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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의 추억 ‘국민회의’ 천정배 주도 신당 黨名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의 가칭 당명이 9일 ‘국민회의’로 결정됐다. 당의 상징색으로는 오렌지색을 사용하기로 했다. 천 의원의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어 이처럼 결정했다. 앞서 창당추진위는 국민 공모를 통해 당명을 모집해 왔다. 오렌지색은 ‘혁명·열정·진취성’ 등의 의미를 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진영 창당추진위 대변인은 “일주일 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1400건이 넘는 당명을 공모받았다. 공모작 중에서 창당추진위와 당직자들이 고심해 당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국민회의’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창당해 5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성공시켰던 당시 당명이 ‘새정치국민회의’였다. 풍요롭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들이 만나는 열린 정당을 지향하고 정당 개혁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아 결정했다”고 밝혔다. 창당추진위는 오는 13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공식 창당은 내년 1월로 예정하고 있다. 천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간 갈등 등을 이유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신당 합류를 주문하며 세 불리기에 나섰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가족들 “日재방문 이유 없어”… 기획출국 의혹 제기

    야스쿠니신사 폭발음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전모(27)씨가 일본에 자진 입국해 일본 경찰에 체포된 사실에 대해 전씨의 가족들은 ‘기획 출국’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일본 수사기관이 전씨에게 혐의를 두고 있다는 언론 보도 이후 과거사 문제로 나빴던 한·일 관계가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한 ‘누군가’가 전씨에게 ‘자진 재출국’을 설득, 압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씨의 어머니 이모(55)씨는 “아들의 문제 행적이나 행동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는데 오늘 아침 취재진의 연락을 받고 일본으로 재출국한 사실을 알았다”며 “어릴 때부터 착하고 소심해 그런 범죄를 저지를 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씨는 “아들이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면 일본에 자진 입국할 이유가 없다”며 “일본 경찰이 한국인을 우리나라까지 와서 잡아갈 리가 없는데 어떻게 내 아들이 다시 일본으로 출국했는지 의문”이라고 기획 출국설을 제기했다. 전씨의 외삼촌 이모씨도 “경찰청에 조카의 신변을 문의했더니 수사 중이라 알려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자국민이 일본 경찰에 붙잡혀 갔는데 우리 정부는 도대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뭔가 흑막이 있다”고 분개했다. 혐의를 받고 있는 전씨는 1988년 전북 남원시에서 태어나 1992년 군산시 옥도면으로 전입했다. 옥도면 어청도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살다가 부모가 이혼하자 아버지 전씨를 따라 뭍으로 나와 학교에 다녔다. 군산에서 초·중등학교를 나온 뒤 검정고시로 고졸 학력을 취득했다. 5년 동안 군산 공군부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한 뒤 올 3월 제대했다. 입대하기 전에 전기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군대에서 부대 내 독신자 숙소에서 지냈고 전역 후에는 군산시 소룡동의 원룸에서 홀로 지내며 이웃과의 소통이나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61)는 현재 군산시 나운동 주공아파트에 거주 중이며 어머니 이씨는 어청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대출 소득심사 강화 미적대는 정부

    대출 소득심사 강화 미적대는 정부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은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가계빚은 올 연말 1200조원을 넘어서거나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해 여러 경제예측 기관들이 가계빚 위험을 경고하고 나서는 이유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년부터 선제적으로 가계빚 상환 능력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해 놓고는 스스로 한발 빼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대출 절벽이 소비 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우려이지만 머뭇대는 사이 소비 위축이 되레 심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1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에도 은행권 가계대출은 7조 6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이나 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11월 기준으로는 지난해(6조 9000억원) 기록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치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해 분주하게 움직이던 금융 당국은 어찌 된 영문인지 돌연 멈춰 섰다. 금융위원회는 당초 내년 1월부터 소득심사 강화 방안을 시행하려 했다. 그런데 지난 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상환계획이 분명하거나 단기 대출, 불가피한 생활자금 등에 대해선 충분한 예외 규정을 두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더니 아예 시행 시기를 3~4월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놓고 수도권에서 먼저 실시한 뒤 몇 달 시차를 두고 지방으로 확대하자는 주장과 수도권·지방 할 것 없이 전체 적용을 유예하자는 주장 등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안에서도 아직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금융위가 밝힌 공식적 이유는 “지방 은행이 준비가 덜 돼서”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모의 테스트를 해 보니 직원 교육, 전산 시스템 등이 부족했다”면서 “(부동산)시장 충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부처 간 이견도 들린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가 간신히 살아난 부동산 시장에 다시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세부 보완 대책을 먼저 만들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처 간 입장이 다른 것은) 대책을 준비하는 건강한 프로세스(과정) 중 하나”라고 말해 이견이 있음을 시인했다. 총선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총선을 앞두고 대출을 조였다가 집값이 떨어지면 집토끼(보수층)가 이탈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 정책을 조정하는 것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당초 대책을 발표할 때부터 예견할 수 있는 일인데 이제 와서 유예한다는 것은 정책의 신뢰도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 시기는 확실히 하고, 나타날 수 있는 일부 부작용에 대해서는 예외 조항을 두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최근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집값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지는 만큼 수도권과 지방을 나눠서 적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코앞에 닥친 만큼 빨리 대책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시장 충격이 우려되면 지방은 시차를 두고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장은 “당초 지난 10월에 확정하려던 (소득심사 강화) 가이드라인이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계속 지연돼 이제는 물리적으로 1월 시행이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우리나라의 장기 금리가 따라 오르고 (이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남과여Why] 일 vs 또다른 사랑, 달라도 너무 다른 이별대처법

    [남과여Why] 일 vs 또다른 사랑, 달라도 너무 다른 이별대처법

    “내가 그대를 만났다는 건 어쩌면 흘러가는 흔한 인연이란 것일지 모르지만. 오늘도 다시 또다시 사랑해요. 사랑 언제나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처음인 듯 찾아오니까.”이 문구는 가수 임창정이 최근 발매한 ‘또다시 사랑’ 이라는 곡의 가사 일부분입니다. 이별을 경험한 많은 분들이 이 가사에 공감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별했을 때는 아프지만, 또 다른 인연을 기다리고 그 관계 속에서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어쩌면 ‘연애의 매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성인남녀는 이별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요? 정말 이 가사처럼 ‘또다시 사랑’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있을까요? ●男 35% “일·공부에 매진” 女 34% “다른 사랑 찾는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올해 성인 남성 197명, 여성 2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옛 연인을 잊는 최선의 방법으로 ‘일·공부 등 본업에 충실한다’(35.0%)를 꼽았습니다. 이어 ‘다른 이성과 교제한다’(27.4%), ‘따로 노력하지 않는다’(14.7%)는 답변이 뒤를 이었는데요. 회사원 김창민(36)씨는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한 그 해에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헤어진 연인을 생각할 시간이 적어졌고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 아픔이 무뎌졌다”고 말했습니다.그렇다면 여자는 어떨까요? 여자도 자신의 일에 몰두하며 이별의 아픔을 치유할까요?조사 결과 여성은 남성과 달리 ‘다른 이성과 교제’(33.8%)하며 옛 연인을 잊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뒤이은 답변은 ‘일·공부 등 본업에 충실한다’(21.8%), ‘잊기 위해 따로 노력하지 않는다’(14.4%)등이 있었습니다. 회사원 김혜지(29)씨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두 달 만에 다른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면서 “연애를 하고 있으니 전 남자친구가 그리 많이 생각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女가 男을 더 빨리 잊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타당” 헤어진 연인을 잊는 방법에서는 남녀가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요. 그렇다면 연인을 잊기까지 걸리는 시간에도 차이가 있을까요? 답은 ‘그렇다’입니다.‘헤어진 연인을 기억에서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 남성의 41.6%는 ‘1~2년이 걸린다’고 답했고, 여성의 30.6%는 ‘약 3개월이 걸린다’고 답했습니다. 놀랍게도 ‘헤어진 연인을 정리하는데 3개월이 걸린다’고 답한 남성은 9.6%, ‘약 1~2년이 걸린다’고 답한 여성은 13.4%밖에 안 됐고요. 헤어진 뒤 여성이 남성을 더 빨리 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성이 감성적으로 남성보다 더 강하기 때문일까요? 미국 뉴욕 빙햄턴대와 영국 런던대 공동연구팀은 지난 8월 남녀의 이런 차이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연인 관계 청산 뒤 남녀 간 반응 차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잘못된 상대와 교제가 단절되지 않을 경우 여성은 추가적으로 임신 등을 하게 되면서 생물학적으로 손해가 더 많아지기에 이별을 더 빨리 받아들이고 새로운 교제 상대를 고르도록 진화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남성은 헤어진 여성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또다시 경쟁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그 자리가 대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을 경우 고통이 더 심해진다”고 분석했습니다.‘여성은 전 연인을 빨리 잊으며, 그 이유는 선천적인 것에서 기인한다’는 이 조사 결과들만 보면 남성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여성은 ‘짧게’ 아파하지만 그 강도는 남성이 느끼는 것보다 세기 때문입니다.해당 논문은 “여성은 출산과 임신, 육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상대방을 신중하게 선택하는데, 신중하게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상대와 이별하면 그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성인남녀 24% “전 연인 평생 잊지 못한다”이별로 인한 아픔의 정도와 이를 극복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에서 차이를 보이는 남과여, 공통점은 없는 걸까요? 일부 성인남녀는 ‘전 연인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공통점을 보였습니다. 조사 결과 굉장히 비슷한 비율(남성 24.4%, 여성 24.5%)의 성인남녀가 ‘전 연인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고 답했는데요.회사원 송진우(33)씨는 “현재 만나는 사람이 있지만 3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와 자주 갔던 곳에 방문하거나, 자주 먹었던 음식을 보면 지금도 종종 생각이 난다”고 말했습니다.이런 현상에 대해 이명길 듀오 연애 코치는 “특정 장소에 방문하거나 특정 음식을 먹을 때 옛 연인이 생각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잊지 못하는 것은 ‘무죄’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옛 연인의 근황을 찾아보는 것은 ‘유죄’”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고 있거나 앞으로 좋은 인연을 만나기를 기대한다면 옛 연인의 근황을 살피기 위해 SNS를 접속하는 행동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장안동 물류센터부지 주민친화형 개발 제기

    장안동 물류센터부지 주민친화형 개발 제기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장흥순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동대문4)이 동대문구 장안동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물류센터 부지를 서울시가 매입해 주민친화형 개발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신세계 E마트 소유인 이 부지에는 23층 규모의 거대한 물류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건설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 현재 해당 지역은 과거와 달리 인구밀집형 도심 형태로 탈바꿈한 상태다. 때문에 대규모 물류센터가 들어설 경우 교통 혼잡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소관기관인 동대문구청 역시 백지화 이후 지역주민이 원하는 시설로 재검토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장안동 일대 지역 주민들은 해당 부지의 개발 형태를 변경하기 위한 서울시의 결정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지 소유기업과 구청이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만큼, 서울시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서울시는 문제의 부지를 매입하고 강북권 시민을 위해 제3시민청 등을 비롯한 주민친화형 개발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2017년 물류기본계획의 재수립 과정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先난시교정 後스마일라식’으로 고도난시·혼합난시 해결

    ‘先난시교정 後스마일라식’으로 고도난시·혼합난시 해결

     난시교정술과 ‘스마일라식수술’을 한번에 병합해 수술(사진)함으로써 고도난시·고도근시와 혼합난시 등 일반적인 시력교정술로는 시력 개선에 한계가 뚜렷했던 안과 질환자들의 시력을 정상 범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스마일라식수술이란, 근시나 근시성 난시 교정수술로, 라식처럼 각막을 잘라내 절편을 만들지 않고 각막을 투과하는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각막 속에서 교정량 만큼 각막 조각을 만든 뒤 이를 미세 절개창을 통해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이 병합 치료법은 기존의 라식∙라섹수술이나 ICL(유수정체 인공 수정체 렌즈삽입술)에서 유발되는 후유증이 없고, 안전성 및 시력개선 효과가 커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온누리스마일안과 정영택 박사팀은 고도난시·혼합난시가 심해 수술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정된 환자군에 ‘선(先)난시교정술 후(後)스마일라식 병합수술법’을 적용한 결과, 환자 모두에게서 정상 범주의 시력을 회복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9일 밝혔다. 이 임상연구 결과는 권위있는 안과 분야 국제학술지 ‘코니아 저널(Cornea Jour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의료진은 고도난시, 혼합난시, 근시+난시가 10디옵터 이상인 눈 13안을 대상으로 병합수술법을 적용해 치료한 뒤 6개월간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수술 환자들의 평균 시력이 0.17에서 0.97로 정상 범주까지 개선됐으며, 난시는 수술 전 5.12디옵터에서 수술 후 0.21디옵터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수술 효과를 평가하는 기준인 효율성·안정성·예측성·안전성과 합병증 등 모든 항목에서 개선 효과가 뚜렷했다. 효율성의 경우 난시 교정 각막절개술은 2개월 후 62.7%였던데 비해 스마일수술은 6개월 후 95.9%까지 난시가 감소했다. 또 수술 후 6개월까지 안정적으로 시력이 유지됐으며, 모든 수술 환자에서 굴절률(근시, 난시)이 목표 교정치인 1.0디옵터 이내를 벗어나지 않아 단일 시력교정술인 라식·라섹보다 예측성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이같은 성과를 확인했으며, 망막박리, 안내염, 각막확장증 등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합병증 우려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수술하나 병합수술법은 난시교정술(난시교정각막절개술)과 스마일라식을 결합한 치료 방법이다. 정영택 박사팀은 고도난시, 혼합난시 환자에게 이 두 수술법을 단계적으로 적용했다. 먼저, 미세나이프를 이용해 난시를 먼저 교정한 뒤 2개월 후 스마일라식으로 남은 근시를 모두 없앴다.  난시교정술은 각막의 경계선을 절개해 찌그러진 각막을 편편하게 만들어 난시를 교정하는 방법으로, 이 수술에는 고도의 각막이식 기술이 적용된다. 정영택 박사는 “병합수술에서는 이 치료가 원천기술”이라면서 “이 방법으로 난시를 줄이면 고도난시·혼합난시 환자도 라식∙라섹∙스마일수술을 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라식·라섹 등 레이저로만 난시를 교정하는 방식은 자칫 각막이 손상을 입어 수술 후에 각막혼탁, 각막확장 등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병합수술의 경우 난시를 교정할 때 레이저가 아닌 미세 나이프를 먼저 사용하기 때문에 레이저 조사량이 기존 방식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이번 임상에서 스마일라식을 선택한 이유로 안전성이 뛰어나고 시력의 질이 좋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구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각막 표면을 보존할 수 있어 라식·라섹에서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으로부터 안전하며, 시야가 깨끗하고, 안구건조증이나 눈부심이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 또 회복 후 눈을 비비거나 만져도 각막이 접히거나 떨어질 우려가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정영택 박사는 “시력교정술이 필요한 일반 환자는 물론 고도난시·혼합난시·고도근시 등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 역시 자신에게 맞는 시력교정술을 선택해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코니아 저널을 통해 이 연구 성과를 세계 각국의 의료진과 공유하고, 난시교정과 스마일라식 병합수술의 안전성과 효과를 공식 확인해 환자들이 효율적으로 시력을 교정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이번 연구에 의미를 부여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사설] 성과급 확대 공직사회 변혁 계기 돼야

    공무원들의 철밥통을 깨 보려는 정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인사혁신처가 그제 발표한 공무원 보수체계 개편안은 성과연봉제 확대가 골자다. 고위 공무원과 4급 과장급 이상이 대상인 현행 성과급제를 2017년에는 5급 전체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4급도 과장 보직이 아니면 성과급 평가에서 제외된다. 개편안대로라면 내년에는 4급 전체와 과장 보직의 5급까지, 내후년에는 중간 관리자인 5급 공무원 전원이 성과평가 대상에 들게 된다. ‘공직=철밥통’의 답답한 공식을 깨 보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공직사회의 변화를 모색하는 굵직한 정책들이 올 하반기에만 여럿이다. 공무원 성과평가 급수에 ‘SS 등급’을 신설해 업무 역량이 탁월하면 파격적인 성과급을 주겠다는 방안이 앞서 제시됐다. 일을 못하면 퇴출시킨다는 강경 카드도 나왔다. 업무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거나 일정 기간 보직을 받지 못한 고위 공무원은 직권면직 처분될 수 있다. 공직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철저한 성과 관리는 필수 요건이다. 공무원들 스스로 일을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몸에 배어 있다면 국가적 낭패다.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 풍조도 더 두고 보기 딱한 수준이다. 시간만 보내도 정년 보장의 우산을 쓴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일자리 위기가 커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은 어느 때보다 심해졌다. 공직사회가 자발적으로 체질을 바꾸는 것 말고는 해법이 없다. 이번 보수체계 개편안에 주목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성과연봉제가 확대되면 2017년에는 전체 공무원의 약 15%가 능력에 따라 봉급을 차등 지급받는다. 근무 연수가 같아도 평가등급에 따라 월급 격차는 당연히 더 커진다. 3급 이상 고위 공무원은 연봉 대비 현재 7%인 성과급이 2020년에는 15%로, 과장급은 5%에서 10%로 뛴다. 최고와 최하 등급 간 연봉 격차도 그만큼 벌어지는 셈이다. 인사혁신처는 앞으로 업무의 중요도와 난이도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까지 도입하겠다고 한다. 설계대로 진행돼 공직사회가 민간 못잖은 경쟁 구도를 갖춘다면 국민의 인식은 절로 달라질 것이다. ‘철밥통’ 소리가 사라지면 공무원들도 얼마나 긍지가 높아지겠는가. 문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잣대를 마련하는 일이다. 공직 안팎에서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지 벌써 걱정이 많다. “매출액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공무의 성과를 측정할 기준이 뭔가”라거나 “성과주의에 급급해 윗사람 눈치나 보는 생색내기 정책이 쏟아질 것” 등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차등 보수를 위해 업무의 중요도와 난이도를 정하겠다지만 그 또한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의심과 걱정의 목소리가 많은 까닭을 곱씹어 봐야 한다. 공직사회가 시대 흐름에 맞게 변모하겠다는 의지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모두 뒷말 없이 수용할 수 있는 성과 평가의 기준과 절차를 갖추는 작업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월급에 덤으로 얹어 주는 성과상여금 제도도 시행 14년째 잡음이 여전한 판이다. 국민들 입에서 “역시나” 하는 실망이 이번만큼은 나오지 않게 하기를 기대한다.
  •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1) 주민이 앞장서 체육관 만드는 일본… “강사 섭외도 직접” 생각부터 다르다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1) 주민이 앞장서 체육관 만드는 일본… “강사 섭외도 직접” 생각부터 다르다

    일본 도쿄 아라카와구 시오이리 초등학교 3학년 간다 우시오(9)의 삶은 방과 후 학원을 전전하는 한국 학생들과는 많이 다르다. 오후 2~3시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교내 체육관에 있는 실내 축구 교실과 수영장으로 향한다. 친구들과 어울려 신나게 공을 차고 물장구를 치며 땀을 흠뻑 흘린다. 또래보다 머리 하나가 큰 간다는 중·고등학교에서도 계속 축구를 할 예정이며 기회가 되면 프로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간다는 “축구 교실에 오면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울 수 있고 이겼을 때의 쾌감도 알게 된다”며 “친구들과의 인간관계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간다의 축구 강사는 일본프로축구 J리그 도치기에서 활약했던 사사키 류타(27). 학교가 운영하는 방과 후 클럽이라고 해서 강사의 질이 낮지는 않다. 고교 시절 국가대표에 발탁될 정도로 유망했던 사사키는 프로에서 성공하지 못하자 유소년 양성의 길을 택했다. 한 번 수업에 받는 강습료는 1만엔(약 9만 4000원)밖에 되지 않지만,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사사키는 “내가 유치원 때부터 배웠던 축구를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학교에 왔다. 프로 생활을 그만둔 뒤 주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내 재능을 살릴 기회를 얻었다. 긴 안목으로 어린 선수들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습을 통해 학창 시절 이루지 못했던 꿈을 찾은 이도 있다. 실내 비치발리볼 강사 다카다 아키히토(28)는 중학교 때 부활동으로 이 종목을 처음 접한 뒤 흠뻑 빠졌다. 하지만 비치발리볼은 일본에서 활성화된 운동이 아니라 고교 졸업 뒤에는 더이상 할 수 없었다. 다카다는 일반 대학으로 진학했으나 중퇴하고 현재 강사와 선수의 삶을 동시에 살고 있다. 다카다는 “평범한 직장인이 되려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내가 좋아하는 비치발리볼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만족한다. 내 수업으로 인해 비치발리볼이 더욱 보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2년 개교한 이 학교는 5년 전부터 교내 체육관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했다. 축구, 농구, 배구, 가라테, 배드민턴, 실내 비치발리볼 등 20개 종목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은 물론 인근 초등학생과 중학생, 남녀노소 750여명이 이용 중이며 회비는 성인 기준 월 1500엔(약 1만 4000원)을 낸다. 강습료와 시설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만 부과한다. 이 학교가 지역 생활체육의 메카로 자리잡은 건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는 지역 재력가이자 비치발리볼 강사 다카다의 아버지 다카다 다다노리(61)를 중심으로 학부형들이 뜻을 모은 덕이다. 학창 시절 배구를 좋아했으나 마땅히 할 곳이 없어 아쉬운 기억만 가졌던 그는 학교의 탁월한 체육 시설을 주민을 위해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농구코트 2면을 설치할 수 있는 실내체육관, 25m 레인이 설치된 옥상 수영장, 육상 트랙까지 갖춘 운동장이 주민들의 체력 증진 시설로 탈바꿈했다. 도쿄도체육협회 요시다 아키코 스포츠진흥과장은 “시오이리 초교는 민과 관이 합심해 생활체육 증진에 앞장선 모범적인 사례다. 일본의 학교와 생활체육이 활성화된 건 정부의 노력보다도 민간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게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오이리 초교의 프로그램은 정부가 약간의 비품 구입비를 지원한 것 외에는 모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운영된다. 주민이 직접 강사를 섭외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등 모든 것을 도맡는다. 일본 내각부가 올해 성인 18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주 1회 이상 운동을 한다고 밝힌 비율은 40.4%에 달한다. 특히 60대는 50.3%, 70대는 46.4%가 꾸준히 운동한다고 답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일본은 은퇴로 인해 경제적 여유가 없는 노인들도 발달된 생활체육 인프라를 통해 꾸준히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다. 일본 스포츠청 히토코토 다로 지역진흥 담당 참사관보좌는 “일본에는 총 1만여개의 야구장이 있으나 1997년 이후 중앙정부가 야구장 건립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지역에서 필요한 체육시설은 민간 등이 나서 자체적으로 건립하는 문화가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도쿄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핵노잼’ 시대…세계는 왜 ‘유머’에 빠졌나

    [송혜민의 월드why] ‘핵노잼’ 시대…세계는 왜 ‘유머’에 빠졌나

    현대인은 그야말로 ‘핵노잼’ 시대에 살고 있다. 핵폭탄 급으로 재미가 없는 상황 또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인 핵노잼은 경제위기, 테러, 가난, 질병 등 고난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을 대변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에서 즐거움과 재미, 유쾌함을 주는 유머 감각은 미덕으로 자리 잡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세계 정치무대에서 호감을 이끌어냈고, 한국에서는 개그맨이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활동한다. ‘웃기는 사람이네’라는 말은 더 이상 조롱이나 비난이 아닌 칭찬과 부러움의 표시가 됐다.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이 인기도 높다는 관념은 그저 설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2012년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은 대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어떤 성격의 배우자를 원하는지 조사한 결과, 여성 응답자는 ‘유머 감각’, ‘놀기 좋아함’, ‘장난기 많음’을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성격’에 이어 2~4위에 올렸다. 재밌는 사람, 특히 재밌는 남자가 호감도도 높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국적과 인종을 떠나 많은 이들이 핵노잼 보다는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 왜 세계는 이토록 유머에 푹 빠졌을까. 그토록 원하는 유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인생이 엄숙하면 엄숙할수록 그만큼 유머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마치 무기없이 전투를 치르듯 살아가고, 매체들은 이 세계가 얼마나 절망에 빠져있는지 알려주는 기사를 쉴 새 없이 쏟아낸다. 좀처럼 웃을 일을 찾기 힘든 각박한 현실에서, 유머는 짧은 시간이나마 휴식을 제공한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명언인 ‘인생이 엄숙하면 엄숙할수록 유머가 필요하다’는 왜 현대인들이 재밌는 것과 재밌는 사람에 열광하는지를 알게 한다. 작금의 세계가 유머에 빠지고, 유머러스한 사람에게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그만큼 세상이 지나치게 어렵고 엄숙하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현대인과 유머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유머러스한 사람과 언어가 주는 웃음이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2014년 미국 로마 린다 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이 60, 70대의 건강한 노인 2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따르면 코미디 비디오를 본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고 기억력이 상승했다. 유머러스한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핵노잼 시대에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머 감각은 남성의 본능이다? 이처럼 삶의 휴식과도 같은 유머 감각이 남성에게는 본능에 가깝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2007년 영국 노리치대학병원의 샘 슈스터 교수가 직접 길거리에서 외발 자전거를 타며 남녀 400여명의 반응을 살핀 결과, 여성들은 대부분 슈스터 교수를 칭찬하거나 격려했지만, 남성의 75%는 도리어 거친 농담을 건네거나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슈스터 교수는 “남성들의 농담에는 일종의 공격성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공격성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량과도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남성은 외발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다른 남성을 보면 주변 여성들의 관심이 쏠릴 것을 두려워하며 그를 경쟁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남성은 경쟁자로 낙인찍은 다른 남성 앞에서 유머감각의 탈을 쓴 공격성이 높아지고, 이러한 현상은 짝짓기 경쟁에 막 발을 내딛은 젊은 남성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유독 남성에게서 강한 유머 욕심이 발현되는 까닭은 본능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핵노잼’ 원인? “친구를 탓해라” 재밌고 웃기는 사람(특히 남성)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유머 욕심을 내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모든 사람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유머 DNA’의 부재 외에도 최근에는 가장 가까운 친구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교 연구진이 11~13세 남녀 청소년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는 누구인지, 또 각자의 유머감각은 어떠한지 등을 나타내는 질문지에 답하게 했다.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실험참가자들의 유머감각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처음에는 서로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칭한 친구 사이에서 유머 코드의 공통점은 찾을 수 없었지만 6개월이 지난 뒤 두 사람의 유머 코드가 유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친한 친구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공격적인 유머를 좋아할 경우, 또 다른 한 친구도 전과 달리 공격적인 유머에 관심을 가지고 즐겨 한다는 것이다. 즉 A라는 사람이 즐겨하는(또는 좋아하는) 유머가 타인의 웃음을 유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A의 친한 친구가 재미없는 유머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미래에는 친구의 재미없는 유머에 전염될 바에 차라리 로봇에게 유머를 배우겠다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 ◆가벼운 유머가 가진 진지한 의미 2006년 붕괴된 지하갱 속에서 14일 간 갇혀 있다가 구조된 호주 광부 토드 러셀은 2010년 칠레 광산에 매몰됐던 광부 33인에게 “유머 감각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러셀은 “(매몰 당시)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 고통이 훨씬 힘들었다”면서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행동 중 하나가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헬조선’, ‘난세’ 등의 표현이 난무하는 요즘, 유머가 주는 의미는 자뭇 진지하다. 때때로 유머는 극한 상황에서 삶의 희망을 놓지 않게 해주는 동아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시대가, 그리고 사람들이 유머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정일 인사처 인재정보기획관의 ‘공직 인재’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정일 인사처 인재정보기획관의 ‘공직 인재’

    “외부에서 인력을 수혈한다고 해서 자리를 뺏고 뺏기는 거라는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일(51) 인사혁신처 인재정보기획관은 7일 이렇게 말하며 살짝 웃었다. 개방형 직위 임용에 대해 안팎에서 쏟아지는 따가운 눈초리를 가리킨 것이다. 그는 “외부에 맡겨야 할 일을 때울 순 있겠지만, 잘 해내기를 기대할 순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걸었다. 보험회사에서 임원급으로 중요하지만 자체적으로는 양성할 수 없는 ‘이코노미스트’를 사례로 들었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00년 과감하게 뛰쳐나가 사업체를 거느린 컨설턴트로 제2의 길을 걷다가 지난 3월 다시 공직으로 돌아왔다. 개방직 공무원 제도 정착에 애착을 지닌 까닭이기도 하다. 김 기획관은 국가공무원법 제19조에 규정한 ‘공직후보자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위촉하는 직위의 공무원을 발굴하는 임무를 지난 3월부터 맡고 있다. 쉽게 말해 ‘헤드헌팅’과 자료 수집(DB)으로 나뉜다. 눈앞의 가장 시급한 업무로는 국가인재 DB 체계화를 손꼽았다. 현재 25만여명이 등록돼 있지만 유지·보수하는 원시적 수준에 머물러 아쉽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자천도 가능한 국민추천제에 이름이 오른 총리·장관 후보만 100여명씩이나 된다고 귀띔했다. 그는 “하지만 대통령 인사권 행사를 돕는 게 임무이지, 제약해선 곤란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다만 청와대 인사수석실과는 정보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인재를 추천하는 데까지만 간여할 뿐 이후엔 중앙선발시험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개방직 목표는 정보 업무 등 특수직렬 1600여개를 뺀 국·과장 3786개 자리 가운데 10%로 삼고 있다. 김 기획관은 “앞서 공직사회를 통틀어 인재 발굴에 시스템을 도입하자며 2004~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첫 논의를 시작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이른바 알음알음으로 적임자를 추천하고 임용하는 방식이었는데 당시 국장급 단위로 출범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엔 1개 계(係) 단위로 쪼그라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인사처 출범과 더불어 부활했다는 표현을 썼다. 김 기획관은 “인재를 영입하자는 뜻으로 공모라는 절차를 밟지만, 걸맞은 인물을 끌어들이는 게 불가능한 구조”라며 입을 뗐다. 대상자가 현재 몸담은 자리에서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듣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모엔 그런 인물이 응시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인사처의 고민이다. 일반 공무원은 신분을 보장받는 데다 민간에 견줘 박봉이라고 해도 연금을 받는다는 데 기대를 품을 수 있지만 개방직에겐 이마저 불가능해 진입을 한결 막는 셈이었다. 임기를 마친 뒤 원래 일을 되찾고 싶어도 공무원으로서 직급 탓에 취업 제한에 걸리기만 했다. 인사처 출범 전만 해도 이런 문제의식조차 갖지 않았다. 그래서 ‘적극적 채용’에 중점을 두게 됐다. 적임자를 기다릴 게 아니라 찾아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민간 스카우트 제도를 만들게 한 것이다. 공직사회엔 워낙에 낯선 업무라 에피소드도 숱하다. 공모를 거치지만 적임자가 발견되면 직접 접촉하기도 한다. 그런데 상대가 내부적으론 이미 낙점될 줄 알고 해당 장관에게 “제안을 받았는데 가도 괜찮겠는지”를 물었고, 장관은 이근면 인사처장에게 “조심해서 업무를 처리하라”는 핀잔을 늘어놨다고 한다. 그래서 “응모를 권유할 뿐 다른 후보자와 똑같은 절차를 따르도록 돼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하는 데 진땀을 뺐다고 설명했다. 후보와 접촉하기 전 해당 기관과 직위의 특성, 개인적 특성을 놓고 철저한 협의를 거치기 때문에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김 기획관은 “국민추천제로 영입한 학계 전문 인사를 접촉할 땐 12차례나 만나 성사시켰다”며 웃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겨우 설득해 놓고도 확정됐다는 답변도 주지 못한 채 이후 조사절차가 몇 달이나 걸리자 “이런 대우를 받으며 일하기 싫다”고 항의하는 바람에 또 마음을 돌리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그는 “일반 기업체로 따지면 괜찮은 간부 1명을 스카우트하는 데 1억원쯤 들기 때문에 인재정보기획관실 팀은 대한민국 최고의 헤드헌팅 조직이라고 봐도 좋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김 기획관은 “개방직으로 임용할 때 현직 공무원에게 유리한 사업계획서 검토보다 경력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한편 보상 수준도 직위에 걸맞게 조정하고, 공무원에서 민간으로 되돌아갈 때 경력 단절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고 오히려 공직 전문성을 곁들일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으니 마음껏 도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다리에서 빛 발산…극희귀 ‘자이언트 오징어’ 포착

    다리에서 빛 발산…극희귀 ‘자이언트 오징어’ 포착

    인간에게는 좀처럼 모습을 허락하지 않는 극히 희귀한 오징어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원격조종 잠수정을 통해 심해에 사는 희귀 오징어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포착하는 것 자체가 논문감이 되는 이 오징어의 이름은 '위플래시 오징어'(whiplash squid/ 학명 Taningia Danae)로 수백m 깊은 바닷속에 사는 심해종이다. 이 오징어는 지난 9월 19일(현지시간) 하와이 인근 태평양에서 발견됐으며 밝은 핑크색 몸통을 뽐내며 빠른 속도로 헤엄쳤다는 것이 NOAA의 설명. 2m 내외 큰 덩치를 자랑하는 위플래시 오징어는 열대지역 인근 심해에 서식하며 작은 물고기들을 사냥해 배를 채운다. 특히 이 오징어의 가장 큰 특징은 다리의 촉수에서 발산하는 강력한 빛이다. 햇빛이 닿지않는 캄캄한 심해 속에서 갑자기 빛을 내 먹잇감과의 거리를 계산하거나, 상대 눈을 멀게 만들거나, 혹은 구애의 용도로 사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연구에 참여한 스코트 프랑스 루이지애나대학 생물학과 교수는 "위플래시 오징어는 몸통 아래에 깔때기 모양의 기관이 있는데 이를 통해 물을 빨아들여 외투강(外套腔)으로 방출한다" 면서 "이 과정을 추진력 삼아 시간당 3km를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탐사를 통해 총 두 마리의 위플래시 오징어를 발견했다" 면서 "살아있는 상태로 발견된 것이 무척 드물어 생태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길섶에서] ‘오십견’/박홍기 논설위원

    갑작스럽게 어깨에 이상이 생겼다. “다친 적도 없는데, 좀 아프다 말겠지, 괜찮아지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한데 날이 갈수록 통증이 장난 아니다. 심할 때는 “살을 에는 듯하다” 이외에 달리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팔을 들어 올리기도, 습관처럼 지던 뒷짐도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잠잘 때까지 콕콕 쑤셔 대기 일쑤다. 병원을 찾았지만 진단이 확실하지 않다. 어느 곳에선 “오십견”이라더니, 다른 곳에선 “현재 오십견은 아니지만 놔두면”, “어깨 충돌 증후군”, “석회성건염”…. 헷갈렸다. 말인즉 원인이 불분명한 증후군이다. 지인들에게 너스레를 떠니 “고생하겠네”라며 경험담을 술술 털어놓거나 “나도”라며 증상을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하나하나 짚어 본다. 처방까지 내놓으면서. 평소 나름 건강에 신경 써 왔던 터다. 그런데 “열심히 일한 당신 쉬라는 훈장은 고사하고 이런 고통을 주다니” 심란하다. “왜 이런 증세가…, 얼마나 오래 감내해야죠”라고 묻자 의사가 하는 말, “운동 부족, 자세, 습관 등도 원인이지만 ‘노화’도…”, “운동량과 시간 흐름에 따라…” 명료하다. 순간 어깨가 처지는 듯하더니 통증이 심해졌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사설] 평화시위·준법집회 가능성 보여준 2차 총궐기

    지난 5일 열린 2차 민중총궐기대회가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끝났다. 쇠파이프도, 물대포도 등장하지 않았다. 연행된 참가자도 없었다. 물대포에 맞은 농민이 사경을 헤매고 있고 경찰 버스가 50대나 파손되는 등 폭력으로 얼룩졌던 지난달 14일 1차 대회 때와는 크게 달라졌다.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폭력을 배제하고 물리적 충돌도 막겠다”던 주최 측은 약속을 지켰다. 평화시위를 하겠다는 주최 측의 약속을 믿고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를 취소 결정한 법원에 부응한 셈이다. 더이상 불법폭력 시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여론의 거센 압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엊그제 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 4000명, 주최 측 주장 5만명이 참가했다. 1차 때에 비해 크게 줄었다. 게다가 예고한 대로 각시탈, 하회탈, 가면 등을 쓴 이들이 많았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서울대병원까지 행진했다. 대회는 5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일부가 허용 통로를 벗어나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는 정도 외에 두드러진 마찰은 없었다. 집회 참가자뿐만 아니라 경찰도 한발 물러서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참가자들은 지난번처럼 청와대 방면으로 무리한 진출을 시도하지도 않았다.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 피신해 있는 조계사 쪽으로 접근하는 사람도 없었다. 경찰의 대응도 유연했다. 1차 때와 달리 광화문 일대를 미리 차벽으로 둘러싸서 참가자들을 자극하지 않았다. 살수차도 참가자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멀찍이 배치했다. 살수차가 투입되는 일은 없었다. 평화롭게 마무리된 이번 집회가 불법시위와 과잉진압으로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고질적인 시위문화의 병폐를 끊는 선례가 돼야 한다. 평화시위와 준법집회가 정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따라서 집회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메시지만큼이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동개혁과 교과서 국정화 등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폭력적인 방식으로는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할뿐더러 국민의 공감과 지지도 이끌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는 19일에도 전국 동시다발 3차 민중총궐기가 예고돼 있다. 잦은 집회에 국민들은 이미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평화시위가 1회성으로 끝나고 3차 대회가 다시 폭력시위로 변질되면 비난 여론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폭력을 전달의 형식으로 삼을 경우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한방으로 잡는 건강] 가임기 여성분들, 화장품·플라스틱 제품 덜 쓰세요

    자궁내막증은 여성 대부분에게 생소한 질환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며 원인불명 불임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난소 등 다른 부위에서 증식하는 질환이다. 극심한 생리통과 만성골반통을 유발하며, 생리통이 아주 심해 진통제도 듣지 않는 환자 가운데 자궁내막증 환자가 많다. 자궁내막증은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한다. 단, 수술을 하면 정상적인 난소 조직이 상하고 임신을 하는 데도 지장을 줄 수 있어 가임기 여성에게는 최대한 약물 등 보존 치료를 권하는 추세다. 특히 난소에 생기는 자궁내막증은 복강경으로 수술해 절제해도 재발할 우려가 커 수술 환자 절반 이상이 평생 2~3회 반복 수술을 한다. 자궁내막증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다. 쉽게 말해 생리를 하는 동안에는 병이 지속적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임신해 생리가 멈추거나 폐경이 오면 자연히 증세가 완화된다. 이 과정에서 한방 보존치료를 하면 도움이 된다. 그동안에는 약물 치료법을 주로 활용해 왔으나 최근 미국 내분비생식의학회가 가이드라인에서 보존치료법으로 한약 치료와 침 치료를 공식적으로 권장했다. 내분비생식의학회의 가이드라인은 한약 치료에 대해 “게스트리논, 다나졸과 같은 호르몬제와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나타내면서 부작용이 적다”고 소개하고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출산 전 여성에게 큰 장점이다. 호르몬제와 피임약 치료를 하면 배란이 억제돼 임신을 시도할 수 없는 반면 한약·침 치료는 자궁내막증 환자의 임신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궁내막증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화장품이나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는 게 좋다. 자궁내막증은 외부 환경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세제도 될 수 있으면 천연 세제를 사용하는 게 좋은데, 최근에는 시중에 천연 세제가 많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 환자가 지방을 과하게 섭취하고, 소고기 등 붉은색 육류를 즐겨 먹으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즐겨 먹는 게 좋다. ■도움말 이효상 올리브한의원 대표원장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50세 이상 고관절 골절 환자 사망률 17%로 일반인의 7배

    빙판길 낙상 사고를 조심해야 하는 겨울이 왔다. 낙상 사고는 특히 노인에게 위험하다. 나이가 많을수록 근력이 약하고 균형감각이 떨어져 젊은 사람보다 쉽게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이 있어 뼈가 약한 사람은 엉덩방아를 찧는 정도의 대수롭지 않은 낙상 사고에도 척추나 고관절(엉덩관절) 주변 뼈가 골절될 수 있고, 손을 짚으면서 손목이 골절될 수도 있다. ●뇌졸중 환자 등 빙판길 주의해야 특히 파킨슨병·뇌졸중·관절염 등 몸의 균형감각이 떨어지는 신경계·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사람, 이뇨제·안정제·항우울제 등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 혈압이 급격히 낮아지는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사람, 시력·청력 장애가 있는 사람 등은 낙상사고의 위험이 더 크다. 넘어지면 척추, 고관절, 손목, 발목 등에 골절상을 입기 쉽다. 가장 흔한 게 척추 골절이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고관절 골절이다. 50세 이상 골절상 환자의 1년 이내 사망률이 무려 17%다. 일반인 사망률과 비교하면 7배 정도 높다. 심한 고관절 골절상을 입으면 잘 걷지 못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보행기, 지팡이와 같은 보조기를 사용해야 한다. 단지 걷기 어려운 것에 그치지 않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낙상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팡이·보행기 등 보조기구 사용을 파킨슨병이나 뇌졸중으로 균형 감각이 떨어진 사람은 가벼운 지팡이나 보행기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고, 기립성 저혈압이 있다면 주변에 의지할 수 있는 것을 붙잡고 일어나거나 천천히 일어나 낙상을 예방해야 한다. 또 여러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약물의 상호 작용으로 어지러움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의사나 약사에게 적절한 복약 지도를 받아야 한다. 시력과 청력이 약한 사람은 이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낙상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주변 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고령자가 있는 집은 조명을 좀더 밝게해야 한다. 문턱을 없애거나 장애물을 치우고, 화장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까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이가 들수록 골다공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 정확한 진단 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골다공증 치료는 칼슘과 비타민D를 보충하는 등 다양한 약물 요법을 쓴다. 전문의와 상담하고서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도움말 윤필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성장? 이봐, 문제는 분배야

    성장? 이봐, 문제는 분배야

    우울한 경제학의 귀환/류동민·주상영 지음/한길사/336쪽/1만 8000원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일해서 돈 버는 속도를 멀찌감치 추월한 지 오래다.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먼저 파이를 키워야 나눌 게 많아진다고, 성장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 희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분배의 불평등 문제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아 왔다. 화폐경제학을 연구한 주류 경제학자 주상영 건국대 교수와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한 비주류 경제학자 류동민 충남대 교수도 얼마 전까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심화되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토마스 피케티의 저서 ‘21세기 자본’에 자극을 받아 분배의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됐다. 이 책은 한 명은 조금 왼쪽으로, 한 명은 조금 오른쪽으로 움직이며 찾은 중간 지점의 결과물이다. 이들은 성장으로 파이를 키워서 분배한다는 경제 논리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낡고 틀에 박힌 패러다임이라고 말한다. 또 시장의 힘과 기술 변화, 세계화가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키웠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불평등이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라고 지적한다. 불평등의 해소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열쇠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제가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 인적 자본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지는데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서는 상위계층의 과잉투자, 하위계층의 과소투자로 인적 자본이 제대로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평등이 심해지면 파이를 키우려고 해도 키울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두 경제학자는 묻는다. 이래도 먼저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할 텐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김영만 충북 옥천군수

    [자치단체장 25시] 김영만 충북 옥천군수

    김영만(64) 충북 옥천군수는 스스로 ‘잡놈’이라고 부른다. 이것저것 해본 게 많아서다. 수재 소리 들으며 고려대에 진학했지만 이후 부침이 많았다. 과외교사, 국회의원 보좌관, 학원강사, 택배회사 기사, 회사원 등 수많은 경험을 했다. 먹을 게 없어 밤을 새워 물고기를 잡은 적도 있다. 선거에 출마해 낙선하면서 퇴직금을 한 방에 날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김 군수는 성실함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옥천군이 최근 지방채를 조기 상환해 ‘빚 없는 지자체’ 대열에 합류한 것도 다양한 인생경험 덕분이 아닐까 한다. 다른 지자체들이 우왕좌왕할 때 군민이 혼연일체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을 막은 것도 언제나 오뚝이처럼 일어난 김 군수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지난달 23일 김 군수는 오전 8시 20분쯤 군수실에 출근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를 맞으며 다른 자치단체의 선진정책을 연구하러 떠나는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서둘러 군수실로 들어오는 김 군수의 첫인상은 범상치 않았다. 키는 작지만 떡 벌어진 어깨에 다부진 체격,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얼굴. 마치 ‘작은 거인’ 같았다. 간략한 일정보고를 받은 김 군수가 관용차에 몸을 싣고 달려간 곳은 새내기 군청 직원 혁신 교육이 열리는 장령산 자연휴양림이다. 김 군수는 마이크를 잡고 4가지를 강조했다. 음주운전 금지, 건강 관리, 긍정적인 마인드, 현장 확인 등이다. 딱딱한 군정 현안이나 자신의 치적을 늘어놓는 다른 단체장들과 달랐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인생 선배의 조언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10분을 채웠다. 김 군수는 이어 ‘신바람 음악 한마당’이 열리는 노인장애인복지관과 농림어업 총조사원 교육이 열리는 다목적회관을 잇따라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군청으로 복귀해 군 일반건설협회의 ‘사랑의 연탄 2000장 전달식’에 참석하고서 군수실에서 협회 관계자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서로 덕담이 오가던 중 협회의 건의사항이 튀어나왔다. 옥천지역 업체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공사금액을 현행 2억원에서 좀 더 올려달라는 것이다. 얘기가 나오자마자 김 군수가 담당과장을 부르기 위해 전화기를 들었다. 협회 간부들이 김 군수의 즉각적인 반응에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짓자 김 군수는 접수된 민원은 즉각 처리해야 한다며 재무과장을 군수실로 호출했다. 김 군수는 달려온 재무과장에게 민원을 설명하고 서둘러 해결책을 찾기 위한 간담회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거침없는 김 군수의 민원처리에 협회 간부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협회 간부들을 배웅한 김 군수는 옥천읍 가풍리 의료기기 1단지에 있는 에이스메디컬로 향했다. 에이스메디컬은 세계 최초로 휴대용 약물주입펌프를 개발하는 등 이 분야에서 잘나가는 중소기업이다. 옥천공장에는 90명이 근무하는데 이 가운데 80명이 옥천주민이다. 김 군수는 이상필 옥천본부장에게 회사를 키워 재투자해달라고 당부한 뒤 방진복으로 갈아입고 생산현장의 깊숙한 곳까지 찾아갔다. 그는 열심히 의료기기를 만드는 근로자들의 손을 일일이 꼭 잡으며 격려했다. 김 군수는 “어려운 점이 있으면 언제라도 건의하고, 군과 기업이 합심해 지역경제를 살려보자”며 파이팅을 외친 뒤 공장을 떠났다. 김 군수가 바쁜 일정에서 시간을 내 의료기기단지를 찾은 이유는 지역경제의 사활이 걸린 곳이기 때문이다. 이미 완공된 1단지는 현재 10개 업체가 입주했다.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100% 분양이 됐지만 1곳이 업체 사정으로 입주를 못했다. 군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2단지를 조성 중이다. 김 군수는 의료기기단지를 위해 최근 10일간 독일의 의료산업도시인 투트링겐을 다녀왔다. 투트링겐은 400여 의료기기 업체가 집적된 지역이다. 투트링겐의 메디컬 클러스터 대표 등이 조만간 옥천 의료기기단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해외기업 입주 소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 군수는 점심 후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마련한 자가관리교실 사업을 점검하기 위해 군보건소를 찾았다. 보건소는 지난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김 군수가 일주일 가까이 직원들과 밤을 새운 곳이다. 당시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군이 발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덕분에 모범사례로 소개됐다. 보건소장실에는 그때의 긴박했던 상황이 빼곡히 적힌 상황판이 아직도 비치돼 있다. 김 군수는 “메르스 사태는 언제 또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군수는 자치프로그램 점검차 옥천읍사무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휴대전화기에 저장된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상체 근육이 울퉁불퉁 튀어나온 자신의 사진이다. 지난해 찍은 사진이다. 무시무시한 김 군수의 근육은 50여년 계속된 역기운동을 통해 얻은 성실함의 산물이다. 그는 “나태해질 때 이 사진을 보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고 말했다. 옥천읍사무소에 도착한 그는 고 김영삼 대통령의 국가장 기간을 고려해 예정됐던 노래교실 자치프로그램 교육장은 들르지 않았다. 직원들에게 업무보고만 받고 군청으로 돌아왔다. 김 군수는 오후 9시가 돼서야 귀가했다. 이날 역시 마지막 일정은 50여년 친구인 역기와의 싸움이다. 66㎡(20평)가 안 되는 작은 아파트가 김 군수의 거친 숨소리로 가득 찼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관절 고통 석회화건염, 체외충격파로 치료해 보니

    관절 고통 석회화건염, 체외충격파로 치료해 보니

    오십견 다음으로 가장 많은 발생 빈도를 보이는 어깨 관절 질환이 바로 석회화건염이라는 증상이다. 몸속을 배회하던 칼슘 물질이 어깨 부위의 힘줄에 누적되면서 석회가 발생하게 되고, 해당 석회를 이물질로 인식하여 녹이는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통증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석회화건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석회화건염의 원인으로는 노화로 인한 어깨 힘줄의 퇴행성 변화, 어깨의 과도한 사용, 혈액순환 저하, 운동부족 등이 꼽힌다. 따라서 주로 관절이 노화되고 운동할 시간이 극히 부족한 중, 장년층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석회화건염으로 나타나는 급성 통증의 경우 1~2주 정도의 통증으로 끝나지만 만성의 경우, 해당 부위의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하여 고통을 가중한다. 특별한 외상이 없음에도 어느 순간부터 어깨가 빠질 것 같으면서 바늘로 콕콕 쑤시는 느낌이 계속된다면 석회화건염이 발생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석회화건염의 통증은 어깨 부위에 발생한 석회가 주 원인이므로 그 치료의 성패는 통증의 원인이 되는 석회의 제거에 달려있다. 그러나 자주 쓰이는 어깨 관절이라는 특성상 외과수술을 감행할 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가져올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이 크다는 난점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비수술치료로 체외충격파 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석회화건염 비수술치료 중 가장 대중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진 체외충격파 치료는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완화되지 않는 증상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치료로 꼽히고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먼저 x-ray 검사를 통해 석회의 위치와 크기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통증이 느껴지는 해당 부위에 강한 충격파 에너지를 전달하여 석회를 분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1,000~1,500회의 충격파를 발생시켜 혈관 및 주변 조직을 자극하고 활성화시켜 통증은 감소시키고 조직의 기능은 개선하게 된다. 직접 치료를 경험한 환자들이 말하는 체외충격파 치료의 장점은 10~15분 정도의 짧은 시술시간에 있다. 치료를 마친 뒤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으며 흉터나 감염에 대한 우려 없이 다양한 부위에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또한 통증의 원인이 되는 석회를 직접 분쇄하여 일시적인 통증 완화가 아닌 근본적인 통증의 원인을 개선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서울생생정형외과는 단일 종류의 기기로 시술을 진행하는 기존 치료법과 차별되는 동시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시술은 집중형 치료기 중 가장 치료 효과가 뛰어난 독일 wolf사의 piezo wave2와 방사형 중 미국 유일의 FDA 승인을 받은 스위스 EMS사의 Dolodrclast를 통해 시행되며 기존의 단일 충격파 치료방법에 비해 탁월한 치료율을 나타낸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생생정형외과 원호현 원장은 “한창 사회활동을 하는 중,장년층 직장인의 경우 석회화건염 발생 위험군에 들어간다”며 “직장 생활에 이상이 있을 것을 염려하여 어깨의 통증을 그냥 무시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증상을 방치할 경우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원호현 원장은 “어깨 관절은 일상생활에 필수인 관절이므로 이상 통증은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와의 상의를 통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설] 김수남號 중립 약속지켜 국민신뢰 얻어야

    어제 김수남 신임 검찰총장이 2년 동안 검찰 조직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했다. 부정부패 척결, 법질서 확립, 검찰 신뢰 회복 등 김 총장의 어깨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막중한 과제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내년에는 제20대 총선이, 내후년에는 제19대 대선이 잇따라 치러지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중차대한 시점이기도 하다. 김 총장 임기 안팎에 예정된 총선과 대선 사범 처리 과정에서 검찰의 공정성이 훼손된다면 그것은 곧바로 부메랑이 돼 검찰 조직 전체를 뿌리째 뒤흔들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명심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사건이든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김 총장의 당부가 제대로 일선까지 전달되길 기대한다. 김 총장이 검찰총장에 내정됐을 때 항간에는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 출신인 데다 수원지검장 시절 통합진보당 해산의 계기가 된 이석기 전 의원 내란음모 사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 발탁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검찰이 중립을 지키기가 더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해석도 뒤따랐다. 전임 김진태 총장 시기 검찰은 ‘하명수사’ ‘표적수사’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무려 8개월에 걸친 포스코 비리 의혹 수사가 대표적이다. 하청업체까지 저인망식으로 훑었지만 원래 겨냥했던 전임 정권 핵심 인사들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조차 청구하지 못했다. 신임 김 총장 체제에서는 ‘정치적 고려’로 수사력을 낭비하고 국민의 불신을 자초하는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정치검찰’이라는 한마디로 압축된다. 정치권력에 기대는 순간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무너진다. 좌고우면하지 않는 정치적 중립만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공안 역량을 재정비해 체제 전복을 기도하는 세력을 원천 봉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대폭 약화된 특별수사 역량을 강화해 더욱더 지능화하는 고질적인 부정부패도 마땅히 척결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이 모든 일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다. 김 총장은 임기 중 정치적 중립에 만전을 기해 신뢰를 회복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 왕실에서 스타까지…세계 강타한 ‘금수저 베이비’ 마케팅

    왕실에서 스타까지…세계 강타한 ‘금수저 베이비’ 마케팅

    입는 것부터 먹는 것까지, 영국에서는 ‘그’와 관련된 대부분의 제품이 공개되는 즉시 매진 사례가 이어진다. 업계에서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보다도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소문난 이는 다름 아닌 여왕의 증손주인 조지 왕자(2)다. 조지 왕자가 걸치고 나온 옷이나 신발 등은 공개 동시에 매장에 문의 전화가 쇄도한다. 전화기가 닳도록 문의 전화를 걸어봤자 수 주를 기다려야 하거나 아예 품절돼 사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조지 효과’라 부르고, 조지 왕자에게는 ‘완판남’이라는 별칭을 붙여줬다. 이처럼 일명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표현되는 아이들을 이용한 로열 베이비 마케팅에 전 세계 엄마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왕실에서 스타까지…세계를 강타한 ‘금수저 베이비’ 마케팅 ‘조지 효과’의 부연설명을 하자면, 지난 해 4월 왕세손 부부와 함께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한 조지 왕자(당시 생후 8개월)가 일명 ‘기저귀 외교’에서 선보인 옷들은 일찌감치 품절리스트에 오르면서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일각에서는 조지 왕자를 두고 “생후 8개월에 트렌드세터로 등극했다”고 평가했고, 조지 왕자 덕분에 완판 기록을 쓴 아동복 디자이너는 연일 “땡스, 조지”를 외쳤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최근에는 조지 왕자가 생애 최초로 미니 트랙터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 남자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노는 장난감 자동차의 모델과 가격 정보를 영국 주요 매체에서 전했다는 사실은, 금수저를 넘어 '다이아몬드를 물고 태어난' 조지 왕자가 육아용품 업계에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파워를 지녔음을 의미한다. 조지 왕자가 태어나기 전 한국에서도 그 ‘효과’가 상당했던 슈퍼베이비는 바로 톰 크루즈의 딸 수리 크루즈다. 수리 크루즈는 이미 5살 때부터 하이힐을 포함한 다양한 디자인의 구두를 신기 시작했고, 어른도 선뜻 사기 힘든 고가 명품 브랜드의 코트를 걸쳤다. 쉴 새 없이 따라붙는 파파라치 ‘덕분에’ 수리 크루즈가 입고 신은 모든 것들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 됐다. 엄마들 사이에서 대여섯 살의 어린 딸에게 하이힐을 신기는 것이 유행이 됐음은 말할 것도 없다. 수리 크루즈의 뒤를 이은 베이비 마케팅 스타는 전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과 빅토리아 베컴 부부의 딸 하퍼 세븐 베컴이다. 하퍼 세븐 베컴은 "태어나니 아버지가 베컴, 어머니가 빅토리아"라는 수식어가 잇따랐을 만큼 태어난 순간부터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하퍼 세븐 베컴은 여아 전용 드레스 코드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스포츠 브랜드의 의류까지 척척 소화해냈고, 덕분에 일부 브랜드는 뜻밖의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키즈’에 눈 돌린 명품 브랜드…식스포켓 이어 에잇포켓 키즈가 주 고객 유명인의 어린 자녀가 부모 못지않은 모델이 되어주자,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의 키즈 라인은 이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 구찌, 마르니, 펜디, 베르사체부터 버버리와 랑방, 샤넬까지 키즈 라인을 줄줄이 선보였고, 유명인이 자신의 아이에게 이 브랜드들의 옷을 입힘으로서 명품 키즈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일명 ‘식스 포켓 키즈’(6-Pocket Kids) 또는 ‘에잇 포켓 키즈’(8-Pocket Kids)의 증가도 한 몫을 한다. 식스 포켓 키즈란 아이 한 명에 부모와 조부모 등 6명이 지갑을 연다는 뜻이고, 에잇 포켓 키즈는 여기에 삼촌과 이모까지 포함된 의미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아이 한 명에게만 ‘올인’하는 가정이 늘어났고, 내 아이가 먹고 입는 것에서는 돈을 아끼지 않기 시작했다. 명품 키즈 브랜드가 가장 주력하는 시장은 아시아다. 특히 괄목할 만한 시장 성장을 보이는 곳은 일찌감치 ‘소황제 열풍’이 시작된 중국이다. 중국의 아동복 시장은 연간 30%씩 성장해 현재 24조원 규모까지 부풀었고, 한류 바람을 타고 고가의 유모차 등에도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부모들이 생겨났다. 중국 A항공사의 한국지사 관계자는 “불량 분유 등 먹거리 파동이 연이어 터지면서, 분유 등 유아식품 및 각종 유아용품 구매를 위해 일부러 한국을 찾는 중국 엄마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3년 1~4월 의류와 분유, 그림책의 수입액은 전년보다 줄은 반면 평균 수입 단가는 전년 대비 각각 18.2%, 9.2%, 13.1% 올랐다. 양보다 질을 택하는 명품 소비가 늘고 있다는 증거다. 저출산 뿐만 아니라 갈수록 심해지는 소득 양극화 현상 역시 명품 키즈 용품의 소비증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육아 예능 붐과 함께 불거진 부작용 한국에서는 수 년 전부터 육아 리얼리티 예능이 붐을 일어나면서 키즈 용품 매장에서는 ‘○○○ 아들 ▲▲가 쓰는 그 장난감’ 이라는 문구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들이 입는 옷과 쓰는 제품들은 곧장 판매고로 이어지면서 일명 ‘국민제품’의 칭호를 얻기도 한다. 문제는 유명인의 자녀들을 이용한 베이비 마케팅이 활발해질수록 위화감도 커진다는 사실이다. 이미 육아 예능은 PPL 전시장이라 불러도 될 만큼 각종 키즈 용품의 광고현장이다. 텔레비전을 통해 언뜻 보기에도 값나가는 옷과 장난감, 밥그릇과 식탁을 쓰는 ‘금수저’ 아이들을 보는 일반 부모들은 아이들이 귀엽다고 느끼기 이전에 죄책감과 미안함을 먼저 느끼기 마련이다. 자신과 친구들의 차이점을 구별할 줄 알게 되는 나이에 이른 아이의 경우, 이런 육아 예능을 본 뒤 “엄마아빠는 왜 내게 저런 것들을 사주지 않을까”에서 시작된 상대적 박탈감에 빠질 수 도 있다. 유명인의 자녀를 통한 마케팅을 두고 잘잘못을 따지긴 어렵다. 법을 어긴 것도 아니고, 도덕적인 우를 범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지나친 금수저 베이비 마케팅은 브랜드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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