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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은 영화공화국

    대한민국은 영화공화국

    프리랜서 출판 편집 일을 하는 신애필(32·가명)씨는 매년 10월이면 최소 5박 6일은 부산에서 지낸다. “번듯한 직장 좀 구해라, 남자는 언제 만날 거냐” 등 엄마의 지청구를 잠시 귓전으로 흘려듣고 버텨내기만 하면 세계적 거장과 스타들이 넘실대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꿈 같은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 신씨는 못말리는 영화광이다. 1년이면 거의 두 달 가까이는 집 밖에서 지내다시피 한다. 전주, 제주, 제천 등 여러 지역의 다양한 영화제를 찾아다니는 즐거움은 서울 도심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짜릿함이다. 장애인권단체 활동을 하는 나희망(31·가명)씨 역시 매년 가을을 기다린다. 3년 전 장애인영화제에서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돌보는 아이를 소재로 다룬 17분짜리 짧은 영화 ‘청이’를 본 뒤 영화에 푹 빠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도 함께했던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는 광화문역 농성투쟁을 다룬 다큐영화 ‘서른넷, 길 위에서’가 우수상을 받아 더욱 뜻깊었다. 보통의 극장 영화들은 재미있긴 해도 극장을 나서는 발길이 왠지 허탈하다. 하지만 이곳에선 자신과 같은 이들의 삶과 기쁨, 고민과 갈등, 희망을 다룬 영화들을 만날 수 있어 뿌듯하다. 한국은 명실상부한 ‘영화 공화국’이다. 지난해 여름 일었던 ‘명량’ 신드롬처럼 전국민 3명 중 한 명이 일제히 같은 영화 한 편을 봐서였거나 최근 10년 동안 14편의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넘어섰을 정도로 입증된 영화시장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공화국’의 완성은 바로 160개에 달하는 각종 크고 작은 영화제가 있어서다. 액션영화, 코미디영화, 공포영화 등 천편일률의 영화 문법을 무한재생하는 상업영화의 틈바구니에서 다양한 목소리, 다양한 시선, 다양한 가치를 담아내는 영화제들은 한국영화의 힘이다. 그 힘은 신씨와 나씨처럼 곳곳에서 다른 목소리, 다른 결의 영화를 갈망하는 시네필들이 넘쳐나게 만든 배경이자 결과가 됐다. ●‘님아, 그 강을’ 등 저예산 독립영화의 토양 실제 다큐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480만명), ‘워낭소리’(293만명) 등 저예산 독립영화가 이뤄낸 대중적 성취는 이러한 영화제의 풍성한 토양 위에서 가능할 수 있었다. 이달 들어서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아랍영화제 등이 줄줄이 열렸고 미쟝센단편영화제, 퀴어영화제 등이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또 최근 ‘먹방’ 흐름을 반영하듯 음식을 주제로 하는 단편영화를 공모하는 영화제 ‘푸드필름페스티벌’이 새로 만들어져 오는 9월 개막한다. 특히 지난 4일 개막한 제4회 아랍영화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랍문화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치러지다가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독자적인 영화제로 독립했다. 예산 전액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치러졌다. 심인화 아랍영화제 홍보팀장은 “메르스의 우려가 큰 상황이었고 아랍권 영화감독 두 분이 내한하는 등 주변의 우려가 있었지만 서울시와 보건복지부 등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면서 “서울과 부산 두 곳에서 상영된 10편의 영화가 연일 매회 매진되는 등 80%가 넘는 객석점유율로 1만명 가까이 영화제를 즐겼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개막하는 제14회 미쟝센단편영화제는 기존 영화업계의 제작 관행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창의적인 영화적 상상력과 표현력을 담아내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특히 상영수입 전액을 단편영화 감독들에게 배분한다. 신인감독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조건이다. 2012년 단편영화 ‘숲’으로 대상을 받았던 엄태화(32) 감독도 미쟝센영화제 출신이다. 엄 감독은 이듬해 첫 장편영화 ‘잉투기’로 더욱 단단해진 연출과 섬세한 표현력 등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올해는 이 영화제 심사위원 및 집행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올 아랍영화제 객석 점유율 80% 넘어 엄 감독은 “영화감독 지망생들에게 영화를 찍고 대중들과 접점을 이루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작은 영화제들밖에 없다”면서 “영화에 대한 꿈을 간직한 채 계속 연출할 수 있는 발판이자 동기 부여”라고 영화제들의 존재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의 창작 및 향유 주체로 보면 어린이, 여성, 청소년, 노인, 장애인, 퀴어(동성애자), 이주민, 디아스포라 등으로 다양하게 나뉜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더욱 다양하다. 동물, 환경, 건축, 음악, 지하철, 해양, 노동, 산악, 인권, SF, DMZ 등으로 더욱 세분화된다. 영화의 형식 역시 다큐, 단편, 초단편, 미장센, 29초영화, 3D 등 강한 실험적 성격을 띤 영화제도 많다. 또한 지역별 특성 및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영화제도 다양하다. 유럽, 아랍, 체코,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은 물론 국내에서도 무주산골, 정동진, 태백, 광주 등 그 지역만의 정서를 담는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감독 지망생·배우들에겐 발판이자 동기부여 최근 영화진흥위의 일방적 국고지원금 삭감으로 존폐 위기에 놓였던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외부 행사를 최소화하며 오는 8월 5일 열릴 예정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영화제는 만 9~12세, 13~18세 등 어린이, 청소년 영화감독의 국제경쟁 부문과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작품의 경쟁부문으로 나뉜다. 16년 동안 지속돼 온 ‘미래의 스티븐 스필버그’, ‘차세대 봉준호’들이 꿈을 키우는 공간이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단편 부문 황금곰상을 받은 나영길(32) 감독은 이 영화제 출신이다. 2002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영화제 영상제작단 3기로 활동했다. 이 밖에도 권혁재 감독, 변성현 감독, 김진무 감독 등이 모두 서울청소년영화제 출신들이다. 배우 박보영(25)도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인 2005년 7회 영화제 출품작에 출연했고 전혜빈(32) 역시 3회 영화제 수상작품의 배우였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수한 영화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함과 풍성’이라는 찬사 속에서 ‘난립과 졸속’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영진위가 지원한 국내영화제는 인디다큐페스티벌, 광주독립영화제, 아시아태평양대학영화제 등 모두 22개였다. 이 밖에도 지방자치단체 혹은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영화제들이 상당수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축제의 일환으로 영화제를 개최하거나 주최 측의 의욕만 앞서는 경우에는 다른 영화제와 지나치게 경쟁의식을 가진 채 화려한 외양 보여주기식만을 추구하기 일쑤”라면서 “이 경우 오래 지속되기도 힘들뿐더러 내용 측면에서도 전반적인 질 하락으로 졸속 진행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스태프들이 여러 영화제를 돌며 겹치기로 일하는 것도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을 낳는 하나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1~2회 개최한 후 개점휴업 영화제 수두룩 실제 기업 후원이나 지자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영화제는 극장 입장료 판매 수입으로 기신기신 버텨내야 하는 실정이다. 빈약한 자금은 운영난으로 직결된다. 이 때문에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1~2회를 끝으로 개점 휴업 상태인 영화제들도 꽤 있다. 한 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운 영화제는 콘텐츠 부족에 시달리다 문을 닫고,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는 영화제는 젯밥만 쫓다가 문을 닫는다”고 진단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세종 첨단산단, 과밀억제권역 이전 기업에 우선권

    수도권 과밀억제 지역에서 세종 행복도시로 이전하는 기업은 첨단산업단지에 우선 입주할 수 있게 된다. 건축물 디자인 수준 향상 등 행복도시 특화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허재완 중앙대 교수)는 11일 전체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세종시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세종도시첨단산업단지 토지는 종합지원(앵커) 역할이 가능한 선도 기업과 과밀억제권역에서 이전하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입주 기업 선정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입주 희망 기업의 사업계획을 심사·평가해 결정한다. 추진위는 기업 유치 촉진을 위해 유망 벤처기업(개척기업)과 대기업·중견기업 등을 대상으로 오는 9월 대규모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외국인 투자유치 과제 상품화 지원사업’을 통해 외국 기업 및 대학 등을 유치하기 위한 설명회도 열기로 했다. 세종 도시첨단산단에는 75만㎡로 벤처파크, 리서치파크, 산·학·연 협력센터(지식산업센터 등), 공동 대학 캠퍼스타운 등도 들어선다. 위원회는 세종시를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만들기 위한 특화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나성동(2-4생활권) 중심상업지구에 도시 상징광장을 만들고 어반아트리움(도시문화 상업가로)도 조성하기로 했다. 도시 상징광장은 올해 6∼8월 상징광장 디자인 마련과 상징광장 내 상징조형물 및 분수 디자인 현상 공모 등을 거쳐 2018년 상반기 개장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기타도 내려놨다” 얼마나 힘들었길래?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기타도 내려놨다” 얼마나 힘들었길래?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기타도 내려놨다” 얼마나 힘들었길래? 여성 싱어송라이터 장재인(24)이 2013년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은 후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손이 떨리고 안면 마비 증세가 와 그해 2월 뇌 검사 등을 했고 병명을 알게 됐다. 근긴장이상증이란 지속적인 근육 수축으로 신체 일부가 꼬이고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비정상적 자세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그는 “평생 같이 가게 된 병”이라면서 “그 때문에 기타를 한두 곡 연주하면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내려놓았다. 몸이 좀 더 좋아지면 다시 기타를 치고 싶다”고 말했다. 장재인은 오는 11일 새 미니앨범 ‘리퀴드’(LIQUID) 발매를 앞두고 10일 동작구 사당동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꾸준히 치료를 받았는데 더는 진전이 없었다”며 “난치병이라고 하면 좀 무거운 얘기이고 내가 계속 데리고 가야 할 나의 한 부분”이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그는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놓고 음악을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노래를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앨범을 낸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크론병을 앓는 프로듀서 윤종신이 “병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해 음악을 다시 시작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장재인의 표정에선 3년 만의 새 앨범이자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에 둥지를 틀고 낸 첫 앨범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다. 미스틱89와 계약한 뒤 바로 앨범을 준비하려 했지만 몸 상태 탓에 소속사에 양해를 구한 뒤 치료를 받으며 건강 회복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기력이 생기면서 음악 작업에 욕심이 났고 앨범 수록곡 전곡을 작사했다. 작곡에는 윤종신, 정석원, 조정치가 힘을 보탰다. 작곡도 하는 그지만 “곡 스타일을 바꾸고 싶고 심경 변화도 있어서 작곡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그만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가사에는 사랑, 남녀 관계도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래서 앨범 제목도 흐르는 액체를 뜻하는 ‘리퀴드’다. 사랑은 붙잡고 싶을 때도, 보내고 싶을 때도, 찢어지게 아플 때도, 좋은 순간을 유지하고 싶은 때도 있지만 다 흘러간다는 깨달음을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 녹여낸 것이다. 타이틀곡 ‘밥을 먹어요’를 비롯해 ‘나의 위성’, ‘리퀴드’, ‘클라이막스’ 등의 수록곡에선 평범한 순간의 날 선 표현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는 ‘밥을 먹어요’에 대해 “이 곡에는 남녀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경험담과 여러 주변 이야기를 참고해 썼다”고 소개했다.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란 물음에는 “현재 솔로지만 모든 걸 불태우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그는 엠넷 ‘슈퍼스타K 2’ 출연 당시 심사위원으로도 만난 윤종신에 대해 “윤종신 프로듀서는 편하고 친한 친구 같다. 심사위원일 때와 다른 점은 존중하는 부분은 확실하게 존중해주고 잡아줄 부분은 확실히 잡아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앨범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분들이 도와주셨다는 점에서 100점이라 말하고 싶다”며 앞으로 피오나 애플, 조니 미첼처럼 멋지고 심오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재인 근긴이상증 투병 “음악 포기하려 했었다” 대체 무슨 병?

    장재인 근긴이상증 투병 “음악 포기하려 했었다” 대체 무슨 병?

    장재인 근긴이상증 투병 장재인 근긴이상증 투병 “음악 포기하려 했었다” 대체 무슨 병? 여성 싱어송라이터 장재인(24)이 2013년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은 후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손이 떨리고 안면 마비 증세가 와 그해 2월 뇌 검사 등을 했고 병명을 알게 됐다. 근긴장이상증이란 지속적인 근육 수축으로 신체 일부가 꼬이고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비정상적 자세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그는 “평생 같이 가게 된 병”이라면서 “그 때문에 기타를 한두 곡 연주하면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내려놓았다. 몸이 좀 더 좋아지면 다시 기타를 치고 싶다”고 말했다. 장재인은 오는 11일 새 미니앨범 ‘리퀴드’(LIQUID) 발매를 앞두고 10일 동작구 사당동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꾸준히 치료를 받았는데 더는 진전이 없었다”며 “난치병이라고 하면 좀 무거운 얘기이고 내가 계속 데리고 가야 할 나의 한 부분”이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그는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놓고 음악을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노래를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앨범을 낸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크론병을 앓는 프로듀서 윤종신이 “병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해 음악을 다시 시작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장재인의 표정에선 3년 만의 새 앨범이자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에 둥지를 틀고 낸 첫 앨범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다. 미스틱89와 계약한 뒤 바로 앨범을 준비하려 했지만 몸 상태 탓에 소속사에 양해를 구한 뒤 치료를 받으며 건강 회복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기력이 생기면서 음악 작업에 욕심이 났고 앨범 수록곡 전곡을 작사했다. 작곡에는 윤종신, 정석원, 조정치가 힘을 보탰다. 작곡도 하는 그지만 “곡 스타일을 바꾸고 싶고 심경 변화도 있어서 작곡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그만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가사에는 사랑, 남녀 관계도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래서 앨범 제목도 흐르는 액체를 뜻하는 ‘리퀴드’다. 사랑은 붙잡고 싶을 때도, 보내고 싶을 때도, 찢어지게 아플 때도, 좋은 순간을 유지하고 싶은 때도 있지만 다 흘러간다는 깨달음을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 녹여낸 것이다. 타이틀곡 ‘밥을 먹어요’를 비롯해 ‘나의 위성’, ‘리퀴드’, ‘클라이막스’ 등의 수록곡에선 평범한 순간의 날 선 표현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는 ‘밥을 먹어요’에 대해 “이 곡에는 남녀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경험담과 여러 주변 이야기를 참고해 썼다”고 소개했다.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란 물음에는 “현재 솔로지만 모든 걸 불태우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그는 엠넷 ‘슈퍼스타K 2’ 출연 당시 심사위원으로도 만난 윤종신에 대해 “윤종신 프로듀서는 편하고 친한 친구 같다. 심사위원일 때와 다른 점은 존중하는 부분은 확실하게 존중해주고 잡아줄 부분은 확실히 잡아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앨범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분들이 도와주셨다는 점에서 100점이라 말하고 싶다”며 앞으로 피오나 애플, 조니 미첼처럼 멋지고 심오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학주점을 디자인하라! ‘잭다니엘스 미니펍 타이쿤’

    대학주점을 디자인하라! ‘잭다니엘스 미니펍 타이쿤’

    위스키 브랜드 잭다니엘스(Jack Daniel’s)가 대학생들의 젊은 도전 정신을 응원하기 위해 ‘잭다니엘스 미니펍 타이쿤’ 공모전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자유’를 주제로한 이번 공모전은 대학생들이 직접 대학 축제 기간 동안 미니펍을 기획하고 만들어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과 수도권의 30여개 대학 학생들이 참가했다. 1차 예선을 통해 본선에 오른 성균관대학교(SKKIP 팀)와 용인대학교(ODD LAB 팀), 한양대학교(PUB JACK7 팀)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미니펍에 적용해 대학축제에 참가한 20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마지막 결선을 거쳐 최종우승을 차지한 한양대학교는 100만원 상당의 우승상금과 함께 브라운포맨코리아의 인턴 기회와 해외탐방의 혜택을 받게 된다. 이번 공모전에는 유진상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김호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대표, 권진모 비상청춘 미술감독, 핸콕엔터테인먼트가 심사위원과 멘토로 나섰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신체가 꼬이고 멋대로 움직여” 현재 상태는?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신체가 꼬이고 멋대로 움직여” 현재 상태는?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신체가 꼬이고 멋대로 움직여” 현재 상태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장재인(24)이 2013년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은 후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손이 떨리고 안면 마비 증세가 와 그해 2월 뇌 검사 등을 했고 병명을 알게 됐다. 근긴장이상증이란 지속적인 근육 수축으로 신체 일부가 꼬이고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비정상적 자세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그는 “평생 같이 가게 된 병”이라면서 “그 때문에 기타를 한두 곡 연주하면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내려놓았다. 몸이 좀 더 좋아지면 다시 기타를 치고 싶다”고 말했다. 장재인은 오는 11일 새 미니앨범 ‘리퀴드’(LIQUID) 발매를 앞두고 10일 동작구 사당동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꾸준히 치료를 받았는데 더는 진전이 없었다”며 “난치병이라고 하면 좀 무거운 얘기이고 내가 계속 데리고 가야 할 나의 한 부분”이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그는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놓고 음악을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노래를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앨범을 낸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크론병을 앓는 프로듀서 윤종신이 “병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해 음악을 다시 시작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장재인의 표정에선 3년 만의 새 앨범이자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에 둥지를 틀고 낸 첫 앨범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다. 미스틱89와 계약한 뒤 바로 앨범을 준비하려 했지만 몸 상태 탓에 소속사에 양해를 구한 뒤 치료를 받으며 건강 회복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기력이 생기면서 음악 작업에 욕심이 났고 앨범 수록곡 전곡을 작사했다. 작곡에는 윤종신, 정석원, 조정치가 힘을 보탰다. 작곡도 하는 그지만 “곡 스타일을 바꾸고 싶고 심경 변화도 있어서 작곡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그만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가사에는 사랑, 남녀 관계도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래서 앨범 제목도 흐르는 액체를 뜻하는 ‘리퀴드’다. 사랑은 붙잡고 싶을 때도, 보내고 싶을 때도, 찢어지게 아플 때도, 좋은 순간을 유지하고 싶은 때도 있지만 다 흘러간다는 깨달음을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 녹여낸 것이다. 타이틀곡 ‘밥을 먹어요’를 비롯해 ‘나의 위성’, ‘리퀴드’, ‘클라이막스’ 등의 수록곡에선 평범한 순간의 날 선 표현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는 ‘밥을 먹어요’에 대해 “이 곡에는 남녀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경험담과 여러 주변 이야기를 참고해 썼다”고 소개했다.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란 물음에는 “현재 솔로지만 모든 걸 불태우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그는 엠넷 ‘슈퍼스타K 2’ 출연 당시 심사위원으로도 만난 윤종신에 대해 “윤종신 프로듀서는 편하고 친한 친구 같다. 심사위원일 때와 다른 점은 존중하는 부분은 확실하게 존중해주고 잡아줄 부분은 확실히 잡아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앨범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분들이 도와주셨다는 점에서 100점이라 말하고 싶다”며 앞으로 피오나 애플, 조니 미첼처럼 멋지고 심오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평생 같이 가게 된 병” 무슨 일이 있었나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평생 같이 가게 된 병” 무슨 일이 있었나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평생 같이 가게 된 병” 무슨 일이 있었나 여성 싱어송라이터 장재인(24)이 2013년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은 후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손이 떨리고 안면 마비 증세가 와 그해 2월 뇌 검사 등을 했고 병명을 알게 됐다. 근긴장이상증이란 지속적인 근육 수축으로 신체 일부가 꼬이고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비정상적 자세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그는 “평생 같이 가게 된 병”이라면서 “그 때문에 기타를 한두 곡 연주하면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내려놓았다. 몸이 좀 더 좋아지면 다시 기타를 치고 싶다”고 말했다. 장재인은 오는 11일 새 미니앨범 ‘리퀴드’(LIQUID) 발매를 앞두고 10일 동작구 사당동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꾸준히 치료를 받았는데 더는 진전이 없었다”며 “난치병이라고 하면 좀 무거운 얘기이고 내가 계속 데리고 가야 할 나의 한 부분”이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그는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놓고 음악을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노래를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앨범을 낸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크론병을 앓는 프로듀서 윤종신이 “병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해 음악을 다시 시작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장재인의 표정에선 3년 만의 새 앨범이자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에 둥지를 틀고 낸 첫 앨범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다. 미스틱89와 계약한 뒤 바로 앨범을 준비하려 했지만 몸 상태 탓에 소속사에 양해를 구한 뒤 치료를 받으며 건강 회복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기력이 생기면서 음악 작업에 욕심이 났고 앨범 수록곡 전곡을 작사했다. 작곡에는 윤종신, 정석원, 조정치가 힘을 보탰다. 작곡도 하는 그지만 “곡 스타일을 바꾸고 싶고 심경 변화도 있어서 작곡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그만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가사에는 사랑, 남녀 관계도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래서 앨범 제목도 흐르는 액체를 뜻하는 ‘리퀴드’다. 사랑은 붙잡고 싶을 때도, 보내고 싶을 때도, 찢어지게 아플 때도, 좋은 순간을 유지하고 싶은 때도 있지만 다 흘러간다는 깨달음을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 녹여낸 것이다. 타이틀곡 ‘밥을 먹어요’를 비롯해 ‘나의 위성’, ‘리퀴드’, ‘클라이막스’ 등의 수록곡에선 평범한 순간의 날 선 표현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는 ‘밥을 먹어요’에 대해 “이 곡에는 남녀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경험담과 여러 주변 이야기를 참고해 썼다”고 소개했다.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란 물음에는 “현재 솔로지만 모든 걸 불태우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그는 엠넷 ‘슈퍼스타K 2’ 출연 당시 심사위원으로도 만난 윤종신에 대해 “윤종신 프로듀서는 편하고 친한 친구 같다. 심사위원일 때와 다른 점은 존중하는 부분은 확실하게 존중해주고 잡아줄 부분은 확실히 잡아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앨범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분들이 도와주셨다는 점에서 100점이라 말하고 싶다”며 앞으로 피오나 애플, 조니 미첼처럼 멋지고 심오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신체가 꼬이고 제멋대로 움직이는 병” 충격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신체가 꼬이고 제멋대로 움직이는 병” 충격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신체가 꼬이고 제멋대로 움직이는 병” 충격 여성 싱어송라이터 장재인(24)이 2013년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은 후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손이 떨리고 안면 마비 증세가 와 그해 2월 뇌 검사 등을 했고 병명을 알게 됐다. 근긴장이상증이란 지속적인 근육 수축으로 신체 일부가 꼬이고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비정상적 자세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그는 “평생 같이 가게 된 병”이라면서 “그 때문에 기타를 한두 곡 연주하면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내려놓았다. 몸이 좀 더 좋아지면 다시 기타를 치고 싶다”고 말했다. 장재인은 오는 11일 새 미니앨범 ‘리퀴드’(LIQUID) 발매를 앞두고 10일 동작구 사당동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꾸준히 치료를 받았는데 더는 진전이 없었다”며 “난치병이라고 하면 좀 무거운 얘기이고 내가 계속 데리고 가야 할 나의 한 부분”이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그는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놓고 음악을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노래를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앨범을 낸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크론병을 앓는 프로듀서 윤종신이 “병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해 음악을 다시 시작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장재인의 표정에선 3년 만의 새 앨범이자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에 둥지를 틀고 낸 첫 앨범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다. 미스틱89와 계약한 뒤 바로 앨범을 준비하려 했지만 몸 상태 탓에 소속사에 양해를 구한 뒤 치료를 받으며 건강 회복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기력이 생기면서 음악 작업에 욕심이 났고 앨범 수록곡 전곡을 작사했다. 작곡에는 윤종신, 정석원, 조정치가 힘을 보탰다. 작곡도 하는 그지만 “곡 스타일을 바꾸고 싶고 심경 변화도 있어서 작곡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그만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가사에는 사랑, 남녀 관계도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래서 앨범 제목도 흐르는 액체를 뜻하는 ‘리퀴드’다. 사랑은 붙잡고 싶을 때도, 보내고 싶을 때도, 찢어지게 아플 때도, 좋은 순간을 유지하고 싶은 때도 있지만 다 흘러간다는 깨달음을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 녹여낸 것이다. 타이틀곡 ‘밥을 먹어요’를 비롯해 ‘나의 위성’, ‘리퀴드’, ‘클라이막스’ 등의 수록곡에선 평범한 순간의 날 선 표현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는 ‘밥을 먹어요’에 대해 “이 곡에는 남녀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경험담과 여러 주변 이야기를 참고해 썼다”고 소개했다.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란 물음에는 “현재 솔로지만 모든 걸 불태우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그는 엠넷 ‘슈퍼스타K 2’ 출연 당시 심사위원으로도 만난 윤종신에 대해 “윤종신 프로듀서는 편하고 친한 친구 같다. 심사위원일 때와 다른 점은 존중하는 부분은 확실하게 존중해주고 잡아줄 부분은 확실히 잡아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앨범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분들이 도와주셨다는 점에서 100점이라 말하고 싶다”며 앞으로 피오나 애플, 조니 미첼처럼 멋지고 심오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창작의 싹도 싹둑 잘릴라…전규환 감독 ‘성난 화가’로 본 제한상영가 등급 영화의 수난

    창작의 싹도 싹둑 잘릴라…전규환 감독 ‘성난 화가’로 본 제한상영가 등급 영화의 수난

    영화감독이라면 자신이 만든 작품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고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그에 앞서 기존에 만들어진 여타 작품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예술가로서 더욱 간절한 꿈일 것이다. 문제는 두 가지 소망이 양립하기 어려운 경우가 왕왕 빚어진다는 점이다. 전규환 감독의 신작 ‘성난 화가’(18일 개봉)는 죄와 벌의 주체와 대상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꾀한다. 화가(유준상)와 드라이버(문종원)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마약 거래, 인신매매 등을 저지르는 세상의 범죄자들을 응징하고, 그들의 장기를 꺼내 새로운 생명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다. 두 사람이 죄를 대하는 방식, 삶을 풀어 가는 방식은 다르다. 화가는 몸에 ‘무릇 율법 없이 범죄한 자는 또한 율법 없이 망하고 무릇 율법이 있고 범죄한 자는 율법으로 말미암아 심판을 받으리라’(롬 2장 12절)라는 성경의 한 구절을 문신으로 새기고 산다. 그리고 ‘신의 사도’를 자임하며 죄를 벌하는 권한을 스스로 갖는다. 드라이버는 화가의 뜻을 존중하고 따르지만 등판에 해골이 된 예수를 그려 넣고서 죽임과 섹스의 쾌락 자체를 즐긴다. 에스토니아 합작 영화다. 철학적 물음과 함께 세피아톤의 음울하면서도 풍성한 색채의 화면, 기존의 관행을 거부한 채 온기를 빼고 서늘하게 만든 스타일리시한 액션, 그리고 솔풍의 팝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등 정치한 미장센을 앞세워 새로운 영화 문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문제는 드라이버가 에스토니아 출신 이주노동자 애인과 보여주는 파격적인 정사 장면이다.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는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성난 화가’는 이후 영등위가 문제 삼았던 장면을 잘라 내는 대신 화면을 흐릿하게 만드는 것으로 다시 심의를 받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전 감독은 그동안 그라나다국제영화제 대상, 브줄국제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댈러스영화제 대상 등 13차례에 걸쳐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금껏 전 감독이 연출한 작품 중 ‘바라나시’ ‘불륜의 시대’ ‘무게’ 등이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것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다. 이제 여기에 ‘제한상영가 등급 최다 판정 감독’이라는 경력까지 보태지게 됐다. 2010년 이후 한 차례라도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영화는 모두 17편이다. 이 중에는 IPTV를 노리고 선정성을 강조해 제작한 영화들도 있지만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 등은 물론 작가주의 영화관을 고집하며 해외에서 더욱 호평받고 있는 이상우 감독의 ‘지옥화’ ‘아버지는 개다’ 등도 포함돼 있다. 전용 상영관을 따로 갖고 있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는다는 것은 상영 불가로 대중과 소통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함을 뜻한다. 감독으로서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면서도 눈물을 머금고 타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 감독은 “어떤 장면, 어떤 영화를 찍건 똑같은 문법을 반복하고 똑같은 내용을 찍는다면 감독으로서 의미가 없다”면서 “섹스 장면 역시 기존의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파격적이면서도 미학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영등위의 일방적인 등급 판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17편 가운데 마지막까지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으로 낮추지 않고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남은 영화는 ‘미조’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2’, ‘자가당착:시대정신과 현실참여’ 등 단 3편이다. 이 중 ‘자가당착’은 포돌이 마네킹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용산 참사, 4대강 사업, 촛불 집회 등을 정치적으로 풍자한 독립영화다. 영등위는 ‘박근혜 대통령 마네킹에서 피가 솟는 장면’ 등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현저하게 훼손하고 국민의 정서를 손상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지만 1심부터 대법원에서까지 등급 결정이 부당하다며 등급 결정 취소 판결을 받았다. 안치완 영등위 홍보부장은 “2008년 7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의 불명확한 기준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았지만 이듬해 선정성, 폭력성 등의 규정을 구체화한 내용으로 영화 및 비디오물진흥법을 개정해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기타도 내려놨다” 근육수축 대체 왜?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기타도 내려놨다” 근육수축 대체 왜?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장재인 근긴장이상증 투병 “기타도 내려놨다” 근육수축 대체 왜? 여성 싱어송라이터 장재인(24)이 2013년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은 후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손이 떨리고 안면 마비 증세가 와 그해 2월 뇌 검사 등을 했고 병명을 알게 됐다. 근긴장이상증이란 지속적인 근육 수축으로 신체 일부가 꼬이고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비정상적 자세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그는 “평생 같이 가게 된 병”이라면서 “그 때문에 기타를 한두 곡 연주하면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내려놓았다. 몸이 좀 더 좋아지면 다시 기타를 치고 싶다”고 말했다. 장재인은 오는 11일 새 미니앨범 ‘리퀴드’(LIQUID) 발매를 앞두고 10일 동작구 사당동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꾸준히 치료를 받았는데 더는 진전이 없었다”며 “난치병이라고 하면 좀 무거운 얘기이고 내가 계속 데리고 가야 할 나의 한 부분”이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그는 몸에 무리가 와 기타를 놓고 음악을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노래를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앨범을 낸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크론병을 앓는 프로듀서 윤종신이 “병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해 음악을 다시 시작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장재인의 표정에선 3년 만의 새 앨범이자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에 둥지를 틀고 낸 첫 앨범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다. 미스틱89와 계약한 뒤 바로 앨범을 준비하려 했지만 몸 상태 탓에 소속사에 양해를 구한 뒤 치료를 받으며 건강 회복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기력이 생기면서 음악 작업에 욕심이 났고 앨범 수록곡 전곡을 작사했다. 작곡에는 윤종신, 정석원, 조정치가 힘을 보탰다. 작곡도 하는 그지만 “곡 스타일을 바꾸고 싶고 심경 변화도 있어서 작곡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그만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가사에는 사랑, 남녀 관계도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래서 앨범 제목도 흐르는 액체를 뜻하는 ‘리퀴드’다. 사랑은 붙잡고 싶을 때도, 보내고 싶을 때도, 찢어지게 아플 때도, 좋은 순간을 유지하고 싶은 때도 있지만 다 흘러간다는 깨달음을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 녹여낸 것이다. 타이틀곡 ‘밥을 먹어요’를 비롯해 ‘나의 위성’, ‘리퀴드’, ‘클라이막스’ 등의 수록곡에선 평범한 순간의 날 선 표현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는 ‘밥을 먹어요’에 대해 “이 곡에는 남녀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경험담과 여러 주변 이야기를 참고해 썼다”고 소개했다.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란 물음에는 “현재 솔로지만 모든 걸 불태우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그는 엠넷 ‘슈퍼스타K 2’ 출연 당시 심사위원으로도 만난 윤종신에 대해 “윤종신 프로듀서는 편하고 친한 친구 같다. 심사위원일 때와 다른 점은 존중하는 부분은 확실하게 존중해주고 잡아줄 부분은 확실히 잡아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앨범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분들이 도와주셨다는 점에서 100점이라 말하고 싶다”며 앞으로 피오나 애플, 조니 미첼처럼 멋지고 심오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TK 맹주?… 김문수 대구로 가는 까닭은

    TK 맹주?… 김문수 대구로 가는 까닭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내년 4·13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출마 의지를 거의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7일 “김 전 지사가 지난 4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직접 만나 출마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도 김 전 지사의 대구행에 만족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는 현재 대구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경남(PK)에는 김 대표가, 수도권에는 최근 서울 종로에 출마할 뜻을 밝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대구·경북(TK)에는 김 전 지사가 각각 깃발을 꽂고 포진하는 형국이 됐다. 김 전 지사가 수성갑 출마를 굳힌 결정적 이유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지역 기반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인식된다. 최대 경쟁자인 김 대표가 PK에 이어 TK까지 잠식하게 되면 김 전 지사가 김 대표를 이길 방법이 사실상 없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각각 호남과 TK라는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지역의 ‘맹주’가 될 수 있었다는 점도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표의 응집력이 약한 수도권을 기반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발(發) 지역 구도 타파 시도를 막아서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대구에서 당선 턱밑까지 간 김 전 의원에게 안방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정치적 무게감이 있는 김 전 지사가 나서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근혜계 쪽에서 수성갑 출마 후보로 밀고 있는 강은희(초선, 비례대표) 의원으로는 김 전 의원을 상대하기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수성갑에 출마해 40.4%,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해 40.3%를 얻었다. 물론 텃밭의 결집력이 뒷받침되면 강 의원으로도 김 전 의원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김문수 카드’로 대적하는 게 더 안정적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오 전 시장의 종로 출마설도 김 전 지사가 대구행 결심을 굳히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이 ‘정치 1번지’인 종로에 터를 잡고 수도권 대표 주자로 나선다면, 김 전 지사의 선택지는 TK밖에 남지 않게 된다. 김 전 지사의 고향은 경북 영천이다. 현 수성갑 의원인 이한구 의원의 권유도 영향을 줬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이 의원을 수성갑에 공천한 사람이 바로 당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김 전 지사였다. 현재 TK에 박 대통령을 이을 후계자가 없다는 점도 이런 결정을 내리게 한 요인이 됐다. 이에 따라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김부겸이 대구에서 강은희를 이기면 ‘대권 주자’가 되지만, 김문수를 이기면 ‘대선 후보’가 된다”고 말했다. 문 대표도 같은 당 소속인 김 전 의원을 견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밀양 송전탑 반대 할매들의 외침 ‘밀양 아리랑’ 예고편

    밀양 송전탑 반대 할매들의 외침 ‘밀양 아리랑’ 예고편

    “너네가 애꿎은 농민을 구속시킬라고 작전을 짰구나” 이는 수년째 이어온 한국 전력의 765㎸ 밀양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한 지역 주민의 구슬픈 외침이다. 고압송전탑을 설치하려는 한전과 이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한편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밀양 아리랑’은 잘못된 정책과 엉터리 악법으로 주민과 아무런 협상 없이 강행된 ‘송전탑 건설의 폐해’를 파헤치는 것은 물론, 이에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공권력에 맨몸으로 맞서는 ‘밀양 할매’들의 모습을 근거리에서 기록했다. 최근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고즈넉하고 따뜻한 볕이 가득한 밀양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시작된다. 이어 밀양의 산과 밭에 불쑥 솟아있는 송전탑을 비롯해 경찰과 대치하는 밀양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잔잔했던 밀양은 이내 헬리콥터와 경찰의 고함으로 바뀌고, 따뜻한 볕이 가득했던 밀양의 풍경은 경찰과 힘겨운 싸움을 하는 주민들의 애처로운 모습으로 바뀐다. 주민들 대부분이 고령인 만큼, 경찰과 대치하는 것이 힘겨운 이들의 모습은 잔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집 앞 평상에 앉아 생을 마감하는 것이 소원이었던 90살 말해 할머니의 곡소리와 함께, “밀양 할매들은 오늘도 싸움을 살아냅니다”라고 전하는 예고편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밀양 아리랑’은 개봉 전 제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어 제12회 환경영화제에서 관객심사단상과 한국환경영화경선부분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영화계 안팎으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영화의 배급사 시네마달 측은 ‘밀양 아리랑’에 대해 “지금도 전국 단위로 진행되고 있는 765㎸ 송전탑 건설 강행을 중단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의미 있는 움직임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배일 감독이 연출은 맡은 ‘밀양 아리랑’은 오는 7월 16일 개봉 예정이다. 러닝타임 102분. 사진 영상=시네마달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제23회 공초문학상] “50년 시의 지평에 오로라처럼 섬광이”

    [제23회 공초문학상] “50년 시의 지평에 오로라처럼 섬광이”

    이 땅의 모국어의 새벽을 깨운 공초 오상순 선생의 시 정신은 한 세기의 수난의 역사를 관통하고 오늘 한국 시를 경작하는 시인들의 머리와 가슴에서 샘솟는 시의 원천이 된다. 올해 제23회 공초문학상 수상자 김윤희 시인은 등단 50년이 넘도록 치열하게 사유의 천착, 언어의 탁마로 우리 시의 경지를 한 단계 높이는 시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이제 그가 개간해 온 시의 지평에서 오로라처럼 섬광을 띠고 우리 앞에 다가온 것이 시집 ‘오아시스의 거간꾼’이다. 사막을 건너는 대상들이 낙타와 함께 모래밭에 쓰러져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환상으로 보는 것이 오아시스라 했던가. 거간꾼이라니? 시인은 이 시대의 불타는 갈증을 꺼 줄 오아시스를 우리에게 거간하고 싶은 것인가. 시 ‘오아시스의 거간꾼’이 던지는 화두는 저 공초가 일찍이 ‘산아 무너져라 그 밖 좀 내다보자/바다야 넘쳐라 심심치도 않느냐?’고 갈파했던 사자후에 대한 차운(次韻)으로 읽힌다. ‘오늘 아침 내 손이 너에게 건넬 것은/오로지 건더기 없는 차디찬 맹물/뿐이니’에서 ‘나는 물을 중개하는 특별한/자본이라곤 마련 없는 맨손의/거간꾼이 될 것이니’까지 김윤희 시인은 그저 뜻 모를 글자들로 시를 어지럽히는 이즈음 시단의 흐름에 대해 왜 모국어를 불필요하게 낭비해서는 안 되는가, 한 편 시가 그 시대를 넘어 사람의 생각과 삶에 어떤 새 아침을 열어주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김윤희 시인의 높고 넓은 시적 성과에 머리를 숙인다. 심사위원 신경림, 유안진, 이근배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형상·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위치 부착 매개체와 위치상표 구별하는 기준 제시”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형상·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위치 부착 매개체와 위치상표 구별하는 기준 제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2년 12월 20일 “이 사건 출원상표 표장의 전체적인 구성 및 각 부분에 사용된 선의 종류, 지정상품의 종류 및 특성 등에 비춰 보면 위 상표를 출원한 원고는 지정상품의 형상을 표시하는 부분에 대해 3개의 굵은 선이 부착되는 위치를 나타내기 위한 설명의 의미를 부여한 것뿐임을 쉽사리 알 수 있다”며 “3개의 굵은 선이 지정상품의 옆구리에서 허리까지의 위치에 부착되는 것에 의해 상품을 식별하게 되는 위치상표”라고 판시했다. 이 판결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는 위치상표에 관한 국제조약과 독일, 미국 등 외국의 입법례를 먼저 고찰할 필요가 있다. 2006년 3월 싱가포르에서는 ‘상표법에 관한 싱가포르 조약’(Singapore Treaty on the Law of Trademarks)이 채택됐다. 싱가포르 조약 3조 제5항에는 ‘홀로그램상표, 동작상표, 색채상표, 위치상표’란 제목으로 “표장을 홀로그램상표, 동작상표, 색채상표 또는 위치상표로 하는 취지의 기술(記述)을 출원서에 포함하는 경우 체약국은 그 국가의 법에서 정한 바대로 하나 이상의 표장견본과 표장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싱가포르 조약은 상표출원 및 상표등록에 홀로그램상표, 동작상표, 색채상표 및 위치상표, 그리고 비시각적인 표지(non-visible signs)로 이뤄진 표장의 견본(reproduction)에 관한 기준 확정을 위해 다자간 체계를 구축했다. 체약국이 새로운 유형의 상표를 채택할 의무는 없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위치상표를 비롯한 비전통적인 상표를 명시적으로 인정한 최초의 조약인 것이다. 현재 미국, 영국, 스위스, 스페인, 싱가포르,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 38개국에서 발효됐지만 한국은 체약국이 아닌 상태다. 위치상표란 개념은 독일에서 생겨났다. 독일 변호사들은 위치상표의 객체가 상품의 표지를 배열하거나 배치하는 특수한 유형이라고 인정한다. 표지만으로는 상표로서 등록될 수 없는 경우에 위치상표가 요구된다. 이러한 유형의 표지를 표장으로 보호받기 위해 위치상표라는 개념이 생겨난 것이다. 표지만으로 상표법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위치상표는 불필요한 셈이다. 예컨대 “Coca Cola”란 표지는 상표법상 보호를 받기 위해 특별한 배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위치상표로서의 출원이 표지를 보호받은 유일한 수단인 경우 위치상표로서 독일 상표법상 보호받게 된다. 독일법상 위치상표란 상품의 특정 부분에 일정한 크기로 또는 상품의 일정 비율로 배치된 표지 또는 상품을 배경으로 윤곽만을 드러낸 표지다. 위치상표는 ①표지(도형상표, 입체상표 등) ②위치상표의 매개체(carrier) ③매개체에서 상표의 위치 등 3가지로 구성된다. 출원 시 상표설명서에 구체적인 위치 또는 일정 비율을 기재해야 한다. 그리고 독일 특허청은 위치서비스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이 사건에 대한 판결(2010후2339)은 한국이 싱가포르 조약에 가입해 있지 않으면서도 위치상표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이 판결은 상표법상 ‘기호·문자·도형 각각 또는 그 결합이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을 이루고, 이러한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는 것에 의해 자타상품을 식별하게 되는 표장’이라고 위치상표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판결에 따르면 위치상표의 구성요건으로서 ①기호·문자·도형 각각 또는 그 결합이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을 이루고 ②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어야 하며 ③지정상품에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 등이 부착되는 특정 위치를 설명하기 위해 지정상품의 형상을 표시하는 부분(매개체)을 필요로 하게 된다. 아울러 대법원은 매개체와 위치상표를 구별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표장의 전체적인 구성, 표장의 각 부분에 사용된 선의 종류, 지정상품의 종류 및 그 특성 등이다. 특히 출원인이 심사 과정 중에 특허청 심사관에게 위와 같은 의사를 의견제출통지에 대한 의견서 제출 등의 방법으로 밝힌 바가 있는지 등의 사정도 고려 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위치상표가 자타상품 식별력을 가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다. 독일에서는 표장 그 자체만으로는 상표등록이 불가능한 경우에 위치상표로서의 등록 가능성을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치상표는 상표법 제6조 제1항이 적용되기 곤란한 경우에 상표법 제6조 제2항에 따른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 생기는 경우로 한정해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제시된다. 향후 위치서비스표를 인정한 독일의 사례와 같이 상표 이외에 서비스표, 업무표장, 증명표장 내지 단체표장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서비스표, 업무표장, 증명표장 및 단체표장(상표법 제2조 제3항)의 경우에는 그 구성요건을 달리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표장들은 위치상표의 구성요건 가운데 ②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어야 한다는 요건에서 언급한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를 요구하기 어렵다. ●위치상표 -기호·문자·도형 각각 또는 그 결합이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을 이루고, 이러한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는 것에 의해 자타상품을 식별하게 되는 표장. (구성요건 : ①기호·문자·도형 각각 또는 그 결합이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을 이루고 ②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어야 하며 ③지정상품에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 등이 부착되는 특정 위치를 설명하기 위해 지정상품의 형상을 표시하는 부분(매개체)을 필요로 할 경우.) ●대법원 판결 요지(사건번호 2010후2339) “상표법상 상표의 정의 규정에 따르면 ‘기호·문자·도형 각각 또는 그 결합이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을 이루고 이러한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는 것에 의해 자타상품을 식별하게 되는 표장’이다. 위치상표도 상표의 한 가지로서 인정될 수 있다.” ■이규호 교수 ▲미국 워싱턴대 법학박사 ▲법무부 규제심사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한국정보법학회 부회장 ▲한국게임법학회 부회장 ▲차세대콘텐츠재산학회 회장 ▲한국저작권법학회 이사 ▲한국지식재산학회 이사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이사
  • 세계 최고 맛집… ‘쓴맛’ 나는 의혹

    “스페인의 ‘엘 세예르 데 칸 로카’가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이라고? 영국의 음식산업 간행물 ‘레스토랑’에 따르면 그렇다.” 블룸버그 통신은 1일(현지시간) 레스토랑이 2002년부터 매해 선정해 온 ‘세계 50대 레스토랑’ 순위에서 올해 칸 로카가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칸 로카는 2013년에 이어 2번째로 세계 최고의 맛집으로 꼽혔다. 유명 셰프 호안 로카가 소믈리에인 호세프, 제빵사인 조르디 등 2명의 형제와 운영하는 이 식당은 전통적인 카탈루냐 음식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로 유명하다. 호안은 국내 식품업계의 러브콜을 받아 다양한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청와대 초청을 받아 방문하기도 했다. 올해로 14년째를 맞은 ‘세계 50대 레스토랑’은 요리사, 음식 비평가, 관련 업계 전문가 1000명이 참여해 선정한다. 권위의 맛집 평가서 프랑스의 ‘미슐랭 가이드’에 맞서 왔지만 선정 과정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의혹을 받아 왔다. 올해는 한 프랑스 단체가 발표에 앞서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면서 의혹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유명 셰프들도 “심사가 자의적이고 투명하지 않다”며 서명 운동에 참여해 심사위원회 측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프랑스 유명 셰프 조엘 로브숑은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에 이메일을 보내 “심사위원단은 적어도 18개월 전에 해당 식당에 들러 음식 맛을 봐야 하지만 그들이 방문했다거나 (식사)비용이 청구됐다는 증거가 없다”며 “이러한 허점 때문에 (레스토랑 선정에서) 지정학적인 영향력, 로비 등 정실주의가 작용한다”고 비난했다. 그동안 유럽의 값비싼 식당들만 선정된다는 비판도 있었다. 요리사들이 민감하게 구는 건 50대 리스트에 오르는 순간 전 세계 미식가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식당의 운명이 바뀌기 때문이다. 텔레그래프는 2010년 덴마크 레스토랑 ‘노마’가 1위를 차지한 이후 하루 만에 식당 웹사이트에 예약자가 10만명이 몰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분필로 흡연 흉내낸 교사 항소심 “감봉 징계 부당”

    교단에서 분필로 담배 피우는 흉내를 낸 교사에게 징계를 내리는 게 정당했다는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 이균용)는 이모씨가 낸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달리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씨는 2013년 수업을 하다가 학생들에게 흡연 흉내 요구를 받았다. 학생들이 아우성을 치며 끈질기게 요구하자 이씨는 결국 분필을 손가락에 끼워 연기를 내뿜는 흉내를 몇 차례 냈다. 학교 측은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감봉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씨는 재판에서 “학생들 요구에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며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있으면 끊으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청소년 흡연이 큰 사회문제라 이씨의 행위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가르치는 자유’를 폭넓게 인정했다. “헌법이 보장한 학문의 자유에는 교수(敎授)의 자유가 포함되며 그 구체적 방법에서 교원의 재량이 어느 정도 인정돼야 한다”며 “수업 내용과 방법을 이유로 감봉 처분을 내리면 교원들에게 자기 검열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판시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국토부 1차관 김경환·통계청장 유경준·정보보호위 상임위원 임채호

    국토부 1차관 김경환·통계청장 유경준·정보보호위 상임위원 임채호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신임 국토교통부 제1차관에 김경환(56) 국토연구원장을, 통계청장에는 유경준(54) 한국기술교육대 테크노인력전문대학원 교수를 발탁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역시 차관급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임위원에는 임채호(57)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이 임명됐다. 청와대는 “김 차관은 국토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부의 국토자원관리정책 전반을 뒷받침해 온 경력이 있으며 서민 중산층 주거 안정과 국토 자원의 균형 개발 등 국토부 현안을 차질 없이 집행할 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김 차관은 서울 출신으로, 중앙고와 서강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강대 경제학 교수, 한국주택학회 회장, 국민경제자문위원회의 민생경제분과 위원 등을 지냈다. 유 통계청장은 해동고와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미국 코넬대 노동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노동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을 거쳐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로 재직 중인 경제학자로, “소득 재분배, 청년 고용과 사회 양극화 해결, 경제 현안에 대한 식견과 경제 현상에 대한 분석 능력이 뛰어난 융·복합을 통한 고품질 통계 행정 분야의 적임자”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유 통계청장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동생이다. 임 상임위원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 제도정책관을 역임해 정보화에 대한 경험과 식견을 갖고 있으며 조직 관리 능력과 대외 조정 능력이 우수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 경험이 있어 개인정보보호위 운영을 원만히 뒷받침하고 개인보호정책을 개선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동대문은 등록규제 43% 감축… 송파는 음식점 옥외영업 허용

    동대문은 등록규제 43% 감축… 송파는 음식점 옥외영업 허용

    동대문구와 송파구가 규제개혁 우수 기초자치단체로 뽑혔다. 동대문구와 송파구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행정자치부 ‘2014 지자체 규제개혁 추진실적 평가’에서 우수 지자체로 선정, 행자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평가는 전국 24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규제개혁 인프라 구축 ▲규제개선·완화 노력 ▲기업활동 활성화 ▲규제개선시스템 개선 등 4개 분야 32개 세부항목에 대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의 서면과 심층면접으로 결정됐다. 동대문구는 불합리한 자치법규 전수조사·정비로 등록규제 147건을 84건으로 감축해 43%를 정비하였으며 51건의 상위법령 개정 건의안을 중앙부처에 제출한 것이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허가업무의 편리성 향상과 행정효율 극대화를 위해서는 소규모 건축물 인허가 전담창구 설치와 보건소 하나로 창구 운영, 민원후견인 지정 운영, 사전심사청구제 실시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구는 ‘동대문구 기업애로 ZERO’ 실현을 위해 총 476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기업 애로사항을 들었으며 관련 부서는 해결방안을 적극 제시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앞으로도 불합리한 자치법규를 발굴·정비하는 등 37만 동대문구 주민의 불편 해소와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송파구는 지난해 3월 송파규제 Zero(0)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기업가, 교수, 전문가 등 300여명이 참여하는 ‘주민과 함께하는 규제개혁 대토론회’를 여는 등 발 빠른 대응이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경제활성화를 위해 자치법규 318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 착한규제·안전규제를 제외한 등록규제 9건을 폐지했으며 총 190건의 불합리한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해 중앙부처에 171건에 대한 법령개정 건의와 자체개선과제 19건을 정비하는 등 성과도 많았다. 이 밖에도 ▲오피스텔의 관광호텔 전환 허용 ▲일반음식점 등 옥외영업 허용 ▲소상공인을 위한 소액 입찰참가 자격 규제완화 ▲대규모점포 등 개설등록 완화 ▲올림픽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등 지역 주민과 기업 애로사항을 해결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지역 주민과 기업들에 보다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또 佛 붙은 ‘칸의 논란’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63)의 ‘디판’이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8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올해 칸영화제는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여성의 삶과 가족관계, 인간애를 성찰하는 영화가 대거 초청됐다. 또한 최근 집중됐던 할리우드 영화를 지양하고 유럽 영화를 상당수 포함시켰다. 하지만 개·폐막작을 프랑스 영화에 내주고, 프랑스 감독을 대거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려 자국 영화에 대한 배려가 지나쳤다는 눈총을 받았다. 황금종려상은 물론 여우주연상(에마뉘엘 베르코)과 남우주연상(뱅상 가 랑동)도 프랑스에 몰아줬다. 경쟁 진출작 19편 중 5편이 프랑스 감독의 영화였고 그 중 3편이 수상에 성공했다. 다만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은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한 헝가리 감독 라슬로 네메스의 ‘사울의 아들’에 돌아간 것을 비롯해 감독상은 대만(‘섭은낭’)에, 심사위원상은 그리스(‘더 랍스터’)에, 각본상은 멕시코(‘크로닉’) 등 지역적으로 안배한 기색이 역력했다. ‘디판’은 프랑스로 건너온 스리랑카 출신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새로운 터전에서의 또 다른 전쟁을 감독 특유의 디테일한 묘사로 그려 나간다. 2009년 ‘예언자’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바 있는 오디아르 감독은 ‘러스트 앤 본’, ‘디판’ 등을 통해 죽음, 전쟁 등 가장 어두운 곳을 그리면서 결국에는 인간성 및 사랑을 찾아내는 드라마를 선보여왔다. 여우주연상은 마이웬 감독의 ‘몽 루아’에 나온 프랑스 배우 에마뉘엘 베르코와 함께 토드 헤인스 감독의 ‘캐롤’에 출연한 미국 배우 루니 마라가 공동 수상했다. 올해 한국 영화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무뢰한’과 ‘마돈나’, 비평가 주간에 ‘차이나타운’, 미드나잇 상영 부문에 ‘오피스’ 등이 초청됐지만 무관에 그쳤다. 4편의 초청작이 적은 수는 아니나 2012년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을 마지막으로 3년 연속 경쟁작을 배출하지 못하면서 인재 풀이 작은 국내 영화계의 체질 개선 등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영화제 지원금 삭감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와 부산국제영화제가 칸에서 ‘한국영화의 밤’ 행사를 따로 개최하는 등 영화계가 갈등 양상을 보여 아쉬움을 더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평면에 담은 70년 인생조각

    평면에 담은 70년 인생조각

    국내 유일의 여성 미술상을 운영하는 석주문화재단 윤영자(91) 이사장의 회고전과 올해 석주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송인헌 작가의 초대전이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다음달 3일부터 열린다. 1924년생인 윤 이사장은 홍익대 미술학부 1회 입학생으로 조각에 입문, 대한민국 1세대 여성 조각가로 70여년간 활동해 온 미술계의 원로다.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초대 학장으로 20년 가까이 후학 양성에도 힘썼던 그는 1992년 정년 퇴직하면서 받은 퇴직금과 사재를 털어 석주문화재단을 만들고 석주미술상을 제정해 회화, 입체, 공예, 평론 분야를 돌아가며 상을 수여하고 있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윤 이사장은 “과거에는 여성들이 고생도 많이 하고 무시당하는 일이 많았다. 이런 불리한 조건에서도 꾸준히 열의를 갖고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여성 작가들을 독려하고자 상을 제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어려워져서인지 조각작품을 찾는 사람도 적고, 재단 운영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나이가 들어서 이제는 대형 작업을 할 수는 없지만 2년 전부터 재단 운영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그림을 열심히 그렸다.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작업에 열중했다”고 덧붙였다. 남산도서관 앞에 있는 다산 정약용선생 동상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과 상징 조형물을 남긴 그는 이번 회고전에선 자신이 구현한 작품들의 이미지를 가죽에 오일로 그린 평면 작품으로 선보인다. 윤 이사장은 전시를 알리는 팸플릿에 “첫 개인전 개막 때의 떨리던 마음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그 설레던 마음으로 그동안 내게 창작의 고통과 기쁨,환희를 준 결과물들을 보여주고자 노구를 이끌고 작업대로 향한다”고 적었다. 윤 이사장의 회고전과 함께 올해로 제22회를 맞는 석주미술상 수상자인 서양화가 송인헌(60·목원대 겸임교수)의 전시도 같은 공간에서 열린다. 미술상 심사위원단은 송 작가의 선정에 대해 “뛰어난 색채감각으로 보기 드물게 색면추상의 세계를 훌륭히 보여준다. 안정된 화면구성과 스케일 있는 대작들에서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3일 선화랑에서 열리고 전시는 13일까지 이어진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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