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십자군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세월호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개인전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경고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산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2
  • [눈에띄네~이 얼굴] ‘킹덤 오브 헤븐의 올랜도 블룸

    올 여름 극장가에 두드러진 트렌드 변화 한가지. 블록버스터 영웅들의 세대교체다.‘배트맨 비긴즈’의 크리스천 베일,‘스타워즈: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의 헤이든 크리스텐슨,‘슈퍼맨 리턴즈’의 브랜든 루스. 거기에 빠질 수 없는 이름,‘킹덤 오브 헤븐’(감독 리들리 스콧)의 올랜도 블룸(28)이다.‘반지의 제왕’에서 요정 리골라스로 나와 세계 여성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이 미남스타가 이번엔 중세 십자군 원정길에 오른 강인한 영웅이 됐다. 그의 역할은, 대장장이의 비천한 신분이었다가 영주 출신의 아버지를 만나 십자군 전쟁에 뛰어드는 영예로운 기사 발리안. 리들리 스콧 감독은 진작부터 그에게서 블록버스터 영웅의 가능성을 읽어냈음에 틀림없다. 스콧 감독과 호흡을 맞추기는 이번이 두번째.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전쟁액션 ‘블랙 호크 다운’(2001년)에서 처음 의기투합했다. 웃음 한번 흘리지 않는, 강인하면서도 비애에 젖은 전사의 모습에 여성팬들은 또 한번 가슴이 내려앉게 생겼다. 처자식을 잃고 실의에 빠진 비천한 대장장이에서 예루살렘 공주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 전사까지 다양한 뉘앙스의 연기를 보여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영화 볼까]

    ■ 킹덤 오브 헤븐 장르/예매율서사액션/32.93%(15세) 감독/배우는리들리 스콧/올랜도 블룸·에바 그린·리암 니슨 어떤 줄거리 12세기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펙터클 영웅담. 이래서 좋아 ‘글래디에이터’ 못지 않은 사실적 전투장면. 이래서 별로 액션의 규모에 눌려 녹아버린 드라마 홈피 반응은 “…” ■ 혈의 누 장르/예매율스릴러/34.38%(18세) 감독/배우는 김대승/차승원·박용우 어떤 줄거리 19세기 조선시대 외딴 섬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이래서 좋아한국 사극스릴러의 새 장을 열다? 이래서 별로 잔인한 장면이 많으므로 임산부와 노약자는 ‘요 주의’. 홈피 반응은 “반전보다는 인간의 추악한 내면에 방점” ■ 착신아리2 장르/예매율 공포/0.21%(15세) 감독/배우는츠카모토 렌페이/미무라·요시자와 유·세토 아사카 어떤 줄거리 1년 뒤 또 찾아온 죽음의 휴대폰 메시지. 이래서 좋아 휴대폰의 업그레이드 속도를 반영. 이래서 별로 허무하고 긴장감 빠진 결말. 홈피 반응은 “1편보다 공포 강도는 약하네.” ■ 인터프리터 장르/예매율 스릴러/0.94%(15세) 감독/배우는시드니 폴락/니콜 키드먼·숀 펜 어떤 줄거리유엔 동시통역사와 암살범에 얽힌 정치스릴러. 이래서 좋아 두 명배우의 연기대결 이래서 별로 탄탄한 출발, 허약한 결말 홈피 반응은 “…” ■ 어바웃 러브 장르/예매율 로맨스/1.36%(15세) 감독/배우는 존 헤이/제니퍼 러브 휴잇·더그레이 스콧 어떤 줄거리한통의 러브레터로 밝혀지는 세 남녀의 사랑에 관한 진실 이래서 좋아한없이 사랑스런 제니퍼 러브 휴잇의 매력. 이래서 별로 ‘엽기적인 그녀’를 커닝한 라스트신. 홈피 반응은 “그녀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 밀리언즈 장르/예매율 코미디/5.63%(전체) 감독/배우는 대니 보일/알렉스 에텔·루이스 맥거본 어떤 줄거리하늘에서 돈벼락 맞은 꼬마형제의 기상천외한 돈쓰기. 이래서 좋아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유쾌한 풍자.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어른을 위한 동화” ■ 댄서의 순정 장르/예매율코믹드라마/21.68%(15세) 감독/배우는 박영훈/문근영·박건형 어떤 줄거리 첫사랑에 눈뜬 스무살 옌벤 소녀의 라틴댄스 정복기 이래서 좋아 깜찍한 문근영, 춤도 잘 추네∼ 이래서 별로 문근영만 도드라지는 신파 멜로. 홈피 반응은 “상상 이상의 춤솜씨” ■ 트리플X2 장르/예매율 액션/2.63%(12세) 감독/배우는 리 타마호리/아이스 큐브·새뮤얼 잭슨·윌렘 데포 어떤 줄거리 감옥에서 ‘발탁’된 죄수, 미국 대통령 구하다. 이래서 좋아 콜러코스터처럼 아찔한 액션. 이래서 별로 ‘전편’을 뛰어넘지 못한 속편. 홈피 반응은 “…”
  • 역사물 스크린 점령할까

    새달 4일 동서양 역사물이 나란히 간판을 건다.100여년 전 조선시대가 배경인 국산 액션사극 ‘혈의 누’와,12세기 십자군 원정길로 카메라를 옮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서사액션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미스터리 스릴러의 현대적 감각을 버무린 국산 퓨전사극, 장중한 사실액션이 화면을 압도하는 스콧 감독의 신작 사이에서 관객은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 ●혈의 누 사극과 스릴러.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어감의 조합이다. 영화 ‘혈의 누’(감독 김대승, 제작 좋은영화)의 파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근대와 현대, 이성과 광기, 과학과 무속, 양반과 상민 등 격변의 시대를 배경삼아 다층적인 충돌구조가 일으키는 스파크가 기존 어느 영화보다 강렬하다. 여기에 작정하고 덤벼든 잔혹한 연쇄 살인장면 묘사는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다. 조선 후기인 1808년,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 동화도. 조정에 바칠 제지를 실은 수송선이 원인 모를 화재로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하자 뭍에서 수사관 원규(차승원) 일행이 파견된다. 그런데 이들이 섬에 도착한 첫 날부터 참혹한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범상치 않은 살인 행각을 목도한 마을 주민들은 7년 전 ‘천주쟁이’로 몰려 온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객주(천호진)의 원혼이 저주를 내린 것이라며 술렁거린다. 냉철한 이성과 과학수사를 표방하는 원규와 사사건건 대립하며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인물은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박용우).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대립구도일뿐 극이 진행되면서 섬에 얽힌 비밀이 하나씩 베일을 벗을수록 원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적을 직감하고, 무력감에 시달린다. 그건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남의 목숨까지 거침없이 해하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처절한 확인이다. 영화가 내포하는 상징이나 감독이 의도한 다층적인 의미구조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에게 ‘혈의 누’는 논리적으로 쉽게 이해되거나 감성적으로 충분히 설득당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중반 이후 극적 긴장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건 스릴러 장르로서의 이 영화가 지닌 치명적인 결함. 촘촘하게 덫을 놓아 관객의 두뇌게임을 부추기던 영화는 갑자기 클라이맥스에서 원규의 입을 빌려 범인을 드러내는 게으른 방법을 택했다. 중요한 건 누가 범인이냐가 아니라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낸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라는 감독의 설명은 이 지점에서 구차한 변명처럼 들린다. 비주얼한 화면과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는 청각적인 효과는 기존에 보아온 여느 사극과 비교해 월등히 낫다. 흥행 코미디배우로 각인된 차승원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기대 이상의 밀도있는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햄릿형 인간’ 원규를 100% 표현하기에는 아직 힘이 달려 보인다. 캐릭터를 충분히 체현하지 못하기는 두호역의 지성도 마찬가지. 다만 인권역의 박용우는 모처럼 제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18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킹덤 오브 헤븐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 5개 부문상을 휩쓸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역사에 스케일의 외피를 입히는 주특기를 또 한번 화면에 구현했다. ‘킹덤 오브 헤븐’의 시간적 배경은 십자군 원정대가 활약했던 12세기 초. 스펙터클 서사액션을 다시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은 성지 예루살렘을 놓고 기독교와 이슬람이 세력다툼하는 중세전쟁의 소용돌이 깊숙한 곳으로 앵글을 돌렸다. 결론부터 귀띔하자면,‘글래디에이터’‘트로이’류의 장중한 서사액션을 챙겨보는 관객에겐 기본적 흥미요건을 무리없이 갖춘 영화로 다가갈 듯하다. 예루살렘을 차지한 기독교도들이 급속히 세력을 키운 이슬람 군대에 압박당하자 영주 출신의 십자군 노장 기사 고프리(리암 니슨)가 젊은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을 찾아온다.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발리안 앞에 갑자기 나타난 고프리는 자신이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히고, 함께 성지를 수호하러 떠나자고 제안한다. 이야기 아귀를 맞추려 느닷없이 돌출된 가족사의 비밀에 실소가 터진다. 하지만 이후 착실히 서사액션의 강도를 높여가는 영화의 공력에 그쯤은 눈감아 줄만하다. 고프리 영주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은 발리안이 예루살렘 사수에 나서고, 일관되게 그 영웅담을 쫓아가는 것이 줄거리 얼개. 서사액션물에서 빠질 수 없는 멜로 요소도 물론 끼어있다. 예루살렘의 국왕 볼드윈 4세에게 충성을 맹세한 발리안은, 교회 기사단의 우두머리 루지앵과 정략결혼한 국왕의 여동생 시빌라(에바 그린) 공주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이 영화의 특기는 속도감이다. 시대물(상영시간 2시간17분)은 장황한 서사 때문에 빠른 진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부순다. 사실적인 대규모 전투를 잇달아 펼쳐 놓으면서도 영화의 몸놀림은 대단히 재빠르다.‘글래디에이터’‘반지의 제왕’‘트로이’ 등 서사액션 블록버스터들의 스펙터클을 압축해 놓은 듯한 전투장면들은 그 자체가 톡톡한 감상포인트다. 할리우드의 많은 감독들이 엄두를 못 내고 밀쳐온 시나리오를 선뜻 스크린에 옮긴 감독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전투의 엄청난 규모 말고 ‘리들리 스콧의 것’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 서구 기독교적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한 편향된 시각으로 십자군 전쟁을 묘사한 것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 예컨대 당시 이슬람의 대영웅이었던 살라딘(살라흐 앗딘)의 존재는, 주인공 발리안을 영웅으로 띄워올리는 부속장치로 볼품없이 주저앉아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요정 레골라스로 나와 여성팬들을 사로잡은 빅스타 올랜도 블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영화의 소득이다. 강인함과 비애를 함께 지닌 그의 캐릭터는 ‘트로이’의 브래드 피트와 견줄 만하다. 나병으로 죽어가는 가면 속의 볼드윈 국왕은 에드워드 노턴이 연기했다.15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색기행/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영어 표현 중에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육신이 그 사람이 과거에 먹은 것들로 이뤄져 있듯이, 인간의 지성 혹은 감성은 그 사람이 과거에 머리와 가슴으로 섭취한 정신적 자양분으로 이뤄져 있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이라는 존재를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음식, 운동, 아니면 독서…. 인문, 사회, 우주,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넓은 글쓰기 작업을 펼치는 일본 작가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65)는 인간 존재의 근본을 만드는 것은 바로 ‘여행’이라고 단언한다. 지독한 여행마니아인 그는 여행에 얽힌 글들을 모은 ‘사색기행(이규원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이라는 책을 통해 여행이 자신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밝힌다. 일상성에 지배되는 익숙한 현실 속에선 어떤 의식의 변화도 경험할 수 없다. 지성도 감성도 그저 잠들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일상을 탈피한 여행, 그 과정에서 얻는 모든 자극은 우리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 뿐만 아니라 지적·정서적 변화를 몰고 온다. 인간은 바로 이런 변화들이 쌓여 만들어진 존재다. 저자는 인생의 고비마다 여행을 통해 의식의 전환을 이뤘다고 말한다. 그런 ‘전환’의 예는 이 책 9장에서 다루는 이스라엘 여행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1972년 이스라엘 여행 당시 이스라엘 정부가 마련한 일정대로 견학했을 때와 혼자 현지에 남아 둘러볼 때의 시각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고 고백한다.“처음 이스라엘을 방문해 예루살렘 구시가지(팔레스타인인 지역)에 들어가 아랍인들 속에 섞여들자 왠지 마음이 불안했다. 정부 초청 투어로 움직이는 동안 어느새 의식이 이스라엘 쪽으로 기울었는지 팔레스타인사람들이 모두 외계인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들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인간으로 보였다. 선량한 이웃이었다.” 이같은 체험은 훗날 저자가 ‘팔레스타인 보고’라는 글을 통해 팔레스타인 문제를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 나아가 2001년 9·11 테러 직후에는 ‘자폭테러 연구’라는 글을 써 ‘미국의 십자군 전쟁’에 반대하도록 만들었다. 이 책은 여행기의 형태를 띤 문명탐사기이기도 하다. 저자의 여행 체험은 다양한 시공간에 걸친다. 책에는 문명으로부터 고립된 마게시마(馬毛島)라는 무인도에서 현대 도시문명의 첨단을 달리는 뉴욕의 맨해튼까지, 최고급 와인 산지인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카브(지하 와인 저장고)에서 피로 얼룩진 팔레스타인,8세기 종교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아토스 반도의 그리스정교 예배당에 이르기까지 수십년에 걸친 여행 경험이 녹아있다. 이 책은 이같은 여행을 통해 깊어진 저자의 내적 통찰의 세계에 동참할 것을 권한다. 저자는 마쿠노우치(연극 막간에 먹는 주먹밥에 반찬을 곁들인 도시락)를 먹을 때처럼 남기지 않고 먹어도 좋고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 먹어도 좋다는 비유를 들며 독서법까지 친절하게 일러준다.2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월드이슈-유럽 ‘다빈치 광풍’] ‘다빈치 투어’까지… 바티칸 속수무책

    [월드이슈-유럽 ‘다빈치 광풍’] ‘다빈치 투어’까지… 바티칸 속수무책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역사스릴러 소설 ‘다빈치 코드’를 둘러싼 논란의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내용의 진위를 둘러싸고 성서 역사가들이 한바탕 논쟁을 벌인 데 이어 표절 논란에까지 휩싸인 이 소설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가톨릭 교계가 침묵을 깨고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논쟁에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바티칸이 이 소설에 대해 공식 반박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교계에선 강경 대응과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가톨릭 교계의 논란 지난 17일 이탈리아 제노바 시청 강당에서는 제노바교구 주재로 다빈치 코드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강당 좌석과 복도·창문 밖까지 수백명이 운집해 이 소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단적으로 입증했다.“예수가 진짜 결혼을 했습니까?”“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아기를 가졌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교회가 여성의 역할을 무시해 왔습니까?” 질문공세를 받으며 이날 토론회를 주재한 사람은 제노바 교구 대주교이자 차기 교황으로 유력시 되고 있는 타르치시오 베르토네(70) 추기경. 지난 15일 라디오 바티칸을 통해 이 책을 ‘수치스러운 거짓말’‘거짓의 성’으로 비유하며 “읽지도, 사지도 말 것”을 주문한 인물이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이날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왜곡된 이야기를 역사의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고통스럽고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소설의 파장을 경고하기에는 너무 늦은감이 있지만 우리 신자들, 특히 젊은이들을 비판적 경각심으로 무장시키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 논박하는 목소리를 낸데 교계 내부에서 많은 반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이 다빈치 코드에 대한 신도들의 ‘보이콧’을 주문한 것과 달리 상파울루의 호세 마리아 핀헤이로 주교는 이 책을 금서(禁書)로 여길 것까지 없다는 입장이다. 역시 차기 교황 후보로 주목되고 있는 핀헤이로 주교는 베르토네 추기경의 목소리를 교황청의 공식적인 목소리가 아님을 강조하면서 책을 읽더라도 사리분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들이 소설 속에 담긴 사실과 허구적 요소를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며 “책을 읽지 못하게 할 것까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가톨릭 교계에서 이 책의 출간 2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공식대응에 나선 것은 이 소설의 놀라운 성공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황청은 사실과 허구가 마구 뒤섞여 혼동을 초래하고, 특히 로마 교황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성서 대신 ‘다빈치 코드’를 기독교 역사 안내서로 사용하는 것에 경악해 왔다. ●표절 시비와 광고 패러디 논란 레바논에선 이 책에 대한 판매를 금지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고향인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 빈치시에서는 성서의 진실에 이의를 제기한 소설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모의재판이 예술전문가와 가톨릭 성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기도 했다. 또 프랑스의 청바지 제조회사 ‘마리테 프랑소와 저버’는 소설에서 코드 분석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다빈치의 걸작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광고물을 제작했다가 법원의 게시 금지령을 받았다. 여자 예수를 등장시키고 예수의 제자 2명이 청바지를 입고 가슴을 드러낸 채 서로 안고 있는 이 광고물에 대해 법원은 “믿음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행위”라며 신성성 훼손을 내세우며 소송을 제기한 프랑스 가톨릭교회의 손을 들어줬다. 표절 논란도 거세다. 영국 작가 마이클 바이젠트와 리처드 레이, 헨리 링컨은 자신들이 지난 1982년 발간한 논픽션 ‘성혈과 성배’의 구성을 댄 브라운이 통째로 가져다 사용했다며 다빈치 코드 발행사인 더블데이사와 모회사인 랜덤하우스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인기 이런 논란 속에서도 ‘다빈치 코드’의 위세는 여전하다. 오히려 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며 출판사측은 즐거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프랑스어판을 출간해 170만부 판매를 기록한 JC 라테스 출판사의 홍보 담당자 에릭 디빌은 “교황청이 반박을 한 것이 오히려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켜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다빈치 코드 삽화 제작본 출간,‘천사와 악마’(댄 브라운이 2000년 출간한 책)의 번역 출간과 맞물려 교황청이 훌륭한 홍보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출판사는 다빈치 코드 덕분에 창사 40년 만에 돈방석에 앉았다. 디빌은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해 “단지 소설일 뿐”이라며 “암호해독과 비밀결사, 종교, 추리성 등이 어우러진 데다 소설의 대부분이 파리를 무대로 하고 있어 프랑스 독자들의 반응이 식을 줄 모른다.”고 말했다. 소설의 무대인 유럽은 ‘다빈치 코드’의 인기 덕분에 관광업계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소설에 푹 빠진 독자들은 파리에서 런던·스코틀랜드까지 소설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과 소피 뇌브가 성배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에 거쳐간 장소들을 여행하며 소설 속의 무대들을 살피는 즐거움을 맛본다. 미술사·종교 등에 정통한 가이드와 함께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는 패키지 상품 ‘다빈치 투어’를 통해 소설 속의 미스터리를 풀며 여행한 관광객은 이미 2만여명을 넘는다. 내년에는 영화까지 개봉될 예정이다. 소니픽처스는 310만달러에 판권을 매입, 오는 6월 제작에 들어간다. 론 하워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와 오드리 토투, 장 르노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lotus@seoul.co.kr ■ ‘흥행 대박’ 원인은 허구와 실제의 환상적 결합 “미래의 소설은 모두 추리소설이 될 것.”한 추리작가의 지적은 다빈치 코드의 ‘흥행’ 성공 요인을 압축한다. 주인공 랭던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를 연상시키며 유럽 각국을 오가는 빠른 전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식을 충실히 따랐다. 이런 통속성을 극적으로 채색한 것이 가톨릭 교계의 음모를 둘러싼 논쟁적인 메시지와 이를 파헤치기 위해 동원된 예술사와 건축사, 종교철학, 기호학 등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박힌 것이 아니라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 딸을 두었으며 이 혈통이 메로빙거 왕조로 이어졌고 교황청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시온수도회 수장이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암굴의 성모’ 등에 여성성과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코드를 숨겨놓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교황의 적통(適統)을 은폐하려 했던 바티칸 비밀결사 ‘오푸스 데이’가 실존하며 현 교황청 대변인 나발로 발스를 비롯, 차기 교황 후보 일부가 이 결사 회원이란 주장은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과 실제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게 한다. 미국에서만 700만부가 팔려나간 것을 비롯, 전세계 44개국에서 변역돼 2500만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다빈치코드, 진실과 거짓 |파리 함혜리특파원| 작가 댄 브라운은 “주인공 로버트 랭던 등 등장인물을 제외하고 예술과 건축, 밀교의식, 비밀결사에 관한 모든 내용은 역사에 근거하고 있다.”고 했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프랑스의 역사 전문지 ‘이스토리아(Historia)’는 3월호에서 특집으로 ‘다빈치 코드의 해독’을 다루며 내용의 진위를 파헤쳤다. ●템플 기사단 기사단의 역사는 11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설에서 성배를 보호하는 임무를 띤 것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1차 십자군전쟁 때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성물들을 소유하며 재물과 권력을 확보했다. 초창기 로마교회와 왕실은 이들 기사단에 우호적이었지만 권력이 커지면서 갈등 관계로 번져 1307년 10월13일 기습 공격을 받고 궤멸했다. ●시온 수도회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후손을 보호해 귀족혈통(메로빙거 왕조)을 만들었다는 이 수도회는 ‘가톨릭 교리와 전통 보존 연합 기사단’이라는 부속 명칭을 갖고 있다. 사브와지방의 생줄리앙 앙 제느브와시에 등록번호 KM94548로 1956년 6월25일 등록됐다. ●비밀 문서 시온수도회에 관한 문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1975년에 ‘4 LM 1249’라는 번호로 등록되어 있고 열람도 가능하다. 중세당시 기록은 찾기 힘들고 1967년에 정리돼 타이핑된 문서다. 이 문서에 따르면 당시 시온 수도회 회원은 1093명이며 7계급으로 구분돼 있다. 비밀문서는 시온수도회가 템플기사단의 비호세력이라고 주장했다. ●피에르 플랑타르 소설속 소니에르 루브르박물관장의 모티브를 제공한 시온수도회의 마지막 기사단장인 플랑타르는 1920년 3월18일 파리에서 태어난 실제 인물이다.17세에 학교공부를 그만두고 성당에서 생활하며 종교생활에 심취했다. 히틀러 추종자로 극우파 성향의 종교단체 활동을 했다.1942년에 반유대주의를 주장하는 잡지 ‘정복’을 발간했다. lotus@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스타워즈 4(MBC 오후 11시40분) 옛 제다이 기사인 다스베이더의 지배를 받는 제국군과 레아 공주가 이끄는 공화국군과의 전쟁을 주내용으로 한 기념비적인 SF영화. 은하제국의 독재자인 타킨 총독의 돌격대는 레지스탕스인 레아 공주의 우주선을 공격한다. 레아 공주로부터 은하제국의 비밀정보를 의뢰받은 정보 로봇과 통역 로봇은 아슬아슬하게 우주선을 탈출, 혹성 타로인 사막에 도착한다. 두 로봇의 컴퓨터 기억장치에서 레아 공주의 구원 신호를 포착한 루크. 사막의 기인이자 최후의 기사단인 밴 캐노버와 함께 레아 공주의 구출작전에 뛰어든다. 두 사람은 우주공항의 주점에서 우주해적선장 한 솔로와 유인원 추바카를 끌어들인다. 레아 공주의 구출원정대 일행은 데스 스타에 잠입하여 공주를 구출, 혹성 야빈으로 귀환한다. 레어 공주가 빼낸 데스 스타 요새의 비밀이 드디어 분석된다. 이 비밀을 바탕으로 은하공화국의 평화를 되찾기 위한 대십자군의 반격이 시작되는데…. 미국 영화의 전통적 장르인 서부영화에서 전쟁영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재미있는 요소를 고루 갖춰 SF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품이 됐다. 해적, 모험, 갱스터 무비, 공포, 뮤지컬적 요소도 포함돼 있고, 여기에 철학적 우화까지 곁들였다. 스타워즈 시리즈 가운데 가장 먼저 만들어진 작품.1977년 아카데미상 7개 부문을 휩쓸었고,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뒀다. 마크 해밀, 캐리 피셔, 해리슨 포드, 피터 쿠싱 등이 출연했고, 조지 루카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121분. ●내 이름은 쿠바(EBS 오후 11시45분) 미국의 꼭두각시였던 바티스타 정권이 몰락하고 피델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기 전까지 쿠바의 현실을 다큐멘터리적인 화면으로 그려낸 작품. 마치 완결된 여러 단편들을 합쳐 놓은 듯 진행된다. 흥겨운 클럽과 인적이 닿지 않는 오지까지 다양한 쿠바의 모습을 스펙터클하게 담아내며, 당시 쿠바의 열광적인 정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영화는 부패한 경찰 간부를 암살하려는 청년학생 엔리케(라울 가르시아)를 통해 다양한 정치계급의 삶의 모습을 포착해 낸다. 결국 바티스타 정권에 대항하는 학생, 시민들의 저항운동이 카스트로로 결집돼 혁명으로 비화한다. 쿠바혁명에 대한 역동적인 찬가로, 미하일 칼라토조프 감독의 1964년작.141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씨줄날줄] 민주주의 증진법안/이목희 논설위원

    프랑스혁명 직후 나폴레옹이 등장하자 유럽의 석학들은 흥분했다. 자유민주주의 전파자로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베토벤은 영웅교향곡을 지었고, 괴테도 나폴레옹을 칭송했다. 철학자 헤겔은 자신이 살던 예나에 나폴레옹군이 진입하자 “말을 탄 절대정신(세계정신)을 보았다.”고 말했다. 베토벤은 그러나 나폴레옹이 황제에 오르자 그에게 헌정한다는 뜻을 담은 영웅교향곡 속표지를 뜯어버렸다. 헤겔은 나폴레옹군에 의해 집이 약탈당하고, 대학이 폐쇄되어 직장까지 잃었다.‘공허한 자유이념의 한계’를 느낀 헤겔은 시대를 구원할 대안을 ‘국가’에서 찾게 된다. 선진 이념과 체제, 종교를 가진 집단이 그렇지 못한 집단을 반드시 교화시켜야만 하는가. 그 방법은 어찌해야 좋은가. 이런 논란은 인류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그리스 문화를 동방에 심겠다는 알렉산더의 꿈, 로마제국의 영화, 중세 십자군전쟁과 이슬람세력의 유럽 공격에서 근세의 제국주의론까지…. 동양의 중화(中華)사상도 마찬가지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의 주제어로 ‘전 세계적 민주주의 확산과 폭정 종식’을 내걸었다. 이를 구체화한 ‘민주주의 증진법’이 미국 상·하원에 상정됐다. 알렉산더와 나폴레옹을 잇는 어마어마한 구상이다. 20세기 공산주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헤겔의 변증법론에 따르면 언젠가 바뀌겠지만, 영미식 민주주의는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낸 가장 나은 체제라고 인정받는다. 여기에 대적할 자 없는 ‘미국의 힘’이 실린다면 “2025년까지 45개 독재국가를 민주화하겠다.”는 주장이 실현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이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있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가장 잔혹한 것은 종교전쟁이고, 다음이 이념전쟁이라고 한다.“나만이 옳다.”는 신념이 지나치면 독선이 된다. 폭력이 정당화되고, 목적을 위해 스스로 민주절차를 무시하기도 한다. 미국의 이라크점령을 하나의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집트·레바논을 필두로 독재국가에 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의 영향이 클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변화시키려는 주 대상이다. 나폴레옹전쟁에서 보았듯, 집과 직장을 잃고서는 자유민주주의도 의미가 없다.‘민주주의 증진법’은 고립·무력보다는 개입·포용으로 북한을 자유화시키는데 활용되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책꽂이]

    ●한 말씀만 하소서(박완서 지음, 세계사 펴냄) 소설가 박완서가 아들을 잃은 고통을 견뎌내는 과정을 담담하게 적은 산문집. 자식을 먼저 보낸 참척의 고통과 슬픔이 절절히 묻어나는 작가의 내면일기다.9500원. ●연어(전2권)(김하인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 멜로소설 ‘국화꽃 향기’의 인기작가가 새로 펴낸 ‘그리움’과 ‘기다림’의 정서가 가득한 장편소설.33세 남자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회한을 그렸다. 각권 7500원. ●조 신부님(토니 헨드라 지음, 이영기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베네딕트회 소속 수도사였던 조 신부(본명 조지프 워릴로)와의 만남을 통해 믿음과 우정, 가족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린 자전소설. 조 신부는 60여년을 맑은 영혼의 수도사로 살다간 실존인물이다. 지은이는 미국의 풍자작가.1만원. ●술탄 살라딘(타리크 알리 지음, 정영목 옮김, 미래M&B 펴냄) 십자군 전쟁의 영웅 살라딘의 행적을 통해 이슬람 역사를 되짚어본 역사소설. 중세 이슬람 궁정의 사회상과 권력투쟁, 동성애 등을 이해할 수 있다.1만 5000원. ●하룬과 이야기 바다(살만 루시디 지음, 김석희 옮김, 달리 펴냄) ‘악마의 시’로 잘 알려진 인도출신 작가 살만 루시디가 이란 정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뒤 10년 동안 도피생활을 하면서 쓴 우화소설. 소설의 속성인 허구와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풍자가 담겼다.9000원.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이철수 지음, 삼인 펴냄) ‘그림으로 시를 쓰는’ 판화가 이철수가 자연, 이웃들과 교감한 살갑고도 넉넉한 이야기.190여 통의 짧은 엽서 형식에 상념을 담아 작가는 손칼국수, 손자장면 같은 글맛을 전해준다.9800원.
  • [열린세상] 근본주의 종교정치,미국과 한국/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가장 영향력을 행사한 이슈는 ‘도덕적 가치’였다고 한다. 유권자의 22%가 그것을, 그리고 20%,19% 가 경제와 테러리즘을 꼽았다. 그러나 이들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이들 이슈는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끈끈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도덕적 가치는 일반적으로 그 말이 표현하는 ‘깨끗함’이나 ‘공정함’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기독교적 가치를 지칭하는 듯하다. 그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응답자 중 78%가, 그리고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신앙이라고 대답한 사람의 90%가 부시 후보를 선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매주 교회에 가는 개신교 신자’의 부시 투표율이 68%인 반면 존 케리 후보의 그것은 31%에 지나지 않는 것을 봐도 마찬가지다. 또 교회에 가는 빈도수가 높아짐에 따라 부시 지지율이 높은 것을 보면, 그리고 미국 인구의 3분의1이 근본주의적 기독교 신자라는 것을 보면, 그 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유권자의 투표 성향을 가르는 어떤 기준들(성별·인종·소득수준·교육수준·노동자의식)보다 ‘교회 가는 백인 개신교도’라는 기준이 강력해진 셈이다. 종교, 특히 기독교가 정치화하고 있다. 이 종교정치의 경향은 단순히 ‘보수적’이기보다는 근본주의적이다. 문명의 충돌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새무얼 헌팅턴도 최근 저서 ‘우리는 누구인가’에서 미국이 기독교적 종교 국가임을 분명히 했다. 히스패닉의 증가가 미국의 국가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말하면서, 그는 미국의 종교성이 미국 사회를 다른 서구사회로부터 구분하는 특성이라고 했다. 문제는 모든 근본주의적 종교가 다른 사람을 악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을 선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또 그 경향은 단순히 정신적 도덕주의에 그치지 않고 폭력적 전쟁을 통해 정치를 종교화한다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근본주의는 도덕적 가치를 넘어 폭력이자 정치권력이다. 부시도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십자군전쟁이라 불렀다. 또 이들이 내세우는 도덕적 가치에 따르면 낙태, 동성간 결혼, 줄기세포 연구 등은 전통적 가족을 해치는 ‘악’이라 여겨진다. 이 배타적 도덕주의의 영향 때문에 미국 국내에서 분열과 갈등은 최고점에 달했고 치유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 국제적으로도 근본주의적 정치는 배타적 일방주의를 초래할 것이다. 결국 이런 배타적 종교정치는 민주주의의 힘을 뿌리에서부터 뒤흔든다. 다원성을 보장하려면 민주주의는 마땅히 세속주의에 기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이런 기독교 근본주의가 기승을 부리니 유감스럽다. 몇 달 전에도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해서 물의를 빚었다. 최근엔 포항 불교신자들이 포항을 기독교화하려고 한다며 시장을 비판했다. 시장이 포함된 “‘포항기관장 홀리클럽’은 포항을 거룩한 기독교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적을 가진 단체”이며,‘세계 성시화운동’의 사업 재원으로 포항시의 재정 1%를 사용하려 한 의혹이 있다고 한다. 이 근본주의는 과거 서구 기독교 못지않게 선교 제국주의의 형태를 띤다. 지난 4월에도 이라크에 선교하러 간 목사 일행이 무장 세력에게 피랍되었다가 다행히 풀려났는데, 그들 중 2명이 포함된 목사 일행 5명이 9월29일 재차 이라크에 무단 입국했다 겨우 돌아온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순교자 ○○○’이라고 쓰인 목걸이를 달고 다녔다는데, 공격적 선교를 ‘순교’로 미화하지 말라.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단순히 정교 분리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못하다. 맹목적인 정교분리 원칙이 한국 사회에서 종교를 민주주의적 개방성과 다원성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종교도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하고 정치적 힘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다원적 세속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근본주의는 불안한 자유민주주의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 “부시 재선 美암흑시대 전주곡”

    |채플힐·더램(미 노스캐롤라이나주) 김수정특파원|“세상 사람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역시 미국인들은 오만하다고 하겠지요.”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승복 연설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리 선언을 지켜본 듀크대 대학원생 수지는 자신과 같은 케리 지지자들은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케리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미 동남부의 전형적인 보수 성향 지역이다. 케리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의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선거인단 15명을 부시에게 안겨줬다. 에드워즈가 비운 자리도 공화당의 리처드 버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미국의 사립 명문 듀크대학이 위치한 더램과 주립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을 중심으로 한 채플힐, 이 두 도시는 진보주의 색채가 아주 강하다. 일종의 섬 같은 곳이다. 선거 전후로 공화당 지지자보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생각을 취하도록 들을 수 있었다. 듀크대내 국제정치 및 지역, 인문 연구소인 J H 프랭클린 센터 등 대학의 연구소와 지역단체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공개 강좌는 영역을 불문하고 반(反)전-반(反)부시 이데올로기를 바탕에 깔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뒤 케리 지지자들은 외교적 일방주의 고수를 가장 걱정했다. 자신을 ‘열성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50대의 루이스 테트롤트(여·건축업)는 “세계인들로부터 더 이상 오만한 미국인으로 불려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20대 후반의 유치원 교사인 앤드루는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임해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평화유지군의 역할에 그쳐야 한다.”며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테러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한 정책결정이 강화될 것이란 우려도 상당했다. 이미 동성애자 결혼, 낙태 허용 등 종교적 이슈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분열된 미국 사회에서 부시 대통령과 그를 중심으로 한 복음주의자들이 이른바 ‘십자군’의식을 바탕으로 미국 사회를 주도해 나갈 것이란 점이다. 벤저먼 페인이라는 한 주민은 지역 방송 홈페이지에 “미국인들이 부시를 다시 선택한 것은 미국의 암흑시대 도래를 예고하는 것이며 ‘크리스천 파시즘’이 횡행할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격문 광고를 내기도 했다. 반(反)부시 편에 선 미국민들이 기독교적 윤리관에 대한 보수층의 집착에 대해 갖는 반감은 미국 언론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한 듯했다. 프랭클린센터의 한 연구원은 “부시와 그를 지지하는 복음주의자들은 정책판단의 근거로 헌법보다는 성경을 우위에 두는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회에 충실히 다니고 있다는 루이스는 “기독교 지상주의와 전쟁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십자군 정신으로 대중동 정책 등 외교정책을 계속 밀고 나간다면 ‘크리스천 파시즘’이란 극단적인 용어 규정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직원인 뱅트 칼슨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 전반을 찬성하진 않지만 부시에게 표를 던졌다고 했다.“미국은 전쟁이라는 강의 한복판 물살을 타고 있다. 강하구에 도착하기 전에 큰 물줄기에서 벗어나면 보트는 전복되는 것 아니냐.”는 게 그의 주장이다. crystal@seoul.co.kr
  • ‘고대이집트’ ‘마야문명’ 등 출간

    세계 각국의 문화와 역사, 자연, 예술에 관한 전문서적을 펴내는 출판사로 유명한 이탈리아 화이트스타 출판사의 ‘고대문명 시리즈’ 네 권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도서출판 생각의 나무는 지난해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앙코르’ ‘고대 인도’ ‘고대 중국’을 낸 데 이어 이번에 ‘고대 이집트’ ‘고대 이스라엘’ ‘잉카 문명’ ‘마야 문명’ 등 네 권을 새로 출간했다.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사진을 풍성하게 담고 있는 것이 이 시리즈의 특징. 응접실 탁자나 거실 소파에 놓고 짬짬이 들여다보는 이른바 ‘커피 테이블 북’ 개념의 책이다. ‘고대 이집트’(알베르토 실리오티 지음, 박승규 옮김)는 파라오의 시대부터 이집트 아랍 공화국에 이르는 5000년 이집트의 역사를 다룬다. 나일 계곡에 언제 인간들이 발을 디뎌놓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대략 기원전 4000년경 40여개의 도시국가가 세워졌고, 기원전 3500년경에는 상·하 두 왕국으로 통합됐으며, 기원전 3000년경에 비로소 통일왕국이 성립된 것으로 본다. 통일왕조가 세워진 뒤에는 30왕조가 흥망했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천년왕국의 신성한 땅 이집트의 종교와 삶 그리고 신들의 세계를 살핀다.‘고대 이스라엘’(사라 코차프 지음, 이영찬 옮김)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세계 3대 종교가 만나는 문명의 교차점인 이스라엘 땅으로 떠난다. 요르단강을 따라 갈릴리 언덕을 넘어 지중해 연안으로부터 네게브 사막에 이르는 이스라엘의 영토와 민족, 사적지, 예술품들을 보여준다. 책은 헤롯 시대의 예루살렘과 십자군 시대의 항구도시였던 악고, 로마시대와 비잔틴시대 벧산의 옛 영광을 재현했으며,‘성묘교회’ ‘바위의 돔’ 등 건축물들을 투시도를 통해 설명한다. ‘잉카 문명’(마리아 롱게나 등 지음, 고형지 옮김)은 기원전 3000년부터 잉카 제국이 몰락한 1533년까지 고원지대와 안데스의 설봉 사이에서 흥망성쇠를 거듭한 문명들의 역사를 다룬다. 벽돌 피라미드에서 기상천외한 석조도시, 월터 알바가 람바예케에서 발굴한 모체(Moche)의 무덤까지 흥미진진한 고고학 유적지들을 만날 수 있다.‘마야 문명’(마리아 롱게나 지음, 강대은 옮김)은 멕시코 문화의 영화와 몰락,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파괴된 자취를 펼쳐보인다. 멕시코 남부, 벨리즈, 온두라스 그리고 엘살바도르 일부를 포함하는 광대한 지역의 다양한 문화들은 오늘날 ‘메소아메리카 문명’이라 불린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고대 멕시코 문명이다. 책은 피에 굶주린 낯선 신들로 가득한 마야문명의 영광과 몰락의 흔적을 더듬는다. 각권 9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정부 “반미선동 노린 개인소행”

    최근 이슬람 순교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는 대(對)한국 테러위협 성명은 반미 감정을 선동하기 위한 개인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지난 10일 이슬람 웹사이트에 올려진 ‘하무드 알마스리 순교대대’ 명의의 한국군 및 한국내 시설물 공격 위협에 이어 지난 18일 ‘순교대대’ 명의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글을 분석한 결과, 테러를 가할 능력이 없는 개인이 쓴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아랍어 전문가에 따르면 작성된 두 글의 문체와 문장 스타일, 그리고 철자법 등이 같은 사람의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반미감정을 선동하려는 목적에서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순교대대’로 해석되는 아랍어 ID를 이용해 이슬람 웹사이트 ‘오픈 포럼’에 실린 ‘한국 사람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은 “이것은 십자군 전쟁을 벌이는 미국에 무릎을 꿇은 앞잡이인 한국 정부에 두번째 경고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 배치한 한국군을 7일 이내에 철수하지 않으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 허물어 버리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10일에는 다른 이슬람 웹사이트 ‘몬타다’에 ID ‘하무드 알마스리 순교대대’라는 이름으로 올린 ‘한국 정부에 대한 경고’라는 글에서 “한국이 이라크 추가파병군을 14일 이내에 철수하지 않으면 한국군과 한국 시설물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정부는 두 사이트가 각각 미국의 뉴욕과 댈러스에 서버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 미 정부를 통해 서버 운영자에게 문제의 글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2주내 철군안하면 자이툰 공격”

    이슬람 단체가 또다시 한국에 대한 테러를 경고,정부가 진위 파악에 나섰다. 정부 당국자는 12일 “자칭 동남아 알카에다 조직망이라고 일컫는 ‘하무드 알마스리’라는 이슬람 순교자 단체가 한국이 이라크 추가 파병군을 14일 이내에 철수하지 않을 경우 한국군과 한국내 시설물을 공격하겠다는 경고문이 ‘몬타다’라는 아랍어 웹사이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 단체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경고문의 신빙성 여부에 대한 추가 분석과 함께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어로 ‘한국 정부에 대한 경고’라는 제목의 경고문은 “(한국군이) 14일 이내에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우리가 고통을 줄 것을 경고하며 지금이 철군의 좋은 기회”라면서 “이에 따르지 않으면 이라크 주둔 한국군과 한국내 시설물을 하나하나 공격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경고문은 특히 “한국내 시설물은 우리로부터 멀리 있지 않다.”며 그 이유에 대해선 “서울에 우리 기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위협했다. 이 글의 작성일은 지난 9월30일로 돼 있으나 실제 ‘몬타다’라는 웹사이트에는 10일 올려진 것으로 알려져,이들이 제시한 철수 시한은 14일이거나 24일이 된다. 이슬람 단체의 대(對)한국 테러 위협은 지난 1일 알카에다의 2인자 알 자와히리의 육성녹음 추정 테이프에 이어 두 번째다.지난 1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방영된 이 테이프는 알 자와히리로 추정되는 인물이 무슬림 젊은이들에게 이슬람 세계를 침공한 십자군과 미국,한국 등의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 조직적인 저항에 나서라고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공관 시설물 경계 및 보안,그리고 선박 등 한국 기업 관련 시설물 및 재산,교민 신변 안전 등의 보호를 위해 한층 강화된 조치를 취할 것을 재외공관에 재차 당부하고,국내 시설물 경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하무드 알마스리’라는 단체가 서울에 기지를 갖고 있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해 이에 대한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당국자는 “현재로선 테러 위협의 진위를 파악할 수 없지만 항상 테러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그러나 불필요하게 염려할 필요는 없으며 이번 테러위협 공개를 정보제공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종교플러스] ‘전쟁과 종교’ 12차례 특별강좌

    신앙인아카데미는 12월22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30분 서울 돈암동 골롬반선교회에서 ‘전쟁과 종교’를 주제로 특별기획강좌를 마련한다. 강좌는 총 12차례에 걸쳐 이라크전쟁,십자군전쟁,아일랜드전쟁,인도-파키스탄전쟁,티베트-중국 분쟁 등 종교문제와 관련된 전쟁들을 되짚는다.1998년 사회운동을 벌이던 가톨릭 평신도들이 설립한 신앙인아카데미는 다양한 연구자들을 강사로 초빙해 강좌를 열어왔다.(02)929-4121.
  • 인간을 아름답게 하는건 바로 인간 자신입니다

    인간을 아름답게 하는건 바로 인간 자신입니다

    ●착한 일 보기만 해도 건강해진다? ‘테레사 효과’라는 게 있다.테레사 수녀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에서 유래한 의학용어로,착한 일을 하거나 착한 일을 하는 것을 보기만 해도 몸 안에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물질이 생겨난다는 것이다.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자신의 몸만을 생각하며 사는 암환자의 평균수명은 19개월인 반면,자원봉사 생활을 하는 암환자의 평균수명은 37개월로 거의 2배를 더 산다고 한다.남을 도우면 삶의 보람을 느끼게 되고,이때 체내 면역성도 강화되면서 몸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실제로 테레사 수녀는 인도의 빈민가에서 여든일곱까지 살았으며,슈바이처 박사는 전염병이 들끓는 열대우림 아프리카에서 아흔 살을 살았다.그런가 하면 한국 입양아의 대모 바서 홀트 여사는 아흔여섯의 나이로 봉사의 삶을 마쳤다.이들의 건강하고 긴 생애는 단지 우연에 불과한 것일까.이들에겐 모두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나눔과 상생의 삶을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존과 상생 되짚어 본 에세이집 ‘당신에게 좋은 일이 나에게도 좋은 일입니다’(최재천 등 지음,고즈윈 펴냄)는 공존과 상생,조화의 의미를 각 분야 전문가들의 눈으로 살핀 15편의 글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얼마전 우리 법원에서는 도롱뇽과 도롱뇽의 친구들을 원고로 한 소송이 기각된 적이 있다.도롱뇽이 소송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 주된 이유다.반면 일본에서는 홋카이도 다이세쓰산 국립공원 인근의 주민과 환경단체가 터널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다이세쓰산에 서식하는 ‘우는 토끼’를 원고로 소송을 제기,30년만에 승소한 일이 있었다.선진 외국에선 이와 유사한 판례들이 적지 않다.그러면 우리의 도롱뇽은 정말 소송당사자가 될 수 없으며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존재일까.이 책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필자 가운데 한 명인 숲해설가 유영초는 해월 최시형의 말을 인용,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강조한다.“제비의 알을 깨뜨리지 아니한 뒤에라야 봉황이 와서 거동하고,초목의 싹을 꺾지 아니한 뒤에라야 산림이 무성하리라.” ●‘호모 사피엔스’ 대신 ‘호모 심비우스’ 제안 책의 필자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이처럼 자연의 순리를 따르라는 것 혹은 공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이란 말로 요약된다.이러한 정신은 홍세화(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의 글 ‘다름=틀림의 견고함에 대한 소고’의 톨레랑스 개념이나 최재천(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이 소개하는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us)’라는 개념에 잘 드러나 있다.공생은 인간의 생존 자체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하는 최재천은 인간이 스스로 현명하다고 자처하며 붙인 호모 사피엔스 대신,21세기 새로운 인간상으로 ‘공생인’을 뜻하는 호모 심비우스라는 말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신화연구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의 상생의 철학은 어떨까.이윤기는 물길도 바로잡고 땅의 선도 만들고 싶어 양평에 2000평가량의 땅을 샀는데,결국 “물길을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건 물 스스로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토로한다.자연의 순리를 실천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는 얘기다.그는 고추를 직접 재배하면서 “물은 석 자만 흘러도 스스로를 맑게 한다.”는 이치를 깨닫게 됐다고도 말한다. 책은 자연과 생명에서 세계평화의 차원으로까지 시야를 넓혀간다.세계평화에 위협적인 존재로 종종 비쳐지는 이슬람에 대해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그동안 왜곡돼온 진실을 밝힌다.우리가 익히 들어온 ‘한 손에는 칼,한 손에는 코란’이라는 말은 그가 늘 주장하듯 서구가 이슬람을 정복하면서 만든 허구다.이슬람이야말로 공존과 상생이라는 뿌리 아래 성장한 ‘평화의 종교’라는 것이다.이슬람은 주변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기화함으로써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이같은 포용력과 융화력은 이슬람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필자는 한 예로 1099년 예루살렘에 입성한 십자군들은 무슬림과 유대교도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한 반면,1187년 살라딘 장군이 이끄는 이슬람군은 예루살렘을 탈환했을 때 그들을 조금도 건드리지 않았던 사실을 든다. ●“기차가 달릴 수 있는 건 평행선 덕분” 이 책에는 생명과학자와 신화연구가가 나오고 역사가,시인이 등장한다.이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우리에게는 너와 내가 따로 있지 않다고.책 끄트머리에 실린 정호승의 시 ‘정동진’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존과 상생의 가치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생생하게 그려보인다.“…또다시 해변을 따라 길게 뻗어나간 저 철길을 보라/기차가 밤을 다하여 평생을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서로가 평행을 이루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우리 굳이 하나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기보다/평행을 이루어 우리의 기차를 달리게 해야 한다.…” 1만 2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9·11 이후…] (상)테러 진앙지 왜 이슬람인가

    [9·11 이후…] (상)테러 진앙지 왜 이슬람인가

    ‘테러의 배후에는 왜 항상 이슬람 전사들이 등장하는가? 3년 전 뉴욕의 9·11테러뿐 아니라 지난주 러시아 베슬란의 학생 인질극에서도 이슬람 무장세력이 개입된 것으로 전해졌다.미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9·11 3돌을 맞아 평화를 강조하는 코란을 읽는 이슬람권에서 테러전사들이 양산되는 까닭을 집중 분석했다. ●‘침략자를 베어버리고‘ 코란 신봉 베슬란의 러시아 인질범들은 이슬람권인 체첸의 독립을 주장했다.최근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 프랑스 언론인 2명도 이슬람 무장세력에 납치돼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이슬람 여학생들이 학교에서 전통의상인 머리스카프를 쓰지 못하도록 금지한 프랑스 법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이슬람권과 충돌하는 지역에선 테러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이슬람권 테러세력들이 꼭 미국을 겨냥하는 것만은 아닌 셈이다. 1차적 이유로 53개국에서 13억인구를 가진 이슬람권 ‘내부의 문제’를 꼽는다.특히 아랍지역을 중심으로 1000년 이상 지속된 과격 원리주의자와 평화와 개혁을 부르짖는 온건주의자의 갈등에 따른 ‘부산물’이라는 지적이다.이슬람권 정부의 억압적이고 가학적인 속성도 간접적으로 테러를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다. 코란의 가르침에 충실하라는 원리주의자들은 서구문물을 배격한다. 십자군 전쟁에서 그랬듯이 기독교 문화와 서구적 이념을 ‘이단’으로 본다.오토만 제국 이후 끊긴 이슬람의 영화를 꿈꾸기도 한다. 9·11테러의 주범으로 몰린 오사마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정 타도를 목표로 한다.이들은 1979년 왕권을 무너뜨린 호메이니옹의 이란 혁명을 전형으로 삼는다. 원리주의자들은 “침략자를 베어버리고…너희를 몰아낸 장소에서 그들을 다시 몰아내라.”는 코란의 가르침을 내세운다.1990년대 세력화한 알 카에다는 여기에서 테러와 폭력의 정당성을 찾는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이 반미 부추겨 따라서 팔레스타인을 쫓아낸 이스라엘은 분명한 ‘적’이자 이교도다.이들의 뒤에는 서구문명의 대명사격인 미국이 있다.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한 미국과의 전쟁은 불가피하다고 본다.세계 이슬람 가운데 아랍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하지만 중동문제가 ‘핫 이슈’가 됨으로써 테러리스트와 아랍계 이슬람은 같은 말로 쓰였다. 9·11도 이스라엘과 반목하는 이들 원리주의자의 공격으로 해석된다.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했으나 성과를 거두기보다 이슬람 원리주의자의 입지만 강화시킨 측면이 크다고 타임은 13일자 최신호에서 밝혔다.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미국에 동조하는 비율은 올해 15%로 떨어졌다.9·11 직후인 2002년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 우호적이던 61%와는 아주 딴 판이다. ●일방적 서구식 민주주의 이식은 곤란 게다가 9·11 이후 이슬람권에서는 서구식 민주화에 대한 논쟁이 격화됐다.물론 극단적인 원리주의자들이 자살공격을 서슴지 않는 가운데 이란에서는 진보적 개혁론자들이 민주화 운동을 벌였다. 지난 2월 이란 총선에서 개혁론자들이 배제되자 도시지역의 유권자 70%는 투표를 보이콧했다.이들은 아직 정치적인 힘을 얻지 못했지만 테러를 수단으로 삼는 극단주의와는 다른 ‘실험적 노선’을 걷고 있다. 다수의 이슬람 온건주의자들도 ‘종교적 이름’을 내건 폭력을 비난한다.특히 민간인을 살해하는 수법은 이슬람 교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한다.코란은 무기를 들지 않은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했다.팔레스타인의 자살공격은 무장한 ‘적군’인 이스라엘을 상대로 하기에 부분적으로 용납된다. 그러나 첨단무기를 앞세운 미군의 이라크 침공과 장기간의 주둔으로 원리주의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영국의 회교도 가운데 13%는 알 카에다나 유사한 조직이 미국을 다시 공격하는 게 정당하다고 대답했다.핵심적인 과격 회교도들도 영국에서만 1만명을 넘어 계속 느는 추세다. 미 프린스턴 대학의 역사학자 버나드 루이스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오토만 제국의 붕괴 이후 이슬람 사회가 서구문명에 침해당했다는 인식이 이라크 전쟁 이후 확산돼 호전적인 이슬람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무사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대테러 전쟁에서 미국의 편에 섰으나 이슬람 성직자들은 금요일마다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서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성전(지하드)’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이 중동에서 이라크를 서구식 민주화의 거점으로 삼으려 하지만 문화적·종교적 이질감을 무시,더 큰 테러만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이라크 무장단체, 네팔인 12명 살해

    |바그다드·두바이 연합|한 이슬람 무장단체가 31일 이라크에서 납치됐던 네팔인 12명을 살해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이번 인질 살해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이라크에서 미군 주도 연합군을 몰아내기 위해 인질 납치와 살해를 시작한 지난 4월 이후 가장 대규모로 이뤄진 것인 데다 네팔이 이라크전 참전을 거부한 국가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무장단체들은 그동안 한국인 김선일씨 등 이라크에서 활동중이던 20여개국 출신 외국인 100명 이상을 납치해 왔으며 현재 20명가량이 아직 석방되지 않고 있다. ‘안사르 알 순나’란 단체는 웹사이트에 올린 비디오 화면과 사진을 통해 12명의 살해 장면을 보여주고 “우리는 불교를 믿으면서 이슬람 교도와 싸우고 유대인과 기독교에 봉사하기 위해 이곳에 온 12명의 네팔인에게 신의 판결을 집행했다.”고 주장했다.살해된 인질들은 요리사와 청소부 등으로 일하기 위해 이라크에 입국했다가 지난 20일 납치됐다.이 단체는 성명에서 “미국은 오늘날 무슬림에 대한 사악한 십자군전쟁 같은 테러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모든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다른 국가의 도움도 받고 있다.”며 미군과 계속 항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알 순나가 올린 비디오에는 복면을 한 한 남자가 땅바닥에 누워 있는 한 남자를 참수하는 장면과 다른 한 남자가 나머지 11명의 네팔인 뒤에서 자동소총을 발사해 살해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 [이라크 ‘종교전쟁’ 비화되나]기독교·이슬람교 타협없는 대립 심화

    이라크 전쟁이 끝난 지 1년이 훨씬 지났지만 이라크에서는 연일 테러와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최근에는 이라크 무장 저항세력들이 미군과 외국인뿐 아니라 기독교 교회와 단체들로 공격 대상을 확대하면서 종교 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이같은 우려 속에 테러 위협을 피해 인근 시리아와 요르단 등지로 탈출하는 이라크 내 기독교인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종교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슬람과 비이슬람,특히 기독교간의 갈등과 대립을 일찍부터 점쳤었다.이른바 ‘종교전쟁’이다.그러면 과연 이라크는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종교 전쟁’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일까.선문대 이원삼(46·이슬람사상) 교수와 강남대 이찬수(42·비교종교학) 교수의 대담을 통해 이라크 종교전 상황을 점검하고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 등을 들어본다. ■ 이원삼·이찬수 교수-전문가 대담- ●이원삼 교수 현 상황을 ‘종교전쟁’으로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전쟁의 속성상 종교보다는 정치·경제적 요인이 더 크고 여전히 그같은 성격이 짙은 게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개되는 양상을 볼 때 종교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찬수 교수 종교가 가진 보편성을 도외시한 채 특정 이념과 교리를 강조한 종교행위는 독선적이고 배타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기독교뿐만 아니라 이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현재의 이라크를 포함한 이슬람권의 움직임을 볼 때 명쾌하게 ‘종교전쟁’으로 선을 그을 수 없지만 왜곡된 종교관으로 인한 갈등이 심각한 대립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다.종교전쟁의 위험성이 짙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원삼 교수 흔히 이라크 전쟁을 이슬람과 서구권의 충돌에 국한해 보고 있지만 문제는 비단 이슬람-서구세계만의 대립에 머물지 않는다.이슬람권 내부의 복잡한 관계와 미국을 비롯한 서구세계의 이해관계를 함께 연결하면 현재의 이라크 사태를 결코 단순하게 볼 수 없고 파병과 관련해 한국의 입장에서도 심각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찬수 교수 역사적으로 종교간 충돌과 갈등을 들여다보면 사소한 계기가 엄청난 살육을 불러온 경우가 많다.중세 십자군 전쟁만 하더라도 처음에는 단순한 성지 순례를 둘러싼 탈환 목적에서 시작됐지만 그 결과는 엄청난 피해와 희생을 낳았다.문제는 종교가 이념이나 외적인 표현 양식이 아니라 그 문화권이 지닌 독자성과 특성을 이해하고 실현하는 방식으로 작용할 때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서구의 기독교가 이슬람 문화권을 인정하고 이해한다면 전쟁으로까지 비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말이다. ●이원삼 교수 지구상의 모든 문화권에 각자 특수성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이라크만 하더라도 각 부족마다 관습과 언어 종교적 이념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너무 그들을 모르고 있다.그 특수성을 외면한 채 무력적인 방법으로 변화를 불러일으키려 한다면 전쟁을 피할 수 없다.그런 점에서 한국의 이슬람권 선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한국기독교계의 예루살렘 평화의 행진은 비록 무사히 끝나기는 했지만 문화우월주의에 치우친 파행적 선교 측면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찬수 교수 이제 기존의 종교관은 세계 평화의 측면에서 볼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케케묵은 사고의 패턴으로 종교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말이다.종교에서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새로운 사고의 혁명이 절실하다.지금 행해지고 있는 한국 기독교계의 해외선교도 반드시 이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원삼 교수 현재 한국 기독교계가 파견하고 있는 해외 선교사의 70%가 이슬람권에 몰리고 있다.선교에 대한 열정은 좋지만 현지 사정을 도외시한 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식의 선교는 거꾸로 적을 만들 뿐이다.선교다운 선교도 시작하지 못한 채 적대감만 낳는다면 선교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찬수 교수 거듭 말하지만 이슬람권의 종교적 특수성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현재 이라크에서 준동하고 있는 원리주의자들이 과격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거꾸로 기독교 입장에서 이슬람을 이해하고 포용할 여지가 많다고 본다.이슬람은 쿠란에서도 타 종교를 배척하지 말라는 원리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슬람과 기독교가 상호이해를 통해 폭력을 막고 줄일 방법은 충분하다고 본다. ●이원삼 교수 문제는 전쟁의 명분이 종교적으로 가려지고 있다는 점이다.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전쟁에서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분석하고 있다.옛소련 영향권에 있던 반미성향의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아랍국들이 친미로 돌아섰고,이라크 전쟁으로 미국을 두려워하게 되었다는 점이 바로 큰 이유다.이라크와 이라크 바깥의 아랍국들이 속속 뭉치는 과정에서 이슬람의 원리를 강조하고 있음은 바로 종교적인 선명성을 통해 응집력을 강화하려는 속셈이다. ●이찬수 교수 이슬람 국가들이 종교를 표방하면서 전쟁을 선언한다면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서로 이해하면서 어떻게 서로를 죽일 수 있는가. ●이원삼 교수 문제는 이슬람공동체(움마),혹은 이슬람국가 건설을 위한 원리주의 세력들이 종교전쟁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현재 이라크의 상황은 광복 후 좌우이념 대립의 혼란에 빠졌던 한국의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각 세력들이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그중에서도 알카에다나 알자르카위는 632∼661년 정통 칼리프 시대로 복귀해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자는 원리주의를 강하게 내걸고 있다.많은 아랍국 이슬람 신도들이 이같은 이슬람 움마 건설에 동조해 이라크로 결집하고 있는 상황이 종교전쟁을 예고케 하는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이찬수 교수 우려대로 상황이 종교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한국의 입장에서도 피해가 없을 수 없다.지금부터라도 이슬람 세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종교전쟁의 참상을 막고 서구 세계의 제국주의적 팽창 드라이브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유력한 집단이 바로 종교일 수 있다.국내에서도 일반인들이 이슬람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아랍문화센터 같은 공간을 마련하는 데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원삼 교수 이라크 대사관 직원만 보더라도 미국 2000명,일본 200명에 비해 한국은 턱없이 적은 8명에 불과하다.현지의 정보 파악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김선일씨의 희생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외교채널 이전에 현지의 종교 지도자나 족장 등 대표들과의 폭넓은 유대관계를 확보해 나간다면 사고나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여행이야기/이진홍 지음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여행하지 않는 자는 단지 그 책의 한 페이지를 읽을 뿐이다.” 성(聖) 아우구스티누스는 여행을 이렇게 찬미했다.여행은 관용과 겸손을 가르쳐 주고 세상의 이치에 눈뜨게 만든다.여행은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가장 본질적이고 오래된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살림출판사가 펴내는 살림지식총서 100호로 나온 ‘여행이야기’(이진홍 지음)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여행의 변천사부터 살핀다.고대의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고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이동을 했다.이후 로마제국이 무너지고 치안문란과 도로의 황폐 등 악조건이 겹치면서 중세 십자군전쟁 때까지는 ‘여행의 공백시대’가 이어졌다.그러나 십자군전쟁은 유럽인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줬고,여행과 모험의 취향을 자극했다.대항해 시대의 개막과 함께 외부세계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는 위대한 발견의 시기를 몰고온 것이다.바스코 다 가마는 인도항로를 개척했고,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세계정복의 선두주자로 나섰다.그러나 근대적인 의미의 여행,즉 관광으로서의 여행이 시작된 것은 19세기 말에 와서다. 여행은 문학의 원천이다.수많은 문학가들이 여행을 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찾고 그 세계를 문학 속에 풀어놓는다.여행이란 자유에 대한 갈망이며,또 다른 존재를 찾아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프랑스의 박물학자 테오도르 모노는 늙고 병든 상태에서도 사막의 부름을 외면하지 못했고,영국의 작가 스티븐슨은 습진에 걸려 움직일 수 없었음에도 텐트를 치고 산에서 야영을 즐겼다.영국의 귀족시인 바이런은 베네치아에서 이 도시를 잃은 슬픔을 노래했다.이 책에서는 끝없이 미지의 세계를 동경한 문학가들의 여행 이야기가 펼쳐진다.프랑스 소설가 폴 모랑의 말대로 우리는 오늘도 “존재하기 위해서,생존하기 위해서,떨쳐버리기 위해서” 여행을 하는가 보다.33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동양신화의 주축을 이루는 고대 중국신화의 세계를 알기 쉽게 설명.저자(이화여대 교수)는 서구문명으로 환원되지 않는 동양문화의 원형을 확인하기 위해선 ‘동양신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저자에 따르면 중국 신화에서 태초는 다양한 형태의 암흑으로 묘사된다.기원전 2세기에 씌어진 ‘회남자’는 태초를 ‘다만 어슴푸레한 모습만 있었지 형체는 없는’ 혼돈으로 설명한다.중국의 가장 오래된 신화집인 ‘산해경’에선 혼돈의 형상을 살아 움직이는 새인 ‘제강(帝江)’으로 표현하기도 한다.중국 신화와 우리 문화의 연관성도 살폈다.1만 2800원. 평생 자본주의 문명을 비판해온 저자가 이 시대에 던지는 문명비판.“문명은 사회의 자살행위이다.” 사람에 대한 희망,특히 젊은이에 대한 희망을 강하게 내비치는 저자는 1960년대 베트남 전쟁으로 깨어나기 시작한 미국 젊은이들을 십자군에 견준다.또 모든 새로운 흐름 뒤에 숨어 있는 마지막 개척 분야는 바로 사람 자신이라고 강조한다.그런 만큼 조화로운 삶은 반드시 있으며,그것은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세계를 찾아가는 순례의 길이라는 것이다.니어링이 처음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델라웨어의 ‘아덴’은 그 조화로운 삶의 축소판이다.8000원. 공화주의와 노예해방이라는 두 개의 명제를 모두 실현한 아메리카의 진정한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 이야기.스페인 식민치하의 베네수엘라에서 귀족의 신분으로 태어난 볼리바르는 ‘애국회’를 조직,남아메리카 해방전쟁에 투신한다.타고난 군사전략가인 그는 스페인 군대의 허를 찔러 안데스 종주라는 대장정을 펼쳤고,마침내 베네수엘라·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볼리비아 등 남아메리카 5개국을 해방시켰다.볼리바르는 미국보다 46년이나 앞선 1816년 노예제를 폐지,만민 평등을 실천했다.그는 남아메리카인들의 가슴 속에 건국의 아버지로 남아 있다.1만 4000원. ‘투쟁과 고통의 땅’ 티베트의 가장 위대한 여인이자 티베트 불교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예세초겔의 일생과 깨달음을 담은 전기.예세초겔은 티베트의 주술신앙인 본(Bon)교도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티베트에 불교를 국교로 정착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예세초겔은 인간세상에 밀법을 전파하겠다는 생각을 지닌 탄트라의 대가이자 ‘티베트 사자의 서’의 저자인 파드마 삼바바에 의해 티베트땅에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다.중생과 함께 호흡하며 어머니 같은 부처의 모습으로 살다 간 예세초겔의 삶에는 숱한 신화적 요소들이 있지만 실존 인물이다.1만 7900원. 무표정한 일상에 삶의 빛을 던져주는 산문집.저자(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는 여행이나 독서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미려한 문장으로 풀어놓는다.우리 사회의 허위의식과 소외의 문제도 짚어낸다.한 예로 강남구의 가로수는 상당수가 키 크고 잘 생긴 메타세콰이아라는 나무다.반면 강북의 어떤 구는 한 정거장 사이에 여러 수종이 섞여 있을 뿐 아니라 가로수 아래 놓는 쇠판도 신통찮다.한용운의 ‘당신을 보았습니다’,김종길의 ‘설날 아침에’ 등 스스로 마음의 좌표로 삼고 있는 시들을 들려주며 삭막한 일상의 강을 함께 건너자고 위로하기도 한다.8800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