일본은 남만주철도부설권을얻는 대신 청에 간도의 소유권을 넘겼다. 청국에 조공을 바치는 속국이라는 이유 때문에 소유권을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했던 조선은 일본의 만주진출이라는정치적 협상에 다시 한번 희생됐다.러시아와 청,일 3국은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남의 나라 국경을 마음대로 긋고 바꾼 것이다. 대한제국과 만주 남방 국경선의 획정에 관해 러시아에서 지도를 다시 제작한다면 한·청 국경선의 중요성에 비춰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러시아 지도에는 국경선이 혜산산맥을 따라 표시돼 있다.실제적으로 한·청 두 나라의 경계는1710년에 형성됐었다.두만강하구에서 백두산까지이다.1897년 대한제국이 청국에서 독립하면서 두만강 좌안을 소유하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한·청 국경선으로 다시 이전의 국경선을 인정하고 말았다.(1901년 3월11일 서울주재군사무관스트렐비스키 대령이 참모본부에 올린 보고서) 서울주재 러시아 대리공사 파블로프도 1901년 “압록강과두만강 유역에 거주하는 한인과 청국인에 관해 합의한 한·청국경조약에 따르면 압록강과 두만강 좌안에 거주하는 한인은 세금을 청국정부에 냈고 우안에 사는 청국인은 세금을 대한제국에 냈다.”라고 외무부에 보고하고 있다.실제 우안에 사는 조선인은 거의 없었던 점으로 미뤄 이때부터 청의 간도에 대한 기득권이 인정된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이 두만강 국경선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일본은 두만강 좌안(간도)은 이전에 조선영토였으며 현재 청국 영토라고 하더라도 한인이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두만강좌·우안 모두를 법적으로 확보하려고 한다.그런데 국방부는 두만강이 오래전부터 한·청 국경선이라는 통지를 1904년 아무르 군관구 사령관에게서 받은 바 있다.(1905년 10월6일 극동제1군 총사령관 리네비치가 참모총장에게 보낸 보고서) 또 1908년 3월 서울 총영사관에서 외무장관에게 보낸 보고서에서도 “청국과 대한제국이 간도소유문제로 분쟁을 빚고 있다.일본군 사이토 대좌의 정보에 따르면 간도에는 한인촌 529곳이 형성돼 있으며 이곳에 7만2076명이 살고 있다.청국인은 209곳에 2만2983명이 살고 있다.한인이 압도적으로 많다.간도의 영토는 넓이가 50마일,길이가 75마일이다.이곳은 형식적으로 청국영토에 속해 있으며 토지의 절반이상을 청국인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인은 임대를 한다.”라고 밝혔다. 일본은 조선인들을 청국,그리고 압록강변 및 간도로 이주하도록 부추기고 있다.일본은 이 지역 4곳에 영사관을 설치하고 일본 국민으로서의 조선인 이주자들을 통해 세력을 확장시킨다.…일본의 의도를 뒤늦게 파악한 청국이 조선인들을추방하기에 이르렀다.일본측 통계에 의하면 1910년 한해동안 약 10만명의 조선인이 이주해왔고 전체 이주자는 20만명을 넘는다.청국이 조선인을 추방하려하자 일본은 조선에 사는 4만명의 화교를 추방하겠다고 맞대응했다.현재 이 문제로 청·일 양국이 협상중이다.(1910년 12월16일 소모프 총영사의 외무부 비밀 지급전보) 청,일두나라의 국경분쟁을 지켜보는 러시아측의 이해관계는 가능하면 간도가 청국영토로 남아있기를 희망했다. 간도가 대한제국의 영토로 귀속된다면 일본이 간도를 전략적인 목적으로 이용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더욱이 러·일전쟁이 발발하면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가 점령당할 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꼈다.국경방위의 약화를 우려한 것이다. 두만강 국경선 분쟁은 당초 조선과 청국의 직접 분쟁에서1905년 을사늑약 체결로 한국의 외교권을 접수한 일본과 만주지역을 차지한 러시아의 대리전으로 변질됐다.일본은 간도의 소유권을 주장함으로써 만주와 연해주로의 접근로를확보하려고 한 반면 러시아는 청국의 손을 들어줘 일본과직접 맞대지 않는 완충지대를 유지하려했다.정답을 찾을 수 없었던 이 문제는 결국 1985년 구 소련의 외무장관 그로미코와 북한 김영남 외무상간에 조·소국경조약 체결로 일단락됐다. 100년전 살길을 찾아 두만강 건너편 간도땅으로 건너갔던한인들이 지금은 중국동포가 되어 한국으로 되찾아 오고 있지만 당시 러,청,일 3국의 이해득실에 의해 타율적으로 상실했던 ‘토문강 서남쪽’간도땅을 되찾을 기약은 없다. 노주석기자 joo@ ■용암포 개항사건의 진실 러,일,청 3국이 두만강변에서 끊임없이 국경분쟁을 벌인까닭이 간도(間島)의 소유권에 대한 다툼이었다면 1903년러시아가 압록강변의 벌목 목재 집산지 용암포를 독점점유하면서 불거진 용암포개항 사건은 압록강유역에 대한 3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또 다른 국경분쟁이었다. 용암포사건은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의 압록강 산림이권 독점에 대한 영국,일본,미국 등 열강의 견제였지만 실제로는만주일대를 차지하고 있던 러시아의 압록강 국경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강했다.러시아는 한때 용암포를 기점으로 압록강과 두만강에 이르는 한·만국경1300㎞에 만리장성과 견줄 만한 방책선을 두른 뒤 요새를구축하려는 야심찬 계획도 추진했었기 때문이다. 여순에서 개최된 특별회의의 결정사항은 다음과 같다.대한제국 정부의 압록강 개항승낙이 일본과의 개전사유는 될 수 없다.한국과 일본정부에 각각 압록강 개항은 러시아의 이해관계에 적대적인 행위임을 경고해야 한다.개항문제에 관한 한 러시아의 항의는 공격적인 성격을 띠어서는 안된다.(1903년 7월18일 여순에서 알렉세예프 극동총독이 외무부에보낸 통신문) 러시아 극동총독부가 옮겨와 있던 여순에서 열린 이 특별회의는 용암포문제에 대한 러시아측의 종합적인 입장정리란 측면에서 중요하다.용암포의 개항을 최대한 저지시키되 전쟁으로까지 발전되는 극단의 경우는 피하겠다는 것이다.이회의에는 쿠로파트킨 육군장관,레사르 북경주재 공사,파블로프 서울주재 공사,알렉세예프 극동총독,베조브라조프 극동특별위원회 회장,플란손 극동총독 외교담당관 등 러시아극동정책의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당시 압록강 산림벌목이권을 놓고 러시아 내부는 두갈래로 나눠져 있었다.비테 재무장관,쿠로파트킨 육군장관,람즈도르프 외무장관은 극동지역의 러시아군 전력의 열세를 들어일본과의 화해를 주장하는 쪽이었다.하지만 베조브라조프,아바자 해군제독,플레베 내무장관,알렉세예프 극동총독,파블로프 서울주재 공사 등은 양보는 양보를 낳아 결국 만주지역에서의 영향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적극 정책을 주장했다.니콜라이2세도 이 의견에 동조하고 있었다. 러·일전쟁 개전의 결정적인 빌미가 된 용암포사건은 영국 극동함대의 거문도점령 사건(1885년)과 함께 한반도에 열강의 이목을 집중시킨 세계적인 사건이었다.용암포의 개항은 곧 만주에 대한 개항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러시아는용암포를 끝까지 사수하려고 했으나 열강의 압력에 굴복한대한제국정부의 일방적인 한·러조약 및 이권취소로 인해독점적 지위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서울주재 프랑스 공사대리 퐁트네 자작의 서신에 의하면 고종은 서울주재 영국과 일본대표들로부터 조약의 폐기선언을 하도록 3개월동안 강요받았다.고종이 반대하면 폐위시키거나 시해할 수도 있는 강압적 상황이었다.고종은 강요에 못이겨 선언한 조약파기 칙령은 기회가 오는 대로 철회하겠다는 말을 러시아에 전해 달라고 말했다.(1904년 상하이주재부영사 클레이메노프가 외무부에보낸 비밀전문) 결과적으로 용암포사건은 일본과의 전쟁은 피하되 한반도와 만주에서의 영향력은 유지하려 한 러시아의 유약한 전략이 노출된 사건이었으며 1년후 발발한 러·일전쟁의 패배로 러시아가 그동안 개척한 모든 성과는 물거품이 되었다. 노주석기자
  • 사이버주식투자 1대1 과외

    ‘사이버 주식투자가 잘 안된다고요?’ 1대 1 과외식 주식투자 훈련센터가 생겼다.증권관련 사설단체인 ‘싸이버스탁 투자연구소’는 사이버 주식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실전 주식투자 방법을 교육하는 ‘싸이버스탁 훈련센터’를 곧 개설한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단타’위주의 주식투자기법에 대한 강의는 많았으나 직업적 훈련코스는 처음이다.훈련센터 원장은 ‘나는초단타매매로 매일 40만원 번다.’의 저자인 최원철(崔元哲·41)씨. 훈련센터는 사이버 주식투자가 보편화됐지만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컴퓨터를 쉽게 다루지 못하거나 전문적 투자지식이 부족해 손실을 보고 있는데 착안해 개설됐다.직업적 투자를 위한 1대 1 과외식의 집중교육이 될 것이라고 센터측은 설명했다. 일정 기준에 의해 소수 인원만 선발,평생 회원제로 운영한다.교육기간은 3주일,수강료는 100만원.강사진은 최 원장을 포함해 4명이다.(031)399-8877,341-4677. 주병철기자
  • 새달 서울·수도권 8000가구 집들이

    다음달 서울·수도권에서 아파트 8000여가구가 새 주인을맞는다.전·월세를 찾는 수요자나 내집마련을 위한 무주택자라면 입주예정 단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수요층이 두터운 20∼30평형대의 중소형 물량이 많은 데다상대적으로 매물이 풍부하다.서울지역 6차 동시분양부터 분양권 전매제한이 실시되면 분양권 웃돈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서울지역 입주예정 아파트=12개 단지에서 3000여 가구가입주를 시작한다.대부분 3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로 당산동 삼성,묵동 현대,대치동 롯데,역삼동 대우 아파트가 눈에 띈다. 영등포구 당산동 삼성싸이버는 다음달 입주예정 아파트 가운데 물량이 가장 많다.모두 801가구로 24∼44평형으로 이뤄졌다.지하철 2호선 당산역이 걸어서 10분.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24평형 매매가는 2억 3000만원선,프리미엄이 1억원 이상 붙었다.매물은 가끔 나오는 편이다. 중랑구 묵동 현대는 옛 크라운제과 공장터에 들어서는 아파트.34∼55평형으로 601가구가 집들이를 한다.지하철 7호선먹골역이 걸어서 7분.34평형 분양권 값은 2억 3800만원으로프리미엄이 6000만원 붙었다. 강남구 대치동 롯데는 동아2차를 헐고 다시 지은 재건축아파트.41∼53평형으로 142가구다.41평형 매매가는 6억 5000만원선.지하철 2호선 선릉역과 삼성역이 걸어서 10분 거리다.교육환경과 생활편익시설이 뛰어나다. 동대문구 이문동 중앙하이츠빌은 372가구로 지하철 1호선외대역이 걸어서 5분 거리.24평형 매매가는 1억 7000만원선. 강남구 역삼동 대우는 평형대가 다양하다.16∼47평형으로월세 물량이 많다.32평형 매매가는 2억 8000만원선. ◆수도권=아파트 5000여가구가 입주한다.서울보다 단지 규모가 크고 주거환경이 우수한 곳이 많다. 광명시 철산동 주공도덕파크는 1117가구로 지난해 입주한임대 1234가구와 합치면 2351가구의 대단지.23∼45평형으로전·월세 물량이 풍부하다.급매물도 더러 있다.도덕산 자락에 위치,녹지공간이 풍부하다.지하철 7호선 철산역이 가깝다.23평형 매매가는 1억 6000만원선. 부천 상동 대우는 3200여평의 근린공원을 끼고 있어 자연환경과 조망이 우수하다.580가구로 39∼59평형으로 이뤄졌다.상동지구 중앙에 있어 중동대로와 서울외곽순환도의 소음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39평형 매매가는 2억 7000만원선.매물이 풍부한 편이다.이밖에 다음달 용인 성복의 벽산첼시빌 819가구와 용인 상현의 두산위브 556가구도 각각 입주를 시작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
  • ‘권노갑 소환’ 與 난기류/ 음모론·역음모론등 난무, 권력암투설 오히려 증폭

    민주당 동교동계 구파 수장인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이수뢰혐의로 검찰소환조사를 받으며 여권내부가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는 인상이다. 권 전 고문의 검찰소환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세 아들 비리의혹 수사를 덮기 위해 여권핵심이 그를 희생양으로 삼기 위해 이뤄졌다는 ‘음모론’이 우선 제기되고 있다.권 전 고문 자신이 “이번 사건은 허위 날조 조작”이라고말한 것도 “음모론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동교동계 신파가 당권을 장악하면서 각종 게이트 국면에서 탈출,효과적으로 대선을 치르기 위한 수단으로 권 전 고문에 대한 수사를 방조하고 있다는 또 다른 음모론도 나오고 있어 사태를 꼬이게 하고 있다. 이같은 음모론은 현재로선 설득력이 약하다는 평이다.권전 고문측의 의심에 대해 청와대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으며,동교동 신파쪽에서도 “구파와 신파사이를 이간질하려는 모략”이라고 펄쩍 뛴다. 권 전 고문측도 표면적으로는 비슷한 입장이다.그의 측근인 이훈평(李訓平) 의원은 2일 음모론에 대해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그런 일이 가능하겠는가.검찰이 진승현(陳承鉉)의 진술만 믿고 수사가 너무 앞서 간다.”고 말해 음모론을 부인했다.이런 가운데도 구파 일각서는 여전히 음모론에 집착한다. 문제는 ‘역(逆)음모론’‘물귀신 작전’ 등으로 얘기되는 권 전 고문측의 반격설이다.즉 권 전 고문의 ‘국가정보원 고위관계자가 직접 나에게 기밀급 정보보고를 했다.’는인상을 주는 발언이 “국정원이 권 전 고문에게 정보보고를 했다.”는 내용으로 해석되면서부터 제기되는 가설이다.즉 권 전 고문이 자신을 궁지로 몰고가는 여권핵심에 대해 반격카드로 이 말을 했다는 추론인 셈이다. 더욱이 권 전 고문이 연루된 ‘진승현 게이트’ 수사과정에서 2000년 4·13총선 때 국정원 고위간부들이 조직적으로 민주당의 총선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역음모론이 더욱 복잡하게 번지고 있다. 하지만 역음모론에 대해서도 권 전 고문측이나 청와대,동교동 신파는 하나같이 일축하고 있다.그럼에도 “여권핵심이권력비리 의혹에서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상호이해가 충돌,분열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권력내 암투설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물론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2차장 등 진승현 게이트 관련자들이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권 전 고문을 끌어들였다거나,검찰이 그동안의 미진한 게이트 수사에 쏠려온 의혹을씻어내기 위해 표적수사를 했다는 해석도 없지 않다. 이춘규기자 taein@
  • 가수 싸이 변리사 시험 응시

    인기가수 싸이(본명 박재상·25)가 다음달 26일 실시되는 제 39회 변리사시험에 응시했다. 24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변리사시험원서를 접수한 결과 총 9940명이 응시해 최소합격인원(200명) 기준 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새’와 ‘끝’등 히트곡을 냈던 싸이는 지난해 대마초파동 이후 활동을 자제하고 있으나 이번 시험응시로 새로운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미 버클리대 실용음악과 휴학상태인 싸이는 1차 시험응시지역으로 서울을, 2차 시험 선택과목으로 경제원론을 신청했다. 이외에 서울 J병원 의사인 신모(40)씨 등 의사 4명과 교수 6명,약사 29명 등 고급 인력도 대거 지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정보통신/ 가전업체 다양한 이벤트- “월드컵 특수를 잡아라”

    가전업체들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기거나 골을 넣을 때 상금을 주는 행사는 물론 체육관이나 대리점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또 ‘만세’를 뜻하는 1만3명을 추첨,사은품을주는 등의 아이디어전이 치열하다.업종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공동마케팅도 활발하다. ◆대표팀을 위해 만세 삼창하는 삼성전자=삼성전자는 최근 SK텔레콤과 공동마케팅을 강화했다.국내 최고끼리의 결합이라는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다.행사명칭도 월드컵에 맞춰 ‘투톱 페스티벌’로 정했다. 투톱 페스티벌은 다음달 말까지 삼성 애니콜 휴대폰을 구입해 스피드 011에 가입한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행사다. 우선 이들 고객 전원에게는 5000원 상당의 유·무선 통합포털서비스인 ‘NATE’ 이용카드를 지급한다. 또 이들 고객 중 1만3명을 추첨해 한국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첫 승을 거둘 때 넣은 골만큼 상금을 준다.한골당 10만원씩이며 최대 30만원을 지급한다.당첨자는 첫 승 후 5일 이내에 투톱 홈페이지(www.Two-Top.co.kr)를 통해 발표한다. 이와 별도로 또 다시 1만3명을 추첨해 푸짐한 상품도 지급한다. 1등 10명에게는 삼성 디지털 캠코더,2등 20명에게는 삼성 15인치 TFT-LCD,3등 50명에게는 삼성 DVD콤보,4등 100명에게는 삼성 MP3플레이어,5등 200명에게는 삼성 마이마이,6등 9623명에게는 FUBU 가방 등 선물을 준다. 또 투톱 홈페이지 응모자 중 100명을 뽑아 미국,캐나다,호주,중국,뉴질랜드,홍콩,일본 등 7개국 가운데 원하는 나라를 선택해 애니콜 판매현장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해외체험 기간에는 스피드 011 국제자동로밍서비스를 무료로이용할 수 있는 특혜도 준다.이 행사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팀의 첫 승을 기원하는 응원전도 펼친다. 애니콜 단말기를 이용하는 011·017고객 중 한국-폴란드전이 열리는 오는 6월4일 잠실 실내체육관에 선착순으로 도착하는 1만3명에게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되는 ‘첫 승 기원 대한민국 만세 콘서트’에 입장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한다.입장객들은 체육관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관람하면서 응원을 하게 된다.이번 행사에는 유명 연예인 등의공연도 곁들여져 분위기를 북돋우게 된다. 삼성전자는 월드컵 행사기간에 만세를 의미하는 1만3명을세차례에 걸쳐 뽑아 다양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이른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위한 만세 삼창이다. 삼성전자 애니콜사업팀장 정활(鄭活) 상무는 “최고의 브랜드끼리 공동 마케팅을 통해 앞으로도 최고 브랜드를 선택하는 고객에게 최고의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컵 개막 이전부터 응원전을 펼치는 LG전자=LG전자는월드컵 본선은 물론 앞서 벌어지는 국가대표팀 평가전 때부터 대규모 응원전을 펼친다.‘엑스캔버스와 함께하는 한마음 응원전’이란 행사는 전국 130개 LG전자 하이프라자와 60개 일반 대리점에서 열린다. 이들 매장은 국가대표팀 평가전과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날에 매장을 찾은 고객과 직원들이 함께 응원할 수 있도록 60인치 엑스캔버스를 설치할 예정이다.좌석도 설치해 편안히응원할수 있도록 했다. 응원전이 열리기 전에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는 국가대표최태욱 선수의 얼굴이 그려진 응원 펜던트를 기념품으로 지급한다. 특히 이날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에게는 경기 종료후 추첨을 통해 국가대표 사인 포토볼을 나눠준다. 경기당일날 매장앞에서는 OB라거,하이트,코카콜라 등 음료업체와 공동 마케팅도 할 예정이다. 국가대표 평가전으로는 오는 27일 중국전과 다음달 21일 잉글랜드전,26일 프랑스전이 오후 7시부터 예정돼 있다. 오는 6월4일 한국-폴란드전 등 월드컵 본선 3경기 때는 하이프라자와 일반 대리점 직원들이 한국 국가대표 유니폼을입고 응원전을 펼친다. LG전자는 또 다음달 30일까지 LG싸이언 6만 5000컬러 휴대폰을 구입한 모든 고객에게 한국 국가대표팀이 본선에서 한골을 넣을 때마다 1만원씩,최대 5만원을 지급하는 ‘싸이언골∼인 페스티벌’ 행사를 연다. 한국이 지거나 무승부를 기록해도 상금은 지급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中여객기 추락 참사/ 사고 순간·구조작업

    **기체 산산조각…””살려달라”” 비명. 15일 12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김해시 돗대산 일대중국 중국국제항공공사(CA) 소속 항공기 추락사고 현장은폭격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참혹했다. 불길과 연기로 뒤덮인 사고 현장은 기체 파편 사이로 ‘살려달라’는 생존자들의 비명이 이어졌고,추락 당시 사고기에서 튕겨져 나가 목숨을 건진 승객들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망자들은 추락 직후 기체가 화염에 휩싸이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타 사고 당시의 처참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소방관과 경찰 등 구조대는 즉각 현장에 출동했으나 짙은 안개에 비까지 내린데다 지형도 험해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순간] 이날 오전 8시30분 중국 베이징(北京)을 출발한 사고기는 오전 11시20분쯤 김해공항 상공에 도착,착륙허가를 받은 뒤 돗대산을 돌아 활주로로 진입하려다 산기슭에 부딪혔다. 사고기는 김해공항 관제탑과 “마지막 선회를 시도한다. ”는 교신을 끝으로 11시23분쯤 갑자기 레이더에서사라졌다. 사고기에 탑승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김해 성모병원에 입원한 강말세(65·여·경남 통영시)씨는 “안전벨트를 매라는 안내방송이 있은 직후 굉음과 함께 기체가 추락했다.”면서 “안내 방송에 따라 머리를 숙였는데 땅에부딪히는 느낌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인근 대아아파트 주민 이정대(38)씨는 “평소 항공기는아파트 서쪽 1㎞ 상공을 비행했는데 사고기는 이보다 낮게비행했고, 몇분 뒤 자욱한 안개 속에 불길이 보이고 연기가 치솟아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사고기의 앞 부분과 왼쪽 날개 부분 등 동체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산산조각났다. 추락현장 주변의 소나무 200여 그루는 항공기가 추락하면서 가지를 쓸고 지나가 머리카락을 자른 것처럼 윗 가지들이 싹둑 잘려 있었다. 사고기 잔해에는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고,사망자들과 승객들의 소지품으로 보이는 가방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현장 주변에서 작업을 하다 구조에 나선 백흥식(40·동원개발 현장소장)씨는“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시체들이 사고기 주변에 널려 있었고 부상자들의 울부짖는 소리도 들렸다.”면서 “먼저 눈에 띄는 부상자 10여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구조 작업 및 사고수습] 부산시와 경남 소방본부 소방관,부산·경남지방경찰청 경찰관 등 3000여명은 곧바로 현장에 투입돼 생존자 구조작업 및 사망자 수습에 나섰다. 이들은 들것을 이용해 생존자들을 인근 김해 성모병원 등으로 이송했다. 김해의 각 병원에는 가족의 생존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고,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가족들로 붐볐다. 김해 특별취재반
  • 탈퇴힘든 팬클럽 약관 무효

    국내 최대규모의 연예기획사가 인기 댄스그룹 지오디(god)팬클럽 회원들에게 불리한 약관을 적용해오다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god가 소속된 대형 연예기획사 ㈜싸이더스에 대해 불공정약관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공정위는 싸이더스가 god 팬클럽 ‘팬지오디’(fangod)를운영하면서 ▲가입한 지 한달이 넘으면 탈퇴신청을 받지 않고 ▲특정회원을 자의적으로 강제 탈퇴시킬 수 있도록 하는등 불리한 약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공정위는 해당 약관규정을 고치거나 삭제하도록 했다. 팬지오디는 회원수가 3만 8700여명에 이르는 초대형 팬클럽으로 연회비가 3만원이다. 싸이더스는 이에 대해 “회원들에게 단체복이나 수건 등을지급하기 때문에 중간에 탈퇴하면 회사가 손실을 입게 돼 탈퇴시한을 1개월로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맞선 첫날 ‘도발’의 밤‘결혼은, 미친짓이다’

    혼기가 꽉 찬 남녀가 맞선을 본다.척 봐도 맞선에 이골이 날대로 난 사람들이다.판에 박힌 질문을 한참 주고받더니 저녁 먹고 영화 보고…. 26일 개봉하는 영화 ‘결혼은,미친 짓이다’(제작 싸이더스)의 시작은 하품이 날 만큼 선량하다.그러나 영화는 이내 선량과 불온의 가치는 종이 반장 차이도 안 나는 거라고 비웃듯 관객들을 ‘선동’한다. ## 맞선 본 날 밤,술기운이 오른 남녀. “왔다갔다 택시비 하면 여관비가 더 쌀 거 같은데요.”(남자) “…어차피 곯아떨어질 게 뻔하니까,택시 타나 여관 가나 마찬가지일 거 같긴 하네요.”(여자) 영화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1993년)를 찍었던 시인 유하 감독의 새 멜로이다.이만교의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감독이직접 시나리오를 썼다.결혼제도의 허구적 단면을 까발리기로 작정한 영화는 맞선 날 남녀가 장난처럼 밤을 보내는‘도발’을 펼쳐보인다. 시인 출신 감독은 데뷔작을 함께 찍었던 가수 엄정화를다시 불렀고 그 상대역을 감우성에게 맡겼다.대학 시간강사인 준영(감우성)은 눈곱만큼도 결혼할 마음이 없다.조명 디자이너인 연희(엄정화)도 결혼을 재미없는 관습이라 여기긴 마찬가지다.“걱정도 고만고만,행복도 고만고만한 게 결혼”이라고 심드렁하게 말한다.그러나 만남이 거듭되면서 연희는 관성처럼 준영과의 결혼을 저울질하고 그런 연희를 지켜보는 준영에겐 여전히 결혼은 남의 일이다. 결혼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은 많았다.이 영화는 결혼 이전의 로맨스나 결혼 이후의 익숙한 풍경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점에 감상포인트가 놓였다.결혼제도의 관습이 이렇게까지 만신창이로 조롱당한 적이 있었을까.의사와의 결혼으로 현실적 조건을 챙긴 연희는 도발을 멈추지 않는다.연애지상주의자인 준영에게 옥탑방을 얻어주고 그곳을 둘만의공간으로 꾸민다. 섹스에 탐닉하는 둘의 만남은 누가 봐도 불륜이다.하지만 신기하게도 스크린 밖에서는 이들의 파국이 걱정되지 않는다.감쪽같이 남편을 속이는 연희에게 불륜은 ‘게임’같다. 여주인공(전도연)의 불륜행각을 단죄될 수밖에 없는 일탈로 몰아간 치정극 ‘해피엔드’와는 그래서 많이 다르다. “이제 그만 끝내자.”는 준영에게 “난 자신있어.절대 들키지 않을 자신.”이라고 천연덕스럽게 잘라말하는 연희에겐 한톨의 죄책감조차 없다. 카메라는 두 남녀의 감정 말고는 그 어떤 곳으로도 초점을 옮기지 않는다.결혼 전날까지 옛 애인 때문에 방황하다 끝내 별거하는 준영의 친구가 곁가지로 끼어드는 정도다. ‘결혼 무가치론’에 대해 얄밉도록 고민하지 않는,명쾌하지만 당돌한 영화다. 엄정화와 감우성의 탄탄한 연기가 단순한 드라마 얼개에액센트를 찍어준다.농도짙은 ‘침실 연기’는 놀랄 만큼자연스럽다. 황수정기자 sjh@
  • 서울대총장 LG서 연구비 1억여원 받아

    서울대 이기준(李基俊) 총장이 지난 4년 동안 LG그룹에서 연구용역비로 1억 4400만원을 받고도 학교 규정을 어기고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LG그룹과 서울대에 따르면 이 총장은 LGCI의 사외이사직을 맡은 지난 98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4년 동안 연구용역 계약비 명목으로 10여차례에 걸쳐 모두 1억 4400만원을 받았으나 대학본부에 한 차례도 신고하지 않았다. 서울대는 ‘연구비 관리규정’에 교수가 개별적으로 연구비를 받으면 본부에 신고하고,연구비의 10∼15%를 간접연구비 명목으로 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총장은 사외이사 겸직 논란에 이어 연구비를 받고 신고하지 않은 데다 간접연구비도 납부하지 않아 또다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윤창수기자 g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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