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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조지 버나드 쇼 지음, 오세원 옮김, 서커스출판상회 펴냄) 20세기 최고의 극작가로 꼽힌 조지 버나드 쇼가 자본주의 체제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지를 설명한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기술과 노력, 나이, 성별, 지능, 유산, 권력 등과 상관없이 동등한 소득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812쪽. 2만 8800원.버블: 부의 대전환(윌리엄 퀸·존 터너 지음, 최지수 옮김, 브라이트 펴냄) 경제학자인 저자들이 인류 최초의 ‘버블’부터 현재까지, 세계적인 호황과 폭락의 시대를 조명하며 그 원인과 결과를 밝혀 본다. 그 과정에서 누가 이익을 얻고 손해를 얻었는지를 들여다본다. 저자들은 투기·시장성·신용의 세 요소가 비이성적 패턴을 가지면 버블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452쪽. 1만 8000원.동자동 사람들(정택진 지음, 빨간소금 펴냄) 문화인류학을 연구하는 저자가 서울역 맞은편의 빈민 밀집 지역인 ‘동자동 쪽방촌’의 현실을 담았다. 사회 보장 혜택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여전히 자존감을 박탈당하는 실상을 보여 준다. 284쪽. 1만 5000원.문명의 역습(크리스토퍼 라이언 지음, 한진영 옮김, 반니출판사 펴냄) 심리학 박사의 눈으로 문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규명한다. 생존이 힘들어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문명이 시작됐지만, 무한 노동과 돈을 향한 숭배 등 인류는 스스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동료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340쪽. 1만 8000원.소년과 개(하세 세이슈 지음, 손예리 옮김, 창심소 펴냄) 지난해 나오키상을 수상한 일본 장편소설. 동일본 대지진으로 주인을 잃은 개 ‘다몬’이 친구인 소년 히카루를 다시 만나기 위해 5년 동안 일본 전역을 떠돌며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받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의 슬픔과 외로움이 다몬 덕분에 치유되는 과정을 그렸다. 360쪽. 1만 5800원.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하성란 지음, 창비 펴냄)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2020년 올해의 책 10권 중 하나로 꼽은 하성란 작가의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가 19년 만에 리마스터판으로 돌아왔다. 씨랜드 화재 참사를 그린 ‘별모양의 얼룩’, 경찰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파리’ 등 시대의 불행과 고통을 그려낸 소설 11편을 수록했다. 396쪽. 1만 4000원.
  • 가수 강원래, 그렇게 죽일 놈인가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가수 강원래, 그렇게 죽일 놈인가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강원래씨, 코로나 자영업자 고충 언급 중“방역 꼴등” 말했다가 친문 네티즌에 비난모방·동조 심리에 군중심리 더해지며 과격화“지지층 결집 강화하나 확장성엔 도움 안 돼”‘집단 따돌림’ 유사…도덕성·민주주의 어긋나“리더, 자제·대안 제시…악플러 처벌 강화를”“평생 먹을 욕을 이틀간 다 먹었네요.” 서울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가수 강원래씨는 최근 친문(친문재인) 성향 네티즌들의 맹공격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마련한 지역 상인 간담회에서 “K팝은 세계 최고인데 방역은 전 세계 꼴등”이라고 발언했다가 생긴 일이었다. 강씨의 발언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영업을 거의 하지 못해 보증금마저 날릴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로서의 어려움을 한탄한 것이었지만, 가족과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쏟아지는 비난을 견디다 못해 하루 만에 사과했다. 연예인·일반인·언론인 안 가리고 공격명예훼손·인권침해 등 법적 피해 심각 文 회견서 ‘손가락 욕’ 주장에 기자 공격 받아‘秋아들’ 당직사병, 의원이 실명 공개해 맹폭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했던 한 기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친문 지지자들의 표적이 됐다. ‘나는 꼼수다’ 멤버 출신 방송인 김용민씨가 수첩을 잡은 그의 손가락을 ‘손가락 욕’이라고 공격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큰 오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만신창이가 된 기자는 결국 욕설로 얼룩진 자신의 SNS을 닫았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뒷받침했던 당직사병 A씨 역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그의 실명을 공개하며 ‘단독범’이라고 지칭하는 바람에 혹독한 신상털이에 시달려야 했다. 이른바 ‘좌표 찍기’과 마녀 사냥이 SNS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발언 앞뒤 사정이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타깃이 되면 떼로 몰려가 사회적 매장에 가까운 수준의 비난을 퍼붓는다. 상대가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언론인이든 가리지 않는다. 이로 인한 명예훼손과 인권침해, 기본권 박탈과 같은 법적 피해도 극심하다. 피해자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우리가 하는 것이 정의’ 판단,책임감·죄책감 없이 감정 배설” “연예인 망가뜨리고 쾌감·권력감 느껴”“공황장애, 광장·대인공포증 피해발생”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로 공격대상에 접근하기 쉽고 댓글을 보고 모방·동조심리와 함께 군중심리가 작용해 감정이 격화, 오프라인보다 훨씬 더 과격한 표현이 나오게 된다”면서 “특히 정파적으로 집단소속력이 강한 경우 ‘우리가 하는 것은 정의를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책임감이나 죄책감 없이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직설적으로 배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악플러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무기력증이 높은 편인데 잘 나가는 연예인 등을 망가뜨리고 고통을 주는 행위에서 권력감이나 만족감,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마녀사냥을 즐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공황 장애나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 같은 광장·대인공포증 같은 불안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대응 과정에서 시간·비용과 2차 피해가 발생해 포기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마녀사냥, 정치·이념 결부되면 심화결집력 강화되나 표 확장성엔 한계” “더 강하게 공격해야 존재감 부각 착각”“조직적 소수가 다수 이끌면서 도덕적 판단마비되면 ‘가짜 개혁’ 집단 팬덤 정치 확산”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자신의 정치 성향, 이념과 결부돼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고 말한다. 더 강하게 공격해야 자신의 존재감이 높아진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속한 지지층의 결집력을 강화할 수 있겠지만 정체성의 위기를 가져오고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강원래씨는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얘기하는데 공격대상이 돼버렸다”면서 “전체의 1~2% 밖에 되지 않는 조직적 소수가 다수를 이끌면서 도덕적 판단이 마비되면 가짜 개혁 세력에 확신을 심어주는 집단적 움직임이 ‘팬덤 정치’로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중도 진보와 중도 보수의 마음을 얻어야 승리하는데 제3자가 볼 때 경직되고 ‘집단 이지메(따돌림)’ 식의 도덕적 파탄으로 비춰지는 행동은 표의 확장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지지층은 결집시킬 수 있겠지만 표의 확장성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지도자의 지지층 눈치보기나 지식인의 침묵, 시민단체의 권력화, 언론의 신뢰도 저하, 야당의 무기력 등이 겹치면서 더욱 강화되는 성향을 띤다고 봤다. 김 교수는 “민주주의는 양자택일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면서 “지도자들은 지지자들의 거친 행동을 제지하고 대안 제시로 이끌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기형적 대결, 화자·청자 모두 성숙해야”“표현의 자유 아닌 심각한 폭력 인지를” “SNS·포털, 악플러 계정 차단 등자정 제도 구축해야…피해글도 신속 삭제”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서의 의사표출은 정권과 상관 없이 서로에 대한 인정보다는 기형적인 대결 양상을 보인다”면서 “실명제 등 규제나 물리적 제재로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말을 하는 사람과 반응하는 사람 모두 성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또 페이스북 등 SNS의 악성 댓글 작성자 차단 제도와 처벌 강화, 피해자가 원할 경우 악성 게시글 등을 신속히 지워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비방 목적으로 글을 올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사실 적시는 3년 이하 징역과 3000만원 이하 벌금,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과 5000만원 이하 벌금,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돼 있다. 곽금주 교수는 “온라인에서의 무자비한 악성 댓글은 칼로 찌르는 것과 같은 심각한 폭력 행위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표현의 자유라고 판단해 처벌 수위가 낮은데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소셜미디어 측이 지지자들의 미 의사당 점거를 자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한 것처럼 자체 자정 제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정수의 연구노트] 일베 공무원과 자승자박

    [이정수의 연구노트] 일베 공무원과 자승자박

    자승자박(自繩自縛). 중국 후한의 반고가 쓴 역사책 ‘한서’ 속 일화에서 유래했다는 이 사자성어는 어쩌면 2000년의 시간이 흐른 오늘날을 예견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상호작용이 일상화된 요즘, 자기가 한 말과 행동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일이 곳곳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진 ‘일베 공무원’ 임용 취소는 대표적 사례다. 경기도 7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A씨는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시험 점수 인증샷과 함께 합격 사실을 올렸다가 과거 행적에 발목을 잡혔다. A씨가 길거리에서 여성과 장애인을 몰래 촬영하고 그들을 조롱하는 글을 일베에 수시로 썼다며 임용을 막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면서다. 경기도 인사위원회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인터넷 사이트에 여성에 대한 성희롱과 장애인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다수 게시해 임용후보자로서 품위를 크게 손상했다”고 판단하고 A씨의 임용후보자 ‘자격상실’을 의결했다.반사회적 게시물로 악명을 떨쳐 온 일베 이용자임을 ‘인증’했다 스스로 신세를 망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초등교사 임용대기자였던 B씨는 교원자격증을 찍어 올리면서 초등학생들 사진과 어린 여자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표현하는 말을 게시했다. 논란이 일자 B씨는 임용포기서를 제출했다. 2015년엔 한 소방관 합격자가 합격증과 함께 전직 대통령 조롱, 여성 비하 표현을 쓴 글을 올렸다 자진 퇴소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극적인 게시물로 조회수와 ‘좋아요’를 많이 얻으려는 심리에 자기과시와 우월감을 느끼려는 성향이 결합하면서 ‘일베 공무원’ 같은 결과를 낳게 된다”며 “가볍게 소통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자기검열 없는 글쓰기가 습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21세기 자승자박은 일베 사례에만 그치지 않는다. 요즘 연예인들은 인기를 얻게 되면 학창 시절 SNS 등에 적었던 글이 검증대에 오른다. 호감 이미지에 도움이 되는 글도 있지만 욕설·비하 표현 등이 발견되면 사과문을 쓰는 일도 부지기수다. 최근 층간소음 논란에 휩싸였던 연예인은 과거 블로그에 남긴 ‘무개념’ 행동이 끌어올려지며 질타를 받기도 했다. 개인용 SNS부터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쉽고 가벼운 글쓰기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쓴 글이 어딘가에 영원히 남는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글이라면 뒤늦게 지우려고 해도 누군가가 ‘박제’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교수는 “감정이 격앙돼 있을 때는 SNS를 자제하고, 글을 쓸 때는 ‘조망 수용’(Perspective taking)을 통해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tintin@seoul.co.kr
  • “갑질 신고 불이익 없애야 공직사회 비리 근절된다”

    “갑질 신고 불이익 없애야 공직사회 비리 근절된다”

    상급자 부적절 행위 자체가 위계권력연공서열 문화로 피해 참는 상황 반복뻔한 얘기지만 개인적 인식 변화 필요피해자 정상적 근무 시스템 마련돼야“공직사회는 상명하복·연공서열이 중시되는 특성상 ‘갑질’ 피해를 당하더라도 억누르거나 참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달청 ‘갑질 옴부즈맨’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인규 전 조달청 조직문화혁신위원장은 31일 공직사회의 갑질 문제가 ‘위험한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주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로 지난해 한국상담학회장을 맡았다. 김 전 위원장은 간부 갑질 문제가 드러난 조달청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위원회에 참여해 혁신과제를 마련한 뒤 갑질 옴부즈맨으로 위촉돼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반복되는 업무 관련 갑질에 대해 “상황마다 다르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기준을 제시하기 어렵지만 피해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상태가 시작점”이라며 “상급자의 적절하지 않은 행위는 위계권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갑질은 문제 제기 및 조사가 어렵다 보니 피해자가 인사·전보 등을 통해 스스로 회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근절이 요원하다. 조달청 상황이 딱 그랬다. 조달청은 갑질이 확인된 3명의 간부를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했지만 피해자 보호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각 기관마다 운영 중인 신고센터는 오히려 신분이 노출될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기피한다. 조사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된 피해자가 구설의 대상이 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조달청은 조직 내 괴롭힘을 옴부즈맨이 전담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의혹 제기 시 신속한 조사와 피해자 보호,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의 생각은 좀 달랐다. 그는 “갑질 외부 신고제를 새로운 시도로 평가할 수 있지만 옴부즈맨이 전 과정에 참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행정시스템이 갖춰지고 각 단계에 전문가가 참여하는 형태가 실효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피해자 보호에 각별한 관심을 주문했다. 김 전 위원장은 “부정부패나 성희롱처럼 신고·고발 이후 대책이 더 중요하다”면서 “사건이 마무리되고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관련해 그는 ‘경각심’은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갑질이나 징계 사례가 없었던 것이 아니기에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뻔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기관 차원에서 지속적인 예방 교육과 수평적 의사소통이 자리잡을 수 있는 조직 문화 개선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금요칼럼] 유사과학, 혹은 거짓의 창궐/최무림 서울대 의과학과 부교수

    [금요칼럼] 유사과학, 혹은 거짓의 창궐/최무림 서울대 의과학과 부교수

    1. 약 150년 전 활동했던 진화론의 주창자 찰스 다윈은 이렇게 말했다.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주기 마련이다. 정작 무지한 사람들이 과학으로는 특정 문제가 절대 풀릴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곤 한다.” 2. 코넬대학에서 근무하던 심리학자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는 특정 분야에 대해서 지식이 어느 정도 생기기 시작하면 그 개인의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현상을 기술했다. 아마 그 분야의 방대한 지식을 접하기 시작하며 스스로 겸손해지는 인간의 본능이리라. 하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서는 오히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증가한다는 현상도 함께 기술했던 것이다. 이 현상은 “더닝 크루거 효과”로도 잘 알려져 있다. 3. 손꼽히는 공상과학소설가 중 한 명인 아서 C 클라크는 여러 촌철살인의 명언으로도 유명한데 그중 이런 말이 있다. “충분히 발전한 과학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 감이 잘 오지 않는다고?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핸드폰을 처음 본 조선시대의 선비를 상상해 보자. 4. 로봇의 3원칙을 제시한 것으로도 유명한 또 한 명의 출중한 소설가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대표작인 ‘파운데이션’에서는 로마제국을 본뜬 은하제국이 등장한다. 엄청나게 비대해진 은하제국이 결국 몰락하고, 제국의 과학기술문명이 은하 곳곳에 미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 정치가들과 과학자들은 어떻게 곧 도래하게 될 암흑기를 최소화하고 화려했던 문명을 유지할 수 있을지의 여러 방법을 고민한다. 이미 문명을 잃어버리고 야만화한 행성들에 어떻게 다시 과학기술문명을 심을 수 있을까? 그 한 가지 방법, 과학기술에 의한 각종 문명의 이기들을 마법으로 포장하고, 자신들을 마법사, 혹은 성직자로 선전해 야만인을 교화시키는 것이다. 당대의 최신 과학지식과 기술들로 세계를 보는 과학활동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이를 이용해 근거 없는 이론을 만들어 내는 유사과학, 혹은 과학이라는 이름하에 창궐하는 뜬금없는 소문들을 목도하는 것도 오래된 일이다. 코로나 사태로 우리는 심심치 않게 이러한 헛소문에 의한 웃지 못할 해프닝을 목격하고 있다.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캐나다에서는 5G 타워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라는 생각에 휴대폰 송신탑들이 불태워졌다. 이란에서는 알코올을 마시면 바이러스에 대한 소독이 된다는 말에 메탄올을 마셔서 700여명이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지난해 봄에 소셜미디어에서 “코로나는 독감보다 덜 위험하다”는 주장을 했고, 여름쯤에는 “소독제를 체내에 주입해 치료를 할 수 있을까?”라는 발언을 해 왔다. 요즈음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큐아논 그룹도 결국은 인간의 역사 속 연연히 이어진 유사과학, 맹목적인 믿음의 욕망이 현 미국의 불안한 정세라는 얇은 지각을 뚫고 나온 분출물이 아닐까 한다. 국내에는 이러한 예시가 없을까? 지난해 초 모 교회에서는 소독의 명목으로 분무기로 사람들의 입에 소금물을 뿌려 오히려 코로나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었다. 코로나 백신이 접종자의 DNA를 조작해 종속적인 인간을 만들어 낸다는 주장은 논의의 가치도 없다. 특정 개인의 지위와 사리사욕을 위한 거짓 이론의 생성, 근거 없는 소문의 시작, 일부 대중의 맹목적인 믿음과 추종, 지위가 있는 사람들의 동조와 그에 의한 추가 확산이 일어난다. 이 유사과학 확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의심을 하자. 그 새로운 정보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해 인정된 내용인지. 주위에 전문가가 있다면 물어보자. 그리고 당신이 막 전해 들은 뭔가 솔깃해 보이는 새로운 이론이 위의 네 가지 상황에 해당되지는 않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 보이지 않는 손, 마음을 조종하다

    보이지 않는 손, 마음을 조종하다

    세상을 바꾸는 행동경제학/마이클 샌더스·수잔나 흄 지음/안세라 옮김/비즈니스랩/384쪽/2만 3000원10여년 전 경제학 분야에 ‘넛지’(Nudge)란 용어가 등장해 주목을 끌었다.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으로 정의되는 용어다. 당시 출간된 동명의 책은 최다 판매고를 기록한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저자 중 한 명이 미국 백악관에 채용되는 등 저자들의 인기도 상종가를 쳤다. 영국의 상황도 비슷했다. 정책 수립에 넛지 이론을 적용하기 위한 특별팀이 내각에 편성됐다. ‘행동통찰팀’(BIT·Behavioural Insights Team)이 바로 그들이다. ‘세상을 바꾸는 행동경제학’은 BIT에서 연구책임자 등으로 근무한 저자들이 그간의 경험을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녹여 낸 책이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행위를 심리학 등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규명하려는 경제학의 한 분야다. 주류 경제학의 기본 인식인 ‘합리적 인간’을 부정하는 데서 출발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을 비합리적 존재로 단정 짓지도 않는다. 각 경제 주체들이 ‘제한적으로 합리적’이고 사회적이며, 때로는 감정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행동경제학의 입장이다. 바로 이 대목, 그러니까 ‘제한적으로 합리적이고 사회적인 인간’에 대한 계몽과 훈계의 포장술 분석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다. 저자들은 에너지, 보건, 교육, 복지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의 분석을 요약하면 “마법학교 호그와트에 강력한 소속감을 가진 해리 포터가 마법 세계 수호에 목숨을 걸었듯, 설득 여하에 따라 매우 빈약한 소속감을 안겨 준 인간 세계를 위해 목숨을 내놓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세금 체납자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BIT는 ‘당신은 왜 세금을 기피하십니까’라는 문책성 홍보 대신 ‘여러분이 거주하는 지역 주민 대부분이 기한 내에 세금을 냅니다’라는 긍정적 문장으로 체납자를 설득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수조원의 추가 납세를 유도해 냈다고 한다. 저자들은 많은 부분에서 소셜미디어를 분석의 도구로 삼았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으로 지구 저편에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는 공간이란 판단 때문인 듯하다. 사람들이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 때조차 소속 집단의 흐름에 동조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원제 역시 ‘소셜 버터플라이스’(Social Butterflies·네트워크 안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소셜미디어는 사람 간의 관계를 단단하게 묶어 주는 도구다. 이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은 서로 돕고 교류한다. 반면 우리를 조종하려는, 보이지 않는 힘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의사결정 과정에 소셜미디어가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기업이나 정치인 등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갈수록 강력해지는 반면 사람들 간의 실제 관계는 약해지고 있다. 그 결과 네트워크 전반에 허위 정보가 퍼지고, 그 정보가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흔한 일이 돼버렸다. 엄청난 규모의 신뢰 파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들은 “우리가 숨 쉬는 것을 멈출 수 없듯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것을 멈출 수 없다”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작은 노력들에는 단순한 선의 이외에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이용하는 것이 동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편견… 무의식 속 ‘흑인=범죄자’ 널 바꿔야 세상이 바뀐다

    편견… 무의식 속 ‘흑인=범죄자’ 널 바꿔야 세상이 바뀐다

    편견/제니퍼 에버하트 지음/공민희 옮김/스노우폭스북스/372쪽/1만 7000원영화 ‘그린 북’(2019)은 유명 흑인 피아니스트인 돈 셜리가 이탈리아계 백인 운전기사 토니 발레롱가와 함께 콘서트를 다니며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흑인이 출입할 수 있는 식당과 숙박업소 등을 표기한 여행안내서인 그린 북은 1960년대 초반 미국의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린 북은 이제 없지만, 미국은 여전히 인종차별 몸살을 앓는다. 지난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으로 미국은 또다시 들끓었다. 스탠퍼드대 사회심리학연구소 책임자 제니퍼 에버하트는 신간 ‘편견´에서 미국 내 인종차별이 얼마나 공고한지 밝히고, 대안을 모색한다. 저자는 편견이 우리 무의식에 잠재한다는 사실을 여러 실험으로 분석한다. 예컨대 인종 구분이 모호한 얼굴을 보여 주고 그림을 그릴 때 흑인이라고 알려 주면 흑인의 특징을 더 살리고, 백인이라고 하면 백인에 가깝게 묘사했다. 흐릿한 사진을 점차 선명하게 하면서 무엇인지 맞히라고 하면, 실험 전에 흑인 사진을 본 피실험자가 백인 사진을 본 이보다 더 빨리 총이라고 말한다.이런 사고방식은 뇌가 효율적이고 빠르게 판단하도록 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생각이 실제 행동으로 반영되고, 사회에 악영향을 준다는 데 있다. 저자가 2013~2014년 미국 오클랜드에서 발생한 2만 8000건의 경찰 불심검문 기록을 분석한 결과 60%가 흑인이었다. 이 지역 흑인 인구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또 필라델피아에서 중대 범죄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해 보니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도 얼굴색이 짙으면 범죄 형량이 높았다.저자는 편견이 무의식에 자리잡은 상태에서 그저 교육만으론 고치기 어렵고,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별 커뮤니티 사이트를 제공하는 ‘넥스트도어’가 좋은 사례다. 흑인과 라틴계 주민이 길거리를 걸어 다니고, 차에 앉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문을 두드려 불안하다는 혐오성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넥스트도어는 사용자들이 글을 올리는 속도를 잠시 늦추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해서 우려되고 범죄 가능성과 연관이 있느냐´, ‘그 사람의 옷차림이 어떤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라´는 식의 문구를 넣어 사용자가 글을 올리기 전 구체적으로 연관이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한 것이다. 그러자 인종차별성 글이 무려 75%가량 줄었다. 공유숙박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숙박자가 흑인일 때 방이 있음에도 ‘방이 없다’고 거절하는 사례가 늘자 회사 측은 ‘즉시 예약’ 옵션을 권장하고, 집주인이 숙박을 원하는 이들의 지난 리뷰를 볼 수 있도록 추가해 거절 사례를 감소시켰다. 책은 이 분야 권위자인 저자가 실행한 여러 실험을 비롯해 흑인으로서의 개인적인 경험까지 엮어 냈다. 흑인들만 있는 초등학교를 거쳐 백인이 더 많은 중학교로 진학했을 당시의 경험, 대학 시절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 백인 경찰의 과잉 검문으로 구류된 사건 등으로 주장의 설득력을 더한다. 중국 동포, 난민 등에 관한 혐오와 차별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우린 어떻게 편견을 줄이고 차별과 혐오의 재생산을 막을 수 있을까.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책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음악은… 부작용 없는 몸과 마음의 ‘진통제’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음악은… 부작용 없는 몸과 마음의 ‘진통제’

    17~18세기에 활동했던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콩그리브는 “음악은 야만인의 가슴을 달래 주고 돌을 무르게 만들며 옹이 진 나무를 휘어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음악은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주기도 하고 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스위스 취리히대 실험심리학부 신경심리학교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정신·행동과학과 공동연구팀은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1월 26일자에 음악과 관련한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음악가들의 뇌가 음악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의 뇌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절대음감(AP)을 가진 음악가 52명, 상대음감(RP)을 가진 음악가 51명, 음악을 하지 않는 일반인 50명을 대상으로 ‘안정상태 기능성자기공명영상’(rsfMRI)과 ‘확산강조영상’(DWI) 기법으로 뇌신경을 촬영했습니다. 절대음감은 특정 음을 듣고 해당 음의 절대적 높낮이를 본능적으로 판별해 내는 청각적 감각을 말합니다. 상대음감은 특정 음을 들었을 때 음의 조성에 따른 상대적 높낮이를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이들 세 집단의 뇌신경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음악가들과 일반인들의 뇌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좌뇌와 우뇌 청각영역의 뇌신경 연결 상태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음악가의 뇌신경망이 촘촘하게 짜인 그물이라면 일반인들은 듬성듬성 연결됐다고나 할까요. 음악가들의 절대음감 여부는 뇌의 기능적 연결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음악을 시작한 나이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려서 음악을 시작한 음악가일수록 뇌신경망이 촘촘하고 강하게 연결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높낮이의 음으로 만들어진 음악이 청각기능을 자극함으로써 뇌신경망 전체 발달을 이끌고 강화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악과 관련해서 또 하나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외과, 신경과, 소아외과, 생물통계과, 마취과, 흉부외과 공동연구팀은 음악이 심장수술 환자들의 불안과 통증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BMJ 오픈 하트’ 1월 26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5개의 의학·과학 연구데이터베이스에서 2019년 10월까지 발간된 심혈관수술과 음악에 관한 논문 20건, 설문조사 16건을 찾아 메타분석했습니다. 이들 연구에는 각각 1169명, 987명의 환자가 분석 대상이었습니다. 메타분석 결과 환자의 90%가 관상동맥 우회술, 심장판막 교체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혈관 수술환자들은 진통제를 투여받아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에게 입원 직후부터 수술 후 일주일까지 음악을 들려 주는 것이 불안감과 통증을 실제로 낮춰 주며 진통제 같은 약물 투여 효과도 배가시킨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단 리듬이 강하거나 타악기 연주가 들어간 음악 외에 잔잔한 연주음악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우울감과 불안감,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쉬운 요즘 조용한 음악으로 마음을 다스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아우~ 늑대 나올라 둥근달, 에휴~ 출근 걱정 불면의 밤

    아우~ 늑대 나올라 둥근달, 에휴~ 출근 걱정 불면의 밤

    1982년에 나온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뮤직비디오나 최근 해리포터 시리즈 등 외국 영상에서는 보름달이 뜨면 늑대인간이 나타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미치광이라는 뜻의 ‘루너틱’(lunatic)이 달을 의미하는 ‘루나’(luna)에서 유래됐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양에서는 보름달이 뜨는 날 늑대인간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이상해진다는 속설이 있다. 물론 그런 속설을 믿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13일의 금요일’처럼 보름달이 뜨면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보름달이 늑대인간이나 불운을 부르지는 않지만 사람의 생체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생물학과, 예일대 인류학과, 아르헨티나 킬메스국립대 감각운동역학연구실 공동연구팀은 사람들의 수면 주기는 음력으로 한 달에 해당하는 29.5일이라는 음력주기에 따라 변하며, 보름달이 뜨는 날을 전후해 사람들이 잠을 덜 잔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월 28일자에 발표했다. 지구를 기준으로 달의 겉보기 주기는 음력에 해당하는 29.5일이지만 달의 실제 공전 및 자전주기는 27.3일이다. 연구팀은 남미 아르헨티나 포르모사주 토바콤 지역 3곳의 원주민 98명과 미국 워싱턴대 재학생 464명에게 손목시계 형태의 활동기록기 ‘액티와치 스펙트럼 프로’를 1~2개월 동안 착용하도록 한 뒤 수면 관련 활동을 조사했다. 토바콤 지역 3곳 중 한 곳은 전기가 전혀 공급되지 않았다. 다른 한 곳은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나머지 한 곳은 전기 공급에 문제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전력 공급이 원활한 도시 거주민들은 빛 공해로 인해 시골이나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지역에 사는 사람에 비해 수면 패턴이 불규칙하고 수면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조사 대상자들 모두 달의 29.5일 주기에 따라 수면 주기가 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름달이 뜨는 날 전후로 3~5일 동안 평균 46~58분 정도 수면 시간이 줄었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평소보다 30분 정도 늦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레이쇼 이글레시아 워싱턴대 생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도시나 시골 할 것 없이 달의 변화 주기에 따라 생체시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며 “과거에는 보름달이 뜨면 다른 때와 달리 밤이 밝아 야간 활동을 더 많이 했었을 것이고, 이러한 조상들의 행동이 전해져 내려온 데 따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뷔르츠부르크 율리우스 막시밀리안대 신경생물학·유전학과, 동물생태학·열대생물학과,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 의학심리학연구소, 아르헨티나 킬메스국립대, 미국 국립정신보건연구소(NIMH) 공동연구팀도 여성들의 월경주기가 달의 주기에 따라 변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월 28일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35세 이하 여성 15명과 35세 이상 여성 17명을 대상으로 평균 15년 동안의 월경주기에 대한 장기 데이터를 분석했다. 여성의 월경주기는 26~35일 사이로 사람마다 다르다. 그런데 달의 자전주기인 27.3일보다 긴 월경주기를 가진 여성의 경우 35세 이하는 13.1%가, 35세 이상은 17.1%가 달의 변화에 영향을 받아 월경주기도 달라졌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코로나 양극화·미래 모습’ 잘 전달… 생활경제 기사 부족 아쉬워

    ‘코로나 양극화·미래 모습’ 잘 전달… 생활경제 기사 부족 아쉬워

    서울신문은 26일 제135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고 1월 주요 현안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를 평가했다. 코로나19로 회의는 서면으로 진행됐으며,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을 비롯해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학생),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정성은(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박경미(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이번 달은 코로나19 1년을 거치며 달라진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다양한 신년 기획과 함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지방선거를 앞둔 분석 기사 등 읽을거리가 풍부했다는 평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심화된 양극화부터 미래의 모습까지 심도 있게 정리했으나 생활경제와 관련한 기사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숙현 신년 인터뷰 ‘미국의 인공지능학자 제리 캐플런에게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듣는다’ 기사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미래의 모습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기사였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관련 기사도 다면에 걸쳐 심도 있게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의 대북 정책일 것이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 안보·국방 보좌관들의 대북 인식이나 향후 대북 정책의 향배를 살피고 한국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짚어 보는 기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1월에도 글로벌 인사이트는 빛났다. 미 헌정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사건에 대해 잘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4년 동안 민주당과 주류 언론들의 안이한 대응 등 문제점을 잘 짚었다. ‘중국 내 조선족 학교 80% 사라졌다’ 기사는 중국 동북 3성 조선족 학교의 축소 상황을 전달하면서 동북 3성 지역의 인구 이동에 따른 감소 현실을 잘 보여 줬다. 독창성이 돋보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각국의 움직임도 많이 기사화했으면 한다. 박경미 1월 4회에 걸친 ‘무당층이 움직인다’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선거를 전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기획이다. 무엇보다 무당층의 특성에 포커스를 두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의 이념과 정책이 싫다고 한 무당층의 응답 비율이 33.0%라는 조사 결과는 유권자만이 아니라 정당과 후보자들에게도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무당층이 선거 정국을 흔들었던 사례와 이유에 좀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당과 후보들이 기존 정당에 신물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던지는 메시지를 간과하다가 포퓰리즘 정당이나 새로운 정당에 패배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덧붙였으면 좋았겠다. ‘역병 1년, 자영업을 할퀴다’ 기사는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내용상으로나 시각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소상공인이 많이 포진한 이대 앞 상점에서 매출이 92% 감소하고 압구정 상점은 1400% 매출 증가라는 대조적 수치의 시각화나 매출액 변화 그래프는 그 차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줘 코로나로 인한 양극화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미 민주주의 짓밟힌 날, 바이든 당선 확정’ 기사는 내용을 왜곡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 바이든 당선이 확정된 날 미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다룬 기사였으나 마치 미국의 민주주의가 짓밟힌 날이 곧 바이든 당선을 확정한 날이라는 내용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사의 취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유승혁 이번 달 경제면에서 일반 시민이 공감할 만한 기사가 있었는지 의심된다.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는 코스피와 주식 기사는 많이 접했지만 몇조원 단위의 거대한 경제 내용만 설명해 기사가 두드러지지 못했다. 시민들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생활 기사가 나오면 좋겠다. 주식이 열풍인 만큼 주린이(주식+어린이)를 위한 경제 및 주식 기사도 나왔으면 한다. 거대한 기업의 관점에서 경제 상황만 보도할 게 아니라 실생활의 작은 부분에서 경제와 주식 문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접하기를 원한다. 홀트아동복지회 보도는 아동복지 시스템의 민낯을 잘 보여 줬다.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감정적 여론에 치우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보도가 돋보였다. 문제의 본질은 입양이 아닌 아동학대라는 것을 알려 주는 기사와 실제 현장에서 인력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는 기사다. 이 기사를 읽기 전 나조차도 입양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있었다. 독자에게 사건의 본질을 잘 알려 줬다고 생각한다. 또 각 지면마다 이해를 돕는 시리즈가 있어 읽기 편했다. 정치·정책면 관가인사이드·블로그 형식과 채움에서 종합적으로 설명해 줬다. 이동규 전문가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ESG의 규범화와 제도화가 좀더 진행되면 한국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ESG 충격’을 피하려면 발 빠르게 경영 시스템 전반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SG 경영은 기업의 생존 및 지속가능 경영, 그리고 기업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이며,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모든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하므로 세계적인 동향, 모범 사례들도 소개했으면 한다. 1월 경제 관련 기사 중에는 최근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자산시장의 동향에 관한 큰 보도들이 많았다.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도 있었으며, 13일에는 ‘빚투 우려되는 증시, 개인투자자 리스크 관리 철저해야’ 제목의 사설을 통해 투자자 자신의 주의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시장전문가, 교수, 한은, 정책 당국자들의 분석 및 의견과 함께 심리학 전문가의 조언까지 폭넓게 다뤘다. 최근 영끌·빚투라는 신조어까지 나온 상태로, 스팸으로 신고된 유형을 보면 ‘불법게임·도박’이 2017~2019년 3년간 연간 최다 스팸신고 유형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1위 대출 권유, 2위 주식·투자가 차지했다.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이제 일반 국민의 생활과도 직결된 중요한 관심사다.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장 동향, 정책 당국의 대책이나 동향, 전문가 의견 등을 적시에 정확하게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 정성은 코로나 시기 장례 문제와 유족의 고통을 다룬 ‘얼굴 한번 못 보고’ 기사는 언론이 꼭 주목하고 대변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다룬 점에서 의미가 컸다. 실제로 고통을 당한 유족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강추위 속 옥외 노동자의 고통을 다룬 ‘생계 잃을라 냉동고 추위와 사투, 휴식도 힘든 옥외 노동자’ 기사는 강추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직업군의 삶에 주목해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에서 의미가 컸다. 사무 방한 용품이 연간 2만원만 지급된다는 사실을 지적했는데 충격적이었다. ‘코로나 방역의 공과 과를 논하다’ 기사는 정부 방역의 공과 과, 3차 방역에서의 문제점 등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나 대화가 아니라 단답식 인터뷰로 진행된 점은 아쉬웠다. ‘무당층이 움직인다’ 기획 기사는 전체의 17%가 무당층이고 이들 중 33%가 이념 정책에 불만이 있다는데 17%가 왜 ‘거대’ 무당층인지가 잘 설명되지 않았다. 그리고 무당층이 어디에서 연유했는지에 대한 조사도 없었다. 무당층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려면 정교한 패널 여론조사를 기획해 심층 조사를 하고 이를 근거로 주장을 제시해야 한다. ‘67년째 법조문에만 존재하는 휴가’는 법조문에는 있지만 사실상 3%만이 생리휴가를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도 적실했고 문제점도 잘 지적했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사회적 담론이 형성돼 현실적인 변화를 경험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분노에서 몸·직업·꿈으로… 여성주의의 실용적 파격

    분노에서 몸·직업·꿈으로… 여성주의의 실용적 파격

    현직 언론인 2명이 88명 취재 ‘말하는 몸’ “유일 재산” “내 집” 등 자기 몸 시선 모아 7명의 성공 경로 찾는 ‘내일을 위한 내 일’2030 초점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눈길“젊은 여성, 경험·진로 등 구체적 문제 주목”최근 여성들이 자신의 몸과 직업, 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인터뷰집이 잇달아 출간됐다. 수년간 출판계에 거세게 일던 여성주의 열풍이 ‘82년생 김지영’에서 보여주듯 주로 불평등과 위협에 대한 분노와 저항으로 나타났다면, 이제는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개별적 삶과 경험, 진로 문제에 대한 구체적 관심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학동네는 최근 다양한 삶의 이력을 지닌 여성 88명의 몸 이야기와 이를 기록한 현직 여성 언론인 두 명의 에세이 ‘말하는 몸’을 출간했다. 1·2권으로 나뉜 이 책은 질병, 출산, 직업병, 성폭력, 다이어트, 운동, 탈코르셋, 연대 등 여성의 삶을 말하는 여러 주제를 몸의 고백에서부터 시작된다. 저자인 박선영 PD와 유지영 기자는 “몸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 “당신의 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비슷한 얘기들이 중복되지 않겠느냐’는 주변의 우려와 달리 결과는 흥미로웠다. 미싱사 김명선씨에게 몸은 ‘유일한 재산’이며, 여성을 위한 섹스토이숍을 운영하는 강혜영씨에겐 ‘누구도 함부로 어지럽혀서는 안 될 내 집’이다. 장애여성공감 전 대표 배복주에게는 ‘연애 관계에서 하자가 있다고 여겨지던 몸’이다. 이 밖에도 날씬하지 않고 식욕이 왕성한 요가 강사, 하루 300㎉씩 섭취했던 섭식장애 경험자, 구두를 신고 태평양을 걸어서 건넌다는 승무원 등 다양한 관점의 몸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 기자는 “여성들의 삶을 기록함과 동시에 그들의 용기를 경유해 우리의 삶을 말해보려 했다”고 밝혔다.창비는 이다혜 작가가 여성들의 일터를 찾아 구체적 일의 풍경을 전하는 인터뷰집 ‘내일을 위한 내 일’을 펴냈다. 이 책에선 영화감독 윤가은, 배구 선수 양효진, 바리스타 전주연, 작가 정세랑, 경영인 엄윤미, 고인류학자 이상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등 각 분야에서 나름의 성취를 이룬 여성 7명이 일과 직업에 관한 생각을 밝힌다. 직업을 발견하는 단계에서 꿈이 없어서,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고민이라면 이상희 교수 편이 참고가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음대 입시생이던 고등학생 때 피아노 연주를 원치 않아 고고미술사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결혼에 의지하고 싶지 않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고인류학을 공부했다. 꿈은 분명하나 자격이 있는지 자신감이 없어 방황하고 있다면 윤가은 감독이 위로가 될 수 있다. 영화감독으로서의 재능에 회의를 가진 그가 찾은 답은 “감독으로서 자격은 작품마다 갱신된다”는 것이었다.유선애 작가의 저서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한겨레출판)은 저자가 2030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1990년대생 10명과 심도 있게 나눈 대화를 엮은 책이다. 인터뷰의 주인공들은 영국 BBC ‘사운드 오브 2018’에 한국계 뮤지션 최초로 이름을 올린 예지, 공상과학소설(SF)에서 여성이 할 일을 새롭게 보여준 소설가 김초엽, 밴드 ‘새소년’의 리더 황소윤,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의 재재, 다큐멘터리 감독 정다운 등이다. 작가는 이들에게 ‘온전히 되고 싶은 나로 살아가는 방법’을 묻는다. 김지은 서울예술대학 문예학부 교수는 “3~4년 전부터 남녀 간 구조적 불평등이나 성 착취, 사회 안전 등 여성의 존재 위기에 대한 분노와 회의를 다룬 출판물이 대세였다면, 최근엔 분노를 넘어 개별 여성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에 대한 얘기로 관심의 초점이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어떻게 ‘유리천장’을 뚫고 자기 삶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관심을 두는 실용적인 페미니즘이 도래했다”며 “대다수의 2030 여성들이 어머니 세대보다 더 많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그들에게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지영식’ 분노에서 개인 삶으로…출판계 여성주의 열기도 실용적 진화

    ‘김지영식’ 분노에서 개인 삶으로…출판계 여성주의 열기도 실용적 진화

    최근 여성들이 자신의 몸과 직업, 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인터뷰집이 잇달아 출간됐다. 수년간 출판계에 거세게 일던 여성주의 열풍이 ‘82년생 김지영’에서 보여주듯 주로 불평등과 위협에 대한 분노와 저항으로 나타났다면, 이제는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개별적 삶과 경험, 진로 문제에 대한 구체적 관심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문학동네는 최근 다양한 삶의 이력을 지닌 여성 88명의 몸 이야기와 이를 기록한 현직 여성 언론인 두 명의 에세이 ‘말하는 몸’을 출간했다. 1·2권으로 나뉜 이 책은 질병, 출산, 직업병, 성폭력, 다이어트, 운동, 탈코르셋, 연대 등 여성의 삶을 말하는 여러 주제를 몸의 고백에서부터 시작된다. 저자인 박선영 PD와 유지영 기자는 “몸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 “당신의 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비슷한 얘기들이 중복되지 않겠느냐’는 주변의 우려와 달리 결과는 흥미로웠다. 미싱사 김명선씨에게 몸은 ‘유일한 재산’이며, 여성을 위한 섹스토이숍을 운영하는 강혜영씨에겐 ‘누구도 함부로 어지럽혀서는 안 될 내 집’이다. 장애여성공감 전 대표 배복주에게는 ‘연애 관계에서 하자가 있다고 여겨지던 몸’이다. 이 밖에도 날씬하지 않고 식욕이 왕성한 요가 강사, 하루 300㎉씩 섭취했던 섭식장애 경험자, 구두를 신고 태평양을 걸어서 건넌다는 승무원 등 다양한 관점의 몸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 기자는 “여성들의 삶을 기록함과 동시에 그들의 용기를 경유해 우리의 삶을 말해보려 했다”고 밝혔다.창비는 이다혜 작가가 여성들의 일터를 찾아 구체적 일의 풍경을 전하는 인터뷰집 ‘내일을 위한 내 일’을 펴냈다. 이 책에선 영화감독 윤가은, 배구 선수 양효진, 바리스타 전주연, 작가 정세랑, 경영인 엄윤미, 고인류학자 이상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등 각 분야에서 나름의 성취를 이룬 여성 7명이 일과 직업에 관한 생각을 밝힌다.직업을 발견하는 단계에서 꿈이 없어서,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고민이라면 이상희 교수 편이 참고가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음대 입시생이던 고등학생 때 피아노 연주를 원치 않아 고고미술사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결혼에 의지하고 싶지 않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고인류학을 공부했다. 꿈은 분명하나 자격이 있는지 자신감이 없어 방황하고 있다면 윤가은 감독이 위로가 될 수 있다. 영화감독으로서의 재능에 회의를 가진 그가 찾은 답은 “감독으로서 자격은 작품마다 갱신된다”는 것이었다.유선애 작가의 저서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한겨레출판)은 저자가 2030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1990년대생 10명과 심도 있게 나눈 대화를 엮은 책이다. 인터뷰의 주인공들은 영국 BBC ‘사운드 오브 2018’에 한국계 뮤지션 최초로 이름을 올린 예지, 공상과학소설(SF)에서 여성이 할 일을 새롭게 보여준 소설가 김초엽, 밴드 ‘새소년’의 리더 황소윤,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의 재재, 다큐멘터리 감독 정다운 등이다. 작가는 이들에게 ‘온전히 되고 싶은 나로 살아가는 방법’을 묻는다.김지은 서울예술대학 문예학부 교수는 “3~4년 전부터 남녀 간 구조적 불평등이나 성 착취, 사회 안전 등 여성의 존재 위기에 대한 분노와 회의를 다룬 출판물이 대세였다면, 최근엔 분노를 넘어 개별 여성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에 대한 얘기로 관심의 초점이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어떻게 ‘유리천장’을 뚫고 자기 삶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관심을 두는 실용적인 페미니즘이 도래했다”며 “대다수의 2030 여성들이 어머니 세대보다 더 많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그들에게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우울·강박증 저주파 치료 시대 열리나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우울·강박증 저주파 치료 시대 열리나

    1998년 영화 ‘이보다 좋을 순 없다’와 2013년 한국영화 ‘플랜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주인공들이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강박증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특정 생각이나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그로 인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입니다. 외출할 때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수십 차례 확인하거나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손을 자주 씻는 행위도 강박장애의 일종입니다. 강박증은 인지 및 행동치료, 약물치료 방법으로 개선을 꾀하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 보스턴대 심리학 및 뇌과학과, 시스템 신경과학연구센터, 인지신경영상센터, 감각커뮤니케이션 및 신경기술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 1월 19일자에 강박증 환자 각자의 뇌파 특성에 따라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을 하면 기존 행동 및 약물치료보다 치료 효과가 더 낫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형태의 강박증에 시달리는 성인 남녀 128명을 선정했습니다. 이들의 뇌파를 측정한 뒤 개인 맞춤형 저주파 전류로 매일 90분씩 5일 동안 안와전두피질을 자극했습니다. 안와전두피질은 눈 바로 뒤쪽에 위치한 대뇌피질 부위로 의사결정 및 기타 인지과정에 관여하는 부위입니다. 그 결과 강박증상을 최대 3개월 동안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증상이 심각한 사람일수록 치료 효과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기술은 두개골을 절개하거나 주삿바늘을 꽂지 않고 단순한 외부 자극만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 의대 연구팀도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으로 중증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메디슨’ 1월 19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우울증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흔한 정신 장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6400만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연간 수천명이 우울증으로 목숨을 잃는 등 간단히 넘길 수만은 없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우울증 환자의 약 30%가 표준 정신치료나 약물치료로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치료법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한 중증 우울증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두개골 10곳에 작은 전기침을 꽂은 뒤 매일 3~10분씩, 10일 동안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우울 증상이 점차 개선됐고 최대 6주 동안 정상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론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시험 단계입니다. 강박증, 우울증 등은 20세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흔히 ‘현대사회병’이라고 불립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우울증이나 강박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맞춤형 치료법 개발은 시급한 실정입니다. 그와 함께 우울증, 강박증 환자가 늘고 있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 개선하려는 사회적, 정책적 노력도 동반돼야 할 것입니다. 타인을 적으로 여기는 무한 경쟁과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노예 상태로 만드는 자기 개발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현대사회가 이런 정신 장애를 부추기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edmondy@seoul.co.kr
  • 극동대, 전공 맞춤형 교수법 매트릭스 ‘K-택사노미’ 개발·운영으로 강의 만족도 제고

    극동대, 전공 맞춤형 교수법 매트릭스 ‘K-택사노미’ 개발·운영으로 강의 만족도 제고

    극동대학교(총장 류기일)가 ‘K-Taxonomy(이하 K-택사노미)’의 개발 및 운영이 강의 만족도 향상의 측면에서 실효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K-택사노미는 전공 과정 심화에 따른 맞춤형 교수법 지원을 위해 도입된 교수법 분류 체계다. 교원들이 각 전문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있음에도, 적절한 교수·학습법의 부재로 실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 진행 시 고충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되어 적용한 분류법이다. 이는 미국의 교육 심리학자인 Bloom의 교육 목표 분류법에 기초하여 총 6개로 구분된 학습 목표에 따라 교수들이 전공 강좌에 맞는 교수법을 학습 활동에 적용할 수 있도록 체계화시킨 매트릭스다. 학생들은 이론 중심의 기초 수업부터 시작하여 학년 진급에 따라 실험, 실습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이때 교수들은 K-택사노미에 기반해 담당 강좌를 6가지 학습 목표(기억, 이해, 적용, 분석, 평가, 창조)로 분류된 매트릭스에 따라 맞춤형 교수법을 도입해 수업을 전개한다. 교원들은 강좌의 단계별 특성에 맞는 교수법을 지원받아 교수법 고안에 부담을 덜 수 있고, 수업 내용의 개발과 개선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수업 내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전문화되고 체계화된 교수·학습법으로 학습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효과가 있다. 대학 측에 따르면, 실제로 K-택사노미를 도입해 운영 중인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는 시행 전 대비 강의 전달 방식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유미선 교수(극동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장)는 지난 2학기 K-택사노미에 기반하여 학과 차원에서 저학년을 대상으로 이론과 관련된 지식의 기억과 이해를 촉진하는 교수법을 택해 수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모든 수업이 온라인 비대면으로 전환된 가운데, K-택사노미에 기반하여 개발한 시각화 자료를 화면 공유를 통해 제공하여 학생들의 기억과 이해를 돕는 교수법 시행이 가능했다. 고학년은 학생들의 차별화된 문화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목표로 프로젝트 기반 교수법을 적용해 강좌를 운영했다. 유 교수는 “교육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학과 교수들이 교수·학습법에 대한 이론과 실제 적용 사례를 습득할 수 있는 통로는 극히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학과 차원에서 전공 맞춤형 교수법을 도입, 교수법 고안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고 학습 효과 역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둬 점진적인 강의 만족도 향상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극동대는 향후 강의 평가를 기반으로 성공 사례를 분석하여 K-택사노미를 확대 실시하고, 워크숍 등 프로그램을 통한 내용 공유로 참여 학과 전공 교수진들을 지원하고 타 학과의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간담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교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전공 맞춤형 교수법 체계의 발전과 정착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황금률과 마음의 진화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황금률과 마음의 진화

    황금률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말로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원칙을 말한다. 황금률이라 부르는 것은 이기적이기 쉬운 인간으로 하여금 타인을 자신과 동등하게 대하도록 하는 것이 인간 윤리의 기본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호성에 대한 강조는 다른 여러 종교와 문화에서도 보편적으로 발견된다. 그중 단순한 예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어린 시절, 자아가 막 형성되던 시기에 우연히 황금률을 접하고 강박적으로 매달린 경험이 있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사고 실험이다. 상대가 처한 특정한 상황에서 상대가 어떻게 느낄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가 저 상황에서라면 어떻게 느꼈을 것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는 곧 평소 자신의 반응을 일상적으로 관찰하는 습관으로 이어졌다. 매일 밤 하루를 반성하며 나는 왜 그때 그렇게 선택했을까, 그런 선택을 하게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를 숙고하게 됐다. 이런 훈련은 어느 정도의 범위 안에서 상대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이를 통해 나의 선택에 따른 상대의 다양한 반응을 마치 가지치기처럼 그려 가며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됐고, 이는 내가 원하는 상황이 되도록 상대를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게 됐음을 말한다. 물론 이 말이 어떤 초능력을 부려 상대를 내 마음대로 조종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일종의 설득의 방식으로 우리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이해시키거나, 혹은 주변 상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해 무엇이 그 스스로에게도 최선인가를 암시하는 것과 비슷했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게 생각한 것은, 많은 경우 인간은 조종당하는 것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나의 의도를 들키지 않는 것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중요했다는 것이다. 즉 상대가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 선택이 스스로 찾아낸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체화를 통해 얻은 삶의 교훈을 나중에 책으로 다시 접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나는 설득 분야의 베스트셀러인 치얼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이다. 이 책 역시 인간의 상호성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며, 인간은 호의에 대해 호의로 답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세일즈맨들이 이를 이용해 작은 호의를 먼저 베푼 뒤 물건을 판매하려 한다고 말한다. 치얼디니는 이런 세일즈맨의 전략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렇게 제시한다. ‘상대의 호의가 내 보답을 노린 (가짜) 호의라면 이를 다시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조종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다시 세일즈맨에게도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내 호의가 상대의 보답을 노린 호의라는 것을 들키지 않게 하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점점 더 고차원화된, 재귀적인 의심을 가져야 한다. 대니얼 데닛의 ‘마음의 진화’는 이런 자신에 대한 반성을 포함한 재귀적 추상화가 마음의 탄생을 이끌었다고 말한다. 생명체는 생존을 위해 상대의 전략을 파악해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자신을 외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바로 그들의 후손이고, 운 좋게도 나는 그 과정을 반복한 셈이다.
  • [심리학의 세상 유람]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디지털 정신건강서비스

    [심리학의 세상 유람]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디지털 정신건강서비스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흔히 기대하는 것과 달리, 심리학을 배워도 상대방의 생각을 알아내거나 행동을 예측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축적된 사실들은 적어도 사람들의 “평균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COVID-19와 관련된 심리학적 사실들을 왜 요즈음 사람들이 우울하고 불안하며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지 설명해 준다. 즉, 경제적 어려움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인 안정의 욕구를 침해하여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사회적 거리 두기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행복해질 기회를 박탈하며, 제한된 신체적 활동은 운동을 통해 우울과 불안을 다스리고 기분을 호전시킬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 특히 갑작스럽고 전면적이고 부정적이며 지속적인 사건은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데, COVID-19로 인한 변화는 이 기준을 충족한다. 우리의 마음이 왜 이리 힘든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도 우리가 살아온 역사적 기록들은 우리 조상들이 당면한 문제를 극복한 것처럼 우리도 COVID-19에 어떻게든 적응할 것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어떤 과학적 사실도 어떤 역사적 기록도 개개인이 그 과정에서 감당하고 견뎌내야 하는 마음의 어려움에 대해선 자세히 말해주지 않는다. 그저 어떤 성공한 사례와 어떤 실패한 사례로만 우리에게 전달될 뿐이다. 필요한 건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이 힘든 날들을 견디며 이겨내기 위해 나를 다스릴 방법인데, 요즘 같이 바쁜 세상에 가야할 길을 말해주지 않고, 그 많은 정보 속에서 혼자 찾아서 깨달으라 한다. 어찌해야 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답답한 마음이다. COVID-19로 어려워진 마음을 위로하려는 많은 시도 중에 디지털을 이용한 접근이 가장 눈에 띈다. COVID-19로 인한 수요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uetics, 디지털 디바이스를 이용해 제공하는 심리치료의 일종)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그 확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내년도 국내외 연구나 산업개발 프로젝트에서 디지털 치료제는 가장 핫한 아이템이 되었다. VR은 물론 로봇이나 챗봇 등 전에 없던 시도들도 눈에 띄지만 아직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구글이나 iOS 스토어에서 마음 건강과 관련된 아이템을 치면 백여 가지가 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적어도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장벽이 높고, 서비스에 대한 보험처리가 거의 되지 않는 국내 상황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그 수많은 애플리케이션 중에 추천하고 싶은 것은 몇 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누군가의 노력이 담긴, 그리고 때론 국가의 지원을 받은, 그 수많은 결과물이 과학적인 근거 없이 상식 수준에서 개발되었다는 사실은 더 안타깝다. 정신건강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본 경험자로써 그 힘든 과정을 너무 잘 알기에 결과물을 가지고 깐깐하게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내 것도 턱없이 부족한데, 뭐 남의 것 까지 비판하랴. 하지만, 적어도 새로운 노력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 가지는 강조하고 싶다. 개발의 시작은 반드시 과학적 근거가 있는 자료 찾기여야 한다고. 그리고 심리학에서는 이미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다스리는 여러 가지 효과적인 방법들이 축적되어 있으니, 반드시 그걸 찾아보고 적용하라고. 모든 마음의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법은 없지만, “많은”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법은 꽤 잘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축적된 심리학적 지식은, 사람들을 변화시키려면 과학적으로 증명된 “효과적인” 방법을 꽤 “오랫동안” 엄청난 “노력”을 해야 달성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쉽게 바뀔 수 있었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게 쉬웠으면 애초에 전문가들의 축적된 노력은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미 이렇게 좋은 정보가 있는데 모른다고 안 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고, 충분히 효과적인 것을 담을 수 있는데, 노력하지 않는 것은 반칙이다. 정경미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심리분석 보고서’ 살인죄 입증할까…정인이 학대 동영상의 정체(종합)

    ‘심리분석 보고서’ 살인죄 입증할까…정인이 학대 동영상의 정체(종합)

    정인이 양모 ‘심리분석 보고서’진술 신빙성·인지능력 등 평가검찰, 재판부에 제출정체불명 ‘정인이 동영상’ 유포경찰 “우리나라 아닌 듯” 생후 16개월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에게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심리분석 보고서가 혐의 입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검찰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장씨에게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정인양 양모 장모씨의 1회 공판에서 살인죄가 적시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그 근거로 장씨에 대한 심리생리검사와 행동분석, 임상심리평가 등이 담긴 ‘통합심리분석 결과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심리생리검사는 사람이 거짓말할 때 보이는 생리적 반응의 차이를 간파해 진술의 진위를 추론해 내는 기법으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로도 알려져 있다. 행동 분석 역시 진술자의 언어적·비언어적 행동 변화를 관찰해 거짓말 여부를 파악하는 분석 방법이다. 이런 분석 기법은 직접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피의자 진술이 거짓으로 의심될 때 주로 사용된다. 2018년 ‘고준희양 암매장 사건’에서도 검찰은 살해 혐의를 부인하는 친부와 내연녀를 상대로 심리생리검사와 행동분석을 했다. 장씨는 정인양을 들고 흔들다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 때문에 떨어뜨렸고, 그 결과 정인양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정인양 복부에 발생한 췌장 등 장기 손상 등에 비춰 발로 밟는 등의 강한 둔력이 행사된 것으로 판단했다. 양측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는 만큼 심리분석 결과에서 장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살인 혐의를 뒷받침할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또 다른 심리분석 방법인 임상심리평가는 대상자의 인지능력과 심리상태, 성격특성, 정신질환 여부, 재범 위험성 수준 등을 검사하는 기법이다. 주로 대상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하거나 인지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때 하는 조사다. 과거 심신장애 주장을 했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등에서 사용됐다. 검찰은 정인양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 즉 ‘미필적 고의’가 장씨에게 있었다고 봤다. 반면 장씨는 일부 학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학대치사·살인 고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임상심리평가를 통해 ‘이 정도 충격을 가하면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할 인지능력이 장씨에게 있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정신과 진료 기록이 있는 양씨가 심신미약 주장을 할 가능성에 관한 대비도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판례상 심리분석 결과는 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르는 직접증거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장씨가 살인과 학대 고의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재판부가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참고자료로 쓸 수는 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재판에서 유무죄는 의사 및 주변 이웃들의 진술과 부검의 소견 등 객관적 증거들로 다투게 되는 것”이라며 “다만 검찰과 피고인의 주장이 현저히 충돌하는 만큼 심리분석 결과가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만약 유죄가 나온다면 심리분석 결과가 형량 결정에 영향을 주는 양형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검찰도 중형을 구형하기 위해 이러한 분석 결과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인이 학대 동영상’ 유포…경찰 “우리나라 아닌 듯” ‘정인이 학대 동영상’이라는 아동학대 영상이 퍼져 조사에 나선 경찰이 정인 양과는 관련이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최근 인터넷과 카카오톡 등 온라인 메신저에서는 한 여성이 아기의 기저귀를 갈면서 아기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동영상이 널리 공유됐다. 1분 28초 길이의 이 동영상에는 ‘이 X이 정인이 양모X, 쳐죽일 X’이라는 자막이 달렸다. 경찰은 이 동영상에 대한 112 신고를 받고 서울 동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을 중심으로 진위 파악에 나선 결과 정인양 사건과 무관하다는 1차 결론을 내렸다. 경찰청 관계자는 “2019년 7월에도 똑같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정황으로 미뤄 아동학대 가해 여성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조사를 거쳐 조만간 이 사건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10살 소녀 출산에 아르헨 발칵…성폭행범은 친오빠

    [여기는 남미] 10살 소녀 출산에 아르헨 발칵…성폭행범은 친오빠

    이제 겨우 10살 된 여자어린이가 아기를 낳고 엄마가 된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면서 아르헨티나에서 형사처벌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비극적인 출산으로 이어진 성범죄의 진상이 밝혀졌지만 용의자가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을 면하게 된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여자어린이는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미시오네스주(州) 포사다스의 한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여자어린이는 임신 38주 만에 제왕절개로 몸무게 2.83kg 아들을 낳았다. 병원 관계자는 "워낙 어린 나이라 자연분만은 위험하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었다"며 "다행히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10살짜리 엄마가 된 여자어린이는 수술 후 건강하게 회복 중이지만 병원은 심리학자를 붙여 돌보고 있다. 어린 나이에 출산으로 정신적인 충격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어린이가 임신한 사실이 드러난 건 지난해 11월 아이가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았을 때다. 배가 아파 병원을 찾아간 아이를 진단하는 과정에서 임신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여자어린이를 진단한 의사는 "임신 28주라는 사실을 알리자 모녀가 깜짝 놀라더라"면서 "그때까지 아이는 자신이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가정에서 발생한 성폭행사건이었다. 아기의 아빠는 올해 15살 된 친오빠였다.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여자어린이는 친오빠에게 성폭행 당한 사실을 그제야 털어놨고, 병원은 사건을 경찰에 알렸다. 하지만 용의자인 친오빠는 법적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사건이 발생한 당시 14세로 촉법소년, 즉 형사처분이 면제되는 나이였기 때문이다. 10살 친동생을 아기엄마로 만든 10대 소년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사회에선 형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범죄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촉법소년 제도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일각에선 터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지금의 형법이 10대 초반의 범죄를 부추긴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형법 개정론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끔찍한 범죄 저지른 美 유일한 여성 사형수 몽고메리 형 집행

    끔찍한 범죄 저지른 美 유일한 여성 사형수 몽고메리 형 집행

    “나는 (몽고메리가 처형되는 장면을) 꼭 보고 싶다.” 미국 연방정부가 기소해 유일하게 사형수로 복역했던 리사 몽고메리(52)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1시 31분 인디애나주 테러호트에 있는 연방교도소에서 약물 주사를 받고 사망 선고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11번째 사형 집행이다. 사형 집행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을 일주일 앞두고 이뤄졌다. 연방정부가 여성 사형수의 형을 집행한 집행한 것은 195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몽고메리의 변호인단은 형 집행에 앞서 그녀가 심각한 정신질환을 갖고 있어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검증할 것을 요구했지만 대법원은 기각했다. 변호인 켈리 헨리는 성명을 내 “정부는 이 망가지고 정신적으로 불안한 여성을 죽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며 “몽고메리에 대한 사형 집행은 정의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밝혔다. 그의 끔찍한 범행은 미국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2004년 12월 당시 36세였던 몽고메리는 달렌 피셔라는 가칭을 써서 미주리주 스키드모어에서 강아지 분양사업을 운영하는 임산부 보비 조 스티넷(당시 23)에게 연락해 가게로 갔다. 그러다 스티넷을 목 졸라 죽이고 8개월 된 태아를 꺼내 달아났다. 다행히 아기는 목숨을 건져 나중에 아버지 품에 안겼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스티넷의 남편 젭 스티넷이 몽고메리가 전혀 반성과 참회의 뜻을 보이지 않는다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사형 집행 장면을 못 봤으나 위와 같은 심경을 밝혔다. 반면 몽고메리의 변호인단은 그녀가 성폭력 피해자이자,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이 실패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열한 살 때부터 이복 아버지 등 여러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열다섯 살 때부터 강제 성매매에 내몰렸다. 성인이 된 뒤 결혼했지만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다. 전담 심리학자는 몽고메리가 평생 트라우마를 견뎌내며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7000쪽에 가까운 선처 청원이 전달됐고 유엔(UN)도 구명운동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사형에 반대한다는 점을 들어 형 집행이 미뤄진다면 몽고메리가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의 형 집행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8일에서 한 차례 미뤄져 이런 기대는 더욱 커졌다. 미국은 우리처럼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17년 동안 연방정부 관할 사형수에 대한 형 집행을 미뤄오다 지난해 7월 사형 집행을 재개, 지금까지 11건의 사형을 집행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흥분·공포 심리에 널뛰는 증시… 주식과 결혼 말고 연애만 하라

    흥분·공포 심리에 널뛰는 증시… 주식과 결혼 말고 연애만 하라

    ‘흥분과 공포 심리가 이끄는 널뛰기 장세.’연초 국내 주식시장의 풍경은 이렇게 요약된다. 개장 이후 5거래일간 9.7%나 올랐던 코스피는 과열 우려 속에 11일과 12일 연속 빠졌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틀간 6조 8000억원어치를 폭풍 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주식은 조급한 쪽이 지는 시장”이라면서 단기 조정을 계기로 투자의 마음가짐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시장에 개인투자자의 ‘포모’(FOMO·소외 공포증) 심리가 널리 퍼졌다는 걸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다.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 탓에 일단 사고 보려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유효상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주식은 기본적으로 돈 벌기 위해 하는 건데 정치인들이 나서 (동학개미를) 애국자라고 칭찬해 주니 (다수의 의견이나 행동을 따르는) 밴드왜건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는 “가계 자산 중 주식 비중이 너무 낮았는데 돈이 지난해부터 주식 시장으로 이동한 건 바람직하다”면서도 “요즘 투자자들의 마음을 보면 돈을 잃는 대표적 심리인 ‘최근성 편견’이 엿보인다”고 했다. 지금 오르는 종목은 영원히 오르고, 떨어진 종목은 계속 떨어질 것 같은 심리다. 서 교수는 “삼성전자가 좋다고 하니 6거래일간 4조원 가까이 사들였다”면서 “가격이 싼 종목에도 분산투자하는 등 상승의 온기가 시장 전체에 퍼져야 강세장이 계속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마음이 급해서는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게 경험칙”이라고 말한다. 특히 변동성이 클 때 대출받아 투자했다가는 ‘빨리 수익을 내야 한다’는 조바심이 커지기에 ‘빚투’(빚내서 투자)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주식 투자하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잔고가 역대 최고치인 20조 5110억원(11일 기준)까지 치솟았다. 유 교수는 “‘수익 실현을 했다면 빚부터 갚아야 한다”면서 “그래야 3월 공매도 재개 등의 이슈로 주식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아도 최악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자세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인 홍진채 라쿤자산운용 대표는 “주식을 사거나 팔아야 하는 시점보다 중요한 건 전체 자산 중 주식 비중을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 자산 중에서도 패시브 투자(지수의 등락에 따라 기계적으로 편입된 종목을 사고파는 투자)와 액티브 투자(종목을 능동적으로 골라 하는 투자) 비율도 잘 조정해야 한다”면서 “처음에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투자 비율을 높였다가 3~7년 정도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시장 평균 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전략을 바꾸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투자 전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내 머리를 믿지 말자’는 것”이라면서 “천재인 아인슈타인이 노벨상 상금을 날리고, 뉴턴이 돈을 잃은 곳이 주식시장”이라고 했다. 아무리 똑똑해도 사람의 본성을 따라 움직이면 돈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과는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기투자할 곳과 안 할 곳이 나뉘는 만큼 맹목적으로 주식을 바라보기보다는 적정한 거리를 두며 ‘밀당의 고수’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돈은 벌 때 느끼는 기쁨보다 잃을 때 느끼는 상실감이 2~3배는 커 폭락장이 오면 만회를 위해 투기적 행태가 나타날 수 있다”며 “감당할 수 있는 액수로 길게 투자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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