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울취항… 메틸알코올 나눠마셔/소기승무원 1명 사망ㆍ3명 입원
지난달 30일 우리나라에 첫 취항했던 소련 국영 아에로플로트항공 승무원 가운데 4명이 호텔 객실에서 메틸알코올을 물에 타 마셔 1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2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4일 하오 6시쯤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 힐튼호텔 325호실에 투숙중이던 블라디미르 마슬로프씨(36)가 심한 복통과 구토증세를 일으켜 서울 종로구 한국병원으로 옮겼으나 5일 0시10분쯤 숨졌다.
이에 앞서 숨진 마슬로프씨와 함께 투숙했던 알렉사노레 보리소프(31),빅토르 리콜리네(30),세르게이 나브로프씨(32) 등 3명도 3일 자정쯤 같은 증세로 한국병원에 입원했다가 6일 상오 10시쯤 서울 강동구 풍납동 중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리콜리네씨는 중태다.
보리소프씨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일 저녁 서울 이태원에서 3달러를 주고 알코올 3병을 산뒤 호텔객실로 돌아와 넷이서 함께 이 알코올을 물에 타 나누어 마신뒤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심한 복통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보리소프씨는 『소련에 있을 때도 가끔 알코올을 물에 타 마셔왔다』고 말했다.
이들의 치료를 맡은 중앙병원 내과과장 홍창기씨(53)는 『3명이 모두 시각장애를 일으키고 있으며 피 속에 산이 많이 포함된 산혈증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이 메틸알코올을 마신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마슬로프씨도 죽기전에 완전히 시력을 잃었으며 부검결과,사인이 알코올중독으로 판명됐고 식도와 위,십이지장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던 점으로 보아 이들이 인체에 치명적인 공업용 메틸알코올을 너무 많이 마셔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메틸알코올을 판 업소를 찾고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낮 12시48분 아에로플로트소속 SU599 일류신62M 정기여객기편으로 동료승무원 11명 및 승객 51명과 함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그동안 서울 힐튼호텔에 머물렀었다.
숨진 마슬로프씨는 소련에서 떠나기전부터 몸이 아팠으나 한국에 오고싶어 이를 숨기고 자원,오는 도중 줄곳 기내에서 누워있었다.
한편 아에로플로트 첫 취항의 소련측 대표로 왔던 민항성 제 1차관 보리스 E 파니코프씨도 이날 하오 2시50분쯤 김포공항 1청사 귀빈실에서 출국대기중 고혈압으로 쓰러져 공항의료실에서 응급치료를 받을 뒤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