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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겁쟁이라고 했을 뿐인데” 솔로, 미국 여자축구대표팀 “6개월 제외”

    “겁쟁이라고 했을 뿐인데” 솔로, 미국 여자축구대표팀 “6개월 제외”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맏언니 호프 솔로(35)가 리우올림픽 스웨덴과의 8강전을 승부차기 끝에 진 뒤 내뱉었던 “한 무리의 겁쟁이” 발언 때문에 6개월 동안 대표팀에서 뛰지 못한다.    미국 대표팀은 당시 27개의 슛을 스웨덴 문전에 날리는 등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으나 경기 내내 단 2개의 슛을 날린 스웨덴과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져 탈락했다. 솔로는 그 울분을 터뜨리면서 수비로 일관한 스웨덴 선수들을 “한 무리의 겁쟁이”라고 공격했던 것이다.    그러나 수닐 굴라티 미국사커연맹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솔로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으며 국가대표팀 선수에게 요구하는 행동 기준에도 어울리지 않았다“면서 “경기장이나 경기 결과를 뛰어넘어 올림픽은 페어플레이와 상대를 존중하는 이상을 대변하는 장이다. 우리는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런 원칙을 예외없이 존중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솔로가 한 차례 징계를 당한 전력이 있음을 감안해 가중 처벌하는 것이며 곧바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솔로는 지난해 연초 훈련 캠프에서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30일 동안 대표팀에서 제외된 바 있다.   솔로도 성명을 내고 “17년 동안 미국 여자대표팀에 헌신해왔는데 이런 식으로 연맹이 내 계약을 종료시키려 한 데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반발했다. 표현은 완곡하지만 징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미국 여자대표팀 선수협의회의 리처드 니콜스 사무총장은 솔로를 대신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도하고 전례 없으며 부적절하며 미국수정헌법 1조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그렇게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패배에 낙담한 끝에 상대 팀의 전술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 남자선수들이 이런 식으로 처벌받았는지를 되묻고자 한다”고 말했다.    솔로는 리우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브라질의 지카 바이러스를 조심해야 한다’며 방충망, 모기기피제 등으로 중무장한 자신의 사진을 올려 대회 기간 브라질 팬들의 야유에 시달리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여기 성추행범이 있어요” 승객들 외침에 경찰서로 달린 버스

    “여기 성추행범이 있어요” 승객들 외침에 경찰서로 달린 버스

    시내버스 안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하던 중년 남성을 버스 승객들과 운전사가 합심해 검거했다. 승객들이 범행 사진을 찍고 범인을 둘러싸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사이 운전기사는 버스를 바로 경찰서로 몰았다. 24일 오후 9시 45분쯤 경남 진해경찰서 앞에 시내버스 한 대가 정차했다. 기다리고 있던 경찰관들이 버스에 올라 음란행위를 한 A(52)씨를 붙잡아 내려왔다. 혼잡한 버스에 타고 있던 그는 바로 옆에 있던 여학생 2명의 엉덩이를 만지고 아랫도리로 허벅지를 비벼대다 승객들에게 덜미가 잡혔다. 여학생들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자 남자 승객 1명이 범행 장면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었다. 이어 여학생 5명과 남자 승객 2명이 이 남성을 에워싼 뒤 버스기사에게 알렸다. 누군가 “성추행범이 버스안에 타고 있다. 경찰서로 가니 기다려 달라”고 소리 질러 양해를 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버스가 경찰서 입구에 이르자 A씨는 달아날 엄두도 못낸채 그대로 경찰에 인계됐다. 경찰은 A 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장면이 사진으로 찍히는 등 증거가 명백해 A씨가 범행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남 거제서 두번째 콜레라 환자 발생…지역민들 ‘안그래도 경제 어려운데’

    경남 거제서 두번째 콜레라 환자 발생…지역민들 ‘안그래도 경제 어려운데’

    국내에서 15년 만에 첫 발생한 콜레라 환자가 경남 남해안 여행 중 해산물을 섭취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남해안에서 해산물을 먹은 또다른 콜레라 확진자가 발생, 지역 사회 안 콜레라 확산이 우려된다. 25일 경남 거제에서 두 번째 콜레라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남해안을 낀 거제를 비롯한 남해안 일원에서는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과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거제시 양정동에 사는 최모(40·여)씨는 “전염병이라고 하는데 지역에 퍼질까봐 불안하다”며 “가족이나 지인들한테는 당분간 해산물 섭취를 조심하라고 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권모(44·거제)씨는 “지금 조선경기 침체로 지역 경제가 어려운데 이런 소식까지 들리니 안타깝다”며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보고, 바다를 터전으로 사는 어민이나 상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모(36·거제 고현동)씨는 “일단 보건당국이 신속하게 조사를 해서 어떤 경로에 의해 감염이 됐는지를 밝히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며 “결과에 따라 내놓은 대책을 보고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확산 우려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크게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통영시 광도면 주민 이모(28·여)씨는 “정확히 어떤 원인으로 감염이 됐는지 증명된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며 “여기 살면서 쭉 회도 먹고 다른 해산물도 먹고 했지만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거제의 다른 주민은 “콜레라가 치사율이 높은 질병은 아니라고 들었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지만 보건당국이 사태 확산 방지에 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에 오염된 어패류 등 식품이나 오염된 지하수와 같은 음용수 섭취 때문에 발생한다. 소화기 감염병인 만큼 공기 중에서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 만큼 전염력이 크지는 않다. 소화기 감염병 중에서도 이질이나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비해 전염력이 약한 편이다. 보통 2∼3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데, 복통이 없는 심한 설사와 구토를 동반한 탈수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콜레라는 손 씻기 등 개인 위생만 철저하게 지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고 치사율도 매우 낮다. 치료도 어렵지 않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그의 웃음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언제부턴가 그 자리에 있었던 듯했다. 좌절과 시련을 이겨내면서 더 커지고 짙어진 것일까. 소박하게 꾸며진 사장실 문을 열면 ‘힘들어도 괜찮아’라고 적힌 액자가 첫눈에 들어온다. 사무실과 공장을 겸하고 있는 경기 일산 본사에서 지난 17일 만난 김원길(55) 바이네르 사장에게서 “힘들어도 괜찮다”고 스스로 되뇌며 넘어지고 일어나 달려온 40년을 들어봤다. -옷가지 몇 벌이 든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나는 영등포역에 내렸다. 처음 밟은 서울 땅. 또래들처럼 학교에 다녔더라면 고2 새 학기의 시작에 들떠 있었을 1978년의 봄이었다. 당시 영등포는 사람과 상점, 공장, 유흥가로 지금보다 훨씬 더 번잡했다.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들. 겁이 났다.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목이 탔다. 화장실에서 벌컥벌컥 수돗물을 마시고 세수를 했다. 시간은 오후 4시. 자, 이제부터 한 집 한 집 내가 있을 곳을 찾아나서 보자. “제가 구두 만드는 기술이 있는데요, 저 좀 써 주시면 안 될까요.” 하지만 땅거미가 내리고 전등에 하나둘 불이 들어와도 나를 받아주는 곳은 나오지 않았다. 퇴짜를 맞은 집이 스무 곳 가까이 되어갈 즈음, 문래동 쪽 허름한 구둣방에서 나를 받아주었다. 월급은 없이 하숙집에서 먹여 주고 재워 주기만 하는 조건이었지만 마다할 수가 없었다. -내 솜씨를 본 구둣방 주인은 좀 놀라는 눈치였다. 열일곱 살 먹은 ‘충청도 촌놈’치고는 실력이 꽤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곳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름이 되자 주인이 불렀다. “장마철이라 물건이 너무 안 팔린다. 더이상 널 먹이고 재워 줄 능력이 안 된다.” 말하자면 정리해고였다. -“구둣방에서 잘렸어요.” 몇 달 동안 하숙하며 친해진 룸메이트 형에게 사정 얘기를 했다. “내가 강원도 양양 출신이어서 잘 아는데, 설악산에 가면 일자리가 있을 거야.” 귀가 번쩍 뜨인 나는 다음날 새벽같이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로 달려갔다. 그날 늦은 오후가 돼서야 도착한 설악산. 몇 달 전 영등포 역전에서처럼 상점과 산장의 문을 한 집 한 집 두드렸다. 하지만 하숙집 형의 말과 현실은 달랐다. 서울로 돌아갈 차비는커녕 김밥 하나 사먹을 돈도 없는데 서늘한 밤이 찾아왔다. 그런데 그냥 죽으란 법은 없었다.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말할 요량으로 찾아간 산장에서 “방 청소하고 손님들 가방 들어 주면 한 달에 5만원을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당시 설악산은 신혼여행이 피크였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짐을 들어 주자 팁이란 걸 주는데, 한 번에 2000~3000원은 기본이었다. 새로운 삶의 희망에 들뜬 신혼부부들은 일반 등산객들보다 손이 컸다. 지배인이 보는 데서 받은 팁은 도로 토해내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팁은 고스란히 내 주머니에 들어왔다. 팁에 맛을 들인 나는 강아지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가 밖에서 발소리가 나면 누구보다 먼저 뛰어나갔다.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말을 해야 더 많은 팁을, 그리고 지배인이 안 보는 데서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갔다. 한 달이 지나자 다락방에 몰래 감추고 벽돌로 눌러놓았던 팁이 50만원으로 불어났다. 월급의 10배였다. 그 돈을 들고 나는 미련 없이 설악산을 떠났다.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정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1961년 충남 당진에서 5남 2녀의 셋째로 태어났는데, 가족이 의지할 거라곤 손바닥만 한 논 몇 마지기가 전부였다. 나는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허약한 형을 대신해 풀 베고, 땔감 구하고, 논에서 피 뽑는 노동의 무게를 다 짊어져야 했다. 그 보상일까. 초등학교까지만 보낸 형, 누나와 달리 아버지는 나를 중학교에 넣어주셨다. 하지만 중학교 3년 동안 수시로 학업 중단의 위기가 찾아왔다. “엄마, 저…학교에서…100원만 가져오래요.” 집안 사정 뻔한데 차마 말 못하고 있다가 어렵게 입을 열면 어머니는 새벽부터 이집 저집 문을 두드리며 돈을 꾸러 다녀야 했다. “진작에 얘기했으면 좀 더 일찍 알아봤을 것 아니니.”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 봐야 어머니의 긴긴밤 잠 못 드는 괴로움만 더 깊어졌을 거란 사실을. 풀이 죽은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물을 애써 외면하며 집을 나서곤 했는데, 나는 울지 않았다. -학교생활은 1977년 2월 중학교 졸업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중학교 3년이 나에게 보장된 최후의 학업이란 걸 이미 다 알고 있었던 터라 고등학교 진학 얘기는 아버지도 나도 꺼내지 않았다. “원길이는 내 밑에서 구두 기술 배워라.” 서산 읍내에서 작은 구둣방을 하시던 작은아버지가 같이 일을 하자고 하셨다. 초등학교 때 지게를 직접 만들기도 했던 조카의 손재주를 익히 알고 있던 작은아버지였다. 하지만 ‘좁은 곳’에서 평생을 ‘족(足)쟁이’로 썩고 싶지는 않았던 나는 그 손을 뿌리치고 ‘넓은 곳’을 찾아 경기 고양군 지축면(현재의 지축동)의 분재농장에 취직을 했다. 하지만, 한 달 1만원을 받아서는 내 한 몸 먹고 자기에도 빠듯했다. 슬슬 염증이 났다. -“돈 번다고 올라가더니 사는 게 그리 만만하더냐.” 그해 9월 추석에 집에 와서 작은아버지를 다시 만났다. “욕심 부리지 말고 우리 가게로 와라. 이 기술 하나면 먹고사는 데 문제없다.” -서산 구둣방에서 처음 배운 것은 가죽과 밑창이 단단히 붙도록 망치질을 하고, 접착면에 ‘뻬빠질’(사포질)을 하는 일이었다. “역시, 원길이 손재주는 대단하구나.” 남들이 1년을 해도 떼지 못한다는 남성용 구두 제작 전 공정을 나는 5개월 만에 마쳤다. “그 재주로 시골에 있긴 아깝다. 서울 가서 서울 기술 배우거라.” 동료 아저씨들의 말이 몇 번 반복되자 마음이 흔들렸다. 작은아버지는 나의 고민을 이해해 주셨다. 그래서 작은아버지가 쥐여주신 차비를 들고 나는 1978년 그 봄에 영등포역 가는 기차를 탔던 것이다. -설악산에서 번 55만원으로 경기 성남 상대원동에 월셋집을 얻고 서울 중곡동 어린이대공원 근처 구두 공장에 취직했다. 당시 제화업계의 판도는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케리부룩의 순이었다. 내가 들어간 곳은 케리부룩에 납품하던 참스제화였다. 본격적으로 여성용 구두 만들기를 익혔는데, 얼마 후 나는 참스제화 안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기술을 갖게 됐다. 그렇게 5년이 지났을 즈음 케리부룩에서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1983년 9월 스물두 살 때였다. -‘생산라인에 있으면 신발을 20켤레 만들 수 있지만 관리자가 되면 2000켤레, 2만 켤레의 생산을 직접 관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늘 ‘더 큰 것’, ‘더 높은 곳’에 목말라 했다. 그래서 나를 믿고 부른 케리부룩 김정현 사장님에게 ‘생산직’이 아닌 ‘관리직’에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사장님은 원했지만 주변에서 말들이 나왔다. ‘생산관리를 고작 중졸 출신에게 맡기다니’와 같은 것들이었다. -그래도 나는 계속 관리직의 문들 두드렸고, 얼마 후 포장반에 배치됐다. 구두에 상표를 붙여 사각 박스에 담는 단순노동을 하는 곳이었지만, 그나마 관리직이라는 이름표를 갖고 있는 부서였다. 생산라인에 있을 때 100만원이던 월급이 포장반으로 오니 20만원으로 깎였다. 나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계산은 적중했다. 몇 달 후 완제품을 최종 검사하는 검수반으로 옮겼다. ‘완벽한 제품’을 강조하며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깐깐하게 검사를 했다. 어느 날 공장 기술자 100여명이 “우리를 괴롭히는 김원길을 자르라”고 대놓고 사장님에게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사장님은 나를 지지했다.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는데 그걸 마다할 사장이 어디 있겠나. 나는 ‘시키지 않은 짓’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했다. 시장 조사였는데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경쟁제품 중에 잘 팔리는 건 어떤 게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해 리포트를 작성했다. -1989년 인천백화점에서 우리 케리부룩 매장을 퇴출시키겠다고 통보해 왔다. 내가 영업관리를 하며 어렵게 입점을 성사시킨 지 한 달여 만이었다. 월 매출이 600만원으로 다른 업체의 5분의1밖에 안 된다는 이유였다. 백화점에 시간을 한 달만 더 달라고 했다. ‘저 많은 걸 나 혼자선 절대로 못 판다. 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팔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값 특가 세일과 동시에 내가 백화점 매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자, 여러분, 케리부룩 CM송 부르시면 구두를 그냥 드립니다.” 당시 ‘허리를 미끈하게 펴고~ 무릎을 쭉 뻗으면~ 케리부룩 케리부룩 예쁘게 걸어요~’라는 우리 TV CM송은 꽤나 인기가 있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 달 매출이 1억 1000만원으로 거의 20배가 됐다. 그걸 계기로 뉴코아, 롯데, 신세계 등 서울 시내 백화점에 속속 입점을 했고 나는 ‘영업의 달인’으로 통하게 됐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에 대한 시기와 모함도 커져 갔다. ‘사장이 되려고 한다’, ‘회삿돈을 제 맘대로 쓴다’ 악성 루머가 사내에 돌았다.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고 분노를 하니 더이상은 회사에 다닐 수가 없었다. -1990년 사표를 던졌다. 언젠가는 예정됐던 일, 그게 조금 앞당겨졌다고 생각했다. 이듬해 케리부룩 퇴직금 280만원과 사장님이 별도로 챙겨주신 200만원을 밑천으로 서울 용산에 선심(구두의 앞코에 들어가는 부속) 제조회사를 차렸다. 간판은 ‘원길’로 내걸었다. 장사는 그럭저럭 됐는데 돈이 안 들어왔다. 못 받은 외상값이 2000만원이 넘어갔고, 빚이 쌓여 갔다. 답답한 마음에 전에 거래했던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의 바이어를 만났다. “아이고, 김 대리 회사 관두고 나서 케리부룩 엉망 됐어요.” 케리부룩 김 사장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롯데백화점에 물건 한 트럭 보내주세요. 제가 팔아볼게요.” 매출의 10%가 내 몫이었다. -“사장님, 제가 직접 구두 만들어서 케리부룩 상표 붙여 팔겠습니다.” 다시 기세가 오른 나는 케리부룩에 로열티를 주고 하청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호사다마는 이번에도 비껴가지 않았다. 1993년 케리부룩 대표가 된 전문경영인이 케리부룩 상품권을 헐값에 불법 발행해 구속이 됐고 회사는 부도가 나고 말았다. 상품권들은 휴지조각이 됐고 나는 산더미처럼 쌓인 구두와 빚더미에 거리로 나앉을 판이 됐다. 불면의 날이 이어졌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밀려왔다. 하지만, 20대 때 연탄가스를 마시고도 씩씩하게 출근을 했던 나였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때마침 어떤 고마운 분이 급전을 융통해 줘서 최종 도산에는 이르지 않을 수 있었다. -회사 이름을 ‘안토니’로 바꾸고 그럭저럭 구두회사를 꾸려가고 있던 1994년 뜻하지 않은 전기가 찾아왔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구두 박람회 ‘미캄’에 갔는데 바이네르의 컴포트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들에게 “나와 한국 독점판매 계약을 맺자”고 했다. 당시 바이네르는 하루 1만 2000켤레를 생산하는 대형 업체였다. 한국 수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그들을 나는 어렵사리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예상대로 국내에서 바이네르는 중년 이상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에 주문을 넣고 제품을 받기까지 무려 석 달이나 소요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직접 생산이 절실해졌다. -“내가 한국에서 알아주는 구두 기술자다. 바이네르 상표를 붙여서 우리가 직접 만들어 팔면 안 되겠나. 바이네르의 명성에 먹칠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그들을 꼬박 6개월을 설득했다. 나의 한결같은 노력은 바이네르 회장을 감동시켰고, 결국 나는 일산의 아파트형 공장에서 하루 50켤레씩 컴포트화 생산을 시작했다. -바이네르로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뜻하지 않은 악재가 터졌다. 나를 아껴주었던 이탈리아 본사 회장이 돌아가시고 그 분의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았는데, 회계사 출신인 그는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한국에서 그렇게 잘 팔리는데, 로얄티를 이 정도 밖에 안 내나.’, ‘이탈리아 본사에서 수입해 가는 물량을 더 늘려라.’ 아들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나는 서서히 바이네르와의 결별을 준비했다. 광고도 바이네르의 비중을 줄이고 우리 자체 브랜드인 안토니에 집중했다. 그런데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대표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부 유럽은 특히 충격이 컸다. 거기에서 바이네르라고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게다가 바이네르는 당시 유럽과 홍콩 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1년, 나는 이탈리아로 가서 아들을 만났다. “너희들 자금난이 심각하다는데, 내가 지원을 해줄 테니 바이네르 브랜드를 나에게 팔아라.” 그들은 나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현재 이탈리아에 바이네르 공장이 10군데 정도 있는데 그들이 쓰는 브랜드 상표권은 내가 갖고 있다. -바이네르 신발이 편안한 비결이 뭐냐고 많은 사람이 묻는다. 그러면 나는 “고객의 마음은 당신이 그 질문을 하는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일러준다. 고객은 항상 더 예쁘고, 더 편안한 구두를 찾는다. 그걸 떠올리면 절대로 연구개발(R&D)을 게을리하거나, 맘 놓고 쉴 수가 없다. 고객은 혹시 한 번은 몰라도 절대로 두 번은 봐주지 않는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발이 편안한 신발을 뜻하는 ‘컴포트화’를 통해 연간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업계 3위 바이네르의 최고경영자(CEO)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구두 분야의 장인(匠人)으로, 특히 ‘중졸 신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바이네르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국 60여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가난으로 배움을 다하지 못했던 그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안토니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골프 꿈나무에게 연간 2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해마다 5월이면 수도권의 독거노인을 초청해 효도잔치를 열고 있다. 박애원, 벧엘의집 등 수많은 복지시설에 물품을 보내고 있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의 급여를 보장하고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 다양한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961년 충남 당진 출생 ▲당진 도성초등학교, 미호중학교 ▲1984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제화부문 동상 수상 ▲1994년 안토니 설립 ▲2008년 국무총리 표창, 2012년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상, 2012년 철탑산업훈장, 2013년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
  • “포스코 원샷법 참여 계획 없다”

    “포스코 원샷법 참여 계획 없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4일 “현재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스틸코리아 2016’에 참석한 권 회장은 “포스코는 2년 전부터 구조조정을 해 현재 60% 정도 진행된 상태”라며 “원샷법과 관계없이 (현재 진행 중인 자체 구조조정이) 100%가 될 때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과잉공급 상태인 철강업은 현재 중국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활력법은 정상 기업의 자율적 사업 재편을 돕는 법으로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절차와 규제를 간소화해 주고 세제·자금·연구개발(R&D)·고용안정 등을 한 번에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시행 첫날인 지난 16일에만 한화케미칼 등 4개 기업이 신청했다. 철강업계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연구용역을 맡긴 철강산업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그 내용을 듣지 못했다”며 “결론 내기가 확실치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철강협회 회장 자격으로 개회사를 한 권 회장은 “국내 철강산업은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국내 수요 산업의 약화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 “우려가 현실이 된 대내외 환경은 우리 산업에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철강 무역대전에서 살아남으려면 민관이 합심해 각국의 통상규제 움직임을 주시하고 현지 철강업계, 통상 당국과의 대화 채널을 강화해 사전 통상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 회장을 비롯해 유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손봉락 TCC동양 회장 등 철강업계 대표들과 학회 관계자 300여명이 참가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 우병우·이석수, 국민 입장에선 하찮은 존재”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 우병우·이석수, 국민 입장에선 하찮은 존재”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4일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해 “국민 입장에선 하찮은 존재”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정수석과 특별감찰관은 대단한 고위직 공직자이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다”며 “그게 대한민국을 작동하게 하는 원리”라고 적었다. 이어 “선출직 공직자든, 임명직 공직자든 임명권자는 국민”이라며 “‘나는 임명직이니 임명권자(대통령)에게만 잘 보이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교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 공직자는 자신을, 자신이 몸담은 조직을,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사람들”이라며 “민심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최근 주변에서 ‘민정수석이 그렇게 센 사람이냐’, ‘특별감찰관이 그렇게 대단한 자리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이 두 사람이 대한민국 법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왕이 없는, 국민이 주권자인 공화국”이라며 “국민이 주권자임을 헌법에 규정한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이 무겁고 공직자는 가볍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우 수석은 대통령과 정부에 주는 부담감을 고려해 자연인 상태에서 자신의 결백을 다투는 것이 옳다”며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라며 우 수석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임진왜란과 같은 상황 혼다 의원을 지킵시다”

    [World 특파원 블로그] “임진왜란과 같은 상황 혼다 의원을 지킵시다”

    한인사회, 후원 캠페인 나서 미국 워싱턴DC의 반대편에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요즘 우울한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미 의회 내 대표적 친한파로 2007년 ‘하원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 주역인 마이크 혼다(74) 민주당 하원의원이 오는 11월 8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 패할 위기에 처해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기자는 지난 2년여 간 워싱턴에서 한국과 관련된 자리라면 아무리 바빠도 모습을 나타냈던 혼다 의원을 만날 때마다 8선 고참 의원이자 일본계인 그가 한국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점에 감사를 표했다. 그런 그가 9선 문턱 앞에서 일본계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같은 당 인도계 변호사 출신 로 칸나(39) 후보에게 지난 6월 예비선거에서 밀리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의 지역구가 속한 캘리포니아주는 당적에 관계 없이 최고 득표자 2명이 본선에 나갈 수 있어 칸나 후보에 이어 2위에 오른 혼다 의원도 가까스로 본선에 진출하게 됐지만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4월 방미했을 때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것이 칸나 후보의 약진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칸나 후보는 구글·야후·페이스북 임원 등 유명 기업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지역구에 많은 인도계와 일본계 유권자들의 전폭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 의원과 함께 위안부 결의안 등 많은 일을 해온 한인 풀뿌리 유권자단체 시민참여센터(KACE) 김동석 상임이사는 22일(현지시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칸나 후보가 혼다 의원을 떨어뜨리려는 일본계 등의 지지를 엎고 혼다 의원보다 3배가 넘는 후원금을 모으는 등 맹렬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미 의회 내에서 위안부 이슈 등 한·일 문제에서 한국 편을 가장 강하게 들어온 혼다 의원이 낙마할 경우 의회에서 한국 관련 목소리를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이사는 이어 “현 상황은 임진왜란과 다를 바 없다”며 “혼다 의원 살리기에 한인 사회가 합심해야 한다. 한인 정치력 신장은 한인을 위해 일할 정치인을 지지하고 그가 다시 의회에서 활동하도록 후원하는 것”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혼다 의원에 10~20달러 보내기’ 운동을 비롯, 그를 후원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는 지난 2주 간 한인들이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혼다 의원 후원 활동을 벌였으며, 23일부터는 뉴욕과 워싱턴DC 등을 돌며 한인들의 후원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다. 김 이사는 “정의와 인권을 위해 위안부 문제에 천착해온 혼다 의원이 11월 다시 웃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그동안 혼다 의원과 함께 울고 웃었던 많은 한인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갈등 해결 실마리 찾아야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가 오늘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한·중·일 3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비롯해 독도 및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으로 얽히고설켜 있다. 이런 상황에서 3국 간 외교 수장들이 9개월여 만에 머리를 맞대는 자리라 국제적인 관심이 증폭되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로선 3국 장관 회의가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준현 외교부 대변인은 어제 정례 브리핑을 통해 공동 언론발표문을 채택하지 않고 공동기자회견에서 각 외교장관의 발언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외교장관회의의 주요 의제로 꼽히는 북한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이나 대(對)테러 대책,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 문제 등에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단지 외교장관들이 만났다는 ‘상징적’ 의미로 그칠 가능성도 큰 것이 사실이다. 3국 간 간격은 너무 크다. 일본은 중국이 역사 문제를 다시 거론하지 않고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유권도 포기하는 대신 자신들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지를 원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이 한·미와 같은 수준의 대북 제재를 실시하고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지 않기를 바란다. 반면 중국은 한·일의 주장 정반대, 즉 일본이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하고 한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한·일 관계 역시 위안부 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고 하지만 독도에 대한 터무니없는 일본의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수세에서 벗어나려고 센카쿠열도와 사드를 안보 차원에서 쟁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우리에게 연일 고강도의 사드 철회 압박에 나서는 것도 미국과의 패권 다툼을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에도 센카쿠와 사드를 걸어 미국과의 대립 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 이번 회의는 다음달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다. G20 정상회의 기간 한·중 정상 회담도 조율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3국 간 역사 인식과 영토분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견과 대립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우리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이번 회담에서 한·미·일 지역동맹 차원으로 사드의 의미가 확장되지 않도록 명분과 논리를 정교하게 다듬어 중국을 설득하는 일이 필요하다. 외교안보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3국 관계를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한 단초와 계기가 돼야 한다. 이번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한·중·일 3국 관계는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험난한 길을 가야 한다는 점을 우리 정부를 포함한 관련국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태풍만 기다리는 ‘낙동강 녹색지옥’

    태풍만 기다리는 ‘낙동강 녹색지옥’

    당국 “태풍이 강 전체 뒤엎어야” 환경단체 “4대강 사업에 물 갇혀… 수문 열어 물 흐름 빠르게 해야” 1300만명 영남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이 상류부터 하류까지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녹조로 퍼렇다. 이 녹조는 8월 폭염에 더 짙어지고 있다. 창녕함안보는 23일 조류경보 ‘경계’도 발령됐다.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5일까지 조류경보 중 경계가 내려졌다가 해제된 뒤로 두 달 만에 다시 돌아온 경보다. 조류경보제는 일주일에 한 번 조류농도를 측정해 유해남조류가 2번 연속 1만 이상이면 경계 단계가 발령된다. 워낙 유속이 느린 데다 강의 수온도 33도까지 달아올라 녹조 번식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탓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이날 “현재 낙동강 녹조는 사람 힘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으로, ‘효자 태풍’이 와서 강 전체를 휩쓸어 가는 것이 유일한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낙동강환경청과 환경단체, 낙동강변에 사는 주민은 낙동강 녹조가 2013년부터 매년 발생하고 악화됐다고 증언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빠른 지난 5월부터 녹조가 나타났는데, 마침 지난 7월 초 장맛비로 보 수문을 열고 방류를 하자 사라졌다. 8월부터 폭염이 시작되고, ‘여름 가뭄’이 진행되자 낙동강 상류 낙단보에서 칠곡보를 거쳐 하류인 함안보까지 낙동강 전체가 녹조로 퍼렇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4대강 사업 이전에도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했지만 그때는 하류 쪽이 심했다”며 “지금은 양상이 거꾸로 돼 중상류가 더 심하고 하류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국토청과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는 녹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6월 29일과 8월 16일 두 차례에 걸쳐 낙동강 보 수문을 열고 ‘펄스(Pulse) 방류’를 했다. 펄스 방류는 한꺼번에 많은 물을 흘려 강물 흐름 속도를 빠르게 해 강물 중·하류층이 뒤섞이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낙동강 중·하류에 있는 칠곡보와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5개 보의 수문을 동시에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열어 3400만t의 물을 흘렸다. 환경단체 등은 펄스 방류가 녹조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 강물을 흐르게 하는 것만이 녹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강조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처장은 “강물이 보에 갇혀 있는 데다 수온이 올라가자 여지없이 녹조가 발생했다”며 “수문을 상시적으로 열어 두는 것 이상의 좋은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정 처장은 “완전 수문 개방이 어렵다면 관리 수위라도 낮춰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환경청과 부산국토청도 펄스 방류로만으로는 녹조 해결에 역부족임을 인정하지만, 녹조 발생 원인은 다른 데서 찾고 있다. 부산국토청과 낙동강환경청은 “보를 건설해 유속이 느려진 것은 맞지만 그것 때문에 녹조가 더 심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낙동강환경청 수생태관리과 이창언 팀장은 “녹조는 알갱이가 휴면포자 상태로 강바닥 퇴적층 아래에 잠복해 겨울을 보낸 뒤 발생과 휴면을 반복한다”며 “낙동강 보가 완성된 2013년부터 올해까지 큰 태풍이 한 번도 오지 않아 강바닥 퇴적층이 제대로 쓸려 간 적이 없었다는 것이 보 건설보다 더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녹조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로 물 흐름이 느려진 탓”이라며 “지금보다 수심이 반 이하로 낮아지더라도 수문을 열어 물 흐름을 빠르게 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박 교수는 “4대강 사업 전에는 낙동강 녹조가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했지만, 지금은 상류까지 발생하고 기간도 길어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토교통부가 낙동강의 보는 지하수위 유지와 가뭄 대비, 비상용수 공급 등을 위해 건설된 다기능 보이기 때문에 보 문을 항상 열어 놓을 수 없다고 밝힌다는 데 있다. 부산국토청 하천계획과 서호규 팀장은 “비가 많이 내려야 모든 보 수문을 열 텐데 현재 그렇지 못하니 일주일에 한 차례꼴로 펄스 방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논평을 통해 “녹조 문제는 갇힌 물이 흘러가도록 보 수문을 열면 해결되는데, 그걸 정부만 모르고 있다”면서 “4대강 조사위원회가 지난 6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함안보와 달성보의 BOD/COD는 4~5등급까지 곤두박질쳐 농업용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낙동강 녹조가 매년 반복되고 해마다 악화되자 정치권도 관심을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강정고령보와 매곡정수장 등 낙동강 녹조 현장을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은 최근 ‘4대강 사업 검증(조사·평가) 및 인공구조물 해체와 재자연화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얕은 해변으로 떠밀려온 들쇠고래떼, 도대체 왜?

    얕은 해변으로 떠밀려온 들쇠고래떼, 도대체 왜?

    영국 데일리메일은 22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 카나리아 제도 동쪽 끝 란사로테 섬 콜로라다스 해변에 들쇠고래 10여 마리가 떠밀려와 표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극적인 장면은 이 지역 루비콘 다이빙 센터 다이버 나타샤 막시멘코(Natasha Maksymenko)에 의해 포착됐다. 영상에는 해변 얕은 물가로 떠밀려온 10여 마리의 들쇠고래떼의 모습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던 피서객들이 들쇠고래떼가 다시 바다로 갈 수 있도록 헤엄치는 방향을 바꿔주는 모습이 담겨 있다. 소셜 미디어에 영상을 올린 막시멘코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물에 들어가는 것을 무서워했다”면서 “하지만 들쇠고래들이 얕은 물에 갇힌 것을 본 뒤엔 모두 물에 뛰어들어 그들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들쇠고래들을 구할 수 있어 자랑스럽고 특히 내 손으로 직접 새끼 들쇠고래를 구해서 무척 기뻤다”며 “그 당시의 새끼 들쇠고래 표정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들쇠고래는 다 자랐을 때 몸길이 약 6m, 체중 약 3.6t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고래 중 하나로 북위 50도~남위 40도의 온대와 열대 심해에 서식한다. 보통 15~40마리가 무리 지어 생활하며 사회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Natasha Maksymenko, MIAN07 CITY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해남 모이산서 금광석 21만t 발견…순금만 300억원어치

    전남 해남 모이산에서 21만t이 금광석이 발견됐다. 국내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기술로 지하에 묻혀있는 금광석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전남 진도와 해남 땅속 깊이 매장돼 있는 금광석 21만 1283t을 자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순수 금의 양만 따지면 627.5㎏, 시가 300억원어치다. 지질연은 지난해 개발한 ‘광대역 유도분극탐사 정밀탐광 해석기술’을 ㈜희송지오텍에 이전해 골든썬㈜이 운영 중인 전남 해남 모이산 광구와 가사도 광구에 적용,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골든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금은 광산을 운영 중이며, 연간 국내 금 생산량의 98%에 해당하는 255㎏의 금을 생산하고 있다. 광대역 유도분극탐사 기술은 넓은 주파수(0.1∼1kHz) 대역의 교류 전류를 이용해 진폭과 위상차를 측정, 지하구조를 파악하는 탐사기술이다. 땅속으로 전류를 흘려주면 철·은·구리 등이 포함된 황화광물을 지날 때 전류의 흐름이 지연되는데, 그 각도를 분석해 지하에 묻힌 금속 광상(광물이 모여있는 곳)을 찾아내는 원리이다. 기존 직류 전류를 흘려보내 황화광물이 전류를 충전하는 효과를 측정하는 방식의 유도분극탐사 기술은 고출력의 전류가 필요하고, 잡음이 심해 지하 100m 이내에서만 탐사가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전자기 잡음이 강한 지역에서는 양질의 자료를 얻기 어렵다. 광대역 유도분극탐사 기술을 이용하면 금속 광상의 종류와 분포까지 해석할 수 있고, 지하 300m 깊이까지 탐사가 가능하다. 지질연은 이번 기술의 핵심인 해석 알고리즘과 탐사자료의 해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실제 탐사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대부분의 금속 광상에 적용할 수 있으며, 광화대(광물 부존 가능성이 큰 지역)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다. 지질연으로부터 원천기술을 이전받은 ㈜희송지오텍은 몽골, 미얀마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도 금속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탐사 서비스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골든썬㈜ 임기영 사장은 “앞으로도 광대역 유도분극 정밀탐광 기술을 새로운 금광체를 찾는데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5년만에 콜레라 환자 발생·집단 식중독…늦여름 질병 예방하려면?

    15년만에 콜레라 환자 발생·집단 식중독…늦여름 질병 예방하려면?

    유례없는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식중독과 콜레라 등 전염병이 발생하고 있다. 국민건강에 비상이 걸린 지금, 어떻게 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23일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식중독은 ▲ 포도상구균 ▲ 장염 비브리오 ▲ 보툴리누스 중독증 ▲ 장 출혈성 대장균 등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할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난 22일 하루에만 서울과 경북, 부산, 대구의 고등학교 5곳에서 727명이 학교 급식을 먹은 뒤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였다.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이들 균이 번식해 우리 몸에 배탈, 설사 등의 증상을 유발하고 심지어 체온을 급상승시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음식물 섭취 및 개인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원장원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상한 음식과 오염된 물을 마셨을 때 발생하는 식중독은 탈수증상을 유발하고,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균을 죽이기 위해서 평소 음식을 끓여 먹는 습관을 지녀야 하고 냉장보관을 했더라도 안심해선 안 된다”며 “상한 음식뿐만 아니라 버섯 등 독소가 있는 음식을 함부로 먹어도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교, 군대와 같은 단체생활 급식 환경에서 잦은 식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조리기구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칼, 도마 등 조리기구를 정기적으로 끓는 물에 소독하고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있지 않도록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온도가 높으면 식중독 관련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는데 조리기구 작은 틈 사이로도 균이 생겨날 수 있으므로 정부 당국과 학교 측이 평소 급식시설 관리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중독은 단체생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집에서 당일 조리한 제품이라도 요즘처럼 기온이 급상승한 시기에는 언제 상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박 교수는 “노인의 경우 날씨가 더우면 별도의 조리를 하지 않고 남아있는 반찬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례가 있다”며 “본인의 몸 건강을 지키려면 평소 식중독 예방에 관심을 두고, 상온에 노출됐던 음식을 함부로 섭취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조언했다. 또 평소 우리 몸의 면역력을 최대한 높여두는 것도 식중독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입맛이 없더라도 밥, 반찬, 과일 등을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원장원 교수는 “젊은 층에 비해 몸에 수분이 부족한 노인은 탈수현상이 급격히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식중독은 심한 설사를 유발하므로 몸이 허약한 사람은 갑자기 의식을 잃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선 교수는 “무더운 날씨 자체가 우리 몸의 면역력과 소화능력을 약화한다”며 “떨어진 체력을 강화해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영양보충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악어 다루는 법 설명하다 손가락 잘리는 조련사

    악어 다루는 법 설명하다 손가락 잘리는 조련사

    조련사가 악어에게 손가락이 잘리는 아찔한 순간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지난 6일 콜로라도 파이크 국유림(Pike National Forest)에서 촬영된 사고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남녀 조련사가 한 남성 관광객에게 2미터에 달하는 악어를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모습이 담겼다. 조련사는 악어의 머리를 강하게 눌러 제압할 것을 주문한다. 하지만 악어는 몸을 비틀며 관광객의 통제에서 벗어나더니 기어코 조련사의 손가락을 덥석 물고 만다. 영상은 신음하는 조련사의 모습과 함께 끝이 난다. 이 사고로 조련사는 손가락이 잘려나갔으며, 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무리 능숙한 조련사라도 맹수 앞에서는 조심해야 하는 이유”라며 해당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영상=Newsflare, 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정종섭 “‘대통령 팔’ 우병우 사퇴는 몸통에도 악영향”…정진석 “말조심해야겠네”

    정종섭 “‘대통령 팔’ 우병우 사퇴는 몸통에도 악영향”…정진석 “말조심해야겠네”

    새누리당 정종섭 의원이 22일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 수석은 대통령의 팔과 같다”면서 “우 수석의 사퇴는 몸통(대통령)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종섭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되자마자 발언권을 신청해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우 수석을 수사 의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비난하기도 했다. 법대 교수 출신인 정 의원은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 특별감찰관법 조항을 읽은 뒤 “이 요건에 해당할 만한 검증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이보다 먼저 페이스북을 통해 우 수석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나도 앞으론 말조심해야겠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통방통 기상] 가을 태풍, 여름보다 더 강하고 무섭다!/고윤화 기상청장

    [신통방통 기상] 가을 태풍, 여름보다 더 강하고 무섭다!/고윤화 기상청장

    역대 최악의 무더위로 기록된 1994년에 버금갈 정도의 올여름 폭염과 열대야도 이제 한 고비가 지났다. 폭염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도 잠깐이고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한 염려를 놓을 수 없다. 북서태평양은 전 세계 태풍의 30% 정도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매년 25~26개의 태풍이 발생한다. 이 중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연평균 2~3개 정도이다. 그렇지만 2001년 이후 기상재해에 따른 인명 피해의 약 55%, 재산 피해의 약 60%가 태풍 때문에 발생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여름에는 태풍피해가 없었지만 다가올 가을 태풍이 걱정스럽다. 유난히 우리나라에서 가을 태풍의 피해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9월 중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태풍으로는 사망·실종자 849명을 발생시킨 1959년 태풍 사라, 강릉에 하루 강수량 870.5㎜를 기록하고 사망·실종 246명과 5조 3000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발생시킨 2002년 루사가 있고 또 2003년 태풍 매미는 제주에서 순간최대풍속 초속 60m의 강풍과 함께 132명의 인명피해와 4조 7000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발생시켰다. 1951~2014년의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강한 태풍 100개 중에 가을철에 발생한 것이 69개였고 그중 10월에는 30개였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액은 피해액의 1.5~2배 정도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가을 태풍시기에 추석이 끼어 있어 태풍으로 인한 경제·사회적인 피해가 더욱 크다. 일반적으로 8월까지 평균 13.5개의 태풍이 발생하는데 올해 태풍은 8월 22일 기준으로 11개가 발생했다. 태풍이 발생하는 열대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었음에도 상층까지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태풍의 발생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해 가을 태풍은 얼마나 발생할까. 현재 국내외에서 태풍 예측도를 높이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태풍은 주변 기압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상현상이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가을철(9~11월) 평균 태풍 발생 수는 10.8개로 연평균 발생 수인 25.6개의 42%에 해당한다. 기상청 예측 결과 올해 가을철 태풍은 평균 수준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그중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태풍은 1~2개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 더위가 한풀 꺾이고 가을로 접어든다는 ‘처서’다. 풍요로운 가을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가을 태풍에 대해 방심해서는 안 된다. 앞서 가을철에 발생했던 태풍들이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미쳤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고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 [새 영화] ‘플로렌스’

    [새 영화] ‘플로렌스’

    미국 뉴욕에 있는 카네기홀은 1891년 문을 연 유서 깊은 공연장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평생에 한 번은 서 보고 싶어 하는 꿈의 무대다. 그런 무대를, 음정과 박자가 따로 노는 음치 중의 음치가 선 일이 있었다. 게다가 전석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기적이나 마찬가지다. 이 음치는 일생의 꿈을 이룬 지 불과 한 달 뒤 세상을 떠난다. 노래에 대한 열정과 간절함은 세계 최고, 실력으로는 사상 최악으로 알려진 소프라노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1868~1944) 이야기다. 이 같은 믿기 어려운 실화를 담은 영국 영화 ‘플로렌스’가 오는 24일 개봉한다. 올봄 프랑스 영화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을 접한 관객이라면 ‘플로렌스’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마가렛트…’ 또한 젠킨스의 실화를 프랑스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 물론 데칼코마니처럼 찍어 놓은 게 아니기 때문에 두 편을 비교해 보는 맛도 있겠다. ‘마가렛트…’가 희극에서 비극으로 옮아간다면, ‘플로렌스’는 감동으로 무게를 싣는다. 닮은꼴 작품이 앞서 개봉했음에도 ‘플로렌스’를 권하고 싶은 까닭은 이 시대 최고 여배우인 메릴 스트리프 때문이다. ‘맘마미아!’(2008), ‘숲속으로’(2014), ‘어바웃 리키’(2015) 등에서 가수 못지않은 노래 솜씨를 뽐내던 그녀가 음치 연기에 도전했다. 데뷔 40년의 내공에 한때 성악을 공부한 경험이 있다는 스트리프였지만 음치 연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고. 실제 젠킨스가 음정이 불안하고 박자를 곧잘 놓치는 음치였으나 일반인은 쉽게 낼 수 없는 높은 음역대의 목소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밤의 여왕’, ‘종의 노래’ 등 소화하기 쉽지 않은 아리아를 불러야 했다. 그래서 끊임없이 노래 연습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노래가 고조되는 순간, 음정은 비틀어지지만 스스로는 제대로 부르고 있다고 착각하는 표정과 몸짓 연기가 압권이다. 후반부에는 스트리프의 진짜 노래 실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장면도 있어 흥미롭다. ‘플로렌스’로 스트리프는 생애 스무 번째로 오스카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여우주연상에 열다섯 차례, 조연상에 네 차례 노미네이트되어 주연상 2개, 조연상을 1개 수집해 놓은 상태다. 휴 그랜트가 젠킨스의 두 번째 남편 베이필드를 연기한다. 자신이 음치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게 젠킨스의 주변을 단도리하는 역할이다. 인기 시트콤 ‘빅뱅 이론’의 사이몬 헬버그가 피아노 연주자 맥문으로 나와 심심해질 수 있는 작품에 양념을 뿌린다. 두 캐릭터 모두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플로렌스의 곁을 지키는 듯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진심을 다해 그녀의 꿈을 응원해 주는 조력자로 그려진다. ‘더 퀸’(2006), ‘필로미나의 기적’(2013)의 영국의 노장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이 연출했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궁합좋은 약과 음식] 항우울제 먹으면 음주 금물…조울증약, 자몽주스 피해야

    공황장애, 우울증, 조울증 같은 정신질환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가 가장 조심해야 할 음식이 술이다. 다른 약물도 술과 함께 복용해선 안 되지만 정신질환 치료 약물은 특히 그렇다. 판단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운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시탈로프람, 트라조돈은 우울증, 불안장애, 사회공포증, 강박장애, 일부 식이장애, 공황발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신경 말단에서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체내 세로토닌 양을 증가시켜 심리적 균형을 유지해주는 항우울제다. 이 약을 복용하면서 음주를 하면 중추신경이 억제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알프라졸람, 디아제팜 등은 불안이나 공황장애 등에 사용하는 약물이다. 과도한 흥분, 공포감 등의 증상을 완화하고 진정·수면유도 효과를 낸다. 그러나 자몽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약물을 분해하는 장내 효소의 활동이 억제돼 약물 분해가 늦어지면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커피, 콜라 등에 함유된 카페인도 예상치 못한 흥분 작용을 일으켜 약물이 제대로 작용할 수 없게 한다. 흥분상태가 비정상적으로 계속되는 조울증에 사용하는 카르바마제핀 역시 자몽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두통, 설사, 두근거림,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잠을 지나치게 자고 환경 변화에 민감한 ‘비전형 우울증’에 사용하는 모클로베미드란 약물을 복용할 때는 치즈를 조심해야 한다. 치즈, 요구르트 등 다량의 티라민을 함유한 식품을 먹고 나서 바로 이 약을 복용하면 교감신경이 흥분돼 심박수와 혈압이 갑자기 높아질 수 있다. 생맥주, 적포도주, 백포도주(스페인산), 리큐어(달고 과일 향이 나는 독한 술) 등에도 티라민이 들었다. 티라민은 알코올프리(무알코올) 음료나 저농도 알코올 맥주에도 있을 수 있다. 모르고 마셨다가 약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메디컬 인사이드] 암세포 태운다고?… 방사선은 통증·열감 전혀 없어

    [메디컬 인사이드] 암세포 태운다고?… 방사선은 통증·열감 전혀 없어

    일반적으로 3대 암 치료법이라고 하면 수술과 항암제, 방사선치료를 꼽습니다. 수많은 연구와 검증을 통해 가장 표준화된 치료법이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 방사선치료는 파장이 짧고 높은 에너지를 가진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치료 기전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아 수술이나 항암제와 마찬가지로 거부감을 갖는 환자가 의외로 많습니다. ‘방사선을 쬐면 살이 타는 것 아니냐’, ‘원자폭탄과 같은 기술을 왜 내 몸에 사용해야 하느냐’고 두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21일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많은 분이 ‘방사선치료를 하면 아픈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암세포를 태워 죽인다고 여겨 생긴 오해입니다. 김대용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은 “방사선치료 자체에 따른 직접적인 뜨거움이나 통증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사선치료는 암세포의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오스핵산(DNA)과 세포막을 손상시키는 것일 뿐 세포 전체를 태워 없애진 않습니다. 김 센터장은 “방사선을 쬔 세포는 대부분 치료 후 세포분열을 할 때 죽는다”며 “일정 방사선을 장기간 분할해 계속 쬐면 종양 조직은 충분히 회복하지 못해 파괴 효과가 높아지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방사선치료를 하면 체내에 방사선이 남아 가족이나 지인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연세암병원 암지식정보센터장인 금웅섭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방사선이 몸속에 남는다는 것은 오해”라며 “일반적인 체외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이 몸을 투과하기 때문에 체내에 남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다만 갑상선암 환자에게 적용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방사선이 일부 방출될 수 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금 교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캡슐을 섭취해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이어서 체내에서 방사선이 방출될 수 있다”면서도 “방사선이 방출되지 않을 때까지 격리실에 있다가 퇴원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방사선치료를 받는 동안 식욕·체력 저하를 호소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이것은 방사선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세포들이 회복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또 항암제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동반돼 생기기도 합니다. 김 센터장은 “복부 쪽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위나 소장, 대장에 영향을 줘 식욕 감소나 설사로 인한 탈수로 체력 저하가 일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포 증식 막을 뿐… 태우는 기능 아냐 과거 방사선치료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얼굴 부위에 치료를 받으면 영원히 침이 나오지 않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금 교수는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침샘과 같은 주요 정상조직을 피해서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가급적 침샘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치료 설계를 한다”고 했습니다. 방사선치료로 인한 피부 변화도 환자들의 큰 걱정거리입니다. 1970년대까지 사용했던 ‘코발트 치료기’는 치료 부위에 심한 피부 손상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개발된 기기들은 심한 피부 반응이 나타나진 않는다고 합니다. 방사선에 민감한 피부의 상피세포가 건조해지거나 붉어지고 가려움, 착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는 있습니다. 장기간 치료하면 건조증이나 가려운 증상이 많이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치명적인 위험은 없고 대부분 2~4주 이내에 회복된다고 합니다. 김 센터장은 “피부가 벗겨진다고 해도 2~4주면 회복된다”며 “다만 색소침착은 더 오래갈 수도 있는데 이것은 햇볕에 탄 피부 색깔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습니다. 환자는 치료 부위가 옷에 쓸리지 않도록 하고 햇볕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가 접히는 부분은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온찜질이나 냉찜질, 사우나는 피부 자극이 심해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각질은 직접 제거하지 말고 저절로 떨어지도록 놔둬야 합니다. 방사선치료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진행성 암에 활용할 때가 많지만 의외로 치료 뒤 완치할 수 있는 암 종류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항암제 투약과 병행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두 전문가는 “자궁경부암과 전립선암, 두경부암, 폐암, 항문암, 피부암, 소아의 배아세포종 등은 방사선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사선치료 기간은 5~7주 정도입니다. 다소 길다고 느끼는 분이 있는데 여기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김 센터장은 “180~200cGy(센티그레이·방사선 세기 단위)씩 장기간 분할 치료를 하면 정상 조직의 장애는 최소화하고 종양 조직의 파괴 효율은 극대화할 수 있다”며 “암세포가 덩어리를 이룬 고형암은 대부분 25~35회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주 5회씩 약 5~7주가 소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200cGy가 넘는 고용량 방사선을 쬐어 치료 기간을 1~3주로 단축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기술 발달로 암세포만 선택적 공격 최근에는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방사선치료를 해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 많이 개발됐습니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같은 첨단 검진장비와 결합한 영상유도 방사선치료(IGRT)가 그것입니다. 종양의 모양을 3차원 이미지로 관찰해 비정상 정도나 장기 기능에 따라 최적의 치료선량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중 CT와 고에너지 방사선 치료기를 결합한 ‘토모세러피’가 최근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CT와 같은 모양이어서 치료 전 종양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확인할 수 있고 5만개 이상의 작은 방사선 조각을 360도 회전해 조사하면서 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암세포 뒤쪽 정상 조직은 통과하지 않고 표적 부위에만 방사선을 도달시키는 ‘양성자치료기’도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 병원에 잇따라 도입돼 환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치료비가 1000만~2000만원의 고가였지만 지난해 9월 건강보험이 적용돼 500만~600만원 선으로 낮아졌습니다. 머리와 눈, 골반, 뇌신경계, 복부 등 거의 대부분의 종양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치료를 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할 식품은 없습니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균형 잡힌 식단을 짜서 거르지 않고 먹으면 됩니다. 김 센터장은 “과도한 운동보다는 힘들지 않을 정도의 운동이 적절하다”며 “치료가 종료된 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하루 30분 이상의 운동을 하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집안에서 나는 반려동물 냄새 없애는 4가지 방법

    집안에서 나는 반려동물 냄새 없애는 4가지 방법

    애견인과 애묘인들은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 많은 희생과 노력을 쏟는다. 그런 그들에게도 집안에서 나는 강한 동물 냄새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다가올 때가 많다. 최근 뉴질랜드 매체 NZ헤럴드가 이런 사람들을 위한 간단한 팁을 전해 눈길을 끈다. 1. 집안에 카펫이 있다면 자주 청소하라 집에 반려동물이 있을 경우 카펫에서 나쁜 냄새가 나기 쉽다. 지속적으로 청소 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서식해 악취가 나기 마련이다. 정기적으로 전문 세탁 서비스를 받거나 청소 용품을 구매해 직접 청소해주자. 2. 목욕과 침구 세탁을 자주 해 줘라 목욕과 침구 세탁은 간단한 원칙이지만 의외로 애견인과 애묘인이 종종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반려견과 반려묘의 목욕 주기는 종에 따라 다르다. 어떤 개들은 한 달에 한 번만 목욕을 시켜도 무방하지만 털이 더 길고 두텁거나 피지가 많이 분비되는 종의 개들은 일주일에 한 번 씻겨줘야 할 수도 있다. 털의 특성에 맞게 적절히 목욕을 시켜주고 침구류도 자주 세탁하도록 한다. 3. 반려견 구강청결에 신경 쓰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그들을 아끼는 마음 때문에, 혹은 함께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자기 반려견의 구취가 심하다는 사실을 때로 인식하지 못하고는 한다. 하지만 견공들의 경우 주기적 양치로 입안을 청결히 하고, 고급 사료를 먹이는 등의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의 구강건강을 챙기고 구취를 줄여 집 안에서 나는 냄새도 완화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반려견의 구취가 심각한 수준이라면 당뇨나 신장이상 등 건강에 다른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꼭 수의사를 찾아 진단을 받자. 4. 반려묘 배변 습관을 관리하자 고양이들은 불만이 생기면 엉뚱한 곳에 소변을 보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고양이가 이런 행동을 보일 때에는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가장 먼저 확인해 볼 사항은 고양이 전용 화장실의 상태다. 화장실이 더럽거나 접근하기 힘든 위치에 있을 경우 고양이들은 전혀 다른 곳에 배뇨할 수 있다. 특히 건강상 문제가 생겼을 때에 이러한 이상 행동이 나타나기 쉽다. 고양이가 불만을 가질 만한 특별한 문제를 발견할 수 없는데도 고양이가 정해진 곳 이외의 장소에 배뇨한다면 수의사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자.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시상대에서 무덤까지…세계를 울린 올림픽 명장면

    시상대에서 무덤까지…세계를 울린 올림픽 명장면

    이번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올림픽에서 세계인을 감동시킨 단 한 장면. 넘어진 경쟁자에게 내민 두 손, 지난 16일 육상 여자 5000m 예선 2조 경기에서 나온 모습이다. 트랙을 달리던 뉴질랜드 대표 니키 햄블린은 3000m 지점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뒤따르던 미국 대표 애비 다고스티노까지 햄블린에 걸려 넘어졌다. 관중들은 두 선수가 황급히 일어나 달리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두 선수는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다고스티노는 햄블린 탓에 경기를 망쳤음에도 먼저 달려 나가지 않았다. 그녀는 넘어져 좌절에 빠진 햄블린을 일으켜 세우더니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관중석에서는 박수갈채가 나오기 시작했다. 두 선수는 다시 5000m 결승선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선수가 트랙 위로 넘어졌다. 이번에는 무릎 통증이 심해진 다고스티노였다. 햄블린 역시 앞서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다고스티노를 외면하지 않았다. 햄블린은 넘어진 다고스티노를 부축해 함께 달렸고, 두 선수는 비록 하위권이지만 끝내 결승선을 통과했다. 두 선수는 결승선 통과 직후 서로 끌어안았고, 이 모습은 세계의 주요 뉴스로 전해졌다. 이렇듯 올림픽에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감동적인 상황이 연출된다. 그간 전 세계 관중들에 깊은 울림을 주었던 올림픽 명장면들을 살펴봤다. 1.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당시 캐나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조애니 로셰트는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어머니를 잃은 지 나흘 만에 경기를 치러야 했다. 아픈 마음까지 스포츠 정신으로 이겨낸 그녀는 결국 동메달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2. 1988년 서울 올림픽 요트경기에 출전한 캐나다 선수 로렌스 르뮤는 강한 바람에 전복된 다른 선수의 요트를 발견한 즉시 과감히 경기를 포기하고 다친 두 명의 선수를 구했다. 르뮤는 부상자들을 구조대에 인도한 다음에야 경주를 재개했지만 11명의 선수보다 앞선 21위의 기록을 남기며 경기를 마쳤다. 이후 르뮤는 영웅적 행동을 인정받아 명예 메달을 받았다. 3.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육상 400m 경기 중 영국 선수 데렉 레드몬드는 허벅지 뒤쪽 부분의 힘줄인 햄스트링이 끊어지는 치명적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극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레드몬드는 일어나 레이스를 계속했다. 그런 그를 도운 것은 관중석에 있다가 울타리를 넘어 들어온 그의 아버지였다. 레드몬드의 아버지는 그를 부축한 채 남은 거리를 함께 달렸고, 결승선 직전에 레드몬드를 놓아줘 혼자 힘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게 했다. 4. 미국인 스피드스케이트 선수 댄 잰슨은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선지 정확히 10년 만인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1994년)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전까지 댄은 세 차례의 올림픽에서 걸쳐 고배를 마셨다. 특히 그 중 두 번째였던 캘거리 올림픽에서는 자신의 누이가 사망한 당일 경기를 치러야 해서 고통이 더욱 컸다. 잰슨은 오랜 노력 끝에 획득한 금메달을 누이에게 바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5.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남자 육상 200m 메달 수상자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시상대에서 검은색 장갑을 낀 채 손을 들어 올리는 ‘블랙 파워 설루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는 당시 극심했던 인종차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행동이었다. 이들은 더 나아가 당시 신발을 신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 흑인들의 빈곤한 삶을 대변하기 위해서였다. 은메달을 수상한 백인 호주 선수 피터 노먼 또한 가슴에 다른 두 선수와 똑같이 OPHR(Olympic Project for Human Rights) 배지를 달아 이들의 의지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영웅적 행동 뒤 이들에게 찾아온 운명은 가혹했다. 올림픽위원회는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의 행위가 정치적이었으며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난했다. 두 선수는 결국 메달을 박탈당하고 선수 자격까지 잃었다. 피터 노먼 또한 용기 있는 행동에도 불구하고 자국에서 이로 인해 조롱을 받았으며 4년 후 뮌헨 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노먼은 여러 팀에서 코치로 활동하다가 2006년 세상을 떠났다.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세 사람의 뜨거운 동지애는 36년이 지난 뒤에도 빛났다. 노먼의 사망 소식을 접한 스미스와 카를로스는 노먼의 장례식에 참석, 직접 관을 옮기며 고난을 함께 겪은 경쟁자이자 친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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