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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진단] ‘세월호 심판론’에 발목 잡힌 與… 유리한 기회 못 살린 野

    [전문가 진단] ‘세월호 심판론’에 발목 잡힌 與… 유리한 기회 못 살린 野

    정치 전문가들은 6·4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두 부류로 나뉘어진 국민들의 생각이 충돌해 절묘한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자는 흐름과, 현 정권이 국가 개혁과 개조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지지하자는 흐름이 맞서면서 지역 곳곳에서 경합 양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4일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보수층이 새누리당이 큰 표 차로 질 경우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현상이 올 수 있다는 두려움에 선거 막판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큰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예상했던 인천, 충남 등에서 박근혜 마케팅이 작동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층의 입장에서는 선거에서 지더라도 박빙의 표차로 진다면 박 대통령이 정국을 다시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기류가 상존하고 있다”면서 “투표율이 상승한 것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애도 분위기 속에 그나마 국민들이 참여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지 않았으면 투표율은 40%대에 그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정부의 세월호 참사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 정서가 확산되면서 투표 요인을 찾지 못했던 야권 성향층이 결집했고, 이에 대항해 여권 지지층의 결집력이 다시 복원되면서 일정 부분 방어력을 보여준 선거”라고 규정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해 “지역주의로부터 자유로운 서울에서 박 후보가 승리한 것은 여당이 국민들로부터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는 상징성을 지닌다”면서 “야당에 중도와 민생을 중시하는 노선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56.8%라는 최종 투표율에 대해 윤 센터장은 “결코 낮지 않은 투표율을 보여줬다”면서 “60%라는 투표율은 근거 없는 기대였고, 사전투표 자체 효과는 극히 제한적으로 나타났다”고 봤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경합 지역이 많다는 것은 유권자들이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상태가 아니라는 의미”라면서 “어느 한쪽에서 확 끌어당기지 못하는 일종의 진공 상태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대통령을 지켜 달라는 구호와 세월호를 매개로 하는 심판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면서도, 또 완전히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당이 패배한다고 해도 박 대통령의 레임덕으로까지 연결된다고 보진 않는다”는 견해를 내놨다. 김 평론가는 또 “새정치연합이 특별히 국민들을 위해 한 일이 없고 분탕질만 쳤기 때문에 선거에서 이긴다 해도 불로소득에 가깝고, 새정치연합에 대한 국민들의 신임은 아니다”라면서 “향후 새정치연합이 박근혜 정부와 각을 세워 나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새누리당의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의 득표율을 보면 세월호 국면에서 보인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자신의 막내 아들이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곤욕을 치렀고 유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폭탄주 술자리에 참여했다는 의혹으로 당 윤리위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막판 새누리당의 구호가 국민들에게 먹힌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가 교수는 “세월호 심판론으로 야당의 큰 승리가 예상됐는데 접전이 많아서 놀랐다”면서 “여당이 주장한 국가 개혁론과 국정 안정론이 주효했다”고 봤다. 이어 “결과가 어떻든 간에 어느 정당 하나 우쭐하진 않을 것이고 향후 7·30 재·보궐 선거까지 그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지방선거 출마 등으로 현재 공석이 된 12석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환경으로 보면 야당에 호재였고, 세월호 참사가 없어도 대선 이후 1년 4개월이 지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야당에 유리한 선거였는데,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은 새정치연합이 확실한 대안 정당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당의 책임을 묻는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인데 오히려 여당과 박근혜 정부에 조금 더 기회를 주자는 선거 결과로 보인다”면서 “야당이 다음 총선과 대선을 기대하려면 대대적인 쇄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표율과 관련해 “정권 심판적인 측면에서 투표율이 올라간 것”이라면서 “60%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야당이 동력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결과”라면서 “이번 선거만큼 트위터가 조용하고 영향력이 없었던 선거도 근래에 없었던 것 같다. 선거 참여 동력이 의문스럽도록 약했다”고 주장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우리나라가 기본적으로 50대50으로 분할돼 있고 지난 대선에서 그 추가 새누리당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다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면서 “2%가 움직였다는 것은 상당히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seoul.co.kr
  • [희비 갈린 주요 격전지] 유정복 , 개표 초반 대혼전 속 ‘뒷심’

    [희비 갈린 주요 격전지] 유정복 , 개표 초반 대혼전 속 ‘뒷심’

    인천시장 선거는 ‘6·4 지방선거’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가 뜨거운 혼전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었다. 이런 혼전 양상은 4일 실제 투표 뒤 실시된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도 유 후보 49.4%, 송 후보 49.1%로 0.3% 포인트 차의 초경합으로 이어졌다. 이날 방송 3사가 발표한 전국 17개 시·도지사 선거 출구조사 결과 7개 경합지로 드러난 지역 가운데에서도 가장 치열한 경합 양상이었다. 인천시장 선거는 다수의 역대 선거에서 “인천에서 이긴 정당이 전체적으로 이긴다”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승패 기상도의 상징적인 곳이다. 인천시장 선거는 그만큼 주목도가 높다. 개표 과정에서도 유 후보와 송 후보의 접전 양상은 계속 이어졌다. 개표율이 낮았던 초반에는 유 후보가 상당 시간 앞서 갔으나, 이어 송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가 다시 유 후보가 앞서 가는 등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개표 과정에서도 여야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초접전 양상을 보여 두 후보는 물론 여야 정당을 숨죽이게 했다. 새누리당은 선거전 내내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 주겠다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 경기에 이어 인천까지 승리해 박근혜 정부를 심판하고 정국 주도권을 확실하게 되찾아오겠다면서 총력전을 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여야 지도부는 인천을 잇따라 방문해 ‘지원사격’을 했다. 유 후보는 박 대통령 최측근으로 친박계의 핵심 인물이다. 송 후보는 새정치연합의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는 정치인이다. 이런 비중 있는 후보였기 때문에 유 후보는 ‘국정 안정론’을 호소했고, 송 후보는 ‘국정 심판론’을 내걸었다. 인천시장 선거는 여야가 치열하게 접전을 편 전체 지방선거 양상을 상징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씨줄날줄] 지방선거 승패 기준/진경호 논설위원

    지방자치 선거에서 승패란 무엇일까. 누가 누구와 겨루는 선거이고, 그 결과가 어떠해야 승패를 논할 수 있을까. 먼저 온 나라가 매몰돼 있는 정당의 승패부터 따져보자. 당선자의 당적과 숫자로 승부가 나는 대선·총선과 달리 광역단체장 17명, 광역의원 789명, 기초단체장 226명, 기초의원 1034명(6회 지방선거 기준)을 뽑는 지방선거에선 대체 어떤 결과라야 승패를 말할 수 있을까. 언뜻 당선자 수가 기준이 될 듯하다. 그러나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선거별 ‘체급’이 현격한 터에 그저 당선자 수를 단순합산해 승패를 따질 순 없을 것이다. 광역단체장 당선자 수로 가르면 될까. 전체 17곳 중 여야의 텃밭인 영호남을 제한 9곳 가운데 5곳 이상을 차지하면 승리일까. 그럼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들 5곳과 호남 3곳 등 8곳을 차지하고, 새누리당이 영남 5곳과 나머지 4곳 등 9곳을 차지하면 누가 이긴 건가. 수도권 3곳만 보자고? 이 또한 맹점 투성이다. 4년 전 5회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수도권 3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서울·경기 2곳을 차지했다. 그러나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민주당이 46곳을 차지, 15곳의 한나라당을 크게 눌렀다. 3배 차이다. 어느 당의 승리인가. 직전 지방선거의 선거별 당선자 수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2006년 광역단체장 3곳 승리에 머문 민주당은 2010년 7곳에서 이겼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전체 16곳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승리라 말할 수 있을까. 선거 당시 정국 상황을 기준점으로 삼는 경우도 흔하다. ‘사실상 승리’ 운운하는 경우다. 2004년 17대 총선이 한 예다. ‘차떼기당’ 논란 속에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차지하며 한나라당(121석)을 눌렀다. 그러나 양당 표정은 반대였다. 열린우리당은 씁쓸, 한나라당은 환호였다. ‘박근혜의 구원승’, ‘천막당사의 기적’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열린우리당은 선거에서 이기고, 한나라당은 정치에서 이겼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를 바닥에 깔고 ‘심판론’과 ‘안정론’이 맞부닥쳤다. 선거에서 늘 보는 뻔한 원형(prototype) 프레임이다. 내 한 표를 심판에 쓰든, 안정에 쓰든 유권자의 자유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정당의 승패는 선거의 결과가 돼야 할 뿐, 그것이 투표의 목적이 될 순 없다. 1995년 이후 비리로 물러난 광역·기초단체장만 77명이다. 그 폐해는 이들을 공천한 정당이 아니라 이들을 뽑은 유권자들이 뒤집어썼다. 여야가 아니라 유권자와 정당의 싸움이다. 정치로부터 자치를 지켜내는 싸움이다. 여야가 쳐놓은 프레임의 덫에 걸리느냐 마느냐, 여야의 정쟁에 말려 허튼 후보를 뽑느냐 마느냐가 지방선거의 유일한 승패 기준이어야 한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가족의 미래’ 당신 선택에…

    ‘가족의 미래’ 당신 선택에…

    선택의 날이 밝았다. 광역단체장 17명과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789명과 기초의원 2898명, 교육감 17명과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의원 5명 등 총 3952명의 ‘지방 권력’을 뽑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4일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향후 4년간 지역 살림을 책임질 민의의 대표들을 국민의 소중한 한 표로 선택하는 날이다.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 3665곳의 투표소에서 치러진다. 투표 종료 직후부터 진행되는 개표에는 254곳 개표소에서 10만 70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접전 지역이 아닌 경우엔 밤 11시쯤 당락이 가려질 전망이나 박빙 경합 지역은 자정이 지나야 확실한 승패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3일 담화문을 통해 “4년간 내가 사는 지역 공동체의 발전과 우리 가족의 미래가 내일 국민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다”며 “한 분도 빠지지 말고 모두 투표에 참여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30~31일 실시된 사전투표 참여율이 11.49%로 예상보다 높게 나타남에 따라 최종 투표율이 1995년 1회 선거 이후 처음으로 60%대를 돌파할지 주목된다. 이번 선거전은 유례없는 ‘깜깜이 선거’였다. 투표일 50일 전 터진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으로 인해 여야 모두 ‘조용한 선거’를 표방했지만 그 와중에 지역 정책 대결은 실종됐다. 후보들은 상호 비방 없는 포지티브 선거를 다짐했지만 서울시장 선거전은 여야 후보 가족이 얽힌 막말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연루 의혹, 부산시장 선거전은 논문 표절과 측근의 원전 비리 의혹, 충북지사 선거전은 선거사무원·가족 폭행 공방으로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집권 2년차인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여야 간 역학구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불거진 민심 이반으로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색채가 짙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적극적인 ‘박근혜 마케팅’을 통해 박 대통령을 지켜 달라고 호소하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권심판론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승리한다면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3개월여 만에 조기 레임덕이 닥칠 수 있다. 새누리당은 7·14 전당대회에서 친박근혜계 주류가 쇠락하고 비주류 세력이 전면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당의 승리로 귀결된다면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당내 친박근혜계 입지가 탄력받을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야당은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내분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역대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교묘한 힘의 분할을 만들었다”면서 “승패를 판단하기 어려운 ‘권력의 균형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최악의 ‘깜깜이 선거’, 유권자 혜안 절실하다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의 날이 밝았다. 오늘 선거에서는 유권자 한 사람이 시·도지사와 교육감, 구·시·군의 장, 지역구 및 비례 시·도의원, 지역구 및 비례 구·시·군 의원 등 7명을 뽑는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선출하지 않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의원 선거 포함)와 세종특별자치시 주민들은 각각 1인 5표, 1인 4표를 행사한다. 차기 4년간 지방정부를 맡아 내가 사는 마을과 골목길을 가꾸고 우리 자녀의 교육을 책임질 사람들이다. 후보자들의 공약과 됨됨이를 꼼꼼히 비교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유권자의 권리이자 공동체에 대한 의무라 할 수 있다.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대국민담화에서 언급했듯 ‘적극적인 투표 참여만이 우리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투표권 행사 없이는 공동체의 진일보된 변화도 요원할 뿐이다. 주인의식을 가진 유권자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투표장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민의의 향방을 확인하는 장(場)이 될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 막판에 여당과 야당은 각각 ‘박근혜 구하기’와 ‘정권 심판론’을 주창하며 지지를 읍소했다. 하지만 유권자의 선택은 중앙 정치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순전히 안전문제에 대한 냉정한 인식과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어느 한 지역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청와대나 중앙 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는지가 바로 우리 가족과 공동체의 안위와 직결된다는 점을 우리는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안전 문제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가치를 갖고 중앙 정부와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후보자가 누구인지, 어떤 정당이 그런 소신과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를 냉정히 가려야 한다. 세월호 참사의 실종자를 제대로 수습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그 분노와 회한을 어떤 식으로든 선거에 이용하려 한 작태에 대해서는 유권자가 철퇴를 내려야 한다. 나아가 지역주의의 망령과 지지 정당별 묻지마식 투표가 과거 우리의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도 되돌아볼 일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바탕으로 한 선거는 건강하고 합리적인 민주주의를 지속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다. 그런 점에서 지방선거의 요체는 지역 정책과 골목 살림 등 지방 의제를 둘러싼 후보자 간의 백가쟁명식 토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지역 유권자의 소신 있는 선택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 행정과 정책은 실종된 채 극단적 네거티브와 심지어 후보자 자녀들의 언행까지 변수로 등장함으로써 누가 제대로 된 살림꾼인지 가늠하기 힘들게 한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판단은 유권자의 몫으로 돌아왔다. 네거티브와 흑색선전, 혼탁·불법 행위를 일삼은 후보자와 정파는 유권자의 권능으로 엄정하게 심판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참여의 정치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무책임한 인식과 내 한 표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안이한 체념으로는 결코 우리의 공동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지방선거는 내 가족, 내 이웃의 삶과 직결된 생활 정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합법적인 통로이며 기회다. 자녀의 손을 잡고 온 가족이 투표장으로 나설 때다. 그것이 변화의 작은 시작이 될 것이다.
  • [3대 변수 막판 흐름도] 부동층 25%… “與성향” vs “野지지표” 관측 분분

    6·4 지방선거에서 부동층이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여야가 공통적인 격전지로 꼽고 있는 경기·인천·강원·충북·부산 등지에선 이들의 막판 표심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될 만큼 이번 선거에서 부동층의 표심은 결정적 요소가 될 전망이다. 한국 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부동층 비율은 25%로 전주 대비 6% 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의 지난달 24~25일 여론조사를 보면 격전 지역 부동층 비율은 경기 34%, 강원 32.5%, 충북 33%, 부산 24.7%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동층으로 인해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의 윤곽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2일 “부동층은 선거유세 마지막날과 투표 당일까지 유동적이기 때문에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 지역의 선거 결과는 당일 뚜껑을 열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측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윤 센터장은 “과거 선거가 여권 지지층이 선결집하면 막판에 야권 표심이 한데 뭉치는 패턴이었다면 이번 선거는 정반대 양상”이라면서 “세월호 사태 여파로 정부 여당에 대한 지지 표출이 제약된 상황이라 추가적으로 여당 지지율 제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지지를 표시하지 않았으나 숨어 있는 성난 야권 유권자들을 무시해선 안 된다”면서 “투표 당일 여권 심판론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새누리당은 40%선을 넘나드는 정당 지지율을 감안할 때 부동층 중 여당 후보 지지자가 상당 부분 숨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원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로는 부동층의 답변이 상당수 줄어든 것으로 나와 여야 결집이 거의 완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여권 성향을 갖고 있으면서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표’가 전체의 5% 정도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이후 부동층으로 이동했던 여당 지지층이 투표일에 가서는 다시 여당 지지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중 상당수가 투표를 포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전투표 결과 20, 30대 젊은 층 투표율이 50, 60대와 엇비슷하게 나오면서 중도성향·무당파 부동층을 투표소로 이끌어 내는 데 막판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朴 마케팅 vs 朴 심판론… 막판 키워드는 ‘박근혜’

    6·4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 여야의 선거운동 마지막 핵심 키워드가 ‘박근혜 대통령’으로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을 도와 달라”며 ‘박근혜 마케팅’에 집중했고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묻고 심판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선거 막판 결국 ‘선거의 여왕’을 찾았다. 2일 전국 곳곳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은 “박 대통령을 지지하십니까. 그러면 1번을 찍어 주십시오”라며 박 대통령에 의지한 선거 유세를 펼쳤다. 박 대통령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는 “결국 개혁을 해낼 사람도 박 대통령이니 한번만 더 믿어 달라”며 동정론에 기댔다. 이날 경기 수원에서 열린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도 서청원·최경환 공동선대위원장 등은 “박근혜 정부가 힘을 얻어 국가 개조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정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꼭 한번 더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새정치연합을 비롯한 야권 후보들은 전국 곳곳에서 ‘박근혜 심판론’을 꺼내 들었다. “세월호 참사에서 무고한 학생들이 목숨을 잃는 동안 정부는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누구 책임입니까”라며 표심을 자극했다. 경남 창원에서 야당 후보의 유세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마치 경쟁자가 새누리당 후보가 아닌 박 대통령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도 이날 대전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무능한 박근혜 정부에 성찰을 촉구할 수 있는 기회”라며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런가 하면 새정치연합은 선거 막판 승부수로 경기지사 선거 등에서 야권 단일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격전지 판세와 전망] 전문가들 “경기·인천 시계 제로…숨은 표가 승패 가른다”

    6·4 지방선거 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2일,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 대부분의 판세는 그야말로 ‘시계(視界) 제로(0)’ 상태다. 특히 지난달 29일 선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이후 지역별로 각종 변수가 불거지고 여야 지지층이 본격적으로 막판 결집을 시작하면서 승부를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게 됐다. 서울신문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이후 30% 안팎의 부동층 향배와 그동안 표출되지 않았던 숨은 표들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등의 선거 판세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종합 분석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모여 있어 여야의 관심이 집중된 수도권 ‘빅 3’ 지역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서울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서울의 경우 마지막 여론조사 공표 시점까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보다 오차범위를 벗어나 앞섰다. 지난달 29일 서울신문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 지지율이 45.5%, 정 후보 지지율이 32.7%로 12.8%포인트가량 차이가 났다. 선거 막바지에 정 후보가 ‘농약 급식’ 논란으로 박 후보를 몰아세우며 뒤를 쫓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 답한 전문가 전원은 박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이병일 엠브레인 상무는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컸고 공표 금지 직전까지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도 아니었다”며 서울을 야권 우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그는 “박 후보의 시정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고 정 후보 아들의 ‘미개인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농약 급식 논란도 보수 결집 효과는 있겠지만 대세를 뒤집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는 “정 후보가 농약 급식 논란을 계속 끌고 간다는 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고, 수도권은 항상 어느 쪽이 압도적인 우세라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마지막에는 여야 지지층이 결국 결집을 하겠지만 지지율이 역전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서울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심판론 분위기가 있는 상황에서 정 후보가 너무 네거티브에 치중하고 있어 자신의 강점을 알리는 시간을 갉아먹었다”고 평가했다. 경기에서는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선거 초반에는 월등히 앞섰던 남 후보를 세월호 참사 이후 김 후보가 무섭게 추격하며 오차범위 내 접전까지 만들어 냈다. 전문가들은 개표 전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는 쪽과 남 후보가 다소 우세하다는 쪽으로 나뉘었다. 조 대표는 “남 후보가 초반에는 앞섰지만 광역 단위의 큰 선거 경험이 없어 초기 단계에 판을 너무 느슨하게 본 부분이 있어 추격을 허용한 것”이라며 “까 보기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대통령 지지율까지 떨어지는 상황이지만 남 후보의 대중적 인지도, 인기가 있어 그나마 선전하는 것으로 본다”며 “경기도는 완전 경합 지역으로, 여야 우열을 따지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최 교수는 “남 후보는 새누리당 소속이지만 개혁적인 이미지이고, 김 후보는 새정치연합 소속이지만 관료 출신이라 관피아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남 후보가 다소 우세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등을 업은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현역 프리미엄’에 힘입은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가 맞붙은 인천 역시 전문가들은 쉽사리 승부를 예측하지 못했다. 두 후보가 여전히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는 조심스럽게 송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직전 시장이었던 송 후보가 유 후보에 대해 근소한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며 “막판 네거티브로 바뀔 것은 없다고 보고, 관건은 무당파층 표심을 어떻게 얻느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인천은 대통령 지지도의 영향이 있는데 대통령 지지도 하락은 멈췄지만 썩 좋지는 않은 상황이라 송 후보 쪽으로 승기가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조 대표는 “개발 이슈가 관심을 받는 인천에서 유 후보가 박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지지세가 불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6·4 지방선거 D-2] ‘與9 野8’ 하한선 전쟁

    6·4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1일 여야는 전체 승부를 가를 경기·인천·강원·충북 등 격전지에서 부동층 흡수를 위한 총력전을 벌였다. 여야 지도부는 격전지에 화력을 집중하면서도 무소속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부산과 광주 등 안방 사수에도 당력을 기울였다. 여야는 광역단체장 승부가 지방선거 전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본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가 승패의 일차적 잣대가 될 전망이다. 광역단체장은 현재는 전국 17곳 중 새누리당이 9곳(부산·대구·대전·울산·세종·경기·경북·경남·제주), 새정치민주연합이 7곳(서울·인천·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을 차지하고 있다(광주는 선거 직전 탈당). 새누리당은 9곳인 현상 유지를 하한선으로 본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불과 6곳만 차지하며 패했다. 이후 대전, 경남, 세종, 제주가 당적 변경이나 보궐선거 등으로 새누리당 소속이 됐다. 대신 서울을 보궐선거로 내주며 현재의 9곳 구도가 형성돼 현상 유지가 만만치 않은 과제다. 새정치연합은 7곳에서 이기고, 야권 단일 후보로 경남에서 이겼던 2010년 성적을 거두는 것이 쉽지 않다며 긴장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전 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의 반도 안 됐기 때문에 선거가 녹록지 않다고 본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 등은 막판 보수표 결집이 확연하다며 경계 수위를 높였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수도권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새누리당은 인천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고 수도권 바람몰이를 했다. 중앙선대위원장과 핵심 당직자, 초·재선 의원들은 전국에서 1인 릴레이 유세 등에 나섰다. 오후에는 서울역광장에서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국가개조와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고, 국민에게 큰절을 올린 뒤 결의문을 발표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세월호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권 심판론으로 막판 표몰이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무책임한 대처를 부각시키면서 자신들이 대안 세력으로 선거에서 박근혜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접전 중인 경기도지사 선거에 당력을 집중했다.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에 대한 파상 공세를 펴 김진표 후보의 뒤집기를 노렸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전략공천한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지난달 17일, 24일에 이어 3주 연속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거짓말 적게 하는 후보 뽑는 게 답이다

    이틀 뒤면 제6기 민선 지방자치 4년을 이끌 일꾼들을 뽑게 된다. 광역시·도의 장과 교육감, 광역시·도 의회 의원, 기초 시·군·구의 장과 의회의원, 시·도 및 시·군·구의 정당 비례대표 의원까지, 세종시와 제주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 유권자 1명이 7장의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3952명을 뽑는 선거에 8994명(중도사퇴자 포함)이 후보로 나섰으니 정당 광역·기초의회 비례대표 후보 투표를 제외하고 선거구별로 유권자들은 대략 12명의 후보 중 5명을 골라내야 하는 셈이다. 잘 알려진 광역단체장 후보들 말고는 대부분 이름조차 모르는 후보들인 점을 감안하면 남은 이틀 유권자 각자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6·4지방선거는 전례 없는 ‘깜깜이 선거’로 불리고 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존폐 논란으로 정당후보 선출 일정이 한참 뒤로 밀린데다 세월호 참사를 맞아 애도 분위기 속에서 여야가 조용한 선거 전략을 택한 탓에 유권자들로서는 후보들을 제대로 살필 기회가 크게 줄었다. 게다가 세월호 정국으로 인해 ‘중앙정부 심판론’과 ‘야당자치 심판론’이라는 여야의 전략적 프레임이 부각되다 보니 정작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은 뒤로 밀려난 판국이다. 이대로 가다간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7장의 투표용지를 죄다 ‘기호 1번’ 아니면 ‘기호 2번’으로 채우는 ‘묻지마 줄투표’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싸움판으로 끝나도록 해선 안 된다. 기초선거 공천을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도 지방자치를 중앙정치로부터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판국에 지금 무슨 무슨 심판론 하며 여야가 표심을 흔드는 것은 당리당략에 매몰된 자가당착일 뿐이다.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유권자들이 정당 기호만 보고 투표한다면 이 또한 주민으로서의 자치주권을 중앙정치에 헌납하고 낭비하는 셈이 된다. 7장의 투표용지로 현 정부를 심판하겠다거나, 현 정부가 위기이니 무조건 도와야겠다는 생각과 행동 모두 지방자치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행태다. 지역살림을 위해 여당 후보가 돼야 하느니 야당 후보가 돼야 하느니 하는 주장도 지금까지의 지방자치사를 보면 모두 설득력이 없다. 정당 후보는 유능하고 무소속 후보는 무능하다는 통념도 깨야 한다. 정치 논리가 아니라 자치의 논리로, 정당이 아니라 후보의 면면을 보고 투표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당적을 떠나 어떤 후보가 지역살림을 챙기는 데 적임인지 살펴야 한다. 이번 선거는 거창한 쟁점현안이 적은 반면 지역별로 부실공약이 차고 넘친다. 선거 일정이 촉박하다 보니 후보들은 재원대책도 없이 지키지도 못할 장밋빛 공약을 남발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 제기된 개발공약 예산을 합하면 1000조원에 이른다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분석에는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막대한 자금이 드는 개발공약을 내세운 후보는 투표 대상에서 1순위로 배제하는 게 현명한 표심이다. 화려한 공약으로 무장한 후보보다는 소박하지만 내실 있는 약속을 한 후보가 그나마 지역민에 대한 진정성을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한다.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과 비방을 일삼은 후보 또한 마땅히 투표 대상에서 빼야 한다. 집에 배달된 선거공보물이 일부나마 옥석을 가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실패한 유권자가 적을수록 지방자치는 풍성해진다.
  • ‘박근혜 카드’ 꺼내든 與… 2030 표심에 사활 건 野

    [與] 믿을 수 있는 건 朴心뿐…충북·강원서 “대통령 도와달라” 6·4 지방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새누리당은 어김없이 ‘박근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새누리당 후보들의 외침이 전국 유세 현장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 박 대통령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을 만큼 판세가 여권에 어렵게 돌아간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29일 충북에서 현장 회의를 열고 윤진식 충북지사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외가댁은 충청도로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은 더구나 충북 옥천”이라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어려움에 처한 박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드려야 한다”고 표심을 자극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도 “박 대통령이 요즘 대단히 힘든데 충북의 딸로서 지난 대선 때 압도적인 표로 박 대통령을 당선시켜 주셨듯이 박 대통령을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새누리당 후보들도 지역 현장을 뛰면서 ‘박심팔이’를 하고 있다. 최흥집 강원지사 후보는 지난 26일 원주 중앙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박 대통령 도우려면 1번을 찍어 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당직자는 “새누리당이 믿을 수 있는 단 한 장의 카드”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경합지인 경기·인천·강원·충북을 최대 승부처로 보고 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박근혜 정부가 국가개조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 메시지를 선거운동 현장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野] 사전투표 독려 이벤트…3040 앵그리맘 공략 병행도 새정치민주연합은 6·4 지방선거 운동 종반 전략으로 주요 지지층인 20~30대 젊은 층을 투표장에 끌어오기 위한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29일 “새누리당의 지지도는 정체 상태이고 추가 지지를 끌어낼 여력이 많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우리 당 지지층 가운데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적을까 우려되는 만큼 계속 투표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젊은 층이 ‘징검다리 황금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사전투표율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은 ‘6월 4일 투표를 못 한다면 당황하지 않고 사전투표를 딱, 끝!’ 등 유행어를 활용한 이모티콘을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1인당 최소 10명에게 전달하는 ‘사전투표 파도 타기’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도 이날 최대 승부처인 서울·경기 일대를 돌며 “사전투표에 꼭 참여해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당은 안 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를 포함한 전 당원과 광역단체장 후보가 30일 사전투표를 함으로써 바람을 일으킨다는 복안이다. 또 세월호 심판론 기조를 계속 이어 가는 한편 30대 중반~40대 앵그리맘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내놓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두 공동대표의 유세 동선에 대해 “유세 일정이 짜였다가도 국민이 불안해하는 사건사고가 터지면 일정을 바로 바꾼다”면서 “어디든 맨 먼저 달려가 국민을 지키겠다는 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 경기 안산·용인 시장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 경기 안산·용인 시장

    경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세월호 참사 직격탄을 맞은 안산시와 용인경전철 건설 등으로 재정 위기를 맞은 용인시의 시장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안산시에서는 좀처럼 선거 분위기를 찾을 수 없다. 거리에는 선거 현수막보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현수막이 더 많이 걸려 있다. 많은 사람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정부나 정치권 등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역대 최저 투표율을 보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안산 단원구청장과 상록구청장을 역임한 조빈주 후보를 내세웠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제종길 후보를 공천했다. 김철민 현 시장과 박주원 전 시장은 새정치연합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가 28일 김 후보로 단일화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강성환 후보도 합류해 4자 구도가 형성됐다. 새누리당은 당초 세월호 참사로 전통적으로 야권 지지세가 높은 안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전·현직 시장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후보를 단일화하면서 야권 지지층이 분열돼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제 후보 측은 그동안 모든 선거는 ‘정권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으로 귀결됐다며 결국은 정당 후보 간 대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인시장 선거는 최대 화두가 재정 위기 극복이다. 무려 1조원 이상을 들여 건설한 용인경전철이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시가 출자해 설립한 용인도시공사마저 수천억원의 빚을 지고 부도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용인시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저마다 “내가 바로 재정위기 극복의 적임자”라는 면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는 16대1이란 전국 최고의 당내 공천 경쟁을 뚫고 등판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용인 최초의 여성 시장을 목표로 양해경 후보가 출마했다. 현 시장인 김학규 후보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상국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6·4지방선거-판세 분석] 경기 안산·용인 시장

    [6·4지방선거-판세 분석] 경기 안산·용인 시장

    경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세월호 참사 직격탄을 맞은 안산시와 용인경전철 건설 등으로 재정 위기를 맞은 용인시의 시장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안산시에서는 좀처럼 선거 분위기를 찾을 수 없다. 거리에는 선거 현수막보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현수막이 더 많이 걸려 있다. 많은 사람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정부나 정치권 등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역대 최저 투표율을 보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안산 단원구청장과 상록구청장을 역임한 조빈주 후보를 내세웠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제종길 후보를 공천했다. 김철민 현 시장과 박주원 전 시장은 새정치연합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가 28일 김 후보로 단일화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강성환 후보도 합류해 4자 구도가 형성됐다. 새누리당은 당초 세월호 참사로 전통적으로 야권 지지세가 높은 안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전·현직 시장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후보를 단일화하면서 야권 지지층이 분열돼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제 후보 측은 그동안 모든 선거는 ‘정권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으로 귀결됐다며 결국은 정당 후보 간 대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인시장 선거는 최대 화두가 재정 위기 극복이다. 무려 1조원 이상을 들여 건설한 용인경전철이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시가 출자해 설립한 용인도시공사마저 수천억원의 빚을 지고 부도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용인시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저마다 “내가 바로 재정위기 극복의 적임자”라는 면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는 16대1이란 전국 최고의 당내 공천 경쟁을 뚫고 등판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용인 최초의 여성 시장을 목표로 양해경 후보가 출마했다. 현 시장인 김학규 후보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상국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6·4 지방선거 D-6 서울·강원 여론조사] 적극 투표층 격차 8.4%P로 좁혀져

    [6·4 지방선거 D-6 서울·강원 여론조사] 적극 투표층 격차 8.4%P로 좁혀져

    6·4 지방선거가 29일로 6일 남은 시점에서 서울시장 선거전은 적극 투표층의 실제 투표 여부와 숨은 표, 남은 선거 기간 돌발 이슈 등에 따라 여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6·4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은 68.5%로 나타났다. 적극 투표층을 백분율로 환산할 경우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답한 비율은 38.9%,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지지한 비율은 47.3%였다. 적극 투표층의 지지율 격차가 단순 지지율 격차(12.8% 포인트)보다 4.4% 포인트 줄어들면서 8.4% 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정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박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분석이다. 적극 투표계층은 50대(77%)와 60대 이상(91.5%) 등 고연령층에서 훨씬 높았고 19세~20대 58.7%, 30대 58.1%, 40대 57.4%에 불과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권 심판론이 ‘화난 40대 허리계층’을 실제 투표장으로 얼마나 끌어들일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20.5%로 집계됐다. 적지 않은 비율이긴 하나 이번 조사에서 같은 수도권인 경기지역 부동층(39.9%)과 비교하면 서울 표심은 상당 부분 ‘마음속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는 “선거가 1주일 미만 남은 지금부터는 중도 성향과 40대 허리계층, 무당파의 움직임을 잘 봐야 한다”면서 “이번 선거는 세월호 사태 여파로 인해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선거 때마다 여야가 서로 주장하는 ‘5%의 숨은 표’에 대해 조 대표는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 때와 이번 선거는 상황이 정반대”라고 분석했다. 2010년엔 천안함 사태로 인한 안보 분위기 형성으로 야권 지지자들이 침묵한 결과 여론조사마다 여당이 대승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 야당의 돌풍으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진땀 나는 신승을 거뒀다. 조 대표는 “반면 이번 선거에선 세월호 사태로 인해 여권 책임론이 부각되고 안전, 관피아 척결 등이 이슈로 떠오르며 남은 선거 기간 이들 이슈가 부동층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설문조사가 안대희 전 대법관의 총리 지명 직후인 지난 24~25일 실시돼 ‘지명 효과’는 거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총리 지명 이후 여론 반응, 후속 인선인 국가정보원장·국가안보실장의 선거 전 임명 여부, 교육 부총리 신설·행정자치부로의 조직 개편 등이 부동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념 성향별 결집에 대해선 “진보 성향 표심은 세월호 사태 이후 어느 정도 결집이 완성된 것으로 보이지만 보수표의 움직임은 아직 가시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도 성향의 부동표는 통상 선거일 2일 전쯤 향배가 정해진다. 박 후보가 승리 분위기를 굳힐지 혹은 정 후보가 대역전의 계기를 마련할지는 오는 주말을 계기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6·4 지방선거 D-7 충북지사 표심 르포] “집권당이 돼야 경제 활성화” vs “공약 잘 지킨 구관이 명관”

    [6·4 지방선거 D-7 충북지사 표심 르포] “집권당이 돼야 경제 활성화” vs “공약 잘 지킨 구관이 명관”

    “윤진식 후보나 이시종 후보나 똑같은 충주 출신에 똑같은 청주고등학교이고 비슷비슷하지 않나요. 당만 다른 당으로 갈라져서 그렇지.” 지난 26일 충청북도 충주에 있는 무학시장에서 20년 넘게 부침개 장사를 했다는 함영애(59·여)씨는 “사람들이 누굴 찍어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씨는 “이 후보는 충주 시장도 하고 충주를 위해 애를 많이 썼다”면서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어려운 상황이니깐 대통령을 생각하면 윤 후보를 뽑아야 할 것 같기도 하다”면서 부동층의 표심을 대변했다. 새누리당 윤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이 후보의 고향인 충주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은 아직 두 후보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무학시장 부근에 걸려 있는 현수막도 이 후보는 ‘충주의 아들’이라는 점을 부각시켰고, 윤 후보는 ‘충주 발전 확실하게’를 내세웠다. 두 후보가 고향만 같을 뿐만 아니라 청주고 동창에다 재경부 장관·산자부 장관(윤진식), 총리실 행정심의관·내무부 지방자치기획단장(이시종) 등 똑같이 관료의 길을 걸어온 점도 시민들의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듯했다. 충주에서 태어나 택시기사를 하고 있는 60대 이우찬씨는 “다른 곳은 편이 갈려도 같은 고향 사람이니까 우리는 누구 편이라고 할 수가 없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둘 다 고향 사람인데…” 부동층 갈팡질팡 지난 26~27일 충북 청주·청원권과 충주 일대를 돌아보니 시민들은 여전히 두 후보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조금씩 마음의 결정을 해 가고 있었다. 충주 무학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이모씨는 “이 후보는 사실 충주시장에서 국회의원까지 시키고 충주가 ‘범새끼’로 키워 준 것 아니냐”면서 “그런데 충주에서 특별나게 무엇을 한 것은 없는 것 같다”면서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충주 토박이로 40년 동안 공설시장에서 작업복 장사를 하고 있는 정해관(63)씨는 “이번에는 도지사 안 해본 사람이 해봐야 하지 않겠냐”면서 “한 사람만 매번 똑같이 하면 안 된다”고 윤 후보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충주 시내에서 핸드백 전문점을 운영하는 40대 후반의 여성 이모씨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정부에 대한 심판이 이뤄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지난번에는 투표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꼭 투표를 할 생각”이라면서 이 후보 손을 들어 줬다.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성원(28)씨도 “대학생 때부터 이 후보를 지지해 왔다”면서 “이 후보가 충주시장부터 도지사까지 오래 해왔으니 다른 후보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를 벗어나 충북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청주를 들어서니 확연히 선거 분위기가 감돌았다.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으로 인구 84만명의 대도시로 거듭나면서 청주 표심이 이번 충북지사 선거의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선거 현수막도 충주에 비해 눈에 많이 띄었고 선거 운동원들도 거리 곳곳에서 조용하지만 밝은 모습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후보자들의 현수막도 충주에 비해 공격적이었다. 청주 최대 시장인 육거리시장 앞에는 ‘발암폭탄 키워 놓고 안전·행복 웬말이냐’(윤진식), ‘안전충북 행복도민’(이시종)이라고 써붙인 현수막이 위아래로 나란히 붙어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의 의사 표현도 한층 적극적이었다. 이 후보 지지층은 ‘기초·광역단체장,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두루 거친 후보’라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고, 도지사 연임에 대한 안정성 등을 기대했다. 청주에서 30년째 택시기사를 한 박진우(59)씨는 “이 후보가 어쨌든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을 이뤄낸 것 아니냐”면서 “공약의 100%는 아니더라도 80%는 지켰다고 본다. 인수인계하느라고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청주 상당구 중앙공원에서 만난 청주 토박이인 60세 남성 김모씨는 “아무래도 구관이 명관”이라면서 “이 후보가 그래도 서민들을 위해 잘해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후보 지지층은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라는 점을 들며 충북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청주 흥덕구 봉명동에서 7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지철(70)씨는 “윤 후보가 경제통으로 알려져 있지 않냐”면서 “윤 후보가 돼야 충북이 살아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육거리 시장에서 2대째 건강식품 가게를 운영해 온 56세 남성 오모씨는 “후보들이 경제 공약이라고 내놔 봤자 어차피 다 똑같고 그게 그거다”라면서도 “충북이 발전하려면 그래도 집권당 후보가 되는 게 낫지 않겠나. 이번에는 새누리당 후보가 돼서 충청도가 ‘멍청도’ 소리를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북 인구의 절반 ‘청주 표심’이 판세 방향타 충북은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히면서도 지금까지 치러진 다섯 번의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모두 충북지사를 거머쥐기도 했지만 막판까지 늘 표심이 드러나지 않는 곳으로 꼽힌다. 민주자유당 김영삼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자민련 주병덕 후보가 당선됐고,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DJ) 대통령 취임 직후 실시된 제2회 지방선거에서는 자민련 이원종 후보, DJ 재임 말기 때인 제3회 선거 때도 이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열린우리당 노무현 대통령 재임 중간에 실시된 제4회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당선됐고,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 때의 제5회 선거에서는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가 승리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선거 분위기 속에서도 도시 곳곳에는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흔적이 드리워 있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3·1공원 앞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노란 리본이 물결을 이루듯 걸려 있었다.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도 여전했다. 청주에서 젊은이들의 거리로 알려진 성안길에서 만난 대학생 박지수(22·여)씨는 “주변에서 선거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 언급조차 없는 것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청주에서 25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상훈(29)씨도 “별로 투표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서 “후보들이 선거 때만 되면 공약을 많이 내세우는데 그게 정말 이뤄지는지 의심스럽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육거리시장에서 한복집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국민들은 똑똑한데 정치인들은 왜 매일 자기네들끼리 싸우는지 모르겠다”면서 “윤 후보도, 이 후보도 둘 다 꼴 보기 싫다”고 비판했다. 청주 중앙공원에서 만난 엄철종(84)씨는 “세월호 때문에 아이들이 불쌍해서 눈물만 난다”면서 “유병언 회장 잡는다고 난린데 잡아 봤자 뭐하나. 아예 국회의원 3분의1을 없애 버리든가 해야지”라면서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세월호 심판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과 ‘세월호 참사 때문에 어려워진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기도 했다. 청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대학교 4학년 유다영(23)씨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분위기가 안 좋은데 투표를 안 하면 정치인들이 더 자기네 마음대로 정치를 할 것 같다”면서 “이번에 투표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젊은 사람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청주에서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오모(31)씨는 “정권 심판이고 나발이고 여야가 다 똑같은데 누가 누구를 심판하냐”면서도 “1번은 안 찍을 것 같다. 그렇다고 2번이 좋아서 찍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주 흥덕구 수곡동에서 2년째 거주 중인 정교철(57)씨는 “새정치연합이 자꾸 세월호 참사 가지고 정부를 비판하면서 늘어지니까 보기 싫다”면서 “정부나 새누리당 책임이라기보다는 결국 여야 할 것 없이 공동 책임 아니냐”고 지적했다. 충주·청주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 경기 부천·안양 시장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 경기 부천·안양 시장

    지방선거 경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부천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만수 현 시장의 재선을 새누리당 이재진 후보가 막을지, 안양은 한국의 ‘뉴햄프셔’ 명성을 이어 갈지가 관심이다. 부천시장 후보는 3명이지만 김 후보와 이 후보 양자 대결로 압축된다. 노무현 정부 대변인이었던 김 후보는 원활하게 시정을 운영해 우위를 선점한 상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대외협력팀장을 지낸 이 후보도 만만찮은 기세를 보인다. 부천은 인구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충청 출신 유권자들의 표심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충청권 표심은 여당 쪽에 가까웠지만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 이후 야권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김 후보가 충주 출신인 만큼 김 후보에게 기울 가능성이 있다. 선거운동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10% 이상 앞서 왔다. 그러나 3, 4기 민선 시장을 지낸 홍건표 후보가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함에 따라 차이가 좁혀졌다. 선거전은 이 후보의 ‘김만수 지방정부 심판론’과 김 후보의 ‘부천 혁신경제정책 완성론’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안양시는 역대 선거에서 전국 득표율과 가장 유사한 양상을 보여 한국의 뉴햄프셔로 불린다. 지역·출신별로 골고루 분포된 인구 비율과 사회학적 구성 비율이 전국 평균과 비슷해서다. 특히 현 시장인 새정치연합의 최대호 후보와 전 시장인 새누리당 이필운 후보 간 세 번째 맞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2007년 12·19 재선거에서는 이 후보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최 후보가 승리했다. 역대 전적 1승 1패의 정치 맞수다. 그런 만큼 둘의 정치 기반이 매우 견고해 일찌감치 공천을 받았다. 이 후보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청와대, 국무총리실, 중앙부처, 경기도와 시·군을 두루 거쳐 행정 경험이 풍부한 게 강점이다. 반면 최 후보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학원을 운영하며 교육 전문가를 자처한다. 이들은 각 지역 향우회와 전직 공무원 출신 등을 영입하면서 외연을 넓히는 등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6·4 지방선거 D-7 경기·인천 여론조사] 與도 野도 불안한 ‘숨은 표’… 적극 투표층·무당파가 결정타

    [6·4 지방선거 D-7 경기·인천 여론조사] 與도 野도 불안한 ‘숨은 표’… 적극 투표층·무당파가 결정타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은 중도 성향 중 무당파의 향배와 세대별 투표율, 적극 투표 의향층의 투표 여부가 승패를 가를 결정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한 선거심판론이 유권자들을 움직일 주요 동인이 될지 주목된다.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루는 경기·인천 지역은 여야를 막론하고 ‘숨은 표’의 향배에 대한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모습이다. 경기도는 중도 성향 계층에서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 비율이 39.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남경필 새누리당·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적극 투표 계층의 실제 투표참여 여부도 변수다. ‘꼭 투표하겠다’고 답한 적극 투표참여층 중 남 후보 지지율은 41.6%, 김 후보 지지율은 32.5%, 부동층은 23.8%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50대(74.9%)와 60대 이상(92%)에서 투표 의지가 높았지만 ‘숨은 야권표’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인천은 전체 지지도와 투표 적극 참여층 간 지지도의 격차가 다소 줄어들어 투표 당일 세대별·지지자별 실제 투표 참여도에 따라 최종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는 여당 주요 지지층인 50대와 6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투표 의향이 높게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이 지역도 투표 적극 참여층의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40.3%)이 송영길 새정치연합 후보 지지율(33.4%)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재 두 후보의 지지율 편차(6.8% 포인트)보다 부동층(29.3%)이 더 많기 때문에 선거 막판 부동층의 향배도 선거 결과와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여야 경기도지사 후보 표심 르포] “경기부양이 살 길” “무능 정부 심판을”…세월호 참사 최대변수

    [여야 경기도지사 후보 표심 르포] “경기부양이 살 길” “무능 정부 심판을”…세월호 참사 최대변수

    “후보들이 명함을 건네주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요. 세월호 사건 때문에 장사도 안되는데….” 지난 23일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의 구매탄시장 분위기는 선거 얘기를 꺼내기 힘들 정도였다. 시장 한복판에서 수년째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조광덕(42)씨는 취재기자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열심히 밀가루 반죽에 집중했다. 그러다가 불쑥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민심은 무슨 민심이냐. 정치인들은 행사 때나 책 써낼 때만 얼굴 비치는 게 전부”라면서 “여야 나뉘어서 싸우는 것도 싫다. 투표 안 할 거다”라고 쏘아붙이듯 말했다. 이번 6·4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경기도는 도농 복합 지역과 북한과의 접경 지역,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도시들의 혼합 지역이다. 게다가 경기 안산은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곳이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가 선거 초반에는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비해 앞서 갔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김 후보가 최근 턱 밑까지 쫓아오거나 추월의 기미도 엿보인다. 지난 17~19일 지상파 3사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 공동조사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은 35.7%로 남 후보의 지지율 34.8%를 오차 범위에서 앞서기도 했다. 지난 23~25일 ‘수도권 최대의 격전지’로 불리는 경기 지역을 돌아보니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정치에 대한 불신 등이 겹쳐진 듯했다. 남 후보와 김 후보의 고향인 수원시에 모여 있는 구매탄시장과 지동시장, 못골시장 등에서 그나마 선거에 대한 민심을 들을 수 있었다. 못골시장에서 한복·이불 가게를 운영하는 박혜숙(48·여)씨는 “그 놈이 그 놈이지. 선거할 때만 공약하고 나서 실천한 적 있나”라며 한숨을 쉰 뒤 “뇌물 수수해서 감옥에 갔다가 다시 나와서 선거에 또 출마하는 건 뭐냐. 이건 정말 잘못된 거 아니냐. 그런 사람들이 더 떳떳하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 화성에 사는 주부 유정숙(53)씨도 “요즘 세월호 사건 보면서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다. 여야 따질 것 없이 어떻게든 수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지 당파 싸움만 하고 있으면 어떡하나”라며 정치권을 비난했다. 구매탄시장 상인 박성복(48)씨는 “집권당에서 문제를 풀어 나가려면 국민들이나 야당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전혀 소통이 안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전망하는 도민들이 많았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사는 주부 김일례(48)씨는 “예전 같으면 선거 분위기로 떠들썩했을 텐데 지금은 말도 못 하게 조용하다. 아마 투표율이 50%도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산시에 사는 직장인 김도영(44)씨도 “너무 살기 힘들어서 연세 드신 분들이 아니면 관심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아마 투표율도 40%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은 역대 투표율이 낮은 지역에 속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 지역의 투표율은 51.8%로 전국 평균(54.5%)보다 2.7% 낮았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김재식(47)씨는 “일산이나 분당 신도시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베드타운이라 시간을 따로 내 투표하기가 쉽지 않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수원시 한복판에 위치한 아주대에서 만난 대부분의 학생들은 선거 얘기를 꺼내자 손사래를 치거나 애써 무시하며 발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어렵게 인터뷰가 성사된 학생들은 정당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세월호 사건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정재헌(25)씨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헤쳐 모여 식으로 만들어진 정당 같다”면서 “세월호 사건 때도 야당이 뭉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해서 세월호 사건이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같은 과 친구라는 신성경(25·여)씨도 “남경필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야당이 개혁적인 이미지나 신뢰를 못 주고 있기 때문에 기득권을 가진 정당이 더 믿음이 간다”고 거들었다. 반면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이문수(24)씨는 “박근혜 정부가 무능하고 독단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서 정부 여당이 보여 준 행태에 대한 심판 차원에서라도 김 후보를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이무빈(24)씨는 “이번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여야 모두 신뢰가 안 가지만, 야당에 힘을 실어 줘 균형을 맞춰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지역은 지역별로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세월호 참사의 직접 피해 지역인 안산과 거리가 떨어진 북부 지역은 남부 지역보다는 분위기가 활기 찼다. 고양시에서 만난 선거운동원들의 얼굴 표정은 밝았고, 곳곳에서 거리를 도는 유세차들은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북부 지역에서는 그나마 선거 주관심층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세월호 참사를 최대 변수로 봤다. 남 후보 지지층은 세월호 참사로 경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경기 부양과 정권 안정론을 강조했다. 김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꺼렸다.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에 사는 윤모(60)씨는 “관광업계를 비롯해 부도 나는 회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면서 “세월호 사건 때문에 경기가 더 좌초된 마당에 더 이상 불안정해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산동구 장항동 일산호수공원에서 만난 50대 후반의 한 여성도 “남 후보가 당선되면 더 안정적일 것 같다”면서 “세월호 사건이 불안감을 키운 데다 경찰 치안도 너무 불안한 세상이라서 집권당에 힘을 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 지지층은 이번 선거에서 ‘세월호 심판론’을 밀고 나갈 태세였다. 주로 30대 후반 또는 40대 ‘앵그리 맘’들이 심판론을 주장했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에 사는 주부 이경옥(38)씨는 “나라가 망해 가고 있는데 왜 야당과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나”라면서 “정치를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아니냐”며 선거에서 투표로 심판할 것을 주장했다. 같은 동에 사는 주부 이지혜(40)씨는 “남 후보는 여당을 비판하는 척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보수색을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군포시에 사는 직장인 조병훈(33)씨는 “김문수 지사는 구설수에 자주 올랐고 별로 한 게 없다”면서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이 크다”고 말했다. 무당파층은 대체로 정치 혐오감을 드러냈다.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사는 한 50대 후반의 남성은 “세월호 진상 조사를 하자면서 정족수 부족으로 국회 본회의도 열지 못하는데 선거에 관심이 있겠느냐”면서 “정치 자체에 대한 믿음이 깨졌다.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며 고개를 돌렸다. 고양시와는 정반대로 안산은 거리가 한산했고, 적막감이 온 도시를 에워싸고 있었다. 곳곳에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검은색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간간이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유니폼과 새정치연합의 상징색인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선거운동원이 눈에 띄었지만, 지나가는 유권자들에게 말도 못 붙이고 그저 목례만 할 뿐이었다.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정성록(47·단원구 선부동)씨는 말 꺼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어렵게 입을 열어 “국민들이 주권 행사는 해야 되겠지만, 이번 세월호 사건에 대해 반성하는 의미로 투표 자체를 안 해서 선거 무효가 되게 해야 된다”고 거칠게 내뱉었다. 분향소 근처에서 만난 희생자의 아버지로 보이는 40대 후반의 한 남성은 “내 새끼가 저기 들어가 있는데 무슨 선거야. 투표장을 불 싸질러도 시원찮을 판에…”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무책임한 與” “악용하는 野”

    “무책임한 與” “악용하는 野”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각각 충청권과 수도권에서 진군식을 갖고 총력전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이날 대전시 서구에 있는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모든 충청도민이 충청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인식하고 표로 지원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첫날 일정을 대전에서 시작한 것은 캐스팅보트 지역인 ‘중원’ 경쟁에 승부수를 던지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수도권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수원에 있는 경기도지사 선거캠프에서 ‘안전한 나라 만들기, 국민 안전 지키기 결의대회’를 하며 지방선거 필승을 다짐했다. 출정식을 겸해 열린 결의대회에는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 정세균 당 선거대책위원장, 손학규 상임고문 등 지도부가 모두 나서 초반 세를 과시했다. 경기도지사 선거가 격전지로 떠오른 만큼 서울시장, 인천시장 선거 등과 함께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여야는 첫날부터 세월호 정부 책임론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며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김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오산시 곽상욱 오산시장 후보 출정식에 참석해 “우리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은 용서할 수 없는 죄”라며 “현명하신 유권자 여러분이 여러분의 분노와 슬픔을 표로서 표시해 주셔야 우리 사회가 변할 수 있다”면서 세월호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반면 서청원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날 대전에서 “이번 세월호 참사 이후 일부 정치권에서 이런 국난 위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면서 “그런 일부 세력에 대해선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하며 그런 일이 다시는 안 일어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함진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야당에 “이번 선거가 혹여나 표를 위해 국가적 슬픔을 악용하는 선거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세월호 민심’ 朴정부 중간평가

    ‘세월호 민심’ 朴정부 중간평가

    내달 4일 열리는 제6회 동시 지방선거의 공식선거 운동이 22일부터 시작돼 13일간의 레이스가 막이 올랐다. 이번 지방선거는 2012년 18대 대선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이자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시·도 지사와 교육감 각 17명, 구·시·군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시·도 의원 789명, 구·시·군의원 2898명,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의원 5명 등 총 3952명의 일꾼이 선출된다.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지방정부 심판론’, ‘현 정부 견제론’ 프레임, 야당 통합 효과를 뛰어넘어 최대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 중반기의 향배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지난 17~19일 여론조사 등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서울·인천 등 수도권, 충남 등 중원에서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강세이고, 새누리당이 우세했던 경기·세종마저 1% 포인트 내외 초박빙 양상을 보이면서 여권 표심 이탈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중도층과 무당파로 돌아선 여권 지지층, 40대 ‘앵그리맘’ 계층의 표심과 투표율이 승패를 가를 핵심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명간 발표될 내각·청와대의 인적쇄신의 폭과 수위도 민심 변화에 영향을 끼칠 주요 요소다. 여야는 각기 총력전을 다짐하면서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을 믿습니다”는 공식 슬로건을 내걸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여권 책임론’으로 맞서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후보자와 배우자, 사무장·사무원, 회계책임자는 어깨띠·표찰·소품을 몸에 부착하거나 지니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후보자와 선거사무원은 확성장치를 부착하고 공개 장소에서 연설·대담할 수 있다. 일반 유권자도 공개장소에서 후보자 지지를 호소하거나 전화·인터넷·이메일·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자원 봉사도 가능하다. 그러나 선거사무 관계자를 제외하면 선거운동 대가로 수당·실비를 받을 수 없다. 선거권이 없는 사람, 공무원, 언론인, 향토예비군 중대장급 이상 간부, 통·리·반장, 주민자치위원, 각종 조합의 상근 임직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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