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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흑백 역사관·단편적 사고 맞서는 존재”

    “소설, 흑백 역사관·단편적 사고 맞서는 존재”

    “역사에서 ‘순수한 흑백’을 가리는 판단은 있을 수 없습니다. 소설은 그런 단편적인 사고에 대항하고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최근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를 출간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8)가 역사 문제를 바라보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출판사 문학동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서다. 국내에서도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는 하루키는 한 번도 한국을 방문하거나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7년 만의 신작은 여름철 서점가를 강타, 이번에도 단숨에 베스트셀러 1위를 석권했다. 문학동네는 지금까지 4쇄, 40만부를 찍었다. 하루키는 이번 신작에서 난징대학살을 다뤄 일본 우익의 공격을 받았다. 한국은 최근 역사교과서를 둘러싸고 좌우 갈등을 겪었다. 양국에서 역사관의 대립은 늘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소설은 단편적인 사고에 대항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야말로 소설이 일종의 (좋은 의미의) 전투력을 갖춰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재의 인터넷 사회에서는 ‘순수한 흑이냐 백이냐’ 하는 원리로 판단이 이루어지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되면 말이 딱딱하게 굳어 죽어버리죠. 사람들은 말을 마치 돌멩이처럼 다루며 상대에게 던져대고요. 이것은 매우 슬프기도 하거니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다시 한번 말을 소생시켜야 합니다. 말을 따뜻한 것, 살아 있는 것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필연적으로 ‘양식’(decency)과 ‘상식’(common sense)이 요구됩니다.” 소설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강조하면서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념의 도구로 쓰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신작에서 그가 동일본 대지진을 다룬 것처럼 한국에선 세월호 사태라는 재난 이후 문학의 역할론이 대두됐다. 그는 크고 깊은 집단적 마음의 상처를 유효하게 표현하고 치유하는 일이 문학의 역할이긴 하나 “‘어떤 명백한 목적을 지니고 쓰인 소설은 대부분 문학적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처 치유는)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맡겨진 중대한 과제다. 목적을 품되 목적을 능가하거나(혹은 지워버리는), 모든 이가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9세에 첫 소설을 쓴 그는 “그땐 ‘소설 같은 건 앞으로 얼마든지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예순여덟이 되고 보니 ‘남은 인생에서 소설을 몇 편이나 더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만큼 소중하게 아끼는 마음으로 작품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40년 세월이 흘렀지만 글쓰기는 악기 연주처럼 예나 지금이나 즐겁다고 강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뜨거운 여름 공포의 계절… 올여름 개봉 ‘납량 스릴러’ 5선

    뜨거운 여름 공포의 계절… 올여름 개봉 ‘납량 스릴러’ 5선

    하우스 농법 덕택에 계절에 상관없이 과일을 즐기게 됐지만 과일은 역시 제철 과일이 제맛이다. 영화도 마찬가지. 한여름은 대작 블록버스터에 내준 채 사시사철 틈새시장을 찾아 공포 스릴러가 개봉하고 있지만 푹푹 찌는 여름에 찾아오는 공포 스릴러야말로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납량(納涼)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아닐까.●심해서 상어와 사투 ‘47미터’ 상어를 소재로 한 공포물이 올해도 더위 사냥에 나선다. 19일 개봉하는 ‘47미터’다. 지난해 여름 ‘언더 워터’가 부표와 암초 등 물 위에서 상어와 다퉜다면 ‘47미터’는 수면의 47m 아래 해저면에서 상어와 사투를 벌인다. 멕시코의 태평양 연안으로 휴가를 온 자매가 짜릿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익스트림 스포츠인 ‘상어 체험’(샤크 케이지)에 도전했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케이지와 함께 심해로 추락하고 만다. 케이지 밖에는 식인 상어가 우글거리는 데 자매가 버틸 수 있는 산소 용량은 20분 안팎. 그리고 해수면까지 거리는 47m. 자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맨디 무어와 클레어 홀트가 상어와 사투를 벌이는 자매를 연기한다.●한국계 이기홍 주연 ‘위시 어폰’ ‘메이즈 러너’ 시리즈로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계 배우 이기홍과 심령 공포물의 인기를 되살린 ‘컨저링’(2013)에서 활약한 조이 킹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위시 어폰’이 20일 스크린에 걸린다.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7개의 소원을 들어주지만 그 대가로 소중한 이의 목숨을 앗아가는 저주의 음악상자를 갖게 된 10대 소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공포물의 공식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데 ‘컨저링’의 외전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애나벨’(2014)의 존 R 레오네티 감독이 깔끔하게 만들기는 했다. 할리우드 청춘스타였던 라이언 필립이 여주인공의 아빠로 등장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스크림’ 떠오르는 英영화 ‘데스 콜’ 27일 개봉하는 영국 공포물 ‘데스 콜’은 웨스 크레이븐의 걸작 ‘스크림’의 향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장난전화를 일삼던 10대 소년들에게 낯선 남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온다. 전화를 끊으면 주변 사람들이 죽는다는 협박을 장난으로 여기던 소년들은 부모가 납치된 영상을 전달받고는 사태의 심각함을 깨닫는다. ‘스크림’처럼 전화 통화로 시작해 집안에 갇힌 채 시시각각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이 팽팽한 긴장감을 전달한다.●귀신 들린 인형 ‘애나벨’ 속편 ‘애나벨’의 속편이 다음달 10일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개봉한다. ‘애나벨:인형의 주인’이다. 애나벨은 인형 공포물의 대명사 ‘사탄의 인형’(1988)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처키와 마찬가지로 귀신 들린 인형인 애나벨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다룬다. 지난해 나온 호러영화 ‘라이트 아웃’을 연출해 제작비의 30배가 넘는 수익을 벌어들이며 각광받았던 데이비드 F 샌드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숨바꼭질’ 허정 감독의 ‘장산범’ 반가운 한국 공포물도 있다. ‘숨바꼭질’로 주목받은 허정 감독이 ‘장산범’을 들고 4년 만에 돌아온다. 8월 17일 개봉이다. 호랑이와 비슷한 외양에 온몸이 흰 털로 덮인 괴생명체가 익숙한 목소리나 소리를 흉내내 사람을 홀린 뒤 잡아먹는다는 괴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염정아, 박혁권이 딸의 목소리를 따라 하는 낯선 여자아이(신린아)를 보살피다가 이상한 일을 겪게 되는 부부로 나온다. 이야기의 소재가 가진 특성상 청각적인 공포를 연출하는 데 주력한다. 허 감독은 “일반적인 스릴러영화에서의 사운드는 관객의 허를 찌르며 나타낼 때 가장 무서운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하지만 ‘장산범’에서는 가장 친숙한 톤에 이상한 느낌을 주며 그 긴장을 극대화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文대통령 “방산비리 이적행위”… 반부패 컨트롤타워 복원한다

    文대통령 “방산비리 이적행위”… 반부패 컨트롤타워 복원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방산 비리는 단순한 비리를 넘어서 안보에 구멍을 뚫는 이적행위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수리온 헬기의 부실 설계가 드러난 것과 관련,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부정부패 척결과 방산 비리 근절은 새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의 간절한 여망이자 미룰 수 없는 과제이고 새 정부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과거 참여정부에서 설치·운영한 대통령 주재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를 복원해 국가 차원의 반부패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산 비리에 대해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일어난 촛불혁명에 의해 출범한 만큼 시대정신인 적폐 청산을 위해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는 2004년 1월 대통령 훈령으로 설치돼 대통령 주재 회의를 9차례 개최했다. 문 대통령도 민정수석 시절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는 당시 국가청렴도지수와 반부패지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는데 다음 정부(이명박 정부)에서 중단되면서 부정부패가 극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훈령이 아직도 살아 있기 때문에 반부패 컨트롤타워를 복원해 범정부 차원의 반부패 정책을 수립하고 관계기관 간 유기적 협조를 통해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먼저 18일 반부패비서관 주관하에 감사원 등 9개 기관의 국장급으로 유관기관 협의회를 구성해 첫 회의를 연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문 대통령이 언급한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의장이 누군지 보니

    문 대통령이 언급한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의장이 누군지 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의 재가동을 지시하면서 청와대 주도의 사정 작업이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과거 참여정부에서 설치·운영한 대통령 주재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를 복원해 국가 차원의 반부패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대통령이 의장인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는 2004년 1월 대통령 훈령으로 설치됐다. 그동안 9차례 회의가 열렸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번도 소집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는 2004년 1월 대통령 훈령으로 설치돼 대통령 주재 회의를 아홉 차례 개최하면서 당시 국가 청렴도지수와 반부패지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다음 정부에서 중단되면서 아시는 바와 같이 부정부패가 극심해졌다”고 말했다. 당시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공수처) 신설도 논의됐다.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의 위원은 국가청렴위원회위원장, 중앙인사위원회위원장,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국무조정실장,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금융감독위원회위원장, 법무부장관, 국방부장관, 행정자치부장관, 검찰총장, 국세청장, 관세청장, 경찰청장, 대통령비서실의 민정업무를 담당하는 수석비서관과 그 밖에 협의회의 상정안건과 관련하여 의장이 지정하는 기관의 장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협의회 간사는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이 된다. 다만, 국가청렴위원회는 2008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통합돼 현재 국민권익위원회가 되는 등 과거 규정이 현재 정부조직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곧 개정 작업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치매 유발하는 삶의 27가지 시련…사별, 해고, 이혼 등

    치매 유발하는 삶의 27가지 시련…사별, 해고, 이혼 등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극심한 스트레스 사건 27가지가 밝혀졌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콘퍼런스(AAIC·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에서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뇌의 노화를 가속해 치매 위험을 키운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진이 평균 나이 58세 성인남녀 13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연구는 참가자들의 스트레스 경험을 설문 조사하고 기억력과 사고력을 검사해 비교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부모나 형제자매, 또는 자녀가 세상을 떠나거나 배우자와 이혼하고 또는 직장에서 해고당하는 것과 같이 스트레스가 극심한 사건을 경험하면 치매를 유발하는 뇌 노화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 참가자들은 백인 참가자들보다 스트레스 경험마다 최대 4년 더 뇌 노화가 빨랐다. 반면 모든 참가자의 평균 뇌 노화는 스트레스 경험마다 약 1.5년이었다. 또한 이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백인들보다 평균 60%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했는데 이들 집단에서 치매가 발생한 빈도가 더 높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문제는 치매 위험과 관련이 있는 스트레스 경험이 아동기나 청소년기부터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유급이나 중퇴, 퇴학, 또는 정학을 당하거나 어떤 이유로 집에서 떨어진 곳에서 살게 되는 것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또한 부모가 실직하거나 알코올이나 마약에 중독된 경우도 자녀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치매 위험을 키웠다. 그리고 나이에 상관없이 부모가 이혼하거나 부모나 형제자매, 또는 자매가 세상을 떠나는 것은 물론 배우자의 불륜이나 친인척과 심한 갈등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해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파산하거나 해고를 당하고 화제나 홍수로 집을 잃는 등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할 때도 뇌 손상이 일어날 수 있었다. 입대하거나 갑작스럽게 기초연금이나 노령연금 등을 받게 되는 경우에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심각한 스트레스가 뇌에 염증을 유발하고 장기간에 걸쳐 뇌를 점점 더 취약하게 만들어 치매와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스트레스가 극심한 사건으로 우울증이 생기는 것도 치매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 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s Association)의 수석 연구원 마리아 카릴로 박사는 이번 스트레스 사건 27가지에 덧붙여 어렸을 때 전학을 가거나 주택 구매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같은 경험 역시 뇌 손상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신적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트레스가 극심한 사건은 평생에 걸쳐 일어나며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충격과 스트레스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매와 뇌 건강은 단지 중년이나 노년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 과정의 문제로 생각돼야 한다. 이는 현재 나이가 많건, 적건 지금 다시 한번 뇌 건강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임을 뜻한다. 다음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극심한 스트레스 사건 27가지를 나열한 것. ▼ 어릴 때나 10대 시절에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 사건*학교에서 유급 *집에서 멀리 떨어져 지냄 *부모의 실직 *부모의 알코올 중독 *부모의 약물 남용 *학교에서 중퇴 *학교에서 퇴학 또는 정학 ▼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 사건*대학에서 중퇴 *직장에서 해고 *장기간 실직 *부모의 사망 *부모의 이혼 *배우자의 불륜 *친인척과의 문제 *형제자매의 사망 *자녀의 사망 *자녀의 심각한 사고 *화재 또는 홍수로 주택 상실 *신체적 폭행 *성폭행 *심각한 법적 문제 *징역형 *파산 선고 *재정 또는 재산 손실*연금 수혜자 편입 *입대 *참전 사진=ⓒ pathdoc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 대통령 “방산비리는 이적행위…반부패 컨트롤타워 복원”

    문 대통령 “방산비리는 이적행위…반부패 컨트롤타워 복원”

    문재인 대통령이 방산비리 척결을 위해 방산비리 근절 관계기관협의회를 신설하고, 참여정부 때 있었던 대통령 주재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를 복원해 국가 차원의 반부패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감사원이 지난 정부의 수리온 헬기 납품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장 비리 혐의를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일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방산비리는 단순한 비리를 넘어 안보에 구멍을 뚫는 이적행위에 해당한다”면서 “방산비리 척결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애국과 비애국의 문제로 더는 미룰 수 없는 적폐청산 과제다. 개별 방산비리 사건에 대한 감사와 수사는 감사원과 검찰이 자체적·독립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감사원의 감사와 검찰 수사와 별개로 방산비리 척결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민정수석실 주관으로 방산비리 근절 관계기관협의회를 만들어 제도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고 조국 민정수석에게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과거 참여정부에서 설치·운영한 대통령 주재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를 복원해 국가 차원의 반부패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는 2004년 1월 대통령 훈령으로 설치돼 대통령 주재 회의를 아홉 차례 개최하면서 당시 국가 청렴도지수와 반부패지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다음 정부(이명박 정부)에서 중단되면서 아시는 바와 같이 부정부패가 극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훈령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반부패 컨트롤타워’를 복원해 범정부 차원의 반부패 정책을 수립하고 관계기관 간 유기적 협조를 통해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참모들에게 당부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폐 이식 3명 중 2명 장기 생존…이식 성적 세계 정상권

    폐 이식 3명 중 2명 장기 생존…이식 성적 세계 정상권

    5년 생존율 65.5%…말기 환자 도움 폐 이식 환자 3명 중 2명은 5년 이상 생존할 정도로 국내 폐 이식술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승일·김동관·심태선·홍상범 서울아산병원 폐 이식팀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폐 이식을 받은 환자 41명을 분석한 결과 5년 이상 생존율이 65.5%였다고 17일 밝혔다. 1년 생존율은 81.4%, 3년 생존율은 76.9%였다. 국제 심폐이식학회가 전 세계 유명 폐 이식센터의 생존율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1년 생존율은 평균 85%, 3년 생존율은 67%, 5년 생존율은 61%였다.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도 국내 의료진의 이식술이 뒤처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다른 장기와 비교해 생존율이 낮았던 폐 이식 환자 3명 중 2명이 장기간 생존한 것”이라며 “말기 폐부전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폐는 우리 몸에 산소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심장, 간, 신장 등 다른 장기와는 달리 폐는 외부 공기에 노출되면 감염 위험성이 높고, 이식했을 때 거부반응이 심해 환자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또 뇌사자의 폐를 공여받기도 쉽지 않아 다른 장기에 비해 이식 대기기간도 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폐 이식 대기환자는 2010년 25명에서 지난해 149명으로 늘었지만 이 기간 이식 수술 비율은 64%에 그쳤다. 폐 이식은 폐섬유화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고혈압, 골수 이식 후 폐에서 발생한 숙주반응 등으로 극심한 호흡곤란을 겪는 경우에 주로 진행한다. 박 교수는 “폐 이식 생존율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수술 후 출혈이나 합병증을 크게 줄였고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마취과, 감염내과의 유기적 다학제 진료시스템으로 질 높은 환자 통합관리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자폐 소년의 1년 전 슬픈 생일파티, 올해는 달랐다

    자폐 소년의 1년 전 슬픈 생일파티, 올해는 달랐다

    지난 해 이즈음, 자폐 소년은 친구들에게 생일파티 초대장을 보냈지만 누구도 초대에 응하지 않아 쓸쓸한 생일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1년 사이에 기막힌 반전이 일어난 자폐증 소년의 생일파티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BBC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폐를 앓고 있는 11살 소년 벨 잭슨은 지난해 이맘때 잊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벨의 엄마인 리사가 지난해 아들의 생일을 맞아 학교 및 이웃에 사는 아들 친구의 집으로 총 25통의 초대장을 보냈는데, 생일날 단 한 사람도 파티에 오지 않았던 것. 벨은 예약해 둔 식당에서 자신의 생일파티에 와 줄 친구들을 기대하며 한껏 들떠 있었지만 오후 2시가 될 때까지 파티에 모습을 드러낸 친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후 2시 30분이 되자 벨의 기대는 곧 실망과 분노, 상처로 변했다. 리사는 “지난해 벨의 생일파티 때 오후 2시 30분까지 아무도 오질 않자 벨이 내게 ‘모두들 어디에 간 거냐’고 물었다. 벨은 점점 불안해하다가 나중에는 화를 냈고 결국 이 일은 상처로 남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년이 지나 다시 벨의 생일이 돌아왔고, 엄마는 지난해의 ‘악몽’을 떠올렸다. 벨이 생일파티 때마다 상처를 받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엄마는 이러한 사연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그녀는 SNS에 “오는 15일 내 아들의 생일을 위해 제발, 제발, 제발 도와달라. 내 아들 벤은 자폐를 앓고 있지만 매우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다. 그저 누군가와 친구가 되고 싶을 뿐인데, 자폐가 비교적 심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적었다. 이어 지난해 생일파티에 있었던 일을 언급하며 “아들이 이번 생일에는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올렸다. 그리고 생일 당일이었던 지난 15일, 기적이 일어났다. 벤의 집으로 수천 장에 달하는 생일축하 편지와 엽서가 도착한 것. 여기에는 영국뿐만 아니라 호주와 남아프리카, 인도, 싱가포르등지에서 보낸 생일 축하 편지들이 포함돼 있었고, 영국 로열우체국은 세계 각국에서 온 편지들을 담은 상자 수십 개를 빼놓지 않고 전달했다. 벤은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편지를 보내 준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감사한다”고 밝혔고, 이후 리사는 아들과 함께 편지를 한통씩 정성껏 읽는 벤의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리사는 “편지를 보내 준 사람들, 그리고 SNS를 통해 답글을 남겨준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국민의 정보 도우미, 국가의 세금 지킴이/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월요 정책마당] 국민의 정보 도우미, 국가의 세금 지킴이/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의 세 모녀가 동반 자살한 사건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들은 한때 관공서에 복지 지원을 알아봤지만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 그 이후 “세상에 빚을 지기 싫다”며 재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그들은 수중에 남은 마지막 돈을 월세 봉투에 담아 두고 떠났다. 이렇게 꼭 필요한 이들이 보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반면 공사비를 부풀린 뒤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거나 퇴사한 직원을 계속 출근한 것처럼 꾸며 인건비를 과다 수급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해 왔다.이렇게 누수되는 세금을 조금이라도 아껴서 마련한 돈으로 제2, 제3의 송파 세 모녀를 예방할 수는 없을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체화한 것이 국고보조금 통합관리 시스템이다. 송파구 세 모녀 문제로 돌아가 보자. 사람들은 한없이 부끄러워했다. 결국 송파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안, ‘사회보장급여법’ 제정안 등 3개 법안이 그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면 이제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송파 세 모녀가 관공서 담당자에게 자신들이 기초생활보장급여 대상자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어려움을 담당자 앞에서 증명하는 것은 고약한 일이다. 모멸감이 들거나 자존감을 잃을 수 있다.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은 “살 만한 사람이 왜 나라에 기대려고 하느냐”는 지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런 마당에 바쁜 담당자를 붙잡고 “그럼 다른 지원 사업은 뭐 없을까요”라고 묻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했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송파 세 모녀가 세상에 빚을 지기 싫다며 재신청을 포기한 것은 단순히 법적 미비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려운 일이다. 17일 전면 개통되는 보조금 시스템은 맞춤형 보조금 정보공개를 통해 국민에게 친절한 도우미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국민 입장에서 간편하게 국고 보조사업을 검색하고 수혜 가능한 사업을 확인할 수 있다. 관공서를 찾아갈 필요도 없다.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회원 가입 절차도 없이 보조사업을 검색할 수 있다. 사업명, 사업 기간, 사업 목적, 근거 법령, 사업비, 주요 내용, 사업수행 기관은 물론 문의할 수 있는 담당자와 연락처까지 제공된다. 예를 들어 단순하게 차상위라는 조건을 클릭하고 확인 버튼만 누르기만 해도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장애인 의료비 지원, 저소득 장애인 진단비 및 검사비 지원 등 113개나 되는 사업이 주르륵 검색된다. 관공서 담당자나 주변 사람들의 부담스런 시선을 느끼지 않고도 내가 혜택받을 수 있는 사업을 찾아 문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전에 이러한 시스템이 있었다면 송파구 세 모녀는 그토록 가슴 아프게 삶의 희망을 놓아 버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부정 수급은 그동안 감사원 감사, 검찰과 경찰의 수사 등 별의별 처방을 다 써 보았지만 뚜렷한 진전을 볼 수 없었다. 적발 방법에 대해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조금 시스템은 예산 편성부터 집행 및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촘촘하게 검증 체계를 마련해 부정수급의 원천 차단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부정 징후 모니터링은 그동안 발견된 50개의 부정 패턴을 적용해 부정거래를 탐지한다. 친인척 등 특수 관계를 통한 가장거래, 보조금 수령 후 거래 영수증 취소 및 변경, 허위증빙, 허위 근무인원 등재 등 사전에 적용한 패턴에 해당하면 시스템은 부정거래 위험도가 높은 사업이라고 자동으로 추출하게 된다. 이런 사업은 집중 관리 대상이 돼 관계기관의 실지조사 등을 통해 부정수급 여부를 최종 확인받게 된다. 이런 첨단 탐지 기능이 탑재됐다는 것이 알려지면 부정수급 시도 자체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이처럼 국민에겐 정보 도우미, 국가엔 세금 지킴이 역할을 하는 보조금 시스템 사용자가 연말까지 2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에는 불편을 느끼는 사용자도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개선해 가겠다.
  • [포토 다큐] 할 수 있다, 살 수 있다

    [포토 다큐] 할 수 있다, 살 수 있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24시뒤축이 구겨진 신발 몇 켤레와 갖가지 물건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고 침대 겸용으로 사용하는 작은 소파가 놓인 방 한쪽에 쪽잠을 잔 듯 눌린 머리를 하고 전화를 받고 있는 의사가 앉아 있다. 전화는 아내로부터 온 퇴근 재촉 전화였다. 전날 새벽부터 다음날 저녁까지 36시간째 당직 근무를 서고 있는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의 한 교수 사무실 풍경이다. 헬멧과 플라이트 서전(Flight Surgeon)이라고 적힌 형광 점퍼를 착용한 의료진이 시동을 켠 채 대기 중인 경기소방재난본부 헬기로 급하게 뛰어오른다. 경기 안산의 한 병원에 있는 교통사고 환자를 향해 날아가는 동안 구급대원들에게 환자의 상태를 전달받고 환자를 맞이할 채비를 한다. 출발 10분 만에 외상환자가 있는 병원에서 환자를 인계 받은 후 외상센터로 이동하는 동안 헬기 안에서 응급조치가 이루어진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의 응급출동 모습이다.온몸이 피로 젖은 환자가 구급대에 의해 외상소생실(T-Bay)로 들어오자 당직팀 3명의 외과의사를 비롯한 10여명의 의료진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환자는 술에 취해 걷다가 유리창으로 넘어져 왼쪽 팔의 4분의3이 절단된 상태였다. 출혈이 심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수혈과 응급조치를 한다. 그리고 바로 수술실에서 혈관을 찾아 지혈을 하는 결찰(結紮)수술이 이루어졌다. 환자를 맡은 외상센터 허요 교수는 “출혈이 심해 조금만 늦었어도 생명을 잃을 뻔했다”고 안도했다. 이 모든 조치는 환자가 이송된 지 30분도 되지 않는 동안 이루어졌다.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T-Bay의 모습이다.“이러게이션(Irrigation·세척을 위한 식염수 붓기)! 더 빨리! 패킹(Packing·거즈) 더! 더! 정신 안 차려. 긴장해.” 고성이 오가며 8명의 의료진이 정신없이 움직이고 바닥은 식염수와 함께 흘러나온 핏물로 흥건하다. 이런 긴장과 분주함은 4시간 동안 이어졌다. 교통사고로 장기가 많이 손상된 환자의 3차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소장은 수술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의 자리 이동도 없이 수술을 이어갔다. 새벽 1시부터 5시까지의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수술실 모습이다. “선생님만 믿습니다. 교수님 짱이에요. 감사합니다”라고 울먹거리며 감사함을 표하는 환자 보호자를 이 소장이 “이제 좀 쉬세요”라고 말하며 안심시킨다. 터덜터덜 지친 발걸음으로 이 소장이 다시 중환자실로 향하자 환자 보호자는 가족들의 손을 잡으며 희망의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내 보호자 대기소의 모습이다.취재를 위해 머문 6일 동안 지켜본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는 그야말로 죽음과의 전쟁터였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의 경계까지 가버린 환자들을 의료진이 모든 힘을 쏟아 삶의 구역으로 다시 끌어당기고 있는 현장이었다. 이 소장은 “권역외상센터는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고 말한다. 외상은 우리나라 44세 이하 젊은층에서 사망 원인 1위로 꼽힌다. 하지만 외상은 사고 발생 1시간 이내(골든아워)에 적절한 조치만 이루어지면 생명을 건질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상센터에 대한 인식의 부재와 적절한 시스템을 갖춘 외상센터의 부족 그리고 외상센터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아직 우리나라의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35%로 선진국보다 두 배로 높다. 선진국과 비교해 두 배의 외상환자가 살 수 있는데도 사망하는 것이다. “We are here We are waiting(우린 여기 있고 우린 기다린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벽에 붙어 있는 문구다. 그들은 힘든 근무 여건에서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인간 영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그곳에서 24시간 기다리고 있다. 글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용어 클릭] ■권역외상센터 365일 24시간 중증외상환자에게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 등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 장비, 인력을 갖춘 국가지정 의료시설이다. 2012년 5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이 설립 근거가 되어 2016년까지 16곳이 지정되었고 9곳이 개소해 운영되고 있다. ■외상환자분류지침(trauma field triage protocol) -성인 6m 이상, 소아 3m 이상에서 낙상 -32km/h 이상 속도의 자동차, 이륜차 등과의 충돌 -관통 또는 자상 -두 개 이상의 근위부 긴뼈 골절 -구급대원의 판단에 의한 이송
  • 육군 배치된 60대 전부 물 새…엔진 결함 등 92회 기기 오류

    육군 배치된 60대 전부 물 새…엔진 결함 등 92회 기기 오류

    결함 후속조치 안 해 4호기 추락 결빙현상 수년간 점검 않고 방치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은 2012년 12월 양산 1호기가 배치된 이후 끊임없이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엔진 결함은 물론 이착륙 시 윈드실드(전방유리)가 파손되는 등 현재까지 모두 92차례 문제가 나타났다. 현재 육군은 수리온 60여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모든 호기에서 빗물이 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2015년 1월과 2월 수리온 12호기와 2호기가 엔진 과속 뒤 정지하면서 비상착륙했고, 2015년 12월에는 4호기가 같은 현상으로 추락했다.감사원은 지난해 3~5월 실시한 1차 감사에서 주요 사고와 결함의 원인을 분석하고 후속 조치의 적정성을 점검했다. 또 같은 해 10~12월 실시한 2차 감사에서는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을 하면서 성능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감항인증’ 과정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적발된 위법·부당 사항만 40건에 이른다. 우선 감사원은 1차 감사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제작사와 육군군수사령부, 육군항공학교 등이 엔진 결함에 대한 후속 조치를 게을리한 사실을 파악했다. KAI 등 제작사는 2015년 10월 수리온 비상착륙 사고의 원인이 엔진 결함이며 동절기 이전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통보받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015년 12월 4호기가 추락하고 나서야 개선 조치 계획을 제출했다. 결국 4호기 대파로 총 194억원의 손실이 발생됐다. 수리온은 개발 요구와 달리 윈드실드 소재로 외부 충격에 약하고 파손 시 잔금이 발생하는 ‘솔리디온’을 채택했다. 그 결과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5차례나 파손됐다. 감사원은 2차 감사에서 ‘결빙 현상’에 대한 안전 성능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사실도 파악했다. 비행을 하다 보면 항공기 표면에 구름 입자 등이 충돌해 얼음 피막이 형성되고, 점차 커져 결빙 현상이 발생한다. 결빙 현상이 심해지면 항공 시 성능과 조종 능력이 떨어지고, 엔진까지 손상될 수 있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은 2012년 7월 체계결빙 성능이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해외 시설에서 수행하는 조건으로 기준 충족 판정을 내린 뒤 같은 해 12월부터 수리온을 납품받아 전력화를 시작했다. 감사원은 안전조치를 게을리한 육군항공학교장과 항공교 정비 업무 총괄자 등 2명과 육군군수사령부의 수리온 엔진 결함 후속 조치 업무 담당 과장 등 총 3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다. 또 장명진 방위사업청장과 한국형 헬기사업단장, 팀장 등 방사청 관계자 3명을 지난달 26일 대검찰청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장 청장은 2014년 민간 전문가로 발탁됐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강대 전자공학과 동기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국제공항에서 마술공연을 볼 수 있다고?”

    “국제공항에서 마술공연을 볼 수 있다고?”

    “국제공항에서 마술 공연을 볼 수 있다고?”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이 공항 이용객 유치를 위해 세계적인 마술 공연 등 각종 이색 공연을 무료로 선보인다. 세계 3대 공연예술 축제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한국인 최초로 초청된 ‘문준호’ 마술사가 지난 1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여객터미널 1층 밀레니엄홀에서 2D 그림을 3D 현실로 구현하는 디지털 드로잉 공연과 공중 부양마술, 카드마술 등 다양한 마술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이어 다음달 16일까지는 샌드 아티스트와 전자현악 트리오의 협연이 펼쳐진다. 전자현악 트리오 ‘오드아이’가 연주하는 ‘여행을 떠나요’, ‘바운스’ 등의 신나는 음악에 맞춰 ‘정림’, ‘세라킴’, ‘하림’ 작가의 신기한 샌드아트 세계가 펼쳐진다. 이 외에도 다음달 8일부터 한국 전통의 화려함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전통혼례 재현행사’도 열린다. 11일부터는 ‘세계 아카펠라 컴페티션 정기공연’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목소리’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축하공연으로 유명 아카펠라그룹 ‘제니스’, ‘두왑사운즈’, ‘뉴욕 보이시스’ 등이 멋진 아카펠라 하모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든 공연은 여객터미널 일반지역 1층 중앙에 위치한 밀레니엄홀에서 진행되며 공항 이용객이 아니어도 관람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공항에서 무료 공연 등을 준비한 것은 최근 여행 심리 위축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의 ‘여행 행태 및 계획조사’에 따르면 해외 여행지 관심도는 지난 1년간 계속 하락세였으며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올 2/4분기 관심도는 전년 동 분기에 비해 3.6%p 낮고, 올해 1/4분기에 비해 1.9%p 낮았다. 특히 대양주, 유럽, 미국 등 고비용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하락했다. 이는 경기 침체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중국에 대한 관심이 전년도 23.5%의 절반도 못 미치는 11.1%를 기록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에 여행 소비자들도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공포의 ‘햄버거병’… 햄버거만 유죄?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공포의 ‘햄버거병’… 햄버거만 유죄?

    글로벌 패스트푸드점에서 고기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를 먹은 한국의 4세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심장 정지 상태까지 갈 정도로 위독했던 이 아이는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하루 10시간씩 복막 투석을 받고 있다.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은 한국인들에게 비교적 낯선 병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보다 훨씬 이전부터 패스트푸드가 생활화된 서양에서는 이미 몇천 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익숙하고도 위험한 병이다. 한국에서의 햄버거병 논란은 시기만 조금 늦었을 뿐 언젠가는 발생했을 예고된 사안이었는지 모른다. 햄버거를 즐겨 먹던 사람들은 이번 일을 두고 햄버거에 뒤통수를 맞았다거나 발등을 찍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위험한 햄버거를 그만 먹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햄버거는 전 세계인의 주식과도 같은, 그래서 생활의 일부가 된 음식인 데다 일부는 햄버거로 급하게 한 끼를 때우지 않으면 안 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유·마요네즈 등에서도 O157 대장균 발견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은 O157 대장균이다. 1993년 미국의 한 유명 햄버거 체인점에서 햄버거를 먹은 소비자 732명이 집단 대장균 식중독에 걸렸다. 이 중 일부는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발전했고, 결국 4명이 사망하고 178명이 영구적인 신장 장애를 입었다. 피해자 대부분은 10세 이하 어린이였다. 당시 이 사건은 피해자 및 사망자 가족과 해당 햄버거 체인점의 합의로 끝났다. 햄버거 체인점이 5000억원 이상의 합의금을 제공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회사가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햄버거, 정확히는 햄버거 속 패티가 해당 질병을 유발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대장균은 패티의 주재료인 고기뿐만 아니라 살균되지 않은 우유나 주스, 마요네즈 등에서도 발견된다. 관리 소홀과 위생 불량으로 인해 신선도가 떨어지는 재료를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O157 대장균과 용혈성요독증후군인 것이다. 고기 패티를 포함, 햄버거에 들어가는 마요네즈 등의 소스, 함께 판매되는 주스 등에도 ‘혐의’가 있다는 뜻이다. 위생 불량과 식재료 관리 소홀은 햄버거를 판매하는 패스트푸드점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햄버거를 포함한 패스트푸드가 사는 곳과 연령, 성별을 불문한 ‘국민음식’이 됐다는 현실이다. 더불어 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일수록 햄버거를 포함한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을 더 많이 섭취한다는 사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저소득층일수록 패스트푸드 더 많이 섭취 이스라엘 출신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에서 “18세기 마리 앙투아네트는 굶주린 민중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했다는데, 오늘날 가난한 사람들은 이 충고를 문자 그대로 따른다. 베벌리힐스에 사는 부자들은 양상추 샐러드와 퀴노아를 곁들인 찐 두부를 먹는 반면, 빈민가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트윙키 케이크, 치토스, 햄버거, 피자를 배 터지게 먹는다”고 말했다. 시간에 쫓겨 대충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적은 돈으로 배를 채워야 하는 사람일수록 패스트푸드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유기농 재료로 오랜 시간 공들여 음식을 만드는 식당이, 위생과 관리에 수입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는 식당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착한 가격의 배부른 음식을 판매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햄버거만의 문제’ 아닌 ‘사회적 문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만병의 근원인 비만 비율이 높고, 이러한 비만은 잦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 섭취에서 온다는 사실은 이미 익숙하다. 햄버거병이 단순히 햄버거의 문제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햄버거를 포함한 패스트푸드, 그리고 패스트푸드의 형제와도 같은 인스턴트식품은 각종 질병을 유발할 위험이 높은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소중한 한 끼다. 마냥 좋아할 수도, 마냥 미워할 수도 없는 것이 햄버거이자 햄버거를 필두로 하는 패스트푸드인 셈이다. 끼니 챙길 시간도 없이 일해야 하는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만 햄버거를 찾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햄버거보다 더 나쁜 음식도 많다. 햄버거가 나쁜 음식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편견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니 모든 햄버거와 패스트푸드점이 기피 대상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햄버거를 둘러싼 각각의 의견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옳다. 다만 건강에 좋지 않다 하니 먹지 않으면 그만인 것 아니냐는 핀잔 섞인 권유는 조심해야 한다. 몇천 명의 용혈성요독증후군 환자가 발생한 미국이나 논란이 들끓기 시작한 한국에서는 여전히 햄버거 먹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 모두가 어쩌다 한 번, 혹은 단순히 맛있어서 햄버거를 먹는 것이 아닐 수 있다. huimin0217@seoul.co.kr
  • 윔블던은 랭킹 순이 아니잖아요

    남자단식 4강에서 세계 랭킹 1~4위를 찾아볼 수 없다. 여자단식은 더 심해 최고 7위만 남았다.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160만 파운드·약 463억원)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여자단식 4강전을 진행하고 다음날 남자단식 4강전이 이어진다. 세계 4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토마시 베르디히(15위·체코)에게 첫 세트를 내준 뒤 팔꿈치 통증 때문에 기권했다. 앞서 세계 1위 앤디 머리(영국)는 샘 퀘리(28위·미국)에게 2-3(6-3 4-6 7-6<7-4> 1-6 1-6)으로 무너져 대회와 작별했다. 여덟 번째 우승을 노리는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가 밀로시 라오니치(7위·캐나다)를 3-0(6-4 6-2 7-6<7-4>)으로 누르고 베르디히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그는 머리와 조코비치가 탈락하면서 우승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세계 6위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는 3시간 30분 접전 끝에 질 뮐러(26위·룩셈부르크)를 3-2(3-6 7-6<8-6> 7-5 5-7 6-1)로 꺾고 생애 첫 윔블던 4강 티켓을 따내 퀘리와 결승행을 다툰다.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8강에서 뮐러에게, 3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는 1회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49위·러시아)에게 덜미를 잡혀 일찌감치 짐을 쌌다. 한편 가르비녜 무구루사(15위·스페인)는 이날 마그달레나 리바리코바(87위·슬로바키아)를 2-0(6-1 6-1)으로 압도하고 결승에 올랐다. 2015년 세레나 윌리엄스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던 그는 생애 두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에 도전한다. 그의 결승 상대는 37세로 대회 최고령 우승에 도전하는 비너스 윌리엄스(11위·미국)와 요한나 콘타(7위·영국) 승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각자도생 사회·개인구원 종교는 일란성 쌍둥이”

    “각자도생 사회·개인구원 종교는 일란성 쌍둥이”

    신자들이 교회 출석과 미사 참석을 꺼리고 절을 등진다. ‘탈종교의 시대’다. 일반의 종교 거부와 기피도 갈수록 심해진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은 전체 국민의 절반을 넘는 56.1%나 된다. 10년 전보다 무려 9%가 늘어났다. 흔히 탈종교의 원인을 사회 변화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외부보다는 종교 자체와 종교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지난 12~13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금선사 해행당에서 레페스포럼 주최로 열린 토론회는 그 종교인의 문제를 파고들었다. 불교, 개신교계의 전문 연구가 12명이 1박 2일 끝장 토론을 벌여 ‘종교 썰물’ 시대 속 종교인의 자세와 역할을 따져 물어 흥미로웠다.●“행복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해야” 탈종교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이도흠 한양대 교수(국문·불교학)는 여섯 개의 키워드를 끄집어냈다. 탈근대적 문화현상과 과학 발달로 인한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의 회의, 시장논리의 종교 침투와 종교 상품화, 시민사회단체의 부상, 종교인에 대한 신뢰 상실, 종교의 사사화(私事化). 주류 종교계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퇴행적이거나 종교의 본질을 망각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꼬집었다. 근본주의의 심화와 영성종교화, 명상·치유·수련회 등 종교 의례와 수행의 대중화에 치우쳤다는 것이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고통과 행복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자기를 낮추며 상대방을 내 안에 들여 섬길 때 종교의 큰 가치인 존재의 생명성에 다가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용표 동국대 불교학부 명예교수는 잘못된 종교교육을 파고들었다. 김 교수는 지배층을 위한 종교 이데올로기의 도구화나 미신적 윤리와 비과학적 사고, 비판적 사고를 약화시키는 종교교육은 종교적이지도, 교육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교 상업화, 특정인 우상화, 현세 기복화, 종교 권력화 같은 비종교적 현상의 심각성에 대한 교단적 차원의 겸허한 자기비판과, 이런 현상을 자초한 종교교육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은 ‘탈종교화’가 아닌 ‘탈사회화’가 문제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사회의 부재는 구조적 위기일 뿐 아니라 정신적, 영적 위기”라며 각자도생을 원리로 하는 사회와 개인구원을 목표로 삼는 종교는 일란성 쌍둥이라고 규정했다. 그 둘은 인간 경험의 사사화를 사회적, 종교적으로 극단화해 공동체를 파괴하는 만큼 탈종교 시대에 종교가 세상의 사랑을 받는 길은 오직 하나, 이 시대의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찬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종교와 종교 아닌 것의 경계를 실선으로 나누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거들었다. “탈종교 시대는 실선 내부에 대한 외부의 저항”이라는 이 교수는 “그 저항이 거세지면서 종교는 타의에 의해 경계를 점선화해 가는 중”이라며 “불교와 기독교의 경계도 점선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종교 화합 이루려는 노력 필요” 한편 박연주 일본 난잔대 종교문화연구소 교수(일본 불교학)는 불교와 일본 고유의 신도(가미신앙)가 밀착된 신불습합(神佛習合)을 예로 들어 원융사상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근대 들어 정책적 강제에 의해 분리되긴 했지만 일본에서 오랫동안 불교와 토착 가미신앙이 조화로운 공존 관계를 이룰 수 있었던 건 서로의 신성 안에서 같은 것을 보고 화합을 이루려는 노력 때문”이라면서 “그 공존은 우리 종교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脫원전 가는 길 험로… ‘전력대란 없다’ 여론 설득이 관건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와 주민들이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에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가 제시한 3개월의 공론화 과정을 사실상 원전 건설 백지화의 수순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들을 비롯한 학계와 관련 업계, 여론의 반발과 우려를 확인한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의 큰 방향은 ‘탈(脫)원전’을 유지하되 이번 신고리 5·6호기처럼 법 절차적 논란이나 매몰비용이 커서 사회적 갈등이 심해지고 재정적 부담이 큰 사안에 대해선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한수원 이사회가 노조 및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13일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도 반대 여론을 직접 확인했을 것”이라면서 “이전 정부처럼 공권력까지 동원해 가면서 공사 중단 결정을 밀어붙이지 않은 것은 탈원전 정책을 다소 유연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국무회의에서의 공사 일시중단 결정에 대한 논의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졌다. 지난달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의 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이나 27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위한 공사 일시정지 결정 발표 때는 공사 중단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반발 기류가 심상치 않자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한 섣부른 예단을 하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내놓기 시작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최근 “신고리 원전 5·6호기 중단과 관련해 국무회의 등 정부 내부적으로 논의된 내용의 핵심은 중립성과 수용성 원칙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것”이라면서 “완벽하게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고, 시민배심원단이 내리는 결정에 무조건 따르겠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공개된 지난달 27일 국무회의 회의록 요약본에서 문 대통령 또한 사회적 합의 결과에 대해 중립적 입장이며, 어떤 예단도 없음을 확실히 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반발 여론만이 아니라 신고리 5·6호기의 높은 공정률(28.8%)과 2조 6000억원의 매몰비용, 원전 인근 지역경제에 대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노조와 주민들에 대한 설득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건설이 완전히 중단되거나 추가로 원전을 건설하지 않더라도 전기료가 폭등하거나 전력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알림으로써 여론을 돌리겠다는 복안이다. 어차피 신고리 원전은 2022년 완공 예정이다. 하지만 점차 줄여나가기로 한 원전과 석탄 화력 등을 대신할 수 있는 에너지원 개발과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탈원전’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부담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5년 뒤인 2022년 월성 1호기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현재 가동 중인 원전 25기 가운데 11기가 설계 수명을 다해 멈추게 된다. 이 경우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결정 과정의 위법성 및 중단 비용(정부 추산 2조 6000억원)까지도 정부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 한수원은 경북 영덕에 지으려던 천지 원전 1·2호기 건설용역도 중단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윔블던] 남녀 단식 4강에 랭킹 1~4위 ‘흔적도 없다’

    [윔블던] 남녀 단식 4강에 랭킹 1~4위 ‘흔적도 없다’

    남자단식 4강에서 세계랭킹 1~4위를 찾아볼 수 없다. 여자단식은 더 심해 7위가 최고 랭커다.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대회(총 상금 3160만 파운드·약 463억원)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여자단식 4강전을 진행하고 다음날 남자단식 4강전이 이어진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4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토마시 베르디히(15위·체코)에 세트 스코어 0-1로 뒤진 상태에서 팔꿈치에 문제가 생겨 기권했다. 당분간 대회 출전을 자제하고 몸을 추스른 뒤 US오픈에 돌아온다는 계획이다. 앞서 세계 1위 앤디 머리(영국)는 샘 퀘리(28위·미국)에게 2-3(6-3 4-6 7-6<7-4> 1-6 1-6)으로 무릎꿇으며 대회와 작별했다. 여덟 번째 우승을 노리는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가 밀로시 라오니치(7위·캐나다)를 3-0(6-4 6-2 7-6<7-4>)으로 일축하고 베르디히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지난해 대회 4강에서 라오니치에게 졌던 그로선 통쾌한 설욕이었다. 올해 대회 지금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는데 머리와 조코비치가 탈락하면서 그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페더러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연패에 성공한 뒤 2009년과 2012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피트 샘프라스(미국·6회)를 뛰어넘어 대회 최다 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그의 그랜드슬램 우승 경험은 18회인데, 다른 4강 진출자 중에는 세계 6위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가 2014년 US오픈을 제패한 것이 유일했다. 칠리치는 3시간 30분 접전 끝에 질 뮐러(26위·룩셈부르크)를 3-2(3-6 7-6<8-6> 7-5 5-7 6-1)로 꺾고 생애 첫 윔블던 4강 티켓을 따냈다. 준결승 상대는 퀘리인데 칠리치가 4전 전승으로 앞서있다.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8강에서 뮐러에게 덜미를 잡혔고, 3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는 1회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49위·러시아)에게 져 일찌감치 짐을 쌌다. 여자단식 4강은 37세로 대회 최고령 우승에 도전하는 비너스 윌리엄스(11위·미국)-요한나 콘타(7위·영국), 가르비녜 무구루사(15위·스페인)-마그달레나 리바리코바(87위·슬로바키아)의 대결로 짜여졌다. 콘타는 영국 선수로는 1978년 버지니아 웨이드 이후 39년 만에 대회 4강에 올라 조국의 유일한 희망이 됐다. 3위 카롤리나 플리스코바는 안젤리크 케르버(1위·독일), 시모나 할레프(2위·루마니아)가 낙마하며 오는 17일 발표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1위에 체코 선수로는 처음 오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정유라 폭탄 발언에 변호인 “장시호보다 더한 살모사”

    정유라 폭탄 발언에 변호인 “장시호보다 더한 살모사”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가 12일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재판에 돌연 증인으로 출석해 엄마 최씨에 불리한 발언을 쏟아냈다.이와 관련해 최씨와 정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오태희 변호사는 “살모사 같은 행동으로 장시호 보다 더하다”고 표현했다. 살모사는 새끼가 태어나면서 어미를 죽이는 것 같다고 하여 어미를 죽이는 뱀이라는 뜻이다. 12일 JTBC에 따르면 오 변호사는 “최순실 씨를 위해선 정유라 씨를 다시 증인으로 불러 해당 증언을 탄핵하도록 해야 한다. 신뢰관계가 이미 깨진 상황이라 개인적으론 정 씨에 대한 사임계까지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씨는 이날 “여기 나오는 데 여러 만류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일단 검사님들이 신청하고 판사님이 받아들였으니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법정에서 독일 승마 훈련 과정에서 삼성 측의 지원을 받은 일 등에 대해 자신이 보고 들은 일을 증언했다. 이는 어머니 최씨를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정씨는 삼성 측 지원과 관련해 “2020 도쿄 올림픽 준비와 관련해 승마선수 육성 차원에서 지원한 걸로 알았다”며 “어머니가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최씨에게 ‘왜 삼성이 나만 지원을 하느냐’ 물었더니 “‘그냥 조용히 해. 왜 자꾸 물어봐’라고 화를 냈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타던 말 ‘살시도’의 이름변경에 대한 증언도 이어갔다. 정씨는 “어머니(최씨)가 ‘삼성에서 너만 지원해준 게 알려지면 시끄러워진다. 삼성에서 시킨대로 해야 하니까 토 달지 말고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살시도’의 소유주가 삼성으로 표기돼 있어 이를 감추기 위해 ‘말 세탁’을 한 것으로 의심해왔다. 이에 대해 최순실 측 이경재 변호사는 “특검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며, 검찰은 “자진 출석”이라고 맞섰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 총리 “버스 졸음운전 사고, 안전대책 이행 안 된 게 문제”

    이 총리 “버스 졸음운전 사고, 안전대책 이행 안 된 게 문제”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버스 졸음운전 사망사고와 관련해 “안전대책이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을 깨우쳐 준 일”이라고 말했다.이 총리는 13일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졸음운전, 과속운전, 과적 운전을 끝냈으면 좋겠고 신호 지키기, 정지선 지키기 같은 기본적인 교통문화가 현장에서 잘 이행되면 좋겠다”며 “관련 부처가 좀 더 확실한 책임감을 느끼고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정역사교과서와 관련해선 “국정역사교과서 폐지는 국민적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정책은 실패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지금 당면한 과제는 다양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역사교육을 바로 잡는 것”이라며 “정책변화로 인한 혼란이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역사교육을 바로잡아가는 조화점을 찾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검정역사교과서 적용 시기와 새로운 집필기준 등을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가동이 중단된 군산조선소에 대해서는 “정부가 그런 일을 하지 말라고 하는 데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나, 정부는 지역 경제의 충격을 완화하면서 지역주민들께 위안이 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나름대로 고심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부처에 시간을 좀 더 드릴 테니 더 고심하고 노력해서 군산은 물론이고 전라북도 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광범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논의 안건 중엔 100원 택시 확대 방안도 있었다. ‘100원 택시’는 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오지나 벽지 주민이 택시를 부르면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100원에 태워주는 정책이다. 택시요금 차액은 지자체가 보전해준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오지나 벽지에 억지로 버스를 다니게 하고 보조금을 주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 저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원 택시는 충남 온양에서 시작한 것을 제가 전라남도 전체에 적용한 것으로 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며 “아무쪼록 주민의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추진방안이 무엇인지 지혜를 도출해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철수 “내 책임, 반성·성찰 시간 갖겠다”…‘정계은퇴’ 질문엔 확답 피해(종합)

    안철수 “내 책임, 반성·성찰 시간 갖겠다”…‘정계은퇴’ 질문엔 확답 피해(종합)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2일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 “저를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심적 고통을 느꼈을 당사자에게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은 앞서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제보조작 사실을 공개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6일만이다. 안 전 대표는 “참담한 심정이다. 국민의당 대선후보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검찰의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당이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 발표가 늦어진 것에 대해 “지금까지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깊은 자성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더 일찍 사과문을 발표하라는 요청도 많았지만, 검찰 수사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고통스런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명예훼손을 넘어 공명선거에 오점을 남겼습니다.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도 모두 저의 한계이고 책임입니다”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제게 있습니다. 모든 짐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 갖겠다. 정치인으로 살아온 지난 5년 동안의 시간을 뿌리까지 다시 돌아보겠다 원점에서 제 정치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실망과 분노는 저 안철수에게 쏟아내시고 힘겹게 만든 다당 체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국민의당에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입장 발표 이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구체적 의미를 알려달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안 전 대표는 이 질문에 “저는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먼저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정말 예상을 넘는 정도로 책임져 왔다”면서 “선거 패배했을 때 당 대표를 내려놓았다. 작년 리베이트 조작 사건, 그때도 저는 무죄를 알고 있었지만 당을 구하기 위해 당 대표를 내려놓았다”고 답했다. 그는 “저는 항상 책임져왔던 정치인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이번에도 제가 어떻게 하면 책임질 수 있을 것인지 반성과 성찰을 다지겠다”고 회견문 내용을 재차 언급했다. 이어진 ‘정계 은퇴까지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도 “제가 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말 깊이 고민하겠다”고 짧게 답하고 입을 다물었다. 안 전 대표는 ‘조작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심이 있다’는 지적에 “저로서도 충격적인 일”이라며 “이제 검찰 조사를 통해서, 그리고 또 법원 판단을 통해 진상이 규명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조작 가능성을 의심해본 적도 없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겠지만 뚜벅이 유세 중이었다”면서 “인터넷 생중계가 24시간 주위에 계속 붙어서 생중계됐다. 그래서 그것을 본 모든 국민들이 알 것”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검찰에서 참고인 신분이라도 조사에 필요하다고 한다면 이에 응하겠냐는 물음에 “제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답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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