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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 훈련으로 ‘인위적 감정 조절’ 가능하다”

    “뇌 훈련으로 ‘인위적 감정 조절’ 가능하다”

    지난 1982년 개봉된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는 안드로이드(복제인간)와 일반 사람을 구분해주는 심문 기계가 등장한다. 이 기계는 감정을 도발시키는 질문을 던진 뒤, 호흡, 심장박동, 안구 운동 반응을 측정해 심문 당하는 자가 인간인지 아니면 복제인간인지 판단한다. 여기서 중요한 기준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배려하는 ‘공감’이 존재하는가이다. 그렇다면 정말 영화처럼 인간의 뇌는 ‘공감’이라는 특정 영역이 따로 존재한다는 뜻일까? 나아가 이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인간 감정을 조종할 수도 있다는 것일까? 최근 브라질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답은 ‘가능하다’이다. 리우데자네이루 도흐 교육연구센터 연구진은 자원자 25명의 뇌를 스캔해 특정 감정 이입에 따라 뇌 활동이 특정한 패턴을 나타내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블레이드 러너 속 심문처럼 참가자들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도발적인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실시간으로 뇌 활동을 스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데이터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보내져 일정 패턴이 형성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실험 결과 흥미롭게도 참가자들 중 ‘공감’능력이 충만해진 이들의 뇌는 다른 이들보다 선명한 감정 패턴이 뇌에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나아가 지속적인 뇌 훈련이 진행되며 전에 없던 ‘공감’능력이 새로 나타나거나 더 깊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발견됐다. 연구를 주도한 조르지 몰 교수는 “사회적 감정이 부족한 인간의 의식을 인위적으로 친사회적으로 고양시킬 수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며 “뇌 훈련을 통해 애정과 부드러움의 등의 감정을 주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적으로 연구가 진행되면 앞으로 성격 장애 및 자폐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사진=wikipedia/D’Or Institute for Research and Education/PLoS ONE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심장박동이 빨라진다…‘끝까지 간다’ 예고편

    심장박동이 빨라진다…‘끝까지 간다’ 예고편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면서 화제를 모았던 영화 ‘끝까지 간다’는 “매우 정교하면서도 유쾌한 작품으로 신선한 자극을 준다”는 호평을 받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영화 ‘끝까지 간다’는 어머니 장례식 날 연락을 받고 경찰서로 향하던 형사 고건수(이선균 분)가 실수로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낸 후, 어머니의 관 속에 시체를 숨기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이 영화는 묵직한 존재감의 두 배우, 이선균과 조진웅의 열연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화차’를 비롯해 ‘골든타임’, ‘파스타’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부드러운 이미지와 까칠한 매력으로 흥행을 이끌어온 이선균이, 기존 이미지를 벗고 선보이는 액션 연기는 기대해볼만 하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화이’와 같은 작품을 통해 강한 카리스마로 명품 연기력을 선보인 조진웅은 정체불명의 목격자 ‘박창민’ 역으로 개성있는 악역 연기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충무로를 대표하는 두 연기파 배우가 보여줄 그들의 새로운 모습과 함께 완벽한 호흡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끝까지 간다’는 27일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예매율 2위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개봉은 오는 29일. 사진·영상=쇼박스 제공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법원 “제왕절개 늦어 태아 뇌손상… 의료진 3억여원 배상해야”

    제왕절개 수술이 늦어 태아가 뇌손상을 입었다면 의료진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 양사연)는 A(4)군과 A군 부모가 산부인과 병원 운영자와 의료진 등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총 3억 2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군의 어머니 B씨는 2010년 6월 24일 오후 4시 28분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유도분만을 하려다 태아의 심장박동 수가 떨어져 제왕절개로 A군을 낳았다. A군은 출생 직전인 오후 4시 10분쯤 심장박동 수가 분당 60~70회로 약 8시간 전인 오전 8시 5분쯤(100~105회)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A군은 출생 직후 울음이 약했고 청색증을 보였다. 자궁 내에서 본 변()이 피부와 탯줄에 착색되는 태변 착색 현상도 나타났다. 현재 A군은 저산소성 뇌손상과 경련 및 뇌수두증 등으로 거동할 수 없는 중증장애 상태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태아의 심장박동 수가 이상을 보인 오전 8시 4분에서 8시간가량 흐른 오후 4시 10분쯤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태아곤란증(자궁 내에서 저산소 등으로 태아의 심장박동에 이상이 생긴 증세)을 고려한 제왕절개술을 결정해 저산소성 뇌손상을 악화시켰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일반적으로 태아 심장박동 자료만으로는 태아곤란증을 진단하기 어렵고 자궁 내에서 태아가 비정상이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의료진의 책임을 40%만 인정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어젯밤 꾼 ‘악몽’, 심장마비 징후일 수 있다”

    “어젯밤 꾼 ‘악몽’, 심장마비 징후일 수 있다”

    누구나 한번 쯤 지독히 무서운 ‘악몽’에 시달리다 새벽에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나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통 악몽은 불안·죄책감 등과 관련이 있는 스트레스 장애의 주요 증상 중 하나로 통계자료를 보면 3~5세 사이 아동의 10~50%, 성인의 50%가 악몽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그런데 이런 악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실제로 몸 속 질환을 알려주는 주요 징후일 수도 있지 않을까? 최근 미국 교육전문 사이트 ‘Grandparents.com’에 건강 전문 저널리스트 베스 레빈이 기고한 칼럼을 보면 악몽은 당신 몸속에 숨겨진 질환을 알려주는 징조일 수도 있다. 보스턴 대학 의대 신경학과 패트릭 맥나마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꿈은 사람이 REM 수면을 하는 동안 발생한다. 이때 호흡 문제, 강렬한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가 나타나면 이 자극이 뇌로 전달돼 악몽을 유발할 수 있다. 즉, 신체적 변화가 악몽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는 뜻이다. 1. 심장 질환 지난 2003년 스웨덴 의학 연구결과를 보면, 중장년층 남성과 여성들이 악몽을 꿀 때 심장박동이 갑자기 증가하는 등 불규칙해지고 가슴경련과 통증이 유발됐다. 특히 이 증세는 40~64세 사이 여성층에게서 자주 나타났는데 폐경 후 더 심각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악몽도 꿈의 일부이기에 이는 REM 수면과 관련이 깊다. 미 국립 신경장애·뇌졸중 연구소는 REM 수면 시 신체에 가해지는 일정 스트레스가 호흡을 가쁘게 하고 심장박동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이는 REM수면 시 빠르게 안구가 운동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맥나마라 교수는 REM 수면이 뇌 부분 자율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 과민 반응으로 이어지고 자연히 심장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이 부분만 제외하면 악몽이 심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2. 파킨슨 병 및 기타 퇴행성 신경 질환 최근 의학 연구 사례 중에는 수면 중 강렬한 악몽을 경험한 이들 중 파킨슨 병 같은 퇴행성 신경 질환을 앓는 경우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이는 REM수면 장애와 연관되는데 보통 건강한 사람들은 REM 수면 동안 몸이 마비돼 움직이지 못하지만 파킨슨 병 및 기타 신경 퇴행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REM 수면 시 몸이 마비유지능력을 잃게 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되고 이것이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3. 수면 무호흡증 악몽은 수면 무호흡증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 플로리다 수면 연구소 의학박사 윌리엄 콜러의 설명에 따르면, 수면 중 일시적으로 호흡이 곤란해지는 환자들이 악몽을 꾸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산소 부족이 뇌에 영향을 줘 일시적으로 REM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은 기도가 막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수면 의학 저널에 발표된 최근 연구를 보면 기도양압술을 받은 환자의 91%가 악몽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맥나마라 교수는 이러한 질환 외에 악몽 자체로 고통 받는 이들의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 ‘최면치료’, ‘이미지 반전 치료’,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먹는 알약보다 효과 높은 ‘전기 약물’ 등장

    먹는 알약보다 효과 높은 ‘전기 약물’ 등장

    별도의 전원공급이 없어도 자가 발전해 우리 몸속으로 침투, 전자기 파장을 발생시킬 수 있는 첨단 기술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 전기공학 연구진이 기존 화학적 약물요법 체계를 뛰어넘는 극도로 미세한 ‘전기약물 장치(electroceuticals)’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쌀 알갱이 보다 작은 크기의 이 전기 장치는 체내에 주입됨과 동시에 자가발전하며 의료적 전자기 파장을 발생시킨다. 무엇보다 별도의 전원공급이 필요 없다는 것이 장점이며 기존 화학 약물이 수행하지 못한 여러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주목된다. 연구진은 해당 장치를 이용해 실험용 토끼 가슴 속에 장착된 인공심장박동장치의 전원을 공급하는데 최근 성공했다. 즉, 따로 전신마취를 한 후 가슴 부분을 개복하지 않더라고 이 장치를 이용하면 체내에 여러 전기 의료장비를 무선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응용분야는 더욱 다양하다. 이 전기약물 장치는 인간 신경 속 특정 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치료약물을 주입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는 전자기 파장을 발생시키거나 암 세포 표적 치료제로도 사용될 수 있다. 심지어 식욕억제 등의 다이어트 약으로도 발전 될 수 있다. 아울러 알약과 같은 기존 생화학적 치료제와 비교해 월등한 효과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장치를 개발한 스텐포드 대학 전기공학과 에이다 풍 박사는 “전자약물의 기본 원리는 우리 몸속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크기여야 하며 동시에 기존 화학 약물보다 효과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장치는 해당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 향후 초소형 의료기구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journal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최근 발표됐다. 사진=Stanford University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코골이’ 잡는 임플란트 이식술 美서 개발

    ‘코골이’ 잡는 임플란트 이식술 美서 개발

    심한 ‘코골이’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연구팀은 최근 아테네에서 열린 심장관련학괴에서 코골이로 인한 수면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이식시술인 ‘리메드’(Remede)를 공개했다. 성냥갑 정도의 작은 이 기구는 쇄골 근처의 피부 아래에 이식하며, 특수 혈관을 이용해 횡경막 신경과 연결된다. 이 장치는 일종의 심장박동조율기 역할을 하는데, 경막 신경을 통해 횡경막을 자극해 수축을 유도한다. 이는 환자의 호흡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주고 잠자는 동안 호흡이 멈추는 증상을 완화한다.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은 대체로 기도를 열어주는 공기 마스크 등을 통해 치료하고 있지만, 자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시술은 피부 아래에 이식한 뒤 일상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데다, 폐와 연결된 경막 신경과 이어져 편안한 호흡을 유도할 수 있다. ‘리메드’는 지난 1년간 4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상당한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를 이끈 윌리엄 아브라함 교수는 “코골이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은 수면 무호흡증이다. 수면 무호흡증은 심장 마비로 이어지며, 뇌세포의 활성을 억제해 기억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2배로 치솟는다”면서 “이 기구의 이식술은 심장마비를 예방하고 수면의 질을 향상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임상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양질의 수면 뿐만 아니라 낮시간 동안 훨씬 가뿐해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응급처치 이렇게] 심장 멎으면 5분내 심폐소생술로 뇌손상 막아야

    [응급처치 이렇게] 심장 멎으면 5분내 심폐소생술로 뇌손상 막아야

    심장이 정지되면 뇌는 4~5분 만에 손상된다. 이후 심장이 다시 뛰더라도 식물인간이 되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한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쓰러진 환자를 발견하면 심정지가 맞는지부터 확인한다. 불러도 반응이 없고, 호흡이 이상하거나 없으면 심정지일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땐 119구급대에 신고하고 주변 사람에게 자동제세동기를 가져오라고 한 뒤 즉시 가슴 압박을 시작한다. 먼저 환자를 바닥에 똑바로 눕히고 두 손을 깍지 껴 손바닥 뒤꿈치를 환자의 가슴 중앙에 댄 뒤 손가락은 가슴벽에 닿지 않도록 한 상태에서 두 팔을 쭉 편다. 이어 환자의 몸과 구조자의 팔이 직각을 이루도록 하여 가슴을 압박한다. 가슴압박 시 속도는 1분에 최소 100회, 깊이는 가슴벽이 최소 5㎝ 내려가도록 ‘세게, 빠르게’ 압박한다. 압박 후에는 가슴벽이 원래의 높이로 올라오도록 힘을 풀어줘야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모여 효과가 배가된다. 이런 방식으로 30회 가슴압박, 2회 인공호흡을 시행한다. 인공호흡을 할 때는 환자의 고개를 뒤로 젖혀 기도를 개방시키고 코를 잡은 상태에서 1초 동안 숨을 불어넣는다. 이때 눈으로는 환자의 가슴이 올라오는지 확인한다. 숨을 불어 넣은 뒤에는 코도 놓고 입도 떼 숨을 내쉴 수 있게 한다. 심폐소생술 도중 자동제세동기가 도착하면 지체 없이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한다. 보통 전원버튼을 누르면 안내방송이 나오므로 침착하게 따라하면 된다. 자동제세동기 사용법은 간단히 말해 ‘전원 켜고, 패드 붙이고, 제세동하라고 하면 제세동하고, 다시 심폐소생술 시행’이다. 2장의 패드는 각각 오른쪽 빗장뼈(쇄골) 아래와 왼쪽 젖꼭지 옆 겨드랑이 부위에 붙인다. 패드를 붙이면 자동제세동기가 환자의 심전도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이때 분석에 방해되지 않도록 환자의 몸에서 손을 떼야 한다. 분석이 끝나면 음성으로 환자의 심장박동이 제세동이 필요한 상황인지 아닌지를 안내해 준다. 제세동이 필요 없는 경우 다시 심폐소생술을 하라는 안내가 나온다. 제세동 시에는 환자의 몸에서 손을 떼고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음성 지시가 나올 때 제세동 버튼을 누른다. 제세동기는 2분마다 환자의 심전도를 분석해 제세동이 필요한지 알려 준다. 제세동 후에는 지체 없이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해야 한다. 환자의 가슴에서 손을 떼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환자의 생존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 따라서 제세동과 심폐소생술은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번갈아 가며 계속해야 한다. 정시영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평가팀장
  • ‘포옹’이 건강에 유익한 ‘6가지 진짜 이유’

    ‘포옹’이 건강에 유익한 ‘6가지 진짜 이유’

    ‘포옹(抱擁)’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끼리 품에 껴안음’, ‘남을 아량으로 너그럽게 품어 줌’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둘 다 ‘사랑’, ‘우정’, ‘따스함’이라는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뜻을 담고 있는 만큼 포옹 자체가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 포스트 건강 섹션에는 건강전문가들의 의견이 더해진 ‘포옹이 몸에 이로운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이 게재돼 화제가 되고 있다. 포옹에 신체 화학작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궁금할 분들을 위해 이를 소개한다. 1. 포옹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미국 인디애나 주 드포 대학 심리학자 매트 허트스테인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포옹은 자식을 보호하고 키우는 모성행동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이 뇌에서 분비되도록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감정을 헌신, 신뢰감이 충만하도록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포옹은 혈압을 낮춰주고 심장 건강에 좋다. 최근 의학 보고사례 중에는 포옹이 미주 신경을 통해서 뇌로 신호를 보내 혈압을 낮춰준다는 주장이 있다. 또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채플힐 캠퍼스에서 진행된 실험에 따르면, 포옹을 하고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박동수가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 포옹은 두려움을 완화시킨다. 국제의학학술지인 심리과학저널에는 포옹이 심리적 불안, 공포증, 두려움을 완화하는데 탁월한 작용을 한다는 연구가 게재된 바 있다. 해당 연구를 진행했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VU University) 샌더 쿨 연구원은 “다른 사람과 몸을 접촉하는 것은 심리적 실존성을 극대화해 개인이 가진 대인 공포와 심리적 위축감을 상당부분 완화시킨다”고 주장한다. 4. 포옹은 우울증을 감소시킨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커져가는 상대적 박탈감과 이를 통해 유발되는 우울증을 잦은 ‘포옹’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포옹이 심리적 안정에 큰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5. 포옹은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포옹을 하면 왜 기분이 좋아질까? 최근 심리 연구에 따르면 포옹 순간,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인 ‘코르티솔’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 포옹은 자녀들의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최근 미국 에모리 대학 연구진은 어린 시절 잦은 신체접촉이 성장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쥐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이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자녀들과의 잦은 포옹은 그들의 미래를 보다 밝게 만들 수 있다. 실제 의학보고 사례를 보면 부모와의 허물없는 신체접촉이 많은 자녀일수록 성격이 밝고 대인관계가 원활한 경우가 많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두근두근’ 태아 심장박동 들려주는 ‘앱’ 등장

    ‘두근두근’ 태아 심장박동 들려주는 ‘앱’ 등장

    굳이 산부인과를 찾지 않더라도 뱃속 아기의 ‘두근두근’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최근 이를 가능하게 해줄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장치가 등장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장치인 벨라비트(Bellabeat)를 2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휴대가 가능한 소형 초음파 장비와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된 벨라비트의 작동방식은 다음과 같다. 임산부가 초음파 장비를 배에 댄 뒤 이를 본인 소유 아이폰, 안드로이드 폰과 장치와 연결시키면 뱃속 아기의 심장박동, 움직임 등을 녹음해 들을 수 있다. 또한 아기의 발길질 횟수, 몸무게 변화가 데이터로 축적되며 응용 프로그램을 추가하면 산모의 기분상태 변화까지 실시간으로 측정해 우울증이 발생하면 의료 전문가 방문을 권하는 메시지까지 전송된다. 이 모든 정보는 스마트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임산부들과 공유할 수 있어 태아 성장에 대한 궁금증 혹은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역할도 수행한다. 벨라비트 개발자인 우르스카 세르슨은 “매번 태아의 심장박동을 듣기 위해 병원을 찾는 수고를 덜고 산모의 안전한 임신생활을 돕는 기기”라며 “높은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초음파 장비는 129달러(약 14만원)에 판매 중이며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은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사진=Bellabeat 공식웹사이트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곧 빠질 젖니 치료 안 해도 된다?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올 때가 되면 젖니에 충치가 생겨도 방치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자칫 이런 행동이 아이의 평생 치아건강을 망칠 수도 있다. 젖니는 영구치가 올바르게 나올 수 있도록 공간을 잡아주고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치료가 늦어질 경우 덧니가 생기거나 심한 경우 영구치가 나오지 못하게 된다. 가지런한 이를 가지려면 젖니가 나기 시작할 때부터 적절한 관리를 해줘야 한다. 생후 6개월이 되면 아랫니와 앞니, 두 개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거즈 등으로 아이들의 치아를 닦아 줘야 한다. 또 이가 썩는 것을 막기 위해 아이가 우유병을 물고 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후 3세쯤 젖니의 위아래가 다 맞물리게 되면 이때부터 아이들에게 양치질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영구치가 정상적으로 나오지 못하거나 턱뼈의 성장에 이상이 있어 치열교정을 해야 한다면 영구치가 다 나온 사춘기 전후, 12~13세쯤에 하는 게 좋다. 이 시기는 치료 반응이 좋아 치아를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이동시킬 수 있어 치료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교정 후 후유증도 줄일 수 있다. ●코골이 원인은 ‘코’가 아닌 ‘목’ 코골이의 진원지는 코가 아니라 목이다. 잠이 들면 목안을 넓히는 근육의 힘이 빠져 목안이 좁아지게 되는데, 이때 입 천장이나 목젖, 편도나 혀의 살들이 빨려 들어가며 떨리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주로 비만, 노화, 음주가 목안을 좁아지게 해 코골이의 원인이 된다. 비만도가 15% 이상인 사람의 절반이 코를 곤다고 한다. 코골이가 위험한 것은 코를 골다가 갑자기 숨을 멈추는 수면 무호흡 증상 때문이다. 코골이와 같은 이유로 공기가 드나드는 길이 완전히 막혀 수초간 숨을 멈추는 증상이다. 코골이 환자 10명 중 7명이 이런 증상을 겪고 있다. 수면무호흡이 나타나면 자는 동안 산소가 몸에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심장이나 폐가 더 많은 일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고 저산소증으로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이 생길 수 있다. 고혈압, 중풍에 걸릴 확률도 높다. 하룻밤에 10번 이상의 수면무호흡이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사망율이 3배 높다고 한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일단 체중 조절과 옆으로 누워 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많이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사람의 코골이는 살을 빼는 것만으로도 호전된다. 잠자기 전에 음주나 과음을 피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치과 이현헌 이비인후과 정유삼 교수
  • 비행기서 ‘심장마비’ 살린 의사·승객들

    비행기서 ‘심장마비’ 살린 의사·승객들

    학회 참석차 호주로 가던 의사들이 힘을 합쳐 기내에서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은 승객을 살려 냈다. 9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따르면 김홍수(55·소화기내과) 교수가 지난 7일 오후 7시 35분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호주 브리즈번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KE123편에 탑승했다. 이륙 후 얼마 안 돼 50대 남자 승객이 갑자기 실신했다. 승객과 승무원들이 소리쳐 다급하게 구조를 요청했다. 김 교수는 반사적으로 뛰어갔다. 환자는 심장마비 상태였다. 학회 참석차 같은 비행기에 탔던 한정호(43·소화기내과) 충북대병원 교수도 동참했다. 이름 모를 태권도 강사 등도 힘을 보태 환자의 기도를 연 뒤 심장마사지를 반복했다. 온 힘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벌인 덕에 환자는 10여분 만에 심장박동이 돌아왔다. 하지만 브리즈번공항 도착까지는 4시간이 남아 안심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들은 기내 앞쪽 더 넓은 곳으로 환자를 옮긴 뒤 수액을 투여하고 혈당, 혈압, 체온 등을 체크하며 보살폈다. 다행히 환자의 상태는 더 나빠지지 않았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구급대를 통해 무사히 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은 한 교수가 자신의 SNS에 “비행기 구급키드에 수액이 준비돼 정맥을 확보하고 최대한 주입할 수 있었다”면서 “김 교수와 태권도 강사 등 전문지식을 가진 이들과 많은 승무원, 승객들이 도와줘서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고 짧게 전하면서 알려졌다. SNS 댓글에는 “정말 멋진 일을 했다”, “참 인술을 펼쳤다” 등 칭찬 글이 쏟아졌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입는 순간 심박·칼로리 자동 체크…‘스마트 러닝셔츠’ 개발

    입는 순간 심박·칼로리 자동 체크…‘스마트 러닝셔츠’ 개발

    평소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운동 중 심박(심장박동) 수, 칼로리 소모량, 위치, 고도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 쯤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그저 입고 달리는 것만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줄 ‘스마트 러닝셔츠’가 시판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셔츠의 이름은 ‘D-셔츠’로 프랑스 ‘시티즌 사이언스’사가 개발한 제품이다. ‘D-셔츠’의 특징은 착용자의 심장박동 수, 소모 칼로리, 위치, 고도, 총 운동량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준다는 것이다. 이 모든 정보는 블루투스 장치를 통해 착용자의 스마트폰이나 운동 트레이닝 센터 혹은 병원으로 전송돼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저 셔츠를 입고 달리는 것만으로 어떻게 이런 첨단 분석이 가능한 것일까? 비밀은 셔츠 직물 소재에 있다. 시티즌 사이언스사의 설명에 따르면 D-셔츠는 초정밀 마이크로 센서가 포함된 특수 섬유로 만들어졌다. 이 센서는 셔츠 뒷부분에 미세한 크기로 장착되어 있는 GPS 송신기(탈·부착 가능)와 연결돼 착용자의 건강 정보를 파악한다. 혹시 셔츠가 무겁지는 않을까? D-셔츠는 초미세 소재로 제작돼 일반 운동복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반 옷처럼 세탁과 다림질도 가능하다. 다만 GPS가 내장된 송신기는 세탁 시 분리해야한다. 시티즌 사이언스사의 부 경영자인 스타니슬라스 비앙디에는 “예를 들어 이 옷을 입고 마라톤을 하면 당신의 심박, 호흡, 위험 정도가 실시간으로 의료진·트레이너에게 전달된다. 혹시 등산을 하더라도 위치와 고도가 파악되기 때문에 조난 등의 극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구조될 가능성을 높여준다”며 D-셔츠만의 경쟁력을 언급했다. 특히 일반 운동계부터 군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개발진들은 강조한다. 한편 D-셔츠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에 출품됐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사진=유튜브/citizen science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아름다운 수국꽃, 어쩌다 마약으로 둔갑했나

    아름다운 수국꽃, 어쩌다 마약으로 둔갑했나

    오묘한 빛깔과 아름다운 꽃잎으로 관상용 뿐 아니라 신부의 부케로도 자주 등장하는 수국이 최근 마약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프랑스 경찰청의 주장을 인용해 수국이 최근 마리화나 등 피우는 마약 형태로 악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북부 경찰청은 일명 ‘수국 범죄조직’(Hortensia Gang)이 수국을 훔쳐서 몇 주동안 이를 말린 뒤 마약으로 쓰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은 말린 수국 꽃잎을 담배와 섞어 피우며, 이는 마리화나의 주성분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와 비슷한 정도의 환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지역일간지 라 봐 뒤 노르(La Voix du Nord)는 최근 20 여 곳의 조원(造園)업자들로부터 계속해서 수국을 도난당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지 경찰이 이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이 같은 현상이 어려워진 경제를 상대적으로 대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화학제품을 넣은 마약의 가격이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수국을 이용한 마약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마치 과거에 야생에서 환각성 버섯을 채취하는 것이 유행했던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경찰 당국은 이러한 수국 마약 범죄가 독일에서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측하고, 수국 원예업체들에게 도난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수국을 이용한 마약 제조 및 흡입은 건강에 매우 해롭다”면서 “수국은 위와 호흡기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현기증이 생기는 증상 등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은하철도999’와 제3의 만능세포/문소영 논설위원

    일본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시간적 배경은 먼 미래의 지구. 돈 많은 사람들은 영원한 삶을 살고 있다. 수명이 다한 장기를 값비싼 기계로 교체하는 덕분이다. 그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공짜로 기계 인간을 만들어준다는 안드로메다 행성행 ‘은하철도 999’에 탑승할 승차권을 얻고자 필사적이다. 기계 백작에게 엄마를 잃은 땅꼬마 철이도 마찬가지다. ‘눈보라’라는 뜻의 러시아 이름을 가진 8등신의 미인 메텔의 도움으로 어렵게 은하철도999에 탑승한 철이는 죽지 않는 기계 인간이 돼 기계 백작에게 복수하기 위해 우주 항해를 떠난다. 어린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만화영화가 ‘유한한 인간의 삶을 영원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으니, 재미를 좇는 어린 뇌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다. 1970년대 일본 TV시리즈였던 ‘은하철도 999’는 증기기관에 이어 자동차, 세탁기, 냉장고가 개발되고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를 탐사한 1960년대를 통과하며 기계의 능력에 환호하던 근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심장박동을 도와주는 제동기를 단 사람들도 있으니 ‘터미네이터’까지는 아니지만 기계로 인간의 몸을 대체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겠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과학 발전은 인간수명을 연장하는 도구로 차가운 기계보다 더 좋은 대체재를 제시하고 있다.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인간의 물성을 훼손하지 않는 것들이다. 나중에 조작으로 밝혀졌지만 황우석 박사의 체세포 복제 방식이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 또 최근 발견된 ‘제3의 만능세포(STAP·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자극야기성 다성능 획득)’ 등이다. 특히 ‘제3의 만능세포’는 초간단 조작으로 만들 수 있다. 일본 고베 소재 이화학연구소 여성 과학자 오보카타 하루코(30) 연구주임이 개발한 ‘STAP 세포’는 쥐의 비장에서 채취한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를 홍차 정도의 약산성 용액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배양했다. 수일 후 만들어진 만능세포는 근육, 신경, 피부, 내장 세포 등 어떤 세포로도 변한다는 것이다. 이는 피부세포에 바이러스를 이용해 유전자를 주입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에 비해 효율적이다.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데다 암 발생 우려도 적다. 다만 이 만능세포는 현재 쥐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으로, 인간의 세포도 똑같은 만능세포를 만들 수 있을지는 연구 과제다. 지난 1월 30일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려 알려진 이 연구논문이 철회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홍삼·정어리 정제유 혈액항응고제 복용자 수술 전후 섭취 피해야

    ‘부모님의 건강을 위해 명절 선물로 준비한 건강기능식품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면?’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지만 부모님이 특정 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거나 약을 복용하고 있을 경우 제품을 고르는 데 더욱 신중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4일 설 연휴를 맞아 선물용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등의 구매 요령을 소개하며 반드시 선물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예를 들어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홍삼 제품, 정어리 정제유, 나토 배양물, 프랑스 해안송 껍질 추출물 등은 혈액 응고를 저해하는 작용을 해 혈액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수술 전후인 경우 섭취하는 것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 또 특정 질환을 앓고 있으면 일부 의료기기 사용이 제한될 수 있어 구매와 사용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용 진동기는 경추·척추 등을 수술했거나 칼슘 부족으로 습관성 탈골이 있으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의료용 온열기도 급성 질환자, 악성 종양 환자, 심장 장애 환자(인공심장박동기 장착자)는 사용하면 안 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건강기능식품이라도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 등 특정 질병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주장은 허위·과대 광고”라면서 “속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일주일에 3분 운동 효과有”(간헐적 단식 창시자)

    “일주일에 3분 운동 효과有”(간헐적 단식 창시자)

    ‘간헐적 단식’의 유행을 만든 영국 BBC 다큐멘터리 진행자인 마이클 모슬리(Michael Mosley)가 최근 “하루 단 1분 운동만으로도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의학박사이자 BBC 프로듀서인 모슬리는 각각 60대, 74세에 사망한 조부와 아버지의 예를 들며 “오래 살지 못하는 가족력 때문에 운동과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흡연과 과음을 절대 하지 않으며,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건강을 유지하려 애써왔다. 특히 그는 HIT(High Intensity Training)라 부르는 고강도 운동이 장시간을 투자하는 운동보다 훨씬 효과가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운동은 숙면을 취하게 해주고 암 발병률을 낮춰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운동을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특히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HIT에 매혹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러프버러대학교의 생물학자인 제이미 티몬스 박사의 말을 인용해 일주일에 단 3분 운동만으로도 당의 흡수를 막는 등 신체 활성화에 도움이 되며, 심장이나 폐가 더 많은 산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슬리 박사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운동 전 혈압 및 혈당검사를 한 뒤 하루에 한번 ‘전속력으로 사이클링’을 1분 간 실시했고, 이를 일주일에 3번, 4주간 지속했다. 한달동안 운동에 총 12분을 투자한 뒤 다시 혈당 및 혈압검사를 한 결과, 체내 인슐린 수치가 이전보다 정상수치에 가깝게 변했으며, 혈당 조절을 돕는 인슐린 감수성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분 안에 자신의 에너지 90%이상을 사용해 심장박동수를 분당 150까지 올리는 것이 중요하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일주일에 3번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불면증 걱정 끝! 숙면 유도 ‘스마트 침대’ 화제

    불면증 걱정 끝! 숙면 유도 ‘스마트 침대’ 화제

    깊은 밤 잠 못 드는 이들이 반가워할 ‘숙면유도 스마트 침대’가 등장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미국 침대제작업체 셀렉트 컴포트(Select Comfort)사가 개발했으며 제품이름은 ‘슬립 넘버 베드(Sleep Number bed)’다. 해당 제품은 수면자의 생체리듬을 체크해주는 센서가 내장돼있는 것이 특징이다. 잠을 자는 동안 수면자의 심장박동, 호흡횟수 등이 센서에 입력되고 수면상태가 좋았는지 부족했는지 판단해 일명 수명 IQ를 측정한다. 이 분석 자료는 스마트폰으로 자동 전송돼 사용자가 스스로 수면 자세를 교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여기에는 올바른 수면 습관을 정해주는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포함돼 있다. 가장 편한 자세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사용자는 원격조종이나 음성명령으로 매트리스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칼라 코딩 시스템 도입으로 침대에서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조명 빛도 나오며 피로를 풀어주는 안마기능도 있다. 심지어 옆 사람의 코골이가 심하면 자동으로 위치를 조정해주는 시스템까지 있다. 한편 해당제품은 올해 미국에서 첫 판매될 예정으로 ‘클래식’, ‘퍼포먼스’, ‘메모리 폼’, ‘이노베이션’의 4종류로 출시된다. 표준제품 가격은 약 8000달러(약 850만원)이고 스탠드 조명 등이 포함된 풀 옵션은 약 15000달러(약 1600만원)다. 사진=슬립 넘버 베드(Sleep Number bed) 홈페이지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2014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타자를 소유하는 두 가지 방식/고광식

    1 ‘소유’라는 욕구 모든 주체들, 즉 소유욕에서 자신의 삶을 출발시켰던 세상의 ‘나’는 본질적으로 ‘타자’를 찾아 방랑하는 보헤미안(bohemian)이다. 소유의 주체는 타자를 만나면서 비로소 기쁨과 쾌락의 감정을 깊이 내면화한다. 그러므로 타자를 소유하는 과정에서 온전한 ‘나’가 세상에 드러나며, 타자에 대한 주체의 접촉은 자연스럽게 목적 자체가 된다. 소유욕에 있어서 김선우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2007)’의 시는 놀이하는 인간인 호모루덴스(homo ludens)의 몸짓으로 타자를 포착하기도 하고, 대상과의 합일하는 행위로 타자와 하나 되기를 시도하기도 한다. 시적 주체는 “달과 지구의/포개진 다리 아래 // 그대의 다음 세상 첫 울음 놓일 자리까지 / 이미 보아버린 자여”(‘월식 파티-처용, Shall we love?’)처럼 달과 지구가 포개진 파티를 보게 된다. 대상과 합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서로 하나가 되어버린 달과 지구를 보며 ‘나’는 춤을 춘다. 달빛 아래 춤을 추고, 다리 아래 춤을 춘다. 춤은 소유욕에 대한 이해이며 환상이다. 때로 소유욕은 “이글거리는 불덩이, 굶주린 호랑이의 둥그렇게 벌린 입속으로 무릎걸음으로 기어들면서야 알았네”(‘여러 겹의 허기 속에 죽은 달이 나를 깨워’)와 같이 두려움의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현시한다. 이때 시적 주체는 “살거나 죽었거나 내 몸속으로 들어와 나를 살린 것들 다 이렇게 두려웠겠구나”라고 타자에게 심리적 상태를 투사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나’는 “자옥이 피어오르는 화염을 내려다보며 연꽃을 먹는 사람들이 산다는 어느 평화로운 부족의 마을을 떠올린 적이 있다”(‘주홍 글씨’)고 메타인지(metacognition)적 연민에 빠진다. 자아가 타자를 소유했는지, 타자가 자아를 소유했는지의 불가해성 상태는 “수통 속의 물 부어진/내 몸이 수통인지/수통인 내 몸이/내가 들고 마신 수통인지”(‘水桶’)에 이르러 서로 교차하며 접합되는 휴지 상태가 된다. 반면에 강정(‘키스(2008)’)의 시는 소유하는 과정을 섹슈얼리티하게 그려내어, 대상과의 합일로 소유하기보다는 파토스(pathos)적인 행위로 체현하려 든다. 욕구를 채우기 위해 시적 주체는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인 입을 최대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입술이 닿는 곳, 타자의 내재성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다. 소유욕은 말라붙은 창공 속에서도, 불탄 돌들이 四海의 포말로 부서져 날릴 때에도 타자의 입을 통해 드러난다. 때로는 허공 한가운데 거대한 물고기의 아가미로 고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소유로 가고자 하는 욕구는 섹슈얼리티한 감응의 상태에서 “태양이 죽은 자리에서/통째로 바스러진/하얀 밤을 들이마시고”(‘죽은 몸에 白夜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발현된다. 시적 주체는 소유욕에 대한 세상의 순례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하혈하는 어머니, 젖은 땅 위에서 “시인이 울 때, 여자는 시인의 눈물을 받아 마신다”(‘영화’)고 감정의 감염을 토로한다. 보드리야르에 의해 그 자체로 현실을 대체한다고 지적된 원본 없는 이미지가 시뮬라크르(simulacre)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입은 끊임없이 시뮬라크르를 생성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육감적이다. 입은 이처럼 타자를 소유하기 위한 도구이며 통로이다. 여자의 총총걸음을 따라 시적 주체는 “꽃들이 오랫동안 빨판 같은 주둥이를 벌려/내 몸을 나눠 받았다”(‘나비 떼가 떠 있는 방’)고 타자인 꽃들의 소유욕을 적시한다. 자신의 존재 안에 타자를 가두려 하는 욕구는 꽃이라 해서 다르지 않다. 꽃내음에 취하고 꽃의 모습에 현혹되는 순간 꽃은 언제든지 주둥이를 들이댈 준비를 하고 있다. 강정의 시적 주체는 “이 오래된 바람의 내력엔 서로 피를 나눠 먹던 종족의 역사가 흐른다”(‘死後의 바람’)고 구명하여 그의 시가 소유욕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김선우의 시는 호모루덴스의 몸짓으로 춤을 추며 타자와 하나 되기를 시도하고, 강정의 시는 섹슈얼리티한 감응의 상태에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 대상과의 합일을 시도하는 방식이나, 현란한 시뮬라크르로 타자를 소유하는 방식 모두 타자와 하나 되기를 꿈꾼다는 점에서 동일한 의의를 지닌다. 2 타자와 하나 되기-김선우의 시 존 로크는 오크나무 아래에서 주운 도토리와 숲속의 나무에서 따 온 사과를 먹고사는 사람은 확실히 그런 것들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소유라는 것은 자신의 노동으로부터, 즉 도토리를 줍는 노동과 사과를 따는 노동에서 당위성이 부여된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타자인 도토리와 사과는 인간에게 희생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사실 이것은 도토리, 사과가 타자와 하나 되기를 원해서 나타난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식물은 동물과 하나가 되었을 때 자기 자손을 널리 퍼트리고, 동물은 그 식물과 하나 돼야 생존할 수 있다. 알수록 무서운 소유욕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밥이어야 한다. 식물은 동물의 밥이 되고, 동물은 결국 식물의 밥이 된다. 이왕 밥이 돼야 한다면, 멜랑콜리(melancholy)한 감정이나 연민을 벗어버리고 따뜻한 밥이 돼야 할 것이다. 때로는 환각제를 복용했을 때처럼 그대와 나 동시에 입을 벌릴 수 있지만, 타자라는 밥상 앞에서 나는 내 몸속의 부드러움이나 딱딱함을 점검해야 한다. 내 몸속에서 그대가 아주 편안히 누워 있을 것에 대한 걱정이다. 내 몸속은 아주 아늑하고 부드럽다. 타자와 하나 되기 위해 준비된 몸이다. 그래서인가 내 몸속에 받아야 할 타자가 이 별에는 끊임없이 태어나고, 나는 그들이 소름 끼치게 그립다. ‘나’는 아, 대상과의 합일을 위해 입을 벌리고 사뭇 괴로운 시늉만 한다. 그러므로 김선우에게 있어서 소유 행위는 타자와 하나 되는 호모루덴스적인 동일시의 몸짓이다. 내 몸속 어디에서 내가 나를 향해 아, 입 벌리네 자기 해골을 갈아 만든 피리를 불면서 몸 사막을 건너는 순례자같이 그대가 아, 입을 벌린 순간에 내가 아, 입 벌리네 어둠 깊으니 그 어둠 받아먹네 공기 속에 살내음 가득해 아아, 입 벌리고 폭풍 속에서 비리디 비린 바람의 울혈을 받아먹네 그대를 사랑하여 아, 아, 아, 나 자꾸 입 벌리네 -‘그 많은 밥의 비유’ 부분 문제는 내가 떨림을 잃어간다는 것인데, 일테면 만년 전의 내 할아버지가 알락꼬리암사슴의 목을 돌도끼로 내려치기 전, 두렵고 고마운 마음으로 올리던 기도가 지금 내게 없고(시장에도 없고) 내 할머니들이 돌칼로 어린 죽순 밑둥을 끊어내는 순간, 고맙고 미안해하던 마음의 떨림이 없고(상품과 화폐만 있고) 사뭇 괴로운 포즈만 남았다는 것. -‘깨끗한 식사’ 부분 시적 주체인 ‘나’는 나를 향해 내 몸속 어디에서 아, 입 벌려 “해골을 갈아 만든 피리”를 불고 있다. 미칠 것 같은 영속성으로 드러나는 대상과의 합일을 위한 소유라는 욕구는 불쌍하고 가련하다. 해골을 갈아서 만든, 피리를 부는 전경화로 ‘나’를 투사하는 모습이 연민을 부른다. 말하자면 유전자 속에 배어 있는 소유욕이 주체의 참된 실체다. ‘자기 해골’이라는 피리는 ‘나’도 한때는 타자의 소유였다는 감각적 지각인 아이스테시스(aisthesis)이다. 이러한 전체성을 바탕으로 주체인 ‘나’는 몸 사막을 건너는 순례자같이 “그대가 아, 입을 벌린 순간에/내가 아, 입 벌리네 어둠 깊으니 그 어둠 받아먹는”다고 진술한다. 입을 벌려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를 자궁처럼 활짝 열고 간절히 드러내는 주체의 욕구는 “그대를 사랑하여 아, 아, 아, 나 자꾸 입 벌리는” 환각적인 상태가 된다. 이것은 타자와 하나가 되기 위한 눈물겨운 호모루덴스적인 소유의 방식이다. 타자와 하나가 되는 방식은 그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 자아 성찰의 모습으로 지평을 확장한다. ‘깨끗한 식사’의 시적 주체는 “문제는 내가 떨림을 잃어간다”고 ‘나’의 퍼스낼리티를 규명한 후, 어떤 대상에 대한 의식 작용인 노에시스(noesis) 속으로 잠입한다. 따라서 시적 주체는 “내 할아버지가 알락꼬리암사슴의 목을 돌도끼로 내려치기 전, 두렵고 고마운 마음으로 올리던 기도가 지금 내게 없음”을 골똘히 생각한다. 그것은 무조건적인 하나 되기가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자연의 한 조각이 되는 역동성이다. 그 두렵고도 미안한 감정은 타자의 죽음이 상품으로 쌓여 있는 시장에도 없음을 확인하고 시적 주체는 빤히 ‘나’를 쳐다보기 일쑤이다. 천 년 전이나 만 년 전이나 한결같았던 “내 할머니들이 돌칼로 어린 죽순 밑둥을 끊어내는 순간, 고맙고 미안해하던 마음의 떨림”이 ‘나’에게 없어 괴롭다. 즉 시장은 타자와 내가 마주 쳐다보며 꿈틀거리던 욕망이, 고마움이, 두려움이 ‘상품과 화폐’로 거래되는 공간이다. 이런 성찰로 인해 주체는 타자를 현재의 프레임에 가두는 것을 경계한다. 이렇게 정신적 유전자 속에 잠재된 의식을 정치하게 드러내는 것은, 타자와 하나 되기의 당위성에 방점을 찍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되는 타자에 대한 메타인지적 연민 때문이다. 또한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나와 타자가 즉자와 대자의 모습으로 고정되게 놓아두지 않는다. 이것은 누가 먼저 소유를 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유동적인 관계이다. 내 밥상 위 “육중한 접시가 언제쯤 깨끗하게 비워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처럼 나도 타자(식물)의 밥상 위에 언젠가는 얹힐 것이다. 시인은 양가적 고민에 빠져 소리친다. “이 무거운, 토막 난 몸을 끌고 어디까지!”라고. 잊고 지난 세월 동안 홀로 된 종이 쓸쓸해서 나무가 쇠종을 품어준 것인지 철사 줄 묶여 어금니 깨물며 오래 아팠던 나무가 팔짱 끼듯 자기의 겨드랑 살 같은 곳을 잠가버린 것인지 겨드랑에 종을 품고 나무가 종 대신 몸을 울어준 것인지 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 나무가 삼킨 종 이야기’ 부분 어린 새끼를 입에 물고 옮기는 호랑이를 보았다 천천히 클로즈업으로 잡은 호랑이 입속의 호랑이를 보다가 밥 먹던 숟가락을 놓치고 말았다 먹잇감을 물었을 때나 새끼를 물었을 때나 이빨! 잡아먹거나 사랑하거나 드러내거나 숨기거나 그곳에 이빨! 입에 물고 옮기는 호랑이나 입속의 호랑이나 어떤 서늘한 갈등이 등골을 버티고 있으리라는 예감이 지나갔다 -‘카르마, 동물의 왕국’ 전문 입이 없는 식물들은 어떻게 타자를 자기 것으로 만들까. 입이 있는 동물들이야 타자를 입에 넣고 강한 이빨로 저작한 다음 위장에 넣고 소화하면 타자와 ‘나’는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다. 입이 없는 나무가 타자를 소유하려는 방법은 그것을 바라보는 시적 주체를 아프게 한다. 주체는 입이 없는 나무와 종이 하나가 된 기사를 아침에 본 후, 보름이 지나도록 자신의 몸속이 아픈 것을 자각하느라 괴롭다. 입이 없는 것들은 둘이 하나 되는 관계 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구를 꿈꾸는 데 열중이다. 자신의 몸에 철사줄로 매단 종을 잊었다는 듯 “나무가 쇠종을 품어준 것인지”, 아니면 “겨드랑에 종을 품고 나무가 종 대신 몸을 울어준 것인지” 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둘은 하나가 돼 있다. 이렇게 둘은 나에게 네가 없으면 내가 없다는 관계를 형성해서 한 천 년을 견디려는 모습을 취한다. 둘의 존재가 하나로 보완 관계가 돼 특별해졌기 때문이다. 입이 존재하는 동물들은 타자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있어서 밀착과 얼룩이라는 데칼코마니(decalcomanie)적 행위를 사용한다. 나의 입을 타자에 밀착시킴으로써 소유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는 것이고, 이는 현실 속에서 때때로 부자연스럽고 흉측한 의미체가 되어 시적 주체는 “천천히 클로즈업으로 잡은 호랑이 입속의 호랑이를/보다가 밥 먹던 숟가락을 놓치고”마는 상태에 빠진다. 이처럼 타자와의 관계에서 입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나’의 입이 밥이라는 타자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통로로서의 역할을 했다면, ‘호랑이’의 입은 어린 새끼를 입에 물어 자신과 하나라는 것을 체현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내’가 ‘너’에게로 다가가든지, ‘네’가 ‘나’에게로 다가오든지간에 ‘입’이 차지하는 위치는 의미심장하다. 왜냐하면 나와 타자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 “먹잇감을 물었을 때나 새끼를 물었을 때나” 입은 중요한 상징체이며 동시에 실제적 기능을 하는 도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동물의 왕국을 시청하고 있는 시적 주체는 하얗게 드러나는 입속의 ‘이빨!’을 보며 “잡아먹거나 사랑하거나 드러내거나 숨기거나” 하는 입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사유한다. 이때 주체에게 다가오는 서늘한 갈등은 나와 타자의 관계성이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관계에서 올 수 있다는 대등적 관계의 깨달음이다. 그러므로 “등골을 버티고 있으리라는 예감”을 할 수 있다.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전문 꽃이 핀다. 봄에도 꽃이 피고, 여름에도 꽃이 피고, 가을에도 꽃이 핀다. 이처럼 꽃들은 시기를 달리하여 경쟁하지 않고 차례대로 그 아름다운 모습을 세상에 드러낸다. 시적 주체는 꽃이 피는 것을 보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그대가 피는 것인데/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라고 의아해한다.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너’의 행위가 나를 떨게 하는 이유가 못내 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꽃으로 꽃벌 한 마리가 날아들었는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꽃이 나이고, 내가 꽃 같은 상태에서 나는 아득하다. 부버가 ‘너’ 혹은 ‘그것’이 없이는 ‘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이 세상의 모든 ‘나’는 ‘너’라는 대상과의 합일을 추구함으로써 충만한 존재가 된다. 그러므로 김선우의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에 대한 물음의 끝에는 타자인 ‘꽃’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이 있는 것들의 진정한 삶은 대상과의 합일인 소유이고, 소유는 나와 타자의 관계에서만 온전하게 성취될 수 있다. 대상과의 합일을 시도할 때의 ‘나’는 자연의 한 조각으로 모자이크돼 생명력을 얻게 된다. 이렇게 타자와 하나가 된다는 것은 진정한 ‘나’를 드러내는 본능적 행위이다. 나와 너의 관계는 언제나 주체와 객체가 바뀔 수 있는 관계이다. ‘너’를 소유할 때의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나’지만 그것은 너와 내가 하나가 된 전혀 다른 내적으로 충만한 ‘나’이다. 타자를 소유한 나는 존재 속에 존재자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꽃 피는 것이 내 일임을 이제 알겠다. 3 ‘시뮬라시옹’(simulation)하는 느낌-강정의 시 맥루언에 따르면 시대를 주도하는 매체가 무엇인가에 따라 인간의 ‘감각비’(sense ratio)가 달라지고,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예로 들면, 각종 노마딕(nomadic) 기기들로 인해 인간의 감각비는 시각 중심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강정의 시적 주체가 ‘입’을 섹슈얼리티하게 사용하여 ‘시뮬라크르 하기’인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타자를 소유하는 것도, 인간은 시대를 주도하는 매체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보드리야르가 맥루언의 영향을 받아 시뮬라시옹이라는 이론을 만들었듯이, 강정은 시적 주체들로 하여금 이전과 달라진 감각비를 사용하여 지금-이곳의 타자를 시뮬라시옹하고 있다. 너는 문을 닫고 키스한다/ 문은 작지만 문 안의 세상은 넓다/ 너의 문으로 들어간 나는 너의 심장을 만지고 내 혀가 닿은 문 안의 세상은 뱀의 노정처럼 굴곡진 그림들을 낳는다/ 내가 인류의 다음 체형에 대해 숙고하는 동안 비는 점점 푸른빛과 노란빛을 섞는다/ 나무들이 숨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래전에 읽었던 동화가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미래는 시간의 이동에 의한 게 아니라 시간의 소멸에 의한 잠정적 결론, 나의 문 안에서 나는 모든 사랑이 체험하는 종말의 예언을 저작한다/ 너는 내 혀에서 음악과 시의 법칙을 섭취하려 든다/ 나는 네게서 아름다운 유방의 원형과 심리적 근친상간의 전형성을 확인하려 든다/ 그러니까 이 키스는 약물중독과 무관한 고도의 유희와 엄밀성의 접촉이다 -‘키스(1)’ 부분 나는 문을 닫고 너의 몸을 받는다/ 내 안으로 들어온 너는 사뭇 여장부스러운 근골과 큰 키를 과시한다/ 뒷굽이 십 센티미터에 달하는 하이힐을 또박또박 디디며 혓바늘 사이를 배회한다/ 몸 밖으로 빠져나온 네 혀가 나라는 한 세상을 뒤집어 오랫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길몽과 흉몽 사이의 아득한 절대치의 추상화를 구상화한다/ 너는 무용에 어울리는 몸을 가졌다/ 그러나 나는 건축에 어울리는 몸을 가졌다/ 그리하여 너는 내 몸이라는 凶家에서 춤추는 무희가 된다/ 내 혀는 너의 동선을 따라하며 네 가족들의 불편한 심기를 박물화한다/ 이 키스는 한 아이가 태어나고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초현실적 리포트다 -‘키스(2)’ 부분 입은 너를 받아들이는 유일한 통로이다. 단단한 이를 사용하여 타자를 힘으로 소유할 수도, 부드럽고 달콤한 혀를 사용하여 타자를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소유할 수도 있다. ‘너’는 주체가 되어 타자인 ‘나’를 소유하기 위한 의식인 ‘키스’를 실행한다. 외부의 문은 이 의식을 치르기 위해 닫혀 있지만, 너로 가는 내부의 문은 아주 넓게 열려 있다. 네 안의 세상에서 나와 너는 내가 너인지, 네가 나인지 분간할 수 없는 “나는 너의 심장을 만지고 내 혀가 닿은 문 안의 세상은 뱀의 노정처럼 굴곡진 그림들”인 카오스의 세계를 경험한다. 우리는 모두 주체가 되어 “나무들이 숨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래전에 읽었던 동화가 현실화되는 순간”인 것처럼 너를 지각하고 소유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를 보고 있는 순간 너도 나를 보고 있으며 우리 과거의 시간은 소멸해 간다. 이렇듯 달콤한 키스는 뼛속을 파고드는 이빨에 의한 강제적 소유의 확인이 아닌 스스로 충만해 오는 파토스로 서로에게 투사되어 나타나는 현실감을 제공한다. 그러니까 키스는 타자를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이미지인 허상을 소유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것(‘키스(1)’)은 입을 접촉하므로 생성되는 생존의 뜨거운 법칙이다. ‘너’에게만 뜨거운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세상의 주체인 대자 존재가 되어 세상의 “문을 닫고 너의 몸을” 받을 수 있다. 대상을 깊게 바라보며 몸과 정신을 하나로 통일하여 “하이힐을 또박또박 디디며 혓바늘 사이를 배회”하는 너를 내가 이룩해낸 견고한 프레임 안에 가두는 행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는 하나였던 아주 오래전의 공간으로 돌아가 “길몽과 흉몽 사이의 아득한 절대치의 추상화”를 구상화한다. 나와 너의 경계는 무너지고 무화되어 얽힌 혀로 세상의 맛을 음미하는 존재로 우리 둘은 거듭난다. 이를 통해 세상의 존재자는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 튼튼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 경계를 허문 자리에서 너는 “내 몸이라는 凶家에서 춤추는 무희가” 되고, 나는 “너의 동선을 따라 하며 네 가족의 불편한 심기를 박물화”하는 존재가 된다. 키스는 폭력으로 타자를 굴복시켜 만들어내는 일체가 아니라, 그것(‘키스(2)’)은 “한 아이가 태어나고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초현실적 리포트”인 느낌의 시뮬라시옹인 것이다. 실제로 타자에 대한 소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부드럽게 열려 있는 교감 속에서 정신적인 소유가 일어났음을 느낀다. 보드리야르식으로 말한다면 현실은 키스라는 이미지에 의해서 지배받게 된다. 나와 너는 이미지를 통해 “인생의 가장 극적인 순간을 탕진”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것이므로. 하늘에서 번쩍 갈라진 번개의 크기는 원근법과 아무 상관없다 내가 본 그대로의 모습과 크기로 지구의 틈이 벌어진다 또 이가 가렵다 최초거나 최후거나 나는 분명 처음과 끝을 한 번의 포효로 발설하는 인류의 조상을 임신한 것이다 번개가 빠져나간 항문, 내 턱이 지구의 문지방에서 깊게, 출혈 중이다 -‘번개를 깨물고’ 부분 시적 주체는 하늘에서 번쩍 갈라지는 번개가 너무 크고 강렬해 원근법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 자신이 본 그대로의 모습과 크기로 지구의 틈이 벌어지는 놀라운 자연현상을 보게 된다. 이는 주체가 상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데 이때 시적 주체의 이가 가렵다. ‘나’는 번쩍 갈라진 번개를 보고 있었을 뿐인데, “또 이가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적 유전자 속에 잠재된 소유욕이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의 근육을 움직이게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도끼날처럼 강인한 ‘이’로 번개를 깨물고 저작하고자 하는 불가해성의 소유욕이 ‘나’를 흥분하게 한다. 시적 주체가 번개를 자기 몸속으로 받아들이며 “나는 분명 처음과 끝을 한 번의 포효로 발설하는 인류의 조상을 임신한 것이다”라고 한 진술은 한순간 우리를 지배한 시뮬라크르다. ‘나’는 그렇게 이미지에 지배당하여 “번개가 빠져나간 항문”을 감각적으로 인식하고 번개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상처입은 “내 턱”을 보고 있다. 그녀를 사랑하기 위해선 그녀의 일부를 내 안에 결박해야 한다 만 명의 남자가 입을 댔던 그녀 유방 앞에서 만 명 중의 하나가 되는 일은 만 명의 그녀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 그녀라는 허구의 몸통 안에서 온몸을 친친 감고 나는 그녀의 바깥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녀라는 커다란 숨구멍, 혹은 시선의 감옥’ 부분 여자는 입술을 핥던 혀로 내 얼굴을 핥았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심장에 넘쳐흘렀다 여자는 일그러진 내 얼굴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시간이라는 평상에 톡톡 금이 가고 있었다 발라낸 고등어 뼈를 냄새 맡던 고양이와 고등어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내가 한 프레임 안에서 여자의 밥이 되었다 -‘고등어 연인’ 부분 첫 번째 시에서는 그녀를 사랑하기 위한 ‘나’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소중한 것은 ‘내’가 그녀를 소유할 가능성 때문이다. 이것은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선 다른 무수한 타자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그녀’는 아직 누구의 것도 아닌 상태에 있다. 그녀는 내 앞에 있는 즉자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의식을 가지고 있는 대자 존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녀를 ‘내’가 소유하기 위해선 무수한 경쟁자를 물리친 뒤에, 그녀로 하여금 스스로 모호성에서 벗어나 열정적으로 나를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선 “만 명의 남자가 입을 댔던 그녀 유방 앞에서/만 명 중의 하나가 되는 일”에 두려움을 가져선 안 된다. 그녀에게 있어서 ‘나’는 만 명 중의 한 명일 뿐이고, 나는 그녀의 몸 위에서 태어나는 만 명의 남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숙명적인 존재다. 그녀의 커다란 숨구멍 안에서 내 혀가 가장 부드럽고 달콤하다는 것을 입증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온몸을 친친 감고 있던 내 혀는 그녀에 의해 몸 밖으로 던져지고 말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그녀의 혀에 남아 있던 약간의 침방울을 그리워하며 되새김질하다가 아포리아 속에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데 열중할지 모른다. 그녀라는 허구의 몸통 안을 그리워하며. 그녀가 ‘나’를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반응은 두 번째로 인용한 시에 나타난다. 서로에게 영원한 미지의 소유물로 남을 것 같은 순간, “여자는 입술을 핥던 혀로 내 얼굴을 핥”는 것으로 나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너와 내가 껴안은 틈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햇빛이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심장에 넘쳐” 흐르는 순간을 클로즈업시키고 있다. 이때 시각적으로 잡히는 지구 밖의 모든 미장센은 심장박동 소리로 대체되었다. 이제 고등어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내가 “한 프레임” 안에서 “여자의 밥”이 되어 다시 태어난다. 결과적으로 ‘여자’의 웃는 모습은 소유로써 완벽해지는 인간의 진정한 삶이다. 이는 타자를 소유하는 데 있어서 ‘힘’에 의한 폭력이 아닌 ‘혀’의 달콤함으로도 얼마든지 상대 속에 잠입하여 소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힘을 사용한다면 한순간에 끝낼 수 있지만, 입속의 ‘이’가 아닌 ‘혀’를 사용한다면 서로가 마주한 밥상처럼 행복해질 수 있다. 이처럼 강정의 ‘키스’는 소유하고자 하는 대상을 달콤한 욕구로 이미지화한다. 그것은 주체와 객체가 바뀌어 전개될 수 있는 역동적인 의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세상의 존재자는 유전자 속에 잠재되어 꿈틀대는 자기 안의 소유욕에 대한 내밀한 외침을 들을 것이며, 소유의 과정은 키스로 시작되어 시뮬라크르인 키스로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소유 이후, 주(객)체들 세상의 주체인 ‘나’는 오랫동안 격정적인 파토스로 활동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며, 세상에 널려 있는 객체인 ‘너’와 하나가 되기 위해 몸부림쳤다. 밀착의 행위를 통해 ‘너’를 ‘나’로 동일시하고 죄를 짓고, 몸을 탐하고, 참회하고, 때로는 마음의 평화를 약속하는 동의를 얻어낸다. ‘나’는 밀착 행위가 미치는 객체인 ‘너’를 찾아 세상 속에서 수없이 많은 ‘너’를 소유하고, 그때마다 나와 너는 암수 구별이 없는 생물처럼 접합되는 바람에 애증의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김선우의 경우, 소유가 중요한 것은 소유하는 방식 또는 행위라는 결과가 진정한 자신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다. 나와 너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기 위해 ‘나’는 입을 벌려 살 내음 가득한 너를 내 몸속으로 받아들여 하나가 되는 행위를 한다. 그때, 강력한 흡입력을 갖고 있는 입은 너를 온전한 나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하게 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김선우 시의 주체는 객체인 ‘너’ 앞에서 촉각적 감각에 의지해 피리와 노래를 부른다. 식사하는 순간은 아이온의 공간과 시간이 ‘나’에게 열려 있었으므로, 타자의 괴로운 표정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상과의 합일을 추구한 주체는 내 행위의 대상인 객체에게 입을 드러내는 것으로 소유의 과정을 정당화한다. 그러므로 김선우 시의 주체에게 소유 행위는 대상과의 합일을 위한 호모루덴스적인 놀이다. 하지만 강정의 경우는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로 객체인 ‘너’를 ‘나’로 동일시하는 호모루덴스적인 놀이를 포기하고, 객체를 시뮬라시옹하는 정신적 소유를 지향한다. 이런 소유의 행위도 ‘소유’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이미지 생산으로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소유의 방식이 된다. 직접적인 소유로 인한 포만감보다는 새로운 감각비로 대상을 달콤하게 시뮬라시옹함으로써 객체인 ‘너’를 ‘나’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현실 속에 드러난다. 대상을 소유하기 위해 객체를 낱낱이 분해하고 동일시하는 것보다는 문을 닫고 키스하는 섹슈얼리티한 행위로 소유를 실재화한 것이므로 강정이 소유하는 방식은 쾌락적이다. 이렇게 탄생한 주체는 타자를 소유하는 각기 다른 방식대로 접합된 상태에서 소멸의 법칙을 견딘다. 바라보는 대상인 객체를 대상과의 합일로 소유했거나, 아니면 쾌락적으로 소유했거나 모두 동일하게 주체와 객체는 존재의 흔적을 지우는 과정을 밟는다. 존재자의 위치에 따라 빠르고, 느리고, 돌발적이고, 순간적으로 다양한 몸짓을 하며 소멸한다. 마음을 찌르는 푼크툼(punctum)을 통해서 아주 완벽하게.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3)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3)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

    추운 곳에 사는 곰은 겨울잠을 자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동물원의 곰도 겨울잠을 잘까. 답은 ‘그렇지 않다’다. 동물원의 환경적 조건이 야생과 달라서다. 생존에 필수적인 먹을 것과 물이 항상 제공되기 때문에 추운 겨울을 맞아도 겨울잠을 잘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겨울잠은 영어로도 말 그대로 ‘윈터 슬립’(winter sleep)이나 ‘하이버네이션’(hibernation)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과연 곰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긴 겨울을 나는 것일까. 대개는 그렇다. 하지만 어떤 경우는 겨울잠에서 깨어나 오줌을 누거나 똥을 싸기도 하고 약간의 먹이를 섭취하기 위해 옮겨 다니기도 한다. 지리산 야생 곰의 경우 대부분 12월 말~1월 초에 바위굴이나 나무굴속에서 동면에 들어가며 보통 3월 중순쯤 깨어난다고 한다. 동면에 들기 전에는 150㎏ 정도 되던 체중이 동면 후 110㎏ 정도로 줄어든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동면 중인 12월 말~1월에 새끼가 태어나는데 처음에는 20~400g 정도로 주먹만 한 크기였다가 어미가 동면에서 깨어날 무렵인 3월 말쯤이면 3㎏ 정도까지 자란다. 학자들이 밝혀낸 곰의 동면에 대한 메커니즘은 이렇다. 덩치가 큰 경우는 대표적 소형동면동물인 마멋, 땅다람쥐, 박쥐 등과 달리 체온이 극단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야생 북미곰의 경우 연중 5~7개월간 동면을 하는데 이때는 일체 먹지도, 마시지도, 대소변을 보지도 않는다. 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대학의 극지생물연구소 동물생리학자인 오이빈드 토이엔 등이 북미검정곰 다섯 마리를 대상으로 한 동면메커니즘에 대한 연구 결과가 2011년 2월호 사이언스지에 실렸다. 곰들은 동면 중에도 체온을 30~36℃가 되도록 조절하고 있으며 기초대사율은 25%까지 낮추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평소 1분에 55회 정도인 심장박동수는 동면 중 9회 정도로 낮아지며 심전도 분석 결과 동성부정맥(sinus arrhythmia)이 관찰되었다. 동면에서 깨어난 뒤에도 3주 정도까지는 낮은 대사율을 유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어쨌거나 혹독하게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덩치 큰 곰의 적응력이 참으로 신기할 뿐이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의 야생 곰은 웅담 채취를 목적으로 한 밀렵이 끊이지 않아 2001년에는 10마리까지 줄어 멸종직전에 이르렀다. 이에 환경부는 지리산국립공원 반달가슴곰 복원 계획을 세웠고 현재 29마리가 야생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립공원 지역의 한정된 서식지를 감안할 때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려면 최소 50여 개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앞으로 20여 마리의 곰을 더 방사해야 하며 반달곰 복원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지금까지 서울동물원은 이 반달곰 복원 계획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는데, 야생방사에 이용할 수 있도록 2005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15마리를 지리산 반달가슴곰복원센터로 보냈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복원센터에서 방사할 곰이 절실히 필요했던 시기에 마침 북한 평양중앙동물원과 서울대공원의 동물교환이 성사된 것이다. 북한과의 동물교환은 1999년 시작돼 여섯 차례 진행되었는데 그때 반달가슴곰 복원을 염두에 두고 가급적 많이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북한으로부터 13마리를 받았다. 이 가운데 성체 여덟 마리는 수송 과정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서울동물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지리산 복원센터로 보내졌다. 더욱 의미 있는 일은 북한에서 온 반달가슴곰 부모개체로부터 네 차례의 번식에서 태어난 새끼 다섯 마리를 지리산으로 보내 복원용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이다. 서울동물원에서는 야생복원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출산 후 전담사육사를 지정해 새끼들을 특별관리했다. 아울러 사람들에게 노출이 덜 되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덕분에 지리산 복원센터로 이동한 뒤 야생적응훈련을 거뜬히 견뎌냈다. 야생방사 직후부터 매우 활동적으로 서식지를 활용하고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했으며 첫 번째 겨울을 맞아 동면에 든 후 이듬해 봄 건강한 모습으로 깨어나 관계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동안 환경부에서는 반달가슴곰의 멸종을 막기 위해 많은 예산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임무를 맡은 국립공원관리공단도 10여년 전 ‘반달가슴곰관리팀’으로 시작한 조직을 ‘종복원기술원’으로 확대 개원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을 구축, 멸종위기종의 복원을 꾀하고 있다. 한편 위에서 언급한 대로 서울대공원이 반달가슴곰의 복원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자부할 수 있다. 동물원에서 번식된 개체를 야생복원에 이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와 실패 사례가 많았음에도 모든 개체들이 완전히 야생에 적응함으로써 국제적으로도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앞으로도 서울대공원은 국내에서나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의 보전을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새삼 다진다. vetinseoul@seoul.go.kr
  • 화장 직전 관속에서 ‘되살아난’ 영아 사연

    화장 직전 관속에서 ‘되살아난’ 영아 사연

    사망선고가 내려지고 화장을 하기 직전에 ‘회생’한 신생아의 사연이 알려져 중국 전역에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한 병원 측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한 젊은 부부가 아이를 안고 급히 병원을 찾았다. 품에는 일주일 된 남자아이가 안겨 있었는데, 조산으로 태어난 뒤 선천적인 병으로 호흡곤란 및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병원 측은 아이의 상황이 심각하니 큰 병원으로 옮기라고 권했지만, 20대 초반의 젊은 부부는 부부는 오히려 아이를 포기 하겠다는 각서를 쓴 뒤 병원에 아이를 위탁하고 떠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이었다. 아이를 맡게 된 안후이성어린이병원 신생아과는 일주일 간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호흡과 심장박동이 사라졌다. 병원 측은 사망증명서를 발급했고 아이는 곧장 인근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장례식장에서 화장을 담당하는 직원은 “보통 시신이 장례식장에 오면 곧장 화장하는 것이 관례인데, 그날따라 일이 많아서 아이 시신을 관에 보관한 상태였다”면서 “그날 당일 아이는 홀로 차갑고 어두운 관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이 다음 날 아침 화장을 진행하기 위해 관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을 때 관 하나에서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었고, 관 속 아이가 약하게 숨을 쉬는 것을 확인한 뒤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아이는 목숨을 건졌고, 황당하고도 안타까운 사건은 사망진단서를 발급한 10년 차 전문의의 실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사는 “한 아이를 죽게 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심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면서 “아이가 홀로 관에 있었던 날은 이곳 온도가 거의 영하로 내려갔을 때인데, 홀로 어떻게 견뎠는지…”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 측은 “실수를 인정하고 최선을 다해 아이를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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