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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판 21세기 ‘킨제이 보고서’

    “그 남자가 풍기는 냄새와 눈빛에 끌렸습니다.” “하고 나면 편두통이 싹 사라져요.” “신과 합일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어요.” “남자가 춤을 잘 추면 침대에서도 끝내준다는 속설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다른 애들의 부러움을 사려고 우리 대학 최고의 인기남과 잤어요.” 이상은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정병선 옮김, 사이언스 북스 펴냄)의 일부분이다. 저자인 신디 메스턴과 데이비드 버스는 미국 오스틴 소재 텍사스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다. 메스턴은 여성의 성애와 관련된 심리 생리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진화 심리학자인 버스는 인간의 짝짓기 전략을 연구하는 1급 과학자로 두 사람은 여성의 성애에 관한 연구를 하는 데 있어 완벽한 한 쌍이다. 메스턴과 버스는 ‘여자는 왜 섹스를 하는가.’와 같은 중요한 주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모두가 즐거움을 누리고자, 사랑을 표출하기 위해, 그리고 번식을 목적으로 섹스한다고, 즉 이미 답을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5년간 3000명이 넘는 여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섹스를 하는 이유는 적어도 237가지가 넘었다. 이 동기들은 세속적인 것(“지루해서요.”)에서 영적인 것(“신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에 이르렀으며 이타적인 것(“내 남자가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에서 복수심에 불타는 것(“나 몰래 바람을 피운 남편을 응징하고 싶었다.”)까지 다양했다. 책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들이 실제 생활에서 겪는 성적 만남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성에 관한 연구인 성 과학(sexology)이 내놓은 가장 유명한 보고서는 1940~50년대에 나온 ‘킨제이 보고서’다. 인류의 성 활동을 채집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사 연구서다. ‘여자가 섹스를’은 여성판 ‘킨제이 보고서’인 셈이다. 두 과학자는 2006년 6월부터 2009년 4월까지 킨제이 연구진처럼 면접 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저자들은 “성 활동과 관련된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이 책이 눈 밝은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두 과학자는 여성 잡지에 나오는 많은 성 관련 기사처럼 ‘성 지침서’로 책을 쓴 것은 아니다. 흔히 ‘떡 친구’로 묘사되는, 데이트 따위는 필요없이 섹스만 하는 관계에서 여성들이 어떤 결말에 이르는지 통계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여성의 미묘한 성 심리에 대한 새로운 렌즈를 제공한다. 1만 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클립·매듭서 발견한 도시의 해체구조

    클립·매듭서 발견한 도시의 해체구조

    클립과 매듭은 무언가를 하나로 묶거나 연결하는 도구다. 하지만 그것은 항구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든 해체할 수 있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도시를 소재로 한 영상과 회화 작업으로 잘 알려진 미국 작가 세라 모리스(43)의 신작 ‘클립과 매듭’ 시리즈는 클립과 매듭이 지닌 이러한 속성에 빗대 수시로 변형되고 해체될 수 있는 도시의 구조와 체제를 드러낸다. 세라 모리스의 국내 첫 개인전이 오는 26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신관에서 열리고 있다. ‘클립과 매듭’ 시리즈와 작가의 7번째 영상작품인 ‘1972’가 전시됐다. 작가의 회화 작품은 반복되는 선과 선, 중첩되는 원과 원이 빚어내는 기하학적 형상의 추상 작업이다. 대표작인 ‘도시 시리즈’는 미국 뉴욕과 워싱턴 DC,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 중국 베이징 등 여러 대도시 건축물에서 받은 느낌을 격자 무늬, 교차하는 대각선, 원형 무늬를 이용해 끊임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포착되는 도시를 그래픽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도시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영상작업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1972’는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 때 이스라엘 대표팀이 테러에 희생된 사건을 소재로 했다. 당시 경찰 수석심리학자로 가상의 범죄 시나리오를 예측했던 게오르그 지버 박사의 인터뷰와 테러 현장 영상을 교차편집해 인간의 예측과 계획이 현실에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닫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실패의 가능성을 내재한 사회 구조를 환기시킨다. 세라 모리스는 대학에서 언어학과 정치이론, 영화이론을 공부하고 22살에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미술실기 프로그램을 수강하며 뒤늦게 작업에 뛰어들었다. 다양한 학문적 경험은 건축과 도시 심리학을 아우르고, 정치적 상황까지 담아내는 새로운 차원의 담론을 형성하는 자양분이 된 것으로 보인다. 11월17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미디어시티서울에서도 그의 영상작품 ‘베이징’을 만날 수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문화마당]한국 영화의 잔혹성/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한국 영화의 잔혹성/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국내 영화상 심사를 하다 보면 꽤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약 1년간 한국영화의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트렌드나 이른바 ‘문화적 코드’를 읽어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몇 년 전 조폭영화가 대세일 때는 때리고 부수는 액션 장면 외에도 욕설이 그야말로 진진하여 하루종일 귀가 멍멍했던 기억이 있다. 올해 한국영화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잔혹성’이다. ‘용서는 없다’부터 ‘파괴된 사나이’를 거쳐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에 이르러 정점에 달한다. 피투성이 살인은 물론 사체훼손 묘사까지 거침이 없다. 등급을 놓고 제작사와 영상물등급위원회 사이에 긴장이 조성되기도 한다. 한국영화는 왜 이리 독해진 것일까. 일단 잔혹성 문제는 영화적 표현과 관련이 있다. 올해 잔혹성이 두드러진 영화들은 대체로 ‘복수’를 테마로 하고 있다. 영화 서사적으로 ‘복수’는 가장 원초적이고 드라마틱한 정서를 건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창작자들에겐 강렬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오레스테스’나 ‘메데이아’같은 그리스 비극에서도 관객을 흡인하는 것은 복수가 내뿜는 강렬하고 비극적인 에너지이다. 관객은 복수의 주체가 혹독한 시련과 참혹한 불행을 당하면 당할수록 그의 복수에 정당성을 부여하게 되고 감정이입하면서 그가 복수의 ‘칼’을 빼어들 때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복수의 주체에게 가해지는 불행이나 비극적 사건의 내용과 표현의 수위가 더욱 강해지고 독해지는 것이다. ‘용서는 없다’에서 누나와 아버지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남자의 딸을 납치 살해, 급기야 남자가 자기 딸의 사체를 훼손하게 하는 것으로 복수를 완성하는 범인과, ‘악마를 보았다’에서 잔인한 연쇄살인마에게 복수하기 위해 점점 악마가 되어 가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서는 폭력과 경멸과 성적 착취로 고통받던 여자가 딸의 죽음을 계기로 관련된 사람들을 살해하는 핏빛 복수극을 목격해야 한다. 일응 복수란 핍박받고 참혹한 불행을 당한 사람들의 반격이란 점에서 대리만족의 효과를 주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 근래 한국영화 속 복수는 그 정도를 넘어서 글자 그대로 목불인견(目不忍見), 끔찍하고 잔인해서 두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우리는 점점 스크린 속에서 복수에 잡아먹힌 미치광이나 점점 악마가 되어 가는 존재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한편 사회심리학적으로 한국영화의 잔혹성은 우리 사회의 징후이자 반영이며 무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범죄는 최근 급속하게 흉포해지고 있다. 강호순, 유영철 등이 저지른 끔찍한 연쇄살인, 어린아이들을 상대로 한 믿을 수 없이 잔인한 성범죄, 한 동네사람들이 장애가 있는 여성을 오랜 기간 성폭행했다는 보도 등은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범죄들이 사실상 우리 사회에서 종종 발생하는 사건들이라는 것을 가리킨다. 문제는 이 끔찍한 범죄나 사건들에 노출되면 될수록 우리 스스로 둔감해지고, 게다가 사건을 선정적으로 다루면서 스펙터클화해 무감각해지거나 심지어 즐기게 되는 경향도 없지 않다는 점이다. 영화는 이러한 대중의 속성을 간파하고 접근한다. 우리 사회의 범죄를 거론하며 영화보다 현실이 더 잔인하지 않으냐는 주장을 앞세우기도 하고, 폭력과 잔혹성의 표현수위를 높여가면서 관객을 자극한다. 그것이 영화적 주제나 메시지를 위한 것이든, 영화라는 허구가 주는 안전지대 안에서 오락적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든, 자극의 수위는 급속히 상승한다. 그리고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이와 같은 자극과 잔혹성에 중독되어 간다. 이 시점에서 한국영화가 날로 잔혹해지는 데 우리 사회가 원인제공을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이기심과 불감증, 불관용과 불공정으로 인한 피해의식의 팽배, 그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가 비등점에 이르러 폭발하고 있는 현상은 아닌지? 우리 사회의 현재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요구된다.
  • [전문가 제언] “면접과 논술 5대5 비중 바람직”

    [전문가 제언] “면접과 논술 5대5 비중 바람직”

    최근 외교통상부에서 발생한 5급 공무원 임용 면접 특채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이 분야를 연구해 온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는 그동안 그릇된 행정절차들을 과감하게 개선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채용제도선진화방안으로 제안된 면접에 의한 공무원 선발방식이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국민의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고 인사행정의 선진화를 위한 면접방안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먼저 면접의 공정성 시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 서류전형으로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설정하고 기준마다 합리적인 비중으로 점수화해 공직자로서의 적합성 여부와 채용분야에 적격자인지를 심사하고 평가한다. 2단계는 가장 객관성을 확보하는 논술시험이며 공통필수로 공직관을 측정할 수 있는 문제와 채용분야의 전문성과 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문제로 필기시험을 실시한다. 2차 논술시험은 최종 선발인원의 2배수로 결정해 면접의 효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둘째, 3차 면접시험은 공직관, 장래발전 가능성(잠재역량), 전문성(현재의 능력) 등을 지표화해 면접관이 부여한 하위지표마다 최고 점수와 최하 점수를 제외하며, 개별면접과 집단면접(토론면접)을 중심으로 실시한다. 셋째, 면접관의 선발 및 운영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 중앙인사행정기관에서 인사행정과 유관한 분야의 전문가와 고위공무원으로 인력풀을 운영하고 면접관들은 의무적으로 일정 시간 동안(8시간 이상) 면접 매뉴얼을 바탕으로 모의면접을 포함한 면접교육을 받도록 한다. 넷째, 면접위원은 5명 이상으로 구성하되 인사행정 전문가, 인성분야 전문가(심리학, 조직행태론 전문가 등), 채용분야 전문가, 고위직 공무원으로 구성해 공정성을 확보하며 위원장은 민간전문가로 하고, 고위직 공무원은 1명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면접점수는 2단계 논술점수와 합산해 결정하되 5대5 정도로 비중을 두고 동점자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논술점수를 우선한다.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의 방책은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 “얼마면 되겠니”… 행복, 일정부분 돈으로 살 수 있다

    “얼마면 되겠니”… 행복, 일정부분 돈으로 살 수 있다

    행복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흔히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만약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과연 얼마를 줘야 할까? 미국 프린스터대학 건강과 웰빙센터의 경제학자 앵거스 데튼과 노벨상 수상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카네먼과 함께 2008~2009년 2년 동안 미국인 24만 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의 행복도와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연소득 7만5000달러 이하(약 8819만원)인 사람들의 경우, 소득이 늘수록 행복도도 꾸준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7만5000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들은 수입이 높아지면 성취감은 오르지만 행복도는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조건 많이 번다고 생활이 즐거워지지는 않는다는 것. 데튼 박사는 “1년에 7만 5000달러 이하를 버는 사람들은 수입이 높아질수록 자신의 삶이 나아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연봉 10만 달러를 주는 직장에서 20만 달러를 주는 곳으로 옮겨 성취감을 느끼긴 했지만, 매일매일 행복해진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인들이 느끼는 일상생활의 행복감은 스웨덴과 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와 캐나다·네덜란드·스위스·뉴질랜드에 이어 세계 9위를 차지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최신호에 실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살아있는 한 좋은 일을 할 시간은 있지요”

    “살아있는 한 좋은 일을 할 시간은 있지요”

    “한국전에 참전했던 아버지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아서 저는 (한국전쟁에 대해) 잘 모릅니다. 다만 북한 어린이 사진을 볼 때마다 고통을 받는 어린이가 겪는 슬픔보다 더 큰 슬픔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 1600만부, 우리나라에서는 300만부가 팔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52)이 6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스포츠 기자로 일했던 앨봄이 한국을 찾은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두 번째다. ●모리 교수 만나며 송두리째 바뀐 삶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둔 모리 슈워츠 교수와 나눈 삶과 죽음, 성공의 의미 등에 대한 대화를 담은 책이다. 모리 교수는 앨봄이 졸업한 미국 매사추세츠 주 브랜다이스 대학에서 사회심리학을 20여년간 가르쳤다. 앨봄은 “집 지하실에서 책을 쓸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사람들이 읽을 줄 생각도 못했다.”며 “출판사로부터 번번이 거절당하고 간신히 책을 출간하고 나서도 책이 팔리지 않아 죽을 때까지 책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다닐 줄 알았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1997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비결에 대해서는 “사인회 등에 가보면 지갑 속 사진을 꺼내 ‘이분이 저의 모리였다.’고 말하는 독자들을 만난다.”며 “할아버지, 어머니, 친구 등 이미 세상을 떠난 누군가로부터 삶의 교훈을 얻었던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피아노 연주가가 되려다 실패하고 스포츠 기자와 칼럼니스트, 방송인으로 바쁘게 살다가 모리 교수가 출연한 방송을 보았다. 일에 찌들고 오로지 성공을 향해 달려가던 삶이 송두리째 바뀌었다.”며 “우리는 중요한 일을 자꾸 미루는데 내일이 절대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모리 교수로부터 배웠다.”고 덧붙였다. 사회봉사 활동에 관심을 두게 된 것도 모리 교수 덕분이었다. 그는 5개의 봉사 단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지진 참사를 겪은 아이티의 보육원 복구 사업을 돕고 있다. ●다일공동체 ‘밥퍼 봉사’ 참여 이번 방한 기간 중에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와 숭의여고에서 강연회를 갖는 한편, ‘밥퍼 봉사’로 유명한 다일공동체와 함께 노숙자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그는 특히 임종을 앞둔 사람들에게 “아직도 늦지 않았다.”면서 “살아 있는 한 좋은 일을 할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얼마나 사랑하는지, 또 사는 동안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세요. 그리고 모든 사람을 용서하세요. 강에 돌을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이 살면서 좋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 단 한 명밖에 없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모릅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수시모집, 올해 신설학과 도전해볼만

    수시모집, 올해 신설학과 도전해볼만

    8일부터 전체 대입 정원의 61.6%를 선발하는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올해도 대학별로 새로운 학과들이 신설돼 신입생을 모집하는데, 대부분 글로벌 관련 학과나 IT 등 특정 분야의 전문화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특성 학과가 많다. 대학에 따라 장학금·해외연수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경우가 많고, 신설 첫해에는 학과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다른 학과들보다 경쟁률이 낮아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어 도전해볼 만하다. ●성균관대 소프트웨어 전공 성대는 반도체시스템학과, 휴대폰학과(대학원 과정)에 이어 이번에 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해 ‘IT 트라이앵글’ 체제를 구축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재능이 있는 창의적인 학생들을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입학생 전원에게 4년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 우선 배정, 1대1 교수멘토링 등 다양한 혜택을 줘 입학 첫해부터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 수시1차 과학인재전형 6명, 자기추천자전형 2명을 선발하며 수시2차 일반학생 전형으로 12명을 선발한다. 1차 자기추천자 전형은 1단계에서 사정관 평가가 42.9% 반영되며, 평가 자료는 학생부 비교과영역, 활동기록보고서, 추천서 등이 활용된다. 1차 과학인재 전형은 국내 과학(영재)고 졸업(예정)자 또는 과학 전문교과 성적 취득자가 지원할 수 있으며, 학생부 성적 외에 실적평가(학생부 비교과영역, 활동기록보고서 등) 30%, 사고력평가(수학+생물/물리/화학 중 1과목) 30%가 반영된다. 수시2차에는 수리와 과학탐구 영역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국민대 KMU 인터내셔널 스쿨 국제 비즈니스와 IT, 2개의 전공으로 구성되며, 국제 사회 비즈니스 전문가와 미래 국제 IT 정보기술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100% 영어 강의로 진행되며, 수시 1차 국제화 특별전형으로 24명을 선발한다. TOEIC(750점), TOEFL(IBT)(80점), TEPS(651점) 이상만 지원할 수 있다. 학생부 50%, 면접 40%, 어학성적 10%를 반영해 선발하며, 면접고사는 영어구술과 한국어구술 2가지가 있다. ●숙명여대 의약과학과 등 3개 신설 숙명여대는 2011학년도에 사회심리학과, 영어영문학부-테슬(TESL)전공, 의약과학과 3개를 신설했다. 사회심리학은 글로벌 인적 이동 확산, 다문화사회와 정보사회의 도래,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등 다양한 이슈를 심리학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간행동과 사회 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해 현장 적용능력을 갖춘 사회심리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수시1차 자기주도학습 우수자 전형 3명, 수시2차 논술 우수자 전형 5명을 선발한다. TESL전공은 국제화시대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수적인 영어교육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영어교육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게 목표다. 재학 중 해외대학에서 1년간 수학하며, 재학생 50%의 장학금 지원과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수시1차 외국어 우수자 전형으로 2명을 선발하며, SMU-MATE, TOEIC, TOEFL, TEPS 시험 성적이 있거나 학생부 영어교과에 속한 전 과목의 석차 등급이 1.5등급 이내여야 지원할 수 있다. 수시2차 논술 우수자 전형으로 4명을 선발하며 수능 4개 영역 중 2개 영역 평균 2등급 이내라는 최저학력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의약과학과는 기초과학, 기초의약과학, 의·치·약학 입문시험을 위한 교과로 이루어진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의치학전문대학원이나 약학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 혹은 의약과학, 생명과학, 의료공학, 보건·식품·영양 분야의 전문연구인을 양성하는 학과다. 교수·전문가·CEO를 초청해 정기적으로 특강을 실시하고 멘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외국 명문대학과 교환학생 및 복수학위제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중앙대 글로벌금융·융합공학부 글로벌금융은 글로벌경쟁력을 보유한 금융인재 육성의 비전을 가지고 신설한 특성화 학과다. ‘금융전문가 트랙’ 또는 ‘재무회계전문가 트랙’ 중 하나를 3학년 1학기 이전에 선택하되, 금융전문가 트랙을 선택하면 4학년 재학 중 CFA 1차 시험에 합격해야 하며, 재무회계 전문가 트랙은 재학 중 CPA 또는 AICPA 자격증을 취득해야 된다. 자격증 취득이 졸업 필수 요건은 아니지만 졸업생의 기본 요건으로 대학도 이에 맞추어 지원을 제공한다. 수능 성적에 따라 경영인재 A, B, C 장학제도를 마련하여 4년간 등록금을 50%에서 전액까지 지원하며, 국제금융 중심지 방문 연수 등 국제감각을 익힐 수 있는 해외연수도 지원한다. 수시1차 글로벌리더전형으로 4명, 수시2차 논술 우수자 전형으로 12명, 학생부 우수자 전형으로 4명을 선발한다. 융합공학부는 학문 간 벽을 허물고 타 학문 영역의 강점을 공유하여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고 디자인하는 융합 기술군으로 나노바이오소재공학 전공, 의료공학 전공, 디지털이미징 전공으로 나뉜다. 수능 성적에 따라 공학인재 A, B, C, D 장학제도를 마련하여 등록금을 50%에서 전액까지 지원하며, 영어강의와 해외석학을 초빙해 선진화된 교육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유명인·세계경제 스캔들 궁금하세요?

    타이거 우즈와 버나드 매도프. 최근까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를 시끄럽게 만든 스캔들의 주인공들이다. 골프황제 우즈는 수많은 내연녀를 거느린 섹스중독자로 본색을 드러낸 뒤 결국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나스닥 증권거래소 회장을 역임한 매도프는 다단계 금융 사기로 최대 규모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뒤 감옥에서 복역 중인데 압수당한 그의 고가 사치품이 최근 경매시장에 나와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스캔들의 뒤에는 항상 성(性)과 돈이 도사리고 있다. 역사에는 이들처럼 탐욕과 쾌락에 눈이 멀어 제 발등을 찍은 유명인사들이 허다하다. 그런 인물과 사건들이 궁금한가? 최근 출간된 ‘세계 경제를 뒤바꾼 20가지 스캔들(포천 편집부 지음, 김선희 옮김, 서돌 펴냄)’과 ‘스캔들의 심리학(에드 라이트 지음, 정미나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펴냄)’을 들춰보라. ‘세계 경제를’은 미국 경제전문잡지 ‘포천’이 지금까지 실었던 경제스캔들 기사를 골라 엮은 책이다. 가깝게는 회계부정의 상징이 된 에너지 기업 엔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한국까지 불안하게 했던 미 연방저당공사 페니 메이 사건부터 멀게는 금광 사기로 전 세계를 우롱한 브리엑스, 성냥 생산으로 쌓은 재산을 증권 사기로 다 날리고 목숨을 끊은 이바르 쿠르거의 비극까지 1933년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난 20건의 사건을 담았다. 책은 뒷이야기도 전한다. 특히 해당 사건이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를 보면 아이러니다. 뉴욕증권거래소, 미국식품의약국, 내부자거래금지법, 증권거래위원회 등은 사건 재발을 막자는 여론과 규제 의지에서 비롯된 결과물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마크 호닥 뉴욕대 교수의 말처럼 “규모가 어떻든 간에 스캔들은 규제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비춰 볼 때 최근 청문회에 나온 인사들이 벌인 공통의 불법행위를 삐딱하게만 볼 일은 아닐 듯. 우리사회의 강력한 규제 욕망을 타오르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스캔들’은 제목만 봐서는 ‘왜?’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을 법하다. 그런 기대를 갖고 책을 집는다면 곤란하다. 인간의 욕망을 분노, 시기, 고집, 탐식, 탐욕, 정욕, 교만, 나태, 허망 등 아홉 가지로 나누고 지금까지 일어났던 스캔들을 분류해 실었다. 프로이트니 융이니 하는 정신분석학자들의 골 아픈 이론 따윈 관심 없는, 마치 미니시리즈 보듯 해외 유명인사들의 스캔들 내막을 보고자 하는 사람에겐 딱이다. 우즈 이전에 최악의 성추문을 자랑했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 수십년 전 성폭행으로 최근 체포됐던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비극 등 현대 인물들은 물론 사드 백작, 예카테리나 2세 등 세계사에 등장했던 인물들도 나온다. 두 책의 역할은 스캔들 사례집으로 족하다. 한국 독자의 정서에 맞지 않는 번역의 문제를 이 책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각 1만 6000원, 2만 2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판타지 소설의 혁신 일으킨 걸작

    ‘반지의 제왕’ 이래 판타지 소설의 혁신을 일으킨 걸작으로 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앰버 연대기’(사람과책 펴냄)가 1999년 국내에 처음 출간된 이래 번역자가 바뀌어 다시 나왔다. ‘앰버 연대기’의 저자 로저 젤라즈니(1937~95)는 우수 과학소설에 수여하는 휴고상을 여섯 번이나 받은 미국의 소설가다. 1960년대부터 30여년에 걸쳐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내 이름은 콘라드’ ‘신들의 사회’ 등 공상과학소설(SF)과 환상문학계에 기념비적 작품을 남겼다. 특히 SF소설의 발전을 도모한 ‘뉴웨이브 운동’의 선구자로 추앙받고 있다. 그의 소설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뿐 아니라 미국 원주민 신화, 인도 신화, 이집트 신화 등이 녹아있고 ‘앰버 연대기’에는 북유럽 신화와 일본 신화 등이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젤라즈니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문학적 특성은 그의 성장과정과 관련이 깊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난 작가는 유년기에 신화와 전설 등을 탐독하며 폭넓은 문학적 지식을 갖추었고 13살 때 단편소설 습작에 나선다. 고등학생 때 학교 신문 편집자로 활약하며 300편이 넘는 단편소설과 시를 썼다. 프로이트와 융에 흉미를 느껴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학 비교영문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이후 볼티모어 사회보장국에 취직해 본격적인 창작 활동에 돌입한다. 미국에서 1970년 출간된 ‘앰버 연대기’는 판타지 문학의 전통적 소재인 질서와 혼돈의 대결을 다루고 있으며 10여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감독 박찬욱은 “누군가 ‘챈들러(시트콤 ‘프렌즈’의 주인공)가 쓴 반지전쟁’이라고 했다는데, 거 참 뽀뽀해주고 싶을 만큼 귀여운 말”이라며 ‘앰버 연대기’를 몇 년 전에 올해의 책으로 꼽기도 했다. ‘앰버 연대기’의 번역가 최용준씨는 서울대학원 천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시간대에서 이온추진 엔진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모두 5권인 ‘앰버 연대기’ 이후의 이야기인 ‘신 앰버 연대기’는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으나, 직접 번역해 인터넷에 소개하는 블로거가 있다. 각 권 98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90도 인사’의 정치학…이재오 ‘깍듯한 인사’ 해석 분분

    ‘90도 인사’의 정치학…이재오 ‘깍듯한 인사’ 해석 분분

    요즘 여의도에서는 “90도로 허리를 굽히지 않으면 인사가 아니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지난 7·28 재·보선에서 당선된 뒤 만나는 사람마다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깍듯이 인사하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다. 이른바 ‘이재오식 인사법’이 유행하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달 31일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에 이어 지난 1일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까지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언제든 유권자들 앞에 고개 숙이는 국회의원들에게도 ‘90도’는 낯선 각도다. 특히 박지원, 박근혜 두 사람은 이 장관이 결코 ‘편하게’ 대할 수 없는 상대들이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장관의 굽혀진 허리에 담긴 속뜻을 읽어내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친 이재오계인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90도 인사가 익숙하지 않으면 현기증도 생기는데 이 장관은 몸에 배어 있고, 진심이 실리니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재오식 인사’에 대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근 어떤 수석이 ‘이 장관의 90도 인사는 문제가 있지 않으냐’고 말했더니, 이명박 대통령은 오히려 ‘그러냐’고 반문하면서 아주 재미있어 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장관과 껄끄러웠던) 박 전 대표도 웃지 않았나.”고 말하면서 “그런 이유 등으로 이 대통령이 이 장관을 무척 아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 박근혜계인 구상찬 의원도 전날 이 장관이 박 전 대표에게 건넨 90도 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 의원은 “이제 ‘겸손 모드’로 가겠다는 뜻이 진정성 있게 읽혔다.”면서 “진정성이 없으면 그런 머리 숙임이 장난처럼 보인다. 쇼 같으면 상대방이 바로 느낀다.”고 말했다. 구 의원은 “나도 지역구에 가면 90도까지는 못 하지만 허리를 최대한 숙인다.”면서 “‘당신을 좋아한다, 당신의 말을 들을 자세가 돼 있다’는 뜻을 보이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한 친박 중진 의원은 “유권자들에게 그런 식으로 인사하면 안 된다.”면서 “한두 번 해야지 매번 그런 모습을 보이면 진심이 아닌 것이 티가 난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냈다. 너무 지속적인 연출이 가식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장관의 인사법에 대해 “정치적으로 연출한 상황”이라면서도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다는 의지는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대중들은 ‘실세라는 사람이 저렇게 자기를 낮추네’라고 느낄 수도 있고, 반대로 ‘쇼’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이 장관이 대중의 눈을 엄청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이 장관이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세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그동안 관계가 좋지 않았던 인사들에게 ‘관계를 개선하자, 당신을 필요로 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90도 바람을 불러일으킨 이 장관 측에서는 “지난 재·보선 때부터 낮은 자세를 보이기 위해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진 특임차관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고위공직자가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 국민들도 좋아한다.”면서 “늘 그렇게 90도로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런 기조를 유지하고, 진정성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통화 중이던 김 차관이 마침 옆에 있던 이 장관에게 “허리는 안 아프시냐.”고 묻자 이 장관은 “이제 습관이 돼서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수화기를 통해 들렸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죽음 신에 제물”… 6명 무참살해 악마

    “죽음 신에 제물”… 6명 무참살해 악마

    죽음의 성인(사진)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람을 파리처럼 살해한 22세 아르헨티나 청년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청년은 4개월 동안 최소한 6명을 무참히 살해했다. 청년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체포됐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27세 대학생의 피살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과 마주친 청년은 경찰용 권총을 뽑아들고 격렬히 저항하다 결국 수갑을 찼다. 신원과 주소를 확인한 경찰이 주변인물을 상대로 증인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청년은 죽음의 성인을 섬기는 이교신자였다. 연쇄살인은 죽음의 성인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청년은 죽음의 신에게 ‘보호’를 요청하면서 1주일에 1명씩 제물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때부터 매주 ‘피의 축제’를 벌인다며 살인행각을 시작했다. 죽음의 성인의 날이었던 지난달 15일에는 하루에 2명을 살해했다. 경찰이 2일 현재 청년의 소행으로 확인한 살해사건은 모두 6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리와 팔 등에 총을 맞고 겨우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없었다면 피살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었다.”면서 “귀중품피해가 없는 살인사건 등을 놓고 청년의 여죄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죽음의 성인은 아르헨티나 북부지방에서 생긴 이교 성인이다. “농사가 잘 되게 보호해달라.” “가문을 보호해달라.”는 등 평범한 소원은 물론 “원수를 죽여달라.”는 섬뜩한 바람까지 들어준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사진=인포바에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연극리뷰]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연극리뷰]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 오르는 연극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윤호진 연출)는 괴팍한 노친네 데이지와 흑인 운전기사 호크의 우정을 그려내고 있다. 알프레드 유리의 원작소설은 퓰리처 상을 탔고, 영화는 아카데미와 베를린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으니 우리 시대 고전이라 할 만하다. 한국에서는 처음 무대에 올랐다. 배경은 1940~1970년대 미국 남부 조지아주. 흑백 인종차별의 시대다. 때문에 흑인 호크에 대한 차별이 주로 깔려 있지만, 데이지 여사에 대한 차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데이지 여사는 유대인. 미국의 돈을 싹싹 다 긁어갔다는 유의 음모론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인종이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평판에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쓰고, 부자이면서도 부자로 보이지 않으려 하고, 자신의 소유물에 대해서는 병적으로 집착하고, 기독교도인 며느리와 불편한 관계지만 성탄절 행사에는 마지 못해 참석하는 데이지 여사. 별스럽지 않게 툭툭 던져지는 설정들이지만 차별에 민감한 유대인의 심성을 드러내는 듯 보인다(그럼에도 극 중에서 유대인 교회는 결국 KKK단에게 폭탄공격을 당한다). 차별은 언제나 중층적이다. 차별적 사회에서 내가 차별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남을 차별해야 한다. “난 저들 편이 아니에요, 난 당신들 편에 속해 있어요.”라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야 하는 것.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이게 파시즘의 심리학이다. 처음부터 호크에게 냉담하기 이를 데 없을 뿐 아니라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도둑으로 몰거나 바보 같은 어린애로 취급해 버리고야 마는 데이지 여사의 심리란, 주류 백인 사회에 편입하지도 못하면서 비주류계층에 ‘난 너희들과 달라.’라고 말하고 싶은 심리와 비슷하다. 극은 호크의 인간적이고 성실한 모습에 데이지 여사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는 과정을 비춘다. 점차 처져가는 고개와 허리 각도, 조심조심 내딛는 발걸음, 약간씩 흔들리는 손, 가늘어져 가는 목소리와 힘이 빠져가는 안광 같은 것으로 20여년에 걸친 세월의 흐름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신구(오른쪽)와 손숙(왼쪽)의 연기력은 높이 살 만하다. 특히 호크 역을 위해 수염을 직접 기르고 ‘검정칠’까지 마다하지 않은 신구는 데이지 여사 아들과 연봉 협상하는 장면, 1주일 만에 데이지 여사를 차에 태우는 데 성공한 뒤 “하나님도 세상을 만드는데 1주일은 걸렸다.”고 너스레를 떠는 장면 등에서는 무척 귀엽다. 잔잔하고도 훈훈한 힘이 넘치는 작품이다. 다만, 영화와 별 차이가 없는 내용 때문에 에피소드 나열 식으로 진행돼 영화 편집본 같은 느낌이 강하다. 미국에선 연극이 먼저였으나 한국에서는 영화가 먼저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노후설계 전문가 과정 개설

    앞으로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은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노후대비까지 도울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들이 퇴직생활을 미리 준비하고, 전문적으로 노후를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지원하기 위해 ‘노후생애설계전문가 양성과정(SLCA)’을 마련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처음 실시되는 SLCA과정은 소양교육 중심으로 이뤄진 기존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고령자의 생애역할, 사회적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령자 전 생애에 걸친 자기개발과 생애설계를 지원하는 전문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교육과정은 입문과정, 전문과정, 임상실습과정 세 단계로 구성됐다. 입문과정은 노후생활정보론, 노인심리학개론, 은퇴교육론 등 60시간이다. 전문과정은 노후경력개발설계, 노후재무설계 등 140시간이며 임상실습과정은 현장실습을 포함한 70시간이다. 교육기간은 30일부터 10월29일까지 두 달 동안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에서 진행되며, 참가 대상은 퇴직잔여기간이 3년 이하인 공무원 36명이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춘천 월드레저총회·경기대회] 하늘·땅·물에서… ‘레저의 향연’

    [춘천 월드레저총회·경기대회] 하늘·땅·물에서… ‘레저의 향연’

    ‘인라인슬라럼·수상스키·웨이크보드·댄스스포츠·스포츠클라이밍·패러클라이밍·스포츠낚시·모형항공기·비보이….’ 가까이하며 즐기는 레저부터 이름도 생소한 레저까지 갖가지 레저 향연이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춘천 의암호 변에서 펼쳐진다. ‘레저는 삶이다’는 주제로 열리는 지구촌 최대 레저축제인 ‘2010 춘천 월드레저총회·경기대회’에는 74개국 1만 7600여명의 레저 관련 학자와 선수, 임원들이 참가한다. 세계 유명 선수들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간직한 춘천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적인 레저도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월드레저총회 및 경기대회는 ‘호반의 도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을 중심으로 의암호, 대룡산, 강원대 등에서 열린다. 레저 관련 학술회의인 총회와 15개 종목 레저스포츠 경기대회, 레저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줄 전시회로 구성됐다. 춘천시와 한국여가문화학회, 월드레저기구(WLO)가 공동 주최한다. 월드레저총회에는 39개국 2600여명이, 월드레저경기대회에는 67개국 1만 5000여명이 참가한다.레저총회는 강원대 백령문화관 등에서 행사 첫날부터 9월2일까지 6일간 열린다. 총회는 ‘느린 것이 아름답다’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칼 오너리의 기조강연으로 막이 올라 일반, 학생 등 7개 세션으로 나눠 분과별 회의가 이어진다. ●저명 작가 기조강연·논문 발표 총회 논문 참여 열기가 뜨겁다. 아시아, 미주, 유럽, 아프리카 대륙 34개국에서 모두 435편의 논문 초록이 접수됐다. 논문 초록들은 여가학부터 레크리에이션, 공원, 관광, 보건, 심리학, 호텔경영학 등 레저와 관련된 모든 분야의 학문 영역을 다루고 있어 국내외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세계 레저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학자, 정책 입안자 등이 참가해 논문발표와 심포지엄 등을 진행한다. 레저경기대회는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국제 9개 종목과 국내 6종목 등 모두 15개 경기로 치러진다. 국제대회 가운데 IWWF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월드컵(9월3~5일), IDSF 월드컵 텐 댄스 챔피언십(28~30일), IFSC 스포츠 클라이밍 월드컵(28~30일)은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경기다. 이번 월드컵에는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선발된 최고의 수상스키(세계랭킹 남자 12위권, 여자 8위권), 웨이크보드(남자 18위권, 여자 11위권) 선수들이 참가한다. 인공암벽 구조물을 오르는 스포츠 클라이밍에도 난이도, 속도 두 종목에서 30개국 15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세계 최고 선수들의 기량을 볼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 ‘묘기 대행진’ 댄스스포츠를 총망라한 월드컵 텐 댄스 챔피언십은 1년에 한 번 열리는 댄스 스포츠계의 가장 권위 있는 대회다. 경기는 스탠더드 종목 5개(왈츠·탱고·폭스트롯·비엔나왈츠·퀵스텝)와 라틴아메리칸 종목 5개(삼바·차차차·룸바·파소도블레·자이브)를 모두 소화해야 한다. 당구대회에는 지넷 리(미국)와 차유람, 샤넬 로레인(미국) 등 세계적인 당구 스타들이 참가해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비보이 챔피언십은 12개팀이 우승 트로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비보이 챔피언십에 앞서 전국 UCC 공모전을 통해 선발한 대학 아마추어 비보이들이 펼치는 전국 대학생 힙합앤비보이 챔피언십도 또 다른 볼거리다. 국내 대회인 인라인 롤러대회를 비롯해 스포츠 피싱대회, 모형항공기대회, 동력 패러글라이딩대회, 비보이 챔피언십, 족구대회 등도 열린다. 족구대회는 60대부터 여성, 청소년들까지 전국 180개팀 1500명이 참가한다. 축하 이벤트도 풍성하게 열린다. 미국 플로리다 수상스키쇼와 페러 에어로바틱쇼 등 수준 높은 볼거리가 펼쳐진다. 손은남 조직위원장은 “월드레저경기대회 기간에 열리는 플로리다 수상스키쇼 공연 등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만큼 세계 정상급 레저 선수들이 펼치는 다양한 묘기는 평생 잊지 못할 환상의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스키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 30여가지 다채로운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국내 처음 열리는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월드컵 대회장인 의암호에서는 대회 기간 관광객들이 바나나보트와 땅콩 보트, 모터, 워터바이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수상레저체험이 무료로 진행된다. 케이블을 이용해 수상스키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케이블 수상스키 체험 이벤트도 펼쳐진다. 누구나 자유롭게 노래와 댄스, 전통놀이, 연주를 하는 자유공연이 대회 기간 내내 종합경기장 입구 상설무대에서 이어진다. 학생 참여를 위해 5000여명의 초·중·고생들이 참여하는 춘천월드레저 글·그림대회와 2000여명이 참여하는 줄넘기 대회(8~30일)도 마련됐다. 상설 행사로 새로운 레저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뉴스포츠 체험 한마당과 아슬아슬한 줄에 몸을 맡긴 채 목적지에 도착하는 ‘로프코스 대모험’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특히 수려한 자연환경을 간직한 북한강 의암호 변에서 ‘페스티벌 인 춘천-춘천을 즐기다’를 주제로 캠핑축제(9월2~5일)가 열린다. 이곳에서는 캠핑을 즐기며 공연, 전시, 영화감상 등 문화체험을 함께할 수 있다. 모두 150개팀 1000여명이 참가한다. 레저벼룩시장(9월3~5일)과 춘천시내를 일주하는 자전거 페스티벌(29일) 행사가 펼쳐지고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전국 등반대회(29일)가 송암스포츠타운 인근 향로산에서 1600여명의 동호인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86개기업 최신 레저장비 전시 레저 관련 86개 기업이 참여하는 300개 홍보 부스가 운영되고 ‘글로벌 레저도시 춘천’을 주제로 한 전시회도 송암스포츠타운 야외빙상장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전시관에는 레저용품 관련 기업, 비정부기구, 정부기관, 대학 등 66개 참여기관이 134개 부스를 설치했다. 레저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도 열린다. 춘천시는 이번 대회 이후에도 2년마다 경기대회를 계속 이어 가며 춘천이 국제적인 레저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올해 말 경춘선 복선전철까지 개통되면 수도권 레저도시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안관수 레저경기부장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량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체험행사 단체관람 및 참여행사 신청인원이 5만명을 넘는 등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며 “춘천은 세계적인 레저도시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 사진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사람, 공간, 기억 그 틈바구니를 헤집다

    사람, 공간, 기억 그 틈바구니를 헤집다

    길 위에서 쓰여진 시는 길을 닮았다. 길을 걷는데 꼭 지도를 펴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시어(詩語) 또한 굳이 지도를 펼쳐들지 않는다. ‘농무가 자욱한 길’인가하면, ‘파이프오르간 소리 아득히 들리는 작은 광장’이기도 하고, 아즈텍 문명 속 ‘기억의 형해만 남은 물의 신전’ 앞이기도 하다. 이렇게 서성이는 발걸음은 어떠한 공간 속에서 경계 짓기를 거부한다. 거듭되는 시어의 여정 또한 공간과 시간과 기억의 어느 범주에서도 정주(定住)를 거부한다. 시인 곽효환(43)의 두 번째 시집 ‘지도에 없는 집’(문학과지성 펴냄)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고, 낯선 공간과 공간 사이를 헤매며, 기억과 기억의 틈바구니를 헤집은 뒤 만들어진 발자국으로 써내려간 작품들이다. 2006년 첫 시집 ‘인디오의 여인’을 펴낸 뒤 4년 만에 내놓은 시집에서 곽효환은 자신의 시 원형질을 새삼 확인한다. 그리고 선언하듯 당당히 노래한다. ‘지도에 없는 길이 끝나는 그곳에/ 누구도 허물 수 없는 집 한 채 온전히 짓고 돌아왔다’(표제작 ‘지도에 없는 집’). 실제 그의 시는 첫 시집이 그랬듯 끝없이 대륙 곳곳을 떠돈다. 북방의 칼바람과 대륙의 광활함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애써 웅혼함으로 치장하지 않는다. 시의 여정은 ‘전주천 공수레 다리 아래’에서 띄워보낸 ‘고무신 배’에서 출발한다. 유년의 기억이 호출해낸 작은 개울에서, 멕시코 붉은 고원으로, 어느 선인의 뒤를 밟아가는 중국 대륙의 열하, 고비사막, 상하이, 난징 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곽효환은 회귀한다. 유년의 기억으로, 유년의 기억 속 함께 어우러졌던 이들 안으로 다시 돌아온다. ‘삼십 주기 기일을 며칠 앞두고 낡고 해진 아버지의 사진첩’(‘아버지의 사진첩’)을 뒤적거리고, 유년의 영웅이었던 ‘박치기왕 김일’을 추억하다가, 고향 마을 구멍가게의 ‘삐뚤빼뚤 엉성한 글씨로 쓴 외상장부’ 속에 ‘곽효환/ 연탄 두 장 막걸리 세 병’으로 남아있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그의 시적 회귀는 심리학적 퇴행 또는 감성의 반동과 연결지어지지 않는다. 내재되어있던 시 원형질의 강력한 확인이며 세계 속 보편적 존재로서 자아의 확인이다. 그래서 그는 우루무치에서 만난 ‘남산목장 신강-위구르 여인’의 뿜어지는 생명력의 관능 앞에서 처연해하며 그녀로부터 자신의 아내를 읽고, 아들을 읽는다. 또한 톨스토이 목조 생가에서 만난 ‘팔순의 고려인 노교수’에 자신의 아버지를 등치시킨다. 뒤이어 ‘…유목하는/ 길 위의 사람들에게 아득한 시절의 내가 있다’(‘나를 닮은 얼굴들’)는 사실을 퍼뜩 깨닫는다. 대륙의 기질이 이미 우리 안에 깃들어 있고, 우리의 인간 관계가 고향에, 가족에 머물러있지 않고 보편적 관계로 확장되어 있음을 체현한 것이다. 정과리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곽효환의 시는 광활한 대륙적 상상력과 내밀하고 푸근한 어머니 세계의 상상력이라는 두 축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그의 시가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이라고 평가받는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곽효환은 2002년 등단했다. 현재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이다. 업무상 우리 문학과 세계 문학의 교류 등을 주로 맡다보니 길 채비가 잦았다. 길 너머에는 다시 길이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정신분석학으로 본 ‘자살예고’ 심리

    정신분석학으로 본 ‘자살예고’ 심리

    #사례1 “끝이 안 보이는 가난, 나만 바라보는 홀어머니와 동생들, 못난 외모와 소극적 성격…. 더 이상 미래가 없다.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 (지난달 서울의 한 명문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사례2 “자살하러 갑니다. 저랑 조금의 인연이라도 있던 분들 사랑합니다.”(지난 6월 숨진 클럽 DJ 이모씨의 트위터 글) 최근 트위터,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보면 “죽고 싶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지난 2일에는 대학 게시판에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으려던 한 명문대 졸업생이 아이디(ID)를 추적한 같은 학교 후배의 만류로 마음을 돌린 경우도 있었다. 이들이 이렇게 가족이나 지인은 물론 불특정 다수에게까지 ‘자살 예고’ 메시지를 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23일 서울신문이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의 상담 건수 등 관련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신경정신과·심리학과 교수)들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신분석학 관점에서 본 ‘자살 예고’의 심리는 크게 네가지다. 바로 ▲목적형 ▲감정표출형 ▲절규형 ▲정리형이 그것이다. 목적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자살 의지를 드러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지난달 위독한 어머니의 간 기증자를 찾기 위해 한강다리에서 자살 소동을 벌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는 것. 이홍식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궁지에 몰린 절박한 상태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선택인 만큼 실행으로 이어지기 쉬운 가장 위험한 유형”이라고 분석했다. 감정표출형은 말 그대로 분노, 슬픔 등의 감정을 죽음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드러내는 것. 권준수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올 초 경북에서 부부싸움 뒤 홧김에 투신하겠다고 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라면서 “갈등 해결을 바라는 심리가 내면에 깔려 있다.”고 풀이했다. 절규형은 가장 흔한 경우로 분류된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나의 힘든 상황을 누군가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올리는 것”이라면서 “실시간으로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층들이 인터넷이나 트위터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정리형은 주변과 지인에 대한 심경을 정리하려는 뜻에서 글을 남기는 것이다. 결심에 대한 일종의 재확인이자 기록인 셈이다. 문제는 자살예고가 실제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의 온라인 상담 현황에 따르면 상담 건수가 2006년 618건에서 2008년 1157건으로 2배가량 급증한 데 이어 인구 10만명 당 자살 사망자 수도 2006년 21.5명에서 2008년 24.3명(보건복지부 기준)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실제 자살하는 사람들이 유서 등 메시지를 남기는 경우는 20%도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최후에는 정신적 에너지마저 탈진 상태가 된다.”면서 “자살의지를 드러내는 것은 자살로 이어지는 심리적 단계에 속하기 때문에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도 자살사이트 폐쇄 강화나 상담센터 확충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호란, 과도한 영어교육 비판 “설소대 수술 일방적”

    호란, 과도한 영어교육 비판 “설소대 수술 일방적”

    클래지콰이 멤버 호란이 영어 교육에 목매는 현실에 일침을 가했다. 호란은 19일 자신의 미투데이(me2day.net/purplekat)에 "우리말 발음도 안 되는 애에게 우리말 교육은 안 시키고 영어책만 읽어주고 있다"며 설소대 수술까지 감행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설소대 수술’은 아이의 영어 발음을 좋게 하기위해 혀를 길게 하는 수술. 호란은 "멀쩡한 애 혀를 엄마 맘대로 일방적으로 자른다"며 분개했다. 이에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어릴 때의 기억 때문에 안 좋아질 수도 있다”며 아이들이 겪게 될 트라우마를 걱정했다. 외고 출신으로 대학에서 심리학과 불어를 전공한 호란은 네티즌들의 댓글에 "모국어 언어체계가 제대로 서야 지능발달도 정상적으로 되고 모국어를 충분히 익힌 후에 교육시켜도 매끄러운 발음을 익힐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김경진 “내 연예인 수명 3년, 계약금 30만원” 폭로▶ ‘차도녀’ 성유리, 청순 벗고 각선미 ‘아찔공개’▶ ‘12kg 감량’ 정준하, WM7 경기 앞서 ‘응급실 투혼’▶ ‘지금은 자연미인’ 황정음 “코에 실리콘 넣다→뺐다”▶ 이유진, 공개 프러포즈…연하 남친에 “결혼하자”▶ 부산 청소년 3명, 하룻밤 새 잇따라 투신자살…왜?
  • “민담에는 치유의 힘 있습니다”

    “민담에는 치유의 힘 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이나미(49) 박사가 정신분석학의 프리즘을 통해 전래 민담을 들여다봤다. 민담 속에 담긴 한국인의 정서 밑바닥 속 집단 무의식을 살펴보고 이것들이 현재 우리 삶에 어떻게 투영됐는지 분석했다. 최근 펴낸 ‘융, 호랑이 탄 한국인과 놀다’(민음인 펴냄)에서다. 제목 그대로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 정신과 의사이자 분석심리학자인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의 이론을 갖고 민담 속 등장인물, 소재, 주제 등을 살펴봤다. 이 박사는 17일 “우리 민담에는 듣거나 읽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힘이 들어 있다.”면서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콤플렉스를 지적하는 것보다 민담을 통해 상징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 콤플렉스가 많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가족과 일 사이에서 힘겨워할 때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로 모성 콤플렉스를 치유할 수 있었다.”면서 “환자들에게도 민담을 들려주면 무의식 안에서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2007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 공인 융 분석 심리학자가 된 이 박사는 책을 통해 그저 재미난 옛날 이야기 정도로 치부되는 민담 속의 구체적 사례를 들며 집단무의식과 여성성, 가족 콤플렉스, 외모 콤플렉스 등을 조명했다. ‘우렁이 각시’에서는 소통이 없는 상태에서 여성의 일방적인 희생 자체는 오래갈 수 없음을 보여 주고, 밤마다 동물의 간을 빼먹는 ‘여우누이 이야기’는 여성의 마음 안에 잠재된 파괴적인 측면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는 자녀의 독립을 꺼려하는 부모 콤플렉스가 담겨 있다고 분석한다. “돈, 모성, 외모, 학벌 콤플렉스는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집단적인 문제예요. 집단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데 민담만큼 좋은 것은 없어요. 민담을 통해 상징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 콤플렉스가 많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여자의 허물벗기’, ‘때론 나도 미치고 싶다’ 등 베스트셀러를 내놓은 작가답게 글읽는 맛도 좋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대원외고 3년 이경연 양 국제뇌올림피아드 동상

    대원외고 3년 이경연 양 국제뇌올림피아드 동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국제 뇌 올림피아드에서 국내 여고생이 동상을 차지했다고 한국인지과학회가 16일 밝혔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이경연(18·대원외고3)양은 24개국 대표들과 지능, 기억, 학습, 감성, 알츠하이머병 등 사람의 뇌와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놓고 영어 구술과 필기, 실습시험 등을 통해 실력을 겨뤘다. 미국 심리학회 연차 총회와 함께 열린 이 대회는 청소년들에게 뇌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관련 분야 영재를 발굴하기 위해 1999년부터 열리기 시작했다. 이양은 “어려서부터 사람의 마음과 지능의 본질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대학에서도 인지과학이라는 학문을 계속 공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현대판 슈퍼영웅 아이들 마초 만든다”

    “현대판 슈퍼영웅 아이들 마초 만든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영화 속 ‘슈퍼 히어로’들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청소년의 교육적 측면에서는 슈퍼맨이 판정승을 거뒀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 심리학회(APA)’ 연례학술대회에서 “슈퍼영웅의 폭력에 많이 노출된 남성 청소년일수록 ‘남자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대 아동 심리학과 샤론 램 교수는 4~18세의 미국 남자 청소년 674명을 대상으로 영화와 TV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아이언맨’과 같은 슈퍼영웅을 다룬 영화와 만화책 등이 청소년들에게 폭력적이고 제한적인 남성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영웅이라 하더라도 옛날 만화책의 영웅보다 오늘날 영화 속 영웅들이 훨씬 더 폭력적”이라면서 과거 슈퍼맨은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싸웠지만 최근의 영웅물들은 인간적인 고뇌보다는 자극적인 장면 연출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언맨에 대해서는 “영웅복장을 입지 않고 있을 때조차 여성을 이용하고 빈정거리면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이처럼 오늘날의 슈퍼영웅은 폭력을 멈추지 않는 액션영웅”이라고 비판했다. 램 교수는 현대판 영웅들과 달리 슈퍼맨과 같은 과거의 영웅들은 낮에는 인간적인 약점도 있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밤에는 범죄와 싸우는 구도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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