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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분마다 ‘쾅쾅’… 발파 공사에 속 터지는 시민들

    10분마다 ‘쾅쾅’… 발파 공사에 속 터지는 시민들

    “소음·진동 탓 손님들 그냥 나가” “서울 한복판 화약, 너무 위험해” 시공사 “규정 지켜 공사” 반박 전문가 “피해 방지 적극 나서야”“매일 10분 간격으로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심장마비에 걸릴 지경이었습니다.”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 사거리 인근에서 순대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66·여)씨는 26일 “지금도 건물이 흔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해 9월 이씨의 가게가 들어 있는 주상복합건물 바로 옆에서 시작된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거의 매일 발파 작업이 이어지면서 폭탄이 터지는 소음과 진동에 시달렸던 것이다. 이씨의 고통은 지난달까지 무려 5개월간 이어졌다. 이씨는 “한번 발파 작업을 하면 얼마나 땅이 흔들리는지 주방 찬장에 있는 그릇들까지 떨어지기 일쑤였다”며 “발파 소음과 진동 때문에 손님도 뚝 끊겼다. 손해는 대체 누가 물어주느냐”고 호소했다. 서울 곳곳에서 폭음 소리가 요란하다. 재건축·재개발 물량 확대로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공급 물량이 16년 만에 최대치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재건축 공사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도 급증하는 양상이다. 공사장 소음·진동에 따른 분쟁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처리한 분쟁 사건의 73%(1415건 중 1039건)에 이를 만큼 환경분쟁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원사안으로, 최근 재건축 활성화 이후 그 피해가 더욱 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보호장치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씨가 입주한 건물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이성옥(60·여)씨는 “공사 관계자에게 항의하면 잠시 발파를 멈출 뿐 다시 작업을 진행했고, 공사 감독을 맡은 구청에 신고하면 양측이 알아서 협의하라는 입장이었다”며 행정기관의 무책임을 질타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공사 현장의 암층이 단단하게 형성돼 발파 공정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진동과 소음은 규정치 이하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건물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전모(45)씨는 “진동과 소음이 규정치 이하였더라도 도심 한복판에서 화약을 터뜨려 공사를 한다는 건 너무 위험하고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실제 주민이 겪은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감안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김모(51)씨는 모텔 바로 옆에서 오피스텔을 신축하는 건설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D건설사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지상 13층, 지하 5층 규모의 오피스텔을 신축하기 위해 발파 작업을 하면서 모텔 영업에 피해를 줬기 때문이다. 김씨는 “발파로 인한 소음과 진동이 계속돼 손님이 줄면서 매출이 15~20% 감소했다”며 “발파 작업이 끝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소음과 진동이 심한 모텔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매출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소음·진동 피해를 수치에 따라 결정하기보다는 제반 환경을 모두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수갑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공사 허가를 받기 위해 실시하는 환경영향평가는 대부분 소규모 기업이 맡기 때문에 대규모 시공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한다면 발파 공정에 따른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 강규수 대표는 “소음·진동 기준치만 정할 게 아니라 공사와 세부 공정을 미리 고지하게 하고 공사 시간을 엄격히 정해 이를 어길 시 강력히 처벌해야 소음·진동 피해와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유라 변호사 돌연사…박사모 “김정남처럼 북한 소행 가능성”

    정유라 변호사 돌연사…박사모 “김정남처럼 북한 소행 가능성”

    한국 특검으로부터 송환 요구를 받은 정유라 씨의 변호인 피터 마틴 블링켄베르(46) 변호사가 17일 돌연사한 가운데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회원들이 북한 소행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사모 회원들은 20일 공식 카페 게시판을 통해 이와 관련된 의견들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정유라 빨리 송환해서 마녀사냥하거나 최서원 협박하려는 건지 대선에 이용하려는 건지 머리가 복잡해진다”라고 적었다. 이밖에 “북한 간첩들이 연관되어 있을 것 같다는 강한 심증이 듭니다”, “북한소행인거 같다. 김정남도 백주대낮 사람 많은 공항에서 보란 듯이 죽이고 최순실에게 압박하기 위해 딸 정유라도 죽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정유라 변호인을 죽인 것 같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정유라 변호사 블링켄베르는 지난 1월 정유라의 변호사로 선임됐으며, 사망 당일 오전까지도 언론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구체적 사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과로사나 심장마비로 추정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유라 변호사 돌연 사망…사인은 과로사?

    정유라 변호사 돌연 사망…사인은 과로사?

    덴마크에 구금된 정유라 씨의 변호사가 돌연 숨진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정씨의 송환 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유라 씨의 덴마크 현지 변호를 맡은 피터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지난 18일 46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숨졌다고 덴마크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덴마크 뵈르센지는 금융 범죄 전문 변호사 피터 마틴 블링켄베르의 사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과로사나 심장마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블링켄베르 변호사는 최근 덴마크 검찰이 정 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하자 이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항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링켄베르 변호사는 정씨가 독일에서 덴마크 올보르로 거처를 옮긴 후 처음 변호를 맡았던 슈나이더 변호사가 사임한 후 채용된 인물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통제, 심장마비 위험 키울 수 있어”(연구)

    “진통제, 심장마비 위험 키울 수 있어”(연구)

    소염진통제로 대표되는 일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가 심장마비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병원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병원 밖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던 환자 2만8947명의 의료 기록을 검토해 위와 같은 결과를 ‘유럽심장저널-심혈관 약물요법’(European Heart Journal - Cardiovascular Pharmacotherapy) 최신호(4월호)에 발표했다. NSAID 진통제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가장 흔한 일반의약품(OTC)이지만, 일부 연구자는 혈소판 응집이나 혈전 생성, 동맥 수축, 체액저류 증가, 또는 혈압 상승과 같은 부작용을 지적해왔다. 연구에 참여한 코펜하겐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군나르 기슬라손 교수는 “처방전 없이, 어떤 장치나 제한도 없이 이런 약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대중에게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준다”면서 “하지만 여러 연구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이런 진통제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키우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의료 기록 중 3376명의 환자에 관한 처방전에서 디클로페낙(diclofenac)과 나프록센(naproxen), 이부프로펜(ibuprofen), 그리고 염증유발 효소인 콕스2(COX-2) 억제제인 로페콕시브(rofecoxib)와 세레콕시브(Celecoxib)를 포함한 NSAID 계열 진통제를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NSAID 진통제의 사용이 심장마비 위험을 31%까지 증가하는 것과 관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디클로페낙은 심장마비 위험을 50% 증가시켰고 이부프로펜은 31%까지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나프록센과 로페콕시프, 그리고 세레콕시브에서는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기슬라손 교수는 “이번 결과는 NSAID 진통제가 무해하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해준다. 일반의약품인 디클로페낙과 이부프로펜은 심장마비 위험 증가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었다”면서 “따라서 NSAID 진통제는 주의 사항에 따라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혈관계 질환 환자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은 NSAID 진통제를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이런 진통제를 사용할 때는 주의 사항에 따르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부프로펜은 하루에 1200㎎ 이상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나프록센은 가장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하루에 500㎎까지만 섭취해야 한다”면서 “디클로페낙은 가장 위험하므로 심혈관계 질환 환자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디클로페낙과 비슷한 진통 효과를 지닌 더 안전한 약물들이 있으므로 사용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 highwaystarz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후세계 진짜 존재?…사망 후 10분간 뇌 작동

    사후세계 진짜 존재?…사망 후 10분간 뇌 작동

    모든 뇌사를 심장사와 함께 사망의 기준으로 추가할 것이냐를 두고 의료계, 법조계, 종교계의 논쟁이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여기에 불을 지필만한 또다른 사례가 보고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 연구진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환자의 생명유지장치를 모두 제거한 뒤 심장박동이 멈추고, 의사들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은 직후부터 무려 10분 동안 뇌가 여전히 활동하는 사례를 확인했다. 심장은 멈췄지만 뇌가 살아있는 10분 동안 뇌파의 하나로, 수면상태의 파장을 뜻하는 델타파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총 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는데, 이중 3명은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한 후 심장이 멈추자 뇌도 곧바로 활동을 멈췄다. 심장이 멈추면서 산소와 혈액 공급이 중단되자 뇌도 사망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남은 환자 1명은 심장이 멈춘 뒤에도 10분 가량 뇌가 여전히 활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한 명의 환자에게서 사후에 나타난 델타파는 심장박동과 동맥혈압(ABP)이 멈춘 후에도 계속해서 나타났다”면서 “의학적으로는 심장사로 인해 사망 선고를 받았지만 뇌는 깨어있는 상황에서, 장기 기증 등을 해도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윤리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심장마비로 일시적인 ‘의학적 죽음’을 경험한 5명 중 1명은 사후세계를 봤다고 증언한다. 이번 연구결과가 사후세계 존재의 입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가 운용하는 블로그인 ‘사이언스 얼러트'는 이와 관련해 “심장이 멈춘 뒤 몇 분 동안이나 뇌가 깨어있는 것을 두고 사후세계가 존재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게다가 위 연구의 경우 사망 상태에서도 뇌가 살아있는 사례는 단 1건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의 국립생물정보센터(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무실서 영원히 잠든 전북경찰청 대표 정보맨

    사무실서 영원히 잠든 전북경찰청 대표 정보맨

    전북경찰청 내 대표적인 ‘정보맨’으로 꼽히는 익산경찰서 황선봉(53·경정) 정보과장이 8일 새벽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직원들이 애통해하고 있다. 황 과장은 지난 7일 저녁 지인들과 식사한 뒤 오후 8시쯤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는 당직 근무를 하던 부하 직원과 업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뒤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1인용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그러나 이튿날 오전 6시쯤 침대에 엎드린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황 과장을 처음 발견한 직원은 그가 숨을 쉬지 않자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일단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로 추정하고 유족과 협의해 부검 여부를 상의할 예정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알려지자 선후배 경찰관들은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전북경찰청 정보4계 직원은 ”황 과장을 이렇게 떠나보내다니 황망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며 “조직을 지독히도 사랑한 참 경찰관이었다”고 회고했다. 다른 직원도 “미혼인 황 과장은 항상 웃음을 띠며 주변을 편하게 해 주는 큰 장점이 있었다”며 “믿을 수 없는 비보”라며 탄식했다. 간부 후보 43기인 황 과장은 1995년 4월 경찰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전주 덕진경찰서 정보계장, 무주서 정보보안과장, 완주서 정보보안과장, 전북경찰청 정보과 정보4계장, 완산서 정보보안과장 등을 지냈다.경찰 관계자는 “황 과장은 오늘 새벽 2시에서 6시 사이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한 뒤 순직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필리핀 남부서 규모 5.9 지진…1명 사망

    필리핀 남부서 규모 5.9 지진…1명 사망

    5일 오전 8시 8분쯤(현지시간) 필리핀 남부의 수리가오 델 노르테 주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해 1명이 숨졌다고 현지 ABS-CBN 방송이 보도했다. 이 지방의 수리가오 시 남서쪽 13㎞ 지점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일부 주택 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65세 주민이 심장마비로 숨지고 부상자가 일부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AFP 통신은 지역 TV 방송을 인용해 여성 1명이 사망하고 최소 29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는 이번 지진이 지난달 10일 수리가오 델 노르테 주에서 일어난 규모 6.7 지진의 여진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8명이 숨지고 250명 이상이 다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50세 남성, 6톤 성인잡지 더미에 깔려 고독사

    日 50세 남성, 6톤 성인잡지 더미에 깔려 고독사

    일본의 한 중년 남성이 자신의 좋아하는 성인잡지에 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 등 해외언론은 비극적으로 고독사한 한 남성의 사연을 일제히 보도했다. 올해 50세의 조지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숨진 남성은 전직 자동차 회사 직원이다. 오래 전 부터 홀로 살아온 그는 얼마 전 집을 청소하러 간 청소회사 직원들에게 발견됐다. 당시 그는 수많은 잡지 밑에 깔려 숨진 채 발견됐으며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심장마비 혹은 질식사로 추정된다. 안타까운 점은 그가 숨진지 이미 6개월이나 지났다는 사실로 또 하나의 고독사 사례로 기록됐다. 그의 죽음이 해외언론의 주목을 받고있는 것은 방을 가득 채웠던 잡지가 바로 성인잡지였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집에서 수거된 성인잡지만 무려 6톤. 청소회사 직원은 "집주인의 요청을 받고 집을 청소하러 갔다가 숨진 남자를 발견했다"면서 "수많은 잡지 밑에 깔려있어 만약 의식이 있었더라도 소리를 쳐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말레이, 北과 무비자 협정 8년 만에 파기

    리정철 오늘 추방… 北 “VX 근거 없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오는 6일부터 북한과의 비자 면제 협정을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말레이시아 영토에서 금지된 화학무기인 VX를 사용해 김정남을 암살하고 자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을 일삼은 데 대한 응징 성격의 외교적 제재로 풀이된다. 아흐마디 자히드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6일부터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모든 북한 관광객들은 비자를 받아야 한다”면서 “북한과의 비자 면제 협정을 철회하기로 한 결정은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고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자히드 부총리는 “북한외교관들은 더이상 자국의 국가적 문제를 처리하는 장소로 말레이시아를 활용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과 1973년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양국 간 비자 면제 협정은 2009년 체결됐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는 광산 노동자(70여명)를 비롯해 1000여명의 북한인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북한을 방문하는 말레이시아인은 많지 않다. 이번 조치는 북한의 외화벌이 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모하메드 아판디 말레이시아 검찰총장은 이날 김정남 암살 사건의 북한 국적 용의자 8명 중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했던 리정철(47)에 대해 “구속 기간이 끝나는 3일 석방한 뒤 추방할 예정”이라고 기소를 포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판디 총장은 “이번 사건에서 그의 역할을 확인할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해 유효한 여행 서류를 갖고 있지 않은 그를 추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외국인 여성 용의자 2명은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김정남의 시신과 관련,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정당한 친족에게만 인도할 것”이라며 북한의 시신 인도 요구를 거듭 거절했다. 한편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북한의 리동일 전 유엔 대표부 차석 대사는 이날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의 사망자는 심장마비로 숨진 것이며 VX라는 화학무기를 사용한 근거가 없다”며 시신을 인도해 달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실패를 이겼다 인류 첫 비행 ‘위대한 12초’

    실패를 이겼다 인류 첫 비행 ‘위대한 12초’

    라이트 형제/데이비드 매컬로 지음/박중서 옮김/승산/502쪽/2만원비행의 발견/마크 밴호네커/나시윤 옮김/북플래닛/530쪽/1만 6500원1903년 12월 17일 오전 10시 35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의 모래밭 위로 인류는 첫 비행(飛行)을 했다. 자전거 기계공인 윌버와 오빌 라이트 형제가 만든 무게 275㎏ 플라이어호가 지상으로부터 이륙해 약 12초 동안 36m를 난 순간이다. 동전 던지기로 가린 첫 조종자 윌버는 이륙에 실패했고, 오빌이 조종대를 잡았다. 동생이 인류 최초의 유인 동력 비행에 성공하는 순간 형도 옆에서 따라 달렸다. ‘라이트 형제’는 미국 퓰리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작가 데이비드 매컬로가 라이트 형제의 일기와 메모, 1000통 이상의 편지 등 풍성한 1차 사료를 통해 그들의 삶을 고증해 낸 전기다. 라이트 형제가 태어나고 살았던 오하이오주 데이턴은 역사적으로 큰 관심을 끌 만한 사건이 없는 ‘한적한 곳’이었다. 달리 말하면 타인의 이목을 받지 않고 조용히 스스로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라이트 형제가 하루아침에 비행기를 발명한 건 아니다. 형인 윌버는 천재적 기질이 있었고, 동생 오빌은 기계 다루는 능력이 특출 났다. 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흥미거리를 찾아 도전했다. 오빌은 고등학생 때 형과 함께 만든 인쇄기로 ‘웨스트 사이드 뉴스’라는 신문을 창간했다. 두 형제가 1893년 차린 ‘라이트 자전거 상회’의 주문 제작 자전거 사업은 꽤 번창했다. 당시 시대상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라이트 형제보다 앞선 비행 선구자들은 공공연히 ‘괴짜’나 ‘우둔한 인간’으로 조롱받거나 묘사됐고, 워싱턴포스트 같은 유력지는 “인간은 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비행을 꿈꾸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라이트 형제에게 비행의 꿈을 심어준 건 독일 항공 연구가 오토 릴리엔탈과 프랑스의 농부 연구가였던 루이 피에르 무이야르였다. 무이야르가 쓴 ‘공중 제국’ 영역본에 묘사된 새들의 비행은 라이트 형제의 표현대로 “우리의 느슨했던 호기심을 적극적인 일꾼의 열정으로 변모시켰다.” 라이트 형제는 실험용 연을 날리며 공기 역학을 연구했고, 1899년 자전거 상회의 위층 방에서 그들의 첫 번째 비행기를 제작했다. 전기에는 라이트 형제의 끝없는 실패가 반복적으로 기술돼 있다. 우상화된 라이트 형제가 아닌 실패에도 굴복하지 않은 성실함, 애서가인 부친의 영향을 받아 독서를 통해 지적 탐구심을 성장시켰던 그들의 노력 등 휴머니즘적 요소가 이 책의 미덕이다. 윌버는 1912년 5월 장티푸스로 45세에 숨졌다. 오빌은 2차 세계대전에서 거대한 폭격기가 죽음과 파괴를 일으키는 걸 목격하면서 살아 있는 자신과 죽은 형을 대변해야 했다. 그는 1948년 1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1969년 7월 20일 달에 첫발을 내딛은 닐 암스트롱은 자신의 우주복 안에 1903년 플라이어호의 날개에서 떼어낸 천 조각을 지니고 있었다. 라이트 형제의 위대한 성취를 기리기 위해. 라이트 형제 전기가 다소 무겁다면 ‘비행의 발견’은 가볍고 흥미로운 에세이다. 영국 항공 선임부기장으로 보잉 747기를 조종하는 저자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이자 로맨틱한 기계로서의 비행기, 그리고 조종사만이 경험할 수 있는 비행 세계를 감칠맛 나게 풀어낸다. 영국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의 계보를 잇는 항공문학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저자는 비행이 끌리는 이유로 ‘높이에 대한 영원한 동경’과 자유, 그리고 고독을 꼽는다. 시공간의 변화를 느끼게 되는 조종석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지상과는 다른 인상을 선사한다. 책은 각국의 공역과 하늘길에 얽힌 이야기도 소개한다. 알파벳 대문자의 다섯 글자 코드로 구성된 항공 경로의 웨이포인트(위치명) 중에는 찰스 슈츠의 만화 주인공 ‘스누피’을 딴 이름부터 바비큐, 미국 랩가수 에미넴도 있다. 조종사들이 조종실 바닥이 얼음장처럼 차 두꺼운 스키 양말을 신고 비행기를 몬다는 소소한 얘기부터 잠옷 차림으로 담요와 베개를 들고 텅 빈 객실로 둥지를 트러 가는 밤의 일상, 지평선이 가까워질수록 더 강렬하게 반짝이는 별과 행성의 경이로운 풍경을 묘사한 글솜씨도 탁월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반려동물 안락사 권하는 사회

    [김유민의 노견일기] 반려동물 안락사 권하는 사회

    안락사는 그리스어로 ‘아름다운 죽음’이다. 사람의 경우 불치의 병으로 남은 삶을 고통 속에 연명해야만 할 때, 본인과 가족의 동의하에 아주 제한적으로 행해질 수 있다고 한다. 반면 동물의 안락사는 오로지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열흘의 공고기간이 끝난 보호소의 버려진 동물들이 오늘도 그렇게 눈이 감긴다. 아프지 않지만, 아프더라도 치료하면 되지만 이 사회는 그들을 품을 수 없다. 그래서 죽음을 권한다. 병원에서도 안락사는 흔한 일이다. 강아지도 사람처럼 치매에 걸리고 각종 암과 질병에 걸린다. 항암치료, 약물치료, 수술과 재활과정이 있고 상태에 따라 깁스를 하거나 휠체어를 타야한다. 하지만 보험적용이 안되는데다 병원별로 부르는 게 값인 병원비는 보호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간단한 예방접종, 엑스레이 한 번 찍는데도 5만원, 큰 병에 걸려 수술이라도 하게 되면 50만원, 100만원이 넘는 비용을 내야 한다. 막대한 비용 부담 때문에 그렇게 버려지는 동물들이 생기고 그 동물들은 또다시 안락사에 처해지는 악순환 속에서 나는 늙고 아픈 개를 키우고 있다. 개도, 사람도… 고통스러운 안락사 안락사를 시행한 사람들은 그 과정이 고통스럽고 슬펐고, 무엇보다 죄책감으로 힘들었다고 말한다. 아파하는 개가 안쓰러워, 이제는 보내줄 때라는 생각에 힘든 결정을 했지만 막상 그렇게 보내고 나니 ‘아프더라도 가족 옆에서 눈감고 싶었을 텐데... 그렇게 보내지 않았다면 며칠이라도 더 함께했을 텐데... 어쩌면 다시 기운을 차릴 수도 있었는데 섣불리 보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떠나지 않는다며 다시 돌아간다면 안락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락사 주사의 성분은 염화칼륨이다. 사람의 안락사에도 쓰이는 이 주사는 심장마비를 일으켜 모든 장기를 멈추게 한다. 주사를 맞으면 갑작스러운 마비 증세로 온몸을 떨며 고통을 느끼게 된다. 이를 줄여주기 위해 1차적으로 마취제를 놓는다. 하지만 비용을 아끼려 곧바로 안락사 주사를 놓는 경우도 흔하다. 말 못하는 동물에게 인간은 인간이란 이유로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일까. TV프로그램 ‘동물농장’이 버려진 강아지들의 실태를 방송할 때 나온 한 강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보호소에서 자신을 품어줄 사람을 기다렸고, 그러다 아무도 찾지 않는 자신의 죽음을 직감했고, 안락사 주사를 맞으며 굵은 눈물을 떨어트렸다. 내가 기억하는 안락사의 모습이다. 물론 사람이라고 편할 리 없다. 지난해 5월, 대만의 보호소에서 일하던 30대 수의사는 “너무 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몸에 안락사 주사를 놓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생전 유기동물을 위해 보호소에 자원했지만 안락사 과정은 불가피했고, 매번 많은 눈물을 흘리며 미안해하다 쏟아지는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 4일 대만에서는 유기동물에 대한 안락사 금지가 포함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효되었다.안락사가 없는 나라, 독일 독일은 그런 면에서 부러운 나라다. 동물의 안락사가 행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이 강력한 데다 국민 전체의 의식이 이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독일에서는 버려졌다고 죽는 법이 없다. 안락사는 말기 암이나 극도의 행동장애, 강한 전염병, 개 자신의 중증의 고통을 가진 경우, 수의사가 최후의 방법으로 결정했을 때에만 허용된다. 불치병이라 할지라도 심한 아픔이 없고 약물치료로 생활에 지장이 없으면 입양 희망자를 찾아준다. 행동장애도 교정이 가능할 때엔 전문가가 시간을 들여서라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독일의 동물보호법은 안락사 판정을 받은 개에게 ‘아픔과 괴로움을 수반하지 않는 죽음’으로 마취약을 이용하여 시행한다. 안락사 결정은 수의학문학적소견을 중심으로 제 3자에게 증명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동물 보호에 준거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하는 등 그 조건도 매우 까다롭다. 개의 번식도 나라가 엄격하게 관리한다. 500개가 넘는 민간보호소는 청결하고 안전하며 개, 고양이 뿐 아니라 새, 돼지, 토끼, 뱀 등의 동물들을 체류 기한 없이 보호한다. 모두 독일 동물보호동맹과 700여개의 동물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유산증여와 기부,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보호소에 있는 많은 개와 고양이들의 입양비율은 90%이상이다. 나머지 10%는 보호소에 머물다 병 또는 노쇠로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애견숍에서 동물을 사고 파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개를 키우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동물보호소다. 반면 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난다. 주인을 찾거나 다시 입양되는 경우는 절반이 채 안 된다. 나머지는 모두 안락사에 처해진다. 여전히 개 번식장에서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명을 물건처럼 찍어내고, 투견장에서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살기 위해 싸워야하는 피 범벅된 개가 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는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안락사 권하는 사회. 나는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안락사 권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김정남 암살이 ‘음모 책동’이라는 北의 억지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열흘간의 침묵을 깬 북한의 공식 반응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북한 중앙통신이 어제 ‘조선 법률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사건을 “남조선의 각본에 따른 반(反)공화국 모략 책동”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담화는 이어 “우리 공화국 공민이 심장 쇼크로 병원에 이송 중에 사망한 사건”이라고 강변하면서 말레이시아 비밀 경찰이 개입해 사건을 조작했다는 주장까지 폈다. 북한의 주장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이번 사건을 돌발적 성격의 ‘쇼크사’라고 주장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대본까지 미리 짜 놓았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박근혜 역도의 숨통을 틔워 주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딴 데로 돌려 보려는 정치적 의도”라는 주장 역시 터무니없다. 한국의 정치 상황을 이용해 분열을 조장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이 제시한 폐쇄회로 등 명백한 과학적 증거를 엉성한 성명서 한 장으로 뒤엎을 수 없다는 것은 북한 자신이 잘 알 것이다. 북한의 담화는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의 억지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자신들의 소행을 은폐하고 상투적인 반(反)공화국 책동이라는 이름으로 진실을 호도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인 것이다. 말레이시아 총리가 직접 나서 북한의 무례함과 외교적 결례를 지적할 정도다. 그제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는 주권국가로서의 명예를 걸고 사실을 토대로 수사한 사건 전모를 국제사회에 밝힌 것이다. 독극물의 실체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용의자들이 독성 물질을 맨손에 묻혀 공격했다는 것은 아직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조만간 2차 부검 결과에서 명확한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구체적인 암살 증거가 도처에 드러나고 있음에도 심장마비 돌연사로 몰아가는 것 자체가 손바닥으로 진실을 가리는 행위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현지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현광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김욱일) 등이 연루됐다는 것도 밝혔다.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남측의 모략 책동이고 말레이시아의 조작이라면 대사관 직원을 면책특권이라는 방패 아래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경찰에 출두시켜 조사를 받게 하면 될 일이다. 북한은 그동안 마약 밀매와 위조지폐 등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범죄를 저질러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명백한 북한의 테러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는 북한의 정권 유지를 위한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분명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 심장마비로 쓰러진 운전자 살려낸 경찰관들

    심장마비로 쓰러진 운전자 살려낸 경찰관들

    급성 심장마비로 목숨이 위태로운 운전자를 빠른 대처로 살려낸 경찰관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경찰청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급성 심장마비로 일어난 추돌 교통사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사고는 지난달 25일 오전 10시 45분쯤 대구 수성구에 있는 황금 지구대 앞에서 발생했다. 두 대의 차량이 일렬로 주차된 상황에서 뒤에 있던 차량이 앞에 있던 차량을 갑자기 들이받은 것.때마침 인근 도로에서 근무하던 교통경찰은 지구대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는 망치를 들고 사고 차량으로 달려갔다. 사고를 낸 운전자가 가슴을 움켜쥔 채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긴급 상황임을 눈치 챈 경찰관은 운전자를 밖으로 꺼내고자 망치로 유리창을 내리쳤지만, 오히려 망치만 부러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현장에 막 도착한 순찰차에서 꺼낸 차량용 비상탈출 망치로 유리창을 깨는 데 성공한 경찰은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약 10분간 의식을 잃은 운전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 결과 급성 심장마비가 왔던 운전자는 무사히 깨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수고하셨어요”, “귀중한 생명을 살리셨네요. 박수를 보냅니다”, “존경합니다”라는 격려와 감사의 댓글을 달고 있다. 사진·영상=경찰청(폴인러브)/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15년 만에 선생님 꿈 이룬 장애인의 집념

    15년 만에 선생님 꿈 이룬 장애인의 집념

    언어 장애로 면접서 계속 고배 광주시교육청에 차별 시정 승소 “수많은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앞으로 제자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뇌 병변 1급 장애인으로 최근 특수교사직에 합격한 장혜정(36·여)씨는 22일 “꿈을 실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꼭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말끝마다 기쁨과 설움이 묻어 나왔다. 그는 최근 광주시교육청이 발표한 중등 특수교사(국어) 최종 합격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고 “엄마가 제일 보고 싶다”며 울먹였다. 9년 전 심장마비로 숨진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북받쳤다. 엄마는 “교사가 되겠다”고 혼신의 힘을 다할 때 “그 몸으로 무슨 교사냐”며 만류했다. 장 교사는 모든 불리한 상황에 정면으로 맞섰다. 조선대 사범대 특수교육과에 입학한 뒤 졸업할 때까지 매일 도서관에서 15시간 이상씩 교과 공부와 독서에 매달렸다. 비장애인이라면 1시간 걸리는 리포트 작성에 10시간 이상을 할애해야 했다. 2004년 대학 졸업 후 15년 동안 10여 차례 응시했으나 최종 면접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임용 시험 면접은 철옹성과 같았다. 뇌 병변에 따른 언어장애 탓이다.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신체는 왼손 검지와 중지 등 두 손가락뿐이었다. 1·2차 시험은 거의 만점에 육박했지만, 심층면접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광주뿐만 아니라 경기, 서울, 강원, 제주 등지를 오가며 응시했지만, 최종 면접을 통과하지 못했다. 2014년 또다시 광주시교육청에 지원, 합격했다. 광주에서만 4번째 도전이었다. 면접위원들은 ‘언어 장애’를 이유로 0점을 줬다. 급기야 장씨는 “장애인 차별”이라며 시교육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승소했다. 광주시교육청에서 지난달 18일 ‘2017학년도 임용 면접시험’을 치렀다. 법원 판결에 따라 장씨는 이번 면접에서 보완대체의사소통기구(AAC)를 지참했다. 컴퓨터 자판기를 누르면 말이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기구이다. 최종 면접시험을 통과했다. 그는 “나 같은 학생들을 위해 헌신·봉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 사진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뇌병변장애 1급 장혜정씨, 차별 넘고 15년 만에 교사 돼

    뇌병변장애 1급 장혜정씨, 차별 넘고 15년 만에 교사 돼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뇌병변 1급 장애인으로 최근 특수 교사직에 합격한 장혜정(36·여)씨는 22일 “나 같은 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인지 꼭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가 믿기지 않은 듯 말끝엔 기쁨과 설움이 묻어 나왔다.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장애인으로서 우여곡절 끝에 최종 면접시험을 통과한 터이다. 그는 지난 3일 광주시교육청이 발표한 중등 특수교사(국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올랐으나 이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불안과 조바심 때문이었다. 같은 날 오전 친구가 합격 소식을 알려준 뒤에야 떨리는 맘으로 교육청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자신의 명단을 확인한 순간, “엄마가 제일 보고 싶다”며 울먹였다. 9년 전 심장마비로 숨진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북받쳐 올랐다. 어릴 적부터 “교사가 되겠다”고 맘먹고 혼신을 다해 공부할 때 “그 몸으로 무슨 교사냐”며 만류했던 엄마를 한때 원망하기도 했다. 이젠 그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는 2004년 대학 졸업 후 15년 동안 10여 차례 시험에 응시, 대부분 1·2차에 합격했으나 최종 면접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뇌병변에 따른 언어장애 탓이다. 뇌병변은 정신상태는 온전하지만 근육 마비 등으로 움직임이 활발하지 못한 장애 상태이다.그런 장씨의 시험 도전기는 ‘인간승리’ 그 자체다. 그는 엄마의 임신중독으로 전신이 마비된 장애아로 태어났다. 그나마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왼손 검지와 중지 등 두 손가락뿐이었다. 아버지 경수(63)씨에 따르면 그는 초등학교 2~3학년 때까지 대소변을 받아내야 할 정도로 중증이었다. 이 때문에 그를 서울의 모 재활원에 맡기려고 데려갔다. 그러나 차마 그곳에 내려놓지 못하고 다시 업고 광주로 내려왔다. 그 이후 장씨는 방안에서 혼자 일어서려고 기를 썼다.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방안 벽에 기대며 스스로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방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퉁퉁 부어오르기 일쑤였다. 아버지는 “딸이 머리를 다치고 그 후유증으로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사경을 헤맸던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부터는 스스로 걷고 활동하는 등 몸 상태가 급속히 호전됐다. 어눌하지만 말도 했다. 고교를 거쳐 2000년 조선대 사범대 특수교육과에 입학했다. 졸업할 때까지 매일 도서관에서 15시간 이상씩 교과 공부와 독서에 매달렸다. 비장애인이라면 1시간 걸리는 리포트 작성에 10시간 이상을 할애해야 했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수 있는 손가락이 2개뿐이라서다. 그러나 시련은 졸업 이후부터 다시 시작됐다. 임용 시험 면접은 철옹성과 같았다. 1, 2차 시험은 거의 만점에 육박했지만 심층면접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광주뿐만 아니라 경기, 서울, 강원, 제주 등지를 오가며 응시했지만 최종 면접을 통과하지 못했다. 2014년 또다시 광주시교육청에 지원, 합격했다. 광주에만 4번째 도전이었다. 그러나 면접위원들은 ‘언어장애’라는 같은 이유를 들어 ‘0’점을 줬다. 급기야 장씨는 “장애인 차별”이라며 시교육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장애인단체도 변호사를 지원하는 등 힘을 보탰다. 광주지법은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고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시교육청은 “장씨가 교단에 서기 힘들다”며 항소했다. 법원은 항소심에서도 장씨의 손을 들어줬다. 광주시교육청은 결국 지난달 18일 ‘2017학년도 임용 면접시험’을 치렀다. 법원 판결에 따라 장씨는 이번 면접에서 보완대체의사소통기구(AAC)를 지참했다. 컴퓨터 자판기를 누르면 말이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기구이다. 결국 최종 면접시험을 통과했다. 그의 이 같은 ‘7전 8기 합격’ 사례는 전국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올 면접시험부터 뇌병변 1급의 장애인에게 ‘시험시간 1.5배 연장, 전담도우미 지원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고 공고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 규칙’ 등도 장애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보조 기기 등의 편의를 제공하도록 규정돼 있다. 장씨는 이처럼 관련법이 엄연히 있는데도 지난 15년이란 세월 동안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다. “끝까지 싸워 보자”며 모든 노력을 쏟았다.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교사가 되는 꿈’을 이뤘다. 그는 지난 9~15일 연수과정을 거쳐 새 학기부터 특수학교 중학교 국어 선생님으로 교단에 선다. 그는 “나 같은 학생들을 위해 헌신·봉사하겠다”며 “그동안 수많은 선생님으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제자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러 외교전 선봉’ 추르킨 유엔 대사 별세

    ‘러 외교전 선봉’ 추르킨 유엔 대사 별세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20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64세. 추르킨 대사는 이날 집무실에서 가슴에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뛰어난 외교관 한 명이 순직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유가족과 친인척에 위로를 표했다. 2006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로 부임한 추르킨 대사는 유엔에서 ‘러시아의 얼굴’로 활약했다. 자신감 넘치고 전투적이면서도 위트와 유머로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유능한 외교관으로 알려졌다. 그는 10년 이상 유엔대사로 활동하며 조지아와의 전쟁과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 지원 등에서 러시아 외교정책을 대변하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그가 65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숨지자 애도 물결도 이어졌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0년간의 사무총장 재임 동안 열정과 헌신으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그와 함께 일하고 볼 수 있었던 것은 특권이었다”고 추모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김정남 피살] 말레이 보건당국 “외상·찔린 흔적 없어… 사인 계속 분석 중”

    [北 김정남 피살] 말레이 보건당국 “외상·찔린 흔적 없어… 사인 계속 분석 중”

    김한솔 입국설 관련 “유족 기다려” 경찰, 사망자 신원 ‘김철’로만 표기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이 21일 김정남의 사인과 관련해 “심장마비를 일으켰다는 증거가 없고 시신에 외상이나 (뾰족한 것에) 찔린 흔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정남이 심장마비로 인해 사망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누르 히샴 압둘라 말레이 보건부 총괄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인은 여전히 분석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찰 당국이 전 과정을 지켜보는 가운데 법의학·병리학 전문가와 방사선전문의, 치의학자가 부검을 진행했다”면서 “전신 컴퓨터 단층촬영, 내외부 부검, 법의학 치과검사 등 모든 과정은 관리의 연속성(chain of custody)을 유지하기 위한 법규정에 따라 취급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법의학 표본은 공인된 연구소에 보내진 뒤 수사경찰에 곧바로 전달됐다”면서 “현재 사망자의 친족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이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22)이 입국했다는 소문에 대한 질문에 그는 “우리는 아직도 친족이 방문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부인했다. 말레이 당국은 이날까지도 사망자 신원을 ‘김철’로만 공표하고 있으며 ‘김철’로 알려진 인물이 김정남이 맞는지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둘러싸고 김한솔이 지난 20일 오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날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청 부청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DNA 샘플 제출을 전제로 시신을 유가족에게 인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시신 인수 시한으로 2주일을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새벽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영안실에 경찰 특공대원이 배치되는 등 경비가 강화되면서 김한솔의 방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소총 등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원 10여명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4대에 나눠 타고 영안실에 도착했다. 이들은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영안실 내부를 점검했으며 이 중 일부는 아침까지 영안실 앞마당을 지켰다. 일부에서는 김한솔이 이미 입국했으며 말레이시아 당국이 신변 안전을 이유로 비공개로 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유족이 들어오더라도 유족 신변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까지 비공개에 부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김한솔이 입국했다면 중국의 역할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격한 갈등을 벌이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보호 중인 김한솔을 보내 직접 친자 확인을 해 논란을 종식하겠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타당하게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겅 대변인은 김한솔을 보냈느냐는 질문에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쿠알라룸푸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北 김정남 피살] “고난도 기술의 독약… 옛 소련 KGB 방식과 유사”

    심장 쇠약 초래 ‘자연死’ 기법 김일성 일가 병력까지도 계산 국가급 실험실에서 제조 유력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은 시신에 독약 성분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고난도 기술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말레이시아 중문매체 중국보(中國報)에 따르면 유명 군사평론가인 핑커푸(平可夫)는 경찰이 김정남의 시신을 다시 부검하더라도 어떤 결과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의 군사평론지 디펜스리뷰의 총편집인 핑커푸는 “이번 암살 수법이 강한 심장 쇠약을 초래해 외관상으로 심장 발작에 의한 ‘자연사망’처럼 보이도록 하는 과거 소련의 정보기관 KGB 방식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1961년 소련 KGB가 첩보요원 보그단 스타친스키를 파견해 우크라이나 출신 망명 정치인 스테판 반데라를 독극물 스프레이로 암살했는데, 당시 반데라의 증상이 심장마비와 초고혈압처럼 보인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번 암살은 김일성 일가의 심장병 병력까지 살펴 이뤄진 것처럼 보인다”며 “김정남이 공항 밖에서 암살됐다면 의사들이 심장발작, 또는 자연사망이라고 진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핑커푸는 또 “이번에 사용된 독극물은 고도의 제조기술을 필요로 하는 까닭에 국가급 정보기관 실험실에서 제조된 것이 분명하다”며 “따라서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도 국가기관의 소행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말레이시아 중문매체 성주망(星洲網)은 독리학을 40년간 연구한 호주 법의학연구소 드루 미르 박사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짧은 시간에 피해자를 죽이고, 그 독성이 두 여성이나 주변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말레이시아의 독성 분석 기술로 밝힐 수 없다면 미국의 연방수사국(FBI)에 조사를 의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강철 북한대사, 북한 배후설 부인…“한국과 결탁한 말레이시아가 정치화”

    강철 북한대사, 북한 배후설 부인…“한국과 결탁한 말레이시아가 정치화”

    말레이시아 주재 강철 북한 대사가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경찰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그동안 제기된 북한 배후설에 대해 강력 부인했다. 강 대사는 이날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소환돼 비공개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주장했다. 그는 우선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의 이번 수사가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전날 이번 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 격의 기자회견을 얄고 북한 용의자로 리정철(46)을 체포한데 이어 북한 용의자 4명을 쫓고 있다면서, 사실상 북한을 배후로 지목했다. 강 대사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어제 회견에서 거짓주장을 했다. 말레이시아의 이 같은 불공정한 행위와 그들 주장의 모순을 폭로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대사는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입장을 앞서 열린 비공개회의를 통해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여러가지 정황을 고려할 때 말레이시아 당국 수사의 배후에 다른 세력이 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애초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망자 시신을 넘겨주겠다고 말했으나, 경찰 당국이 사망자 가족의 DNA 제출을 요구하며 거부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이어 “대사관은 이미 사망자의 신원이 여권에 명시된 대로 ‘김철’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고 김정남의 여권상 이름을 거론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인과 용의자들의 범죄 혐의를 확인하지 못한 채 북한에 적대적인 세력이 주장하는 사망자의 다른 이름(김정남)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는 김철과 김정남이 동일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함으로써, 이번 사건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강 대사는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 과정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처음에 심장마비로 공항에서 실신한 북한 외교여권 소지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자연적인 요인으로 숨졌다고 북한 대사관에 알렸다. 사건 후 7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인에 대한 명백한 증거는 전혀 없고 지금 상황에서는 조사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말레이시아의 수사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이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가 사인과 용의자 수색이 아닌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입증한다”고도 했다. 강 대사는 사망자가 일반 시민이 아니라 외교 여권을 소지해 빈 조약에 따라 특권을 지닌 사람이기 때문에 시신 인도에 가족 DNA를 요구한다는 점이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대사관의 확인이 있었음에도 외교 인사의 시신을 인도하지 않고 유족의 유전자를 요구한다는 점은 말레이시아 국내법을 국제법보다 우위로 본다는 태도이며 이 같은 입장의 배후에는 정치적 음모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사는 “이번 사망사건이 자연적 요인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며 말레이시아에 있는 북한 국민이 살해된 것이며 책임은 완전히 말레이시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여성 용의자들에게 살해됐는지 말레이시아 경찰이 진짜 사인을 숨기기 위해 용의자를 조작했는지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용의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서 지시를 받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용의자들의 말을 직접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을 조작했다는 주장까지 쏟아졌다. 강 대사는 “이번 사건의 유일한 혜택을 보는 것은 사상 최악의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한국”이라며 “이번 사건은 미국이 한국 당국과 공조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밀어붙이려는 시도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DPRK(북한의 공식 명칭)는 주권국이지 피해국으로 어떤 거짓 선동과 우리 시민을 두 차례 부검한 말레이시아의 인권 위반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사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한 말레이시아 당국과 북한의 공동수사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번에 발생한 모든 사건이 한국과 결탁한 말레이시아가 정치화한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경찰과 공조해 사실관계를 밝힐 변호인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남 암살 수법 ‘스프레이건’…“소련 KGB 암살작전과 유사”

    김정남 암살 수법 ‘스프레이건’…“소련 KGB 암살작전과 유사”

    김정남 암살 사건에 스프레이가 쓰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950년대말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실행한 독극물 암살사건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시신에 대한 첫 부검에서 사인을 규명치 못했던 이유가 당시 소련의 암살작전처럼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고안된 독극물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59년 10월 15일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 지도자로 독일에 망명해 있던 스테판 반데라가 뮌헨 자택 앞에서 신문을 집어 들다 한 괴한이 뿌린 스프레이를 들이마시고 쓰러진 뒤 곧바로 숨졌다. 이 독극물은 몇분 지나지 않아 증발해버렸고 반데라의 외견상 사인은 고혈압에 의한 심장마비와 유사했다. 하지만 2년여 뒤인 1961년 11월 독일 사법당국은 반데라가 당시 니키타 흐루시초프 서기장의 지시로 당시 29세의 KGB 요원 보그단 스타친스키이 실행한 암살 사건이라고 발표했다. KGB는 1957년부터 스타친스키에게 청산염 가스를 내뿜는 스프레이 건을 사용해 요인을 암살하는 법을 훈련시켰다. 이 독가스는 심장 발작을 초래해 피살 대상이 마치 심장마비로 자연사한 것처럼 고안된 무기였다. 이 스프레이 건은 1957년 10월 스타친스키가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 작가 레프 레벳을 뮌헨에서 암살하는데도 사용됐다. 반데라에겐 개량된 독극물이 사용됐다. 독일 슈피겔지는 지난 2011년 3월 미국과 소련 첩보원들이 냉전 당시 사용한 살상무기를 소개하며 당시 양심의 가책을 느낀 스타친스키가 자신이 소련에서 훈련을 받고 독일에 밀파된 고정간첩이라고 자백하며 독극물 스프레이 무기가 처음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캐나다 칸와(韓和)디펜스리뷰의 군사전문가인 핑커푸(平可夫)도 말레이시아 중문매체 중국보(中國報)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암살작전이 반데라 암살 당시 사용된 스프레이 건과 유사한데 주목했다. 그는 “이번 암살작전이 주도면밀한 계획에 의해 김일성 일가의 심장병 병력까지 살펴 이뤄진 것처럼 보인다”며 “김정남이 공항 밖에서 암살됐다면 의사들이 심장발작, 또는 자연사망이라고 진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정남의 시신을 재부검하더라도 어떤 독극물 흔적도 검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장마비로 보이도록 완전 범죄를 노렸으나 여성 조력자들의 허술한 대처 등으로 결국 북한이 배후로 드러나게 된 셈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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