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심청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1500여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백범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28
  • 창무회 ‘심청’ 日 3개도시 순회공연

    창무회(예술감독 김선미)가 한·일 수교 40주년을 기념해 완창 판소리와 창작춤을 결합한 ‘심청’으로 20∼30일 일본 3개 도시 순회공연을 갖는다. 총 2막5장으로 구성된 ‘심청’은 2001년 국내 초연 이후 중국과 러시아 등 해외 무대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김매자, 김선미, 정세훈 등이 출연한다.
  • 안성에서 맞이하는 봄맞이축제

    안성에서 맞이하는 봄맞이축제

    얼쑤∼. 흥겨운 풍물소리가 봄을 열었다. 예년보다 봄꽃이 늦게 피어 상춘객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다. 그렇다면 봄의 흥겨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가족들과 오붓하게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마땅한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땐 지난 주말부터 바우덕이 풍물단의 남사당놀이 토요상설공연이 시작된 경기도 안성이 ‘안성맞춤’. 눈꽃을 닮은 화사한 배꽃이 은은한 향을 날리고, 뛰어난 광택을 자랑하는 안성유기에 천년고찰 칠장사와 청룡사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마당놀이는 조선시대 전국 제일의 남사당으로 이름을 떨쳤던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의 후예들이 펼치는 공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외줄타기 공연이 압권이다. 특히 공연과 주요 관광지의 주차·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봄을 타고 온 짜릿함과 흥겨움 “꽹괘 꽹괘 꽹꽹꽹!!!” 4월 첫 주말인 2일 오후 6시30분. 꽹과리 소리가 어스름한 저녁 하늘에 울려퍼지자 안성시 보개면 복평리 남사당전수관 야외공연장에 모인 상춘객 500여명의 어깨가 장단에 맞춰 들썩거린다. 오는 10월까지 계속되는 안성시립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www.baudeogi.com·031-675-3925)의 첫 공연. 악사들의 풍물반주에 맞춰 고사굿이 시작되고 설장구 합주와 살판(땅재주 놀이), 덧뵈기(탈놀이), 버나놀이(가죽접시돌리기), 상모놀이 등이 숨가쁘게 펼쳐졌다. “잘하면 살판이요 못하면 죽을 판이다.” 살판이 벌어져 어릿광대와 재주꾼이 묘기를 부리며 쏟아내는 재담에 공연장에는 한바탕 폭소가 터진다. 이어 인형의 목덜미를 쥐고 있다는 말에서 유래된 인형극 ‘덜미’ 공연이 시작되자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드디어 공연의 최고 절정인 어름(외줄타기) 공연이 시작되자 이내 장내가 숨을 죽였다. 악사의 반주에 맞춰 줄광대(어름산이)가 3m 높이의 줄 위에 부채 하나 달랑 들고 아슬아슬 줄을 탄다. ‘얼음 위를 걷듯이 조심스럽다.’는 뜻에서 어름이라고 불리는 공연. 줄광대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김대균씨. 그가 줄 위에서 중심을 잃은 듯 표정을 취하면 관객들의 ‘어이쿠’하는 외마디 비명이,‘별 것 없는 공연 보러 먼 길들 오셨네.’라며 익살을 부리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된다. 20여분간의 공연은 어름산이가 줄 반동을 이용해 수차례 1∼2m 솟구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풍물단의 전신은 조선 최고 처녀 꼭두쇠 바우덕이의 후예들.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꼭두쇠로 남사당패 100여명을 이끌어 전성기를 이루다 23살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바우덕이의 애달픈 전설은 공연의 흥미를 배가시킨다.1848년 태어난 그녀는 다섯살 때 병든 홀아비를 떠나 남사당패에 들어와 기예를 배웠다. 타고난 천부적인 재능과 미색을 겸비해 경복궁 복원공사 때 풍물놀이를 벌여 대원군으로부터 정3품 벼슬아치에게 주는 옥관자를 하사받은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21살에 폐병에 걸려 꽃다운 나이인 23살에 요절하고 만다. 그녀의 시신은 그녀를 사모하던 이경화란 남사당에 의해 이름없는 냇가에 묻혔다고만 전해진다. 바우덕이 공연과 함께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안성 태평무 전수관(www.taepyungmu.net·678-2812)에서 열리는 전통무용. 태평무와 부채춤, 무당춤, 학춤 등 태평무 이수자와 강선영 무용단의 공연이 1시간 동안 무료로 펼쳐진다. ●배꽃 향기와 안성맞춤 볼거리 바우덕이가 어린시절 외줄을 타던 서운산 자락 불당골엔 4월 중순이면 새하얀 배꽃 물결이 일렁인다. 곳곳이 배 과수원인 안성에서는 어느 곳에 가도 배꽃 천지지만 시내에서 57번 지방도를 타고 남으로 서운산 자락의 배밭길을 달리는 것이 장관이다. 특히 청룡저수지 아래 개울가에는 바우덕이의 커다란 가묘를 만들어 그녀의 예술혼을 기리고 있다. 볼거리도 적지 않다. 삼국시대에 고구려, 백제, 신라의 각축장으로 수도권의 경주라고 할 만큼 다양한 문화유산이 있다. 송문주 장군이 몽고군을 격퇴시킨 죽주산성(경기도 기념물 제69호)을 비롯해 불교문화의 보물창고 칠장사에는 혜소국사비, 칠장사 철당간, 오불회 괘불탱 등 국보·보물급의 문화재를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죽산리 5층석탑(보물 435호)과 죽산향교, 영창대군묘, 이덕남 장군묘 등이 있다. 또 시인 조병화의 생가인 편운재문학관(674-0307)과 혜산 박두진 시비 등과 함께 천주교 초대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묘를 모신 미리내 천주교성지, 죽산 성지 등을 찾으면 종교·예술인들의 발자취도 느낄 수 있다. ‘안성맞춤’이라는 말을 탄생시킨 뛰어난 광택을 자랑하는 안성유기(중요무형문화제 제77호)를 전시한 안성맞춤박물관(676-4352)과 안성맞춤 유기장, 안성브랜드 센터 등 안성의 특산물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가족단위 나들이를 하기에는 남사당 전수관 옆의 갤러리 아트센터 마노(www.mahno.co.kr)가 좋다.‘거꾸로 선 집’과 ‘옆으로 지어진 집’ 등 이색적인 미술전시관과 레스토랑, 펜션은 신기함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3만평의 농원에 펼쳐진 2000여개의 장독대가 장관인 서일농원(673-3171)도 봄나들이 최적지. 이 곳에서 담근 각종 장아찌와 청국장·된장찌개(7000원)는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한다. 또 안성천문대(777-1771)에서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다.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안성 쌀밥과 쫄깃하고 고소한 안성 한우는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옛날 손맛을 그대로 대물림해온 80년 전통의 한우탕 집 안일옥(675-2486)과 청룡호수 부근 민물새우 매운탕집 남한산성(674-5923)이 맛있다. 일죽 IC 부근에 있는 찜질마을 건강나라(674-8255)에서 심신의 피로를 말끔하게 해소하는 것은 여행의 보너스. 평일에는 1만원, 주말에는 1만 3000원. 안성시 문화체육관광과(678-2064). ● 강릉 다른 지역의 가면극과 달리 연회자가 관노들이었다는 특징에서 지어진 강릉 관노가면극은 지역색이 물씬 풍겨나는 전통공연이다. 한국의 가면극 중 유일한 무언극으로 대사 이전에 춤과 몸짓으로 연회가 구성돼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일요일 오전 11시에 강릉관노가면전수회관에서 열린다.(033)642-1008.(www.kwanno.or.kr) ● 수원 정조대왕의 옛 발자취를 따라 가는 화성행궁 토요상설마당도 지난달 27일 개막돼 오는 11월2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 화성행궁에서 열린다. 매월 다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이달에는 ‘새벽에 창덕궁을 떠나다’를 주제로 열린다. 재단법인 성정문화재단 (031)257-4500.(www.sungjung.org) ● 양주 중요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된 양주별산대놀이가 지난 3일 막을 올렸다. 오는 10월30일까지 펼쳐지는 행사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에 경기 양주시 양주별산대놀이 전수회관에서 열린다. 경기도 지방에 전승돼 온 가면극으로 대표적인 서민 오락이다. 거드름춤과 깨끼춤의 몸짓으로 연극적 요소를 가미하고 덕담과 재담으로 서민의 애환을 풍자해 왔다. 양주별산대놀이 전수회 (031)840-1389.(www.sandae.com) ● 남원 남도민요와 판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남원 민속국악상설공연이 지난 1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에서 열린다. 춘향전과, 흥부전, 심청전, 시집가는날, 남원전 등 공연과 우리가락 따라부르기 등 관객과 함께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공연이 끝난후 30분간 영상레이저 쇼도 상영한다.(063)620-6484.(www.namwon.jeonbuk.kr) ● 안동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서 열리는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널리 알려진 유명한 마당놀이.4월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열리며,5∼10월까지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에 열린다. 무동마당과 주지마당, 백정마당, 할미마당, 파계승마당, 양반선비마당 등 6개 마당 공연과 관람객과의 뒤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054)851-6393.(www.hahoemask.co.kr) ● 부산 오는 11월12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부산시 용두산공원 민속놀이마당에서 진행되는 전통민속놀이마당에서는 부산의 중요무형문화재인 동래야류, 수영야류, 좌수영 어방놀이, 부산농악 등 매주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051)888-3281.(www.festival.busan.kr) 안성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사회플러스] 김태촌씨 보호감호 재심 기각

    인천지법 형사합의3부(부장 성지호)는 25일 폭력조직 ‘범서방파’ 두목 출신 김태촌(57)씨가 낸 보호감호처분 재심청구 선고공판에서 김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는 지난 72년 이후 8차례에 걸쳐 동종·유사한 범죄를 저질러 모두 21년의 형을 선고받았고, 수감생활 중에도 폭력계와 연계되는 등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재범의 위험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보호감호처분 이유를 밝혔다. 국내 폭력세계의 대부로 통했던 김씨는 인천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폭행사건 등의 혐의로86년 이후 수감생활을 해왔다.
  • [보러갑시다]

    ■ 바이런 킴 작품전 5월8일까지 로댕갤러리(02)2259-7781.‘피부그림’,‘고려청자유약’ 시리즈, 풍경화 ‘일요일 그림’ 연작 등 모더니즘 계열의 추상회화. ■ 홍승욱 작품전 26일까지 서울갤러리 1실(02)2000-9737. 사실적인 붓터치를 기본으로 한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봄소식’‘분홍꿈’등 출품. ■ 유충희 회고전 29일까지 갤러리 서호(02)723-1864. 원로 여성화가의 동양화와 자수작품. ■ 박종숙 개인전 29일까지 인사아트센터(02)736-1020. 기억을 주제로 한 서정적 분위기의 유화. ■ 이희중 개인전 4월17일까지 사비나미술관(02)736-4371. 민화의 회화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변용한 작품 40여점. ■ 도윤희 개인전 4월9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 연필드로잉에 유화물감으로 색을 입힌 관조적 분위기의 작품. ■ 현대일본디자인전 4월10일까지 성곡미술관(02)737-7650. 일본인 특유의 감성과 시대적 변화상을 반영한 일본 현대 산업디자인 소개. ■ 스티브 바라캇 내한공연 31일·4월1일 오후 8시 이화여대 강당 1544-1555. ■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해설이 있는 뮤지컬 여행’ 29·30일 오후 7시30분 코엑스 오디토리움 1588-7890. ■ 스프링 콘서트 ‘향수’ 25일 오후 7시30분 건국대 새천년관(02)455-1896. ■ 윤혜선 & 윤혜림 듀오 콘서트 27일 오후 3시 금호아트홀(02)541-6234. ■ 아이 러브 유 6월19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최정원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 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27일까지 소극장축제(02)741-3934. 최은이 작·민준호 연출, 박민정 진선규 출연. 평강공주 이야기를 새롭게 각색한 아카펠라 뮤지컬. ■ 사랑은 비를 타고 무기한 인켈아트홀1관(02)764-7858. 김장섭 오만석 노현희 출연. 형제간의 화해를 그린 창작 뮤지컬. ■ 아가씨와 건달들 5월1일까지 정동 팝콘하우스(02)574-4012. 강대진 연출, 김장섭, 김선경, 김법래, 류정한, 김소현 출연. 대표적 흥행 뮤지컬 새 옷입고 돌아오다. ■ 넌센스 아멘 5월2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556-8556. 고선웅 연출, 김성기 서영주 김수용 출연. 유명 코믹 뮤지컬 ‘넌센스’의 남자 버전. ■ 난타 25일부터 4월10일까지 PMC대학로자유극장 1544-1555. 브로드웨이 난타 1주년 자축파티. ■ 의자들 25일부터 4월3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02)3673-1392. 양정웅 각색·연출, 정해균 김은희 장현석 출연. 현대 부조리극의 대명사, 이오네스크의 작품. ■ 모든 것을 가진 여자 27일까지 예술극장 나무와 물(02)745-0308. 박상현 작ㆍ연출, 정재은 김중기 문형주 출연.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여자 이야기. ■ 부부 쿨하게 살기 4월9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02)762-9190. 손기호 작·연출, 임학순 우미화 출연. 행복한 부부로 살기 위한 지침서. ■ 디 아더 사이드 4월3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02)747-5161. 아리엘 돌프만 작·손진책 연출, 권성덕 김성녀 정호붕 출연. 경계에 선 사람들의 고통과 비극. ■ 관객모독 6월19일까지 창조콘서트홀(02)764-3076. 페터 한트케 작·기국서 연출, 전수환 윤상화 서은경 양동근 출연. 평생 동안 들을 욕을 먹어도 화가 나지 않는 이유. ■ 행복한 가족 30일부터 4월30일까지 블랙박스씨어터(02)747-1010. 민복기 작·박원상 연출, 민복기 정석용 윤복인 출연. 가족해체 시대에 짚어보는 가족의 의미. ■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 4월10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02)760-4639. 베쓰야쿠 미노루 작·송선호 연출, 전무송 이호재 오길주 정동환 출연. 잔인하게 사람들을 죽이는 노 기사들, 왜? ■ 주목-흐름을 눈여겨보다 24·25일 오후 7시30분,26일 오후 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2280-4261. 국립무용단이 안성수, 김영희, 정은혜 등 중견 안무가를 초청해 한국 춤의 새로운 경향을 모색하는 시간. ■ 바람벽 2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2263-4680. 박재희·새암 무용단 20주년 기념공연. ■ 넬 콘서트 26일 오후 7시,27일 오후 6시 롤링홀 1544-1555. ■ 다이애나 크롤 내한공연 31일 오후 8시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02)541-6234. ■ 심수봉 부천 콘서트 26일 오후 4시·7시30분 부천 시민회관 대공연장(032)657-3007. ■ 윤희정 콘서트 30일 오후 4·8시 문화일보홀(02)3701-5757. ■ 이적 콘서트 25일 오후 7시30분,26∼27일 오후 6시 백암아트홀 1544-1555. ■ 이정식과 웨이브·웅산 콘서트 30일 오후 7시30분 충무아트홀(02)2230-6622. ■ 유진박 콘서트 26일 오후 7시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031)828-5841. ■ 오현숙 강산제 판소리 심청가 29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02)580-3300. ■ 판도라의 날씨 상자 4월10일까지 동영아트홀 1588-7890. 날씨에 대한 과학 원리,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훈적인 내용. ■ 넌 특별하단다 5월8일까지 인켈아트홀2관(02)745-0308. 맥스 루카도의 세계적인 그림동화가 뮤지컬로.
  • 儒林(304)-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304)-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퇴계의 사상은 이처럼 12살 때 깨달은 논어에 나오는 이(理)자 한 자에서 시작되었다. 이란 원래 진리(眞理)를 뜻하지만 원리(原理), 이치(理致) 등으로 말하여지는 일체의 법칙(法則)을 뜻하는 것이다. 퇴계는 12살 때 공자사상의 골수인 이(理)를 타파하여 돈오(頓悟)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옛 성현과 공자의 학문을 그리워하는 모고지심은 퇴계의 평생화두였다. 이러한 마음은 퇴계가 기고봉(奇高峰)에게 준 ‘답기명언(答奇明彦)’에 다음과 같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어려서 바로 산림 속에서 늙어 죽을 계획을 새겨 조용한 곳에 띠옥이나 얽어 놓고 독서와 양지(養志)의 부족한 점을 더욱 구하여 나가는데, 수십 년의 공을 더 하였으면 병도 틀림없이 나았을 것이고, 학문도 틀림없이 성취되어 천하 만물이 내 즐기는 바가 되었을 것인데, 어찌하다 이런 것을 깨닫지 못하고 과거를 보고 관직에나 눈을 팔게 됨으로써 육신만을 위하였는지.…” 실제로 퇴계는 19살 되던 해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학문의 길을 가려는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홀로 오두막에 앉아/만 권의 책을 읽으며/늘 같은 마음으로/십 년을 지내 오니/이제야 우주 만물의 근본을/깨달은 듯싶어/내 마음을 붙잡으니/진리가 보이더라.” ―그러나 나는 뱃전에 서서 이제는 까마득히 멀어진 두향의 무덤을 보며 생각하였다. ―이처럼 19살에 이미 ‘우주 만물의 근본을 깨달아 진리가 보이는 듯하던’ 이퇴계는 그러나 맞지 않는 벼슬을 평생을 통해 일흔아홉 번이나 치사은퇴(致仕隱退)하다가 마침내 단양군수를 끝으로 진리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내가 단양을 찾아온 것은 바로 그러한 퇴계의 치열한 구도정신을 답사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여정에서 뜻밖에도 기생 두향의 무덤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이퇴계의 감춰진 사생활이 드러나게 되었음이니, 그렇다면 두향은 퇴계에게 있어 어떤 존재였던가. 문수보살(文殊菩薩). 석가여래의 왼편에 있는 지혜의 상징으로 연화대에 앉아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왼손에는 지혜의 푸른 연꽃을 들고 있는 화신(化身)인데, 그렇다면 두향은 퇴계에게 지혜의 완성을 인도한 문수보살인 것이다. 심청이가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공양미 삼백 섬에 몸이 팔려 임당수에서 치마를 뒤집어쓰고 죽었다면 두향이도 소복을 입고 남한강 푸른 물 속에 살신공양함으로써 마침내 이퇴계의 눈을 뜨게 하였던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은 혼자만의 공덕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없고 그 어떤 업도 삼라만상의 인연으로 맺어지는 법이며, 수승(殊勝)한 다보탑도 크고 작은 탑돌이 쌓여져 이루어진 것이니, 두향이야말로 이퇴계를 이룬 공양탑(供養塔)인 것이다. 어느덧 배는 떠나온 선착장에 이르렀다. 선원은 엔진을 끄고 배를 천천히 부교에 접안하였다. 내리기 편하도록 널빤지를 연결한 후 나는 천천히 배를 내렸다.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고마운 사내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였다. 마주 잡은 손은 따뜻했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그곳엔 특별한 ‘숲’이 있다. 천년 세월이 숨쉰다. 모진 비바람, 크고 작은 전쟁을 무수히 겪었음에도 그저 묵묵히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태고의 정적에 금방 압도당한다. 미묘한 향에 취한다. 부드럽다. 청정해진다. 일념(一念)의 문턱에 선다. 숲이 말했다.‘알면 얼마나 안다고, 네가 알고 있는 것, 죄다 비워버려.’라고. 1300여년 전이었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중국불교의 최고 성지인 산시성(陝西省)의 오대산을 처음 다녀오면서 역사는 시작됐다. 이윽고 강원도 오대산, 동·서·남·북·중대 오대(五臺)가 생겼다. 바로 ‘문수(文殊)성지’다. 맞다. 월정사(月精寺)…. 산사(山寺)는 일반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기댈 숲이 있기에 바람쐬러 가기도 하고, 속세의 풍진을 씻어내기 위해서 발길을 옮긴다. 지난주 초였다. 월정사 입구에는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살을 에는 바람, 영하의 차가운 날씨였지만 정월대보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월정사에서 예불한 뒤 한결같이 상원사로 연결되는 20여리의 숲길을 걸었다. 다름아닌 천년의 숲길, 양 옆에는 하늘높이 솟은 전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문득 생각해본다. 사노라면 소원이 있을터, 나름대로 절박하고 소중하지 않을까. 월정사 안으로 들어갔다. 정념(正念·50) 스님. 월정사 주지로 취임한 지 1년째. 국내 처음 속세인을 대상으로 ‘단기 출가학교’를 열어 기대 이상으로 ‘출가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불교계는 물론 그를 주목하는 세인들이 많다. 지난해 5월 ‘오대산 천년의 숲길 걷기 대회’를 시작으로 ‘산사영화제’(달마야 서울가자),‘월정사 주지배 평창군민 족구대회’, ‘오대산 불교문화축전’ 등 파격행사를 연이어 열었다. 이때마다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 호황을 이루었다. 이뿐만 아니다. 올 상반기 중 월정사 산문 안의 모든 도로포장을 뜯어낼 작정이다. 숨쉬는 땅, 살아 있는 미생물, 빼앗긴 자연의 권리를 자연에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파격’과 ‘개혁’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천년의 고요를 한꺼풀씩 걷어내겠다는 의욕이다. 지난해 여름 그는 중국의 최고 불교성지인 오대산을 방문, 한·중 오대산 불교끼리 만나는 역사적 장을 열었다. 이는 자장율사 이후 천년을 뛰어넘는 ‘대사건’으로 불교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몇달 뒤에는 중국 고승들이 한국의 오대산을 답방, 양국간의 불교문화 교류를 재차 다짐하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눈이 하얗게 쌓인 절간 앞마당이 보이는 주지 집무실에서 정념스님과 2시간동안 마주앉았다. “스님, 요즘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요.” “만사천래막강구(萬事天來莫强求)” “무슨 뜻입니까.” “만가지 일을 억지로 구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억지로 하면 일도 잘 안 풀릴 뿐더러 세상도 어지러워져 결국 다사다난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꼴이지요. 평상심과 심청사달(心淸事達)의 맑은 한 생각이 시비장단의 모든 일들을 가지런히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만사를 순리에 의하지 않으면 사회는 양극화로 치닫게 되며 결국 투쟁과 대립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시대일수록 오직 지혜만이 필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일등능제천년암(一燈能除千年暗) 일지능멸만년우(一智能滅萬年愚)라는 말처럼 한 등불이 천년의 어둠을 다 걷어버리듯, 한 지혜가 우리의 우매함을 한순간에 타파해버릴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지혜란 일심(一心)이 청정해야 하며 이는 곧 다신(多身)이 청정해지고 ‘시방세계’가 청정해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스님, 정월대보름입니다. 다들 소원을 빌곤 합니다. 올해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목계(木鷄).” “무슨 뜻이지요.” 스님은 장자(莊子)의 ‘달생편’에 나오는 이야기 한토막을 들려준다. 싸움닭을 만들기로 유명한 기성자(紀誠子)가 있었다. 그는 왕의 부름을 받아 싸움닭을 조련시킨다. 열흘이 지나자 왕이 “다 되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기성자는 “닭이 지금 한창 허장성세를 부리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다. 기성자는 “아직 덜 됐습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난리를 칩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반복되길 40일째 되던 날, 왕이 묻자 마침내 기성자는 “이젠 됐습니다. 나무로 만든 닭과 같습니다. 망지사목계의(望之似木鷄矣), 기덕전의(其德全矣). 다른 닭들이 감히 대응하지 못하고 도망쳐버립니다.”라고 대답했다. 스님의 설명은 계속된다.‘목계’는 이기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재능이 있어도 ‘무심(無心)’으로 살아 사람들을 감화시키기 때문이란다. 이는 곳 ‘덕(德)’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덕이란 무엇입니까.”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주역의 첫장에 나옵니다. 선행이 쌓이면 반드시 집안에 경사가 온다는 뜻이지요. 인간은 각자 살아가는 팔자가 정해져 있습니다.60살에 죽는 팔자,80살까지 살 팔자, 그러나 이 팔자가 아무리 기구해도 선행이 쌓이면 운명이 바뀝니다. 일찍 죽을 팔자도 80∼90살로 바꿀 수 있지요. 살면서 화(禍)가 적어지고 축복받는 삶의 최선은 선행입니다.” 화두를 떠올릴 때 벽산(碧山)을 생각한다고 했던가. 스님이 뱉어내는 화두는 거침없었다. 깊은 수행의 내공, 일심(一心)과 즉심(卽心)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았다. 월정사 관계자에 따르면 정념 스님은 좌복에 앉은 지 10년만에 공부의 묘한 경계를 맛봤다. 평소 즐겨 독송하던 원각경이 온몸에 전율로 다가왔다. 이후 개미 한마리까지 환희로 보이고 생명에 대한 외경심이 넘쳐났다고 귀띔해줬다. 정념 스님은 이른바 불교계의 개혁파로 꼽힌다. 그는 올해로 법랍 26년. 경남 고성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 직후인 18살에 출가했다. 이후 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탄허 스님의 맏상좌(세속의 맏아들격)인 만화희찬 스님을 은사로 모셔 승려가 됐다. 월정사 주지를 맡기 전 그는 12년 동안 상원사에서 주지 소임을 맡았다. 그가 상원사 주지를 맡을 때 아직 젊고 공부의 묘미에 푹 빠져 있어 처음엔 거절했지만 소임과 수행, 이판과 사판이 따로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에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는 지난해 2월 나이 마흔아홉에 현해 스님이 동국대 이사장으로 떠나면서 제4교구 본사 주지로 발탁돼 주목을 끌었다. 월정사 문중서열상 여전히 젊은 편이지만 어른 스님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게 젊고 유능한 사람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삶과 수행은 일치돼야 합니다. 과거의 수행은 정태적이었지요. 이젠 대중의 가치와 열심히 호흡해야 합니다. 종교는 역사를 주도하고 문화를 창달하는 것이 본질이며 예언자적 길을 걸어야 합니다.21세기의 문화가 놓여 있습니다. 수행자적 삶을 살 수 있다면 사회 전체가 행복해집니다. 출가학교를 개설한 것도 바로 이같은 취지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단기 출가학교 졸업생은 165명. 평균 10대1의 경쟁률에 이를 만큼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 올 4월에 여는 제4기 출가학교 응모자만 하더라도 60명 정원에 현재 400여명이 몰리고 있다. 정념 스님은 다음달 14일 기존 졸업생들과 함께 미얀마 등 남방불교 순례를 떠난다. 그는 “지금까지 ‘출가’라는 어휘 자체가 부정적이었지만 이제는 무상(無想)의 경험을 통해 인생을 슬기롭게 사는 길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웰빙타운(명상센터)과 생태·문화마을을 조성해 대중들과 더욱 친숙하게 만나겠다.”며 문수동자처럼 환하게 웃었다. km@seoul.co.kr
  • 가이어 독일대사와 요리cook 조리cook

    가이어 독일대사와 요리cook 조리cook

    흔히 독일음식은 맛이 없다고 말한다. 맥주와 소시지, 감자요리뿐 대표적인 음식도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웃의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비교해 투박하고 정확한 독일의 이미지는 몇 가지 재료만으로 얼렁뚱땅 만들어도 감칠맛이 나는 요리와는 좀 다르다. 길이를 자로 잰듯 맞추고,‘적당히’란 없이 곧이곧대로 계량숟가락을 사용한 ‘과학’이 바로 맛으로 연결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미카엘 가이어 주한 독일대사는 ‘화려함은 없으나 순박하고 깊은 맛’을 독일음식이라고 자랑했다. 또 독일의 보통 가정에선 일요일이면 한국의 찌개처럼 큰 냄비에서 음식을 덜어먹는다고 우리 문화와 비교하면서 친근함을 표하기도 했다. 한때 분단국이었던 동질성과 함께 올해를 ‘한국의 해’로 정했다는 독일은 친근감이 가는 나라다.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을 비롯, 여러 행사에서 올해는 한국이 중심국이다. 또 베를린에는 한국음식점만 10여개, 하이델베르크에는 최근 최고급 한식당도 문을 열었다. 이른바 독일에도 한류(韓流)가 시작될 모양이다. 편견은 문화를 이해하는 걸림돌임에 분명하다. 독일음식이 맛없다는 편견을 버리기 위해 주한 독일대사관을 찾았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정연호기자 daunso@seoul.co.kr “코를 톡 쏘는 홍어 맛에 반했지요.”오뚝한 코에 파란 눈의 미카엘 가이어(61) 주한 독일대사는 음식 이야기가 나오자 놀랍게도 한국인 중에서도 호오가 명확하게 갈리는 토속음식 홍어부터 꺼냈다. 지난해 경주에서 홍어맛을 봤다.“처음엔 인상이 찡그려졌지만 나중엔 코가 뚫리는 느낌이었습니다.”이후 맛을 들였다. 그는 포도 농장을 소유, 서양 정찬에서 빠지지 않는 포도주 ‘가이어’를 생산하는 가문 출신이다. 나름대로 유명한 와인이란다. 이런 영향인지 그는 요리하기를 좋아한다.“요리책을 많이 모았습니다.”라며 수북이 쌓인 책을 보여줬다. 가이어 대사는 한국 전통음식 김치도 담가봤단다.“싱싱한 재료를 쓰는 것이 인상적이더군요.”동석했던 부인 율리아 가이어는 김치를 두번 담갔다고 거들었다. “독일과 한국은 음식에서 공통점이 많습니다.”우리의 김치처럼 독일 식탁에서 양배추를 채썰어 식초에 발효한 사우어크라우트가 빠지지 않는다.‘시큼한 양배추’란 뜻의 사우어크라우트와 독일식 면요리인 스패출레 등의 조리법을 대사 부인이 시연해 보여줬다. 또 “독일의 보통 가정에선 일요일엔 가족 모두 모여 한국에서 찌개를 먹듯이 큰 냄비에서 음식을 덜어 먹습니다.”대개 그날 식사에 나오는 모든 요리를 각자의 큰 접시 하나에 담아서 남김없이 비운단다.“푸짐하면서도 소박하지요.” 독일은 200여년전 270여개의 크고 작은 군주국가가 통합된 연방국가다. 지방색이 너무나 분명한데 음식에선 더욱 그렇다 했다. 북해 주변 사람들은 남부 사람들과는 먹는 것은 고사하고 말도 통하지 않을 정도다.“재미난 것은 북해에 ‘햄버거 장어수프’란 음식이 있는데 한국의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장어가 전혀 안 들어 있어요.”그의 고향인 베스트팔렌에선 햄·소시지와 새까만 빵이 유명하며, 멧돼지와 사슴 등의 야생동물도 많이 먹는다고 들려줬다. 소시지에 대해 묻자 독일인들은 세계 어느 민족보다 돼지고기를 좋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돼지고기를 삶아 만드는 아이스바인, 족발을 오븐에 구워낸 슈바인 학세 등을 즐긴다. 소시지는 종류만도 무려 1500여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소시지의 내용물은 살코기 외에도 간이나 내장으로 만들기도 하고, 물에 삶는 것과 오븐에 굽는 것, 새끼손가락처럼 가는 것부터 어른 팔뚝처럼 굵은 것까지 다양하다. 독일음식에선 감자도 빠질 수 없다. 곁들이는 정도가 아니라 주식이다. 맥주와 소시지도 지방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먹는 방법도 다르다.“모두 자기 지역에서 생산되는 맥주가 가장 맛있다는 자부심이 무척 강하지요.” 맥주는 600여회사가 3000∼4000여 종류를 생산한다. 맥주는 15세기 초반에 제정된 ‘순수성유지법’에 의해 호프·물·맥아의 순수 자연원료 외에 방부제 등을 첨가하면 불법이다. 따라서 장기보존이나 냉장보관 등이 어려워 유명세에 비해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지 못했다. 거의 대부분을 생산지에서 소비한다. 요즘엔 양조기술과 주조기구를 수출, 국내에도 하우스 맥주라 하여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가장 독일적인 맥주광장 ‘비어가르텐’이 있다. 프랑스의 노천 카페에 비견되는 비어가르텐은 맥주 한잔으로 걸쭉하게 흥에 젖는 서민적인 풍취를 더해준다.“일상의 피로를 씻어내는 곳이지요.” 비어가르텐에서 나오는 음식은 안주 차원이 아니라 식사용이며, 소시지가 빠지지 않는다. 여기에 감자요리와 샐러드도 곁들인다. “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이 된다.”고 갈파했던 독일 철학자 포이에르 바흐의 말처럼 음식을 생활 철학으로 승화시킨 독일, 음식은 투박하면서도 깊은 맛을 담고 있었다. 가이어 대사는 음식과 관련된 독일 속담을 들면서 맥주잔을 부인과 건배했다.“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귀족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 만들어 볼까요 ●겨자소스를 곁들인 돼지안심 스테이크와 스패출레 스패출레(독일식 국수요리·4인분) 재료 밀가루 375g,물 ¼컵,계란 3개,소금 ½작은술 만드는 법 ①밀가루와 물을 잘 섞은 다음,계란과 소금을 넣고 섞어 반죽해 놓는다.②큰 냄비에 물(4∼6ℓ)을 넣고 소금을 조금 넣어 끓인다.③물이 끓으면 ①의 반죽을 작은 도마에 올려놓고 칼로 조금씩 잘라 넣는다(우리의 수제비나 칼국수와 비슷해 보인다).④끓는 물에 떨어뜨린 국수가 떠오르면 채로 건져내 버터나 기름으로 버무린다(국수가 서로 달라붙지 않게 주의한다).⑤혹시 기름기를 싫어하면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내도 된다. ●돼지안심 스테이크 재료 돼지안심 200g,후추를 섞은 소금 10g, 소스(고기를 구울때 나오는 육수,생크림 50㎖,겨자 1작은술-함께 넣고 약간 졸인다) 만드는 법 ①안심을 다듬어서 물기를 제거한 다음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서 달궈진 팬에 앞뒤로 갈색이 나게 굽는다.②①을 180℃의 오븐에 넣고 20분 정도 구운 뒤 꺼내어 소스를 끼얹어 먹는다. ■ 요리조리 독일 쿡 ●소시지와 사우어크라우트 사우어크라우트(독일식 양배추김치) 재료 양배추 1㎏(채썰어둔다),후추를 섞은 소금 10g(간을 맞출 때 넣는다),베이컨 50g,햄육수 100㎖,소금 150g(양배추 절일 때 넣는다),캐러웨이 씨 10g,양파 50g(채썬다) 만드는 법 ①채썬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유리병에 담아 밀봉을 하고 시원한 곳에 두세달 보관해 발효시킨다.②①이 발효가 되면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햄육수를 약간 붓고 삶는다.③물기가 가시면 양파,캐러웨이 씨,잘게 썬 베이컨을 넣고 볶는다.④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소시지와 함께 차려낸다. 팁 삶은 감자와 같이 먹는다. ●감자샐러드 재료 감자 1.5㎏,다진 양파 1큰술,오이피클 3∼4개,겨자 1작은술,후추를 섞은 소금 ½작은술,포도주식초 3∼4큰술,육수 ½ℓ,샐러드 오일 3∼4큰술 만드는 법 ①감자를 껍질째로 30분가량 삶는다.하루 전에 삶아두면 좋다.②삶은 감자를 벗겨 얇게 썰어 놓고 다진 양파와 섞어서,뜨거운 육수를 골고루 붓고 식힌다.③나머지 재료는 드레싱을 만들어 다시 ②와 섞는다.④오이피클은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먹기 바로 전에 다져 섞는 게 좋다.미리 섞어두면 물기가 생긴다. 팁 너무 차지 않게 먹기 한두 시간 전에 실온에 보관했다가 먹으면 좋다. ■ 대사가 콕 찍은 독일식당 가이어 대사는 메모리스(02-795-3545)를 최고의 독일 음식점으로 꼽았다. 국내 특급호텔 조리장을 지낸 요리 경력 30년이 넘는 독일인 콘라드 베르머스(62)가 주방을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 독일인이 자국 음식점을 경영하기는 유일하다. 독일의 가정식 스타일인 이곳은 각종 소시지와 돼지고기 요리를 수더분할 정도로 소박하게 내놓는다. 가장 대표적인 소시지 음식으론 흰소시지인 브라트부르스트(1만 4500원)를 비롯해 예닐곱가지를 내놓는다. 여러가지 소시지를 동시에 맛보려면 모둠소시지(2만 8500원)를 주문하면 된다. 소시지는 우리 입맛에 조금 짠 듯 느껴진다. 또 돼지고기로는 아이스바인(1만 9500원)이 통째로 나온다. 나이프와 포크를 주지만 카빙해달라고 하면 주방에서 잘라서 가져온다. 돼지고기 넓적다리 부분을 맥주에 재워 여러가지 야채 및 향신료를 넣고 삶은 것으로 돼지고기 특유의 느끼한 맛이 전혀 없이 부드럽다. 아이스바인은 양이 많아 웬만한 사람의 2인분 분량이 된다. 모든 요리에는 감자와 야채가 곁들여진다. 메모리스에선 다양한 독일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병맥주를 비롯해 흑맥주와 생맥주도 다양하다. 독일 소주인 쉬납스도 나온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근처의 카페라인(02-465-5815)은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찾는 독일 음식점이다. 이런 까닭으로 상당히 짠 독일 음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소스를 약간 변형했다. 카페라인은 동빙고동 독일 대사관 건물에서 시작, 2002년 7월 이전해 왔다. 사장 겸 조리장 지영수씨는“소박하면서도 단순한 독일 음식은 하면 할수록 깊고 푸근한 맛을 내는 데 매료됐다.”고 말했다. 대표적 음식은 슈바인 학세(3만원). 돼지고기를 야채와 향신료를 넣고 아이스바인처럼 삶았다가 맥주를 발라가면서 구운 것. 겉모습은 우리의 족발과 비슷하고 맛은 햄과 비슷하다. 껍질은 젤리처럼 졸깃하고 감칠맛이 나는게 특징. 학세의 경우 요리하는데 3∼4시간이 걸리는 까닭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얇게 자른 감자 요리와 독일식 양배추 김치인 사우어크라우트, 빵·디저트도 곁들여 나온다. 학세도 아이스바인처럼 통째로 서빙된다. 이외에도 점심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도록 굽거나 데친 소시지가 7000∼8000원에 나온다. 또 독일 맥주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독일식 브로이 맥주를 내놓는 곳으로 동양 최대의 온천시설인 허심청의 브로이(051-550-2345)도 내공이 깊다. 독일 최고의 양조기술 자격증을 가진 크리스티안 카스파가 맥주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산 방문차에 이곳에 들른 가이어 대사는 “맥주가 독일의 맛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했다. 나오는 맥주는 감미롭고 신선하면서 쌉쌀한 뒷맛의 필스, 은은한 과일 맛이 나는 바이첸, 볶은 맥아를 이용해 구수한 맛이 일품인 흑맥주 둔켈이 있다.300㏄에 3300원. 맥주에 맞는 안주로는 슈바인 학세(2만 900원), 소시지 모둠(3만 800원), 치즈 튀김(1만 4300원) 등이 있다. 서울 해밀턴호텔을 지나 제일기획 맞은편의 도이치 하우스(02-794-1313)는 독일식 호프집이지만 모둠 소시지로 널리 알려졌고, 동교동로터리 린나이 건물옆의 소세지 하우스(02-326-0077)도 힐튼호텔 주방장 출신인 주인이 내놓는 소시지가 다양한데 특히 훈제 소시지가 유명하다.
  • 양 대법관후보 인사청문회

    양 대법관후보 인사청문회

    양승태 대법관 후보자는 22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 출석해 사법개혁에 대해 “개혁이 기존 질서를 뒤엎고 전혀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현재 제도 중 무엇이 잘못됐는가를 통찰력과 혜안으로 걸러 제도개선의 의지가 얼마나 강하냐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후보자는 사형제 폐지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폐지됐으면 좋겠지만, 국민 전체의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와 관련해 그는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언급이 적절치 않지만, 사면권을 너무 자주 광범위하게 행사하는 것은 많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는 또한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의 도입과 관련해 “미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라며 “도입할 때 기초사안이 얼마나 미국과 비슷하냐를 확인하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양 대법관 후보자에게 “사법부가 유일하게 자기 반성하지 않는 곳인데 반성·조사를 촉구할 의향이 있느냐.”,“민주적이지 않은 법원과 헌법재판소”라고 발언하는 등 사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반면 한나라당은 “너무 덥지 않으냐.”등 양 후보자를 위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법제도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은 “한 여당 의원은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군사 정권에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기관이라고 헌재를 지칭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양 후보자는 “우리 헌법은 88년 개정되면서 헌재 제도를 새로 채택했고,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우회해 나갔다. ●대법원의 구성 양 후보자는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이 대법원의 기능과 13명 대법관 중 여성이 1명이라고 지적하자 “후보로 오를 연배에 해당하는 법조인으로서 여성의 수가 워낙 적기 때문이고, 금년 신규 임용되는 법관의 50%가 여자”라며 반박했다. ●국정원 과거사 진상규명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국정원이 과거사 진상규명으로 선정한 7개 사건 중 4건이 대법원 확정판결난 사건임을 지적하며 법치주의 원칙임을 지적하자 양 후보는 “케네디 암살 사건을 몇번이나 재조사한 적이 있다.”면서 “밖에서 재조사해 재심청구할 수 있지만 (과거의)재판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합격점” 청문회를 마친 뒤 열린우리당은 “특별한 하자가 없었다.”(최재천 의원),“얕은 생각을 가지고 튀는 판결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최용규 의원),“대법관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이은영 의원) 등으로 평가했다. 한나라당은 “대체로 무난하다.”(장윤석 의원),“너무 무난한 것이 오히려 흠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주성영 의원),“경험이 풍부하고 균형감각이 뛰어나다.”(김성조 의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양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이기명·전여옥 ‘심청-논개’론으로 독설 맞장

    이기명·전여옥 ‘심청-논개’론으로 독설 맞장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고문이 한나라당의 ‘친박-반박’ 논쟁에 끼어들어 전여옥 대변인을 ‘박근혜의 효녀 심청’에 비유하며 독설을 퍼붓자 전 대변인이 ‘논개론’을 펴며 맹반격에 나섰다. 이에 따라 박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논쟁은 한나라당의 울타리를 넘어 사이버공간으로 번지고 있다. 이 고문은 13일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최근 한나라당 제천 연찬회에서 박 대표를 비판한 의원들에게 역공을 가한 전 대변인을 “박 대표의 충신이요 측근이며 심청”이라고 지칭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박 대표를 비판하는 한나라당내 중진들을 ‘뺑덕어멈’에 비유한 전 대변인의 글에 대해 “백번 옳은 말이요, 전여옥다운 체증이 싹 가시는 시원한 비판”이라고 짐짓 치켜세운 뒤 “한나라당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전 대변인의 장기 유임을 적극 반기고 있는 것은 전 대변인이나 한나라당으로서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 글에서 “대통령의 측근이란 측근은 모조리 부정부패로 걸려들었는데 자칫 그런 사람에게 칭찬받다가 그 부패의 종합선물세트에 제 이름이 함께 올라가는 건 정말 사양하고 싶다.”고 야유를 퍼부었다. 전 대변인은 특히 “‘심청이’보다는 한국 사회에서 개혁이란 이름을 팔며 개혁 장사를 하는 사람들, 돼지저금통으로 선거치렀다면서 그 측근이 불법선거자금을 받아 모조리 형무소에 들어가 있는 거짓을 모조리 청소하는 ‘논개’가 되겠다.”고 역공을 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세종문화회관 산하단체들 ‘한·일 릴레이 공연’

    올해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세종문화회관 산하 단체들과 일본 예술단체들이 릴레이 교류공연을 갖는다. 첫 무대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올려지는 일본의 전통가무극 ‘남해의 무리카 별’. 예술단체인 ACO(문화공동기구) 오키나와가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오키나와 탄생설화를 바탕으로 풍년을 비는 의식과 집단 노동의 모습을 노래와 춤을 통해 표현한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이 공연의 답방으로 오는 3월5일 오키나와에서 ‘한국 음악의 향연’이라는 자리를 마련한다. 판소리명창 안숙선의 쑥대머리와 우리 악기로 연주한 겨울연가 주제곡 등 다양한 곡을 선보인다. 시 극단은 4월4∼5일 일본에 징용당한 한국인들의 삶을 다룬 연극 ‘침묵의 바다’를 일본 도쿄의 극단 긴가토와 공동 제작,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한 뒤 7월15일∼8월20일 일본 시모노세키와 오사카, 도쿄 등에서 순회공연을 갖는다. 서울시오페라단은 6월11일부터 사흘 동안 오사카 니키카이 오페라단을 초청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바그너의 ‘탄호이저’를 무대에 올린다. 이어 10월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김동진의 창작오페라 ‘심청’을 공연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정동극장서 4·5일 첫 ‘발레 이야기’

    최태지(사진왼쪽)와 문훈숙. 지난 20여년간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그리고 발레단을 지휘하는 사령탑으로 활약하며 발레계의 ‘아름다운 맞수’로 불렸던 이들이 처음으로 한무대에 선다.4·5일 오후 7시30분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리는 ‘문훈숙의 발레이야기’에서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최태지 극장장이 개관 10주년으로 마련한 ‘최태지의 정동 데이트’ 첫 손님으로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을 초청한 것. 소박하고 정감 넘치는 타이틀처럼 두 사람이 편안한 마음으로 발레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문 단장은 무대에서의 감격의 순간과 실수담은 물론 현역에서 물러나 발레단을 이끄는 CEO로서 겪는 고민과 보람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예정이다. 또 ‘지젤’과 ‘백조의 호수’‘라 바야데르’‘심청’등 문 단장이 직접 고른 대표작의 명장면들을 황재원, 강예나, 엄재용 등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들이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했다. 공연때마다 관객중 두 명을 추첨해 최 극장장과 문 단장이 사인한 토슈즈를 선물하는 이벤트가 눈길을 끈다.4만원.(02)751-15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재임용탈락 67% 재심서 구제 성추행 교수 모두 교단 퇴출

    올해 재임용에서 탈락해 재심을 청구한 교수의 67%가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징계재심위원회의 재심에서 구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생을 성추행한 교원은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재심위는 29일 올해 접수된 46건의 재임용 거부 관련 재심청구 사건 가운데 67.4%인 31건에 대해 재임용 탈락 또는 거부 결정을 취소하라고 판정, 복직하거나 다시 재임용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5건은 심사를 거쳐 기각했으며, 각하와 취하는 각 3건과 7건이었다. 재심위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교원에 대해 재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예전에는 “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다.”라는 법원 판결에 따라 91년 설립 이래 재심청구된 200여건의 재임용 탈락 사건을 무조건 각하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 4월22일 “재임용 탈락도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판결하면서 재심위도 재임용 탈락 사건을 심의했다. 재심위는 지난 6월 처음으로 교수 9명의 재임용 탈락 사건에 대해 처분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연평균 186건에 불과하던 재심청구 건수도 올해 228건으로 크게 늘었다. 한편 재심위는 올해 접수된 7건의 학생 성추행 사건에 대해 원래 처분받은 파면이나 해임 등 중징계를 그대로 유지, 해당 교원을 모두 교단에서 퇴출시켰다. 파면되면 5년간 공직이나 교단에 지원할 수 없으며, 연금의 50%만 받을 수 있다. 해임되면 3년간 공직 및 교단에 나갈 수 없다. 이종서 위원장은 “재임용 거부 처분이 심사 대상이 되면서 관련 재심청구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5명의 비상임위원 가운데 여성위원 비중을 현재 2명에서 3명으로 늘려 성추행 사건과 관련된 교원의 권리 구제에도 신중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새드라마 ‘쾌걸 춘향’ 한채영

    새드라마 ‘쾌걸 춘향’ 한채영

    ■ 새드라마 ‘쾌걸 춘향’ 한채영 “다혈질에 단순무식하고, 툭하면 주먹부터 나가고, 만날 ‘택택’거리고….(웃음)그래도 알고 보면 오직 한 남자에게만 순정을 바치는 좋은 여자라니까요.” 낯설다. 디지털카메라 경품에 눈이 멀어 나이트클럽에서 ‘그네쇼’를 펼치는 성춘향이라니. 이 새로운 춘향이는 옥에 갇혀 속절없이 서방님만 기다리던 누군가와는 많이 다르다.‘얼짱’,‘몸짱’,‘공부짱’에 싸움 실력까지 특출해, 어지간한 불의(不義)는 암행어사가 나설 것도 없이 자신이 직접 처단해버리는 ‘쾌걸(快girl·제작진 표현)’이란다. 철없고 단순한 몽룡이를 어르고 달래 명문대는 물론 사법고시까지 합격하게 만드는 ‘열녀’. 어찌보면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새해 1월3일 첫방송되는 KBS2 새 월화드라마 ‘쾌걸춘향’(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전기상 지병현)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패러디된 주인공 성춘향역을 맡은 한채영(24)은 “처음으로 실제의 나와 똑같은 배역을 받았다.”며 무척 신나는 눈치였다. “으, 그동안 팔자에도 없는 도도하고 능력있는 캐리어우먼 역만 맡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이번에는 말투 같은 것부터 그대로 저인지라, 연기가 아닌 것처럼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모든 배역을 직접 캐스팅 한 전기상 프로듀서도 “당돌하고 발랄한 새 춘향 캐릭터가 한채영 원래 성격과 잘 들어맞아 연기에 쉽게 적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8세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국을 떠나있었던 한채영은 의외로 고전인 ‘춘향전’을 읽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아, 사실 처음에는 심청이랑 헷갈려서,‘아버지 때문에 바다에 뛰어드는 애’라고 아는 척하다가 주위의 빈축을 산 적도 있지요.”그녀는 “내가 파악하는 춘향이는, 한국 전통의 순종적인 여인상을 대변하는 일편단심 열녀”라면서 “이번 춘향이도 다른 것은 다 바뀌지만 일편단심 하나만은 똑같이 유지된다. 끝까지 지킨다.”고 말했다. 실제 성격도 그럴까.“그럼요. 원래 성격이 단순해서, 누가 한번 좋아지면 그 뒤에 더 좋은 사람이 와도 흔들리지 않아요. 좀 손해보는 성격이죠. 물론 다소곳, 얌전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지만. 누가 내 남자 뺏어가려고 시도하면 직접 찾아가서 응징할 것 같은데요.” 주먹까지 쥐어보이며 웃었다.“그대로 ‘죽음’이다.”라고 말했다. 몽룡의 싫은 점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따지기에 구체적인 이상형이 존재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한채영은 “글쎄, 전 좀 많이 긴데.”라며 머뭇거리더니 정말로 ‘목록’을 죽 읊었다.“일단 제가 많이 어린지라, 얼굴을 상당히 따집니다. 우선 보기에 좋고 멋져야 해요. 그리고 성격은 착하지만, 유약해선 안 되고, 터프하면서 말수가 적은 과묵한 사람이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유머는 있어야 하고….” 계속 이어지는 ‘목록’ 열거도 끊을 겸,“극중에서처럼 이상형에게 능력 없으면 내조로 키워줄 거냐.”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즉시 튀어나오는 대답.“제가 능력 있잖아요. 사랑만 있다면 능력은 없어도 상관 없습니다. 제가 열심히 일해서 먹여살릴 겁니다.(웃음)아무리 일 잘하고 능력 있어도 옆에 좋아하는 사람 없으면 불행할 것 같으니까요.” 한채영은 마지막으로 “이번 쾌걸춘향이 사실상 첫 주연에 첫 본격 코믹 연기다. 기대도 크지만 안 해봤던 캐릭터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많이 부담되기도 한다.”고 털어놓으면서 “그래도 처음으로 딱 맞는 배역을 맡아 신나게 연기하고 있다. 처음에 좀 어색하게 보여도 계속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글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러브스토리 in 남원 KBS2 새 월화드라마 ‘쾌걸춘향’은 고전 ‘춘향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패러디한 로맨틱 코미디물.‘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후속작으로 새해 1월3일부터 16부작으로 방송된다. 기생의 딸 춘향(한채영)은 생활고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밤무대 가수의 딸로 다시 태어났다. 몽룡(재희)은 공부와는 담을 쌓은 경찰서장 아들, 변학도(엄태웅)는 끈질기게 춘향이를 노리며 도움을 주는 연예기획사 사장. 여기에 몽룡의 첫사랑 채린(박시은)이 원작에는 없는 창작 캐릭터로 일과 사랑 모두에서 춘향과 경쟁하며 재미를 더해줄 예정이다. 전기상 프로듀서는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너무 흔해 평소 주목했던 춘향전을 패러디하게 됐다.”면서 “고전을 빌려 오늘날 젊은이들의 사랑과 일, 우정 등 가치관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천주교 미사곡 판소리로 作唱한 왕기철 명창

    천주교 미사곡 판소리로 作唱한 왕기철 명창

    기억이 생생하다. 열여섯살이던 1979년 여름 어느날. 고향 신태인 역에서 무작정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다. 열 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서울. 종로3가 단성사 뒤편 ‘판소리 학원’ 간판을 매단 낡은 건물 앞에 섰을 때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까까머리 중학생 촌놈의 기를 있는 대로 죽여놓던” 낯설고도 도도했던 도심 공기. 그래서 더 오기가 났을까. 청무같이 짙푸른 청춘을 한줌 미련없이 소리꾼으로만 보냈다. ‘판소리 학사 1호’(한양대 국악과 졸업) 명창 왕기철(41·국립창극단 소속)씨. 그날 그 아침처럼 그에게 세상의 공기는 여전히 낯설 때가 많다. 국악이 주류에서 자꾸만 밀려나는 현실이라 무대에 설 때마다 늘 세상사람들의 편견을 설득하고 달래야 한다.‘판소리 미사’란 이색무대를 창안해 지난 11일 국립극장에서 직접 공연한 것도 그래서였다. ●세계문화유산 지정된 보물 같은 소리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가는 판소리가 돼야만 하니까요. 가톨릭 인구가 얼맙니까. 또 판소리가 어떤 소린가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보물 같은 소리 아닙니까. 판소리 가락으로 올리는 미사. 판소리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모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싶더군요.” ‘판소리 미사’라는 엉뚱하고도 기발한 무대를 처음 기획한 것은 올 봄. 아프리카, 유럽쪽의 미사곡들을 우연히 듣게 됐다. 장엄하면서도 애조띤 계면조가 우리 판소리와 꼭 닮았다는 데서 무릎을 쳤다. 곧바로 두달여 동안 작창(作唱)에 몰두했다. 지난 7월 국악작곡가 이상균씨의 편곡을 거쳐 마무리된 판소리 미사는 국악·양악 합창이 섞인 크로스오버 스타일.“대아쟁을 콘트라베이스로 대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양악을 흡수했다.”는 그다.‘자비송’(Kyrie) ‘대영광송’(Gloria) ‘거룩하시도다’(Sanctus) ‘찬미송’(Benedic tus) ‘사도신경’(Credo) 등이 판소리풍으로 그렇게 탄생했다. 덮어놓고 전통방식만 고집해 국악이 설 땅을 스스로 좁혀선 곤란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판소리 울타리를 넓히기 위해 자신의 음악세계와 관객을 끊임없이 실험한다. 지난 9월엔 ‘21세기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가’란 제목의 창작 풍자 판소리를 발표해 대책없는 실업난을 꼬집었다. 판소리를 미사에 적용했듯 불교와 이어보기도 했다. 지난해 불교음악 ‘염’에 출연해 판소리의 유연성을 또 한번 입증해 보였다. ●불교음악·판소리 접목 ‘호평’ 국립창극단에 입단(1999년)한 지 올해로 5년.‘공인 소리꾼’이 되기까지를 돌이켜보면 참 무모했다 싶은 순간들도 많았다. 판소리와 인연을 틔운 것부터 그랬다. 그에게 소리꾼의 길을 열어준 이는 아홉살 위인 삼촌같은 형(왕기석·2000년 작고·전 국립국악원 단원). 쓸 만한 제자 하나를 찾아보라는 박귀희(가야금 명창) 선생의 말에 형은 다짜고짜 전북 부안 고향집의 그를 서울로 불러올렸다.8남매에서도 일곱번째. 그때는 소리가 뭔지도 몰랐다.“홀어머니가 근근이 꾸려가는 궁핍한 시골살림에 입 하나 덜 요량에서 멋모르고 상경한 셈”이라며 조용히 웃어보인다. “그래도 행운아였죠. 박귀희 선생께 그렇게 가야금을 배우면서 곧바로 서울국악예고에 입학하게 됐으니까. 가야금 병창을 해내려면 소리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선생께서 저를 박초월 명창께 보내신 거였어요.” ●‘판소리 학사 1호’ 별칭 한양대 국악과에 판소리 전공이 처음 생기던 1981년 그는 장학생으로 입학했다.‘판소리 학사 1호’란 별칭은 그렇게 따냈던 것이다. ‘학사 출신 명창’이 되기까지는 그렇게 맺힌 데 없이 풀렸다. 하지만 학비가 없어 힘들었던 기억만큼은 지금도 머리가 절로 도리질쳐 진다. 학비를 벌겠다고 안 해 본 장사가 없었다. 짬짬이 리어카를 몰고 다니며 붕어빵도 팔았고, 고향에서 가져온 김을 팔러 낯선 골목을 누벼보기도 했다. 박귀희 선생은 평생 잊지 못할 은인이었다.“학비를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웠던 대학 3학년때 박귀희 선생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냥 주저앉고 말았을 것”이라는 그는 “보다 못한 선생님이 당시 문예진흥원장을 직접 찾아가 사정을 호소해 장학금을 타주셨다.”고 돌이켰다. 소리인생을 시작한 지 어느덧 25년. 대학을 졸업하고 한동안은 국악 강사로 지내기도 했다.1985년 졸업하자마자 서울국악예고 판소리 교사로 취직했다.1998년까지 정확히 13년 9개월을 ‘판소리 선생님’으로 살았다.“판소리를 전공해서 따박따박 월급을 받는, 그만큼 안정된 직장도 드물었지요. 그런데 어느날 문득 조급증이 났어요.‘나는 뭐냐, 진짜 소리꾼은 무대에 서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그 든든한 직장을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박차고 나왔다. 곧바로 국립창극단 완판창극 ‘춘향전’에 이도령으로, 이듬해인 99년 봄에는 다시 완판창극 ‘심청전’의 심봉사로 줄줄이 주인공에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았다. 후회는 해본 적이 없다. 아니, 군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중학교 3학년인 둘째딸(윤정·면목중)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아빠의 길을 따라 걷겠다고 나섰다. 지난 99년엔 국립국악원이 올린 ‘완판 심청전’에서 아기 심청을 맡아 그와 나란히 무대에 섰다. 딸 자랑에 침이 마른다.“지난해 12월에도 큰 무대에 섰었어요. 어린이 창극 ‘춘향이와 몽룡이의 사랑이야기’에 몽룡 역에 캐스팅돼서 박수 많이 받았지요.” 올해 공연된 창작판소리 ‘10대 애로가’에도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이번 ‘미사 판소리’에도 국악합창단으로 노래했다. 국립창극단이 간판으로 내세우는 ‘부녀(父女)소리꾼’인 셈이다. ●‘미사 판소리’ 유럽에도 전하고 싶어 국악계에서는 소문난 판소리 형제가족이다. 동생 기석씨도 국립창극단원이다. 작고한 형의 딸 해경씨도 서울국악예고 판소리 강사. 기석씨의 초등학생 딸도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우려했던 ‘미사 판소리’ 첫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친 셈입니다. 하지만 일회성으로 그치게 하진 않을 생각이에요. 국내에서 홀대받는 판소리가 오히려 해외무대에선 신비의 소리로 박수갈채를 받는 현실을 주목합니다.” 내친김에 미사 판소리를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좀더 다듬어볼 요량이다. 새해에는 유럽무대 곳곳에서 그의 소리로 ‘판소리 미사’를 올리는 장면을 상상해볼 일이다. 현재 서울국악예고와 중앙대 국악대에서도 강의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하늘로 치솟는 공연 티켓값

    최근 예매사이트 인터파크가 회원(287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5%가 입장권 가격이 7만원이 넘는 공연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정작 공연계 흐름은 일반정서에 한참 ‘역행’하고 있다.2∼3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초대형 오페라, 뮤지컬 바람 탓이다. 입장권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지적들이다. 평범한 월급쟁이라면 아무리 ‘큰 맘’을 먹어도 20만∼30만원에 달하는 최근의 오페라나 뮤지컬은 ‘그림의 떡’이다. #대형무대,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 뮤지컬 시장에서 현재 가장 비싼 관람료를 지불해야 하는 무대는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VIP석이 12만원이다. 평일 30%, 주말 20%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4인 가족이 VIP석에 앉아 공연을 보려면 주말 기준으로 40만원 가까운 돈이 들어간다. 여기다 저녁까지 먹는다면 가족 나들이에 50만원은 우습다. 웬만한 중산층 가정에서도 엄두를 내지 못할 액수다. 라이선스로 제작돼 23일 첫 공연되는 디즈니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는 VIP석이 9만원, 앙코르 공연에 들어가는 조승우의 ‘지킬 앤 하이드’도 R석이 9만원이다. 내년 2월 첫 테이프를 끊는 브로드웨이산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은 VIP석이 14만원으로 책정됐다. 지금까지 공연된 뮤지컬 중 최고가는 2001년 막 올렸던 ‘오페라의 유령’(VIP석 15만원). 그런데 내년 2월 한국에 상륙하는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이 기록을 또 깼다. 공연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층 중앙에 60석 한정으로 자리를 마련, 부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25만원짜리 VIP 패키지를 내놓은 것. 수입사인 아트 인 모션의 정일국 대표는 “오페라층을 뮤지컬로 끌어들이자는 취지”라며 “현재 기업들이나 외국 대사관 등을 중심으로 예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티켓값을 단순비교하자면 무대규모가 큰 오페라 쪽은 훨씬 더 고가이다. 국내 공연 역사상 최대 무대규모를 기록하며 지난해 선보였던 야외오페라 ‘투란도트’가 최고가인 50만원(VIP석). 자존심 경쟁을 하듯 이후 오페라 무대들의 티켓값이 폭발적으로 뛰어올랐다는 건 공연계 내부에서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지난 5월 공연된 야외오페라 ‘카르멘’. 세계 최정상급 테너 호세 쿠라를 영입해 그라운드석 전체를 30만원짜리 R석과 20만원짜리 S석으로 몽땅 채웠다. 지난 7월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올린 오페라 ‘리골레토’도 사정은 마찬가지.R석이 30만원,S석이 24만원이었다. #100억 훌쩍 넘는 제작비 이처럼 티켓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제작비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 뮤지컬 ‘미녀와 야수’는 12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었고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 ‘맘마미아’도 100억원이나 들었다. 티켓 가격은 좌석수와 제작비에 따라 결정된다. 공연 횟수가 짧다 보니 한 회 벌어들일 수 있는 입장료 수입은 제한적이다.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 공연기획사로서는 티켓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는 악순환인 셈이다. 고액 티켓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대목에 있다. 서민들이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A,B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세계적 바리톤 레오 누치와 소프라노 조수미가 주연해 화제였던 오페라 ‘리골레토’의 경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개층의 총 3000여석 가운데 2000여석이 R석과 S석으로 도배했다. 무리하게 ‘고가 마케팅’을 구사한 이 공연은 유료관객으로 본전을 뽑는 데 끝내 실패한 사례다. #식지 않는 ‘명품 마케팅’ 그러나 ‘럭셔리 마케팅’이 자주 효력을 발생하는 것도 현실이다. 내년 5월 재공연을 앞두고 지난 6일부터 입장권 예매에 들어간 오페라 ‘투란도트’. 경기침체가 극심해도 ‘지갑을 열 VIP 고객은 따로 있다.’는 공연기획자들의 기대심리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고 있는 사례다. 투란도트 추진사무국은 두고두고 기념품으로 남길 수 있도록 금은 도금한 금속 바(Bar)에 레이저로 좌석을 새겨 넣는 ‘상품권 티켓’을 고안했는데,‘대박’을 터뜨린 것. 공연사의 한 관계자는 “예매를 시작한 지 불과 열흘여 만에 총 제작비의 13%에 해당하는 6억원어치를 팔았다.”며 흥분했다. 야외에서 실내(세종문화회관)로 무대를 옮기는 덕분에 지난해에 비해 대폭 인하했다는 입장권 값이 30만원(VIP석),25만원(R석).“의외로 VIP·R석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매진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VIP 고객 선물용으로 기업체들이 무더기로 표를 사가는 덕도 있지만, 아무리 비싸도 볼 사람은 보게 돼 있음을 입증한 셈. #제살깎기 해외스타 모시기는 ‘이제 그만’ 그렇다면 공연가격의 대중화는 요원할까. 뮤지컬·오페라 전용극장 설립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공연계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뮤지컬의 경우 공연에 알맞는 1000석 이상 좌석을 갖춘 극장이 여러 곳 생겨야 가격면에서도 대중화를 이룰 수 있다는 지적들이다. 해외스타를 앞다퉈 영입하려고 몸값을 천정부지로 부풀리는 업계의 제살 깎아 먹기 경쟁도 큰 문제점. 오페라 ‘카르멘’으로 내한했던 호세 쿠라의 개런티가 무려 8억원. 그 부담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가된 셈이다. 한강오페라단의 양승현 공연기획팀장은 “수입공연의 안이한 발상에서 벗어나 국내 배우들을 스타로 키우고, 대형무대의 제작 노하우를 국내 기획사들이 스스로 확보하는 게 ‘티켓가격 현실화’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발레 ‘심청’공연 때 세종문화회관 3·4층 객석 전체를 1만원 저가정책을 구사해 성공한 유니버설 발레단의 임소영 부장도 “고가의 티켓으로만 수익을 맞추려하지 말고 기업 협찬이나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관객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고 했다. 예술의전당은 내년부터 자체기획한 공연의 입장료를 20% 낮춰 ‘티켓 거품’을 빼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 효과가 당장 공연계 전반으로 파급될 것 같진 않다는 게 공연계의 전망이다. 오히려 새해 초부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내한공연이 시작돼 블록버스터급 대작들이 속속 무대에 올려질 계획이다. 황수정 이순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헌재 ‘수도이전 위헌’ 재심청구 각하

    헌법재판소는 대전지방변호사회 소속 홍용표 변호사가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위헌결정의 재심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 지난달 23일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법적 안정성을 위해 재심을 허용하지 않는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밝혔다. 홍 변호사는 지난 10월 말 “헌재가 관습헌법을 끌어들여 가장 비법규적인 법해석을 내렸다.”며 신행정수도 특별법의 위헌결정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올해의 예술상’ 문학분야 천운영씨

    ‘올해의 예술상’ 문학분야 천운영씨

    문예진흥원이 신설한 ‘2004 올해의 예술상’에 문학·미술·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독립예술 7개 분야에서 21개 작품이 최종 선정됐다. 문학 분야에선 소설가 천운영씨가 여성 내부에 존재하는 야수성을 치밀한 묘사를 통해 드러낸 작품집 ‘명랑’으로, 미술분야에선 ‘고난 속에서 피어난 추상전’을 기획한 오상길씨가 각각 최우수상을 받게 됐다. 또 예술의 전당이 기획한 ‘갈매기’(연극 ), 김윤규 무용단의 ‘솟나기’(무용), 민속국악진흥회의 창극 ‘옥보고’(전통예술), 독립만화 웹진인 ‘악진’(독립예술)이 분야별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의 예술상’은 창작활동을 장려하고, 기초예술 분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신설됐으며, 수상자 및 단체에는 최우수작품 5000만원, 우수작품 3000만원의 시상금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12월27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어 29일부터 내년 1월11일까지 열리는 ‘올해의 예술축제’에서는 예술상을 수상한 7개 분야의 최우수작품을 중심으로 공연이 이어지며, 홈페이지(www.artsaward.or.kr)를 통해 무료로 일반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다음은 분야별 우수상 수상작 및 수상자. ●문학 황석영의 ‘심청’, 김혜순의 ‘한 잔의 붉은 거울’ ●미술 김인경의 ‘SILENT VOYAGE2004’, 박충흠의 ‘박충흠 개인전’ ●연극 극단 미추의 ‘허삼관 매혈기’, 극단 청우의 ‘웃어라 무덤아’ ●무용 댄스시어터 온의 ‘싸이프리카’, 안애순 무용단의 ‘원’ ●음악 강충모의 ‘강충모 바흐시리즈’, 서울모테트합창단의 ‘바흐의 B단조 미사’ ●전통예술 유경화의 ‘비상을 꿈꾸며’, 국악실내악단 슬기둥의 ‘슬기둥 송년 콘서트’ ●독립예술 믹스라이스의 ‘네팔인 강라이씨의 음악다방’, 혜화동 1번지 3기 동인의 ‘혜화동 1번지 페스티벌’.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마니아] 나만의 인형 ‘테디베어’

    [마니아] 나만의 인형 ‘테디베어’

    ■ 혼담긴 ‘테디베어’ 만드는 동호회 ‘부드러움과 따스함이 감도는 폭신폭신한 털, 반짝이는 눈동자와 움직이는 팔다리.’ “꼬박 하루 걸려 만든 자식같은 저놈이 나를 꼼꼼이 들여다보고 있다. 손가락 하나 들어갈 만한 빨간 고깔을 머리에 씌워놓으니 이제 ‘산타클로스 테디베어’가 다됐다. 이번 크리스마스 때 그이에게 선물하면 놀라겠지….” 26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테디베어 공방인 테디클럽.20평 남짓한 공간에 모여앉은 테디베어 마니아들이 꿈과 사랑을 담아 한땀한땀 바느질을 하고 있다. 강진옥(37)씨는 “테디베어를 탄생시키기까지의 과정은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과도 같다.”면서 “숙련된 전문가도 작업시간이 6시간 정도 걸리지만 그래도 이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미국의 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애칭에서 따온 ‘테디베어’가 우리나라에 본격 소개된 것은 1990년대 말. 공방주인인 고경원(43)씨가 그 주인공이다. “테디베어가 국내에 유행하기 전인 90년대 초 외국에 출장을 갔습니다. 앤티크숍에 갔더니 테디베어들이 저를 보고 웃고 있더군요. 표정들이 제각각인 게 신기하기만 했어요. 우리나라 봉제완구 곰인형과는 달랐습니다.” 완구회사 디자이너였던 고씨는 그 뒤 공장을 돌아다니며 재료를 얻어 테디베어를 만들어봤다. 그러다가 테디베어에 푹 빠져 홍익대학교 앞에 공방을 만들었다. 테디베어를 사랑하는 사람을 모아 차마시고 수다떨려는 요량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전국에 1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사단이 됐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사람은 김정우(33)씨. 몇 안되는 ‘청일점’이다. 덩치 큰 사내가 바느질 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는 선물용 테디베어를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선수다.5년전 고씨가 펴낸 테디베어 안내책자를 구입한게 발단이 됐다. 테디베어 재료가 부록으로 딸려있어 재미삼아 만들어봤다. “책보며 듬성듬성 바느질해 인형 몸통은 겨우 완성했지만,‘눈’만큼은 통 붙질 않는거예요. 고민하다가 저자를 찾아가 눈을 붙여달라고 했죠.‘화룡점정’을 한 뒤 완성된 인형을 보니 만들 때의 고생스러움은 없어지고 사랑스러움만 남았습니다.” 김씨처럼 ‘선수’들은 테디베어를 남에게 선물하거나 판매할 때 반드시 ‘입양’이라는 말을 쓴다. 혼(魂)을 담아 만든 만큼 인형에도 생명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씨는 “테디베어를 입양시킬 때는 시원섭섭하지만 신주단지 다루듯 테디베어를 모셔가는 또다른 마니아를 볼 때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테디베어를 분신으로 여기기 때문에 인형에 고급 재료를 써도 아깝지 않다. 고씨가 보여준 한 테디베어는 인조 아크릴 원단이 아닌 알파카(남미 안데스산맥에서 서식하는 동물)털로 만들어졌다. 또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연출하기 위해 플라스틱 눈 대신 유리 눈을 달았고, 코는 실로 수놓은 게 아니라 나무를 깎아 만든 뒤 사포로 문질렀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작품’에는 자그마치 ‘38만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있었다. 고씨의 테디베어에 대한 정성은 끝이 없다.“테디베어를 아는 사람은 이런 스타일의 인형을 보면 제 작품인 줄 알아요. 나무로 만든 코 등은 저만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테디베어 만드는 게 어려운 것은 바느질 같은 게 아니라 나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표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한국테디베어연합회는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프로젝트명-‘스포츠 속의 테디베어들’. 골프, 농구, 폴로 등의 운동을 하는 테디베어들이 전시됐다. 테디베어의 어원대로 사랑과 돌봄(Love&Care)의 정신을 내리받아 전시회 수익금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증한다. 테디베어에 대한 경매(www.teddymall.co.kr)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테디베어란? 테디베어의 ‘테디’(Teddy)는 미국의 26대 대통령을 지낸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의 애칭에서 따왔다. 1902년 곰 사냥을 나갔던 루스벨트가 해가 지도록 곰 한마리 잡지 못하자, 이를 지켜보던 수행원이 사냥하기 쉽도록 생포한 곰을 가져왔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곰을 풀어주도록 해 죽음을 기다리던 곰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이러한 일화가 알려지자 많은 미국 국민들이 감동했다. 뉴욕의 한 상점에는 ‘테디의 곰’이라는 이름이 붙은 인형이 등장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테디베어는 이듬해 독일에서 열린 박람회에 소개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 상품이 됐다. 디즈니 인기 만화 캐릭터인 푸우곰 역시 테디베어의 일종으로 만들어져 상업화에 성공했고, 외국에는 테디베어 전문 수집가가 있을 정도다. 루이뷔통이 특별제작한 테디 베어 가운데 무려 2억 3000만원이나 나가는 것도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테디베어 만들기 “나도 테디베어를 만들 수 있을까?” ‘테디베어’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바느질 방식는 공그르기와 박음질 두가지다. 바느질만 알면 테디베어를 만드는 방식을 절반 이상 아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본 재료로 칼과 바느질 도구 정도가 필요하며 세부품목이 담긴 8000원∼3만 5000원선의 ‘DIY(혼자서 만들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재료)키트’는 서울 동대문 종합상가지 등에서 구입 할 수 있다. 혼자 만들기 어렵다면 테디클럽(www.teddyclub.co.kr)에서 ‘재료와 도구→바느질 방법→옷본 이해하기→옷본작업과 재단하기→머리 만들기→몸체만들기→나사 등으로 관절 연결하기→솜채워넣기→표정연출하기’ 등 9단계 제작과정에 대한 시뮬레이션(시연)을 참조하면 된다. 또는 500개 안팎의 인터넷 동호회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테디베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 오리역에 위치한 유아전문 테마쇼핑몰인 ‘베어캐슬’(www.bearcastle)에서는 동화속 테디베어, 세계 각국의 민속의상을 차려입은 테디베어를 만날 수 있다. 걸리버, 피터팬은 물론 심청전 홍길동 등 국내 동화의 주요 장면을 볼 수 있다. 또 제주도 중문관광 단지에 위치한 테디베어 박물관(www.teddybearmuseum.com)에서는 1200평 규모로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테디베어와 테디베어의 역사, 테디베어와 함께하는 모험 등을 접할 수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백령도 밝힌 ‘여고생 심청’

    백령도 밝힌 ‘여고생 심청’

    북한 장산곶이 손에 잡힐 듯 눈 앞에 펼쳐진 서해 최북단의 백령도. 심청이 파도에 몸을 던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 ‘인당수’가 지척이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그 좁디 좁은 섬에서 꽃다운 소녀 최방주(17·백령종합고 2년)양은 중 3때부터 중국집 ‘철가방’을 들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방학마다 쑥공장에서 일한다. 지난 여름에도 한달 동안 땀흘려 손에 쥔 15만원을 가족의 생계에 보탰다. 청소원인 어머니의 한달 수입 60만원으로는 대식구를 꾸려가기가 역부족인 탓이다. “또래들처럼 휴대전화나 맵시나는 옷이라도 사고 싶지 않았느냐.”는 철없는 질문에 방주는 “섬에서 전화 걸 일도 없고, 옷은 교복이면 된다.”고 했다. 넓디 넓은 푸른 바다가 소녀의 마음에서 욕심을 거두어갔을까. ●중3때부터 중국집 ‘철가방’ 배달 방주가 제6회 심청효행상을 타게 됐다는 소식에 이웃사람들은 “백령도 심청이가 받을 상을 받는다.”며 함께 기뻐했다. 담임인 김진세(43) 교사는 “한 번은 방주가 쪽지를 보냈는데 ‘반에 외톨이가 있는데 선생님이 신경을 많이 써달라.’는 내용이었다.”면서 “주위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각별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방주의 별명은 ‘억척 소녀’. 참고서 살 돈이 없어 올 봄에 받은 교과서가 벌써 헌책이 된 지 오래고, 바닷바람에 오금이 저리는 한 겨울에도 공부방이 없어 볕드는 베란다에 앉은뱅이 책상을 놓고 추위를 이긴다. 교내 마라톤대회에서 2년 연속으로 우승한 방주는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서 뭐든지 열심히 한다.”며 활짝 웃었다. ●아버지는 3년전 간암으로 세상 떠 방주의 아버지는 2001년 7월 세상을 떴다. 어머니 박옥희(43)씨는 아버지가 간암으로 시한부 삶을 이어가던 4개월 동안 어린 딸에게 차마 사실을 말해줄 수 없었다. 방주는 어느 날 검은색 옷을 입고 뭍으로 나오라는 어머니의 전갈을 받고서야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를 알 수 있었다. 방주는 “깊어가는 병에 고통스러웠을 아버지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한 것이 내내 가슴에 맺힌다.”고 더듬더듬 말을 이어가다 “아버지와 놀이공원 한번 함께 가보지 못했는데….”라며 결국 눈물을 뚝뚝 떨궜다. 어머니가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육지로 나간 사이 대식구를 챙긴 것도 당시 중2였던 방주였다. 치매를 앓고 있는 친할머니(81)로 일주일에 한두차례는 대청소에 이불빨래를 해야 했다. 여기에 외할머니(84)와 남동생(17)까지 챙기는 가족의 버팀목이다. 방주네 가족은 아버지가 근무했던 한국통신의 관사에 머물고 있다.‘남매가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전세금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는 가족에게는 뿔뿔이 흩어지지 않게 해주는 작지않은 배려이다. 방주는 “주위를 돌아보면 형편이 더 어려운 친구도 있다.”면서 “그래도 나는 행복한 아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라면 부족해도 부족한 줄 모르고, 어려워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서 “우리보다 훨씬 많이 가져도 더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특수교육 전공 장애인교사 되고파” 꿈많은 방주는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해 장애인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다. 방주는 “주위의 도움으로 공부하고 살아갈 수 있었다.”면서 “그동안 받은 도움을 돌려주고 싶다.”고 마음 속에 간직해온 계획을 밝혔다. 해마다 전국에서 뽑은 12∼18세 효녀에게 주는 심청효행상은 가천문화재단이 1999년 제정한 것. 올해 효행상 본상 수상자인 방주는 새달 10일 인천시내에 있는 가천홀에서 상패와 장학금 200만원을 받는다. 방주는 뭍 나들이를 앞두고 “특별히 잘 한 것도 없다.”면서 “두 분 할머니와 어머니의 눈높이에서 불편하지 않게 해드리고, 밝은 마음으로 살아가려 노력했다.”고 소박하지만 실천은 쉽지않을 자신만의 효도관(觀)을 들려주었다. 글 백령도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윤정희 “나이떠나 멋있게 늙고 싶어요”

    윤정희 “나이떠나 멋있게 늙고 싶어요”

    #퀴즈 하나.최근 회갑나이를 전후해 더욱 완숙된 모습으로 새로운 스크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멀리 떠나 있어도 늘 가까이에 있는 여인이다. 비록 10년 가까이 영화출연을 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대스타’로 인정받는 불멸의 여배우다. 사람들은 그를 ‘은막의 영원한 꽃’이라 부른다.1976년 두살 연하의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와 결혼해 당대 최고의 로맨스를 뿌린 주인공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윤정희씨. 그는 60∼70년대 문희·남정임씨와 함께 국내 영화계의 1세대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스크린을 휩쓸었다.‘청춘극장’‘눈꽃’‘안개’‘위기의 여자’ 등 300편의 영화에 출연, 청순한 이미지로 수많은 남성과 여성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남편 국내 공연 위해 잠시 귀국 최근 그의 복귀소식이 조심스럽게 들려왔다. 지난 25일 문득 서울 여의도에 있는 윤씨의 친정집에 전화를 걸었다. 때마침 윤씨가 국내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달 중순 남편 백건우씨의 국내 공연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가 모 영화상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들었다. 26일 오전 서울 용산역의 한 극장라운지에서 윤씨를 만났다. 인터뷰를 완강하게 거절했지만 고국의 팬들을 위해 짬을 내달라는 거듭된 요청에 기꺼이 수락했다. 회색 목도리와 긴 드레스형 옷차림, 늦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와 조화를 이루는 옷맵시였다. 특히 깨끗한 얼굴색 피부와 특유의 미소는 옛날 스크린에서 봤던 그런 주인공의 모습을 얼른 연상케 했다. 정말 올해가 회갑인 1944년생이 맞느냐고 물었다. 망설임도 없이 그는 “아녜요,44년생이 아니라 44살로 해주세요.”하며 소녀처럼 수줍게 웃는다. 회갑잔치는 어떻게 했느냐고 거듭 묻자 그는 “얼마 전 베를린의 한 호텔에서 둘이 손을 꼭 잡고 오붓하게 지냈다.”고 대답했다. 그는 원래 해마다 가을쯤이면 이런저런 남편의 행사를 뒷바라지 해주려고 잠시 서울을 다녀간다. 스크린 복귀여부에 대해 물었다. 그는 “제가 스크린을 떠난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심사숙고할 뿐이죠.”라면서 국내 복귀의사를 기정사실화했다. 다만,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도 무작정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지 않으냐며 여지를 두었다. 그는 또 최근 시나리오 4편을 손에 쥐고 천천히 읽어 보며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복귀시기에 대해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럴 때면 국내 팬들에게 ‘배우 윤정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바로 이때 오는 2006년이면 데뷔 40년을 맞는 소중한 해라고 말꼬리를 살짝 흐렸다. 아직 구체적으로 대답할 때가 아니라고 여러번 강조하는 바람에 되묻지는 못했지만 늦어도 1∼2년후에는 국내팬들과 만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다면 어떤 역할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배우는 악기다. 악기는 녹슬지 않아야 좋은 소리가 난다.”면서 “요즘 우리 영화는 너무 젊어졌다. 정치도 물론 그렇지만. 모든 것이 세대간 조화가 있어야 아름답다. 부잣집 며느리 역할이든, 가정부 역할이든 매너있고 깨끗한 역할이라면 만족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영화배우라는 것은 가장 자랑스럽고 불안하지 않은 인생의 직업이지요. 또 영화는 한 시대를 담아내고 인생을 치열하게 그려내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는 나이가 필요없지요. 젊으면 젊은 대로, 늙으면 늙은 대로 나이에 걸맞은 역할이 다 있는 것입니다.” ●2006년 영화데뷔 40주년 요즘 한국영화의 수준에 대해 그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영화를 눈여겨 봤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영화는 요즘 르네상스라고 할 정도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윤씨 자신도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프랑스 지인들에게 ‘한국의 배우’로서 덕을 많이 보고 있다며 웃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예술가나 평론가들로부터 김기덕을 아느냐고 물어와요. 이때마다 ‘나도 팬이다.’고 대답하면 그들도 아주 좋아해요.” 일반 관객의 경우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을 시작으로 한국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김기덕 감독 외에 이창동·홍상수·박찬욱 감독 역시 인기반열에 올라 있다고 전했다. 윤씨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영화는 ‘8월의 크리스마스’‘집으로’‘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이라고 했다. 특히 ‘집으로’ 같은 여성영화는 자주 선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곁들였다. 허진호·송해성·봉준호 감독 역시 좋아하는 감독이라며 웃었다. 자신이 출연했던 300편의 영화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은 데뷔작인 ‘청춘극장’, ‘안개’ 등을 꼽았다. 강신성일씨는 최근 윤씨를 만난 자리에서 함께 출연한 ‘위기의 여자’가 최고의 작품이 아니냐고 거들기도 했다. 윤씨는 강씨와 모두 99편의 영화를 촬영했으며 지금도 남편과 함께 만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고 말했다. 남정임씨와의 안타까운 추억담도 자연스럽게 떠올렸다.1993년 어느날, 윤정희·문희·남정임씨 등 셋은 평소 아는 선배와 저녁식사를 마쳤다. 그러자 남씨가 불쑥 2차를 가자고 고집부렸다. 평소 같으면 1차가 끝나면 집으로 가던 남씨였다. 이날따라 2차가 조금 길어졌다. 그런데 남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옮겨 한잔 더 하잔다. 윤씨는 속으로 “오늘따라 얘가 왜 이렇지?”하면서도 거듭된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셋은 남씨 집으로 가서 라면을 끓여먹었다. 며칠 후 남씨는 유방암으로 입원하게 됐고 얼마 못가 세상을 뜨고 말았다. 남씨가 자신의 병을 알고 나서 이들 둘을 집으로까지 초청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윤씨는 국내에 올 때마다 문씨와 고은아씨 등과 만나 안부를 묻고 왕년을 회고한다. ●72년 뮌헨올림픽때 남편 만나 “우리 부부는 아름다운 들꽃만 봐도 너무 감동하고, 구름과 달, 물 흐르는 소리만 들려도 흥분을 잘 합니다. 결혼은 인생의 아름다운 조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집에는 가정부를 한번도 둔 적이 없어요. 제가 직접 반찬도 만들고 과일도 깎고 그러지요. 이런 부엌의 사랑이 조금씩 쌓이면 나중에 아름다운 큰 조각이 되지 않겠어요.” 윤씨와 남편,27살된 딸 등 세식구가 25년째 파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식구들은 모두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윤씨는 요리할 기회가 하루에도 몇번씩 있단다. 남편이 유럽으로 연주회를 떠날 때면 그는 김치와 된장을 반드시 챙긴다. 딸은 바이올리니스트로 활약 중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영화 ‘효녀심청’이 맺어주었다.1972년 뮌헨올림픽 문화축제 때 영화 ‘효녀심청’이 초청됐다. 주연배우였던 윤씨는 이때 신상옥 감독과 함께 뮌헨에 도착했다. 때마침 윤이상씨의 오페라 ‘심청’이 초연됐다. 윤씨는 오페라 공연을 보게 되면서 백씨와 처음 만났다. 이후 백씨는 74년 파리에 정착했다. 이때 윤씨도 파리로 유학가면서 둘은 운명처럼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윤씨 부부는 결혼 후 지금까지 한번도 자가용을 두지 않았다. 택시를 타거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게 버릇이 됐기 때문이다. 또 미용실에 한번도 가지 않았다. 이 역시 집에서 거울보며 직접 머리단장을 했던 습관 때문이다. “멋있게 늙고 싶어요. 나이를 떠나 멋과 매력이 있게 말이에요.” km@seoul.co.kr ■ 주요 출연작품 ▲1966년 합동영화사 신인모집으로 영화계 데뷔 ▲67년 ‘청춘극장’ ▲71년 ‘분례기’ 대종상 여우주연상수상 ▲이후 ‘청춘만세’‘안개’‘장군의 수염’‘화려한 외출’‘감자’‘독짓는 늙은이’ 등 300여편 출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봄이 오면 산에 들에’ 출연 ▲전남여고와 우석대 졸업. 중앙대 석사. 프랑스 파리3대학원 석사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