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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거지에 당했다”…마라탕 업주 분노케 한 갑질

    “배달거지에 당했다”…마라탕 업주 분노케 한 갑질

    경기도 고양시의 한 식당 사장이 한 고객의 갑질을 폭로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거지에게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식당 사장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고양시 일산에서 마라탕 가게를 운영한다는 글쓴이는 “6일 오후 8시10분에 배달 앱으로 주문받았다”고 운을 뗐다. A씨는 “고객에게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50분으로 설정하고, 배달 기사님 픽업 시간을 20분으로 설정해 요리를 시작했다”면서 시간 맞춰서 배달했다고 설명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줄 알았던 A씨는 이날 오후 9시 45분쯤 고객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고객이 ‘옥수수면이 다 퍼졌고 매운맛이 약하다’라고 했다”며 “그래서 나는 배달 거리가 있어서 시간이 길어져 그럴 수 있다. 매운맛은 조리법대로 요리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고객이 ‘너무 심해서 못 먹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A씨는 고객에게 “내용물과 육수를 따로 포장해서 다시 보내드리겠다”며 음식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기사님 배달 갈 때 지금 받은 음식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고객도 이를 받아들였다. 몇 분 뒤 다시 전화한 고객은 “음식을 살짝 먹었다”고 고백했고, A씨는 “조금만 드셨으면 괜찮다”고 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배달 기사가 가져온 그릇에는 약간의 옥수수면을 제외한 내용물이 거의 없고 육수만 남은 상태였다. 이에 A씨는 “이게 살짝 드신 거냐. 이건 아니다 싶어 배달 앱 고객센터로 전화해 다시 보낸 음식값은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상담원은 전화를 끊지 말라며 바로 다른 전화기로 고객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고객은 수신 거부를 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그는 “고객에게 다시 전화했지만 역시나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음식이 문제가 아니고 하나 더 공짜로 먹으려고 사기 친 걸 순간 깨달았다”면서 “뉴스에서나 봤던 배달 거지가 이런 거구나. 사람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음식 시장 규모가 커져가는 가운데, 리뷰와 평점을 빌미로 업주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일명 ‘배달 거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기고] 이건희미술관에 국가미래가 고려되고 있는가

    [기고] 이건희미술관에 국가미래가 고려되고 있는가

    한때 서울에서 부산을 가던 광주를 가던 간에 ‘시골간다’라고 표현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즈음은 서울경기 빼고는 기타지역으로 불린다는 웃지 못할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역대 대통령마다 장관마다 국회의원마다 양극화현상 극복을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행정 교육 문화 모든 부문에서 수도권 집중현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제 인구분포마저 수도권이 비수도권을 초과해 그야말로 비수도권 지역들은 소멸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이중 문화부문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수도권 편향적이다. 미술관만 하더라도 50% 이상이 서울수도권에 있으며 소장된 작품의 수와 질에 있어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만한 소재가 있을 때는 여지없이 시골과 기타지역은 안중에도 없고 역시 서울중심의 사고가 횡행한다.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의 수준 높은 예술적 안목과 통큰 기증으로 이루어지는 ‘이건희미술관’의 입지선정의 이야기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미 이건희미술관을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건립하는 안을 두고 서울시와 물밑접촉을 했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노무현 정부가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정한 배경에는 수도권 과밀에 대한 문제와 국토 중심에 행정수도를 둬 전 국민이 편리하게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 있었다. 문체부는 적어도 왜 정부부처들이 세종시에 있는지부터 뒤돌아 본 연후에 이건희미술관의 입지선정에 임해야 될 것이다. 국민들의 접근성과 도시의 상징성 그리고 이건희미술관의 존재로 인하여 지역은 물론이고 국익에 큰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주요판단 근거가 돼야 할 것이다. 특히 접근성은 국민들의 문화향유의 기회균등의 중요한 요소이다. 한 기업가문이 수십년에 걸쳐 막대한 돈을 들여 수집한 세계적인 미술품들을 무상으로 기증받은 정부가 국가미래에 대한 별 고민도 없이 유치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을 염려해 서둘러서 서울에 두기로 결정한다면 기증자에 대한 도리도 아닐 것이다. 특히나 이건희컬렉션의 미술품들을 기증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이러저러한 연유에 따라 분산배치 한다면 이는 컬렉션의 의미와 상반되는 것이며 결국 이건희미술관의 국제적 위상을 격하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이건희미술관 유치경쟁이 지역간에 아무리 치열해진다 하더라도 그 과정이 공정하고 미래지향적이라면 그 결과에 승복할 수 있다. 필자는 18년전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라는 국가적 아젠다를 실현하기 위해 추진된 행정수도추친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행정수도입지선정에 관여한 경험이 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모호한 성격의 세종시가 출범한지 10년이 지난 현재 중앙정부부처들과 16개 국책연구기관들이 위치해 있으나 대부분의 지역은 아파트들이다. 세계적인 명품도시를 내걸고 미국 호주 등의 수도를 이전한 사례들과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수도이전 추진경과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그려내었던 행정수도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세계 10대 경제국가의 제2수도에 온 방문객에게 ‘이곳은 꼭 보고가세요’ 라고 말할 정도의 랜드마크가 없다. 필자가 속해있던 대학교육의 현장은 한세대 30년 전보다 수도권집중현상이 더욱 심해져 지역에 있는 대학들에서는 질식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국가를 살려내기 위하여 한때는 상징성 있는 서울대를 지방으로 이전해야 된다는 소리가 있었다. 지금 돌아보니 그때 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 문체부는 문화계의 서울대학교가 될 이건희미술관을 되레 서울에 두겠다는 발상이 과연 국가백년지대계인가 뒤돌아보아야 한다. 수도권 과밀현상이 종국에는 국가의 장래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 출범한 세종시의 성공은 국가적 대업이다. 이 국가적 대업에 이건희미술관은 화룡점정이 될 것이며, 이 정도의 역할이라면 기증자의 기증의도에도 부합될 것이라 생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 점 의혹 없는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으로 이건희미술관의 입지를 선정하기를 기대한다. 서만철 (전 공주대 총장,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 의장)
  • [사설] 與, 부동산 관련 위법 의혹 의원들 일벌백계해야

    국민권익위원회는 어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가족들의 부동산 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총 12명의 의원이 부동산 거래·보유 과정에서 위법 의혹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건수로는 모두 16건이며, 이 가운데 2건은 3기 신도시 관련 의혹으로 드러났다고 권익위가 전했다. 유형별로 보면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6건), 업무상 비밀 이용(3건), 농지법 위반(6건), 건축법 위반(1건)이다. 권익위는 이번에 확인된 의혹을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넘겼다. 4·7 재보선 참패로 성난 부동산 민심이 확인된 이후 취임한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일 “민주당 의원의 부동산 논란 등을 처리하는 당의 모습이 국민들께 실망을 드렸다”면서 “연루자는 즉각 출당 조치하고 복당 금지 등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은 이번 발표를 계기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이어져 온 논란을 확실히 매듭짓겠다는 태세인 만큼 부동산 거래·보유 과정에서 위법 의혹이 있는 의원들을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 민주당 내에서는 지난 3월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논란이 제기된 이후 김경만·김주영·서영석·양이원영·양향자·윤재갑·임종성 의원이 본인이나 가족의 투기 의혹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 권익위 조사 결과 5명이 늘어난 12명이 의혹을 받고 있는 셈이다. 권익위는 직접 조사권이 없어 일부 제출되지 않은 금융 거래 내역과 소명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조사의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특수본의 수사가 진행되면 더 많은 의원의 연루 의혹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여권 실세도 포함돼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 더욱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어제 LH 혁신 방안을 발표했으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 개편안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해 다소 김빠진 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부동산 위법 수사가 흐지부지 끝날 경우 성난 부동산 민심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을 민주당은 명심해야 한다.
  • ‘뒷북 대책’ 쏟아낸 국방부…성폭력예방 TF 한시 운영

    ‘뒷북 대책’ 쏟아낸 국방부…성폭력예방 TF 한시 운영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 당국이 성폭력 대응 체계 점검에 나섰다. 축소·부실·늑장 보고 의혹 등 총체적 대응 실패 논란에 따른 ‘뒷북 대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군내 성폭력 사건 대응 실태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고자 ‘성폭력 예방 제도개선 전담팀’(TF)을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오는 8월까지 부대 운영, 조직 문화, 국선변호인 지원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했는데 실효적 대책이 나올지 미지수다. 국방부는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운영되는 성폭력 특별신고 기간에 접수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성폭력 신고 특별조치반’도 이날부터 가동했다. 현재 15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수사가 필요한 사건은 국방부 검찰단의 전담수사팀이 맡아 진행하기로 했다. 이명숙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장은 “군 내에 성고충상담관 등을 많이 뽑고 있는데 수적으로 너무 적다. 성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군 안팎에서 노력이 함께 이뤄지는 ‘줄탁동시’(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함께 쪼아야 한다는 뜻)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차제에 개별 사안을 넘어서 종합적으로 병영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해 근본적 개선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민간위원의 참여를 지시했는데, 이번 사건이 개인의 일탈·비위가 아닌 수직적이고 폐쇄적이며 온정주의가 만연한 병영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이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내부회의에서 “장교는 장교의 역할, 부사관은 부사관의 역할, 사병은 사병의 역할이 있으므로 그 ‘역할’로 구분이 돼야 하는데, ‘신분’처럼 인식되는 면이 있다.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면서 “모두의 인권이 보장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밝혔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최근 장교의 식판을 사병이 처리했다는 보도도 있지 않았느냐”면서 “장교와 사병의 역할이 신분으로 구분되는 문제가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군은 조만간 민간이 참여하는 관련 기구를 발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융아·임일영 기자 yashin@seoul.co.kr
  • [나우뉴스] 사람 처음 들어간 1만540m 심해서 처음 본 것은 ‘플라스틱’

    [나우뉴스] 사람 처음 들어간 1만540m 심해서 처음 본 것은 ‘플라스틱’

    수심 1만540m, 사람이 처음 들어간 깊은 바다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해저기술업체 캘러던 오쉬애닉에 따르면 지난 3월 필리핀국립대학교 해양과학연구소 소속 미생물해양학자 데오 플로렌스 온다(33) 박사는 해저탐험가로 널리 알려진 퇴역 미해군 장교 빅터 베스코보(55)와 함께 사상 최초로 엠덴 해연 탐사에 성공했다. 지구에서 세 번째로 깊은 필리핀 해구 엠덴 해연은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 있는 챌린저 해연이 발견되기 전까지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꼽혔다. 1927년 독일 순양함 엠덴호가 발견했으며, 1951년 덴마크 선박 갈라테아호가 첫 탐사를 진행했다. 이 때문에 ‘갈라테아 해연’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지구상 그 어느 누구도 엠덴 해연의 속을 들여다본 일은 없다. 그야말로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미지의 영역, 최후의 개척지였다. 지난 3월 필리핀 온다 박사가 바다로 뛰어들기 전까지는 말이다.온다 박사는 미국 해저탐사전문가 베스코보와 함께 잠수정을 타고 엠덴 해연의 바닥까지 내려갔다. 해양생태계와 플랑크톤 등 미생물 관련 연구자로서 탐사에 대한 온다 박사의 기대는 매우 컸다. 박사는 “해양학자이자 교수인 내가 가르치는 것들은 대부분 서양 학자들에게서 가져온 것이었다. 책에서만 보던 것을 내 두 눈으로 직접 본다는 건 동화같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류에게 처음으로 그 속살을 드러낸 바다는 이미 오염돼 있었다. 박사가 깊은 바다에서 마주친 건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온다 박사는 “탐사 도중 물속을 둥둥 떠다니는 흰색 물체를 발견했다. 베스코보에게 ‘저건 해파리’라고 말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플라스틱이었다. 심해에는 많은 쓰레기가 있었다. 바지, 셔츠, 곰인형 같은 생활 쓰레기부터 포장지, 비닐봉지 같은 플라스틱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사람이 처음 들어간 1만540m 심해에 플라스틱이라니 사실상 지구 모든 곳이 오염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했다. 온다 박사는 “1억6000만 필리핀 국민과 전 세계 수십억 명을 대표해 엠댄 해연을 들여다본 건 분명 특권이었다. 하지만 심해까지 오염시킨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을 목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절망감을 드러냈다. 온다 박사는 “우리는 아직 심해의 생물 다양성에 대해 알지 못한다. 심해 생물이 생물지화학적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기후를, 바다를 바꿔 놓았다”고 지적했다. 사실 온다 박사와 함께 바다로 들어간 미국 해저탐험가 베스코보에게는 그렇게 놀라운 발견도 아니다. 2019년 탐사팀과 잠수정을 타고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 챌린저 해연에 들어갔을 때 이미 심해에 도달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목격했기 때문이다.베스코보는 2019년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 있는 챌린저 해연 1만928m 지점까지 도달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챌린저 해연 탐험에 성공한 3번째 사람이자, 가장 깊은 바다까지 내려간 인류다. 1951년 영국 측량선 챌린저호가 처음 발견한 챌린저 해연(비티아즈 해연)은 1957년 구소련 비티아즈호가 1만1034m까지 측정했다. 1960년 미해군 심해 잠수정이 사상 처음으로 탐사를 시도, 1만912m까지 내려갔으며, 2012년 영화 ‘타이타닉’, ‘아바타’를 제작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1만908m 지점까지 하강했다.3주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잠수하며 미발견종 해양 생물과 암석 샘플 등을 채취한 베스코보는 비닐봉지, 금속조각, 글씨가 새겨진 플라스틱 물체도 발견했다. 당시 베스코보는 “가장 깊은 대양의 밑바닥마저 인간에 의해 오염된 것을 보게 돼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말한 바 있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어떤 방식으로 먼 거리를 이동, 서로 다른 수밀도를 거쳐 심해까지 도달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온다 박사는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건 아니라는 것, 이리저리 흩어지고 깊은 바다까지 가라앉을 거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건 이제 내 책임”이라며 관심을 호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공군 여중사 분향소에서 눈물 흘린 해군 성폭력 피해자

    공군 여중사 분향소에서 눈물 흘린 해군 성폭력 피해자

    “아버지뻘 간부가 초임 부사관 성추행”2차 가해·은폐 시도 등 공군 중사 사건과 판박이“내식구 감싸려는 폐쇄적 군대문화 바뀌어야”“군대는 그럴 줄 알았어요. 어쩜 내가 겪었을 때랑 하나도 바뀌지 않았을까. 이렇게 사람이 죽어서야 수사하는구나….” 7일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며 사망한 공군 이 모 중사의 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한 여성이 이미 눈물에 젖어 축축해진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았다. 이 중사의 영정 앞에서 두 번 절을 올린 김인영(가명)씨는 펑펑 울며 지난 2013년 해군에서 복무할 당시 이 중사와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김씨와 이 중사의 경험은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았다. 20대 초반의 어린 여성 부사관을 대상으로 남성 상급자가 성범죄를 저질렀고, 이를 신고하자 2차 가해에 시달렸으며 군은 은폐하기 바빴다. 가해자와의 즉각 분리 등 기본적인 피해자 보호조치는 사치였다. “8년 지났지만 바뀐 게 하나도 없다” 김씨는 지난 2013년 해군 부사관으로 복무할 당시 상급자인 초임 간부로부터 강간미수와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임관한 지 1년이 채 안 된, 20대 초반에 일어난 일이다. 피해 내용은 이 중사가 겪은 것과 유사했다. 가해자인 상급자는 어머니와 고작 5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아버지뻘 간부였다. 김씨의 신체를 만졌고, 억지로 방으로 끌고 가려고도 했다. 김씨는 “저도 딱 이 중사 나이일 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서 “8년이 지났지만 바뀐 것이 하나도 없어 더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신고 이후 김씨에게 벌어진 일도 이 중사와 판박이였다. 김씨는 2013년에 두 차례 피해를 겪은 후 성추행 관련으로 1차 신고를 했다. 가해자와 즉각 분리돼야 하지만 피해를 신고하고도 수 개월간 배에서 내리지 못 했다. 동료들의 2차 가해가 계속됐다. 김씨의 성추행 피해를 목격했던 같은 부대원 2명은 김씨를 향해 ‘그 사람이 얼마나 널 챙겼는데’, ‘선배 인생 조진 X’과 같은 말을 내뱉었다. 이후 강간미수를 포함해 2차 신고를 하자 가해자와 그 무리들은 김씨가 지나만 가도 손가락질을 해댔다. “피해 신고 후에도 가해자와 수개월 같은 배 탔다” 군은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기 바빴다. 군은 김씨의 피해를 ‘별것 아닌 일’로 치부했다. 김씨에게 2차 가해를 하던 사람들은 “아무 일 없었던 거야. 별일 아닌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라며 사건을 덮기 급급했다. 김씨는 자신이 말을 하면 동료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더는 입을 열기 어려웠다.김씨는 “기본적으로 가해자들은 ‘별것도 아닌데’, ‘사람이 살면서 실수할 수 있지’와 같은 태도를 보인다”면서 “계속 그런 말을 들으면 ‘내가 피해를 이야기해도 될까?’ 의문스러운 순간까지 온다. 나중에는 ‘이렇게까지 힘들 줄 알았으면 입 다물고 있을걸’이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결국 지난 2015년 해군을 떠나 다른 일을 찾았다. “피해자 90%는 ‘내식구 아닌’ 초임 여 부사관” 김씨는 이 중사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로 폐쇄적인 군대 문화를 지목했다. 문화를 바꾸려면 계급이 높은 사람들, 특히 장교 집단이 바뀌어야 한다고 짚었다. 김씨는 “가해자는 원·상사 이상이 대부분이고 피해자의 90%는 이제 막 군에서 첫발을 뗀 초임”이라면서 “폐쇄적인 군 조직에서는 ‘내 식구 감싸기’가 심각한데, 당연히 초임을 찍어내는 것이 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직 문화가 폐쇄적인 만큼 익명신고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김씨는 피해자들 사이엔 “익명신고 하면 뭐 하냐, 나인 걸 다 아는데”와 같은 체념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군내 성범죄를 덮으려는 경향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되면서 더 심해졌다. 국방부는 지난 2018년 군 내 성폭력을 근절하겠다며 무관용 원칙에 따라 한 번만 성범죄를 저질러도 강력하게 징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김씨는 “한 번만 걸려도 큰 징계를 받으니 조심해야지가 아니라 한 번만 걸리면 큰일 나니까 더 은폐하려 든다”고 말했다. “성범죄 원스트라이크 도입 이후 더 은폐하려 해” 김씨는 자신을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자평했다. 그나마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나서 가해자가 처벌받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에 따르면 가해자는 1심에서 실형을 받고, 해임처분 됐다. 김씨는 “사건 당시에는 나도 모르게 뛰어내릴까 봐 갑판에도 못 올라갔다”면서 “저도 일이 잘 해결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이 중사 사건을 접하니 남 일 같지 않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님은 나한테 죽어요”…네이버 노조, 직원 사망 자체조사 발표

    “○○님은 나한테 죽어요”…네이버 노조, 직원 사망 자체조사 발표

    “팀원이 (또) 이직하면 ○○님은 나한테 죽어요.” 지난달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네이버의 40대 직원이 상급자로부터 들었다고 전해진 말이다. ‘○○’은 고인의 이름이며, 이 말을 한 상급자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 A씨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도한 업무와 부당하고 무리한 업무 지시 등이 고인의 사망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1분간 묵념을 하며 고인을 예우했다. 노조는 고인이 주변 지인 및 임원 A씨와 나눈 메신저 대화 등도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주말과 늦은 저녁 등 업무 시간과 관계 없이 수시로 고강도의 업무를 해왔다. 올해 5월 서비스 신규 출시 전후에도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렸다. 고인은 지인들과 함께하는 단체 메신저 대화방에서 다음과 같이 과도한 업무량을 ‘심신이 망가짐’ 등으로 표현했다. “오전에 장애 나서 처리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려 옆에 공원에 나갔는데, 또 장애 나서 심신이 망가짐 ㅋㅋ.” “배포하고 퇴근하려고 했는데 중대 버그 튀어나와서 바로 롤백하고 원인 파악돼서 지금 테스트 중이네요.” “두 달짜리 업무가 매일 떨어지고 있어서 매니징(관리)하기 어렵다.” “장애 터져서 3일 동안 죽을 뻔했네요ㅠ.” 이처럼 고인에게 업무가 몰린 것은 임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이 극심해 팀원들이 잇따라 퇴사한 데다 충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점 등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팀원들이 잇따라 퇴사하자 임원 A씨는 고인 및 팀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팀원이 (또) 이직하면 ○○님(고인)은 나한테 죽어요”라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고인은 동료들에게 “인력 부족으로 충원해도 모자랄 판에 팀원들의 이탈을 부추겨 스트레스가 많다”고 하소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올해 3월 26일에는 “임원 A씨와 미팅할 때마다 내 자신이 무능한 존재로 느껴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 계속 이렇게 일할 수밖에 없나?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며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한미나 네이버지회 사무장은 이날 노조 자체 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고인은 팀원은 적고 업무는 많아 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게 회사를 나가라는 건지 정말 일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임원 A씨가 고인에게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서 습관적으로 모욕적인 언행을 한 정황도 알려졌다. 지난달 한 회의에서는 고인의 의견에 임원 A씨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면박을 주고서 5분 후에 이와 동일한 내용으로 프로젝트 과제를 진행하자고 한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한 사무장은 “임원 A씨는 동료에게 일주일 내로 이력서 100장을 받아오라고 한 뒤 이력서 2장을 가져오자 ‘농담식으로 일을 한다’며 크게 화를 낸 적도 있다”면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동료의 배를 꼬집으며 ‘살을 빼지 않으면 밥을 사달라’는 모욕적인 언행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1시쯤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고인이 발견된 뒤 고인의 죽음에 임원 A씨의 업무 스타일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회사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노조에 따르면 임원 A씨는 고인의 평가와 보상을 포함한 인사 전반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였고, 실제로 고인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언급하며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원 A씨가 네이버에 재입사한 2019년 초부터 우려가 제기돼 당시 고인을 포함한 직원 14명이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와의 면담에서 이러한 우려를 전달했지만, 최 COO는 “내가 책임지겠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한 사무장은 “14명 중 4명은 팀장에서 보직 해임되고 다음 해 4명이 퇴사했다”며 “그 해 2월 리더 A는 현재 임원 A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이날 노조는 “고인의 죽음은 회사가 지시하고 방조한 사고이며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며 자체 진상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사측에 요구하고, 수사 권한을 가진 고용노동부에 이번 사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의뢰했다. 또 경영진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위원회 구성, 책임자 엄중 처벌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지난 1일 최 COO와 임원 A씨 등을 직무정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與 지도부 “野 최재형 거론 경악…윤석열 이어 감사원장까지”

    與 지도부 “野 최재형 거론 경악…윤석열 이어 감사원장까지”

    더불어민주당은 7일 국민의힘이 최재형 감사원장을 대권주자 후보군으로 거론하는 데 대해 공개 경고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최 원장을 잠재적인 ‘반문(반문재인)’ 야권 후보로 분류해왔다. 민주당 백혜련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에서 현직 감사원장을 대선후보로 언급하고 있다”며 “헌법기관장인 현직 감사원장을 영입리스트에 올려놓고, 대선후보로 추켜세우며 정치에 끌어들이는 발언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런 발언은 오히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헤치는 것”이라고 했다. 백 최고위원은 국민의힘뿐 아니라 최 원장도 겨냥했다. 백 최고위원은 “발언의 대상과 이미 어떤 교감을 나눈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국민의힘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목놓아 외쳤다”며 “그러면서 아무 말도 없는 현직 감사원장을 자당의 대선후보군으로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가장 헤치는 행위”라고 했다. 또 “이미지 정치 외에 실체가 없는 전직 검찰총장에 대한 러브콜을 넘어서 현직 헌법기관장인 감사원장에 대한 영입 시도는 오로지 본인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는 국가와 국민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윤 전 총장도 겨냥했다. 그러면서 백 최고위원은 “정도와 선을 지키시길 바란다”며 “대선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어도 상관없다는 식의 발상은 국가를 위태롭게 할 뿐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지은·신형철 기자 sson@seoul.co.kr
  • 표현의 자유? 남북관계 찬물?… ‘삐라’가 쏘아 올린 논란

    표현의 자유? 남북관계 찬물?… ‘삐라’가 쏘아 올린 논란

    접경지 연천서 농사짓는 박용석씨“당장 생업 지장에 주민들 생명 위협” 이민복 북한동포돕기 대북풍선단장“감옥 같은 北에 외부 소식 전달해야” 2008년 탈북한 회령 출신 김광일씨“남한 TV도 보는데 누가 전단 보겠나”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전단금지법 너무 포괄적으로 제한”냉전 시대에나 있던 ‘삐라 풍선’이 2021년 한반도 상공에 떠올라 때아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 30일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경기와 강원 일대에서 대북전단 50만장을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시행 후 첫 위반 사례로, 법을 어기고 전단을 살포한 사실을 보란 듯이 공개한 것이다. 이틀 뒤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심각한 도발”이라며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반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관계에 찬물 끼얹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엄정한 법 집행”을 주문했다.그러나 미 의회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사회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첫 위반 사례에 대한 법 적용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접경지역 주민과 대북전단을 날리는 단체, 탈북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전단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군사적 긴장이 심해지면 일주일, 열흘씩 논에 못 들어가요. 당장 생업에 지장이 생기는 거예요. 체험 농장을 하는 분들은 예약이 다 취소되고…. 대북전단 때문에 북에서 날아온 총알이 면사무소 옆에 떨어진 적도 있어요. 그땐 전쟁이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경기 연천에서 27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박용석(50)씨는 “얼마 전에도 대북전단을 날린다는 얘기를 듣고 동네 사람들이랑 순찰을 했다”면서 “여기 주민들은 나름대로 안보를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지만, 남북관계가 안 좋아지면 경제적 타격까지 입게 돼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단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박씨가 사는 연천을 비롯해 경기 파주, 강원 철원, 인천 강화 등 접경지역 주민들이지만, 대북 문제에 대한 정치적 대립이 더 크게 부각되면서 정작 이들의 목소리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2014년 10월 10일 탈북민 단체가 띄운 전단 풍선 때문에 북한이 남측을 향해 고사총을 발사했을 때 박씨와 주민들은 일주일 넘게 민통선 내에 있는 논에 들어가지 못했다.●냉전시대 전단 풍선, 탈북민단체에서 부활 상대 국가의 체제를 비난하거나 자국 체제를 선전하는 글이나 포스터를 풍선에 실어 보내는 방식은 1950~1960년대 독일과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흔히 쓰이던 심리전 수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군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전단이 북측 접경지역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 효용성이 줄어들면서 전단도 점차 사라지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탈북민 단체를 중심으로 풍선과 페트병을 활용한 전단 및 물품 살포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6일 통일부에 따르면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살포된 전단은 공개된 것만 118회 1974만장에 이른다. 풍선 및 페트병에는 전단과 함께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담긴 USB나 DVD, 성경책, 미국 달러 등을 넣기도 한다. 전단은 주로 세습 독재인 북한 체제를 비판·비난하는 글과 포스터, 기독교 전파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에 대한 루머, 심지어는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의 모습까지 합성해 외설적으로 묘사한 것들도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왜 대북전단을 날리는 것일까. “충성밖에 몰랐던 제가 삐라를 보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1990년대 초 탈북한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본부 대북풍선단장은 2005년부터 직접 대형 풍선을 개발해 대북전단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는 한 해 1000개가량의 풍선을 띄워 최근까지 3억장가량의 전단을 북측에 몰래 보냈다고 주장한다. 이 단장은 “전파나 인터넷이 없는 북한은 거대한 감옥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외부 소식이 절실하다”며 “풍선은 북한 당국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북한 땅에 당도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돕기 위한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풍향과 풍속을 잘 맞춰 북한에서 눈치 채지 못하게 조용히 날려야 하는데, 박 대표 등 일부 단체들이 이를 공개 살포함으로써 취지와 효과가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북전단금지법이 시행된 후 전단 풍선 날리기를 멈췄다. 일단 법은 지키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전단 풍선은 기존의 법으로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음에도 정부가 북한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보여주기식 법을 만든 것”이라며 “잘못된 법인 줄 알지만 지키면서 하겠다”고 말했다.●“일부 탈북민, 후원받으려고 전단 살포” 최근 5년간 통일부가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북전단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탈북한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김광일(51)씨는 대북전단의 효과에 대해 “백해무익하다”고 말했다. 그는 “80~90년대 초반쯤엔 전연지대(접경지대) 중심으로 삐라를 수거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제는 남한 TV를 보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 됐는데 누가 삐라를 보고 소식을 접하느냐”며 “내용도 깊이가 없고 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봐도 꿈쩍도 안 한다”고 말했다. 비록 외부 정보나 콘텐츠 유입에 대한 감시가 심하긴 해도 장마당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외부 문물과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서는 실시간 TV 시청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처럼 실효성이 없는 줄 알면서도 전단을 살포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비즈니스”라고 답했다. 일부 탈북민들은 미국 시민단체 등의 지원을 받아 북한인권 운동가가 되는데, 단체에 대한 후원을 유지하려면 전단 살포와 같은 공개적 활동을 꾸준히 보여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공개한 후원 내역을 살펴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인권재단(HRF), 미국 북한자유연합 등에서 매년 2만 5000~3만 달러(약 2791만~3350만원)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보고관 등 ‘표현의 자유’ 지적은 부담 그러나 지난 3월 말부터 시행된 대북전단금지법을 놓고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안전 보호와 국가 안보라는 중대한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엄격한 법 집행을 하는 데 부담스런 요인으로 작용한다. 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4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정부가 타당한 목적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분명 제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비례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면서 “대북전단금지법은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를 제한하고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 주민들이 표현의 자유나 정보 접근의 자유가 매우 제한적인 것도 사실”이라며 “일부 단체의 행위가 과격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 당국이 이들을 위협하거나 모욕해선 안 된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체로 입법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법을 좀더 구체화하거나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북한인권 활동가인 전수미 변호사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던 상황에서 법이 급하게 제정돼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형사처벌 조항은 구성 요건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과 교수는 법을 어기고 전단을 살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 이전에 국가 치안을 위태롭게 했기 때문에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대북전단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신고나 허가제 같은 방식으로 대안을 열어 둘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北 김여정 담화에, 美 의회 청문회까지...대북전단이 뭐길래

    北 김여정 담화에, 美 의회 청문회까지...대북전단이 뭐길래

    냉전 시대에나 있던 ‘삐라 풍선’이 2021년 한반도 상공에 떠올라 때아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 30일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경기와 강원 일대에서 대북전단 50만장을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시행 후 첫 위반 사례로, 법을 어기고 전단을 살포한 사실을 보란 듯이 공개한 것이다. 이틀 뒤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심각한 도발”이라며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반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관계에 찬물 끼얹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엄정한 법 집행”을 주문했다.그러나 미 의회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사회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첫 위반 사례에 대한 법 적용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접경지역 주민과 대북전단을 날리는 단체, 탈북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전단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군사적 긴장에 열흘씩 농사도 못 지어요” “군사적 긴장이 심해지면 일주일, 열흘씩 논에 못 들어가요. 당장 생업에 지장이 생기는 거예요. 체험 농장을 하는 분들은 예약이 다 취소되고…. 대북전단 때문에 북에서 날아온 총알이 면사무소 옆에 떨어진 적도 있어요. 그땐 전쟁이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경기 연천에서 27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박용석(50)씨는 “얼마 전에도 대북전단을 날린다는 얘기를 듣고 동네 사람들이랑 순찰을 했다”면서 “여기 주민들은 나름대로 안보를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지만, 남북관계가 안 좋아지면 경제적 타격까지 입게 돼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단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박씨가 사는 연천을 비롯해 경기 파주, 강원 철원, 인천 강화 등 접경지역 주민들이지만, 대북 문제에 대한 정치적 대립이 더 크게 부각되면서 정작 이들의 목소리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2014년 10월 10일 탈북민 단체가 띄운 전단 풍선 때문에 북한이 남측을 향해 고사총을 발사했을 때 박씨와 주민들은 일주일 넘게 민통선 내에 있는 논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웃 마을인 중면 면사무소에는 건물 1m 옆에 14.5㎜의 총탄 한 발이 떨어져 주민들이 모두 대피하는 등 불안에 떨어야 했다.지난해 6월 북한이 전단을 빌미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박씨는 “웬만한 상황은 면역이 됐는데도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굉장히 걱정스럽다”며 “대체 무슨 이득이 있는지는 몰라도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냉전시대 전단 풍선, 탈북민 단체에서 부활 상대 국가의 체제를 비난하거나 자국 체제를 선전하는 글이나 포스터를 풍선에 실어 보내는 방식은 1950~1960년대 독일과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흔히 쓰이던 심리전 수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군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전단이 북측 접경지역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 효용성이 줄어들면서 전단도 점차 사라지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탈북민 단체를 중심으로 풍선과 페트병을 활용한 전단 및 물품 살포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6일 통일부에 따르면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살포된 전단은 공개된 것만 118회 1974만장에 이른다. 풍선 및 페트병에는 전단과 함께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담긴 USB나 DVD, 성경책, 미국 달러 등을 넣기도 한다. 전단은 주로 세습 독재인 북한 체제를 비판·비난하는 글과 포스터, 기독교 전파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에 대한 루머, 심지어는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의 모습까지 합성해 외설적으로 묘사한 것들도 발견되고 있다. 이렇게 뿌려진 풍선이나 페트병의 상당수는 풍향이나 조류가 맞지 않아 산기슭이나 바닷가에서 쓰레기로 발견돼 수거되기도 한다.“삐라를 보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이들은 왜 대북전단을 날리는 것일까. “충성밖에 몰랐던 제가 삐라를 보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1990년대 초 탈북한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본부 대북풍선단장은 2005년부터 직접 대형 풍선을 개발해 대북전단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는 한 해 1000개가량의 풍선을 띄워 최근까지 3억장가량의 전단을 북측에 몰래 보냈다고 주장한다. 이 단장은 “전파나 인터넷이 없는 북한은 거대한 감옥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외부 소식이 절실하다”며 “풍선은 북한 당국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북한 땅에 당도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돕기 위한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풍향과 풍속을 잘 맞춰 북한에서 눈치 채지 못하게 조용히 날려야 하는데, 박 대표 등 일부 단체들이 이를 공개 살포함으로써 취지와 효과가 왜곡됐다고 지적했다.그는 대북전단금지법이 시행된 후 전단 풍선 날리기를 멈췄다. 일단 법은 지키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전단 풍선은 기존의 법으로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음에도 정부가 북한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보여주기식 법을 만든 것”이라며 “잘못된 법인 줄 알지만 지키면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과 함께 헌법소원을 제출했다. “남한 드라마 보는 시대 누가 삐라 보나” 최근 5년간 통일부가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북전단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탈북한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김광일(51)씨는 대북전단의 효과에 대해 “백해무익하다”고 말했다. 그는 “80~90년대 초반쯤엔 전연지대(접경지대) 중심으로 삐라를 수거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제는 남한 TV를 보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 됐는데 누가 삐라를 보고 소식을 접하느냐”며 “내용도 깊이가 없고 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봐도 꿈쩍도 안 한다”고 말했다. 비록 외부 정보나 콘텐츠 유입에 대한 감시가 심하긴 해도 장마당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외부 문물과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서는 실시간 TV 시청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처럼 실효성이 없는 줄 알면서도 전단을 살포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비즈니스”라고 답했다. 북한에서의 기술과 전문성이 통용되지 않는 남한 사회에서 일부 탈북민들은 미국 시민단체 등의 지원을 받아 북한인권 운동가가 되는데, 단체에 대한 후원을 유지하려면 전단 살포와 같은 공개적 활동을 꾸준히 보여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공개한 후원 내역을 살펴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인권재단(HRF), 미국 북한자유연합 등에서 매년 2만 5000~3만 달러(약 2791만~3350만원)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단금지법 너무 포괄적으로 제한” 그러나 지난 3월 말부터 시행된 대북전단금지법을 놓고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안전 보호와 국가 안보라는 중대한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엄격한 법 집행을 하는 데 부담스런 요인으로 작용한다.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4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정부가 타당한 목적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분명 제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비례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면서 “대북전단금지법은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를 제한하고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 주민들이 표현의 자유나 정보 접근의 자유가 매우 제한적인 것도 사실”이라며 “일부 단체의 행위가 과격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 당국이 이들을 위협하거나 모욕해선 안 된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체로 입법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법을 좀더 구체화하거나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북한인권 활동가인 전수미 변호사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던 상황에서 법이 급하게 제정돼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형사처벌 조항은 구성 요건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과 교수는 법을 어기고 전단을 살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 이전에 국가 치안을 위태롭게 했기 때문에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대북전단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신고나 허가제 같은 방식으로 대안을 열어 둘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손정민 친구 측 ‘가짜뉴스’ 유포자 수만명 고소…일부 단체는 경찰·미화원 고발

    손정민 친구 측 ‘가짜뉴스’ 유포자 수만명 고소…일부 단체는 경찰·미화원 고발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사망한 채로 발견된 고 손정민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 측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는 ‘가짜뉴스’와 관련해 법적대응에 나섰다. 앞서 A씨 측 변호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유튜버가 고소된 것과는 별개로 A씨와 그 가족의 의사로 고소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 측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그 동안 수차례 A씨 및 그 가족과 주변인들에 관한 위법 행위를 멈춰달라고 요청드렸음에도 게시물이 삭제되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더욱이 일부 내용은 수인한도를 넘어서면서 A씨와 가족들의 피해와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4일 고소 취지를 밝혔다. 이어 “자체적인 채증 및 자발적 제보를 통해 수집한 수만 건의 자료를 바탕으로 일체의 행위자들에 대하여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고소 대상은 관련 영상이나 글을 올린 유튜브 운영자, 블로거·카페·커뮤니티 운영자, 게시글 작성자 및 악플러 등이다. 사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관련 영상을 제작해온 유튜브 채널 3곳은 고소 대상으로 확정됐다. 법무법인 측은 ▲A씨 및 그 가족과 주변인들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 ▲근거가 없거나 추측성의 의혹 제기 ▲이름 등 개인정보 공개 ▲명예훼손 ▲모욕 ▲협박 등의 행위에 대해 고소할 것이라 밝혔다. 다만 법무법인 측은 “선처를 바라거나 고소당하지 않기를 희망하는 분들은 해당 게시물과 댓글을 삭제한 뒤, 삭제 전후 사진과 함께 선처를 희망한다는 의사와 연락처를 이메일로 보내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만약 선처를 요구하는 사람이 적다면 고소 대상은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법무법인 측은 오는 7일부터 서초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한편 손씨의 죽음을 규명한다며 모인 단체 ‘한강 의대생 의문사 사건의 진실을 찾는 사람들(한진사)’은 손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한 경찰과 A씨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미화원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기존에 활발하게 활동을 해온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반진사)과는 다른 단체다. 유튜브 ‘박주현 변호사TV’를 운영하는 박주현 변호사는 이날 “손씨의 사망에 대한 수사보고 과정에서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서초) 관련 그간 수사 진행 사항’이란 제목의 공문서에 목격자의 진술과 현저히 다른 허위내용을 기재하고 발표해 국민을 기만한 서울경찰청 형사과장 및 공무원들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면서 한진사 명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미화원에 대해서는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고발한다고 덧붙였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故 손정민 친구 측 법무법인 “허위사실 유포 유튜버·네티즌 고소”

    故 손정민 친구 측 법무법인 “허위사실 유포 유튜버·네티즌 고소”

    고(故) 손정민씨 친구 A씨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이 A씨와 가족과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게시, 유포하는 유튜버와 네티즌들을 고소한다고 밝혔다. 4일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입장문을 통해 “A씨 및 가족과 상의해 자체 채증과 제보로 수집한 수만 건의 자료를 바탕으로 유튜브 운영자와 블로거·카페·커뮤니티 운영자, 게시글 작성자, 악플러 등 모두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앤파트너스는 “그간 여러 차례 위법 행위를 멈춰 달라고 부탁했는데도 이에 호응하는 분들은 일부일 뿐이고, 게시물이 삭제되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 내용은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 A씨와 가족의 피해와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법인은 A씨와 가족·주변인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 근거가 없거나 추측성 의혹 제기, 이름 등 개인정보 공개, 명예훼손·모욕·협박 등의 모든 위법행위를 고소 대상으로 삼았다고 했다. 정병원 원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우선 7일 유튜버 ‘종이의 TV’, ‘신의 한 수’, ‘김웅 기자’부터 고소하기로 했고, 고소장은 서울 서초경찰서에 낼 예정”이라며 “선처를 희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전혀 없다면 최소 수만 명은 고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앤파트너스는 앞서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해당 사건 관련 허위사실 유포 등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보따리]“마흔살까지 10억 벌기가 목표” 아내의 팔뚝에 주삿바늘을 찔렀다

    [보따리]“마흔살까지 10억 벌기가 목표” 아내의 팔뚝에 주삿바늘을 찔렀다

    4회 : 신혼여행 니코틴 살인사건 #‘보험에 따라온 이야기들’(보따리)은 보험 뒤편에 숨어 있는 사연을 하나씩 전해 드리는 시리즈입니다.2017년 4월 25일. 신혼여행 첫날 새벽, 우모(당시 22세)씨는 일본 오사카의 한 숙소에서 아내 A씨(당시 20살)의 왼쪽과 오른쪽 팔뚝 등에 주삿바늘을 찔렀다. 아내는 인체에 해가 없는 신경안정제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안 돼 호흡 곤란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숨졌다. 우씨가 아내에 주사한 건 치사량의 니코틴 원액이었다. 인면수심의 끔찍한 수법으로 세간을 분노케 했던 ‘신혼여행 니코틴 살인사건’이다. ●보험금 타내려고 20살 알바생과 결혼…범행 직후 태연히 ‘여행’ 카페를 운영하며 ‘서울시 7급 공무원’이 되는 게 꿈이었던 우씨는 언뜻 평범한 20대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인생 목표’가 하나 더 있었다. 40살이 되기 전까지 10억원 넘는 돈을 모으겠다는 것이었다. 카페 매출이 월 100만원이었고, 모아둔 재산이 별로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현이 쉽지 않은 꿈이었다. 우씨는 2015년 9월, 자신의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던 A씨와 연인관계가 됐다. 우씨에게는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 A씨를 보험에 가입시킨 뒤 살해해 자신이 보험금을 타 일확천금을 얻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는 일기장에 ‘A랑 싸우고 설득해서 보험에 가입시킨다. 예상금액 10억원’이라고 적었다. 우씨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끔찍한 계획을 하나씩 실행했다. A씨 사망 때 보험금을 자신이 받으려면 법적 배우자가 돼야 했다. 우씨는 2016년 당시 미성년자였던 A씨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A씨의 집에서 반대하자 이후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신했다고 거짓말하고, 혼인신고를 하기 전 반년 간 동거하기도 했다. 우씨는 이 기간에 다른 여자를 만났고, 심지어 이성과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A씨와 헤어지지는 않았다. 2017년 4월, A씨가 성인이 돼 부모 동의없이 법적 부부가 될 수 있게 되자 두 사람은 양가 가족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 그리고 같은 달 우씨와 A씨는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우씨는 미리 얻어둔 니코틴 원액과 주사기를 챙겨 A씨와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그는 공항에서 자신이 사망하면 A씨가 1억 5000만원의 보험금을 받고, A씨가 사망하면 자신이 5억원을 받는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서류를 작성하다가 헷갈려 자신이 사망 시 A씨가 5억원, A씨가 사망 시 자신이 1억 5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가입했다. 오사카에 도착한 다음 날 새벽 아내를 살해한 우씨는 범행 직후에도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했다. 그는 혼자 관광하면서 일본 여성 두 명을 만나 스티커 사진을 찍고 노래방을 가기도 했다. 또 사망 사실을 A씨의 가족에게 즉각 알리지도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우씨는 사건이 터진 지 약 한 달이 지난 5월 20일 보험금을 타기 위해 보험사를 찾았다. “아내가 해외 여행 중 사망했으니 보험금 1억 5000만원을 내게 지급해달라”는 취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사고 경위에 의문을 품은 보험사 직원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고, 수사기관에 넘겼다. 이 보험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익자를 본인으로 지정하고, 사망 보험금을 과다하게 설정하는 등 합리적 기준을 넘어선 계약을 했다면 사기 가능성을 의심해본다”고 말했다. ●“아내가 스스로 목숨 끊은 것”…일기장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법정에 선 우씨는 “아내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삶의 의지가 없던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주삿바늘도 A씨가 자신의 팔에 직접 찔렀다고 주장했다. 자살교사 또는 자살방조죄로 처벌받을 수는 있지만, 살인죄는 아니라는 것이다.우씨는 아내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었던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가장 큰 이유로 엄마와의 불화를 들었다. 심각한 가정불화 탓에 우울증을 앓았고 이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우씨는 아내가 사망 직전 엄마에게 보낸 음성 메시지를 근거로 들었다. 실제 아내 A씨는 음성메시지에서 “나가서 죽는 게 나을 것 같아. 엄마도 이런 딸 없는 셈치고 잘 살아”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이는 우씨에 의해 기획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 안타까운 건 A씨는 숨지기 전 자신이 우씨와 사이에서 임신했을 수 있다고 믿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신혼여행을 떠나기 직전까지 휴대전화로 ‘임신 중 매운 음식 걱정되시나요’, ‘(남편 성인) 우씨 성을 가진 아기 이름, 예쁜 게 뭐가 있을까요?’ 등을 검색했다. 우씨도 일본여행을 떠나기 직전 A씨에게 “지금 당신 뱃속에 아이가 듣고 있을지 몰라 당신의 배를 쓰다듬어 줄게요. 히히!!”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두 사람은 모두 뱃속에 태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얘기다. 우씨가 꼼꼼히 기록해온 일기와 음성 메모는 범행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그는 2017년 1월 일기장에 ‘너무 쉽게 술술 풀리니까 함정이 있을 것 같다’, ‘마지막에 가서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 무조건 잘해주고 헌신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동물을 어디서 찾을지가 제일 걱정이다. 어디에 (주사) 실험을 해봐야 하는데’ 등의 글을 남겼다. 또, 3월에는 ‘곧 오사카로 여행을 갈 생각이고, 삼단절벽에서 그녀를 찌를 예정이다. 3억 정도 돈이 나온다는데 그걸 은행에 넣으면 매월 50만원 정도 돈이 나온다’, ‘3억이면 중산층이라고 한다. 가슴이 먹먹하다’고 썼다. 집에 있는 살인 관련 책을 다 없앤다거나 여행 때 니코틴 원액을 꼭 챙겨야 한다는 등의 기록도 발견됐다. 또, 범행을 하고 일주일 뒤에는 ‘힘든 건 딱 하나, 보험금이 예상대로 나올 것인가 하는 점’이란 내용의 일기도 썼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지자 우씨는 자신이 과대망상과 강박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1심과 2심에서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우씨는 끝까지 무고함을 주장하며 상고까지 했지만 대법원에서 기각돼 결국 형이 확정됐다.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혀 밑에 녹여 먹는 코로나 19 백신 나올까? (연구)

    [핵잼 사이언스] 혀 밑에 녹여 먹는 코로나 19 백신 나올까? (연구)

    설하정 (sublingual table)은 혀 밑에 녹여 먹는 알약으로 일반적인 알약보다 복용이 편하고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갑자기 흉통이 발생한 협심증 환자에서 빠른 효과를 발휘하는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이 대표적이다. 설하정은 소화기관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위산이나 소화액에 약한 약물도 투여가 가능하고 연하장애가 있거나 구역질이 심해 알약을 삼키기 힘든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모든 약물이 혀 밑의 점막을 통해 잘 흡수되진 않기 때문에 일부 약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백신에 사용되는 항원 단백질이나 바이러스 벡터는 쉽게 흡수되지 않는다.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팀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단백질을 쉽게 투여할 수 있는 설하정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 연구팀이 개발한 설하정은 카르복시메틸 셀루로스 (carboxymethyl cellulose, CMC) 소재와 해조류에서 추출한 물질인 알지네이트 (alginate)라는 두 가지 물질로 되어 있다. CMC는 식품 첨가제로도 사용되며 점성이 있어 혀 밑 점막에 달라붙을 수 있다. 약물이나 단백질이 혀 밑 점막에 흡수되기 위해서는 우선 점막에 달라붙어야 하는 데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알지네이트는 상온에서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보호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설하정은 단순한 구조이지만,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점막에 단단히 달라붙어 효과적으로 단백질을 전달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바이러스 단백질은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 (HIV)의 파편이지만, 연구팀은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의 항원 단백질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참고로 현재 승인된 백신 가운데 노바백스 코로나 19 백신이 단백질 재조합 방식을 사용한다. 연구팀은 단백질 이외에 RNA/DNA 같은 다른 물질도 투여할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현재 나와 있는 코로나 19 백신은 대부분은 주사제 형태로 내장 및 냉동 보관이 필요하다.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선진국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일부 개도국에서는 접종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약 설하정 형태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면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국가에서도 쉽게 접종률을 높일 수 있다.  다만 혀 밑에 녹여 먹는 백신이 개발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단백질은 위산과 소화효소에 약하기 때문에 설하정 형태가 더 이상적이긴 하나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데 충분한 항원이 흡수될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물론 생각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개발이 가능하다면 개도국에서 백신 접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앞으로 연구 결과가 주목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호주에 쥐가 얼마나 많으면…민물고기 입속에서 쥐 대거 나와

    호주에 쥐가 얼마나 많으면…민물고기 입속에서 쥐 대거 나와

    호주 남동부 지역에서 낚시로 잡은 커다란 민물고기 입속에 방금 전 집어삼킨 것으로 보이는 쥐가 열 마리나 들어있는 모습이 공개돼 현재 이곳에 쥐가 얼마나 많은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데일리메일 호주판 2일자 보도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주 더보에 사는 낚시꾼 애런 그레이엄은 얼마 전 지역 매쿼리강에서 낚시를 하다가 몸길이 80㎝에 달하는 민물 대구인 머리 코드(Murray cod·학명 Maccullochella peelii)를 낚았다.그레이엄은 “기존에 잡히던 머리 코드의 몸길이는 보통 40~55㎝이지만, 최근 호주 남동부에서 쥐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이들 물고기의 크기 역시 2배로 커졌다”고 말했다. 이는 물고기가 한번에 몇백 마리의 쥐가 먹이를 찾기 위해 강을 헤엄쳐 건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엄은 물에 빠져 죽는 쥐들로부터 나는 냄새가 너무 지독해서 낚시에 성공하자마자 물고기 속에 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에 따르면, 올해 머리 코드의 평균 몸길이는 65~70㎝로 기존보다 더 크고 뚱뚱하다. 그는 자신이 물에서 낚는 머리 코드의 수 역시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하루 평균 20마리를 잡고 있는데 이전에는 하루 5~10마리가 정상이었다”면서 “어떤 날에는 42마리를 잡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이 강에서 낚시를 해왔지만 이렇게 잘잡히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쥐들이 강을 헤엄쳐 건너는 현상이 워낙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어 쥐들이 물을 건너는 움직임을 흉내내 물고기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머리 코드는 쥐 때문에 멸종할 우려가 있다. 왜냐하면 쥐를 잡기 위한 대책으로 쥐약을 살포했을 때 그 영향이 쥐를 잡아먹는 이들 물고기에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한편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지난 8개월간 지역 사회로부터 쥐떼 창궐을 종식시키기 위한 압박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고독성 쥐약인 브로마디올론을 5000ℓ 정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 쥐약은 현재 호주에서 농업용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호주 작물보호제∙동물약품관리청(APVMA)이 사용을 승인하면 주정부는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호주 농무부는 이번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5000만 호주달러 규모의 정부 대책 일부분으로 이런 조치를 발표하면서도 이 쥐약은 피해 전역에 쥐를 살상하기 위해 네이팜탄을 쏘는 것과 맞먹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독극물은 주거 환경에서 사용을 승인한 퍼스 전역의 올빼미와 뱀 같은 포식자들로부터 높은 수준으로 검출됐다고 에디스코완대 연구진은 지적한 바 있다. 연구를 이끈 에디스코완대의 로버트 데이비스 박사는 “브로마디올론의 승인은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다. 잠재적으로는 먹이사슬 전체까지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면서 “이 쥐약을 도입하면 다음 번 쥐떼 창궐에는 피해가 훨씬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빼미와 솔개, 뱀 그리고 큰도마뱀과 같은 상위 포식자가 사라지면 자연의 유해조수 구제 능력 역시 모두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농부들은 현재 브로마디올론의 대체 쥐약인 인산아연을 사용해 쥐를 박멸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주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스 박사 역시 “두 쥐약 중에서는 인산아연이 더 낫다는 데 동의한다. 브로마디올론 사용을 승인하는 나라는 서방 세계에는 아마 없을 것”이라면서 “만일 APVMA의 승인이 떨어지면 호주에서 브로마디올론 사용이 허가되는 사례는 2016년 이후 처음이 된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단독]“인플레이션, 탈출구 없다 ‘바퀴벌레 포트포리오’ 짜야”... 獨 스타 경제학자 인터뷰

    [단독]“인플레이션, 탈출구 없다 ‘바퀴벌레 포트포리오’ 짜야”... 獨 스타 경제학자 인터뷰

    <윤 기자의 글로벌 줌>독일 스타 행동경제학자 하노 벡 교수 인터뷰인플레이션, 이미 진행되고 있고 계속 될 것인플레이션 본격화 되면 탈출구 찾을 수 없어투자자들, 분산투자 필수·빚내서 투자 금물 코로나19 탓에 국경을 넘는 일이 어려워졌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세계가 연결돼 있습니다. <윤 기자의 글로벌 줌>은 글로벌 석학이나 유명 전문가들과의 화상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이 가진 통찰을 독자들께 전해 드리는 시리즈입니다.“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시작됐습니다. 한번 시작되면 구조적 위험이라 탈출구가 없습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바퀴벌레처럼 어떤 경제 위기가 오더라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필요합니다.”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인 하노 벡(55) 독일 포르츠하임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조적 위험이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개인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을 뜻한다. 그는 독일 최초로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을 두 차례나 받았고, 그의 저서 ‘인플레이션’은 아마존 경제경영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벡 교수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시작됐고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봤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2분기 소비자 물가의 큰 폭 상승을 두고 “지난해 코로나19의 기저효과(비교 대상이 너무 낮아 많이 오른 것처럼 착시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한 것과 대비된다. 벡 교수에 따르면 보통 인플레이션의 시작을 알리는 5개 지표가 있는데 이들이 모두 움직이고 있다. ▲공급 축소 ▲코로나 이후 수요 증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유동성 확대 ▲높은 비율의 정부 부채 ▲은행으로부터의 대출 증가 등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일상에서 감지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면서 “동네 이발소 가격이 한 달 새 5% 넘게 오르거나 새로 산 자동차가 일주일이면 도착해야 하는데 2주 넘도록 안 오는 등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인플레이션이 시작된게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벡 교수는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초 연준은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벡 교수는 “현재 미국도 경제 회복이 멈출 것을 걱정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마이너스 금리로 진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씩 시장이 (금리 인상에 대해) 준비할 수 있도록 신호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더 높으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지난 4월 미국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3.6%)나 소비자물가지수(4.2%)가 예상치를 뛰어넘어 연준이 예정보다 일찍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벡 교수는 “유럽도 인플레이션이 걱정스러운 상황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올리면 경제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봐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를 올리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부채가 많이 쌓인 국가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상품 가격만 오르는 게 아니라 이미 자산도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 화폐 공급을 줄이는 방식 등으로 제동을 걸 수 있지만, 자산 인플레이션은 막을 수 없다. 자산 인플레이션은 시중에 유동성(돈)이 많이 풀렸는데 상품·서비스 가격은 오르지 않아 부동산, 주식, 코인 등 다양한 자산에 돈이 몰려 생긴다. 벡 교수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한번 붕괴돼야 자산 인플레이션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벡 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만큼 투자자들에게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추천하는 투자법은 ‘바퀴벌레 포트폴리오’(N분의1 투자법)다. 주식·채권·금·현금 등의 자산에 똑같이 4분의1만큼 투자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면 바퀴벌레처럼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벡 교수의 주장이다. 예컨대 디플레이션이나 경기 불황이 왔을 때 주식이나 금값은 떨어지겠지만, 채권 수익률은 올라가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도 자산의 규모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현금은 만일을 대비해 언제나 일정 부분 챙겨 둬야 한다. 그는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벡 교수는 한국 청년층이 주식이나 코인 투자에 열중하는 것을 두고 인플레이션 공포 탓이라고 해석하면서 “청년실업률 극복 없이 인플레이션 인상이 가속화되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국내면세점서 떠날 채비하는 루이비통

    국내면세점서 떠날 채비하는 루이비통

    3대 명품 브랜드(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로 꼽히는 루이비통이 한국 내 일부 시내 면세점 매장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구매 상당 부분이 중국 따이궁(보따리상)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루이비통의 럭셔리 이미지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3일 영국의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는 루이비통이 한국을 포함해 시내 면세점 매장을 점차 철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루이비통이 그룹투어 대상 매장(국내 시내면세점) 대신 개인여행객에 주력하는 중국 공항 면세점과 홍콩 마카오 매장 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개인고객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해 더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철수 제1타깃으로 지목된 국내 면세업계는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초조한 분위기다. 국내 면세점의 과도한 따이궁 의존도는 계속해서 문제로 지적돼 왔다. 코로나19 직전 따이궁은 시내면세점 매출의 70%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별로 가방 1개 잡화 2개 등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중국 보따리상이 물량을 쓸어가는 구조가 고급화 전략과 맞지 않는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글로벌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통보 받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전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루이비통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월드타워점, 신세계백화점 명동, 신라면세점 서울 등 서울(4곳)과 부산(1곳), 제주(2곳) 등 모두 국내 7개 시내면세점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철수가 현실화되면 운영·고용 문제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움직임이 한국보다 내수시장이 크고 면세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으로 아시아 주력 시장을 옮기기 위한 사전작업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루이비통은 2023년까지 중국 6개 공항에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홍콩 국제공항에도 2호 매장을 준비 중이다. 무디 데이빗 리포트와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면세시장은 최근 5년간(2015~2020년) 연평균 약 23%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 확대 없인 집단면역 힘들어”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 확대 없인 집단면역 힘들어”

    지난해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3일로 500일이 됐다. 이어지는 대유행 속 피로도가 높아진 국민들은 5일이면 100일이 되는 백신 접종을 통해 일상 복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70%(3600만명)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달성될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접종 인센티브에도 “노(NO) 백신”을 외치는 20%의 ‘콘크리트층’을 최대한 설득해야 실질적인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봤다. 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도입 계약이 이뤄진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얀센 등 백신의 예방 효과성은 62~95%로 다양하다. 백신을 맞는다고 모두에게 100%의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닌 것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통상 ‘95% 이상’이라는 화이자 백신 효과는 접종자 본인의 ‘발병’을 예방하는 성능을 말하는 것으로, 타인에게 ‘전파’하는 것을 막는 효과는 이보다 떨어진다”며 “(이를 고려해) 낙관적으로 화이자 백신 전파 차단 효과를 80%로 잡고 백신을 맞히지 못하는 유아·청소년을 제외한 나머지 85%의 인구 중 백신 접종률을 90%로 설정했을 때 전체 인구 집단 내 전파 차단 효과(면역)는 60.8%에 그치게 된다”고 밝혔다. 결국 접종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고 타인에게도 감염을 시키지 않는 의미의 집단면역을 이루려면 접종 대상의 90% 이상이 접종에 참여하도록 정부가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는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지만) 국내에서도 끝까지 접종을 안 하는 사람들이 미국·영국·이스라엘 등 해외 사례를 봤을 때 비율상 20% 정도는 될 것”이라면서 “향후 정부의 집단면역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31일 밝힌 코로나19 인식조사 결과를 봐도 미접종자 중 접종을 받겠다고 답한 비율은 69.2%에 불과했다. 지난 4월 조사(61.4%)와 비교하면 7.8% 포인트가 증가했지만 10명 중 3명은 여전히 접종에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5~27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정 교수는 “(설문에 응한 이들의) 접종 의사를 보면 30%가 접종을 안 받겠다고 했다. 그중 접종을 주저하고 있는 3분의1을 (접종 인센티브 등으로) 설득하더라도 20%는 정치적인 성향, 경제적 요인 등에 따라 백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여 정부가 이 부분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풀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이 최근 지난달과 비교해 백신 접종 의향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지만 인센티브만으로 나머지 접종 거부자 20%를 접종장으로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정 교수는 본 것이다.실제 한국보다 접종 속도가 빠른 다른 나라들도 백신 접종의 정치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 22일까지 진행한 미국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백신 접종 차례가 돌아오거나 기회가 생기면 맞을 계획이냐’는 질문에 백인 남성 공화당원의 4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백인 남성 민주당원 중에서는 2%만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내 통계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날 기준 추진단의 통계를 보면 접종 대상자 대비 1차 접종률은 17개 시도 중 야당세가 강한 대구에서 가장 낮았다. 대구는 대상자 55만 9673명 중 27만 4006명이 1차 접종을 마쳐 접종률이 49.0%였다. 반면 여당 지지세가 높은 광주·전북·전남의 접종률은 각각 64.7%, 63.6%, 65.8%였다. 전남의 경우 17개 시도 중 접종률이 가장 높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조건 백신을 맞지 말라’고 말하고 다니는 ‘접종 반대자’들은 인센티브 전략만으로는 대부분 설득이 안 된다. 결국 그중에서도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접종하고 싶도록 돌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고령층은 80~90%가 독감 백신 접종에 참여할 만큼 적극적인 연령대인데 정치적 지형이 나빠지고 (경제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뀐 상황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접종 기억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당국이 경제적 지원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접종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늘어나면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오하이오주는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추첨을 통해 100만 달러(약 11억 1500만원)를 제공하는 ‘백신 복권’을 접종 유인책으로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집단면역 효과를 높이기 위해 현재 18세 이상 성인으로 제한된 접종 대상 연령대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식약처는 화이자 백신을 12~15세 청소년들에게도 접종할 수 있도록 연령 변경에 관한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 국내에서 16세 이상 접종으로 허가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을 넓히는 건 (집단면역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면서 “다만 백신 효과의 지속 기간, 변이의 확산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최대한 설득을 통해 백신 접종률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남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하반기에 전 국민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되면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화이자 백신의 접종 기관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고, 백신 종류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다양해지면 하나의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 확대 없인 집단면역 힘들어”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 확대 없인 집단면역 힘들어”

    지난해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3일로 500일이 됐다. 이어지는 대유행 속 피로도가 높아진 국민들은 5일이면 100일이 되는 백신 접종을 통해 일상 복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70%(3600만명)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달성될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접종 인센티브에도 “노(NO) 백신”을 외치는 20%의 ‘콘크리트층’을 최대한 설득해야 실질적인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봤다. 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도입 계약이 이뤄진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얀센 등 백신의 예방 효과성은 62~95%로 다양하다. 백신을 맞는다고 모두에게 100%의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닌 것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통상 ‘95% 이상’이라는 화이자 백신 효과는 접종자 본인의 ‘발병’을 예방하는 성능을 말하는 것으로, 타인에게 ‘전파’하는 것을 막는 효과는 이보다 떨어진다”며 “(이를 고려해) 낙관적으로 화이자 백신 전파 차단 효과를 80%로 잡고 백신을 맞히지 못하는 유아·청소년을 제외한 나머지 85%의 인구 중 백신 접종률을 90%로 설정했을 때 전체 인구 집단 내 전파 차단 효과(면역)는 60.8%에 그치게 된다”고 밝혔다. 결국 접종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고 타인에게도 감염을 시키지 않는 의미의 집단면역을 이루려면 접종 대상의 90% 이상이 접종에 참여하도록 정부가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는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지만) 국내에서도 끝까지 접종을 안 하는 사람들이 미국·영국·이스라엘 등 해외 사례를 봤을 때 비율상 20% 정도는 될 것”이라면서 “향후 정부의 집단면역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31일 밝힌 코로나19 인식조사 결과를 봐도 미접종자 중 접종을 받겠다고 답한 비율은 69.2%에 불과했다. 지난 4월 조사(61.4%)와 비교하면 7.8% 포인트가 증가했지만 10명 중 3명은 여전히 접종에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5~27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정 교수는 “(설문에 응한 이들의) 접종 의사를 보면 30%가 접종을 안 받겠다고 했다. 그중 접종을 주저하고 있는 3분의1을 (접종 인센티브 등으로) 설득하더라도 20%는 정치적인 성향, 경제적 요인 등에 따라 백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여 정부가 이 부분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풀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이 최근 지난달과 비교해 백신 접종 의향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지만 인센티브만으로 나머지 접종 거부자 20%를 접종장으로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정 교수는 본 것이다.실제 한국보다 접종 속도가 빠른 다른 나라들도 백신 접종의 정치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 22일까지 진행한 미국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백신 접종 차례가 돌아오거나 기회가 생기면 맞을 계획이냐’는 질문에 백인 남성 공화당원의 4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백인 남성 민주당원 중에서는 2%만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내 통계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날 기준 추진단의 통계를 보면 접종 대상자 대비 1차 접종률은 17개 시도 중 야당세가 강한 대구에서 가장 낮았다. 대구는 대상자 55만 9673명 중 27만 4006명이 1차 접종을 마쳐 접종률이 49.0%였다. 반면 여당 지지세가 높은 광주·전북·전남의 접종률은 각각 64.7%, 63.6%, 65.8%였다. 전남의 경우 17개 시도 중 접종률이 가장 높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조건 백신을 맞지 말라’고 말하고 다니는 ‘접종 반대자’들은 인센티브 전략만으로는 대부분 설득이 안 된다. 결국 그중에서도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접종하고 싶도록 돌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고령층은 80~90%가 독감 백신 접종에 참여할 만큼 적극적인 연령대인데 정치적 지형이 나빠지고 (경제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뀐 상황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접종 기억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당국이 경제적 지원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접종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늘어나면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오하이오주는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추첨을 통해 100만 달러(약 11억 1500만원)를 제공하는 ‘백신 복권’을 접종 유인책으로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집단면역 효과를 높이기 위해 현재 18세 이상 성인으로 제한된 접종 대상 연령대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식약처는 화이자 백신을 12~15세 청소년들에게도 접종할 수 있도록 연령 변경에 관한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 국내에서 16세 이상 접종으로 허가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을 넓히는 건 (집단면역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면서 “다만 백신 효과의 지속 기간, 변이의 확산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최대한 설득을 통해 백신 접종률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남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하반기에 전 국민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되면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화이자 백신의 접종 기관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고, 백신 종류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다양해지면 하나의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단독] “출구 없는 인플레 이미 시작… ‘바퀴벌레 포트폴리오’ 준비하라”

    [단독] “출구 없는 인플레 이미 시작… ‘바퀴벌레 포트폴리오’ 준비하라”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시작됐습니다. 한번 시작되면 구조적 위험이라 탈출구가 없습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바퀴벌레처럼 어떤 경제 위기가 오더라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필요합니다.”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인 하노 벡(55) 독일 포르츠하임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조적 위험이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개인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을 뜻한다. 그는 독일 최초로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을 두 차례나 받았고, 그의 저서 ‘인플레이션’은 아마존 경제경영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새 차 샀는데 2주 넘게 안 오면 인플레 의심” 벡 교수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시작됐고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봤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2분기 소비자 물가의 큰 폭 상승을 두고 “지난해 코로나19의 기저효과(비교 대상이 너무 낮아 많이 오른 것처럼 착시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한 것과 대비된다. 벡 교수에 따르면 보통 인플레이션의 시작을 알리는 5개 지표가 있는데 이들이 모두 움직이고 있다. ▲공급 축소 ▲코로나 이후 수요 증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유동성 확대 ▲높은 비율의 정부 부채 ▲은행으로부터의 대출 증가 등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일상에서 감지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면서 “동네 이발소 가격이 한 달 새 5% 넘게 오르거나 새로 산 자동차가 일주일이면 도착해야 하는데 2주 넘도록 안 오는 등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인플레이션이 시작된게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벡 교수는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초 연준은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벡 교수는 “현재 미국도 경제 회복이 멈출 것을 걱정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마이너스 금리로 진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씩 시장이 (금리 인상에 대해) 준비할 수 있도록 신호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더 높으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지난 4월 미국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3.6%)나 소비자물가지수(4.2%)가 예상치를 뛰어넘어 연준이 예정보다 일찍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유럽도 인플레 걱정… 경제 회복 영향 눈치” 벡 교수는 “유럽도 인플레이션이 걱정스러운 상황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올리면 경제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봐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를 올리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부채가 많이 쌓인 국가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상품 가격만 오르는 게 아니라 이미 자산도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 화폐 공급을 줄이는 방식 등으로 제동을 걸 수 있지만, 자산 인플레이션은 막을 수 없다. 자산 인플레이션은 시중에 유동성(돈)이 많이 풀렸는데 상품·서비스 가격은 오르지 않아 부동산, 주식, 코인 등 다양한 자산에 돈이 몰려 생긴다. 벡 교수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한번 붕괴돼야 자산 인플레이션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벡 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만큼 투자자들에게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추천하는 투자법은 ‘바퀴벌레 포트폴리오’(N분의1 투자법)다. 주식·채권·금·현금 등의 자산에 똑같이 4분의1만큼 투자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면 바퀴벌레처럼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벡 교수의 주장이다. 예컨대 디플레이션이나 경기 불황이 왔을 때 주식이나 금값은 떨어지겠지만, 채권 수익률은 올라가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도 자산의 규모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현금은 만일을 대비해 언제나 일정 부분 챙겨 둬야 한다. 그는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벡 교수는 한국 청년층이 주식이나 코인 투자에 열중하는 것을 두고 인플레이션 공포 탓이라고 해석하면서 “청년실업률 극복 없이 인플레이션 인상이 가속화되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yj2gaz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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