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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펭수·마미손 ‘유희의 법칙’… 팬이 지키는 ‘무언의 법칙’

    펭수·마미손 ‘유희의 법칙’… 팬이 지키는 ‘무언의 법칙’

    “눈치 챙겨.” 대세 캐릭터 펭수의 호통은 최근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B급 캐릭터들의 특징을 함축한다. 이들의 첫인상은 그저 우스꽝스러워 보일지 몰라도 속 시원한 발언, 따뜻한 위로로 공감을 얻는다. 이런 매력을 있는 그대로 즐기지 않고 정체를 파헤치려 할 때 재미와 감동은 반감된다. 정체를 알아내려는 자에 대항해 캐릭터를 온전히 보호하려는 이들. 이들의 행동은 이제 또 하나의 놀이가 되고 있다. B급 캐릭터 돌풍의 중심에 선 EBS 캐릭터 펭수는 2m 10㎝라는 거대한 덩치를 가진 열 살짜리 남극 펭귄이다. 한국에 오는 길에 들른 스위스에서 배운 요들송이 특기다. 지금은 EBS 연습생 신분으로 EBS 지하 소품실에 산다. 얼핏 보면 귀여운 외모지만 유난히 작은 동공과 초점 없는 눈매는 어른들의 세상에 이미 찌든 것 같은 느낌도 준다. 펭수를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예상을 뒤집는 걸쭉한 목소리로 역정 내는 모습에 당황하기 마련이다.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에서 머랭쿠키 먹방을 선보이며 유튜버로 데뷔했다. 본격적인 유명세를 탄 건 지난 9월 ‘이육대’(EBS 아이돌 육상대회)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되면서다. 인간팀과 비인간팀의 달리기 대결에서 인간팀이 이기자 입사 막내인 펭수는 “불공평한 게임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다”라고 큰소리치며 경기룰을 바꾼다.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위아래를 가리지 않는 ‘펭성’에 전국의 직장인들이 열광했다. 펭수는 시시때때로 EBS 사장인 “김명중”을 외친다. “사장님 뭐 친구 아니겠냐. 사장님이 편해야 회사가 편하다”며 소신 발언에도 거침없다. 10세 펭귄이지만 30~40대가 공감할 만한 유머를 순발력 있게 뽐내며 어린이보다 어른들에게 더 사랑받는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펭수는 최근 의류 브랜드 모델로 낙점되는가 하면 외교부를 방문해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정체 모를 의문의 캐릭터 선배로는 마미손이 있다. 지난해 엠넷 ‘쇼 미 더 머니 777’에 핑크색 복면을 쓰고 등장한 마미손은 ‘소년점프’ 무대에서 “이 만화에서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라는 랩으로 시청자에게 각인됐다. 방송 후 마미손의 ‘본체’로 래퍼 매드클라운을 의심하는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매드클라운은 마미손에 대해 “이상한 사람”이라며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했고, 마미손 역시 “그 사람 좀 재미가 없다. 뻔하다”며 냉정한 평가를 하기도 했다.마미손은 ‘반짝스타’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8일 8트랙을 꽉 채운 첫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장기하, YDG(양동근), 스컬, 원슈타인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타이틀곡 ‘별의노래’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 참여해 구슬픈 멜로디·비트·가사의 노래에 깊이를 더했다. 뮤직비디오에는 ‘그 시절 싸이월드 감성’을 상징하는 가수 채연이 등장해 B급 유머의 화룡정점을 찍었다. 사람들은 이들의 캐릭터와 콘텐츠를 즐기면서 정체를 알아도 입 밖에 내지 않는다는 ‘무언의 원칙’을 지킨다. 매드클라운이 ‘소년챔프’ 무대를 선보이는 영상에는 “모창 연습을 얼마나 했길래”라는 댓글이 달리고, 펭수 본체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의 유튜브에는 프로필 사진이 펭수인 시청자 댓글이 이어지지만 누구 하나 ‘펭수’를 언급하지 않는다. 펭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면서 정체를 발설하는 글과 기사가 하나둘씩 등장하는 상황에서 네티즌들은 “눈치 챙겨라”, “펭수는 펭수다” 등 댓글을 달며 함께 만들어 가는 놀이에 불쑥 끼어든 훼방꾼을 비난한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캐릭터 보호 놀이’에 대해 “A(캐릭터)에 대한 이미지가 B(실존인물)에 의해 간섭되면 A와 B 모두를 즐길 수 없게 된다”며 “우리가 실재하지 않는 산타클로스를 좋아하면서 그 안의 퍼스널리티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캐릭터에 순수하게 몰입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마미손 때는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펭수에 와서는 판타지가 깨지는 것을 원치 않고 펭수 자체를 즐기려는 분위기가 잡혔다”며 “가상의 캐릭터로 후련함과 대리만족을 주는 사례가 앞으로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심리학의 세상유람] 우리의 마음과 심리서비스법

    [심리학의 세상유람] 우리의 마음과 심리서비스법

    사람은 합리적인 존재일까? 사람들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인상이나 성격을 예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내현성격이론’(implicit personality theory)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B형 남자는 변덕이 심하고 성격이 급하며 잘 삐친다’처럼 말이다. 하지만 혈액형과 성격 특성을 연결 짓는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없다. 사람의 성격은 유전요인과 환경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으로서 한 가지 특성만으로 규정할 수 없고 개인차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회자되는 ‘내로남불’은 어떠한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뜻하는 이 말은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막상 자신이 하면 괜찮다고 합리화하는 태도를 말한다. 실제로 독일 심리학자인 빌헬름 호프만(Hofmann) 교수와 동료들의 2015년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이 타인이 좋은 일을 했다고 보고한 숫자보다 자신이 좋은 일을 했다고 보고한 숫자가 무려 두 배나 많았다고 한다. 즉, 우리는 기본적으로 타인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훨씬 더 관대하게 평가하는 일종의 ‘자기중심성 편향(self-serving bias)’이 있다는 것이다. 내현성격이론과 자기중심성 편향은 우리의 인식체계가 때로 비합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사람들의 비합리성은 점이나 심리테스트를 보러 갈 때 잘 드러난다. 많은 사람들이 토정비결을 보고, 취직, 결혼, 이직 등을 앞두고 용하다는 점집과 철학관을 찾아간다. 최근에는 온라인 심리테스트나 심리상담카페가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현재가 힘들수록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그래서 철학관을 찾고 근거 없는 심리테스트에 현혹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맞아, 맞아 바로 내 얘기야’. 이를 ‘바넘효과’(Barnum effect)라고 한다. 바넘효과는 사람들이 운세나 심리테스트 결과를 마치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1949년 미국의 심리학자 버트넘 포러(Forer)가 실험으로 이를 증명했다. 포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근거가 없는 성격검사를 실시했는데 검사 문항은 ‘당신은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이지만 때로는 혼자 있고 싶어 한다’와 같이 애매하고 일반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중요한 점은 모든 학생들에게 동일한 테스트 결과지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의 80% 이상이 허위 결과지를 보고 ‘맞아! 딱 내 얘기야!’라고 반응했다. 모두가 똑같은 결과를 받게 되는 이러한 성격검사는 당연히 신뢰도와 타당도가 없는 엉터리 검사이다. 온라인에는 이런 근거 없는 심리테스트들이 가득하고 이를 심리학과 무관한 비전문인들이 비즈니스 목적으로 오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자는 불안한 사회에서 위안을 얻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해서 이익을 편취하는 이런 비정상적인 일이 가능한 원인은 전문적인 심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와 활동을 규정하는 관계 법령이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심리학회를 중심으로, 비전문인이 아닌 심리전문가에 의한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골자로 하는 ‘심리서비스에 관한 법률’ 제정 노력을 하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문적인 심리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은 심리상담 서비스 분야에서 특히 중요하다. 많은 국민이 심리적 어려움과 생활사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사를 찾는 현실에서 그동안 가장 큰 애로사항은 전문성이 있는 심리상담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필자와 동료들이 2013년 한국에서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의 숫자를 확인한 바 있는데 무려 867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 등록된 민간자격증의 숫자만 포함한 것이고 이름 없는 사설 상담소가 단지 몇 십 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발급해주는 자격증까지 포함하면 현재 7000개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 심리적으로 취약한 사람을 심리적으로 상담하는 과정에서 최근 불거진 비윤리적인 행동들이 보고 되어 세간의 우려를 낳고 있다. 비전문인에 의한 상담서비스 제공의 가장 큰 피해자는 상담을 받는 내담자들이다. 심리 부적응 문제가 오히려 악화되고 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크다. 심리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는 위계에 의한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관계이기 때문에 심리상담자에 대한 체계적인 윤리감수성훈련, 인권보장훈련 및 전문가에 의한 사례 지도감독이 필수적이다. 검증되지 않은 심리상담 자격증과 비전문인에 의한 심리상담서비스가 난립하는 현실에서 이제 전문적인 심리상담 서비스 제공 주체와 활동에 관한 제도적·법적 체계 구축은 국민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그간 비전문인이 근거 없는 심리테스트와 미검증된 심리상담 자격증으로 장사를 하는 일이 넘쳐났고 관련 법령의 부재가 이러한 현상을 부채질하였다. 전문적인 심리상담서비스 제도의 법제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책꽂이]

    [책꽂이]

    미학 스캔들(진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6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영남 그림 대작 사건’에 대해 미학자 진중권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현대미술에 대한 몰이해가 빚어낸 소극”이라며 “이미 수십년 전에 창작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확립된 관행을 여전히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는다. 404쪽. 1만 8900원.한국 출판계 키워드 2010-2019(기획회의 편집부 엮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에서 발표한 2010년대 주요 키워드를 연도별로 갈무리했다. 2010년 아이패드가 출시되고, 2010년대 중반 이후 스마트폰의 성장 등 기술 변화와 궤를 같이한 출판의 변화를 출판인, 기자, 작가 등이 선별한 키워드로 살펴본다. 548쪽. 3만원.밀레니얼, 386 시대를 전복하라(백경훈 외 10명 지음, 글통 펴냄) 민주화 운동권 세대로 상징되었지만, 어느덧 50대 기성 세대가 된 ‘386’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비판을 담았다. 20세부터 39세까지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필진 11명이 역사, 정치, 경제, 통일, 안보 등 각 분야에 대해 썼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해제를 맡았다. 350쪽. 1만 5000원.대리모 같은 소리(레나트 클라인 지음, 이민경 옮김, 봄알람 펴냄) 호주의 생물학자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가 쓴 대리모에 관한 비판서. 여성의 장기 건강과 재생 문제에 관해 연구해 온 저자는 다수의 대리모는 가난한 국가 출신인 낮은 계층의 교육받지 못한 여성이며 안전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지금 당장 대리모를 중단하라”고 주장한다. 248쪽. 1만 5000원.닥터 셰퍼드, 죽은 자들의 의사(리처드 셰퍼드 지음, 한진영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미국 9·11 테러, 영국 다이애나비 사망사건 등 굵직한 사건에 참여한 법의학자의 회고록. 30년 법의관 생활을 훑어보며 자연사와 수상한 죽음, 살인사건과 정당방위, 아동학대와 돌연사 등 다양한 사건과 사례를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을 증언한다. 464쪽. 1만 8500원.호기심의 탄생(마리오 리비오 지음, 이지민 옮김, 리얼부커스 펴냄)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리처드 파인만까지 호기심을 가진 인류가 등장한 배경을 탐구한 저작. 심리학자, 신경학자 등 호기심이 많다고 생각되는 이들을 인터뷰해 자문을 구한 저자는 “중세시대에 인간을 특징짓는 지식의 독단적인 허세를 버리고 그것을 호기심으로 대체한 우리는 이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312쪽. 1만 7000원.
  • 뇌 반쪽 잃어도 지능은 똑같네

    뇌 반쪽 잃어도 지능은 똑같네

    19세기 중반 미국 버몬트주 중부에 건설 중이던 러틀랜드~발링톤 철도 공사장 현장감독이었던 25세의 청년 피니어스 게이지(1823~1860)는 신경과학 역사에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이다. 1848년 9월 13일 길을 내기 위해 바위 사이에 화약을 다져 넣던 중 불꽃이 튀면서 폭발이 일어났고 그가 사용하고 있던 길이 1.13m, 두께 3.18㎝, 무게 6㎏의 쇠막대가 왼쪽 뺨으로 들어가 오른쪽 머리 윗부분을 관통해 20m 뒤로 날아가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달구지로 인근 병원까지 실려갔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다른 사람 도움 없이 혼자서 일어났던 게이지는 왼쪽 뇌 전두엽에 엄청난 손상이 생기고 머리에는 지름 9㎝ 정도의 구멍이 생기기까지 했다. 게이지의 사고는 뇌 손상이 발생했을 때 해부학적, 신경과학적, 심리학적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남아 있다. 21세기 들어 뇌과학은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뇌의 특정 부위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뇌의 한 부분이 손상되거나 없어질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인문사회과학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바이오메디컬 이미징센터,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컴퓨터과학부, 싱가포르 국립대 전자컴퓨터공학과 공동연구팀은 뇌 한쪽이 없더라도 정상인보다 더 복잡한 뇌 연결망이 만들어져 뇌가 온전하게 기능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사례분석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20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좌뇌와 우뇌 중 한쪽을 제거한 20~30대 남녀 6명의 뇌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뇌의 기능적 연결을 정량화하고 작동방식을 파악했다.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이 심해 이를 완화하기 위해 생후 3개월~11살에 뇌 한쪽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일반인들은 좌뇌와 우뇌가 뇌량으로 연결돼 기능적으로 네트워킹하면서 인식, 감정,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상식적으로 뇌 한쪽이 없다면 행동이나 인식, 기억 등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런 문제도 분석하기 위해 연구팀은 정상인 6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이들의 뇌도 fMRI로 촬영해 비교했다. 또 일반적인 뇌 기능과 활동, 유전적 변화까지 파악하기 위해 뇌신경 관련 빅데이터인 ‘뇌 게놈 구축 프로젝트’(GSP)에 등록된 10~20대 건강한 남녀 1482명의 뇌와도 비교했다. 우선 연구팀은 뇌 한쪽이 없는 이들도 일반인과 똑같이 지능지수를 갖고 있으며 온전한 언어능력과 감정조절, 행동을 보인다고 밝혔다. 또 연구팀은 전체 뇌를 400개 영역으로 분획해 fMRI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뇌의 한쪽만 갖고 있어 200개 분획 영역 밖에 없는 사람들은 일반인들보다 기능적 뇌 연결망이 비정상적이라고 할 정도로 강하게 연결돼 있는 것이 관찰됐다. 뇌의 한쪽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부분에서 해당 영역의 기능을 대신해 보완하는 일종의 ‘뇌 가소성’이라는 생체기능 덕분에 반쪽 뇌만으로도 일반인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도릿 클리만 칼텍 박사(인지신경과학)는 “이번 연구는 뇌졸중, 뇌종양, 외상성 뇌손상 등으로 뇌 손상을 입은 사람들이 정상적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온라인 친구 아무리 많아도 현실 친구만큼 행복감 못 줘” (연구)

    “온라인 친구 아무리 많아도 현실 친구만큼 행복감 못 줘” (연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의 온라인 친구 수백 명이 현실 친구 몇 명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즈대 연구진은 현실에서 친구가 적는 사람들도 온라인상에서 친구가 훨씬 더 많은 이들보다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반 친구나 직장 동료와 같이 SNS로 연결된 주변적인 친구 수는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감을 느끼는지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 비영리 연구조사기관 랜드연구소의 ‘아메리칸 라이프 패널’(ALP·American Life Panel)을 통해 참가자 1496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 온라인 조사를 시행한 자료를 가지고 수행한 것이다. 이들 참가자는 조사를 통해 나이와 같은 인적 사항 외에도 온·오프라인 사회관계망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보고했다. 또 지난 6개월 동안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자주 직접 만났거나 전화·이메일·인터넷 등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는지 그리고 지난 30일 동안 행복감(웰빙)을 느꼈는지 응답했다. 그 결과, 가까운 친구 즉 절친의 수가 참가자들이 행복감을 느끼는지에 영향을 주는 유일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함께 시간을 보낸 가족이나 이웃의 수가 달라져도 사회 관계에서 얼마나 행복감을 느끼는지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벤디 브루인 드 브루인 박사는 “외로움은 당신이 보유한 친구 수보다 당신이 친구들에게 느끼는 감정과 더 관계가 있다”면서 “친구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을 인정한 이들은 흔히 젊은이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로움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일어난다”면서 “외롭다고 느끼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려고 애쓰는 것보다 친구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이들보다 사회관계망이 더 작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젊은이들은 사회관계망이 더 크지만 대부분 진정한 친구가 아니라 단지 아는 사람, 주변적인 사람들로 이뤄져 있어 행복감에 기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오늘날 SNS가 젊은이들에게 더 크지만 더 비인격적인 친구 네트워크를 갖게 장려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끝으로 브루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온라인 친구 중에 실제 친구 비율이 더 높으면 더 행복하다는 점을 보여준 기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고령화의 전형은 많은 문화에서 나이 든 사람들을 슬프고 외롭게 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연구는 나이 든 사람들은 사회관계망이 작아도 사회적 만족감과 행복감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사실 노인들은 젊은이들보다 더 잘살고 있다고 보고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심리학회(APA) 학술지 ‘심리학과 노화’(Psychology and Aging)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남자와 여자 ‘수학 뇌 차이’ 따위는 없다

    [달콤한 사이언스] 남자와 여자 ‘수학 뇌 차이’ 따위는 없다

    “우리 애는 여자라서 그런지 수학이 좀 약한 것 같아요”, “제가 여자라서 그런지 길 눈이 좀 어두워요”라는 말을 하는 이들을 간혹 만날 수 있다. 과연 남자는 여자보다 수학을 잘하고 공간지각력이 뛰어나서 낯선 곳에서도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여자는 남자들보다 미술이나 음악 등 미적 감각이 뛰어난걸까. 최근에는 남자와 여자의 뇌가 다르다는 생각은 단순한 편견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뇌과학자와 실험심리학자들이 ‘남녀의 뇌 차이’라는 것은 단순한 편견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를 또 하나 내놔 주목받고 있다. 미국 로체스터대 뇌·인지과학과, 시카고대 심리학과, 카네기멜론대 심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아동, 청소년들의 뇌에 발달에 대한 종합적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녀간 뇌 기능이나 수학능력에서 성별의 차이는 전혀 없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에서 발행하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오브 러닝’ 최신호(9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3~10세의 남녀 아동청소년 104명(여자 55명, 남자 49명)과 63명의 성인남녀(여성 25명, 남성 38명)을 대상으로 뇌활동을 측정하기 위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을 실시했다. 또 11.6분 분량의 숫자세기, 덧셈과 같은 간단한 수학 관련 교육영상을 시청하도록 한 다음 fMRI를 찍었다. 여기에 한 문제 풀이에 평균 1.1~1.2초 정도 걸리는 간단한 수학문제 70문항을 내고 풀도록 하면서 fMRI를 촬영했다. 분석 결과 남자와 여자의 뇌활동에 있어서는 어떤 차이도 발견하지 못했으며 수학 관련 교육영상을 볼 때나 간단한 수학문제를 풀 때도 활성화되는 뇌부위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수학문제를 풀거나 수학동영상을 볼 때 아이들이나 성인이나 같은 부위의 뇌영역이 활성화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생물학적으로는 남녀의 뇌 차이를 발견하지 못한 연구팀은 아이들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수학과 과학수업 시간에 대한 기억과 문제를 잘 풀지 못했을 때 부모의 반응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여자아이들에게는 사회적, 문화적 편견이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서 멀어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정에서 수학이나 공간인지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남자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수학이나 과학시간에 남학생들에게 더 집중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수학과 과학능력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남녀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설명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일반적 사회화 과정에서 마찬가지로 과학과 수학분야에서도 사소한 편견이나 판단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남녀간 대하는 방법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제시카 캔틀론 카네기멜론대 교수(인지신경과학)는 “이번 연구는 아이들의 뇌가 성별에 상관없이 똑같이 기능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기존 편견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지능이나 능력에 대한 성불평등은 사람이 아니라 상황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월드피플+] 왕따 8살 소녀 알고보니 IQ 162 천재…벌써 대학 입학

    [월드피플+] 왕따 8살 소녀 알고보니 IQ 162 천재…벌써 대학 입학

    남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에 벌써 대학에 다니는 멕시코의 천재어린이가 현지 언론에 소개돼 화제다. 멕시코 티아우아크에 살고 있는 아드아라 페레스가 바로 그 주인공. 멕시코기술대학(UNITEC)에 재학 중인 어엿한 대학생이지만 페레스의 나이를 알게 되면 누구나 깜짝 놀란다. 페레스는 올해 8살이다.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건 그의 나이뿐 아니다. 페레스의 아이큐(지능지수)를 알게 되면 누구나 또 한 번 깜짝 놀란다. 페레스의 아이큐는 162. 전설적인 천재 물리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보다 아이큐가 높다. 하지만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페레스는 어린이집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아이였다. 천재성을 가진 페레스를 친구들은 '이상한 아이'라고 부르곤 했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아스퍼거장애까지 갖게 된 페레스는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하소연했다. 어린이집에선 "수업시간에 잠을 자고, 수학문제를 풀 때도 집중하지 않는다"며 페레스를 문제아로 취급했다. 이랬던 페레스를 천재로 키워낸 건 그의 엄마 나옐리 산체스였다. 그의 엄마 나옐리 산체스는 "한 번은 유치원에 가보니 놀이터에서 아이가 따돌림을 당해 혼자 앉아 있었다"며 "아이를 그대로 두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산체스는 딸을 심리학자에 데려가 상담을 받게 했다. 페레스를 테스트한 심리학자는 "천재성이 보인다"며 유치원을 그만두고 영재교육을 시키는 게 좋겠다는 소견을 냈다.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이때부터 산체는 승승장구했다. 5살에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더니 6살엔 중학교, 8살엔 고등학교 과정을 끝냈다. 이어 곧바로 멕시코기술대학에 진학한 페레스는 산업공학과 시스템공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다. 페레스의 꿈은 미국에서 공부한 뒤 우주인이 되는 것이다. 마음으론 이미 대학도 정해놨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페레스는 "애리조나 대학에서 우주물리학을 공부하고 우주인이 되고 싶지만 비싼 학비가 걱정"이라며 "꼭 장학금을 받고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열린세상] 심는 대로 거둔다/박주용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심는 대로 거둔다/박주용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심는 대로 거둔다는 점에서 교육은 농사와 비슷하다. 콩을 심었는데 팥이 나지 않듯이 지식을 심었는데 생각이 열매로 맺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은 맞는다. 하지만 지식에서 오는 힘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 지식을 쌓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고, 어렵게 쌓은 지식도 사용하지 않으면 쉽게 망각한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분야에서는 금세 쓸모가 없어지기도 한다. 가장 심각한 한계는 지식이 많다고 해서 저절로 생각을 잘하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보여 주는 실증적 연구 중 두 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물리학과의 바오와 동료 연구자들(2009)은 중국과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역학ㆍ전자기와 관련된 지식을 묻는 시험을 보게 했다. 그 결과 미국에 비해 중국 대학생들이 월등하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런 차이는 수업 시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 한 학기 혹은 두 학기 정도 물리학을 듣고 대학에 진학하는 데 반해 중국 학생들은 10개 학기를 듣는다. 따라서 중국 대학생들의 관련 지식이 더 많다. 그런데 과학적 사고력 시험에서는 두 나라 대학생들 간에 평균은 물론 점수 분포에서 차이가 없었다.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중국 대학생들이 미국 대학생에 비해 생각을 더 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딩과 동료들(2016)의 연구 결과는 이보다 더 놀랍다. 이들은 중국의 대학 순위에서 상위 30위권 이내의 상위권 대학과 100위에서 150위 사이의 중위권 대학의 재학생을 학년별로 나누어 과학적 사고력 시험을 보게 했다. 그 결과 상위권 대학의 평균이 중위권 대학의 평균보다 높았고, 전공에 따른 차이가 관찰됐다. 그렇지만 중위권에서는 물론 상위권 대학에서도 학년이 올라가도 점수 변동이 없었다. 즉 열심히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면서 지식을 쌓았지만, 사고력에서 성장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중국 대학의 교육 방식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우리의 결과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두 나라의 학생들은 모두 많은 시간을 들여 엄청난 양의 지식을 습득하지만, 그 덕분에 생각을 더 잘하게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사고력을 향상시키지 못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을까? 생각하게 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토론과 글쓰기다. 소위 명문 교육 기관들은 토론과 글쓰기를 강조하는 방법으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뉴햄프셔주에 있는 명문 사립 고등학교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의 하크네스 수업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튜토리얼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하크네스 수업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원탁에 둘러 앉아 토론한다. 수학 수업도 이렇게 하는데, “사고하라, 토론하라, 그리고 질문하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유로운 토론이 장려된다. 옥스퍼드대학의 튜토리얼에서는 교수가 제시한 문제에 대해 에세이를 쓴 다음 서너 명의 학생이 교수와 토론을 벌이도록 한다. 좋기는 하지만 교수와 대학원생 튜터가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비싼 방법이다. 이 때문에 영국 내에서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유지되는 한 이유는 ‘옥스퍼드 튜토리얼’이라는 책에 나오는 졸업생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옥스퍼드를 떠날 때 유럽의 다른 지역이나 미국의 대학 졸업생에 비해 적은 지식을 머리에 담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지혜를 함양하게 됐다. 그것은 바로 비판정신이다.” 지금처럼 많이 가르치는 교육은 짧은 시간 내에 박식한 졸업생을 키워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졸업생을 키워 내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 영국 출신으로 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였던 화이트헤드(1929)가 말했듯이 “박식하기만 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많이 알기는 하는데, 그 지식을 활용하거나 발전시키는 인재를 키워 내지 못하면 인공지능(AI) 대학원이나 빅데이터 연구원을 몇 개 더 만든다고 해도 다른 선진국들과의 교육 경쟁력에서 승산이 없다. 지금이라도 토론과 글쓰기로 생각을 키우는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 2019 한국학교심리학회 추계학술대회 ‘사회정의 옹호를 위한 학교와 심리상담자의 역할’

    2019 한국학교심리학회 추계학술대회 ‘사회정의 옹호를 위한 학교와 심리상담자의 역할’

    한국학교심리학회에서는 지난 9일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본관에서 ‘사회정의 옹호를 위한 학교와 심리상담자의 역할’을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청소년기의 건강한 발달과 성장을 위해서는 건강한 학교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 분위기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심리전문가들도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은진 학교심리학회 회장(침례신학대학교)은 “인간은 직업, 성, 종교, 정체성에 상관없이 누구나 품위 있는 존재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주류문화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소수자들을 이해하고 평등한 시선으로 이들과 마주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성장하고 발달해 가는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심리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라며 이번 학술대회의 의미에 대해 강조하였다.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손희제 교수가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상담’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양계민 교수가 ‘다문화 청소년에 대한 정책 방향과 교사 및 상담자의 역할’을 재단법인 동천의 이탁건 변호사가 ‘미-국적 다문화 청소년의 인권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끝으로 ‘사회정의 옹호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종합 토론(한양대학교 김태선 교수, 침례신학대학교 장은진 교수)을 통해 학교 내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 성 소수자와 다문화 청소년이 경험하는 억압과 차별의 실태를 이해하고, 이들의 인권을 옹호하고 나아가 이들의 학업 및 문화 적응을 저해하는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심리전문가로서의 역할과 개입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하였다. 학교심리학회는 한국심리학회 산하 15개 분과 중 11분과에 속하는 전문 학회이며 매년 2회의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학회회원은 물론 학교와 청소년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은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다. 이날 조현섭 한국심리학회 회장(총신대)은 축사를 통해 우리사회에서 심리전문가의 역할과 국가공인심리사 자격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이제는 한국사회에서뿐 아니라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다른 국가와의 교류에서도 학교심리학회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라고 하였다. 이 날 총회에서 장은진 학회장은 그동안 수고한 학회임원진께 감사장을 수여하면서 고마움을 표현하였고, 차기 10대 학회장에는 명지대학교의 정은정 교수가 선출되어 2020년 1월부터 2년간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반려견 혼내기 전에 두 번 생각해보세요

    [달콤한 사이언스] 반려견 혼내기 전에 두 번 생각해보세요

    최근 1인가구, 고령화인구 증가, 저출산 추세 등의 영향으로 반려견, 반려묘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에 해당하는 1000만명이 반려견을 키운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예년에 비해 공원이나 길거리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반려동물의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내년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관련 질문을 포함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집에 왔을 때 주인들이 가장 골머리를 앓는 부분은 길들이기 이다. 충분한 훈련이 되기 전까지는 집 안 여기저기에 배변을 한다든가 옷이나 가구를 씹고 다른 반려동물들에 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 반려견 주인들은 훈련을 시키지만 사람들처럼 개성이 다른 반려견들이 훈련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일부 반려견 주인들은 반려견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혼을 내기도 한다. 그런데 진화생물학자들이 국내 대표적인 반려견 조련사인 강형욱 씨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쁜 개는 없다, 훈련시키기 나름이다’라는 연구결과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포르투갈 포르투대 분자세포생물학연구소, 건강및혁신연구소, 아벨 살라자르 생명과학연구소, 영국 에딘버러대 왕립수의과학대, 이탈리아 트리에스테대 공동연구팀은 소리를 지르거나 목줄을 잡아 당기는 것 같은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라도 반려견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훈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생물학 분야 출판 전 논문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 10월 31일자에 실렸다. 보상과 처벌을 적절히 조합한 훈련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대부분 반려견 훈련에 관한 내용들은 경찰견이나 실험견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반려견 훈련에 실제 적용하기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들이 있어왔다. 연구팀은 92마리의 반려견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42마리)은 보상 중심의 훈련을 다른 그룹(50마리)은 체벌 중심의 훈련을 하도록 했다. 체벌 중심 훈련은 반려견이 훈련 중 실수를 하면 훈련자가 소리를 지르거나 목줄을 당기고 실수가 반복될 경우는 회초리로 때리기까지 했다. 연구팀은 훈련하는 동안 반려견들을 비디오로 촬영했고 훈련이 끝날 때마다 침을 채취해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티솔 농도를 분석했다.그 결과 체벌 중심 훈련을 받은 반려견들은 보상 중심 훈련을 받은 반려견들보다 코티솔 농도가 높았고 이는 훈련이 끝난 후에도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체벌 중심 훈련을 받은 반려견들은 훈련 기간은 짧았지만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갖지 않고 분리불안 증세가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됐다. 보상 중심 훈련을 받은 반려견들은 생활에 필요한 버릇을 들이기까지 시간이 오래걸리기는 했지만 낙천적이었으며 타인에 대해서도 지나친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나 카타리나 비에이라 데 카스트로 포르투갈 포르투대 박사(분자생물학·동물심리학)는 “반려견이나 아이들에게 체벌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끊임없는 스트레스에 노출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보상 방식의 훈련이 반려견을 훈련시키는데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주인과 반려견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는 문화를 통해야만 구원?/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치는 문화를 통해야만 구원?/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요즘은 유튜브 영상이 워낙 많아 이리저리 보는데 우연히 장기표씨의 유튜브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가 한국의 여타 정치인과 너무도 다른 발언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에 대해서는 운동권의 신화적 존재라든가 수억원이나 되는 민주화 보상금도 마다한 지조 있는 분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영상으로 그의 정치철학을 들어 보니 철학은 물론 종교까지 아우르는 경지에 올라가 있었다. 이것은 그가 세운 ‘신문명 정경 아카데미’라는 단체의 이름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정치인이 세운 단체의 이름에 ‘문명’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게 자못 신기했다. 이 단체의 취지는 간단하다. 한국 사회는 앞으로 정치와 경제, 그리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인공지능(AI)의 창궐 같은 것인데, 이런 변화에 부응하려면 새로운 문명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 한국인들이 자아실현을 할 수 있고, 개벽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이 생각에 동의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가 문명이나 자아실현과 같은 인문학적인 개념을 주장하고 더 나아가 개벽시대를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본 정치인 가운데 자아실현이나 개벽시대 같은 개념을 말한 사람은 없었다. 자아실현은 심리학 내지는 철학적인 개념이고 개벽은 종교적인 개념이다. 개벽은 19세기 말에 남학(南學)을 세운 김일부가 주창한 이래 동학 등의 신종교에서 계속해서 회자(膾炙)된 개념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제 인류는 문제 많은 선천시대를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인 개벽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이런 종교적인 이야기를 장기표씨 같은 정치인이 거론하고 있어 신기했는데 그 참에 정치와 종교, 혹은 정치와 문명(문화)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정치와 종교의 관계에 대해서 원불교를 세운 소태산은 이 둘은 수레의 양 바퀴처럼 같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는 엄부, 즉 엄격한 아버지로서 사람들을 엄중하게 대하지만 종교는 자모, 즉 인자한 어머니로서 사람들을 다독거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와 문화도 마찬가지다. 이 둘 역시 한 쌍이라 어느 하나만으로는 인간을 구하지 못한다. 우선 정치는 인간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지만 스스로를 구원하지는 못한다. 실제적인 구원은 문화가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화 자체는 아무 힘이 없다. 정치가 힘을 실어 주지 않으면 문화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해주는 것은 좋은 문화이지 정치가 아니다. 이것은 종교도 마찬가지다.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종교 안에 있는 좋은 문화이지 종교 그 자체는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교회에 가면 우선 건축에서 종교적인 감정을 갖는다. 그리고 찬송가를 부르며, 다시 말해 음악 문화를 통해 감동한다. 그런가 하면 ‘성서’는 대단히 훌륭한 문학 작품이다. 이렇듯 우리는 종교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표현된 문화에서 구원의 실마리를 찾는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좋은 정치를 느끼는 것은 그 정치를 표현하는 좋은 문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좋은 정치는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인간으로 하여금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자아실현이 가능하게 된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의 인본주의 심리학자였던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 단계 이론으로 유명하다. 그가 제시한 마지막 단계가 바로 자아실현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이 단계까지 가야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단계까지 가는 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가도 되고 안 가도 되는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자아실현의 욕구는 우리가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 반드시 충족돼야 하는 욕구다. 그런데 이 단계까지 가려면 환경이 받쳐 주어야 한다. 문화는 그 단계가 어떻다는 것만 알려줄 뿐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 이 환경은 정치만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실행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상 국회의원을 욕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들이 아니면 현실을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을 국회의원(그리고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는 것 아닐까?
  • 이정재♥임세령, LA 행사 나란히 참석 “여배우급 미모”[SSEN컷]

    이정재♥임세령, LA 행사 나란히 참석 “여배우급 미모”[SSEN컷]

    배우 이정재(46)와 임세령(42) 대상그룹 전무가 해외 공식석상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2일(현지시각) 이정재와 임세령 전무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LA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린 ‘LACMA 아트+필름 갈라 행사’에 참석했다. 외신이 포착한 사진에는 블루 셔츠에 블랙 수트를 입은 이정재, 어깨를 드러낸 블랙 드레스 차림의 임세령 전무가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은 몸을 밀착한 채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다. 또 배우 이병헌 등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도 공개됐다. 앞서 지난 2일(한국 시각)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정재와 임세령 전무가 각각 출국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이는 ‘LACMA 아트+필름 갈라 행사’ 참석을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LACMA 아트+필름 갈라 행사’는 영화 프로그램 확장을 위한 운영기금 모금을 위한 연례행사다. 이정재 임세령 커플은 5년째 공개적으로 사랑을 키워오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 데이트 사진이 공개된 이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만남을 가져왔다. 지난 3월에는 홍콩에서 정우성과 동반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다. 임세령 전무는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의 2녀 중 맏딸로 연세대 경영학과, 뉴욕대 심리학을 전공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정재와 인연도 故 우종완 패션디렉터를 통해서인 걸로 알려졌다. 이정재는 오는 11일 첫 방송을 앞둔 JTBC 드라마 ‘보좌관2’에 출연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임세령♥이정재, 동반 출국 포착 “남다른 패션 감각”

    임세령♥이정재, 동반 출국 포착 “남다른 패션 감각”

    임세령♥이정재 커플이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시켰다. 임세령 대상그룹 전무(42)와 배우 이정재(46)는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동반 출국했다. 공항에 따로 도착한 두 사람은 밝은 표정으로 출국장을 나섰다. 이정재는 청색 셔츠와 흰 바지, 선글라스로 내추럴한 패션 감각을 뽐냈고, 임세령은 무릎 밑으로 내려오는 트렌치코트에 니트를 어깨에 걸치고, 스니커즈를 매치했다. 청순한 미모도 돋보였다. 이정재 임세령 커플은 5년여 째 사랑을 키워오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 데이트 사진이 공개된 이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만남을 가져왔다. 지난 3월에는 홍콩에서 정우성과 동반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다. 한편 임세령 전무는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의 2녀 중 맏딸로 연세대 경영학과, 뉴욕대 심리학을 전공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정재와 인연도 故 우종완 패션디렉터를 통해서인 걸로 알려졌다. 사진=자료사진(해당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보름달이 뜨는 밤, 정말 범죄가 늘어날까

    [달콤한 사이언스] 보름달이 뜨는 밤, 정말 범죄가 늘어날까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가 쓴 ‘할로윈 파티’라는 작품에서는 영국 한 마을에서 열린 할로윈 축제날 벌어진 괴기스러운 살인사건을 명탐정 에르퀼 푸와로가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할로윈은 이제 한국에서도 꽤 알려진 서양 축제로 지난달 31일이 바로 할로윈이었다. 이날에는 죽은 사람의 영혼과 정령, 마녀가 출몰하며 그것에게 홀리지 않기 위해 사람들이 유령, 해골, 마녀, 괴물 등의 복장을 하고 축제를 즐기는 것이다. 보통 할로윈 축제날 이미지를 보면 보름달이 그려지곤 하는데 올해 10월 31일은 초승달이 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동양에서 보름달은 소원과 복을 가져다주는 축복의 대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서양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늑대인간이 나타나고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드라큘라도 보름달이 뜨는 밤에 나타난다. 심지어 달은 사람의 정신을 혼란시켜 보름달이 뜰 때는 각종 범죄 발생률도 높아진다는 속설이 있기까지 하다. 정말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범죄율이 늘어날까. 미국 뉴욕대 마론 도시관리연구소 베타고브(BETAGOV)팀은 미국, 멕시코, 호주 3개국을 대상으로 소위 ‘달 효과’(lunar effect)를 분석해 지난 10월 31일 발표했다. 베타고브팀은 심리학자, 경제학자, 정책학자, 의사, 통계학자, 수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 특정 사안에 대해 데이터와 증거기반 분석 결과를 공공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이다.달 효과는 달, 특히 보름달이 범죄율 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체리듬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달의 모양과 사람의 삶은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지만 서양인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주장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 연구팀은 2014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캘리포니아 발레이오시, 멕시코 이라푸아토시, 캐나다 온타리오 베리시 3개 지역의 경찰서와 응급구조대 등에 걸려온 전화와 비상호출 56만 668건의 내용과 달의 형태를 비교분석했다. 이와 함께 달 효과와 관련한 문헌과 논문을 메타분석했다. 그 결과 각종 범죄나 사고 발생과 보름달 사이에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보름달이 뜬 날 응급구조나 범죄신고 전화는 547건, 보름달이 뜨지 않은 날은 524건으로 통계적으로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캘리포니아 발레이오시에서는 보름달이 떴던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오히려 범죄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베타고브팀을 이끌고 있는 안젤라 호킨 뉴욕대(공공정책학) 교수는 “이번 분석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속설에 대해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면서 “단순히 재미로 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 결과는 법집행 자원을 배분 같은 치안과 공공안정을 유지하는데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광장] 위기는 ‘거울 속 내 모습’ 이다/장세훈 논설위원

    [서울광장] 위기는 ‘거울 속 내 모습’ 이다/장세훈 논설위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와 검찰개혁을 매개로 온 나라가 벌집을 쑤신 듯 혼란스럽다. 마치 ‘양립 불가’인 사안처럼 간주된다. 표현이 폭력으로, 의견은 선동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고 했지만 요즘 여야를 보면 정치적 인간이 동물처럼 느껴진다. 언어의 품격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각종 민생법안 처리는 뒷전을 밀려 정치 행위와 국민 생활이 유리된 지 오래다. 경제가 곤두박질치지만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목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변명으로 일관하니 듣기 민망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는 사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수많은 갈등 과제가 쌓이고 있다. 갈등은 언제쯤 눈 녹듯 사라질까. 현재로선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탓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가 쓴 ‘설득의 심리학’에 따르면 설득의 핵심은 ‘맥락’이다. 사람들은 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메시지 내용보다 맥락 세팅이 더 중요한 이유다. 기업들이 브랜드를 중시하는 것도 일종의 맥락 세팅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번 갈등 이슈로 자리를 잡으면 합의 이슈로 바꾸는 게 쉽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사람들은 또 객관적인 사실보다 자신의 신념을 더 중시한다.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쓴 ‘열두 발자국’을 보면 사회심리학자인 울릭 나이서는 지난 1986년 미국의 우주 왕복선 챌린지호가 폭발할 당시 이 소식을 누구와 들었는지 쓰도록 하고 2년 6개월 뒤에 다시 묻는 ‘기억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설명이 일치하는 비율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쳤다. 25%는 전혀 다른 설명을 했고, 기억이 증거보다 더 정확하다고 주장하는 비율도 높았다. 기억은 쉽게 왜곡될 수 있음에도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신념과 맞닿은 갈등 과제가 산적한 현 상황은 그래서 위기라고 규정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리더십이 중요하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합리적 의사결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무수한 사례에서 증명된다. 예를 들어 검찰 조사나 재판을 앞둔 재벌 총수나 유력 정치인 등이 일반 국민을 상대로 사과하는 데 인색한 게 대표적이다. 법리(무죄 추정)와 심리(유죄 추정)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책임보다 법적 책임을 더 신경쓰기 때문일 것이다. 여론을 신경쓴다고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론 관리에 실패하면 크나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직언이 필요한 시점에서 직언을 들을 수 없다면 더 큰 문제다. 한때 총수가 사회적 논란에 휘말렸던 한 재벌그룹의 임원은 미숙한 대응 방식을 의아해하는 질문에 “해법을 모르는 게 아니라 말할 수 없는 게 문제 아니겠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부 내 주요한 의사 결정이 청와대 중심으로 이뤄지는 ‘청와대 정부’라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 부처와 정책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경청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교의 신’이라고 불리고 미국 닉슨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헨리 키신저는 “무시된 이슈가 위기를 부른다”고 했다. 청와대는 “경제 위기론은 근거가 없다”면서도 정작 국회에는 경기 대응이 시급하다며 513조 5000억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을 들이밀고 있다. ‘두더지 잡기’ 식으로 쏟아내는 후행적 규제가 주거 안정이라는 부동산 정책의 목표를 달성하는 선도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이 12년 만에 최고를 찍은 원인이 통계 조사 방식 변경 때문이라는 정부 해명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등 편 가르기에 기반한 정책이 여전히 주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데, 경제의 막혀 있는 혈을 뚫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일까. 정부가 수많은 갈등 과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없다면 적어도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 이슈부터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위기의 원인을 다른 데서 찾는 ‘창밖 풍경’처럼 여길 게 아니라 ‘거울 속 모습’으로 간주해야 한다. 위기를 딛고 빠르게 다시 올라서는 ‘실패 회복력’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자기 확신부터 버려야 한다. 정책 전환에 따른 매몰비용에 대한 걱정도 접어야 한다. 곧 문재인 정부 임기가 반환점을 돈다. 위기를 더이상 낭비해선 안 된다. shjang@seoul.co.kr
  • [심리학의 세상 유람] 꽃보다 아름답던 사람이 지옥이 된 사회

    [심리학의 세상 유람] 꽃보다 아름답던 사람이 지옥이 된 사회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드라마가 얼마 전 종영했다. 대중들에게 꽤 인기를 모았던 웹툰을 드라마화 것으로 이 제목은 사르트르의 희곡 닫힌 방에 나오는 구절이다. 원래 사르트르가 희곡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인간은 타인을 항상 의식해 완전히 주체적일 수 없게 되므로, 타인의 존재 자체가 지옥이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 말은 희곡의 맥락을 벗어나 ‘헬조선’을 살아내는 우리에게 평범한 일상의 관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선사하는 지옥이라고 읽히기 쉽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간다는 대목에서 가슴 뭉클함을 느꼈던 그 때로부터 타인이 지옥이 되어가는 사회로 오는 동안 많은 생명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스러져갔다. 한국은 다시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자살률 최고 국가로 환원하였고 최근의 또 하나의 비극적 사건은 자살 예방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바쁘게 돌아가게 한다. 그렇다면 자살을 예측하여 예방할 수는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지난 50년간의 자살 관련 연구 365개에서 사용된 자살 관련 위험 요인 3428개의 예측력을 분석한 결과 어떤 요인도 우연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수준의 예측력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통계적으로 정확히 예측하기엔 자살은 그 발생률 자체가 낮고 개별의 자살에 이르는 경로는 개인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자살할 것인가를 정확하게 예측하여 예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므로 자살 예방은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보편적 개입에서부터 자살 고위험군 및 취약계층의 자살위험감소를 목적으로 하는 선택적 개입, 현재 자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위기개입 및 치료를 제공하는 개별적 개입에 이르는 여러 수준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다학제적인 전문성과 이를 통합할 수 있는 협력적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교과서적으로 그렇다. 통계청에서 자살률이 발표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특단의 종합대책이다. 특단이란 지금까지와는 다른 좀 더 특별한 대책을 내놓으라는 얘기이나 정부는 이미 꽤 괜찮은 자살예방종합대책을 가지고 있다. 다만 각 대책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예산편성이 되어 있지 않아 실제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자살률은 2011년 이후 감소 추세에 있다가 다시 반등한 결과를 보였고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설명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자살은 제도적, 개인적, 사회적 원인의 복합적인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져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설명과 작년 한 해 온 국민의 관심이 몰렸던 특정 유명인의 자살 이후 자살률이 급등하였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그러나 여러 자료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2013년 이후 5년 만에 실시된 2018년 자살에 대한 국민태도 조사의 결과이다. 2013년과 비교해 볼 때 우리 국민들은 고통받는 상황에서 자신이나 타인의 자살을 용인하는 태도와 자살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보도 권고 지침에 의해 자살이나 자살을 의미하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사망, 숨지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권고한 이후 우리는 기사에서 많은 사람들의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을 보게 된다. ‘극단적’이라는 뜻은 길이나 일의 진행이 끝까지 미쳐 더 나아갈 데가 없음을 일컫는다. 누군가가 자신의 상황이 극단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는 탈출구를 보지 못하게 만드는 정신건강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저 사람답게 살아내는 것 자체가 어려워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내몰리고 있는 이들이 분명히 있고, 그들의 선택을 수긍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막다른 길에 서서 이제 끝이라고 외칠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세상, 극단적 선택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그 선택을 이해하기보다 한 번 더 용기를 내어 함께 내일을 살아보자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때다. 삶이 버거워졌을 때 어떤 사람들은 주변의 도움 등 다양한 자원들로 위기를 넘길 수도 있겠지만 계층 사다리 밑바닥에 있거나 심리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의지할 곳은 결국 그들 주변의 마찬가지로 어려운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 사람은 꽃이나 도움의 손길이 아닌 그저 서로에게 지옥일 뿐인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 사람들의 심리적 부검 결과들을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음지를 속속들이 볼 수 있다. 국민 모두가 잘 살고 누구도 배제되거나 차별받지 않는 포용국가에서 국민의 삶을 생애주기에 걸쳐 책임지겠다고 한 정부였다. 그늘진 삶들에 햇볕이 들게 해주고, 지옥 밖에 없어 보이는 이들에게도 내일을 살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사람들이 다가갈 수 있게 하자. 더 이상 숙제를 미루지 말자. 고선규 고려대학교 KU마음건강연구소
  • [달콤한 사이언스]‘자뻑’이 스트레스 줄이고 우울증도 막는다?

    [달콤한 사이언스]‘자뻑’이 스트레스 줄이고 우울증도 막는다?

    ‘자뻑’은 스스로 잘났다고 믿거나 스스로에게 반해 푹 빠져 있는 모습을 일컫는 속어이다. 심리학적으로 ‘나르시시즘’이나 ‘강한 자기애’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자뻑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잘난체 하는 모습을 연상시켜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자뻑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우울증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벨파스트 퀸즈대 심리학부, 탄력성·인지 융합연구실(InteRRaCt) 공동연구팀은 자기애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외부 충격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스트레스를 덜 받을 뿐만 아니라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드물다는 연구결과를 심리학, 정신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성격과 개인차이’(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와 ‘유럽 정신과학회지’ 29일자에 각각 발표했다. 왕자병, 공주병, 자뻑 등 다양한 속어로 표현되는 나르시시즘은 그리스 신화에서 호수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해 식음을 전폐하고 자기 얼굴만 쳐다보다가 물에 빠져 죽어 수선화가 된 나르키소스라는 미소년의 이름에서 비롯된 심리상태이다.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자기 자신을 리비도의 대상으로 삼아 자아를 지나치게 과장하고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것으로 인격적 장애의 일종으로 봐왔다. 그러나 현대심리학에서 나르시시즘은 병리적 자기애와 정상적 자기애로 나눠 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나르시시즘은 자기 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죄책감 등을 느끼지 않는 부정적 측면만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연구팀은 700명 이상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자기애와 관련해 실험해 발표된 대표적인 논문 3편에 대해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방어적이면서 적대감을 갖고 있는 동시에 지위나 힘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신질환 증상에 대한 방어와 회복력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일수록 생활환경이 어려운 경우라도 스트레스 지수가 매우 낮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이들은 우울증 평가에 있어서도 평균보다 낮아 우울증 발병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타스 파파게오르쥬 교수(개인심리학)는 “이번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발견은 자기애라는 것이 정신적 회복탄력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과 자아도취나 자기애를 선악의 기준으로 나눠서 볼 수 없다는 점을 제시했다는 것”이라며 “우울증과 스트레스 같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정신적 어려움을 치료하고 예방하는데 자기애라는 측면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각주가 말하는 것들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각주가 말하는 것들

    최근 만난 학자 J는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했다가 탈락했고, 나름 원인을 분석한 뒤 재심사를 준비하면서 초고에는 누락시켰던 한 저명한 학자의 논문을 출처 각주로 삽입했다. 학계에서 각주는 종종 권위 있는 자들이 모이는 장소로 여겨진다. 만약 어떤 학자의 선행 연구를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의도적인 배격 행위로 읽힌다. 생략된 자에게 그 빈칸은 커다란 구멍처럼 보일 테니 ‘나를 역사에서 배제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각주의 연대기는 학문적 논쟁의 역사, 시기심의 물밑 다툼, ‘서사’(본문)와 ‘증거’(주석)의 맞섬, 세부 사실의 경중을 둘러싼 입장 차로 서술될 수 있다. ‘로마제국 쇠망사’의 저자 에드워드 기번은 고전에 대한 흥미로운 서술은 본문에 전면화하고, 예의를 벗어던진 사견이나 비판은 각주로 후면화했다. 의심은 각주에 은근한 희화화로 배치되기 마련이라 각주는 결코 투명한 유리창이 아니다. 저자가 동류로 인정받고 싶은 학파의 문헌을 인용하거나 조롱하고픈 이들을 향해 칼을 겨누는 장소가 바로 각주다. 독서할 때 각주도 챙겨서 읽는 독자는 주에서 밝혀 놓은 참고문헌이 보잘것없으면 그 책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가령 저자들은 미처 읽지 못한 원자료를 자기 논거 증명에 활용하고자 다른 책에서 재인용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다른 책’의 저자가 얕은 바닷물에 불과하다면 독자는 ‘왜 섣불리 이런 유를 인용했을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 가끔 서양 학문 전공자들은 한문에 접근하기 어렵다 보니 2차 텍스트를 통해 동양 고전을 전거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이런 인용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독자들은 그럴듯한 박학다식함의 이면을 꿰뚫어 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각주는 글쓴이의 실력을 검증하는 세밀한 장치다. 모름지기 학자는 선대의 문헌을 모두 검토한 뒤 그로부터 새로운 서사를 구축하고 자기만의 주장을 내놓아야 한다. 즉 매력적인 서사들은 저자가 매끈하게 창작한 도자기라기보다는 앞선 자들의 글을 모두 섭렵하는 성실성, 깎고 다듬는 도공 실력, 마침내 한발 내딛는 진보로 인해 빚어진 것이다. 독자가 각주를 보면서 안심하는 까닭은 글쓴이가 선대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마침내 살아 남았음을 입증해 주기 때문이다. 각주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역사가 랑케다. 그는 독자의 수준을 높게 봤는데, 가능한 한 그들이 본문과 함께 각주에 밝혀진 ‘생생한’ 사료까지 공부할 것을 원했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자네들이라면 분명히 역사가 도출된 사료를 알고 싶겠지”라며 서사의 제공자들을 파헤칠 것을 권유했다. 1차 사료의 중요성을 간파한 학자로서 랑케는 유서 깊은 기록보관소들을 제 집 안방처럼 드나들 방법을 강구했으며, 필경사들을 고용해 사료들을 옮겨 쓰게 했다. 필부필부들이 밤에 먹고 마실 때 그는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려고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으며, 올빼미형 인간들의 쾌락을 한 번도 부러워하지 않았다. 후대에 올수록 각주는 출처만 밝히는 무미건조한 공문서처럼 바뀌었다. 게다가 점점 길어지는 각주가 본문을 몽탕하게 만드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럴 경우 책 전체의 논리성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책 읽기는 불쑥 튀어나오는 방해물로 내내 덜컥거리게 된다. 그런 이유로 각주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는 이가 많아졌다. 랑케조차 각주는 필요악이라 선언했고, 헤겔은 전염병을 피하듯 각주를 피했다. 기번은 “세부 사실에 집착하는 것은 사회적 열등감의 표시”라고 했다. 그리하여 현대에는 한쪽에서 학자들이 각주를 위한 공간을 요구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각주 없는 원고를 써 달라”는 출판인들의 요구가 상충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각주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각주의 역사와 심리학에 통달한 ‘섬세한’ 각주의 달인을 만나고 싶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SNS 중독과 엄마의 학대, 아이들 뇌 발달에 치명적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SNS 중독과 엄마의 학대, 아이들 뇌 발달에 치명적

    뇌과학과 신경과학 관점에서 사람의 뇌는 생존의 뇌에서 시작돼 감정의 뇌, 사고의 뇌로 발달해 나갑니다. 겉으로는 어른과 다름없어 보이는 청소년기는 감정의 뇌에서 사고의 뇌로 넘어가며 급속히 발달하는 단계로, 완전히 뇌가 자란 상태는 아닙니다. 이 때문에 영유아기에서 청소년기,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문제가 생기면 뇌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면서 오랜 시간을 보내거나 엄마에게서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뇌 발달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나탄클라인연구소, 뉴욕대 의대 아동청소년정신의학과, 록펠러대 의대 신경내분비연구소,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세포생리학과 공동연구팀은 부모, 특히 엄마의 신체적·정서적 학대는 감정조절, 기억, 학습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의 편도체와 해마에 심각한 손상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PNAS’ 22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새끼를 막 출산한 어미 생쥐에게 일주일가량 전기충격 같은 외부자극으로 공포와 스트레스를 줬습니다. 그다음 출산 8일째 되는 날부터 새끼와 함께 지내도록 했습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어미는 새끼 생쥐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방치하거나 새끼가 가까이 다가오면 앞발로 때리는 시늉을 하고 물어뜯는 등 물리적 학대를 하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연구팀은 어미에게 학대를 받은 새끼 생쥐의 뇌를 추적 관찰한 결과 편도체와 해마가 제대로 성장하지 않고 태어났을 때의 크기와 비슷한 상태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또 연구팀은 정상적인 새끼 생쥐에게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르티코스테론을 주입해 봤지만 학대받은 새끼 생쥐들처럼 뇌 성장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학대가 여타 스트레스와 달리 뇌에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편 영국 글래스고대 의대 정신의학부 연구진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물론 왓츠앱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 등 SNS를 하루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의 경우 수면 시간에 이상이 발생하고 생체시계 교란으로 뇌 활동이 저하되면서 학습능률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우울감, 불안감 같은 정서장애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회에서 발간하는 ‘BMJ 오픈’ 23일자에 실렸습니다. 아동 또는 청소년 관련 뇌과학, 심리학 분야 연구 중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 부모들은 이래서는 안 돼’라는 내용들이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연구 성과들을 보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우리 아이 잘 클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사실 현대 과학은 부모의 불안감이 자녀의 성장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다 너를 위해 그런 거야’, ‘나중에 잘살기 위해 지금은 조금 힘들 수밖에 없어’ 같은 부모의 말도 자기 위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실제로 현재 행복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미래에도 행복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수많은 장기 추적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습니다. 또 사회 안전망이 충분치 않고 사회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거나 사회 구조가 경직돼 있을 때 불안감은 심해진다고 합니다. 한국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신이 아닌 이상 그 어떤 과학으로도 아이들의 미래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형제가 아무리 많아도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 과정은 다릅니다. 그래서 육아는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이야기한 것처럼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입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아무도 가 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고자 고군분투하는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edmondy@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자주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배민아의 일상공감] 자주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시작은 그저 말동무였다. 처음 나 홀로 여행에 나선 여자와 배낭여행 고수였던 남자가 낯선 외국의 한 도시에서 만났다. 어색하고 소심하게 셀프 인증샷을 찍던 여자에게 사진을 찍어 주겠노라 다가간 남자, 그리고 카메라를 주고받으며 나눈 몇 마디 대화에서 남자는 여자가 여행 숙맥이란 걸 단번에 눈치챈다. 쭈뼛거리는 대답이며 애써 대범한 척하지만 경계심 가득한 눈빛, 여행 고수인 양 차려 입은 어색한 옷 품새는 오히려 불안해 보였다. 호기로운 마음과 달리 여행 초반부터 두려움에 움츠러들었던 여자는 낯선 이 도시를 잘 알고 있는 남자에게 함께 동행해도 될는지 묻는다. 이후 둘은 시내버스로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밥도 먹고 거리의 뒷골목을 누볐다. 그렇게 길동무가 된 둘은 귀국 후에 간간이 만나 여행의 뒷이야기를 나누는 말동무가 됐다. 서로의 잉여 시간을 이용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며 애써 개인적인 신상은 묻지 않는 블라인드 친구였다. 다행히 서로의 이상형이 아니라 편안했고,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안도감에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속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마음의 해우소가 돼 주었다. 그렇게 사계절을 함께 보낸 둘은 결혼을 했다. 자주 만나며 쌓은 익숙함과 친밀감이 처음의 비호감을 애정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반복해서 자주 보게 되면 친밀감이 생기고, 이 친숙한 느낌은 상대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켜 선호 또는 애정의 상태로 바꾸어 놓는다. 이런 감정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잠재의식으로 형성되는데, 심리학에서는 ‘에펠탑 효과’로 설명된다.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맞아 철탑으로 건립한 에펠탑을 천박하고 흉물스럽다며 반발하자 프랑스 정부는 20년 뒤 철거를 약속한다. 그러나 파리 시내 어디에서나 눈만 돌리면 보이는 이 철근 구조물에 차차 익숙해진 시민들은 오히려 철거 반대 시위를 벌였고, 에펠탑은 파리의 상징이 됐다. 자주 볼수록 좋아지고, 익숙하면 예쁘게 보이며 사랑스러워지는 것이다. 인기가 많고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외모나 능력, 성격과 재능 면에서 특출한 장점이 돋보인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호감을 느끼는 사람은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내 가까이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이다. ‘멋진 배우 아무개보다 내 남자, 내 여자가 더 좋다’는 말도 그런 점에서 통한다. 처음 한두 번은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만 자주, 가까이 보다 보면 상대의 내적 매력을 발견하고 그것의 가치를 알게 되니 외모와 상관없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지는 것이다. 부부나 연인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다. 요즘은 직접 만나지 않아도 손안의 스마트 세상에서 친구의 일상을 곁눈질 할 수 있고, 그들의 생각과 사상까지 엿볼 수 있으니 굳이 만나야 할 동기와 의지가 줄어든다. 늘어가는 SNS 친구와 팔로어들 속에서 과거와는 견줄 수 없을 만큼 관계의 폭이 넓어졌지만 현대인의 외로움과 고독은 더욱 커져 간다. 오히려 온라인에서의 화려한 교류가 상대적 박탈감, 오해와 갈등, 자기비하에 빠지게도 한다. 벌써 올해도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문득 SNS 친구 목록을 펼쳐 보니 일 년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태반이고, 고작 한두 번이 많이 만난 경우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좋아요’와 ‘공감’으로 소통하는 것과 더불어 시간이 주어지는 대로 직접 만나 상대방의 호흡을 느끼고 눈빛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자. 습관처럼 ‘한 번 보자’ 하며 미뤄 왔다면 지금 당장 숙제하는 마음으로 만나자. 한 해가 가기 전에 그래도 한 번은 만나야 하지 않겠는가. 직접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애써 왔던 지난 시간을 부둥켜안아 주자. 평생 가까이 하고픈 지인들, 더 자주 만나자. 자주 보아야 예쁘고 사랑스럽다. 나도,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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