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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님 치매 진단법’ 추석연휴에 체크하세요

    ‘부모님 치매 진단법’ 추석연휴에 체크하세요

    추석 연휴 부모님을 만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부모님의 건강을 살피는 일이다. 평소에는 무심코 넘겼던 부분들이 가까운 미래에 큰 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비해야 한다. 다행히 이번 추석연휴는 최장 10일이어서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 2일 각 분야 전문가 조언을 통해 추석연휴 부모님 건강챙기기 비법을 전한다.부모님 건강 중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뇌 건강’이다. 특히 ‘뇌졸중’과 ‘치매’의 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심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가족의 삶의 질을 크게 낮추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치매 초기에는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 “왜 그거 있잖아”라는 식의 표현이 늘고 말수가 줄어든다. 장소를 혼동하거나 익숙하게 처리해온던 일들이 서툴러지기도 한다. 이유 없이 사람을 헐뜯고 주변인들과 다투는 모습을 보이는 이도 있다. 승용차를 타고 내릴 때 굼뜨는 모습을 보이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질 때도 있다.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계산을 잘 못 하거나 평소와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면 치매 초기 증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한쪽 팔다리를 갑자기 못 쓰다가 정상으로 돌아오거나 얼굴, 손 등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으로 시작된다. 일시적으로 말을 못 하거나 시야가 캄캄해지는 증상,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빙글빙글 돌면서 어지러운 느낌이 들어도 뇌졸중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병력이 있거나 현재 흡연을 한다면 허심탄회하게 증상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협심증’과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은 쥐어짜는 듯한 가슴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일부는 가슴통증이 전혀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노인들은 기력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소화가 잘 안된다고 호소하기도 한다”며 “갑자기 숨이 차다고 하면서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노인이라면 무조건 식욕이 떨어지고 숨이 찰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심장질환을 의심해 진료를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 감기 증상이 없는데 기침만 계속 나도 심장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심부전증’ 환자는 마른기침이나 쌕쌕거리는 ‘천명’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승환 교수는 “심부전증의 기침은 대체로 마른기침이고 잠자다 갑자기 생기는 것이 특징“이라며 “자세를 바꾸면 기침 증상이 다소 완화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심부전증은 식욕이 없는데 몸이 급격히 붓고 체중이 늘어나는 증상도 일으킨다. ‘기립성 저혈압’이나 ‘부정맥’은 어지럼증이 흔히 나타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장시간 서 있을 때, 화장실에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다가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우면서 쓰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옆으로 누워서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증세를 처음 확인했다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뇨제, 혈관확장제 등 저혈압을 일으키는 약물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님 치아건강도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입 속 세균이 혈액으로 들어가 심장동맥에 핏덩이를 만들고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김수환 서울아산병원 치과 교수는 “흔히 ‘풍치‘라고 부르는 치주질환은 치아 주위 조직의 염증으로 잇몸과 치아를 지탱하는 뼈가 파괴되는 것”이라며 “치주질환이 있으면 다른 전신질환이 악화되는데 특히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이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부모님이 잇몸이 아파 음식을 잘 못 먹는지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주질환을 예방하려면 치태와 치석을 잘 제거해야 하는데 위·아래로 둥글게 쓸어올리거나 쓸어내리는 방식의 올바른 칫솔질이 기본이다. 틀니는 뜨거운 물에서 변형되기 때문에 소독을 목적으로 끓여서는 안 된다. 틀니 소독 전용 소독제나 소독기를 이용해야 한다. 틀니를 빼놓을 때는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컵이나 전용용기에 찬물과 함께 담가두는 것이 좋다. 밤에는 잇몸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틀니를 빼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약물 투여해 아내 살해한 의사 사형 구형

    약물 투여해 아내 살해한 의사 사형 구형

    아내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약물을 투여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20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한경환) 심리로 열린 의사 A씨에 대한 살인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재혼한 아내의 도움으로 성형외과를 개업한 A씨는 아내 명의의 수억 원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아내를 살해하는 극단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처방으로 수면제를 사고 외국에서 사형을 집행할 때 사용하는 독극물을 구매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한 범죄”라며 “피고인의 죄질이 아주 불량하고 살해의 동기와 조사 과정의 태도 등 유족 등에게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데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다”고 덧붙였다. A씨 변호인은 “죄책감에 시달리던 피고인이 자살에 실패한 뒤 자백을 하면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졌다”며 “재산을 노린 살인이라는 검찰 측의 주장은 논리적 비약으로 피고인의 빚 5억원은 피고인이 감당 못 할 채무는 아니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도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진심으로 사죄하고 어떠한 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3월 11일 오후 충남 당진 자신의 집에서 아내(45)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약물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범행 일주일 전 자신이 내린 처방으로 인근 약국에서 수면제를 샀고, 약물은 자신의 병원에서 가져오는 등 계획적으로 살인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이후 A씨는 “심장병을 앓던 아내가 쓰러져 숨졌다”며 곧바로 장례까지 치렀으나, A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유족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 일체가 드러났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1일 오후 2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키 10cm 차이… 일란성 쌍둥이 자매 화제

    일란성쌍둥이가 태어난 지 3년도 안돼 키와 몸무게가 서로 확연히 차이가 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은 레스터셔에 사는 쌍둥이 자매 제시카와 에밀리의 사연을 전했다. 이제 3살 생일을 앞둔 제시카와 에밀리는 얼굴은 비슷하지만 키는 10cm나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두 아이를 쌍둥이가 아닌 나이 차가 있는 자매로 보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두 아이는 지난 2014년 10월 일란성쌍둥이로 나란히 태어났다. 사실 쌍둥이 자매에 얽힌 사연은 가슴 아프면서도 감동적이다. 엄마 아만다는 쌍둥이 임신 20주차에 의사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진단결과를 듣게됐다. 아만다는 "쌍둥이 중 한 아이의 심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면서 "출산 때 까지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소견까지 들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대부분 부모들은 임신을 기뻐하지만 우리 부부는 그럴 수 없었다"면서 "마음이 아파 아기 용품도 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쌍둥이끼리 서로 힘을 보탠 덕인지 다행히 제왕절개를 통해 무사히 태어났다. 이중 심장에 문제가 있던 아이가 바로 에밀리로 쌍둥이 자매 제시카에 비해 1kg 정도 적은 몸무게로 출생했다. 아만다는 "에밀리가 무사히 태어나 일단 큰 고비를 넘긴 상황이었다"면서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수술을 통해 6개월 만에 건강을 찾았다"고 밝혔다. 곧 쌍둥이 자매가 서로 키와 몸무게 차이가 나는 것은 에밀리의 병 때문이었던 것이다. 아만다는 "두 아이를 아무도 쌍둥이로 보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둘도 없는 소중한 딸"이라면서 "모든 쌍둥이가 그렇듯 둘 사이에는 끊을 수 없는 강한 유대가 있다"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혈관 건강 걱정? 우유 마시는 습관으로 잡는다

    혈관 건강 걱정? 우유 마시는 습관으로 잡는다

    요즘 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는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등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지는 때이다. 실제 이들 심혈관 질환은 현대인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데, 2016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이 국내 사망원인 2,3위를 차지하며, 미국에서도 한 해 61만 명 넘는 사람들이 심장병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진다. 심혈관 질환의 주 원인은 스트레스, 생활습관과 식습관 등이다. 이에 대해 미국 심장협회(AHA)는 건강한 생활습관과 식습관 개선을 통해 혈관 관리가 가능하고, 우유와 유제품을 꾸준히 먹어주면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고 밝힌 바 있다. 또 9세 이상의 사람들이 우유, 치즈, 요거트와 같은 유제품을 매일 꾸준히 먹었을 때 혈압 수치가 조절되는 것은 물론, 고혈압, 동맥성 심장 질환,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미국 심장협회는 심장건강에 좋은 식단으로 아침에 요거트, 치즈가 들어간 스낵을 먹거나 우유를 챙겨 마실 것을 추천했다. 혈압 수치가 높은 사람이라면 염분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피하고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다. 칼슘이 혈관세포를 이완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의 배출을 도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칼슘의 보고라 불리는 우유를 즐겨 마시면 뼈와 치아건강은 물론 혈관건강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우유 섭취를 권장했다. 또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는 “우유 한 잔에는 칼슘 200mg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 만으로 칼슘 섭취량을 충족할 수 있다. 혈압을 낮추고자 한다면 칼슘이 풍부한 우유를 매일 꾸준히 마시는 것이 좋다. 고혈압 예방에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우유 속 유지방이 혈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걱정된다면, 다음의 연구 결과를 확인하자. 2016년 영국 영양학회지가 발표한 ‘31개의 예상 집단 연구에 대한 메타 분석’에서는 유제품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밝히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다. 유지방 함량에 관계없이 우유와 유제품 섭취는 뇌졸중의 위험을 9% 낮추었고, 특히 칼슘은 뇌졸중의 위험을 31%까지 낮추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평소 가벼운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 우유를 꾸준히 마시는 것 등 작은 습관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일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회가 만든 상처 혼자 아물 수 없다

    사회가 만든 상처 혼자 아물 수 없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 지음/동아시아/320쪽/1만 8000원“네 몸은 네가 챙겨야지.” 어른들에게 흔히 듣는 말이다. 그렇게 알고 살았다. 내 몸은 내가 건사하는 것이라고. 병은 내가 타고난 유전자나 내가 어디선가 옮아왔을 바이러스나 유해물질들에 의한 것이라고. 진단과 치료는 온전히 개인의 몫이라고 말이다. 1960년대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로세토 마을은 이 ‘오래된 믿음’을 흔든다. 미국으로 옮겨온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공동체였던 마을 주민들을 치료하던 의사들은 희한한 현상을 목도한다. 술과 담배를 달고 살고 비만 인구도 많은데 유독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이 적었다. 로세토에서 1.6㎞ 떨어진 같은 이탈리아 이민자 마을 방고 주민들은 같은 물을 먹고 같은 병원을 다녔다. 하지만 심장병 사망률(1955~1961년)은 로세토의 2배를 훌쩍 넘었다. 그 이유를 탐구한 1964년 한 연구는 의학 논문에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이야기를 전한다. ‘로세토 마을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사람들이 삶을 즐기는 방식이었다. 그들의 삶은 즐거웠고 활기가 넘쳤으며 꾸밈이 없었다. 부유한 사람들도 이웃의 가난한 사람들과 비슷하게 옷을 입고 비슷하게 행동했다. 로세토 마을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그 공동체는 계층이 없는 소박한 사회였으며 따뜻하고 아주 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신뢰하였으며 서로를 도와주었다.’(290쪽) 로세토는 부모가 죽으면 이웃들이 아이를 돌봐준다는 무언의 약속이 있는 공동체, 시간당 8센트라는 가혹한 임금을 받는 채석장 근로자들을 위해 신부가 임금 인상을 이끌어 내는 공동체, 이웃들이 빈곤한 이들의 필요를 채워 주는 공동체였다. 한마디로 개인의 위기에 공감하고 함께 대응하는 공동체가 개인의 몸을 구한 셈이다. 사회역학자인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는 “로세토 마을은 어떤 공동체에서 우리가 건강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며 이렇게 말한다. “내가 속한 공동체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다는 확신,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함께해 줄 것이라는 확신은 기꺼이 힘겨운 삶을 꾸려 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라고. 공동체와 분리돼 살아가는 개인은 없다. 때문에 사회의 구조와 그로 인한 상처는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 흔적을 남긴다는 게 저자와 저자가 몸담은 ‘사회역학’의 기본 전제다. 한마디로 건강은 공동체의 책임이라는 요지다.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은 어떤가. 사회역학자로 쌍용차 해고노동자, 세월호 생존 학생, 소방공무원, 동성애자, 재소자 등의 건강 연구를 진행해 온 저자는 실업과 고용불안, 차별, 혐오, 재난 등 사회적 요인이 어떻게 개인의 몸을 고통으로 몰아가는지 데이터로 꼼꼼히 증명한다. 그의 연구에 드러난 한국은 ‘노동시장에서 가장 약한 사람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잔인한 논리로 운영되는’ 사회이자 ‘패자부활전이 존재하지 않는, 안전망 제로의’ 사회였다. 특히 2009년 이후 29명이 숨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의 비극은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몸에 고스란히 새겨졌다. 당시 파업에 참여했던 노동자의 50.5%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걸프전 참전 군인의 외상 후 스트레스 유병률(22%)의 2배를 훌쩍 넘는 것이다. 쌍용차 사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자 재취업 지원 등 적극적인 노동시장 프로그램에 가장 적은 돈을 투자하는 나라라는 현실에서 빚어진 참사였다.실업률 증가가 자살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북유럽 국가들은 공동체의 수준이 어떻게 개인을 구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1991년 경제위기를 겪으며 10%의 노동자가 직장에서 떨려난 스웨덴에서 자살률이 꾸준히 줄어드는 이유로 해고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터로 복귀하도록 하는 공적 안전망에 주목했다. 이는 인간을 대하는 한 사회의 철학과 자세를 압축하는 것이기도 하다. 가습기 살균제 희생자들, 삼성반도체 암 환자들, 세월호 유가족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상처와 고통을 ‘타인의 문제’로 분류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의 상처 입은 몸은 약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저급한 사회구조가 만든 것이고, 이들의 치유는 원인 해부부터 해결까지 모두 사회 전체적인 치유 작업이 이뤄져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수준은 한 사회에서 모든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는 저자의 믿음은 아득한 현실에서 내딛는 한 걸음으로 읽힌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학력 높으면 심장병 발병률이 적어 더 오래산다” (연구)

    “학력 높으면 심장병 발병률이 적어 더 오래산다” (연구)

    이른바 ‘가방끈‘이 긴 사람이 심장병 발병률이 적어 더 오래 산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등 공동연구팀은 교육 기간과 사람의 수명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논문을 내놨다. 이번 연구는 사람의 교육 수준과 심장병 발병이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논문은 많다. 지난 2015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 연구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시행한 국민건강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번 연구팀의 논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순수하게 교육 자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점이다. 곧 개인의 건강에는 교육 뿐 아니라 재산, 식습관, 운동 여부, 음주와 흡연, 사회적 위치 등도 모두 영향을 주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유럽인 남녀 54만 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작위로 샘플(피실험자)을 뽑아 이들의 학습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와 실제 교육 기간, 건강 등을 비교 분석했다. 뇌 발달에 영향을 주는 이 유전자들은 대부분 엄마 배 속에서부터 태생적으로 만들어진다. 분석 결과 이와같은 유전적 요인이 실제로 평균보다 긴 교육기간으로 이어졌으며 관상동맥심장질환의 발병 비율은 낮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평균 3.6년의 교육을 더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관상동맥심장질환의 발병 비율이 33% 정도 적었다. 연구에 참여한 타비 틸만 박사는 “교육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순수한 영향은 50%쯤 되는 것 같다”면서 “대학 등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은 건강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재정적인 장벽도 낮아 헬스케어 서비스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교육을 받은 이들은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스트레스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면서 “스트레스는 심장질환 발병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낮-밤 바뀌는 교대근무자, 살 더 찌고 감량 어려운 이유 (연구)

    낮-밤 바뀌는 교대근무자, 살 더 찌고 감량 어려운 이유 (연구)

    낮과 밤이 바뀌는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일수록 몸무게 감량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밝혀졌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싸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실험용 쥐 8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 쥐에게 5주간 고지방의 식단 및 낮에 주로 활동하고 밤에는 잠을 자는 ‘낮 주기’를 유지하게 했고, 이후 5주간은 같은 식단을 주되 낮밤을 번갈아가며 활동하는 사이클을 유지하게 했다. 이후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을 태우는 것으로 알려진 NFIL3 단백질에 변화가 생긴 것을 확인했다. 낮 주기를 이어가는 동안에는 NFIL3 단백질의 활동이 더욱 활성화 되고 신진대사가 안정화돼 있었지만, 낮-밤주기를 이어가는 동안에는 이와 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NFIL3 단백질의 활동성이 낮아지는 것은 결국 신진대사의 저하뿐만 아니라 지방을 태워주는 기능이 약해짐으로서 비만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NFIL3 단백질이 낮과 밤의 생물학적 주기에 영향을 받으며, 이것이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쳐 지방이 체내에 흡수되거나 장기에서 방출되는 것에 변화를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결과는 낮과 밤이 바뀌는 일상생활이 비만이나 운동부족, 과잉영양 등의 생활습관으로 나타나는 대사성질환인 당뇨병과 고혈압, 심장병 등을 유발하는 원인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간근무로 낮과 밤이 바뀌는 것이 비만과 당뇨병 등만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 센터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야간 근무 노동자는 인체가 DNA 손상을 복구하지 못해 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밤에 일할 때 DNA 조직 복구의 부산물인 화학물질을 80% 더 적게 생산하며, 이는 낮 시간에 잠을 자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훨씩 부족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당시 연구를 이끈 파빈 바티 박사는 “야간에 깨어 있을 경우 산화된 DNA를 치료하고 제거하는 능력이 감소된다. 이러한 상태로 오랜 시간이 지날 경우 신체 여러 부위에서 암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가방끈’ 긴 사람, 심장병 발병률 33% 낮다” (연구)

    “’가방끈’ 긴 사람, 심장병 발병률 33% 낮다” (연구)

    학력을 나타내는, 이른바 ‘가방끈'이 긴 사람이 심장병 발병률이 적어 더 오래 산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등 공동연구팀은 교육 기간과 사람의 수명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사람의 교육 수준과 심장병 발병이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논문은 많다. 지난 2015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 연구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시행한 국민건강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번 연구팀의 논문이 주목받는 것은 순수하게 교육 자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점이다. 곧 개인의 건강에는 교육 뿐 아니라 재산, 식습관, 운동 여부, 음주와 흡연, 사회적 위치 등도 모두 영향을 주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유럽인 남녀 54만 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작위로 샘플(피실험자)을 뽑아 이들의 학습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와 실제 교육 기간, 건강 등을 비교 분석했다. 뇌 발달에 영향을 주는 이 유전자들은 대부분 엄마 배 속에서부터 태생적으로 만들어진다. 분석 결과 이와같은 유전적 요인이 실제로 평균보다 긴 교육기간으로 이어졌으며 관상동맥심장질환의 발병 비율은 낮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평균 3.6년의 교육을 더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관상동맥심장질환의 발병 비율이 33% 정도 적었다. 연구에 참여한 타비 틸만 박사는 "교육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순수한 영향은 50%쯤 되는 것 같다"면서 "대학 등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은 건강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재정적인 장벽도 낮아 헬스케어 서비스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교육을 받은 이들은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스트레스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면서 "스트레스는 심장질환 발병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기춘, 최순실 있는 동부구치소로 옮겨 “건강상 이유”

    김기춘, 최순실 있는 동부구치소로 옮겨 “건강상 이유”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건강상 문제로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동부구치소로 이감됐다. 현재 동부구치소에는 최순실씨가 수감돼있다.법무부는 “김 전 실장의 건강상태와 과거 협심증 치료 병력, 응급상황 발생 등에 대비한 조치로 이감을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7일 1심 선고 이후 건강상태가 악화했다.이에 변호인단은 법무부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 근접한 서울동부구치소로 이감해달라고 신청했다. 변호인은 “1심 선고 직후에 김 전 실장의 (건강상태가) 안 좋아져서 상당히 우려했다”며 “서울구치소는 지리적 문제로 지병인 심장병 등으로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대처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동부구치소는 병원이 가까운 편이어서 아무래도 (응급상황 대비에) 낫다”며 “김 전 실장이 기력이 쇠해진 상태인데 고령에 지병인 심장병이 있어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실장은 1심 재판 과정에서도 건강문제를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담뱃값 논쟁 이면의 이해관계/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In&Out] 담뱃값 논쟁 이면의 이해관계/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담배는 우리 사회에서 하루빨리 퇴출시켜야 할 나쁜 상품이다. 여기에는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 담배가 암과 심장병 등을 일으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담뱃갑에도 경고문구와 경고그림으로도 주의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해 6만명 가까이 담배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흡연자는 약 10년 정도의 수명이 짧아진다. 담배 약 100만 개비, 즉 5만갑이 소비될 때 한 사람씩 목숨을 잃는다. 담배의 유해성을 잘 알고 있더라도, 담배는 중독성이 있어 한번 시작하면 매우 끊기 어렵다. 성인들도 마찬가지이다. 흡연자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흡연자는 담배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하고 후회하며, 대부분의 흡연자는 금연 시도를 한 적이 있으나 끊지 못하고 계속 담배를 피우는 것이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 중 흔한 것은 스트레스를 줄여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약간의 생물학적 진실이 있다. 니코틴은 뇌의 스트레스 경로와 상호 작용하여 이완효과를 일시적으로 줄 수 있다. 그러나 오래 사용하면 오히려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 흡연자의 경우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흡연 갈망이 매우 심해져서 중독에서 벗어나오기가 더욱 어렵게 된다. 흡연은 일시적인 행복감을 목숨과 바꾸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서 목숨을 잃는 동안 누가 이익을 보는 것일까. 물론 담배회사가 가장 큰 이익을 본다. 그러나 담배회사를 동력으로 하는 이해관계의 사슬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얽혀 있다. 편의점에서 담배를 팔아 이익을 얻는 것 자체도 담배회사와 같은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담배회사의 대주주로서 이득을 얻고 있다. 이것 역시 먹이사슬의 한 부분으로서, 빨리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담뱃세는 어떤가. 흡연자들의 목숨값으로 거두어들이는 세금을 없애야 할까. 담뱃세의 첫째 목적은 담배에 대한 경제적 접근성을 떨어뜨려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담뱃값을 올리기 전인 2014년에 비해, 2016년에는 약 7억갑의 담배소비가 줄었다. 이는 약 1만 4000명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담뱃값을 다시 내리자는 것은 최소한 1만 4000명을 다시 죽음에 빠뜨리자는 주장이다. 담뱃값을 다시 내린 후 흡연으로 사망하는 분들의 가족은 담뱃값 인하를 추진한 분들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담뱃세로 얻는 돈을 무엇에 쓰든 그것은 나쁜 상품에서 얻은 것이다. 담뱃세를 어떻게 사용해야 윤리적이고 건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고 정책수단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담배를 끊는 것을 도와주는 데 쓰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다음으로는 젊은 세대가 담배를 시작하지 않도록 하는 데 쓰는 것이 중요하다. 가난과 불평등, 그리고 불안정 고용 등으로 인한 사회적 스트레스가 흡연율을 올린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으므로, 이러한 사회적 원인을 퇴치하기 위해 써야 한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담배의 먹이사슬을 잘라버리고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먼저 우리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은 담배회사로부터 어떤 이득을 취해서도 안 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우리 정부 조직이 담배회사의 주주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담배를 팔아서 이익을 취하는 모든 사업이 보다 건전한 사업으로 하루빨리 대체될 수 있도록 촉진하고 감시하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더이상 아무도 새로 흡연을 시작하지 않도록, 그리고 담배를 끊기 원하는 모든 사람이 힘들지 않게 금연할 수 있도록 지원 사업을 하여야 한다.
  • 고령 암 환자 늘어나는 日… 85세이상 60% 치료 포기

    수술·항암제 적극 치료 안해…정부, 암치료 지침 제정키로 일본이 암환자들도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75세 이상의 암 환자 중 몸에 부담이 큰 수술이나 항암제 투여 등의 적극적 치료를 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 NHK 등 현지언론들은 10일 암이 많이 진행된 85세 이상 고령 환자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는 환자의 비율이 암 종류에 따라 최고 60%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전국 암진료 거점병원 등 472개 의료시설에서 암 진단을 받은 환자 70만명의 자료를 일본 국립암센터가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분석 결과 암이 많이 진행된 4기 폐암 진단을 받은 85세 이상 환자의 경우 아예 “치료하지 않는 사람”이 58.0%나 됐다. 위암은 56.0%, 대장암은 36.1%로 2012년부터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 치료가 어려운 췌장암은 이 연령대에서 치료하지 않는 비율이 60.0%, 고령자의 경우 증세가 별로 없는 자궁체암은 66.7%가 치료를 하지 않았다. 고령이 되면 심장병이나 당뇨병 등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체력도 떨어져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가 어려워지면서 적극적인 암 치료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됐다. 인지기능 쇠퇴로 상담을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경향도 많았다. 85세 이상 고령자의 암 치료 실태가 나온 것은 일본에서도 이번이 처음이다. 히가시 다카히로 국립암센터 암등록센터장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고령 암 환자에게 어떤 치료를 할 것인지는 의사의 판단에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판단을 지원하기 위한 진료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가시마 후미오 교린대 교수도 “고령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 의료기관이 적절한 치료 방법을 고려할 수 있도록 기준 제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측은 이런 의견들을 반영해 고령 암환자에 대한 항암제 치료 관련 지침을 제정할 방침이다. 국립암센터의 이번 연구에 따르면 암에 걸리는 사람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5세 이상은 2012년 42%에 달해 10년 전인 2002년 35%에 비해 7% 포인트 높아졌다. 고령화의 진전 속에 암 환자의 고령화 추세도 빨라지고 있고, 75세 이상이 조만간 절반 이상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일본은 일본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암 진단 5년 뒤 평균 생존율이 65.2%였다. 부위별 생존율은 전립선암 97.7%, 유방암 92.7%, 자궁체암 82.8% 등의 순이었다. 전립선암은 1~3기 생존율이 100%였다. 반면 조기 발견이 어려운 췌장암은 9.9%였다. 위암은 1기에서 조기 발견할 경우 95.0%가 생존했지만, 4기 발견의 경우 단 9.0%만 살아남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시작된 ‘문재인 케어’…2022년까지 31조원 투입

    시작된 ‘문재인 케어’…2022년까지 31조원 투입

    초음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그간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했던 3800여개의 비급여 진료항목들이 단계별로 보험급여를 받게 된다.문재인 정부는 여기에 2022년까지 3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민 비급여 의료비 부담을 2015년 13조 5000억원에서 2022년 4조 8000억원으로 64%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민 의료비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비급여 진료를 획기적으로 줄이고자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본격 시동을 거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9일 ‘병원비 걱정없는 든든한 나라 만들기’ 국정과제 이행 차원에서 국민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고액의료비로 인한 가계파탄을 막는 내용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내놓았다. 의학적으로 필요한 모든 비급여는 환자 본인이 비용을 차등 부담하는 조건으로 예비적으로 보험급여를 적용하는 게 골자다. 이런 예비급여 추진 대상 비급여항목은 약 3800여개다. 구체적으로 MRI, 초음파, 다빈치 로봇수술 등에 대해 올해부터 2022년까지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고가항암제는 약값 협상 절차가 필요한 점을 고려해 지금처럼 선별적으로 골라서 급여화할 계획이다. 간병비,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 ‘3대 비급여’도 더 개선하기로 했다. 특진비로 불리는 선택진료제를 2018년부터 완전히 폐지할 계획이다. 현재 4인실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실 입원료에 대해 2018년 하반기부터 2∼3인실로 보험급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2019년부터는 1인실(특실 등은 제외)도 필요하면(중증 호흡기 질환자, 산모 등)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가족 들의 간병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전문 간호사가 간호와 간병을 전담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 병상을 2022년까지 10만 병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7월 현재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과 병상은 전국 353개 의료기관에 2만 3460병상에 불과하다. 기존 비급여를 해소해나가는 동시에 의료기관이 새로운 비급여진료를 개발하는 것을 차단하고자 ‘신포괄수가제’를 현재 공공의료기관 42곳에서 2022년까지 민간의료기관 포함해 200곳 이상으로 확대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신포괄수가제는 진료의 종류나 양과 관계없이 환자가 입원해서 퇴원할 때까지 발생한 진료비(입원료, 처치료, 검사료, 약제 등)를 미리 정해진 금액대로 지불하는 진료비 정액제도로 의료기관별 비급여 관리에 효과적이다. 소득하위 계층이 내야 하는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액을 낮춘다. 본인부담상한제는 환자가 1년간 병원을 이용하고 직접 부담한 금액(법정 본인부담금)이 환자의 경제적 부담능력을 넘으면 그 초과금액을 건보공단이 전부 환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로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로 2004년 도입됐다. 2013년 8월부터 4대 중증질환(암·심장병·뇌혈관질환·희귀난치질병) 등에 한해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시행하려던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제도화해 상시 지원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취약계층별로는 노인 치매 검사를 급여화하고 노인 틀니·치과임플란트의 본인부담률을 50%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15세 이하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률도 5%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런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복지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30조 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드는 재원은 현재 20조원 가량 쌓여있는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으로 충당해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지만, 일각에서는 보험혜택이 확대되는 만큼 결국 건강보험료가 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온열질환 주의…일사병·열사병 예방 및 대처법

    온열질환 주의…일사병·열사병 예방 및 대처법

    토요일인 5일도 전국에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등 최근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계속돼 온열질환에 주의해야 한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온열 질환자는 해마다 가장 더운 기간인 8월 첫째 주에서 둘째 주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온열 질환은 어린이와 65세 이상 고령자, 고혈압·심장병·당뇨병 등이 있는 환자의 경우 더 위험하다. 여름철 대표적인 온열 질환으로는 일사병과 열사병이 있다. 일사병은 장시간 고온에 노출돼 열이 체외로 잘 배출되지 못해 체온이 37도에서 40도 사이로 상승하는 경우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럼증과 두통이 발생하며 땀을 많이 흘린다. 심할 경우 구토나 복통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실신할 수도 있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갈 때 생긴다. 일사병과 달리 발작, 경련, 의식 소실 등 중추신경계 기능 이상 증상을 보인다. 신장, 간 등 장기 기능 손상이나 쇼크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온열 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체온을 빨리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젖은 수건이나 차가운 물로 체온을 빨리 떨어뜨려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뚜렷하고 맥박이 안정적이면서 구토를 하지 않으면 일단 서늘한 곳에서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 열사병과 일사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온에서 장시간 활동을 피하는 것이다. 최근처럼 폭염주의보 또는 폭염경보가 발령된 날의 낮 시간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꼭 외출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챙이 넓은 모자나 헐렁한 옷을 착용하고, 술이나 카페인 음료를 멀리해야 한다. 더운 곳에서 작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경우 자주 그늘에서 쉬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위르겐 힌츠페터/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위르겐 힌츠페터/이순녀 논설위원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택시 운전사’가 흥행하면서 영화 속 외신 기자의 실제 모델인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가 재조명되고 있다. 영화는 1980년 5월 19일 계엄령하의 광주에 잠입해 군부 독재가 저지른 참혹한 살상 현장을 카메라에 생생히 담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그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 ARD-NDR 동아시아 특파원으로 도쿄에 주재하던 힌츠페터는 녹음을 담당하는 동료 기자와 함께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광주로 가는 길목이 모두 차단된 상태에서 택시 기사는 기지를 발휘해 샛길을 찾아 이들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줬다. 21일 광주에서 빠져나온 힌츠페터는 필름을 과자 상자에 담아 도쿄로 돌아왔다. 이튿날 독일에서 영상이 방송되자 큰 파문이 일었고, 이후 CBS 등 다른 외신들도 광주 취재에 나섰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는 23일 다시 광주로 돌아와 계엄군이 철수하고, 시민 자치가 된 해방 광주의 모습을 촬영했다. 그해 9월 독일에서 ‘기로에 선 한국’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다큐멘터리는 1980년대 중반 ‘광주민중항쟁의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대학가 등지에서 상영되며 1987년 민주화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의대에 다니다 1963년 카메라기자로 입사한 힌츠페터는 1967년 홍콩 지부로 발령받아 베트남 전쟁 등을 취재했고, 1973년부터 1989년까지 동아시아 특파원으로 활약했다. 1986년 11월 광화문 시위 취재 중 사복경찰에 맞아 중상을 입기도 했다. 1970~80년대 한국의 안타까운 상황을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일까.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달랐다. 2004년 심장병으로 쓰러졌을 때 가족에게 “광주 망월동 묘지에 묻히고 싶다. 몸이 못 가면 사진과 위패라도 광주에 보내 달라”고 했다. 건강을 되찾아 2005년 5·18 2주년 때 광주를 방문했을 당시 5·18기념재단에 직접 손톱과 머리카락을 맡기기까지 했다. 지난해 1월 25일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이 유품은 망월동 5·18 옛묘역에 안치됐다. 힌츠페터는 광주까지 태워 준 택시 기사를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워했다. 그가 2003년 송건호언론상 수상 소감에서 “1980년 5월 나를 안내해 준 용감한 택시 기사에게 감사한다”고 말한 게 영화의 모티브가 됐다.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는 제작진이 생전에 인터뷰한 힌츠페터의 모습이 나온다. “당신을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말하는 힌츠페터의 떨리는 목소리가 큰 울림을 안겨 준다. 끝내 택시 기사를 만나지도, 영화의 완성을 보지도 못한 그를 대신해 부인이 오는 8일 방한한다.
  • 8년 전 안락사 원했던 소녀, 장기 이식 받고 제2 인생

    8년 전 안락사 원했던 소녀, 장기 이식 받고 제2 인생

    암과 심장병으로 고통스러워 삶보다 죽음을 달라며 법정소송까지 진행했던 10대 소녀가 결국 이식 수술을 받고 어엿한 숙녀로 자라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27일자(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남서부 웨일스 뉴 퀘이에 사는 한나 존스(22)는 13살 때 장기 이식 수술을 거부했다. 존스는 병으로 인한 고통과 스트레스, 복용 중인 약들로 이미 지친 상태였다. “병원 트라우마를 겪느니 차라리 죽는게 나을 것 같다”며 “내게 남은 마지막 날들은 평화롭게 보내고 싶다”며 장기 이식 수술을 원치 않는다고 침착하게 말했다. 존스의 단호한 결정은 이식 수술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세상을 놀래켰다. 이후 존스는 심부전에 대한 치료와 이식 수술을 진행하려던 지역 병원 의사들과 고등법원 소송을 시작했고, 법적인 경합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1년 후, 건강상태가 악화되자 존스는 마음을 바꿔 6시간 반이 걸리는 이식 수술을 받았다. 기증자는 스코틀랜드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숨을 거둔 40대 남성이었다. 그녀는 “죽을 고비를 앞두고 인생에서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원하는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이식수술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마음을 바꾼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내가 일찍 이식 수술을 선택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 결정에 대해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나는 타인의 장기를 이식 받은 덕분에 대학을 졸업하고, 올 9월부터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다. 정말 아픈 시기에는 삶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결정을 바꿔 살아난 덕분에 그녀는 이식 후에도 모든 것이 가능하단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당신이 즐겨먹는 소시지는 안전한가요?

    당신이 즐겨먹는 소시지는 안전한가요?

    중국의 모 가공육 제조업체 직원의 자사 제품에 대한 ‘내부고발’이 화제다. 중국 광둥성에 있는 가공육 전문 제조업체 ‘훠퉤이창공사’(火腿肠公司) 소시지 가공 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 A씨는 최근 자사에서 가공된 소시지의 주요 원료가 닭 껍질, 오리 껍질로 이뤄졌으며 소시지 맛을 강화하게 위해 돼지고기 향을 내는 화학 첨가물과 색소가루 등을 대량으로 첨가한 불량 식품이라고 밝혔다. A씨의 내부고발에 따르면, 자기네 회사 가공육은 중국 도심 곳곳 상점에서 즉석 가열해 판매하는 일명 ‘대만식 소시지’(台湾烤香肠)로 자사 이외의 대부분의 업체에서 무단으로 가공해 유통해오고 있는 소시지의 대부분이 이 같은 방식으로 제조됐다고 전했다. 문제의 소시지는 중국 도심 곳곳에서 즉석 가열돼 2~3위안(약 340~510원)의 저가에 대량으로 팔려나간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실제로 해당 불법 육류가공업체의 경우 영업 허가증 및 위생증은 물론 상표권 일체를 소지하지 않은 불법 업체로 알려졌다. 이들은 저가의 가공육을 대량 유통시키기 위해 식물성 단백질과 표백 색소, 향신료 등을 섞어 비위생적인 방식으로 제조했으며, 유통 중 식품의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대량의 방부제를 첨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직원은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상당수 가공육에 대해 “어린이들의 성장에 백해무익한 제품이다”면서 “겉으로는 건강해보일 수 있으나 장기간 각종 첨가물로 만든 가공육을 섭취한 이들은 각종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지 유력 언론 ‘젠캉스바오’(健康时报) 보도에 따르면, 해당 불법 제조 가공육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심장병 및 각종 암 발병 위험이 72%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 질병으로 사망에 이를 위험은 해당 가공육을 섭취하지 않은 일반인과 비교해 11% 이상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질병 발생 위험이 일반인과 비교해 급격히 높아지는 이유는 업체가 비위생적인 방식으로 제조하는 가공육의 경우 다양한 화학 첨가물이 주재료로 첨가되는 탓이다. 특히 길거리, 상점 등에서 즉석 가열해 판매하는 가공육은 고온 가열 과정 중 첨가물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이 최대치로 증가한다고 해당 언론은 설명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길섶에서] 의자 중독/최광숙 논설위원

    어린 시절 온 식구가 빙 둘러앉아 밥 먹을 때 참 행복했던 것 같다. 네 다리 앉은뱅이 상을 펴고 접는 일은 오빠가, 행주로 닦는 일은 내 몫이었다. 그 시절에는 다들 그렇게 좌식 생활을 했다. 언제부터인가 의자가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의자 없이 살던 때와 비교하면 참 편하고 좋은 세상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컴퓨터 앞에 앉아 꼼짝없이 일과의 대부분을 지내는 것도 모자라 퇴근하면 또다시 소파에 앉아 TV 시청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의자 붙박이’ 삶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몸은 의자에 앉도록 설계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의자 중독은 결국 ‘의자병’을 야기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덜 걷고, 덜 운동하다 보니 비만, 요통, 당뇨병, 골다공증, 심장병 등을 불러들인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1시간 앉을 때마다 기대 수명은 22분 감소한다’고 주장한다. 장수하려면 일단 의자를 멀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오래 앉아 있으면 자연 뇌의 활동이 둔해지는 것도 문제다. 아인슈타인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상대성이론을 생각해 냈다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건강한 삶을 원한다면 의자부터 멀리하시길.
  • 공연 중 좀비가 덮친다면

    공연 중 좀비가 덮친다면

    피서지로 시원한 공연장만 한 곳도 없다. 때가 때인지라 무더위를 날려줄 으스스한 공포·스릴러 작품들이 여름 무대를 오싹하게 채우고 있다.‘B급 코믹 호러 뮤지컬’을 표방한 ‘이블데드’는 공포물이면서도 대놓고 웃긴다. 샘 레이미 감독의 동명 영화 시리즈 중 1, 2편을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방학을 맞아 여행을 떠난 대학생 다섯 명이 우연히 들른 숲속 오두막에서 좀비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았다. 이블데드의 절정은 공연 중간 좀비들의 습격이 시작되면서 객석 앞쪽이 피로 물드는 순간이다. 일명 ‘스플래터석’이라고 불리는, 무대와 가장 근접한 1~3열 좌석에 앉은 관객들은 1막과 2막 사이 휴식시간 때 우비로 중무장을 해야 한다. 좀비로 분한 배우들이 객석으로 직접 내려와 붉은 물감으로 만든 피를 관객들 몸에 뿌려대거나 레슬링을 하듯 관객들에게 엉겨 붙기 때문이다. 불쾌할 법하지만 다들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즐겁다는 반응이다. 9년 만에 재연하는 이 공연의 열혈팬들은 일부러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와 스플래터석에 앉는다. 핏빛으로 물든 티셔츠만큼 좋은 기념품은 없다. 9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1만~7만 7000원. 1544-1555.또 다른 B급 문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뮤지컬 ‘록키호러쇼’에선 물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자동차 고장으로 낯선 성을 방문하게 된 브래드 메이저스와 자넷 와이즈가 트랜스섹슈얼 행성에서 온 양성 과학자 프랑큰 퍼터 박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콜백’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관람 문화로 유명하다. 콜백은 관객들이 등장인물의 특정 대사나 행동을 따라하거나 추임새를 넣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극 중 자넷과 브래드가 몰아치는 폭풍우를 피해 신문으로 비를 피하는 장면에서 배우들이 직접 객석을 돌아다니며 비를 뿌릴 때 관객들 역시 신문을 꺼내 함께 비를 피한다. 속수무책으로 옷이 젖는 걸 막으려면 공연 전 록키호러쇼 관람 팁 등을 적은 4쪽짜리 인쇄물인 ‘월간 록키’를 꼭 챙겨둬야 한다. 8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6만 6000~9만 9000원. 1577-3363.피범벅이 되거나 물벼락을 맞고 싶지 않다면 아슬아슬한 심리 싸움에 머리를 써보자. 연극 ‘데스트랩’은 제목 그대로 ‘죽음의 덫’에 빠진 두 남자의 이야기다. 1978년 극작가 아이라 레빈이 쓴 이 작품의 배경은 1978년 미국 코네티컷 웨스트포트의 음산한 한 저택이다. 한때 유명했던 극작가 시드니 브륄은 연이은 흥행 실패로 아내 마이라와 함께 귀향해 은둔 중이다. 어느 날 자신의 수업을 들었던 작가 지망생 클리포드 앤더슨으로부터 ‘데스트랩’이라는 제목의 희곡이 배달된다. 신인이 쓴 것치고는 흥미로운 작품에 질투심을 느낀 시드니는 클리포드를 자신의 집으로 부른다.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 마이라가 시드니를 말리려고 하지만 그는 클리포드를 살해하고 희곡을 손에 넣는다. 심장병을 앓던 마이라가 그 충격에 쓰러지면서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시작된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반전이 이어져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것이 이 작품의 묘미. 두 남자가 벌이는 팽팽한 심리전을 좇는 재미가 있다. 9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4만 4000~5만 5000원. (02)548-0597.뮤지컬 ‘인터뷰’는 2001년 영국 런던 추리소설 ‘인형의 죽음’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유진 킴에게 작가 지망생 싱클레어 고든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차분하게 시작된 두 사람의 대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10년 전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는 심리 싸움으로 변모한다. 한 사람 안에 둘 또는 그 이상의 정체성이나 인격 상태가 존재하는 질환인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지닌 고든이 보여주는 심리 변화와 이를 통해 흩어진 기억의 조각이 하나둘씩 맞춰지는 전개가 긴장감을 높인다. 8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1관. 4만 5000~6만원. 1577-3363.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文대통령이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는 오뚜기

    文대통령이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는 오뚜기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7일 기업인과의 대화 첫날에 참석토록 초청한 오뚜기는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경제와 맞물려 있다. 오뚜기는 재계순위 232위로 쟁쟁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물리치고 초대받았다.문 대통령과 오뚜기가 일맥 상통하는 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문 대통령이 경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이를 가장 잘 실현한 회사가 오뚜기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3099명의 직원 가운데 기간제는 36명뿐이다. 대형 마트의 시식코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비정규직이지만 오뚜기의 경우 정규직이다. 창업주 고 함태호 명예회장은 “절대로 비정규직을 고용하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또 라면값은 2008년 이후 10년째 동결돼 있다. 밀가루 등 재료 값이 모두 올랐으나 라면 값을 올리지 않으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갓뚜기’로 불린다. 최근 프랜차이즈 치킨업계가 정권 교체기를 틈타 치킨값을 올리려다 비난 여론으로 철회한 것과는 대비된다. 지난해 9월 창업주 함태호 회장이 작고하면서 함영준 회장이 1조 6500억원 정도의 자산규모를 상속받았다. 이 과정에서 탈법이나 편법을 동원하지 않고 상속세 1500억원을 5년 분할로 그대로 납부하기로 했다고 YTN이 24일 보도했다. 이 외에도 심장병 어린이 돕기와 장애인 자립 지원 등으로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하고 있다. 오뚜기의 이런 행보가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와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뚜기 손녀 함연지, 연예인 주식부자 5위…현재 근황은?

    오뚜기 손녀 함연지, 연예인 주식부자 5위…현재 근황은?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하는 15개 기업 중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식품 기업 오뚜기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의 손녀이자 함영준 현 회장의 장녀인 함연지(25)의 근황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오뚜기 카레 광고에도 직접 출연했던 함연지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대 티쉬예술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후 지난 2014년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통해 데뷔했다. 지난 5월 종영한 KBS1TV 드라마 ‘빛나라 은수’에 ‘정아’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연예인 주식 부자’로도 유명하다. 함연지는 14세이던 2006년 이미 12억원에 달하는 오뚜기 주식 1만 주를 갖게 돼 미성년 주식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에는 보유한 상장 주식의 가치가 366억원(지난 4월 기준)으로 연예인 주식순위 랭킹 5위에 올랐다. 함연지는 지난 5일 국내 대기업 임원 아들 A씨와 결혼했다. A씨는 민족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유명 대학을 졸업한 뒤 홍콩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십을 마치고 최근 싱가포르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뚜기는 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 중 한 곳으로 SNS에서는 착한 기업 ‘갓뚜기’라고 불린다. 지난해 9월 별세한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1800명의 시식사원을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최근 식품 가격 인상이 계속됐지만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아 소비자들의 칭찬을 받았다. 또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1500억원대의 상속세금을 5년에 걸쳐 분납하기로 했다. 세금을 줄이기 위한 재벌 2, 3세들의 편법 상속 논란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보기 드문 사례였다. 함태호 창업주는 2015년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개인적으로 300억원대 규모의 주식을 기부했다.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과 함께 심장병 어린이 후원을 시작해 수천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함영준 회장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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