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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라우마에 빠진 동심… 지진·화재놀이로 악몽과 ‘사투’

    “지진이다. 도망쳐!” 땅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애써 놀란 표정을 지으며 혼비백산한다. 나무 아래, 바위 뒤로 숨었던 아이들은 잠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터벅터벅 걸어 다시 모여든다. 일본 현지언론들이 18일 전한 도호쿠 지역 대피소의 풍경이다. 언론은 대지진이 강타한 이곳에서 ‘집단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상태에 빠진 아이들이 ‘지진놀이’, ‘화재놀이’ 등 강진 당시 상황을 재연하며 스스로 상처를 꿰매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들의 이러한 상황극은 ‘놀이’라기보다는 ‘사투’에 가깝다. 극한의 공포를 맛본 어린이들이 놀이로 상황을 포장해 긴장과 불안을 풀어내려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김정운 명지대 교수(심리학)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두려웠던 실제를 가상으로 전환해 상황의 진지함을 희석하려고 애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자연재해나 전쟁 등 두려움의 대상을 놀이의 소재로 삼는 건 흔한 현상이다. 어릴수록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적 성향이 강하게 남아있는 까닭이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교수(소아정신과)는 “회오리 피해가 잦은 미국 미시시피 지역 아이들이 ‘토네이도 놀이’를 하기도 한다.”면서 “의사소통에 서툰 아이들은 놀이로 곧잘 감정을 표현하곤 한다.”고 말했다. 누구도 자신의 어깨를 토닥여줄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피소의 어린이 10만여명 가운데 특히 부모를 잃고 혼자 살아남은 아이들이 많아 2차 충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트라우마에 대상상실(사랑하는 사람을 잃게되는 현상)이 겹치면 아이들의 심리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커먼 파도에 아끼던 장난감과 애완견은 물론 가족까지 빼앗겨 버린 아이들은 대피소에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구토와 고열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또 피해지역 밖의 아이들도 대지진 이후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는 일이 잦다. 도쿄와 오사카 등에 사는 부모들은 “지진 이후 아이가 잠을 자던 중 오줌을 싸거나 불안해 한다.”는 글을 수없이 올리고 있다. 일본의 한 발달심리학 전문가는 주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수시로 지진을 경험하는 탓에 브라운관을 통해 본 대지진 장면을 남의 일로 여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지는데 부모들은 오히려 구체적인 설명을 꺼려 막연한 공포를 느끼는 청소년들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방사능 유출과 추위, 식량난 등 당장 급한 문제해결에만 몰두한 채 상처받은 아이들의 심리치료 대책을 전혀 세우지 못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면 정신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정신과 전문의인 정혜신 박사는 트위터를 통해 “재앙적 심리상태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채 시간이 흐르면 이들은 ‘재앙적 경험’ 때문이 아니라 ‘성격상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주위로부터 인식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아동 성폭행의 경우처럼 심리적 상처를 받은 뒤 2차 피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치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악마의 칩에 빠진 新도박족] 흔들리는 ‘死십대’… 붕괴되는 가정

    지난 한해 도박범으로 검거된 3만 8898명 가운데 40대가 36.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는 25.1%로 두 번째였다. 우리 사회의 중심축인 중장년층이 전체 도박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조기 퇴직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과 일상의 권태로 자극과 요행을 찾고, 사회생활에서 누적된 스트레스와 직장·가정 내 갈등 등이 두드러지는 연령층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간 보직의 계약직 확대 등 일자리 확충과 국가 차원의 도박 근절 시스템 지원이 갖춰지지 않으면 이 같은 추세가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18일 경찰청의 ‘도박범죄 검거 현황’에 따르면 2010년 도박범으로 검거된 3만 8898명 중 40, 50대는 61.1%로 집계됐다. 이어 30대 8452명(21.7%), 20대 3567명(9.2%), 60대 2278명(5.9%) 등의 순이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문제는 가장들이 도박에 빠지면서 가정이 붕괴되고 이것이 청소년 비행, 소년 범죄로 이어져 물결처럼 사회적 문제로 번진다는 것”이라면서 “기업의 경력직 활용 정책과 상담 등을 통해 유혹에 빠지는 중장년층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최두희기자 white@seoul.co.kr
  • [악마의 칩에 빠진 新도박족] 도박 예방·치료위한 전문가 제언

    [악마의 칩에 빠진 新도박족] 도박 예방·치료위한 전문가 제언

    ‘도박 중독자’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 치료 대책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사행산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전문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사감위의 권한과 예산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사감위 초대위원이었던 이인혜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감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직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면서 “직원들이 대부분 문화체육관광부 등 부처 파견 직원이라 1년만 일하고 자기 부처로 돌아가는데, 그 1년 동안 얼마나 전문성을 키울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현재 사감위는 마치 문화부의 하위부서처럼 돼 버렸다.”면서 “사행산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감위를 만들었으면 권한과 예산을 좀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박중독 예방·치유센터에 대한 정부 차원의 투자 확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센터 운영에 해마다 18억~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센터 1곳당 한 해 5억~6억원의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3곳을 유지하기도 벅찬 수준이다. 게다가 사행산업체도 해마다 정부와 비슷한 규모로 비용을 부담하는데 그치고 있다. 현행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르면 중독예방·치유센터 설립에 필요한 비용은 정부와 사행산업사업자가 반반씩 부담하도록 돼 있다. 김교헌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전국 3곳에 불과한 중독예방·치유센터를 각 시·도 및 지역마다 설립해 도박중독에 노출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행산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상담소의 경우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요식행위에 그치는 상담이 많아 도박중독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종민 서울백병원 정신과 교수는 “우선 도박중독은 질병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신체적 변화를 동반하는 질병인 만큼 단순 상담이 아닌 약물요법 등 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최두희기자 sam@seoul.co.kr
  • 국과수 “장자연 편지 가짜”… 전씨 자작극 결론

    국과수 “장자연 편지 가짜”… 전씨 자작극 결론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자연 편지’ 진위 논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결과에 따라 친필이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장씨와 연관 없는 한 장기수가 벌인 자작극으로 판단, 재수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연예계의 비리 의혹들이 분명히 규명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전씨는 ‘망상장애’ 문제수” 국과수는 16일 감정결과 발표를 통해 “장씨의 친필이라고 주장되던 편지 원본은 장씨의 필적과 상이하고, 편지 원본의 필적과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모(31·가명 왕첸첸)씨로부터 압수한 적색의 필적은 동일 필적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적색 필적의 문건은 경찰이 전씨 감방에서 압수한 전씨의 아내와 아내 친구 명의로 된 문건 10장이다. 국과수는 편지 원본을 전씨가 쓴 것인지에 대해서는 글씨체가 달라 대조 자료로 부적합다면서도, 두 필적 간에 일부 반복적으로 맞춤법을 틀리게 기재하는 습성 등이 공통적으로 관찰된다며 편지의 조작 사실을 내비쳤다. 경기지방경찰청도 장씨의 편지가 전씨의 위작이라는 증거들을 공개했다. 경찰은 “전씨가 시나리오를 쓰는 등 글솜씨가 뛰어났고 글씨체가 여러개 있었다는 동료 재소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문건이 조작된 것으로 판명난 만큼 문건이 담고 있는 내용의 사실관계 등은 수사할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씨에게서 장씨 관련 스크랩이 30여장 발견됐고 면회 온 지인과 교도관에게 장씨 관련 기사 검색을 요청한 사실 등으로 미뤄 스크랩 기사 등을 통해 장씨 관련 사실을 습득한 뒤 언론에 공개된 장씨의 자필 문건을 보고 필적을 연습해 편지를 작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범죄 전문가들은 전씨가 장기간 독방을 쓴 ‘망상장애’ 문제수로서, 자기의 공상을 실제의 일처럼 말하면서 자신은 그것이 허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정신병적인 증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백 않는한 편지 경위 의혹 여전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죽은 사람의 원혼을 풀어줘야 한다는 사명을 띤 것으로 착각할 수 있고, 200쪽이 넘는 편지를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조은경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는 “남들의 주목을 받을 때 쾌감을 느끼고 심리적인 만족감을 갖는 성격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전과 10범의 전씨는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1999년 2월 구속돼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만기출소했으나 3개월 만에 같은 죄를 저질러 현재까지 다시 복역 중이다. 2006년 8월부터 정신장애 증세 등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전씨가 자작극임을 자백하지 않는 한 편지의 실제 작성자와 경위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전씨 외에 제3자 개입 의혹도 있는 만큼 이 부분도 해소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장자연 자살사건과 관련한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여론이 잠재돼 있었고 이번에 장씨 편지로 여론이 다시 일며 파문을 일으킨 것”이라며 “아직 사건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앞서 장씨의 진짜 자필 문건에서 언급된 사회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술시중과 성접대 등에 대한 수사가 사건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경찰 수사의 한계를 다시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싸우다가 구조 돕는 矜恤之心(긍휼지심) 그 유전자의 정체는

    강진과 쓰나미가 할퀴고 간 일본 열도에서 세계는 또 한번 위대한 인류애를 발휘하고 있다. 미국 등 일본의 ‘친구’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와 러시아, 중국 등 한치의 땅과 국익을 두고 일본과 사사건건 드잡이하던 경쟁국조차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또 서로의 국격을 두고 험담하기 바빴던 네티즌들 역시 한마음으로 일본이 다시 일어서길 간절히 응원한다. 이기심과 이타심, 그 사이에서 묘한 줄타기를 하는 인류는 모순의 동물이기에 때때로 아름답다. 인류는 왜 고통받는 타인을 돕는가. 학자들은 인간의 긍휼지심에는 복잡한 유전·심리적 신비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이타심을 설명할 때 ‘혈연선택 가설’과 ‘반복·호혜성 가설’을 곧잘 활용한다. 혈연 선택 가설은 윌리엄 해밀턴이 1963년 제기한 이론으로 피붙이를 도와야 결국 자신의 유전자가 번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 간 희생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인류의 선행은 종족 보존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도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인간의 이타적 행동을 ‘유전자를 번식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에 따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인이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낯선 일본인들을 돕고자 주머닛돈을 기꺼이 꺼내 놓는 것은 ‘인류’라는 종의 보존을 위한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는 풀이다. 반복·호혜성 가설도 혈연 선택 가설과 맥을 같이한다. 세상사라는 ‘게임’ 속에서 인간은 언제든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내가 먼저 선의를 베풀어야 위기 때 타인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는 “인간에게 이타심은 동물적 본능과 같다.”면서 “진화심리학적으로 보면 인류는 생존을 위해 공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고 이 교훈이 인간 심리에 새겨져 발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타적 인간의 출현’을 쓴 최정규 경북대 교수(경제학)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본 열도를 돕는 데 혈연 선택 가설 등을 활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반박한다. 측은지심을 ‘전략적 이기심’이라고만 보기에는 인간의 심연이 너무 깊다는 설명이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사람들이 (성범죄 피해 아동인) 나영이를 보며 느끼는 동정심이나 자연재해 앞에 무기력하게 넘어진 일본인을 보며 느끼는 감정은 결국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 같다.”면서 “훗날의 도움을 위해 보험 차원에서 선행을 베푼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그보다는 과학적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 본연의 동정심이 이타심의 근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69개국·5개기구 지원 나선다

    사상 최악의 지진 및 쓰나미 피해로 국가적인 대재난 상태에 빠진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호주, 뉴질랜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전문구조팀이 속속 일본에 도착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남미 할 것 없이 세계 전역에서 어려움에 처한 일본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13일 오전 9시 현재 69개국과 5개 국제기구에서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는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9만 7000t급)이 이날 오후 일본 근해에 도착한 데 이어 순양함 챈슬러빌과 구축함 프레빌, 매켐벨, 커티스 윌버 등 군함 6척을 일본으로 급파했다고 밝혔다.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은 당초 이달 중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지진 구호활동에 긴급 투입됐다. 도쿄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된 항모 조지 워싱턴함도 지진 피해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의 항모들은 재난지역 주변 해역에 정박한 채 일본 자위대 헬리콥터의 재급유와 재난지역으로의 자위대원 수송을 지원하게 된다. 미 국무부 산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에서 파견한 144명의 인명수색구조팀도 13일 일본 북부 미사와에 도착했다. 유엔도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소속 재난 전문가 9명을 일본으로 급파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12일(현지시간)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63명으로 구성된 인명수색구조팀을 수색견 2마리 및 의료지원팀과 함께 파견하기로 했다. 이 밖에 구조에 필요한 대형 중장비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영국은 일본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핵 전문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조경험이 많은 스위스도 25명의 구조 및 의료진과 수색견 9마리를 일본에 지원했다. 러시아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지시로 항공병원을 비롯한 비행기 6대와 200명의 구조대원, 심리학자, 의료진을 대기시킨 채 일본의 파견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의료진 15명과 수색견 6마리를 일본에 지원했고, 싱가포르 민방위군도 5명으로 이뤄진 도시 수색구호팀을 수색견 5마리와 함께 일본으로 급파했다. 태국은 24명의 구호팀과 구호견 6마리를 13일 지진 현장에 보냈다. 일본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의사 등 35명의 의료팀을 일본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멕시코는 20명의 전문 구호팀과 3명의 빌딩 구조 전문가, 수색견 10마리를 일본으로 보낸 데 이어 2차 구호팀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와 페루, 파나마도 지원에 나섰다. 구호물자와 기금도 전 세계에서 답지하고 있다. 중국 홍십자회는 일본 구호활동을 위해 100만 위안(약 15만 달러)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중·일 우호협회 등 친선 단체 2곳도 10만 위안을 기부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10만 달러를 구호기금으로 기탁했다. 재난구조팀을 파견한 태국은 1억 8400여만원의 구호금과 함께 구호물자를 3∼4일 내에 일본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피지와 나이지리아 정부도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아이들 살해한 이유라도 아는 게 마지막 소원”

    “아이들 살해한 이유라도 아는 게 마지막 소원”

    “아이들을 살해한 이유만이라도 알고 싶습니다.” 대구 개구리 실종 소년들의 부모 중 한 사람인 우종우(63)씨는 6일 달서구 성서동 와룡산 인근 집에서 “그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했다. 1991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오는 26일이 실종된 지 만 20년이 된다. 다섯 명의 소년들은 도롱뇽을 잡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11년 만에 집 인근 와룡산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공소시효는 2006년에 이미 만료됐다.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아이들’이 지난달 17일 개봉 이후 2주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화제를 낳고 있다. 우씨는 실종 소년 부모들과 함께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봤다면서 “한 장면, 한 장면이 아들 철원이를 떠올리게 해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대부분이 사실과 똑같이 묘사됐다.”면서 “특히 종식이 아버지가 범인으로 누명을 쓰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 봐도 참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1996년 1월 모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가 “실종 소년들이 가족에 의해 생매장을 당했다.”며 종식군의 아버지 김철규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경찰은 아버지 김씨를 꼼짝 못하게 한 뒤 중장비를 동원, 종식이 집 화장실과 보일러실, 마당 등을 모조리 파헤치는 소동을 빚었다. “처음엔 그 교수의 주장이 얼토당토않아서 부모들은 땅 파는 것을 반대했죠. 그러나 그 교수가 너무 확신에 차 계속 요구하는 바람에 그럼 그렇게 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 교수는 시체가 나오지 않자 급히 도망가다가 부모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누명을 썼던 김(당시 49세)씨는 2001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우씨는 “종식이 아버지는 술 한 잔도 못 마시는데, 결국 화병으로 죽은 것”이라면서 “범인으로 몰린 이후 눈물을 펑펑 쏟으며 땅이 꺼져라 한숨 쉬는 일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종식이 어머니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 “생각만 해도 온몸이 떨리는데 어떻게 영화를 보겠느냐.”고 거절했다는 것이다. 우씨는 “영화를 계기로 아동범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들기 전 제작사 측에서 동의를 구했을 때 흔쾌히 승낙했다고 한다. 우씨는 영화를 본 뒤 다른 부모들과 함께 전국미아찾기운동본부를 찾아 아동범죄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애가 타는 부모 심정은 변한 게 없는데 범인을 처벌하는 법은 이미 시효가 끝났다. 아동범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간조사법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경찰에만 아동범죄 수사를 맡길 수 없으니 한 사건에만 매달릴 수 있는 탐정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법안은 아직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그는 요즘도 영규(당시 11세)군의 아버지 김현도(66)씨, 찬인(10세)군의 아버지 박건서(59)씨 등과 형제처럼 늘 함께 다닌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이 불편한 김현도씨를 대신해 그의 트럭을 운전해 주고 집안일도 도와주고 있다. 우씨는 “만약 범인이 영화를 본다면 왜 죽였는지를 꼭 말해주길 바란다. 직접 나타나기 힘들면 경찰서에 이유를 적은 메모라도 보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씨줄날줄] 젖동냥/이춘규 논설위원

    “송나라 황주 도화동에 심학규라는 봉사가 곽씨 부인과 살았다. 부부는 소생이 없어 지성으로 불공을 드린 끝에 딸 심청을 낳았다. 곽씨 부인은 산후 조리를 잘못하여 청을 낳은 지 7일 만에 죽고 만다. 심학규는 젖동냥에 나선다. ‘여보시오. 이 자식 젖 좀 먹여주오. 어미 없는 어린 것이 불쌍하지 않소. 댁의 귀한 아기에게 먹이고 남은 젖 좀 먹여주오’ 하면 빨래를 하다가도 먹여준다. 심청은 잔병 없이 성장하여 효행이 근동까지도 자자했다….” 한국의 대표 고전소설 심청전의 일부다. 고려~조선시대가 시대배경으로 추정된다. 그 시절 엄마 없는 젖먹이 아이는 젖동냥이 아니면 키울 수 없었다. 현대처럼 싸고 대중화된 분유·우유도 없고, 모유를 대체해서 먹일 가축 젖도 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60년대 전후 농촌에서는 산후 후유증으로 엄마를 잃은 아이를 젖동냥으로 키운 사례가 적지 않았다. 농사일로 산모가 바쁘거나, 산모가 젖이 적어도 젖동냥은 스스럼없이 이루어졌다. 근래 들어서는 분유 등의 구입이 쉬워져 젖동냥을 하지 않고도 엄마 없는 아이를 키울 수 있다. 1980년대 초반까지 분유회사가 주최하는 우량아 선발대회가 열렸다. 분유가 권장되고, 모유는 한동안 외면받기까지 했다. 상당수 여성들은 미용을 이유로 분유로 아이를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모유가 영양학적, 심리학적으로 좋다면서 권장된다. 그러나 현실은 모유 수유가 어렵다. 직장생활 하느라 분유로 대신하는 여성이 많다. 모유 먹이기가 세계적인 추세가 됐다. 모유 아이스크림까지 등장했다. 영국 런던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는 지난달 25일 모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베이비가가’를 판매해 논란을 일으켰다. 회사 측은 건강한 산모 15명의 모유이고, 저온멸균처리해 건강에도 좋다며 홍보전을 폈다. 하지만 간염을 포함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해당 시의회의 결정으로 사흘 만에 판매가 잠정 중단됐다.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는 젖동냥이 화제다. 산모들의 각종 인터넷 카페에는 ‘모유 구함’ ‘모유 판매(나누기)’ 등의 글이 오른다. 모유를 구하는 대부분의 여성은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이다. 직장에서 모유를 짤 여건이 안 돼 수유를 중단했거나, 제때 모유를 먹이지 못해 모유량이 줄어서다. 모유를 구해도 먹이기는 쉽지 않다. 아이 양육이 이렇게 힘들어서야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젖동냥하는 산모가 없도록 양육환경 정비가 시급하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카다피, 망상이냐 전략이냐

    “나의 모든 국민은 나를 사랑한다.” 국민을 상대로 희대의 살육전을 불사하고 있는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지난달 28일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놓은 말이다. 수많은 국민을 무자비하게 학살해 놓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국민’과 ‘사랑’을 입에 올리는 이 독재자를 보며 세계는 다시 한번 경악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완전히 망상적인(delusional) 얘기”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국민을 학살하면서 외신을 향해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은 카다피가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웅변한다.”고 지적했다. 카다피의 망상적 발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도 향했다. 오바마를 “좋은 사람”이라고 하고는 “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카다피의 이런 이상 언행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공한 사람들 중 일부에서 나타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자신에 대한 과장된 평가를 바탕으로 특권의식 아래 타인에게 착취적인 행동을 하는 병이다. 카다피의 경우 40년 넘게 독재하면서 생긴 자신에 대한 확신이 망상적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기애적 성향의 사람은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확실히 믿는다.”면서 “아마도 카다피는 국민의 50%가 죽어 나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분석도 있다. 카다피의 언행은 결코 망상이 아니라 고도의 계산에서 나온 생존전략이라는 것이다.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표창원 교수는 “미국이 자신의 자산을 동결하고 군사작전에 나설 조짐을 보이자 카다피가 탈출구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범죄를 부인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방송과 인터뷰를 갖거나 오바마는 좋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우는 것도 막다른 골목에서 미국에 타협을 타진하려는 충동적 제스처라는 것이다. 표 교수는 “카다피는 팬암기 폭파사건을 저지르는 등 서방에 맞서 살아남으려면 강해야 한다는 것을 학습했고, 이를 지금 자기 국민들에게 적용하고 있다.”고 그의 학살 심리를 분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유대근기자 carlos@seoul.co.kr
  • “‘미녀와 야수’커플, 실패확률 높다”

    “‘미녀와 야수’커플, 실패확률 높다”

    아름다운 여성을 아내로 맞는 건 거의 모든 남성들의 로망이 아닐까. 하지만 ‘미녀와 야수’ 커플의 결과는 기대와는 반대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외모가 자신에 비해 훨씬 뛰어난 여성 배우자를 맞을수록 둘의 관계가 실패로 끝날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체스터 대학과 리버풀 대학의 공동 연구진은 “자신의 외모에 비해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한 부부는 실패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남자의 외모가 여성보다 월등할 경우에는 반대의 경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영국의 남녀 커플 100쌍 이상을 심층적으로 관찰했다. 여기에는 결혼한 지 몇 달된 신혼부부와 수십 년이 된 중년부부 등 다양하게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들의 외모를 객관적 기준에 따라서 평가해 매력지수를 점수로 매겨 분석했다. 연구 결과 흥미로운 현상이 드러났다. 동등한 매력지수를 가진 커플들에 비해서, 남성보다 여성의 외모점수가 현격히 높은 일명 ‘미녀와 야수’ 커플의 경우 결혼생활이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눈에 띄게 잦은 것. 로브 버리스 박사는 “외모가 뛰어난 여성들은 이성에 대한 자신감이 뛰어나고,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관계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통제하려는 경향을 보여 갈등을 빚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또한 다른 남성들의 유혹이 비교적 더 잦고, 남성들의 질투심도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남성의 외모가 여성보다 훨씬 뛰어난 경우, 관계가 평탄하게 유지되는 현상을 보이는 등 뚜렷하게 대조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은 학술지 ‘성격과 사회심리학 회보(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실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5.5일에 한번꼴로 ‘존속 살인’

    5.5일에 한번꼴로 ‘존속 살인’

    천륜을 끊는 ‘존속(尊屬)살인’이 늘고 있다. 지난해엔 평균 5.5일에 한번꼴로 발생했다. 부모 자식 간의 ‘사소한 갈등’도 살인으로 연결된다. 전문가들은 정신분열증과 잘못된 가정교육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존속살인은 2008년 44건, 2009년 58건, 2010년 66건으로 2년 사이에 50.0% 늘었다. 전체 살인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8년 4.0%, 2009년 4.2%, 지난해 5.3%로 꺾이지 않고 있다. 이는 2009년 기준 미국 2%, 프랑스 2.8%, 영국 1%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범죄전문가들은 “형법상 규정돼 있지 않는 비속살인까지 포함하면 패륜범죄는 2~3일에 한번꼴로 발생한 것”이라면서 “이 같은 가족살인의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꺾이지 않고 지속 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과거에는 부모의 재산이나 보험금을 노린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너무 쉽게’ 가족을 해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연애·혼수·이사·취업 문제로 생긴 갈등만으로도 가족을 살해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지난해 12월 충북 보은에서 대학생 임모(19)군은 여자친구와의 교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조부모를 수십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같은 해 9월 경기 성남에서는 술을 먹지 말라고 꾸짖는다는 이유로 아버지 김모(70)씨를 흉기로 살해한 아들(36)도 있었다. 이와 관련, 정성국 강원지방경찰청 검시관은 ‘정신분열증’이 존속살해와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검시관은 최근 ‘살인사건 중 존속살해와 정신분열의 연관성 분석’ 논문에서 2008년도 존속살해 피의자 분석결과 과거 정신분열증을 앓았던 경우가 전체의 55.0%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존속살해 건에서 정신분열이 존재할 가능성은 일반 살해 집단보다 약 40배 많다.”고 덧붙였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신분열 범죄자를 분석해 보면 어린시절부터 가정폭력·아동학대 등 잘못된 양육방식으로 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학생의 가정사를 개인적인 부분으로 치부해 접근을 쉬쉬하는 것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가족이 담당했던 인성교육의 역할이 점점 약화되다 보니 가족 간의 오랜 기간 부대끼면서 축적된 갈등이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터져나오는 것”이라며 “가정을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존속살인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치안 강화했지만 강간·절도 되레 증가

    조현오 경찰청장 취임 직후 4개월간(2010년 9~12월) 강간 범죄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살인·강도·폭력 범죄는 각각 4~29%가량 줄어 대조를 보였다. 강간·절도 범죄의 증가로 이 기간 전체 5대 강력범죄는 약 6% 늘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기의 보급 확산, 피해자 신고 의식의 변화, 시민단체의 지원에 따른 신고율 증가 등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24일 경찰청의 ‘5대 범죄 월별 발생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12월 강간 건수는 434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810건보다 13.9% 증가했다. 절도는 9만 2747건에서 10만 8717건으로 17.2% 늘었다. 반면 살인은 467건에서 426건으로 8.8% 줄었다. 강도는 1968건에서 1392건, 폭력은 10만 9398건에서 10만 5344건으로 각각 29.3%, 3.8% 감소했다. 강간·절도 범죄의 증가 탓으로 조 청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9~12월 5대 강력범죄 전체 발생건수는 22만 435건으로, 2009년 같은 기간 20만 8390건에 비해 5.7% 늘었다. 취임 직전 4개월인 지난해 5~8월의 20만 7799건과 비교해도 6%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김수철 사건 이후 강화된 치안체계에도 강간 범죄가 늘어난 이유로,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유포 활성화로 모방심리가 범죄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범죄 초범은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을 보고 모방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표 교수는 “과거와 달리 한명의 범인이 여러 건의 강간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늘었으며, 이상 성격의 범죄자도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내 경쟁이 심해지면서 성격 이상자가 늘고, 이들이 평소에 열등감을 느끼다가 강간을 통해 지배욕을 느끼고 이 때문에 반복해서 성범죄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상대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사회 생활에서의 긴장감과 소외감을 성범죄로 풀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성범죄 신고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쉬쉬했던 일이지만 최근 들어 성범죄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고율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강간 등 성범죄를 막기 위해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현 동국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가정과 사회, 학교 교육을 통해 도덕성을 키워 무분별한 성적 충동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는 “특히 상습범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전자발찌 같은 응보적인 방법도 대안이 되지만 무엇보다 행동교정을 통해 교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설문조사 및 분석에 도움을 주신 전문가들(가나다순) 곽대경(47)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수정(47)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승주(56) 초당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윤환(52) 건양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창무(49)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장석헌(51)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최종술(46)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45)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한상암(51) 원광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 [열린세상] 녹지 환경과 인간 심리/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녹지 환경과 인간 심리/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봄이 오면 부동산도 기지개를 켠다. 신학기가 되고 새로운 교육정책이 나오면 여지없이 집값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명문학군인가, 학원은 가까운가.’ 이사를 결심한 부모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다. 그런가 하면 취업이나 이직·진학으로 인해 새로운 곳으로 이사해야 할 때 편의시설이 가까운지, 교통은 편리한지를 염두에 둔다. 반면 동네에 공원이나 숲이 있는지, 집의 창문으로 나무가 보이는지 등은 간과하기 마련이다. 도시에서의 생활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일상에서 그리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학 연구 결과에 의하면 녹지가 있는 환경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주변에 녹지가 있을 경우 주의집중 능력은 크게 영향을 받는다. 대학교 기숙사의 창문으로 시멘트 건물이 보일 때보다 나무가 보일 때 주의·집중력이 높은 경향이 있다. 실제로 창문가에 나무 한 그루라도 있었던 사무실과 창문으로 빽빽한 건물만 보이는 사무실 사람들 간의 수행 정도가 서로 달랐다는 연구도 있다. 창문으로 나무가 보이는 사무실 사람들이 훨씬 더 수행 수준이 높았다. 또 산만한 아이들, 즉 과잉활동 주의력 결핍(ADHD) 아동의 경우에도 녹지 활동을 통해 자연에 노출시켰을 때 주의 기능이 더 증가하였다. 환경심리학자인 테일러(Taylor)는 미국 시카고 지역의 대규모 공공 주택 단지의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자연 환경이 아이들 심리와 관련이 있는지를 연구하였다. 집안의 창문을 통해 보이는 풍경에서 얼마나 녹지가 많은가와 그 집의 아이들이 얼마나 강한 집중력, 충동 억제, 만족 지연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녹지가 많은 집의 아이들일수록 집중력이 높고 충동을 더 잘 억제하였다. 또 주변 유혹에 약해져 즉각적 만족을 취해 버리는 게 아니라 만족을 지연시켜 궁극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만족 지연 능력이 높았다. 또한 녹지 환경은 인간의 스트레스를 회복시켜 준다.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회복이론이다. 자연은 원기를 회복시키고, 활력을 증진시키며,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이를 보여주는 심리학 실험이 있다. 텍사스 대학의 연구자 율리히(Ulrich)는 작업 중 과실로 발생한 끔찍한 사고 장면을 보여주어 사람들에게 인위적으로 스트레스가 일어나게 하였다. 그 후, 이들을 집단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내용의 비디오테이프를 보여주었다. 어떤 집단에겐 숲이나 들풀 등 자연풍경에 관한 것을 보여 주고, 다른 집단에겐 도심지 도로나 빽빽한 상가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그러고 나서 스트레스의 정도를 나타내는 심장박동 혈압과 정서 상태에 대한 심리검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도심의 풍경을 본 사람보다 자연풍경을 본 사람들이 긴장과 피로를 더 빨리 해소했고, 더 쉽게 활력을 회복하였다. 자연 환경은 현대 사회에서 급증하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늘어난 고층 사무실 빌딩과 고층 아파트만큼의 녹지 환경이 필요하다. 녹지는 그것을 누리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로부터 쉽게 회복되고 과다한 경쟁사회에서의 공격성을 낮추게 한다. 세계적인 공원들을 보라. 숨 막히는 고층건물들로 들어찬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경우가 많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 런던의 하이드 파크, 홍콩의 빅토리아 파크, 파리의 룩상부르 공원 등, 치열한 경쟁사회를 주도하는 도시일수록 도시 한가운데에서 녹지를 제공하는 공원들이 있다. 또한 그것을 지속적으로 가꾸고 관리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 말 그대로 바쁜 일상에 쉼표를 주는 것이다. 물론 녹지만으로 도시화로 인한 환경문제를 모두 해결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도시의 지극히 제한적인 공간 속에서 갇혀 지내야만 하는 사람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약간의 쉼, 약간의 자연 공간이 현대인의 일상에 생각보다 더 커다란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나무 한두 그루는 어쩌면 우리들이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될지도 모른다.
  • [여의도 블로그] 노무현·오바마 연구하는 친박 의원들

    [여의도 블로그] 노무현·오바마 연구하는 친박 의원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입’이었던 한선교 의원 사무실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관한 책들이 쌓여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문, 노무현과 오바마를 분석한 심리학 서적 등이 눈에 들어왔다. “박 전 대표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고 운을 뗀 한 의원은 “소통과 리더십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가슴으로 소통하는 능력이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 의원은 설명했다. “박 전 대표가 야당 대표 시절에 노 전 대통령과 많이 대립했지만, 노 전 대통령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노무현과 오바마의 소통과 리더십을 분석해 박 전 대표에게 건의하는 게 한 의원의 ‘임무’인 듯했다. 그러나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문 중 ‘난관에 처했을 때 여러분 앞에 정직할 것입니다.’라는 문구에 박 전 대표가 깊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한 의원뿐 아니라 많은 친박계 의원들이 소통과 리더십을 고민하고 있다. 물론 박 전 대표 본인의 고민이 가장 깊을 것이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박 전 대표는 여느 정치인과 달리 말수가 적다. 그의 트위터에는 8만명의 팔로어(친구)가 그의 생각을 읽기 위해 기다리고 있지만, 여태껏 84개의 글만 올렸을 정도로 웹에서도 말을 아낀다. 대중은 박근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적고, 정치인 박근혜는 대중을 설득할 기회를 자제하며 말로 인한 ‘리스크’(위험)를 줄이고 있는 셈이다. 한 측근 의원은 “차차 박근혜식 소통과 리더십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내부의 소통이 아닌 국민과의 소통에 성공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노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이미 입증했다. 박 전 대표는 ‘최소’ 언어로 ‘최대’ 소통을 꿈꾸는 듯하다. 성공 여부는 그의 진정성과 리더십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EBS, 세계 수준 교육다큐 확 늘린다

    EBS, 세계 수준 교육다큐 확 늘린다

    EBS가 28일부터 프로그램 봄 개편을 단행한다. EBS는 2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EBS는 이번 봄 편성의 키워드를 ‘월드 톱 클래스’로 정하고, 세계 수준의 우수 교육 콘텐츠 제작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EBS는 올해 3편의 3D 입체 장편 교육 다큐멘터리 제작에 들어간다. 4월에 선보이는 ‘신들의 땅, 앙코르’는 인류 문명 사상 가장 놀라운 건축물 중 하나인 앙코르와트가 만들어지게 된 전 과정을 3D 입체 실사 촬영을 통해 재현해 낸 프로그램이다. 1편의 흥행에 힘입어 3D 입체 영상으로 새롭게 제작되는 ‘한반도의 공룡 2’는 올여름 대규모 극장 상영을 먼저 시도한 뒤 TV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선사 시대 한반도에 서식했던 공룡의 삶을 가상의 이야기로 구성한 독특한 형태의 다큐멘터리다. ‘바빌론’은 기원전 5세기 메소포타미아 지방을 근거로 발달했던 인류 최대의 고대문명을 3D 입체 영상으로 완벽하게 복원해 내는 3D 입체 교육 다큐멘터리로, 2012년 방송을 목표로 제작을 진행 중이다. EBS 관계자는 “이들 다큐멘터리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한 수출 전략형 콘텐츠로 현재 해외 구매처와 구체적인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EBS는 지구와 문명을 주제로 한 4편의 연간 기획물 시리즈를 선보인다. 전 세계 도처에서 발견된 화석을 면밀히 분석해 지구 생명체의 기원에서부터 현재까지를 추적해 보는 ‘생명 40억년의 비밀’, 급변하는 지구의 기후 변화와 지질 환경 속에서 인류의 미래를 예측해보는 ‘사막’과 ‘재앙의 신호-화산’, 인류 문명의 초석인 수학을 수학사적 관점에서 이야기로 재구성해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이는 ‘문명과 수학’ 등이 올해 안방 극장을 찾아간다. 3년 동안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EBS 다큐 프라임’은 3월 초 남성과 여성의 다른 점을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흥미롭게 분석한 ‘남과 여’를 선보인다. 또 인도, 태국, 이란 등 다양한 문화권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금요극장’과 유치원을 배경으로 다문화권 아이들이 출연하는 ‘꾸러기 천사들’을 신설하는 등 영화와 드라마 장르를 통해 다양한 다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김유열 EBS편성기획부장은 “인문학과 역사는 물론 생활 과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아이템을 소화해 냄으로써 교육 다큐멘터리에 대한 시청자의 폭넓은 요구에 부흥하는 것은 물론, 교육 현장의 다양한 교과 수업에서 직접 활용 가능한 공교육 보완 영상 콘텐츠로서의 역할까지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내털리 포트먼, 엄친딸 깨고 흑조로 날다

    내털리 포트먼, 엄친딸 깨고 흑조로 날다

    꼬마가 처음 발레를 만난 건 네살 때였다. 그땐 몰랐다. 발레가 운명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열살 때 유명 에이전시에서 모델 제안을 받았지만 단칼에 잘랐다. 훗날 인터뷰에서 “(모델보다는) 연기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했다. 여느 아이들과 확실히 달랐던 모양이다. 방학 때 부지런히 연기 캠프에 등록했고, 뮤지컬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레옹’ 마틸다 스캔들·반항없이 중견배우로 1994년 11월, 뤼크 베송 감독의 ‘레옹’이 개봉하면서 영화 관계자나 팬들은 레옹(장 르노)보다 마틸다 역을 맡은 꼬마에 주목했다. 가족이 몰살당한 뒤 복수를 위해 레옹에게 사사(?)하고, 사랑하고, 몸부림치는 소녀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불과 열세살. 내털리 포트먼(30)이다. 쉴 틈 없이 영화를 찍었다. 얼추 30편. 중견 배우의 작품 목록과 맞먹는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10대를 보낸 숱한 청춘들이 겪은 마약·섹스·음주 스캔들은 한번도 없었다. 약물 중독으로 힘든 시절을 보낸 ‘ET’의 ‘꼬마 아가씨’ 드루 배리모어(36)와도 대조적이다. 2004년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클로저’에서 스트립 댄서를 맡아 반듯한 이미지를 벗어나려 했다. ‘브이 포 벤데타’(2006)에선 삭발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 소름 끼칠 만큼 인상적이었던 마틸다의 그늘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던 것. 하지만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블랙 스완’이 공개되면서 달라졌다. 평론가들은 포트먼에게 무릎을 꿇었다. 오는 28일(한국시간) 열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포트먼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반듯한 이미지 영화 속 캐릭터와 비슷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블랙 스완’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면서 가장 먼저 포트먼을 떠올렸고, 8년 전 출연을 제안했다.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10년 가까이 발레를 배운 그를 대체할 자원은 없었다. 촬영 1년 전부터 발레를 연습했다. 처음 6개월은 3시간씩 스트레칭을, 6개월 뒤부터는 5시간의 발레 연습에 수영을 더했고, 2개월이 남았을 때는 안무를 더해서 8시간씩 준비했다. 몸무게가 9㎏ 줄고 갈비뼈를 다쳤지만, 시나브로 잔근육들은 발레리나처럼 변해갔다. 섬뜩하지만 아름다운 심리 스릴러 ‘블랙 스완’에서 포트먼은 감정적·육체적으로 최고의 연기를 펼친다. 영화를 읽는 키워드는 발레 ‘백조의 호수’에서 1명의 발레리나가 순수한 ‘오데트’(백조)와 악의 화신 ‘오딜’(흑조)을 동시에 연기한다는 점. ‘백조의 호수’ 주인공을 맡는 건 모든 발레리나의 꿈인 동시에 도전이다. 배우 포트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영화 속 뉴욕 시 발레단의 예술 감독 토마스(뱅상 카셀)는 새 시즌의 첫 작품으로 ‘백조의 호수’를 올리면서 간판스타 베스(위노나 라이더)를 은퇴시킨다. 대신 니나(포트먼)를 내세운다. 니나는 기본기와 테크닉은 흠 잡을 데 없지만 감정을 토해내는 데 서툴렀다. 토마스가 “너에겐 흑조의 관능적인 즉흥성은 없고 순수하고 나약한 백조만 보인다.”며 몰아붙이는 장면에서 영화 속 니나와 실제의 포트먼은 묘하게 오버랩된다. 그동안 포트먼이 맡은 역할들은 부드럽고 연약한 이미지가 강한 탓에 캐릭터의 긴장감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자유롭고 즉흥적인 신입 단원 릴리(밀라 쿠니스)가 경쟁자로 등장하자 니나가 ‘스완 퀸’(‘백조의 호수’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 본능 한편에 숨어 있던 ‘흑조’를 끌어내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하버드대 심리학 전공…조디 포스터와 닮은 꼴 포트먼에게서 조디 포스터(49)의 모습을 떠올리더라도 무리는 아니다. 세살 때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뛰어든 포스터는 열네살에 ‘택시 드라이버’(1976)에서 창녀 역할을 맡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1981년 포스터에게 푹 빠진 존 힝클리가 관심을 끌겠다고 레이건 대통령을 저격할 만큼 반향은 엄청났다. 배우로서 활짝 꽃을 피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택시 드라이버’ 이후 10년도 더 지난 1989년 ‘피고인’으로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 그러더니 1991년 ‘양들의 침묵’으로 또 한번 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포스터는 제작·감독까지 아우르면서 지성파 여배우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포스터가 예일대에서 문학을 전공했듯, 포트먼도 하버드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이른바 ‘엄친딸’이다. 정치적 성향도 비슷하다. 둘 다 민주당의 열혈 지지자다. 이래저래 닮은 꼴인 셈. ‘블랙 스완’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소녀 마틸다의 ‘스완 퀸 대관식’은 분명 지켜볼 가치가 있다. 108분. 18세 관람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명성황후’ 박은빈 서강대 합격…심리학 지망

    탤런트 박은빈(19)이 서강대 사회과학계열에 합격했다. 박은빈은 서강대 수시모집 1차 전형에 사회과학계열 특기자로 지원, 지난해 11월 합격했다. 사회과학계열 중 심리학과를 지망했다. 박은빈은 연기활동 와중에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오면서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과 ‘천추태후’를 마친 뒤 입시공부에 매달렸다. 1998년 SBS TV ‘백야 3.98’로 데뷔한 박은빈은 ‘명성황후’, ‘상도’, ‘태왕사신기’ 등에 출연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의 지식생산기반이 무너지고 있다/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학의 지식생산기반이 무너지고 있다/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2월 중순이 지나면 대학가는 바쁘게 움직인다. 대학들은 졸업으로 마무리를 하는 동시에 신입생을 맞아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학과별로 다양한 행사들도 진행된다. 내가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30년 전 대학은 상아탑으로 불렸다. 물론 이것은 수사(修辭)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당시에는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부를 꿈만은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꿈조차 없다. 누구도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지식생산 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징표들은 국내 대학원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급감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2011학년도 서울대 대학원 공대 박사과정 모집에서 모집단위 14곳 중 8곳이 경쟁률 1대1 이하였다. 6곳은 미달이었다. 2010학년도와 2009학년도에도 비슷했다. 그 이전에도 미달은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 심각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서울대 대학원 공대 박사과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모든 대학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금 국내에서 대학원 공부를 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취약하지 않다. 요즘은 과거처럼 읽고 싶은 논문이나 필요한 자료들을 접하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질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지만, 학생들은 국내 대학원을 외면한다. 가장 큰 이유는 대학 교수 채용과 관련되어 있다. 대부분 대학들은 교수를 채용할 때 영어강의 가능자와 SCI(과학기술 학술논문 색인지수)나 SSCI(사회과학 학술논문 색인지수) 등재 학술지에 논문 게재를 필수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밟으면 영어 강의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고, SCI나 SSCI 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기회도 줄어든다. 그러니 주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서울대 강명구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등재 학술지의 질은 영향력 지수로 평가되는데, 영향력 지수가 높은 학술지들은 SCI 등재 학술지의 경우 생명공학과 의학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SSCI 등재 학술지도 행동과학, 그것도 심리학과 건강 관련 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한국에서 직업을 얻기 위해서 SCI나 SSCI 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분야를 전공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분야의 상황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전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영역의 경우, 최근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연구자들은 대체로 몇개의 전공영역에 집중되고 있다. 학생들이 국내 대학원을 외면하는 것을 탓할 수가 없는 것처럼,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학생들이 특정 분야에 집중되는 것에 대해서도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고, 나름대로 진지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돌아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대학 경영자들의 사고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국내 대학들의 관심은 지식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학 평가에서 높은 국제화 평가점수를 받는 데 있다. 학문의 국제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임에 분명하다. 학문의 세계적 흐름을 무시하고 우리만 우물 안에 머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대학에서 추구하는 학문의 국제화는 학문의 종속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서구 중심적인 학문의 폐해를 수없이 지적해 왔다. 연구자의 문제의식이 서구화 혹은 미국화되고, 한국 현실은 주변화되며, 학문의 대외 종속성은 심화된다는 것이다. 대학 스스로 지식생산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식생산의 주체가 되어야 할 대학이 지식생산의 노예가 되고 있다. 지식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는 대학이 지식의 편협성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 공부를 하는 연구자나 좋은 실무경험을 가진 현업 종사자들은 이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어렵게 되었다. 영어권이 아닌 지역에서 공부한 연구자들도 직업을 구하기 힘든 현실이다. 더욱 더 부끄러운 일은 대학 스스로 지식생산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씨줄날줄] 너트와 드라이버/박대출 논설위원

    집중을 잘하는 인간 유형이 있다. 일에 매달릴 때는 오로지 그뿐이다. 좀처럼 한눈을 팔지 않는다. 바로 옆에 있어도 못 보기 일쑤다. 깊이는 깊되 폭은 좁다. 그 반대는 포괄형이다. 집중도는 낮다. 대신 주변을 잘 살핀다. 산만한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깊이는 얕되 폭이 넓다. 두 유형은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영향으로 형성된다. 누구나 둘 다를 원한다. 하지만 모두 갖추기는 어렵다. 현대인은 집중형을 선호한다. 전문가 덕목으로 본다. 타고난 집중형이 있다. 훈련으로도 가능하다. 이를 테마로 한 책이 있다. ‘집중형 인간’. 일본 고다마 미쓰오가 썼다. 그는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공학·비즈니스 심리학·스포츠 과학을 아우른다. 순간 지각 능력을 높이는 훈련부터 내용이 다양하다. 하나에 집중해 열배로 얻는 게 지향하는 바다. 황당 사고는 집중형이 더 많다. 의료사고도 그중 하나다. 수술 받은 환자 뱃속에 별게 다 들어 있다. 가위, 메스, 바늘, 핀셋, 호스, 거즈, 실뭉치, 와이어 등…. 수개월, 수년, 십수년 동안 뱃속에 지닌 채 살기도 한다. 물론 의사의 잘못이다. 있어서는 안 될 사고다. 하지만 그가 일부러 그랬겠는가. 수술에만 집중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그의 머릿속엔 수술이 잘 됐을까, 못 됐을까만 맴돈 탓일 게다. 뱃속에 뭐가 남아 있는가, 없는가까지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탓일 게다. 황당 사고가 잇따른다. 원자력 발전소가 30㎝짜리 드라이버 때문에 고장났다. 그것도 사흘간이나. KTX는 7㎜짜리 너트 때문에 탈선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자칫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가슴을 쓸어내릴 때만은 아니다. 원전이나 KTX.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간산업이다. 국민의 안전도, 국가의 위신도 달린 문제다. 안전도는 99.99%도, 99.9999%도 용납이 안 된다. 그러면 1만건, 100만건 중 한번은 사고가 난다는 얘기가 된다. 원전과 KTX 정비공.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이다. 그런 그들이 일부러 사고를 냈겠는가. 그들에게 드라이버 빠뜨리지 말고, 너트 제대로 조이라고 볶아대기만 하면 어떻게 될까. 드라이버, 너트에는 집중도를 높일지 모른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걸 놓치는 일은 없을까. 기우가 든다. 정비공의 잘잘못을 따지는 건 소용없다. 집중형의 빈 곳을 이중 삼중으로 메우는 게 먼저다. 인력이든, 첨단 설비든 완벽한 보완체계를 갖춰야 한다. 어쨌든 1인에게 안전을 맡겨선 안 될 일이다. 원전이나 KTX 같은 국가 기간사업이라면.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깔깔깔]

    ●시험문제 괴팍하기로 소문난 한 심리학과 교수가 시험문제를 냈다. “남을 열 받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교수는 한 학생의 시험 답안을 보고 A+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그 학생의 답안은 이랬다. “뭘 봐, 짜샤!” ●아내의 잔소리 토요일. TV를 시청하고 있는데, 주방 청소를 마친 아내가 잔소리를 했다. 아내:늘 TV만 끼고 사는 당신이 집에서 잘하는 게 뭐가 있어? 남편:딱 하나 잘한 거 있어! 아내:뭔데? 남편:당신과 결혼한 거. ●장미와 호박꽃 아름다움을 뽐내던 장미꽃이 호박꽃에게 말했다. “야, 호박! 호박꽃도 꽃이냐?” 그러자 호박꽃이 대꾸했다. “야, 그러는 넌 호박이라도 열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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