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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거부 등 거리두기 무시하는 사람, 특정 기억력도 낮다” (연구)

    “마스크 거부 등 거리두기 무시하는 사람, 특정 기억력도 낮다” (연구)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를 두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라는 권고를 무시하는 사람을 서구 사회에서는 흔히 ‘코비디엇’(Covidiot)이라고 부른다. 이는 코로나(COVID)와 멍청이(Idiot)를 합성한 말로 문자 그대로 코로나 멍청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들 ‘코비디엇’이 무엇 때문에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지침을 무시하고 있는지를 알아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캠퍼스(UCR) 연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에 대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지 2주 뒤였던 지난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미국인 8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진행했다. 이들 참가자는 우선 자신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비롯해 우울감과 불안감 등 개인별 차이를 알 수 있는 설문지를 포함한 인구통계학적 조사에 응했다. 이 조사는 또 성격 특성과 지적 능력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비용 편익에 관한 이해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작업 기억의 용량이 더 큰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단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했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작업 기억은 단기 기억으로 인지적 과제를 수행할 때 정보가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일종의 머릿속 작업판을 말한다. 즉 작업 기억 능력이 떨어지면 학습 등 무언가를 배울 때 집중하지 못해 그 내용을 금세 잊어버리거나 용용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이때는 장기 기억으로도 남지 못한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웨이웨이 장 UCR 심리학과 부교수는 “작업 기억력이 높을수록 사회적 거리두기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흥미롭게도 이런 관계는 우울·불안감과 성격특성, 교육, 지능 그리고 소득과 같이 관계가 있는 심리적, 사회경제적 요소들을 통계적으로 통제한 뒤에도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장 교수는 “작업 기억력의 개인별 차이는 성격 특성 같은 일부 사회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예측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마스크 착용이나 2m 이상 거리 두기와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사람들에게 촉진할 때 개인의 일반적인 인지 능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연구자는 또 정보의 과부하를 피해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 준수를 촉진하기 위해 미디어 자료를 추천했다. 장 교수는 “이런 자료 속 메시지는 간결하고 또 간결해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미국 외에도 중국과 한국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 사람들이 유행병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회적이고 정신적인 예방 요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7월 10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천재 앵무새 그리핀 vs 하버드대생들…기억력 검사 승자는?

    천재 앵무새 그리핀 vs 하버드대생들…기억력 검사 승자는?

    미국 하버드대의 비교심리학자 아이린 페퍼버그 박사가 기르고 있는 그리핀(Griffin·22)이라는 이름의 회색앵무는 돌멩이를 보여주고 ‘이게 뭐야?’라고 물으면 “돌”(Rock)이라고 답할 뿐만 아니라 개수까지도 정확하게 맞출 만큼 지능이 높아 천재 앵무새로 불린다. 그런데 최근 이 대학에서 시행한 한 기억력 검사에서 이 천재 앵무새가 하버드대생들에게 웃도는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대의 대학신문인 ‘하버드 가제트’에 따르면, 하버드대 등 공동연구진이 그리핀의 인지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리핀 외에도 하버드대생 21명과 6~8세 어린이 21명을 대상으로 시각 작업 기억을 검증할 수 있는 셸 게임을 시행했다.셸 게임은 먼저 준비해둔 색상이 다른 털실방울인 폼폼의 위치를 기억하게 하고 그 위에 컵을 덮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섞기를 한다. 참가자는 어느 색의 폼폼이 어느 위치로 이동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이는 어찌 보면 컵 3개를 가지고 그 밑에 구슬 같은 작은 물건을 숨겨서 이리저리 섞는 '야바위'로 흔히 부르는 놀음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이 게임은 컵 4개에 각각 폼폼을 2개나 3개 또는 4개라는 3가지 패턴으로 숨기고 1회 섞기에 2개의 컵을 교체한다. 섞기 횟수는 0~4회로 5가지이고 지정한 색을 가진 폼폼의 위치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맞히면 성공이다. 다만 그리핀의 경우 부리로 가리킨다. 이런 방식으로 그리핀과 하버드대생들은 각각 총 120회, 6~8세 어린이들은 총 36회의 게임을 수행했다. 셸 게임은 보이지 않게 된 사물을 기억하며 위치 변화라는 새로운 정보에 직면해도 대처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 인지 기능은 시각 작업 기억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지적 활동에 있어 중요한 기반 중 하나다.검사 결과, 그리핀은 놀라운 시각 작업 기억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핀은 6~8세 어린이들의 점수를 모든 면에서 앞섰고, 하버드대생들에 대해서도 대부분 회차에서 같거나 그 이상의 점수를 기록했다.폼폼이 2개인 경우 그리핀은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고 3개인 경우 단 2차례를 제외한 나머지 횟수 모두 성공했다. 다만 폼폼이 4개가 되자 섞기 횟수를 2회 이상했을 때 점수가 급격히 떨어졌다. 그런데도 대부분 조건에서 그리핀이 1위에 올라 조류의 뇌 크기로는 생각할 수 없는 놀라운 점수를 받은 것이다.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그리핀의 지능은 일반적이 4세 어린이를 웃돌아 6~8세 어린이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시각 작업 기억은 높은 지능을 지닌 생물들에 필수적인 능력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머릿속 이미지를 제어하는 힘은 이런 시각 작업 기억에 의한 것으로, 외부의 시각 정보를 도입해 기억하고 그것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상상이나 공상 또는 망상이라고도 불리는 능력이다. 인류가 지구상에서 정점에 서게 된 것은 무엇보다 상상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셸 게임의 난도가 높아지면서 그리핀의 점수가 급격히 떨어진 것과 달리 하버드대생들의 점수가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이유는 사람 특유의 시각 작업 기억 수준이 높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5월6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의왕시, 비대면 독서프로그램 ‘온라인 책읽기’ 운영

    의왕시, 비대면 독서프로그램 ‘온라인 책읽기’ 운영

    경기 의왕시 중앙도서관은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위축된 도서관 이용 활성화에 나선다. 시는 도서관 임시휴관이 장기화하면서 비대면 독서프로그램 ‘온라인 책읽기’를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온라인 책읽기 프로그램은 포털 밴드, 카카오톡, 줌(ZOOM) 어플을 활용해 독서코치가 책읽기 진도점검과 함께 참고자료를 제공한다. 소감을 공유해 깊이 있는 책읽기에 도움을 준다. 도서관에서 준비한 ‘세계고전문학, 심리학 함께 읽기’, ‘온라인 독서토론’ 3개 프로그램을 오는 27일부터 한 달간 진행할 예정이다. 중앙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3일부터 의왕시민을 대상으로 참여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경기도 문화의 날’ 사업 도비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는 다음달 26일에 온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시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다. 중앙도서관은 지역 내 독서동아리 활동사례를 수집해 활동집 발간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다양한 독서동아리 활동성과, 동아리 소개, 활동사진을 다음달 31일까지 중앙도서관 도서관정책팀에 제출하면 활동집 발간에 참여할 수 있다. 앞으로도 중앙도서관에서는 온라인 강좌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추후 수강생 의견을 반영해 독서문화의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기 쉬운 시기에 온라인 독서동아리 활동으로 함께 책을 읽고, 소감을 공유함으로써 사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활발히 진행됐던 독서동아리 활동의 중단으로 아쉬움을 느끼는 도서관 이용자들의 참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길섶에서] 방관자 효과/김균미 대기자

    방관자 효과.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1964년 미국 뉴욕 퀸스 지역 주택가에서 캐서린 키티 제노비스가 모르는 남성에게 30분 동안 흉기에 찔리며 비명을 지르고 도망 다녔지만 주변의 목격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해 숨진 사건에서 유래한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 돕겠지”, “괜히 나섰다가 불이익을 당할지 몰라”라는 심리가 깔려 있다. 그런데 방관자 효과가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학의 페기 메이슨 신경생물학 교수팀이 쥐를 대상으로 한 방관자 효과 실험에서 인간에서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쥐는 보통 다른 쥐가 덫에 걸려 있으면 풀어 주려 달려들지만 주변에 도움을 주지 않고 방관하는 다른 쥐가 있으면 도와주러 나서는 경우가 낮았다고 한다. 실험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방관자 효과가 개체의 성향이나 도덕성보다 주변 상황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각박해지고 나 홀로 문화가 확산하면서 주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요즘, ‘우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실험 결과다. kmkim@seoul.co.kr
  • “대리시험으로 와튼스쿨 입학” 까도 까도 나오는 트럼프 치부

    “대리시험으로 와튼스쿨 입학” 까도 까도 나오는 트럼프 치부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자랑하던 명문 ‘와튼 스쿨’에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파문의 진원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 메리 트럼프(55)의 회고록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 어떻게 나의 가족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을 만들어 냈나’다. 측근·지인·기자 등이 쓴 소위 ‘트럼프 저격용’ 책은 오는 14일 출간될 이 회고록을 포함해 10권이 넘는다. 향후 재선 길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현지시간) 회고록 내용을 보도한 뉴욕타임스(NYT)·CNN 등에 따르면 임상심리학자인 메리는 원래 뉴욕 포드햄대학을 다니던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인 와튼 스쿨로 옮길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대리시험’이라고 썼다. 부족한 점수를 걱정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시험을 잘 보기로 유명했던 똑똑한 학생’에게 자신을 대신해 대학입학시험(SAT)을 치르도록 요청했고, 후하게 사례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 입버릇처럼 와튼 스쿨 출신임을 앞세워 “가장 들어가기 힘든 학교, 세계에서 가장 좋은 학교”라며 자신의 천재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메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돈으로 학력 위조를 한 트럼프 대통령은 도덕적 치명상을 입는 것은 물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메리는 또 ‘사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삶의 수단’이고, ‘거짓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타인에게 자신을 포장하기 위한 과대망상의 수단’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에 나르시시스트(자기도취자)’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성향을 갖게 된 배경으로는 부동산 재벌인 할아버지 프레드 시니어와 그의 장남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프레드 주니어, 삼촌인 트럼프 대통령의 정서적 학대 관계를 들었다. 우선 프레드 시니어 역시 소시오패스였다며 그는 장남의 유약한 성격을 싫어했고, 반대로 부친의 존중을 받는 데 실패한 장남은 가족의 주류 사업인 부동산 대신 항공에 관심을 쏟으며 실패자로 전락했다고 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버지가 형에게 모욕감을 주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보며, 정반대로 ‘자신감, 낯 두꺼움, 규칙·관습을 깨고자 하는 욕망’으로 무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메리는 트럼프 집안의 장남인 자신의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에 빠지고, 42살에 심장마비로 숨졌을 때도 가족들이 외면했다고 원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형이 병원에 실려 가는데 영화관에 갔다고 했다. 메리는 “트럼프가 나의 아버지를 파멸에 이르게 했다. 나는 그가 우리나라를 파괴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집권 후 3년 6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이들이 의혹을 폭로한 책은 10권 이상이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기자뿐 아니라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국가안보보좌관·대변인 등 다양하고 그 내용도 외교 난맥상부터 은밀한 가족사까지 두루 망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성향과 잦은 인사 교체가 이런 상황을 부추기는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폭로에 흔들리는 트럼프 일가… 이번엔 멜라니아 들춘 회고록

    폭로에 흔들리는 트럼프 일가… 이번엔 멜라니아 들춘 회고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감춰진 모습을 폭로하는 회고록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난맥상을 담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유년 시절을 들춰내고 부인 멜라니아까지 겨냥한 책까지 나오며 그의 재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가디언은 멜라니아의 자문 역할을 했던 스테퍼니 윈스턴 울코프가 과거 자신이 경험한 멜라니아와 트럼프 행정부의 실제 모습을 폭로하는 회고록을 낸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월 출간 예정인 회고록의 제목은 ‘멜라니아와 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코프는 뉴욕 패션위크 총감독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패션 모금 행사인 ‘메트 갈라’ 기획자로 활동한 패션계 거물이다. ‘15년 지기’이기도 했던 이들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의 자금 유용 혐의 수사에 울코프가 휘말리며 악화됐다. 멜라니아와의 관계가 틀어진 뒤 울코프는 취임준비위 관련 검찰 수사에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회고록에는 멜라니아에 대한 뒷얘기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후 백악관의 혼란스러웠던 모습까지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본 조카딸 메리 트럼프의 신간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이라는 제목의 이 책엔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 고 프레드 주니어의 딸인 메리가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가 담겨 있다.임상심리학자이기도 한 메리는 이 책에서 “지금의 트럼프는 3살 때 모습과 같다”며 “성장, 학습, 발전이 없고 감정 조절이나 절제, 정보 습득과 분석이 불가능하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을 유아기적 인물로 묘사한 이 책의 출간에 트럼프 일가는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는 메리와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를 상대로 ‘비밀유지 계약을 위반했다’며 뉴욕주 1심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항소법원은 출간 일시 중지 명령을 해제한 상태다. 폭발적인 관심에 출판사는 당초 예정보다 2주 빠른 오는 14일 이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 출판사는 “이 책을 통해 타인을 오직 돈으로만 평가하고 사기를 삶의 한 방식으로 여기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비뚤어진 가치관을 갖게 됐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폭로에 흔들리는 트럼프 일가, 이번엔 멜라니아 들춘 회고록

    폭로에 흔들리는 트럼프 일가, 이번엔 멜라니아 들춘 회고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감춰진 모습을 폭로하는 회고록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난맥상을 담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유년 시절을 들춰내고 부인 멜라니아까지 겨냥한 책까지 나오며 그의 재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가디언은 멜라니아의 자문 역할을 했던 스테퍼니 윈스턴 울코프가 과거 자신이 경험한 멜라니아와 트럼프 행정부의 실제 모습을 폭로하는 회고록을 낸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월 출간 예정인 회고록의 제목은 ‘멜라니아와 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코프는 뉴욕 패션위크 총감독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패션 모금 행사인 ‘메트 갈라’ 기획자로 활동한 패션계 거물이다. ‘15년 지기’이기도 했던 이들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의 자금 유용 혐의 수사에 울코프가 휘말리며 악화됐다. 멜라니아와의 관계가 틀어진 뒤 울코프는 취임준비위 관련 검찰 수사에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회고록에는 멜라니아에 대한 뒷얘기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후 백악관의 혼란스러웠던 모습까지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본 조카딸 메리 트럼프의 신간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이라는 제목의 이 책엔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 고 프레드 주니어의 딸인 메리가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가 담겨 있다. 임상심리학자이기도 한 메리는 이 책에서 “지금의 트럼프는 3살 때 모습과 같다”며 “성장, 학습, 발전이 없고 감정 조절이나 절제, 정보 습득과 분석이 불가능하다”고 썼다.트럼프 대통령을 유아기적 인물로 묘사한 이 책의 출간에 트럼프 일가는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는 메리와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를 상대로 ‘비밀유지 계약을 위반했다’며 뉴욕주 1심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항소법원은 출간 일시 중지 명령을 해제한 상태다. 폭발적인 관심에 출판사는 당초 예정보다 2주 빠른 오는 14일 이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 출판사는 “이 책을 통해 타인을 오직 돈으로만 평가하고 사기를 삶의 한 방식으로 여기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비뚤어진 가치관을 갖게 됐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디캐프리오처럼 티슈로 문 여나요… 강박증 숨기면 큰 禍

    디캐프리오처럼 티슈로 문 여나요… 강박증 숨기면 큰 禍

    외출 후 문 잠갔는지 몇 번이나 확인극심한 감염 공포도 증상 중에 하나인구 100명 중 2~3명 앓고 있는 질병흔한 질환임에도 대부분 증상 숨겨심한 경우 인지행동·약물치료 동반서울시 한 자치구 A과장은 행사를 준비할 때 항상 줄자를 준비한다. 행사장에 마련한 접이식 의자 오와 열이 1㎝라도 틀리면 안 된다. 가로와 세로만 맞춘다고 되는 게 아니다. 대각선 줄도 맞춰야 한다. 직원들에게 시켜보면 항상 간격이 맞질 않는다. 결국 직접 줄자로 의자 간격을 하나씩 하나씩 점검해야 직성이 풀린다. 한번은 대각선 줄이 너무 엉망이라 따끔하게 ‘한 시간 동안’ 정신교육을 시킨 적도 있다. A과장과 일하는 직원들은 7일 “사회적 거리두기 하느라 각종 행사가 없어져서 줄맞추기 안 해도 된다. 이게 다 코로나19 덕분”이라고 귀띔했다. A과장은 넥타이를 삐뚜름하게 매는 것도 영 불편하다. 가르마는 세심하게 2대8로 맞춰준다. 이런 성격은 영화나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아주 낯설지는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꼽을 수 있다. 잭 니컬슨이 연기한 주인공 멜빈 유달은 길을 걸을 때 길바닥 보도블록 틈을 밟으면 세상이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군다. 식당에선 항상 앉는 자리만 찾고 미리 준비한 포크를 쓴다. 비누는 한 번만 쓰고 버린다. 영화 ‘에비에이터’에 등장하는 주인공 역시 비슷하다.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하워드 휴즈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한테서 전염병을 조심하라는 교육을 극성스럽게 받은 영향으로 위생에 엄청나게 집착한다. 문고리를 손으로 잡지도 못한다. 손수건에 병균 묻을까 봐 티슈로 문을 열 정도다. ●특정 행동 반복하지 않으면 불안 느껴 A과장이나 유달, 휴즈가 보이는 증상을 강박증이라고 부른다. 강박증이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벗어날 수 없는 사고,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질환을 의미한다. 오염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지속적인 의심, 특별한 순서로 물건을 정리하고 싶은 욕구, 공격적이거나 두려운 충동 등을 꼽을 수 있다. 강박장애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원하지 않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는 강박사고, 그리고 그로 인한 불안감이나 괴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행동이 특징이다. 강박장애 환자의 대부분은 강박사고와 강박행동 모두를 가지고 있지만, 환자에 따라 강박사고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런 사례는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주변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전체 인구 가운데 약 2~3%가 앓고 있는 비교적 흔한 질병이다. 다만 대부분 자기 증상을 숨기려 할 뿐이다. 강박증은 주변 사람도 힘들지만 사실 가장 괴로운 건 당사자다. 강박증을 앓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불합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물론 몇 가지 강박적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곧바로 강박증 환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개별 증상이 정상적인 생활을 얼마나 방해하느냐가 중요하며,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숨긴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강박증을 방치하면 당사자와 주변 사람을 모두 불행에 빠뜨린 대표적인 사례가 사도세자다. 사도세자는 옷에 대한 강박증이 심했는데 옷 한 번 제대로 입으려면 열 벌 스무 벌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화를 참지 못해 시중 드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급기야는 살인까지 저질렀다. 증상이 심해지다 못해 사도세자 손에 죽은 사람이 100명이 넘었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졌다. 부친인 영조에서 시작된 과도한 압박감과 정신적 학대가 아들의 강박장애를 촉발하고 급기야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이는 전례 없는 비극으로 이어진 것이다. 강박증 증상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오염·청결 강박행동’이다. 더러운 것에 오염되는 것에 대한 공포와 걱정, 그리고 이를 제거하려는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깨끗한 옷을 몇 번이고 빨려고 한다거나 목욕을 몇 시간씩 하느라 피부 각질이 다 벗겨지는 사례도 있다. 두 번째로 흔한 것이 확인 강박행동이다. 문을 잠갔는지 수도꼭지는 잠그고 나왔는지 등이 의심스러워 되풀이해 확인한다. 그 행동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독특한 행동방식을 만들어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불안해져서 물건의 배열상태를 되풀이해서 확인하고 정돈하는 정렬행동도 있다. ●남성 10세 전후, 여성 20세 전후 주로 발생 강박장애는 왜 생기는 것일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심리학적 측면에서 원인을 찾았다. 초자아(선악과 양심에 반응하는 도덕적 정신)가 이드(쾌락 원칙에 지배되는 본능 에너지)를 지나치게 통제하기 때문으로 보고 정신분석 등 치료 방법을 사용하려 한 것이 대표적이다. 1980년대 말 이후 뇌 신경전달 시스템의 이상 때문에 생기는 뇌질환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하태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구체적으로는 뇌의 전두엽과 기저핵의 신경연결 이상이 강박증상을 일으키는 것인데, 최근에는 분자영상학 등의 발전으로 신경전달물질의 한 종류인 세로토닌 신경전달계의 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규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박장애는 남성은 10세 전후, 여성은 20세 전후에 자주 발생하며 치료받지 않는 경우 강박증으로 인한 고통으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업이나 사회생활에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강박장애가 있는 경우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김세주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박장애는 비교적 흔한 정신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는 환자는 10% 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만성이 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오래 진행된 강박장애일수록 치료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참는다고 증상 나아지는 질환 아냐 강박증은 참는다고 나아지는 질환이 아니다. 강박증을 방치할수록 자신과 주변 사람들 모두를 힘들게 해 부부갈등, 사회생활 문제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 자신이 강박증을 인지하고 단호하게 치료를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은 강박사고를 논리적으로 설득해 바꾸려고 하기보다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인지행동치료를 주로 사용한다. 약물치료로는 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를 사용한다.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 재발할 위험이 아주 높기 때문에 장기적인 약물 투여가 중요하다. 인지행동치료는 ‘노출 및 반응 방지’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강박사고로 인한 불안을 강박행동으로 대응하는 악순환을 차단하고 강박적인 생각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교정하는 치료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로 증상을 다소 감소시킨 후 인지행동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한 경우 치료율은 60~70%로 알려져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집 없으니 아이는 포기… 나를 위해 ‘플렉스’

    집 없으니 아이는 포기… 나를 위해 ‘플렉스’

    ‘이전 세대보다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낭비적이다.’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1981~1996년 출생)를 바라보는 세상의 통념이다.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 온갖 지원을 받고도 명품백, 고급 디저트 등에 탐닉하며 집 한 채 마련할 의지는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절실함’이 부족한 세대라는 지적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플렉스’(Flex·사치성 소비를 과시하는 문화)하는 이유는 정말 ‘정신머리가 글러 먹었기 때문’일까.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꺼리는 이유가 과연 ‘이전 세대보다 이기적이기 때문’일까. 가장 스마트하면서도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역사상 첫 세대. 그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결혼 2년차 회사원 김모(32·여)씨는 내년 출산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그는 “30대 직장인이 서울에 집을 사려면 43년 걸린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내가 부모에게 받은 만큼 내 아이에게 해 줄 수가 없으니 진지하게 딩크(Double Income No Kids·자녀를 두지 않은 맞벌이 부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결혼 3년차 회사원 서모(35)씨도 같은 생각이다. “딩크로 살아야 할지, 이왕 결혼했으니 아이를 낳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달 초 첫아이를 출산한 회사원 박모(32)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결혼할 때 부모님이 보태준 돈을 갚겠다 했던 말은 공수표가 될 듯하다”면서 “부모 세대는 단칸방에서 어렵게 살림을 시작했다고들 혀를 차시는데, 우리 세대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부모 세대처럼 해피엔드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부모 도움으로 집을 장만한 자신은 행운아라고 했다. 비혼인 회사원 이모(34)씨는 만 34세 미혼 회사원이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소외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신혼부부 대출, 청년 대출, 임대주택 등 지원책이 많지만 만 34세 이후 미혼 회사원에 대한 정책은 거의 전무하다”면서 “나라를 위해 결혼하고 애도 낳고 세금도 더 내야 하는데 미적거리고 있으니 널 도와줄 정책 따윈 없다는 말을 정부가 은연중에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라는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열심히 일도 하는데 앞이 잘 안 보인다. 도대체 뭘 더 열심히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결혼과 출산을 의무로 보는 사회적 관점에서 자신들이 ‘철없는 애들’ 취급을 받는다는 얘기도 나왔다. 비혼인 회사원 송모(33·여)씨는 “어렸을 땐 뭐든 할 수 있다고 배웠는데 나를 포기하면서 결혼과 출산을 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결혼 말고 동거 정도 하면 어떨까 진지하게 고민한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원하는 이상치가 어느 세대보다 높다. 부모 세대의 전폭적인 지원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배우고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부딪힌 현실은 다르다. 소셜미디어가 활발한 환경에서 시시각각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것도 ‘밀레니얼 좌절’의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경민 마인드루트리더십랩 대표는 “경제성장기의 부모 세대에게서 받았던 생활수준을 밀레니얼 세대는 자식들에게 제공하기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개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니 불행을 느낄 요인이 더 많아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과시적 소비에 몰입하는 배경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차곡차곡 돈을 모아 집을 사는 게 불가능해진 현실이다 보니 당장 손에 잡히는 것,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지갑을 연다”면서 “불확실한 시대를 견디는 나 자신에게 이 정도도 못 해 주나 하는 보상 심리도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서구 밀레니얼 세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론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늘었다는 조사도 이어진다. 이런 세태를 배경 삼아 고개 드는 것이 이른바 ‘밀레니얼 사회주의’다. 스타벅스, 아마존 등 대기업의 상품을 거부하면서 부의 공정한 ‘재분배’를 요구하는 신개념 문화 운동이다. 이 교수는 “기성세대의 문화에 반기를 든 밀레니얼 세대의 좌절이 투영됐다는 점에서 플렉스 문화와 궤를 같이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집 없이 빚만 물려줄까 봐…아이는 안 낳겠습니다” [아무이슈]

    “집 없이 빚만 물려줄까 봐…아이는 안 낳겠습니다” [아무이슈]

    ‘이전 세대보다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낭비적이다’. 밀레니얼(millennials·1981~1996년 출생) 세대를 바라보는 일부 부모 세대의 비판이다.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 온갖 지원을 받고도 ‘명품백’, ‘고급 디저트’ 등에 사치하며 집 한 채 마련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절심함’이 부족한 세대라는 지적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플렉스’(Flex·사치성 소비를 과시하는 문화)하는 이유는 정말 ‘정신머리가 글러 먹었기’ 때문일까. 결혼을 미루면서 아이 낳기를 꺼리는 이유는 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이기적’이기 때문일까. 2020년 평균 연령 만 29세에 이르며 어느덧 사회와 조직의 허리를 담당하게 된 이들. 가장 스마트하면서도 역사상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첫 번째 세대라는 이들에게 속마음을 물어봤다.아이? 내가 받은 만큼 다 해줄 수 있을까 결혼 2년차 회사원 김모(32·여)씨는 7일 내년으로 예상했던 출산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고 했다. 김씨는 “30대 직장인이 서울에 집을 사려면 43년이 걸린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애 키우기가 어려워서 출산을 미루는 것보다 내가 부모에게 받은 만큼 나는 아이에게 해줄 수가 없을 것 같아 남편과 진지하게 딩크(Double Income No Kids·자녀를 두지 않은 맞벌이 부부)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혼 3년차 회사원 서모(35)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녀 출산 계획에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돈”이라면서 “내 삶을 유지하면서 좋아하는 삶을 살다가 딩크로 삶을 마무리할 건지, 이왕 결혼했으니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번 달 초 첫 아이를 출산한 회사원 박모(32)씨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건 매우 기쁘고 좋지만 돈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면서 “결혼할 때 부모님이 보태준 돈을 항상 갚는다고 이야기했었는데 한동안 공수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말을 하면 옛날엔 다 단칸방에서 어렵게 시작했다고들 혀를 차시는데 금리가 높고 경제 성장이 한창이었을 때나 이야기지 열심히 살아도 우리는 부모세대처럼 해피엔드로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자신이 아주 운이 좋다고 덧붙였다. 철 없다고?… 비혼·딩크가 죄는 아니잖아 결혼이나 출산을 ‘의무’로 보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가 ‘철없는 애들’ 취급을 받는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씨는 “아이를 낳든지 해외여행을 가든지 이건 선택의 문제인데 왜 후자를 택하면 무책임하고 그러다 후회할 거란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결혼과 출산도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행복인데 안 하면 할 도리를 안 하는 사람처럼 몰고 가는 경향이 아직도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혼인 회사원 송모(33·여)씨는 “어렸을 땐 뭐든 할 수 있다고 배웠는데 과거 부모 세대가 일을 포기하거나 했던 것처럼 나를 일부 포기하면서 결혼이나 출산을 하고 싶지 않다”면서 “요즘 연애를 하면서 동거 정도 하면 어떨까 진지하게 고민한다”고 말했다. 비혼인 회사원 이모(34)씨는 만 34살 미혼 회사원이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소외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신혼부부 대출이나 청년 대출, 임대주택 등 여러 가지 지원책이 있지만 만 34살 이후 미혼 회사원에 대한 정책은 거의 전무”하다면서 “나라를 위해 결혼하고 애도 낳고 세금도 더 내야 하는데 미적거리고 있으니 널 도와줄 정책 따윈 없다는 말을 (정부가) 은연중에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라는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열심히 일도 하면서 주식 펀드, 부동산 소액 투자도 하는데 돈은 안 모인다”면서 “도대체 뭘 더 열심히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었는데…현실은? 이씨는 “중소기업은 일손이 부족하고, 지방에는 싼 집도 많다며 우리 세대가 유난히 욕심이 많고, 분수도 모른다는 식으로 취급당하기도 하는데 사실 우리는 부모 세대 기준과 다른 기준을 가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원하는 이상치가 어느 세대보다 높다. 부모 세대의 전폭적인 지원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배우고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부딪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마음에 큰 ‘좌절’을 안고 살아가는 세대라고 설명한다. 소셜미디어(SNS)가 발달 돼 있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요소도 커졌다. 이경민 마인드루트리더십랩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성장기를 지나 경제침체기를 살아가면서 부모가 자신과 또래였던 시절에 자녀인 내게 줬던 만큼의 생활수준을 스스로 힘으로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원하는 이상치는 이미 높은데, 개인의 노력과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보니 불행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차곡차곡 모으면 된다?…집 못 살 바엔 ‘소확행’ 밀레니얼 세대가 과시적 소비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배경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 교수는 “과거에는 적금을 들고 돈을 모아 집을 사고 넓혀나가는 등 소비에 우선순위가 있었다”면서 “문제는 차곡차곡 돈을 모아서 서울지역에 집을 사는 게 거의 불가능해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는 불가능해 보이는 주택 마련 보다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손에 잡히는 것,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치 앞으로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에 열심히 사는 나에게 이 정도도 못해주나 하는 보상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선 부의 재분배 원하는 ‘사회주의’ 유행 서구 밀레니얼 세대도 팍팍하긴 매한가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론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 족이 늘었다는 조사도 있다. 집 장만에 어려운 요인은 임금 상승률이 도저히 따라잡지 못하는 집값 상승률이다.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가운데 미국 등 일부 서구권에서는 ‘밀레니얼 사회주의’가 인기를 끌고있다. 스타벅스나 아마존 등 대기업의 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부의 공정한 ‘재분배’를 요구한다. 플렉스 문화와는 언뜻 방향이 달라보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밀레니얼 세대가 가진 좌절과 특성이 똑같이 드러난다.이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결이 다르지만 결국 기존의 주류 문화, 기성 문화에 반기를 드는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표현·개성의 욕구라는 측면에서 궤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공정’과 ‘정직’을 외치는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력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달라는 요구다. 김씨는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만 봐도 현금 쥔 기득권만 이득을 보는 구조 같아 답답하다”면서 “노력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욕망을 악으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정하고 정직한 룰 속에서 그저 열심히 겨룰 수 있게만 해달라”고 말했다.■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트럼프 조카딸 책 출간 2주 앞당기며 “삼촌은 사기가 삶의 방식”

    트럼프 조카딸 책 출간 2주 앞당기며 “삼촌은 사기가 삶의 방식”

    “지금의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는 세 살 때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성장, 학습, 발전할 수 없고 감정을 조절하거나, 반응을 절제하거나, 정보를 받아들이고 분석하는 게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딸 메리 트럼프(55)가 오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출간 시기를 2주 앞당기기로 한 책 ‘너무 많고 절대 충분치 않다(Too Much and Never Enough)’의 핵심 내용 일부를 공개했는데 뉴욕 퀸스 중심부의 저택에서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함께 보낸 삼촌이자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이렇게 묘사했다. 1981년 세상을 떠난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 프레드 주니어의 딸인 메리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를 풀어내며 책의 부제 ‘어떻게 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를 만들었나’ 돌아보고 있다.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는 6일 폭발적인 수요와 비상한 관심을 고려해 메리의 책을 오는 14일 출간하겠다고 밝히며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출판사 홈페이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쩌다 “세계의 보건, 경제적 안정, 사회구조를 위협하는 남자가 됐는지 설명하기 위해 트럼프 가문의 어두운 역사를 조명했다”고 소개했다. 메리는 서문에서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눈에 띄고 강력한 가문의 이야기”라며 자신을 “삼촌(트럼프 대통령)의 유일한 조카딸이자 훈련받은 임상 심리학자로서 가문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트럼프 가문의 구성원”이라고 소개했다. 출판사는 메리의 신간을 읽다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금전적인 가치와 개인의 가치를 동일시”하고, “인간을 오직 돈으로만 평가하고, “사기를 삶의 한 방식”으로 여기는 등 “비뚤어진 가치관을 갖게 됐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보다 더 폭발력 있는 폭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성” 짙은 세금 탈루 계획에 의거해 아버지의 부동산으로부터 4억 달러(약 4799억원)를 챙긴 일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이를 특종 보도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정보에 관한 문건을 건넨 사람이 바로 메리 자신이었다고 고백하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는 메리와 출판사를 상대로 뉴욕주 1심법원에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승소했지만, 항소법원은 출간 일시 중지 명령을 해제했다. 출판사 측은 이미 7만 5000부 인쇄를 마치고 서점가에 뿌릴 준비를 갖췄다. 1심 법원은 지난달 30일 ‘메리가 비밀유지 계약을 위반했다’는 로버트의 주장을 받아들여 책 출간을 일시 중단시켰으나, 출판사 측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나는 결정이라며 곧바로 항소했다. 사실 1심 법원도 여지를 남기긴 했다. 메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체결했다는 비밀 유지 협약의 유효기간도 20년이었다. 해서 법원은 오는 10일 청문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던 터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K팝 사랑받는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K팝 사랑받는 이유 알고보니…

    코로나로 인해 3개월 이상 중단됐다가 지난달 20일 다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가 흥행 실패했는데 그 이면에 ‘K팝 팬’이 있었다는 분석들이 있었다. K팝의 인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외국에서 한국가요를 K팝이라고 부르며 팬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처럼 특정 음악에 팬덤을 형성하는 이유는 뭘까. 데이비드 그린버그 이스라엘 바일란대 음악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캠퍼스, 이스라엘 바일란대 실험심리학과,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자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사람들이 특정 가수나 그룹을 선호하는 이유는 음악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가수나 그룹이 지향하는 성격(페르소나) 때문이라고 5일 밝혔다. 페르소나는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프 융이 제시한 개념으로 외부로 드러난 일종의 성격과 같은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성격 및 사회심리학’ 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우선 폴 메카트니, 밥 딜런, 엘튼 존, 휘트니 휴스턴, 롤링 스톤스부터 비욘세, 콜드플레이, 마룬5, 테일러 스위프트, 오지 오스본까지 50명의 가수와 그룹을 선정한 뒤 남녀노소 8만명의 팬을 무작위로 뽑아 다양한 변수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50명의 음악가들 페르소나, 연주할 때나 평소 때의 스타일, 가수들이 연주하거나 노래 부를 때 청중의 반응, 가사에 포함된 의미, 팬이 된 계기 등 다양한 변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특정 음악이나 음악가를 선호하게 되는 것은 음악 그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음악가들이 외부로 보여지는 페르소나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청중들은 음악가의 페르소나가 자신과 일치한다고 생각될 때 특정 음악가와 음악을 좋아하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음악의 자기조화 효과’라고 이름붙였다. 이와 함께 음악을 듣는 사람과 음악가 사이의 성격적 일치성 뿐만 아니라 음악이 표현하고 있는 성별, 나이에 따라서도 음악의 선호여부가 달라지게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음악에 대한 팬덤 형성은 음악과 인류의 진화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음악은 소속 집단 내에서의 결집은 물론 다른 집단과의 협력여부를 결정하는데도 상당한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집단이 갖고 있는 음악적 특성이 맞는 집단과는 협력하고 그렇지 않은 집단에 대해서는 협력을 거부하는 식이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음반회사나 음악가들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제시하는 한편 개인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음악가의 음악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그린버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음악이 팬들에게 어떻게 자부심을 부여하고 사회적 연대감을 느끼게 해주는지 보여주는 한편 음악적 선호도는 사회적, 심리적, 집단적 역학관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그린버그 교수는 “사회적 분열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음악이 사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공통분모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디지털의 배신(이광석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첨단 테크놀로지의 순기능과 함께 기술 숭배가 가져온 부메랑 효과를 살핀다. 알고리즘 자동화와 플랫폼 기술 시대에 나타나는 노동의 모습, 지구온난화와 생명종 절멸 위기에 책임을 가져야 할 인간들이 추구하는 성장주의적 욕망, 코로나19가 촉발한 정보 인권과 노동 인권 침해 등을 두루 알아본다. 272쪽. 1만 5000원.전쟁의 미래(로렌스 프리드먼 지음, 조행복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제1차 세계대전부터 오늘날까지 인류가 예측한 전쟁과 실제 벌어진 전쟁의 양상을 되돌아본 저작. 군사전문가, 국제정치학자들이 왜 수많은 패배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기습작전과 선제공격, 최첨단 기술을 맹신하는지, 상대 전력이나 적국의 국민적 저항을 과소평가했는지를 탐구한다. 560쪽. 2만 8000원.달러의 부활(폴 볼커·교텐 도요오 지음, 안근모 옮김, 어바웃어북 펴냄) 1970~1980년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을 주도한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교텐 도요오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이 당시를 회고했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성립과 붕괴, 1980년대 초반 미국을 강타한 인플레이션에 맞서 20%를 상회하는 기준금리를 유지하며 방어한 볼커의 활약이 담겼다. 584쪽. 3만 3000원.디어 마이 네임(샤넬 밀러 지음, 황성원 옮김, 동녘 펴냄) 미국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기폭제가 된 2015년 스탠퍼드대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에밀리 도가 4년 만에 실명으로 털어놓은 그 이후의 날들. 그는 사건 이후 피해자가 맞닥뜨린 가해자 보호 문화와 사법 시스템, 하루아침에 무너진 성폭력 피해자의 삶을 적었다. ‘피해자다움’을 넘어서는 자아 찾기의 과정이 고통과 유머를 넘나들며 그려진다. 544쪽. 1만 9800원.사이언스 블라인드(앤드루 슈툴먼 지음, 김선애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밀도, 운동량, 중력 등 과학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방해하는 잘못된 직관에 관한 보고서. 캘리포니아 옥시덴털칼리지의 심리학자인 저자는 심리학 실험을 통해 올바른 이해를 방해하는 12가지 직관 이론이 어떻게 형성돼 우리를 속이는지 파헤친다. 424쪽. 1만 8000원.거대한 분기점(폴 크루그먼 외 7명 지음, 최예은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세계적인 석학 8인이 전망한 자본주의와 경제의 미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퓰리처상 수상자 토머스 프리드먼을 비롯한 경제학 권위자, 저널리스트 등이 테크놀로지가 변화시킬 우리의 삶, 불평등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몰락하는 중산층과 소외되는 인간상을 논했다. 224쪽. 1만 5800원.
  • “알츠하이머 기억력 저하, 뇌 속 축적된 철분 때문”

    “알츠하이머 기억력 저하, 뇌 속 축적된 철분 때문”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력 쇠퇴와 인지능력 저하의 근본 원인이 밝혀졌다. 오스트리아 그라츠의대 라인홀트 슈미츠 교수가 주도하고 네덜란드 네이메헌 라드바우드대 신경의학센터,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뮌헨대 메디컬센터 연구진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능력 저하는 뇌 속 철분이 쌓이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방사선학’ 6월 3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 100명과 인지능력이 정상인 일반인 100명을 대상으로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3T(테슬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뇌를 정밀하게 촬영했다. 또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 100명 중 56명을 무작위로 뽑아 17개월 동안 신경심리학적 검사와 3T MRI 촬영을 주기적으로 했다. 분석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일반인들보다 뇌에서 철분 농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알츠하이머 환자들 사이에서도 뇌 철분 농도가 높을수록 인지능력이 더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는 다른 부위보다 측두엽에서 유독 철분 농도가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측두엽은 언어와 기억, 학습, 사회적 관계에 관여하는 뇌 부위다. 또 이번 연구에 따르면 뇌의 부피가 정상적이라도 철분 수치가 높게 나타날 경우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 속 고농도 철분이 그동안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 축적을 촉진시켜 뇌에서 독성물질을 만들어 내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n번방 돈 좀 되나 보네” 비뚤어진 호기심… 그놈들 감방갈 때 성착취물 거래 늘었다

    “n번방 돈 좀 되나 보네” 비뚤어진 호기심… 그놈들 감방갈 때 성착취물 거래 늘었다

    처벌 두려워 않는 ‘초포식자’ 존재감 과시성착취물 탐지 위한 ‘잠입수사’ 제도화 필요“호기심 그리고 돈. n번방 사건 이후에도 성착취물 거래가 늘어난 이유입니다.” 지난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등 주범과 공범들이 잇따라 검거된 이후에도 국내 다크웹 커뮤니티 ‘코챈’에서 성착취물 동영상 거래 게시글이 전달 대비 14배 이상 늘어난 원인을 전문가들은 이렇게 진단했다. 이수정(왼쪽)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0일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 성적 충동이나 호기심이 자극되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배상훈(오른쪽·전 서울지방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프로파일러는 “범죄학에서 ‘초포식자’라 불리는 극소수 범죄자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마저 없다”면서 “영상 거래와 피해자 조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것이 그들이 존재감을 과시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크웹 거래글 가운데 ‘n번방 자료’라며 허위로 올리는 판매자들도 포함됐을 것”이라며 “범죄 수익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은 현실이 변화하면 거래도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배 프로파일러는 “관심은 커진 반면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희귀성이 생겨 성착취물의 가치가 역설적으로 높아진 것”이라면서 “돈이 되니까 처벌을 감수하고도 거래를 한다”고 말했다. 수사 전문가들은 성착취물에 대한 빠른 탐지를 위해 수사관의 신분 위장을 허용하는 ‘잠입수사’의 제도화도 촉구하고 있다. 디지털 성착취가 폐쇄적인 웹사이트 내부에서 이뤄지는 데다 피해자들이 스스로 신고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잠입수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아동 성범죄만으로 적용 범위를 한정할지, 실제적 증거 능력은 얼마나 될지 등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능력 저하는 뇌 속 철분 축적이 원인

    [사이언스 브런치]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능력 저하는 뇌 속 철분 축적이 원인

    알츠하이머 치매는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기억과 인지능력을 상실하게 만듦으로써 아름다운 노년을 방해하는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 꼽힌다. 과학과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서도 알츠하이머의 발병원인과 인지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오스트리아 그라츠의대, 네덜란드 네이메헌 라드바우드대 신경의학센터,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뮌헨대 메디컬센터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능력 저하는 뇌 속 철분이 쌓이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방사선학’ 6월 30일자에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쌓이면서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치매 발병 원인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전에도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뇌 철분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 100명과 인지능력이 정상인 일반인 100명을 대상으로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3T(테슬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이용해 뇌를 정밀하게 촬영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 100명 중 56명을 무작위로 뽑아 17개월 동안 신경심리학적 검사와 3T MRI 촬영을 주기적으로 실시했다.분석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일반인들보다 뇌에서 철분 수치가 높게 나타났으며 알츠하이머 환자들 사이에서도 뇌 철분수치가 높을수록 인지능력이 더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뇌의 다른 부위보다 측두엽에서 유독 철분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측두엽은 언어와 기억, 학습, 사회적 관계에 관여하는 뇌 부위이다. 또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뇌의 부피가 줄어들면서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뇌의 부피가 정상적이라도 철분 수치가 높게 나타날 경우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 속 고농도 철분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 축적을 촉진시키고 이들이 신경독성을 나타내도록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라인홀트 슈미츠 그라츠의대 교수(노인신경학)는 “이번 연구는 뇌 속 철분농도를 알츠하이머를 미리 예측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한편 뇌에서 과도한 철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심리학의 세상유람] 학대받은 아이뿐 아니라 학대한 부모도 반드시 심리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심리학의 세상유람] 학대받은 아이뿐 아니라 학대한 부모도 반드시 심리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현재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잘 살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한 프로그램 중, 관에 들어가 죽기 전에 자신이 지내온 삶을 회고해 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물론 사람들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깜깜하고 밀폐된 공간 안에 들어간 순간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고 순식간에 감당하기 힘든 불안과 공포감이 엄습해 와 바로 관을 박차고 나온 적이 있다. 그리고 그 트라우마는 지금까지도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사도세자가 갇힌 뒤주는 그나마 컸을까? 충남 천안의 남자 어린아이는 자신의 몸 크기보다 작은 여행가방 안에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섭고 공포스러웠을까? 쇠사슬로 목이 묶이고 욕조에 담기며 달군 프라이팬으로 고문과 같은 학대를 당한 또 다른 아이의 고통은 어떠했을까? 최근의 이러한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들의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워 할 말을 잊게 된다. 그것도 부모가 한 일이라니. 인간 중에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있다는 말이 사실일까? 필자는 어떠한 이유로든 자녀에게 학대를 일삼는 행위는 중대한 범죄이며, 엄중한 법적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는 일단 성격적으로 반사회성이나 분노조절장애 등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성격은 특히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고, 반성을 하거나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지 못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바꾸기가 매우 힘들다. 따라서 법적인 처벌 뿐 아니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심리상담도 받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가 변할 수 있고 다시는 자신의 자녀를 학대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또한, 학대를 받은 아이는 어떨까? 아마도 그 아이는 학대와 관련된 트라우마로 인하여 평생 씻기 힘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갖고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 아이를 온전한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이 아이에게 부모의 존재는 지속적인 스트레스 원인으로 작용하여 더 많은 정신적 고통과 증상을 발생시키고 심각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아이는 부모와 분리되어 살게 하고, 장기간의 지속적인 심리상담을 반드시 받도록 해야 한다. 이 아이가 받은 학대 수준을 고려하면 아마도 평생 심리상담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필자는 30년 동안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심리상담을 받는 사람들 중에 크고 작은 트라우마로 인하여 오랜 기간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특히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크면 클수록 성장 후에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누구나 감당하기 힘든 트라우마를 경험하면 반드시 심리상담을 통해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심리상담을 누가 할 것인가? 이 대목에서 필자는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심리상담을 누가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는 심리학 석사나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수년간의 임상경험을 마친 심리학자들이 심리학적 상담을 할 수 있는 국가 자격증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법적 제도로서 심리서비스법을 제정하여 심리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가의 자격을 부여하고 보호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신뢰할 만한 전문적이고 과학에 기반한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조현섭 한국심리학회 회장·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
  • 일본만 유독 “코로나19 감염은 개인 잘못” 인식 높아

    일본만 유독 “코로나19 감염은 개인 잘못” 인식 높아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개인의 책임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우라 아사코 오사카대 교수(심리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3~4월 일본, 미국, 영국, 이탈리아, 중국 등 5개국에서 각 400~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책임 소재를 묻는 인터넷 설문 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일본인 응답자의 11.5%는 코로나19 감염이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즉,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환자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을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미국 1%, 영국 1.49%, 이탈리아 2.51%였고, 중국인들은 이보다 약간 높은 4.83%로 나타났다. 반면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즉 코로나19 감염이 개인의 잘못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미국, 영국, 이탈리아, 중국 등 4개국은 모두 60~70%로 높게 나타난 반면 일본에서는 29.5%에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자를 비난하거나 차별하는 문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배경을 설명한 것이라는 분석을 연구팀은 내놨다. 미우라 교수는 “일본에선 코로나19에 한정되지 않고 원래 ‘피해자’가 분명한 사람이 과도하게 비난받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비슷한 사례로 ‘묻지마 식 범죄’ 피해를 본 여성을 향해 ‘밤중에 돌아다니는 것이 잘못’이라고 질책하는 문화가 있는 점을 언급했다. 미우라 교수는 일본인의 이러한 의식이 코로나19 감염 또한 개인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기억을 외주 주는 뇌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기억을 외주 주는 뇌

    미국 페어필드대학 심리학과 린다 헨켈 교수는 27명의 대학생을 모집해 박물관 견학을 갔다. 이들은 회화, 조각, 보석 등 30개의 작품 리스트를 받았다. 작품 앞에서 20초 동안 보고 15개는 바로 사진을 찍고 나머지 반은 10초 동안 더 지켜보고 외우도록 했다. 다음날 학생들은 관람한 작품의 이름을 써 보도록 요청받았다. 기억이 안 나면 어떤 종류인지, 기억나는 디테일이라도 쓰면 됐다. 결과는 직접 외우기로 한 작품이 사진을 찍기로 한 작품보다 잘 회상됐고 정확했다. 헨켈은 이를 ‘사진상실효과’라고 불렀다. 사진을 찍기로 한 순간 뇌는 ‘머리에 남겨 두지 않아도 되겠구나’라고 여기고 기억에 남기지 않은 것이다. 뇌는 어디에 저장하느냐에 따라 기억의 필요성을 분류해 온 것이다.넓은 쇼핑몰에서 주차를 하고 나중에 차의 위치를 찾는 게 매번 고역이다. 어떤 때는 지하 3층에 세워 놓고 지하 2층에서 몇 분을 헤맨 적도 있다. B-34의 구역이 써 있지만 그걸 기억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래서 주차하자마자 바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저장해 놓으면 기억하고 있을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외부 저장장치는 애초에 설계되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뇌는 외부에 저장하는 것은 덜 외우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을까. 신기한 일이다. 아마 기원전 1만 5000년 전 그린 알타미라 동굴 벽화도 기억을 외부에 저장하려는 노력의 시초인지도 모른다. 그 노력이 문자를 만들고, 책을 만들고, 지금의 PC와 인터넷으로 발전한 것일까. 인간 문명의 발달은 기억의 외주화 작업의 일환이었다. 문제는 현대에는 외부에서 흘러오는 정보가 과도해졌다는 것이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는 한 개인의 뇌로는 감당이 안 되는 양이다. 대략 250억 기가바이트에 달하고, 이는 해리포터 소설 전집 6500억권으로 환산된다. 그냥 밀고 들어오는 것을 선별분류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게 생겼다. 40년 전만 해도 대학교수들은 한 번씩 해외에 나가서 신간 학술서적을 사오는 것이 자산이었다. 남들이 갖고 있지 못한 지식의 울타리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인터넷만 검색하면 하루 안에 책 한 권 분량의 최신 지식을 모으는 것은 일도 아니다. 머릿속에 모든 걸 다 외우고 다니는 사람은 천재가 아니라 미련한 사람이 돼 버렸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이 뇌를 스쳐 지나간다. 일부는 남겨야 하고, 어떤 것은 빨리 처리하고, 또 일시저장을 해 둬야 한다. 이런 분류를 잘하는 사람이, 마냥 모든 것을 다 외워서 가려는 사람에 비해 편하게 살고, 덜 지친다. 저장이 아니라 분류가 소중해졌다. 컬럼비아대학 심리학과의 베스트 스패로 등이 한 다른 연구가 있다. 40개의 애매한 문항을 주면서 다양한 조건에 타자를 치며 외우도록 했다. 이 경우에도 인터넷이나 PC에 저장된 문장보다, 타자를 치는 순간 사라지는 문장을 더 잘 기억했다. 거기에 더해서 외울 정보보다, 뭘 외워야 할 것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문항을 제대로 못 외운 경우라 해도, 대충 어디에 저장된 것인지는 아주 잘 기억했다. 기억에 있어서 ‘무엇’보다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는 게 우선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내용을 잘 기억하고 있을 때에는 저장위치는 기억할 필요가 없었지만 모를 때에는 저장한 위치를 훨씬 빨리 기억해 냈다. 이미 뇌는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 삶이 복잡해질 것을 예측하고 발전해 준 것이다. 인감도장을 찾아야 할 때 집안을 다 뒤집어 엎기보다 ‘나는 보통 이런 물건을 어디쯤 두지’라는 맥락을 바탕으로 어렵지 않게 찾는 건 바로 이 덕분이다. 정보의 양이 늘면 개별정보의 가치는 작아진다. 1400그램에 불과한 뇌는 이미 포화 상태이니 더 많이 알고 외워야 한다는 원시적 강박은 해가 된다. 학습과 저장의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 노웨어(know-where)의 지혜로 뇌의 부담을 줄여 주는 것이다. 뇌의 처리 방식은 이미 그런 방향으로 세팅이 됐다. 그럼에도 조급함과 실수를 부끄러워하는 완벽주의는 기억의 외주를 꺼리고 불안해한다. 포화된 뇌는 새로운 정보를 튕겨내고, 집중력 저하와 피로를 호소한다. 이제 현대사회에 마음의 평온은 ‘구글신’에 나를 의탁하고, 인터넷 클라우드에 뇌를 연결해 얻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 박사도 갓갓도, n번방에서 감방으로… 법정최고형까지

    박사도 갓갓도, n번방에서 감방으로… 법정최고형까지

    23일 텔레그램 내에서 일명 ‘박사방’을 만들어 성착취 영상을 제작·판매·유포한 조주빈(25)이 검거된 지 100일이 된다. 그저 소수의 일로 치부되던 디지털 성범죄는 지난 3월 16일 조씨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피해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공범들을 추적했고, 관련 성범죄자들을 소탕했다. 특히 지난달 11일 경찰이 ‘n번방’의 시초격이자 핵심 인물 가운데 마지막까지 잡히지 않았던 닉네임 ‘갓갓’ 문형욱(24)을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마치 끝난 것 같았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21일 확인한 결과 디지털 공간에서 이뤄지는 성착취 범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성착취 사건들을 막기 위해 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어떤 최후를 맞는지 끝까지 지켜보며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판사님, 죄송해요”…무늬만 반성 ‘박사’ 조씨를 비롯한 텔레그램 성범죄 핵심 인물들은 재판부에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어떻게든 형량을 줄여 보기 위해서다. 조씨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 동안 매일 반성문을 제출했다. 지난달 1일부터 제출한 반성문은 21일 기준 총 29건이다. 조씨가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종로경찰서를 나서면서 피해자에 대한 사죄에는 침묵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 11일 열린 조씨의 첫 공판기일에서 조씨 측 변호인은 강제추행, 강요 및 강요미수 등 일부 혐의에 대해 부인하기도 했다. 조씨의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25일이다. 공범들도 마찬가지다. 조씨의 ‘오프남’으로 알려진 공범 한모(26)씨는 56일간 반성문 64건을 제출했다. 오프남이란 제작자의 제안·지시를 받고 실제 성폭행에 가담한 사람을 의미한다. 거제시청 공무원이었던 공범 천모(29)씨는 21일 기준 반성문을 11차례 제출했다. 천씨는 지난 4월 10일 공무원 징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파면 처분을 받았다. 조씨와 함께 재판을 받는 공범 ‘태평양’ 이모(16)군과 공익요원 강모(24)씨는 각각 5건, 3건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시민들은 이들을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적극적으로 제출하고 있다. 텔레그램 성착취 신고 프로젝트를 추진한 ‘프로젝트 리셋’(Project ReSET)과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eNd)는 온라인 법률 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 박사 조씨 등 15명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고 있다. 21일 기준 조씨에 대한 탄원서를 낸 사람은 3만 9553명이다. 조씨의 공범 ‘부따’ 강훈(19)에 대해서는 1만 5608명, 조씨의 공범이자 군인 ‘이기야’ 이원호(19)에 대해서는 1만 3636명, 문씨에 대해서는 1만 1629명이 각각 엄벌을 처해 달라며 탄원서를 작성했다. 조씨의 공범들은 잇따라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기도 했다. 강씨는 지난달 27일 신상공개 처분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다. 천씨는 외국에는 영상 촬영에 합의한 경우 처벌을 배제하는 규정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한 모든 경우를 처벌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지난달 20일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형량 과하다” 항소… 죄책감 못 느껴 n번방 사건 주범들은 하나둘씩 선고를 받고 있다. ‘제2n번방’을 운영하면서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한 혐의를 받은 ‘로리대장태범’ 배모(19)군과 ‘슬픈고양이’ 류모(20)씨 등이 그 시작이다.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실질적으로 내려진 첫 판결이라 볼 수 있다. 배군과 류씨, 또 다른 공범 ‘서머스비’ 김모(20)씨는 지난 5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범행 전 과정을 주도한 배군에게 소년법상 유기 징역형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0년·단기 5년을, 류씨와 김씨에게는 각각 징역 7년과 8년을 선고했다. 과거와 달리 법원은 이들에 대해 중형을 선고했다.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르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즐긴 이들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들은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배군과 류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김씨는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제작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n번방 이후 내려진 실질적 첫 판결은 2라운드를 맞게 됐다. 한편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되기 이전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었던 주범들은 조용히 사건을 끝내기 어려워졌다. 문씨로부터 n번방을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진 ‘켈리’ 신모(32)씨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1년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지만 n번방 사건이 불거지자 항소를 취소했다. 신씨 사건은 검찰이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1년형이 확정된 채 끝나 ‘꼼수 항소 취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보강 수사를 마친 검찰이 이달 4일 신씨를 추가 기소하면서 신씨는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n번방으로 이어지는 링크를 공유하는 ‘고담방’ 운영자 ‘와치맨’ 전모(38)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던 검찰은 n번방 공론화 이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을 받자 부랴부랴 변론 재개를 신청해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n번방 사건, 아직 끝나지 않았다 n번방 사건 연루자들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총 594건에 연루된 664명이 검거되고 86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16건 25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에 대한 수사는 이어 가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까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운영하면서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성착취 범죄를 계속 수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검거된 피의자의 70% 이상은 10대·20대였다. 피의자 664명 가운데 10대는 221명(33%), 20대는 274명(41%)으로 드러났다. 30대 117명, 40대 38명, 50대 이상이 14명 등이다. 피해자도 마찬가지로 10대·20대가 많았다. 신분이 특정된 피해자 482명 중 10대가 301명(62%), 20대가 124명(26%)이었고 차례대로 30대 39명, 40대 12명, 50대 이상 6명 등으로 나타났다. 박사, 갓갓만큼 유명세를 떨쳤지만, 아직 꼬리가 잡히지 않은 운영자들도 주목해야 한다. ‘완장방’을 운영한 닉네임 ‘체스터’, ‘똥집튀김네방’ 운영자 닉네임 ‘똥집튀김’, ‘한국인잡담방’ 운영자 닉네임 ‘강호동’이 대표적이다. 아직 경찰이 검거한 인원 중 체스터, 똥집튀김 등이 포함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체스터가 운영했던 완장방은 조씨의 박사방이 파생됐던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검거 전 조씨와 문씨 등이 “나는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듯이 당당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텔레그램 비밀대화방뿐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등 모두에게 공개된 SNS 계정에서도 성착취 범죄는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트위터 일부 계정에는 “노예녀 분양합니다”라며 성착취를 종용하거나 스스로를 성착취하는 여성의 영상이 버젓이 올라와 있기도 했다. 이날에도 해당 계정은 지난달 31일부터 매일 2개씩 성착취 영상을 올리고 있지만 3주가 지나도록 계정이 정지되지 않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처럼 공론화가 되면 주범들이 처벌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여전히 비밀대화방 등 성착취 범죄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라면서 “조주빈은 검거됐지만 이용자 1만 5000명에서 2만명가량은 플랫폼을 옮겨다니면서 성착취물을 사고팔고 있어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디지털 공간에서 이뤄지는 성착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잠입수사 등을 허용하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 사회적인 경각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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